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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세 미만 성범죄 처벌·사후관리 강화

    19세 미만 성범죄 처벌·사후관리 강화

    앞으로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및 사후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흔히 ‘조건만남’등을 통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매수를 하는 성범죄자는 초범이더라도 신상정보를 등록·관리한다. 또 강간의 대상을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 아동·청소년까지로 확대, 성인 남성뿐만 아니라 성인 여성도 강간범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성가족부는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고 24일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근절을 목적으로 피해자 지원과 성범죄자의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주요 골자”라면서 “관계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해 후속조치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또 미성년자도 실명인증만 받으면 거주지역의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성범죄자 신상정보는 성범죄자 거주지역 주민은 물론 보육시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도 우편고지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장애 아동·청소년 간음에 대해서는 간음까지도 처벌하고, 학교·유치원 등의 교사나 의사 등 신고의무자에 의한 성범죄를 가중 처벌하는 법조항이 신설됐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의처증 남편, 아내 몰래 헤어드라이어 꺼내더니…

    의처증 남편, 아내 몰래 헤어드라이어 꺼내더니…

    “거기 119, 119죠? 저, 저희…어머니가 목을 매셨는데….” 2006년 5월 25일 새벽 4시 경기 시흥시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9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갈랐다. 사망자는 당시 56세의 주부 A씨. 그는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안방에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목을 맨 시신을 처음 발견해 바닥에 것은 남편 B씨(56)였다. “1시간쯤 전에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작은 방문에 목을 매 죽어 있더라고요. 손자들 놀라고 달아 놓은 그네용 철봉에 끈을 묶었더군요. 목 뒤 가운데에 매듭이 있었고 두 발이 공중에 5㎝ 정도 떠 있었어요.” 급히 줄을 끊어 안방에 눕혔는데 한밤에 시신과 함께 있자니 무서운 생각이 들어 이불을 덮어 놓고 분가한 아들에게 급히 연락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차분하게 상황을 증언했다. 아내의 자살 동기를 묻는 경찰에게 남편은 “나한테 맞은 게 분해서 자살한 것 같다.”고 했다. 남편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건발생 몇시간 전인 5월 24일 오후 10시쯤 부부싸움을 했다. 남편은 이 과정에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워 온 플라스틱 막대기로 부인을 때렸다. 자기는 화가 나서 집을 나갔다가 새벽 3시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숨져 있었다고 했다. 집안에는 길이 50㎝ 남짓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부인이 목을 맨 낡은 나일론 끈이 놓여 있었다. 남편은 나일론 끈은 집에서 보던 게 아니라고 했다. A씨의 목 주변에는 끈 자국이 뚜렷했다. 턱 아래부터 시작된 자국은 목덜미와 턱을 따라 비스듬히 위로 올라가 있었다. 부인의 얼굴에는 심한 울혈이, 양 눈꺼풀은 많은 일혈점이 보였다. 전형적인 질식사의 흔적이었다. 얼굴, 목, 팔 등에서는 붉은색을 띤 타원형의 크고 작은 상처가 발견됐다. 남편 진술대로라면 부부싸움 때 막대기로 맞은 상처였다. 모두 18곳. 하지만 사인으로 보기에는 상처가 너무 작았다. 검안의는 일단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1차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것은 나중에 있을 대반전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조장치에 불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녀는 타살된 것이었고 범인은 남편이었다.   ■ 완전의사에선 없어야 할 울혈과 일혈점 억울한 죽음이 자살로 묻혀버릴 뻔한 것을 막아준 사람은 부검의였다. 그는 시신의 상태와 정황이 어딘지 모르게 아귀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시신 속 일혈점과 울혈에 주목했다. “목격자(남편)는 목을 맨 부인의 발이 허공에 5㎝ 떠 있었다고 했죠. 매듭은 목 뒤에 걸려 있었고…. 근데 이상해요. 이렇게 교수형 당하는 사람처럼 죽으면 질식사와 달리 울혈이나 일혈점이 나타나지 않는 법이거든요.” 법의학에서는 A씨처럼 정확하게 목을 매 죽는 것을 ‘전형적· 완전 의사(縊死)’라고 말한다.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막히는 데다 몸 전체가 공중에 떠 하중이 온전히 목에 걸려 시신의 얼굴 부위가 창백하게 변한다. 피가 쏠리지 않으니 당연히 일혈점도 울혈도 나타나지 않는다. 부검의는 몸에 남은 상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막대기에 맞아서 생긴 상처는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화상이나 탕상(湯傷·물이나 증기에 데인 상처)에 가까워요.” 수사진의 시선은 남편을 향했다. 지금까지 그가 해온 진술이 모두 거짓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그를 다그치려면 뭔가 물증이 있어야 했다. 수사진은 아파트 인근을 이잡듯이 뒤졌고, 그 노력은 이내 결실을 맺었다. 아파트에서 좀 떨어진 공터에서 집에 있던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끈의 나머지 부분을 발견한 것. 집에서 나온 막대기나 나일론끈과 절단면도 정확히 일치했다. “가만있자, 남편은 막대기를 이곳 공터가 아닌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고 하지 않았나. 게다가 여기서 목 맬 때 쓴 나일론끈까지 발견되고….” 일반적으로 목을 매는 사람들은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자살을 결심한 아내가 한밤 중 칠흑같이 어두운 공터까지 와서 어렵사리 끈을 찾았다는 얘기다. 이게 말이 되는가. 형사와 남편의 피말리는 두뇌게임이 이어졌다. 조사 8시간째. 심리적인 불안감을 내비치는 남편 앞에 경찰이 그동안 감춰두었던 증거를 내밀었다. 공터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 끈이었다. “모두 공터에서 찾은 겁니다. 왜 거짓말을 하셨습니까.” “…” “부인을 살해한 건 당신이죠.” 남편은 고개를 떨궜다.   ■ 전기도 흔적을 남긴다 사건은 엽기적이었다. 불행의 씨앗은 아내의 외도에 대한 남편의 망상증이었다. 남편은 증세가 차츰 심해지더니 급기야 ‘아내가 밥에 독을 타 나를 죽이려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됐다. 결국 남편은 아내가 자기를 죽이기 전에 먼저 죽이기로 결심했다. 범행은 치밀하게 준비됐다. 그는 헤어드라이어 끝을 잘라 빼낸 전선과 나무막대기 등으로 간이 전기충격기를 만들었다. 과거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배운 지식을 총동원했다. 범행에 쓸 나일론끈과 플라스틱 막대기도 준비했다. 막대기는 전기충격 때문에 아내 몸에 생길 상처를 맞아서 생긴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날 밤 남편은 TV를 보는 아내 뒤로 다가가 모두 9차례 전기충격을 가했다. 아내가 기절하자 나일론 끈에 그녀의 목을 매달았다. 15분 후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한 그는 살인의 흔적을 지운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결백을 확인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뒤늦게 밝혀진 것이지만 부인의 몸에 남은 상처는 전류반(電流斑)이었다. 데인 상처와도 비슷한 이 자국은 최초 전기가 몸에 들어오고 나온 곳에 각각 흔적을 남긴다. 피부 가장자리가 올라와 있어 마치 분화구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전류의 세기가 약하거나 몸에 물기가 있다면 반점처음 작은 자국만을 남긴다. 특히 남편은 상처를 닦아냄으로써 경찰의 감식을 한층 어렵게 했다. 이렇게 흔적이 약할 때는 피부에 철 등 금속성분이 묻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전된 피부에는 순간적으로 금속 성분이 녹아서 늘어붙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전도체와 맞닿은 부위는 마치 도금을 한 것처럼 변하기도 한다. 그렇게 전기도 흔적을 남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손,살인자를 가리키다

    2006년 10월 11일 오후 3시 인천 강화도의 한 선착장. 주변을 거닐던 관광객이 바다쪽 석축에 걸린 작은 물체를 발견했다. “저게 뭐지? 일반적인 바다 쓰레기 같지는 않은데?.” 왠지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간 그는 자기도 모르게 ‘악~’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잘려진 사람의 손이었다. 바다를 떠돌다 뭍을 만나니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이었을까, 조류에 떠밀려온 가련한 조각 시신은 축대에 기대어 제발 자기를 보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 40대 중반 여성?남편 그리고 내연남 상식적인 얘기지만 바다나 강에서 발견된 시신은 신원을 파악하기가 육지에서 나온 시신보다 훨씬 어렵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지문감식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 속에서 불거나 부패하는 과정에서 형체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망자의 손을 수습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우선 규명해야 할 것은 자살이냐, 타살이냐 여부. 손목 절단이 흉기 등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람은 토막살해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시신이 온전한 상태로 떠돌다 선박 스크루 등에 의한 절단된 것이라면 타살 외에 자살이나 사고사일 수 있다. 부검 결과, 타살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국과원은 “손목 절단면의 전반적인 모양새가 칼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능숙하게 한 일로 보이며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망자는 누구인가. 물 속에서 부패된 손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지문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익사체나 부패가 진행 중인 사체는 주사기로 시신의 손에 실리콘을 주입해 지문을 떠내지만 이 경우는 훼손 정도가 심해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조사반은 고온처리법에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뜨거운 물을 통해 피부를 팽창시켜 숨어 있던 지문을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한국의 지문감식 수준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 실제로 이 방법은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 참사 때 큰 위력을 발휘했다. 9일 만에 경찰은 지문 채취에 성공했다. 중지에서는 활모양의 궁상문(弓狀紋)이, 약지에서는 말굽모양의 제상문(蹄狀紋)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당시 44세의 여성 A씨였다. 약 1개월 전 남편 K(당시 47세)씨에 의해 가출 신고가 돼 있었다. 인테리어업을 하는 K씨는 “아내가 9월 15일 직장에 출근한 후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내연남과 살기 위해 집을 나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A씨의 통화기록을 조회하자 실제로 한 남자가 등장했다. 그는 A씨와 결혼을 하기 위해 이미 이혼해 있는 상태였다. 남편 진술의 신빙성에 무게가 더해졌다. 경찰은 내연남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그는 분명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다. 의심할만한 대목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수사의 초점은 다시 남편을 향했다.   ■ 아내와의 엽기적인 마지막 눈인사 “그놈과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죠. 걱정도 안 돼요.” 남편 K씨가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에는 부인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경찰은 우선 K씨의 아파트 CCTV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가출 이후 거의 500시간에 육박하는 녹화분을 샅샅이 뒤졌다. 지루한 녹화화면과의 전쟁. 전체 분량을 절반쯤 확인했을 때 화면에 남편 K씨와 아내 A씨의 모습이 등장했다. 10월 2일 오전 10시 10분. 그들이 살던 아파트로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남편 K씨 진술대로라면 가출신고 후 부인과는 만나는 난 일은 없었어야 하는 것 아니야? 아무래도 K씨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 경찰들은 이쯤에서 용의자가 누구인지 80%쯤 확신하게 됐다. 다시 몇시간 정도 녹화분을 더 돌리자 등에 뭔가를 짊어지고 혼자서 내려오는 남편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큰 이불보따리였다. 남편은 그걸 자기 승합차에 실었다. 얼마 후에는 검은 비닐봉지와 아내의 핸드백을 갖고 돌아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나머지 녹화분에서는 어디에도 부인 A씨가 집을 나오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이 남편의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범행 이틀 뒤인 4일 남편은 경기도 김포 등지를 배회하고 있었다. 김포는 시신의 손목이 발견된 강화도와 가까운 곳이었다. 경찰은 그가 아내를 살해하고 이틀 뒤 시신을 버린 것으로 판단한고 남편을 체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K씨는 계속된 추궁과 증거 제시에 결국 모든 것을 실토했다. 바람 난 아내와 이혼을 협의하다 홧김에 목졸라 살해했고 인테리어 가게에서 쓰는 톱과 칼로 집 화장실에서 시신을 토막 낸 뒤 강화대교 밑 바다와 김포대교 밑 강물에 버렸다고 했다. 그는 가출해 내연남과 보름 이상 여행을 떠난 뒤 스스럼 없이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가 죽이고 싶었다고 했다. 경찰은 나머지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K씨가 죽은 아내의 머리를 자기 인테리어점 지하 보일러실에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발견했을 때 A씨의 눈은 청테이프로 가려져 있었다. “아내가 눈을 뜨고 죽었는데 그 눈과 마주치는 것이 너무 무섭더군요.” 불행한 부부의 마지막 눈맞춤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 [사설] 재외국민 범죄피해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재외국민이 범죄의 표적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재외국민을 노린 범죄는 2006년 3191건에서 지난해에는 3780건으로 해마다 증가한 가운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2116건에 이르렀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 처음으로 4000건을 넘어서게 된다. 특히 살인, 강간, 납치·감금 등 강력사건 증가세가 두드러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사건은 2006년 131건에서 지난해 210건으로 늘어나 증가율이 60%로 전체 범죄증가율 18.45%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국제교류가 늘어나는 데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다. 영주권자, 일반체류자, 유학생 등 재외국민은 지난해 279만여명으로 3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지난해 해외출국자는 사상 최고인 1287만여명에 이르러 국민 3명 중 1명이 해외를 드나들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활동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정부도 해외 위험지역 등급구분, 영사콜센터 확대 운영, 신속대응팀 파견 등 나름대로 대응능력을 높여온 것도 사실이나 국민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일례로 재외공관 외교인력은 1211명으로 평균 5.6명에 불과해 국력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니 해외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에 신속하게 맞춤형 대응을 하기에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국민의 해외생활이 일상화됨에 따라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도 이에 걸맞게 정비돼야 한다. 강대국 중심으로 총영사관을 배치할 것이 아니라 범죄 발생빈도가 높은 곳에 재배치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외교부 직원들도 재외국민 보호에 각별한 관심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선일씨 사건’ 이후 영사업무에 우수인력이 순환배치되는 등 개선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국민은 영사업무에 불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예산당국도 위기상황에서 국민의 안위를 지켜줄 영사 전문인력이 배출될 수 있도록 뒷받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전 교육을 통해 범죄 대응능력을 키우는 것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재외국민은 불안하다] 한인 피살사건 최다국 美서 日·필리핀으로… 중남미 급증세

    [재외국민은 불안하다] 한인 피살사건 최다국 美서 日·필리핀으로… 중남미 급증세

    서울신문이 정보 공개 요구를 통해 외교통상부에서 단독 입수한 재외국민 사건사고현황 자료는 2006년부터 2011년 6월까지 재외공관별 사건 발생건수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외국 여행객을 비롯해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공부하는 재외국민이 늘면서 범죄 피해가 급증하고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재외국민 안전을 위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외교통상부 자료를 토대로 재외국민 관련 범죄 피해를 분석했다. 재외국민들을 대상으로 살인과 납치, 폭행, 성범죄 등 강력범죄가 뚜렷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강력범죄인 살인사건의 경우 재외국민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발생 빈도가 높았다. 미국은 2006년 13건, 2007년 10건, 2008년 9건으로 3년 연속 살인사건 최다 발생국가였으며 이어 2009년과 2010년엔 일본이 14건과 12건으로 가장 빈도가 높았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치안이 불안정한 중남미와 필리핀의 살인 사건 증가세가 눈에 띈다. 필리핀의 경우 2006년엔 재외국민 살해사건이 4건에 그쳤지만 2007년에 8건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 2008년과 2009년엔 각각 7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12건으로 일본과 함께 재외국민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다. 중남미에서는 살인 36건, 강도 152건, 절도 122건 등 강력범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살인사건이 발생한 멕시코에서도 2009년과 2010년에 살인사건이 두 건씩 발생했다. 가장 많은 재외국민이 거주하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국가별 범죄 유형 차이도 눈에 띈다. 일본은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불법체류 등으로 강제추방된 경우가 무려 1150건이나 됐다. 이는 미국 652건과 중국 329건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중국은 폭행·상해와 납치·감금 등 강력범죄에서 단일국가로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급증하는 경제관계를 반영하듯 사기사건도 371건으로 6건에 불과한 일본과 비교해 대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 동안 강도사건은 97건, 절도사건은 321건, 납치·감금은 452건, 폭행·상해는 765건이나 되는 등 중국에서 강력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재외국민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88만명이나 되지만 통계로 잡힌 범죄 피해 규모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5년 6개월 동안 강도 37건, 강간·강제추행 4건, 사기 41건에 불과하다. 다만 2009년부터 지난 6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점은 다소 납득하기 힘들다. 외교통상부가 재외국민 범죄 관련 통계 작업을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재외국민이 가해자인 범죄는 대체로 줄고 있는 추세였다. 살인사건은 2006년 91건이었지만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15건에 그쳤다. 전체 사건 건수도 2179건에서 지난해에는 1452건으로 줄었으며 올 들어 6월까지는 611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신고 접수가 많거나 적은 것에 따라 실제 사건 건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살벌한 ‘외국살이’

    살벌한 ‘외국살이’

    해외에서 살인·강도·납치 등 강력 범죄에 노출되는 재외국민이 갈수록 늘고 있다. 2006년 3191건이었던 재외국민 대상 범죄 건수는 2007년 3484건, 2008년 3546건, 2009년 3572건, 2010년 378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더니 올 들어서는 6월까지 벌써 2116건이나 발생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18.45%나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외교통상부로부터 단독 입수한 ‘재외국민 사건사고 현황(2006년~2011년 6월)’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가장 심각한 것은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강간 사건이 5건에서 29건으로 480%나 급증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발생한 것 같은 살인사건도 2006년 41건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60건으로 46.3% 늘었다. 절도사건도 2006년 1107건에서 지난해 1503건으로 35.7% 증가했고 올해는 6월까지 1161건이나 발생했다. 납치·감금은 2006년 85건에서 지난해 121건으로 42.3% 늘었다. 재외국민이 범죄 가해자가 되는 경우는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성(性)과 관련된 범죄는 증가했다. 강간 및 강제추행 사건의 경우 2006년 12건에서 2010년 20건으로 66.7% 증가했다. 성매매도 2006년 23건에서 30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의 증가세도 문제지만 재외국민 수가 꾸준히 늘면서 재외공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현안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외교인력은 2189명으로 재외공관당 외교인력이 13.1명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 상위 16개국 가운데 가장 적다. 41개 대사관이 평균 4명도 안 된다. 때문에 제대로 된 영사업무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런 한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 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친구 A(당시 24세)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이었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 주로 아프리카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렸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과정에 곤란한 점이 적지않다. 우선 한국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를 이용할 수 없다. 불법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페이지가 한장이 비는데요. 5일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느냐, 필기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2번째와 3번째 페이지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3번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은 자연스럽게 글자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원이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안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을 탐문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여권 속 가명이였다.  범인은 불안한듯 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이용 패턴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러 슬리퍼를 끌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우리라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기를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큰 손님에 반가워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 했다.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범인, 과실치사 적용받으려 술수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언뜻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한 느낌.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274만개의 눈…CCTV는 범인을 지켜봤다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게재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할 땐 미제사건 2) 죽음의 성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 직전의 성적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 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성전환 여성 恨풀다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대변 속 100억분의 1g DNA 난관 속 사건 푼 ‘최후의 단서’ 7) 정관수술한 지능적인 연쇄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호흡이 지목한 범인은 그의 아들이었다-화재사 속에 숨은 타살의 흔적찾기 13) 車운전석 그녀의 주먹쥔 양팔-‘에어컨은 억울했다’ 14) 피해자·범인 찾아낸 성형수술 자국 광대뼈 축소술 흔적…동거男에 목 졸린 백골의 한 풀어주다 15) 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여성 전문 살인범, 274만개의 눈 CCTV가 잡다
  •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흔히 공포 영화를 볼 때 소름이 끼치거나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는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하는데, 아드레날린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흥분하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나고 식으면서 실제로 한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무래도 공포 영화는 여름이 제격이다. 올여름에도 역시 극장가에는 이미 개봉한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외에도 ‘기생령’, ‘돈 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같은 영화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보통 공포 영화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귀신이나 유령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황당함이나 두려움을 느끼며, 사이코 살인마가 무차별적으로 살상하고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데 불쾌감과 역겨움을 호소한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시각적, 청각적, 상상적 공포를 정말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나는 공포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일단 등골이 서늘하고 긴장감으로 심장이 조여 올 때의 그 느낌이 재미있고 짜릿하다. 게다가 공포 영화 속에서 발견하는 공포의 대상과 그 의미를 따져 보는 것도 내게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진보적 영화학자 로빈 우드는 공포 영화를 가리켜 ‘억압된 것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인간이 의식의 영역에서는 드러내지 않거나 억압했던 것들이 공포 영화라는 틀을 빌려 해방되거나 금기 및 금지의 위반을 통해 분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원귀들은 원(寃)과 한(恨)을 풀기 위해서 돌아오는 것이고, 괴물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과 오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귀환한다. 그러므로 공포 영화에서 ‘억압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당대 혹은 그 사회 및 공동체의 두려움이나 죄의식이 엿보인다. 한국 공포 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월하의 공동묘지’(권철휘 감독·1967)는 가부장제와 처첩제도 등 한국 가족제도의 모순과 핍박받는 여성을 연결시키며, ‘여고괴담’(박기형 감독·1998)은 입시 위주의 교육과 경쟁 원리가 친구나 사제 관계마저 붕괴시킨 학교의 현실과 당대의 교육제도를 비판한다. ‘4인용 식탁’(이수연 감독·2003)은 모성 신화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가족 연대감의 파괴 등을 서늘하게 조명하며, ‘장화, 홍련’(김지운 감독·2003)은 죄의식의 공포를, ‘고양이’(변승욱 감독·2011)는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현실과 인간의 이기심을 공포의 지형으로 삼고 있다. 공포 영화는 폭력성과 잔혹성을 수단으로 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필귀정의 메시지를 담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원귀가 등장하는 공포 영화들은 원의 근원이 되는 죄악의 존재를 드러내고, 죄의식을 자극하며, 죄지은 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해원하는 형태를 띤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은 한 공포란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이다. 공포에 반응하는 양상과 지점은 다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미지의 것, 인간의 지식과 경험으로 알 수 없는 것,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 느끼는 낯섦, 그것이 바로 공포가 아닐까. 귀신이나 유령, 좀비나 흡혈귀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출발한다. 그에 비해 사이코패스나 살인마 등이 유발하는 공포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한 불가해성과 인간이 ‘괴물’이 돼 나타나는 그 비(非)인간성을 목격하는 데서 오는 충격과 전율이 공포의 실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종종 괴물을 만나게 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대학살)는 물론이고 보스니아 내전에서 인종 청소를 한다면서 세르비아계가 저지른 집단 살육과 강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후투족이 자행한 학살, 그리고 최근 인종에 대한 혐오 때문에 폭탄 테러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노르웨이 테러범 브레이비크, 그리고 연쇄 살인범들. 세상은 날이 갈수록 두렵고 충격적인 소식들로 채워진다. 공포 영화가 무섭다고? 노(No). 나는 현실이 더 무섭고 끔찍하다.
  • “증오의 고리 끊어야 폭력도 멈춘다”

    “증오의 고리 끊어야 폭력도 멈춘다”

    21일 개봉한 ‘그을린 사랑’(원제: Incendies)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영화다. 캐나다 출신의 드니 빌뇌브(44) 감독은 한 여인의 삶을 짓이긴 전쟁과 폭력의 잔혹함, 대물림되는 상처와 그에 얽힌 진실을 좇는다. 감독은 영화 말미의 소름 끼치는 반전을 통해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들도 증오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겠느냐고. 원작은 레바논 출신의 와이디 무아와드가 연출한 4시간짜리 동명 연극이다. 빌뇌브 감독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2004년 5월 27일 캐나다 몬트리올 소극장에서 연극을 처음 봤다. 그리스 비극의 현대판과 같은 참혹한 이야기였고, 모든 관객들이 공연 내내 숨죽인 채 관람해 극장 내 산소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에 기립박수를 치면서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4시간짜리를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의미가 없을 터. 빌뇌브 감독은 “연극적인 요소들을 털어버리려고 원작을 아예 뇌리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특히 원작의 결말 부분에 나오는 재판 장면을 통째로 들어냈다. 원작에서는 니하드가 크파르 리아트 감옥에서 저지른 일(여성 정치범을 고문·강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사라졌다. 그는 “재판 장면을 살렸다면 상영 시간은 3시간이 넘었을 것(영화 상영 시간은 2시간 10분)”이라면서 “대신 현실에서 가져온 이야기로 대체했다. 레바논에서 고문을 당했던 여성이 몇 년 후 캐나다의 어느 거리에서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과 마주쳤다는 실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 관점에서는 이 결말이 더 잔인했다.”고 밝혔다. 정황상 레바논으로 추정되는 ‘중동 어딘가’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공간을 특정하지 않는다. 빌뇌브 감독은 “원작자와 이야기할 때 우려했던 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어떻게 스크린 위에서 보여줄 것인가’였다.”면서 “코스타 가브라스의 ‘제트’와 로만 폴란스키의 ‘진실’을 떠올리면서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은 레바논 내전 중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 맥락으로부터 이야기를 떼어내 시적인 변용을 가미했다.”면서 “증오의 고리를 비판하는 작품이 도리어 현실 정치에 기름을 붓는 것은 옳지 않다. 주제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비정치적이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결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뒤틀린 운명의 무게를 감안하면 너무 급작스럽게 화해와 용서를 말한다. 이에 대해 빌뇌브 감독은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영화 속 인물들이 운명을 받아들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사이에는 아주 오랜 침묵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 침묵은 평화로운 침묵일 것”이라고 말했다. 빌뇌브 감독은 10살 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고서 감독을 꿈꿨다. 데뷔작 ‘지구에서의 8월 32일’(1998)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35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주목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부하직원 성폭행한 권익위 서기관에 실형 선고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 설범식)는 만취한 부하 여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된 국민권익위원회 박모(55) 서기관에 대해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만취상태의 부하직원을 성폭행하고 모텔에 그냥 두고 나온 점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해자가 이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 실형이 불가피 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박씨의 치상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박씨의 행위로 인해 상해가 발생했는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치상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5월 3일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만취한 A씨를 서울 둔촌동의 한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재판부는 또 박씨가 떠난 모텔에 혼자 남겨진 A씨를 2시간여 뒤 성폭행해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모텔 종업원 권모(33)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반면 2차 성폭행 혐의를 받은 권씨를 구속해 논란이 일자 검찰의 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살기 막막” 女범죄율 5년來 최고

    “살기 막막” 女범죄율 5년來 최고

    여성 범죄율이 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무허가 음식점 운영 등 생계형 범죄가 급증한 것이 주요인이었다. 18일 법무부 여성아동정책팀이 최근 발간한 ‘2010 여성통계’에 따르면 2009년 여성 범죄인은 모두 40만 8111명으로, 전체의 16.2%를 차지했다. 이는 2004년 여성 범죄율이 16.4%를 기록한 이래 최고치다. 여성 범죄율은 2005년 15.7%, 2006년 15.6%, 2007년 15.3%, 2008년 15.4% 등으로 하락세를 보여 왔다. 형법과 특별법을 통틀어 여성 범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식품위생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경우였다. 여성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는 1만 110건으로 전체 범죄자의 62.3%에 달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현상은 생계형 무허가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저지른 범죄 중 여성 비율은 14.9%인 데 비해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에는 48.1%에 달해 배우자 유무와 여성 범죄의 연관성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여성이 이혼·사별 후 사회활동에 참가하는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범죄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간통죄도 여성 비율이 47.2%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또 문서위조죄의 여성 비율(24.5%)도 높았다. 이 경우 임대계약서 등을 위조해 소액대출을 받는 등 생계형 범죄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여성이 강간을 저지른 범죄가 전체 범죄자(1만 4329명)의 1%에 육박한 점. 이에 대해 법무부는 “현행법상 여성이 단독으로 남성을 상대로 성폭행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다른 남성과 함께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여기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세계 최고의 코를 가진 개의 특별한 능력은?

    성범죄 현장에서 용의자가 남긴 최소한의 정액을 냄새로 찾아내는 놀라운 경찰견이 화제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18일 ‘라포트 오푸스’라는 이름의 스웨덴 경찰견의 활약상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경찰견은 최근 스웨덴 칼스크로나의 범죄 현장에서 냄새를 맡아 강간 범죄 용의자의 DNA와 정확히 일치하는 증거를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이 용의자(23)는 그 동안 한 여성 피해자에게 오럴 섹스를 강요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 개는 독일산 세퍼드로 지난 한해 동안 맹훈련을 받고 남부 스웨덴에서 유일하게 정액의 흔적을 냄새로 탐지할 수 있는 경찰견으로 길러졌다는 후문이다. 현지 검찰 측은 “라포트가 추적한 증거가 대단히 훌륭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8년 납치 성폭행 딛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18년 납치 성폭행 딛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18년간 납치 감금 성폭행도 그녀의 꿈을 막지 못했다. 어린 시절 성도착증 부부에 납치돼 18년 간 끔찍한 감금생활을 했던 미국여성이 상처를 털어내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 미국 사회에 새로운 희망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모처에 가족과 함께 기거하고 있는 납치 피해자 제이시 두가드(32)는 자신의 굴곡진 인생과 역경에 대해 털어놓고 희망을 이야기한 자서전 ‘도둑맞은 삶’(A Stolen Life)을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펴냈다. 출판을 담당한 사이먼 앤 슈스터(Simon & Schuster)에 따르면 이 책은 출간 첫날에만 17만 5000권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와 함께 오디오북과 e북도 10만권이 팔려 사이먼 앤 슈스터 역대 하루 최다 판매량을 돌파했다. 현재 이 책은 5쇄 약 42만 5000권이 팔린 상태다. 이 책은 두가드가 2009년 구조되기 전까지 겪었던 18년의 끔찍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았다. 두가드는 11세 어린 나이에 필립(60)과 낸시 가리도(55) 부부에 납치된 뒤 그들의 비밀 창고에서 감금돼 가진 수모를 당했다. 소녀는 수차례 강간을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딸 2명을 낳아 길렀다. 소녀의 인생을 짓밟은 필립과 낸시 부부는 각각 종신형과 36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또 캘리포니아 주는 범죄피해자 보상금으로 2000만 달러(한화 211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두가드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딛고 어머니와 두 딸을 데리고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밝은 모습을 보여준 두가드는 어린이를 겨냥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알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출판사는 “두가드의 강인함과 놀라운 회복력이 독자들을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납치 18년만에 풀려난 여성, 베스트셀러 작가 변신

    납치 18년만에 풀려난 여성, 베스트셀러 작가 변신

    어린 시절 성도착증 부부에 납치돼 18년 간 끔찍한 감금생활을 했던 미국여성이 상처를 털어내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 미국 사회에 새로운 희망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모처에 가족과 함께 기거하고 있는 납치 피해자 제이시 두가드(32)는 자신의 굴곡진 인생과 역경에 대해 털어놓고 희망을 이야기한 자서전 ‘도둑맞은 삶’(A Stolen Life)을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펴냈다. 출판을 담당한 사이먼 앤 슈스터(Simon & Schuster)에 따르면 이 책은 출간 첫날에만 17만 5000권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와 함께 오디오북과 e북도 10만권이 팔려 사이먼 앤 슈스터 역대 하루 최다 판매량을 돌파했다. 현재 이 책은 5쇄 약 42만 5000권이 팔린 상태다. 이 책은 두가드가 2009년 구조되기 전까지 겪었던 18년의 끔찍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았다. 두가드는 11세 어린 나이에 필립(60)과 낸시 가리도(55) 부부에 납치된 뒤 그들의 비밀 창고에서 감금돼 가진 수모를 당했다. 소녀는 수차례 강간을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딸 2명을 낳아 길렀다. 소녀의 인생을 짓밟은 필립과 낸시 부부는 각각 종신형과 36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또 캘리포니아 주는 범죄피해자 보상금으로 2000만 달러(한화 211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두가드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딛고 어머니와 두 딸을 데리고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밝은 모습을 보여준 두가드는 어린이를 겨냥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알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출판사는 “두가드의 강인함과 놀라운 회복력이 독자들을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성폭행’ 양아버지, 20년만에 고소한 법대생의 용기

    ‘성폭행’ 양아버지, 20년만에 고소한 법대생의 용기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영국의 한 30대 여성이 어린시절 자신을 성적으로 짓밟았던 양아버지를 20년이나 흐른 최근에야 강간혐의로 고소했다. 주위의 만류와 비난에도 굴하지 않았던 이 여성의 용기는 신고를 주저하는 다른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현지시간) 이스트 런던에 사는 티나 렌튼(36)은 양아버지 데이비드 무어(59)에 14년 징역형이 확정되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어린시절 무려 9년 간 양아버지에게 숱한 성적인 학대를 받아왔던 렌튼은 이제야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시련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어머니와 결혼하면서 한집에 살게 된 무어는 6세 렌튼에 짐승짓을 서슴지 않았다. 렌튼은 어머니와 선생님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었지만 소녀의 아픔은 외면당했고, 학대는 집을 떠나기 직전인 15세까지 계속됐다. 19세 때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된 렌튼은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이후 그녀는 어린 시절 학대의 아픔을 품은 채 가정주부로 살아가다가 2006년에야 에식스대학 법학과에 입학,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법을 전공하면서 정의의 가치에 눈을 뜬 렌튼은 양아버지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양아버지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는 남아있었지만 주변의 만류가 적지 않았던 것. “어머니와 여전히 살고 있는 양아버지를 왜 고소하려고 하냐.”는 주위의 원망도 있었다. 하지만 렌튼은 6개월 동안 학대증거 수집 등 소송준비를 한 뒤 무어를 법정에 세웠다. 그녀는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성적학대로 인한 트라우마는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 나의 어린 시절을 짓밟은 양아버지를 처벌하지 않고는 내 인생을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결심이유를 밝혔다. 성매매 방지법(Sexual Offences Act)에 따라 로튼은 유죄가 확정됐다. 렌튼은 판결에 만족해했다. 15세, 16세 아들도 그녀의 용기와 선택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나와 같은 피해를 입은 어린이나 여성들이 정의의 이름으로 당당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만취女 모텔 끌고 갔다고 강간의도 있다 단정 못해”

    “만취女 모텔 끌고 갔다고 강간의도 있다 단정 못해”

    술에 취한 여성을 모텔 객실로 끌고 간 것만으로는 강간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조경란)는 술자리에 함께한 여성 A(43)씨를 강제로 모텔로 끌고 가는 등 강간상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홍모(42)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홍씨가 피해자를 끌고 모텔 객실로 데려간 점만으로는 강간의 의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홍씨와 피해자가 술자리에서 스킨십을 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있는 점, 홍씨가 피해자를 모텔 출입구 계단에 두고 객실을 오가는 동안 피해자가 집에 가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었던 사실 등을 볼 때 피해자를 설득해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지려고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홍씨가 바닥에 넘어진 피해자를 잡아 끌어당겨 객실 입구까지 끌고 간 정도이고, 피해자가 모텔 주인에게 급박하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 등을 봐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해죄에 대해서는 “모텔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 나타난 정도로는 입증하기 어렵고, 술집에서 나와 모텔로 가는 과정에서 여러 번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사실 등을 볼 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강간당할 뻔한 7살 소녀 구한 슈퍼 할머니

    강간당할 뻔한 7살 소녀 구한 슈퍼 할머니

    독일 서부 듀이스브르크에서 강간 당할 뻔한 7살 어린 소녀를 85세 할머니가 구해 화제다. 7살 소녀를 강간하려던 사람은 27세의 남자로 최근 4년의 형기를 마치고 나온 전과자. 할머니는 이 남자와의 격투로 팔이 부러지고 온몸이 멍드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 주 금요일(현지시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할머니는 길을 가다 풀숲으로 한 7살 소녀를 강제로 끌고 가는 남자를 목격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할머니는 이 남성과 몸싸움을 벌였고 주변 사람이 몰려들어 결국 남자는 도망갔다. 몸싸움의 여파로 할머니는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 입원했으며 소녀는 무사했다.     이 남자는 현장에서 도주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이 사건은 현지언론에 대서특필 되었으나 할머니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자신의 신원 공개와 인터뷰를 거절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술 취한 여자 모텔 끌고가도 강간 아니라고?

    술 취한 여자 모텔 끌고가도 강간 아니라고?

     술에 취한 여성을 모텔 객실로 끌고 간 것만으로는 강간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조경란)는 술자리에 함께한 여성 A(43)씨를 강제로 모텔로 끌고가는 등 강간상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은 홍모(42)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홍씨가 피해자를 끌고 모텔 객실로 데려간 점만으로는 강간의 의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홍씨와 피해자가 술자리에서 스킨십을 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있는 점, 홍씨가 피해자를 모텔 출입구 계단에 두고 객실을 오가는 동안 피해자가 집에가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었던 사실 등을 볼 때 피해자를 설득해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지려고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강간을 위한 폭행·협박이 있었는지에 대해 “홍씨가 바닥에 넘어진 피해자를 잡아 끌어당겨 객실 입구까지 끌고 간 정도이고, 피해자가 모텔 주인에게 급박하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 등을 봐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해죄에 대해서는 “모텔 CCTV 동영상에 나타난 정도로는 입증하기 어렵고, 술집에서 나와 모텔로 가는 과정에서 수회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사실 등을 볼 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지난해 6월 지인과 가진 술자리에서 A씨가 술에 취하자 강간하기도 마음먹고 모텔로 데려가면서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술집 화장실에서 있었던 강제추행상해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강간상해에 대해서는 “죄질이 불량하고, 변명으로 일관한다.”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홍씨는 “술에 취한 피해자를 재우기 위해 모텔로 데려갔을 뿐 강간 의도가 없었고,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할 정도로 폭행한 사실도 없다.”면서 항소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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