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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고 매년감소… 집행 7년간 ‘0’

    선고 매년감소… 집행 7년간 ‘0’

    국가인권위원회가 6일 폐지를 권고할 사형은 어떻게 선고되고 있을까. 누가, 어떤 범죄로 사형을 받을까. 서울신문이 2002∼2004년 사형 사건을 분석한 결과, 대법원은 피해자 2명 이상을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시체를 훼손하며 범행을 뉘우치지 않는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파기 사례 많아 흉악 범죄는 늘고 있지만, 사형 선고는 거꾸로 줄고 있다.1심이나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받더라도 대법원이 파기하는 사례가 많다.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2000년 20명에 이르렀지만,2004년 8명으로 감소했다. 대법원도 2000년에는 13명에게 사형을 선고했지만,2004년 2명으로 줄였다. 하지만 살인죄로 기소된 피고인은 2000년 736명에서 2003년 823명으로 증가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윤병철 부장판사는 ‘생명 침해범에 대한 양형’이란 논문에서 2002년 육군 장교인 손모(29)씨 사건을 기준점으로 사형선고가 엄격해졌다고 진단했다. 손씨는 한 여성(18)을 살해하고 9명을 강간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1심,2심은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02년 2월 원심을 파기했다. 인터넷 교관으로 활동하던 손씨가 무분별하게 음란물에 접촉하며 성적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신치료를 통해 손씨를 교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사형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마지막 형벌이기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씨는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범행은 치밀하게, 피해자는 2명 이상 사형 확정선고를 받은 피고인들의 주요한 범행 동기는 성욕·재산탐욕이었다.2003년 사형이 확정된 도모(34)씨는 현금 3억원을 가로채기 위해 70대 노인 3명을 둔기로 때려 죽였다. 지난해 사형을 선고받은 김모(24)씨도 신용카드 빚 7000만원을 갚아주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하고 할머니도 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사형사건의 또 다른 특징은 범행이 계획적이고 피해자가 2명 이상이란 점이다. 지난해 사형이 확정된 유영철(35)은 노인과 여성 20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했다. 식당종업원 허모(27)씨도 열흘 동안 6명을 강도살인했다. 영생교 신자 나모(63)씨도 교단을 이탈했다는 이유로 6명을 죽였다. 한 사람을 죽였다고 사형이 선고된 사례는 없었다. 일가족을 한꺼번에 살해,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모(47)씨는 10년 동안 의붓딸(20)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집행유예형으로 풀려난 그는 아내 집을 찾아가 잠자던 일가족 4명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다. 김씨의 친아들과 친딸도 함께였다. 사형수들은 대부분 시체를 훼손, 범행을 숨기고 반성하지 않았다. 자수했는데도 사형이 선고된 경우는 없었다. 가족을 죽인 대학생 김모씨도 범행 후 여자친구에게 “오늘 식구들 작업했다가 실패했어.”라고 태연히 이메일을 보냈다. 유영철도 법정에서 “너무 일찍 붙잡혔다.”고 말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피해자와 화해하거나 피고인 가족이 전폭적으로 교화를 지원하면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 범행 당시 피고인의 건강상태도 상세히 점검한다. ●범행후 반성하지 않는다 절도죄로 복역한 최모(28)씨가 출소 후 7개월 만에 강도강간·살인 등 13건의 범죄를 저지르자 1심,2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직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교통사고 후유증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원심을 파기했다. 최씨는 결국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의 가족 3명을 살해한 문모(28)씨도 사형을 면했다. 대법원은 “피고인 아버지와 누나들이 교화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호소해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우리 법원은 사형을 선고할 때 잔인하게 다른 사람을 살해했다는 객관적 측면과 더불어 피고인의 연령, 성장환경, 뉘우침 등 주관적 사정을 깊이 고려한다.”면서 “이것이 사형수가 감소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기결수는 유영철을 포함해 60명이며, 집행은 1997년 12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23명이 마지막이었다. 정은주 김효섭기자 ejung@seoul.co.kr
  • [20&30] “그게 바로 우리 직업이죠”

    [20&30] “그게 바로 우리 직업이죠”

    남들이 가는 길은 가지 않는다. 나만의 개성과 적성을 살린 이색 직업을 선택한 2030이 있다. 이들에게 직업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다. 낯설어하는 타인의 시선도 상관할 바 아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도전과 자아실현을 위해 희귀 직업을 선택한 당당한 20·30대들에게 그들만의 직업 이야기를 들어본다. ● 컬러리스트 유수진씨 “유행하는 색을 쓰시겠다고요? 올 봄 인기색인 핑크도 사람마다 어울리는 채도·명도가 따로 있습니다.” 태평양에 근무하는 유수진(28·여)씨는 컬러리스트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화장품 색을 골라주고, 만들어주는 게 그의 일이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유씨는 5년 전 전공과 상관없이 화장품 회사에 입사, 조색 업무를 맡았다.“처음엔 유행하는 색만 만들어내면 됐죠. 그러다가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따면서 달라졌습니다.” 2002년 자격증이 생긴 컬러리스트는 색깔에 대한 전문가다. 옷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화장품 등 각종 분야에서 최적의 색깔을 선택해주는 일을 한다. 고객에게 맞는 색깔을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 남짓. 경력 4년차인 그는 잠깐 보기만 해도 어울리는 색을 잡아낼 수 있다. 선택한 색깔을 제대로 된 조명 아래에서 실제로 화장을 해본 다음 약간의 수정작업을 거치면 고객에게 맞는 색 선택이 끝난다. 그는 “화장품 색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도 달라보이는 고객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웃는다. 고객들도 평소와 똑같은 화장법에 색깔만 바꿔도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확인하면 놀라고 감탄한다. 그런 고객들은 일반 화장품에 비해 고가임에도 그 색깔대로 화장품을 주문·제작해서 사용한다. 고객들은 대부분 구매력이 있으면서 개성을 중시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가끔 제가 골라 드려도 ‘고집대로’ 색을 쓰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럴 때마다 조금은 안타깝죠. 개성도 좋지만 사회생활에서 색 하나로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거든요.” 컬러리스트 자격증은 대부분 미술 관련 전공자들이 도전하지만 비전공자도 학원이나 스터디 그룹 등을 통해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자격증이 곧바로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컬러리스트의 위치는 디자인, 메이크업 등 전공 분야를 가진 이들이 자격증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는 정도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청탐지전문가 최영선씨 “술술 새어나가는 정보의 구멍을 찾아라.” 정보의 흐름만 좇아도 누구나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정보를 부당하게 빼내거나 상대의 약점을 캐내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려고 도청기를 설치하는 사람들. 삼성 에스원 최영선(35)씨는 이런 사람들이 장착해둔 도청기를 찾아내는 도청탐지전문가다. 우리나라에서 도청탐지전문가로 공식 활동하는 사람들은 60명 안팎. 대부분 전기·전자·통신 분야 전공자들이다. 최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부터다. 통신관련 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유선 분야의 도청탐지전문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이 회사로 옮겨왔다. 직업 자체가 워낙 희귀하고 전공을 살리면서 새 분야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호기심이 마음을 움직였다. 그의 주업무는 유선전화에 장착된 도청기를 찾는 것이다. 바닥이나 천장에 가려진 전화선에 클립 형태로 도청기를 설치해 두거나 전화기 본체와 수화기 또는 전화선과의 접지 부분에 교묘하게 부착해둔 도청기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는 일반 서류가방만 한 크기의 도청탐지기를 유선에 연결해 거기서 발생하는 전압과 전류를 측정해 도청기 설치 여부를 파악한다. 무작정 모든 유선에 도청탐지기를 연결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도청기가 있을 만한 곳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 기술이다. 이런 감지 활동을 통해 도청기를 발견하는 경우는 2∼3%. 도청기를 찾아낸 후의 처리는 의뢰인들의 몫이다. 그는 한 해에 보통 170∼200차례 탐지 활동을 한다. 의뢰 업체는 국·내외 삼성 계열사 임원실이나 대기업 간부실, 고급 주택들이다. 출장도 잦고 야간작업도 빈번하다. 그는 “탐지작업은 주로 사람들이 퇴근한 시간에 하기 때문에 냉·난방 시설이 가동되지 않는 공간을 샅샅이 훑다 보면 땀이 비오듯 흐른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거짓말탐지관 김희송씨 매일매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남자가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심리연구실에서 범죄심리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김희송(36)씨. 그는 거짓말탐지관이다. 우리나라에서 거짓말탐지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100명 안팎. 이들 대부분은 경찰이다. 민간인 신분의 거짓말탐지관은 김씨를 포함해 3명뿐이다. 그의 주된 업무는 거짓말 탐지 의뢰인들의 거짓말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사상 수사 목적으로만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한다. 주로 경찰이 물증 없이 피해자나 가해자의 진술에 근거해 수사를 해야 할 때 거짓말탐지관을 찾는다.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정부기관에서 상담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0년부터 거짓말탐지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사기, 고소, 절도, 강간, 살인 등 지금까지 피해자 또는 가해자의 거짓말 여부를 가려낸 사건만 2000여건에 이른다. 이 중에는 지난해 8월 아내에게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한 남편에게 법원이 처음으로 유죄판결을 내린 사건도 포함돼 있다. 당시 남편은 경찰에서 아내의 동의를 얻었다고 진술했지만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거짓인 것으로 판명됐었다. 그는 “거짓말탐지관은 단순히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도록 돕는 전문가”라고 말한다. 거짓말탐지관은 형사상 처벌을 받을 만한 중죄를 지은 사람이 거짓말을 했을 때 나타나는 호흡, 피부전기반사, 혈압, 맥박 4가지 요소의 차이를 비교해 거짓말 여부를 판단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검사자들의 심리상태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그는 검사에 앞서 피검사자들에게 거짓말탐지기의 원리와 정확성을 설명한다. 검사관의 질문에 피검사자들은 ‘예’,‘아니오’로만 답할 수 있도록 문항을 짜고 문제를 사전에 알려준다.98%에 가까운 거짓말탐지기의 적중률을 설명하면 검사를 받기도 전에 자백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개빵제빵사 이주리씨 “오늘도 개를 위한 간식을 굽고 고르며 하루를 보냅니다. 개를 사랑하신다면 빵을 구워보시는 건 어떠세요?” 서울 청담동 쓰리독베이커리의 이주리(34·여)씨는 개를 위해 빵과 과자를 만든다. 쓰리독베이커리는 미국에서 들어온, 개를 위한 프랜차이즈 빵집. 당근맛 조각 케이크에서 뼈 모양의 대형 케이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개 간식 제빵사 자격증은 어느 나라에도 없지만 미국에서는 프랑스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돌아와 개빵 제빵사를 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보편화된 직업이다. “광고 쪽 일을 하다 1년 반 전 우연히 한국에 개 간식 전문 매장이 생기고 직원을 뽑는다는 걸 알았죠. 개도 좋아하고 요리에도 자신이 있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재료를 미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일반 제빵사에 비해 일은 많지 않지만 결코 쉽지 않다. 사람에 비해 미각이 둔한 개를 위한 빵은 밀가루가 거칠어 반죽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또 재료 선택은 사람을 위한 빵보다 까다롭다. 그는 “사람한테는 특별한 질병이 없는 한 좋은 재료를 쓰면 되지만 개는 다르다.”면서 “고구마, 유지방 등 사람에게는 괜찮지만 개에게 치명적인 재료들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든 빵과 과자를 골라주는 것도 그의 일이다. 말 못하는 개를 위해 개의 종류, 크기에 따라 간식을 선택해줘야 한다. 개 주인은 모양을 보고 고르지만 개들의 입맛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씨는 “개를 사랑하는 마음도 필요하지만 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얼핏 예쁜 빵을 만들어 그럴 듯한 매장에서 팔고 있어 쉬워 보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힘들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 개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개를 위해 빵과 과자를 굽는 일이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규격화된 빵을 만들고 있지만 꿈은 따로 있다. 개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있는 빵집을 차려 자기가 직접 만든 디자인으로 케이크와 과자를 구워 파는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필름끊긴 처제와 성관계’ 2심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이호원)는 28일 술에 취한 처제와 성관계를 가진 뒤 준강간죄로 기소된 김모(28)씨에게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2003년 12월 김씨는 부인과 처제 K(19)씨, 처제의 남자친구 이모씨와 함께 자택에서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부인과 이씨는 먼저 취해 각각 안방과 작은방에서 잠들었다. 다음날 K씨는 남자친구에게서 “전날 밤에 형부와 거실에서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K씨는 “형부가 내가 필름이 끊어진 걸 이용해 성관계를 가졌다.”며 김씨를 고소했고 김씨의 부인도 남편과 협의이혼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처제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맞지만 처제도 제정신으로 동의한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빨간모자’ 잡혔다

    수도권 유흥업소 여주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성폭행 용의자, 이른바 ‘빨간 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은 21일 술집 여주인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송모(31)씨와 공범 이모(31)씨를 긴급체포했다. ‘빨간 모자’ 송씨는 지난해 4월 9일 경기도 일산구 한 카페에서 여주인 이모(29)씨를 흉기로 위협, 성폭행한 뒤 수표 1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모두 강간 24차례, 강간미수 5차례, 강제추행 5차례, 특수강도 5차례의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 이씨는 송씨의 범행에 5차례 가담, 송씨와 함께 술집 여주인 5명을 성폭행한 혐의다. 범행 당시 주로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서 경찰들 사이에 ‘빨간 모자’로 통했던 송씨는 심야시간대에 주로 규모가 작은 술집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 있다가 다른 손님들이 나가 여주인 혼자 있을 때 범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한 인간의 죄(罪)를 다투는 형사재판에서는 ‘숨겨진 진실’과 ‘드러난 증거’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인다. 하지만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걸할 것 같은 살인범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매달리고,30만원의 벌금은 “절반만 깎아달라.”며 흥정 아닌 흥정이 벌어지는 곳이 또한 법정이다. 지난 8∼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법정.2005년 3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사재판의 백태를 들여다 봤다. # 장면 1 “살해순간에도 사랑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422호 법정. 스크린에 비치는 법정은 하나같이 세상의 관심이 가득한 화제의 현장으로 떠들썩하지만, 실제 법정은 단순 절도이든, 살인사건이든 살풍경하기 이를 데 없다. 1심에서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정모(36)씨의 항소심 재판에도 방청객은 노모와 누이로 보이는 여성, 그리고 기자 등 세 사람뿐이다. 살인을 저지르기 전 정씨의 꿈은 소박했다. 결혼해서 노모를 모시는 것.10여년 동안 억척스레 1억 7000만원을 모았지만 결혼을 약속했던 여성에게 1억원을 사기당했다. 긴 방황 끝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을 다시 만났지만 돈이 떨어지자 그 여성은 정씨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사기를 당해 방황할 때 만난 술집 종업원이었죠?”“피해자가 술집에 출근을 못하면 그 벌금도 대신 내줬죠?”“하지만 피고인의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차갑게 대했죠?”“피고인의 모친과 누나도 피해자에게 결혼을 설득했죠?”정씨는 변호인의 질문에 조그만 목소리로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변호인이 “살해하는 순간에도 피해자를 사랑했느냐?”고 묻자 정씨는 갑자기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었다.”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왜 결혼에 그렇게 집착했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어릴 때부터 불우해서 나만큼은 결혼도 하고 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게 꿈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정씨는 최후 진술에서 “더 이상 살아야 할 의미가 없다.”며 사형을 요구했다. 아들을 지켜보던 노모는 끝내 흐느끼고 있었다. # 장면 2 “사흘 굶주리다 지갑 훔쳤습니다” 재판정에서 바라본 판사는 쉽지 않은 직업이었다. 거의 모든 사건에서 법과 인정은 서로 맞부딪치는 듯했다. 지갑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박모(27)씨 사건도 그랬다. 박씨는 고향에서 상경한 뒤 가구공장 종업원으로 일했다. 불황으로 공장이 문을 닫자 거리를 떠돌던 그는 사흘 동안 굶주리다 절도범이 됐다. 국선 변호인은 “배가 고파 지갑을 훔친 전형적인 곤궁범으로 고향에 돌아가 새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면서 선처를 요구했지만 검사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나라면 법의 준엄함을 선택할까, 아니면 한 인생에 다시한번 기회를 줄까. 박씨의 재판이 끝나자 법정에는 미모의 20대 여성이 떼를 지어 등장했다. 피고인은 윤락행위를 시킨 혐의로 기소된 강남의 한 룸살롱 마담. 여종업원 5명이 응원하러 나온 것이다. 이날 심리는 이른바 ‘2차’를 나가느냐 아니냐에 초점이 모아졌다. 증인은 ‘메이커’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룸살롱 여종업원. 마담측 증인으로 나온 그녀는 “우리 가게는 ‘텐프로’이기 때문에 2차가 없다.”고 주장했다. 텐프로란 소위 ‘수질’이 가장 좋은 강남의 룸살롱 가운데 상위 10%를 가리키는 은어라고 한다. 그녀의 증언으로 드러난 선불금의 규모는 1000만∼6000만원. 증언이 진행될수록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등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테이블에서 손님과 대화하고 술시중만 든다는 그녀가 받는 팁은 하루 30만∼40만원. 한달 수입은 600만∼700만원이라고 했다.“2차도 없이 그냥 대화만 하고 거액의 봉사료를 받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검사의 신문에 여인의 답변은 도도하기만 했다.“검사님도 한번 와보세요.” # 장면 3 “피고인이 증인 신문하세요” 4층의 또 다른 법정. 중개한 장외 주식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변호인과 검사의 신문이 끝나자 판사는 “증인에게 질문이 있으면 하세요.”라고 피고인에게 신문 기회를 준다. 증인은 피해 회사의 직원. 오랫동안 참았다는 듯 포문을 연 피고인의 매서운 신문.“증인은 주식 매입을 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본인의 사무실은 증인의 회사와 도보로 5분거리에 있는데도 수령장을 받지 못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데 설명하세요.” 10여분 동안 계속된 피고인의 신문에 증인은 당황하고 있었다. 판사가 “피고인의 말이 거짓말이냐.”고 다그치자 증인은 우물쭈물한다. 재차 피고인이 검찰의 수사기록 쪽수까지 제시하며 증인의 진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동안 검사와 변호사는 모두 묵묵부답이다. 판사가 “피고인의 신문에 끼어들어 미안하다.”며 뜨거운 법정을 정리한다. 성폭행 재판은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달라졌다. 특히 전자법정의 도입으로 가해자와 대면하지 않고도 피해자의 진술이 가능해 더 이상 주눅든 피해자를 찾을 수 없다. 한 30대 성폭행범의 재판. 스피커로 피해 여성의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온다.“저 사람이 범인입니다. 처벌해 주세요.” # 장면 4 “벌금 절반으로 깎아주세요” 도로교통법 위반 등 경미한 범죄로 벌금형을 부과하는 형사단독 법정. 지갑이 얇은 서민일수록 애간장이 탄다. 대부분 약식기소된 벌금을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정식재판을 청구하다 보니 변호인도 없이 스스로 변론을 한다. 변론 요지는 물론 벌금을 깎아달라는 것.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30대 트럭운전사에게 부과된 벌금은 200만원이었다. 판사에게 “단 한 차례 실수로 면허가 취소되는 바람에 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울상을 짓는다. 판사가 “벌금을 깎아달라는 말이죠?”라고 묻자 반가운 듯 고개를 연방 끄덕인다. 판사의 선고는 벌금 100만원. 절반이나 뚝 잘려나갔음에도 불만이 얼굴 가득 배어 있다. 술취해 공공기물을 파손한 50대 남성은 검사가 30만원을 구형하자 “차라리 교도소에 가겠다.”고 응석을 부렸다. 판사가 초범임을 감안, 선고를 유예하자 “두번 다시 술을 입에 대지도 않겠다.”며 지키지도 못할 공약(空約)을 남발한다. 거리에서 불법 DVD를 팔다 벌금 100만원을 구형받은 30대는 “앞으로 나쁜 짓을 안 하고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기자는 3년전 법조를 출입한 적이 있어 법정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당시에 지켜본 법정의 모습과 현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심리 시간은 두배 이상 길어졌다. 입 다문 ‘피고인’을 사이에 두고 검사와 변호사가 벌이던 ‘그들만의 공방’은 사라졌다. 판사와 피고인이 가세해 말이 많아진 법정. 피고인이 속 시원히 할 말을 다 하는 재판은 선고 결과야 어떻든 억울함은 남지 않을 듯싶었다. ■통계로 본 법원 24시 2004년 형사재판 처리건수는 모두 23만 7070건이다. 하루 650여명의 피고인이 전국 387개의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아, 매일 273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형사 항소심의 경우 고등법원은 9106건, 지방법원은 5만 2446건을 처리해 각각 134건,835건의 무죄가 나왔다. 죄목별 형사법 위반자는 2004년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3년 통계로 볼 때 사기 및 공갈죄가 3만 2250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절도 및 강도가 1만 3971건, 상해 및 폭행이 5621건, 강간·추행·성풍속 위반도 3600건에 달했다. 살인은 823건으로 매일 2.25건의 재판이 진행됐으며,36명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특별법 위반 사건은 도로교통법 위반이 2만 128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뺑소니 등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 1만 2685건, 마약도 4568건이었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2001년 12명,2002년 7명,2003년 5명,2004년 8명이다.2005년 3월 현재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피고인은 모두 60명.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60번째 사형 확정자가 될 듯하다. 법정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검찰의 신문조서보다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의 신문으로 진실을 밝히는 공판중심주의가 불러온 새 바람이다. 이른바 ‘말 많아진’ 재판으로 무죄율은 2001년 1.4%에서 2003년 1.9%로 높아졌다.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비율도 2001년 93.6%에서 지난해 81.1%로 줄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삶을 바꾼 7시간

    미국의 기독교 가정이라면 거의 모두 소장하고 있는 스테디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The Purpose-driven Life)’이 법정 살인극을 벌인 흉악범의 ‘백기투항’을 이끌어냈다. 헤어진 애인을 강간한 혐의로 지난 11일 재판을 받던 중 총기를 난사해 판사 등 4명을 살해한 브라이언 니콜스(33)는 이튿날 새벽 애틀랜타 근교 아파트 주차장 앞에서 애슐리 스미스(26)와 맞닥뜨렸다.3년 전 남편이 흉기에 찔려 숨진 뒤 5살난 딸을 친정에 맡기고 음식점 종업원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스미스는 결박당해 화장실 욕조에 처박혔지만 결코 평온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죽을 경우 딸이 고아가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녀로부터 “식사다운 식사”인 팬케이크를 대접받은 니콜스는 그녀를 완전히 믿게 됐고, 이내 스미스는 서가에 꽂혀 있던 이 책의 한 구절을 니콜스에게 차분히 들려주었다. 니콜스가 자신과 맞닥뜨리게 된 것도 하느님의 섭리이며, 교도소로 가게 될 그의 운명 또한 그곳에서 다른 사람을 도와 전도에 나서라는 ‘삶의 목적’을 부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니콜스는 다시 한번 들려줄 것을 요구했고 스미스가 응하자 7시간만에 그녀를 풀어주었다. 경찰이 다가오자 그는 입고 있던 흰색 셔츠를 벗어 흔들며 투항했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새들백 밸리 공동체 교회 담임목사인 릭 워런이 쓴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랐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욱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애슐리는 14일 밤 미 전역에 방송된 TV인터뷰에서 “니콜스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며 나를 하느님이 보내준 천사로 여겼다.”며 “니콜스가 범행 현장을 중계하는 TV 화면을 보면서 ‘정말 내가 저기 있었느냐.’고 했다.”며 울먹였다.CNN도 워런 목사를 출연시켜 책에 얽힌 뒷얘기들을 다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법정·예배장소서 총격 ‘충격’

    미 법정과 예배 장소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 판사와 신도 등 11명이 숨졌다. 보안이 요구되고 상대적으로 신성시되는 장소에서 범행이 발생,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총기 규제 논란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11일 오전(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의 고등법정에서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흑인 남성 브라이언 니콜스(33)가 호송 보안관으로부터 빼앗은 총으로 재판을 주재하던 판사 등 3명을 쏴 숨지게 한 뒤 26시간만에 붙잡혔다. 니콜스는 수갑을 차지 않고 법정으로 가다가 자신을 호송하던 여성 보안관을 제압해 총을 빼앗았다. 니콜스는 그녀의 머리를 쏜 뒤 법정에서 판사와 속기사를 살해하고 도주하던 중 맞닥뜨린 다른 보안관마저 살해했다. 그는 법원 주차장에서 이민국 직원의 트럭을 강탈해 달아났다. 이 직원은 주검으로 발견됐으나 니콜스의 범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 보안관은 생명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니콜스는 애틀랜타 북쪽 교외의 아파트에서 한 여성을 인질로 삼았다가 풀어줬다. 그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니콜스는 12일 정오쯤 하얀색 셔츠를 ‘백기’ 삼아 흔들며 자수했다. 미국에선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피고가 법정에 들어설 때에는 수갑을 차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판사가 니콜스에 대해 ‘특별 보안’을 요청했음에도 여성 보안관 1명만 배치, 법정에서의 보안문제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시카고에서 의료소송을 기각당한 한 남성이 연방판사의 남편과 어머니를 총을 쏴 살해한 뒤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12일 오후에는 위스콘신주 브룩필드 셰라턴호텔에서 열린 교회 모임에 남성 괴한이 뛰어들어 총기를 난사,7명을 숨지게 한 뒤 자살했다. 또 같은 날 밤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4세 남자아이가 두살배기 남동생을 권총으로 쏴 중태에 빠뜨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일진회, 조폭연계 여부 수사”

    학교 폭력조직인 ‘일진회’ 해체를 위한 경찰의 전방위 수사가 본격화됐다. 일선서별로 학교폭력 피해신고를 내사하는 한편 조직폭력배와의 연계 여부도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13일 전국 일선서 형사계와 여성청소년계,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를 동원해 경찰에 신고된 학교폭력 피해신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허준영 경찰청장은 14일 학교폭력과 관련한 종합치안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4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운영되는 자진신고 기간에 접수된 구체적 제보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지역별 일진연합에 대한 정보 수집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접수된 학교폭력 피해신고는 22건으로 관련 학생이 50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일진회 소속 고교 2학년생 7명이 같은 학교 1학년생 10명을 집단 폭행했다는 구체적인 제보가 접수돼 해당 경찰서가 수사에 나선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학교 내 폭력조직이 피해 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하거나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한 경우, 여학생을 성폭행한 경우 등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은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지만 14세 이상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행, 협박, 공갈죄)이나 형법(강간죄)에 따라 처벌받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도 각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의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사이버수사’를 벌이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佛 사상최대 성폭행 재판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가 유사 이래 유례없는 대규모 어린이 강간ㆍ매춘 사건 재판으로 들썩이고 있다. 3일부터 시작된 재판에 범행이나 연루 혐의로 남자 39명, 여자 27명 등 무려 66명이 회부됐고 피해 미성년자도 생후 6개월에서 14세까지 45명이나 된다. 연루 피의자 중에는 피해 미성년자들의 부모들도 포함돼 있다. 아직 체포되지 않은 피의자들을 포함하면 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프랑스 사회 전체가 충격속에 빠져 있다. 사건은 1999∼2002년 프랑스 서부 앙제에 있는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 발생했다. 피해 어린이들의 부모는 얼마 안되는 돈과 음식물을 제공받는 대가로 자식들을 가해 어른들에게 넘겼다. 일부 부모는 자기 자식을 직접 성폭행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피해 어린이들은 현재 사회복지 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lotus@seoul.co.kr
  • 쉬어가기˙˙˙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세계적인 이탈리아 음악축제인 ‘산레모 페스티벌’에 초대돼 논란을 빚고 있다고. 링 복귀를 벼르는 타이슨은 4일 이탈리아 방송국 ‘RAI’로부터 7만유로(9300만원)를 받고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2일 일제히 보도.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과 여성인권단체 등은 타이슨의 강간 전과 등을 거론하며 그의 초대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 美인권보고서“中·러·사우디 인권상황 열악”

    미 국무부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인권보고서는 ‘폭정의 전초기지’로 분류된 북한, 쿠바, 미얀마, 이란, 벨로루시, 짐바브웨 외에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잔인한 정권의 하나’로 지목됐다.15만∼20만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 중이며, 주민들은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한 채 언론자유나 공식 재판을 받을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여성 수감자들은 강제로 낙태를 당하거나, 출산 직후 신생아들이 살해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는 보안군이 수감자를 상대로 강간을 저지르거나 고문, 구타를 일삼는 등 “인권이 극도로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은 지난 2002년 미·중간 인권협상에서 합의된 내용들이 이행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반체제 인사에 대한 체포 남발, 사법부의 독립성 결여 등 지난해 중국의 인권 신장은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한국은 대체로 인권 상황이 개선됐지만 경찰 및 교도소의 수감자 학대, 국가보안법 등이 지적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성폭행신부 12~15년형

    성직자로서 어린 소년을 성폭행, 미국 사회와 가톨릭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폴 샌리(74) 전 신부가 15일(현지시간) 아동강간 혐의로 12∼1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보스턴 교외 케임브리지 법원의 스티븐 닐 판사는 이날 “믿음과 권리를 이보다 더 오용한 사례는 상상할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와 다른 희생자 가족들은 수갑을 차고 법정을 빠져나가는 샌리의 등에다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 한때 불우한 어린이들과 동성애자들을 극진히 보살펴 ‘거리의 신부’로도 불렸던 샌리는 1983년 당시 6살이던 피해자를 사제관이나 고해성사실 등으로 불러 6년간이나 성폭행했다. 올해 27살인 피해자는 검사가 대신 읽은 성명에서 “나는 그가 감옥에서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사측은 종신형을 구형했으나 변호인측은 그의 나이 등을 감안하면 사형에 가까운 형량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보호관찰 10년도 포함시켜 가석방은 8년이 지난 뒤에나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성폭행 성직자가 교도소에서 목졸려 죽은 것을 감안하면 샌리 역시 교도소에서 다른 죄수에 의해 살해될 가능성이 크다. 샌리는 2건의 아동강간 등으로 지난주 배심원들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아동은 20여명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청송감호소 없어진다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16일 당정 협의를 갖고 보호감호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보호감호 대상범죄자에 대해 집행유예 상태에서 선고 형기의 3분의1 범위 내에서 최고 3∼5년 동안 보호관찰하는 ‘필요적 보호관찰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보호감호제가 폐지되면 청송보호감호소도 없어지게 된다. 보호감호제는 상습적인 강력범의 재범 예방을 위해 복역을 마친 뒤에도 사회로부터 격리수용해 직업훈련 등을 통해 적응을 돕는 제도로서 이중처벌과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왔다. 당정은 이날 보호감호제가 포함된 사회보호법 폐지에 따른 대체입법 도입방안을 논의한 후 ‘필요적 보호관찰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이 전했다. 최 위원장은 “형의 일부를 집행유예기간으로 둬 보호관찰을 받도록 함으로써 이중 처벌의 논란을 없애고 중형 선고에 따른 법관의 부담감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정은 또 보호감호제의 대상이 되는 범죄 중 강간죄 등을 특정강력범죄에 포함하고 상습 절도죄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개정해 형량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금단의 사랑’ 결실

    ‘금지된 사랑’으로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던 여교사와 초등학생 제자가 마침내 결혼한다. 8년 전 시애틀에서 교사 재직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제자와 성관계를 갖다가 아동강간죄로 복역까지 했던 메리 케이 르투어노(43·여)가 제자 빌리 푸알라우(22)와 4월 16일 결혼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르투어노는 7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지난해 8월 출소했고 푸알라우와의 결혼을 원해 왔다. 둘 사이엔 각각 7세와 6세인 딸들이 있다. 이들 커플은 푸알라우가 12세이던 지난 95년부터 사귀었고 96년부터 성관계를 가졌으나 관계가 들통나 97년 르투어노가 아동강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만나지 못하게 됐다. 르투어노는 96년 당시 4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였지만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97년 복역 중 딸을 낳았고 6개월 형기를 마치고 풀려났다. 하지만 제자와 만나지 말라는 법원의 명령을 어기고 석방된 뒤 1개월 만인 98년 푸알라우와 차 안에서 또다시 성관계를 갖다 경찰에 적발돼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 해 10월 교도소에서 둘째 딸을 낳았다. 지난해 출소한 르투어노는 푸알라우와 함께 상호 접촉 금지 명령을 거둬달라고 법원에 청원했고 둘은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백문일의 국제경제 읽기] 中경제의 걸림돌 ‘性比 불균형’

    1850년 중국의 한 북부지방에서 일어난 일이다. 가뭄과 기아로 식량이 부족하자 마을 어른들은 여자 아이들을 대거 살해했다. 이후 이곳 남자들의 25%는 신부가 없어 결혼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범죄집단으로 무리를 짓다가 군벌에 편입됐다. 남자가 여자보다 많아 지역사회를 황폐화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렇다면 성비(性比)의 불균형이 중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제발전의 초기단계에는 성비보다 인구 수가 관심이다. 머릿수가 노동력이자 소비의 원천이기 때문에 인구가 많을수록 성장 잠재력에 보탬이 된다. 그러나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 인구 증가는 성장에 ‘짐’이 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선 경제가 부양할 수 있는 ‘적정 인구선’을 넘으면 식량부족과 실업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중국이 10년간 9% 이상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도 ‘1자녀 갖기’ 정책을 추진한 것은 이 때문이다. 당국이 두 번째 아이를 강제 낙태시키는 끔찍한 ‘행정력’까지 불사해 인구 억제책은 부분적으로 성공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들을 얻는 것을 일종의 ‘노후 보장책’으로 보는 중국의 풍토에선 더 큰 문제가 생겼다. 아들을 포함해 2자녀 이상을 두면 세금 등 각종 불이익을 받자 남아선호 사상에 물든 중국인들은 뱃속에 있는 아이의 성별부터 가렸다. 여아로 확인되면 불법인 줄 알면서도 낙태시켰다. 그 결과 중국 어린이들의 남녀 성비는 지난해 119대100으로 나타났다. 세계 평균인 105대100보다 불균형이 훨씬 심하다.20년 이내에 중국 남성 3000만∼4000만명이 결혼할 짝을 못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촌지역의 초·중등학교에서는 75% 안팎이 남자다. 미 브리그햄 영 대학의 밸러리 허드슨 교수는 행동분석적 측면에서 ‘총각 신드롬’을 밝혔다. 기혼 남성들은 가족들을 위해 법과 질서를 지키지만 미혼 남성들은 살인과 강간 등의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고 했다. 이론에 불과하지만 미혼 남성들의 증가는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재정부담을 높여 중국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딸만 둔 가정에 연 180달러씩 지급하려 하지만 별무신통이다. 선진국은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로 연 0.5% 포인트씩 성장이 둔화될 위기에 처했다. 지금은 인구가 많은 게 고민이지만 나중에는 ‘득’이 될 수 있다. 강압적이고 전근대적인 ‘1자녀 갖기’보다 엄청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성비 불균형이나 빈부격차 해소에 더 주력할 때인 듯싶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공의 적2’ 모델된 심재륜 전 고검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공의 적2’ 모델된 심재륜 전 고검장

    사건의 서곡은 ‘석양의 폭탄주’에서 시작됐다. 무림의 고수들이 만났다. 전직 고검장 출신의 검객(檢客)과 스크린의 마술사. 술잔을 거푸 들이킨다. 시계바늘을 돌린다. 고민에 빠진다. 마침내 생각의 나무, 그 뿌리에서 뭔가 나온다. 느낌표와 마침표. 마술사가 무릎을 탁 친다. 얼마후 영화 ‘실미도’가 개봉됐다.1000만 관객을 훌쩍 돌파했다. 아무도 예상못했다. 사람들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이라고 했다. 사건은 계속됐다.‘공공의 적’이라는 이름으로. 심재륜(61) 전 고검장. 늘 따라붙는 수식어만 해도 간단치 않다.‘항명파동1호 검사’‘조폭과의 전쟁’‘현직 대통령 아들 구속’‘한보사건’‘장영자 어음사기사건’. 또 있다.“검찰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대통령 책임이오.”라는 직격탄을 날린 통제불능의 사나이. 우리나라 검찰수사의 대표적 ‘강력통’이며 ‘특수통’이다. 별명은 ‘심통’이다. 고집이 센 데다 성이 ‘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다름아닌 대박을 조언하는 ‘영화 코치’라는 점이다. 그렇다. 강우석 감독작품인 ‘실미도’와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적극적인 자문역할로 대형사고(?)를 터뜨렸다. 영화 ‘실미도’에서는 실미도 사건 의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심 전 고검장은 사건 당시 인천시 부평의 특전사에서 군법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사건이 나던 날인 주말 오후, 외출을 나가던 중 불과 몇십미터 지근거리에서 실미도를 탈출한 병력의 차량을 목격하게 됐다. 아울러 군병력과의 총격전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때문에 정래혁 국방장관이 발표한 ‘무장공비’ 운운은 믿지도 않았다. 최근에 개봉된 ‘공공의 적2’에서는 사실상 전편에 걸쳐 자문역할을 했다. 이 영화에는 꼴통검사(설경구)에서 검사장까지 등장한다. 영화의 주인공이 검사라는 점도 최초이지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내부를 처음으로 공개한 것도 심 전 고검장의 역할이 컸다. 특히 영화의 주된 흐름인 사학재단의 비리를 파헤치는 것과 조폭검거 등의 장면에서는 그의 냄새가 풀풀 난다. ●실미도 등 강우석감독 영화 자문 서울 서초동의 ‘심재륜 변호사 사무실’에서 심 전 고검장을 만났다. 최근 개봉된 영화 ‘공공의 적2’에 대한 얘기가 가장 먼저 나왔다. “원래 ‘공공의 적’이란 해방직후에 등장한 단어지요. 좌익쪽에서는 ‘인민의 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현대적 개념의 공공의 적은 사회전체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 즉 사회적으로 타도해야 할 대상을 말하지요. 영화 시사회를 봤는데 강우석 감독이 스토리구성을 잘한 것 같아요. 관객 500만명은 족히 넘지 않을까요.(웃음)” 강우석 감독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궁금했다. 강 감독은 평소 “심 전 고검장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표현을 자주해왔다. 이에 심 전 고검장은 “항명파동 직후 (자신은) 정부와는 부정적 이미지였지만 강 감독은 (영화사의)고문을 맡아달라고 선뜻 제의해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폭탄주를 마시며 서로 더욱 친해졌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실미도 사건 때의 현장목격담,‘공의 적1,2’를 제작할 때 강력부장과 중수부장 시절의 경험담 등을 많이 들려주었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공공의 적2’에 등장하는 꼴통검사와 강력부장은 심 전 고검장의 모델이냐고 물었다. 그는 “(내가)초대 강력부장 출신이다. 그렇게 봐도 틀린 것은 아니다.”며 웃었다. 또 강 감독뿐만 아니라 설경구 등 제작진들과도 여러차례 저녁자리를 가지면서 조언을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쓴 작가도 검사장의 태도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심 전 고검장은 술자리에서 강 감독을 ‘강간독’으로, 설경구를 ‘경구피임약’이라고 농이 섞인 별명을 지어주었다며 웃었다. 어느정도 친하게 지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폭탄주는 가득 채워야 부정부패가 없거든요. 칠부니 팔부니 하면 형평성이 어긋납니다. 술자리에선 선배와 후배를 평등하게 대접해야 합니다. 또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시기 때문에 탁자 밑에 쏟지 못하지요. 폭탄주는 투명하고 정직합니다.” 그는 “폭탄주를 마시고 2차 술자리를 하게 되면 주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1차에서 끝내도록 권유한다.”고 말했다. 폭탄주가 널리 보급된 것은 85년 이후이며 원조는 박희태 의원이라고 귀띔했다. ●개혁은 기본과 근간 흔들지 말아야 이번에는 사법개혁에 관한 질문을 했다. 그는 ‘개혁’이라는 말은 위정자들이 합리화하기 위한 단어에 불과하다고 전제했다. 아울러 개혁에는 ‘제도개혁’과 ‘인적개혁’이 있지만 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개혁을 하려면 기본과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장기간 실험을 거치면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법시험은 소수의 합격자들만을 일생동안 편하게 지내게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해방이후 오늘날까지 국가가 버틸 수 있는 지주대로써의 역할을 해온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들어 1년에 1000여명씩 법조인이 양산되다보니 선비정신이 갈수록 퇴색되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가 사법시험을 치를 때는 달랑 5명만 뽑았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플리바게닝 도입과 관련, 그는 “우리나라 법체계상 정당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면서 “배신논리가 법으로 보장받아서는 안 된다. 동양적 윤리로 볼 때 아들이 아버지를 배신하는 꼴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종철고문 조작 등 대형사건 지휘 그는 1944년 1월 충북 옥천 읍내에서 4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그가 두 살 때 세상을 떠났다. 선친은 교장으로 퇴임한 교육자였다. 그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대전에서 보냈다. 대전중학에서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가 2학기때 보험회사에 취직한 형을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 상경후 그는 동성중학을 졸업한 뒤 서울고에 진학했다.5·16의 영향으로 62년 서울대 법대를 진학할 때 정원이 300명에서 160명으로 줄어들어 더욱 좁은문을 통과했다. 졸업 이듬해에 제7회 사법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했다. 연수과정인 서울대 사법대학원은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1972년 정식으로 서울지검 검사로 발령받아 1993년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우리 사회의 굵직굵직한 사건을 다뤘다. 박종철군 고문치사 은폐조작사건, 비행선 부정도입사건, 오대양집단자살사건, 부산 초원복집사건도 그가 진두지휘한 사건이었다. 이밖에도, 서방파의 두목 김태촌씨,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씨,OB파의 두목 이동재씨를 비롯한 폭력조직 3대 패밀리를 소탕한 것도 그였다. 그는 1978년 서른네살 때 결혼했다. 주례는 민복기 대법원장이 맡았다. 신부는 큰 누님 친구의 딸인 공혜경(55)씨.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며 10년간 한양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심 전 고검장은 음악과 미술도 좋아하고 촌철살인의 농담실력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 지난 2002년 33기 사법연수원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의 투명성과 인자함,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성격 등이 각인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소외되고 억울한 편린들을 많이 봅니다. 인간생명의 존중함, 신체의 자유 등에 대해 새삼 배우고 반성하고 있지요.” 검찰생활 30년, 그는 “수사는 한마디로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후배검사들에게 ▲피의자를 굴복시키지 말고 ▲조그마한 절차는 상사에게 양보하고 ▲외압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속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으며 ▲집착하거나 너무 서둘러서도 안된다는 등의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좌우명은 思無邪/德不孤必有隣/和而不同이다. 즉 생각함에 사악함이 없고, 덕을 베풀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또한 화합하되 뇌동하지 않아야 한다의 뜻이다. ■ 그가 걸어온 길 ▲1944년 충북 옥천 출생 ▲1962년 서울고등학교 졸업 ▲66년 서울대법대 졸업 ▲67년 제7회 사시합격(차석) ▲69년∼72년 육군법무관(대위) ▲69년 서울대법대 대학원 졸업 ▲72년 서울지검 검사 ▲82년 밀양지청장 ▲90년 서울지검 강력부장 ▲92년 서울지검 3차장 검사 ▲93년 대검 강력부장 ▲94년∼97년 대전·광주·인천지검 검사장 ▲97년 대검 중앙수사부장, 대구고검 검사장 ▲2001년 대검 고검장(본부근무) ▲2001년 부산고검 검사장▲2002년∼변호사심재륜법률사무소 ■ 저서=사법대학원제도와 운영 km@seoul.co.kr
  • “집 보러왔다” 속여 상습 성폭행 전직 공무원 20년형 중형 선고

    아파트를 임대하러온 것처럼 속여 젊은 주부들이 사는 집만 골라 들어가 성폭행과 강도를 일삼은 공무원 출신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 동부지법 형사11부(이기택 부장판사)는 16일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공모(28)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000년 8월부터 경기 구리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던 공씨는 지난해 2월 청소년의 성을 구매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는 바람에 직장을 그만 뒀다. 이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그는 TV에서 본 강도·강간 범행을 모방, 돈과 성적 충동을 채우겠다고 마음먹었다. 공씨는 지난해 7월29일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에 “집을 보러왔다.”며 들어간 뒤 주부 문모(32)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위협해 청색 테이프로 몸을 묶고 성폭행했다. 그는 “반항하면 아이를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현금을 인출해 가로채고 문씨의 나체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기도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日자민당 아베·나카가와 NHK에 ‘위안부특집 축소’ 외압

    日자민당 아베·나카가와 NHK에 ‘위안부특집 축소’ 외압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자민당 실력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NHK 특집프로그램 내용을 문제삼아 방송사 간부들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압력을 가해 실제로 내용이 변경돼 방영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프로그램 편집에 대한 외부간섭을 금지한 일본 방송법에 명백히 저촉되는 것으로 파문이 예상된다.NHK 프로그램에 대한 집권당 실력자의 ‘사전검열’로도 해석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2일 나카가와 쇼이치 경제산업상과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 등 2명이 2001년 1월 NHK의 4회 연속물 ‘전쟁을 어떻게 재판할 것인가’의 2회분에 대해 간부들에게 압력을 가해 프로그램 내용을 변경시키고 시간을 단축시켜 방송케 했다고 보도했다. 나카가와 경제산업상은 당시 위안부문제 등이 교과서에 어떻게 기술돼 있는지를 조사하는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모임’ 대표였다. 당시 관방부장관이던 아베 간사장 대리는 모임의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이들의 외압 행사 사실은 당시 프로그램 현장제작 책임자가 지난해 말 NHK 내부고발창구인 ‘법령준수추진위원회’에 ‘정치개입을 허용했다.’며 조사를 요구함으로써 밝혀졌다. 신문에 따르면 ‘전쟁을 어떻게 재판할 것인가’ 2회분은 2001년 1월 30일 밤 NHK 교육TV를 통해 방송됐다. 앞서 2000년 12월 시민단체가 도쿄에서 개최한 ‘여성국제전범법정’을 소재로 다룬 것이었다. 그런데 제작이 진행되던 2001년 1월 중순 방송내용 일부를 알게 된 우익단체 등이 NHK에 방송중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방송국 내에서 ‘내용을 더 객관적으로 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 방송 이틀전인 28일 밤 44분짜리 프로그램이 완성돼 교양프로그램 부장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방송 전날인 29일 오후 나카가와·아베 의원이 당시 방송총국장(현 NHK 출판사장)과 국회담당 국장(현재 이사) 등 NHK 간부들을 의원회관으로 불렀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방송하지 말라.”,“공평하고 객관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 나카가와 의원은 “그렇게 못하겠으면 방송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이에 NHK 간부는 “교양프로그램으로 방송 전에 불려 가기는 처음이었다.”면서 “압력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결국 같은 날 저녁 프로그램 제작국장이 “국회에서 NHK예산이 심의되는 시기에 정계와 싸울 수는 없다.”면서 내용변경을 지시했다. 방송총국장 등이 프로그램을 본 뒤 민중법정에 비판적인 전문가의 인터뷰를 늘리고, 일본군의 강간과 위안부제도는 ‘인도에 어긋나는 죄’이며 ‘천황에게 책임이 있다.’는 민중법정의 결론을 대폭 줄이라고 지시,40분짜리로 단축돼 방송됐다. 문제가 되자 나카가와 경제산업상과 아베 간사당대리 등은 “정치적 압력과는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내용을 미리 알게 된 배경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쓰나미가 화해·개방 가져올까

    아시아 쓰나미(지진해일) 재앙이 내전의 수렁에 빠져 있던 스리랑카에는 화해를 가져다주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인도네시아를 개방으로 이끄는 전환점이 될지 모른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7일 보도했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는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의 독립 요구와 무장 항거에 강경 대처해왔다.3년 전 휴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쓰나미가 덮치기 수주 전 총성이 다시 울렸다. 구호 전문가와 외교관들은 3만명 이상을 희생시킨 쓰나미로 인해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정부와 반군인 ‘타밀 호랑이(타밀 엘람 해방군)’가 피해 복구와 구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쓰나미로 인해 양측의 전쟁능력, 특히 해상 전투력이 심각히 훼손됐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과 유엔 등의 활발한 구호활동이 정부군과 반군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것인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군은 15년 동안 아체주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강간·고문 등을 저질러왔고, 특히 1999년 독립 투표를 진행하던 동티모르에서 자행한 약탈과 학살로 인해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군사훈련 및 무기판매 등을 금지당해왔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뒤 반다 아체에서 인도네시아군과 미군이 함께 참사지역으로 떠나는 헬기에 구호품을 싣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2주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쓰나미 참사가 유도요노 정부로 하여금 아체주 통치방식을 변화시키고 군통치에 의해 소외된 아체 주민들에게 사회경제 발전에 대한 염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연가스 등 막대한 경제적 자원을 중앙정부에 빼앗기기만 했던 아체 주민을 경제 발전으로 포섭하고 만연한 군부 부패관행을 개혁할 경우,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자유아체운동’ 전사들의 반감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할로우 맨(KBS1 밤 12시25분) 투명 인간을 소재로 한 폴 버호벤 감독의 SF 영화. 제작비만 9500만 달러가 투입됐다. 기존 투명인간 소재의 영화들과는 달리 투명인간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내용의 공포물로, 섹스와 폭력에 일가견이 있는 버호벤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배어 있다. 미국 정부는 최고의 과학자들을 구성해 ‘할로우 맨 실험(투명인간 실험)’이라는 일급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리고 마침내 카인(케빈 베이컨)은 실험용 고릴라를 그 자리에서 사라지게 하는 데 성공한다. 이 실험 결과에 도취된 카인은 미 국방부의 명령을 어기고 자신에게 투명인간 실험을 강행한다. 뒤늦게 이 일이 엄청나게 위험스러운 도박임을 깨달은 카인의 상관이자 애인인 린다(엘리자베스 슈)는 매튜(조시 브롤린)와 함께 그 약의 효능을 없애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게다가 투명인간이 된 카인은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그의 욕망과 과대망상이 분출되며, 이 새로운 힘에 급속도로 빠져든다. 카인은 마성을 억제하지 못하고 점점 위험스러운 존재가 돼가면서 동료 매튜를 살해하고, 린다를 강간한다. 린다는 인류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지도 모르는 그를 막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공포 ‘할로우 맨’과의 싸움을 시작한다.105분. ●데스페라도(SBS 오후 11시45분)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감독의 1995년작.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헤이엑 주연. 악랄한 마약 밀매상 부초에 의해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한쪽 손까지 못쓰게된 사내. 수중에 오직 낡은 기타 케이스 하나뿐인 그는 이름도 없이 그저 스페인어로 ‘악사’라는 뜻의 마리아치라고 불린다. 기타 케이스를 들고 다니는 사내가 부초를 쫓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는 가운데, 마리아치는 부초 일당의 비밀 아지트인 카페를 찾아낸다. 눈깜짝할 사이 카페는 피범벅이 되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그는 큰 부상을 입고 서점으로 피신한다. 마리아치가 서점에 있음을 눈치챈 부초는 부하들을 보내 그를 죽이도록 명령하고, 서점은 전쟁터가 되는데….106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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