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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산은 총재 호칭 부끄러워해야”

    MB “산은 총재 호칭 부끄러워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관치금융의 폐단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금융기관 민영화는 눈치 보지 말고 자신감 있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금융업은 무슨 큰 권력단체인 것처럼 해 왔다.”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관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밖에서 감독 받아온 사람 입장에서 감독하고 정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이어 민간 출신을 금융위원회 수장에 임명한 과정을 예로 들며 “공직자 출신에서 인재가 컸지 민간에서 인재가 클 수 없게끔 이제까지 돼 있었다.”면서 “금융위원장을 인선하면서 관치하고 관주도로 하던 공직자 출신이 아닌 사람을 찾으려니까 참 힘들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 민영화가 특정 재벌과 연결지어 이해되는 것과 관련,“금융기관 민영화와 관련된 여러 계획을 특정 재벌과 연관지어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 때문에 위축돼 자꾸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대통령선거를 거론하며 “이번 선거는 역사적 처음으로 대기업이 선거에 10만원도 내놓지 않고 치른 선거”라면서 “자신감을 갖고 (금융기관)민영화를 추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산업은행 ‘총재’ 호칭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은행이 지금은 일반은행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여전히 은행장 명칭을 총재로 쓰고 있다.”면서 “은행장이 자신을 총재로 부르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95년에 (이 문제를) 지적했더니 ‘대외신용상 총재가 명칭이 좋다고 하더라.”라면서 “과거사회 뿌리 깊은 권위의식을 버리고 금융산업이 서비스 산업이라는 것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지난 20일 경제점검회의 때 강만수 장관이 아이디어를 낸 ‘쌀 샌드위치’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밀가루보다 낫지. 쌀을 소비토록 개발해야지.”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총선 D-12] 튀는 유세 뛰는 표심

    [총선 D-12] 튀는 유세 뛰는 표심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전국 표밭이 달아올랐다. 여야 후보들은 팽팽한 유세전 속에 선거 초반전 기선잡기에 나섰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는 각당의 주요 후보들이 총출동해 양보 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한나라당이 명운을 걸고 있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와 중구의 박진·나경원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치적인 청계천에서 공동 유세를 갖고,‘총선 열전 13일’의 첫발을 내디뎠다. 두 후보는 이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한나라와 함께(서울의 모정 개사곡)’,‘무조건 한나라(무조건 개사곡)’ 등 공식 로고송에 맞춰 입장한 뒤 공동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각각 서울 종로와 동작을에서 출정식을 갖고, 수도권 사수의 선봉대장 역을 자임했다. 손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와 우상호(서대문 갑) 의원의 지원유세를 제외하고는 동망산 공원 새벽인사에서부터 명륜시장 방문에 이르기까지 14개의 지역구 순회 일정을 소화했다. 정 전 장관은 42.195㎞를 도보로 행진하는 ‘마라톤 유세’를 전개했다. 대중목욕탕 방문을 시작으로 버스정류장 앞 출근인사, 국립현충원 참배, 복지관, 재래시장 방문 등 15곳을 돌며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특히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국민 스타로 떠오른 박재승 공심위원장은 이날 경기 군포에 출마하는 김부겸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측은 “김 의원이 공심위에 묶여 있다 보니 지역구 활동을 못했다고 하소연하자, 박 위원장이 ‘뭘 걱정하냐.’며 거들어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이색 유세전도 펼쳐졌다. 서울 노원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권영진 후보는 이날 오전 상계동 백병원 맞은편에서 당원·지지자 100여명과 함께 ‘섬기는 정치’를 약속하는 의미에서 유권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으로 유세의 서두를 장식했다. 같은 당 정두언(서울 서대문을)·강승규(서울 마포갑)·손승태(경북 상주)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비는 ‘자전거 유세’를 벌였다. 서울 서대문갑의 이성헌 후보는 ‘홍제천을 제2의 청계천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당원들과 함께 홍제천변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선거전의 막을 열었다. 통합민주당 장영달 후보가 출마한 전주 완산갑에서는 강만수, 장윤창, 김화복씨 등 왕년의 배구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장 후보를 도왔다. 같은 당 이제학(서울 양천갑) 후보의 유세장에서는 시끄러운 노래 대신 클래식 음악이 넘쳐흘렀다. 또 다른 선거 로고송인 ‘이제학과 함께해요’는 고3 아들이 직접 가사를 쓰고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 무소속 이재용 후보는 경차인 마티즈를 타고 지역민들에게 다가섰다. 이 후보 측은 “서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선거차량으로 경차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전광삼 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MB노믹스의 ‘실세’ 강만수 기획재정 장관의 한달

    MB노믹스의 ‘실세’ 강만수 기획재정 장관의 한달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됐다. 한 달 동안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공직자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격언의 가치를 새삼 되새기게 한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만큼 강 장관의 위력은 대단했다. 10년 가까운 야인 생활을 접고 ‘MB 경제전도사’로 화려하게 복귀한 강 장관은 예산과 재정을 총괄하는 경제 수장을 넘어 ‘실세 장관’으로 전 부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율과 금리를 두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공방을 주고받는 등 실용정부의 ‘성장 우선주의’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국내외 경기 악화 불구 성장 드라이브 고집 그러나 미 서브프라임모기지론(부실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국제 경기 악화와 유류 등 원자재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성장 일변도를 고집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금은 웅크린 채 힘을 비축할 때이지 성장의 가속도를 올릴 시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강 장관은 실용정부의 경제 모토인 ‘747’(7% 성장, 소득 4만달러,7대 강국) 공약의 산파 역할을 했다. 이를 위해 취임 직후부터 법인세율 인하 등 각종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촉진을 추진하고 있다. 강 장관은 특히 환율·금리 안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한은을 압박, 성장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외국도 환율 정책은 재무부에서 행사한다’,‘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차는 과유불급’ 등의 강 장관의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의 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환율 정책의 방향을 언급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드보이’가 아니라 강 장관의 ‘올드 마인드’가 문제”라면서 “공기업 민영화 등 정권 초반에 마무리할 과제들이 쌓여 있는데도 최중경 제1차관과 함께 경제 정책의 두 포스트가 환율에 매달리는 것은 외환위기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대기업에 돈이 몰려도 윗목까지 따뜻해지는 선순환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면서 “감세로 인한 투자 활성화 역시 검증되지 않아 자칫 엄청난 재정적자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기업·수출 중심 등 1970년대 방식으로 경제를 운용하면 1년 안에 위기를 맞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안정 기조로 간다면 1,2년은 힘들어도 이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각 부처 예산권 쥐락펴락 ‘힘 쏠림´도 우려 강 장관으로의 ‘힘의 쏠림’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재정부는 경제 정책을 주도하면서 각 부처 예산권까지 쥐고 있는 상태. 최근 금융위원회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재정부와 금융위의 갈등 역시 강 장관의 타 부처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결과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총선 이후 강 장관의 거취에 대한 루머도 떠돌고 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최근 국회가 열렸다면 강 장관은 상당한 곤욕을 치렀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관의 힘이 막강한 데다 거침없이 말하는 스타일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견제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감안해 조심스러운 언행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그 분들 한마디에 외환시장 ‘비명’

    그 분들 한마디에 외환시장 ‘비명’

    경제정책과 금융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자들이 시장의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아 외환·채권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환율 등 경제지수에 민감한 수출·수입업체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먼저 새 정부 출범 후 ‘성장론자’인 기획재정부의 강만수 장관과 최중경 제1차관은 환율 상승을 용인하고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을 수시로 쏟아냈다. 여기에 환율·금리의 또 다른 관리자인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내세워 공개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환율과 금리를 사이에 두고 두 기관의 갈등은 ‘전면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마친 뒤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급격한 하락은 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 이성태 총재가 전날 “환율이 천장을 한번 테스트했다.”고 발언한 뒤 원·달러 환율이 20원이나 급락해 977원까지 하락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최 차관은 또 “환율 급변동이 없다는 것은 환율 급변동이 있으면 정부가 반드시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강만수 장관은 “경상수지는 악화하는데 환율은 절상되면서 우리 경제가 외환 위기를 맞았다.”면서 “현재도 경상수지는 악화되는 상황인데 환율은 가장 높을 때와 낮을 때를 비교하면 45%가량 절상됐다.”고 환율 부양을 용인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강 장관은 이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전날 한은 이 총재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라며 조기 인하론을 완곡하게 거부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강 장관과 최 차관의 강경한 구두 개입으로 2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상승한 986.80원으로 마감했다. 외환딜러들 사이에는 이날 정부가 약 5억~10억달러 규모로 달러를 매수, 실력 행사에 나섰고 정부가 직접 매수를 시인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농협 이진우 금융공학실장은 “요즘 같이 환율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는 수출업체나 수입업체 모두 곡소리가 난다.”면서 “누구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 시장에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물리적이라고 느낄 만큼 한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경제·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테마파크 건설 적극 유도

    정부는 날로 악화되는 서비스 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에 골프장과 테마파크를 건설, 해외 소비를 국내로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원자재 구매자금’ 12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해 지원하고 구리 등 정부 비축물량 방출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4월 말까지 서비스 수지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7개 부처와 16개 시·도 대표가 참여하는 TF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성장 vs 물가 갈팡질팡”… 평점 C+

    “성장 vs 물가 갈팡질팡”… 평점 C+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25일로 한 달이 됐다. 지난 대선 때부터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했으나 출발이 썩 좋지 않았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기대 이하다. 성장과 물가를 둘러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성장이 재벌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 한 달의 평가와 함께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24일 경제전문가 10인이 채점한 새 정부 경제팀의 한달 성적표는 ‘C+’ 학점이었다. 좋은 성적은 아니다.10명 중 5명은 B학점을 줬고,3명은 D학점을 줬다. 남은 두 사람 중 한 명은 A학점을, 나머지 한 명은 평가를 유보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는 정책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1970·80년대의 낡은 방식으로 경제정책을 짜고 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다. 또한 성장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질책했다. 환율·금리정책에 대해서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 목소리가 커질 것을 주문하면서 성장 정책이 재벌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기를 주문했다. ●‘물가안정’과 ‘성장’ 어느 장단에?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은 ‘물가안정’을, 경제팀은 ‘성장’을 이야기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성장과 물가는 한꺼번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로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없고 수출기업을 위한 환율 상승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물가와 성장을 별개의 것으로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 된다.”면서 “대외 여건이 나쁜 중에 장기적으로 성장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단기적으로 물가불안 요소를 잡겠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물가불안에 대해 50개든,100개든 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물품들은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면서 “시장논리에만 맡긴다는 것이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철학부재,70·80년대식 아니냐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경제팀들이 시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은 다행이지만 경제팀의 철학·시대정신이 70·80년대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각종 경제정책이 70·80년대 재벌중심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뤄지는 투자확대다.”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현 정부가 10여년의 공백 탓에 방향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확한 수단과 운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 같다.”면서 “외환위기 전과 다른 수단과 방법으로 친성장 정책을 펴되 자유·개방체제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교수와 권 수석연구원은 “금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와 달리 정부가 한국은행의 독립을 지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원은 “정부조직 개편과 각료 구성을 볼 때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한 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납품가격을 두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마찰을 빚었는데 해결 방식을 대·중소 기업들의 협력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진한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는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고, 규제완화 등 큰 그림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민간기업들의 애로사항 중심으로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민간을 이해하라고 재촉하라고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미시적으로 지적하니 비전이 안 보이고 철학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일하는 방식이 70년대 고속도로 건설을 생각나게 한다.”고도 지적했다. ●평가 아직 일러 장하성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평가를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는 말과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달라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라고 비판했다. 조각과 정치안정이 경제성장을 돕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광두 교수는 “경제를 둘러싼 것이 정치인데, 정치가 서투르다.”면서 “정치가 시끄러워지면 새 정부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준 교수도 “인사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문소영 전경하 김재천기자 symun@seoul.co.kr
  • 휘발유·경유 관세 3→1%로

    다음주 중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에 붙는 관세율이 현행 3%에서 1%로 낮아질 전망이다. 당초 7월1일부터 내릴 예정이었으나 물가안정을 위해 인하 시기를 앞당겼다. 서민생활 안정과 관련해 생필품 50개 품목을 선정하는 이른바 ‘MB물가지수´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정부는 21일 오전 과천청사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서민생활 안정과 할당관세 인하´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관세율이 현재 ▲0.5%인 가공용 옥수수와 제분용 밀 ▲1%인 사료용 대두박 ▲3%인 사료용 밀 ▲8%인 커피크림 원료(카세인산염) 등은 관세를 붙이지 않기로 했다. 목재 제품 등도 무세화가 추진된다. 관세율이 3%인 휘발유·경유·등유·중유 등은 1% 안팎으로 낮추고 ▲1%인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1.5%인 액화석유가스(LPG) 등은 무세화 또는 인하할 방침이다. 할당관세란 산업 경쟁력 강화나 물가안정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의 40% 포인트 범위에서 관세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재정부는 석유제품의 할당 관세율을 대폭 낮추거나 무세화하자는 입장이지만 지식경제부는 국내 정유업계의 타격을 우려해 소폭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육동한 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할당관세율 인하 폭은 관계부처간 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서민생활과 직결된 생필품 50개 품목 선정과 관련,“수급 및 대응방안은 소관 부처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의 물가 움직임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원인이 있는 만큼 통화관리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미시적 차원의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MB물가지수´에 포함된 품목 가운데 사과와 밀 등 계절적 요인이 있는 농산품은 관리대상에 빠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쌀, 돼지고기, 쇠고기, 배추, 무, 우유 등은 그대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유통 관계자들은 “농산품 가격은 계절 등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되는데 서민생활 안정 차원에서 정부가 상시 관리한다고 효과가 날지는 의문”이라면서 “정부 비축량을 늘리는 것도 그동안 시행해 온 정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재정·금융위 인사다툼… 靑 제동

    금융위원회의 고위직 인선을 둘러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의 힘겨루기에 청와대가 제동을 걸었다. 두 부처의 갈등은 지난 8일 강만수 재정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첫 회동에서 재정부가 인사교류를 요구하면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2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는 재정부가 무보직 상태인 J국장을 금융정보분석원장으로 보내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금융위가 재정부 인사 적체를 해결하는 구도로 쓰이는 것에 반대한 셈이다. 그러자 재정부는 금융위 고위 인사인 K위원을 문제삼고 나왔다.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자 청와대가 J국장과 K위원의 동반 사퇴를 종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두 사람의 동반 사퇴 움직임은 청와대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시각도 있다.J국장과 K위원 모두 곽 수석과 미국 밴더빌트대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때 재정부와 금융위가 두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21일부터 청와대의 급제동으로 상황이 정반대 쪽으로 틀어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거취에 대해 입을 꾹 다문 상태다. 일각에서는 재정부의 금융위의 이번 싸움이 내달 교체될 금융통화위원 3명의 선임을 앞둔 전초전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 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등이 각각 추천한 사람이 임기가 만료돼 새로 선임된다. 현재 인선 작업이 한창인데 이 과정에 두 부처는 물론 청와대의 기싸움이 또 다른 관심을 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교통·수도料등 동결 추진

    정부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대중교통요금과 상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쌀과 돼지고기 등 민생과 직결된 생필품 50개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동향을 수시로 파악하고 가격안정대책을 마련하는 등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경제상황 및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과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방침을 세우고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득계층 하위 40% 서민들의 소비지출이 큰 생필품목 50개를 21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선정한 뒤 수급 물량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특별관리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켜 나가기로 했다. 밀과 옥수수, 당밀 등 곡물과 원자재, 석유제품 등 총 82개 품목에 대해서는 현행 3%인 할당관세를 조기 인하하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원자재는 정부 비축물량을 대량 방출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전·월세 가격 안정을 위해 저소득 가구에 대한 저리 전세자금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에도 국내 금융시스템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향후 시장불안 요인별 파급경로와 영향을 철저히 파악, 예방조치를 강구하는 등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21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구체적 시행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염주영 칼럼] 위험한 환율도박

    [염주영 칼럼] 위험한 환율도박

    환율이 미쳤다. 경상수지 적자를 감안해도 떨어져야 맞는데 거꾸로 폭등한다. 달러당 930원대에서 하향안정세를 유지하던 것이 강만수 경제팀이 들어서는 날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에는 1029원을 기록했다.20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00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살인적인 폭등세다. 참으로 이상하다.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터졌는데 왜 원화가치가 폭락하는가. 미국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했는데 한국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격이다. 더욱 해괴한 것은 당국이 즉각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론이 들끓자 그제 뒤늦게 청와대 대책회의가 열렸다. 폭등세 13일만에 시장개입이 이뤄져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시장에서는 정부가 환율상승을 상당폭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정부는 왜 환율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는 걸까? 정부는 환율안정 정책을 포기하고 고환율 정책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6% 성장 목표를 고수할 때부터 시장에서는 그런 예상이 나왔다. 성장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점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첫날 “환율을 온전히 시장에 맡겨두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환율을 정책변수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발언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에서는 수출증대보다 물가상승을 더 많이 유발할 게 분명하다. 고유가와 국제원자재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물가가 안정된 것은 환율이 완충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 고환율 정책을 선택한다면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물가를 희생해서라도 수출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은 1970년대식 낡은 발상이다. 환율을 띄워 수출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나, 돈을 풀어 내수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나 본질은 동일하다. 경기부양책이다. 고환율 정책은 국민 다수의 경제적 후생을 떨어뜨려 수출 대기업에 이익을 몰아주는 정책이다.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삼성전자는 3000억원, 현대기아차는 2000억원, 엘지전자는 700억원씩 이득을 본다. 지난 17일의 환율수준(1030원대)이 유지된다면 삼성전자에 연간 3조원, 현대기아차에 2조원, 엘지전자에 7000억원의 이익을 안겨주는 셈이 된다. 필자는 MB노믹스가 내세우는 친기업 정책이 이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을 도와 경제를 살리고 국민 모두가 혜택을 누리게 하자고 호소했다.MB노믹스의 참뜻은 ‘고루 잘사는 경제’이지 ‘몇몇 기업만 잘사는 경제’가 아니다. 많은 유권자들이 여기에 공감해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재산을 일률적으로 평가절하하고, 물가를 희생해서 수출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그 정신에 어긋난다. 이 경제난국을 고환율 정책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환율도박이다. 성장과 경상수지를 잡지 못할 것이다. 설혹 잡는다 해도 물가를 놓치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 ‘성장 없는 분배’가 허구였던 것처럼 ‘안정 없는 성장’도 허구로 끝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훗날 퇴임할 때 진정한 경제대통령이었다고 평가받기를 기대한다. 그러자면 성장과 안정,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경제철학의 실천자가 돼야 할 것이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브레이크 걸린 성장정책

    브레이크 걸린 성장정책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 중심에서 물가를 잡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새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 6%를 달성하는 데 경상수지 적자가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환율의 상승을 사실상 방임해 왔다. 그러나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아래 환율의 급등에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성장률은 정부의 목표보다 훨씬 낮은 4%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물가도 정부의 목표인 3.3%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어느 한쪽에 중심을 두지 않고 성장정책도 추진하면서 물가도 잡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원화 불안 지속땐 필요 조치” 강만수 재정부장관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금융위원회 전광우 위원장,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 김중수 경제수석 등과 거시정책협의회를 열어 환율 급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일일점검반을 운영하며 만일 시장불안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외환당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환율 15.2원↓… 13일만에 하락 이에 따라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5.20원 급락한 10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13거래일 만에 꺾였다. ABN암로 김인근 이사는 “환율이 102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성공적 개입이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1030선이 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강만수 장관은 취임 직후 “물가보다 성장이 우리 경제를 위해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성장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그러나 환율이 급등하고 그 결과 물가가 치솟자 환율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성장은 정치고 물가는 현실”이라면서 “경제운용계획을 짠 지 며칠 안 됐는데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강 장관도 물가에 주력하는 동시에 성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과 물가를 대등한 과제로 삼겠다는 뜻이다. ●전문가 ‘두토끼 사냥´에 회의적 전문가들은 두 가지 목표를 다 달성할 수 있느냐에 대해 회의적이다.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대외 여건 상 6% 성장률과 3% 물가상승률은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면서 “4% 중반이 우리 경제의 기본 체력이고, 물가 안정을 도모한다는 점을 전제했을 때 올해 3% 중후반의 성장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美경제위기로 ‘MB노믹스’ 궁지에

    미국발 금융불안과 물가·환율의 동반급등이라는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MB노믹스’가 궁지에 몰렸다.‘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구상이 채 시동도 걸기 전에 흔들리는 시장 앞에서 멀미를 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급해졌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가고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때만 해도 그는 경기동향에 자신감을 내보였다.“1,2차 오일쇼크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기름값은 우리만 오르는 게 아니다.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의 표정은 16일부터 달라졌다.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가 오는 것 같다. 예측조차 확실히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했다.17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선 ‘상상초월’‘충격적’이란 표현을 써가며 “일찍이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어쩌면 세계 위기가 시작된다는 생각도 든다. 정부는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고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들어 지역순방 중에도 경기 동향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기 시작했다. 헬기와 KTX로 이동하는 동안 동행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환율과 원자재값 동향을 수시로 보고 받고 대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정부에 비상한 대응을 주문하면서도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불안심리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거시정책협의회가 열렸지만 청와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뒤늦게 회의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음을 애써 강조했다.“경제는 심리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지론이 함구의 배경이다. 전문가들의 해법은 엇갈린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 개입은 글로벌시장 차원에서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환율 개입을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박사는 “환율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새 경제팀 인식에 문제가 있다. 구두개입의 강도를 높여 환율시장부터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일단 생필품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최대한 억제하고 기업들의 생산활동 위축을 줄이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시장불안 차단이 제1방어선인 셈이다. 진경호 이영표기자 jade@seoul.co.kr
  • [환율 네자리수 시대 다시오나] 弱달러속 弱원화…환율 ‘무방비’

    1달러에 1029.20원. 원·달러 환율이 17일 하루에만 32원 가까이 오르면서 환율 네 자리 시대로 복귀했다. 달러는 최근 국제 원자재·유로화·엔화 등 주요통화에 약세를 보이며 2차 대전 이후 유지해온 기축통화의 지위가 흔들리는 ‘달러 굴욕의 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달러는 유일하게 원화에는 강세를 나타내며,‘원화 굴욕의 시대’를 이끌고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고 하겠지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율주권론’을 선언한 뒤 원화가 12일 연속 상승하며 나홀로 약세를 면치 못하자 ‘주권’의 의미가 왜곡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이날 구두개입을 하며 환율 상승을 막아보려 했다. 그러나 재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부족이었다. ●‘환율주권론´ 선언한 뒤 나홀로 약세 지속 달러 수급 불균형의 중요한 원인은 원화 약세를 지지하는 ‘강만수·최준경 효과’다. 보이지는 않아도 심리적으로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의 기초체력이란 측면에서 원화약세 요인은 있다. 경상수지가 연속 2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를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식배당의 해외송금이 마무리되는 4월까지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보태지면서 달러 수요는 커지고 조선업체 등 수출업체들은 원화가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시장에 달러 공급을 꺼리고 있다. 즉 원화 헤지 수요도 감소했다. 지난 2년간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켰던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신용경색으로 국내 투자자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달러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 요인이다.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17일 6387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연초부터 13조 4213억원을 순매도했다.2006년 한해 10조원을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강도가 엄청나다. 모건스탠리 박찬익 전무는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도자금의 해외 송금이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제는 역으로 환율 상승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 1000원대의 악영향은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수출 경쟁력을 제고시켜 경제성장률을 높인다. 그러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수출을 증가시키겠지만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금융손실 증가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국내 경기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원자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출증대 효과를 상쇄해 버린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내수부진도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소비자 물가가 0.22%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서 “원화 약세로 국내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화약세는 대외채무의 60∼70%가 달러화 표시 부채인 상황에서 부채상환 부담을 증대시키고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탈출을 유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증시 탈출은 다시 환율 약세를 유발하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정부, 더 이상 뒷짐지면 안 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이상 환율약세에 뒷짐만 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유 본부장은 “원화가치 급락은 수입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시장개입으로 미세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수석연구원도 “외환시장에서 ‘정부가 원화약세를 상당한 수준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을 해소하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 구두개입뿐만 아니라 달러를 공급하는 직접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환율 네자리수 시대 다시오나] 환율로 손익 갈린 사례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수출입 업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기러기 아빠나 달러상, 여행업체를 비롯해 국내외 각종 투자자들에게 상반된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수출업체에는 ‘득’이 되고 수입업체에는 ‘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수출업체라고 하더라도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을수록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가격 인하보다 비용상승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기러기 아빠인 손모씨는 한달에 4000달러 정도를 미국에 보낸다.10일 전만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940원대를 오르내려 380만원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환율이 17일 1000원을 돌파하자 당장 20만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생겼다. 적지 않은 돈이다. 반면 직장인 조모씨는 지난해 말 미화 3만달러를 샀다가 짭짤한 수익을 냈다. 아들이 미국의 모 대학에 입학할 것에 대비, 달러화를 준비했는데 지난달 아들이 국내 대학에 진학했다. 달러화를 팔지 않았다가 환율이 930원대에서 1000원으로 오르면서 예상치 못한 환차익 210만여원을 봤다.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 당분간 달러화를 팔지 않을 생각이다. 올해 가을 결혼을 앞둔 직장 여성인 박모씨는 지난해 10월 달러화 표시 해외펀드에 500만원을 투자했다. 보통 1년 단위로 원금 상환시의 환율을 미리 정하는 ‘환헤지 계약’을 한다. 이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이나 환차손이 없다. 하지만 박씨는 만기시 1.3% 안팎의 헤지 비용을 물기 싫은 데다 금액도 500만원으로 적어 환헤지 계약을 하지 않았다. 펀드 수익률은 떨어졌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은 덕에 40만원 정도 환차익을 내 전체적으로는 손해를 덜 봤다. 여행업체들은 울상이다. 특히 환헤지를 하기가 벅찬 중소업체들은 환율 상승분만큼 고스란히 손해를 보고 있다. 해외 관광객을 모집하면서 여행비를 먼저 받지만 실제 외국 현지업체와 가이드에게 달러화로 정산하는 데에는 1∼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환차손에 따른 손실액이 7∼8%에 이를 것으로 본다. 관광객들에게 환율 상승분을 전가시켰다가는 영업에 지장이 돼 한마디로 비상이 걸렸다.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에 편승, 지난해 공격적으로 선물환 매도에 나섰던 조선업체들은 낭패를 보고 있다. 환율 930원대에서 900원에 선물환 매도를 체결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환율은 달러당 100원 차이가 나 환차손이 수천억원에 이른다. 반면 일부 수입업체들은 새정부 출범과 함께 선물환 매수에 적극 나서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과 최중경 1차관의 ‘환율 주권론’에 기대어 환율 상승을 예상한 게 적중했다. 정유업체들이 거론된다.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거주자 외화예금 형태로 보유한 대기업들도 환차익을 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서둘러 파는 경향이 있다. 이는 환율시장에서 달러화 수요를 증대시켜 다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자 환율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환투기 세력에게는 호기가 아닐 수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환율 상승속도 너무 가파르다

    환율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엔화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값은 지난 주말 11일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997.3원으로 마감해 1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2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경상수지 적자 행진 및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공세와 배당금 송금 수요 증가 등이 겹친 탓이다. 환율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최근의 원화 값 하락세를 이상하게 여길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주요 선진국들조차 환율의 인위적인 조작을 부인하면서도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정선에서 개입한다. 게다가 지금은 물가 비상이다. 곡물과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환율의 하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안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환율 강경론자’인 강만수-최중경 기획재정부 라인이 원화 값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외환당국은 환율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반응만 되풀이한다. 우리는 시장에 더욱 강력한 시그널을 전달함으로써 불안 심리의 파급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그래야만 외환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는 역외세력의 준동을 막을 수 있다.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되면 국제수지에도 결국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자본시장의 시스템과 감독 기능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자본시장은 글로벌 수준으로 개방돼 있으나 대외 충격에는 거의 무방비일 정도로 취약하다. 개방에 걸맞은 시스템 정비를 기대한다.
  • 행시 22·23회 전성시대

    행시 22·23회 전성시대

    행시 22·23회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들 두 기수 인사들이 새 정부의 청와대 수석을 비롯해 각 부처 차관급으로 대거 기용되는 등 정부 요직을 두루 장악한 것이다. 인수위에서 정부 조직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하다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박재완 정무수석은 행시 23회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공직에서 출발해 교수, 국회의원 등 각기 다른 세계를 두루 거치면서 뛰어난 업무처리와 온화한 인품으로 인기가 높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무수석 인사와 관련,“일찌감치 박재완 수석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변호사 출신의 이석연 법제처장과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행시 23회 동기생이다. 이 처장은 행시에 합격한 후 사시를 다시 쳐 법조계로 진출한 케이스. 후배들로부터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로 손꼽힐 정도로 감사원 안팎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남 총장은 내부조직 화합 차원의 인사로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행정안전부의 정남준 2차관, 김장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이재균 국토해양부 2차관,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하영제 산림청장도 행시 23회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좌하는 ‘쌍두마차’인 최중경 1차관과 배국환 2차관 모두 행시 22회다. 복수차관을 둔 기획재정부의 경우 1·2차관이 모두 한 기수에서 배출된 셈. 최 차관은 세계은행(IBRD) 이사를 지내다 인수위 활동을 거쳐 차관으로 발탁됐다.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 출신인 배 차관은 김대기 통계청장과 차관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 최종 낙점됐다. 배 차관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 전남 강진 출신으로 다산에 대해 조예가 깊다. 대전청사에는 허용석 관세청장과 김대기 통계청장이 22회다. 허 청장은 재경부 세제실장을 지냈다. 김 청장은 참여정부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내면서 그동안 차관급 인사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로 이번에 발탁됐다. 노동부 정종수 차관도 동기생이다. 최광숙 박승기기자 bori@seoul.co.kr
  • [이명박-노무현- 김대중 초기내각 해부] MB내각 아들 병역면제율, 국민 평균보다 최고 5배 높아

    [이명박-노무현- 김대중 초기내각 해부] MB내각 아들 병역면제율, 국민 평균보다 최고 5배 높아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 대한 병역 검증은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부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관급 이상 병역 면제율이 노무현 정부 때보다 높아진 데 이어 장관 2세들의 병역 면제율은 국민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영국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가 아프가니스탄 교전 지역 근무를 자원, 군 복무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로 칭송받은 것과 대조된다. ●장관급 2세 24명 중 3명 면제… 5명은 유학 등으로 미뤄 서울신문이 병무청 공직자 병역신고 사항과 인사청문회 자료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의 장관급 이상 22명 2세들의 병역 이행 실태를 분석한 결과, 병역 이행 대상자 24명 중 15명이 병역 의무를 이행했거나 복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9명 가운데 3명은 과체중과 질병 등의 사유로 면제(12.5%)받았고,1명은 미국 국적자,5명은 유학 등을 사유로 징병 검사나 입영 연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무청에서 밝힌 나이대별 국민 평균 병역 면제율은 29세(1979년생) 5.8%,24세(1984년생) 2.5%,20세(1988년생) 2.3%다. 장관 자제의 병역 면제율은 최근 10년간 일반인에 비해 최저 2배에서 최고 5배까지 높은 셈이다. 면제받은 3명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장남, 김성호 국정원장의 장남,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장남 등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1남2녀는 모두 미국 국적자로 병역의무 이행대상이 아니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병역 면제, 이중 국적 등과 연루된 고위공직자를 임용함으로써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회의,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청장과 부처 차관 등 43명의 차관공직자 2세의 경우, 병역 이행 대상자 37명 가운데 2명(5.4%)이 면제였다. 정남준 행정안전차관의 장남은 2006년 불안전성 대관절로 면제를 받았고, 어청수 경찰청장의 장남은 2001년 6급(질병 미공개)을 받아 면제됐다. ●장관급 이상 병역 검증 여전히 부실 한편 여성부 장관을 제외한 장관급 이상 병역 이행 대상자 21명의 33.3%인 7명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만수 기획재정(고령)과 김경한 법무(독자), 이만의 환경(생계곤란), 정종환 국토해양(장기 대기), 원세훈 행정안전(질병), 전광우 금융위(질병) 등 6명과 노무현 정부 출범부터 감사원장을 맡고 있는 전윤철 감사원장(질병)이다. 이는 병역 이행 대상자 18명(여성 2명 제외) 가운데 33.3%인 6명이 면제받은 김대중 정부출범 당시와 같다.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의 경우, 대상자 19명(여성 3명 제외) 중 26.3%인 5명이 면제받았다.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의 병역면제율이 노 정부에 비해서는 다소 높아진 것이다. 차관급의 경우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차관을 제외한 대상자 42명 중 병역 면제자는 3명(7.1%)에 그쳤다. 박종구 교육과학기술 차관이 고도근시, 김장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중이염,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생계곤란으로 각각 면제받았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소영, 강부자라는 논란과 달리 병역은 국민이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보편적 의무”라면서 “이는 이명박 정부 내각의 검증시스템 부재를 보여주는 것으로 병역 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 50% 줄여”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 50% 줄여”

    “국민이 힘들어도 월급은 받잖아요?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 절반은 줄일걸요?”(이명박 대통령) “한쪽에선 없애고 다른 쪽에선 슬쩍 새 규제를 만드는 게 현실이죠.”(육동한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10일 오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가 진행된 과천정부청사 1동 8층 국무회의실. 이명박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경제살리기’ 해결책을 뽑아내느라 분위기는 뜨거웠다. 틀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나 규제완화, 물가안정, 감세 등 국정과제 현안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 기강잡기’의 고삐는 더 바짝 당겼다. 모두 발언의 대부분을 공직자의 안일한 자세에 대한 매서운 질타로 채웠다. 특유의 유머 뒤로 송곳 같은 지적을 쏟아내는 ‘이명박식 화법’에 공무원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오전 7시30분부터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우며 시작한 회의는 3시간 가까이 ‘토론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허심탄회한 의견 개진을 당부하며 “상의를 벗자.”고 제의했다. 치솟는 ‘물가문제’가 첫 번째 화두였다. 강만수 장관이 “서민들의 체감 물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김동수 차관보는 “피부 물가와 지수 물가에 다소 차이가 있다.”며 보완책을 마련 필요성을 보고했다. 규제 완화를 놓고도 허심탄회한 의견이 오갔다. 강 장관은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이유가 뭔지 고민해야 한다.”고 발제했고, 육동한 정책조정국장은 “한쪽에서는 규제를 없애고 다른 쪽에서는 슬그머니 규제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법 핑계 대지 말고 공직자 자세만 달라져도 규제의 50%는 줄일 수 있다.”며 공직사회의 개혁과 변화를 촉구했다. 여행수지 적자와 관련해서는 최근 지방공항에서 골프관광객들의 짐이 많아 항공기가 제때 이륙하지 못했던 일을 소개하면서 “해외 토픽감”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고속도로 톨게이트 방문 경험을 들며 “하루 오가는 차량이 220대인데 사무실에 직원까지 근무하더라. 차라리 무료로 통과시켜 주면 사무실 유지비나 직원 급여는 절약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의 ‘철밥통’ 인식도 정조준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은 잘못되면 부도가 나고 직원들에게 봉급을 못 준다.”고 빗대면서 기업 최고경영자(CEO)형 사고를 주문했다. 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Early bird’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Early bird’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파격 행보가 연일 관심거리다.‘만년 은행장 후보’에서 감독기구 수장이 된 이후 기존의 관행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8일 있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오찬도 관심을 끌었다. 전 위원장은 우선 금융위는 물론 금융 공기업의 출근 시간을 앞당겼다. 전 위원장은 오전 7시에 업무를 시작하는 ‘얼리 버드’(Early bird·일찍 일어나는 새)로 유명하다.“필요한 사람만 신축적으로 출근 시간을 앞당기면 된다.”고 말했지만 대부분 일찍 나와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문제는 퇴근시간이다. 야근이 잦아 출근시간이 앞당겨지면 근무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원들은 더 괴로울 것 같다. 직원들과의 수평적 대화, 겸손함 등이 임원의 주요 덕목이 되기 때문이다. 전 위원장은 2004년 출간된 ‘왕도는 없고 정도만 있다’에서 ‘겸즉진(謙卽進·겸손하면 앞으로 나아간다)’을 강조했다. 이 책에서 전통적 관리체계에 익숙해 있는 조직일수록 상대방이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며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고 언어폭력을 쓰는 경우가 심하다고 지적했다.“그저 결재 도장을 들었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무례하게 다루고 좌절시키는 상사야말로 기업 생산성을 낮추는 주범”이라고까지 썼다. 전 위원장은 스스로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7일 금융위 업무 보고에서 임원들에게 와이셔츠 차림으로 메모나 1∼2페이지 보고를 당부했다.“당연한 관습처럼 생각한 많은 것을 과감히 놓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업무 과정에서 다른 부처와의 대립각도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전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의 상징적인 조직개편이므로 최대한 힘을 실어 주겠다.”면서 “나한테 각을 세워도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문제를 과도한 온정주의나 정서법으로 풀어서는 곤란하다. 물이 더워서 죽는 고기는 많아도 차가워서 죽는 고기는 별로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장관들 현장방문 전시행정 안 돼야

    창조적 실용주의를 내건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관가에 현장 중심 바람이 불고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새 정부의 장관들은 주말인 8일에도 ‘노 홀리데이’ 강행군을 이어 갔다고 한다. 한 총리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소방서와 남양주 소재 중앙119구조대를 방문했다. 지난주 재래시장을 찾았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에는 판교 신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원자재 품귀현황을 파악했다. 취임 일성으로 ‘발로 뛰는 현장중심 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일요일인 9일 저소득층의 난방지원 사업과 가스안전시설 현장을 점검했다. 인사 청문회와 정부 조직개편 처리 등으로 뒤늦게 공식일정을 시작한 새 정부 각료들이 주말도 없이 민생현장 챙기기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대통령의 실용행보에 발맞추려는 장관들의 현장 챙기기가 결국 전시행정에 그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정상 장관들이 현장에서 머무는 시간은 극히 짧다.10분 정도 현장을 둘러보고 현장 관계자로부터 브리핑 듣는 것이 전부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업인들을 괴롭히는 ‘전봇대’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이런 식의 건수 채우기식 현장 방문이라면 안 하는 게 낫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자 한다면 수박 겉핥기식의 현장 방문은 지양해야 한다. 그래야 일하는 정부, 섬기는 정부의 정신을 살리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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