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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동네 검색해 전원주택 턴 ‘교도소 삼총사’

    부자동네 검색해 전원주택 턴 ‘교도소 삼총사’

    인터넷 포털에서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어떤 정보가 나올까. 가까운 고속도로 나들목(IC)에서 주택 단지까지의 진입 거리와 경로 등이 담긴 상세한 지도와 각 주택의 실면적 및 매매가 정보, 단지 내부 구조 등이 상세히 뜬다. 경기 용인·성남, 경남 김해, 부산, 울산 등지에서 2011년 이후 4년 동안 고급 전원주택만을 대상으로 12억여원어치의 금품을 털어온 ‘교도소 친구’ 3인방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보로 범행 대상과 침입 경로 등을 파악했다. 부산 해운대에서 철학원을 운영하던 박모(46)씨와 김모(47)씨는 2010년 교도소에서 알게 된 복역 동기였다. 여기에 또 김모(47)씨까지 3인조는 36차례에 걸쳐 12억 1000만원의 금품을 털었다. 3인조 중 책사에 해당하는 박씨는 출소 후 철학원을 운영하다 김씨 등과 2011년부터 의기투합했다. 사기 전과가 여럿 있는 박씨는 인터넷으로 범행장소를 물색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인터넷 포털을 이용해 ‘고급 전원주택 단지’, ‘부자 동네’ 등을 키워드로 검색한 뒤 고급 전원주택 단지들마다 정확한 평수나 시세 정보를 수집했다. 특히 부유층 노부부들은 현금, 귀금속 등 금품을 주로 가정 내 금고에 보관할 걸로 생각하고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 사전 답사를 할 때는 주민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BMW, 벤틀리 등 고급 외제 대포차를 탔다. 범행 당일에는 주로 등산객으로 위장한 채 야산을 넘어 침입했다. 집주인이 외출하면 보안 장비가 켜지는 것을 알고, 일부러 사람이 있을 때 들어가 강도를 저지르는 대담함도 보였다. 박씨의 계획에 따라 움직인 행동대장 김씨는 범행을 저지른 모든 집의 폐쇄회로(CC)TV를 수거했다. 이 덕분에 4년간 경찰 추적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꼬리가 밟힌 것은 그의 작은 실수 때문이었다. 2013년 6월 부산 기장의 한 주택을 턴 그는 수거해 온 CCTV 본체와 훔쳐 온 귀금속들 중 모조품으로 보이는 일부를 인근 야산에서 태우다 담배를 피웠다. 이때 버린 담배꽁초가 단서가 됐다. 여기에서 채취된 그의 DNA는 일당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기존의 범행장소 안팎에 뿌렸던 다른 담배꽁초들과 유일하게 달랐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4년에 걸쳐 수집된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김씨를 체포, 범행을 자백받았다. 일당은 훔친 귀금속 가운데 경찰 추적을 받을 수 있는 명품 시계나 반지 등은 함께 홍콩으로 출국해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일 박씨와 김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다른 김씨는 이미 다른 범죄로 복역 중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와우! 과학] 갑오징어의 ‘스텔스 능력’ …자기장도 숨긴다

    [와우! 과학] 갑오징어의 ‘스텔스 능력’ …자기장도 숨긴다

    갑오징어는 포식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 색깔을 변화시켜 주변 환경 속에 숨어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갑오징어가 이같은 시각적 위장술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몸에서 방출되는 ‘전기장’(electric field)까지 감출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서던대학교 생물학과 조교수 크리스틴 베도르와 듀크대학교 쇤케 존슨 공동 연구팀은 갑오징어의 소위 '스텔스 능력'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해양 생물 중에는 전기장을 감지해 먹이의 위치를 찾아내는 포식자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갑오징어의 천적 중 하나인 상어 또한 전기장을 아주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갑오징어 역시 전기장 방출 강도를 약화시키는 고유의 생존 비법을 개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베도르 박사는 수조 속에서 쉬고있는 갑오징어에게 어두운 바다 속에서 반짝이는 여러 천적 생물들의 모습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을 통해 갑오징어 특유의 은신 능력을 확인했다. 본래 갑오징어는 호흡과 배설을 겸하는 머리 양쪽의 ‘깔때기’(siphon)와 몸통을 둘러싼 외투(mantle) 안쪽의 빈 공간인 ‘외투강’ 등의 신체 기관에서 전기장을 발산한다. 이 전기장은 호흡과 같은 신진대사 작용에 따른 이온 교환(ion exchanges) 현상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그 강도가 아주 약하다. 실제로 갑오징어가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발하는 전기장의 강도는 10~30μV(마이크로볼트·100만분의 1V)로, 이는 AAA규격 건전지에 비교해 7만5000배 더 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상어를 포함한 일부 생물은 이토록 약한 전기장마저 감지해 갑오징어를 찾아낼 수 있다. 이에따라 갑오징어는 천적이 다가올 경우 전기장 발산 강도를 기존보다 더욱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실험에서 갑오징어는 상어나 그루퍼(물고기 일종) 등의 영상을 확인하고는 은신 상태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 제자리에 멈춘 갑오징어는 촉수로 깔때기를 막고 호흡 속도를 낮췄으며, 외투의 움직임을 자제하는 방법을 통해 전기장 강도를 6μV까지 감소시켰다. 이는 평상시 발산하는 전기장의 강도와 비교해 무려 89% 줄어든 수치다. 베도르는 갑오징어의 이러한 은신 전략의 실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전기장 발생장치와 상어들을 동원,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휴식을 취하는 갑오징어와 같은 세기로 전기장을 발생시키자 상어들은 매번 기계의 위치를 찾아내 물어뜯었다. 그러나 은신상태의 갑오징어 수준으로 전압을 낮췄을 때는 발각 확률이 50%로 줄어들었다. 만약 은신을 시도했는데도 불구하고 발각 당했을 경우 갑오징어가 취할 수 있는 최종 회피수단은 먹물을 뿜어낸 뒤 외투강 속의 물을 강력히 분사해 도망가는 것 뿐이라고 베도르는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오히려 상어를 유인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베도르는 “상어들은 분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장에 흥분을 느끼며, 갑오징어가 분출하는 잉크의 맛에도 이끌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영국 왕립학회보(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발표됐다. 사진=ⓒ위키피디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멋진 유니폼으로 여성 유혹하던 ‘짝퉁 경찰’ 결국 체포

    멋진 유니폼으로 여성 유혹하던 ‘짝퉁 경찰’ 결국 체포

    뉴욕시 일원에서 연방 수사관 사칭하며 나름 멋진 유니폼을 과시하면서 뭇 여성들을 유혹해온 한 남성이 결국 덜미가 잡혔다고 9일(현지 시간)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런데 이 남성이 발각된 주요 이유가 오히려 너무 멋있게 꾸민 수사관 유니폼이었으며, 잡고 보니 원래 직업은 수사관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편의점 직원으로 밝혀져 시민들의 쓴웃음을 사고 있다. 미국 브롱스 지역에 거주하는 조셉 피구에로나(54)는 수년 전부터 자신이 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이라면서 현재는 여성과 아이를 보호하는 연방 경찰관이라고 남의 이름을 도용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랑했다. 그는 존재하지도 않는 '탈주범추적국'(Fugitive Recovery Agent)이라는 연방기관 명의와 함께 그의 이름을 유니폼에 새겼으며, 성조기를 비롯한 여러 장식으로 수사관 유니폼을 그럴싸하게 꾸미고 다녔다. 이에 더해 그의 차도 각종 사이렌과 비상등, 관련 비상주행 증명서 등을 위장해 다니면서 페이스북에 접근하는 여성들을 유혹했다고 현지 경찰을 밝혔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내용을 보고 데이트에 응한 한 여성이 만날 때마다 유니폼을 입고 오면서 자신의 행적을 과시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교제를 끊으려 했으나, 조셉은 끈질기게 스토킹을 하는 등 이 여성을 괴롭혔다. 조셉은 이 여성이 만나주지 않자. 이 여성이 근무하는 사무실에까지 유니폼을 입고 찾아와 권총을 꺼내며 수사관임을 과시하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말았다. 조셉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허가 영업을 하는 사람을 체포하는 장면을 올리는 등 나름 정교하게(?) 연방수사관을 사칭하면서 여성들은 유혹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조셉을 체포한 경찰은 "한눈에 조셉의 유니폼이 가짜임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조셉의 직업은 브롱스에 있는 편의점에 근무하는 직원이며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경찰은 조셉이 이전에도 불법무기 소지와 강도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면서 공무원 사칭과 성희롱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 연방 수사관을 사칭하는 유니폼을 입고 여성을 유혹한 가짜 경찰 조셉 (해당 페이스북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우리나라에 첫 여성 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946년이었다. 그해 80명이었던 여성 경찰관 수는 올 4월 현재 전체 경찰의 9.4%인 1만 348명으로 늘었다. 경찰관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직 내에서 ‘금녀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외근직 여자 형사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의 형사과 강력·형사계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은 15명밖에 안 된다. 경찰서 두 곳당 한 명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는 2명을 포함해도 17명뿐이다. 이 중에서 강력계만 따지면 여형사의 수는 10명으로 줄어든다. 각 부서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는 강력계 여형사 3명을 통해 ‘미세스캅’, ‘미스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4팀 김선영(34·경사) 형사는 홍일점 중에서도 보기 드문 ‘미세스캅’이다. 경찰 2년차 였던 2006년 직무교육을 받으며 만난 경찰 남편(기동대)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금은 초등학생(8)과 유치원생(6)인 두 살 터울 남매의 엄마다. 지난해까지 경제팀 지능범죄 수사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했고 올 2월 형사계에 자원했다. ‘더 늦기 전에 형사 업무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강력계 워킹맘’은 경찰 조직 전체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강력계 형사’와 ‘아이 엄마’ 두 가지의 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김 형사는 “울고 싶을 때가 많고 실제로 울어 버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해 보니 가능은 하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마다 다르지만 강력팀은 통상 3~5일 간격으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선다. 오전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퇴근 시간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김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의 육체적인 부담 못지않게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정신적 고통도 많다”고 말했다. “간혹 남편과 당직 근무가 겹치는 날에는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께 전화를 드립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 경찰관이 늘면서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가령 경찰관 전체 비상소집이 있을 때 취학 전 자녀가 있으면 부부 경찰관 중 한 명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리적인 힘이 남성에 비해 약한 여형사로서 겪는 고충은 없을까. “솔직히 술에 만취한 사람 등을 상대할 때는 남자 형사들이 먼저 나서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증도 많이 있지요.” 여형사이기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 “올해 초 검거했던 피의자에게서 수사할 때 인간적으로 대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가 왔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피의자나 피해자의 상황에 잘 공감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은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보통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게 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친 추격전을 펼치는 일은 드물어요. 영화에서처럼 범인을 보고 ‘누구야, 거기 서!’ 이러면 다 도망갈 거예요. 실제로는 형사 여러 명이 범인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 놨을 때, 그러니까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에 덮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잠복근무는 일상다반사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고 발뺌하지만 형사를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히로뽕 등 마약사범들은 비교적 예외지요. 약에 취해 있으면 힘도 세지고 쉽게 제압이 안 되거든요. 특히 도망가려고 8차선 도로를 그냥 휘젓고 가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니 가장 조심스러워요.” 미혼의 여형사들은 왠지 모르게 강단 있고 남성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일반인들에게 있다. 정지윤(32·경장) 형사는 그 편견과 거리가 멀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권도 4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 등 총 7단의 고단자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70㎝의 큰 키를 지녔다. 2013년 경찰에 들어와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올 7월 강력계에 지원했다. 순경 공채에서 8차례나 낙방하면서도 끝까지 경찰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종암경찰서 관내에 살았어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집창촌이 성업을 이루던 때라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분들이 꽤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이 다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항상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부터 힘든 사람들을 돕는 형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미아리 포청천’으로 불렸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에게 경찰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정 형사는 강력계로 오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긴 생머리도 범인 검거에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단발로 확 잘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상습 절도범을 추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오토바이도 샀다. 밤낮으로 범죄가 발생했던 장소에 가 보고 범인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돌려 보고서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다. 남자 형사들도 상대하기 버겁다는 마약범을 전담하는 마약수사대 일이 천직이라는 여형사도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계 고숙형(33·경사) 형사다. 고 형사는 “끝나지 않는 잠복과 미행을 버티려면 근성이 필수”라며 “업무 강도는 일반 형사·강력계보다 더 셀 수도 있지만 적성에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약범들은 흉기를 갖고 있을 때도 많고 약 기운에 취해 힘도 강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범죄와 달리 마약 투약은 범행 자체가 대부분 집이나 모텔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확실한 첩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다. 첩보가 있더라도 마약 투약 장소 앞에서 길게는 15시간까지도 잠복한다. 형사의 범인 검거 과정을 다룬 영화 ‘베테랑’에서는 형사가 누군가를 보는 순간 마약범이라고 직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 형사는 “가능하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데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범 검거는 공범의 진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고 형사는 “마약범들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 거래를 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이 형사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이나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다른 경찰관들과 달리 고 형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전공에 맞춰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남을 도울 수는 있는데 이왕이면 정말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 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수사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또 그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저희들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 형사는 수갑, 테이저건, 삼단봉 등 세 가지를 챙기는 이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글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근성도 갑이다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근성도 갑이다

    우리나라에 첫 여성 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946년이었다. 그해 80명이었던 여성 경찰관 수는 올 4월 현재 전체 경찰의 9.4%인 1만 348명으로 늘었다. 경찰관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직 내에서 ‘금녀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외근직 여자 형사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의 형사과 강력·형사계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은 15명밖에 안 된다. 경찰서 두 곳당 한 명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는 2명을 포함해도 17명뿐이다. 이 중에서 강력계만 따지면 여형사의 수는 10명으로 줄어든다. 각 부서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는 강력계 여형사 3명을 통해 ‘미세스캅’, ‘미스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4팀 김선영(34·경사) 형사는 홍일점 중에서도 보기 드문 ‘미세스캅’이다. 경찰 2년차 였던 2006년 직무교육을 받으며 만난 경찰 남편(기동대)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금은 초등학생(8)과 유치원생(6)인 두 살 터울 남매의 엄마다. 지난해까지 경제팀 지능범죄 수사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했고 올 2월 형사계에 자원했다. ‘더 늦기 전에 형사 업무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강력계 워킹맘’은 경찰 조직 전체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강력계 형사’와 ‘아이 엄마’ 두 가지의 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김 형사는 “울고 싶을 때가 많고 실제로 울어 버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해 보니 가능은 하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마다 다르지만 강력팀은 통상 3~5일 간격으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선다. 오전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퇴근 시간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김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의 육체적인 부담 못지않게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정신적 고통도 많다”고 말했다. “간혹 남편과 당직 근무가 겹치는 날에는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께 전화를 드립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 경찰관이 늘면서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가령 경찰관 전체 비상소집이 있을 때 취학 전 자녀가 있으면 부부 경찰관 중 한 명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리적인 힘이 남성에 비해 약한 여형사로서 겪는 고충은 없을까. “솔직히 술에 만취한 사람 등을 상대할 때는 남자 형사들이 먼저 나서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증도 많이 있지요.” 여형사이기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 “올해 초 검거했던 피의자에게서 수사할 때 인간적으로 대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가 왔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피의자나 피해자의 상황에 잘 공감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은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보통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게 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친 추격전을 펼치는 일은 드물어요. 영화에서처럼 범인을 보고 ‘누구야, 거기 서!’ 이러면 다 도망갈 거예요. 실제로는 형사 여러 명이 범인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 놨을 때, 그러니까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에 덮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잠복근무는 일상다반사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고 발뺌하지만 형사를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히로뽕 등 마약사범들은 비교적 예외지요. 약에 취해 있으면 힘도 세지고 쉽게 제압이 안 되거든요. 특히 도망가려고 8차선 도로를 그냥 휘젓고 가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니 가장 조심스러워요.” 미혼의 여형사들은 왠지 모르게 강단 있고 남성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일반인들에게 있다. 정지윤(32·경장) 형사는 그 편견과 거리가 멀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권도 4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 등 총 7단의 고단자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70㎝의 큰 키를 지녔다. 2013년 경찰에 들어와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올 7월 강력계에 지원했다. 순경 공채에서 8차례나 낙방하면서도 끝까지 경찰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종암경찰서 관내에 살았어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집창촌이 성업을 이루던 때라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분들이 꽤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이 다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항상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부터 힘든 사람들을 돕는 형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미아리 포청천’으로 불렸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에게 경찰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정 형사는 강력계로 오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긴 생머리도 범인 검거에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단발로 확 잘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상습 절도범을 추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오토바이도 샀다. 밤낮으로 범죄가 발생했던 장소에 가 보고 범인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돌려 보고서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다. 남자 형사들도 상대하기 버겁다는 마약범을 전담하는 마약수사대 일이 천직이라는 여형사도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계 고숙형(33·경사) 형사다. 고 형사는 “끝나지 않는 잠복과 미행을 버티려면 근성이 필수”라며 “업무 강도는 일반 형사·강력계보다 더 셀 수도 있지만 적성에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약범들은 흉기를 갖고 있을 때도 많고 약 기운에 취해 힘도 강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범죄와 달리 마약 투약은 범행 자체가 대부분 집이나 모텔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확실한 첩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다. 첩보가 있더라도 마약 투약 장소 앞에서 길게는 15시간까지도 잠복한다. 형사의 범인 검거 과정을 다룬 영화 ‘베테랑’에서는 형사가 누군가를 보는 순간 마약범이라고 직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 형사는 “가능하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데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범 검거는 공범의 진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고 형사는 “마약범들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 거래를 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이 형사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이나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다른 경찰관들과 달리 고 형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전공에 맞춰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남을 도울 수는 있는데 이왕이면 정말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 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수사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또 그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저희들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 형사는 수갑, 테이저건, 삼단봉 등 세 가지를 챙기는 이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글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김일곤은 ‘보복범죄의 표본’이었다

    김일곤은 ‘보복범죄의 표본’이었다

    아무 잘못도 없는 30대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김일곤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급증하고 있는 보복범죄의 전형적인 예다. 김일곤(48·구속)씨는 ‘폭력 전과가 있는 무직의 40대 남성’이라는 우리나라 보복범죄 가해자의 특징과 맞아떨어진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 주모(35)씨는 김씨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이번 범죄는 김씨가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었던 20대 남성 A씨를 살해하려고 마음먹으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지난 5월 오토바이 운전 중 시비가 붙은 A씨를 때린 혐의로 벌금 50만원을 내야 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그는 주씨를 ‘도우미 여성’으로 위장시켜 노래방 업주인 A씨를 유인해 납치, 살해하려 했다. 그러나 주씨가 저항하자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 A씨를 노린 보복범죄가 엉뚱한 희생자를 만든 것이다. 김씨는 이미 폭력과 절도 등 22범의 전과가 있고 일정한 직업이 없었다. 그는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보복범죄의 원인 및 분석을 통한 피해자 신변보호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국내 보복범죄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2010년 124건이던 보복범죄는 지난해 255건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구원이 2012~2013년 확정판결을 받은 보복범죄 363건을 분석한 결과, 보복사건의 가해자는 남성이 96.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40대(35.4%)가 가장 많고 50대(33.5%), 30대(14.8%) 순이었다. 직업은 무직(34.3%)과 일용노동직(24.7%)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회사원과 서비스업 종사원, 농수축산업 종사자는 각각 4.7%였다. 보복범죄 가해자의 92.6%가 1회 이상 전과가 있는 가운데 10회 이상 전과자(27.3%)의 보복범죄 빈도가 가장 높았다. 지난 1월 의붓딸과 아내의 전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안산 인질살인범’ 김상훈(46·구속)씨도 무직 상태의 40대로 폭력 등 전과 13범이었다. 그는 아내 B(44)씨의 외도를 의심해 B씨의 전 남편을 살해하고 의붓딸(16)은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 이에 앞서 김씨는 B씨를 수시로 때리고 흉기로 허벅지를 찌르기도 했지만, B씨는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고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 사건 ▲피해자·참고인 위해 및 보복 우려가 있는 경우 ▲피해자·참고인이 가해자와의 대면을 원하지 않는 경우 ▲피해자·참고인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대질 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경찰관 직무규칙’을 개정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씨줄날줄] 타이거맘/김성수 논설위원

    베트남계 캐나다 여성 제니퍼 판(29)의 비극적인 스토리는 ‘지옥에서 온 딸’이라는 기사 제목만큼이나 충격적이다. 베트남에서 캐나다로 이민 간 판의 부모는 자기 아이가 공부는 물론이고 모든 분야에서 1등이 되기를 원했다. 부모의 교육열 때문에 판은 4살 때 피아노를 배웠다.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피겨스케이팅까지 익혔다. 판은 학업 스트레스로 자해까지 했지만 그의 부모는 오히려 전 과목 A학점, 연애금지 등을 요구했다. 평균 B학점을 받았지만 부모를 실망시킬 수 없었던 판은 성적표를 위조했다. 판은 마지막 학기에 미적분에서 낙제하면서 고교 졸업도 못 했지만 라이어슨대 조기 입학을 거쳐 토론토대에 진학했다고 부모를 속였다. 거짓말은 결국 들통이 나고 판은 남자 친구와의 연애도 금지당한다. 낙담한 판은 2010년 11월 해결사 3명을 동원해 부모를 청부살해하기로 한다. 강도로 위장한 총격 사건으로 어머니는 즉사하고 아버지는 중상을 입는다. 판의 비극적인 사건이 보도되자 ‘타이거맘’의 폐해가 북미사회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타이거맘이란 호랑이처럼 엄하게 자녀 교육을 시키는 엄마나 부모를 말한다. 중국계 미국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가 2011년 ‘타이거맘의 군가’라는 책에서 처음 언급했다. 추아 교수는 호랑이 같은 중국 엄마들이 자녀 교육에 가장 뛰어나다는 주장을 펼쳐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기 아이들에게 매일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며 곱셈 문제를 2000개씩 풀게 했고 하루 평균 다섯 시간씩 악기 연습을 시켰다고 했다. 자녀를 지나치게 억압하는 것이자 특정 인종의 우월성을 제기하는 주장이라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추아 교수의 큰딸이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동시 합격하면서 일부 미국 부모들 사이에서는 ‘타이거맘 교육법 따라하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저우 민 미국 UCLA 교수 등은 지난해 학술지 ‘인종과 사회문제’에 게재한 논문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성공은 강압적 양육의 결과가 아니라 가족 차원의 노력, 자녀의 호응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이거맘처럼 아이를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는 것은 사랑으로 겉포장했지만 도를 넘은 성적·학벌 지상주의나 다름없다. 최근 미국 아이비리그(동부 8개 명문대) 등 명문대생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성공만을 강조하는 극성 학부모들이 원인의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입학했다고 주장했다가 거짓으로 드러난 한국인 ‘천재 소녀’ 김모(18)양 사건도 성적에 대한 주변의 지나친 기대와 이에 따른 중압감에서 비롯됐다. 부모가 자녀에게 과한 기대를 하면 독(毒)이 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부모들이 먼저 깨달아야 한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정치이슈 Q&A] 해킹 프로그램 심었다면… 꺼진 스마트폰도 볼 수 있었다

    국가정보원의 해킹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국민적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논란의 실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정보기술(IT) 관련 전문용어가 뒤섞이면서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킹 논란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까지 불거진 쟁점들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Q) 논란의 출발점은. A) 이탈리아 ‘해킹팀’이 역해킹당해 내부 자료 유출. 지난 8일 폭로 전문 인터넷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이를 공개하면서 발단이 됐다. 해킹팀은 해킹·감시 프로그램을 제작, 판매하는 보안업체다. Q)국정원이 논란에 연루된 계기는. A)해킹 프로그램 RCS(Remote Control System) 구입. 유출된 자료의 영수증에 국정원 주소지인 ‘대한민국 육군 5163부대, 서초구’(The 5163 Army division The Gov. of the R.O.K. SEOCHO)가 명기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Q)‘5163’의 의미는. A) 5월 16일 새벽 3시. 국정원이 대외적으로 사용한 위장용 명칭.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 5·16군사정변 당시 새벽 3시에 한강을 넘어 주요 기관을 점령한 것을 기념해 붙인 이름이다. Q)왜 민간인 스마트폰 사찰 논란으로 번졌나. A)국정원이 해킹팀에 카카오톡 해킹 기술 문의. 해킹팀 내부 메일에서 “SKA(South Korea Army, 5163부대를 지칭)가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카카오톡 해킹 기술의 진전 상황을 물었다”는 대목이 나왔다. Q)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는. A)선거 직전에 RCS를 구입했기 때문. 국정원은 도·감청 프로그램인 RCS를 2012년 총선과 대선 전인 1월과 7월에 구매했다. Q)RCS 가격은. A)2012년 구입 비용 44만 8000유로(약 5억 6000만원). 국정원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구입 및 유지 보수 비용으로 68만 6400유로(약 8억 5800만원)를 해킹팀에 지불했다. Q)해킹팀의 고객이 우리나라 국정원뿐이었나. A) 35개국 97개 기관이 구입. 해킹팀은 RCS의 기능에 따라 ‘다빈치’ ‘갈릴레오’ 등의 별칭을 붙였다. Q)RCS로 모든 스마트폰에 대한 무제한 해킹이 가능하나. A)아니다. iOS(아이폰 운영체제)는 ‘탈옥폰’만 해킹이 가능하고 안드로이드 기반은 버전에 따라 다르다. Q)해킹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A)원격 조종. RCS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PC나 스마트폰을 원격 조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을 해킹하면 전원이 꺼져도 카메라를 작동시켜 사용자를 감시할 수 있다. 위치 파악은 물론 이메일, 사진, 녹음 파일 등을 빼낼 수 있으며 통화 내용을 녹음할 수도 있다. 다만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해킹을 위한 악성 코드가 심어져 있어야 한다. Q)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도 감시할 수 있나. A)가능하다. 비밀번호 해킹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출될 수 있다. Q)국정원이 일반인 스마트폰을 들여다봤을까. A)알 수 없다. 국정원은 “해킹팀으로부터 20명분의 휴대전화를 해킹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입했고, 그 용도는 연구용이며 해외·대북용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원이 갤럭시폰이 출시될 때마다 해킹팀에 해킹 기능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들여다봤을 수도 있다. Q)도·감청은 합법인가 불법인가. A)국내에선 영장, 국외에선 대통령 승인이 없으면 불법. 법원에 ‘감청영장’을 신청하면 도·감청이 가능하다. 적대국가나 반국가 활동을 하는 외국 기관이나 간첩이면 대통령의 승인만으로 도·감청이 가능하다. Q)해킹팀 유출 자료에서 발견된 138개 국내 IP는 해킹의 증거인가. A)부정적 견해 우세. 야당은 해킹의 증거라고 주장하지만 여당과 국정원은 해킹팀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당할 때 좀비PC로 이용된 흔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로그파일이 발견됐다고 해서 해킹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Q)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모(45)씨는 누구인가. A) RCS를 구입, 사용한 당사자. 20년간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로 해킹팀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데블에인절’(devilangel1004@gmail.com)이 임씨로 추정된다. Q)임씨는 왜 자살했나. A)유서에 따르면 업무에 대한 욕심 때문. 임씨는 국정원 내부에서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나흘간 잠을 못 자는 등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다고 한다. 국정원 감찰실로부터 고강도의 감찰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Q)‘석연치 않은 자살’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A) 증거 인멸.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 사용한 임씨의 사망으로 이번 논란에 대해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Q)국정원이 보도자료로 적극 해명에 나선 이유는. A) 명예 회복. ‘음지’에서 일하는 국정원이 지난 17일과 19일 이례적으로 두 차례 보도자료를 내고 ‘양지’로 뛰쳐나온 것은 자칫 국정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Q)여야의 대응 논리는. A)여 “국회 정보위 비공개 현안 보고” vs 야 “청문회, 긴급현안질문”. 주도권을 쥔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장을 국회로 불러 공개적으로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어떻게든 이슈를 지속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가 기밀을 누설하면 안보에 심대한 타격이 있을 것을 우려하며 논란이 번지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 하고 있다. Q)불똥은 어디로. A)‘종북 논란’으로 옮겨붙을 가능성. 제2차 국정원 국정조사. 여당은 국정원을 공격하는 야당을 ‘종북 세력’으로 규정하며 역공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야당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에 이어 국정원 해킹 논란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행 가면 탈 잘 나는 위장, 채소·과일로 달래세요

    여행 가면 탈 잘 나는 위장, 채소·과일로 달래세요

    직장인 김모(30)씨는 아직도 지난해 여름휴가를 떠올리면 한숨이 나온다. 한 달을 준비해 야심 차게 떠난 휴가였지만 장에 문제가 생겨 계속 설사를 하는 바람에 숙소에서 끙끙 앓기만 했다. 평소에도 장이 좋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은 휴가지에서도 어김없이 증상이 도지고는 한다. 여름휴가는 설사, 변비,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박동균 가천의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교통체증과 더위, 바가지요금, 동행자와의 의견 차이, 수면 부족 등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평소에 먹어 보지 못했던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하면 아무리 장이 튼튼한 사람이라도 복통과 설사, 변비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령별로 나타나는 증상은 다르다. 고령층은 여행 기간에 장염이 발생해 이차적으로 생기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인 경우가 많고, 젊은 여성은 오랫동안 변을 참아서 발생한 장 기능 이상, 젊은 남성 대부분은 청결하지 않은 해산물, 과음 등으로 장염, 췌장염, 위염을 일으켜 병원을 찾는다. 평소 장이 예민한 사람은 무리한 휴가 계획을 세우기보다 여유 있게 일정을 짜는 게 좋다.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식을 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이상 증상이 나타났던 사람은 미리 병원을 방문해 약을 처방받는 게 좋다. 여름철 장 건강을 유지하려면 우선 식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즐기면 대변이 장에 오래 머물러 독성물질 분비를 촉진하고 이 때문에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고동희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단백질은 암모니아와 아민 등의 부패 물질로 분해되고, 고지방은 대장 내 유해 세균을 증가시키며 대장균, 박테로이데스,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유해 세균은 장에 흡수돼 장염과 궤양 등 대장 관련 질환을 부른다”고 말했다. 장 건강을 지키려면 김·다시마 등 해조류와 콩·보리 등 곡물류, 사과·알로에·자두·당근 등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이런 식품에는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어 대변의 양을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한다. 변비가 있을 때 공복 상태에서 시원한 물을 1컵 정도 마시면 도움이 된다. 잠을 자는 동안 땀을 많이 흘린 상태이기 때문에 기상 후에는 의식적으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다만 식사 후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소화효소가 묽어져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장을 자극해 설사할 수도 있어서다. 밤참은 장 건강을 해친다. 보통 낮 동안에는 장 기능이 활발하지만, 밤에는 활동 능력이 떨어져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후 9시 이후에는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저녁 식사가 늦어질 때 사전에 가벼운 간식을 먹으면 공복감이 없어져 과식이나 폭식을 피할 수 있다. 이때 간식은 김밥이나 주먹밥, 강냉이 등이 좋고 저녁은 채식 위주로 간단히 먹어야 장에 부담이 덜 간다. 변비나 설사 등의 증상이 있을 때마다 약을 먹으면 습관성이 돼 나중에는 약의 효과를 볼 수 없다. 또 이런 약물은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유해 세균과 부패 물질을 늘리기도 한다. 변비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몸 안의 칼륨 성분이 빠져나가 장운동이 무력해져 오히려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아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장을 자극해 자율신경 작용이 균형을 잃으면서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이 발생하므로 평소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고 교수는 “하루에 1~2회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하면서 심신의 긴장을 이완하고, 명상이나 요가를 하면 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 유키오 작품과 비교하니 ‘소름’ 입장보니 “읽어본적 없다”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 유키오 작품과 비교하니 ‘소름’ 입장보니 “읽어본적 없다”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 유키오 작품과 비교하니 ‘소름’ 입장보니 “읽어본적 없다” ‘신경숙 표절 논란’ 소설가 신경숙(52)의 작품에 표절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신경숙이 일본 탐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설가 겸 시인 이응준은 16일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신경숙의 소설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표절 의혹을 받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이응준은 신경숙의 ‘전설’의 일부분에 대해 “순전히 ‘다른 소설가’의 저작권이 엄연한 ‘소설의 육체’를 그대로 ‘제 소설’에 ‘오려붙인 다음 슬쩍 어설픈 무늬를 그려 넣어 위장하는’, 그야말로 한 일반인으로서도 그러려니와, 하물며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특히 이응준은 유키오의 작품을 번역한 시인 김후란이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이러한 언어조합은 가령, ‘추억의 속도’ 같은 지극히 시적인 표현으로서 누군가가 어디에서 우연히 보고 들은 것을 실수로 적어서는 결코 발화될 수가 없는 차원의,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도용(盜用)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튀어나올 수 없는 문학적 유전공학의 결과물”이라며 역자의 독자적 문장임을 주장했다. 이응준은 “원래 신경숙은 표절시비가 매우 잦은 작가”라며 신경숙 표절의 몇 가지 실례를 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신경숙이 발표한 소설 ‘딸기밭’과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단편 ‘작별인사’ 등 작품들은 크고 작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또 이응준은 “신경숙과 같은 극소수의 문인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한국문인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버겁고 초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작가임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려는 까닭은 비록 비루한 현실을 헤맬지라도 우리의 문학만큼은 기어코 늠름하고 진실하게 지켜내겠다는 자존심과 신념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라며 “문인이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안하무인일 수 없다. 문인이 범죄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인이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범죄자여선 안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응준은 “표절은 시대와 시절에 따라 기준이 변하거나 무뎌지는 ‘말랑말랑한 관례’가 아니다. 그러나 표절을 저질러도 아무 문제가 없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문단이다. 단, 조건이 있다. 책이 많이 팔린다거나 그것과 음으로 양으로 연관된 문단권력의 비호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설혹 표절 문제가 제기된다고 하더라도 그저 약간의 소란 아닌 소란을 거쳐 다시 납득할 수 없는 평온으로 되돌아갈 뿐인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문단의 이러한 ‘표절의 환락가화(歡樂街化)’가 2000년 가을 즈음부터 줄줄이 터져 나왔던 신경숙의 다양한 표절 시비들을 그야말로 그냥 시비로 넘겨버리면서 이윽고 구성되고 체계화된 것임을 또렷이 증언할 수 있다. 신경숙의 표절에 대한 한국문단의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는 그 이후 한국문단이 여러 표절사건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내리지 않는 악행을 고질화, 체질화시킴으로서 한국문학의 참담한 타락을 가져오게 되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응준은 “대한민국의 대표 소설가가 일본 극우 작가의 번역본이나 표절하고 앉아있는 한국문학의 도덕적 수준을 우리 스스로 바로잡는 것 말고는 한국문학의 이 국제적 망신을 치유할 방법이 달리 뭐가 있겠는가”라며 탄식했다. 신경숙 작가는 표절 논란에 대해 이날 ‘전설’의 출간사인 창비를 통해 전달한 입장을 통해 “오래전 (해당 작가의)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라면서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 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창비는 문학출판부 명의로 ‘전설’과 ‘우국’ 두 작품의 유사성은 거의 없다며, 표절 의혹이 제기된 부분도 “일상적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다”며 표절 의혹을 반박했다. 이어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면서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서울신문DB(신경숙 표절 논란, 신경숙 표절 의혹)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해보니 ”오려붙이기 수준”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해보니 ”오려붙이기 수준”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해보니 ”오려붙이기 수준” ‘이응준 신경숙 표절 의혹 제기, 신경숙 표절 논란’ 이응준 작가(45)가 소설가 신경숙(52)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소설가 겸 시인 이응준은 16일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신경숙의 소설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표절 논란이 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이응준은 신경숙의 ‘전설’의 일부분에 대해 “순전히 ‘다른 소설가’의 저작권이 엄연한 ‘소설의 육체’를 그대로 ‘제 소설’에 ‘오려붙인 다음 슬쩍 어설픈 무늬를 그려 넣어 위장하는’, 그야말로 한 일반인으로서도 그러려니와, 하물며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응준은 “원래 신경숙은 표절시비가 매우 잦은 작가다. 신경숙이 미사마 유키오를 표절한 저 방식으로 다른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더 많이 표절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상식적이고도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품을 수 있다. 예리한 독서가들 여럿이 작정하고 장기간 들러붙어 신경숙의 모든 소설들을 전수조사(全數調査)해보면 위와 같은 사례들은 얼마든지 더 있을 수도 있다”며 신경숙 표절의 몇 가지 실례를 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신경숙이 발표한 소설 ‘딸기밭’과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단편 ‘작별인사’ 등 작품들은 크고 작은 표절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이응준은 “표절은 시대와 시절에 따라 기준이 변하거나 무뎌지는 ‘말랑말랑한 관례’가 아니다. 그러나 표절을 저질러도 아무 문제가 없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문단이다. 단, 조건이 있다. 책이 많이 팔린다거나 그것과 음으로 양으로 연관된 문단권력의 비호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설혹 표절 문제가 제기된다고 하더라도 그저 약간의 소란 아닌 소란을 거쳐 다시 납득할 수 없는 평온으로 되돌아갈 뿐인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문단의 이러한 ‘표절의 환락가화(歡樂街化)’가 2000년 가을 즈음부터 줄줄이 터져 나왔던 신경숙의 다양한 표절 시비들을 그야말로 그냥 시비로 넘겨버리면서 이윽고 구성되고 체계화된 것임을 또렷이 증언할 수 있다. 신경숙의 표절에 대한 한국문단의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는 그 이후 한국문단이 여러 표절사건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내리지 않는 악행을 고질화, 체질화시킴으로서 한국문학의 참담한 타락을 가져오게 되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응준은 “신경숙은 단순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라 평론가들로부터 상전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며 동인문학상의 종신심사위원을 맡는 등 한국문단 최고의 권력”이라면서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것은 누구의 흠결을 잡아내 공격하는 성격의 일이 정녕 아니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나와 나의 문우들이 문학을 처음 시작했을 적에 신앙했던 문학의 그 치열하고 고결한 빛을 되찾는 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서울신문DB(이응준 신경숙 표절 의혹 제기, 신경숙 표절 논란)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신경숙 표절논란,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 작품 비교하니 ‘소름’

    신경숙 표절논란,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 작품 비교하니 ‘소름’

    소설가 신경숙(52)이 일본 탐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설가 겸 시인 이응준은 16일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신경숙의 소설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표절 의혹을 받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이응준은 신경숙의 ‘전설’의 일부분에 대해 “순전히 ‘다른 소설가’의 저작권이 엄연한 ‘소설의 육체’를 그대로 ‘제 소설’에 ‘오려붙인 다음 슬쩍 어설픈 무늬를 그려 넣어 위장하는’, 그야말로 한 일반인으로서도 그러려니와, 하물며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특히 이응준은 유키오의 작품을 번역한 시인 김후란이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이러한 언어조합은 가령, ‘추억의 속도’ 같은 지극히 시적인 표현으로서 누군가가 어디에서 우연히 보고 들은 것을 실수로 적어서는 결코 발화될 수가 없는 차원의,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도용(盜用)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튀어나올 수 없는 문학적 유전공학의 결과물”이라며 역자의 독자적 문장임을 주장했다. 이응준은 “원래 신경숙은 표절시비가 매우 잦은 작가”라며 신경숙 표절의 몇 가지 실례를 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신경숙이 발표한 소설 ‘딸기밭’과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단편 ‘작별인사’ 등 작품들은 크고 작은 표절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사진=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하니..“명백한 절도행위”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하니..“명백한 절도행위”

    소설가 겸 시인 이응준은 16일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신경숙의 소설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표절 의혹을 받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이응준은 신경숙의 ‘전설’의 일부분에 대해 “순전히 ‘다른 소설가’의 저작권이 엄연한 ‘소설의 육체’를 그대로 ‘제 소설’에 ‘오려붙인 다음 슬쩍 어설픈 무늬를 그려 넣어 위장하는’, 그야말로 한 일반인으로서도 그러려니와, 하물며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하니 ‘기쁨을 아는 몸’ 소름..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하니 ‘기쁨을 아는 몸’ 소름..

    신경숙 표절 논란,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 문단 비교하니 소름..“명백한 절도행위” ‘신경숙 표절 논란’ 소설가 신경숙(52)이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신경숙이 일본 탐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설가 겸 시인 이응준은 16일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신경숙의 소설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표절 의혹을 받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이응준은 신경숙의 ‘전설’의 일부분에 대해 “순전히 ‘다른 소설가’의 저작권이 엄연한 ‘소설의 육체’를 그대로 ‘제 소설’에 ‘오려붙인 다음 슬쩍 어설픈 무늬를 그려 넣어 위장하는’, 그야말로 한 일반인으로서도 그러려니와, 하물며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특히 이응준은 유키오의 작품을 번역한 시인 김후란이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이러한 언어조합은 가령, ‘추억의 속도’ 같은 지극히 시적인 표현으로서 누군가가 어디에서 우연히 보고 들은 것을 실수로 적어서는 결코 발화될 수가 없는 차원의,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도용(盜用)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튀어나올 수 없는 문학적 유전공학의 결과물”이라며 역자의 독자적 문장임을 주장했다. 이응준은 “원래 신경숙은 표절시비가 매우 잦은 작가”라며 신경숙 표절의 몇 가지 실례를 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신경숙이 발표한 소설 ‘딸기밭’과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단편 ‘작별인사’ 등 작품들은 크고 작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또 이응준은 “신경숙과 같은 극소수의 문인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한국문인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버겁고 초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작가임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려는 까닭은 비록 비루한 현실을 헤맬지라도 우리의 문학만큼은 기어코 늠름하고 진실하게 지켜내겠다는 자존심과 신념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라며 “문인이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안하무인일 수 없다. 문인이 범죄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인이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범죄자여선 안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응준은 “표절은 시대와 시절에 따라 기준이 변하거나 무뎌지는 ‘말랑말랑한 관례’가 아니다. 그러나 표절을 저질러도 아무 문제가 없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문단이다. 단, 조건이 있다. 책이 많이 팔린다거나 그것과 음으로 양으로 연관된 문단권력의 비호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설혹 표절 문제가 제기된다고 하더라도 그저 약간의 소란 아닌 소란을 거쳐 다시 납득할 수 없는 평온으로 되돌아갈 뿐인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문단의 이러한 ‘표절의 환락가화(歡樂街化)’가 2000년 가을 즈음부터 줄줄이 터져 나왔던 신경숙의 다양한 표절 시비들을 그야말로 그냥 시비로 넘겨버리면서 이윽고 구성되고 체계화된 것임을 또렷이 증언할 수 있다. 신경숙의 표절에 대한 한국문단의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는 그 이후 한국문단이 여러 표절사건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내리지 않는 악행을 고질화, 체질화시킴으로서 한국문학의 참담한 타락을 가져오게 되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응준은 “대한민국의 대표 소설가가 일본 극우 작가의 번역본이나 표절하고 앉아있는 한국문학의 도덕적 수준을 우리 스스로 바로잡는 것 말고는 한국문학의 이 국제적 망신을 치유할 방법이 달리 뭐가 있겠는가”라며 탄식했다. 사진=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탱크도 다니는 공사 현장에 ‘불량 복공판’

    탱크도 다니는 공사 현장에 ‘불량 복공판’

    S사는 지난해 서울 송파구 석촌역 지하철 공사현장에 복공판 5300여장, 약 13억원어치를 납품하기로 해당 구간 건설사와 계약을 했다. 하지만 1차로 300장을 납품하면서 하중에 견디는 강도 등이 떨어지는 중국산 저질 복공판 18장을 몰래 섞어 넣었다. 나중에 이 사실이 발각돼 해당 물량이 모두 철거됐으니 망정이지 승용차가 그 위를 지나다가 지하 공사장으로 추락이라도 했으면 큰일이 날 뻔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품질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전국 14개 대형 건설공사 현장에 중국산 복공판 1만 4000여장(33억원어치)를 납품한 혐의(사문서 위조, 사기)로 S사 대표 유모(47)씨, 영업팀장 조모(38)씨 등 3명과 이에 동조한 모 품질시험기관 나모(68) 부원장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나 부원장 등 품질시험기관 측은 복공판 성능을 제대로 시험하지도 않은 채 S사가 요구하는 대로 최대 하중을 70t, 미끄럼저항계수를 95 이상으로 기재한 시험성적서 5장을 발급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S사가 중국에서 수입해 납품한 복공판은 실제로는 최대 하중 60t, 미끄럼저항계수 50~60의 부실한 제품이었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복공판은 최소 13.44t의 무게를 받기 전에 아래로 5㎜ 휘어져선 안 되지만 경찰이 해당 공사현장 중 4곳에서 수거해 시험한 문제의 복공판들은 7.26~12.85t에서 5㎜ 이상 휘었다. 이들이 납품한 14곳 중 김포도시철도, 충남 천안 청수지구, 경남 밀양 금곡교 공사 현장에는 아직도 중국산 복공판이 국산 정상 제품과 섞인 채 깔려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특히 김포 지역은 탱크, 야포 등 중장비도 많이 지나다녀 붕괴의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S사는 중국에서 복공판을 수입하면서 수입 확인 라벨을 떼어내 직접 생산한 제품인 것처럼 위장했다. 국산 제품처럼 도장해 실제 국산 제품과 섞어서 납품했다. 국산 제품을 납품하면 보통 장당 5000~1만원의 마진이 남지만 S사는 이런 범행을 통해 장당 7만~9만원을 남겨 총 1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품질검사기관이 150여곳으로 난립해 경쟁이 심하고 1회 시험검사비가 100만~150만원으로 고액이라 검사기관이 의뢰 업체의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시험성적서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없고 시공사 내부에서도 철저한 관리 감독이 안 된다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영화를 많이 봤나?…백인 무장강도 잡고보니 흑인

    영화를 많이 봤나?…백인 무장강도 잡고보니 흑인

    세상에 완전범죄는 없는 것 같다. 지난해 12월 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코넬리우스의 한 은행에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총기로 무장한 한 백인 중년 남성이 들이닥쳐 현금을 털어 달아났다. 그로부터 3개월 남짓 된 지난 8일(현지시간) 텍사스에서 놀랍게도 한 흑인 남성이 이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됐다. 치밀한 범죄 준비를 했으나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된 화제의 주인공은 베노이트 콘스탄트(28). 흑인인 그가 백인 강도가 된 것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마스크 덕분이다. 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첩보원들이 위장을 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을 강도에 이용한 것. 특히 콘스탄트의 강도 행각은 한술 더 떴다. 강도를 벌일 시간에 맞춰 은행 인근에 위치한 YMCA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가짜 전화를 공범에게 걸게한 것. 곧 경찰 분산을 위한 '성동격서'(聲東擊西)를 노린 전략이었다.   그의 치밀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경찰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유유히 수사망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전범죄는 없었다. 강도가 벌어진 시각 장난전화가 걸려왔다는 사실에 주목한 경찰이 YMCA 인근에 있던 수상한 자동차를 CCTV를 통해 확인한 것. 이후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용의자가 콘스탄트임을 확인한 경찰은 수배에 나섰다.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해 도피 중이던 그는 그러나 어이없이 검거됐다. 텍사스에서 교통위반으로 검문을 받다 정체가 탄로났기 때문이다. 노스캐롤라이나 경찰은 "조만간 용의자가 이곳으로 인도될 것" 이라면서 "여죄가 있는지 현재 FBI가 조사 중" 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中 20대 노동자, 아이폰6 생산공장서 사망 논란

    中 20대 노동자, 아이폰6 생산공장서 사망 논란

    영국 BBC의 한 시사프로그램이 애플의 중국 공장에서 ‘아이폰6’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지적한 지 두달 여 만에 20대의 젊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올해 26살의 중국 노동자 톈씨는 팍스콘과 함께 아이폰6를 생산하는 공장인 페가트론에서 일하다가 지난 달 3일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 노동자의 유가족은 그가 하루 12시간씩 일을 했으며 일주일에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주일에 무려 83시간을 일했다는 것. 현지법원은 이를 ‘돌연사’라고 판결했으며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건강한 20대 노동자, 하루아침에 싸늘한 시신으로… 톈씨의 여동생(25)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오빠는 사망하기 전까지 매우 건강했다. 과한 업무가 오빠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페가트론 측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씨는 페가트론으로부터 한 달에 1800위안(약 32만 4000원)의 낮은 급여를 받고 일해왔다. 그가 사망한 날 아침, 회사 측은 그가 출근하지 않았으며 감기에 걸려 기숙사에서 쉬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유가족은 회사 측의 설명에 문제가 있다며 의문을 품었다. 톈씨의 여동생은 “오빠의 시신이 발견된 시간은 2월 3일 늦은 밤이었고, 사망 추정시간은 오전 9시~10시”라면서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고 싶지만 부검 비용이 부담돼 결국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오빠의 근무 일정이 기록된 일지를 우리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빠로부터 매일 야근 및 추가 근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회사의 이러한 처사와 처리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폰6 생산 공장 근로자, 12시간 근무+16시간 추가 근무” 중국 현지법상 노동자는 한달에 기준근로시간 이외에 36시간까지만 초과근무가 가능하다. 애플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긴급’ 상황이거나‘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노동자가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달 중국노동감시(China Labor Watch)측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10월, 11월 3개월 간 노동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60시간 이상이었으며, 페가트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한 달 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95시간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BBC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진이 페가트론 공장에 위장 취업해 조사하 결과, 이곳 노농자들은 12시간 근무에도 모자라 최장 16시간의 추가 근무를 강요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생산업체가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일었다. ▲사망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 유가족에 따르면 톈씨는 페가트론으로부터 위로비 명목으로 8만 위안(약 1438만 원)을 받았다. 부검을 원했지만 페가트론은 부검 비용 지불을 거절했다. 톈씨의 여동생은 “우리는 단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싶을 뿐”이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에 페가트론 측은 톈씨의 사망은 회사의 잘못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이 애플 측에 이번 사망사건과 관련한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4세 소년, 친구 고용해 ‘가족 살해’ 모의 충격

    14세 소년, 친구 고용해 ‘가족 살해’ 모의 충격

    14세의 미국 소년이 자신의 일가족을 살해하려 한 모의를 한 혐의로 체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미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이 소년은 동료 친구들을 고용해 일가족을 살해하고 이를 강도로 위장하기 위한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러한 범행 계획이 담긴 노트(사진)를 이 소년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발견해 현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이 나고 말았다. 이 소년은 자신이 고용한 친구와 계약을 맺은 내용을 담은 노트에서 자신의 가족을 살해하는 대가로 1,2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내용까지 밝혔다. 그는 "고용한 친구가 집에 침입해 총으로 가족을 살해한 다음 자신은 다른 집으로 뛰어가 집에 강도가 들었다고 거짓 신고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계회까지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일단 이 청부 살인 계약서에 서명을 한 이 소년의 친구는 "장난으로 알고 서명했다"고 주장해 훈방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년은 이전에도 자신의 가족에 관해 적대심을 수차례 표명한 것으로 드러나 살해 모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소년은 평소에도 학교에서 학업에 충실하지 않아 자주 문제를 일으켰으며, 지난해 4월에는 급우를 살해하겠다고 학교에 과도를 가지고 등교한 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소년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은 "소년이 가족에 대해 적개심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실제로 실행하지는 않았다"면서 선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검찰은 이 소년에게 3명의 가족을 살해 계획한 혐의로 '일급 살인 모의' 혐의를 적용했으며, 소년 법정이 아니라 일반 성인 법정으로 이첩할 것인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자신의 가족 살해 계획과 계약서 내용이 담긴 노트 (현지 경찰 제공)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애플의 중국 공장에선 무슨 일이?…근무환경 몰카영상 ‘충격’

    애플의 중국 공장에선 무슨 일이?…근무환경 몰카영상 ‘충격’

    한 시사프로그램이 애플 중국 공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시사 프로그램 파노라마(Panorama)는 최근 애플의 중국 공장 ‘아이폰 6’의 생산 라인에 잠입해 중국 노동자들이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고 있는 실태를 고발 보도했다. 기자들이 상하이 외곽에 위치한 페가트론(Pegatron) 공장에 위장 취업해 몰카로 촬영한 영상에는 12시간 근무에 지친 노동자들이 졸음을 참지 못해 엎드려 잠을 자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12시간 근무에도 모자라 최장 16시간의 추가 근무를 강요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세계적으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높은 인기를 얻고 상황에 중국 생산업체가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강도 높은 노동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BBC는 근무시간 문제 외에도 ID카드, 기숙사, 작업협의에 대한 근로 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BBC는 인도네시아에서 불법 채굴에 의한 주석이 애플의 부품 공급사에 유입됐을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면서 인도네시아 방카섬에는 어린아이들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채 주석을 캐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애플은 BBC 방송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상태며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애플만큼 공정하고 안전한 노동 조건을 확보하는 기업을 알지 못한다”면서 “우리는 부품 공급사와 협력해 결함에 대처하고 있으며, 계속 개선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영상= BBC / Apple’s Broken Promise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슈&이슈] 킨텍스 지원시설용지 장기 임대 논란

    [이슈&이슈] 킨텍스 지원시설용지 장기 임대 논란

    경기 고양시가 수천억원대 알짜 시유지를 대기업 등에 헐값에 장기 임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고양시는 2009년 6월 킨텍스(종합전시장) 지원시설용지인 일산서구 대화동 2606에 있는 4만 8793㎡ 규모의 부지를 지역건설업체가 대주주로 있는 ㈜원마운트에 공시지가의 1%(연간 9억원)만 내는 조건으로 35년간 임대를 줬다. 원마운트는 이곳에 실내스키장과 수영장 등 스포츠시설 60%를 짓고 나머지 40%는 상가로 신축해 임대를 주고 있다. 15년 연장 계약을 할 수 있어 최장 50년간 사용할 수 있다. 헐값의 임대료마저 대폭 깎아줬다. 정규직·비정규직 관계없이 ‘상시 평균 고용인원 200명 이상 사업장’이라는 이유다. 지금은 연간 2억 3000만원만 내고 있다. 원마운트가 이곳에 신축한 소형 상가의 월 임대료는 보증금 1억 2000만원에 월 700만원이다. 워낙 위치가 좋다 보니, 지난해 4월 첫 임대 당시 기본 권리금(바닥피)만 2000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상업용지인 이 토지는 일산신도시·일산호수공원·한류월드·현대백화점 등과 인접해 있어 시세가 3.3㎡당 1500만~3000만원에 이른다는 게 주변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바로 옆 토지는 2012년 12월 3.3㎡당 1100만원에 매각되자, 고양시의회에서 “2010년 감정가격이 1600만원이었는데 500만원이나 싸게 헐값 매각한 배경이 무엇이냐”며 강도 높게 추궁했었다. 이 토지의 총매매가는 2010년 인접 토지 감정가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2361억원에 달한다. 본래 국공유지 대부 요율을 공시지가의 5%에 임대할 수 있도록 공유재산관리조례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외국자본이 조금이라도 지분을 갖고 있으면 1%로 낮출 수 있다. 현행 고양시공유재산관리조례는 국공유지의 대부 요율을 ‘재산평정가격(공시지가)의 1000분의50’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근거로 외국인 투자기업에 공유재산을 빌려줄 경우에는 1000분의10으로 감면할 수 있다. 그러나 원마운트에 일부 외국인 투자가 있지만 이 시설의 실질적 소유자는 ‘구 청원건설 대주주’라는 사실은 웬만한 고양시민이면 다 안다. 인접한 대화동 2606-1에 있는 2만 5881㎡는 ㈜일산씨월드도 2010년 6월 원마운트와 같은 조건으로 임대받았다. 일산씨월드는 이곳에 수도권 최대 수족관인 ‘한화아쿠아플라넷 일산’을 신축해 지난 4월 개장했다. 지상 4층 규모로 전체면적이 1만 3223㎡에 달한다.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2배, 63빌딩 수족관의 4배 규모다. 2~3층에 수족관과 동물원을 갖춘 이 시설의 토지 역시 공시지가(458억원)의 1%(4억 5000만원)를 매년 납부하는 조건으로 35년간 장기 임대했고, 15년 범위 안에서 대부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곳도 미국의 수족관 아크릴 전문 기업 레이놀즈 폴리머가 10%를 공동출자해 임대료는 공시지가의 5%에서 1%로 낮출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2004년쯤 고양시가 우선협상사업자를 공모해 결정하고 이후 임대계약을 맺기 전까지 수차례에 걸쳐 협상하면서 고양시가 사업자 편에서 일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밝혔다. 또 “임대료를 규정하는 공유재산관리조례가 사업자에 유리하도록 수차례에 걸쳐 개정됐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와 고양시의회도 “과거 어떻게 해서 이 같은 터무니없는 임대차가 이뤄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무책임한 공모사업이 수천억원대 시유지를 반세기 동안 터무니없는 헐값에 임대하게 했다”면서 “지금이라도 당시 임대차 계약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따져보고 할 수 있다면 제대로 임대차 계약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달수 경기도의원(새정치연합·고양8) 역시 “대부료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가짜로 외자유치를 한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규형 고양시 전시컨벤션사업팀장은 “2004년도에 매각 또는 대부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과정을 거쳐 임차인을 구한 것”이라며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최 팀장은 “당시 4개 업체가 공모에 참여했고, 평가위원회 등을 거쳐 현 사업자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보면 대부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은 것 같지만 당시에는 적절한 행정절차를 거쳐 정상적으로 계약이 성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시가 사업자 편에서 일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선협상대상자를 공무원이 아닌,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는데 원마운트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며 가능성이 낮은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최 팀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배 아프게 볼 수 있지만 당시 원마운트와 한화아쿠아라는 관광시설이 들어온 것은 킨텍스 주변 지역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유리한 결정이었다”면서 “향후 지역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외자유치 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10% 이상(최소 1억원 이상)을 외국인이 지분출자하고, 이를 유지해야만 된다”면서 “만약 외자유치가 허위이고, 중도에 지분출자를 철회하거나 매각할 경우 계약해지 조건이 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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