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靑 정책·홍보·정무기능 강화
●2실장 8수석 6특보 체제로 개편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정책실장을 신설하고 윤진식 경제수석이 맡도록 했다. 또 신설된 홍보수석에는 이동관 대변인, 정무수석에는 박형준 홍보기획관, 민정수석에는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을 각각 내정하는 등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했다. 사회정책수석에는 진영곤 여성부 차관, 교육과학문화수석에는 진동섭 한국교육개발원장이 기용됐다.
인사비서관이 승격된 수석급인 인사기획관과 대통령 연설과 메시지 관리를 맡는 메시지기획관, 국제경제보좌관이 대통령실장 직속으로 신설됐다. 메시지기획관에는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이 유력하다.
신설된 정무특보와 정보기술(IT) 특보에는 맹형규 정무수석과 오해석 경원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가 각각 발탁됐다. 경제특보에는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과학기술특보에는 이현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이 내정됐다. 이로써 청와대 참모진은 기존 ‘1실장, 8수석, 1처장(경호), 1기획관, 4특보’ 체제에서 ‘1실장, 1정책실장, 8수석, 1처장, 2기획관, 1보좌관, 6특보’ 체제로 개편됐다.
이번 청와대 인사에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책실장 신설이다. 윤 수석이 정책실장을 겸임하면서 정책사령탑과 대통령 부실장 역할을 맡게 돼 정책의 통합·조정 기능을 강화했다. 정책실장이 경제, 사회정책, 교육과학문화, 국정기획 등 관련 수석들이 참여하는 ‘정책조정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주재하게 된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과 함께 사실상 ‘2실장 체제’를 구축했다. 각종 정책을 보다 체계적으로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치권과 스킨십 강화 초점
홍보기능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홍보와 공보 기능을 통합해 효율적인 정부 홍보 기능을 강화했다.
홍보의 경우 기존 수석이었던 대변인과 수석급이었던 홍보기획관실이 통합돼 홍보수석이 신설됐다. 대변인도 홍보수석 산하에 배치하고 비서관으로 전환해 박선규 언론2비서관과 김은혜 부대변인을 내정함으로써 청와대 대변인 사상 최초로 남녀 공동대변인 체제를 갖췄다.
●조직비대·회전문 인사 지적
정무기능을 ‘3중 체제’로 개편한 것도 특징이다. 박형준 정무수석이 ‘당(黨)·정(政)·청(靑)’ 간의 소통 기능을 맡고 전임 맹형규 정무수석은 신설된 대통령 정무특보로 옮겨 정무활동을 보완한다. 여기에다 정무장관까지 신설될 경우에는 청와대와 정부 내 3개 자리를 통해 정무활동을 펼치게 된다. 그동안 정무기능이 약하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개편이다. 여의도 정치권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포석으로 이해된다. 정무장관에는 한나라당 주호영·임태희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조직이 종전보다 짜임새있게 됐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정책실장, 인사기획관, 홍보수석 신설 등은 참여정부 때의 청와대 직제와 비슷한 면이 많아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석급 이상 자리는 종전보다 3개 늘어난 13개가 돼 조직이 비대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여기에다 핵심 측근들을 이리저리 돌려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없지않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