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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신뢰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혁신을”

    “경찰 신뢰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혁신을”

    “위원장으로서 3년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경찰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일입니다. 제가 취임하자마자 경찰위원회가 부패 척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경찰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도 그런 차원입니다.” 지난 7월 제8대 경찰위원장으로 취임한 성낙인(62)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깨끗한 경찰’이 되기 위한 경찰조직 내부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기혁신을 강조했다. 그게 전제되지 않고서는 경찰의 위상이 절대로 높아질 수 없다고 했다. 경찰위원회는 경찰행정에 대한 심의·의결기관이다. 성 위원장은 1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강남 룸살롱 업주와의 조직적 유착비리 사건 등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매우 곱지 않다.”고 진단하고 “썩은 부분이 있다면 약만 투여하지 말고 메스로 가차 없이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논란이 된 경찰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사찰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경찰이 개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했다면 그 자체가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안 후보가 특정 술집에 드나들었다거나 여자와 데이트를 했는지 등을 경찰이 조사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건 큰 문제입니다. 경찰은 개인의 사생활을 캐라고 있는 조직이 아니니까요.” 대선 후보들에게는 아동 성범죄 등 강력범죄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구체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이를테면 대통령 직속 사회안전망구축위원회와 같은 조직을 만들겠다고 대선 후보들이 국민과 약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 위원장은 “기본적으로는 경찰이 올바로 서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후견인 역할을 하겠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란 점에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특별한 기회’ 3차 경찰공무원 공채…1037명 선발 사전 분석

    ‘특별한 기회’ 3차 경찰공무원 공채…1037명 선발 사전 분석

    지난 8일 마감한 원서 모집에서 2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3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은 최근 거의 없었던 특별한 기회다. 지난 5~6년간 경찰공무원 채용은 1년에 두 차례가 전부였다. 올해 초 경찰청이 채용시험 일정을 발표할 때도 3차는 예정에 없었지만, 강력범죄가 빈발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채용인원도 일반공채 남성 622명, 여성 155명, 전·의경 140명, 경찰행정 120명으로 모두 1037명에 이르러 1, 2차 채용인원을 뛰어넘는 대규모다.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평균 78.6대1 정도인데, 8월 25일 필기시험이 치러진 2차 채용에서는 1차 선발인원보다 모집 규모가 줄어 8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20일 예정인 3차 모집 필기시험의 난이도는 평이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문각 남부경찰학원의 공병인 강사는 10일 경찰학개론 과목에 대해 “올해 1, 2차 채용에서 경찰학개론은 전체 20문제 가운데 법조문이 7~8문제, 판례가 1~2문제, 내용이론이 10문제 정도로 출제됐다.”며 “3차 시험에 대비해서 법조문과 기출문제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 2차 시험에서 판례는 승진 및 경찰간부시험에서 이미 출제되었던 신뢰보호의 원칙 등이 다시 나왔고, 법조문은 개정법률 및 행정규칙 등이 출제되었다. 내용이론은 기존에 출제된 것을 변형하여 단답형이 아닌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주로 나왔다. 문제의 난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박스 문제가 많아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체감 난도는 높았을 수 있다. 형법 과목에 대해 함승한 강사는 “1, 2차 시험에서 형법은 판례 위주로 나왔고, 3차 역시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이론과 미수, 예비음모와 같은 주요 도표는 반드시 익혀야 할 내용이다. 또 새로운 교재를 보기보다는 1, 2차 채용 시험에서 본 교재를 다시 한번 꼼꼼히 보는 것이 고득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2차 채용 시험에서는 형법 판례 문제가 지엽적이고, 쉽게 보기 어려운 것이 나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형사소송법 과목에 대해 이승준 강사는 “매년 마지막 시험의 난이도는 무난하게 출제되는 편”이라며 올해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의 경찰승진 기출문제와 함께 지난 3년간 최신 판례를 정리하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판례가 그대로 문제로 출제되는 일도 있으므로 최신 판례까지 꼼꼼하게 정리하고 문제풀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응용력을 키워야 한다. 경찰행정법 과목은 1차 경찰행정 특채에서 중요법령 및 판례가 출제됐고, 특히 최신 판례가 많이 나왔다. 수사 과목에 대해 안태영 강사는 “수사총론에서 13~15문제, 각론에서 5~7문제가 출제된다.”며 “개정된 법령·규칙에 유의하고, 최근 사고가 빈발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 과목에 대해 오태진 강사는 “1, 2차 시험과 마찬가지로 3차 채용 시험도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차 시험에서는 18문제가 눈에 익은 기출문제였다. 변별력을 위해 생소한 개념을 묻는 문제도 있었으나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맞는 것은 몇 개인가?’와 같이 정확한 지식을 알아야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는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영어 과목은 1차 시험은 평이했으나 2차 시험에서는 단문형식 및 어휘 규정이 많이 출제됐다. 3차에 대비해서는 기본적인 문법과 기출 어휘를 반복학습하고, 1차 시험에서 출제됐던 중단문의 독해 기출문제를 풀이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다. 필기시험을 끝낸 순경 2차 채용은 오는 22~26일 면접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종합격자는 필기 50%, 체력 25%, 면접 20%, 가산점 5%를 합산하여 결정된다. 순경 면접은 1차 단체면접과 2차 개별면접으로 나뉜다. 지방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인별로 약 15~30분 진행된다. 단체면접에서 그동안 나온 질문을 종합해 보면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시민의 불법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도 피의자가 도망가는데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대처방법은?’ 등이 있다. 개별면접에서는 지원 동기, 지원하고 싶은 부서, 전공, 군대 등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이 많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조직의 리더나 장이 되어본 경험, 봉사활동 경험, 상사와의 의견충돌, 자기희생 경험 등을 물어 공직적합성과 인성을 검증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037명 3차 경찰공무원 합격비법 알고 보니…

    1037명 3차 경찰공무원 합격비법 알고 보니…

    지난 8일 마감한 원서 모집에서 2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3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은 최근 거의 없었던 특별한 기회다. 지난 5~6년간 경찰공무원 채용은 1년에 두 차례가 전부였다. 올해 초 경찰청이 채용시험 일정을 발표할 때도 3차는 예정에 없었지만, 강력범죄가 빈발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채용인원도 일반공채 남성 622명, 여성 155명, 전·의경 140명, 경찰행정 120명으로 모두 1037명에 이르러 1, 2차 채용인원을 뛰어넘는 대규모다.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평균 78.6대1 정도인데, 8월 25일 필기시험이 치러진 2차 채용에서는 1차 선발인원보다 모집 규모가 줄어 8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20일 예정인 3차 모집 필기시험의 난이도는 평이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문각 남부경찰학원의 공병인 강사는 10일 경찰학개론 과목에 대해 “올해 1, 2차 채용에서 경찰학개론은 전체 20문제 가운데 법조문이 7~8문제, 판례가 1~2문제, 내용이론이 10문제 정도로 출제됐다.”며 “3차 시험에 대비해서 법조문과 기출문제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 2차 시험에서 판례는 승진 및 경찰간부시험에서 이미 출제되었던 신뢰보호의 원칙 등이 다시 나왔고, 법조문은 개정법률 및 행정규칙 등이 출제되었다. 내용이론은 기존에 출제된 것을 변형하여 단답형이 아닌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주로 나왔다. 문제의 난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박스 문제가 많아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체감 난도는 높았을 수 있다. 형법 과목에 대해 함승한 강사는 “1, 2차 시험에서 형법은 판례 위주로 나왔고, 3차 역시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이론과 미수, 예비음모와 같은 주요 도표는 반드시 익혀야 할 내용이다. 또 새로운 교재를 보기보다는 1, 2차 채용 시험에서 본 교재를 다시 한번 꼼꼼히 보는 것이 고득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2차 채용 시험에서는 형법 판례 문제가 지엽적이고, 쉽게 보기 어려운 것이 나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형사소송법 과목에 대해 이승준 강사는 “매년 마지막 시험의 난이도는 무난하게 출제되는 편”이라며 올해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의 경찰승진 기출문제와 함께 지난 3년간 최신 판례를 정리하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판례가 그대로 문제로 출제되는 일도 있으므로 최신 판례까지 꼼꼼하게 정리하고 문제풀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응용력을 키워야 한다. 경찰행정법 과목은 1차 경찰행정 특채에서 중요법령 및 판례가 출제됐고, 특히 최신 판례가 많이 나왔다. 수사 과목에 대해 안태영 강사는 “수사총론에서 13~15문제, 각론에서 5~7문제가 출제된다.”며 “개정된 법령·규칙에 유의하고, 최근 사고가 빈발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 과목에 대해 오태진 강사는 “1, 2차 시험과 마찬가지로 3차 채용 시험도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차 시험에서는 18문제가 눈에 익은 기출문제였다. 변별력을 위해 생소한 개념을 묻는 문제도 있었으나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맞는 것은 몇 개인가?’와 같이 정확한 지식을 알아야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는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영어 과목은 1차 시험은 평이했으나 2차 시험에서는 단문형식 및 어휘 규정이 많이 출제됐다. 3차에 대비해서는 기본적인 문법과 기출 어휘를 반복학습하고, 1차 시험에서 출제됐던 중단문의 독해 기출문제를 풀이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다. 필기시험을 끝낸 순경 2차 채용은 오는 22~26일 면접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종합격자는 필기 50%, 체력 25%, 면접 20%, 가산점 5%를 합산하여 결정된다. 순경 면접은 1차 단체면접과 2차 개별면접으로 나뉜다. 지방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인별로 약 15~30분 진행된다. 단체면접에서 그동안 나온 질문을 종합해 보면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시민의 불법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도 피의자가 도망가는데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대처방법은?’ 등이 있다. 개별면접에서는 지원 동기, 지원하고 싶은 부서, 전공, 군대 등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이 많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조직의 리더나 장이 되어본 경험, 봉사활동 경험, 상사와의 의견충돌, 자기희생 경험 등을 물어 공직적합성과 인성을 검증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정략 뛰어넘는 국감으로 수권능력 보여라

    19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어제 시작됐다. 국회는 상임위원회별로 오는 24일까지 559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을 상대로 지난 1년간의 정책 및 예산 집행의 잘잘못을 따지게 된다. 해마다 국정감사가 시작될 때는 여야 모두 정책감사와 민생감사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정치 공방과 부실감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20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수백개의 기관을 감사하는 현재의 국감 시스템으로는 내실 있는 감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아, 국감 무용론이나 국감 개혁론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1년에 한 차례 정부와 공공기관이 국회의 집중적인 견제와 감시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유용성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는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정도 앞둔 상황에서 실시된다. 이 때문에 국감장이 여야의 대선 대결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여야 의원들이 피감기관이 아니라 대선 후보들에 대한 ‘검증’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이미 박 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이자 문 후보가 몸담았던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인 정재성 변호사,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전 2대주주 원종호씨 등을 국감증인으로 채택해 놓은 것이 그런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국감은 정치가 아니라 정책 평가의 장이 돼야 하고, 국감의 대상은 정부기관이지 대선 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여야 의원들은 명심해야 한다. 올해처럼 중요한 정책 현안이 산적한 국감 시기도 많지 않았다. 가정과 기업, 국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국내외의 경제 및 금융 위기 상황과 경제·사회적 양극화, 꽉 막힌 남북관계와 갈등이 고조되는 동북아시아 정세, 끊임없이 이어지는 강력범죄와 성범죄, 흔들리는 교육 현장 등 국회가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국정현안이 잔뜩 쌓여 있다. 또 이번 국감은 이명박 정부 임기 중의 마지막 국감이다. 따라서 지난 1년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5년간의 정책과 예산 집행을 결산해 보는 장이 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대선을 앞둔 여야는 집권 후에 실행할 각종 정책 구상들을 가다듬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성범죄 선정 보도 지양하고 사형제 등 이슈 선도 역할을”

    “성범죄 선정 보도 지양하고 사형제 등 이슈 선도 역할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소장)는 26일 제54차 회의를 열어 ‘성범죄 및 사형제 존폐 문제’에 대한 보도 내용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성범죄 사건에 대한 자극적 보도를 지양해 줄 것과 사형제 폐지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서울신문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아동 성범죄 무방비 시대’ 시리즈나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기획도 시의적절하고 매우 좋다.”면서도 “성범죄 보도 시 상처 입은 가족을 다시 찾아가 부관참시(剖棺斬屍)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섭(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올해 들어 성범죄가 갑자기 증가한 것인지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한 건지 근본적 의문이 있다.” 면서 “선정적인 부분을 집중 보도할 것이 아니라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성자(책만들며크는학교 대표) 위원은 성범죄 무방비 시대 시리즈 마지막회를 다룬 9월 6일자 ‘성폭력당한 사람 피해자냐 생존자냐’ 기사를 예로 들며 “그동안 가해자 중심의 기사만 보다가 소외된 피해자의 호칭 부분을 다뤄줘서 크게 도움이 됐다.”면서 “좀 더 지면 할애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형제 논쟁이 있었는데 어느 시점에서든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면서 “리더십을 앞세워 이슈를 발굴하고 선점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사형 집행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없었는데 전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이룬 흉악 범죄자는 처단해야 한다.”면서 “서울신문이 이런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명해 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사형제 폐지에 대해 인권유린과 강력범죄 예방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면서 “활발한 논의의 장을 열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어느 한 곳에서 보도하면 너도나도 보도하는 ‘보도 포퓰리즘’을 경계하며 균형감을 지니는 게 필요하다.”면서 “언론이 성범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인권, 더 나아가 권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범죄 피해자 심리 치유”

    강력범죄 피해자의 심리 치유를 담당하는 ‘스마일센터’가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다. 법무부는 24일 오전 11시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서 부산 스마일센터 개소식을 갖는다. 개소식에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법무부 인권국장, 부산 백병원장 등이 참석한다. 스마일센터는 ‘묻지마 범죄’를 포함한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방화, 폭력) 피해자와 가족에게 심리치료 및 임시 보호시설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부산 센터는 법무부가 예산 전액을 지원하고 백병원이 위탁 운영한다. 지원 대상은 강력범죄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일상 생활이 어려워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이다. 지원을 요청하면 센터 측이나 검사의 의뢰에 따라 정신 상담과 심리평가, 재활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심리치료는 물론 유관기관 지원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모두 28만 3905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그동안 적절한 치료 및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 피해자의 내면적인 고통을 보다 빨리 효과적으로 치유하기 위해 2013년 2곳, 2014년 3곳을 새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7대 지검 소재지(서울, 부산, 수원, 인천, 광주, 대구, 대전)에 스마일센터가 추가 설치되고, 이어 강원·충북·전주·제주 지역에도 한 곳씩 마련될 예정이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여친 헤어지자 하자 “성관계 영상 뿌리겠다”

    여친 헤어지자 하자 “성관계 영상 뿌리겠다”

    “남자 친구의 집착이 너무 심해서 두 달 전 헤어졌어요. 처음에는 밤마다 울면서 전화해 매달렸는데 전화도 안 받고 만나 주지도 않자 ‘성관계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더군요. 정말 온라인에 뿌릴까봐 걱정돼 다시 연락하긴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다녀야 할지 막막합니다.”(22세 여자 대학생) “술만 마시면 때리는 남자 친구한테 지쳐서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술에서 깨고 나면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데, 술에 취하면 다시 욕설을 퍼붓고 뺨도 자주 때려요. 자살하겠다, 우리 부모님을 해코지하겠다,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다 등등 가족들 얘기까지 꺼내니 무서워서 매몰차게 못 끊겠어요.”(29세 여자 직장인) 지난 7월 울산 두 자매를 살해한 김홍일(27)의 범행 동기는 “헤어지자.”는 언니의 말 한마디였다. 지난 16일 경기 성남에선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20대가 모녀에게 차례로 흉기를 휘둘렀다. 사랑에 눈이 멀어 벌이는 ‘치정’(痴情)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과거 또는 현재의 애인에 의해 죽거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 6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애인을 상대로 한 살인(미수 포함), 강도, 강간, 방화 등 강력범죄는 2007년 483건에서 2008년 521건, 2009년 608건, 2010년 636건, 2011년 655건 등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애인 사이에 벌어지는 강간이나 폭력의 경우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수치는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인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에는 현 사회의 단면이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이주리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형제가 적은 환경에서 자기 중심적으로 자란 탓에 갈등 처리에 미숙한 경우가 많다.”면서 “원하는 걸 쉽게 소유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이별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로 전이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맞벌이 부모 밑에서 관대하게 교육받고 자란 아이들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고 이런 성향이 연애를 할 때도 투영된다.”고 지적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교육 전문가는 “아이들은 수행평가 점수 때문에 학교에서 싸움 한 번 안 하고 억압되며 자란다.”면서 “경쟁하며, 비교당하며, 억압되며 자란 아이는 괴팍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온순했던 사람이 애인의 이별 통보 후에 돌변하기도 한다. 류창현 한국분노조절센터 대표는 “자신에게 부족한 남성성을 여자가 모독했다고 여겨 엉뚱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송,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적인 문화를 쉽게 접하는 젊은 층은 문제가 생겼을 때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쉽다.”고 말했다. 전근대적인 성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경남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국장은 “젊은 세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구시대적이고 왜곡된 성의식으로 여자 친구를 소유나 통제 대상으로 삼아 힘으로 제압하는 일이 많다.”면서 실제 상담소 업무의 30%가 연인 간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헤어지자” 한마디에… ‘분노의 이별범죄’

    “헤어지자” 한마디에… ‘분노의 이별범죄’

    “남자 친구의 집착이 너무 심해서 두 달 전 헤어졌어요. 처음에는 밤마다 울면서 전화해 매달렸는데 전화도 안 받고 만나 주지도 않자 ‘성관계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더군요. 정말 온라인에 뿌릴까봐 걱정돼 다시 연락하긴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다녀야 할지 막막합니다.”(22세 여자 대학생) “술만 마시면 때리는 남자 친구한테 지쳐서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술에서 깨고 나면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데, 술에 취하면 다시 욕설을 퍼붓고 뺨도 자주 때려요. 자살하겠다, 우리 부모님을 해코지하겠다,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다 등등 가족들 얘기까지 꺼내니 무서워서 매몰차게 못 끊겠어요.”(29세 여자 직장인) 지난 7월 울산 두 자매를 살해한 김홍일(27)의 범행 동기는 “헤어지자.”는 언니의 말 한마디였다. 지난 16일 경기 성남에선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20대가 모녀에게 차례로 흉기를 휘둘렀다. 사랑에 눈이 멀어 벌이는 ‘치정’(痴情)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과거 또는 현재의 애인에 의해 죽거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 6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애인을 상대로 한 살인(미수 포함), 강도, 강간, 방화 등 강력범죄는 2007년 483건에서 2008년 521건, 2009년 608건, 2010년 636건, 2011년 655건 등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애인 사이에 벌어지는 강간이나 폭력의 경우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수치는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인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에는 현 사회의 단면이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이주리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형제가 적은 환경에서 자기 중심적으로 자란 탓에 갈등 처리에 미숙한 경우가 많다.”면서 “원하는 걸 쉽게 소유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이별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로 전이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맞벌이 부모 밑에서 관대하게 교육받고 자란 아이들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고 이런 성향이 연애를 할 때도 투영된다.”고 지적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교육 전문가는 “아이들은 수행평가 점수 때문에 학교에서 싸움 한 번 안 하고 억압되며 자란다.”면서 “경쟁하며, 비교당하며, 억압되며 자란 아이는 괴팍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온순했던 사람이 애인의 이별 통보 후에 돌변하기도 한다. 류창현 한국분노조절센터 대표는 “자신에게 부족한 남성성을 여자가 모독했다고 여겨 엉뚱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송,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적인 문화를 쉽게 접하는 젊은 층은 문제가 생겼을 때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쉽다.”고 말했다. 전근대적인 성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경남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국장은 “젊은 세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구시대적이고 왜곡된 성의식으로 여자 친구를 소유나 통제 대상으로 삼아 힘으로 제압하는 일이 많다.”면서 실제 상담소 업무의 30%가 연인 간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음란물 찾아다니는 이들의 정체는?

    음란물 찾아다니는 이들의 정체는?

    “요즘 아동 성폭력 범죄 등 잇따른 강력범죄의 피의자들이 음란물을 즐겨 봤다는 뉴스를 전하며 더욱 사명감을 느낀다. 경찰 못지않게 하루에도 몇 시간씩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불법 음란물을 찾아 감시 및 신고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배씨 “수법 날로진화… 근본 대책 시급” 대구에서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는 배영호(49)씨는 8월 여름 휴가도 반납한 채 2주간 매일 5~6시간을 할애해 인터넷상 불법 음란물 및 유해정보를 찾아내는 데 집중했다. 그는 사이버 명예경찰인 ‘누리캅스’로 6년째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경찰청이 주관한 ‘인터넷상 음란물 신고대회’에서 2주간 2660건의 음란물을 경찰에 신고, 최고 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배씨를 비롯해 서울 성동구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는 문태화(2위)씨, 전주대 경찰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정희승(3위)씨에게 감사장과 포상금 30만~50만원을 13일 전달했다. 이번 음란물 신고대회는 2007년 인터넷상 각종 불법 유해 정보에 대한 감시 및 예방활동, 사이버 공간에서의 민·경 협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발족한 경찰 산하의 사이버 명예경찰 누리캅스 78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를 통해 음란정보 8226건 삭제 및 차단 조치가 내려졌고, 160건에 대해선 수사착수에 들어간 상태다. 1위를 차지한 배씨는 “불법 음란물 및 유해정보를 올리는 사람들의 수법이 다양해진 것은 물론이고, 내용의 수위도 굉장히 높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고기간 동안 1581건을 신고해 2위에 오른 문(39)씨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틈틈이 누리캅스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7년째 청소년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학교 폭력 및 유해정보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했다.”면서 “누리캅스 활동을 하면서 경찰은 물론이거니와 시민들 스스로 불법 유해정보에 대한 감시 및 신고의식을 높여 함께 윈윈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누리캅스 782명 2주간 8000건 적발 신고기간 동안 916건의 불법 음란물 및 유해정보를 신고해 3위를 차지한 정씨는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4학년 학생으로 미래의 경찰을 꿈꾸는 청년이다. 정씨는 “포르노 등 불법 유해물이 외국에서 넘어오는 경우들이 많아 단속과 제재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앞으로 사이버범죄 관련 법률 및 유해정보 신고 교육을 늘리고 지방청별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누리캅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검·경 ‘범죄자 DNA 정보 공유’ 엇박자

    경찰이 범죄자 유전자(DNA) 정보를 검찰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키로 했다. 검·경 사이에 DNA 정보 공조가 안 돼 중곡동 30대 주부 살인과 같은 참사를 낳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경찰의 희망이고 검찰은 이에 대해 영 마뜩잖아 하고 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강력범죄 대책 수립이 절실한 상황에서 검·경이 또다시 이견을 보임에 따라 이번에도 제도 개선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와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오는 24일 실무회의를 갖고 범죄자 DNA 실시간 정보검색 시스템 구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용의자 DNA는 경찰이 관리하고, 수형자들로부터 채취한 DNA 정보는 검찰이 보관하고 있다. 경찰은 DNA 정보를 검·경이 나눠 관리하기 때문에 신속한 범죄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용의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검찰의 DNA 정보 시스템인 ‘코드넷’을 우리 측 ‘딩스’와 연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현재와 같은 분리형 DNA 데이터베이스 관리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오는 24일 경찰과 만나기는 하지만 시스템에 특별히 변화를 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각 기관의 특성에 따라 DNA 정보를 적절히 활용하면 되는 것이고, 특히 수형자의 DNA 정보는 검찰이 관리해야 경찰이 모든 정보를 다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소지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도 검찰과 경찰이 각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면서 “중곡동 주부 살해범 서모씨 사건의 경우 시스템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경찰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검찰에 DNA 정보 조회를 의뢰하면 즉시 검색해 1~2분 내에 통보하고 있다.”면서 “경찰, 국과수의 감식 업무가 과도하다면 검찰이 이를 분담하는 등의 개선을 논의할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범죄자 DNA 정보 공유를 둘러싼 검·경의 줄다리기가 민생치안을 외면한 기관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범죄대응 강화가 한시가 급한데도 해묵은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국민은 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연일 불안에 떨고 있는데 검찰과 경찰이 자기들 권한 다툼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협조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검찰과 경찰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박성국기자 kimje@seoul.co.kr
  • “강력범죄 해결책은 복지 사회안전망 확충이 해답”

    “강력범죄 해결책은 복지 사회안전망 확충이 해답”

    “강력 범죄의 해결책도 결국 복지에 있습니다. 경찰관 수를 늘리고 교도소를 많이 짓는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드는 것이 결코 아니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북유럽 복지이론의 석학 스벤 호트(62·스웨덴)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되려면 그 해법을 사회복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트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범죄 예방은 근본적으로 경찰·교도소의 확충에 있는 게 아니라 생존 위험에 몰린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올 2학기부터 서울대 강단에 선 그는 스웨덴의 명문 스톡홀름대 교수를 거쳐 쇠데르턴대 부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1990년에 쓴 ‘스웨덴의 사회정책과 복지국가’는 복지이론의 필독서로 통한다. 1996년 스톡홀름대에서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가르친 인연으로 일본, 동유럽 등 여러 대학의 요청을 물리치고 서울대를 택했다.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는 일정한 비용이 들고 그 비용은 규모가 한정돼 있기 마련이지요. 정해진 비용을 스웨덴처럼 사전(事前) 복지에 투자하는 게 더 효과적인가 미국처럼 경찰, 교도소, 죄수의 인권 등 사후 관리에 쓰는 게 더 효과적인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호트 교수는 복지 때문에 재정난을 겪고 있는 남유럽의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복지 확대만 이야기하고 누구도 부담하지 않으려 하면 결국 스페인, 그리스처럼 국가 전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직장을 만들어 준다는 둥 무상 복지를 확대한다는 둥 선정적인 단어를 구사한다.”면서 “이들은 선거에서 뽑혀야 하기 때문에 포퓰리즘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스스로 말한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실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유권자들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경기 지역아동센터 학습도우미 제도 구멍 ‘숭숭’

    경기 지역아동센터 학습도우미 제도 구멍 ‘숭숭’

    10일 경기 평택시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 방과후 지도교사로 근무하던 공익근무요원 A(22)씨가 아동·청소년 음란물 유포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A씨는 아동센터 업무가 끝나는 밤이 되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성인 음란물은 물론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유포자로 이중생활을 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방과후 학습도우미 제도에 구멍이 뚫렸다. 어린 학생과 같이 생활하는 데도 엄격한 자격 기준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아동센터의 생활지도사나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2급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보조역인 학습도우미는 특별한 자격 요건이 필요치 않다. 이 때문에 선발 기준도 없고, A씨와 같은 공익근무요원들이 학습지도 보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경기도에 따르면 31개 시·군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학습도우미는 632명(여성 530명, 남성 102명)이다. 학습도우미는 경기도가 2006년 아동서비스 확대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학습도우미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방과후 아이들을 상대로 기초학습 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 임용 대기자, 우수자원 등을 자격 기준으로 삼고 있으나 일선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주부에서부터 대학생, 자원봉사자, 공익근무요원까지 필요에 따라 고용하고 있다. 특별한 자격 심사는 없다. 지자체와 아동센터가 까다로운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는 낮은 임금 때문이다. 매달 30여만원에 불과한 인건비로는 우수 인력을 고용할 수 없고, 생활지도사 등이 상주하기 때문에 범죄의 위험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A씨 사건이 발생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아이들 지도는 생활지도사가 전담하고, 학습도우미는 보조 역할만 한다.”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낮은 임금으로 인해 자격을 갖춘 우수 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기초적인 학습지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만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모(34·수원시 매탄동)씨는 “그렇지 않아도 최근 강력범죄가 너무 많아 불안한 상황인데 아동센터에서 지도교사를 하는 사람까지 믿지 못하면 아이들을 믿고 보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냐.”며 “아이들과 접촉하는 기관에서는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학습도우미들의 자격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을 갖춘 인력을 고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강력범죄대책’ 비웃듯…

    정부가 성폭력 강력범죄에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는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10대 여학생이 귀갓길에서 또 성폭행을 당했다. “백약이 무효”라는 한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1시 25분쯤 광주 광산구 장덕동 한 아파트 옆 공터에서 A(15·고1)양이 한 남성에게 끌려가 인근 원룸 공사장 2층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A양은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집에 가는데 낯선 남자가 갑자기 흉기로 위협하며 끌고 갔다.”고 말했다. A양은 이날 오후 7시쯤 하교해 집으로부터 4㎞ 정도 떨어진 수완지구 H마트 인근에서 친구들과 어울린 뒤 걸어서 귀가하다 변을 당했다. A양은 성폭행 충격으로 즉시 신고를 하지 못했고 집에 도착해서야 부모가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A양은 눈에 띄는 외상은 없지만 성폭행에 따른 정신적인 충격으로 극도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남성을 쫓는 한편 피해 학생의 몸에서 체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또 범행 현장에 세워진 차량의 블랙박스와 주변 폐쇄회로(CC)TV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나홀로 집에’ 아동 범죄 노출…“아이돌봄서비스 등 정부 나서야”

    나주 사건 등 대부분의 아동 상대 강력 범죄는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 원룸촌, 도시 변두리 등 서민층 거주지에서 집중적으로 생겼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서울 중랑구는 최근 3년(2009~2011년)간 38건의 어린이 성폭력이 터져 서울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중랑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국가보훈법 등의 지원을 받는 한부모 가족 주민수가 10만명당 평균 1430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중랑구는 지난해 어린이 실종사고도 258건이 발생해 노원구(305건), 강서구(260건)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생계유지를 위해 가장이 집을 자주 비우다 보니 낮 시간 동안 아동이 홀로 방치되면서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동 성범죄 예방을 위해선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수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공동육아를 목표로 만들어진 마포구 성미산마을에는 약 1000명의 주민이 살면서도 10년 넘게 강력범죄가 없다. 4개의 어린이집과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잦은 교류를 통해 끈끈한 공동체를 구축한 덕분이다. 아이돌봄서비스 강화 등 아동 청소년보호를 위한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경남 통영의 김점덕사건 피해 아동은 한부모 가정의 아이로 지원 1순위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했다. 나홀로 아동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사전교육이나 훈련 없이 배치되고 있는 아동안전지킴이, 학교배움터 지킴이에 대한 폭력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어린이 보호구역·도시공원·놀이터에 연말까지 설치하기로 한 4927개의 폐쇄회로(CC)TV 설치도 서둘러야 한다.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인 SOS국민안심서비스도 서둘러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 서비스는 위기상황에 놓인 아동이 휴대전화를 누르면 경찰이 즉각 출동하는 서비스로 서울·경기·강원에만 도입된 상태다. 정용기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강력범죄는 줄어들 수 있다.”고 힘을 실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13세미만 아동 성폭행범 3명중 1명은 40대”

    만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범 가운데 4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선 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인권포럼·입법조사처 주최 ‘아동 대상 성범죄 및 방임아동 실태와 대책’ 간담회에서 연령별 성범죄자 현황을 공개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전체 아동 성폭행범의 32.9%를 차지했다. 아동 성범죄자 3명 가운데 1명은 40대인 셈이다. 이어 30대와 10대가 각각 20.3%, 50대와 20대가 각각 10.1%, 60대가 6.3%를 기록했다. 아동 강제추행에서도 40대가 25.8%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포함한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평균연령은 43.7세로 집계됐다. 김 연구위원은 “통상 강력범죄에서 2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과 달리 아동 대상 성범죄에서는 가해자의 연령층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범죄 건수도 2007년 857건에서 2008년 1203건, 2009년 1359건, 2010년 1922건, 2011년 2054건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위원은 “엄벌주의만으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신상공개제도를 전면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성년 범죄자의 경우 현재 성인 범죄자에게 활용하고 있는 신상공개제도와 전자발찌 부착 등 사후 관리체계에서 제외돼 있어 이들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성태숙 지역아동센터협회 정책위원장은 “아동 성폭행 피해자·가해자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도 시급하다.”면서 “등하교 시 동선 도우미 제도를 확충해 기존 ‘학교 지킴이’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한편 보호자 모니터링제를 도입해 장기간에 걸친 근친 폭행 사례를 막고 사회복지사 상담과 연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교육과학기술부 등 부처별로 흩어진 방과 후 돌봄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동 성폭력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노출된 취약계층·맞벌이 가정 아이들에 대한 사회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범죄자는 재범률이 높은 만큼 복역 중 교화 프로그램 역시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참석자들은 법무부 등 관계 당국의 비협조로 성범죄자 관련 통계 수집 및 사례 연구가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잔인한 처벌이 범죄율을 실제로 낮추느냐 하는 점이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해 11월 유엔 회의에서 이란 사법부 산하 인권고등위원회의 무함마드 자바드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사형 집행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가 공식발표된 것만 360건에 이르는 세계 2위의 사형 국가다. 그런 이란에서조차 사형의 범죄예방 효과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형을 없애는 게 국제적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폐지론자들은 말한다. 국제앰네스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일 기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96개국이고 한국을 비롯한 35개국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3분의2 이상이 사형을 형벌로 집행하고 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엔 회원국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전체 193개국의 91%인 175개국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3개국에서만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 폐지의 흐름은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옛 소련을 포함한 유럽 전체에서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벨라루스가 유일했다. 유럽연합(EU)은 사형제 폐지를 회원국 가입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사형 제도가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세계적으로 인권 우선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로 가는 것이 오히려 강력범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불심검문 원칙적 반대 제한적 시행을”

    “불심검문 원칙적 반대 제한적 시행을”

    2년 전 사실상 폐기된 불심검문의 부활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김형성 경찰청 인권위원장은 “불심검문은 원칙적으로 안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불심검문이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규정된 경찰의 통상 업무인 것은 맞다.”면서도 “불심검문이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등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원칙적으로 (불심검문을) 안 하는 게 좋지만 부득이하다면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이 불심검문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서는 “최근 국민들의 치안에 대한 시각이 과거 ‘경찰이 왜 못 잡느냐’에서 ‘왜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느냐’로 확대됐다.”며 “(불심검문의 사실상 부활은) 경찰이 국민들의 기본권이 일부 축소되더라도 이를 양해해 줘야 현재 국민들이 요구하는 치안 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인권침해 여부를 떠나 어떤 기준으로 대상을 선택해 불심검문을 할 것인지도 애매하다.”며 “과거 경찰이 겪은 여러 실무 사례를 세분화·유형화해 잘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불심검문에 경찰 인력을 배치할 경우 치안 공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찰 인력은 변화가 없는데 새로운 수요가 생기면 고육지책 식으로 돌려막기를 해 왔던 것은 큰 문제”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찰 인력을 확보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범죄예방 효과 없다” vs “잠재적 범죄 예방 효과”

    “범죄예방 효과 없다” vs “잠재적 범죄 예방 효과”

    2008년 12월 경기 군포시의 인적 드문 버스정류장에서 여대생이 납치된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듬해 1월 인근 마을 주민 강호순을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강호순은 장모와 아내를 포함해 9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엽기적인 사이코패스로 드러났다. 그해 8월 사형이 확정됐으나 아직 집행은 되지 않고 있다. ●“범죄 억제력 크지 않아” 사형제 존폐 논란의 핵심은 과연 사형제도에 범죄예방 효과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박사는 사형제도가 갖는 범죄 억제력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대안 있는 폐지를 주장했다. 승 박사는 사형제 존속의 가장 큰 이유는 재범의 방지, 즉 ‘위하(威?·위협과 비슷한 뜻) 효과’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범죄 억제력이 나타나려면 그것이 학습되고 인지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 19명, 1997명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지만 1996년 인구 10만명당 살인율은 전년보다 6% 늘었고 1998년에도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승 박사는 사형제 폐지 대안으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과 ‘보호감호’ 등을 꼽으며 “범죄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대안을 마련한다면 사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 기본권을 박탈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진옥 국제앰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 한국지부 사무국장도 “유엔에서 사형의 범죄 억제력을 조사, 연구했는데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응보적 차원에서라도 사형 집행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있지만 실제로 피해자 가족을 만나 보면 모두가 그것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피해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는 것만이 정의가 아니라 피해자 또는 그 가족이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극소수 범죄인에게만 실시해야” 사형제 유지를 주장하는 쪽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천정환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형제는 잠재적 범죄인이나 수형자에게는 일반 예방 효과가 있다.”면서 “사형제를 유지하되 집행에서는 정치범이나 증거의 증명력에 다툼이 있는 범죄인을 제외한 극소수의 범죄인에게만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싱가포르는 마약범에 대해 사형제가 실시되면서 마약청정국이 됐다.”면서 “단순히 유럽 국가 등과 비교해 사형제 폐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 비해 범죄율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의 형사법제시스템에 맞게 제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형제 유지를 주장하는 천 교수도 정치권 등 일각의 사형 집행 부활 목소리에 대해 “최근 강력범죄에 분노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포퓰리즘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형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리기는 했지만 일부 폐지 의견도 있어 여러 각도에서 보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나 여론, 형사정책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헌법재판소는 2010년 2월 사형제에 대해 “제한적인 경우에만 부과되는 사형은 범죄에 대한 응보형으로 고안된 필요악으로, 제 기능을 한다.”고 결정했다. 이는 1996년에 이은 두 번째 합헌 결정이다. 박성국·최지숙·홍인기기자 psk@seoul.co.kr
  • [아동 성범죄 무방비 도시] ③ 실천 없는 대책

    [아동 성범죄 무방비 도시] ③ 실천 없는 대책

    지난달 30일 A(7)양을 처음 본 전남 나주병원 외과의사는 깜짝 놀랐다. 분명 복막염이라고 들었는데 아이는 한눈에 봐도 그게 아니었다. 왼쪽 뺨엔 물린 자국이 있었고, 등과 목에 붉게 긁힌 자국이 선명했다. 하혈도 많이 한 상태였다. 의사는 전남대병원으로 옮기자고 권유했지만, 딸이 당한 범죄에 놀라 있던 부모는 불안해서 움직일 수 없다고 버텼다. 어른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사이 A양은 진통제도 없이 고통에 떨었다. 아동 성폭력 전문기관인 전남해바라기센터에서 나온 상담원은 불안에 떨고 있는 A양과 가족을 보호할 노하우가 부족했다. 정신적 충격을 입은 피해 아동에 대한 초기 대응 차원에서 소아정신과 의사를 불러야 했다는 지적에도, 어머니를 왜 진정시키지 않았느냐는 질타에도 상담원은 아무렇지 않게 “왜요?”라고만 했다. 4년 전 조두순 사건 때 ‘나영이’(가명·당시 8세)를 치료했던 신의진(소아정신과 전문의) 새누리당 의원이 전한 나주 성폭행 피해 아동의 초기 치료상황이다. 국내 대표적인 아동성폭력 전문센터조차 이럴진대 다른 곳은 오죽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해바라기센터는 2008년 경기 안양 초등생 살인 사건이 터진 뒤 80억원을 들여 기존 3곳에서 전국 15곳(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 포함)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겉만 번지르르했지 알맹이는 빈약했다. 신 의원은 “정부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 보여 주기식으로 만들다 보니 서비스 수준이 하향평준화됐고 결국 이런 사태가 왔다.”고 지적했다. 잔혹한 범죄로 여론이 들끓을 때마다 정부는 발빠르게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해바라기센터의 사례가 말해 주듯 실천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의 종합대책보다는 정치권과 여론에 떠밀려 전시형으로 일관해 온 탓이다. ‘나주 고종석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자 경찰은 지난 3일 성폭력·강력범죄 종합대책을 내놨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찰청을 기습 방문했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라는 시각이 많다. 새달 3일까지 전국 경찰관서에 성폭력 예방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우범자 전담관리 인력 793명도 충원하는 게 골자다. 아동포르노대책팀, 성폭력수사 특별팀도 새로 만들 방침이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근무 강도만 높였을 뿐 인력 증원이나 예산배정 등 근본적인 조치가 없다는 것이다. 경찰이 자율방범대·아동안전지킴이·학교보안관 등 협조 가능한 단체들과 합동 순찰에 나서는 것이나 지하철역·아파트 등 자체 방범시스템을 둔 곳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기로 한 것도 현장 인력이 부족한 데서 나온 고육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올 들어서 이미 학교폭력전담팀, 주폭(酒暴·음주폭력)전담팀이 생긴 마당에 성폭력 전담팀까지 만든다는 계획에 일선 경찰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한 일선 형사는 “추가적인 인력·예산 지원 없이 내놓은 ‘묻지마 대응책’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치안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야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민생치안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개정 법률안들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신상을 경찰과 보호관찰소가 긴밀히 공유해 우범자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계획도 국회 때문에 실천에 옮겨지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불심검문 재개… “인권침해냐” “치안 먼저냐” 찬반 논쟁 격화

    불심검문 재개… “인권침해냐” “치안 먼저냐” 찬반 논쟁 격화

    인권침해 논란 속에 2년 전 폐기됐던 불심검문을 경찰이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찬반논쟁이 뜨겁다. ●경찰 “검문 재개 후 절도범 검거” 경찰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묻지 마 살상극과 아동 성폭행 사건 등 흉악범죄가 잇따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경찰은 불심검문을 재개하면서 “범죄예방을 위해 시민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불심검문만으로도 한 해 1만명이 넘는 강력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했다. 불심검문 재개 사흘째인 4일, 현장 경찰은 “시민들이 비교적 검문에 잘 응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3일 인천에서 불심검문을 통해 절도 용의자를 붙잡는 등 실적이 보고되자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심검문으로 2009년 한 해에만 5대 범죄자(살인·강도·강간·방화·폭력) 1만 721명을 검거했다.”면서 “효과가 검증된 제도”라고 강변했다. 치안 불안이 심각한 탓인지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시민들도 없지 않았다. 트위터 등 온라인에는 ‘음주단속과 불심검문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거나 ‘당하면 기분은 나쁘겠지만 범죄자를 가려낼 수 있다면 나부터 기꺼이 당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대세였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마구잡이 식 검문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경찰이 강력범죄에 놀란 민심을 볼모로 강압적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다른 네티즌들은 “불심검문 부활하면 분명히 경찰 1명당 할당량 생길 것”, “30년 전처럼 ‘노동자풍’이라는 이유로 잡아들일 셈인가.”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불만은 유명인사들에게서도 터져나왔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불심검문이 부활한다니 왠지 기분이 참 더럽다.”면서 “불심검문은 응급처치는 되더라도 원인치료가 될 수 없다. 유기된 양심과 상식이 회복되지 않는 한 강력범죄는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의동행·소지품 검사 인권침해 소지 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도 트위터에 “경찰관이 동행 요구를 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무조건 거절해도 된다.”는 등의 불심검문 대처법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학계에서는 불심검문에 따르는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재규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의 ‘불심검문의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불심검문 과정에서 경찰서 등으로 임의동행을 요구받았을 때 검문 대상자가 느끼는 인권침해 정도는 평균 3.6(최고 5)에 달했다. 또 소지품 검사를 받을 때는 3.3 수준의 인권침해를 당한다고 느꼈다. 이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09년 9~10월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9개 광역자치단체 시민 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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