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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소금융을 살리자] ⑨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출범10년 현황과 성과

    [미소금융을 살리자] ⑨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출범10년 현황과 성과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의 현재는 미소금융재단의 미래다. 미소금융 사업이 출범하기 10년 전부터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들은 저소득·저신용자의 자활을 위해 애써 왔다. 10년간 축적된 대출관리 노하우는 각 미소금융재단이 배워야 할 점이다. 물론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들의 한계도 적지 않다. 대출 재원과 전문인력 확충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 ‘신나는조합’, ‘사회연대은행’, ‘열매나눔재단’ 등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들을 통해 각 미소금융재단이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의 태동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강명순(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시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가 씨티은행의 주선으로 방글라데시 그라민트러스트에서 교육을 받은 뒤 그라민뱅크에서 5만달러를 종잣돈으로 대출받은 게 시초였다. 그라민트러스트는 전 세계 40여개국 140개의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에 자금과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생긴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신나는조합’은 우리나라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의 효시로 남아 있다. 이후 ‘사회연대은행’, ‘아름다운재단’, ‘열매나눔재단’, ‘소기업발전소’, ‘지역자활센터공동체’, ‘사회복지은행’ 등 다양한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로 확산됐다. 이 단체들은 자활 의지는 있지만 종잣돈이 없거나 부채에 시달리는 저소득 금융 소외계층에 무담보 소액 대출을 해줬다. 경영 및 기술 지원, 교육훈련, 지속적인 상담을 통한 정서적 지지도 병행했다. 2008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은 2005년부터 170여개의 자활공동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평균 상환율은 90%, 연체율은 2.23%(생업자금의 경우 평균 연체율 7%)를 기록하고 있다. 출범 초기 마이크로크레디트는 ‘금융+창업+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았다. 마이크로크레디트가 표류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이용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따뜻한 금융’이라는 개념이 통했기 때문이다. 한종훈 신나는조합 간사는 “사업 초기 500만원을 무담보로 빌려 주었을 때 ‘나 같은 사람은 은행 문턱에도 못 가봤는데 뭘 믿고 돈을 빌려 주느냐.’면서 감동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들이 성실하게 돈을 갚으면서 상환율이 100%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대부분 단체들이 미소금융재단과 다른 점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2% 안팎의 싼 이자로 소액대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소금융재단이 신용 7등급 이하만을 대상으로 하고, 대출 과정에서 제출해야 할 서류도 많은 것과 대비된다. 물론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들은 미소금융재단처럼 자체적으로 신용도를 검증할 만한 신용정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의 초점은 대출 자격이 잘 갖춰졌느냐보다는 신청자가 자활의지를 갖고 있는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데 있다. 서류 제출보다는 대출 제공자와 신청자가 오랜 시간 대화를 통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대출 신청자와 정서적 유대를 쌓는 데 역점을 두는 것도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의 특징이다. 금융 소외자들은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들은 대출 이전부터 상담역과의 정서적인 교류를 시도한다. 신나는조합의 경우 상담역을 ‘두레일꾼’이라고 부르는데, 34명의 두레일꾼 중 일부는 신나는조합의 대출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대출을 받은 뒤 2년 동안 가게를 잘 꾸린 사람들이 상담에 나서다 보니 ‘선배’의 입장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조언해 줄 수 있다. 또 신나는조합에서는 개인뿐 아니라 3명 이상의 공동체를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한다. 혼자서 창업하는 것보다 힘을 합치는 게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민간의 사후관리 방식도 미소금융재단이 배워야 할 점 중 하나다.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를 통해 돈을 빌린 사람들은 사후관리 기간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사회연대은행의 경우 창업지원 전문가(RM·Relationship Manager)가 대출자와 1대1 결연을 맺고 주기적으로 만나 대출부터 창업 이후까지 함께 논의한다. 나중에 사업을 접어야 할 때에는 폐업 컨설팅까지 해 준다. 적극적으로 시장 판로를 모색해 주기도 한다. 신나는조합은 야채 가공업자에게 야채 재배 농부를 소개해 주는 등 관련 있는 대출자끼리 연결해 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대출자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신나는 장터’를 여는 등 다양한 사업을 꾸리고 있다.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에서 강조하는 것이 ‘상환율’보다 ‘생존율’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한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 관계자는 “대출자가 빚을 얼마나 꼬박꼬박 갚느냐가 아니고 자기 힘으로 일어서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꾸려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사후관리에 좀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김민희기자 whoami@seoul.co.kr
  • [국회의원 세종시 설문조사] 절충안 관련 생생발언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힌 민주당 의원들은 절충안에 대해 ‘물타기(문학진 의원)’, ‘장사꾼 같은 논리(송영길 의원)’, ‘얄팍하고 야비한 생각(김유정 의원)’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17일 “지금 무슨 자장면 값 정하자는 것이냐.”면서 “장기간 고민해서 만들어진 원안을 다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국력 낭비”라고 비판했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의 변웅전 의원도 “900원짜리를 500원으로 깎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지금처럼 기업중심도시 성격을 넣으면 블랙홀 효과로 주변만 황폐화된다.”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려면 만들고, 아니면 아예 안 하는 것이 낫지 3~5개 부처 이전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부처를 하나도 이전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5개 정도 이전한다고 하면 70점은 될지 모른다.”면서도 “100점 만점을 받을 수 있는데 왜 70점짜리를 만들려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민심을 앞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안 찬성 입장인 한나라당내 친박계 김태원 의원은 “행정부처가 다 가든, 일부만 가든 충청도민들이 수용하는 선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약속을 파기할 때는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절충안에 내포된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심도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수정안이 무산되고 충청도민들에게 피해가 갔을 때 ‘절충안을 냈는데도 원안을 고집하는 세력이 반대해 무산시켰다.’는 식으로 정치적 책임과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정안 찬성론자들도 절충안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쏟아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3개 부처 이전을 이야기하는 원희룡 의원이나 원안 플러스 알파를 주장하는 박근혜 전 대표 모두 인기발언을 하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이 가난한 사람들, 밥 굶는 아이들을 찾아가보고 실업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부처를 옮기느냐 마느냐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역시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강길부 의원은 “서너 개 행정부처만 간다고 무슨 효율성이 있겠느냐.”면서 “지금도 지방에 청 규모로 많이 내려가 있지만 식당만 제대로 운영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노숙인 관련법 난립… 혼란 부추겨”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노숙인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노숙인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숙인, 부랑인, 홈리스 등 각종 개념들이 연구 없이 도입된 데다 관련법이 난립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길거리 생활자와 노숙인 시설 입소자를 노숙인으로 분류하고 부랑인은 부랑인시설 입소자로 한정하고 있다. 특히 18세 이하 청소년은 길거리에서 생활하더라도 노숙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부랑인에 대한 지원은 국가사무로 분류돼 정부가 맡는 반면 노숙인은 2005년부터 지방사무로 분류돼 정부지원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각 구청이 운영하던 노숙인 시설을 폐쇄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설상황이 열악해지고 있다. 서울시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시 복지국 관계자는 “워낙 많은 법안이 존재하고 자격요건이 제각각이다 보니 지원근거가 부족해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는 정부에 노숙인 정책의 정부 주체 환원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김선미 성균관대 사회복지연구원은 “예산은 증가하고 지원사업 종류는 늘어났는데 노숙인 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지원사업이 체계적이지 않고 파편화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는 “노숙인 쉼터는 일시 보호기능을 담당하는 곳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 주택수급을 기본으로 하는 홈리스의 개념에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면서 “같은 시행규칙 내에 존재하는 노숙인과 부랑인에 별도의 관리체계가 적용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 측은 내년 중 정책근거를 마련해 노숙인 정책 주체를 지자체에서 정부로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숙인들의 일자리 대책으로는 사회적 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복지와 노동을 결합한 노동복지회관을 운영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노숙인 등 소외계층이 주도하는 사회적 기업이 2007년 말 현재 1만 5000여개, 종사자는 47만 5000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영농, 택배, 청소 등 노숙인이 주축이 된 사회적 기업이 이미 10여개 이상 성황하고 있다. 강 의원은 “사회적 기업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 무담보 무보증 자활자금대출)를 적극적으로 육성한 후 사례를 전파한다면 사회 통합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건형 백민경기자 kitsch@seoul.co.kr
  • 노숙인 대책 겉돈다

    노숙인 대책 겉돈다

    매년 250억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되는 서울시의 ‘노숙인 종합대책’이 허술한 실태파악과 부실한 지원책으로 여전히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장기노숙인은 수년째 3000명선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고, 단기노숙인과 길거리 생활자는 아예 집계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일자리 사업의 경우에는 1인당 월평균 20여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원금으로 노숙인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23일 서울신문이 서울시와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시는 내년 노숙인보호사업 예산으로 총 269억 7500만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233억 3000만원, 올해 258억 8700만원에 비해 갈수록 늘어난 수치다. 자활 프로그램운영에 4억 2300만원, 일자리갖기 지원에 53억 5600만원, 노숙인 의료구호 53억원, 거리노숙인보호에 28억원 등이 배정됐다. 그러나 예산배정을 위한 기초단계인 실태파악부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시내 노숙인을 2007년 2903명, 2008년 3060명, 2009년 2961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는 노숙인 쉼터 거주자들을 주대상으로 했으며 길거리 노숙인이나 여성·청소년 노숙인의 경우에는 정확한 수치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먹구구식 예산배정으로 당연히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노숙인 관련 단체는 “서울시가 종각역 11명, 종로3가 8명, 종묘공원 6명 등으로 노숙인 숫자를 집계하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수치”라며 “실제로 서울에만 최소 1만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수치 문제는 쪽방 생활족이나 일시 길거리 생활자 등 법적으로 규정된 노숙인의 개념을 벗어나 집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수용시설의 문제도 심각하다. 여재훈 노숙인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소장은 “1998년 120여곳에 달하던 노숙인 복지시설 중 현재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은 39곳으로 81%가 줄었다.”면서 “과밀화로 다툼이 생기면서 이들이 다시 길거리로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노숙인을 위한 여성거리노숙인 상담보호센터가 폐쇄됐고, 청소년은 노숙인으로 관리하지 않으면서 이들 계층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노숙인수를 줄일 수 있는 일자리 및 자활교육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올 11월 말 현재 시는 건설현장, 시설물청소, 녹지관리 등 10여개 사업에 2244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참가자 1명당 월평균 2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원만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시와 정부가 노숙인대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숙자를 중심으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과 수용시설 구조개선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된 시설을 정부가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노숙인·부랑자 등 난립한 개념도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백민경기자 kitsch@seoul.co.kr
  • 한방에 많게는 30명 북적… 한숨나는 쉼터

    한방에 많게는 30명 북적… 한숨나는 쉼터

    영하의 칼바람이 몸을 파고드는 지난 22일 저녁 무렵 서울 영등포구의 A노숙인 쉼터. 고단한 하루를 보낸 노숙인들이 하나둘 쉼터로 모여들었다. 식사를 마친 이들이 추위를 피해 방안으로 향했다. 숙소 방문을 열자 찌든 담배냄새 등 퀴퀴한 악취가 풍겼다. 30여개의 방마다 적게는 7명, 많게는 30명의 인원이 몰려 있었다. 오후 8시가 넘어가자 40명 가량의 거리 노숙인들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엄동설한을 피해 하룻밤 묵어가는 이들이다. 300명 정원인 쉼터 안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좁은 공간서 충돌… 쉬지도 못해” 이 쉼터엔 3.3㎡(1평)당 1명꼴로 노숙인들이 머물고 있다. 수십 명이 다닥다닥 모여 머무는 방안엔 낡은 사물함과 텔레비전 한 대만 덩그라니 놓여 있는 식이다. 서로 얘기를 나누는 풍경보다는 등을 돌리고 눕거나, 벽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노숙인들은 이런 ‘닭장식’ 구조 때문에 쉼터를 나오는 이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대형쉼터는 시설도 좋고 공간도 넉넉하지만 외박, 외출을 체크하는 등 구속이 많아 오히려 기피 대상이다. 노숙인 인권보호단체인 홈리스행동의 이동현(34) 대표는 “수십명씩 몰려 있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자꾸 충돌하다 보니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숙인 숫자는 줄지 않는 반면 쉼터는 지난 2년간 30%가량 줄었다. 점점 과밀화되고 있는 셈이다. 쉼터에만 지원을 쏟아붓는 ‘유인방식’ 정책도 논란이다. 시는 쉼터 입소자들에게만 자활근로와 같은 일자리·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원이 입소자로 한정되면서 거리 노숙인의 경우에는 몸이 아플 경우에도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사회 제도권에서 벗어난 노숙인을 상대로 일괄적인 정책을 주문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영등포역 근처 B쉼터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입구 근처부터 대·소변 냄새가 진동했고, 내부는 환기가 안돼 눈을 뜨기조차 힘들었다. 쉼터에 운영권을 모두 위탁하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도 정부나 시에선 제재할 근거조차 없다. 이 쉼터는 입소기간 제한도 없어 입소자들의 자활노력은 기대할 수 없다. ●일자리·직업교육 사실상 없어 일자리 혜택도 현재 정책으로는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이 전국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올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질문에 34%가 일자리를 꼽았다. 주거공간(26%), 금전(19%) 등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3년 가까이 C쉼터에서 공공근로를 하고 있는 정모(35)씨는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술이나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그런 건 없다.”면서 “시설을 나가더라도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독립’일 뿐 ‘자립’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직업전문학교에서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지만 교통비, 식비 등은 따로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생활비가 급한 노숙인들로서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서울시측은 이에 대해 “구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노숙인에게 직업교육이나 직장을 연결해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도 않고 예산이 많이 들어 시행하기도 힘들다.”면서 “노숙인 지원은 어디까지나 사회적으로 그들이 회생하고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돌보는 단계에 한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건형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재보선·세종시·국감… 한가위 민심잡기

    10월 재·보선에 세종시, 4대강 예산, 국정감사….이번 추석 연휴에는 여야 모두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지지 여론을 확산시키고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치열한 여론전이 예상된다.한나라당은 29일 이번 연휴 동안 국민을 상대로 ‘서민·중도·실용’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정몽준 대표는 30일 ‘밥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다음달 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에게 인사한다. 당 서민행복추진본부는 이번주 내내 시·도별, 당협별로 지역 재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 보금자리 주택,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 등 서민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도 실시한다.당내 ‘빈곤 없는 나라 만드는 특별위원회’는 다음달 1일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빈곤 문제 등을 논의한다. 강명순 위원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을 만나 함께 고구마를 캐며 간담회를 갖는 등 단순한 이벤트성 쇼보다는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정부 여당의 민생 행보는 가짜 민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민주당만이 친(親)서민 정당’이라는 홍보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10월 재·보선 공천을 마무리짓고 연휴 기간부터 선거활동을 벌이는 등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세몰이를 할 참이다.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이날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다음달 1일에는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귀성객을 상대로 여론전을 펼친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일에는 어린이 보호시설을 찾아 송편 만들기 등의 행사도 갖는다.개별 의원은 각 지역구에서 추석 민심을 훑는다. 의원들은 지역 터미널, 기차역 등에서 귀성객을 맞는 것을 비롯해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을 돌며 추석 인사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대형슈퍼마켓(SSM) 등으로 침체된 재래시장을 찾아 추석 차례상 장보기를 하는 일정도 빼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10대 민생정책’을 정리한, 추석맞이 특별당보 12만부를 배포하는 등 정책 홍보에 힘을 쏟기로 했다. ‘10대 민생정책’에는 6세 이하 무료 교육, 고속도로 정체시 통행료 감면, ‘나흘 명절 보장법’ 등이 포함됐다. 이번 당보는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을 노인 틀니 지원, 무료 급식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자유선진당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세종시 원안 추진’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온 힘을 쏟아부을 작정이다. 이회창 총재를 비롯해 주요 당직자들은 30일 충남 천안시를 찾아 농민들과 함께 벼베기를 하며 간담회를 갖는다. 1일에는 서울역 등에서 귀성객을 상대로 세종시 홍보에 나선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나눔바이러스 2009] “노인들 말벗 될 때 가장 행복”

    [나눔바이러스 2009] “노인들 말벗 될 때 가장 행복”

    “봉사활동을 하기 전까지 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봉사를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3일 오전 경기도 군포시 당동 성민요양보호사교육원. 치매나 노환을 앓고 있는 노인 20여명이 요양하고 있는 이곳에 갑자기 한바탕 윷놀이가 펼쳐졌다. 어린 시절 향수가 되살아 났기 때문일까. 노인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노인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데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두 명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윷가락은 힘차게 허공을 날았고, 윷말은 분주히 말판을 달렸다. 농협 요양보호사 양성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김영숙(48·여)씨와 강명순(57·여)씨가 이날부터 실습을 나와 노인들의 윷놀이를 도왔기 때문. 김씨 등은 노인들의 머리에 붉은색과 녹색 띠를 둘러 편을 나눈 뒤, 윷놀이를 진행했다. 윷가락을 들고 손을 부들부들 떠는 노인이 있으면 함께 던져 줬다. 윷말을 어떻게 움직일지 고민하는 노인들에게는 전략을 귀띔하기도 했다. 농협이 요양보호사를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각 시·도 지역본부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중 추천을 받아, 이들에게 총 240시간의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은 이론 및 실기 160시간·실습 80시간으로 구성되며, 과정을 모두 이수한 사람에게는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이 발급된다. 지난해에만 890명의 요양보호사가 배출됐으며, 올해는 880명이 과정을 이수 중이다. 이들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배운 노인 간병 기술을 활용해 보건소와 요양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다. 김영숙씨는 평소 봉사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고 한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을 돕는 평범한 주부였다. 하지만 지난해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 간병 방법을 배우기 위해 요양보호사 양성과정에 입문한 뒤 삶이 바뀌었다. 실습에서 만난 노인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움을 표현할 때는 가슴 깊은 곳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감정이 치솟아 올랐다. 고독감에 시달리는 노인들의 말벗이 되는 것은 어느덧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 됐다. 김씨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획득하면 대학교 사회복지과에 늦깎이로 입학할 계획이다. 뒤늦게 배운 봉사활동에 흠뻑 재미를 붙인 것이다. 강명순씨는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 요양 교육을 받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된다. 산더미처럼 밀린 집안일을 마치면 밤 12시를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한번도 요양 교육을 포기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남편과 딸도 이런 강씨의 모습을 보고 감동, 이제는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강씨는 “노인 간병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결코 오래 할 수 없다.”며 “진심에서 우러나 노인들을 돌봐야만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MBC 경영진 사퇴’ 정치권 논란 확산

     검찰의 ‘PD수첩’ 수사발표 이후 MBC 경영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청와대가 경영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주장한데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김영우 조해진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40명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해 온 국민을 광우병 공포에 몰아넣고 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한 PD수첩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왜곡과 과장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MBC 최고경영진은 PD수첩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왜곡과 과장으로 온 나라를 광분시키고, 광우병 촛불시위로 국정을 마비시켜 놓은 PD수첩 제작진은 이제와서 ‘언론의 자유’를 들먹이며 정치적 탄압을 주장하지만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는 정치적인 선동과 조작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PD수첩 제작진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면서 “PD수첩의 취재와 보도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자체 정화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MBC의 제작 책임자와 최고경영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어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게이트 키핑’ 제도의 확립과 운영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향해서도, “PD수첩에 편승,촛불시위를 주도하고 국민들을 현혹시켰다.”면서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강명순 강석호 강성천 강승규 권택기 김금래 김성회 김소남 김영우 김용태 김태원 김효재 박보환 박준선 배은희 백성운 손숙미 신지호 안형환 안효대 원희목 유일호 유정현 이두아 이범래 이애주 이은재 이정선 이종혁 이철우 이춘식 이한성 임동규 장제원 정미경 정양석 정해걸 조전혁 조진래 조해진 의원 등이 참여했다.이들 대부분은 친이계로 분류된 초선 의원들로 친박계는 정해걸 의원이 유일하다.  앞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19일 ‘PD수첩’ 수사결과를 언급하면서 “외국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경영진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이날 이 대변인은 평소와 다르게 실명으로 MBC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했는데,권력 핵심부가 사실상 공영방송 사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김영우 의원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는가’란 질문에 “우리의 기자회견은 이 대변인의 발언과 전혀 별개”라면서 “우리는 이 대변인이 그런 입장을 밝히기 전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오히려 이 대변인이 엄 사장 진퇴 여부를 말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여권의 압박과 관련,MBC 엄기영 사장은 “부적절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엄 사장은 22일 임원회의에서 “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이 언론사 사장 퇴진을 어떻게 말하나.”라며 진퇴 여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그는 또 “PD수첩 사건의 요체는 명예훼손 여부인데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미디어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엄 사장 사퇴 공개 요구는 여야가 미디어법 처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상황과 맞물려 언론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무노동 논란’ 18대 세비 지급 한나라 의원 26명 기부

    20일 18대 국회의원들에게 첫 세비가 지급됐다.6월분에 5월30∼31일 이틀치를 더해 수당과 세금을 포함,901만 2620원이 책정됐다. 같은 날 한나라당 의원 26명은 1인당 실수령액 720만원씩, 총 1억 8000여만원의 세비를 사회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파로 인해 개원을 못한 데 대한 항의 표시이다. 반납에 동참한 의원은 초선 강명순·고승덕·권택기·김금래·김성회·김소남·김용태·백성운·신영수·안효대·유일호·이달곤·임동규·장제원·조문환·주광덕·허원제·현경병·홍정욱, 재선 권경석·정두언,3선 심재철·원유철·원희룡·정갑윤,4선 안상수 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14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 조찬회동을 갖고 급식이 끊겨 방학 동안 끼니를 챙기지 못할 아동을 위해 지역아동정보센터를 통해 세비를 기부하기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한나라 의총 쏟아진 정국해법

    한나라 의총 쏟아진 정국해법

    한나라당 의원들이 ‘쇠고기 파동’으로 불거진 국정 난맥상에 대해 본격적인 불만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관보 게재와 관련,‘연기카드’를 꺼내 들었다. 게재를 강행하려는 정부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쇠고기 파동, 유가 급등 및 물가 불안으로 꼬여만 가는 정국을 해결하기 위한 ‘끝장 토론’을 벌였다.3시간 동안 20여명의 의원이 야당의 의총을 연상시킬 만큼 정부와 청와대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쇠고기 재협상, 인적 쇄신, 시위대 강경진압 책임 추궁 등의 의견이 터져 나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민이 화가 많이 나 있다.”면서 “밤 12시가 넘더라도 오늘 해볼 건 다 해보자.”고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쇠고기 파동에 대해서는 재협상과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 연기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3선의 원희룡 의원은 “재협상을 처음부터 해야 한다.”며 재협상 논의에 불을 붙였다. 초선인 정태근 의원도 “국가의 신뢰도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부분 재협상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며 재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은 “쇠고기 협상안 장관 고시를 관보에 게재하는 것을 연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협상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비례대표인 강명순 의원은 물대포 사용, 여대생 폭행 등 경찰의 시위대 강경진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의원은 “강경 진압과 관련해선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쇠고기 파동에 대한 논의는 당내 소장파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인적 쇄신론으로 발전했다.4선의 남경필 의원은 “인사를 주도하고 대통령을 보좌했던 총책임자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장관 몇명, 수석 몇명 교체가 아니라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사를 주도했던 당내 ‘실세’를 겨냥한 발언이다. 국정 전반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서울 강서을의 김성태 의원은 “대운하나 공기업 민영화와 같은 과제를 섣불리 손대는 것은 문제다.”면서 “4대보험, 고용안정 등을 먼저 해결해야 민심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의 강석호 의원은 “대기업 CEO형 국정 운영이 우려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토론 결과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의견이 최대한 관철되도록 청와대에 전달하겠다. 특히 인사쇄신은 100% 관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일하는 여당’ 다짐속 선거과정 감회 나눠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22일 열린 한나라당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및 배우자 청와대 만찬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친박 인사 복당 문제나 청와대 정무라인 개편 등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지금 선진화 길목에 있다. 그 현장에 여러분이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인재가 덜 노력하는 것보다 부족하더라도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더 낫다.18대 국회는 일하는 여당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역사에 남을 대통령 만들자” 덕담 현기환(부산 사하갑) 당선자는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설명이 끝나자 “총선이 끝나고 한나라당에 봄이 왔다. 대통령도 부시와 친구 먹고, 캠프데이비드에 가서 봄을 만끽하고 온 것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성태(서울 강서을) 당선자는 친박 복당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의식한 듯 “당에 성골, 진골이 어디 있느냐. 의원들이 정제되지 않은 말은 자제했으면 한다. 당의 화합이 굉장히 중요한 때”라며 “5년간 무사고·무고장으로 달려가도록 돕자.”고 강조했다. 정미경(수원 권선) 당선자는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을 만들어 드리자.”고 했다. 헤드테이블에는 이 대통령 부부, 강재섭 대표 부부, 정몽준 최고위원 부부, 비례대표 1번인 강명순 당선자 부부, 전재희 의원 부부가 함께 했다. 박근혜 전 대표 등 5명은 개인 사정과 해외시찰을 이유로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국산 복분자 와인으로 건배를 들었다.3시간 동안 이어진 만찬에는 중국 음식이 나왔고 테이블별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돌리며 선거과정의 감회와 소감을 나누었다. ●분위기 무르익자 폭탄주 돌리기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김효재(서울 성북을) 당선자와 홍준표 의원 등이 헤드테이블로 가서 이 대통령에게 폭탄주를 권하기도 했다.20여명의 당선자들이 잇따라 이 대통령에게 폭탄주를 권하자, 강 대표는 “헤드테이블로 술을 권하러 오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이 대통령께서 과음을 하시게 된다.”며 “폭탄주 만들어 주는 것도 다 아부다. 당 대표에게 일일이 허락을 받아서 대통령께 드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지훈 구동회기자 kjh@seoul.co.kr
  • [총선 D-15] 親朴 ‘극소’… 親李는 대약진

    [총선 D-15] 親朴 ‘극소’… 親李는 대약진

    한나라당은 24일 4·9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50명을 발표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제외된 가운데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과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정진석 의원이 각각 6번과 8번을 받았다. 한나라당은 이 총장의 탈락에 대해 “학교에 남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 23일 비례대표 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역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유력했던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비례대표 후보 선발에서도 친이(친이명박)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8번,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김성동 여의도 연구소 자문위원은 24번의 순번을 받았다.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약한 배은희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은 3번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인수위 법무행정분과 위원을 맡았던 이달곤 서울대 교수도 10번을 받았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조문환 고신대 의대 외래교수와 정옥임 선문대 교수도 각각 14번과 19번을 받았다. 반면 친박(친 박근혜)계에서는 22번에 배정된 이정현 광주서구을 당협위원장 등 당선가능권에 든 후보가 일부에 그쳤다. 이 당협위원장은 지난해 당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비례대표 1번 후보에 오른 강명순 부스러기사랑 나눔회 대표는 23년간 9700여명의 소외계층 아동을 지원해 왔다.2번 후보인 임두성 한빛복지협회 회장은 1986년 한센병에 걸렸으나 이를 극복한 후 한센병 환자들의 복지를 위해 활동해 왔다. 조윤선 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헌신해온 인사들을 상위 순번에 배정해 서민 복지, 따뜻한 복지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정선 한국 장애인 복지 포럼 대표이사는 비례대표 후보 5번을 받았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자랑스러운 이화인’ 강명순씨

    이화여대는 제11회 ‘자랑스러운 이화인’으로 30여년 동안 빈곤층 가정과 어린이들의 교육 및 권익 향상에 힘써온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 강명순(56)씨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화여대 시청각교육과(현 교육공학과)를 1974년에 졸업한 그는 ‘빈민촌의 대모’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로 86년 부스러기교회를 창립해 가난한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시작했다. 그는 올해 ‘2020년까지 빈곤 결식결손가정 아동이 한 명도 없는 나라’를 만들자는 취지의 ‘2020빈나’라는 빈곤퇴치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 시상식은 31일.
  • 졸음운전이 빚은 참극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버스전용차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10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했다. 13일 오후 12시50분쯤 경기도 성남시 동원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요금소 1.1㎞ 전방(부산기점 402㎞) 버스전용차로에서 경남 합천에서 서울로 오던 C고속버스(운전사 권모·41)가 앞서가던 스타렉스승합차(운전자 이모·52)를 들이받아 승합차가 옆차선으로 튕겨나갔다.C 고속버스는 이어 이스타나승합차(운전자 최모·59)를 들이받아 앞서가던 프레지오승합차(운전자 김모·39)와 D고속버스(운전사 심모·49)가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오숙희(54·여)씨 등 이스타나승합차 승객 7명과 강명순(50·여)씨 등 스타렉스승합차 승객 3명 등 모두 10명이 숨졌다.경기 분당경찰서는 사고를 낸 C고속버스 운전자 권씨로부터 졸음운전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 권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부고]

    ●임효선(성균관대 정치학과 교수)씨 모친상 16일 서울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2072-2028●양영모(국방부 정책기획차장·육군 준장)씨 빙부상 16일 서울의료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3430-0298●김잠출(울산MBC 홍보심의부장)씨 모친상 16일 울산 우리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52)273-3990●문명두(서대구세무서장)한두(자영업)씨 모친상 정순희(구의초등학교 교사)강명순(자영업)씨 시모상 문필상(삼성전자)씨 조모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3410-6912●정영태 영한(정한조경 대표)씨 모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3010-2292●황상돈(으뜸철강 대표)씨 모친상 16일 건국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30분 (02)2030-7903●용왕식(국민건강보험공단 고양지사장)씨 부친상 15일 홍천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33)435-4451●유병복(국립중앙박물관 사무관)병무(자영업)씨 부친상 정재선(정재선세무회계사무소 대표)임호순(자영업)씨 빙부상 16일 국립의료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2262-4819●임홍식(전 한국통신 직원)경식(대구서부경찰서)규식(대구은행 검사부 부부장)씨 부친상 방종관(경주 양북면장)서상언(충북대 행정실장)신태주(자영업)씨 빙부상 16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7시 (053)813-5973
  • ‘향수’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9년만에 신작

    ‘사랑을 생각하다’라니. 한순간에 풍덩 빠지든 서서히 스며들든, 사랑은 ‘하는 것’이지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향수’의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9년 만에 발표한 신작 ‘사랑을 생각하다’(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펴냄)는 인류 탄생 이래 모든 예술이 줄기차게 재생산해 온 사랑의 변주곡 대신 사랑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 정색하고 파고든 에세이다.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을 때는 나는 그것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그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려 하면 나는 더 이상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시간’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발언을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은 쥐스킨트는 스탕달과 괴테, 클라이스트와 바그너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세계에서 드러난 사랑의 다양한 유형과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지적인 통찰력으로 사랑의 의미를 차근차근 짚어가던 작가의 여정은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사랑이란 불멸의 주제에 가닿는다. 죽은 연인을 데려오기 위해 죽음의 세계인 하데스로 내려가는 오르페우스의 신화가 그것이다.‘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왜냐하면 그것은 좌절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오르페우스는 좌절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인간이었다. 아니, 바로 그 좌절 때문에 그는 의심할 바 없이 더 완전한 인간이었다.’(84∼86쪽) ‘향수’‘콘트라베이스’ 등의 소설에서 맛보던 짜릿한 이야기의 매력은 없지만 대단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킨 은둔 작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반가워할 만한 책이다. 이 책과 함께 출간된 ‘사랑의 추구와 발견’은 오르페우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의 동명 시나리오와 영화감독 헬무트 디틀의 에세이를 묶은 것이다.2004년 완성된 영화는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개봉됐다. 각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플러스] 저소득층 청소년공부방에 1억원

    LG복지재단(대표이사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습지도를 해주고 있는 전국의 청소년 공부방을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LG복지재단은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전국공부방협의회,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등 3개 청소년 공부방 관련 단체에 총 1억원을 지원키로 하고 이날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상임이사인 강명순 목사 등에게 지원증서를 전달했다.
  • 강명순 목사 ‘클라란스 어워드’ 수상

    강명순 목사(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가 ‘제1회 클라란스 모스트 다이내믹우먼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돼 5월31일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클라란스 프랑스 본사 올리비에 쿠르텡 부회장에게 상패와 후원금을 전달받았다. 어워드 수상자는 후원금 5000만원과 향후 4년간 매년 3000만원씩 총 1억 7000만원을 지원받는다.
  • ‘교육 품앗이’ 학교교육 대안 부상

    ‘교육 품앗이’ 학교교육 대안 부상

    ‘교육 품앗이’가 학교교육만으로는 부족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원 같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부모들이 힘을 모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이런 품앗이 모임이 늘고 있다.10년의 품앗이 역사를 갖고 있는 서울 도봉동의 한 품앗이 모임을 찾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둘러보았다. “자, 이건 뭐라고 부르죠?누가 발명했나요?”“측우기요. 장영실이 만들었어요.” 서울 도봉동의 교육품앗이 모임인 ‘매직키드 마수리’의 독서수업 시간. 미리 읽어온 장영실 위인전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하는 아이들의 얼굴마다 즐거움과 진지함이 묻어난다. 이날의 선생님은 세미, 세윤 두 아이를 둔 강명순(44)씨다. 어떤 선생님보다 정성껏 수업에 임하는 그에게 10여명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도봉동에 ‘교육 품앗이’가 생긴 것은 지난 96년. 엄마들이 힘을 모아 아이들을 가르치자는 뜻에서였다. 이후 많은 품앗이 모임이 탄생과 해산을 거쳤고 지금은 모두 6개 팀이 활동 중이다. ‘매직키드 마수리’는 지난해 2월 생긴 신생 품앗이팀. 독서모임을 갖던 엄마 6명이 “아이들을 우리 손으로 가르쳐보자.”고 의기투합해 시작했다. 지난 1년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아 아이와 엄마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품앗이팀이 됐다. ●인성교육 효과도 커 초등학교 저학년 중심인 이 모임은 독서, 요리, 미술, 종이접기, 바깥놀이 등의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한다.6명의 엄마들 각자 자신있는 분야를 맡아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가르친다.“수업을 ‘얼마나’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요. 그래서 일단 매주 수요일, 일주일에 한번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횟수도 늘리고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해볼 생각입니다.”요리수업을 맡고 있는 이선화(40)씨의 말이다. 교육품앗이의 장점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사교육으로 아이를 혹사시키거나 가계에 부담되는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양질의 교육을 시킬 수 있다. 김미숙(36)씨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 아이를 가르치는 일이기 때문에 모든 엄마가 수업을 알차게 준비해 와서 교육 효과가 매우 크다.”고 자랑했다. 아이들 역시 학원보다는 품앗이 수업을 선호한다. 김씨는 “엄마들이 늘 아이들의 생각을 듣고 그것을 수업에 최대한 반영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좋아한다.”면서 “애들이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할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인성교육 효과가 크다는 것이 엄마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경자(39)씨는 “아이가 혼자라 자기 중심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면서 “처음엔 품앗이 참여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점차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는 것을 보면서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씨는 “외동아이를 둔 부모들은 꼭 품앗이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모도 행복해지는 교육 교육품앗이를 꾸려가면서 가르치는 부모들도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고 공부하는 것은 자기 발전의 기회도 됐다고 한다. ‘매직키드마수리’에서 독서지도를 맡고 있는 강명순씨는 품앗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을 준비한 지난 6개월이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고 말했다.“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품앗이에서 아이들 독서 지도를 맡았는데 좀더 잘 가르치고 싶은 욕심에 자격증을 준비했죠. 결혼 후 잊었던 배움의 기쁨을 다시 맛볼 수 있어서 오히려 이런 기회를 준 아이들한테 고마움을 느낍니다.” 강씨는 5개월 전 도봉동을 떠나 경기도 양주로 이사했지만 품앗이를 위해 매주 아이들과 이곳을 찾는다. 강씨는 “나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오가는 것이 결코 힘들지 않다.”며 웃어보였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질 때까지 ‘매직키드 마수리’를 비롯한 도봉동 일대 교육품앗이들은 올해 또다른 계획을 갖고 있다. 품앗이에 참여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가 없거나 품앗이를 꾸리기 어려운 애들까지도 가르쳐보자는 것이다. 우선 지난해 12월부터 주위에서 책을 기증받기 시작,‘마을 속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 보려 한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책 1000여권을 기증할 예정이며 주위에서도 조금씩 정성을 모아주고 있다.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추면 품앗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인근 모든 아이들의 공간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매주 화요일에는 품앗이 수업과는 별도로 ‘어린이 한자교실’을 열고 아이들에게 무료로 수업을 하고 있다. 점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는 것이 이곳 품앗이팀들의 목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이렇게 시작하세요 교육 품앗이를 하고 싶다면 함께 팀을 꾸릴 사람들을 구하는 게 먼저다. 사정에 따라 2가구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보통 3∼6가구가 적당하다. 아이들의 나이 차이가 조금씩 나더라도 상관없지만 같은 나이면 프로그램을 짜기가 쉽다. 초창기에는 전업주부들을 중심으로 품앗이를 했지만 요즘은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끼리 하는 품앗이도 있다. 최대한 사정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팀을 꾸리는 것이 좋다. 반상회 등 거주지역 모임이나 놀이터처럼 아이들과 부모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장소에서 품앗이 결성을 모색해보는 것이 좋다.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는 경우도 많다.‘품앗이 공동체(www.pumasi.org)’의 ‘품앗이은행’이 있다. 함께 할 사람들이 모이면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 최대한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눠야 한다. 품앗이는 학원이 아니다. 부모의 교육관, 즉 품앗이를 하는 목적이 서로 다를 경우 모임은 오래가지 못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수업 방향 등을 제대로 조율해야한다. 모임을 가질 때는 반드시 모든 사람들이 의견을 내놓고 기록으로 남긴다. 수업 프로그램은 나중에 조금씩 조정하더라도 최소 한달치를 미리 짜야 한다.1시간 수업하더라도 준비 시간은 이보다 훨씬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교육 품앗이는 주로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들이 대상이다. 저학년의 경우 독서, 미술, 요리, 야외활동 등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면서 동시에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짠다. 고학년의 경우 필요에 따라 학과목을 품앗이 프로그램에 넣으면 된다. 어떤 경우든 아이들의 흥미를 고려해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업은 부모들이 가장 자신있는 과목을 정해 맡는다.‘부모가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라는 생각을 갖고 충실히 준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므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부모들이 가르칠 수 없는 과목은 지도강사를 두거나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업 횟수는 처음에는 일주일에 1∼2회로 제한한다. 부모들 모임은 반드시 매주 한번씩 갖는다. 품앗이는 무리하게 진행하면 안된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끼리도 의견을 자주 나눠 교육 방향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품앗이가 깨지는 경우는 대부분 아이가 아닌 부모간 갈등 때문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부모와 아이 소통 함께 꾸려가는 것” “다른 아이가 잘 자라야 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습니다.” ‘교육품앗이’이라는 말이 지금보다 훨씬 낯설었던 지난 96년 서울 도봉동에서 처음으로 품앗이를 시작한 이순임(41)씨. 이씨는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것에 단순한 경제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품앗이를 하면 돈도 적게 들고 힘도 덜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 아이는 다른 아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모든 아이를 내 아이처럼 함께 키우자는 것이 품앗이의 진짜 목적입니다.” 이씨는 품앗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동안 여러 품앗이들을 지켜 보니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깨졌다.”면서 “품앗이는 ‘함께 잘되자.’는 공동체 의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씨는 96년부터 3년간 품앗이를 운영한 뒤 해산시켰고 2001년부터 다시 3년간 ‘도봉산 품앗이’팀을 꾸렸다. 이렇게 아이 셋을 품앗이로 키웠다. 두번째 품앗이를 시작한 뒤 경험을 살려 도봉시민회의 교육 품앗이 모임 지도자로 일하며 다른 품앗이팀 결성을 돕고 있다. 최근 품앗이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실제 활동하는 모임은 많지 않다. 이씨는 “어떤 부모라도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면서 “아이에게 뭔가를 주입시킨다는 생각을 버리고 함께 수업을 꾸려간다는 마음으로 품앗이를 한다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씨는 품앗이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품앗이가 또다른 사교육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욕심 많은 엄마들은 학원도 보내고 품앗이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더군요. 품앗이의 목적은 아이와 소통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주입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요즘 이씨는 교육 품앗이 자료집을 준비 중이다. 품앗이가 부모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생겨난 탓에 제대로된 가이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품앗이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아 하나의 품앗이만을 참고해서는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여러 형태의 품앗이를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품앗이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책꽂이]

    |유아·아동| ●순록의 크리스마스(모 프라이스 지음, 한강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산타할아버지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기까지의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4세 이상.8800원. ●곰아(호시노 미치오 글, 진선 펴냄) 알래스카 빙하의 사계를 배경으로 대자연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사진시집. 초등 저학년까지.8000원. ●하마는 엉뚱해(허은실 지음, 웅진닷컴 펴냄) 하마의 특징을 입말체로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정보그림책.5세까지.8000원. |초등·청소년| ●멧돼지를 잡아라(한정기 지음, 다섯수레 펴냄)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초등5학년 주인공이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의 우정담. 초등3년 이상.8000원. ●유리병 편지(클라우스 코르돈 지음, 강명순 옮김, 비룡소 펴냄)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의 소년소녀가 유리병에 띄운 편지로 우정을 키워가는 이야기. 초등 고학년 이상.8500원.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들(전2권)(햇살과나무꾼 지음, 달리 펴냄)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 봉사하며 사는 이들의 실제 에피소드들을 통해 희망을 배우게 하는 이야기집. 초등3년 이상. 각권 7000원. ●평화는…(캐서린 스콜스 지음, 송성희 옮김, 동산사 펴냄) 소박한 현실사례를 들어가며 평화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그림책. 안데르센상 수상작가의 그림. 초등 저학년.8000원. |실용| ●푸른 영혼을 위한 책읽기 교육(허병두 지음, 청어람미디어 펴냄) 청소년들에게 책읽기 습관을 길러주고, 유익한 책을 골라주며, 책읽기의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현직 국어교사의 제안.1만 3000원. ●나를 인정해줄 한 사람을 만들어라(우메모리 고이치 지음, 정수정 옮김, 두앤비컨텐츠 펴냄) 외국계 금융기업에서 20년간 인사부장으로 일하며 1000명을 해고시킨 ‘해고킬러’가 들려주는 직장인의 생존법칙.1만원. ●부자 기업 vs 가난한 기업(허민구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부자 기업과 가난한 기업의 차이를 밝히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경영전략과 방법을 제시.1만 3000원. ●한국최고경영자 9인, 그들에게 배워라(길인수·임순철 지음, 이야기꽃 펴냄) 현대의 정주영, 삼성의 이병철,LG의 구인회,SK의 최종현, 한진의 조중훈 등 9명의 최고경영자를 통해 살펴본 한국형 리더십.1만원. ●기절할 정도로 돈을 버는 절대법칙(이시하라 아키라 지음, 노은주 옮김, 문이당 펴냄) 수많은 회사의 성공사례에서 뽑아낸, 성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마케팅 비결을 소개.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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