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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정부 2기 개각] 대입 혼선·고용악화 문책한 文… 국민이 체감할 성과 주문했다

    [文정부 2기 개각] 대입 혼선·고용악화 문책한 文… 국민이 체감할 성과 주문했다

    “첫째는 심기일전,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이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해 보자는 의미다. 둘째는 체감, 문재인 정부 1기 때 뿌려 놓은 개혁의 씨앗을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고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들을 돌려 드리겠다는 의미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18개 부처 중 5곳의 장관을 교체한 30일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개각의 콘셉트를 청와대는 ‘심기일전’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문책’과 ‘쇄신’의 성격이 짙다는 얘기다. 교체된 5명의 장관은 업무평가에서 하위권에 놓였거나 사회적 논란 내지 정책 비판의 중심에 섰던 게 사실이다. 집권 초 80%대를 웃도는 지지도에 힘입어 남북관계를 풀어 가고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근래 고용·분배·소득지표가 악화되고 개혁 성과가 지지부진하면서 청와대와 여당은 지지율 동반 하락을 겪고 있다. 분위기를 일신해 공직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검증된 인사를 전면배치해 성과를 내는 등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내각에서 문재인 정부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내부에서)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고 개각 배경을 설명했다. 거취를 둘러싸고 전망이 엇갈렸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 장성 숫자의 축소 등 동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안정보다는 육군이 기득권을 장악한 군을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앞선 것이다. 해군 출신 송 장관에 이어 거푸 비육군 출신을 발탁하는 파격을 택한 까닭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 후보자는 한번 시작한 일은 추진력과 근성을 발휘하여 차질 없이 완수하는 강직한 원칙주의자”이며 “국방개혁과 국방 문민화를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 혼선, 고용노동부는 고용지표 악화, 여성가족부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나 ‘혜화역 시위’ 등 현안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을 교육부 수장으로 낙점한 데에는 상임위 활동의 전문성은 물론 재선 의원의 정무 감각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김 대변인도 “(유 후보자가) 뛰어난 소통능력과 정무감각을 겸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부(이재갑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와 산업통상자원부(성윤모 특허청장)에 정통관료를 배치한 지점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서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읽힌다. 정치인·학자 출신보다 추진력을 가진 관료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한 셈이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1999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호주제 폐지 위헌소송 공동변호인을 맡는 등 여성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만큼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양성평등 사회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개각 결과, 여성 비율은 1기 내각과 변함이 없었다. 강경화(외교), 김현미(국토), 김은경(환경) 장관에 유은혜·진선미 후보자를 더해 27.8%를 유지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여성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 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역의원은 5명에서 2명이 늘어 38.9%에 이른다. ‘의원 불패’, 즉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안배도 두드러졌다. 유 후보자와 이 후보자는 서울, 정 후보자는 영남(경남 진주), 성 후보자는 충청(대전), 진 후보자는 호남(전북 순창) 출신이다. 차관급 인선은 ‘개혁’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췄다. 방위사업청장에 사상 첫 감사원 출신 왕정홍 사무총장을 지명한 데는 방산비리 척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법률사무소 이백 변호사)을 기용한 것 역시 개혁 포석이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부당하게 좌천당한 인사를 중용한 셈이다. 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맡게 된 양향자 민주당 여성위원장은 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 상무에 오른 ‘유리천장 혁파’의 상징이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직접 정치권으로 영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靑·관계부처 대책회의… ‘중재자’ 文대통령 역할 더 커져

    새달 정상회담 일정·안건 변화 가능성 개성연락사무소 개소 이달 넘길 수도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청와대 관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한 데 따른 대책을 관계부처 장관들과 논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의용 안보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무산에 대해 “아쉽다. 경제정책 패러다임 변화만큼이나 한반도 문제 패러다임 변화가 지난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며 “북·미 정상 모두 대화 동력을 살려 나가려는 의지가 높다고 생각해 기대감을 여전히 갖고 있고, 남북 정상회담도 그런 북·미 대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의 역할이 더 커진 게 아닌가 싶다”며 “북·미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막힌 곳을 뚫어 주고 북·미 간 이해 폭을 넓히는 데 촉진자·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더 커졌다는 게 객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속 추진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런 구도에서 남북 정상회담 일정과 안건도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다만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한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지만, 준비 시간이 필요해 물리적 여건상 이번 달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폼페이오 “다음주 4차 방북”…‘종전선언’ 등 빅딜 주목

    폼페이오 “다음주 4차 방북”…‘종전선언’ 등 빅딜 주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에 북한 비핵화 논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 이번엔 신임 대북 특별대표 스티븐 비건 포드 부회장이 방북에 동행하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한다”고 직접 방북 계획을 발표했다. ‘빈손 방북’ 논란이 일었던 지난달 3차 방문에 이은 4차 방북이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신임 대북특별대표에 스티븐 비건 부회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븐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더 많은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내주에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4차 방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 리스트 제출과 북한이 주장하는 종전선언을 놓고 최종 접점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방북은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인 9·9절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방북,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 2차 북미정상회담 순으로 긴박하게 이어지는 외교전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만약 4차 방북에서 ‘핵 신고-종전선언’의 맞교환식 ‘빅딜’이 성사된다면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북미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 앞서 판문점 실무접촉을 하는 등 사전 조율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앞서 1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통화를 한 뒤, 트위터에 “미국과 북한은 FFVD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명균 “남북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위반 아냐… 공급 전력은 남측 인원이 사용”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달 중 개소식을 열 예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에 대해 대북 제재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연락사무소가 대북 제재의 틀 밖에 있다고 판단하냐는 질문에 “통일부는 제재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북측에 회담을 하기 위해 판문점 지역이나 평양에 가는 것처럼 개성에 사무소를 만들고 365일 상시적으로 (회담)한다는 개념”이라고 답했다. 연락사무소장이 차관급으로 정해졌냐는 질문에는 “정부는 연락사무소를 통해 필요하면 가장 정상급의 의견을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소장을 임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연락사무소에 전력이 공급되고 건설장비 등이 들어가는데도 위반으로 볼 수 없냐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들이 사용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조 장관은 이날 현안보고에서 연락사무소를 향후 남북 상호대표부로 확대 발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호대표부의 위치에 대해서는 “서울과 평양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인 것은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소식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주변국 문제 때문이냐는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양쪽 다 일정과 사정이 있어서 아직 충분히 협의가 안 돼 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연락사무소와 관련해 미국 측의 대북 제재 위반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미 간 의견 차가 생긴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연락사무소가 판문점 선언의 핵심이고, 남북 관계 발전의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는 설명을 미국 측에 충분히 하고 있으며 미국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락사무소가 대북 제재의 기본 목적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미국과 교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통일·외교 장관 “남북연락사무소, 대북제재 해당 안돼“ 한 목소리

    통일·외교 장관 “남북연락사무소, 대북제재 해당 안돼“ 한 목소리

    통일·외교 장관이 개성공단에 개설 예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위반 대상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가)대북제재에 기본적으로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위반이다 아니다’라는 판단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전력이 공급되고 건설장비 등이 들어가고 있는데도 위반으로 볼 수 없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들이 사용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공동연락사무소를 향후 남북 상호대표부로 확대·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보고했으며, 상호대표부의 위치에 대해서는 “서울과 평양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인 것은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9월 중순에 열리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측과 일정을 협의 중이지만 대략적으로 추산할 범위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판문점 선언의 핵심이고, 남북관계 발전의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는 설명을 미국 측에 충분히 하고 있으며 미국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대북제재의 기본 목적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미국과 교환하고 있다”며 현재 한미 간 협의 중이란 점을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방북 앞둔 폼페이오 “비핵화 진전 있을 것”…북·미 빅딜 이룰까

    방북 앞둔 폼페이오 “비핵화 진전 있을 것”…북·미 빅딜 이룰까

    4차 방북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진전될 것으로 믿는다”며 북·미 협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북·미가 물밑 접촉 등을 통해 ‘핵 리스트 제출’과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빅딜’의 합의점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과 월요일(13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6~7일 3차 방북이 ‘빈손 방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을 감안해 4차 방북에서는 치밀한 사전 협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달 중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미가 긴밀한 협상을 이어 가는 분위기”라면서 “북한도 9·9절 이전에 성과가, 미국도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북·미의 ‘빅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먼저 북한의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평화체제, 즉 국가들이 평화를 향해 진전할 수 있는 평화 메커니즘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주된 초점은 한반도 비핵화에 있다. 우리는 이것을 많은 정부와 함께 매우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켈리 매키그 국장, 감식소장인 존 버드 박사 등 DPAA 관계자들의 브리핑 순서를 마련하는 등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주 미군 유해 송환에서 북한에게 받은 ‘군번줄’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갖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여론전은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를 부각함으로써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폼페이오·시진핑 방북 초읽기…다시 탄력받는 ‘9월 빅이벤트’

    美국무 이르면 이번주 4번째로 평양행 양국 거의 매일 연락하며 접점 찾는 중 中 “정전협정 당사자로서 마땅한 역할”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과 미·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전후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북 등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빅이벤트’를 향한 남·북·미·중의 행보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권수립 70주년인 9월 9일까지 경제발전의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이 절실하다”면서 “지난달 27일 미군의 유해송환을 계기로 북·미 간 교착 상태인 협상도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도 워싱턴 정가에서 나온다. 국무부가 최근 북·미 간 연락을 거의 매일 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서로 간 접점을 찾기 위한 교섭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선(先) 종전선언’과 미국의 ‘선 비핵화’ 요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빚어진 교착 상태의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강경화 외교장관이 지난 5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 중국과 (종전선언 관련해)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한 것으로 미뤄 본다면 ‘9월 종전선언’을 위해 남·북·미·중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의 첫 방북 가능성도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북한은 최근 다음달 5일까지 단체관광객들을 받지 않겠다고 중국의 북한 전문여행사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대북 전문 여행사 INDPRK는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8월 10일부터 평양의 모든 호텔이 20여일간 수리에 들어가며, 국가적 조치로 9월 5일까지 단체관광도 중단된다”고 고지했다. 최근 북한 관광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하루 2000여명이 평양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북측의 조치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인 다음달 9일 전후 시 주석 등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위한 통제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당사자이자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로서 이를 위해 마땅한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며 ‘종전선언’ 참여를 공식화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합니다.”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의견을 풀어냈다.→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 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도 3년 중에 1년은 전쟁을 하고 나머지 2년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둘 다 판이 깨지는 걸 원치 않으니 결국 긴장 완화로 향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간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부시가)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 일본 민주당 정권은 단명했다. 미국 외교 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긍정적으로 본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폭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 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청와대의 협치내각 구상은 어떻게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나.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 지칭한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인구 대비 적정 국회의원 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지만,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 숫자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구도는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더 받으면 권력의 전부를 갖는 거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 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한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종부세 인상 등은 ‘오리털 뽑듯이’ 올려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렸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남재희는 누구 언론인 출신 4선 국회의원·장관… 운동권 딸들로 인해 우여곡절도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같은 대학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195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민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낸 뒤 서울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3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보수당 의원 시절 운동권 딸들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1년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장녀 남화숙(현 미 워싱턴대 교수)씨가 시위 도중 연행되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서를 썼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반려했다. 차녀인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도 시위 전력으로 옥고를 치렀다. 1986년 하나회 멤버 중심의 군 고위 장성과 현직 국회의원들의 취중 난투극으로 알려진 ‘국방위 회식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열전’ 등이 있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고견을 풀어냈다. -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 앞에 둔 듯 하다. 연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일본 국제정치학자가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시도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장착 미사일의 제거이고, 그 다음이 북핵일 것’이라고 분석하던데 맞는 이야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건데 최고가로 흥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당시 1년 간 전쟁이 벌어진 뒤 나머지 2년 간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산권 협상은 전쟁과 협상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격하면서도 대화하고 대화하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타타담담(打打談談) 담담타타(談談打打)’가 그것이다. 나라도 마지막 카드는 쉽게 버리지 않을 거다. -판이 아예 깨질 가능성은 없나. =트럼프가 ICBM을 이용해 중간선거를 막더라도 여러 난제들이 있다. 북핵 말고도 이란·시리아 등 중동 문제도 복잡하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해결할 문제가 간단치 않다. 그러니 북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 쾌도난마 식으로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없다. 북한도 판을 뒤엎을 처지가 못 된다. 국제 사회의 공론도 무시 못한다. 북한을 괴멸시키는 대신 북한의 생존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상태다. 그러니 결국 북미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북에게는 큰 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한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쿠바의 경우 결국 카스트로 형제들이 다 물러나고 다른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 쿠바 모델이 북에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심증을 가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을 거다. 주둔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바겐 포인트를 스스로 버릴 이유가 없지 않냐. 협상할 때는 미군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중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식으로는 ‘괴짜’ 정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불쾌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다만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계간지 ‘황해문화’ 발간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번 맥코맥 호주국립대 태평양아시아학과 교수의 진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맥코맥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때 나온 말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방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까지 꿇은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권의 단명은 미국 외교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보다 외교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더 말할 게 없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 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사대에 대해서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대는 약소국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선은 사대 정책을 펴왔지만 그걸 욕하기는 어렵다. 이승만 정부 때인 1951년부터 1955년까지 외교를 이끈 변영태 외교부장관이 퇴임 뒤 사석에서 “중국 주변국 중 화교가 자리를 못 잡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의 사대외교가 능수능란하고 현명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하더라. 노예근성을 갖자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건 아니다. 현실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남로당 경북도당 간부였다가 전향했던 박진목씨가 과거에 언론인들과 친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평양 밀사로 가서 이승엽 당시 국가검열상과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박씨의 지론은 “과거 남로당이 생각을 잘못 했다. 그 막강한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물리친 미군을 상대로 남로당 몇몇이 ‘물러나라’고 투쟁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를 일컬어 ‘빙하를 움직이는 일’(Moving Ice Glacier)라고 표현한다. 강대국 입장에서 빙하는 한반도다. 빙하가 움직이려면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반 쯤은 혁명적인 색깔을 드러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의 원조인 기무사를 이번 기회에 해체해 개편해야 한다. 최근 경제가 안 좋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해외 요인이 더 크다. ‘삼성 투자 구걸’ 논란도 일종의 소아병적 반응이다.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탈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에서의 상층 인텔리들이 월남을 하면서 남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개신교만 해도 평안도 출신의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가 주역이 되고, 함경도 기반의 진보적인 기독교장로회는 소수가 됐다. 예장을 대표한 한경직 목사도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미국이 길러낸 군, 학자, 언론 등 분야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이다 보니 보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한국전쟁으로 일단 궤멸됐다가 조봉암 진보당 당수가 사형당하면서 더 위축됐다. 4·19 혁명 이후 잠시 머리를 들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또 다시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정도가 진보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김대중 정부는 아주 약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조금 약한 진보 정부다. 이에 반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강한 보수였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치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막말정치를 일삼으면서 보수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엄청난 자정 노력 숙청, 반성 등 재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했지만 연옥을 안 거치니 안 되는 거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점잖게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 협치를 강조한 게 아닌가. 청와대도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 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냐.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극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한국당과의 협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 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로 가면 안 되는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10년 전 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적정 의원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고,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온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치 일성으로 의원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안철수는 끝났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나도 국회의원에 5번 출마해서 4번 이겼다.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먹으면 권력의 전부를 먹는 거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 이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5년 단임제 역시 무리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1987년 개헌 과정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유력 정치인이 서로 번갈아가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속내로 5년 단임을 지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젠 10년이 아닌 5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내각책임제는 우리 현실에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리다툼에 골몰해 내각이 몇 개월 만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싸움하다가 볼일 못 볼 수 있다. 제2공화국 당시에도 헌법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명히 구분돼 있었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는 권력을 놓고 서로 암투를 일삼았다. -경제 면에서는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정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강조한 것처럼 지대추구의 특권이 용인되는, 곧 땅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건 큰 문제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 당연히 정부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았지만 종부세 인상으로 벼락을 맞았다. 속도는 알게 모르게 해야 한다. ‘오리털 뽑듯이 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원래 오리털은 펜촉으로 쓸 용도로 뽑았다. 오리털을 뽑으면 상처는 안 나지만 오리는 매우 아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오리털은 뽑아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보다는 심상정 의원과 더 가깝다. 하지만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트럼프·문재인·김정은, 이틀 간격 유엔 무대 오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25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지가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김 위원장의 뉴욕 방문은 남·북·미 정상이 뉴욕에서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을 높이는 의미도 있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미국 방문 자체가 사상 처음이라는 점 때문에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 시나리오로 인식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9월 말 유엔총회가 종전선언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엔총회) 전후로 상황에 잘 맞춰 종전선언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현재 유엔 총회 일정엔 다음달 29일 북한의 장관급이 네 번째 연설자로 등록돼 있다. 예년대로라면 리용호 외무상이 연설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연설 하루 전이라도 연설자 교체는 가능하다. 만일 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한다면 25일 유엔총회 첫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한 데 이어 29일 김 위원장이 연설할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남·북·미 정상이 한 무대에 차례로 서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그림이 현실화되면 트럼프, 김정은의 노벨평화상 구도까지 가능해진다”며 “이 경우 남한도 중재자 역할에 성공한 것이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설령 종전선언 등 현안 타결이 무산되더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평소 파격을 즐기는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해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성장기 스위스에서 유학해 서방국 방문에 거부감이 적을 것이라는 추측도 뉴욕행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은둔의 지도자였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중국이 내준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까지 가서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 등 예측 불허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반면 유엔총회는 여러 나라의 정상들이 모이는 다자 외교공간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참석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는 사전에 치밀하게 마련된 의전과 경호를 토대로 외국 정상을 만나기 때문에 그동안 양자회담만 해왔다. 만약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장에 들어간다면 여러 정상 중 한 명으로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의전과 경호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해 북한이 선뜻 유엔총회 참석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북·미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 종전선언 타결이 합의된다면 김 위원장이 의전, 경호 등의 단점을 무릅쓰고 뉴욕에 갈 가능성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종전선언과 핵·미사일 동결을 동시에 교환하고, 이후 핵시설 신고·사찰과 대북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정부, 한국인 피랍 리비아에 특사 보낸다

    정부가 리비아에서 한국인 등 4명이 납치된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 장관 특사를 조만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6일 “금번 (납치) 사건의 해결을 위해 피랍 사건에 대응해 본 경험이 있는 전직 대사를 외교부 장관 특사로 조만간 리비아에 파견할 예정”이라며 “리비아 정부의 사건 해결을 위한 추가 노력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시알라 모하메드 리비아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피랍사건에 대한 최근 상황을 공유했다. 또 한국민의 조속한 무사귀환을 위해 리비아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시알라 장관도 한국민의 안전 확인 및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지난 7월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의 한 회사 캠프에서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이 현지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소 짓는 한·EU 외교장관

    미소 짓는 한·EU 외교장관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오른쪽)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EU 외교장관 오찬회담에 앞서 웃으며 기념촬영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강경화 “종전선언, 美·中과 상당한 협의”… 폼페이오 “비핵화 낙관”

    강경화 “종전선언, 美·中과 상당한 협의”… 폼페이오 “비핵화 낙관”

    남북 외교회담은 北리용호 거부로 불발 성 김, ‘트럼프 친서’ 리 외무상에 전달종전선언·북미회담 제안 담겼을지 주목 전문가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 커져” 북핵 관련 6자 외교장관이 모인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은 조기 종전선언 채택을, 미국은 선 비핵화 조치를 주장하며 기싸움을 벌였다. 기싸움을 벌였지만 서로 친서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에서 보듯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양자 회담을 가진)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2007년 이후 끊겼던 11년 만의 ARF 남북 외교장관회담은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거부로 불발됐다. 북·미 간 입장을 조율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일단 틀어진 셈이다. 강 장관이 “(북한은) 기본적으로 외교당국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미국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리 외무상은 4일 ARF 회의 연설에서 “우리가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비핵화) 조치에 화답은커녕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반도 평화 보장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리 외무상의 연설 때 다른 양자회담 일정으로 회의 중간에 먼저 자리를 비워 북한의 불만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오히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양자 및 다자 회의에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북한을 자극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비핵화를 둘러싼 협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4일 “나는 우리가 시간표 내에 (북한의 비핵화를) 해낼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한 점도 이런 입장을 반영한다. 실제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회담장에서 리 외무상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도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한 선물로 ‘종전선언’이나 북·미 2차 정상회담 제안 등이 담겼을지 관심을 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간 기싸움이 풀리고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리 외무상이 6일 이란을 방문하는 것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쌓인 미국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고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국 정부, 종전선언 추진 총력… 해법은?

    한국 정부, 종전선언 추진 총력… 해법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싱가포르 칼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 이번에도(아세안 회의에서도)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계기로 지난 1일부터 4일간 싱가포르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등과 총 12번의 양자 회담을 갖었다. 특히 지난 3일 환영 만찬에서는 리용호 북 외무상을 조우했다. 강 장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북·미 대화에 대한 짧지만 진솔한 의견을 나누었다”며 “종전선언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었고 (북측의) 공개 발언을 보시면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리 외무상은 전날 ARF 회의 연설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핵실험과 로켓 발사시험 중지, 핵실험장 폐기 등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화답은 커녕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9월말에 열리는 유엔총회가 종전선언을 실행하는 좋은 무대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유엔총회를 중요한 계기로 보지만 총회를 넘어 다른 중요한 계기들도 있다”며 “종전선언을 연내에 이루겠다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고, 주요 협의 대상국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목적(종전선언) 달성을 위해 협의를 긴밀히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북·미간 친서 외교가 재개된 것도 종전선언을 위해 우호적인 여건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미국 대표단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ARF 회담장인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리 외무상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내용을 전했다. 이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은 없어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자는 식의 내용은 포함됐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북측의 미군 유해송환에 이어 북·미 간에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문안 작성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적 효과를 가급적 배제하는 ‘정치 문서’로 추진하고, 문안은 최대한 간소화하는 식이다. 종전선언에 적극성을 보이는 북한과 달리 핵시설의 완전한 신고를 포함한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며 ‘신중론’을 펴는 미국의 저항감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종전선언에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하거나 평화협정까지 정전체제를 유지한다는 식의 문구를 넣어 미국이 조기에 종전선언에 참여토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 경우 북한이 반대할 수 있다. 따라서 외려 종전선언을 간결하게 만들고 정치적 선언임을 강조함으로써 북에게는 미국의 대북 조치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동시에, 미국 내 반대 여론도 완화시키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강경화 “남북관계-비핵화 선순환적 추동 위해 노력하겠다”

    강경화 “남북관계-비핵화 선순환적 추동 위해 노력하겠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5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 등 지역·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외교부는 다수 참석자가 한반도 정세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언급했으며, 이밖에 남중국해 문제,테러·폭력적 극단주의, 사이버 안보 등 역내 주요 안보 도전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회의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향한 여정이 본격화된 점을 평가하고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충실한 이행과 함께 남북관계-비핵화간 선순환적 추동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며 ARF 회원국들의 적극적 지지·협조를 당부했다. ‘남중국해’ 문제 관련 아세안과 중국 장관은 최근 중국과 아세안 간 진행 중인 ‘남중국해 행동 규칙’(COC) 협의 진전을 평가했다. 미국·일본 등 일부 장관들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 보장 및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당사국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강 장관은 ‘재난구호와 군축·비확산 관련 분야별 회의’ 공동의장국으로서 역내 재난관리 및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대응을 위한 협력에 주도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2019년 ‘ARF 신뢰구축 및 예방외교 지원그룹회의’ 공동의장 수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재난관리 협력 강화를 위한 성명’이 채택돼 역내 재난 위협을 감소시키고 대응하기 위한 공동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강 장관은 같은 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및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한반도 문제 및 향후 협력 방향 등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가 대화·평화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강조하고, 출발점에 있는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정착 목표가 조속히 달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한반도 정세 진전을 환영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장관들은 또 올해 11월 EAS 정상회의 채택을 목표로 추진하는 ‘아세안 스마트시티’, ‘핵 안보’ 등 관련한 성명의 문안 협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건설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세안+3’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판문점선언’ 이행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강 장관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 회의에서 프리랜드 장관은 올해 9월 캐나다 개최 예정인 ‘여성외교장관 회의’에 강 장관을 초청했으며, 강 장관은 참석을 긍정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용호에 서류봉투 건넨 미 대표단, 북·미 물밑 협상 진전될까

    리용호에 서류봉투 건넨 미 대표단, 북·미 물밑 협상 진전될까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마지막 날인 4일 리용호 북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회담장에서 만났다. 다자 회담이 열린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웃으며 먼저 다가갔고 리 외무상도 웃으며 악수를 했다. 또 미국 대표단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리 외무상에게 무엇인가 설명하며 얇은 회색 서류봉투을 전달했다. 북·미 외교장관회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양측이 비핵화 협상을 본격 재개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회의 시작 기념촬영 순서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의 등을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리 외무상이 성 김 대사가 전한 서류를 받은 뒤 자리에 앉아 확인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성 김 대사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의제 실무팀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이 서류가 향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후속협상과 관련된 자료가 아니겠냐는 추정이 나온다. 미국 측의 새로운 제안이 담겼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ARF 본회의 일정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약속한 만큼 몇 주, 혹은 몇 달 내에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또 북 비핵화 논의가 교착 상태임에도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비핵화 약속을 완수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종전선언 채택을, 미국은 북핵 신고서 제출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최근 북핵 협상은 교착 국면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북·미 간 후속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말하는 것에 대해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북측의 유해송환이나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2차 서신 등 북·미 간 소통 상황을 전체적으로 감안해 나온 평가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 1일(미국 현지 시간)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교착 국면을 다시 한번 ‘톱다운’(최정상 합의 후 실무 회담)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이번 싱가포르 체류 기간에 중국을 포함해 아세안 국가 및 뉴질랜드 등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갖었지만, 한·미·일과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환영 만찬 및 다자 회담 계기에 비공식적인 만남을 진행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날 환영 만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우해 솔직한 대화를 꽤 오래 나누었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은 남한이 요청한 남북 외교장관회담 제의에 대해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거부의 뜻을 전했다. 남북이 ARF에서 양자 회담을 갖은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다. 리 외무상은 만찬장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만났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강경화-폼페이오 “완전한 비핵화 노력”…대북제재 유지

    강경화-폼페이오 “완전한 비핵화 노력”…대북제재 유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4일 오전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두 장관은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및 북미 정상의 ‘센토사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한미 간 긴밀히 공조해 나가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해 최근 동향 및 향후 추진계획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목표 달성을 위해 양국이 굳건한 공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가자”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후속협상 동향 등 진전 과정을 공유하고 “남북미 정상이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를 함께 추동하자”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어서 강 장관은 한미 방위비 협상, 대 이란 제재 복원 문제, 자동차 수출입 문제 등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설명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 측 입장을 이해하며 관계부처와 필요한 협의를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 장관은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이 한국 경제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외국 인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 측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 강 장관이 최근 미국의 자동차 안보 영향 조사 등 한미 경제 현안에 대해 한미가 상호 호혜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 측은 국무부 차원에서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대북제재 관련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는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싱가포르 광폭외교, 공식 비핵화 논의엔 ‘조용’

    北 싱가포르 광폭외교, 공식 비핵화 논의엔 ‘조용’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포럼(ARF)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있지만,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행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리 외무상은 싱가포르에 입국한 지난 3일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포함해 7개국과 양자 회담을 갖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ARF에서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단 3개국과 양자 회담을 한 것과 비교하면 하루만에 2배가 넘는 회담을 연 것이다. 4일 오전에는 필리핀과 양자 회담을 열었고, 오후에도 뉴질랜드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핵·미사일 개발하면서 군사긴장이 높아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이슈가 진전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북과 동시수교국인 아세안 10개국도 지난해까지는 북한과의 관계가 다소 불편했지만 올해 들어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은 남한이 요청한 남북 외교장관회담 제의에 대해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거부의 뜻을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날 환영 만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우해 솔직한 대화를 꽤 오래 나누었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전했지만 공식 만남은 불발됐다. 남북이 ARF에서 양자 회담을 갖은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다. 미국 역시 북측에 양자 장관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아직 답변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대화는 가능하지만 공식 회담이 열릴 지는 미지수다. 또 리 외무상은 비핵화 협상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아직까지 일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북한의 태도는 최근의 비핵화 논의의 교착 상태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미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의 법인 등 북한 연관 ‘유령회사’ 2곳, 북한인 1명에 대한 독자제재를 가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연일 현지에서 대북 제재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종전선언 채택을, 미국은 먼저 북핵시설 신고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전통적 우호국이었던 아세안 10개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대북제재 완화, 경협, 조기 종전선언 등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데 주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매체를 통해 최근 남한에도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을 드러내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남한과 비공식 만남까지 피하지는 않은 것을 볼 때 북·미 간에도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외무상은 전날 만찬장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비핵화 약속을 완수할 것으로 여전히 낙관한다”며 “북한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외교장관, ARF 만찬서 대화…정식회담은 불발

    남북 외교장관, ARF 만찬서 대화…정식회담은 불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막 전 열린 환영 만찬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남북외교장관 회담에 응할 입장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만찬장에서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이 자연스럽게 조우해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여러 상황에 대해 상당히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대화 중에 우리 측이 별도 외교장관간 회담 필요성을 타진했는데, 북측은 남북외교장관회담에 응할 입장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양 장관의 대화는 강 장관이 먼저 청해 이뤄졌다. 양 장관이 만찬장 안에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소요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ARF 회의를 앞두고 북한 측에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한편 ARF 계기로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간 회담 성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일정상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ARF 싱가포르서 오늘 개막…북한, 환영 받을 듯

    ARF 싱가포르서 오늘 개막…북한, 환영 받을 듯

    북한이 참석하는 유일한 아태지역 다자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다. 강경화 외교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포함,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과 아세안 10개국 등 총 27개국이 참가한다. AR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다양한 정치·안보 현안을 다루는 협의체다. 올해 주요 의제는 한반도 정세다. 지난해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로 ARF 행사장에서 외면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대다수 참가국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와 환영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들은 아울러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과 당사국들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 등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잇따라 입성한 6자회담 당사국 장관들도 각자 수차례의 양자·다자 회담을 열고 우호적 관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ARF 창설회원국으로 제1차 회의(1994년)부터 참여해 왔으며, 북한은 제7차(2000년·방콕) 회의부터 참여했다. 아세안 회원국들이 매년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으며, 올해는 싱가포르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이 회의를 주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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