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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규 농협금융 신임 회장 “농민·국민 위한 금융회사로 경쟁력 있는 그림 그리겠다”

    신동규 농협금융 신임 회장 “농민·국민 위한 금융회사로 경쟁력 있는 그림 그리겠다”

    자산 240조원 규모의 금융지주회사를 이끌게 된 신동규(61) 농협금융 신임 회장은 20일 “일단 믿고 맡겨 달라.”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그림을 그리겠다.”고도 했다. 농협금융의 1대 주주인 농협중앙회는 이날 서면으로 주주총회를 열어 신 내정자를 하루 만에 공식 선임했다. 이로써 신 회장의 임기(2년)는 곧바로 시작됐다.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선언해 앞길이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은 신 회장을 전화로 만났다. 신 회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농협 주총서 공식 선임… 2년 임기 시작 →마음이 무겁겠다. -첫날부터 (언론 등에서) 너무 두들겨맞아 (회장직을 수락한 게)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고사했다던데. -사나흘 전에 회장직 제안을 구체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민간 금융인이 농협금융을 이끄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고사했다. 솔직히 정권 말인 점도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왜 마음을 바꿨나. -어제 회추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고 해 만났다. 그랬더니 (회추위원 5명) 만장일치로 추대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며 선택을 강요하더라. 농민 대표도 두 분 계셨는데 그분들도 도저히 수락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로 몰고 갔다. →농협금융을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아직 업무 파악이 덜 됐지만 농협금융이 농민과 국민을 위한 금융회사가 돼야 한다는 것, 그 목표를 위해 경쟁력 있는 그림을 그려 나가겠다는 것만은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노조가 ‘낙하산’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몸으로 때워야지 어쩌겠나(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솔직히 내가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이기는 하지만 (경제관료 퇴직 후) 이미 10년을 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으로 민(民)에서 보냈다. ●6대금융 회장 PK출신 싹쓸이 논란도 →은행연합회장 때도 노조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나쁜 것도 있었고 좋은 것도 있었다. →강만수 KD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과 경남고 동문이다. 6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부산·경남(PK) 출신이어서 ‘싹쓸이’ 비판도 있다(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경남 하동,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부산이 고향이다). -강 회장님은 고교 선배이자 관료 선배여서 많은 걸 배운다. 하지만 밀어주는 관계는 아니다. 김 회장과 문 고문은 2년 후배다. (금융) 격전지에 들어가는데 너무 비판만 하지 말고 좀 지켜봐 달라.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농협금융 회추위, 신동규 차기 회장 내정

    농협금융 회추위, 신동규 차기 회장 내정

    경제관료 출신의 신동규(61) 전 은행연합회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됐다.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농협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9일 신 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신 후보가 정부 출자 문제 등 농협금융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추진력과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신 내정자가 재정부 관료, 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 민·관 경력을 두루 갖춰 농협금융의 특수성을 잘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애초 회추위에서는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을 막판 후보군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농협중앙회 노조의 반발이 거세고,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 농협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탓에 두 사람을 추천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정치적 색채가 옅고 민관에서 두루 경험을 해본 제3의 인물인 중량급의 신 후보가 대안으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증현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도 후보에 올랐으나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내정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차기 농협금융 회장은 민간 출신 금융인이 맡는 게 좋겠다며 고사했으나 회추위의 거듭된 권유로 마음을 돌렸다.”고 밝혔다.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급작스러운 사임으로 지난 12일 구성된 회추위는 7일 만에 회장 후보 추천 작업을 마쳤다. 회추위는 수차례 회의를 열어 50명 안팎의 후보를 검증했다고 했지만, 후보들에 대한 면접도 거치지 않아 졸속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허광 농협 노조 정책실장은 “신 후보는 ‘청와대 돌쇠’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라면서 “은행연합회장 시절 금융기관 사측을 대표하는 금융사용자협의회장을 맡으면서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간 전력도 있어 출근 저지 등 회장 선임 저지를 위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 내정자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과 더불어 금융계의 대표적인 경남고 인맥으로 분류된다. 행정고시 14회로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지금은 동아대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신 내정자는 주주총회 등 남은 선임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 ▲1951년 경남 거제 출생 ▲경남고·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영국 웨일스대 금융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제학 박사 ▲14회 행정고시 합격 ▲재무부 자본시장과장·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한국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 “위기극복 금리 인하론 안돼 시간 걸려도 고용창출 우선”

    “위기극복 금리 인하론 안돼 시간 걸려도 고용창출 우선”

    “금리를 내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를 넘을 유일한 방법은 일자리 창출이다.”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의 훈수다.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경제위기가 고조되면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충격”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권 실세들의 ‘릴레이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부 관료 출신인 박 회장도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현 위기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박 회장은 이번 위기가 공급 과잉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돈, 철강, 곡식, 원유 등 지구상에 부족한 것이 없다. 넘쳐나는 재화를 소비하지 못하면서 세계 경제는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해결책과 관련, 박 회장은 인위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는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때문에 발생한 대공황과 성격이 다르다.”면서 “금리를 내려 돈을 푼다고 해도 소비가 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화적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유럽이나 미국 가계는 금리를 내리면 빚을 내서 소비하지만, 동양의 사고방식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극단적으로 일본 국민들은 금리가 내려가면 노후를 걱정해서 더 저축에 매달린다. 한국과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늘려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법이라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교육, 관광, 의료 등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유럽 위기가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두 차례 큰 위기를 넘긴 경험이 있지만 유럽의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처음 겪어보는 위기이고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어 사태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Weekend inside] 한계봉착·후임내정說·說·說… 농협에 무슨 일이

    [Weekend inside] 한계봉착·후임내정說·說·說… 농협에 무슨 일이

    출범한 지 석 달여 만에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잇따라 교체할 처지에 놓인 조직이 있다. NH농협금융지주회사다. ‘50년 만의 대수술’이라며 신용(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을 야심차게 분리해 새 간판을 단 게 불과 지난 3월 2일의 일이다. 그런데 노조는 총파업을 벼르고 있고, 사외이사는 줄사퇴하고, 회장마저 더는 못 하겠단다. 9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 농협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신충식 회장 사의는 짜여진 각본? 농협금융지주 측은 오는 11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신충식 회장은 전날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된 만큼 (농협)은행장 직만 맡고 (지주) 회장 직은 내놓겠다.”며 사의를 공개 표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외이사가 2명이나 사의를 표명해 이사회가 파행 위기인 데다 노조가 다음 달 총파업을 예고해 ‘안정’과는 거리가 먼 상태다. 신 회장이 밝힌 사의 사유가 ‘진실’이라면 무책임의 극치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노조 문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통합노조의 상대는 농협중앙회인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우세하다. ‘한계 봉착설’도 있다. 신 회장이 고려대 출신이라고는 해도 농협에서만 잔뼈가 굵어 사업구조 개편(신·경 분리) 마무리를 위해 정부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능력과 인맥의 한계를 느껴 두 손을 들었다는 분석이다. 주로 관(官)쪽에서 나오는 얘기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신 회장이 ‘버겁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신 회장이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이른바 5대 천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부담을 많이 느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그런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자진 사퇴쪽으로 몰아가는 양상”이라며 오히려 ‘사전각본설’을 제기했다. 신 회장에게 겸직을 시킬 때부터 일정 기간 후에 회장 직은 내놓기로 사전에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애초 회장 직과 은행장 직을 분리하려다가 ‘낙하산 논란’ 등으로 체념했고, 신 회장이 굳이 회장실이 아닌 은행장실을 주로 이용했으며, 사의 표명 뒤 하루 만에 임시 이사회 날짜가 잡히는 등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가장 무게가 실리는 해석이다. 이미 염두에 둔 후임자가 있다는 내정설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의문은 있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점이다. 출범 100일을 계기로 좀 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사를 영입, 조직을 추스르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지만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른 ‘천왕’들의 거취조차 불투명한 시점인지라 적절한 교체 타이밍은 아니라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초대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말 농협중앙회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갈 길 먼데… 풀어야 할 숙제 산적 배경이 어찌됐든 농협금융은 새 회장부터 뽑아야 한다. 회추위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하는 1명, 사외이사 2명, 지주이사회가 추천하는 외부전문가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겸직 논란에 사외이사를 그만두기로 한 이만우 의원(새누리당)과 이장영 한국금융연수원장은 일단 11일 임시 이사회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농협금융 측은 “회장부터 뽑는 게 급한 만큼 두 분 사외이사에게 사퇴 시점을 늦춰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칫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구성해야 하고, 회추위도 꾸려야 하는 농협금융으로서는 ‘죽을 맛’이다. 정부 출자 문제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정부가 지원키로 한 총 5조원 가운데 1조원은 현물 출자다. 산은금융지주 주식 5000억원어치와 한국도로공사 주식 5000억원어치를 받기로 했지만 국회 동의 절차(산은지주)와 배당률(도로공사) 협상을 끝내지 못해 최종 마무리가 안 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관료 출신 등) 낙하산 회장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총파업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태도다. 정부는 농협에 국민세금을 지원하는 만큼 경영개선 이행각서 체결은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경영 부실로 지원받는 것도 아닌데 구조조정 등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농협개혁안을 마련한 농협개혁위원회에 참여한 황의식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각서 체결 당사자는 중앙회라 금융지주쪽이 파업할 명분이 약하다.”며 “경영진은 타협이 아니라 단호한 대처를, 정부는 출범한 경제지주 사업체제의 안착을 위한 감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전경하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퍼펙트 스톰/주병철 논설위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개별적으로 위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태풍 등이 특이한 자연현상과 맞부딪치게 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닌 재해로 발전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퍼펙트 스톰의 주요 요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기상용어인 퍼펙트 스톰은 1991년 핼러윈(10월 31일)날에 미국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1시간가량 떨어진 글라우스터라는 항구도시에서 소형 고기잡이배(안드레이 게일호)가 열악한 기상 조건에도 불구하고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실종돼 어부 전원이 사망한 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2000년 영화로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유가 및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물가 상승 등이 겹쳐지면서 ‘경제용어’로도 사용됐다. 경제학계에서 퍼펙트 스톰을 가장 많이 사용한 학자는 단연 ‘닥터 둠’(Doctor Doom·파국을 예언하는 박사)으로 유명한 뉴욕대 루비니 교수다. 그는 며칠 전에도 블룸버그통신 헤드라인을 통해 “아무리 늦어도 2013년쯤에는 퍼펙트 스톰과 같은 경제 재난이 세계 경제를 강타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4가지 요소로 재정 적자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와 마비, 중국 경제의 잠재성장 정체, 유로존 부채 위기, 일본 경제 침체 등을 꼽았다. ‘원조 닥터 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66)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등도 퍼펙트 스톰을 자주 언급하는 사람들이다. 국내에도 퍼펙트 스톰 발생 가능성과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유럽 사태에 대해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도 5일 “지금의 위기상황은 대공황보다 심각하다.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던 대공황 때와 달리 지금은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야기된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철저하게 대비하자는 의도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지닌 무게를 감안하면 가볍게 던진 화두인 것 같지는 않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로서는 “경제의 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온다.”고 예언한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교수의 말을 새겨볼 만하다. “미국은 해마다 포퓰리즘 지수가 올라간다. 그래서 미국정치가 문제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유럽발 위기 대공황보다 심각 글로벌 불균형탓…오래 갈 것”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이 5일 “지금의 위기 상황이 대공황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던 대공황 때와 달리 지금은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원인 때문에 야기된 위기인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올 국내 경기 점진적 하향 예상 중동과 아프리카 출장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한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경제·금융위기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풀어놓았다. 그는 “올해 국내 경기는 유럽발 위기의 영향으로 점저(점진적인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상저하고’(상반기에는 낮지만 하반기에 회복되는 경기 흐름) 전망은 수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강 회장은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가 2500선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유럽 위기의 심각성 때문에 나는 적어도 1700선까지 떨어진다고 봤고, 결국 내가 맞았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강 회장은 이번 위기를 ‘개미와 베짱이’에 비유했다. 미국과 남유럽은 빚을 내서 흥청망청 소비하고, 독일·중국·일본 등은 죽어라 일(생산)하는 글로벌 불균형 때문에 문제가 터졌다는 것이다. 그는 “위기를 해결하려면 선진국은 생산을 늘리고, 신흥국은 소비를 늘려야 하는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면서 “대공황 때에는 유동성(돈)만 공급하면 해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어서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은 민영화 다음 정권서 결정할 일”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골드만삭스 아시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는데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한국이 가장 덜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한국을 브릭스와 같은 급의 역동적인 신흥국으로 평가했다.”면서 “2008년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 유럽, 일본이 푼 4조 2000억 달러의 유동성이 갈 곳은 결국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추진 중인 산업은행 기업공개(IPO)에 대해 “시장의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올해 안에 IPO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IPO가 민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개인적으로 정부가 산은 주식의 ‘50%+1주’ 이상을 갖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면서 “민영화 여부는 다음 정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하반기 별 호전 없거나 악화”

    “하반기 별 호전 없거나 악화”

    한국 경제가 올해 상저하고(상반기에는 낮지만 하반기에는 높은) 성장을 할 것이라는 게 국내외 경제 연구기관의 공통된 전망이지만 금융권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는 훨씬 나쁘게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 나아지지 않거나 나아지더라도 기대만큼은 아닐 거라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4일 11명의 시중 은행장을 대상으로 올해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한 긴급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저하고’라고 예상한 은행장은 3명에 불과했다. 은행장들은 대외적으로는 유럽 재정 위기 확산, 대내적으로는 내수 부진과 가계 부채를 하반기 우리 경제를 뒤흔들 요인으로 꼽았다. 은행장 6명은 ‘상저하중’이라고 답했고 3명은 ‘상저하고’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도 낮고 하반기에도 낮은 ‘상저하저’(‘점진적 하향’ 포함)라는 비관적인 예측을 한 은행장도 2명 있었다. 시중 은행의 한 관계자는 “행장들은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실무진 사이에서는 ‘상고하저’의 시각이 우세하다.”면서 “상반기 사정이 그나마 나았고 유럽 위기가 실물 경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는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경기는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0명의 행장은 유럽 재정 위기 확산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최대 위협 요인이라는 데 동의했다. 단 1명만 중국 경착륙을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A은행장은 “글로벌 경제는 유럽 지도자들이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대내적인 위협 요인에 대해서는 내수 부진이라는 답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3명)와 가계 부채(1명)가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은행의 주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연체율은 증가하는 상황에 대한 행장들의 걱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2명은 11월 대선 일정 등 정치적 리스크를 우려 요인으로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동결론이 8명(73%)으로 우세했다. 인하해야 한다는 답변이 2명, 인상해야 한다는 답변이 1명이었으나 이들도 0.25% 포인트 미만(2명)의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장들은 하반기에 가계 대출 증가율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가계 대출을 하지 않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9곳 가운데 6곳의 행장이 가계 대출 증가율을 조절하겠다고 답했다. 서민·실수요 대출은 계속하되 적정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2명, 줄이지 않겠다는 답변은 1명이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설문에 참여하신 분 강만수 산업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리처드 힐 한국SC은행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가나다순)
  • [공직열전 2012] (7) 기획재정부(상)

    [공직열전 2012] (7) 기획재정부(상)

    기획재정부는 위기관리대책회의, 물가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등을 주재하는 선임 부처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에는 장관이 부총리급이었다. 지금도 정책을 조율하지만 힘은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정책조정기능을 예산 담당 차관 밑에 두는 조직개편을 지난해말 단행했다. 경제정책 기능에 예산을 더했지만 금융정책이 분리된 현 조직은 처음 시도된 형태다. 재정부 내에 국제금융은 남아 있다. 글로벌 시대에 금융을 국내와 국제로 나눈 터라 다음 정권에는 조직이 개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세제·금융의 재무부(MOF)와 예산·정책의 경제기획원(EPB)은 재정부 인맥을 관통하는 양대 축이다. 총리실 산하 기획처가 1954년 MOF로 흡수통합되면서 금융·세제·예산을 총괄하는 거대 부처가 생겼다. 이어 1961년 예산과 기획 부문을 분리해 EPB가 만들어졌다. 1994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될 때까지 두 조직은 30년 이상을 서로 견제해왔다. 시장 자율과 큰 틀을 중시하는 EPB, 관치에 가까운 관리감독을 선호하는 MOF. 철학의 차이가 컸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EPB와 MOF의 갈등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털어놨다.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의 권고를 받아들여 재정경제원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 일부 기능이 옮겨가고 재정경제부가 됐다. 한때 통합됐지만 분리됐고, 다시 합쳐졌지만 정권이 바뀌면 분리될 가능성이 큰 조직, EPB와 MOF의 통합 조직이다. 현 정권 들어 재정부의 초대 장관은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장이 11개월, 윤증현 전 장관이 2년 5개월 재임했다. 박 장관은 6월초면 1년이 된다. 두 전 장관이 MOF 출신이지만 박 장관은 감사원 9년, 세제실 2년 근무에 성균관대 교수 출신이라는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의외의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신제윤 제1차관은 2008년 3월부터 3년간 국제업무관리관을 맡으면서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었다. G20 활동과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당시 쌓았던 해외 네트워크가 절대적 자산이다. 부하들의 신망도 두터워 2004년부터 무보직 서기관급 이하 직원들이 뽑는 존경하는 상사에 5년(2006~2010년) 연속 뽑히기도 했다. 김동연 제2차관은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주경야독으로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모두 갖춘 예산맨으로 통한다. 글 솜씨도 뛰어나다. 주형환 차관보는 워커홀릭으로 뛰어난 업무추진력을 갖고 있다.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금융국장으로 근무하면서 각종 시장안정조치 마련에 주력했다. 조용한 성품의 홍동호 재정업무관리관은 일본 도쿄대를 국비유학으로 다녀오고 일본 내각부에 근무한 경험도 갖춘 일본통이다. 김규옥 기획조정실장은 강만수 장관 시절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예산 전문가다. 이석준 예산실장은 MOF 출신이지만 부하들의 자발적 노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으로 예산실에 안착했다. 예산실에 MOF의 특성을 가미, 올해 재정부 국·실 대항 체육대회에서 예산실이 1위를 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백운찬 세제실장은 금융업계의 물밑 방해를 뚫고 세제실의 오랜 숙원이었던 금융세제팀을 만들어 전·현직 세제실장 모임에서 박수를 받은 강단의 소유자다. 스포츠 마니아로 유명한 김익주 무역협정국대책본부장은 국제금융 전문이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3년 연속 존경하는 상사에 뽑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민간인 사찰 ‘판도라 상자’ 열리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이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서 지난 2010년 1차 수사 때와 달리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윗선’에 한 걸음 다가선 모양새다. 특히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 명인 진경락(45·구속)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총괄기획과장이 수사의 열쇠 역할을 하고 있다. 판도라 상자를 열고 있는 것이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8월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뒤 지난해 2, 3월쯤 면회온 K의원 등에게 증거인멸 책임과 관련, “xxx, xxx, xxx를 수갑채워서 여기(교도소) 데리고 와야 한다. 진범을 모두 잡아넣어야 한다.”면서 죄를 부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민정수석실 xxx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나가면 수석들, 비서관을 모두 손보겠다.”며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구치소 접견기록과 교도소 면회 녹취록을 통해 진 전 과장의 진술을 확인했다. 2010년 당시 민정수석실은 권재진(현 법무부 장관) 수석과 수사기관 업무 조정을 맡은 김진모(현 서울고검 검사) 민정2비서관,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구성됐었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11월 1심에서 실형, 이듬해 4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될 때까지 8개월가량 수감생활을 했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의 접견기록 확인과 관련, “정황은 인정하되 직접적인 증거로는 부족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청와대와 총리실 핵심부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비판한 여야 정치인을 표적 사찰한 문건이 담긴 전 전 과장의 이동식 외장 하드디스크를 압수수색 때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 전 과장이 여동생 집에 보관해 온 문제의 하드디스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2009년 9월 16일과 10월 14일 ‘해야 할 일’이라는 파일에는 ‘백원우·이석현 관련 후원회, 동향, 지원 그룹이 실체가 드러나도록 보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백 의원은 같은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 대통령에게 ‘살인자 사죄하라.’고 고함을 쳤고, 이 의원은 6월 이 대통령의 서울 이문동 떡볶이집 방문 뒤 “이 대통령은 떡볶이집에 가지 마라, 손님이 안 온다.”고 비난했다. 뒷조사 대상에는 정권 초기 이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여권 인사들도 등장했다. 같은 해 1월 21일 작성된 문건에는 ‘사하구청장 조정화, 현기환(초선·사하갑) 의원이 대통령 비방. 친박 쪽으로 9일 상경. 국회의원은 현 의원을, 산하단체는 광주은행 감사(정두언과 친함)를 타깃으로’라고 적혀 있다. 현 의원은 친박계 의원으로 2008년 11월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킨 이 대통령에게 “밑바닥 정서를 모른다.”고 비판했고, 정 의원 역시 2008년 초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영준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 대해 “권력을 사유화했다.”고 비난했던 터다. 검찰 관계자는 “사찰 문건에 드러난 사례는 모두 스크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강만수 회장 인기 상한가

    강만수 회장 인기 상한가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인기가 요즘 그룹 안에서 연일 상한가다. 숙원인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끌어낸 데 이어 ‘무점포 은행’(KDB다이렉트)이라는 혁신 상품으로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임직원에게 보너스도 두둑히 안겼다. 그런데 이 보너스를 계약직 직원들에게도 나눠줘 다시 한번 금융권의 화제가 되고 있다. 산은은 정부의 ‘2011년 공공기관 자율경영 이행실적 평가’에서 우수 등급 등을 받은 데 따른 인센티브를 2500여명의 모든 임직원에게 9일 지급했다고 이날 밝혔다. 원래 인센티브는 은행 규정상 정규직만 받게 돼 있다. 하지만 강 회장이 “영업이익 등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게 정규직 직원들의 힘만으로 됐겠느냐.”며 비정규직과의 ‘공유’를 제안했다. 이에 노조도 흔쾌히 동의했다. 이 바람에 보너스는 한달 기본급의 100%에서 93%로 감소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창구 직원(텔러) 등 계약직 직원 450여명도 목돈을 손에 쥐게 됐다. 산은 직원들이 이번에 챙긴 1인당 보너스는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500여만원이다. 강 회장은 “정해진 파이를 여러 사람이 나누다 보니 각자의 몫이 줄었지만 그래도 누구 하나 인상 쓰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보너스 가운데 일부는 각자 자율적으로 KDB나눔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이 먼저 앞장서 기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내가 얼마 내겠다고 하면 임직원들에게는 그게 가이드라인이 된다.”며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강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운전기사와 청소 용역원들의 휴게실을 만들어줬다. 얼마 전에는 직장 내 어린이집도 개원했다. 한 직원은 “사내 복지에 쏟는 (강 회장의) 관심이 각별하다.”면서 “정치권이나 금융권에서는 (강 회장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그룹만 놓고 보면 역대 회장 가운데 단연 인기 최고”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KDB산업 ‘다이렉트 예금’·기업 ‘中企 초저금리 대출’ 돌풍… 시중銀·국책銀 입씨름

    KDB산업 ‘다이렉트 예금’·기업 ‘中企 초저금리 대출’ 돌풍… 시중銀·국책銀 입씨름

    요즘 금융권의 최고 화제는 KDB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예금이다. 파격적인 고금리로 시중자금을 쓸어 담고 있다. 기업은행은 우량 중소기업에 초저금리로 대출해 주며 최근 가장 뜨거운 영역인 ‘기업 고객 쟁탈전’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국책은행이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다. 국책은행들은 “금융의 사회공헌이자 발상의 전환”이라고 맞선다. ●KDB예금 7개월 만에 1조원 흡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다이렉트 예금은 1일 현재 9800억원(4만 2000계좌)을 유치했다. 출시 7개월 만에 1조원의 시중자금을 빨아들인 것이다. 덕분에 산은 예수금은 올 들어 3월까지 2조 5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증가액(5조 6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의 야심작이기도 한 ‘다이렉트 상품’은 점포 없이 운영된다. 고객이 직접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가입한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4.3~4.5%다. 아무 때나 넣고 뺄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에도 이자를 연 3.5%나 준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3월 중 예금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71%다. 최대한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4% 초반 수준인 시중은행 상품보다 이자가 높다 보니 뭉칫돈들이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銀 3% 후반 금리 대출로 ‘우위’ 기업은행도 우량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3% 후반대까지 낮췄다. 강력한 경쟁자인 농협(4.11%), 외환(4% 초중반), 국민(4.8%) 은행의 최저 금리보다 훨씬 낮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산은이나 기은 모두 정상적인 금리 체계가 아니다.”라며 “국책은행들이 시장 질서를 교란하니 시중은행들이 죽을 맛”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낚시꾼이 떡밥 던지듯 (국책은행들이) 비상식적인 금리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비상식적 금리로 고객 유인” 시중은행들의 계속되는 공격에 산은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이렉트 예금이 무점포 상품이다 보니 점포 개설에 드는 비용(1곳당 연간 15억~20억원)을 고객에게 이자로 돌려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No)마진이 아니라 저(低)마진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이렇게 조달한 돈은 영세 상인이나 청년창업가 등 금융 약자의 대출 재원으로 쓰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56.7%)이 시중은행 평균(22.0%)보다 높고, 유동성 비율(LCR)도 개선해야 해 개인예금 확대가 절실한 산은의 속사정도 있다. ●산은 “무점포 상품”·기은 “정책자금 활용” 산은 관계자는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익) 장사에 안주해 온 시중은행들로서는 아차 싶을 것”이라면서 “앞에서는 공격하고 뒤에서는 따라하기에 나서고 있다.”고 역공했다. 시중은행들은 무점포 뱅킹인 스마트 브랜치 개설을 앞다퉈 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여신지원본부 관계자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진흥자금 등 값싼 정책자금 덕분에 3% 후반대의 중기 대출이 가능한 것”이라면서 “시중은행들도 얼마든지 정책자금을 취급할 수 있는데 마진이 박해 외면해 놓고는 이제 와 딴소리”라고 어이없어했다. 이어 “최근에는 시중은행들이 오히려 초저금리로 기업은행의 우량 기업고객을 빼내 가고 있어 우리가 죽을 맛”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K9 “벤츠E클래스·BMW5 나와”

    K9 “벤츠E클래스·BMW5 나와”

    “기아자동차가 10년을 준비한 대형 세단입니다. 마음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K9 신차발표회’에서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신차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룹 총수로서 무슨 각오를 한 듯 모처럼 신차 발표회에 참석한 것은 3년 만이다. 정 회장은 2002년 단종된 ‘엔터프라이즈’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대형 세단인 K9을 BMW, 벤츠 등 고급 세단의 ‘대항마’로 점찍었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사장단 회의에서 “K9의 성능은 유럽 차와 견줘도 대등하다.”면서 “판매 전략을 잘 짜서 수출에 힘을 쏟으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등 500여명이 ‘정 회장 회심작’의 탄생을 축하했다. 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K9은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세계 시장에서 기아차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완벽한 품질을 바탕으로 미래 자동차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2008년부터 4년 5개월간의 연구와 520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K9은 국내 차종보다는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 등 명차들을 정조준했다. 디자인은 ‘직선의 단순함’에 고급스러움과 섬세함으로 날렵하면서도 우아함을 더했다. 에쿠스의 플랫폼을 이용한 K9은 긴 후드(엔진룸 덮개)와 짧은 트렁크 데크로 안정적이면서 스포티한 유럽식 정통 세단의 모습을 닮았다. 차체와 실내공간은 동급 수입차를 압도한다. 3045㎜의 긴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실내공간 크기와 비례)와 5090㎜에 이르는 긴 차체가 유명 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K9의 심장은 3.3 및 3.8 GDi 엔진이며, 변속기는 8단 후륜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람다 V6 3.3 GDi 엔진은 최고출력 300마력에 연비 9.6㎞/ℓ이고, 람다 V6 3.8 GDi 엔진은 최고출력 334마력에 연비 9.3㎞/ℓ에 달한다. 힘과 배기량 등에서는 경쟁 차종보다 한 수 위다. 최첨단 안전 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국내 최초로 주행 중 차량 후측방 사각지대와 후방의 장애물을 사전 감지해 알려주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이물질로 타이어의 구멍이 생길 때 자동으로 메워 주는 셀프실링 타이어도 장착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앞유리에 자동차 속도 등 주행정보를 표시하는 장치)를 비롯해 ‘어댑티브(주변의 밝기 등에 따라 변하는) 풀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도 국내 처음 적용됐다. 가격은 3.3 모델이 5300만~6500만원, 3.8 모델이 6350만~8750만원이다. 현대차 제네시스(4211만~7718만원)보다는 비싸지만 에쿠스(6741만~1억991만원)보다는 싸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국내에서만 1만 8000여대가 판매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총 2만 5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국책은행들 “중동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제2의 중동 붐’을 언급한 뒤 국책은행들의 중동 진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산업은행은 12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모자(母子) 병원 설립을 추진 중인 서울대병원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은은 금융지원과 컨설팅 등을 담당하게 된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은 행장이 MOU 체결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각별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산은은 이달 초 이슬람권에서 가장 큰 이슬람개발은행과도 MOU를 맺었다. 중동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에 금융 지원을 주선하고 중동 인프라 공동펀드도 설립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미 중동 은행 10여곳과 MOU를 맺었다.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등 금융 지원의 터를 닦았다. ‘오일 머니’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사우디 리얄화로 2억 달러어치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안에 UAE 최대 은행인 두바이내셔널뱅크와 MOU를 맺을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대출받을 때 지급보증 등의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병원의 해외 진출이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제한됐는데 이번 MOU를 계기로 중동 등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됐으면 한다.”면서 “산은도 금융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경제 브리핑] 산은 창립 58주년 영국필 내한공연 개최

    [경제 브리핑] 산은 창립 58주년 영국필 내한공연 개최

    산업은행은 창립 58주년 기념 고객 초청 행사로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을 개최했다. 세계적인 지휘자인 마젤(왼쪽)은 런던 금융계 고위 인사를 통해 강만수(오른쪽) KDB금융지주 회장에게 특별 요청, 이번 공연을 성사시켰다.
  • 강만수 “HSBC 서울지점 인수 사실상 끝났다”

    강만수 “HSBC 서울지점 인수 사실상 끝났다”

    산업은행의 HSBC 서울지점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점 1층에서 열린 어린이집 개원식에서 HSBC 서울지점 인수와 관련, “사실상 얘기를 마쳤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최근 영국에서 더글러스 플린트 HSBC 회장을 만나 인수 협상을 빨리 마무리하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날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직장 보육시설인 ‘KDB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지난해 48명의 고졸행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고졸채용’ 바람을 일으켰던 산업은행이 직장 보육시설 확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점 1층에서 열린 어린이집 개원식에서 “보육을 희망하는 직원 전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보육 부담을 줄여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이 조성되면 정부의 저출산 해소정책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어린이집 개원 과정을 세심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9월 여직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보육 문제로 고민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장 내 어린이집을 추가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산업은행은 2007년부터 바로 옆 건물인 정책금융공사 건물에 어린이집을 운영했지만, 정원(49명)이 적고 이마저도 정책금융공사 직원과 공동으로 사용해 직원들의 수요를 맞추지 못했다. 새로 문을 연 KDB어린이집은 산업은행 본점 1층에 마련됐다. 691㎡ 크기로 6개 보육실, 실내놀이터, 도서관, 식당 등을 갖췄다. 정원 90명에 모두 23명의 보육교사가 배치돼 교사 1명당 아동의 비중이 3.91명 정도로 낮은 편이다. 산은 관계자는 “일반 어린이집보다 늦은 밤 9시까지 문을 열어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어린이집 개원을 계기로 업계 전반에 직장 보육시설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09년 기준 1.1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4명보다도 낮다. 육아 부담은 저출산 문제와 여성의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45.8%가 직장 보육시설을 가장 도움이 되는 제도로 꼽고 있다. 그러나 직장보육 서비스 의무 사업장 833곳 가운데 직장에 어린이집을 설치한 비율은 37.5%에 그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광장] 숫자 속에 길이 있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숫자 속에 길이 있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올 해 총선과 대선, 이명박 정부의 공(功)·과(過) 평가와 맞물려 정치권이 온통 복지로 쏠리고 있다. 정부는 재정 지킴이를 자처하며 포퓰리즘에 맞설 태세이나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정치권이 내걸고 있는 기치가 ‘경제 민주화’, 즉 양극화 해소와 불평등 완화에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워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세원을 확대해 세수를 증가시켜야 한다.”는 성장론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조차 “트리클 다운(낙수) 효과가 전혀 없었다. 낙수효과가 작동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시장과 정부의 실패를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복지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맞는 방향일까.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은 9위다. 재정적자는 28위, 실업률은 33위일 정도로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성적이 훌륭하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설계자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나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라는 전례 없는 악재 속에서도 선전했다고 장담하는 근거다. 지난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1%로 노무현정부 때의 4.3%보다 낮지만 OECD 평균 0.3%보다는 월등히 높다 하지만 사회형평성 지수(2000년대 말 기준)에서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소득불평등 상태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315로 불평등 순위가 14위다. 중위 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상대적 빈곤율은 일곱번째로 높다. 생계곤란 비중은 15위, 공공 사회지출은 GDP 대비 7.5%(OECD 평균은 19.3%)로 바닥권인 33위다. 경제규모에 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출에 인색하다는 뜻이다. 보건지출 역시 GDP 대비 6.5%(OECD 평균은 9%)로 31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부패지수는 21위, 타인에 대한 신뢰지수는 25위, 소수집단에 대한 관용성은 28위, 국가기관 신뢰지수는 32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 밖에 합계출산율은 34위, 여성고용률은 27위, 보육등록률은 20위이며, 공공지출에서 가족급여로 돌아가는 몫은 GDP 대비 0.66%(OECD 평균은 2.2%)로 꼴찌다. 성별 임금격차는 OECD 나머지 회원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1위다. 국민이 국가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탓에 국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낮다 이 명박 정부 들어 악화된 지표는 다른 부분에서도 확인된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기업가처분소득의 연간 실질증가율은 19.1%였으나 가계가처분소득 증가율은 1.6%에 불과했다. 기업과 가계의 소득 양극화가 심화된 이유다. 30대 대기업그룹의 총자산은 2007년 37조원에서 2010년에는 55조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개인은 생존을 위해 여기저기서 빚을 끌어쓰다 보니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섰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73배로 전년의 5.66배에 비해 악화됐다. 중위소득의 50~150%인 중산층 가구비중은 64.0%로 전년의 64.2%보다 0.2% 포인트 감소했다. 그런가 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2.6%(40만 4168원)에서 2010년 15.1%(54만 2946원)로 확대됐다.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2007년 7.8%(7만 9243원)에서 2010년 7.4%(8만 5735원)로 제자리걸음이다. 이처럼 소득 간 교육비 지출격차가 계속 확대됨에 따라 저소득층의 신분 상승은 갈수록 요원하다. 가난이 대물림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차기정부의 정책 초점은 기업과 개인 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를 줄이는 데 맞춰져야 한다. 기회의 균등, 패자 부활전, 시장 실패부분에 대한 정부 개입 강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재정 지출 강화 등에 우선순위가 부여돼야 한다. 이것이 숫자가 주는 교훈이다. djwootk@seoul.co.kr
  •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MB맨들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MB맨들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주변을 지켰던 핵심 실세들은 취임 4년을 지나면서 빠르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이 대통령을 만든 원로그룹인 ‘6인회’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멤버들이 속속 전면에서 물러나며 와해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 대통령의 친형으로 ‘상왕’, ‘영일대군’,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던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은 보좌관 박배수씨가 구속되면서 지난해 12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사실상 정계를 은퇴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후견인)로, 이상득 의원의 친구이기도 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측근의 수뢰 의혹으로 22일 눈물의 퇴임식을 가졌다. 이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린 의혹을 받고 이달 중순 의장직에서 사퇴한 뒤 검찰 수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되는 처지에 몰렸다. ‘정권의 2인자’로 불렸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특임장관을 지냈지만, 지금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당에서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상태다. 6인회 멤버 가운데서 김덕룡 전 청와대 국민통합특보는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는 사례도 속출했다. 대선 캠프 때부터 참여해 정권 창출에 공헌했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이국철 SLS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도 저축은행 구명 로비 대가로 로비스트 박태규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효재 전 정무수석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지시 의혹을 받고 이달 물러나 박 의장과 함께 검찰수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됐다. 청와대 출신들도 자리가 많이 바뀌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포퓰리즘을 비판하며 정치적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때문에 올해 대선 경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왕수석’이라는 말을 들으며, 임기 초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던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새누리당에 입당하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뒤 부지런히 표밭을 갈고 있다. ‘MB의 책사’로,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인 박형준 전 정무수석도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부산 수영구로 돌아가 권토중래를 외치고 있다. 김희정 전 대변인도 부산 연제에서 자신의 고토를 회복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 김형준 전 춘추관장(부산 사하갑)을 비롯해 이상휘(포항북), 이성권(부산진을), 정문헌(속초·고성·양양), 김연광(인천 부평을) 등 전 청와대 비서관들도 총선에 뛰어들었다. ‘MB노믹스’를 주도했던 경제 분야 인물들은 비교적 건재한 모습이다. 현 정부 들어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지낸 강만수 산업은행지주회장, 국가브랜드위원장을 거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자문교수 그룹 출신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 브리핑] 산은, 롯데카드와 제휴 체크카드 출시

    산업은행이 22일 롯데카드와 제휴해 현금인출·계좌이체 서비스와 할인·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는 ‘KDB롯데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결제계좌에 50만원 이상 입금하거나 잔액을 100만원 이상 유지하면 모든 금융회사의 CD·ATM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의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출시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늦어도 올해 4분기에는 (산은지주의) 기업공개를 하겠다.”며 연내 상장 방침을 재확인했다.
  • MB정부 전·현 재정부 장관 ‘경제정책 실패론’ 반박

    MB정부 전·현 재정부 장관 ‘경제정책 실패론’ 반박

    이명박(MB) 정부의 전·현직 기획재정부 장관들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예기치 못한 금융위기 때문에 ‘747(7%대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 공약’이 무산된 것이지 허풍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육상경기에서도 순풍을 받고 달릴 때와 역풍을 헤치고 달릴 때의 기록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지 않는다.”며 운을 뗐다. 이어 “대부분의 선진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반면 우리나라는 위기 이전에 비해 9% 이상 성장할 정도로 양호한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교과서적 회복’이라 할 만큼 모범적으로 위기에 대응해 왔고 우리 경제의 위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는 “서민들 살림살이는 여전히 어렵다.”며 “정부는 지난 4년과 마찬가지로 남은 1년 최선을 다해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MB정부의 초대 재정부 장관이자 ‘MB노믹스’ 설계자로 꼽히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이날 산은 체크카드 출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깥에서는 한국 경제의 성공을 말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말하고 있다. 스스로 너무 비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극화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내수산업 발전에 대한 현 정부의 노력이 미흡했던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반대 세력의 압박이 지나친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지난 20일 한국경제학회가 마련한 공동학술대회 전야제에 참석해서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현 정권의) 비전이었던 ‘747 공약’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MB노믹스 실패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강 회장은 “감세 정책의 본질은 ‘성장을 통한 증세 정책’인데 우리나라에선 ‘부자 감세’라는 잘못된 꼬리표를 달았다.”며 “많은 비판을 받아 온 고환율 정책도 우리의 구상이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채택된 것”이라고 거듭 옹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얼룩진 승부의 세계] 연봉 1억 3000만원 신인왕 승부조작 늪에… 왜

    [얼룩진 승부의 세계] 연봉 1억 3000만원 신인왕 승부조작 늪에… 왜

    박준범(24)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월 24일이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던 그를 인터뷰하러 경기 안양시 호계동에 있는 프로배구 KEPCO 숙소에 갔다. 198㎝, 90㎏의 거구는 연신 수줍어하며 질문에 답했다. 기자가 박준범을 다시 만난 것은 2010~11시즌 V리그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해 4월 19일이었다. 식장에 들어가기 전 수상 소식을 귀띔해주자 그는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범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 박준범이 프로배구 승부 조작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영구 제명됐다. 그가 수의를 입고 호송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며 기자의 머릿속에는 큰 물음표가 하나 생겼다. 부친은 현대자동차서비스 창단 멤버로 명성을 날렸고, 본인 역시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해 신인왕까지 탄 프로 2년 차다. 부족한 것 하나 없던 박준범이 도대체 왜 승부 조작의 늪에 빠졌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답을 종합하면 박준범은 먼저 승부조작에 연루 된 김상기(구속) 등 팀 선배들 때문에 가담하게 됐다. 박준범의 대학 스승인 박용규 한양대 감독은 “선배들과 같은 방을 쓰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 제의를 받은 것 같다. ‘다들 하는 것이니 괜찮다’고 해서 믿었다더라.”고 말했다. 선후배 관계 때문에 강만수 당시 KEPCO 감독이나 부친 박형용씨에게 말하지 못했다. “운동선수들은 의리를 중요시한다. 선배들이 곤란해질까 봐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박 감독은 전했다. 그러나 박준범이 가담을 요청받은 것은 아니었다. 구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중간 브로커와 공모한 염순호는 은퇴 뒤에도 후배들에게 자주 술을 사주며 친분을 유지했다. 박준범의 한양대 시절 동료는 “선배들이 억지로 시킨 건 아니었고 준범이가 형들과 어울려 지내다 보니 발을 담근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선수는 “대학 시절 준범이는 돈 씀씀이가 헤픈 것도 아니었고 도박과도 거리가 멀었다. 돈 때문에 했을 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범은 KEPCO에 입단하면서 당시 루키 최고 연봉(1억 1000만원)을 받았고, 올 시즌에도 1억 3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박준범이 승부 조작 대가로 챙긴 돈은 두 차례에 걸쳐 800만원이다. 지난해 스포츠계는 프로축구 승부 조작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선수들을 상대로 이와 관련된 교육을 했더라면, 혹은 비밀을 보장하는 자진 신고 제도를 운영했더라면 박준범의 선택은 크게 달라졌을지 모른다. 연루된 선수들이 검찰에 구속된 뒤에야 허둥지둥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KOVO와 배구계 역시 팬들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구 제명된 박준범은 프로로 다시 복귀할 수도 없고 지도자도 될 수 없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평생 코트에서 살아온 스물넷 청년은 “배구로 돈을 많이 벌어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다.”던 꿈을 이룰 수 없게 됐다. 검찰이 구속영장 재청구를 포기하면서 대전 부모 집에서 지내는 박준범은 전화기를 꺼두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박형용씨는 “아버지임을 떠나 배구인으로서 사과드린다. 잘못한 일에 대한 처분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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