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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통령, 일본에 따박따박 대응하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관 회고

    “文 대통령, 일본에 따박따박 대응하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관 회고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한 최우규 전 홍보·연설기획비서관이 ‘대통령의 마음’(다산북스)를 펴냈다. 1년 8개월여간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의 고민을 함께한 흔적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조금 지난 2017년 7월 임종석 전 비서실장으로부터 메시지비서관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대통령이 해야 할 발언이나 메시지를 기획하는 업무로 노무현 정부 시절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맡았던 직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저자에게 새 업무를 맡기며 “내 나이에 맞게 내가 할 말과 쓸 글이 뭔지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저자는 “문 대통령은 아침에 눈이 충혈돼 출근한 적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새벽까지 보고서를 읽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 대통령은 국정과제가 아닌 잠깐 만나는 행사, 큰 행사들 사이에 낀 작은 일정, 권세가나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시민을 만나는 일도 내용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참석했다”면서 충혈된 눈으로 출근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책에는 문 전 대통령이 메시지를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담겨있다. 2018년 12월 11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씨가 사망한 후 문 전 대통령은 “부모님이 사준 새 양복을 입고 웃는 모습, 손팻말을 든 사진, 남겨진 컵라면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저자가 짠 초안이다. 저자는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라고 써 보고했지만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로 고쳤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저자는 문 전 대통령이 일본의 인식이 잘못됐다고 보고 “따박따박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한일 관계가 민감하던 시절의 일이다. 저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일본의) 외교적 대응이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가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후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와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의 유감 표명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일본은 오히려 공세를 강화했다. 우리 정부는 항의했지만 일본은 반응하지 않았다”면서 “문 대통령은 그래도 일본과 관계 개선 복원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책에는 남북 정상회담과 얽힌 일화도 담겼다. 문 전 대통령은 비서관들에게 “한 번에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겠다는 지나친 의욕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랜 기간 단절됐던 남북 관계를 복원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나아가는 튼튼한 디딤돌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하고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저자는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5월 26일 김정숙 여사의 의전차량을 타고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났던 일이나 평양에 방문했던 과정 등을 상세하게 담았다.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 운용에 뿌듯함을 표시했다는 이야기,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묻자 “참지요”라고 거듭 강조했다는 이야기, ‘첫째, 둘째, 셋째’와 같은 넘버링을 즐겨 썼다는 이야기,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임명식 때 시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시어머니를 가운데 모시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일화가 담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책 추천사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전복되는 지금, 이 책은 퇴행과 역진이 있더라도 역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썼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를 안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그냥 이 책 한 권 읽기를 권한다”고 썼다.
  • [황성기 칼럼] ‘위안부합의 검증’을 생각한다/논설위원

    [황성기 칼럼] ‘위안부합의 검증’을 생각한다/논설위원

    대법원이 지난달 ‘박유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함으로써 국내 위안부 문제의 한 축이 마무리됐다. 박유하의 저작 ‘제국의 위안부’를 10년 전 읽었을 때 인상은 ‘신선함’이었다. 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이 독점하고 봉인했던 위안부 담론의 족쇄를 푼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구절은 존재한다. 그렇다고 주리 틀듯 고발한 사건에 학문의 자유를 협량하게 해석한 ‘2심 유죄’는 선진국 사법부답지 않았다. 박유하 사건에서 보듯 위안부는 한일 과거사이지만 좌파·우파의 갈등이 빚은 국내 이슈이기도 하다. 위안부 문제를 국내 이슈로 만든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한일 위안부합의 한 해 전인 2014년 당시 일본 총리 아베 신조는 1993년 ‘고노 담화’를 손볼 셈으로 검증팀을 꾸렸다. 과거의 일로 미래세대가 더 사과해서는 안 된다는 역사수정주의자 아베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본인 의사에 반해 모집·이송·관리됐다’고 인정한 고노 담화 파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그때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자고 한일 국장급 협의가 막 시작된 무렵이었다. 한일 현안을 해결하는 뒤편으로 고노 담화를 깨려는 아베의 모순된 행동은 일본 국내와 한국의 반발을 불렀다. 결국 아베는 ‘군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는 없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지만 파기에는 이르지 않는다. 그 후 아베는 고노 담화 계승을 밝혀 우왕좌왕 행보를 보인다. 6년 전 대한민국에서도 고노 담화 검증 같은 일이 있었다. 위안부합의를 파기할 목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2017년 7월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를 만든 것이다. 문 정권의 ABP(박근혜는 안 돼) 신호탄인 TF는 외교부 ‘적폐 청산’ 실행 부대였다. 그러나 합의를 검증한다는 TF의 민간·정부 위원 9명 중에 위안부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피해자 중심주의’로 감성팔이만 했을 뿐 피해자 구제는 뒷전이었던 문 정권 5년이었다. 위안부는 박근혜 정권이, 강제동원은 윤석열 정부가 결국 해결했다. 문 정권은 5년 내내 반일을 지지층 결속의 도구로 삼아 한일을 최악으로 몰았다. 대일 외교의 최일선을 맡은 전현직 외교관이 다수 있던 TF가 위안부 합의를 외교의 기본인 ‘비공개 협상’이라고 비판한 것은 삼척동자도 웃을 코미디였다. TF는 2014년 4월부터 시작된 국장급 협의부터 2015년 12월 28일 합의 발표까지 30년간 공개돼서는 안 될 외교문서를 들췄다. 문 정부 출범 직후 박근혜 국가정보원 적폐를 청산한다며 국정원 메인 서버가 민간인에게 털린 것과 비슷한 일이 외교부에서도 일어났다. 검증에 참여한 6명의 민간 위원 중 무려 4명이 외교부 차관이나 대사·총영사란 ‘성공 보수’를 받는다. 반면 위안부합의에 관련된 외교관들은 하루아침에 해외 임지에서 소환되거나 좌천돼 찬밥 신세가 됐다. 문 전 대통령은 보고서 발표 다음날 위안부합의의 “중대한 흠결”을 지적하며 파기를 시사하는 후속 조치를 지시한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보고서가 나오기 직전 일본에 간다. 그런데 아베 전 총리를 만나 요청한 것은 황당하게도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이었다. 아베는 평창에 왔지만 2018년 11월 정부는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발표해 버린다. 퇴임을 1년여 앞둔 2021년 1월 문 전 대통령은 (위안부합의가) 양국 정부 간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한다. 문 정부 5년의 위안부합의를 둘러싼 오락가락 행보는 아베랑 닮았다. 오죽하면 일본 우파와 한국 좌파가 뒤에서 손을 잡는다고 했겠는가. 외교 검증은 신중해야 한다. 헌재의 부작위 위헌 판결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두 보수정권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합의를 이끌어 냈다. 최선은 아니었지만 차선책은 됐던 위안부합의를 문 정권은 파기를 위해 검증하면서도 피해자 구제는 끝내 외면했다. 왜 그랬나. 검증의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 [사설] ‘검사 탄핵’이라는 법치 파괴, 민주당엔 도움 되겠나

    [사설] ‘검사 탄핵’이라는 법치 파괴, 민주당엔 도움 되겠나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오는 30일 재발의하기로 했다. 지난 9일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통과시키고 국회 본회의가 종결되자 탄핵안 철회 후 재발의라는 꼼수를 선택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민주당은 탄핵 소추나 해임 결의를 난사하다시피 해 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했고, 이종섭 국방장관 탄핵을 시도한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도 밀어붙였다. 지금도 탄핵 또는 해임을 벼르는 장관들만 10명 안팎에 이른다. 과거 정부에선 ‘탄핵’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었건만 지금은 아예 유행어가 돼 있다시피 하다. ‘탄핵 중독’이라는 비판이 생뚱맞지 않다. 더욱 심각한 건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주지하듯 이정섭 차장검사는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의 위장 전입 등이 탄핵 사유라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이유라면 이낙연 전 총리,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문재인 정권 때 국무위원 상당수가 탄핵돼야 했다. 이 검사 탄핵안이 통과되면 이 검사는 향후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린다 해도 그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누가 보더라도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검찰 수사를 교란하고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손준성 검사의 경우도 그가 ‘고발 사주’ 의혹이 있지만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면 될 일을 소추까지 하는 것은 탄핵 권한의 남용이다. 헌재는 탄핵 사유를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민주당이 내세운 사유는 이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고, 다수 의석을 거머쥔 정당 국회의원의 권한 남용이다. 민주당 안에도 정치권력이 노골적으로 법치를 훼손하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닌 이들이 없지 않으리라 본다. 문제는 이 대표가 거머쥔 총선 공천권 앞에서 죄다 고개를 처박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이재명 대표 개인의 사당(私黨)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는 자명하다. 궤도를 벗어난 이런 행태가 과연 내년 총선에서 민심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민주당 구성원들은 냉정히 고민하기 바란다.
  • 롯데콘서트홀 깜짝 방문 강경화 전 장관 “대박”

    롯데콘서트홀 깜짝 방문 강경화 전 장관 “대박”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롯데콘서트홀을 깜짝 방문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등장에 공연장이 술렁였고, 가까이에서 처음 보는 시민들의 사진 요청이 쏟아지며 인기를 자랑했다. 강 전 장관은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김정원 리사이틀을 감상했다. 최근 18년 만의 쇼팽 앨범을 발매한 김정원은 지난 22일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5개 도시에서 연주회를 진행 중이다. 리사이틀은 6년 만이다. 20대 때 쇼팽 스케르초 전곡(2004년), 에튀드 전곡(2005년) 앨범을 발매하며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이번 앨범에 쇼팽의 말기인 1846~1849년 쓴 작품을 담았다. 공연은 앨범 수록곡과 함께 ‘환상곡’으로 채웠다. 무대 위에 등장한 그는 쇼팽의 녹턴 17번과 18번으로 연주회를 시작했다. “늦게 철이 들어 비슷한 감정으로 삶을 바라보는 것 같다”고 말한 대로 풍성한 음악적 깊이로 관록의 연주를 선보였다. 1부에서는 뱃노래, 마주르카, 환상곡이 이어졌다. 2부에서 3개의 마주르카, 3개의 왈츠에 이어 폴로네즈 제7번 환상으로 마무리한 그는 마이크를 잡고 “연주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힘든 무대였다”고 농담했다. 연주가 쉽지 않은 곡들이었지만 흔들림 없는 편안함을 자랑한 그의 연주에 객석에서는 “안 힘들었다”는 격려와 함께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앙코르로 쇼팽의 곡을 먼저 연주한 그는 쇼팽과 생전 각별한 사이였던 리스트의 곡을 선보였다. 농담으로 집에 가고 싶지 않느냐고 했지만 관객들은 “밤새자”고 대답했고 그는 마지막으로 쇼팽의 녹턴을 하나 더 연주한 후 무대를 마무리했다. 공연 후 사인회가 준비됐고 관객들은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 사이 강 전 장관이 등장하면서 공연장 로비가 술렁였다. 장관 시절과 변함없는 모습에 “대박”, “연예인 보는 것 같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김정원은 사인회를 본격 시작하기 전 강 전 장관과 인사를 나눴고, 김정원이 사인을 하러 이동하자 관객들은 강 전 장관에게 사진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광주와 서울 공연까지 마친 김정원은 28일 대구, 29일 충북 청주, 30일 부산에서 리사이틀을 이어간다.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쇼팽이 가졌던 내면의 아픔과 외로움이 담겨야 해서 어떻게 하면 그 상태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던 대로 그의 연주에는 쇼팽이 느꼈을 감정이 담겨 있었다. 관객들은 김정원의 연주에 가을밤 짙은 여운을 안고 공연장을 떠났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대한민국 기자들은 반성해야 한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대한민국 기자들은 반성해야 한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미국이 세계 최강국인 이유는 가장 자유롭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것은 검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앞의 말은 영화 ‘아마데우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으로 유명한 체코 출신의 영화감독 밀로스 포먼이 한 말. 뒤는 최근 한국을 찾은 주윤발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1996년 포먼이 영화 ‘더 피플 vs 래리 플린트’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면서 던진 이 한마디는 정작 영화보다 더 유명해졌다. 표현의 자유를 들먹일 때 곧잘 등장하는 영화가 ‘래리 플린트’다. 포먼 감독, 올리버 스톤이 제작한 영화는 논쟁적인 인물 래리 플린트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그는 경쟁지인 ‘플레이보이’를 따라잡기 위해 추악한 하드코어 포르노 잡지 ‘허슬러’를 발행한다. 결국 외설죄와 명예훼손죄로 기소된다. 그러나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의해 승리한다. 수정헌법 1조는 “연방의회는 언론, 출판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어떠한 법률도 제정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두고 지구의 반 바퀴쯤 멀리 떨어진 미국과 우리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나라다. 래리 플린트가 법원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설사 막장 포르노라 하더라도 표현의 자유는 인정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노엄 촘스키의 절대주의 자유이론과도 부합되는 것으로 어떤 가치나 전제보다 우선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최근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문재인 정권이 2020년 12월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든 지 2년 9개월 만이다. 북한 김여정이 대북 전단을 “저지시킬 입법이라도 만들라”고 쏘아 붙이자 문 정권이 넉 달 만에 허겁지겁 통과시킨 법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근간이다. 김여정의 한마디에 우리 국민을 감옥에 보내겠다는 어거지 법을 만들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쇄도했고 미 의회는 청문회까지 열었다. 그런데도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밀어붙였고, 심지어 외교부 장관 강경화는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란 해괴한 궤변을 늘어놓았다. 더욱이 강경화는 유엔인권기구 부대표 출신에다 표현의 자유를 누구보다도 지켜야 할 언론학자다. 그러나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있다. 명색이 변호사이면서 위헌 요소가 명백한 전단금지법을 김여정을 위해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송두리째 팽개치고 강행한 것이다. 위헌 판결이 나온 지 보름이 지났다. 하지만 이 법을 만든 누구도 한마디 사과조차 않고 있다. 문재인, 송영길, 강경화의 뻔뻔함과 비겁함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황당한 분들이 지난 5년간 이 나라를 좌지우지해 왔다는 점에서 자괴감이 들 정도다. 나는 이 와중에 더 원망스러운 것은 대한민국 기자들이다. 표현의 자유란 모든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자유로 불릴 만큼 가장 핵심적인 자유이자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다. 그런 자유가 강탈당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기자들은 소극적인 비판에 그치거나 강 건너 불 보듯 지켜보기만 했다. 누구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영 논리에 의해 침묵한 대한민국 기자들은 반성해야 한다. 강조하건대 표현의 자유는 워낙 중요하고 펀더멘털하기 때문에 손쉽게 규제해서는 안 된다.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일찍이 밀턴이 주장한 ‘사상의 자유로운 공개시장’(free market place of ideas)을 통해 자율적으로 걸러져야지 정부가 규제에 나서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늦었지만 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기자가 할 일을 대신해 줬다.
  • [열린세상] 日 오염수 대응, 정권에 흔들리지 않을 원칙 세워야/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日 오염수 대응, 정권에 흔들리지 않을 원칙 세워야/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조치가 앞으로 30년 이상 진행된다. 이 사실은 일본의 조치에 대한 한국의 공식 입장이 현 정권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민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년이면 통상 한국에서는 여섯 차례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 정권은 시간이 가면 교체되는 것이므로 특정 정권에서의 외교 현안에 대한 공식 입장은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1년 4월 13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조치가 발표되기 전후의 한국 대응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문재인 정부 때는 2020년 10월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염수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는 일본의 주권적 영토 내에서 이루어진 일본 관할 내의 사항이지만, 그 결정에 따라서는 우리 국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주시하면서 일본에 지속적으로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2021년 4월 14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와 함께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021년 4월 1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과학적 근거와 관련 정보들을 충분히 공유할 것, 더 충분히 사전 협의를 할 것, 그리고 IAEA 검증 과정에 우리 전문가들의 참여가 보장될 것 등 세 가지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주요 7개국(G7) 기후·에너지·환경장관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 대해 2023년 4월 16일 국무조정실이 정부 부처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의 원전 오염수 처리는 과학적·객관적으로 안전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해야 하며, 정보 공유를 포함해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7월 5일에는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점검한 IAEA 종합 보고서에 대해 일본의 오염수 처리가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 기준과 목표치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평가를 발표했다. 8월 18일 미국에서 진행된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IAEA 점검 결과에 대한 신뢰와 함께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과정을 통해 처리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부는 8월 22일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개시에 대해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결국 한국은 일본의 방류 조치에 대한 국제법 대응의 한계를 인식하고 과학적 근거 제시, 정보 공유, 사전 협의, 방류 후 검증 과정 참여 등을 요청해 왔다. 그동안 정권을 넘어 큰 틀에서는 정부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방류 이전의 입장이다. 앞으로 30년 이상 지속될 방류 이후의 입장마저 동일할 수는 없다. 동일해서도 안 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조치에 대한 한국의 공식 입장은 적어도 다음의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조치가 일본의 주권적 결정 사항임을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방류 조치가 한반도 주변 해양 환경 및 한국인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목하고 우려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국제법상 보장된 주권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한다. 더 나아가 한국은 원전 사고는 원자력을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 원전 사고 후 원자력 폐기물의 처리와 관련한 국제 규범 형성에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 피해국인 한국의 주권적 권리는 당연히 행사되고, 내용은 더욱 구체화돼야 한다.
  • [사설] 오염수 규탄 간담회에 8세 아동 동원할 일인가

    [사설] 오염수 규탄 간담회에 8세 아동 동원할 일인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연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 ‘8월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고 김은경 혁신위원회 체제가 부담으로 작용하자 국면 전환용으로 ‘핵오염수’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어제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은 뒷전이고 한결같이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우려나 유감 표명은커녕 ‘오염수 방류 시기는 일본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때 “방류는 일본 정부의 주권 사항”(강경화)이라거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절차에 따르면 반대 안 하다”(정의용)던 두 외교 장관의 국회 발언을 이 대표가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때와 지금 상황이 달라진 건 정권이 바뀐 것 말고는 없다. 정권 공격을 위해 방류 문제의 입장을 바꾸는 건 거대 야당 대표의 처신으로는 군색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 대표는 그제 국회에서 ‘오염수 투기 저지 아동·청소년 양육자 간담회’란 걸 열었다. 여기에 6세 아동을 포함해 10세 이하 어린이 7명과 청소년을 참석시켰다. 초등학교 2학년인 8세 아동은 자신을 ‘활동가’라고 소개하면서 “내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담회는 유튜브로 생중계까지 됐다. 8세 아동이라고 의견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양육자라 불리는 어른들과 함께 참석한 이 어린이들이 오염처리수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교육을 조금이라도 받았다면 이런 프로 뺨치는 정치선전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어린아이를 태운 유모차 수백 대가 집회와 시위에 참가했던 광경을 생생히 기억한다. 민주당이 주도했던 집회·시위로 국력은 소모되고 국가가 분열됐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아이들을 정치선동에 동원하는 것은 나치 독일이 썼던 수법이다. 북한 같은 사회주의 독재국가에선 아이들을 이용한 ‘감성팔이’를 정치에 악용한다. 정쟁을 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아동 학대’라는 여당의 비판에 많은 사람이 동감하는 것은 어린이까지 정치선동에 동원해 방탄 정국을 이어 가려는 야당의 얄팍한 처신을 꿰뚫어 봤기 때문이다. 이런 지도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당에 미래가 있는지 의문이다.
  • [단독] 4년 전 국방대화서 ‘3대 조건’ 꺼낸 中… 사드 철수까지 요구했다

    [단독] 4년 전 국방대화서 ‘3대 조건’ 꺼낸 中… 사드 철수까지 요구했다

    “3불(不) 1한(限)이라는 중국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1한을) 요구받은 바 없다”(2017년 11월 2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중) 한중 간 사드 갈등을 봉인한 2017년 10월 31일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 발표와 동시에 불거진 ‘3불’과 달리 보다 본질적인 내용에 해당하는 ‘1한’이 부각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발표 직후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1한은 현재의 사드 시스템 사용에 제한을 두어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는 것을 피하는 걸 지칭하는 말이다. 10월 말 한국 측이 중국 측에 제시한 약속’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국내에선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에서 1한을 공식 언급한 것은 지난해 8월이 처음이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3불 1한을 선시(宣示·사람들에게 널리 알림)했다”고 밝히면서다. 4일 여권 고위관계자와 외교 고위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8년 국방당국 간 채널에서 군불을 지피다가 10·31 협의 이후 2년이 지난 2019년 10월부터 명시적으로 ‘세 가지 조건’을 들고 나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 갈등으로 중단됐다가 5년 만에 재개된 제5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중국 측이 ▲3불 1한 관련 지난 2년간 이행현황 통보 ▲사드 영구배치 방지를 위한 미국 측 설득 노력 ▲양국 기술전문가 정례회의 개최 등 3가지 조건을 거론한 것이다.중국은 이듬해 1월 제18차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에서 세 가지 조건을 거듭 요청했고, 2021년 3월에 열린 19차 국방정책실무회의에서는 급기야 사드 철수를 포함해 한국이 타당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중국이 압박한 3가지 조건은 미래 사안에 해당하는 ‘3불’은 합의의 영역에 묶어 두되, 성주 기지의 운용을 제한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미 배치된 사드를 철수시킬 목적임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표현은 ‘단계적 처리’다. 2017년 10·31 협의 직후인 11월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의 회담에서 리 총리가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자칫 단계적으로 진행해 이미 배치된 사드까지 철수하는 데 한중이 합의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는 표현이었다. 논란이 일자 외교부는 “중국의 영어 번역 표현은 단계별(step by step)이 아닌 현 단계에서(in the current stage)”라며 부인했다.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10·31 협의 외에 한중 간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렇기에 중국 측에서 세 가지 조건까지 꺼내 우리 정부를 압박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동시에 3불은 ‘합의’나 ‘약속’이 아닌 ‘입장’일 뿐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일관된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3불이란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 안 하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2019년부터 중국이 3불 1한을 넘어서 3가지 조건을 지속적으로 압박한 것은 물론, 2021년 한중 국방당국 간 채널에서 사드 철수 언급까지 나온 만큼 향후 정치적·외교적 파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 [단독] 끊임없이 반복된 ‘사드 3불1한’ 논란… 한중 더 큰 뇌관으로 부상

    [단독] 끊임없이 반복된 ‘사드 3불1한’ 논란… 한중 더 큰 뇌관으로 부상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운용을 둘러싼 갈등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7월 배치 결정 이후 지금까지 한중관계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사드가 북핵 위협에 대한 방어 수단이라는 우리 측과 사실상 미국의 대중 견제용이라는 중국 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환경부가 지난달 21일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한 후 사드 운용 정상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당시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하자 중국은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대표되는 경제보복으로 맞대응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당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상호 신뢰에 해를 끼쳤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파는 문재인 정부에도 이어졌다. 한중 양국은 사드 갈등을 봉인하기 위해 2017년 10월 31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한중관계 개선 관련 협의 결과’를 발표했지만, 도리어 ‘사드 3불 1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외교부는 협의 결과 “중국 측은 미사일방어(MD) 구축,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입장과 우려를 천명했다. 한국 측은 그간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 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고 발표했는데, 중국은 한국이 사드 3불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 환구시보 등은 한국 측이 3불과 함께 이미 설치된 사드 운용에 제한을 두겠다는 ‘1한’까지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협의 결과 발표 하루 전날 국회에서 “사드 추가 배치는 검토하지 않고, 미국 MD 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 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터였다. 강 장관은 한 달 뒤 국회에서 “(소위 3불은) 약속해 준 사항이 아니고 기존 입장을 반복 확인해 준 것”이라며 중국 측 주장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중국 측이 ‘약속 파기’로 받아들이고 연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 의전 홀대로 일관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 정부는 사드 3불에 대해 ‘약속이 아닌 입장’이라는 주장을 유지했지만 중국의 반발은 지속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으로 열린 지난해 8월 한중 외교장관회담 직후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3불 1한의 정치적 선시(宣示)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1한까지 ‘한국의 약속’으로 표현한 것은 처음이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회담에서 “사드 문제가 상호 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곧장 서로 다른 입장이 드러난 것이다. 중국 측은 한국의 최근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 완료 등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드 3불 1한은 북핵 대응에서 한미일 공조 수위가 높아질수록 한중 관계의 뇌관으로 꼽힌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지난달 ‘베팅’ 발언 논란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워싱턴 선언’에서 한미 공조가 공고화되며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 등을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우려하거나 최근 한미일 3각 공조 강화를 사드 3불의 하나인 한미일 군사동맹화로 보고 논쟁에 나설 여지가 있다”며 “특히 중국이 자국의 안보와 이익이 침해됐을 때 반격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근거 법률인 대외관계법을 최근 제정한 상황에서 신경을 써야 하는 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 이희호 여사 4주기 추도식… 야권 인사 집결

    이희호 여사 4주기 추도식… 야권 인사 집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1세대 여성운동가인 이희호 여사의 4주기 추도식에 야권 인사들이 집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 이희호 여사의 유훈을 받들어 국민 모두가 존엄하고 동등한 대접을 받는 사회, 민주주의와 평화가 굳건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 여사 4주기인 전날 이 같은 내용의 서면 브리핑을 발표했다. 고인은 ‘국민들이 서로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하늘나라에서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한 대변인은 “이 여사는 영부인이기 전에 온전히 한 분의 지도자였다”며 “호주제 폐지와 여성부 설립, 남녀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그(이희호 여사)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사단법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사랑의친구들이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이 여사 추도식에는 고인의 삼남인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유가족과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인 이재정 의원 등이 참여했다. 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상희 전 국회부의장, 이종찬 광복회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도 자리했다.
  • 이희호 여사 4주기 추도식…“유훈 받들어 동등 대접 사회 정진”

    이희호 여사 4주기 추도식…“유훈 받들어 동등 대접 사회 정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1세대 여성운동가인 이희호 여사의 서거 4주기 추도식에 야권 인사들이 집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 이희호 여사의 유훈을 받들어, 국민 모두가 존엄하고 동등한 대접을 받는 사회, 민주주의와 평화가 굳건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 여사 서거 4주기인 전날 이러한 내용의 서면브리핑을 발표했다. 고인은 ‘국민들이 서로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하늘나라에서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한 대변인은 “이 여사는 영부인이기 전에 온전히 한 분의 지도자였다”라며 “호주제 폐지와 여성부 설립, 남녀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그(이희호 여사)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먼저 서거하신 후에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하는 등 남북한 화해 협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10일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사단법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사랑의친구들이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이 여사 추도식에는 고인의 삼남인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유가족과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인 이재정 의원 등이 참여했다. 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상희 전 국회부의장, 이종찬 광복회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도 자리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행사 전 현충원에 찾아 묘역을 참배했다.
  • [포토] 이희호 여사 4주기 추도식

    [포토] 이희호 여사 4주기 추도식

    여성 민주운동가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 서거 4주기를 맞은 10일 야권 인사들이 총집결한 가운데 서울현충원에서 추도식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권노갑 전 의원, 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진보 계열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민주당 현 지도부 중에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행사 전 서울현충원을 찾아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추도식은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사랑의친구들의 공동주최로 마련됐다.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추도사를 맡아 일생에 걸쳐 여성인권과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이 여사를 기렸다. 이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이 여사님은 1999년 여성기금추진위 명예이사장을 맡아 최초 민간여성기구를 조성했고, 이를 토대로 여성을 위한 민간 공익재단인 한국여성재단을 설립했다”며 “여성 민주운동가로 기억되길 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이 여사의 뜻을 민주당과 우리 모두 계승해 성평등 사회 실현이라는 목표를 가겠다고 다짐한다”며 “모두가 존중받는 실질평등사회를 구현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여사의 서거 4주기를 맞아 민주당 차원에서도 ‘이희호 여사의 유훈을 받들어 인권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진하겠다’는 서면 논평을 냈다. 한민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여사는 영부인이기 전에 온전히 한 분의 지도자였다”며 “일제 강점기때부터 투신한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호주제 폐지와 여성부 설립, 남녀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먼저 서거하신 후에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하는 등 남북한 화해 협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진보적 발걸음마다 고인의 손길이 닿아 있다”며 그를 추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여성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 이 여사의 유훈을 받들어 국민 모두가 존엄하고 동등한 대접을 받는 사회, 민주주의와 평화가 굳건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이 여사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을 비롯한 유가족, 김성애 사랑의친구들 회장, 김상희 전 국회 부의장, 정청래·서영교 최고위원, 설훈·남인순·정춘숙·권인숙·민병덕 민주당 의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과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 [황성기 칼럼]과학이 ‘방탄당’ 주술 이겨야-현장에서 본 후쿠시마 문제<3>/논설위원

    [황성기 칼럼]과학이 ‘방탄당’ 주술 이겨야-현장에서 본 후쿠시마 문제<3>/논설위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출로 가장 신난 나라는 중국이다. ‘대만 문제’ 등의 지렛대로 일본을 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염수가 안전하고 무해하다면 왜 농업·공업용수로 쓰지 않는가.” 5월 10일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의 브리핑이다. 이 브리핑을 접한 국내 원자력 전문가는 “중국이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중국이 가동 중인 원전은 동북아 3국 중 압도적이다. 그런데도 원전 정보 투명도는 가장 낮다. 우리의 서해, 즉 중국 동쪽에서부터 남중국해까지 바닷가에 가동 중인 원전은 55개. 여기에 그만한 수를 건설·계획 중이다. 그 원전들이 발전의 부산물인 오염처리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가동 중인 한국의 원전 25개, 일본 10개와 방류량을 비교하면 2~5배에 이른다. 중국산 ‘액체방사성폐기물’(오염처리수)이 안전하다면 중국도 농공업용수로 써야 옳을 것이다. 전 세계 32개국에서 가동 중인 422개 원전의 20%가 모여 있는 동북아 3국이다. 세 나라의 원전 정보 투명성을 우리가 100이라고 할 때 일본 95~105, 중국 70 정도라고 한다. 정부의 원전 과학자는 “자기들이 필요할 때는 정보 수집에 적극적이고, 상대방이 필요한 정보 공개에는 소극적인 게 중국”이라고 꼬집는다. 한중일의 원자력안전최고규제자회의(TRM)는 3국의 안전 협력을 위해 창설된 기구다. 공동의 원전 사고 대책을 세우려면 투명한 데이터 공유가 필수인데도 중국의 비협조는 유명하다. 그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후쿠시마 오염수 데이터의 신뢰성, 정화장치 등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있는데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5월 8일)고 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다. 중국과 척척 손발이 맞는 게 더불어민주당이다. 이재명 대표는 “안전하면 (일본이) 식수로 사용하면 된다”(5월 10일)고 했다. 중국보다 한술 더 뜬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시찰단에겐 “오염수 테러, 방사능 테러의 공범”이라고 겁박까지 했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까지 만들고 총공세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권 마지막 외교부 장관 정의용은 2021년 4월 19일 국회에서 3가지 조건을 전제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 (방류)된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말했다. 전임자 강경화는 방출을 “일본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고 했다. 정의용 발언에 후쿠시마 문제의 정답이 있다. 정의용의 조건은 충분한 과학적 정보 제시, 한국 정부와 충분한 사전 협의, IAEA 검증 과정에 한국 전문가·연구소 대표 참여 보장이었다. 첫째는 우리가 요구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정보를 일본측이 제공하고 있고, 시찰단을 수용했으니 클리어. 셋째 또한 IAEA 검증에 한국 전문가가 참가하고 있으니 해결됐다 하겠다. 문제는 둘째 조건이다. 일본 정부가 방출을 결정한 2021년 4월은 문 정권의 반일 공세가 절정에 오른 때였다.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까지 하려던 문 정권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 협의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전 정부가 방치했던 한일 관계 개선을 이루고서야 시찰단을 보낼 수 있었다. 시찰단 보고에 “국민 기만”, “뒷북 사찰단”(5월 31일)이란 민주당 공격은 그래서 반칙이다. IAEA의 최종 보고서가 임박했다. 오염처리수 방출은 국제 기준과 과학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방류수의 철저한 관리, 방출 기간 30년의 준수, 한국에서의 ‘풍평 피해’(불안심리에 의한 소비 위축) 대책을 일본에 요구하는 것이다. 거대 야당이 ‘핵 테러’ 운운의 비과학적 언설로 불안을 조장하고 선동하며 중국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게 과연 대한민국을 위한 일인가. 2008년 광우병 사태를 재현하려는 ‘방탄당’의 과학 아닌 주술에 두 번 속을 순 없다.
  • 북핵·다자외교·경제안보·재외국민 총괄… ‘전 부처 해외 영업’의 중심[윤석열 정부 2023 공직열전]

    북핵·다자외교·경제안보·재외국민 총괄… ‘전 부처 해외 영업’의 중심[윤석열 정부 2023 공직열전]

    외교부 2차관 산하에는 다자외교와 경제안보, 재외영사 관련 부서들이 포진해 있으며 최근 세일즈 외교, 재외국민 이슈가 부각되면서 업무가 한층 가중됐다. 1·2차관실과 별개로 차관급 조직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면서 역할이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남북 대화와 북핵 협상을 맡는다. 본부장이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대화채널의 한국 측 대표다. 1차관 산하 지역국들이 지역별로 양자 외교를 다룬다면 2차관 소속 부서들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 외교와 조약·협약, 통상, 원조, 기후환경, 과학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맡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우크라이나전 장기화 여파로 양자경제외교국·다자경제외교국의 역할도 커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 초엔 신흥·첨단기술 관련 외교정책, 국제규범 업무를 맡을 국제기술규범과가 신설되기도 했다.●방산 등 경제안보 총괄하는 2차관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전 부처에 “영업사원이 되라”며 세일즈 외교를 강조하면서 2차관실은 정보통신·원자력·바이오부터 방위산업까지 전 분야에서 경제안보 외교를 총괄하게 됐다. 이도훈 2차관은 국제기구협력관, 북핵외교기획단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거친 명실상부한 다자외교 전문가다. 주세르비아대사, 청와대 외교비서관을 지내 정무 업무까지 두루 섭렵했다.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바탕으로 한 추진력이 뛰어나다. 다혈질이라는 후배들의 농담 섞인 평가도 공존한다. 이란대사관 근무 당시 에피소드들을 사석에서 풀어낼 만큼 이란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깊다.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외교관의 전형’으로 꼽힌다. 북핵 외교를 전담하면서 외국 외교관들과 조곤조곤 조리 있게 말하는 게 특기다. 대학교수인 부인과는 캠퍼스 커플로, 공관 근무 때 노모를 모시는 등 애틋한 효심의 소유자다. 균형감 있는 업무 능력 덕에 상대적으로 ‘해외 공관 근무 운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주영국대사 시절이던 지난해에도 임기 도중 현직으로 영전됐다. 최영한 재외동포영사실장은 경제외교 분야로 시작해 영사 분야 전문성을 쌓은 모범생형 외교관이다. 부드럽고 조용한 가운데서도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사건이 터지면 좀처럼 흥분하는 법이 없이 강단 있게 대처한다고 한다. 이런 면모는 지난달 수단 내전 당시 우리 교민의 구출 작전인 ‘프라미스 작전’ 당시 성공적인 지휘로 확인됐다. 박용민 다자외교조정관은 풍류를 좋아하는 학구파다. 외교부 밴드에서 기타·드럼·색소폰 등 여러 악기를 수준급으로 다루고 문장력도 뛰어나 책도 여러 권 썼다. 외교안보연구원 경력교수 시절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한 보고서는 관가에서 회자됐다고 한다. 분석력을 갖춘 부드러운 리더다. 유엔·북핵을 두루 거쳤으며 참여정부 당시 ‘자주파 대 동맹파’ 파동 때 현 주미대사인 조현동 북미3과장과 함께 일했다. 강재권 경제외교조정관은 한덕수 총리 부임 직후 총리외교보좌관으로 한 총리의 신임을 받았다.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실무를 담당했던 경제통상 전문가다. 조용해 보이나 유머와 친화력이 돋보인다. ‘열심히 일 잘하는’ 외교관으로 순발력과 위기대응 능력이 특출하다. 해군 중위 출신으로 ‘상사는 수염과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며 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십을 강조한다. 김효은 기후변화대사는 여성 외교관 1세대 격인 외시 26회로, 20년 가까이 기후외교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외교부 내 1급 간부 중 유일한 여성으로 주한 여성 대사들과의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그가 사무차장을 지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는 기후변화 대응·협력에서 한국의 성공사례로 언급된다. 이경철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별대표는 유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국제기구, 외국 대사들과의 네트워크가 뛰어나다. 유엔과장,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 코트디부아르 근무와 기획재정부 근무 등 흔치 않은 이력도 보유했다. 한국이 2013~14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일 때 대표단 ‘실무 총괄’로 활약했다. 우리 공관이 철수한 아프간 특별대표를 맡아 공공외교를 정력적으로 펼치고 있다. 장관특별보좌관인 조현우 국제안보대사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석사 출신으로 한미안보협력과장, 주미참사관 등을 지낸 미국통이다. 업무 판단력과 분석력이 뛰어난 ‘조용한 전략가’다.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당시 준비기획단에서 의전을 맡았고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으로 타 부처들과의 정책 조율 등도 경험했다. 최근에는 북한 해킹 활동 등과 관련해 사이버 안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이준일 북핵외교기획단장은 북핵협상과장, 주중 공사참사관을 지낸 북핵문제 전문가로 주위에 부담 주지 않고 홀로 야근하는 완벽주의를 고수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긴장의 연속선상에서도 보고서를 잘 쓰기로 유명하다.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 및 강경화 전 장관 보좌관으로도 근무했다. 전영희 평화외교기획단장은 미국과 러시아, 북한 업무를 두루 거쳤다. 사람들을 왁자지껄 만나기보다 차분히 일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는 최근 북한에 상주 공관을 둔 주한 공관들과 외교부 간 협의체인 ‘평화클럽’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민철 재외동포영사기획관은 ‘재팬 스쿨’로 분류되는 동시에 경제통상 전공이다. FTA 실무에 해박해 자유무역협정상품과장으로 한미 FTA 협상에 참여했다. 분석적이고 법령을 꼼꼼히 다루는 특기를 바탕으로 올해 외교부 산하 해외동포청 신설 관련 실무를 총괄했다. 타 부처와 비교해 외교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조직 관리에서도 두각을 보인다. 정강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재외동포과장과 의전과장을 거쳐 영사·의전 전문성을 갖췄다. 언론담당관 시절 호평을 받았고 대표적인 마당발로 광범위한 인맥을 자랑하며 서글서글함이 장점이다.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부처 내 신망이 두터워 직원들이 잘 따른다. 사안을 꿰뚫어 보는 능력과 함께 정무감각도 비상하다. ●‘군축 담당’ 원자력·비확산기획관실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실은 핵확산 방지를 위한 군축 및 핵안보 업무, 유엔의 수출통제·대북제재 이행을 담당한다. 박영효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군축 전문가로 제네바와 유엔에서 경험을 쌓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그의 주요한 협의 창구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과 관련해 그의 조용한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강주연 국제기구국장은 다자외교 전문가로, 부친이 강웅식 전 멕시코대사인 외교관 가족이다. 유엔과장을 지낸 그는 유엔이 지향하는 국제협력 가치를 몸소 체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프가니스탄 근무 시절에는 현지 아이들 교육에 발벗고 나서는 등 진정한 다자외교를 실천했다고 한다. 고급 영어 실력으로 영문 연설 작성에서 발군이며 이른바 ‘아메리칸 스타일’로 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국장이다. 행시 39회로 국방부 출신인 원도연 개발협력국장은 다자외교, 개발협력, 유엔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공보담당관도 거쳤다. 꼼꼼한 업무처리가 돋보인다. 올해 초 튀르키예 대지진 때 정부 긴급구호대 1진 대장을 맡아 현지 구조를 총지휘하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털털한 성격에 친화력이 좋아 대인 관계도 뛰어나다.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다루며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의 조율도 매끄럽다고 평가된다. 이자형 국제법률국장은 명실상부한 외교부의 최고 법률 전문가다. 다음달 후보로 나선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선거를 앞두고 있어 당선 시 학자가 아닌 외교부 출신 첫 재판관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늦게 외교부에 입직했지만, 위트 있고 온화하며 부하 직원들을 편안하게 잘 가르쳐 주는 교수님 같은 성품이 매력이다. 일과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을 조화롭게 해내는 스타일이다. 이경아 공공문화외교국장은 유럽과 개발외교 전문으로 인권사회과장, 주영국참사관, 유럽국 심의관을 거쳤다. 다부진 인상에 소신이 뚜렷하면서도 간부들에겐 ‘통통 튀는’ 스타일로 기억된다. 업무의 가르마를 명확히 잘 타는 전형적인 협상가이며 직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리더다. 통상 전문으로 분류되는 안세령 국제경제국장은 한미 FTA 협상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으로 주미대사관 근무 등을 거쳤다. 외교부에 얼마 남지 않은 통상 스쿨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언론담당관을 지내 브리핑 능력과 정무감각도 뛰어나다. 외시 31회로 외교부 내 실국장 간부들 중 유일하게 법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맺고 끊는 게 확실한 깔끔한 판단력으로, 큰 업무도 겁내지 않고 달려드는 장점을 갖췄다. 이미연 양자경제국장은 현 국장급 중 최고참인 외시 27회로, 부친이 이창호 전 주이스라엘 대사다. 외교부에서 중요성이 부쩍 커진 경제안보 분야 실무를 총괄하며 다자통상협력과장, 세계무역기구(WTO)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 청와대 외신대변인 등을 거쳤다. 바지런한 일처리로 박진 장관의 신임이 두텁다. 외교부 어느 회의에 가든 이 국장이 참석해 있을 만큼 관여하는 업무가 많다는 후문이다. ●FTA 등 통상·법률 최고 전문가 포진 윤현수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외교부 내에서는 흔치 않게 기후환경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전문성과 적성을 겸비해야 하는 분야인 만큼 업무에 집중하면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학자 스타일로 꼽힌다. 최근 이슈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에서 대일 협의를 총괄하고 있다. 다소 까다롭다는 오해를 살 때도 있는데, 이는 한번 파고들면 끝을 보는 뚝심있는 업무를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일본 전문가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조교수, 외교안보연구원 조교수를 거쳐 서울대 국제대학원 부교수로 임용된 뒤 2012년 국내 최고 일본 연구기관인 서울대 일본연구소장으로 발탁됐다. 이문희 외교안보연구소장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을 지낸 미국통으로 분류된다. 업무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 핵심을 공략하는 효율성을 지향하는 업무로 정평이 나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김태효 국가안보실 대외전략비서관과 호흡을 맞춘 전력이 있다. 심의관급인 강수연 공공외교총괄과장은 외시 33회로 외교부 여성 인력으로는 처음으로 주미대사관에 파견됐던 주인공으로, 깔끔한 일 처리가 장점이다. 외시 38회인 엄태호 북핵협상과장은 미국·유엔 업무를 거친 수재로, 아이 셋인 다둥이 아빠로서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차세대 주자다.
  • 한반도 외교 중심추… 통상·영사·원조까지 도맡은 ‘민들레 홀씨’ [윤석열 정부 2023 공직열전]

    한반도 외교 중심추… 통상·영사·원조까지 도맡은 ‘민들레 홀씨’ [윤석열 정부 2023 공직열전]

    외교관은 흔히 ‘민들레 홀씨’에 비유되곤 한다. 전 세계 재외공관으로 흩어져 나간 외교관 한 명 한 명이 외교 활동으로 국위 선양에 보탬이 되는 것을 빗댄 별명이다. 외교부는 정부의 외교정책 전반과 외국과의 조약·협정 업무를 총괄한다.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중추 국가(GPS)와 가치 지향 외교를 추진하면서 외교의 방향과 전략이 상당 부분 조정되는 과정에서 외교부의 역할과 존재감이 높아졌다. 특히 미중 전략 경쟁이 고조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가능성 및 미사일 위협을 한층 높인 가운데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와 조율하는 한반도 외교의 중심추가 중요해졌다.●양자·가치 외교 사령탑 ‘1차관실’ 외교부는 24시간 전 세계와 소통하는 잠들지 않는 부처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 등 경제안보, 세일즈 외교부터 시작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늘어난 재외 국민·여행객의 안전·영사 업무, 국제 정세 정보 수집, 저개발국 개발협력 원조, 한류 전파로 인한 공공문화외교까지 업무 영역도 한층 광활해졌다. 다자외교의 총집합소인 유엔 등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한국 외교관들의 존재감도 커졌다. 외교부는 양자외교를 담당하는 1차관실과 다자·경제외교, 공공문화외교를 관장하는 2차관실, 차관급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로 나뉜다. 4선 중진 의원 출신인 박진(67·외무고시 11회) 장관을 필두로 1·2차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차관급) 등 산하 14국 21관 1협력관 79과·담당관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다음달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이 최초의 외교부 외청으로 운영된다. 외교관 양성, 외교정책 연구를 겸임하는 국립외교원도 소속돼 있다. 총 167개 재외공관(대사관 116개·총영사관 46개·대표부 5개)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 인력은 본부 972명을 포함해 총 2529명이다. 우리 정부 외교 인력은 비슷한 규모의 외국에 견줘 적은 편이다. 미국 국무부(약 2만 4000명)와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며, 인구가 우리의 3분의1(1720만명)인 네덜란드의 외교 인력 규모(약 3000명)와 비교해도 미약한 편이다. 동북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북미 등 지역국을 관장하는 장호진 1차관은 직전 주러시아 대사로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북미국장과 대통령실 외교비서관, 국무총리실 외교보좌관 등을 두루 거친 북핵·북미통이다. 러시아 참사관 시절이던 2003년 북한의 ‘6자 회담 동의’ 1보를 본부에 타전하는 등 북한과 미국, 러시아 사정에 두루 밝으며 뚝심과 추진력이 좋은 의리파다. 정무적 판단도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영삼 차관보는 양자 외교와 한중일 협력 등을 총괄한다. 직전 대변인 출신으로 외교부 내 차이나 스쿨 선두 주자다. 중국 업무와 외교부 내 중국 인력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고 주중 공사, 문화외교국장 등을 지냈다. 역대 차관보는 미국통과 일본통이 많았지만 이번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중국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발탁된 경우다. 전략적 리더십, 맥을 짚는 업무 능력으로 국실별 업무 조정에 탁월하다. 조구래 기획조정실장은 워싱턴 스쿨 및 인사 업무 전문으로 분류되는 한미 전문가다. 외강내유형으로 발언은 센 편이나 마음이 여린 스타일로 사람을 잘 챙긴다는 게 후배 외교관들의 평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5년 임기를 채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보좌관으로 보필한 것으로 정평이 났다. 임수석 대변인은 ‘영국 신사’라는 별명만큼 사려 깊은 덕장 스타일로 평판이 높다. 유럽국장, 주그리스 대사를 지낸 정통 유럽통이다. 때론 궂은 역도 맡아야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맞을지 걱정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기우였다는 평가다. 장관에게 매일 올리는 언론 동향 보고 등을 놓고도 박 장관의 신뢰가 높다고 한다. 직전 제주도 국제관계자문대사를 맡았으며, 훤칠한 키로 외교부 농구 동호회에서도 활약했다. 이상화 공공외교대사는 유엔 다자 전문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임기 내내 곁을 지킨 보좌관 출신으로 일명 ‘반기문 스쿨’ 대표 주자다. 주미얀마 대사 시절인 2021년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맞아 대사관을 24시간 가동하며 교민 안전을 총지휘하는 등 침착한 대처로 점수를 땄다. 치밀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만큼 직원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 까다로운 상사라는 평도 있다. ●외교 활동 한 명 한 명이 국위 선양 김태진 의전장은 윤 대통령과 충암고 선후배 사이로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국장 등 미국 라인을 충실히 밟았다. 직전 주체코 대사 시절 원전 수출 등 경제 외교도 측면 지원했다. 업무적으로 치밀하고 깐깐한 스타일로, 상관들 사이에서 중용하고 싶은 후배로 꼽히곤 했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연이어 국가안보실 파견 근무를 하는 등 정권에 무관하게 중용됐다. 안은주 부대변인은 유엔과 다자외교 전문가로 주유네스코 공사참사관, 언론담당관을 지냈다. 여성 외교관들이 본격 배출되기 시작한 외시 30회 출신이다. 외교부 내 유리천장에 금이 가게 한 실·국장급 여성 간부 중 한 명이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수재이며, 언론 설명이 명확하고 깔끔하다. 개방형 직위인 임동혁 감사관은 감사원 5급 특채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회계사 출신으로 재정경제 감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고, 재방행정감사 2국장을 지낸 뒤 외교부로 적을 옮겼다. 활달한 성격으로 상사와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두루 신망이 높고 일 처리가 확실하다. 김우식 장관정책보좌관은 국회에서 비서관·보좌관 경험을 쌓았고 박 장관의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오랜 시간 함께했다. 입법부 경험을 바탕으로 정무 감각 및 분석력이 탁월해 ‘타 부처와의 조율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외교부에서 직원들에게 국회 협업, 정무 판단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조언으로 호평받고 있다. 여의도 국회, 용산 대통령실과의 폭넓은 인맥도 자랑한다. 행시 41회 출신인 황소진 조정기획관은 2006년 외교부 내에서 통상교섭본부가 덩치를 키우던 시절 농촌진흥청에서 외교부로 넘어왔다. 인사운영팀장, 남미 과장을 지낸 중남미 지역 전공으로 분류된다. 대외 업무에서 두각을 드러내 국회 업무, 부처 간 갈등 관리 등에서 탁월하다. 외교부 노조가 뽑은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 1위’에 랭크될 만큼 하급 직원들 사이에서 덕망이 높다. 부 내에서 가장 민원을 많이 받는 김학조 인사기획관은 주이탈리아 공사에 부임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3월 본부로 소환된 비운(?)의 케이스다. 문재인 정부에 이어 박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에서 청문회를 원활히 마무리하는 등 새 정부의 외교부 안착에 이바지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 윤병세 장관 비서관을 약 1년 반가량 지냈고 한미안보협력과장 등을 거친 ‘브레인’ 스타일이다. 배일영 정보관리기획관은 외교정보직 경력직 채용으로 입부한 전문가로, 통신 직렬 중 최고위직이자 유일한 국장 자리를 꿰찬 주인공이다. 보안 전문가로 주중국 참사관 시절에도 보안 업무를 맡았다. ●광폭 네트워크로 ‘인태 전략’ 구축 개방형 직위인 우정엽 외교전략기획관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외교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이행을 총괄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에 능한 달변가다. 5선을 지낸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아들로,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소장 등을 지내 미국 조야 인사들과의 광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태 전략을 짜고 있다. 서민정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외교부 사상 첫 여성 아태국장이다. 행시 39회 출신으로 2006년 교육부에서 외교부로 넘어와 통상업무에 잔뼈가 굵다. 이후 주일본 공사참사관으로 정무 업무를 다루며 아태국 심의관을 지냈다. 폐쇄적으로 꼽히는 재팬 스쿨들을 제치고 ‘비(非)외시, 여성’으로 핵심 지위인 아태국장 자리에 오르며 ‘파격’이란 평이 나왔다.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해법 실무를 주도하며 험한 여론 속에서도 강단 있는 업무 처리, 추진력으로 인상을 남겼다. 위아래를 막론하고 신망받는 인물이다. 최용준 동북아국장은 차이나 스쿨의 선두 주자로 입직이 다소 늦은 편이나 부드럽고 차분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시절 보좌관을 지낸 뒤 동북아국 심의관을 거쳤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어려운 시기에 균형 감각 있는 의사 결정으로 부하 직원들 평도 좋다. 정의혜 아세안국장은 영어에 능통한 해외파로, 강단 있는 반면 사석에선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이다. 주재국 수가 많아 컨트롤이 어려운 아세안 국가들의 시니어급 주한 대사들을 요령 있게 통솔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났다. 시원시원하게 업무 영역을 명확하게 그어 줘 직원들이 좋아한다. 격식 없이 어울려 국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고 직원들이 회식도 반기는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상사라는 평이다. 김준표 북미국장은 새 정부의 한미 안보협력 강화 실무를 총괄하는 정통 미국통이다. 북미1과장, 주말레이시아 공사참사관을 거쳐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으로 약 20개월간 일했다. 훤칠한 키에 농구를 좋아하는 주당이다. 시원시원하고 선이 굵은 업무 스타일로 올해 한미 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조율한 핵심 일꾼이다. 최종욱 중남미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중남미 전공이다. 매사에 진중한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스페인어 전공에 스페인 연수를 다녀왔고, 남미과장, 주스페인 공사참사관, 중남미국 심의관 등 반듯한 코스를 밟았다. 외시 30회로, 연수는 31회와 함께 밟아 동기들 사이에서 ‘무게감 있는 형님’으로 꼽힌다. 최태호 유럽국장은 직전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로 외교부 요직에 포진한 31회 중 한 명이다. 수교국이 많고 정상외교 등이 잦아 업무가 과중한 유럽국을 매끄럽게 통솔하고 있다. 러시아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유럽국의 특성상 대북정책협력과장, 주러시아 대사관 경험이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다. 또 노회한 주한 유럽국 대사들을 다루려면 경력도 중요한데 주오스트리아·주이라크 대사관 등을 거쳐 노련하다. 김은정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외교부 내 손꼽히는 여장부로 꼽힌다. 중동 업무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다. 국가별로 민감한 이슈가 시시각각 터지는 중동 외교에서 교통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일명 ‘휘어잡는 스타일’을 구사한다. 올해 초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UAE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을 뒤에서 조용히 해결했다. 김 국장 이후 아중동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외시 33회인 이원우 북미국 심의관은 전임 장관 보좌관 출신이다. 후배들을 치켜세워 주고 조용히 소임 이상을 해낸다는 평가로, 외교부 음악 동호회에서 기타리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송용민 인사운영팀장은 외시 37회로, 북핵·북미 업무를 거쳐 기조실 업무가 두 번째인 차세대 주자다.
  • [공직열전]외교부<상>한반도 외교 중심추, 통상·영사·원조까지 도맡은 ‘민들레 홀씨’

    [공직열전]외교부<상>한반도 외교 중심추, 통상·영사·원조까지 도맡은 ‘민들레 홀씨’

    외교관은 흔히 ‘민들레 홀씨’에 비유되곤 한다. 전 세계 재외공관으로 흩어져 나간 외교관 한 명 한 명이 외교 활동으로 국위 선양에 보탬이 되는 것을 비유한 별명이다. 외교부는 정부의 외교정책 전반과 외국과의 조약·협정 업무를 총괄한다.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GPS)와 가치 지향 외교를 추진하면서 외교의 방향과 전략이 상당부분 조정되는 과정에서 외교부의 역할과 존재감이 높아졌다. 특히 미중 전략 경쟁이 고조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가능성 및 미사일 위협을 한층 높인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와 조율하는 한반도 외교의 중심추가 중요해졌다. ●양자 외교 사령탑 1차관실 외교부는 24시간 전 세계와 소통하는 잠들지 않는 부처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 등 경제안보, 세일즈 외교부터 시작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 늘어난 재외 국민·여행객의 안전·영사 업무, 국제 정세 정보 수집, 저개발국 개발협력 원조, 한류 전파로 인한 공공문화외교까지 업무 영역도 한층 광활해졌다. 다자외교의 총집합소인 유엔 등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며 한국 외교관들의 존재감도 커졌다. 외교부는 양자외교를 담당하는 1차관실과 다자·경제외교, 공공문화외교를 관장하는 2차관실, 차관급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로 나뉜다. 4선 중진 의원 출신인 박진(67·외무고시 11회) 장관을 필두로 1·2차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차관급) 등 산하 14국 21관 1협력관 79과·담당관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다음달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이 최초의 외교부 외청으로 운영된다. 외교관 양성, 외교정책 연구를 겸임하는 국립외교원도 소속돼 있다. 총 167개 재외공관(대사관 116개, 총영사관 46개, 대표부 5개)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 인력은 본부 972명을 포함해 총 2529명이다. 우리 정부 외교 인력은 비슷한 규모의 외국 대비 적은 편이다. 미국 국무부(약 2만 4000명)와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며, 인구가 우리의 3분의1(1720만명)인 네덜란드의 외교 인력 규모(약 3000명)과 비교해도 미약한 편이다. 동북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북미 등 지역국을 관장하는 장호진 1차관은 직전 주러시아 대사로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북미국장과 대통령실 외교비서관, 국무총리실 외교보좌관 등을 두루 거친 북핵·북미통이다. 러시아 참사관 시절이던 2003년 북한의 ‘6자 회담 동의’ 1보를 본부에 타전하는 등 북한과 미국, 러시아 사정에 두루 밝으며 뚝심과 추진력이 좋은 의리파다. 정무적 판단도 빠르다는 평가다. 최영삼 차관보는 양자 외교와 한중일 협력 등을 총괄한다. 직전 대변인 출신으로 외교부 내 차이나 스쿨 선두주자다. 중국 업무와 외교부 내 중국 인력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고 주중 공사, 문화외교국장 등을 지냈다. 역대 차관보는 미국통과 일본통이 많았지만 이번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중국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발탁된 케이스다. 전략적 리더십, 맥을 짚는 업무 능력으로 국실 별 업무 조정에 탁월하다. 조구래 기획조정실장은 워싱턴 스쿨 및 인사 업무 전문으로 분류되는 한미 전문가다. 외강내유형으로 발언은 센 편이나 마음이 여린 스타일로 사람을 챙긴다는 게 후배 외교관들의 평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5년 임기를 채운 윤병세 외교장관의 보좌관으로 보필한 것으로 정평이 났다.임수석 대변인은 ‘영국 신사’라는 별명만큼 사려 깊은 덕장 스타일로 평판이 높다. 유럽국장, 주그리스 대사를 지낸 정통 유럽통이다. 때론 궂은 역도 맡아야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맞을지 걱정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기우였다는 평가다. 장관에게 매일 올리는 언론 동향 보고 등을 놓고도 박 장관의 신뢰가 높다고 한다. 직전 제주도 국제관계자문대사를 맡았으며, 훤칠한 키로 외교부 농구 동호회에서도 활약했다. 이상화 공공외교대사는 유엔 다자 전문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임기 내내 곁을 지킨 보좌관 출신으로 일명 ‘반기문 스쿨’ 대표주자다. 주미얀마 대사 시절인 2021년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맞아 대사관을 24시간 풀가동하며 교민 안전을 총지휘하는 등 침착한 대처로 점수를 땄다.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로 직원들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 한편 까다로운 상사라는 평도 있다. 김태진 의전장은 윤 대통령과 충암고 선후배 사이로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국장 등 미국 라인을 충실히 밟았다. 직전 주체코 대사 시절 원전 수출 등 경제 외교도 측면 지원했다. 업무적으로 치밀하고 깐깐한 스타일로, 상관들 사이에서 중용하고 싶은 후배로 꼽히곤 했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연이어 국가안보실 파견 근무를 하는 등 정권에 무관하게 중용됐다. 안은주 부대변인은 유엔과 다자외교 전문가로 주유네스코 공사참사관, 언론담당관을 지냈다. 여성 외교관들이 본격 배출되기 시작한 외시 30회 출신이다. 외교부 내 유리 천장에 금이 가게 한 실·국장 급 여성 간부 중 한 명이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수재이며, 언론 설명이 명확하고 깔끔하다. ●외교관 한 명 한 명이 국위 선양 개방형 직위인 임동혁 감사관은 감사원 5급 특채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회계사 출신으로 재정경제 감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고, 재방행정감사 2국장을 지낸 뒤 외교부로 적을 옮겼다. 활달한 성격으로 상사와 부하 직원들 사이에 두루 신망이 높고 일 처리가 확실하다. 김우식 장관정책보좌관은 국회에서 비서관·보좌관 경험을 쌓았고 박 장관의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오랜 시간 함께했다. 입법부 경험을 바탕으로 정무 감각 및 분석력이 탁월해 ‘타 부처와의 조율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외교부에서 직원들에게 국회 협업, 정무 판단 등에 대한 깊이있는 조언으로 호평받고 있다. 여의도 국회, 용산 대통령실과의 폭넓은 인맥도 자랑한다. 행시 41회 출신인 황소진 조정기획관은 2006년 외교부 내에서 통상교섭본부가 덩치를 키우던 시절 농촌진흥청에서 외교부로 넘어왔다. 인사운영팀장, 남미 과장을 지낸 중남미 지역 전공으로 분류된다. 대외 업무에서 두각을 드러내 국회 업무, 부처 간 갈등 관리 등에서 탁월하다. 외교부 노조가 뽑은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 1위’에 랭크될 만큼 하급 직원들 사이에서 덕망이 높다. 부 내에서 가장 민원을 많이 받는 김학조 인사기획관은 주이탈리아 공사에 부임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3월 본부로 소환된 비운(?)의 케이스다. 문재인 정부에 이어 박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에서 청문회를 원활히 마무리하는 등 새 정부의 외교부 안착에 이바지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 윤병세 장관 비서관을 약 1년 반 가량 지냈고 한미안보협력과장 등을 거친 ‘브레인’ 스타일이다. 배일영 정보관리기획관은 외교정보직 경력직 채용으로 입부한 전문가로, 통신 직렬 중 최고위직이자 유일한 국장 자리를 꿰찬 주인공이다. 보안 전문가로 주중국 참사관 시절에도 보안 업무를 맡았다. 개방형 직위인 우정엽 외교전략기획관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외교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이행을 총괄하고 있다. 프리젠테이션에 능한 달변가다. 5선인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아들로,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소장 등을 지내 미국 조야 인사들과의 광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태 전략을 짜고 있다. ●광폭 네트워크로 인태 전략 구축 서민정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외교부 사상 첫 여성 아태국장이다. 행시 39회 출신으로 2006년 교육부에서 외교부로 넘어와 통상업무로 잔뼈가 굵었다. 이후 주일본 공사참사관으로 정무 업무를 다루며 아태국 심의관을 지냈다. 폐쇄적으로 꼽히는 재팬 스쿨들을 제치고 ‘비(非)외시, 여성’으로 핵심 지위인 아태국장 자리에 오르며 ‘파격’이란 평이 나왔다.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해법 실무를 주도하며 험한 여론 속에서도 강단있는 업무 처리, 추진력으로 인상을 남겼다. 위아래를 막론하고 신망받는 인물이다. 최용준 동북아국장은 차이나 스쿨의 선두주자로 입직이 다소 늦은 편이나, 부드럽고 차분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강경화 전 외교장관 시절 보좌관을 지낸뒤 동북아국 심의관을 거쳤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어려운 시기에 균형감각 있는 의사 결정으로 부하 직원들 평도 좋다. 정의혜 아세안국장은 영어에 능통한 해외파로, 강단있는 반면 사석에선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이다. 주재국 수가 많아 컨트롤이 어려운 아세안 국가들의 시니어급 주한 대사들을 요령있게 통솔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났다. 시원시원하게 업무 영역을 명확하게 그어줘 직원들이 좋아한다. 격식 없이 어울려 국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고 직원들이 회식도 반기는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상사라는 평이다. 김준표 북미국장은 새 정부의 한미 안보협력 강화 실무를 총괄하는 정통 미국통이다. 북미1과장, 주말레이시아 공사참사관을 거쳐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으로 약 20개월 간 일했다. 훤칠한 키에 농구를 좋아하는 주당이다. 시원시원하고 선이 굵은 업무 스타일로 올해 한미 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조율한 핵심 일꾼이다. 최종욱 중남미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중남미 전공이다. 매사에 진중한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스페인어 전공에 스페인 연수를 다녀왔고, 남미과장, 주스페인 공사참사관, 중남미국 심의관 등 반듯한 코스를 밟았다. 외시 30회로, 연수는 31회와 함께 밟아 동기들 사이에서 ‘무게감 있는 형님’으로 꼽힌다. 최태호 유럽국장은 직전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로 외교부 요직에 포진한 31회 중 한 명이다. 수교국이 많고 정상외교 등이 잦아 업무가 과중한 유럽국을 매끄럽게 통솔하고 있다. 러시아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유럽국의 특성상 대북정책협력과장, 주러시아 대사관 경험이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다. 또 노회한 주한 유럽국 대사들을 다루려면 경력도 중요한데 주오스트리아·주이라크 대사관 등을 거쳐 노련하다. 김은정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외교부 내 손꼽히는 여장부 간부로 꼽힌다. 중동 업무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다. 각 국가별로 민감한 이슈가 시시각각 터지는 중동 외교에서 교통 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명확한 업무 처리로, 일명 ‘휘어잡는 스타일’을 구사한다. 올해 초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UAE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을 뒤에서 조용히 해결했다. 김 국장 이후 아중동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외시 33회인 이원우 북미국 심의관은 전임 장관 보좌관 출신이다. 후배들을 치켜세워주고 조용히 소임 이상을 해 낸다는 평가로, 외교부 음악 동호회에서 기타리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송용민 인사운영팀장은 외시 37회로, 북핵·북미 업무를 거쳐 기조실 업무가 두 번째인 차세대 주자다.
  • 다큐 ‘문재인입니다’ 첫 공개, ‘5년 간 성취’ 발언 빠진 이유는?

    다큐 ‘문재인입니다’ 첫 공개, ‘5년 간 성취’ 발언 빠진 이유는?

    “1994년에 처음 다큐멘터리를 시작했으니까 올해가 30여년째이지만 이 영화가 가장 어려웠던 영화일 것 같다. 우리 주연께서 너무 비협조적이라서 오늘 같은 큰 자리에 나오셔서 홍보도 해주셔야 될텐데 영화도 안보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29일 전주 덕진구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상영됐는데 영화를 만든 이창재 감독이 무대에 올라 던진 우스갯소리다. 이 작품은 지난 27일 막을 올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상영작으로 공개됐다. 퇴임 일주년이 되는 다음달 10일 일반 상업관에서도 관람할 수 있는 이 작품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성우 프로듀서는 당초 다음달 11일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앞당겨 개봉한다고 이날 밝혔다. ‘문재인입니다’는 문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돌아가 보내는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도착한 봄부터 가을까지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다. 카메라는 문 전 대통령이 편한 복장으로 반려견과 함께 마을을 산책하거나 삽을 들고 사저 텃밭을 가꾸는 모습 등을 가까이에서 촬영했다. 문 전 대통령이 피곤한 듯 평상에 누워 낮잠을 청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는 텃밭에 무엇을 심을지를 두고 김정숙 여사와 이견을 보이기도 한다. 문 전 대통령은 다큐 속 인터뷰에서 “나는 원래 일하는 것보다는 노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쉴 틈이 별로 없어 보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의 평온한 일상은 평산마을에 찾아온 시위대 확성기의 소음으로 끊임없이 방해를 받는다. 카메라는 확성기 소음이 들리는 중에도 텃밭에서 일하는 그의 모습을 비춘다. 이 작품이 ‘자연인 문재인’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정치인 문재인’에 대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전 정책실장,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 김의겸 전 대변인 등 참모들이 증언한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문성현 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도 문 전 대통령을 회고한다. 문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 법무법인 동료 등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변호사 문재인’에 관해 말하기도 한다. ‘5년간 이룬 성취’가 무너졌다는 취지로 문 전 대통령이 인터뷰했다는 내용이 최근 알려졌는데 막상 이날 상영된 다큐에는 해당 발언이 없었다.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처음 공개됐던 이 발언은 다큐 제작을 위해 촬영된 영상의 일부로, 다큐 완성본에는 안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진행자 김어준씨도 이 영상을 두고 “편집 안 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이번 다큐는 문재인이라는 한 인간을 탐구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가급적 뺐다”고 말했다. 이창재 감독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 ‘노무현입니다’도 연출한 바 있다. ‘문재인입니다’는 30일 오후 5시 CGV전주 고사점에서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두 번째 특별 상영되는데 이미 매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공식 팬카페 문팬은 다음달 7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단독 시사회를 갖는다며 30일 오후 3시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 연세대,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2023) 개최

    연세대,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2023) 개최

    연세대는 2월 2~3일 ‘터닝포인트;위기를 기회로’라는 주제로 ‘제5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2023)’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반기문 제8대 UN사무총장, 하인즈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아미나 모하메드 UN사무부총장, 그라사 마셀 디엘더스 부의장(전 넬슨만델라 대통령 영부인), 박진 외교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형석 교수, 프레말랄 자야세카라 스리랑카 항만운송항공부 장관, 릭 마헤 바누아투 보건부 장관, 엘라나 리 CNN 수석부사장, 모드 함디 말라야대학 총장 등 각계의 저명인사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올해로 5회째인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전세계 지속가능발전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럼이다. 이번 포럼은 그라사 마셀 디엘더스 부의장의 기조연설을 비롯해 디지털 보건, 감염병 진단, 스마트시티, 고등교육의 미래, 기후변화 위기, 사회혁신, 탈탄소화 전망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위기 해결을 위한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밖에 평화시인 윤동주 특별세션, 연세 영스타 세션,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프로그램들이 준비된다. 서승환 연세대 총장은 “올해는 UN지속가능발전목표(2015~2030)의 절반이 지나는 중차대한 시기로, 지난 성과를 냉철하게 평가하고 더 나은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번 포럼은 전례 없던 세계 위기를 극복하고 전 세계적 공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은 그간 성공적인 포럼을 통해 세계적 인지도를 쌓아 왔다”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발걸음에 함께 동참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가희망자는 2월 1일까지 공식 홈페이지(https://www.geef-sd.org)를 통해 사전등록이 가능하며, 당일에는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현장등록이 가능하다. 이 행사는 연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오스트리아 반기문 세계시민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플래시먼 힐러드, 극지연구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보타닉센스, 119레오가 후원한다.
  • 유엔 인권이사회 낙선 ‘인권 선진국’ 후퇴? 무엇이 문제였나

    유엔 인권이사회 낙선 ‘인권 선진국’ 후퇴? 무엇이 문제였나

    우리나라가 유엔 인권이사회(HRC) 이사국 연임에서 처음으로 낙선했다. 지난 2006년 인권이사회 설립 이후 3연임이 금지된 HRC에서 경쟁국에 밀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평가받아온 한국이 밀려난 것은 충격적이라는 반응 속에 유엔기구 진출이 활발해진 한국이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전략 부재’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에서 실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 이사국 선거에서 한국은 123표로 5위에 그쳐 낙선했다. 8개국이 후보로 나선 가운데 총 193국이 참여한 투표에서 한국은 방글라데시(160표), 몰디브(154표), 베트남(145표), 키르기스스탄(126표)에 밀렸다. 모두 인권선진국으로 평가받기는 힘든 나라들로, 한국보다 뒤진 국가는 아프가니스탄(2표), 바레인(1표), 몽골(1표) 등이었다. 인권이사회 47개국의 임기는 3년으로, 연임한 나라는 1년을 쉬어야 다음해 이사국에 출마할 수 있다. 한국은 2006~2008년, 2008~2011년에 연임했고, 1년을 쉰 뒤 2013~2015년, 2016~2018년에 연임했다. 이후 또 1년을 쉬고 2020~2022년 이사국을 맡았지만 올해 낙선으로 3번째 연임에는 실패했다. 현 이사국 중에선 한국과 베네수엘라 등 2개국만 떨어졌다.유엔에서 인권이사회는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ECOSOC)와 함께 핵심을 이루는 기구다. 특히 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논의하는 주요 기구인 만큼 한국에는 의미가 남다르다. 앞서 선거 전부터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간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 참여를 거부해 왔고, 대북전단금지법을 강행 처리해 유엔 인권사무소로 지적을 받는 등 북한 인권에는 소극적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며 선거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외교부는 “올해 선거에 과다한 입후보를 한 나머지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2월 이미 입후보를 결정한 14개 국제기구 선거에 대한 지지 교섭을 실시했고, 국가들 사이 상호·교환 지지를 하는데 가용표가 (이미 상반기에) 조기 소진이 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4일 외교부 본부 선거조정위원회는 ‘중점선거’ 4개, ‘주요선거’ 6개, ‘일반선거’ 4개 등 총 14개 선거를 올해 입후보할 선거로 결정했다. 중점선거는 인권이사회 이사국,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이사국,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차장 등이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중점선거 4개를 지정한 것 자체가 예년과 달리 이례적으로 많은 수였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교섭력이 분산되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이 4개 선거 중 ECOSOC 이사국을 제외하곤 모조리 낙선했다는 점에서 ‘선거전략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당국자는 “올해 총 14개의 선거중 13번째로 실시된 이번 선거는 올 하반기에야 본격적으로 선거교섭을 시작하게 돼 전력을 쏟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앞서 중점선거로 지난 3월 ILO 사무총장에 입후보했던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당시 외교부는 5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대규모 태스크포스(TF)를 꾸렸는데도 1차 선거에서 4표, 2차 선거에서 2표를 얻는 매우 초라한 성적을 손에 쥐었다. 노동 분야는 후진국으로 꼽히는 한국이 노동 경력이 전무한 강 전 장관을 앞세운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외교부는 ‘문재인 정부의 북 인권 문제 소홀 등이 낙선에 영향을 미쳤나’라는 질문에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여러 변수가 있어 원인을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 ‘양국 합의’ 법적구속력은 없어… 외교 신뢰 위해 정치 판단 최소화를[이석우의 국제법 포럼-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나라로]

    ‘양국 합의’ 법적구속력은 없어… 외교 신뢰 위해 정치 판단 최소화를[이석우의 국제법 포럼-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나라로]

    한국과 중국은 지난 8월 24일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한중 수교는 역사적으로 한국 외교가 냉전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고, 그 후 중국은 한국 최대의 수출입 국가로서 경제협력과 인적 교류 등에서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대북 관계에서도 중국의 역할은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미국·중국 간 전략경쟁으로 뚜렷해지는 신냉전 속에서 한국 정부의 대중국 외교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과 1한(사드의 운용 제한) 문제는 한국의 정권 교체와 맞물리면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드 3불(不)1한(限)은 문재인 정부에서 2017년 말 사드 운용 권리의 제약과 관련한 의혹으로 발생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반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이 지속돼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자 문재인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밝힌 입장이다. 2017년 국회 질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전 장관이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 한미일 3자 군사동맹에 대해 모두 계획이 없다고 답하고, 비슷한 시기에 중국이 한국이 3불1한의 약속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존재가 알려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표명한 사드 3불에 더해 사드 운용 제한을 의미하는 1한까지 중국 정부가 공식 거론하면서 쟁점이 확대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8월 9일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개진했다.중국 외교부는 한국이 3불1한을 선서(宣誓)했다는 표현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가 다소 뉘앙스가 약한 선시(宣示·널리 알린다)로 고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사드 3불1한을 한국의 대외적 약속으로 표현하고, 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8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이 3불1한 정책을 공식적으로 선시했다는 중국 주장은 이전 문재인 정부가 밝혔던 것을 지칭한 것이며, 윤석열 정부는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수단이고, 안보주권 사안으로서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사실관계를 놓고 한국의 공식 입장과 법적인 의미에 대한 해석이 정권이 교체되고 달라진 것이다. 사드 3불1한은 한중 간 합의가 아니라 당시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및 운용과 관련해 현상 유지 입장을 일방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이해된다. 문재인 정부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중국의 보복을 지연시켰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사드를 배치하는 근본 원인이 북한의 핵문제에 있고, 북한의 유일한 우방국이자 경제적 영향력이 절대적인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 핵보유로 인한 부담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6자회담이 무력화되고 북한이 핵을 개발해 동북아시아 안보 위협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기간 동안 G2이자 6자회담의 핵심 축인 중국이 어떠한 기능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작용한 결과물이 사드 배치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정치학자들이 흔히 논하는 안보 딜레마 상황이 전형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안보 딜레마는 어느 한 국가가 안보를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면 주변국이 위협을 느끼고 군사력을 증가시키거나 도발하는 기회로 작용해 역설적으로 안보에 해가 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결국 이 문제는 국제법과 국제정치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문제이며, 법적으로는 양국 간 합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치적 합의가 법적 합의처럼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에 대해 한국이 수락하는 것 말고는 대응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고, 중국의 보복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은 주권국가인 한국의 자주적 군사안보 역량이 약해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사드 3불1한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전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외교적 합의, 즉 신사협정(紳士協定)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일반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국제 합의를 신사협정이라고 한다. 공동발표, 선언, 약정 등이 이러한 비구속적 합의에 속한다. 신사협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위반하더라도 국가 책임이 발생하지 않지만, 정치적 구속력은 갖는다. 각국 행정부는 조약 체결과 비교해 절차적으로 편리하고 신속하며, 기밀 유지를 위해 비구속적 합의인 신사협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의회 등 국내 제도상의 민주적 통제를 회피하려는 경우에 활용되기도 한다. 1997년 헌법재판소는 남북기본합의서(1991년 체결)를 남북한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당국 간 합의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신사협정으로 판단했다. 2008년 한미 소고기 수입 합의서는 조약으로 체결하지 않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고시로 이행됐다. 2009년 원자로 건설 사업과 관련해 한·아랍에미리트(UAE) 간 비공개 군사양해각서는 UAE에 대한 군부대 파견 등을 포함하고 있어 헌법상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조약이지만, 양국 국방부 간 양해각서 형식으로 체결돼 논란이 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문제의 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한 2015년 한일 외교장관의 공동 기자회견 발표문도 신사협정으로 볼 수 있다. 신사협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외교관계에서 그러한 양해가 있었다면 가능한 선에서 그 입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그 양해의 내용이 무엇인가다. 이전 정권이 민감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일종의 합의가 있었다면 이를 이면(裏面) 합의라고 정치적으로 공격하지 말고 당시 외교 기록을 현 정부가 차분하게 살펴서 우리의 논리를 세우되 거기서 어떠한 점을 계승할지, 어떠한 점을 보완해 대응할지를 결정하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대처를 정치적으로 비난하지만 말고 정권의 대응 방법 및 당시 양국 간 양해의 법적·정치적 의미를 면밀히 파악해 중국의 주장에 대응할 수 있는 논리는 계승하고, 일부는 보완하면서 외교적으로 푸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정권은 교체되기 마련인데, 외교의 기본적인 정책이 5년 단위의 정권마다 달라진다면 외교의 근본인 상호 신뢰가 형성될 수 없다. 신사협정이라 하더라도 어떠한 외교적 합의를 이루는 데는 그 의미 등에 대한 법적 검토를 기초로 진행하는 것을 법제화해야 한다. 이는 외교부 국제법률국의 기능 정상화와도 연동돼 있다. 외교적 합의가 유일한 해결책인 경우에도 법적인 대응 방편은 플랜B로 있어야 한다. 사드 3불1한은 근원적으로는 외교상의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하고 사드 배치 요구를 수용하면서 나타난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현재의 국제 정세에서 한국이 스스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은 점차 좁아지고 있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외교정책의 일관성도 줄어들었다. 정권은 항상 교체될 수 있기에 특정 정권에서 이루어진 외교적 결정에 대해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내 정치적인 판단을 최소화해야 한다. 더구나 그 판단에 국내의 사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정권 교체 이후 이미 국제법으로 형성된 기존의 대외관계에 대한 변형의 시도에는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안부 합의 파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은 뒤 합의 파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주요 합의 사항인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결정하면서 양국 간 갈등의 불씨를 남긴 사례는 좋은 반면교사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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