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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5)음란물 퇴치에 나선 우리 이웃들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5)음란물 퇴치에 나선 우리 이웃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다운로드되는 아동·청소년 출연 음란물은 약 400만건. 이런 음란물은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절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인터넷 특성상 수사기관만의 활동으로는 근절할 수 없다. 전국을 통틀어 경찰의 사이버 수사인력은 900여명 수준이다. 범람하는 음란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려 직접 나선 시민들이 있다. 명예 사이버 경찰 ‘누리캅스’ 대원 700여명과 행정안전부의 ‘사이버 지킴이’ 모니터 단원 400여명이다. 음란물 퇴치에 나선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활약상을 살펴봤다. “해변 백사장에서 모래 한 삽 퍼내는 심정이죠. 워낙 많으니까…. 그래도 인터넷이 점점 깨끗해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일해요.” 대구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배영호(49)씨는 지난 8월, 부동산 일이 끝나면 인터넷에서 ‘야동’(음란 동영상)을 찾아 헤맸다. 익숙한 듯 ‘연옌(포털사이트 등의 차단 조치를 피하려 연예인을 변형해 쓰는 말) 합성’, ‘강남 여대생 노출’ 등 그들만의 단어를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하자 금세 음란물 수십개가 화면을 채웠다. 배씨의 또 다른 직함은 ‘대한민국 누리캅스’의 최정예 요원이다. 배씨는 경찰청이 개최한 인터넷 음란물 신고 대회(8월 6~19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매일 5시간을 투자했다는 배씨가 2주 동안 찾아낸 불법음란물은 2600여건에 달한다. 1남 1녀를 둔 평범한 가장인 배씨는 “7~8년 전 사무실 부근 원룸에서 강간 사건이 터져 성범죄 예방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몇년 전만 해도 성관계하는 수준의 음란물이 많았는데 요즘엔 고문 등 가학적 포르노물이 늘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훈련 안받았지만 열정은 ‘최정예’ 누리캅스는 경찰청이 2007년 인터넷의 불법·유해 정보를 감시하기 위해 만든 민간 명예 경찰이다. 현재 782명이 활동 중이다. 대원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초·중·고등학생인 동생을 둔 형과 누나 등 대부분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이들은 전문적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 하지만 사이버 세상에 은밀히 뿌리내린 음란물을 찾아내는 실력은 경찰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누리캅스 대원들이 찾아 경찰에 신고한 음란물은 올해에만 8395건에 이르며 설립 뒤 5년여간 1만 4000여건의 음란물을 찾아 경찰에 알렸다. 지난달 10일 아동·청소년 출연 음란물을 대량으로 유포한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지도교사 등 헤비업로더(음란물 다량 게시자)와 웹하드 운영자 21명을 붙잡는 데도 누리캅스의 신고가 큰 역할을 했다. 경찰청의 음란물 신고대회에서 올해 2위를 차지한 문태화(39·건강가정사)씨는 “겉으로 음란물과 관련 없어 보이는 블로그도 성인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해 놓은 곳이 많다.”면서 “구글 등 기능이 좋은 검색 사이트를 이용해 틈새를 찾아낸다.”고 비법을 전했다. 이병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기획수사팀장은 “사이버 범죄는 음란물 유포뿐 아니라 해킹, 도박, 사이버 사기, 명예훼손, 스토킹 등 범위가 워낙 넓어 경찰이 음란물 수사에만 전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보수 한 푼 받지 않고 열정과 노하우를 발휘하는 누리캅스 대원들이 큰 힘이 된다.”고 평가했다. 행정안전부가 YWCA 등 시민단체 11곳을 모아 결성한 ‘사이버 지킴이’ 음란물 모니터단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4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 중이다. 지난 6월 결성 이후 지난달 말까지 1500여건의 음란물을 적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신고했다. ●아이 꾸짖자 “다른 애들도 본다” 당당 음란물 한 건을 신고하면 단원들이 받는 독려금은 2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시민 모니터단의 열정은 급여에 비례하지 않는다. 내 아이가 낯 뜨거운 동영상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절박함에서 일을 시작한 부모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박승진(45) 건전미디어연대 활동가도 두 아들이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컴퓨터에서 성인 사이트 접속 기록을 발견한 뒤 활동을 시작했다. 박씨는 “막내 아들에게 ‘벌써 이런 영상을 봐서 되겠느냐’고 타일렀더니 ‘다른 애들도 다 본다’며 오히려 당당해하더라.”면서 “주변에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부모들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당장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음란물 모니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온종일 음란물을 보며 단속하다 보면 어려운 점도 많다. 김민선(49)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사명감에 집에서 음란물 단속을 하는데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고는 ‘엄마가 집에서 이상한 것을 본다’고 해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는 데다 음란물을 지속적으로 보다 보니 정신적 고통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사이버경찰 ‘강남여대생 노출’ 검색하자…

    사이버경찰 ‘강남여대생 노출’ 검색하자…

    우리나라에서 한 해 다운로드되는 아동·청소년 출연 음란물은 약 400만건. 이런 음란물은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절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인터넷 특성상 수사기관만의 활동으로는 근절할 수 없다. 전국을 통틀어 경찰의 사이버 수사인력은 900여명 수준이다. 범람하는 음란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려 직접 나선 시민들이 있다. 명예 사이버 경찰 ‘누리캅스’ 대원 700여명과 행정안전부의 ‘사이버 지킴이’ 모니터 단원 400여명이다. 음란물 퇴치에 나선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활약상을 살펴봤다. “해변 백사장에서 모래 한 삽 퍼내는 심정이죠. 워낙 많으니까…. 그래도 인터넷이 점점 깨끗해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일해요.” 대구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배영호(49)씨는 지난 8월, 부동산 일이 끝나면 인터넷에서 ‘야동’(음란 동영상)을 찾아 헤맸다. 익숙한 듯 ‘연옌(포털사이트 등의 차단 조치를 피하려 연예인을 변형해 쓰는 말) 합성’, ‘강남 여대생 노출’ 등 그들만의 단어를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하자 금세 음란물 수십개가 화면을 채웠다. 배씨의 또 다른 직함은 ‘대한민국 누리캅스’의 최정예 요원이다. 배씨는 경찰청이 개최한 인터넷 음란물 신고 대회(8월 6~19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매일 5시간을 투자했다는 배씨가 2주 동안 찾아낸 불법음란물은 2600여건에 달한다. 1남 1녀를 둔 평범한 가장인 배씨는 “7~8년 전 사무실 부근 원룸에서 강간 사건이 터져 성범죄 예방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몇년 전만 해도 성관계하는 수준의 음란물이 많았는데 요즘엔 고문 등 가학적 포르노물이 늘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훈련 안받았지만 열정은 ‘최정예’ 누리캅스는 경찰청이 2007년 인터넷의 불법·유해 정보를 감시하기 위해 만든 민간 명예 경찰이다. 현재 782명이 활동 중이다. 대원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초·중·고등학생인 동생을 둔 형과 누나 등 대부분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이들은 전문적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 하지만 사이버 세상에 은밀히 뿌리내린 음란물을 찾아내는 실력은 경찰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누리캅스 대원들이 찾아 경찰에 신고한 음란물은 올해에만 8395건에 이르며 설립 뒤 5년여간 1만 4000여건의 음란물을 찾아 경찰에 알렸다. 지난달 10일 아동·청소년 출연 음란물을 대량으로 유포한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지도교사 등 헤비업로더(음란물 다량 게시자)와 웹하드 운영자 21명을 붙잡는 데도 누리캅스의 신고가 큰 역할을 했다. 경찰청의 음란물 신고대회에서 올해 2위를 차지한 문태화(39·건강가정사)씨는 “겉으로 음란물과 관련 없어 보이는 블로그도 성인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해 놓은 곳이 많다.”면서 “구글 등 기능이 좋은 검색 사이트를 이용해 틈새를 찾아낸다.”고 비법을 전했다. 이병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기획수사팀장은 “사이버 범죄는 음란물 유포뿐 아니라 해킹, 도박, 사이버 사기, 명예훼손, 스토킹 등 범위가 워낙 넓어 경찰이 음란물 수사에만 전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보수 한 푼 받지 않고 열정과 노하우를 발휘하는 누리캅스 대원들이 큰 힘이 된다.”고 평가했다. 행정안전부가 YWCA 등 시민단체 11곳을 모아 결성한 ‘사이버 지킴이’ 음란물 모니터단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4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 중이다. 지난 6월 결성 이후 지난달 말까지 1500여건의 음란물을 적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신고했다. ●아이 꾸짖자 “다른 애들도 본다” 당당 음란물 한 건을 신고하면 단원들이 받는 독려금은 2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시민 모니터단의 열정은 급여에 비례하지 않는다. 내 아이가 낯 뜨거운 동영상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절박함에서 일을 시작한 부모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박승진(45) 건전미디어연대 활동가도 두 아들이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컴퓨터에서 성인 사이트 접속 기록을 발견한 뒤 활동을 시작했다. 박씨는 “막내 아들에게 ‘벌써 이런 영상을 봐서 되겠느냐’고 타일렀더니 ‘다른 애들도 다 본다’며 오히려 당당해하더라.”면서 “주변에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부모들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당장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음란물 모니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온종일 음란물을 보며 단속하다 보면 어려운 점도 많다. 김민선(49)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사명감에 집에서 음란물 단속을 하는데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고는 ‘엄마가 집에서 이상한 것을 본다’고 해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는 데다 음란물을 지속적으로 보다 보니 정신적 고통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배냇저고리·웃음 태교

    강남구는 5일 오후 2시 삼성동 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관내 임신부를 위해 특강을 마련한다.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기념해 준비했다. 10월 10일은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인 10개월을 뜻한다. 특강은 2부로 나뉜다. 1부는 ‘배냇저고리 만들기’ 시간이다. 섬세한 바느질을 통해 태아의 뇌를 자극하고, 자식을 위해 정성껏 옷을 만드는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태아에게 전해져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2부에서는 ‘엄마가 웃으면 태아가 행복하다’는 주제 아래 ‘웃음 태교’ 강의로 손님을 맞는다. 전문강사를 초빙해 웃음이 주는 효과와 웃음 기법, 웃음 처방 등을 일깨운다. 특강에 참여하는 임신부에게는 친환경 천연 주방세제와 간식을 제공한다. 참여 희망자는 보건지도팀((02)3451-2555, 2566)으로 사전 예약 신청하면 된다. 특히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임산부를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강남구는 이런 취지에서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구는 태교법, 산전체조 , 라마즈분만법, 산후관리 및 신생아 돌보기, 산후 우울증 등에 대해 교육하는 ‘출산 준비교실’과 ‘모유수유 클리닉’ 프로그램 등으로 출산준비에서부터 사후관리까지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선찬 보건과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가정은 물론 지역 내에 임산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임산부를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더 발굴해 ‘아이낳기 좋은 도시’ 강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취업·관광성형에 ‘孝톡스’까지… 성형외과 “한가위만 같아라”

    하반기 대기업 공채에 지원한 대학생 배모(23·여)씨는 추석연휴 전날인 지난달 28일 강남의 A성형외과에서 콧대를 높였다. 취업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외모를 갖추기 위한 성형이었지만 수술 날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개천절까지 포함해 최대 5일을 쉴 수 있는 연휴를 이용해 예뻐지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배씨는 금요일 밤 12시가 다 돼서야 수술대에 올랐다. 올 들어 가장 긴 연휴였던 추석을 맞아 서울 강남 등지의 주요 성형외과들이 야간·철야 진료를 하며 예약 수술을 소화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쌍꺼풀·코·가슴 등의 성형을 수술부터 회복까지 명절 기간 내에 끝낼 수 있다고 광고했고 파격할인을 내세운 마케팅 경쟁도 뜨거웠다. 유명 성형외과 대부분이 추석 당일인 지난달 30일을 제외하고 야간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B성형외과 관계자는 “추석 연휴기간에 전 직원이 비상근무하면서 예약환자를 받았다.”면서 “명절 특수는 늘 있었지만 이번엔 연휴가 길어 진료가 특히 더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미용성형뿐 아니라 부모의 젊음을 되찾아주는 보톡스·안검하수 등 ‘효도성형’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은행원 장영미(28)씨는 어머니에게 용돈 대신 이마·눈가·팔자주름 등에 보톡스를 넣어 피부를 팽팽하게 해주는 50만원짜리 ‘효(孝)톡스 시술권’을 선물했다. 장씨는 “추석 당일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 예약해 놓은 성형외과를 함께 찾았다.”면서 “비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엄마가 확실히 젊어 보여 뿌듯하다.”고 웃었다. 안 그래도 북새통인 성형외과에 중추절(29~1일)·국경절(1~7일) 연휴를 맞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까지 합세했다. 한 여행업체 가이드는 “성형이 목적인 젊은 층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내 딸 서영이(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법대 4학년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여름방학을 맞은 서영(이보영).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열중하던 중 제주도에서 일하고 있던 엄마가 심장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한편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우재는 친구를 만나러 강남에 왔다가 눈앞에서 자신의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도망가는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휴먼다큐 그날(MBC 토요일 오전 8시 45분) 1년 8개월째 독일에서 생활하는 축구 선수 구자철은 재활차 독일에 머물고 있는 홍정호 매니저와 함께 남자 셋이 옹기종기 살고 있다. 운동선수라면 보양식을 챙겨 먹기 바빠야 정상이지만 이들은 며칠째 김치찌개와 라면을 주식으로 먹고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SBS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성악가 김동규가 수준급의 바이크 실력과 친환경적인 집을 공개해 화제다. 그는 자신의 건강 노하우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달리는 바이크라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보유하고 있는 바이크만 다섯 대로 일주일에 3~4번은 꼭 동호회 사람들과 바이크를 즐길 만큼 10년째 푹 빠져 있다는데…. ●나눔 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선천성 소아마비를 갖고 태어난 엄복섭씨. 주위의 도움 없이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복섭씨는 현재 동생 홍섭씨 부부와 함께 지내고 있다. 밥 먹는 것부터 씻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자신의 손으로 할 수 없는 형. 가장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져만 가는 상황에서 생계를 책임지는 동생 홍섭씨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OBS스페셜 ‘한국魚 1, 2부’(OBS 토·일요일 밤 9시 25분) 1부에서는 특정 지역에만 서식하는 멸종 위기종이자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우리 민물고기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신비로운 생태를 공개한다. 2부에서는 국제상어박람회 통해 사람에게 보다 가까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한국 현대사 증언 TV자서전(KBS1 일요일 오전 7시 10분) 시대의 창이었던 만화 ‘고바우 영감’은 50여년을 달려와 14139회 연재의 대장정을 그린 만화가 김성환 화백을 소개한다. 만화라는 창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삶’을 수집하고 있는 김 화백. ‘기록하기’에서 ‘수집하기’로 이어진 숨겨진 사연과 새로운 지평을 연 ‘고바우 현대사’를 함께한다. ●경계를 넘다 K아트(SBS 일요일 밤 11시) 우리 현대 미술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뜨겁다. 뜨거운 에너지로 결집된 역동성을 엔진 삼아 세계 미술의 중요한 현장마다 극찬을 받고 다니는 K아트의 저력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해 첫선을 보이는 ‘올해의 작가상 2012’의 1차 선정 작가 4팀도 만나본다.
  • 울랄라세션 임윤택 결혼… 소설가 이외수 주례 맡아

    울랄라세션 임윤택 결혼… 소설가 이외수 주례 맡아

    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왼쪽·32)이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칼라티움에서 세 살 연하의 헤어디자이너 이혜림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 사회는 개그맨 김경욱이, 주례는 소설가 이외수가 각각 맡았다. 축가는 울랄라세션 멤버들이 불렀다. 임윤택 커플은 지난해 여름 지인의 소개로 만나 사랑을 키웠다. 이들은 다음 달이면 아빠·엄마가 된다. 신혼 여행은 생략한다. 임윤택의 소속사는 “신부가 다음 달 아이를 출산할 예정인 데다 울랄라세션도 오는 25일 첫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신혼 여행은 가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배우 남윤정씨 자택서 사망

    배우 남윤정씨 자택서 사망

    중견 탤런트 남윤정(58)씨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남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딸 신모(3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사망한 뒤부터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 자살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남씨는 1973년 TBC 공채 13기 탤런트로 데뷔해 ‘하얀거탑’, ‘강남엄마 따라잡기’, ‘연애결혼’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최근에도 ‘위험한 여자’, ‘아내의 자격’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3일 발인 예정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생명의 窓]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쟁심/오동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생명의 窓]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쟁심/오동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에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이 말하는 바는 내가 잘 알고 있는 바로 옆 사람이 잘되면 기분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 속담 속에 우리나라 사람의 심성을 엿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혹자는 이 속담은 원래 좋은 의미로 사용됐다고 주장한다. 원래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라도 아프다.’라고 했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샀으니 축하는 해야겠는데 가진 것이 없으니 배라도 아파 설사라도 해서 거름을 주겠다는 좋은 의도를 나타내는 말이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 일본은 이 속담을 정반대의 의미로 바꾸어 놓았다. 이웃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심보가 있다는 뜻이 됐다. 우리에게는 이런 놀부 심보가 없는데 일본이 속담의 뜻을 바꾸었고, 그 이후 변질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본 때문에 바뀐 속담이 아직 쓰이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 이런 심리가 없다면 아무리 일본인들이 속담의 뜻을 바꾸었어도 저절로 없어지거나 원래 뜻으로 사용됐을 것이다. 이런 시기와 질투심이 정말로 우리나라 사람에게 특징적일까. 최근 EBS에서 기능성 자기공명촬영(f-MRI)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한국 주부와 미국 주부에게 어떤 상황에서 기쁨을 느끼는지 카드 게임을 하게 했다. 카드 게임에서 미국 엄마들은 자신이 점수를 땄을 때에만 기쁨을 느끼는 뇌에 보상 시스템(보상중추)이 활성화되는 반응을 보였다. 상대방의 이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반면 한국 엄마들은 자신이 점수를 땄을 때가 아니라, 상대방보다 더 좋은 점수를 냈을 때에만 보상 뇌가 활성화됐다. 우리나라 엄마는 절대적 이익보다 상대적 이익에 기뻐했다. 자기가 잘돼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남보다 잘됐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 한국 엄마들이다. 미국 엄마들은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의 절대적인 이득에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 왜 우리는 미국인과 다르게 남과 비교하면서 일희일비하는가. 자원은 제한돼 있고, 그 자원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경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좁은 땅덩어리에 빈약한 자원을 갖고, 밀집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만큼 더 경쟁을 벌이게 됐다. 미국 사람도 제한된 것을 갖고 경쟁을 한다. 하지만 미국은 더 넓은 땅을 갖고 있다. 미시간주에서 직장을 못 구하면 플로리다주에 있는 회사에 지원서를 낼 수 있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영국이나 호주로 이민 갈 수도 있다. 이도 저도 안 되면, 한국에 와서 영어 강사라도 할 수가 있다.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덜 경쟁적인 것 같다. 우리나라 사회는 급격히 변해 왔다. 6·25전쟁 이후 폐허가 돼 버린 우리는 미국의 원조가 없이는 살 수가 없었다. 1960년대 후반 초등학생 때 필자도 미국에서 원조받은 옥수수로 만든 빵을 무료로 얻어먹었다. 대부분 아이는 가난했고, 도시락 반찬으로 계란을 싸오면 남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 이후 현재까지 정말로 우리나라는 세계가 놀랄 만큼이나 눈부시게 변했다. 그렇게 변하는 동안에 강남에 살고 있던 가난한 농사꾼이 벤츠를 타고 다니는 졸부가 됐다. 처지가 비슷한 동창생이 아파트를 몇 번 사고팔더니 수십억원대 부자가 돼 있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안 우리 사회는 심한 변화를 겪었고, 그러는 동안 수준이 비슷했던 주변 사람이 인생 역전되는 것을 보고 배 아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속담의 뜻이 바뀌어 계속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천지가 개벽하는 것 같은 변화 속에서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한다. 지금 기회를 놓치게 되면 영영 낙오자로 남을 것 같아 불안해진다. 지나치게 경쟁적인 사회에서 살면서 생긴 조급증 때문에 오늘도 우리는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 신인 여배우 정아율 자살

    신인 여배우 정아율 자살

    신인 여배우 정아율(25)씨가 13일 오후 9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이웃에 사는 후배 A(24·여)씨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집으로 찾아왔다 숨진 정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을 앓아오던 정씨가 신변을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정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잇따라 올렸던 것으로 밝혀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내 방에서 세상의 무게감이 너무 크게 느껴지고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엄청난 공포가 밀려온다.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봐. 엄마 아빠 보고 싶다.’고 썼다. 자살 직전인 11일에도 ‘아무것도 위로가 안 돼.’라는 글을 남겼다. 정씨는 12일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한 뒤 혼자 신변을 정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결론 내렸다. 정씨는 지난달 7일 처음 방송한 KBS2 TV소설 ‘사랑아 사랑아’에서 주인공 홍승희(황선희)의 친구 영심이로 단역 출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uol.co.kr
  • 늘어나는 남성의 산후우울증

    지난해 7월 출산한 A씨는 남편의 늦은 귀가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임신했을 때 누구보다 자신을 위해준 남편이었기에 더 그랬다. 남편은 술에 취해 귀가하는 날이 잦아졌고 짜증도 부쩍 늘었다. 부부는 걸핏하면 다퉜다. 그러던 A씨는 한 육아 정보 카페에서 ‘남편 산후우울증’에 관한 글을 읽고서야 남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산후우울증’을 겪는 남성이 늘고 있다. 산후우울증은 스트레스나 호르몬 변화를 겪는 출산 여성에게 많지만 출산 과정을 줄곧 지켜본 남편이 겪기도 한다. 남편의 산후우울증은 쉽게 짜증을 내거나 무기력해지며 밖으로 나도는 방식으로 나타나 부부 생활에 상처를 남길 수 있지만 생소한 개념이어서 당사자나 가족들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지난 1월 아내의 출산 과정을 지켜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출산 후) 부부관계를 갖기 어려웠다.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 집에 늦게 들어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출산 후 3개월이 지났지만 김씨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 때문에 아내와 서먹하게 지낸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출산 후 부부간 성관계 문제로 상담을 하는 남편들이 많다.”면서 “아내의 역할이 배우자에서 엄마로 바뀌다 보니 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해 남편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낳기도 한다. ‘정서적인 합숙 효과’를 느낄 수도 있다. 윤 교수는 “출산 후 아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남편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아내가 산후우울증을 겪으면 남편이 힘들어 하거나 심하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윤 교수는 “남편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출산에 따른 남녀의 감정 변화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이런 경우 서로 진지하게 대화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여전히 거래 실종… 가격은 오히려 약보합세로

    여전히 거래 실종… 가격은 오히려 약보합세로

    “문의전화는 이따금씩 옵니다. 투기지역 해제에 재건축 심의안까지 통과됐지만 거래는 더 두고 봐야죠.”(서울 개포동 P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18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2·3단지 인근의 중개업소들은 여전히 한산했다. ‘5·10 부동산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강남3구에 자리한 데다, 지난 16일 개포 주공2·3단지의 재건축정비구역 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예상됐으나 의외였다. 개포동 믿음공인 오일심 대표는 “5·10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오히려 호가를 중심으로 약보합세만 보인다.”면서 “정비구역 계획안 통과 이후에도 문의전화가 늘거나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개포주공 2단지 주민인 이모씨는 “아직 분담금이 얼마가 될지, 재건축이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다.”며 “조합설립 뒤 착공까지 최소 3년이 걸린다는데 방 1개짜리 집에서 세 식구가 살기는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 거래활성화 등을 위한 정부의 5·10대책 발표 뒤 열흘이 지났지만 시장은 여전히 거래 실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살던 집을 줄여가는 ‘1대1 재건축’의 수혜단지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삼익아파트 등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가격은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최대 수혜지 강남3구 흔들… 양천구 거래 멈춰 개포 시영(40㎡)은 당초 7억원 선이었으나 최근 6억 4000만원대에 거래가 성사됐을 뿐, 이후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다. 최근 재건축 추진위가 시영아파트의 분담금을 추산한 결과 당초 예상보다 크게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한 개포 주공2·3단지도 가격은 약세다. 52㎡의 경우 1주일 전만 해도 8억원을 호가했으나 7억 7000만원대로 하락했다. 다만 대치동 은마아파트(102㎡)는 1대1 재건축의 수혜단지로 꼽히며 1000만원가량 오른 8억~8억 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최대 수혜지인 강남3구가 흔들리면서 소강 상태를 보여온 양천구는 아예 거래가 멈춰버렸다. 목동의 H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시가지5단지(99㎡)는 1주일간 무려 2500만원가량 가격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분당·용인 등 신도시도 대부분 보합세 강남의 영향권에 놓인 경기 용인과 분당신도시는 상황이 더 안 좋다. 용인시 상현동의 주부 진모(41)씨는 “아이 엄마들끼리 만나 차라도 마시면, 정부정책에 대한 실망감 탓에 집값 반전은 없을 것이란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상현동 상현마을 금호베스트빌 1차(218㎡)는 대책 발표 뒤 3000만원 가까이 하락해 4억 5000만~4억 9000만원 선을 형성했다. 신도시도 대부분 보합세다.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K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재 고객들이 규제 완화의 강도가 약해 집 구입 시기를 더 늦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자동 정든한진8차(195㎡)는 대책 발표 뒤 호가가 무려 5500만원이나 떨어져 8억~9억원 선을 지탱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부동산 거래는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번 대책은 대출이나 세금 측면에서 (완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시장 반응이 모두 부정적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보금자리주택의 7년 전매제한, 5년 의무거주 규정을 각각 4년, 1년으로 단축한 5·10대책의 영향으로 미분양이 넘쳐나던 보금자리지구인 수원 호매실지구의 경우 반짝 상승세를 탔다. ●수원 호매실 보금자리지구는 반짝 상승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지난 3월 1710가구를 분양했지만 단 406명만 청약했던 호매실지구에 최근 무순위 추가접수 첫날에만 688명이 몰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76%에 달했던 미분양률도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음달 5000가구 이상 쏟아지는 동탄2신도시의 청약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날 엄마라고 부르는데 아이 보낼땐 어찌할꼬”

    “날 엄마라고 부르는데 아이 보낼땐 어찌할꼬”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사는 김영분(53)씨는 위탁모가 된 지 벌써 9년째다. 다 키워서 입양을 보낼 때가 가장 무섭다고 했다. “아기가 커서 ‘엄마·아빠’라고 부르는데….” 쌓인 정을 떼 내는 것만큼 가혹한 일이 없다. 입양을 보낼 때 어떤 집으로 가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점검한다. 그마나 위안을 삼기 위해서다. 김씨는 “이별이 예정된 아이를 키우다 보니 보낼 때마다 매번 지독하리만큼 서운함을 느낀다.”면서 “입양할 생각도 가끔 했지만 교육의 벽에 가로막혔다.”고 말했다. 두 자녀를 대학보내고 키워 내는 데 적지 않은 고생을 했던 터다. 김씨는 “교육비 문제만 해결된다면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을 더 많이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25년차 위탁모 김계숙(63)씨는 “아이와 이별할 때마다 다시는 위탁받지 않겠다.”고 다짐면서도 사무치는 마음앓이를 달래기 위해 다시 아기를 맡아 키웠다. 위탁받아 키운 아이만 200명이 넘는다. 지난해 자신이 키워 입양보냈던 동민(22·가명)이와 동준(20·가명)를 미국에서 만났다. 반가움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미국인 가정에서 서툴게나마 한국말을 서툴게 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대한사회복지회 1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부페 웨딩홀에서 ‘위탁모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150여명의 위탁부모와 100여명의 아기가 한자리에 모였다. 위탁모 신명숙씨는 행사에서 5년 전 미국으로 입양해 보낸 은혁(9·가명)이를 최근 직접 만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수기를 읽는 내내 울먹였다. 4년 동안 키운 아이를 떠나 보냈을 때 위탁모로서 느낀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은혁이는 신씨를 또렷히 기억했다. 은혁이의 어릴적 사진을 내보이자 양부모와 은혁이와 신씨 모두 울었다. 신씨는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기쁜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행사에서 5년, 10년, 15년 이상 위탁모 봉사해 온 11명이 근속상을 받았다. 건강이 나쁜 아이들을 모정으로 키워낸 김영분씨 등 3명은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화폐박물관 가고·보드게임 하고… “얘들아, 5월엔 경제랑 놀자”

    화폐박물관 가고·보드게임 하고… “얘들아, 5월엔 경제랑 놀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전모(38·여)씨는 오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중구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9살 아이가 지난번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방문에 흥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씨는 “7살 무렵에는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는 옛 동전들을 신기해하더니 요즘에는 옛 동전들의 현재 가치까지 묻곤 한다.”고 말했다. 아직 특별한 어린이날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경제 교육에 눈을 돌려 보는 것은 어떨까. 경제교육은 통장을 만드는 것부터 부모와 함께 은행을 가고, 경제 관련 게임을 하는 등 경제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좋다고 ‘주부 9단’들은 조언한다. 또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돈을 벌고 관리하고 저축하는 지혜를 물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임모(35·여)씨는 전직 은행원이다. 경제 교육을 위해 그가 고른 방법은 6살 아들과 함께 돈으로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 투자금을 회수하는 보드 게임(브루마블·모노폴리 등)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돈을 아끼기만 하던 아이가 게임을 한 지 1개월 만에 투자의 방법을 알게 됐고, 더하기나 빼기 등의 간단한 연산도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다. 전씨는 “중요한 것은 아이가 무리한 투자라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고 전략을 바꿀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는 것”이라면서 “미취학 아동은 놀이를 하면서 저축이나 투자의 개념만 어렴풋이 이해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박물관 경제교육을 추천할 만하다. 부모가 큐레이터가 되어 화폐 등 경제 개념과 친해지도록 아이를 유도해 주는 것이 좋다. 박물관에 있는 진짜 큐레이터를 ‘활용’해도 된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3가에 위치한 한은 화폐금융박물관은 자기 얼굴이 들어간 화폐 만들기 체험 활동으로 유명하다. 중구 태평로 1가의 한국금융사박물관은 저금통 갤러리가, 회현동의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은 은행의 역사 프로그램이 특징적이다. 경기 용인시 남사면 창리의 신세계 한국상업사박물관에서는 상평통보 등 옛 화폐를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관세박물관에서는 가짜 상품과 진짜 상품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체험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조세박물관, 경기 고양시 백석동의 증권박물관, 대전 유성구 가정동의 화폐박물관 등도 유명하다. 대부분 일요일은 쉰다. 어린이날은 토요일이지만 공휴일이어서 쉬는 곳이 많은 만큼 미리 확인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은 10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벌인다. 공사가 끝나면 어린이 경제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에 아이를 데려가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경제관념을 알려주는 좋은 방법이다. 주부 윤모(40)씨는 ‘엄마가 은행 일 볼 동안 여기서 기다려.’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첫번째 단계라고 했다. 그는 “실물도 없이 아이에게 저축이나 투자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보다 은행에 함께 가서 홍보책자를 보여주며 설명하면 아이가 훨씬 쉽게 알아듣는다.”면서 “아이가 흥미를 붙이고 이해하면 그 다음에 아이 명의의 통장이나 펀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엄마에게 바친 우주

    엄마에게 바친 우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정연희(67) 작가의 개인전 ‘저 멀리, 또 가까이’가 5월 13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열린다. 정 작가의 작업 포인트는 우주다. 끝없이 펼쳐진 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는다. 물감을 바가지로 부어 자유자재로 흘려서 밑바탕을 잡고, 그 위에 그림을 올린다. 그림은 배나 성당의 설계도면이다. 배와 성당은 인간이 고난에 저항하기 위해 구축한 구조물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방향은 약간 다르다. 배는 고독하게 헤쳐나가는 결의를, 성당은 그 와중에서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마음의 안정을 뜻한다. 이는 15년 전쯤 난소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관련 있다. 어머니는 3년 투병 기간 동안 마지막 1년 반을 병원 침실에서 누워만 지냈다. 성악을 했으나 결혼과 함께 그 모든 꿈을 접었던 어머니, 자기 딸만은 그렇게 살지 않길 바라면서 그림을 그리라 재촉했던 어머니가 너무도 외롭고 힘들 것만 같았다. 병간호 때문에 정신 없었던 시절이 지난 뒤 그림을 누워서도 볼 수 있게 걸어드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실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옮기면서 그 꿈을 캔버스에 부렸다. 물감을 흘려 광활한 우주를 만들고 그 위에 배를 띄우고 성당을 짓고, 독특하게도 천장에 걸거나 바닥에 깔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던 것은 그 때문이다. (02)519-08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혜영 “감추지 않는, 당당한 개성 선보일 것”

    이혜영 “감추지 않는, 당당한 개성 선보일 것”

    명동예술극장 관계자들은 올해 첫 기획공연인 연극 ‘헤다 가블러’를 준비하면서 오직 한 여배우만을 머릿속에 그렸다. 배우 이혜영, 13년째 연극 무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녀를 무대 위에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헤다 가블러’ 작품 대본을 들고 그녀에게 3번이나 출연을 제안했다. “우리는 이혜영씨를 꼭 무대에 서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어떤 작품이 좋을까 생각해 보니 헤다 가블러가 딱이더군요. 이혜영씨가 이 작품 안 하겠다고 하면 명동예술극장도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한마디에 배우 이혜영의 마음이 움직였다. 13년간 연극 무대를 떠나 있었지만, 용기를 내야겠다 마음 먹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무대가 나를 부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배우 이혜영, 젊은 세대들에게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오드리,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엄마 등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기성 세대들에게는 80년대 파격과 개성 넘치는 여배우의 전형으로 기억되는 배우다. TV와 영화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사실 그녀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해 굵직굵직한 연극 작품에 다수 출연한 연극 배우이기도 하다. 그녀가 초심으로 돌아와 다시 무대에 선다. 연극 헤다 가블러의 주인공, 이혜영을 지난 23일 서울 대학로의 연습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명동이나 강남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도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헤다 가블러’의 포스터에는 배우 이혜영만이 존재한다. 작품에 대한 설명도 없다. 그냥 배우 이혜영의 모습만이 오롯이 담겨 있다. 2009년 극장 개관 이후 연극 포스터에 주인공 배우 얼굴 하나만을 담은 건 헤다 가블러가 처음이라고. 그만큼 포스터 속 이혜영의 카리스마는 강한 여성 ‘헤다 가블러’를 대변할 만큼 강렬하다. 하지만 그녀는 포스터를 처음 보고 당황했다. “사실, 13년 만에 무대에 서면서, 한국에서 초연되는 ‘헤다 가블러’ 포스터를 보면서 사람들이 저 사람이 누굴까? 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포스터를 봤더니 클로즈업을 해서 늙은 게 너무 드러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하하. 저도 여자라서 그런지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매우 만족해요. 헤다 가블러의 예민함과 강함이 잘 묻어난 거 같아서요.” 배우 이혜영은 자신만의 특유한 말투를 지녔다. 그래서 평소에도 연기하듯 말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어릴 때부터 ‘넌 말을 왜 그렇게 하니?’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애들이 놀리기도 했죠. 어른들은 ‘어머, 쟤 말하는 것 좀 봐’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고요. 저, 배우 잘한 거 같아요. 배우니까 개성 있다는 말을 듣지, 배우가 아니었다면 오해도 많이 받고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어찌 보면 그녀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건 아주 오래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고(故) 이만희 감독의 딸인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종로 2가 일대의 극장을 집처럼, 학교처럼 드나들며 영화를 보고 자랐다. 이만희 감독은 영화 ‘만추’의 원작자이자 ‘삼포가는길’ 등 15년간 50여편의 영화를 찍으며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이겠죠? 하하. 사실, 어린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추억이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아버지의 향기와 진한 사랑 등은 너무 강렬했죠. 처음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이만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조명도 많이 받았던 게 사실이고요.” 그녀가 배우의 길을 걸으려고 하자, 아버지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말렸단다. 당시 그녀에게 ‘한국에서 여배우가 된다는 건 진흙 바닥에 자신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는 말을 많이들 했다는 것. “뭔가 천박하게 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만 해도 여배우로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뭔가 지적인 작업이 없을까 하다가 연극 무대는 왠지 지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하. 그래서 무대 연기에 관심을 갖다가 극단 현대에 들어갔고,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초연 오디션을 보고 윤복희 선생님의 언더 스터디(대역 배우)로 합격했죠.” 그렇게 그녀는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1985년부터 4년간 KBS 1TV의 뮤직박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최초의 비디오 자키 활동을 했고, SBS 개국 당시 여배우로서는 특이하게 메인 뉴스 여자 앵커를 맡아 10개월간 뉴스 진행을 하기도 했다. “이혜영만의 개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제가 연기를 하면서 절대 변치 않고 일관되게 지켜 왔죠. 나이가 들면서 드라마에서 엄마 역할을 자주 해도, 제가 한 엄마 역할은 남달랐어요. 자기를 감추는 그냥 엄마가 아닌, 자기 자신을 강조하는 여성들이 많았죠. ‘헤다 가블러’도 그래요. 아마 많은 여배우들이 탐낼 역할이 될 거예요.” ‘헤다 가블러’는 다음 달 2일에서 28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2만~5만원. 1644-200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우울증 부추기는 어른들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우울증 부추기는 어른들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과 부모들의 무리한 기대가 청소년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도벽이 생기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는 여학생도 있고, 성적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인터넷 게임에 빠진 남학생도 있다. 과도한 입시 교육과 공부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우울증 불러” A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반에서 항상 1·2등을 다퉜다. 한 번도 공부 때문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속상하게 한 일이 없는 착한 모범생이었다. 그런 A양이 중학교 3학년 겨울부터 갑자기 바뀌었다. A양은 2010년 서울의 명문 외고에 응시했으나 실패했다. 그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남의 물건에 손을 댄 적이 없던 그는 한 대형서점에서 책을 훔치다 직원에게 들통 났다. 전문직 부모 덕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A양이 책을 훔칠 이유는 없었다. A양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당시 내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사도 못 했다. 부모가 보지 않으면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부모가 지켜보면 마지못해 밥을 입에 넣었다가 다시 뱉어 내곤 했다. A양은 부모에게 이끌려 청소년상담센터를 찾았고, 결국 눈물을 쏟아내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A양은 상담사의 조언으로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았다. A양의 상담사는 “부모의 기대치도 문제지만 우등생의 경우 자신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여유를 뺏고 대신 강박을 준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송파구의 한 고등학교 출신인 B군은 음악을 하고 싶었으나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 B군은 결국 서울대 음대로 진학한다는 조건으로 음악 공부를 할 수 있었다. B군은 서울대에 다니는 형을 따라가려고 노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에게 음악 공부를 한다고 추가로 부담을 지우는 게 항상 미안했다. B군은 결국 우울증 증상을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밥도 못 먹고 자괴감에 결국 약물 치료 C군은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서울 강남 대치동으로 이사했다. C군의 부모는 그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라고 배려한 것이지만 C군은 이사를 한 뒤 학교 가기를 거부했다. 인터넷 게임에만 빠져 있었으며, 학교 가라는 부모의 채근에 욕설로 대응했다. 정신과를 찾은 C군은 “친구도 없고, 녹물 나오는 낡은 집으로 이사 와서 학원 뺑뺑이만 돌리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냐.”고 의사에게 되물었다. 이후 C군은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우울증 폭력·도벽으로 나타나기도”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은 우울증 증상이 폭력성이나 인터넷 중독, 거짓말, 도벽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가면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근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을 앓는 학생들이 게임·인터넷 등을 자가 치유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부모가 ‘우리는 항상 네 편이다’라는 마음으로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진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청소년기에 학업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우울증만이 아니라 다른 유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동현·신진호기자 moses@seoul.co.kr
  •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난 왜 행복하지 않을까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난 왜 행복하지 않을까

    ‘강남3구’ 등 소위 교육특구에 우울증을 겪는 학생들이 집중된 사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학업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가 큰 몫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원 서울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강남구 등 잘사는 동네의 부모들이 자녀들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신과 진료율 역시 높아 이런 통계가 설득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구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지역적 특성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구체적인 역학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학부모들의 과도한 기대가 청소년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중1 우울증 진단 초등 6학년의 2.5배 전문가들은 학군이 좋을수록, 또 학생 성적이 우수할수록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한다. 우등생이 가지고 있는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다른 한편으로는 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진단 건수가 많다고 단순히 그 지역의 학생들이 더 우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학군에 있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은 우울증 발생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목고 준비 中3, 중압감 고교생보다 더 커 유 교수는 이어 “상담을 하다 보면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다니는 학생들 중 중학교 때까지 수재였는데 고등학교에 와서 평범한 성적을 보이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학생 스스로가 갑자기 떨어진 성적을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소홀해지는 가족관계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박은진 인제대 일산백병원 교수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좋은 학군의 아이들은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면서 “아침저녁으로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족관계는 당연히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를 통해 정체성을 찾고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데 그 통로가 막혀 있으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학원 ‘뺑뺑이’ 대신 아빠와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공부의 양이 늘어나는 시기에 우울증을 겪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의 초등학교 6학년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학생은 177명인 데 비해 중학교 1학년은 437명으로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한 경우에도 618명에서 864명으로 40% 가까이 뛰었다. 강남권의 중학생들은 특목고를 준비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고등학생 못지않았다. 강남의 한 소아정신과 의사는 “대입 준비를 하는 고등학생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지만 중학교 2, 3학년들이 성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특목고 준비를 했다는 애들이 많은데 이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가족간 소통·대화로 고민 해결해야 2009년 서울대병원이 강남, 목동, 중계, 분당 지역의 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지역의 중학생 52%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등학생의 49%보다도 높은 수치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을 위협받는 학생들이 적지 않지만 이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까지 정신질환 실태 조사에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학계에서 교수 개인이 연구를 진행한 것은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조사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질환 주요 발병 시기를 16~24세로 보고 올해부터는 만 18세 미만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4·11 총선, 표심을 움직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울신문은 11일 전국 투표소를 찾아 유권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인물, 정책을 선호했다.”는 대답부터 “정권을 심판하러 나왔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가운데서도, 여야 간 난타전에 물려 강한 정치 혐오감을 드러낸 유권자가 많았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김모(45)씨는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옳은 측면이 있다.”며 “정당보다는 후보를 보고 뽑는 편이고, 인물 중심으로 선택했다.”고 투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특정 후보에 반대해 투표장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장모(76·여)씨는 최근 노인 폄훼 발언을 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에 발끈해서 나왔다. 장씨는 “노인을 무시해도 유분수지”라면서 “노인을 존중하고 노인을 위한 정책을 제시한 후보에게 한 표 던졌다.”고 털어놓았다. ●지하철공사 빨리 끝낸다는 공약에 낙점 서울 강남의 대학생 주모(28)씨는 “지역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주씨는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분당선 지하철 공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게 불만이었다.”며 “후보들의 공약 연설 동영상을 보다가 공사를 빨리 끝내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그를 찍었다.”고 말했다. 강남을 지역구의 대학생 임모(24)씨는 “우리 선거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투표 같은 느낌”이라면서 “한·미 FTA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를 보고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한 중소정당 후보를 찍었다는 한 젊은 유권자는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지나친 개발 위주의 정책이 싫었다. 여당이나 주요 야당이 주도권을 잡는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를 포기한 서울의 윤모(28·여)씨는 “후보 대부분이 별 특색 없이 우리 지역에 오래 산 사람에 불과했다.”며 “인터넷으로 공약을 검색했지만, 주민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역에 누가 무엇할 수 있느냐가 중요” 민간인 사찰이나 막말 발언 등 이번 선거판을 어지럽힌 이슈들은 많았어도 지역 유권자들은 무엇보다 지역공약에 관심이 많았다. 서해 최북단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 전경자(53·여·진촌4리·숙박업)씨는 “민간인 사찰은 언론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 주민들 사는 데 걱정이 없도록 소득증대에 적극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손동일(69·진촌3리)씨는 “백령도는 관광 비중이 큰데 2년 전 천안함 사건 이후 관광이 많이 위축됐다.”면서 “관광 활성화에 주력할 수 있고 안보의식이 투철한 후보를 선택했다.”며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 포천시 산정호수 입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홍수(55)씨는 집 근처 경기도예절교육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중앙에서 사찰·막말 등 선거 중 여러 소란스러운 뉴스가 쏟아져 나왔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을 위해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산정호수와 명성산 등 자연환경을 잘 보호해줄 수 있는 새로운 정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의 정순철(48)씨도 “2018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일한 희망으로 살아 있을 뿐 일자리가 없고 살아갈 길이 막막해 젊은이들이 앞다퉈 고향을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개발 공약이 많은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노년층엔 안정론·젊은층엔 심판론 많아 서울에서 12년째 살고 있다는 임모(37)씨는 “한국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호주의 투표율은 96%”라며 “한국의 지난 18대 총선 투표율 46%는 지나치게 낮은 수치”라고 저조한 투표율을 지적했다. 임씨는 “이번 선거를 통해 MB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표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야권 연대 후보였기 때문에 지지했다.”고 밝혔다. 조모(30)씨도 “MB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투표소에) 왔다.”며 “현 정부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사건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의 한 표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고 집권당이 바뀔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정권 심판은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모(34)씨는 “비리가 많은 이번 정권에 큰 실망을 했다.”며 “이번 총선이 대선 전초전 성격인데, 총선부터 이번 정권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면서 “심판을 위한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노모(84)씨는 “다만 나라가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찍었다. 여당이 시끄러운 지금의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의 황모(56)씨는 “여당과 야당 모두 훌륭한 인물이 후보로 나와 당의 철학을 감안해 투표했다. 현 정부와 새누리당이 민생을 파탄냈다는 말이 많지만, 새누리당은 국가 질서 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진보와 보수성향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강원 동해안 유권자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등 최근 두번의 선거 때 ‘바꿔보자’는 여론 속에 진보계 지지층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다시 보수성향으로 회귀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강릉에 사는 최돈희(50·펜션업)씨는 “수도권과 멀고 인구가 적다는 이유 탓에 정부로부터 늘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 있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선 때는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인 동해권 주민들이 잠시 진보성향 도지사에게 표를 줘 당선시켰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수 쪽으로 다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저소득층 정책 없어 소외감 느껴 반면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에서는 진보성향도 적지 않게 엿보였다. 부산 남구을 제3투표소에 만난 노진상(44)씨는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역대 어느 때보다 야권이 선전하고 있어 과연 이번에 야당이 몇석을 얻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라며 “부산의 경우 사실상 여당이 독주하고 있어 이를 견제하는 다수의 야당후보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양모(29·여)씨는 “강남에 사는 저소득층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약을 찾아보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며 “한 후보는 ‘유학파’라며 영어로 현수막을 걸어 놓았던데, 오히려 엘리트나 특권 의식이 느껴졌다.”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서울 종로에 사는 직장인 이모(54)씨는 ”이번 총선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국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유권자도 많았다. 사업가 정모(37)씨는 “투표는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닌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라며 “특히 20~30대 투표율이 낮다는 얘기를 듣고 꼭 투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극도의 정치혐오증을 드러낸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권은 다 똑같다.”면서 불참을 고민하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충북 청주시의 박모(41)씨는 “여당과 야당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자신들의 잘못은 모른 채 상대를 헐뜯고 자기네들만 잘났다며 떠들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 투표를 하지 않으려다 나왔다.”고 말했다. 홍모(45)씨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투표를 안 할까 하다가 친정 엄마가 찍으라는 사람을 그냥 찍었다.”면서 “선거 당일까지 누굴 찍어야 할지 결정을 못했다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았다.”고 귀띔했다. 경기지역의 한 유권자는 “화장터, 탄약고 이전 등 지역 숙원사업을 누가 가장 관심을 갖고 해결할 수 있을지를 감안해 후보를 선택했지만, 정치권에서 주민들과 직접 관계도 없는 일을 갖고 서로 헐뜯는 모양새가 너무 보기 싫었다. 이번 선거가 최악이었다.”고 밝혔다. ●당리당략 정치인 우려… 소통·화합 힘쓰길 새누리당 나성린, 민주통합당 김영춘, 무소속 정근 후보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져 초박빙 승부를 겨루고 있는 부산진갑 선거구 유권자인 강모(46)씨는 “매일 싸움만 할 게 아니라 여야가 힘을 합쳐서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에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래구의 김일섭(55)씨는“ 소통과 화합이라는 원래의 정치적인 신념은 온데간데없고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하기보다는 당리당략에 철저히 따르는 정치인들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면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진정으로 나라의 발전을 위해 여야가 화합하는 정치를 펴줄 것을 요구했다. 배경헌·이성원기자 전국종합 bae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입학사정관제, 이게 최선입니까/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입학사정관제, 이게 최선입니까/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몇주 전 주말에 아이가 다니는 학원의 특강을 들었다. 솔직히 초빙강사의 이름에 귀가 솔깃했다. 꽤 많이 읽히는 입시 책의 저자이자 모 외고의 현직 입학사정관. 특강을 시작하면서 대뜸 그는 엄마들을 놓고 ‘선별작업’부터 했다. “자~ 지금부터 해당사항에 맞게 손을 한번 들어주세요. 자녀가 초등생이면 그대로 계시고요. 중학생이면 한 손을, 고등학생이면 두 손을 드세요.” 영문도 모르고 쭈뼛쭈뼛 손을 드는 엄마들, 몇 초 뒤 강의실 공기를 순식간에 싸하게 갈라 버린 강사의 한마디. “두 손 든 분들은 그대로 일어나서 나가세요~.” 반농담이었으나, 재밌어하는 엄마는 한 사람도 없었다. 자녀가 이미 고등학생이라면 그냥 두 손 들고 항복하라는 ‘선고’였다. 두 손을 들었던 엄마들은 벌레 씹은 표정이었다. 입학사정관제가 대세인 지금의 입시에서는 일찌감치 준비하고 기획하지 않으면 구제범위 밖이라는 얘기가 그날 특강의 요지였다. 그러고 보면 100일 기도를 가지 말고 100일 설명회를 다니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도는 게 아니다. (자녀의 합격을)정화수 떠놓고 빌 게 아니라 입학요강을 출력해 놓고 기원하라는 웃기는 얘기는 사실 웃기는 얘기가 아니다. 안갯속처럼 애매한 제도이니 남보다 일찍, 좀 더 ‘빡세게’ 스펙을 쌓는 게 최고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은 자기주도학습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는 정의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린다.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해답은 오리무중이니 너나없이 강박증만 앓는다. 어떤 엄마는 요즘엔 초등생 아이의 독서목록까지 일일이 단속하는 습벽이 생겼다고 했다. 왜 아니겠는가. 없는 시간 쪼개 기왕에 읽는 책, 훗날 사정관에게 장래희망과 연결해 ‘백배 어필’할 수 있어야 진정 효율 만점의 독서가 되는 것을. 인터넷에는 희망 전공과 필독서 매뉴얼이 돌아다닌다. 좌충우돌 제 힘으로 길을 찾아 나가는 선량한(?) 독서법은 그야말로 요령부득의 맹꽁이 짓이 되고 말았다. 이뿐이 아니다. 자기주도학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모든 것이 기록으로 흔적이 남겨져야 한다. 신문을 읽어도 스크랩이 필수이며, 가족나들이 장소도 소위 스펙쌓기에 도움이 되도록 골라야 한다. 제도의 본래적 취지야 훌륭했을 터. 그러나 하수 엄마든 고수 엄마든 시행 초기부터 절감하는 사실이 있다. 현행 제도에서 성공하려면 아이들에게 시행착오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코흘리개 적부터 되도록이면 ‘기획’된 삶을 살게 해야 한다는 거다. 장래희망을 하루라도 빨리 정해 ‘꿈의 지도’를 열심히 디자인하는 게 관건이다. 사정관을 감동시킬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열혈 부모가 시종 매니저로 뛰어야 하는 것은 절대공식이다. 학습능력은 기본에다 봉사정신, 주도적 사고 등등 팔방미인을 요구하니 부모의 기획력 없이는 애시당초 난공불락의 성이다. 의무적으로 시간을 채워야 하는 봉사활동 스케줄은 어느 집 할 것 없이 부모가 짠다. 사정관 평가에서 가점을 받는다는 교과활동 이외의 수준급 동아리를 기획하는 작업, 십중팔구 부모 몫이다. 독서이력을 관리하는 포털사이트를 찾아 아이를 지도감독하는 역할, 이 역시 부모 숙제다. 교육전선에서 강남 엄마들을 압승하게 만든 필수 삼박자(돈, 정보, 시간)가 변함 없이 관건임은 말할 것도 없다. 특목고 입학사정관 입시전형에 대비해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는 학원이 벌써 많다. 사정관의 마음을 사는 면접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인터뷰 특강반도 흔하다. 학부모 주머니는 더 털리고, 가능성을 확인받고 싶은 아이들에겐 가야 할 학원이 더 많아진 셈이다. ‘자기주도’를 지향하는 제도의 틀 안에서 아이들은 완벽하게 객체가 돼 버린 현실. 이런 기가 막힌 아이러니를 정작 교육정책 입안자들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모두를 넘어 가장 안타까운 건 ‘매니저 부모’를 둘 수 없는 많은 아이들이다. 꿈을 기획해줄 여력이 없는 부모의 아이는 대체 어쩌란 말인가. 싹도 틔워 보기 전에 경쟁에서 원천봉쇄돼야 하는가. 정말 이게 최선인가. sjh@seoul.co.kr
  • 석호익 후보 “ ‘여성 비하’라니…출마해 진실 밝히겠다”

    석호익 후보 “ ‘여성 비하’라니…출마해 진실 밝히겠다”

    석호익 새누리당 후보(경북 고령·성주·칠곡군)가 18일 공천을 반납하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석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새누리 당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여성을 극찬한 본래의 내용은 간곳 없고 강의 내용 중 한 단어만을 인용해 여성 비하를 주장하고 보도된 사실이 안타깝다.”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사례로서 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했는데 전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특정 용어만 의도적으로 발췌했다.”면서 “강연 전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여성 비하 논란은 오해에 불과하며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석 후보는 “5년전 청와대, 여성부, 여성관련 단체 등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종결된 사안이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검증까지 거쳐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전략공천을 받고 출마도 했었다.”면서 “지금에 와서 누군가에 의해 사회 이슈화돼 마녀사냥처럼 일방 매도되고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과 관련 “저를 지지해 주시는 지역 주민과 새누리당 관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석 후보는 지난 2007년 5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재직시 신산업경영원 원로급 50여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IT 현황-2007년 전망과 당면 과제’에 대해 강연을 하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성을 많이 가졌다는 요지의 강연을 했었다.  <다음은 석 후보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놓은 강의 전반부 내용>  여러분, 흔히 지금 앞으로 미래의 성장 동력이 4요소, 4F라고 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 4F가 하나는, Film(영화), 두 번째는 Fashion(패션), Fusion(퓨전), Female(여성) 입니다.  필름이라는 것은 영화만 말 하는게 아니고 앞으로 모든 분야에 무엇을 하든간에 이제 문화가 포함되어야 된다. 정치를 하든, 경제를 하든, 무슨 제품을 만들든, 서비스를 하든,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제품이 안되면 안된다. 하는 그런 의미의 필름이 되겠습니다.  두 번째 패션입니다. 패션은 흔히 말하는 패션 뿐만이 아니고,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분야에 패션, 속도가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속도가, 유행이라는게 속도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가미 하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세 번째는 Female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이런얘기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요새는 초등학생 중학생뿐만 아니고, 남녀고등학교까지 남학생들이 여자한테 맞아옵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애들 키울때 여자가 남자 때렸다고 하면 계신 분 중에 따님을 혼 내시는분이 대부분 일겁니다.  지금은 실제 그렇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만, 전세계적으로 항상 제도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못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애를 적게 낳다 보니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큽니다.  외람된 얘기입니다만, 남자보다는 여자가 좀 더 진화되었습니다. 왜냐면 대체로 고등동물일수록 구멍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여자가 더 진화 됐는데, 최소한 16살까지는 여자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남자보다 빠릅니다. 그래서 같이 경쟁하면 지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항상 여자를 억압했지만 지금은 육사,공사,해사가 1등이 여자입니다. 그리고 경찰대학교 연3년 여자가 일등했습니다. 금년도는 차이가 있지만, 작년만 해도 1,2,3등이 여자였습니다. 사법고시가 이제 배출 받는거는 여자가 능가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강남에 남녀고등학교에 여론조사를 했는데 1~8등 여자, 9등 남자, 10~18등 여자, 19등부터 여자 몇명있고 전부 남자입니다. 금년의 신문에 보셨겠지만, 강북에 남녀공학에 흔히 과거 옛날에 남자는 과학, 수학 잘하고 여자는 국어, 외국어 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기는 맞는거 같아요. 강북의 남녀공학을 조사했더니, 수학이랑 과학은 남자가 여자보다 8점이 뒤지고, 영어 하고 국어는 15점이 뒤졌습니다 남자가 공학에 오질 않으려고 하거든요. 학부모하고 의논하여 여자와 남자의 내신성적등급을 따로 매기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그것이 확산 될것입니다.  제가 유럽에 있었다고 얘기 드렸는데, 유럽 스위스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남원에 가면 춘향이가 살던 그네도 있고, 놀던 우물도 있고 다 있습니다만, 알프스 소녀의 하이디 소설 동화에 배경이 되는 마이앤펠트주입니다 스위스는 조그마한데 26개주가 있는데 정치하고 외교하고 통신외교 말고는 전부, 자치가 굉장히 강합니다. 마이앤펠트주에 91년도에까지 여자들한테 참정권이 아닌 투표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성운동가들이 데모를 해가지고 주 총 투표를 했는데 그래 넘어갈라고 했는데 마을 원로가 나와서 우리엄마, 우리며느리, 우리딸들이 노동운동 한다고 돌아다니고 데모한다고, 돌아다니면 우리집에 소는 누가 키우고 가정은 누가 돌보냐고 부결 되버렸어요. 연방헌법재판소에 위헌재소를 해서 92년부터 투표권이 된겁니다.  여러분 옛날의 고전영화를 보시면 외국에도 여자들한테 굉장히 그 지금 대기업의 인사담당하는 사람들이 보면 여자들이 훨씬 낫다는겁니다. 여자들을 말을 못하게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는건 여성 예찬론자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나라도 과감하게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이 퓨전입니다...이하 생략.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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