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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한국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받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국민은 ‘헬(Hell) 조선’이라며 좌절감에 빠져 있다.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구성원의 행복 증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헤븐 코리아’(Heaven Korea)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과 함께 모바일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게 물어봤다. 이들의 바람이 하나둘 이뤄지고 쌓일 때 비로소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재벌이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자본을 독점하고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공(功)보다 과실(過失)이 많은 거죠.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선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해체해야 합니다.”(부산 58세 남성 ‘보리수’) 설문조사 결과 재벌과 대기업 개혁을 바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90.9%가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그중 50.2%가 ‘대기업에 편중된 사회구조’를 양극화의 이유로 손꼽았다. 복수응답(최대 3개)으로 물었을 때는 73.7%까지 높아졌다.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성토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닉네임 ‘지옥을 보았다’(서울·22)는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과 하청관계를 유지하며 생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악용한 대기업이 청년들의 괜찮은 아이디어를 빼앗아 특허까지 취득했다”고 억울해했다. ‘옥포예비맘’(대구·30·여)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비용 절감을 강요하면서 (회사) 임금과 복지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너무 교묘해 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아이를 어떻게 낳고 키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라쿠스’(경기·48)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거의 원가로 물건을 넘겨야 한다”며 “꼭 근절돼야 할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과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해 반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땅’(세종·31)은 “우리나라의 실제 빈부 격차는 체감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 부재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관상 얼핏 보이는 한국의 양극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16(2015년)에 비해 약간 낮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가계동향 조사 때 집계된 가처분소득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라 통계 착시라는 지적이다. 고소득층의 금융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통계청은 오는 12월 국세청 소득자료를 반영한 신(新)지니계수를 발표한다. 신지니계수는 0.4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극화의 원인을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에서 찾는 답변(23.2%)도 많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빠백곰’(세종·33)은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가 됐으면 한다.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법을 교묘히 이용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복하자’(제주·27·여)는 “회사 내에서도 부패와 낡은 관습이 정말 많아 놀랐다. 부당한 채용이 스스럼없이 진행되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빽’이 있는 사람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한숨지었다. 4명 중 3명은 ‘포용적 성장’에 ‘헤븐 코리아’의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로는 ‘고용’(43.7%)을 지목했다. 취업난은 물론 임금 격차와 비정규직 차별 등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말린당근’(인천·37)은 “같은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만 서로 다른 회사 소속, 큰 임금 격차…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전했다. ‘은또’(경북·28)는 “비정규직 철폐로 안정된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mijin’(강원·36·여)은 “지역 소재 회사는 월급이 적고 근무시간은 길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누가 지역에 살려고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휘아민’(전남·25·여)은 “다들 공무원 시험만 준비한다. 고용에 불안을 가지고 있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은 것이다.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정된 소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출발이며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포용적 성장의 전제조건을 묻는 서울신문의 질문<7월 3일자 16면>에 이렇게 말했다. 많은 국민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OECD가 조사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2015년)으로 멕시코(2248시간), 코스타리카(2157시간)에 이어 3위다. OECD 34개국 평균 1766시간보다 무려 347시간 많다. 주말·공휴일·휴가를 제외한 연간 근무일이 230일 정도인 걸 감안하면 하루 평균 1시간 30분가량 더 일한다. ‘남편바라기’(대전·32·여)는 “오후 11시에 퇴근한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다. 신혼부부인데 아기 얼굴 보는 건 고사하고 남편과도 함께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민트쟁이’(25·서울·여)는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Myheaven80’(37·전북·여)은 “근로시간이 너무 길고 탄력적인 조정도 불가능하다. (사회적) 능력이 있는데도 아이가 클 때까지는 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사회적 약자를 좀더 따뜻하게 보듬기를 희망했다. 장애인 딸을 키우는 ‘새봄’(인천·52·여)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를 인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꿈을 꾸며 사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좀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 ‘채민대디’(경북·34)는 “합격과 불합격, 성적 순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제도는 이제 그만 사라졌으면 한다. 아이를 순위별로 줄 세워 창의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어져야 살기 좋은 세상이 온다”고 했다. 교육 분야에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로는 ‘공교육 정상화’(32.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 완화’(25.7%), ‘대학 서열화 폐지’(18.8%), ‘입시제도 개선’(18.3%)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종일’(충남·50·여)은 “아이 키우는 데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젊은 사람들은 겁부터 먹는다. 선진국처럼 양육과 교육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나도 내 자녀들에게 아이 많이 낳기를 권하겠다”고 했다. ‘바보보배’(서울·31·여)는 “평생 내 집 한 채 갖지 못하고 은행 빚 갚다 죽는 사회다. 주거 문제가 해결될 때 결혼, 육아 나아가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강물처럼’(대구·50·남)은 “출생지나 부모의 능력이 신분이 되지 않고, 내가 낸 세금이 올바르게 돌아오는 나라”를 희망했다. 소수지만 포용적 성장이 ‘포퓰리즘’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응답자 5.8%가 포용적 성장에 반대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포용적 성장을 추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48.3%)고 생각하거나 ‘노력한 자에게 결실을 주는 자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43.1%)고 우려했다. ‘와니’(서울·45·여)는 “복지 포퓰리즘은 필요한 게 아니다. 각각의 경제 수준에 맞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피’(경남·여·54)는 “이분법적으로 고소득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복지는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살기 좋은 한국이 되기 위해선 ‘세대 간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청년들이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힘든 세대라는 걸 윗세대는 인정합시다. 반대로 청년세대도 윗세대가 경제 부흥을 일군 걸 존중하고 ‘꼰대’가 아닌 대화의 상대로 대합시다. 서로 이해를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면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세종 36세 남성 ‘지민아빠’)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반려호랑이와 강가 물놀이 왔다 목줄 놓쳐…대소동

    반려호랑이와 강가 물놀이 왔다 목줄 놓쳐…대소동

    멕시코의 강가에 반려호랑이가 출현했다. 주인이 목줄을 놓치면서 호랑이가 도망을 가 한때 주위에선 난리가 났다.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의 사크라멘토 강 연안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한 남자가 호랑이를 끌고 나타났다. 줄무늬가 뚜렷한 호랑이가 분명했지만 맹수의 목엔 개처럼 목줄이 걸려 있었다. 반려견이 아니라 ‘반려범’이었던 셈이다. 여름을 맞아 강가엔 사람이 많았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고 호랑이를 끌고 강물에 발을 담궜다. 바지를 입은 채 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남자를 호랑이는 조용히 따랐다. 더위에 지친 듯 호랑이도 물이 반가웠던 것 같다. 물에 들어간 호랑이는 조용히 앉아 더위를 식혔지만 그런 호랑이를 건드린(?) 게 실수였다. 남자는 더위에 지친 호랑이가 안타까웠는지 장난하듯 반려범의 몸에 물을 뿌렸다. 이때였다. 조용히 물을 즐기던 호랑이는 갑자기 움찔하더니 주인에게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주인는 손으로 호랑이를 밀쳐내는 과정에서 목줄을 놓치고 말았다. 호랑이는 주변에 모여 자신을 구경하던 사람들 쪽으로 달리가기 시작했다. 맹수가 돌진하자 주민들은 혼비백산 흩어져 도망쳤다.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다행이 주인이 호랑이를 쫓아가 목줄을 잡으면서 사태는 수습됐지만 호랑이가 사람에게 달려들었다면 아찔한 사고가 벌어질 뻔한 일이다. 호랑이의 물놀이를 카메라에 담은 누군가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반려범의 출현 사실은 세상에 알려졌다. 인터넷에는 비난이 쇄도했다. 맹수를 끌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간 남자를 당장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멕시코 환경보호청은 조사에 착수했다. 관계자는 “멸종위기에 처한 맹수를 남자가 어떻게 키우게 됐는지, 맹수를 끌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간 것이 현행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日 후쿠오카 등 물폭탄 43만명 대피… 2명 사망·13명 실종

    日 후쿠오카 등 물폭탄 43만명 대피… 2명 사망·13명 실종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일본 후쿠오카현 아사쿠라시 호시마루에서 한 주민이 6일(현지시간) 강물 범람으로 홍수가 휩쓸고 간 마을을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 전날부터 후쿠오카현과 오이타현, 구마모토현 등 규슈 지역에 내린 폭우로 주민 2명이 숨지고 최소 13명이 실종됐다. 일본 정부는 주민 43만명에게 대피 지시를 내렸다. 아사쿠라 EPA 연합뉴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도도한 클래식의 고향… 아찔한 대륙의 용광로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도도한 클래식의 고향… 아찔한 대륙의 용광로

    비행기로 장거리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누구나 환승을 경험하게 됩니다. 보통 서너 시간 안팎이지만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대개는 공항 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데, 몇몇 공항에서는 환승 시간 동안 경유 도시를 돌아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보통 각 지역의 허브를 자처하는 공항, 혹은 항공사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습니다. 이게 환승 여행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스톱 오버’와는 다소 다릅니다. 스톱 오버의 경우 화물을 내렸다 다시 실어야 하는 불편이 따릅니다. 반면 환승 여행은 짐을 뺄 필요없이 단출하게 여행에 나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간을 쪼개 한 번에 두 도시를 여행하는 횡재를 하는 거지요. 그렇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터키 이스탄불을 돌아봤습니다. 뭐 수박 겉핥기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태 대륙의 용광로라는 이스탄불에 발을 딛지 못한 ‘촌놈’으로서는 그마저도 감동이었습니다.잘츠부르크의 키워드를 꼽자면 소금, 모차르트, 그리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정도다. 잘츠부르크의 명소로 꼽히는 곳은 거의 어김없이 세 키워드와 연관이 깊다. 익히 알려졌듯 ‘잘츠’(Salz)는 소금, ‘부르크’(Burg)는 성(城)이다. 지금도 이 일대의 소금은 ‘명품’ 대접을 받으며 공급되고 있다. 잘츠부르크엔 유난히 멋쟁이들이 많다. 차 한 잔 마시러 외출하면서도 드레스에 정장 갖춰 입은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본다. 이 더위에 말이다. 흰색 재킷에 갈색 구두 맞춰 신고 시가를 입에 문 노신사를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원래 고풍스러운 걸 좋아하는 건지, 옛 제국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도시 전체에서 턱을 치켜들고 도도하게 걷는 귀족의 풍모가 느껴지는 건 분명하다.●모차르트와 카라얀을 길러낸 음악의 고장 잘츠부르크는 음악의 도시이기도 하다. 모차르트를 길러냈고, 지휘자 카라얀도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거리의 속삭임’(Street Whispers)이라 불리는 거리의 악사들조차 시험 보고 뽑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할 만큼 클래식 음악은 도시 전체에 두루 퍼져 있다. 잘츠부르크 도시 여행의 들머리는 미라벨 정원이다. 아름다운 분수와 조각상, 그리고 빼어난 전망을 가진 정원이다. 정원의 중심이 되는 미라벨 궁전은 1606년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 살로메와 자녀를 위해 지었다. 소금무역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결혼할 수 없는 성직자의 신분이면서도 이를 무시할 만큼 절대자로 군림했다. 종국엔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고, 미라벨 궁전이란 현재 이름은 후임 대주교가 바꾼 것이다. 현재는 시 청사와 도서관으로 쓰이고 있다. 미라벨 궁전 옆의 페가수스 분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인 마리아와 아이들이 부른 ‘도레미 송’의 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카라얀의 생가가 있는 훔멜 거리를 지나면 잘자흐강이다. 신구 시가지를 가르는 강이다. 옥빛 강물 위로 옛 시가지로 들어가는 다리가 놓여 있다. 마카르트 다리다. 난간 곳곳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숱한 연인들의 약속들이 단단하게 매달려 있다. 자물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다리가 무너진 적도 있다니, 간절함의 무게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던 게다. 다리를 넘어서면 게트라이데 거리다. 여기서부터 옛 시가지가 펼쳐진다. ‘성당의 도시’로 불리는 옛 시가지는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좁은 길에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다. 외벽이 노란색인 데다 오스트리아 국기를 길게 늘어뜨려 단장한 덕에 멀리서도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모차르트는 이 집에서 1756년 태어나 17세 되던 해까지 살았다. 모차르트의 유년기 작품 대부분이 이 집에서 작곡됐다고 한다. 모차르트 생가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모차르트 카페’가 있다. 모차르트와 별 관계는 없지만 미모의 남성들이 서빙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명소 대접을 받는 곳이다. 눈요기를 겸해 쉬어 가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모차르트가 곧잘 찾았다는 카페 토마셀리는 생가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져 있다. 1703년 세워져 여태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일대에 가장 오래된 약국, 초콜릿 가게 등이 어울려 있다. 옛 시가지의 구심점은 대성당이다. 모차르트도 이 성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했다. 성당과 성당 앞 무대에서는 거의 매일 모차르트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회가 열린다. 1920년 모차르트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연주회는 지금까지 잘츠부르크페스티벌로 이어져 오고 있다.●호엔잘츠부르크성 아래로 흐르는 ‘보리수’ 카피텔 광장으로 간다. 호엔잘츠부르크성으로 오르는 푸니쿨라를 타기 위해서다. 광장에는 설치미술 작품 ‘발켄홀-모차르트 공’이 세워져 있다. 독일 조각가 슈테판 발켄홀의 작품이다. 황금빛 공 위에 남자 조각상이 서 있는 모양새다.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면 호엔잘츠부르크성이다. 묀히스베르크산(542m)을 타고 앉은 덕에 잘츠부르크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성문 앞 우물 곁엔 보리수가 서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보리수’의 내용 그대로다. 쉬어 갈 겸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 들어 단꿈을 꾸는 것도 좋겠다. 성채 북쪽은 독일이다. 멀리 베르히테스가덴 일대가 아련하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아돌프 히틀러가 자신의 별장인 ‘독수리 둥지’를 세웠던 곳이다. 차가운 피를 가진 그였지만 고향 가까이 머물고 싶은 마음은 장삼이사와 다르지 않았던 게다.●두 시간 비행 후 짧지만 알찬 ‘환승 여행’ 그리고 두어 시간의 비행 뒤 마주한 이스탄불. 항공사에서 마련한 투어 버스에 오른다. 아라스타 바자르가 짧은 여정의 출발점이다. 수다스러워 보이는 터키 아줌마가 가이드다. 향료 등을 파는 작은 바자르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건축물이 시선을 잡아끈다. 아야 소피아다. 화엄사 보제루를 지나 각황전을 눈에 담았을 때의 감동이랄까. 나지막한 탄성이 무의식 중에 목젖을 스친다. 아야 소피아는 원래 성당이었다. 1453년 오스만튀르크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가 점령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당시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의 견고한 성벽을 무너뜨리고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킨 젊은 술탄은 가장 먼저 아야 소피아를 찾았고 수많은 기독교인 앞에서 “알라 외에 신은 없다”고 외쳤다고 한다. 젊은 술탄은 십자가를 떼고 네 개의 첨탑을 세워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오후 5시 10분. 아잔이 나지막하게 울려 퍼진다. 무슬림 국가에 왔다는 걸 실감케 하는 장면이다. 아야 소피아 맞은편은 술탄 아흐메트 사원이다. ‘블루 모스크’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왜 ‘블루’ 모스크인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알게 된다. 아야 소피아를 능가하는 모스크를 열망했던 술탄 아흐메트 1세는 사원 내부를 수십만 개의 푸른색 타일로 장식했다. 블루 모스크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극적으로 열린 중앙의 너른 공간이 인상적이다. 이교도인 탓에 벽 모서리에 기댄 채 목을 빼고 봐야 했다. 여기저기서 땀냄새와 발냄새가 진동했지만, 그 무엇도 옛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가리지는 못했다. 사원 밖은 히포드롬 광장이다. 한때 10만명이 들어차는 전차 경기장이었다는 곳.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와 델피에서 가져온 기둥이 바늘처럼 솟아 있다. 이른바 ‘지하 궁전’이라 불리는 예레바탄 사라이를 보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쉽다. 영화 ‘인터내셔널’ 마지막 장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안겨줬던 곳이다. 무려 7000여명의 노예가 동원돼 여러 신전에서 가져온 336개의 아름다운 대리석 기둥을 세웠다고 한다. 아쉬운 곳이 어디 여기뿐일까. 짧은 하루해가 유럽 서쪽으로 진다. 잘츠부르크·이스탄불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이스탄불 시티투어는 터키항공에서 환승 시간이 긴 승객을 위해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통과 식사 등 일체가 무료다. 이스탄불 환승 대기시간이 6시간 이상인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신청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아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하다. 투어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다르다. 매일 5가지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전 8시 30분~11시, 오전 9시~오후 3시, 오전 9시~오후 6시, 낮 12시~오후 6시, 오후 4~9시 등이다. 현지 교통 상황에 따라 여정이 다소 단축될 수 있다. 신청자가 많아 최소 1시간 전에 신청해야 한다. 적정 인원이 차면 이용할 수 없다. 아타튀르크 공항의 1층 오른쪽 호텔 데스크에서 신청을 받는다. 유료 소지품 보관소도 옆에 있다. 인천~잘츠부르크 노선의 경우 잘츠부르크행은 화, 목, 금, 일요일(현지 기준) 운항편의 환승 시간이 약 11시간이다. 이스탄불에 오전 5시 5분에 도착해 오전 8시 30분~11시 또는 오전 9시~오후 3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 복귀 때는 월, 수, 토요일 운항편이 환승 시간 약 10시간 30분이다. 이스탄불 도착 시간이 오후 2시 50분으로, 이번 여정에선 오후 4~9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 강원 영서지역 ‘물 폭탄’ 속 피해 속출

    강원 영서지역 ‘물 폭탄’ 속 피해 속출

    강원 영서지역에 시간당 50㎜ 이상의 ‘물 폭탄’이 쏟아져 도로가 쓸려나가고 등산객이 고립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강원 영서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 기간에 홍천 내면 355㎜, 춘천 남산면 231㎜, 횡성 청일면 214㎜, 평창 봉평면 209㎜, 인제 신남면 201㎜ 등이 내렸다. 기상청은 5일까지 영서지역에 50∼100㎜(많은 곳은 150㎜ 이상), 영동지역에 30∼8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비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번 폭우로 홍천 내면 광원리 가덕교 교량 일부가 무너져 마을 20여 가구가 고립됐다. 평창 대화면 평창강에서는 강물이 불어나 이 일대 도로 15m 구간이 침수돼 9시간 동안 차량을 우회시키고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강릉시 대관령 일대 옛 영동고속도로 구간 도로에서도 토사가 유출돼 복구작업을 펼쳤다. 소양강댐 인근 국도 5호선에서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를 덮쳤고, 춘천 서면 덕두원리 인근 도로에서 낙석이 떨어져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인제 상남면에서는 펜션 투숙객 4명이 불어난 강물에 고립됐다 2시간여 만에 구조됐고, 원주 지정면 점말마을에서도 강물이 불어 펜션 투숙객 25명이 고립됐다 119구조대에 의해 보트를 이용해 구조됐다. 홍천 서석면 미약골 인근 계곡에서 탐방객 12명이 불어난 계곡물로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2시간 30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북한강 수계 댐들은 올 들어 처음으로 수문을 개방하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3일 오전부터 한강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팔당댐과 청평댐이 수문을 열고 하류로 물을 방류했다. 충북에서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청주에서는 불어난 하천을 건너던 80대 노인이 물에 빠져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3일 도에 따르면 시간당 최대 54㎜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청주, 충주, 옥천군 등에서 10여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청주에서는 상당구 석교동의 한 상가 건물 지하 음식점이 침수되는 등 침수와 토사유출, 농경지 침수 등 총 8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는 이날 오전 3시30분부터 전 구간이 통제됐다. 충주에서는 주택침수와 낙석피해가 발생했고, 옥천군에서는 주택과 비닐하우스 침수, 전신주 전도, 토사유출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도 관계자는 “다행히 피해가 대부분 경미하다”며 “응급복구가 마무리됐거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낮 12시20분쯤 폭우로 불어난 청주 무심천 돌다리를 건너던 장모(87)씨가 실족해 물에 빠졌다. 장씨는 3시간 30여분 뒤 실종장소에서 1㎞ 떨어진 서문대교 하상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쇠사슬 등으로 무심천이 통제됐지만 장씨가 이를 무시하고 돌다리를 건너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내린 충북지역 누적 강수량은 청주 121.2㎜, 충주 42.4㎜ 제천 53.0㎜, 보은 123.5㎜, 옥천 114.5㎜, 영동 51.5㎜, 증평 47.0㎜, 진천 28.0㎜, 괴산 103.5㎜, 음성 41.0㎜, 단양 83.5㎜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문수산 품고 조강물길의 빼어난 트레킹코스 김포 평화누리길

    문수산 품고 조강물길의 빼어난 트레킹코스 김포 평화누리길

    경기북부 평화누리길 가운데 김포의 평화누리길은 물길과 잇닿아 있어 빼어난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트레킹코스다. 이 길은 한남정맥의 시작이자 마지막 정점인 문수산을 끼고 한강에서 조강~염하강~서해로 연결된다. 강과 산, 철책선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평화누리길은 김포 대명항에서 하성면 전류리까지 3개 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철책길과 북녘땅을 바라보며 걷는 누리길은 민통선지역의 긴장감과 평화로움이공존한다. 먼저 염하강 철책길은 강화와 김포 사이 흐르는 염하강을 바라보며 걷는다. 역사문화가 숨쉬는 가장 아름다운 길로 14km에 이른다. 대명항에서 출발해 덕포진~원머루나루~김포CC~문수산성 남문까지 4시간가량 걸린다. 대명항에는 어부들이 갓잡은 농어와 광어·꽃게 등 해산물을 즉시 어판장으로 옮겨 놓은 수산물직판장이 기다린다. 코스 중간쯤 평화를 염원하는 미술작품과 철책선을 따라 그려진 아름다운 벽화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 코스를 걷다보면 바닷가를 향해 펼쳐진 포대가 보이는데 조선시대 진영인 덕포진을 만난다. 이곳은 조선시대 수도권 방어의 전략적 요충지여서 당시 치열한 전쟁 격전지로 유명하다. 다음 코스는 가장 가까이 북녘을 볼 수 있는 조강 철책길이다. 문수산성 남문을 지나 남아문~쌍용대로~조강저수지~애기봉입구까지 3시간 20분가량 소요된다. 문수산을 걷는 중간에 유명 조각가의 작품들을 보노라면 눈이 호강한다. 이어 조강리 마을에 들어서면 들판이 펼쳐지는데 왠지 모를 긴장감과 평화로움을 느낀다. 모가 자라는 푸르른 들판은 가을에 황금들녘으로 변해 장관이다. 조강저수지에서 철책선 너머 있는 조강포구는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 전라·충청에서 올라오는 세곡선들이 개경과 한양으로 가기 위해 머물렀던 나루터였다. 조선시대를 거쳐 6·25전쟁 이전까지 300가구가 넘는 마을이 형성돼 주막과 숙박시설도 있어 뱃사람들을 위한 경제활동이 왕성했던 지역으로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한강을 따라 걷는 철책길이 남아 있다. 분단의 아픔과 역사적 현실을 간직한 길로 17km에 달한다. 애기봉입구에서 마근포리마을회관~후평리철새도래지~전류리까지 4시간가량 걸린다. 한강 철책길은 병자호란 때 끌려간 평양감사를 그리워하다 죽은 기생 ‘애기’의 한이 서려 있다는 ‘애기봉’이 있다. 이곳은 북한 지역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남북 양측 거리가 1.3km밖에 안된다. 매년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으로 유명하다. 현재 애기봉 일대에 전망대와 전시관 등을 갖춘 평화생태공원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접근이 어렵다. 애기봉을 지나 한강하구에 다다르면 드넓은 평야에서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를 비롯한 다양한 철새들을 볼 수 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지인 전류리포구에 이르면 누리길 탐방이 마무리된다. 요즘 봉성호 등 5개 어판장에서는 숭어와 농어가 제철 횟감으로 긴 여정의 허기를 달래기에 좋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2017 제2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마리나는 하나의 문화… 거점형 6곳 8700명 고용 창출

    [2017 제2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마리나는 하나의 문화… 거점형 6곳 8700명 고용 창출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국내 최대 민간투자 마리나 단지인 ‘왕산마리나’가 전면 개장했다. 사업을 주도한 한진그룹은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국제 수준의 해양레저 명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직간접 고용 효과는 3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 국영기업인 랴오디그룹은 지난해 4300억원을 들여 충남 당진 왜목마리나 항만에 300척 규모의 선박 계류장과 호텔 등 복합 마리나를 짓겠다며 해양수산부에 사업제안서를 냈다. 해수부는 이달 강과 호수 등 우리 국토의 6%를 차지하는 내수면을 활용하는 ‘내수면 마리나 타당성 조사 용역’에도 착수해 내년 상반기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마리나항만 조성·관리법’ 시행 8년 만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다만 난개발로 인한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신문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사 회의실에서 올해 두 번째 ‘서울신문 정책포럼’을 열어 한국형 마리나 산업의 과제와 미래를 집중 조명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 마리나 산업의 갈 길’(주관 해양수산부)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부문별 전문가들이 마리나 산업을 둘러싼 주요 쟁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홍장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관광문화연구실장과 한국 최초로 세계 3대 요트 대회 중 하나인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한 김동영 팀코리아 대표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국내외 현황을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김가야 동의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고 이명권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도순기 현대요트 대표, 정성기 해양수산부 항만지역발전과장이 참석했다.1.마리나 더딘 붐업 왜 - 수변 접근 차단 많아… 규제·과세도 모호 →해외에서 인정받은 마리나 산업, 도입 8년째인데 활성화가 안 되는 까닭은 뭔가. -도순기 대표 10년째 요트 사업을 하면서 국내 섬들에 요트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요트를 정박할 장소가 없어 어선 대는 곳을 빌려 세우다 보니 어민들이 굉장히 싫어한다. 각종 규제, 과세, 모호한 기준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다. 레저 선박에 대한 중과세와 지나치게 높은 마리나 선박 대여 보험료, 보험 가입 거부(파워보트) 문제는 마리나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명권 교수 항만시설 공급 위주 정책 때문에 경남, 전남 등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추진하는 일부 마리나 개발은 시설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않아 계획대로 조성되지 못하거나 조성 후에도 활용되지 못하고 자연환경만 훼손하는 사례가 많다. 연안 안전 항해 전체 지도 제작도 필요하다. 마리나를 역과 같은 개념으로 보고 스마트 마린 서비스를 도입해 한반도를 일주하거나 인근 국가로 갈 수 있는 체계가 잡히도록 해야 한다. -이삼희 선임연구위원 예부터 ‘물 가까이 가지 마라’ 등 강물 접근에 대한 시민들의 반친수 정서와 친수 문화 부족이 마리나의 대중화를 저해한 측면이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과 겨울에는 얼어 버리는 강 등 계절적 한계는 물론 강변도로, 제방 등 수변으로의 접근이 차단된 곳이 많다. 제방을 허무는 데 대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의 엄격한 법 제한도 있다. 2. 일자리·경제 효과는 - 마리나항만 생산유발 효과 1조 2400억 →마리나 산업이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나. -도 대표 요트가 늘면 정박에 필요한 마리나 건설이 요구되고 민자 유치도 수월해져 고용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요트 유지·관리 부문에 인력이 필요하고 수리하는 기술자가 필요한 만큼 해당 부분의 일자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요트 매매 중개상도 증가할 것이다. 레저장비 생산이나 해양관광 연관 산업으로 확산되면 지역관광 활성화는 물론 고용 창출의 파급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 -정성기 과장 마리나는 항만 조성과 레저선박 제조, 장비·부품 판매뿐 아니라 선박 계류에 따른 보관, 정비, 임대, 교육, 급유 등 다양한 서비스 시장을 포함하고 있다. 보험·금융과 관광에서도 고용 창출과 경제 효과가 큰 신성장동력 사업이다. 6개 거점형 마리나항만 개발로 얻는 경제 효과는 생산 유발 1조 2400억원, 고용 창출 8700명, 부가가치 창출 6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전체 33개 마리나에서 레저선박의 15.4%만 계류할 수 있을 정도로 마리나 시설 확충 속도가 느리다. 내수면 마리나는 낙후된 내륙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 위원 풍수지리적 명당으로 꼽히는 462만㎡의 난지도 쓰레기 처리장 부지를 마리나로 개발한다면 난지도 정비 과정과 마리나 산업 활성화 속에 6만명의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 -이 교수 마리나는 실질적인 해양레저와 문화의 공간으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인 만큼 해양의 산업적, 문화적 측면에 서비스 산업이 겸해진다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3. 내수면 마리나 발전 방향 - 사회적 합의 거쳐 생태거점·홍수조절지로 →내수면 마리나, 추진이 필요한 이유와 나아갈 길은. -김정수 소장 내륙(내수면) 마리나에 대해 환경단체는 민감하게 보고 있다. 4대강 때문에 하천 자체가 많이 파괴됐기 때문에 또 다른 형태의 개발로 가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하천 공간이 생태적으로 자연 복원이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내수면 마리나는 입지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으면 사회적 반발과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 내수면 마리나를 4대강 사업의 후속 사업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 선착장 조성과 항로 준설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 어려움이 있다. 과거에 활발했던 내수면 어업이 6·25 이후 배와 함께 거의 사라졌다. 여의나루 개발 등 시민들에게 하천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 내수면 마리나를 치수와 환경 등 하천 기능 일부로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좁은 하천구역을 국지적으로 확대해 생태거점과 홍수 조절지로서 마리나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은 내수면 마리나를 재난관리차원에서 물자수송로로 활용한다. 인구밀집지역 재해에 대한 위기관리시설로 승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 과장 세종시만 해도 금강 유역 고수부지나 주차장은 크지만 취수 공간은 비어 있다. 강, 저수지, 댐 등을 이용하는 내수면 마리나는 수상레저의 안전성 확보가 쉽고 시설 조성비도 저렴해 수변 레저 공간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적합하다. 300억원의 방파제 매립 비용 등이 드는 바다 마리나와 다르다. 낙후된 지역 민원으로 시작된 내수면 마리나는 4대강 사업과 전혀 상관없다. 4. 한국형 마리나 어떻게 - ‘벌통형’ 관광개발·생태 통합적 접근을 →‘한국형 마리나’는 어떤 형태로 도입·발전해야 하나. -김 소장 환경을 고려한 계획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마리나 개발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도심 친수 개발 및 재개발과 연계하고 ‘벌통형’ 관광개발방식을 도입해 마리나와 연계된 관광지역의 환경 파괴가 이뤄지지 않도록 생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배후단지는 지역문화와 역사성을 토대로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 및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시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 교수 마리나 수역 이용을 다양화할 수 있게 수상카페, 수상주택, 수상문화시설 등을 만들어 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도 상품화하는 등 인프라 조성사업을 해야 한다. 리조트, 주택단지, 산업단지, 상업단지를 마리나 조성과 연계해 하나의 개발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바다를 사랑하고 즐기는 문화도 자리잡아야 한다. 마리나와 관련한 상충된 규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풀 수 있는 장도 만들어야 한다. -도 대표 ‘부자놀이’ 같은 선입견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요트를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과 자동차처럼 리스가 가능한 금융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정 과장 내년 상반기 내수면 마리나 후보지를 선정할 텐데 거점형 마리나와 연계해 저렴한 비용으로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한강에 난립된 마리나 시설을 집적시키고 환경 피해가 적은 곳을 종합수변레저공원으로 체계적으로 개발하겠다. -김동영 대표 마리나는 지역적 특성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문가가 없다 보니 다 똑같다. 보기만 좋은 마리나가 아닌 해수부가 지을 58개 마리나 중 10~20년 뒤에 얼마나 남을지 컨설팅 단계부터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리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용어 클릭] ■마리나(Marina) 해양·관광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 ‘해양레저의 꽃’으로 불린다. 요트·보트 계류장을 넘어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숙박, 쇼핑, 문화공간이 결합된 복합 휴양시설이다. 해양레저는 물론 요트·보트의 제조·정비·교육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해 해양레저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필수 시설이다. 미국과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도 인식된다.
  • [이재무의 오솔길] 달빛 예찬

    [이재무의 오솔길] 달빛 예찬

    ‘만개한 침묵’이자 ‘아무런 내용이 없지만/고금의 베스트셀러’(시인 문인수)인 달처럼 한국인의 생활과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친 자연 사물은 없을 것이다. 달은 우리의 세시풍속과 관련이 깊다. 세시풍속의 기준이 되는 역법인 음력은 달의 주기와 상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농경체제 사회에서 조상들은 달의 밝기, 크기, 높낮음을 보고 일 년 농사를 미리 점치고 하였는데, 즉 달빛이 붉으면 가물고 희면 장마가 있을 징조, 북쪽으로 치우치면 두메에 풍년, 남쪽으로 치우치면 바닷가에 풍년이 든다고 하였고, 달빛이 시원찮으면 ‘달집태우기’를 하여 그 타는 모양을 보고 풍년과 흉년을 점치기도 하였다. 또한 달은 문학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제재와 주제로 차용돼 왔다. 달은 그림과 노래와 시에 등장해 심신이 고달픈 사람들을 위무해 주기도 하였는바 달의 명암을 통해 여백의 미를 보여 준 신윤복 그림은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대 가요인 ‘정읍사’를 비롯해 가사, 시조 문학, 동시 등등에도 무수하게 달이 등장하곤 했다.달은 왜 한국인의 생활과 정서에 이토록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일까. 달빛은 모든 것을 비추고, 모든 것은 달빛에 젖는다. 천 개의 강물에 뜨는 것이 달이므로 우리는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하나의 달을 동시에 우러러볼 수 있다. 달은 한국인의 우주론, 세계관, 인생관 그리고 생활 습속 등에 걸쳐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달의 주기는 이상하게도 한국인의 생체 리듬과 궁합이 맞는 까닭으로 예부터 사람들은 외로울 때나 기쁠 때나 자주 하늘의 달을 올려다보았다. “달의 차고 비는 주기를 삶의 리듬으로 삼았다는 것은 한국인에게 달의 차고 비는 주기가 그들의 생리적 또는 생물학적인 삶의 리듬을 결정하기도 하였다는 것을 의미”(한국민족문화대백과)한다.우리는 오늘날에도 달을 보고 멀리 떨어져 있는 임을 그리워하고 달을 보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 달의 둥근 형상은 광명과 원융을 상징하고 원만과 구족을 암시한다. 달은 태양과 다르게 뜨겁지 않고 은은하며 부드럽다. 또한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품고 있는 까닭으로 신비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희부옇다’ ‘어슴푸레하다’ 같은 형용사는 달빛을 두고 쓰는 말이다. 이러한 달빛은 한국인의 심성을 닮았다. 나는 살아오면서 달에 대한 몇 번의 인상적인, 심미적 체험을 한 적이 있다. 오래전 시골에서 사나흘 묵을 때의 일이다. 바깥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자정 너머 신작로를 따라 집으로 걸어오고 있을 때였다. 사나흘 내린 폭설로 사방은 흰빛 천지였다. 가도 가도 흰빛. 흰빛에 찔려 눈이 시릴 정도였다. 걷는 동안은 나도 한갓 풍경의 일부일 뿐이었다. 그렇게 하나의 사물이 되어 다다르니 뒤따르던 달이 어느새 먼저 집에 당도하여서는 푸르게 출렁대고 있었다. 눈(雪)의 흰빛에 몸을 문지르며 천연덕스럽게 시치미 딱 떼고 놀고 있는 푸른 달빛이라니. 그는 마당과 뜰방과 마루, 뒤꼍과 헛간과 장광 등지에서 흰빛과 한통속이 되어 보이지 않는 발자국을 여기저기 마구 찍어 대고 있었다. 그날 나는 달빛의 숨차 하는 소리를 들은 듯도 하다. 달빛 치마폭에 감싸인 세상! 내통하는 것들의 비밀을 엿보는 나도 숨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지상과 천상의 극적인 합일을 보았던 셈이다. 그 밤 나는 끝내 불을 켜지 못했다. 행여 놀라 달아날까 봐 달빛 모시느라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그들의 열애를 앓아 대는 신음으로 날이 부옇게 밝아오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뒷산에서는 생각난 듯 설해 목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였다. 또 한번은 한여름 밤 시골길을 걷다가 앞산 중턱을 은륜 굴리며 오르고 있는 달의 살찐 궁둥이가 어찌나 탐스러운지 나도 모르게 손 뻗어 더듬고 있었는데 그때 사방팔방에서 갑자기 수확 철 도리깨질에 쏟아져 내리던 깨알 웃음소리가 까르르 들려왔다. 깜짝 놀라서 올려다보니 창공에 총총총 떠 있는 별빛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일찍이 달처럼 시청률이 높았던 사물이 있었던가. 나는 가슴 설레는 날에도, 마음 분주한 날에도 달빛 마중 나가는 버릇이 있다.
  • 30㎜ 비에 베이징 ‘폭우주의보’…호들갑 떤 이유는?

    30㎜ 비에 베이징 ‘폭우주의보’…호들갑 떤 이유는?

    중국 중앙기상대(中央气象台)는 21~24까지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화베이, 징진지 일대에 국지성 폭우주의보를 지난 20일 발부했다. 지난 20일 자정 기상대를 통해 이 일대 거주 시민 휴대폰 문자 알림으로 내려진 주의보 내용에는 이 지역 소재 유치원, 초중고교의 자체 휴교령이 함께 내려졌다. 해당 지역 소재 국공립 교육기관은 폭우주의보 기간 동안 자체적인 휴교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노약자, 임산부 등의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외출 시 목적지를 지인에게 알리는 등 폭우로 인한 경계령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폭우가 한창인 22일 오후 4시까지 주의보가 발부된 지역에 내린 국지성 최대 강수량은 시간당 30~50㎜에 불과, 정부가 나서 각 지역 교육기관의 휴교령 및 외출 자제 권고 등의 움직임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반면 이 같은 정부의 국지성 폭우에 대한 경계심은 배수 시설이 미비한 중국의 실정상 지난 2012년 한 해에만 총 77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실종되는 등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7월 21일 베이징을 포함 징진지 일대에 내린 폭우로, 국지성 폭우가 시작된 지 약 20시간 동안 오래된 공동 주택이 무너져 내리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해 총 77명이 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폭우로 인해 실종된 피해자 수는 60여명에 달했다. 당시 비공식적으로 집계된 국지성 폭우 강수량은 시간당 최대 300㎜에 달했다. 당시 폭우로 사망한 이들은 주로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익사하거나 감전사, 산사태, 번개 등 국지성 폭우에 대비하지 못한 미비한 인프라 탓에 그 피해의 규모가 컸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같은 기간 사망한 피해자 가운데 지금껏 신원이 확인된 이들의 수는 66명에 불과, 나머지 11명은 ‘신원미상자’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당시 중국 정부 측이 폭우로 인한 피해자 명단 및 피해 규모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으며,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시민들은 울분을 터트린 바 있다. 때문에 올해 폭우주의보가 내려진 21~24일까지 극소량의 강수량에도 불구, 정부가 직접 나서 빠른 대처를 하는 이유가 과거의 행적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는 최근 발부된 폭우주의보 및 휴교령 등 정부의 빠른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시민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는 댓글이 공유됐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아이디: sasars**)은 “(정부의)거짓말이 너무 많아서 어떠한 것이 진실인지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피해규모가 클 때는 축소하려고 감추기 급급하더니, 올해는 극소량의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조차 폭우주의보와 자체 휴교령을 내렸다. 국민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gokongs**)은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는 과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재한 모양이다”면서 “오직 호우 피해를 방지하고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만이 우리의 원성을 잠재울 유일한 방법이다”고 적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강에 물 한 바가지 버린 남성, 교도소행 위기…왜?

    강에 물 한 바가지 버린 남성, 교도소행 위기…왜?

    미국의 한 부부가 올린 영상이 네티즌과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방송 WFTV9과 뉴욕데일리 등 외신은 미국 플로리다 출신의 한 남성이 수생 초식성 포유동물인 매너티(바다소)가 서식하는 강물에 물을 뿌려 매너티를 놀라게 하고 괴롭힌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인 마리아 맥코믹은 남편 스콧이 플로리다 주 볼루시아 카운티에 있는 세인트 존스 강에서 양동이에 담긴 물을 붓는 모습을 촬영해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마리아는 “남편이 배에서 물을 퍼내고 있었는데, 물을 버릴 때마다 강가에서 거대한 흙탕물이 튀기는 것을 보았다”며 “이 강에서 수영하지 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강 속에 매너티가 사는 것을 몰랐던 것인지 이를 알면서 재미로 계속해서 물을 뿌린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예민한 매너티 무리에게 부부가 버린 물은 큰 파장으로 돌아왔다. 멸종위기종인 매너티는 바다와 강을 오가며 지내는 생물로, 특히 기온이 떨어지거나 교미기간에 따뜻한 물이 있는 존스 강으로 찾아온다. 플로리다 주민 대다수는 이를 잘 인지하고 있기에 어떠한 경우라도 그들의 서식지를 침해하지 않는다.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이 부부가 주에서 정한 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 동물 보호협회(The Flor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매너티를 자유롭게 내버려두고 존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수영을 하거나 배를 타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플로리다 주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학대할 경우 2급 경범죄에 속한다. 연방정부에서 보호하고 있는 동물이라면 기소를 당할 수도 있다”며 “최대 1년 징역형, 최고 5만달러(약 5700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회 관계자들은 그들이 남성과 이야기를 나눴는지, 어떤 종류의 동물이 물 속에 있었는지 확인해주지 않았고, 보고된 사건을 조사중이라고만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뉴욕데일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플로리다주 강 매너티 괴롭힌 남성, 결국엔…

    플로리다주 강 매너티 괴롭힌 남성, 결국엔…

    남성의 철없는 행동이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미국에 거주하는 마리아 맥코믹(Maria McCormick)이란 여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 때문에 세간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볼루시아 카운티 디베리의 세인트 존스 강(St. John ‘s River)을 찾은 마리아와 남편 스미스 맥코믹(Smith McCormick). 스미스는 아내가 찍고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바라본 뒤, 잔잔한 강물 위에 플라스틱 통에 담긴 물을 뿌렸다. 그 순간 물속 이곳저곳서 엄청난 물보라가 솟구친 후, 커다란 물결이 일었다. 이 엄청난 소란의 주인공은 스미스의 행위에 놀란 해우로 알려진 매너티들. 마리아는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게재하며 “이 강에서는 다시는 절대 수영하지 않겠다“란 캡션을 남겼다. 하지만 영상을 접한 수 천명의 소셜 이용자들은 부부를 비난했다. 볼루시아 카운티 주민 윌리엄 머피(William Murphy)는 지역방송 WUVV9을 통해 “그 광경을 보니 진저리가 났다”면서 “(보호종인) 매너티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무척 화가 났다”고 전했다. 플로리다 해양&야생 보호 위원회(Flori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 FWC)는 “보호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괴롭히는 행위는 플로리다주에서 2급 경범죄에 해당된다”면서 “매너티를 보호하는 주법을 위반할 경우 최대 60일의 징역형이나 5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해양&야생 보호 위원회는 해당 동물이 확실히 매너티인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플로리다주의 대표 동물인 매너티는 바다생물 듀공과 더불어 인어를 연상시키며 전신이 방추형동물로 주로 브라질 북부의 레시페와 미국 플로리다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Virahog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인류세’(Anthropocene)의 닭들에게 바침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인류세’(Anthropocene)의 닭들에게 바침

    어느 날 하늘에 여러 개의 해가 동시에 떠올랐다. 강물은 말라 버리고 숲은 불탔으며, 사람들은 더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때 마을에서 활을 가장 잘 쏘는 영웅인 ‘메르겐’이 나선다. 그는 마을 사람들의 소망을 어깨에 짊어지고 뜨거운 해들을 향해 화살을 날린다. 백발백중의 명사수이니 화살은 모두 해에 명중하고, 사람들은 고통에서 해방된다. 이것은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전승되고 있는 활쏘기 영웅 신화의 개략적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환일’(幻日?parhelion)이라는 광학현상에 대한 고대인의 해석일 수도 있다. 지금이야 그것이 ‘환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고대사회에서 여러 개의 해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두려운 현상이었을 것이니, 샤먼의 직능을 가진 메르겐이 해를 향해 제의적 활쏘기를 행했을 것이다. 중국 서남부 소수민족 지역에도 이러한 신화들이 보인다. 영웅은 여러 개의 해를 쏘아 떨어뜨려 마을을 재앙에서 구해 낸다. 그런데 영웅이 순서대로 해를 쏘아 떨어뜨릴 때, 마지막 남은 해가 숨어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다른 해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공포에 떨던 마지막 해가 깊은 동굴 속으로 몸을 숨겨 버린 것이다. 졸지에 세상은 암흑천지가 됐다. 사람들이 소를 보내어 불러 보았지만, 소의 울음소리를 들은 해는 더 꼭꼭 숨어 버렸다. 그때 마지막으로 간 동물이 수탉이었다. 수탉이 청아한 울음소리로 울어 대니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니까 수탉이 세상에 ‘빛’을 다시 돌아오게 한 것이다. 원래 수탉은 해와 달의 신의 조카였다. 신들이 해와 달을 만들고 남은 금 부스러기로 빗을 만들어 수탉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수탉이 신이 나서 그것을 머리 위에 거꾸로 꽂고 다니니 붉은 볏이 됐다고 한다. 일본 신화에도 동생 스사노의 만행 때문에 화가 나 동굴 속에 숨어 버린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 이야기가 있다. 숨어 버린 아마테라스를 불러 내는 제의에도 수탉이 등장한다. ‘동굴 속에 숨어 버린 해’와 그것을 다시 불러 내는 ‘닭’이라는 모티브가 똑같이 보이는 것이다. 닭의 뇌하수체에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송과체’라는 것이 있어서 해가 뜨기 전에 가장 먼저 우는 것이라는 과학적 설명과 상관없이 동아시아 지역 어디에서나 닭은 광명의 상징이 돼 있다. 그런 소중한 닭이 이제 ‘인류세’의 중요한 지표가 됐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인간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 시대를 ‘인류세’라 부를 것이라고 한다. 썩지 않는 콘크리트, 바다까지 점령하고 있는 플라스틱,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사육이 가능해져 폭발적으로 늘어난 닭뼈가 ‘인류세’를 증명하는 중요 지표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전 세계에서 일 년 동안 소비되는 닭고기가 무려 9500만t이나 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틀린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치느님’이라고 숭배하며 우리가 닭들을 열심히 먹어 치우는 동안 공장에서 지나치게 밀집된 상태로 사육되는 닭들의 저항력이 약해지면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게다가 일단 고병원성 AI가 시작되면 ‘살처분’이라는 한자어의 장막 뒤에서 대학살을 당한다. 이미 고병원성 AI가 토착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인류에게 태초의 빛을 선물로 가져다준 닭들에게 우리는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이 생존을 위해 고기를 먹지 않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우리의 먹을거리가 돼 주는 닭이나 돼지, 소 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식은 그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짧은 동안이라도 편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아닐까. ‘살처분’이 아닌, 좀더 근원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우리와 함께 ‘인류세’를 살아가는 닭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 ‘군주’ 김소현, 유승호 목숨 구한 뒤 ‘애틋 키스’..엘 “네 것 아니다”

    ‘군주’ 김소현, 유승호 목숨 구한 뒤 ‘애틋 키스’..엘 “네 것 아니다”

    ‘군주’ 김소현을 사이에 둔 유승호 엘의 삼각관계가 심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1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연출 노도철, 박원국/극본 박혜진, 정해리)에는 모든 것을 잃어도 한가은(김소현 분)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이선(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대비(김선경)는 세자 이선이 살아있으며 보부상 두령이란 사실을 알고 살해음모를 꾸몄다. 대비의 부름으로 궁에 들어간 이선은 가은이 가져다 준 차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의문의 남자들이 그를 밖으로 데려가 강물에 빠트려 죽이려고 했다. 그의 위험을 감지한 가은은 그들의 뒤를 밟았고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 죽어가는 이선을 살려냈다. 이어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확인했다. 가은은 “제 목숨보다 소중한 분을 잃을까 무서웠다”고 고백했고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누며 설레는 로맨스를 이어갔다. 이선과 가은의 로맨스가 깊어지면서 가짜 왕으로 살고 있는 천민 이선의 질투 역시 한층 깊어지는 전개를 보였다. 그는 가은과 이선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질투를 억제하지 못했고 결국 세자 이선에게 가은에 대한 연심을 밝히며 날을 세웠다. 세자 이선은 노골적으로 가은을 아끼는 천민 이선에게 “가은이를 연모하고 있는 것이냐”며 슬픈 표정으로 물었다. 이에 천민 이선은 세자란 신분을 밝히지 않는 이선의 행동을 지적하며 “아가씬 가면을 쓴 저를 증오한다. 저를 저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가씨는 바로 저하를 증오하고 계신거다”고 분노했다. 이어 “보위는 본래 저하의 것이니 때가 되면 돌려드리겠습니다. 허나 기억하십시오. 가은 아가씬 저하의 것이 아닙니다”라며 가은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우정으로 엮인 세자 이선과 천민 이선이 결국 연적 갈등을 겪기 시작한 것. 세자와 가은의 사랑이 더욱 굳건해진 가운데 흑화한 천민 이선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15일) 밤 10시 23,24회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낙동강도 녹조로 조류경보 발령, 환경단체 “보 수위 탓에 수질개선 안돼”

    낙동강도 녹조로 조류경보 발령, 환경단체 “보 수위 탓에 수질개선 안돼”

    정부가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 지난 6월 1일 4개의 보 수문을 열어 강물을 방류했지만, 강 곳곳에 남조류 세포수가 급증해 조류 경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환경단체 등은 보 수문을 열어도 목표수위에 도달한 뒤로는 상류에서 유입되는 수량만큼만 흐르는 탓에 녹조예방 등 수질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4일 낙동강 창녕·함안 구간(창녕함안보 상류 12㎞ 지점)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낙동강청에 따르면 해당 지점에서 일주일 마다 물을 떠 모니터링을 한 결과 남조류 세포 수가 지난 5일 2069cells/㎖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12일 3만 965cells/㎖를 기록했다.조류경보 관심 단계는 남조류 세포 수가 2주 연속 1000cells/㎖ 이상일 때 발령된다. 2회 연속 1만cells/㎖ 이상이면 ‘경계’단계를, 100만cells/㎖ 이상일 때는 ‘조류대발생’이 발령된다. 낙동강청은 지난달부터 지속된 가뭄과 높은 기온으로 수온이 올라가는 등 기상 여건 때문에 남조류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돼 남조류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5월 31일 창녕함안보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처음 발령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2주일쯤 늦게 발령된 것이다. 2015년에는 6월 2일, 2014년에는 6월 3일 각각 처음 발령됐다. 대구지방환경청도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 내린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이날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강정고령보 구간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 5일 1만 1844cells/mL, 12일 5만 1555cells/mL로 경계 단계 발령 기준(1만cells/mL)을 2주 연속 초과했다. 강정고령보는 지난 7일 올들어 처음 수질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앞서 지난 8일에 수질예보제 관심 단계가 올해 처음 발령된 합천창녕보에서도 녹조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낙동강청에 따르면 지난 8일 합천창녕보 남조류 세포 수는 5만 9783cells/㎖로 지난 5일 5만 515cells/㎖보다 늘었다. 2011년부터 시행한 수질예보제는 평상,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로 나누어, 남조류 세포 수가 1만cells/㎖를 초과하면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영산강 죽산보 수문개방에도 녹조… 환경단체 “전면 개방해야”

    영산강 죽산보 수문개방에도 녹조… 환경단체 “전면 개방해야”

    12일 전남 나주시 죽산면 영산강 죽산보에 강물이 초록빛을 띠고 있다. 이날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죽산보에 올여름 첫 수질예보제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1일 죽산보의 상시 개방이 시행되고 5일이 채 지나지 않아 남조류 세포 수가 1㎖당 4만개가 넘었다”며 “현재와 같은 일시적이고 제한된 수문 개방이 녹조 해소에 도움 안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죽산보의 전면적인 수문 개방을 요구했다. 나주 연합뉴스
  • 부자의 꿈 기운, 들어갑니다

    부자의 꿈 기운, 들어갑니다

    ‘경남 의령으로 부자 기(氣) 받으러 오세요.’ ‘부자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의령군은 ‘부자’와 연관된 다양한 관광자원을 연계한 ‘부자 기 받는 관광 코스’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풍수지리학자들에 따르면 의령지역 풍수지리를 보면 곳곳에 부자 기운이 강하게 뻗어 있어 큰 부자들이 배출됐다고 분석한다.●‘남강 솥바위’ 인근 삼성·LG·효성 창업주 출생 풍수지리학자들은 특히 의령군과 함안군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남강에 솟아 있는 솥바위(鼎巖)를 의령 부자 기운 발원의 중심지로 꼽는다. 이 바위는 의령 관문지역인 의령읍 정암리 강물이 가장 깊은 곳에 있다. 둥그스름한 바위 모양이 솥처럼 생겼다. 강바닥 밑에 묻혀 있어 보이지 않는 3갈래로 갈라진 다리발 모양의 바위가 물위 솥바위를 떠받치는 형태다. 구한말 한 도인이 의령지역을 지나가다 이 솥바위를 보고 바위로부터 20리 이내 지역에서 20년 안에 큰 부자 3명이 나온다는 예언을 했다고 전해진다. 도인이 예언한 큰 부자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 효성 창업주 조홍제 회장과 맞아떨어진다. 이들 3대 부자가 출생한 지역은 다리발 모양의 바위가 가리키는 방향과 일치한다.이 회장은 솥바위에서 8㎞쯤 떨어진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에서 1910년 태어났다. 구 회장도 8㎞ 거리인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승산마을에서 1907년 출생했다. 조 회장은 정암으로부터 7㎞쯤 떨어진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신창마을에서 1906년 태어났다. 3대 부자가 태어난 생가들은 해당 기업 등에서 전통 한옥으로 깨끗하게 증·개축해 보존·관리한다. 이 회장 생가는 2007년부터 개방한 뒤 관광명소가 됐다. 최근 의령군은 이 회장 생가를 중심으로 주변에 풍수지리학적으로 ‘부자’나 ‘영험한 기운’과 관계있는 자연자원 등을 부자 스토리로 연결해 ‘부잣길’이라는 둘레길과 ‘부자 기 받기’라는 이색적인 관광여행 상품을 만들었다. ‘부자’나 ‘경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분위기에 착안했다. 길을 걸으며 부자 기를 받는 부잣길은 이 회장 생가 마을에서 시작해 주변 문화사적지와 관광지 등으로 이어지는 농촌지역 녹색 둘레길이다. 이 회장이 학창시절 걸었던 길로 알려졌다. 또 다른 부자 관광인 ‘소원성취 부자 기 받기 기차여행’은 KTX를 타고 마산역에 도착한 뒤 관광버스로 이동하며 솥바위와 3대 부자 생가를 탐방하는 관광여행 코스다. 의령군과 코레일이 공동으로 운영한다.●부잣길A·B 통합코스 천천히 걸으면 5~6시간 부잣길 정식 명칭은 ‘역사와 문화가 있는 부잣길’이다. 부잣길은 2012년 행정안전부가 추진한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지방비 각 5억원을 들여 2013년 3월 완공됐다. 의령군 정곡면 이 회장 생가 마을에서 출발해 마을 앞 월현천 둑방길과 산, 들판, 농촌마을 등을 거쳐 다시 생가 마을로 돌아온다. 짧은 A코스와 긴 B코스가 있다. A코스는 6.3㎞, B코스는 13.8㎞다. A·B 코스를 한 번에 완주할 수도 있다. A·B 통합 코스는 겹치는 구간을 빼면 17.4㎞다. 이 회장 생가 마을~강둑길~탑바위~불양암~호미산성~호미마을~예동마을~우곡마을~천연기념물인 수령 300년 된 성황리 소나무~통일신라시대 3층 석탑~성황마을로 이어진다. 부자 기운을 듬뿍 받고 건강도 챙기고, 농촌지역 역사·문화·환경도 생생하게 체험하는 녹색·문화 길이다. 산도 넘고 물도 건너며 꼬불꼬불 이어진다. 천천히 걸으면 5~6시간 걸린다.출발지점에서 2.3㎞쯤 가면 남강변 절벽 위에 있는 참선 도량 불양암을 만난다. 암자 위쪽 절벽에 기묘한 탑바위가 눈길을 끈다. 의령 9경 가운데 하나인 탑바위는 20여t에 이르는 바위 위에 높이 8m쯤 되는 또 다른 큰 바위가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다. 위에 얹힌 바위가 금방 떨어질 것처럼 보인다.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회장도 탑바위를 보며 부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부잣길을 걷는 사람들’이라는 모임도 있다. 매월 셋째 일요일마다 누구든지 참가할 수 있는 자유로운 모임이다. 의령군 공무원 윤재환(54·시인)씨가 2015년 만들었다. 현재 윤씨를 비롯해 3명이 공동으로 모임을 운영한다.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부잣길을 걷는다. 윤씨가 중간중간 주요 관광지와 문화재를 지날 때마다 들려주는 해설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지난달 21일 27명이 참가해 41회째 부잣길을 걸었다. 5·10월 봄·가을 걷기 모임 때는 산속에서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음악회 공연을 열어 즐거움과 추억, 부자 기운을 나눈다. 윤씨는 “매월 걷기모임을 지원해 주는 후원자들 덕분에 부자 기운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곡면 죽곡리 한 주민은 매달 5만원씩 지원한다. 중교리 마을에 있는 커피가게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윤씨는 “부잣길을 걷는다고 금방 부자가 되지 않겠지만 걷는 동안 자연의 기운을 듬뿍 받아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져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작은 부자의 꿈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마산역서 출발하는 ‘부자氣 받기’ 관광상품도 부자들이 태어난 명당을 관광버스로 돌며 부자 기운을 받는 부자 기 받기 기차여행도 의령만의 독창적인 관광상품이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다. 솥바위와 이 회장 생가, 구 회장 생가,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석굴법당으로 기록된 봉황산 일붕사 등을 탐방하고 의령지역 향토음식을 체험하는 여행이다. 코레일 측에서 예약받아 운영한다. 전국 주요 역에서 KTX를 타고 마산역에 모인 뒤 의령군이 지원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부자 명당을 둘러본다. 오후 6시쯤 끝나며 마산역에서 KTX로 귀가한다. 지난해 9차례 운영했으며 모두 300여명이 참가했다. 의령군은 단체 관광객이 기 받기 관광여행을 위해 관광버스를 요청하면 무료로 지원해 준다. 정미라 의령군 관광문화재 담당은 “전문가와 관광객들의 의견을 들어 부자 기 받기 관광을 계속 보완할 계획”이라며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의령지역 부자 명소를 찾아 몸과 마음이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의령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치유의 손길, 때묻지 않은 순수… 마음을 씻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치유의 손길, 때묻지 않은 순수… 마음을 씻다

    과장 좀 보태 ‘복음’ 같은 말이었습니다. 계곡 출입이 허용된다는 군청 직원 말이 달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전화 통화가 끝나자마자 행장 꾸려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강원 정선의 덕산기 계곡입니다. 세상과 부대끼며 상처받았던 계곡은 지난 3년 동안 세상으로 난 문을 닫아걸고 은둔했지요. 자연휴식년 기간 동안 계곡은 얼마나 몸을 추슬렀을까요.덕산기 계곡은 접근이 참 까다로운 곳이다. 가는 길이 어렵다기보다 진면목과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분단장하고 난 이후의 모습은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 여간해선 곁을 내주지 않는 도도한 미인이 이럴까 싶다. 왜 그런가. 이는 덕산기 계곡의 핵심 키워드를 알면 이해가 쉽다. 이 계곡을 대표하는 단어는 ‘물빛’과 ‘오지’다. 먼저 물빛은 비가 온 뒤 생긴다. 많은 비가 내리고 흙탕물이 가라앉을 즈음 계곡은 아름다운 옥빛을 드러낸다. 한데 오래가지 않는 게 문제다. 물이 쉬 빠지는 지형이기 때문이다. 많은 비가 와도 1주일 정도면 물이 빠진다고 한다. 그러니 도시인이 ‘립스틱 짙게 바른’ 덕산기 계곡과 만나려면 많은 비가 내리고, 흙탕물이 가라앉고, 담긴 물이 빠져나가기 전에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는 오지다. 사실 덕산기 계곡이 나라를 대표하는 오지라 보기는 어렵다. 정선 읍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데다 예전과 달리 진입로까지 길이 곱게 나 있기 때문이다. 한데 일부 구간에서는 반드시 몸을 물에 담가야 더 나아갈 수 있다. 요즘처럼 가물 때면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걸을 수 있지만 비가 온 뒤엔 상황이 달라진다. 허리춤까지 물에 잠기는 구간도 있다. 몸을 적시지 않으려면 돌아가야 하는데 주변이 ‘뼝대’(벼랑을 이르는 사투리)라 이마저 쉽지 않다. 바로 이런 점에서 덕산기 계곡을 오지라 할 만하다. 물이 빠졌을 때도 나름의 장점은 있다. 계곡물이 가득 찼을 땐 멀리서 눈으로만 감상해야 할 기암들을 가까이서, 그것도 손으로 만져가며 걸을 수 있다. 극한의 건천이 선사한 작은 선물인 셈이다. 그 곱다는 물빛보다야 못하겠지만, 이쪽도 뭐 그리 나쁠 건 없다. 이번 여정에선 봄 가뭄과 맞물려 계곡의 갈증이 한결 심했다. 그래도 바짓가랑이 젖지 않고 계곡을 걷는 맛이 나쁘지는 않다. 덕산기 계곡은 ‘기골이 장대한’ 뼝대로 둘러싸인 은둔의 땅이다. 1970년대 이전까지 바깥세상과 교류 없이 살던 주민들이 화전 금지와 함께 계곡을 떠나며 태곳적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면서 야영객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오프로드 차량들의 떼질주가 이어졌고 급기야 2014년부터 상처 입은 몸을 추스르기 위해 덕우리 덕산1교부터 북동교까지 10㎞ 구간이 자연휴식년에 들어갔다. 지난 4월 해제와 동시에 다시 자연휴식년제에 지정됐고 2020년까지 3년간 지속된다. 1차 때는 사람의 출입 자체를 막았지만, 이번엔 트레킹에 한해 허용된다.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조건’으로 물놀이도 허용된다. 야영과 취사, 차량출입은 여전히 금지다. 계곡 트레킹은 그리 힘들지 않다. 높낮이가 고르기 때문이다. 뼝대와 사행천이 빚은 길을 따라 구불구불 걷다 보면 어느새 끝자락이다. 계곡은 바짝 말랐다. 얼마 남지 않은 ‘깊은 산 속 옹달샘’에서는 다양한 수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비가 오는 날엔 뼝대 위로 네댓 개의 폭포가 걸린다. 이른바 ‘비와야 폭포’다. 계곡 초입의 대촌마을은 원빈, 이나영 부부의 소박한 결혼식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삼시세끼’ ‘1박 2일’ 등 TV 예능 프로그램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풍경이 수려하다. 두 부부의 결혼식장 주변은 밀밭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청보리밭이다. 청보리는 농가에서 소먹이로 요긴하게 쓰인다. 이맘때면 어린아이 키만큼이나 웃자란다.동강 드라이브에 나선다. 요즘 정선을 찾는 이들에게 제법 ‘핫’하다는 여행 아이템이다. 말 그대로 동강 옆으로 바짝 붙어 조성된 강변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긴다. 솔치삼거리의 동강탐방안내소에서 얼추 30㎞ 정도 동강을 따라 달릴 수 있다. 이리 휘고 저리 굽은 길이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고 차창엔 우람한 뼝대가 줄곧 내걸린다. 가수리는 지장천과 조양강이 합쳐지는 곳이다. 마을 초입의 약 600년 묵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합쳐진 물길은 이때부터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고 영월 땅을 향해 흘러간다. 이 순결한 옥빛 강물을 보자면 가슴에 불순한 의도를 품은 이라도 말끔하게 정화될 듯하다. 나리소 전망대는 반드시 찾을 것. 발아래로 동강이 만든 물돌이동이 펼쳐진다. 예전엔 아는 이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이었는데, 최근 전망대가 놓여 쉽게 가볼 수 있게 됐다. 당목이재 고개 정상 어름에 있다. 동강관리사업소 고성안내소 앞에서 우회전해 연포마을로 들어간다. 하루 세 번 달이 뜬다는 곳. 이 시대의 ‘마지막 주모’ 이향복(89) 할머니는 여전히 잘 계실지. 연포마을은 여름에도 오가기 쉽지 않을 정도로 오지다. 영화 ‘선생 김봉두’(2003년) 촬영지이기도 하다. 강남에서 잘나가던 선생 김봉두(차승원)가 이 마을 연포분교에 발령 받았을 때는 정말 울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울며 들어와 웃으며 나간다는 곳이 정선 아니던가. 맑은 물과 푸른 숲에서 몸을 씻고 나면 외려 나가기가 싫어질 터다. 아쉽게도 이향복 할머니는 몇 달 전 함백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건강 때문이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는 현실이 차갑지만 담담하게 흘러간다.연포마을에서 산길을 되짚어 나와 동강로를 따라 계속 가면 신동읍으로 이어지는 31번 국도와 만난다. 신동읍은 따로 시간을 내 찾을 만한 곳이다. 옛 탄광마을의 흔적이 여태 남았다. 국내 최초 라멘교식 철교로 알려진 조동철교, 주민들이 힘을 모아 새로 세운 함백역, 추억의 박물관 등이 이 마을에 있다. ‘안경다리 탄광마을’ 위는 새비재(850m)다. 정상으로 드는 고갯길이 아름답다. 한 굽이 돌 때마다 붉은 수피의 소나무들이 도열해 객을 맞는다. 새비재 능선엔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이 펼쳐져 있다. 타임캡슐 공원도 조성돼 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곳이 바로 여기다. 당시 영화에 등장했던 소나무가 지금도 ‘전지현 소나무’란 이름으로 자라고 있다. 소나무 옆 의자에 걸터앉으면 주변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선 최고봉인 두위봉을 비롯한 고산준봉들이 겹겹이 늘어서 있다.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덕산기 계곡은 정선 읍내에서 59번 국도 고한, 사북 방향으로 가다 월통삼거리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덕산1교를 찾아가면 가장 간명하다. 대중교통은 사실상 없다. 덕산기 계곡의 양 끝인 덕우리나 북동리 어디든 버스로 가기는 어렵다. 따라서 승용차로 덕산1교까지 간 뒤 원점회귀할 수밖에 없다. 원빈과 이나영이 결혼식을 올린 대촌마을은 같은 덕산기 계곡이지만 접근 방법이 전혀 다르다. 덕산1교에서 59번 국도 교차점까지 되짚어 나간 뒤 좌회전해 대촌마을을 찾아가야 한다. 연포마을까지는 외길이다. 도로 폭은 좁아도 곳곳에 교행할 만한 공간이 조성돼 있다. ‘숲속책방’은 귤청주스 등 간단한 마실 것을 파는 일종의 북카페다. 계곡 트레킹 뒤 다리쉼하기 맞춤하다. 덕산기 계곡의 끝자락, 그러니까 북동리에 인접한 계곡 모서리에 있다. →잘 곳:하이원리조트(1588-7789)가 가장 추천할 만하다. 요즘 스키 슬로프 정상에 야생화가 만개했다. 정선 읍내 상유재(562-1162)는 한옥 체험 명소다. 수백년 묵었다는 담장 옆 뽕나무가 인상적이다. 덕산기 계곡 안쪽에 물맑은 집, 덕산터, 가족민박 등 민박집들이 몇 곳 있다. →맛집:하이원리조트가 있는 사북, 고한 쪽에 맛집들이 많다. 토박이식당(591-7729)은 생태찌개를 잘한다. 정선 읍내의 동박골(563-2211)과 싸리골식당(562-4554)은 곤드레나물밥으로 이름났다. 정선 5일장은 끝자리 2, 7로 끝나는 날에 열린다. 수수부꾸미 등 토속적인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
  • 한 걸음 한 걸음… 순국선열의 숨결을 찾아서

    한 걸음 한 걸음… 순국선열의 숨결을 찾아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이 땅을 지켜낸 옛사람들의 피와 눈물이 스민 곳들을 돌아볼 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6월의 걷기 여행길’ 가운데 몇 곳을 골랐다. ‘걷기 좋은 길’이라기보다 ‘걸어야 할 길’이라 보는 게 좀더 정확하겠다. 남의 나라 순례길을 빠삭하게 꿰는 만큼 제 나라의 순례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지 곱씹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한국관광공사북한산둘레길 2코스-서울 강북구 순하고 아기자기한 숲길이 깔끔하게 조성돼 있어 온 가족이 함께 걸을 만하다. 민주화의 성지 4·19국립묘지를 비롯해 3·1운동, 임시정부, 헤이그특사 등 역사책에서나 봤던 민주, 독립운동사의 주인공들이 이 길 곳곳에 잠들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된다. 코스는 솔밭 근린공원~4·19 전망대~이준열사묘역 입구까지다. 거리는 2.3㎞,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강화나들길 2코스 호국돈대길-인천 강화 강화는 예부터 외세의 침입을 막는 방파제이자 외국의 문화가 들고나던 관문이었다. 남과 북에서 흘러온 강물은 바다에서 모이고, 이 바다를 따라 돈대가 늘어서 있다. 호국돈대길은 이 돈대들을 따라가는 길이다. 몽골과의 항쟁, 병인·신미양요 등 국난 극복의 이야기가 스몄다. 코스는 강화역사관을 출발해 갑곶돈대~화도돈대~광성보 등을 돌아보고 초지진에서 마무리한다. 거리는 17㎞, 약 6시간 쯤 걸린다.‘토영 이야~길’ 1코스 예술의 향기길-경남 통영 조선 선조 38년부터 300년 가까이 남해를 지키던 삼도수군통제영, 이순신 장군의 유물을 만날 수 있는 충렬사 등을 돌아보는 길이다. 예부터 도보꾼들을 통영으로 불러들이는 강력한 동기가 됐던 길이기도 하다. 길은 통영의 문화유산 대부분을 거치며 걸을 수 있게 설계됐다. 화가 이중섭과 소설가 박경리 등 예술가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코스는 문화마당~동피랑벽화마을~통영세병관~중앙시장이다. 거리는 10㎞, 4시간 정도 걸린다.마곡사 솔바람길 1코스 백범길-충남 공주 1896년 열혈 청년이었던 백범 김구는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인 장교를 황해도 안악에서 처단하고 붙잡힌다. 그리고 1898년 백범은 탈옥을 감행해 마곡사로 숨어든다. 백범이 거닐었을 것이라 여겨지는 절집 뒤편의 산길이 바로 ‘백범길’이다. 소나무 빽빽한 숲길을 걸으며 백범의 마음을 느끼고 명상에 잠기기 좋다. 천왕문을 출발해 대광보전~삭발바위~군왕대를 거쳐 천왕문으로 돌아온다. 거리는 3㎞,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오방길 2코스 산성길-전남 담양 담양호, 금성산성 등과 연계돼 있어 주변 경치를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다. 금성산성은 장성의 입암산성, 무주의 적상산성과 함께 호남 3대 산성으로 꼽힌다.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수많은 의병과 녹두장군 전봉준, 그리고 동학농민군의 애국정신이 깃들어 있다. 트레킹 뒤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 코스는 담양리조트에서 금성산성까지 오가는 단순한 구조다. 거리는 10.5㎞,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구불길 6코스 달밝음길-전북 군산 구불길은 모두 11개 코스로 나뉜다. 그 가운데 6코스 달밝음길은 금강과 서해를 한눈에 굽어보며 걷는 길이다. 길 곳곳엔 일제강점기의 흔적과 선열들의 애국애족 정신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들머리는 은파관광안내소다. 이어 월명호수~3·1운동기념탑~해망굴(홍천사)~째보선창~경암동철길~군산역으로 이어진다. 군산의 어지간한 볼거리는 죄다 꿰며 간다. 거리는 약 16㎞, 6시간 정도 걸린다.상당산성길-충북 청주 상당산성은 둘레 4㎞가 넘는 거대한 포곡식 석축산성이다. 백제와 신라를 거쳐 조선까지 내려오면서 겪은 수많은 국가적 위기를 당당히 버텨낸 곳이기도 하다. 성벽을 따라 걷는 내내 청주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굽어볼 수 있다. 높낮이가 별로 없어 가족단위 나들이에 그만이다. 코스는 상당산성 입구에서 공남문(남문)~서장대~미호문(서문)~진동문(동문)을 거쳐 다시 산성 입구로 온다. 거리는 4㎞, 2시간 정도 걸린다.제주올레 18코스 산지천~조천 올레-제주시 산지천마당에서 조천만세동산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제주 4·3사건 때 마을 전체가 불탄 곤을동 마을터,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환해장성의 흔적 등을 볼 수 있다. 조천 만세동산엔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와 마주할 수 있는 항일기념관이 있다. 코스는 산지천마당~김만덕 객주터~사라봉 정상~곤을동 마을~삼양검은모래해변~조천만세동산이다. 거리는 약 19㎞, 6시간 정도 걸린다.
  • 보 열리자 낙동강지역 대체로 “환영”

    가뭄 고통 충남은 기대반 우려반 1일 정부가 4대강 16개 보 중 낙동강 창녕함안보와 금강 공주보 등 6곳을 개방하자 대체로 환영했지만, 모내기철 가뭄이 극심한 충남도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나타냈다. ●환경단체 회원들 “드디어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창녕함안보 중간에 있는 3개 주수문 중 중앙 수문이 먼저 열렸다. 회전식 구조로 된 수문이 열리는 순간 ‘쏴~’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물보라가 일면서 고여 있던 낙동강물이 보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보 위 다리에 있던 환경단체 회원 등은 “와, 드디어 수문이 열렸다”고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곧바로 좌우 수문도 열려 강물에 물보라를 일으킬 정도로 ‘콸콸’ 쏟아져 내렸다. 정은아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사람도 물고기도 고생했다.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고 감격했다. 창녕함안보는 경남 창녕군 길곡면과 함안군 칠북면 사이 낙동강을 가로지른다. 5m인 수위가 4.8m로 20㎝ 낮아질 때까지 계속 방류한다. 10시간쯤 걸린다. 이날 곽상수(49·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2리)씨는 “보 건설로 낙동강변 ‘우곡그린수박’이 잘 자라지 않아 800여동이던 하우스가 350동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낙동강 어민 한희섭(김해시 대동면)씨는 “토종 물고기가 사라져 외래어종 포획 보상금으로 먹고산다”고 했다. 반면 하한수(72·창녕군 도천면)씨는 “낙동강 주변 농민들은 보가 만들어진 뒤 물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수질도 농사를 짓는 데 문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간 충남 공주보 현장. 이날 공주보는 리프트식 주 수문 3개를 제외한 전도식 보조 수문 3개만 열었다. 전도식은 수문을 눕혀서 물을 빼는 방식이어서 윗물이 빠져나간다. 길이 40m씩인 보조 수문 3개에서 초당 150t의 물을 쏟아 냈다. 이번 공주보 방류는 충남의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적이다. 현재 관리수위인 수심 8.75m를 8.55m로 20㎝ 낮추는 것에 그친다. 세종보와 공주보 사이에 농업용수를 대는 소학·장기1·원봉 등 3개 양수장이 있어서다. 펌프가 물을 퍼올릴 수 있는 제약수위가 공주보 기준으로 원봉과 장기1양수장이 각각 8.5m와 7.5m, 소학양수장이 6.8m는 돼야 해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용수 공급이 힘들어진다. 이 양수장들은 하루 7만 6000t의 물을 585㏊의 논밭에 공급한다. ●“4대강 문제 본격 해결 신호탄 될 것” 공주시 송선동 주민 이승주(50)씨는 “물이 좀 탁하긴 했지만 그동안 농업용수를 쓰는 데 지장이 없었는데…”라고 우려하면서도 “농사에 문제가 없도록 수위를 잘 조절하고 장마철에는 바닥 침전물까지 다 빠져나가게 완전히 개방해 수질까지 깨끗해졌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이날 공주보 주변에 주민과 취재진 등 300여명이 몰려 수문 개방 순간을 지켜봤다. 수문은 충남 부여에 있는 금강보관리단에서 원격 조종해 개방했다. 수문이 열리자 물줄기가 거세게 밑으로 떨어졌다. 규조류 탓인지 물은 짙은 갈색을 띠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수문 개방은 4대강 사업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한다는 신호탄”이라고 환영했다. 창녕·함안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4대강 보 개방 르포]창녕함안보 오후 2시 수문 열리고 강물 콸콸 쏟아져

    [4대강 보 개방 르포]창녕함안보 오후 2시 수문 열리고 강물 콸콸 쏟아져

    정부의 4대강 6개 보 수문 상시개방에 따라 1일 오후 창녕함안보도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수문을 열었다.이날 오후 2시 정각에 맞춰 창녕함안보 중간에 있는 3개 수문 중에 가운데 수문이 먼저 열렸다. 회전식 구조로 된 수문이 열리는 순간 ‘쏴~아’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물보라가 일면서 고여 있던 낙동강물이 보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보 위 다리에서 수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던 수십명의 환경단체 회원 등은 수문이 열려 물이 쏟아지는 순간 “와, 드디어 보 수문이 열렸다”, “낙동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라고 외치고 박수하며 환호했다. 곧바로 좌우 수문도 잇따라 열리면서 갇혀 있던 강물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낮아진 보 위로 ‘콸~콸’ 흘러내렸다. 정은아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낙동강이 흐르는 모습을 얼마만에 보는지 모르겠다. 사람도, 물고기도 고생했다. 강은 흘러야 한다”고 감격했다. 보의 3개 수문이 열려 방류가 시작된 지 3~4분이 지나자 보 바로 아래 강 하류 가장자리 쪽으로는 물결이 크게 일렁거렸다. 창녕함안보 주변 마을 일부 주민들도 현장에 나와 수문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 1시 45분쯤 수문개방에 앞서 창녕함안보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안내방송을 통해 수문을 개방하면 하류 수량이 늘어나고 유속도 빨라지니 안전사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창녕함안보는 낙동강을 가로질러 경남 창녕군 길곡면과 함안군 칠북면에 걸쳐 건설돼 있다. 창녕함안보는 이날부터 주 수문 높이를 30㎝ 낮춰 물을 내보낸다. 보에 고여 있는 물 높이가 현재 5m에서 4.8m로 20㎝ 낮아질 때까지 계속 방류한다. 국토교통부 등은 10시간쯤 지나면 목표한 수위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시민·환경단체 회원 50여명은 보 수문 개방에 앞서 이날 오후 1시부터 창녕함안보 현장에서 보 개방 환영 행사를 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오늘 10여년 만에 낙동강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해 숨통을 틔우는 물줄기를 찾았다”고 수문개방을 환영했다. 이어 ”4대강에서 모든 보가 사라지고 강물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모습을 볼 때까지 각오를 다지고 4대강 살리기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고 밝혔다. 환영 행사에 참석한 곽상수(49·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2리)씨는 고령 우곡면 낙동강변 일대에서 재배하는 ‘우곡그린수박’이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했으나 낙동강 보가 건설된 뒤 지하수 높이가 올라가 수박뿌리가 깊이 내려가지 못하면서 수박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씨는 “보 건설 전에 800여동에 이르던 수박 재배 하우스 단지가 350동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낙동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민 한희섭(김해시 대동면)씨는 “4대강 사업 전에는 낙동강 어업이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고 할 만큼 수입이 좋았으나 보 건설 뒤부터는 장어, 붕어 등 토종 물고기가 사라져 외래어종을 잡아 보상금으로 먹고 산다”고 말했다.보 개방을 강력히 반대하는 농민들도 있다. 하한수(72·창녕군 도천면)씨는 “보를 열어 물을 뺀다는 소식에 화가 나서 현장에 나왔다. 낙동강 주변 농민들은 보가 만들어진 뒤 가뭄이 심해도 물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씨는 “차라리 이번 기회에 물을 모두 빼내 보에 물이 담겨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해 보면 된다”며 “수질도 농사를 짓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글·사진 창녕·함안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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