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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기획사 횡포 방지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법’ 윤곽

    연예기획사 횡포 방지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법’ 윤곽

    “‘그녀’가 죽었습니다.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상식이 깨진 연예계, 더 나아가 부조리한 사회에 모두가 분노했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영화 ‘노리개’ 중) 연예기획사의 횡포를 막자는 이른바 ‘장자연 법’ 제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연예계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법을 제정하자는 쪽은 2009년 3월 여배우 장자연의 죽음으로 자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음성화된 성상납 문제 등을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고,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풍토를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 일정 요건 이상을 갖춘 연예기획사의 활동만을 허용하는 ‘등록제’를 추진 중이다. 현행 신고제에서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반면 법 제정을 우려하는 쪽은 진입장벽을 높이게 되면 기존 연예기획사들의 기득권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장자연 법’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이 지난 2일 공동으로 연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 지원법’ 공청회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핵심은 대중문화 제작업과 기획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예기획사 등록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필터링을 거쳐 등록된 연예기획사는 행정기관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장자연이 소속됐던 연예기획사나 그간 문제를 일으킨 연예매니지먼트 회사 대부분이 일정 규모 이상을 갖췄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을 높이는 등록제가 어느 정도 유효하겠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행정지도가 실효성을 띨 수 있느냐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연예기획사는 1000여개에 이른다. 현행법상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별도의 설립요건이 없다. 제정 법안은 일정 자본이나 전문성을 가진 사업자만 시장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법안은 또 열등한 위치에 놓인 여성 대중문화예술인(연예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형법상 강간죄나 강제추행죄와 별도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했다. 제17조 ‘금지행위’는 대중문화예술사업자나 제작진이 연‘예인에게 ‘이익의 제공’이나 ‘약속’ 또는 ‘불이익의 위협’을 통해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황승흠 국민대 법학부 교수는 “기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선 연예인이 (캐스팅 등) 특정 이익과 관련된 성행위를 할 경우 성을 파는 행위로 치부됐고, 연예인이 먼저 은밀한 성행위 알선을 입증해야 알선자 처벌이 가능했다”면서 “새 법에선 처벌 특례조항을 둬 피해 연예인이 면책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안은 만 15세 미만 청소년이 대중문화예술에 종사하면 일주일에 35시간 넘게 일하지 못하게 해 학습권, 휴식권, 수면권 등을 보장했다. 표준계약서 보급, 정기적 산업 실태 조사 등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2년 공정거래위가 일정 기준을 제시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졌다”면서 “등록제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여성 연예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와 경제적 착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예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아이돌그룹 SS501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김형준은 “가수로서 꿈을 키울 무렵 기획사를 발로 찾아다니며 오디션도 보고 길거리 캐스팅도 됐다. 당시에 사람들이 했던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등록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공진 연예매니지먼트협회 부회장도 “‘장자연 사건’ 이후 관련 협회 간 논의가 이뤄졌으나 이견이 많았다”면서 “현실과 법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등록제가 필요하고, 연예 매니저와 사업자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연기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기자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회의 온갖 모순이 함축된 연예계의 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선 연예기획사를 비롯한 방송사 등 사회 구성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연예인의 성상납과 관련해선 사회 고위층 등 수요자를 직접 처벌하는 특례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원로 연기자도 “문제의 본질은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법의 구제를 받기 전에 사회적 강자들로부터 보복당한다는 데 있다. 제보자의 신원을 지켜주는 등 보다 현실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성폭행 혐의’ 박시후, ‘A양 신상 유출’ 혐의로 또 피소

    ‘성폭행 혐의’ 박시후, ‘A양 신상 유출’ 혐의로 또 피소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36·본명 박평호)씨가 시민단체에 의해 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바른기획연구소는 2일 “박씨측이 수사과정에서 고소인 A(22·여)씨의 신상을 계획적으로 노출했다”면서 박씨와 후배 김모(24)씨, 박씨측 변호인 3명 등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서울 서부경찰서에 고발했다. 바른기획연구소는 지난해 11월 평등원칙 실현, 사회적 약자의 권익보호 등을 표방하며 설립된 단체다. 최근에는 사법시험 존치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씨 등은 편집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치밀하게 준비해 언론 플레이를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 등을 노출한 사실은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객관적인 증거 없이 마치 경찰이 편파수사를 하는 것 처럼 언론 플레이를 해 경찰 신뢰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는 등 불신 풍조를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박씨와 지난 2월 후배 김씨의 소개로 알게 된 A씨와 술자리를 가진 뒤 자신의 집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김씨 역시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준강간·강간치상 혐의를, 김씨는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미주통신] 뉴욕주 흉악 범죄자들 돌아온다

    1980년대 살인, 강간 등의 중대 범죄를 저지른 흉악 범죄자들이 형량이 만기가 되어 출소하는 비율이 높아져 시민 안전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주 당국은 2012년에 뉴욕시에 주거를 둔 230명의 살인, 성폭행 범죄자들이 풀려났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에 풀려난 193명에 대비하여 20%나 증가한 수치이다. 이들 흉악 범죄자들의 출소가 느는 이유는 이들이 대부분 1980~1990년대 뉴욕시의 악명높은 범죄 전성기 시절에 감옥에 투옥된 관계로 25년 정도의 형량을 마치고 만기 출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에 시민들이 다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관계 당국은 1985년부터 2005년 사이 56만여 명의 범죄자들이 출소했으나, 중범죄로 다시 기소된 사람은 4.2%에 불과하다며 무조건 위협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시 당국은 이들 흉악 범죄자들이 출소 후 거주하게 되는 지역은 법에 따라 일반 시민은 알 수 없으나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폭행 관련 범죄자는 자진해서 자신의 주거지를 신고해야 한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새달 ‘묻지마 살인’ 최고 무기징역

    다음 달부터 사람을 이유없이 잔인하게 살해한 사람은 별다른 가중사유가 없더라도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게 된다. 또 13세 이상 아동·청소년을 강간 살해했다면 가중사유가 없더라도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 제48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살인범죄·성범죄 수정 양형기준안’을 최종 의결했다. 새 양형기준은 살인죄는 5월부터, 성범죄는 6월부터 적용된다. 양형위는 살인죄의 징역형 기본구간을 ▲보통동기 살인 10∼16년 ▲비난동기 살인 15∼20년 ▲중대범죄 결합 살인 20년 이상 또는 무기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 23년 이상 또는 무기 등으로 기존보다 높였다. 현행 기본 양형기준은 보통동기 살인 9~13년, 중대범죄 결합 살인 17~22년 등이다. 양형위는 가중요인이 있으면 보통동기에 의한 살인죄도 무기 이상이 가능하도록 양형기준을 올렸고, 가중요인이 있는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은 무기 이상만 가능하도록 정했다. 13세 이상 청소년에 대한 강간 등 살인은 ‘중대범죄 결합 살인’ 양형기준을 적용한다. 양형위는 또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 중 강간죄는 기본 권고형량을 8∼12년, 강제유사성교죄는 6∼9년, 강제추행죄 4∼7년, 의제강간죄 2년 6개월∼5년, 의제강제추행죄 8개월∼2년으로 정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찰 주지승들도… 12년만에 만난 친아버지도 지적장애 그녀에겐 ‘짐승’이었다

    지적장애 2급인 A(28·여)씨는 11세 때인 1996년 장애를 이유로 가족의 손을 떠나 전남 순천의 한 사찰에 맡겨졌다. A씨는 청소와 부엌일, 텃밭 가꾸기 등을 하며 성장했고 정규 교육은 전혀 받지 못했다. A씨의 비극은 전남 함평의 다른 절로 옮겨 가면서 시작됐다. 이 절의 주지승인 황모씨는 A씨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가족들이 연락을 끊는 바람에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 황씨 외에 절을 찾은 일부 신자들도 A씨에 대한 성폭행에 가담했다. 2008년 황씨가 죽은 뒤 새로 주지승이 된 김모(62)씨도 전임자의 악행을 되풀이했다. 2008년 4월 A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의 품을 떠난 지 12년 만에 아버지 B(57)씨와 다시 만났다. 하지만 아버지도 천륜을 저버렸다. 딸을 집에 데려오고 두 달 뒤부터 딸을 성추행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성폭행까지 시도했다. A씨의 사정이 알려지면서 검찰은 B씨를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과 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주지승 김씨는 장애인준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정보공개 5년을 명령했고 B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징역 4년과 정보공개 4년이 선고된 김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형량만 징역 3년으로 감형하고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김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양형이 과도하다는 주장은 상고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2011년 9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때 전북 응원석에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종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를 발견한 세레소 오사카 측의 항의로 플래카드는 바로 제거됐지만 이 사진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일본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한 일본 주재 한국 대사관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문화관광부를 통해 전북 구단에 사과성명 발표와 축구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요구했다. 전북 구단은 곧바로 오사카 구단에 유감을 표했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제의 플래카드를 제작·게시한 사람의 신원도 파악해 공개 사과하는 장면을 한·일 미디어를 통해 보도하게끔 조치했다. 한·일 간 외교문제가 될 뻔한 플래카드 사건의 여파는 이내 잦아들었다. 이번에는 일본 극우세력이 우리를 자극했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회’(이하 재특회) 간부가 지난달 24일 오사카에서 열린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시위에서 “한국인 여성을 강간하라”는 발언을 내뱉으며 시민들을 선동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아무리 극우단체라지만 그런 말을 했을까”라며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동영상을 직접 보고는 차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우익 남성의 발언은 일본 누리꾼들에게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재특회를 비난하는 댓글도 쇄도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자국에 불리한 이 사건을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재특회가 공식사죄를 하거나 문제의 남성을 제명하는 최소한의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사안을 처리하는 모습만 보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수준이 일본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재특회가 속한 ‘네트 우익’은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네트 우익’ 참가자 대부분이 일정한 직업이 없는 ‘프리타’(프리 아르바이터)이며, 부모에게 얹혀사는 ‘워킹 푸어’(working poor)라는 점을 들어 그들의 존재감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민족파를 자처하는 ‘전통 우익’ 등은 뚜렷한 조직도 없이 그때그때 이슈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네트 우익’을 ‘거품 우익’이라고 조롱한다. 하지만 ‘네트 우익’의 주장이 ‘건전한 내셔널리즘’의 틀을 일탈해 극단적인 민족 차별주의로 변질되고 있는 현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극우 세력의 행동을 철없는 짓으로만 보고 무시하기에는 이들의 일탈 행위가 이미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번 오사카 집회에서의 발언에 대해서도 재특회와 당사자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여성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도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앞으로 극우 세력의 과격 행동과 발언에 대해 외교문제로 삼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사법 당국이 재특회에 대한 법적 제재를 강화하게끔 일본 정부를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일본 극우세력의 발목을 묶을 수 있다. 부임을 앞두고 있는 이병기 신임 주일본대사가 특히 명심해야 할 점이다.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부부 강간/육철수 논설위원

    남녀가 잠깐의 만남을 갖는 것은 전생에 10년의 인연이, 한 번 식사를 같이 하면 전생에 100년의 인연이, 함께 하룻밤 잠자리에 들었다면 전생에 1000년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면 남녀가 결혼해서 거의 매일 식사를 같이 하고, 한 이불 속에서 동침하며 백년해로하면 대체 전생에 얼마나 긴 세월 동안 인연이 있었던 것일까. 계산이 참 복잡하다. 부부의 인연은 이렇게 전생에 이어 현생에서도 보통 친밀한 사이가 아니란 뜻일 게다. 그래서 옛 시인들은 애정이 두터운 부부를 일컬어 거문고(금·琴)와 비파(슬·瑟)처럼 화음이 잘 맞는 악기에 비유하곤 했다. 하지만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정신과 육체를 교감하더라도 한평생 붙어 살다보면 꼭 즐거움만 있지 않은 게 또한 부부 사이일 터. 서로 사랑이 깊을 땐 일심동체겠지만, 싫증이 나서 돌아서면 남남이고 간혹 철천지원수로 변해 서로의 인생까지 망치면 악연도 그런 악연이 없을 것 같다. 부부 강간이 요즘 화제다. 2년 전 아내(42)와 다투다가 부엌칼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남편(46)이 항소심에서 유죄(특수강간죄) 판결을 받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대법원은 사회적 파장이 워낙 클 것으로 예상했는지 지난 18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대법관과 검사, 변호인, 로스쿨 교수 등 내로라하는 법률가들이 총출동해 법리논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재판과는 별개로 자녀를 둘이나 둔 40대 부부라면 결혼생활의 지혜를 어느 정도 터득했을 법한데, 사랑스럽고 은밀하게 간직해야 할 부부의 성관계를 법정까지 끌고 와 뭇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 것 자체가 안타깝다. 몇년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니 남편 10명 중 3명꼴로 싫다는 아내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 한다. 100명 중 3명은 흉기나 폭력을 써서 관계를 가졌단다. 별별 부부가 다 있다더니 놀라운 사실이다. 여필종부 시대도 아닌데 단지 부부라서 강제로 관계를 가진다면 뭐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부부간에 거짓 사랑과 욕망이 앞서면 반드시 화를 부르는 법이다. 혼인에는 성관계가 의무적으로 포함된다지만 흉기까지 허용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부부 사이엔 인격도 성(性)도 동등하며, 신뢰와 사랑은 바로 여기서 싹튼다. 부부의 특수관계를 내세워 ‘폭력의 성’을 휘두른 남편을 무죄라고 주장하는 법률가들은 용어에만 얽매이지 말고 법조문 속에 숨겨진 인권부터 찾아 보시라. 부부의 성적(性的) 의무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과 존중의 의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수원여대생 성폭행 피고인 2명 공모 인정 안돼 항소심서 감형

    술에 취한 여대생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2명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주현)는 18일 특수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모(28)씨와 신모(25)씨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과 징역 6년으로 감형했다. 10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 명령은 유지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같이 술을 마시던 여대생(당시 21세)이 만취하자 모텔로 데려가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7시간 넘게 모텔 객실에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만에 숨졌다. 재판부는 고씨와 신씨의 준강간미수 공동 범행과 고씨의 준강간 단독 범행을 각각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기 방어를 할 수 없는 심신 상실 상태의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 승낙·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인정된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으나 1심과 달리 이들이 공모하지 않았다는 일부 주장을 받아들여 “고씨의 준강간 행위는 신씨와 공모한 것이 아니라 고씨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며 감형 사유를 밝혔다. 피해자의 아버지(51)는 “지난해 8월부터 계속 탄원서를 냈는데도 피고인들이 감형을 받았다”면서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추가 기소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원통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씨와 신씨가 피해자의 사망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당초 ‘준강간치사죄’가 아닌 ‘준강간죄’만을 적용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동훈)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반성을 하지 않아 초범이지만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특수준강간죄에 대한 권고형(징역 6~9년)을 넘는 형량을 선고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폭력동반 성관계 의무 없다” vs “아내는 강간죄 대상 아니다”

    “폭력동반 성관계 의무 없다” vs “아내는 강간죄 대상 아니다”

    법률상 혼인관계가 유효한 상태에서의 부부 간 강제적 성관계에 대해 죄를 물어 처벌할 수 있을까.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는 ‘부부 강간’ 사건을 둘러싸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지금까지 법원은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거나 사실상 이혼에 합의한 상황 등에 한해 강간죄를 인정했을 뿐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는 강간죄를 인정한 적이 없었다. A(45)씨는 2001년 B(41·여)씨와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뒀다. A씨 가족의 생활은 순탄한 듯했으나 2008년부터 아내의 늦은 귀가를 두고 부부싸움이 잦아졌다. A씨는 2011년 11월 말다툼 끝에 흉기로 B씨를 위협하며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A씨의 이런 행동은 이틀 뒤 또 반복됐다. 검찰은 A씨를 특수강간죄로 기소했다. 1심 법원은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도 유죄는 인정했으나 형량은 3년 6개월로 낮췄다. 하지만 A씨는 지금까지 법원이 정상적인 부부 간의 강간을 죄로 인정한 적이 없었음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A씨 측 신용석 변호사는 공개변론에서 “법원은 60년 이상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부부 강간죄는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려운 만큼 이를 인정한다면 대부분의 이혼 사건에서 부부 강간이 주장되는 등 악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부생활은 가장 은밀한 사생활에 해당하고 성범죄는 살인죄보다 형벌이 무겁다”면서 “부부 강간까지 인정하는 것은 형법의 보충성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 참고인으로 나선 윤용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부산지법에서 부부 강간을 인정한 판결(실질적 부부관계는 아닌 사건)을 예로 들며 “당시 유죄판결을 받은 남편이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부부 간의 문제를 반드시 형벌로 규제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교육 등 다른 방법을 우선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측 대표로 나온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형법에서 강간죄의 객체는 부녀(婦女)”라면서 “법률상 아내를 강간죄의 객체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검찰 측 참고인인 김혜정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가 내밀한 사생활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폭력과 협박까지 사생활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선고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흉기들고 강제로 성관계 한 남편, 檢 “범죄행위” vs 변호인 “사생활” 공방

    흉기들고 강제로 성관계 한 남편, 檢 “범죄행위” vs 변호인 “사생활” 공방

    결혼을 하고 혼인신고까지 한 부부간의 강간을 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는 ‘부부 강간 사건’을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갔다. 지금까지 법원은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거나 사실상 이혼에 합의한 상황에 한해 강간죄를 인정했을 뿐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된 상태에서 부부간 강간죄를 인정한 판례는 없다.  A(45)씨는 2001년 B(41·여)씨와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뒀다. A씨 가족의 생활은 순탄한 듯했으나 2008년부터 아내의 늦은 귀가를 두고 부부싸움이 잦아졌고, 급기야 A씨는 2011년 11월 말다툼 끝에 흉기로 B씨를 위협하며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A씨의 이런 행동은 이틀 뒤 또 반복됐다. 검찰은 이런 A씨를 특수강간죄로 기소했다. 1심 법원은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징역 6년에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했고, 2심 법원도 유죄는 인정했으나 형량은 3년 6개월로 낮췄다.  하지만 A씨 측은 지금까지 법원이 정상적인 부부간의 강간을 죄로 인정한 적이 없었음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A씨 측 신용석 변호사는 이날 공개변론에서 “법원은 60년 이상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해석을 통해 처벌범위를 넓히는 것은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부부 강간죄는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려운 만큼 이를 인정한다면 대부분의 이혼 사건에서 부부 강간이 주장되는 등 악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부생활은 가장 은밀한 사생활에 해당하고 성범죄는 살인죄보다 형벌이 무겁다”면서 “부부 강간까지 인정하는 것은 형법의 보충성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 참고인으로 나선 윤용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산지법에서 부부 강간을 인정한 판결(실질적 부부관계는 아닌 사건)을 예로 들며 “당시 유죄판결을 받은 남편은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부부간의 문제를 반드시 형벌로 규제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교육 등 다른 방법을 우선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측 대표로 나온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형법에서 강간죄의 객체는 부녀(婦女)”라면서 “법률상 아내를 강간죄의 객체에서 제외할 이유는 없다”고 맞섰다. 검찰 측 참고인인 김혜정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가 내밀한 사생활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폭력과 협박까지 사생활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개변론 내용을 바탕으로 법리를 검토한 뒤 선고기일을 지정할 예정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속보]’수원 여대생 성폭행’ 피고인들 2심서 감형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주현)는 18일 술에 취한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28)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함께 기소된 B(25)씨의 형량도 징역 10년에서 징역 6년으로 줄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당시 몸을 가눌 수 없이 취해 항거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한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감형했다”고 설명했다. A씨와 B씨의 준강간미수 공동 범행과 A씨의 준강간 단독 범행을 각각 유죄로 판단한 재판부는 “두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법적으로 엄격한 책임을 묻기 어렵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한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술을 같이 마신 피해 여대생이 만취하자 모텔로 데려가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7시간 넘게 모텔에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만에 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식칼로 남편 ‘남성’ 자른 ‘무서운 마누라’ 결국…

    식칼로 남편 ‘남성’ 자른 ‘무서운 마누라’ 결국…

    식칼로 남편의 ‘남성’을 잘라버린 ‘무서운 마누라’가 법정에 섰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LA 법정에 한 베트남계 여성이 출두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화제의 여성은 지난 2011년 7월 남편의 ‘남성’을 잘라버린 혐의의 캐서린 끼에우(50). 과거 LA 남동쪽 가든 글러브에서 피해자(60)와 살았던 그녀는 당시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침대에 묶은 후 ‘남성’을 잘라 버렸다. 그녀의 무서운 행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잘린 ‘남성’을 음식물 처리기에 넣어 접합 수술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후 남편은 병원으로 후송돼 목숨은 건졌으나 다시는 성생활을 할 수 없는 불구가 됐다. 당시 그녀가 무자비한 행동에 나선 이유는 바로 남편이 과거 여자친구를 만나 자신과 이혼을 준비 중이었다는 것. 이에 분노한 그녀가 녹음기까지 설치해 상황을 녹음하며 주도 면밀하게 남편을 잔인한 방법으로 ‘응징’한 것이다. 이날 재판에 나선 끼에우 측 변호인은 혐의를 순수히 인정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피고인이 과거 베트남 전쟁을 겪었으며 강간, 고문 등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어 정신적으로 황폐하다.” 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현지언론은 만약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면 끼에우는 최고 종신형을 받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뉴스팀 
  • “술 취했다고” 감형… “범죄 전력 없다고” 감형

    “술 취했다고” 감형… “범죄 전력 없다고” 감형

    법원의 양형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은 ‘조두순 사건’이 대표적이다. 2008년 12월 조씨가 경기 안산에서 등교 중이던 나영이(당시 8살·가명)를 납치해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사건이다. 조씨는 당시 반항하는 나영이를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졸라 실신시킨 뒤 성폭행했다. 나영이는 이 성폭행으로 항문과 대장, 생식기의 80%가 훼손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조성됐으나 당시 검찰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검찰보다는 관대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조씨가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고, 검찰의 항소 포기로 형이 확정됐다. 이를 두고 일반 국민은 물론 국회의원들도 “법원이 국민의 법 감정에 맞지 않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나주에서 여자 초등학생을 납치, 성폭행한 ‘고종석 사건’도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배치된다는 솜방망이 양형 논란을 일으켰다. 고씨는 집에서 자고 있는 A(당시 8세)양을 이불째 납치한 뒤 인근 다리 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고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피해 학생이 사망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두 차례의 절도죄 외에 특별한 범죄 전력이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고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이 오는 7월까지 전국 법원의 7개 합의부와 8개 단독 재판부를 지정해 양형심리 모델을 시범 적용한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일반 국민의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전국 형사법관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3세 미만 어린이에게 추행, 강간 등 성범죄를 저질러 1심 재판을 받은 피고인 468명 중 절반에 가까운 225명(48.1%)이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보다 6.8% 포인트 오른 수치다. 당시 형사법관들은 이 통계를 바탕으로 성범죄 사건 재판 시 국민의 법 감정을 조금 더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 서울의 한 판사는 “현재 양형심리는 유·무죄 판단에 중요한 증거조사 절차와 함께 진행되는데 양형심리 절차가 증거조사 절차보다 경시되는 경향이 있어 성범죄 등 강력범죄의 양형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우선 강력범죄의 양형에 대해 사건 쌍방의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재판에 대한 만족도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주말 영화]

    ■타임 투 킬(EBS 토요일 밤 11시) 두 인종차별주의자 빌리 레이 콥과 피트 윌러드는 미시시피 시골에서 토냐 헤일리라는 10세 흑인 소녀와 마주친다. 이들은 토냐를 강간하고 폭행한 후 강물에 던져 버린다. 토냐는 간신히 목숨을 구하고 범인들은 체포된다. 토냐의 아빠인 칼 리 헤일리는 백인 변호사 제이크에게 자문을 한다. 하지만 비슷한 범죄가 무죄 방면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복수를 감행하기로 한다. 칼은 총을 구해 법원에 가서 범인 두 명을 직접 사살하고 경찰 한 명에게 심한 부상을 입히고 나서 순순히 체포된다. 이 사건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다. 이 일로 칼의 변호를 맡은 제이크는 KKK 단원들의 위협에도 칼의 변호를 계속한다. 그러나 칼은 제이크 역시 다른 백인들과 다를 바 없는 편견으로 가득 차 있으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그를 변호사로 택했다고 말한다. 칼은 제이크가 보기에 무죄 평결이 나올 만한 변호라면 배심원들도 같은 평결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철의 여인(KBS1 일요일 밤 12시 20분) 스물여섯의 야심만만한 옥스퍼드 졸업생 마거릿은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나가지만 낙선하고 만다. 실망한 그녀를 눈여겨본 사업가 데니스는 평생의 후원자가 되기로 약속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남편의 전폭적 지지 속에 마거릿은 꿈에 그리던 의회 입성에 성공한다. 이어 모두가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되고, 연거푸 3선에 성공해 ‘철의 여인’이라 불리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신념과 정책을 당당히 추진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이들과 격렬하게 대치하고 각료들은 11년간 지켜 온 총리직에서 물러나라고 종용하기에 이른다. ■상사부일체(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드디어 대학교 졸업장을 따고 강남을 맡게 된 계두식. 조직의 구조를 글로벌하게 만들라는 큰형님 명령에 따라 ‘대기업 벤치마킹 프로젝트’를 강행하게 된다. 바로 조직원 중 한 명을 대기업에 입사시켜야 한다. 이에 모든 조직원들은 유일한 4년제 대학졸업자 두식을 연호한다. 그렇게 대기업에 위장 입사한 두식. 그러나 부서 배정의 오류로 기대했던 기획실이 아닌 보험영업을 맡게 된 두식은 조직원을 동원해 창립 이후 사상 유례없는 첫달 500건이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올린다. 한편 친하게 지내던 만년 대리 김 대리와 입사 동기 수정에 대한 박 소장의 횡포는 더욱 심해지고, 결국 김 대리는 구조조정을 당한다.
  • 올레길 살인범 23년형 확정…‘주부 살해범’ 2심도 무기징역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 올레길 여성 관광객 살인범 강모(47)씨와 대낮에 가정집에 침입해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진환(43)에게 각각 징역 23년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1일 제주 올레길에서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씨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3년과 정보공개 10년, 전자발찌 착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강간 범의를 가지고 폭행에 착수한 사실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지 않고 피고인의 범행 동기나 수단, 결과 등에 비춰 보면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의 항소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은 판단도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지난해 7월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 1코스에서 A(40·여)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하고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훼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강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양형 부당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재판부에 욕설을 퍼붓다 법정모독죄로 감치 20일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 10부(부장 권기훈)는 이날 서진환의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1심의 신상정보공개 10년 및 전자발찌 착용 20년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실낱같지만 교화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춰 사형 선고만은 면하되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서진환은 지난해 8월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30대 주부 A씨가 유치원에 가는 자녀를 배웅하는 사이 집 안에 들어가 숨어 있다가 귀가한 A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부부간 강간죄’ 대법원도 첫 인정할까

    결혼한 여성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이 중시되면서 ‘부부 간 강간죄 성립’ 여부를 놓고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실시한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는 11일 아내와 잦은 불화를 겪던 중 밤늦게 귀가한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A(45)씨의 상고심에 대한 공개 변론은 18일 갖는다고 밝혔다. A씨는 2001년 B(41·여)씨와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아내의 귀가가 늦어지면서 부부싸움이 잦아졌다. 불만을 갖고 있던 A씨는 B씨가 또다시 늦게 귀가하자 흉기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가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6년에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를 인정했으나 징역 3년 6개월로 형량을 낮춰 선고했다. 1·2심은 공통적으로 “민법상 부부는 성생활 의무를 포함한 동거의무가 있지만, 형법에서는 강간죄 객체를 ‘부녀’로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제한이 없어 ‘법률상 처’가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며 “폭행·협박 등으로 억압해 강제로 성관계를 할 권리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가 판결에 불복, 상고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최종 판단만 남은 상태다. 종전 판례는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거나 사실상 이혼에 합의한 상황에 한해 강간죄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부부 간 강간죄를 인정한 판례는 없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개변론에서는 부부관계의 특수성, 부부 간 성의 의미, 결혼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놓고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번 공개변론에서 이건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과 김혜정 영남대 교수 등 전문가를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한편 대법원은 사안의 성격을 감안해 중계방송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아내에게 부엌칼 위협, 강제 성관계 했다면

     결혼한 여성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이 중시되면서 ‘부부 간 강간죄 성립’ 여부를 놓고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실시한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는 11일 아내와 잦은 불화를 겪던 중 밤늦게 귀가한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A(45)씨의 상고심에 대한 공개 변론은 18일 갖는다고 밝혔다.  A씨는 2001년 B(41·여)씨와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아내의 귀가가 늦어지면서 부부싸움이 잦아졌다. 불만을 갖고 있던 A씨는 B씨가 또다시 늦게 귀가하자 흉기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가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6년에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를 인정했으나 징역 3년 6개월로 형량을 낮춰 선고했다. 1·2심은 공통적으로 “민법상 부부는 성생활 의무를 포함한 동거의무가 있지만, 형법에서는 강간죄 객체를 ‘부녀’로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제한이 없어 ‘법률상 처’가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며 “폭행·협박 등으로 억압해 강제로 성관계를 할 권리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가 판결에 불복, 상고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최종 판단만 남은 상태다.  종전 판례는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거나 사실상 이혼에 합의한 상황에 한해 배우자에 대한 강간죄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부부 간 강간죄를 인정한 판례는 없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개변론에서는 부부관계의 특수성, 부부 간 성의 의미, 결혼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놓고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번 공개변론에서 검사와 변호인 외에 이건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과 김혜정 영남대 교수, 윤용규 강원대 교수 등 전문가를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한편 대법원은 사안의 성격을 감안해 중계방송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팔 더듬으면 벌금 1000만원, 女엉덩이 만지면…

    여자 엉덩이 만지는 건 무죄, 팔 더듬으면 벌금 1000만원! 연예기획사 팀장급 매니저가 걸그룹 연습생의 팔을 더듬은 혐의로 최근 형사처벌을 받았다.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이 매니저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 매니저는 지난해 여름 5인조 걸그룹 멤버로 정식 데뷔를 앞둔 연습생 A양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고소됐다. A양은 경찰에서 그가 짧은 바지를 입고 온 자신을 향해 “이게 바지냐 팬티냐”라고 말하면서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했다. 격분한 A양으로부터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한 매니저는 미성년자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때리고 뱃살을 쳐다본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천대엽)는 A양의 진술 중 “팔뚝 안쪽을 만져서 기분이 나빴다”는 부분은 실체적 진실에 가까운 것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팔을 만진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 행사에 해당한다”면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행동”이라고 판시했다. 또 “연예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도 굳이 신체접촉을 정당화할 어떤 명분도 없고 미필적으로나마 A양을 추행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A양이 “엉덩이에 손을 댔다”고 진술한 부분은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양의 진술이 엎치락뒤치락 엇갈린데다 상황을 과장하고 왜곡했을 가능성이 있어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소속사가 바뀌고 데뷔가 늦어진데다 수 차례 무단이탈로 회사측이 거액의 보증금을 요구하자 무리하게 매니저를 고소했다는 주장도 참작됐다. 최근 탤런트 박시후(36·본명 박평호)가 준강간 및 강간 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데 이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수 고영욱(37)도 10일 징역 5년에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더 엄격해지고 있다. 한순간의 유혹을 못 이겨 성범죄를 저질러 인생을 망치는 경우는 연예계만의 일이 아니다.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는 “이성과 단 둘이 있는 자리는 피하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무런 일이 없었는데도 상대가 앙심을 품고 성추행을 당했다고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가오는 노출의 계절, 뭇 남성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네이버와 언론 생태계/김태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네이버와 언론 생태계/김태균 사회부 차장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정 분야에서 자국산에 보여주는 로열티는 좀 유별난 데가 있다. 이를테면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조 후지오 회장은 “한국에 가면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의 90%가 한국산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이런 나라는 한국 말고는 일본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세계 최대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는 한국의 높은 국산 담배 선호도에 혀를 내두른다. 그들에게 한국은 ‘말보로가 성공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인터넷 포털 ‘네이버’다. 현재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70%, 페이지뷰 점유율은 45%에 이른다. 국내 인터넷 인구 3500만명 중 2500만명이 네이버를 인터넷 시작 페이지로 설정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검색시장을 석권한 미국의 구글이 한국에서 고작 5%대 점유율에 머물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네이버가 초기화면의 뉴스 서비스를 기존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개편한 지 1주일이 지났다. 네이버는 이달 1일부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도배질되던 뉴스캐스트를 언론사 제호 아이콘을 클릭해 직접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야만 뉴스를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언론과 뉴스의 다양화 등을 내걸고 2009년 초부터 운영된 뉴스캐스트는 그동안 폐해가 만만치 않았다. 모든 언론사들이 방문자와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해 선정성과 자극성으로 무장하고 볼썽사나운 호객(呼客)의 무한경쟁을 벌였다. 이는 ‘다음’, ‘네이트’ 등과 달리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직접 연결되는 ‘아웃링크’(out-link) 방식이어서 독자들의 클릭 자체가 해당 언론사로서는 광고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널리 지적받아온 것처럼 ‘알고 보니’, ‘결국’, ‘충격’, ‘경악’, ‘알몸’, ‘성기’, ‘강간’ 등 민망한 단어들이 동원되고 침소봉대와 견강부회의 제목이 난무했다. 뉴스스탠드로 바뀌고 난 뒤 지난 1주일간 언론사들의 방문자와 뉴스 페이지뷰는 예상대로 급격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한 인터넷 조사기관의 집계를 보면 뉴스캐스트가 없어지기 전 카테고리별 방문자 수에서 줄곧 ‘종합포털’에 이어 두번째 자리를 지켰던 ‘일간지·주간지’는 개편 첫 주에 ‘기업홈페이지’, ‘인터넷서비스’에 밀려 4등으로 떨어졌다. 네이버 뉴스스탠드의 미래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네이버 중심의 뉴스 시스템에 긍정적인 변화로 작용할 수도 있고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뉴스 유통의 모바일화를 가속화하는 의미 있는 신호탄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 인터넷 기업의 뉴스 서비스 정책에 따라 종합일간지를 포함한 이 땅의 모든 언론사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뉴스 소비자의 선택권이 영향받는, 그런 상황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뉴미디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외부 의존형 구조를 자초한 언론의 책임은 물론 크다. 하지만 당장은 그 결과로 네이버라는 대형 백화점에 언론사들이 오글오글 입점해 있는 냉혹한 현실을 봐야 한다. 뉴스캐스트니 뉴스스탠드니 하는 인터넷 노출 방식의 변화보다는 공들여 생산해낸 기사를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구조의 구축에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건전한 뉴스의 생산과 유통은 한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대전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보수 언론의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는 뉴스와 시각의 다양성을 갖춘 언론 생태계가 더욱 중요하다.
  • ‘친족 성범죄’ 5년간 60% 이상 늘었다

    ‘친족 성범죄’ 5년간 60% 이상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3일 친딸을 5년간 성폭행한 이모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이 소중하게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어린 자녀를 지속적으로 추행·강간하고도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하는 등의 태도로 미뤄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딸의 성폭행 사실을 알고도 방관한 어머니 안모씨도 방조죄가 적용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 간 성범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실업, 학교폭력 등과 같은 ‘사회병리현상’으로 진단하고 ‘컨트롤 타워’ 구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오는 6월부터 ‘친족 성범죄 피해자 보호시설’을 기존 두 곳에서 네 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수사기관은 피해 아동의 ‘2차 피해’를 막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검찰청의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 접수·처리 현황’에 따르면 접수 건수는 2008년 293건에서 지난해 469건으로, 불과 5년 만에 6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재판에 회부된 건수도 2008년 180건에서 지난해 252건으로, 40%나 늘었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친족 간 성범죄가 급격히 늘었다”면서 “친족 성범죄는 피해 아동들이 성인이 된 후 또는 상담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나 수사 착수 이후 증거 수집이 어렵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친족 간 성범죄는 가족의 신뢰를 악용한 범죄로 절대 용인돼선 안 된다”면서 “반성하기보단 아이에게 혐의를 덮어씌우는 어른들을 볼 때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격분했다. 전문가들은 친족 간 성범죄 증가 이유로 ▲상대적 빈곤 및 박탈감 ▲이혼 및 재혼 가정 증가 ▲넘쳐나는 변태적인 성인물 등을 꼽았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가해자들은 대부분 어릴 때 불우한 환경 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겪은 이들”이라며 “아이를 통해 자신의 지배욕을 만족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규 춘천성심병원 기획관리국장은 “재혼 가정이 늘면서 친부모보다는 도덕 관념이 낮은 의붓아버지로 인해 피해 아동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 박사는 “친족 간 성범죄는 영혼 살인”이라며 “현행법은 ‘처벌불원’을 양형 감경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친족 간 성범죄는 아이들이 가족 해체 등을 우려해 용서해 달라고 해도 감경 없이 형량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 박사는 또 “학교폭력 등과 마찬가지로 친족 성범죄도 사회 문제로 공론화하고 학교, 정부부처, 수사기관, 시민단체 등이 동참해 피해 아동을 돌볼 기관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부모들도 성교육을 이수하게 하는 등 근본적인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범 방지를 위해 검찰 차원에서 친권상실 청구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국선변호사 선임, 영상녹화 조사 등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협조해 위탁가정 등을 알선하고 생계비 등 경제적 지원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친족 성범죄 피해자 보호시설을 현재 경북과 경남 외에 추가로 만들 곳을 찾고 있다”면서 “보호 기간도 만 18세에서 만 20세로 최대 2년까지 연장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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