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강물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몸집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치료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세종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다방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638
  • 갠지스강 소년 뱃사공의 힘겨운 삶

    인도 바라나시는 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찾는 힌두교 최대의 성지다. 인도인들은 숨을 거둔 뒤 이곳 갠지스강에 재로 뿌려지면, 과거의 업을 모두 씻고 번뇌로 가득한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런 연유로 각지에서 매일 100여구의 시신이 바라나시로 운구돼 온다. 유족들은 뱃사공이 안내하는 대로 강물에 재를 뿌리게 되는데, 열두살 소년 산딥이 하는 일도 그것이다. 또래의 아이에게 가족을 떠나보내는 법을 가르쳐 주고, 고인의 영혼이 가는 길을 지켜보며 함께 안식을 기도한다.KBS 1TV ‘수요기획’은 이 소년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은 ‘갠지스 강의 소년 뱃사공, 산딥’편을 18일 오후 11시30분에 내보낸다. 한 시간여의 갠지스강 투어가 끝나고 산딥이 관광객들에게서 받는 돈은 일인당 5루피. 우리 돈으로 125원 안팎이다. 이나마도 선주에게 일부를 떼어주고 나면 하루에 고작 100루피밖에 남지 않는다. 고되게 하루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저녁도 먹기 전에 곯아떨어지기가 일쑤. 작은 체구에 견디기 힘든 중노동이지만, 평생 뱃사공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기에 그만둘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오늘은 마을 동갑내기의 결혼식날. 계급도 높고 부유한 집 아이의 혼례장에서 산딥도 마음껏 먹고 흥겹게 춤도 춘다. 자신과 나이가 같지만 처지가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에 잠시 울컥하기도 하지만, 축제는 역시 즐겁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산딥은 좌절감에 빠진다. 부러진 노를 쳐다봐도 서글픈데, 손님들 발길마저 뜸하다. 게다가 아버지는 할 일을 제대로 다하지 않는다며 산딥을 호되게 야단친다. 밀려오는 설움에 산딥은 목놓아 울어버리고 만다. 열심히 돈을 모으면 언젠간 배 한 척을 살 수 있을까, 좋은 업을 쌓으면 다음 생에는 좀 더 높은 신분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오늘도 열심히 노를 젓는 산딥. 무심한 물결 사이로 야무진 꿈들이 아득하게 흘러나간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中 지진 현장서 ‘사랑의 다리’가 된 군인들

    지난달 발생한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군인들의 훈훈한 사연이 네티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중국 쓰촨성 펑저우(彭州)시 신싱(新興)진에는 거대한 강을 건널 수 있는 오래된 다리가 있었지만 이번 지진으로 심하게 파손됐다. 이 다리는 주민 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는 유일한 교통 통로. 그러나 다리가 파손되자 어린 아이들은 강물을 직접 헤치고 나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반드시 학교에 가겠다는 열정으로 길을 나선 아이들에게 거친 물살의 깊은 강을 건너야 하는 등굣길은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한 아이는 “매일 강물을 직접 건너 학교에 가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강을 건너다 갑자기 물이 불어날까봐 겁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재해 복구담당 군인들은 곧바로 다리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다리 복구가 채 끝나기도 전 홍수가 들이닥치면서 복구가 지연되자 군인들은 직접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다리’를 만들어 주위를 감동케 했다. 군인들이 복구가 중단된 다리 위에 차례로 누워 아이들이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주었고 아이들은 군인들을 발판삼아 무사히 강을 건너 등교할 수 있게 된 것. 이곳 주민들은 아이들의 튼튼한 ‘건널목’이 되어 준 군인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표했다. 주민인 종(鍾)씨는 “군인들이 먼저 찾아와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매일 강물에 빠져 몸이 흠뻑 젖은 상태에서도 다리 복구에 힘썼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도와주려고 하자 ‘괜찮다. 쉬셔도 된다. 복구 작업은 우리가 마치겠다.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말했다.”며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아이들을 위해 ‘사랑의 다리’가 되어준 군인들의 동영상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소설 ‘꽃피는 고래’ 펴낸 김형경

    소설 ‘꽃피는 고래’ 펴낸 김형경

    “고도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우리 사회가 잃어가는 것들에 대해 어떻게 떠나보내고,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중견 작가 김형경(48)이 3년만에 장편 ‘꽃피는 고래’(창비)를 펴냈다. 그는 2006년 심리치료 산문집 ‘천개의 공감’을 냈을 정도로 상처를 치유하고 달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섬세한 글솜씨의 작가다. 제목 ‘꽃피는 고래’는 고래잡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꽃이 핀다.’라는 말에서 빌려 왔다. 고래가 급소에 작살을 맞고 도망가다 지쳐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작살에 급소를 맞았을 때 마치 피를 뿜어내는 듯한 마지막 숨을 뜻한다. “원래 구상은 환경에 대한 소설을 쓰겠다고 생각하고 10년 전부터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소설을 쓰려고 하니 환경이라는 주제가 다큐멘터리적 요소가 많아 좀더 구체적인 주제인 고래로 잡았습니다.” 소설은 열일곱살 소녀 ‘니은’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마음의 구멍을 어떻게 메워나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크나큰 상실감을 채울 수 없는 니은은 아빠의 고향 처용포를 찾는다. 울산시 장생포를 모델로 한 허구의 공간인 처용포는 소설 속에서도 국내 유일의 고래잡이 항구가 있는 곳이자 대형 공업단지로 변모하는 장소로 그려진다. 그곳에는 포경 금지령으로 잡지 못하는 ‘신화처럼 숨 쉬는 고래’, 금지령이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장포수 할아버지, 일흔이 넘어 한글을 배우러 다니는 왕고래집 할머니가 있다. 니은은 장포수 할아버지와 함께 배를 손보면서, 한편으론 왕고래집 할머니의 한글교실 숙제를 도와주면서 점점 마음 속 슬픔을 다스리는 법을 알아가게 된다. “주인공 니은뿐 아니라, 소설에 나오는 다양한 세대의 등장인물들 모두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장포수 할아버지와 왕고래집 할머니 역시 고래잡이에 토대한 삶을 잃어버린 인물이지요.” 부모를 잃는다는 극도의 상실을 경험한 니은은 고래에 대한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잃어버리고 지내던 처용포에서 상실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차츰 키우던 개를 잃은 후 이십년 동안 울지 못한 엄마와 처용포 이야기만 나오면 자못 진지해지는 아빠의 말 못할 상실도 차츰 이해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고향에서 멱을 감고 얼음배를 타던 강물이 칠팔년 후 흰 거품이 끓고 나쁜 냄새가 나는 더러운 물로 변해버린 데서 느꼈던 상실감도 이 소설의 하나의 모티프가 됐다.”고 털어놨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바탕으로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왔다며 다음 작품 구상에 대해 귀띔했다.“전문가의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총체성을 잃어가고 있잖아요. 개인적으로 역학과 풍수, 한의학 등에 흥미를 느껴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데 꽤 재미 있었습니다. 우주와 인간에 달통한 인간인 조선시대의 선비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9800원.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명랑주의자’의 도발적 주장과 꼬집기

    ‘명랑주의자’의 도발적 주장과 꼬집기

    우석훈(41)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명랑주의자’다. 엄숙주의를 멀리하고, 오직 명랑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글은 여느 학자의 글처럼 먹물티를 풍기는 대신 유머와 위트로 비판 대상을 꼬집는다. 남들이 보지 못한 혹은 소홀히 한 문제의 핵심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짚어낸다. 우 교수가 지난해 펴낸 ‘88만원 세대’(레디앙)는 출간과 동시에 ‘출구 없는 20대’를 규정하는 사회·경제학적 개념으로 보통명사화됐다. 그 자신도 출판계가 가장 눈독 들이는 필자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그가 최근 새 책 두 권을 한꺼번에 내놨다.‘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이란 부제의 ‘촌놈들의 제국주의’(개마고원)와 생태미학의 구축을 주창하는 ‘직선들의 대한민국’(웅진지식하우스)이다. 수십만개의 촛불이 환하게 타오른 10일 저녁, 촛불집회 참가자들로 빽빽한 서울 시청 앞 도로에서 우 교수를 만났다. 그는 자칭 ‘C급 경제학자’다.“A급 경제학자는 이론을 만들고,B급 경제학자가 이론을 수정할 때,C급 경제학자는 이론을 적용한다. 곧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C급 경제학자의 삶을 ‘액션 대로망’이라고 정의한다.“늘 조금씩 하던 액션을 필요에 따라 세게 하는 것”이다. 두 권의 책도 각각 ‘행동하는 평화경제학’과 ‘행동하는 생태경제학’이라고 부를 만하다. 특히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한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하는 도발적 주장을 담았다. 제국주의이되 ‘촌놈들의 제국주의’다. 우 교수는 “식민지를 만들어낼 능력도, 식민지 경영의 경험도 없으면서 생존의 돌파구는 식민지가 요구되는 제국주의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주의”를 이렇게 표현한다. 그는 한국 자본주의의 제국주의적 전환을 보여주는 변곡점으로 이라크 파병, 한·미 FTA, 남북 경협을 꼽는다. 우 교수에 따르면, 이라크 파병은 석유확보를 목표로 자원전쟁에 동참한 것이자 국익을 주장하며 전쟁을 불사한 제국주의적 현상이다. 경제영토의 확장을 꾀하는 한·미 FTA도 시장과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식민지를 추구하는 제국주의적 특징을 노정하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남북간 평화의 가교로 평가돼온 경협을 제국주의로 보는 시각도 논쟁적이다. 우 교수는 “한국 자본주의에서 북한이라는 존재는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경제적 의미로 식민지에 가까워진 게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햇볕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 차이는 북한을 내부 식민지로 전환시킬 때 정부를 그대로 두고 식민지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정권을 무너뜨리고 일종의 총독부처럼 직접 관리할 것인가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햇볕정책 지지자들 내에서도 간간이 제기돼온 지적이나 우 교수처럼 대놓고 날을 세우기엔 민감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진보진영 원로들에 대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는다. 일본과 전쟁을 해서라도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소설가 조정래의 주장과 한국 문화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 전망하는 시인 김지하의 문명담론 또한 제국주의적 속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팽창주의와 묘하게 공명한다는 점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통일운동도 예외로 두지 않는다. ‘직선들의 대한민국’은 미학적 전환을 말하는 책이다.‘직선’은 구불구불한 강들을 곧게 펴는 대운하 공사를 상징한다. 책은 개발주의적 건설미학이 팽배한 한국에서 생태미학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전기로 모터를 돌려 한강물을 억지로 흘려보내야 하는 청계천은 ‘거대한 어항’에 불과하지만, 청계천을 어항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대중의 미학을 거스르는 생태적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미학은 철학의 분파로 출발했다. 미학과 철학은 사유의 힘을 바탕으로 진리를 추구하나, 오늘의 한국에서 생태미학은 사유를 넘어 행동을 필요로 한다. 우 교수는 “한국적 생태미학은 ‘촛불’ 속에서 진화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촛불이 수많은 촛불들 속으로 흘러들었다. 글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6·10 촛불집회]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 동행기

    [6·10 촛불집회]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 동행기

    연일 계속되는 촛불문화제 현장과 기자회견 화면 등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 봤을 법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38) 공동상황실장. 촛불문화제가 이처럼 커지게 된 데는 그의 힘도 컸다. 지난달 6일 국민대책회의가 발족된 뒤 박 실장은 ‘한·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린 10일 박 실장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오전 7시30분 ‘100만 촛불대행진’의 날이 밝았다. 매일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귀가하는 박 실장은 7시30분에 일어났다.3시간 남짓밖에 못 잤지만, 긴장한 탓인지 몸은 금세 졸음을 떨쳐냈다. 지난 9일 아침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이 끝난 9일 새벽, 그는 아침 6시에 라디오 인터뷰를 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5일부터 8일까지 한숨도 못 잤던 박 실장은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전화벨 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깊은 잠에 빠졌다. 다행히 다른 실무자가 인터뷰를 대신해 방송사고를 면했다. ●오전 9시 박 실장이 종로구 통인동 국민대책회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는 우선 행사 준비를 위해 밤을 꼬박 새운 실무자들을 깨웠다. 자리에 앉은 지 5분이나 지났을까.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밀려들었다. 경찰이 광화문 주변을 컨테이너로 막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요즘 경찰이 청와대 지키느라 음주단속할 여력도 없다고 하던데, 국민들의 의사표현을 막으며 대낮부터 교통을 혼잡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국비낭비 아닙니까.” ●오전 11시50분 회의가 시작됐다. 국민대책회의는 기획팀, 자원봉사팀, 인터넷팀, 조직팀, 홍보팀, 그외 각 시민사회단체 실무자들로 구성돼 있다. 박 실장은 실무진 20여명과 언론 보도와 인터넷 여론을 체크했다. 주로 촛불집회와 국민대책회의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촛불대행진을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고루 들을 수 있도록 자유발언자 섭외를 놓고 심도 있게 토론했다. 의견대립이 생겨 회의 참석자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의견조율은 박 실장의 몫이었다. 점심식사 시간에도 촛불문화제 얘기만 오갔다. ●오후 2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분신 자살한 이병렬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박 실장이 유족들에게 “모든 장례 절차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하자 유족들은 연신 “고맙다.”며 박 실장의 손을 꼭 잡았다. 박 실장의 눈시울이 젖었다. 오후 4시가 되자 박 실장은 광화문으로 향했다. 벌써 많은 시민들이 나와 있었다. ●오후 7시 드디어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박 실장은 심호흡을 크게 한 뒤 무대에 올랐다. 구름처럼 모인 시민들의 끝이 안 보일 정도다.“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21년 전 6·10항쟁의 기운으로 오늘 기어이 정부의 재협상 발표를 끌어 냅시다.” 다양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촛불은 강물로 흘렀고, 들불로 타올랐다. “국민들의 높은 민주의식과 열망을 느끼며 매일 감동했어요. 대학 졸업 후 계속 시민사회운동을 해 왔지만 시민의 잠재력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거든요. 민주주의의 큰 흐름을 다시 일궈낸 2008년 6월10일을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우리’체험…‘함께하는 세상’ 열어

    ‘우리’체험…‘함께하는 세상’ 열어

    “‘우리’가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을 느끼게 해 주려고 딸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7일 저녁 남편·딸과 함께 청계광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촛불을 밝힌 송해영(35·서울 노원구 공릉동)씨는 “촛불집회는 먹고사느라 이웃을 바라보지 않고 무조건 달려 왔던 시민들에게 ‘공동체의 힘’을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됐다.”면서 “7살 된 딸의 기억 속에도 촛불의 추억은 어렴풋하게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르는 이웃과 김밥 나누고 인사도 전 국민의 MT가 된 ‘72시간 촛불행진’은 새로운 공동체를 탄생시켰다. 수년간 옆집에 살아도 이웃을 모르고 지냈던 시민들은 광장에서 김밥을 나눠 먹으며 ‘내 주위에 이렇게 많은 이웃이 있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 집회가 계속되면서 “또 나오셨어요?”라는 인사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촛불집회에서 재발견된 공동체는 ‘개인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강요된 공동체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다른 사람을 설득해 이뤄지는 공동체가 아니라 ‘흐르는 강물처럼’ 자유롭게 제각각의 뜻을 유지한 채 큰 물줄기를 만들었다.‘나의 참여’가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불참’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는다. ●강요보다는 개인의견 존중 집회 현장에서 만난 김보렴(21·인천 서구)씨는 “촛불행진은 막히면 돌아가는 강물 같다.”면서 “남을 끌어내지 않고 남에게 끌려가지 않는 행렬 속에서 같고도 다른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퇴진, 미국산 쇠고기 반대, 대운하 반대,0교시 반대, 비정규직 보호, 장애인 인권 등 집회 현장에서 나오는 구호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일부는 청와대로 향하고, 일부는 서울광장에 남아 춤과 노래를 즐겼다. 새로운 공동체의 뿌리는 상당 부분 온라인에 근거한다. 기존 언론들이 이른바 ‘논조’대로 여론을 형성하려고 애쓰지만 온라인에서는 시민 개개인이 기자이고, 미디어다. 회사원 이경환(36·경기 안산시)씨는 “온라인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순식간에 ‘번개’처럼 모여 각자의 의견을 내고, 공통분모를 찾아가며, 허위사실을 걸러낸다.”면서 “기존 언론들은 아직도 이런 현상을 철없는 ‘놀이’나 근거 없는 ‘유언비어’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 공동체의 뿌리는 온라인 대학생 안주현(21·서울 강동구)씨는 “온라인에서 토론하고 시위 생방송을 보는 것만으로도 함께한다는 느낌을 갖는다.”면서 “언제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을 때 탈퇴할 수 있다는 것도 시위 참여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는 매력”이라고 밝혔다. 광우병 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촛불집회에서 기존 시민단체는 새로운 공동체의 지원자 역할만 하고 있다.”면서 “개인들이 자신의 의견을 발현하면서도 최소한의 공동목표를 위해 소통하는 새로운 공동체의 탄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예전의 계몽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정당이나 언론, 시민단체는 결국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을 잘쓰면 우리 모두 승자가 된다/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열린세상] 촛불을 잘쓰면 우리 모두 승자가 된다/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장관고시가 발표되던 지난달 30일 저녁, 나는 원불교 종로교당에 있었다.‘녹색평론’이 창간 때의 약속대로 결호없이 100호를 발행하게 된 것을 기념해 독자모임이 마련한 시국강연회가 그곳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연사는 김종철 발행인과 ‘미친 소 시국’의 독보적인 스타, 강기갑 의원이었다. 시국강연회라? 왠지 그 말은 근대정치 초창기의 조봉암이나 해공 같은 정치인들이 활약하던 시절에나 어울리던 말로 느껴졌다. 당시를 살지 않아 겪은 것처럼 말할 수는 없지만, 기록을 보면 그때 정치인들은 현 정치인들과는 달랐던 것만 같다. 막 건국한 나라의 선량이라는 높은 자긍심 속에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당차고 지조 높은 줏대가 있었던 것만 같았고, 선량들 개개인에게서는 위엄과 기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간교하거나 무식하지 않았고, 지금 국회의원들처럼 밤낮없이 어불성설을 일삼지도 않았고, 주장을 펼치고 반박할 때 기품이 서린 논리가 있었던 것만 같다. 인류 역사상 정부 조직이라는 것이 언제나 최선은 아니었기에 그들이 결정한 일들이 모두 옳았던 것은 아니었으나, 최소한 당시 정치인들이 지금의 선량들처럼 경박하고 사대주의에 빠져 그들을 뽑은 이들로부터 이토록 모욕적인 경멸을 받지는 않았던 것만 같다. 그날은 대통령이 중국에서 돌아온 날이기도 했다. 강기갑 의원은 “장관고시가 관보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국제법 효력이 없다. 따라서 쇠고기 협상은 아직 효력이 없다. 대통령이 관보 게재를 철회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관보 게재를 철회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미국으로 날아가시라.”고도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물처럼 무심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살면서 우리는 어떤 일상은 ‘역사’가 되는 것을 자칫 못 느낄 수도 있다.‘그해 6월’에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올 때,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선택이 누구도 폄하할 수 없는 ‘견고한 역사’가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발랄한 10대들이 구김 없는 얼굴로 지펴 마침내 모든 연령에 점화된 지금 대한민국의 밤을 밝히는 촛불도 그렇다. 누구도 지금 이 촛불시위의 놀라운 의미를 독점적으로 온전하게 해석해 내지는 못할 것이다. 서둘 것 없는 해석은 차라리 뒷일. 확실한 것은 ‘될 때까지’ 밝히겠다는 작금의 촛불시위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전혀 새롭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촛불 한 자루 들고 모여 연출해내는 일들이 모두 유례가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나도 잡아 가세요.”라고 하면 예전 같으면 집어넣자마자 개 패듯 패던 닭장차에 시민들이 기꺼이 의연한 얼굴로 오른다. 노트북을 들고 서 있는 곳에서 즉석 1인방송을 해댄다. 엄청난 사람들이 그 방송을 듣고 깊은 밤에 한 사람의 힘이라도 보태려고 거리로 나선다. 긴장한 전경들에게 생수를 주고, 가슴에 꽃을 달아준다. 서로 김밥을 나눈다. 어디에서도 듣지 못하던 감동적인 즉석연설이 터져 나온다. 경찰서장이나 여경이 핸드마이크로 아무리 불법이라 외쳐도 사람들은 “불법 위에 상식이 있어요.”라고 유쾌하게 맞장구친다. 완강한 공권력은 비폭력의 유머 앞에서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유머가 아니라면 어찌 무장한 힘에 맞서 이길 것인가. 배후는 무슨 배후? 오죽하면 ‘조선일보’ 사회부장까지 “배후는 없는 것 같다.”고 뒤늦게 고백했을까. 왜곡이 본업이 된 ‘조중동’과 반미로 번질까봐 ‘6월’을 두려워하는 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 이 촛불은 결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촛불의 의미를 축소하고 곡해하려 든다면 이 정권에게는 희망이 없다. 이 촛불을 이명박 정권은 나락으로 떨어진 평가를 회복하는 데에 선용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미친 소 시국을 우리 모두 승자가 되는 위대한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1) 나룻배와 강 건너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1) 나룻배와 강 건너기

    김홍도의 그림 ‘나룻배와 강 건너기’를 보자. 나룻배가 두 척이다. 이 배는 바닥이 넓은 평저선이다. ●조선의 배는 바닥이 넓은 평저선 원래 조선의 배는 바닥이 넓은 평저선이다. 일제시대 이후 평저선이 사라지고 현재 우리가 보는, 바닥이 삼각형인 일본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유원지 같은 곳에서 두세 사람이 타는 작은 배의 바닥을 보면 모두 평평하다. 안정성을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 배가 과연 조선 배의 전통을 이어서 그런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아마 지금도 조선 배의 전통에 따라 평저선을 뭇는 장인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림에는 나룻배가 둘이다. 위쪽 나룻배에는 사람 열 둘과 소 두 마리가 타고 있다. 소까지 태웠으니, 꽤나 큰 배다. 인물의 면면을 살펴보자. 고물 쪽의 두 사람은 사공인데, 큰 배라 힘이 드는지 둘이 같이 노를 젓는다. 바로 그 앞에 더벅머리 총각 하나와 맨상투의 상한(常漢)이 앉았는데, 마주 앉아 곰방대를 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일행이 분명하다. 두 사내 앞에 아이를 동반한 아낙네 한 사람이 있다. 머리에 올린 것은 옷이다. 이런 식으로 머리에 옷을 올리는 장면은 신윤복의 그림에도 나오니, 이 당시 풍습이었던 것이다. 아낙네의 앞에 삿갓을 쓴 사내가 있는데, 아마도 상한일 것이다. 그 뒤에 갓을 쓴 양반이 있다. 양반은 뒤에 길쭉하게 포장한 것을 지고 있는데,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리고 그 옆에 소 두 마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서 있다. 등에 잔뜩 진 것은 땔나무다. 서울의 저자에 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소 사이에 더벅머리 총각이 곰방대를 물고 있고, 왼쪽 소의 왼쪽에 다시 삿갓을 쓴 사람이 있다. 아마도 삿갓을 쓴 두 사내와 총각은 땔나무를 팔러가는 일행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 오른쪽에는 갓을 쓴 선비가 앉아 있고, 또 그 왼쪽에는 갓을 쓴 양반이 장죽을 물고 있다. 아래의 나룻배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역시 오른쪽 끝에는 사공이 등을 돌리고 노를 젓고 있고, 그 왼쪽에는 망건 바람의 사내가, 그 오른 쪽에는 갓을 쓴 선비가 있다. 삿갓을 쓴 사내도 셋이 있고, 아이를 업은 아낙도 있다. 맨 왼쪽에는 학자풍의 양반이 점잖게 앉아 강을 보고 있다. 배의 왼편에는 빈 길마를 얹은 소가 한 마리, 말이 한 마리다. 그리고 왼쪽 소의 옆에 검은 물체가 보이는데, 역시 말로 보인다. 어린 총각이 말을 돌보고 있다. 두 척의 나룻배는 조선사회의 상하, 남녀를 모아놓고 있다. 김홍도의 다른 풍속화에는 사람들의 표정이 있는데, 이 그림에 등장하는 26명의 인물은 표정이 없다. 무료해 보인다. 인물들이 너무 작게 그려져 그렇다고. 천만에! 화가는 작은 얼굴일지라도 표정을 드러내 보인다. 아마도 이유는 다른 데 있을 것이다. 말수가 많은 사람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갑자기 조용해진다. 더구나 여기는 강 한 복판이다. 탁 트인 넓은 공간, 그것도 일상에서 늘 경험하지 못한 공간에 오면 그저 강물을 바라볼 뿐이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는 경험 속에서 멍해지는 느낌! 이형록(1808∼?)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또 다른 그림 ‘나룻배’를 보자. 배가 두 척인데, 위쪽의 배는 햇볕을 가리는 포장이 쳐져 있고, 배에 탄 사람은 모두 갓을 쓴 양반들이다. 아래쪽의 배에 탄 사람과 구분이 되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토록 다양한 신분의 많은 사람, 그리고 장사꾼과 소와 말까지 태워 동시에 두 척의 배가 강을 건너는 곳이라면 한강의 어느 나루에서 출발한 나룻배일 것이다. 서울의 나루터라면 어디인가. 나는 이것을 밝혀낼 아무런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말이 난 김에 한강의 나루터에 대해서 몇 마디 덧보탤까 한다. ●광나루·노량진에 별감 첫 배치 ‘태종실록’ 14년 9월 2일조에 의하면 처음으로 광진(廣津)과 노도(露渡)에 별감을 두었다고 하는데, 곧 지금의 광나루와 노량진이다. 이 기사에서 경기관찰사는 경기도 안의 임진·낙하(洛河)·한강에는 별감을 두고 기찰을 하지만, 금천·노도·광주·광진·용진(龍津)에는 기찰하지 않아 범죄자들이 태연히 드나든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지명은 ‘낙하’를 제외하면 지금 서울 사람들이 잘 아는 곳들이다(노도는 노량진, 광진은 광나루, 용진은 용산이다.‘한강’은 지금의 한남동 앞의 강을 말한다).‘연산군일기’ 11년 5월 9일조를 보면 한강·마포·광진·두모포 등의 나루가 보이는데, 마포와 두모포가 새로 추가된 것이다. 마포는 지금의 마포고, 두모포는 지금의 옥수동 앞이다. 다시 ‘선조실록’ 26년 10월 3일조를 보면, 한강 나루 중 남쪽 길과 통하는 광진·한강·노량·양화 나루는 모두 대로(大路)지만 그 외의 삼전도·청담·동작은 폐기해도 상관없는 소소한 나루터라고 하고 있다. 나루에도 랭킹이 있었던 것이다. 한강에 이렇게 나루가 많이 생긴 것은 한양이 조선의 수도가 되면서부터이다. 한양이 수도가 되니, 한강은 절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남한강과 북한강은 충청도와 강원도를 경유하기에 두 지방의 세금을 받아 옮기는 길이었고, 또 전라도 일대의 세금과 물자를 바닷길로 옮겨서 다시 서울로 운송하는 길이었다. 한강은 또 서울을 방어하는 방어선이었다. 그러나 한강은 동시에 길을 끊는 장애물이었다. 자연히 강을 건너기에 편리한 곳, 또는 꼭 건너야 할 곳에 자연스럽게 나루가 생겼다. 국가에서는 또 그런 곳에 나루를 설치해 관리하기도 하였다. 국가가 관리하는 나루터의 사공은 나라로부터 일정한 토지를 지급받아 거기서 나오는 수입으로 생활한다. 이런 나루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나룻배를 타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되었다. 효종 6년의 ‘실록’ 기사에 의하면, 원래 한강의 동작, 노량, 광진, 삼전도, 양화도, 공암 등 나루터에는 병자년 이전에는 모두 위전을 지급하고 나룻배를 책임지고 갖추도록 했는데, 병자호란 뒤 이 위전들을 한강 가에 사는 사대부들이 강제로 점유한 탓에 뱃사공들이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먹을 것도 안 생기는 일에 열심일 사공은 없다. 배는 만들지도 않고 수리도 않는다. 결과는 뻔하다. 여행객들이 강을 건널 수 없다. 효종은 다시 위전을 찾아서 주고 경기감사에게 나루터의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명령한다(‘효종실록’ 6년 10월 7일). 그 뒤로도 나루터 관리를 두고 별별 일이 다 벌어졌다. 나루터의 사공은 천민이었다. 나루를 떠날 수 없는 그 직업은 고달팠다. 한밤중에라도 강을 건너는 양반이 있으면 배를 내어야 한다. 예컨대 현종 때는 종실 몇이 궁노를 데리고 한강 너머서 사냥을 하고 돌아오다가 동작 나루에 와서 나룻배를 빨리 대령하지 않았다고 사공을 마구 구타했다(‘현종실록’ 5년 9월 9일)고 하니, 사공의 괴로움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모든 나루터가 국가 직영인 것은 아니었다. 개인이 돈을 받고 강을 건너게 해주는 사선(私船)도 있었다. 사선은 관선(官船)에 비해 서비스가 좋았던 모양이다. ‘세종실록’ 25년 10월 11일조를 보면, 노도·삼전도·양화도의 관선은 무거워 사람과 말이 쉽게 건널 수 없고, 사선은 가볍고 빨라 쉽게 건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선을 이용하지만 사선은 삯이 비싸 백성들이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한강 이외의 강의 나루에는 보통 근처 마을에서 배를 장만하고 사공을 따로 두었다. 사공은 봄 가을로 삯을 몰아서 받고 따로 뱃삯을 받지는 않았다. 나룻배로 넓은 한강을 건너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숙종때 선비 80명 한강서 몰사 숙종 44년에 과거를 치르고 난 뒤 고향으로 돌아가는 선비들 80명이 한강 나루를 건너다가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몰사한 사건이 있었다.“배가 뒤집혀 빠졌을 때 애절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강 언덕에 퍼져 차마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숙종실록’ 44년 11월 4일). 나루라고 하면 뭔가 서글픈 생각이 든다. 나루를 건너는 것은 먼 길을 떠나는 것이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이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신경림 시인의 ‘목계나루’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목계 나루의 구름과 바람과 방물장수는 모두 정주하지 않는, 늘 떠나는 것들이다. 나루라, 어쩐지 서러운 말이로구나.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물마른 4대강 수량 증대·수질 개선” “훼손될 생태계 여의도 면적의 50배”

    고려대 환경생태연구소는 23일 고려대 생명과학관에서 ‘한반도 대운하­얻을 것과 잃을 것’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건설경제·문화·생태 등 세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찬반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참석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대운하 찬성 측에는 조원철 연세대 교수, 전택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나섰고, 반대측 토론자는 홍종호 한양대 교수, 홍성태 상지대 교수, 이은희 서울여대 교수였다. 닐 커크우드 하버드대 교수는 ‘대형 건설공사의 총체적 접근’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대규모 건설 공사는 환경과 기존 시설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총체적인 계획과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경제 분야에서 홍종호 교수는 “찬성 측에서는 청계천과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진행 당시에는 반대가 심했지만 완공 후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대운하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면서 “청계천은 구정물을 강물로 바꾸는 사업이었지만 경부운하는 식수원을 구정물로 바꾸는 사업이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40분에 주파하는 초고속 시대에 72시간 배를 타고 가야 하는 경부운하 계획은 경쟁력 측면에서 타당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원철 교수는 “대운하 건설시 다른 운송수단과 비교해 에너지 절감 및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있으며 물류·환경·관광·주거·물관리의 연계로 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생태분야 토론에서 박석순 교수는 “운하 건설로 물 마른 4대강에 수량증대, 하상준설, 하천부지정비, 오염원 차단 등의 효과를 노릴 수 있고, 수질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은희 교수는 “운하 건설은 하천생태계 교란을 불러 생물서식지 파괴와 생물종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운하건설로 훼손될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의 예상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약 50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환경생태 연구소는 이날 열린 토론회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이명박 대통령 및 정부 각계 인사와 국회에 보낼 예정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경성상계/생각의나무 펴냄

    [내 책을 말한다] 경성상계/생각의나무 펴냄

    몇 해 전, 나는 어느 경영 전문지에 매월 다큐멘터리톨 원고 게재하고 있었다. 수년 전부터 자료를 찾아내고 준비한 끝에 비로소 착수한 작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가 박승직(朴承稷·1864∼1950)을 조명한 것이었다. 그 이듬해부터는 그를 모델로 한 대하소설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물론 그가 살았던 혼란스러운 조선왕조 말기와 근대의 흥미진진한 시대 풍경을 대하소설이라는 유장한 이야기 속에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하면서, 내 딴에는 아직 누구도 가보지 못한 우리 경영사(經營史)의 테두리까지 접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꼭 2년 뒤, 나는 중도에서 원고 집필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애당초 목표로 한 7권 분량 중 네 번째 권에서 그만 예상치 못한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고야 말았다. 우리 경영사의 테두리까지 접근하고, 또 거기까지 도달하려면 그보다 먼저 넘어야 할 장벽들이 도처에 적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의문의 장벽들은 처음에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조금도 나타나지 않았었다. 결국 나는 속절없이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리곤 처음으로 겪게 되는 좌절의 내면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서둘러 그러한 의문의 장벽들을 통과하기 위한 다음 작업에 몰입해야만 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그렇다.‘경성상계’는 우리 경영사의 선사시대와 역사시대의 경계, 그러나 상계도 문법도 엄연히 존재했던,500년 조선왕조의 허무한 몰락에 이은 가혹한 외세의 식민지배와 함께 우리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물밀듯이 밀려들어온 근대화의 경이, 그리고 1945년 8·15 해방 전후까지 숨가쁘게 관통해야 했던 근대사의 정점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그 반세기 동안의 생생한 기록이다. 거대한 강물이 언제나 그 첫 샘물의 자취를 지우고 말듯이 지금은 스러져 자취마저 지워진 한국 근대 자본 형성의 과정과 그 흥망성쇠를 돌아보았다. 아직 누구도 가보지 못한 우리 경영사의 테두리까지 도달하는 데 맨먼저 통과해야만 할 시끌벅적한 텍스트에 대한 이야기라고 단언할 수 있다. 박상하 소설가
  • “시체 찾아 장례라도 치르면 다행”

    사이클론 ‘나르기스’에 휩쓸려 스러진 목숨이라도 장례를 치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차라리 행복하게 여기는 것일까. 미얀마 주요 피해지역인 이라와디 삼각주 사람들은 사망자보다 생존자를 세는 게 훨씬 빠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군부의 외면엔 슬픔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참사 9일째를 맞은 미얀마 삼각주 이라와디 현지 표정을 이렇게 전했다. 타닌 콘이라는 작은 마을에 살던 빠우 지(6)는 이날 대나무로 엮은 붉은 거적에 싸여 땅에 묻혔다. 비록 야위었지만 단단해보이는 몸이었다. 고열에 시달려온 아이는 아마도 장티푸스 때문일 것이라고 장례식을 치른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말했다. 지난 10일 홍수 때 물에 휩쓸려 숨진 형 초신탓(8)도 바로 옆에 고이 잠들었다. 그러나 이들의 부모들은 한꺼번에 겹친 슬픔에 넋을 잃은 채 두 아들이 묻히는 장면을 지켜보지 못하고 집에서 꿈쩍하지 않았다. 이웃들은 “이보다 더 비통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면서 “아이들의 어머니는 이제야말로 진짜 정신을 놓아버렸다.”고 다들 고개를 가로저었다. 농민들은 시신을 거둘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삼각주의 대표적 마을인 피아폰 수로를 따라 6개 지역을 8시간 배를 몰며 돌아본 결과 둑에 버려진 시체 24구가 발견됐다. 서로 끌어안은 채 죽은 어른과 아이, 도움을 기다렸다는 듯 팔을 뻗은 시신이 물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한 농부는 무너진 둑 옆에서 시체 6구를 가리키며 “낯선 외지인으로 보인다.”면서 “강물에 휩쓸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45세라고만 밝힌 또 다른 농부는 “처음엔 시체를 보고 슬픔과 두려움에 떨었다.”면서 “이젠 또 시신이 떠 있다는 식으로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바뀌었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세계적 곡창인 지역이지만 굶주림과의 싸움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처지로 바뀌어버린 데 대한 한탄도 쏟아졌다. 마윈 랏(34)은 “우리들은 씨앗도, 소도 모두 잃었다. 겨우 2∼3일 먹을 양식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00승 기록 앞둔 김호 대전감독 며느리·손자 잃고도 훈련지휘

    200승 기록 앞둔 김호 대전감독 며느리·손자 잃고도 훈련지휘

    교통사고로 며느리와 손자를 한꺼번에 잃는 슬픔을 당하고도 64세 노감독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지켰다. 통산 200승 달성을 앞두고 있는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은 지난 7일 밤 8시쯤 아들(33)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청평댐 인근 도로 옆 북한강에 빠져 차에 타고 있던 며느리 하모(30)씨와 손자(4)가 목숨을 잃었다는 비보를 들었다. 자동차는 10m 아래 강물에 그대로 처박혔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던 김 감독의 아들이 차량에서 빠져나온 뒤 다시 부인과 아들을 구하려고 차쪽으로 향했을 때는 이미 강물이 삼킨 뒤였다. 부인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아들은 유아용 안전시트에 묶여 있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비보를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간 김 감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두시간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했다. 오후 5시쯤 다시 서울을 향해 출발, 풍납동 아산중앙병원으로 이동해 사고 뒷수습을 논의하고 조문객을 맞았다. 경찰은 김 감독의 아들이 운전을 하다 야생동물이 뛰쳐나오자 이를 피하려 핸들을 꺾었다가 차량이 강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발인은 9일 오전 10시.(02)3010-2400. 김호 감독은 지난달 26일 전북과의 정규리그 7라운드에서 K-리그 통산 199승을 거뒀지만 같은 달 30일 울산과의 컵대회 4라운드, 지난 4일경남과의 K-리그 8라운드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변까지 당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김 감독이 8일 선수 훈련을 지휘한 것은 11일 오후 3시 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9라운드를 벤치에서 직접 지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Metro] 경기도 외국인대상 환경투어 신설

    경기도는 2일 외국인들에게 국내의 우수한 환경산업을 알리기 위해 환경시설을 관람하는 ‘에코 팸투어(Eco Fam Tour)’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투어 참여대상은 각국 대사관 소속 기술심사관, 해외언론인, 산업연수생, 유학생 등으로 6월부터 9월말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투어를 실시할 예정이다. 주요 관람지로 화장실 문화를 대표하는 수원의 해우재, 안산 갈대습지공원, 안성 구메마을, 남양주하수종말처리장, 군포 신강하이텍, 광주 한강물환경생태관 등이다. 도는 이들 지역을 3∼4곳씩 연계, 관람토록 함으로써 우수한 국내 환경관련산업을 알리고 향후 해당 국가와의 협력체계도 갖출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Zoom in 서울] 반포대교 ‘분수다리’로

    [Zoom in 서울] 반포대교 ‘분수다리’로

    9월이면 경쾌한 음악에 맞춰 반포대교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멋진 분수를 연인과 함께 감상하며 향긋한 커피향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반포분수, 잠수교 보행로 확보, 반포지구 한강시민공원 재조성 등 ‘반포권역 특화사업 및 반포분수 설치공사’를 29일 착공식과 함께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9월 말 반포대교 600m 구간 양쪽 상판 밑에 각각 190개의 ‘노즐’을 설치하고,44대의 수중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을 분당 60여t씩 한강으로 내뿜는다. 약 30도 위로 뿜어져 나온 물줄기는 다리 상판에서 2m 정도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20m 아래 한강으로 떨어진다. 특히 무빙 노즐과 시간·수압 조절장치가 장착돼 물을 하나의 모양으로 내뿜는 것이 아니라 ‘웨이브’ 등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으며, 다채로운 색상으로 변하는 경관 조명과 독일 오아제(OASE)사의 최첨단 음향효과 설비도 설치된다. 반포분수 인근에 경관조망대와 카페 등 다양한 특화공간을 조성해 서울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만든다. 4∼10월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5차례에 걸쳐 3시간씩 가동할 예정이다. 잠수교도 보행자의 다리로 변한다.10월 말까지 길이 1558m의 잠수교 4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없애고 폭 14∼18m의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만든다. 차선 2개도 ‘S’자형으로 변경, 차량 속도를 현재 시속 60㎞에서 40㎞ 이하로 제한하고 경사가 급한 낙타봉 구간도 중앙에 차선 규제봉을 설치하는 등 보행자를 배려하는 다리로 거듭난다. 이와 함께 잠수교에 7개의 테라스식 ‘접속 데크’를 만들어 시민들이 한강에 편하게 오갈 수 있게 하고 구름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웨이브 타공판’을 잠수교 천장에 설치해 반포대교 하부의 볼품없는 구조물을 가릴 계획이다. 또한 반포지구 한강공원에는 달을 형상화한 4만㎡ 규모의 ‘달빛광장’과 한강의 ‘인라인 허브’ 역할을 할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설치한다. 리버워크 산책로, 피크닉장, 놀이터, 주차장 등도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김영걸 본부장은 “앞으로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잠수교의 차로를 없애고 보행자 전용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화려한 봄의 왈츠는 도나우 강물 위에서 시작된다. 슈테판 성당을 중심으로 한 케안트너 거리와 그라벤 거리 그리고 600년 역사의 합스부르크 왕가의 정궁에서 만나는 비엔나 소년 합창단은 그대로 봄의 향연이다. 음악이 있어 흥겨운 나라 오스트리아, 왈츠의 도시 비엔나의 매력을 엿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전국의 소싸움대회에서 8강에 든 소들만 출전할 수 있는 경남 청도 소싸움대회. 소싸움의 왕중왕을 가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125마리의 소들과 텐트, 트럭에서 새우잠을 자며 흔쾌히 고락을 함께하는 소 주인들이 한 곳에 모인다. 청도 소싸움의 특별한 3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의논도 없이 종원과 함께 온 영수에게 한자는 역정을 내며 안 보겠다고 하지만 결국 인사를 나누게 된다. 다들 불편한 가운데 이석은 훤칠하고 잘생긴 종원을 보자 첫눈에 호감을 갖는다. 드디어 영미의 결혼식. 인성이를 데리고 있던 미연은 아이는 결혼식장 출입이 안 된다는 말에 어이가 없다. ●TV 속의 TV(MBC 오전 11시) 인생의 큰 화두인 연애와 결혼. 이를 주제로 다루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로운 코너가 ‘우리 결혼했어요’이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남녀 커플들이 가상 결혼생활을 해보는 이 코너의 이모저모를 자세히 살펴본다.‘TV 시간여행’에서는 우리의 삶과 함께 흘러온 노래, 유행가 속의 다양한 사연들을 알아본다. ●행복합니다(SBS 오후 8시50분) 시댁으로 다시 들어온 서윤은 일부러 코 고는 흉내를 내며 준수에게 장난을 친다. 밤새 가게를 보고 아침에 들어오던 용재는 지숙과의 결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철곤의 말에 결혼 계획이 변함없음을 재차 확인시킨다. 한편, 상욱은 아기를 가진 하경을 위해 애쓰고, 세영 역시 손자를 안을 기쁨에 설렌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15분) 강력사건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폐쇄회로TV(CCTV)의 활약이 눈부시다. 단순폭행 사건으로 보고됐던 일산 초등학생 성폭행 미수사건의 실상을 확인해준 것은 출입구에 설치된 CCTV 화면. 용의자의 얼굴까지 뚜렷이 찍혀 검거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과연 CCTV는 범죄를 막는 ‘마법의 눈’인가? ●머독 미스터리(EBS 오후 5시50분) 코난 도일을 따라 시체 유기 장소를 찾아간 머독은 뜻밖에도 그곳에서 여자 변사체를 발견한다. 심령술로 알아낸 거라고 생각하는 코난 도일과는 반대로 머독은 심령술사가 시체 유기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심령술사가 사람들 뒷조사를 하고 다닌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머독은 그녀를 사기꾼으로 모는데….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우리나라 국민 10%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병인 비염. 가벼운 알레르기쯤으로 생각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심한 기침을 동반하는 천식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시급한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상처입은 자연에 생명의 메시지

    상처입은 자연에 생명의 메시지

    “처음 지리산에 들어와서는 많이 후회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죠. 이제 10년 넘게 지내고 보니 오히려 이곳이 편합니다. 다람쥐, 산토끼 같은 산짐승들과도 친구가 됐지요.” ‘지리산 시인’ 이원규(46)가 오랜 침묵을 깨고 두 권의 작품집을 펴냈다. 시집 ‘강물도 목이 마르다’(실천문학)와 산문집 ‘지리산 편지’(대교베텔스만). 작가의 여섯번째 시집인 ‘강물도 목이 마르다’에는 생명의 강을 되찾기 위한 도보순례 체험이 담긴 67편의 시가 실렸다. 강원도 황지연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생명의 젖줄을 따라가며 목도한 신음하는 자연의 실체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시커먼 폐수의/얼굴 뭉개진 사내들이 지나간 자리마다/우는 돌이 있고/우는 여자가 있고/우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내 그림자에게 길을 묻다’ 중에서) 고행의 행군을 통해 작가는 인간과 문명에 의해 상처 입은 자연의 아픔을 피부로 느꼈다.“먼 길을 걸어보면 알리라/길이 오히려 길을 막고 있다는 것을/고속 질주의 도로에 사람의 길이 막히고/사람의 길에 야생동물의 길이 막히고 있다는 것을/그대의 마을까지/걷고 걸어서 가려면 위험천만/먼저 목숨부터 내놓아야 하나니”(‘길이 길을 막다’ 중에서) 자연과 하나 돼 지내는 만큼 그의 시 속에는 계절에 대한 감각과 뭇 생명에 대한 사랑이 그대로 녹아 있다.“으름덩굴 짙푸른 그늘 아래/한 평짜리 대나무 평상/에프킬라를 버리고/구례 장터에서 사 온 모기장을 쳤다/닭장에선 암탉이 울고/얼마나 울었는지/토끼장의 토끼는 두 눈이 빨갛다” (‘산중문답’ 중에서) ‘지리산 편지’는 낙동강 1300리와 지리산 850리의 ‘길’ 체험이 담긴 ‘발로 쓴’ 산문집.“오월 지리산의 산빛을 보노라면 눈이 맑아지다 못해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산벚꽃이며 산복사꽃들이 지고 마침내 연초록의 바람이 산을 뒤덮으면 시력은 배가되고, 세상이 너무 잘 보이다 못해 문득 어지러울 정도이지요.” 작가가 실어 보내는 오월의 산빛은 정신이 아뜩해질 정도로 푸르르지 않은가. 작가는 종교인·문인 등으로 구성된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일원으로 지금도 대운하 건설 반대 순례 행진을 벌이고 있다.“대운하라는 한반도 유사 이래 가장 무서운 ‘얼음배’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운하는 희망이 아니라 죽음의 행렬일 뿐입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이 얼음배는 마침내 봄이 오고 꽃이 피면 흔적도 없이 녹아 없어져버리고 말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작가는 봄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오는 봄을 향해 먼저 걸어가자고 제안한다.“세상사 모든 일이 그러하듯, 능동적으로 맞이해야 또한 잘 보낼 수 있습니다. 봄을 잘 맞이한 이는 아쉬운 봄을 배웅하지만 ‘봄날은 간다’는 탄식조의 노래나 부르며 애상에 젖지는 않지요.” 오는 5월24일 생명의 강을 모시는 도보순례 행진이 끝난다는 작가는 “이번 행사가 끝나면 다시 지리산으로 들어가 2∼3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자연에 파묻혀 지낼 작정”이라고 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다이버 72명 ‘물속에서 다림질’ 세계신기록

    다이버 72명 ‘물속에서 다림질’ 세계신기록

    여러 명이 물속으로 들어가 다림질을 하는 이색 스포츠에 신기록이 달성됐다. 최근 호주의 스쿠버다이버 72명이 일명 ‘익스트림 아이어닝’(extreme ironing·극한 다림질)이라는 스포츠에 참가, 기네스 신기록을 수립한 것. 이들은 빅토리아주(州) 멜버른(Melbourne) 부근의 강물에 일제히 뛰어들어 미리 준비한 다리미와 다림질판으로 옷감을 다렸다. 이들이 세운 기록은 지난 2005년 6월 빅토리아주 절롱(Geelong)의 한 수영장에서 수립된 기록보다 2명 더 많이 참가한 것이다. 이같은 영예를 얻기까지 참가자들은 뼛속까지 시린 차가운 수온과 자꾸 물위로 떠오르려는 다림질판과 씨름해야 했다. 또 전기코드가 제거된 특수 다리미로 옷감의 주름을 펴내는 것도 무척 힘든 일이었다. 다이버들의 기록경신을 응원한 톰 오코너(Tom O’Connor)의원은 “다이버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의 협력도 필요했다.”며 “바깥 날씨도 굉장히 추웠는데 다이버들이 느낀 추위는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회 관계자인 아조파디 부인은 “호주에서 이런 이색 신기록이 수립돼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날 행사참가비 등으로 거둬들인 865달러(한화 약 84만원)는 암초 제거 및 항로 개설 등 바다환경보호에 쓸 계획이다. * 익스트림 아이어닝(Extreme Ironing) : 지난 1997년 영국인 필립 쇼가 창안한 것으로 산꼭대기·물 속 등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다림질을 하는 극한 스포츠이다. 따분한 일을 자연 속으로 옮겨 건강도 지키고 성취감을 얻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진=tools.geelongadvertiser.com.au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세상은 만판 봄/최태환 수석논설위원

    며칠 전 친구가 고향소식을 전했다. 경주 남산의 삼릉골 소로는 벚꽃 터널이란다. 지난해 남산자락 용장사터를 찾았던 기억이 새롭다.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썼다는 곳이다.‘가없는 땅덩이에 이 한 몸 붙였더니…/가슴가득 예악(禮樂)쌓이고/세상은 만판 봄이로구나.’ 천하 주유하던 무봉(無縫)의 심상이 벅차게 전해온다. 매월당은 앉은 자리서 수십 수의 시를 나뭇잎에 써, 강물 혹은 바람에 띄우고, 날렸단다. 그에겐 자연이 시였고, 시가 자연이었다. 얼마 전 한 교수가 평론집을 냈다. 매월당을 강력한 지적욕구의 천재적 우울증 환자였다고 했다. 조카 왕위를 찬탈한 세조에 대한 불만보다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상받고 싶은 욕구가 더 컸단다. 하기야 후대 잣대로 재단받는 인물이 매월당뿐일까. 어쨌든 이문구의 소설 속 이 구절만큼 매월당 삶을 더 적확하게 축약할 수 있을까.“그나마 그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고 다독거려 주는 것은, 집도 아니고 절도 아니고, 길이고 광기고 글이었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탄천의 그꽃, 이젠 이름을 불러주세요

    탄천의 그꽃, 이젠 이름을 불러주세요

    송파구는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생태보전지역인 탄천에 살고 있는 식물을 총망라한 ‘탄천의 야생화’를 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의 소모임인 ‘달개비’ 회원들이 5년간 탄천에서 진행한 모니터 활동의 결과물이다. 달개비는 서문을 통해 “살면서, 걸어다니며 늘 보지만 이름도 모르고 특징도 모른 채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책을 냈다.”면서 “일정 구간에 대한 하천도감이라는 이번 시도가 많은 지역에서 진지한 식물 연구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사 지역은 성남 초입인 대곡교부터 강남면허시험장 양재천 합류지점까지 7㎞ 남짓한 구간이다.▲탄천 모래톱 근처의 식물종 ▲강줄기 따라 강물에 떠내려 온 식물종 ▲철새와 이웃 청량산에서 유입되는 식물종 ▲시기에 따른 우점종 등 산, 물가, 습지, 모래 등 다양한 식생대가 형성된 곳이다. 책에는 여기서 조사된 350여종의 식물 가운데 280종을 추려내 담았다. 시인이자 일신여중 국어교사인 서정우씨 등 달개비 회원 9명이 각각 촬영한 1만여장의 사진 가운데 600장을 고르고, 일일이 사진과 설명을 붙였다. 식물 분류는 선태식물-양치식물-나자식물-피자식물(쌍떡잎-외떡잎)순으로 배치했다. 붉은괭이밥, 며느리배꼽, 사위질빵, 큰땅빈대 등 이름만 들어도 친근한 야생화도 많다. 구는 이 책을 지역내 75개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 26개 주민센터, 송파도서관, 관련 부서 등에 배포해 생태교과서로 활용한다. 또 370종의 탄천 식물을 모두 담은 ‘탄천의 야생화’ 개정판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갠지스엔 ‘공존의 印度’가 흐른다

    갠지스엔 ‘공존의 印度’가 흐른다

    11억의 인구가 어우러져 수백 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3억 3000여 다신교의 나라이면서도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나라. 이처럼 갖가지 수치가 말해주듯 인도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나라다. 그러나 강물이 ‘상감’(Sangam, 서로 다른 강물들이 합류하는 지점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로 힌두교에서 성지로 여기는 곳)으로 모여들 듯, 인도인들은 갠지스에서 하나로 만난다. 1년여의 기획,8개월간의 현장 촬영을 거쳐 MBC가 완성한 3부작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갠지스’(이우환 연출)에는 인도의 현장 이야기가 날것으로 생생히 담겼다. 방송위원회에서 방송제작 지원금 규모로는 최다인 3억원을 지원받아 만들었으니 공력이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이다.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오후 10시50분에 안방을 찾아간다. 이 다큐멘터리는 우선 ‘인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표방한다. 이를 위해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갠지스의 발원지인 히말라야부터 인도의 땅끝 마을 칸야쿠마리까지 인도 대륙을 훑었다. 탐사한 대륙의 넓이만 316만 6414㎢, 총 주행거리는 3만㎞에 달한다. 제1부 ‘신들의 강’에서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시작해 남부지역으로 이어지는 갠지스강 물길을 따라가 본다. 이 여정 속에서 수많은 순례인들을 만나는데, 인도 남부 스라바나벨라골라의 석상 ‘곰테시바라’ 앞에서 마주친 자이나교 나체성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옷을 입으면 새로운 옷을 필요로 하게 되기 때문에 욕심이 많아지고 싸움에 이르게 된다.”고 깨달음을 전한다. 제2부 ‘11억 색깔의 땅’에서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인도에서 다채로움과 통일의 묘를 함께 살려가는 지혜를 배운다. 카스트를 벗어나 일탈의 기쁨을 즐기는 광란의 홀리축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공존하는 인도사회, 힌두교의 땅이면서도 다른 모든 종교에 관대한 문화를 들여다본다. 제3부 ‘인도의 부자들’에서는 국가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자신의 부를 베풀 줄 아는 진정한 부의 향유 태도를 살펴본다. 예를 들어 인도 최고의 거대기업을 설립한 비를라는 축적한 부를 간디 독립운동 자금으로 지원하거나 교육사업을 통한 국가 재건 등에 투자해 인도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우환 PD는 “갠지스를 통해 인도에 대한 인식을 한층 더 넓히고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체 해설은 친근한 목소리의 MC 김용만이 맡았다. 전지적 시점이 아니라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되는 김용만의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에게 살가운 호흡으로 다가갈 듯 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