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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기 찾은 주문진항/출어 허용… 나흘만에 경매 재개

    ◎“공비 빨리 잡았으면” 한목소리 『다 들어왔습니까.1만3천2백90원에 1백14두름,낙찰됐습니다』 23일 상오9시30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항.강릉시수산업협동조합 소속 경매사들의 목소리에는 그 어느 때보다 힘이 들어가 있었다. 강릉에 무장공비가 출몰한 지난 18일부터 금지된 어선의 출항이 22일 하오4시부터 허용되면서 크고 작은 어선이 잡어온 오징어를 나흘만에 경매하기 때문이다. 평소 주문진항에는 하루 70여척이 입항해 중매인과 경매사 사이의 거래가 이루어지느라 북적거렸으나 한동안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주문진항을 따라 늘어선 물양장에는 현지주민은 물론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이곳저곳에서 갓 들어온 싱싱한 해물을 사고 파느라 활기가 넘쳤다.공비출현에 따른 긴장된 분위기는 적어도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오징어 몇마리를 보따리에 싸는 여인네의 입가엔 미소가 피었고 콧노래까지 흘러나왔다. 관광객을 상대로 수산물을 파는 김순례씨(62·여·동해시 난곡동)는 『무장공비의 출몰로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 생업에 지장이 많았으나 어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돼 기쁘다』며 『하루빨리 무장공비를 모두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강릉시수협을 비롯,속초시수협·동해시수협 등 이 지역 6개 수협에서 본 피해는 줄잡아 50억원.추석대목을 앞둔 주말에 출항이 금지돼 피해는 더욱 컸다. 강릉시수협 박병소 전무(50)는 『피해도 피해지만 외지에서 온 어선 70여척이 출항을 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평소 주문진항에서 거래되는 매출액은 3억원에 이르지만 지금까지 출항하지 못한 어선이 한꺼번에 조업을 마치고 들어와 4억원에 가까운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주문진항을 따라 늘어선 위판장과 물양장·횟집은 방금 잡아올린 활어만큼이나 싱싱하고 활기차게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 저항공비 “끝까지 투쟁” 고함/무장공비­현장 이모저모

    ◎작전훈수 전화 빗발… 큰 관심 반영/도주공비 운동화에 얼룩군복 차림 군 수색대는 무장공비 침투 닷새째인 22일 교전 끝에 공비 2명을 사살하고 잔당 5명에 대한 소탕작전을 계속했다. ○…군 수색대는 이날 아침부터 공비들이 목격된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화비령 등에서 수색작전을 전개.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21일 저녁부터 화비령 야간 매복작전에 투입됐는데 22일 새벽 산중턱에서 공비 1명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며 『수색대가 야간에 움직이지 않고 매복작전을 펴는 것을 알고서 그렇게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 같다』고 분석.이에따라 수색대는 공비들이 낮에는 비트에 은신해있다가 밤에만 활동하는 것으로 보고 이날 상오 다시 정동진리에서부터 정밀수색을 펼치며 화비령 정상으로 압박해들어가는 작전을 구사. ○…22일 새벽 화랑부대와 교전중 달아난 무장공비 1명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며,계급장은 없으나 견장이 있는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강릉시 강동면 칠성산에서 막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화랑부대의 한 관계자는 『무장공비 2명이 22일 새벽 칠성산 정상쪽에서 왕산면 목계리 방터골쪽으로 도망가다 아군과 교전이 벌어져 이 가운데 1명만 사살되고 나머지 1명은 도주했다』고 밝혔다.도주중인 공비는 철모를 쓰지 않고 있다는 것. 한편 군 당국은 특전사를 비롯한 특수부대 요원들을 대거투입하고 박격포 등 각종 장비로 중무장한 채 막바지 소탕작전에 진력. ○…21일 밤 11시25분부터 45분 사이에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 선목재에서 수십발의 총성이 산발적으로 들렸으나 군 수색대와 공비간의 교전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 수색대는 21일 강동면 칠성산 7부 능선 망기봉에서 아군 특전사 3공수여단 소속 이병희 중사를 전사케 한 공비 2명이 칠성산을 넘어 왕산면쪽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아 35번 국도변을 따라 병력을 집중배치했었다. ○…군 당국은 22일부터 강릉 도심지역을 포함한 동해안 6개 시·군과 태백 영월 정선 등 9개 시·군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통행금지 시간을 하오10시에서 다음 날 새벽4시로조정.그러나 강릉시 강동면 등 군 작전지역은 하오7시부터 다음 날 새벽6시까지 통금이 계속된다. ○…잔당 소탕작전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합동참모본부에는 작전에 대해 훈수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아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 전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군복무를 마친 남자들이며 연령층은 장성으로 예편한 50대부터 갓 제대한 2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 한 시민은 『신경안정제(마취제)를 활용하면 공비들을 생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북한의 공비남파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남은 공비들을 반드시 생포해야 한다』고 부연. 또 모 은행의 지점장이라는 남자는 공비들의 해안침투를 막기 위해 폐쇄회로 TV를 설치하라고 제안하는 등 그야말로 「묘안 백출」. 합참관계자는 『아이디어 전화가 하루평균 10통가량 걸려온다』며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디어는 곧바로 지휘부에 보고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소개해 대부분이 「함량미달」임을 강력히 시사.
  • 통일교육 내실화 국정좌담회 내용

    ◎“초등학교부터 북 시살 교육 필요”/정치적 중립 보장되는 교육기관 시급/교수들 학생 눈치보지 말고 할말 해야 20일 서울 수유동 통일연수원에서 열린 「통일교육 내실화를 위한 국정좌담회」는 한총련 사태에 이어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어느 때보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수성 총리는 이날 좌담회를 시작하며 『극소수 사상적 편향성을 지닌 학생들의 문제가 심각해져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 통일교육은 국민과 밀착되지 않는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서 참석자 모두 자기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첫번째 발언자로 나선 김민하 중앙대총장은 『과거에는 「통일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용공」이라는 분위가 팽배해 있었는데 이같은 자리가 마련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이날 국정좌담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총장은 『지난 한총련 사태때 대학교수들이 세차례에 걸쳐 국민에게 사과하고 친북학생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고 소개하고 『앞으로도 총장과 교수들이 나서 불법적인 통일운동을 막고 국법질서 아래 통일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요청,이총리로부터 『올바른 통일교육이 유도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현학순 통일교육전문위원협의회 의장은 『과거 민방위교육을 할때 통일문제를 다루면 정권안보차원이라는 시각도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는 교육기관과 가칭 민족통일교육법과 같은 제도적 바탕을 마련하는 등 여건을 조성해야 정치적 잡음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외교관 출신으로 귀순한 고영환 북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국민은 「김일성 부자를 빼면 다 우리 동포 아니냐」는 의식속에,젊은이들은 가치관의 혼란속에 적군인지 아군인지 모르고 특히 대학교수들이 학생들의 눈치를 보며 제 목소리를 제대로 못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예로 내가 교육방송에서 맡고 있는 「통일의 길」이라는 프로그램은 일요일 밤 12시에 나가는데 이처럼비능률적이고 비효과적인 방송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장수 서울 신성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의 북한·통일관련 교과는 시간과 내용이 부실하고,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바로 알려줄 수 있는 체험현장 교육과 탈북자 북한실상 강연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정현 경희대 교수는 『우리 대학교육은 기초·이념분야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방향과 원칙이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통일교육의 내용과 범위를 확대하고 시민교육차원에서 통일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인영 서울대 교수는 『과도기의 통일교육은 어려우며 특히 입시위주의 교육이 통일교육을 어렵게 한다』면서 『대학에 갓 들어온 학생들이 친구나 선배의 소개로 좌경사상에 물들어 1학기만 지나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정도』라고 교육현장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현영옥 서울 혜화여고 교사는 『이제는 학생들이 북한을 우리의 친구나 동료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으나 막상 통일이 좋으냐는 물음에는 「고통분담」을 이유로 부정적』이라면서 『매스컴의 진실보도도 좋으나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총리는 이에 대해 『지금 무장공비가 침투한 강릉에서 적극적인 신고정신이 발휘되고 있는 사실에 대단히 고무되고 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가 잘한다면 멀지않은 장래에 통일이 이루어지고 후손들에게도 자랑스런 나라를 보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좌담회를 마무리지었다.
  • 문학평론가 홍정선 교수(컴퓨터와 더불어)

    ◎“통신으로 문학교류… 신세대 감성 느낀다” 『신세대들의 문학적 감성과 사고방식을 읽어내는 데 PC통신은 더 없이 유용한 도구입니다』 문학평론가 홍정선 교수(44·인하대 국문과)는 문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가운데 드물게 일찍이 컴퓨터에 눈을 뜬 「첨단 문인」이다. 홍교수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86년.그는 후배 평론가인 정과리씨의 권유로 「삼보 트라이젬」을 샀다.하드디스크가 없어 플로피 디스크로 부팅해야 하는,타자기 수준을 갓 벗어난 컴퓨터였다. 홍교수는 컴퓨터 보급 초창기시절 컴퓨터에 얽힌 잊지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당시 그는 삼보에서 개발한 문서편집 프로그램인 「보석글」로 원고를 썼다.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좀 엉성해서 한번은 50쪽 분량의 외부 기고용 원고를 만드느라 밤샘작업을 하다가 마무리 단계에서 입력한 원고내용이 날아간 것.이 프로그램에는 요즘의 문서편집 프로그램과 같은 자동저장 기능이 없었다.결국 홍교수는 강의도 못나간 채 원고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하느라 하루종일 진땀을 흘려야 했다.그는 지난 3년동안 PC통신 천리안 문학동호회의 회원으로 활동했다.대부분의 회원들이 대학생 등 문학가 지망생들이라 저명한 문학평론가인 홍교수에게 격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보기 쉽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감상위주의 순수 아마추어부터 상당한 비평적 안목을 갖고 있는 사람까지 다양한 젊은 문학도들의 글을 접하면서 신세대의 감성이나 사고방식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자평했다.바쁜 일과속에서 따로 젊은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작품을 찾아 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PC통신의 도움이 컸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80년대초부터 「문학과 지성」 편집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이 회사가 펴내는 문학계간지 「문학과 사회」나 무크(비정기 간행물) 「이다」 등에 실을 작품을 컴퓨터로 쓰고 작가들의 신상관리,문학관련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활용해 왔다. 물론 지금은 회사차원에서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하고 있지만 컴퓨터가 흔치않던 그 시절에는 남들이 꽤나 부러워했다. 또 그는 문학동인들과 메일을 통해 문학토론을 벌이기도한다. 홍교수는 요즘 글을 쓸 때면 CD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한다.윈도 95의 출현으로 안정된 멀티태스킹(다중작업)이 가능해진 것도 작업효율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흔히 원고 하나에만 매달릴 때 느꼈던 답답함이 여러 원고들을 동시에 작업하면서 훨씬 줄었다는 것이다. 홍교수는 현재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책들의 내용을 PC통신에 띄우는 작업을 추진하고 말했다.
  • 「옥중 딸출산」 절도 여인/김상연 사회부 기자(현장)

    ◎“아기봐서 용서…” 벌금형에 눈물 30일 상오 10시 서울지법 418호 법정.피고인이 입정하는 순간 법정이 잠시 술렁거렸다.30대 여인이 갓난 아기를 품에 안고 피고인석에 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너무 울어 눈이 부은 듯한 여인은 1심에서 절도죄로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생활을 하던중 딸을 낳은 정모씨(38·여).절도전과 8범의 상습절도범이었다. 방청객들의 눈길은 영문도 모르고 방글방글 웃는 생후 4개월된 아기와 재판장사이를 쉴새없이 오갔다.모두가 숨소리마저 죽인채 판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드디어 재판장 박성철 부장판사의 선고.『피고인이 비록 절도전과 8범인 상습절도범이지만 구치소에서 난 딸을 돌볼 사람이 없다는 딱한 사정을 참작,벌금형 1백만원에 석방한다』고 말하는 순간 대부분의 방청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박판사는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는 것이니까 아기를 봐서라도 다시는 나쁜 짓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여인은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을 쏟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마치 아버지가 딸을 야단치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씨는 지난 1월 서울의 한 사우나에 갔다가 남의 옷장속에서 핸드백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임신 7개월의 몸이었다. 당시 검사는 홑몸이 아닌 정씨를 고민끝에 상습절도혐의가 아닌 단순절도혐의로 기소했다.상습절도죄가 적용되면 실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1심재판부는 절도전과가 많은 점을 고려,징역 1년을 선고했다.
  • 입대 4개월만에 중상자로/김종희 이경의 안타까운 사연

    ◎시위진압현장서 벽돌맞아 갓 입대해 보람찬 군생활을 다짐하던 초년병 전경이 20일 연세대에서 머리를 크게 다쳐 생명이 위태롭다. 더구나 한 집안의 대들보인 장손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1기동대 3중대 소속 김종희 이경(20)은 이날 상오 6시쯤 연세대 종합관으로 진입하는 도중 학생들이 옥상에서 던진 보도블록에 머리를 맞아 실신했다. 동료들과 일렬로 서서 방패로 머리를 막았으나 방패 사이로 날아든 보도블록이 오른쪽 머리를 때려 두개골이 골절됐다.경찰병원으로 옮겨져 CT촬영을 해보니 뇌가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 상오 10시부터 3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혼수상태다. 수술을 집도한 주인수 신경외과장은 『뇌손상이 커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24∼48시간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집에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버지 김수일씨(48·건설업)와 어머니 박귀임씨(45) 등 가족들은 말을 잃은 채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김이경의동료들은 『입대한 지 얼마 안되지만 과묵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믿음직스러운 동료였다』며 침통해 했다. 김이경은 청주대 사회학과 1년을 마치고 지난 4월21일 입대했었다.김이경이 군대에 제출한 「나의 성장기」에는 『대학에 들어와 후회스런 1년을 보냈지만 이제 이곳(군대)에서 있는 2년동안 나 자신에게 큰 이익이 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배워 나가겠다』고 적혀있었다.
  • 신한은행신화:8/선발은행앞지른 연구소(테마가있는 경제기행:20)

    ◎영업의 싱크탱크… 「으뜸 서비스」 개발/「거품 제거」 경영정보 제공… 중기 단골 유치 성공/산매 금융전략 세워 그룹의 진로 제시하기도 신한은행은 14년이 갓 넘은 후발은행이지만 연구소의 역사는 선발은행보다 길다.신한은행은 87년 5월 신한종합연구소를 세웠다.시중은행 계열로는 최초의 연구소였다.국민·한일·제일·조흥·외환은행이 연구소를 세운 것은 92∼95년이다. 후발은행이면서 연구소 설립이 선발은행보다 빠르다는 사실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기존은행보다 먼저 영업전략에서 체계적인 연구와 분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신한종합연구소 설립과 발전에는 이희건 신한은행회장의 부자를 빼놓을 수 없다.연구소를 만든 것부터가 이회장의 뜻이었다.이회장은 『고객들에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연구소를 세우는 게 좋다』고 했다.당시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저금통이나 주는 정도였지만 이 보다 정보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였다. 특히 정보수집 능력에서 뒤지는 중소기업 고객에게 정보를 주겠다는 게 목적이었다.88∼89년에는 부산·대구 등 지방을 돌며 중소기업인들에게 경영정보를 설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요즘 버블(거품)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이 말을 국내에 유행시킨게 신한종합연구소다.신한종합연구소는 91년 「버블경제이론」을 국내 최초로 소개해 경제계에 거품논쟁을 불러 일으키며 정부와 기업의 체질개선 노력을 이끌어냈다.일본의 거품경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낸 신한종합연구소의 히트작이었다. 버블에서 알수 있듯이 신한종합연구소는 국내 연구소 중 일본연구에 가장 탁월하다.재일교포들이 출자해 신한은행을 설립한데다,출범 후부터 친절을 비롯한 일본식 경영기법을 도입하는 등 일본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일본연구 특화는 이회장의 장남인 이승재씨(관서흥은 이사장)의 생각이다. 연구소의 최대기능은 물론 신한은행을 포함한 신한금융그룹의 나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역할이다.91년 신한종합연구소가 신한은행과 합작으로 「리테일(산매) 금융 전략」을 내놓은 게 성공사례다. 당시 은행들은 일반인들을 위한 산매금융에는 신경쓰지 않았다.자금공급보다는 수요가 훨씬 많던 시절이라 일반고객들에게는 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송연수 신한종합연구소 부소장은 『앞으로 재벌은 은행을 떠나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개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한종합연구소에는 50여명의 연구원이 있다.순수한 연구원과 연구소로 파견된 일반직원들이 절반씩이다.은행으로 들어온 직원들이 연구소로 파견되는 시스템은 이회장의 아이디어다.은행원들이 아무생각없이 발로만 뛰는 영업은 바람직하지 않고,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승재씨가 출범 때부터 연구소장을 맡은 것도 연구소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올초에는 연구소 이사장으로 물러앉았다.그는 도쿄대 경제학부 출신으로 조직론의 전문가다.신한은행 직원들이 로마흥망의 전문가가 된 것은 그 때문이다.조그만 도시국가인 로마가 세계국가로 뻗어나가는 과정을 살펴 후발은행인 신한은행이 성장할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한다는 게 지론이다. 이이사장은 신한은행 출범 후부터 로마흥망을 강의해 왔으며 연구소에서는 연수교재를 만들기도 했다.
  • 그룹대변인:10/몸던져 지키는 10계(테마가있는 경제기행:10)

    ◎시작도 끝도 「총수」 존경·충성/어디든지 그림자 수행… 직급은 낮아도 “부회장급”/빠른 두뇌회전 필수… 「언론홍보 성공 8훈」 몸에 배 모세의 10계는 신앙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된다.그룹대변인들의 10계는 오너에 대한 존경과 충성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뒤에 있는 사람은 누군지 검찰에 출두할때도 보이더니 법정까지도 붙어다니네」지난해 11월 재벌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청으로 법정으로 불려다녔던 시절.총수 곁에는 항상 한,두사람이 그림자처럼 붙어다녔다.그룹 대변인. D그룹 관계자의 회고.『회장이 법정에 출두하는 날이면 아예 새벽에 가서 진을 칩니다.분위기 파악도 하고 나중에 회장이 오실때는 미리 보도진의 동태등을 알려드리는 것도 우리 몫이죠』 H그룹 관계자.『차에서 내리는 지점은 이곳이 적당.거기서 검찰청사 엘리베이터까지는 보통 걸음으로 몇발자국.소요시간은 몇분.그런 것을 계산하고 있었다』 이들은 당시 일을 보도자료 돌리고 이벤트를 만드는 기본업무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어떤 형태든 총수가 언론에 모습을드러내는 만큼 업무의 연장이라는 시각이다.그들에게 총수는 대통령이다.또한 그들의 행동과 사고의 중심에는 늘 총수 한사람만이 존재하고 있다. 「보도기관과의 관계는 정직이 최선의 지침이다.적절한 뉴스를 제공하라.기사의 삭제를 요구하지 말라.구걸하거나 트집잡지 말라.보도자료의 마구잡이식 배포는 피하라.항상 최신 자료목록을 갖추어라.일방적인 선전이라는 인식을 주지말라.인간적으로 친하라」 신세계백화점 홍보실에서 내부적으로 만든 「대언론 홍보에서의 성공을 위한 8훈」이다.기자들과의 관계에 국한 된것이지만 그들만의 룰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업종이 다르고 기업문화가 상이해도 대부분 비슷하다. S그룹의 모과장은 「부회장급 과장」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본인은 이말을 싫어한다.실제로 「부회장급 과장」답게 모든 업무는 회장과 그룹으로 통한다는 염두아래 움직이고 싫던 좋던 모든 사안에 대해 부회장급의 판단을 내려야 하는 업무가 많다.D그룹 모차장 J그룹의 모과장도 그 반열에 올라있다.그들의 판단은 회장에 의해 존중된다. 이들의 업무는 실무자때부터 총수를 대리해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때문에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어떤 사장이 문제가 있고,어떤 부회장이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곧잘 한다.그들에게 다른 경영진은 자기보다 높기는 하지만 총수를 위한 고려의 대상일뿐이다.청와대의 비서관들이 직급은 낮아도 부통령의 심정으로 상황을 판단하고,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일찍이 홍보에 「고급인력」을 주문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홍보인력은 고급인력의 집단이어야 한다.고급인력을 보내라.주요회의에는 반드시 홍보요원들이 들어가도록 해라.그래야 어디서 문제가 있는지 쉽게 알수있고 조기 경보를 할수 있다』 고급인력의 기준은 「브라이트」보다는 「스마트」이다.단지 머리가 좋은게 아니라 영리하면서도 세련되고 빈틈없는 그러면서도 기민하면서도 영악하고 때로는 교활할(?)수도 있는 스마트의 사전적 의미를 다 갖춘 인력을 말한다.어느그룹이든 마찬가지다. H그룹 모상무의 경우 50세를 갓넘겼지만 이가거의 다 빠져 최근 틀니를 꼈다.당뇨증세가 있는데도 몸을 돌보지 않은 탓이다.몸을 던진 10계의 준수는 건강을 가져가고 대신 고속출세를 주었다.〈김병헌 기자〉
  • 농촌 공동화(압록강 2천리:35)

    ◎돈벌러… 장가 가러… “탈농촌” 거센 바람/심양 인력시장 하루 700∼800명 몰려 북새통/부녀자가 70% 이상… 일자리 없어 술집으로도/“한국행” 유혹에 이혼후 사기당한 유부녀도 수두룩 중국에서 최근 실시한 인구조사통계에 따르면 갓 태어난 아이에서부터 19살까지의 유아와 청소년의 남녀비례는 1백7대 1백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20년 후에는 신부감이 1천5백86만명이 모자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이미 신부의 부족현상은 심각해서 떠꺼머리로 늙어가는 총각이 많은 판이라서 이같은 예측은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요령성 관전현 보산촌에는 장가갈 나이가 된 총각은 18명이나 되었다.그런데 처녀는 7명뿐이어서 그냥 두고만 보다가는 거달날 것이 뻔해서 총각들의 안달이 대단했다.정작 떡줄 사람은 처녀쪽이다.그러나 처녀들은 총각 보기를 소가 개 쳐다보듯 하니 연이 닿을 리 만무했다. 관전현 하로하조선족진 천구촌에서 만난 한 노총각이 좀은 늙어 보여 나이를 물어보았다. 『15년이면 환갑이외다』라는 대답을 듣고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각 인품이 잘 나면 장가를 든 시대도 분명히 있었다.그런 세월이 변하여 80년대 들어서는 인품과 돈을 겸비하여 장가를 들었다.그러나 90년대에 와서는 시골총각 제아무리 인품 좋고 돈 많아도 총각신세 못면하는 세월이 되었다. 요령성 개원시 교외 조선족 한 마을에서는 요즘 6년동안 장가를 든 총각이 하나도 없어서 신생아 출산도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마을은 계획출산모범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서는 농촌 노총각 장가보내는 운동이 일어나 중국 조선족 처녀를 데려가나 중국에는 아직 그런 근력이 없다. 굳이 비하하여 말하면 수출만 하는꼴이 되었지만,달가운 현상은 아닌 것이다. 더러 압록강이나 두만강 건너 북한 처녀와 눈이 맞아 몰래 신부로 맞아온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런 경우 중·조국경협약에 따라 위법이어서 여자는 추방되어야 한다.그래서 숨어 살게 마련이고,그 삶 자체도 뜨거운 부뚜막에 오른 메뚜기마냥 안절부절 못할 수밖에 없다.아이를 낳아도 호적에 못오르는 것은 물론이다. ○6년간 혼사 한건없어 길림성 집안시 양수조선족진은 압록강유역에 자리하여 강 건너가 바로 북한땅이다.이 조선족진 민족사무원 송창철(36)씨는 농담처럼 한 마디를 던졌다.그런데 서글픈 생각이 들어 농담을 듣고도 웃음이 나지 않았다. 『조선촌을 돌다보면 촌장들이 희한한 요구를 하디요. 대부금보다 더 시급한 것이 있다는 겁네다.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강 건너에서 처녀 한 트럭만 실어오라는 거디요.별을 봐야디 별을 따고 밭이 있어야 씨를 뿌릴 텐데 어디다 씨를 뿌리느냐는 겁네다. 씨앗 한번 못티우고 쭉정이가 되는 총각들이 불쌍해서 하는 말이디요』 농촌경제를 움직이는 것도 젊은 부녀자와 처녀다. 이들이 도시로 진출하거나 한국으로 가서 벌어오는 돈이 주수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요령성 개원시 소구사촌 조선족마을의 경우 2백3가구가 살고 있는데 2백30명의 부녀자가 한국에 다녀왔거나 체류중이다. 그래서 처녀는 물론이고 30대 부녀자도 거의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중국 농촌에서 경작할 농토가 모자라 도시로 나와 품팔이를 하는 사람을일러 민공이라 한다.그러나 조선족의 이농은 민공과는 성격이 다르다. 농토가 없어서가 아니라 땅을 버리고 무작정 도시로 떠나기 때문이다.요령성 개원시 양목임자향 신흥촌에서는 1백50가구 가운데 50가구가 도시나 한국으로 떠났다. 그 농촌의 빈자리는 한족이 메워 조선족마을의 민족성분이 큰 변화를 겪었다.심양시 서탑거리(서탑가) 조선족백화점 뒷골목 러시아공원쪽에는 매일 조선족 노무시장이 열리고 있다.동북3성에서 몰려온 7백∼8백명의 조선족이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루었다.70%이상은 여성이고 그 나머지가 남성이다.요즘은 사정이 조금씩 달라져 남성 구직자가 늘어나는 추세. ○북한처녀 신부로 맞아 노무시장에서 만난 한 조선족청년은 도시로 나온 심정을 솔직히 고백했다. 『계집애는 눈 씻고 보아도 없디요. 병신 내놓고는 다가 고향을 떠났으니 있을 리 만무합네다. 그래서리 장가는 고사하고 연애질 할 상대도 없단 말입네다.생각다 못해 심양을 찾은 거디요. 돈보다 참한 색씨 하나 만나면 다시들어갈 작정이우다. 뜻대로 될는지…』 노무시장에서 일자리를 기다리는 남성은 대개 음식점이나 술집 심부름꾼이고 작이고 더러는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체 막노동꾼으로 팔려나간다. 여성은 나이만 젊으면 술집 접대부가 되었다. 심양시의 한족노무시장에 나온 한족은 거의가 기능직종을 택했다.이를테면 미장공.목공. 선반공이 대종을 이루어 조선족의 취업성향과 대비되었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금방 손에 잡히는 것은 아니었다. 한달을 실히 넘기는 사람도 허다했다.이들 구직자는 서탑거리 근처에 몰려 10∼20명씩 셋방을 얻어 살고 있다. 그러다보면 주머니는 이내 비었으나 여성은 생활이 좀 유리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꾸리는 심양시 조선족 예술관 무도장에 나가다 보면 일자리 아닌 일자리가 생겨 한밤 내내 합숙소로 돌아오지 않는 여성도 있다는 것이다. 심양시 소가둔구의 어느 술집에서 아가씨로 일하는 송여인(29)은 유부녀였다.요령성 신빈현 농촌에 있는 친정집에 딸을 떼어 맡기고 도시로 나온 사연을 털어놓았다. 『시집을 가서 식당을 냈댔습니다.그런데 빚만 지고 말았디요.빚을 갚자면 한국으로 들어가는 수밖에….위장결혼으로 한국에 갈 요량으로 가짜이혼까지 했는데 그만 사기를 당했디 뭡네까.고리채로 얻은 이자가 한달에 8백원씩 나갑네다.그래서리 술집에 온 것이디요』 ○유흥업소 진출 많아 압록강유역 모든 술집에서는 손님 요구에 따라 아가씨가 자리를 함께 할수 있다.식당이자 노래방이기도 하고,무도장 기능까지 갖춘 영업장이 바로 압록강유역의 술집이다.아가씨에게 돌아가는 팁은 보통 1백원선이다.매음은 불법이지만 일단 밖으로 나가면 따로 곱절은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술자리에서만도 한달에 3천∼4천원의 수입을 올리는 아가씨도 있다.그럼에도 종당에는 빈 털터리가 된다.자본주의물결은 소비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분명한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은 지나간 시대의 어머니가 밟던 길을 걷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유로워지고 부유하게 살겠다는 꿈을 꾸었다.그리고 도시는 젊은 여성을 유혹했다. 연해지구와 같은 잘 사는 농촌은 압록강유역 조선족농촌과는 달랐다. 도시 처녀가 농촌으로 시집을 온다는 것이다.처녀는 날아간 꾀꼴새요,총각은 나무에서 떨어진 송충이 꼴이 된 압록강유역 농촌의 오늘이 서글프다 아니할 수 없다.
  • 영어학원 미에 역수출/시사영어사,9월중 3곳 개설

    ◎3월 LA 첫 진출… 교포자녀 등 수강생 몰려/국내서 쌓은 본고사 노하우로 미 SAT 과외 영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우리 외국어학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사영어사(사장 민선식) 외국어학원은 오는 9월 미국의 뉴욕·워싱턴·시카고 등 3곳에 분원을 개설할 예정이다.지난 3월 LA지역에 국내 최초로 진출한 데 이어 미국의 동부중심지에도 우리 학원의 우수성을 자랑하게 된다. 현재 운영중인 미국 현지의 분원은 LA 근교 셀리토스를 비롯,다운타운·다이아몬드바 등 3곳.대개 6∼8개의 강의실를 갗추고 영어와 수학·컴퓨터 등을 가르치고 있다.영어는 일부 네이티브(현지인)도 있지만 수학과 컴퓨터는 모두 국내에서 건너간 강사진이다. 수강생은 한 반에 10여명으로 갓 이민온 교포 자녀도 있지만 일본계·중국계 학생도 상당수다.처음에는 2∼3개의 강의실로 문을 열었지만 명성이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수강생이 3배로 늘어났다. 특히 영어·수학을 강의하는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수학적성시험)반은 백인계 학생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다.SAT가 94년부터 주관식으로 바뀐 뒤 지난 5월 시험에서 수강생 대부분이 고득점을 휩쓸었기 때문이다.수학강사진이 국내 대학 본고사 등에 대비해 다년간 노하우를 쌓은 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동안 미국전역에 30여개의 분원을 개설할 계획이다.오는 10월 캐나다 밴쿠버 개원을 비롯,유럽 등지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성열본 본부장(41)은 『시험을 대비한 독특한 강의법,철저한 수강생관리 등은 우리 기술이 세계적』이라며 『공산품뿐만 아니라 교육분야 등 소프트웨어의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외국의 시장개방요구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경운 기자〉
  • “옐친의 돈 받았다” 기자 폭로 파문/러 대선 결선투표 전야

    ◎“옐친 TV유세때 미라 방불” 주가노프 공격/언론선 주가노프 광고 거부… 옐친 편들기 공식적인 선거캠페인이 모두 끝난 2일 옐친후보와 주가노프 후보진영은 캠페인결과를 놓고 서로 상반되는 평가를 내려 주목. 옐친 선거대책위원장인 세르게이 필라토프는 이날 선거캠프가 있는 시내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대통령의 건강이 문제가 있더라도 선거일을 며칠앞두고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전략적인 실수였다』며 선거결과를 크게 걱정하는 모습.옐친대통령도 전날밤 녹화방영된 TV연설 마지막 부분에서 낮은 예상투표율을 의식,『선거일에는 일을 안해도 불이익이 없도록 해놓았으니 반드시 새러시아를 위해 나에게 투표해달라』고 간곡히 부탁. 반면 주가노프 후보는 이날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승리의 순간이 왔다.우리는 차분히 이미 약속한 연립정부에 대한 구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승리를 장담.그는 『중요한 선택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후보에게 어떻게 러시아의 장래를 맡기겠느냐』며 옐친의 건강문제를 자신의 선거전략으로 계속 활용. ○…만5일만에 텔레비전에 모습을 드러낸 옐친의 모습을 지켜본 주가노프진영의 스타니슬라프 고보 루킨은 『옐친은 무덤에서 갓나온 것같은 화장한 미라의 모습이었다』고 꼬집고 『그들은 우리에게 살아있는 시체에게 표를 던지라고 권하고 있다』고 혹평. ○…선거분석가들은 대부분 지난 며칠동안 대중앞의 옐친의 부재상황이 결선투표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관측해 눈길.모스크바 카네기센터의 선임교환연구원인 마이클 맥폴교수는 『옐친의 부재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유권자는 거의없으며 투표에 미치는 영향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 선거분석가들은 이번 결선의 당락은 투표율이 좌우할 것이라는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며 일부 유력한 분석가들은 투표율이 65%아래로 떨어지면 옐친의 재선에 커다란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 ○…선거캠페인 기간동안 후보들에 대해 『편파적인 보도』를 해왔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러시아언론은 급기야 공식적 선거캠페인의 마지막날인 1일 주가노프공산당의 정치광고를 한 방송이 거부함으로써 극에 달하고 있는 느낌.한 젊은 기자는 이날 『옐친을 지지하는 기사를 써달라』며 옐친선거캠프 간부들로부터 수천달러의 금액을 받았다고 양심선언,모스크바 언론계가 결선투표를 앞두고 금품수수파동에 휩싸이는 모습.〈모스크바=유민 특파원〉
  • 서울신문사 초청/모범용사 아내는 말한다

    ◎“30년 「전방 내조」 고충 말끔히 씻었어요”/오붓한 여행 한번 못했었는데… 부부금실 확인/가는곳마다 환대 흐뭇… 가족단위 행사 됐으면 서울신문사가 초청한 국군 모범용사 62명과 부인 60명은 지방을 여행하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모범용사 부인들은 남편과 함께 보내는 오랜만의 시간이 흐뭇하고 각 지역의 음식맛을 보고 지역특산품도 선물받은게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육군 2사단 이문부 원사의 부인 김복이씨(43·강원도 양구)는 『결혼 25년동안 남편과 단 한번도 오붓한 여행을 하지 못했다』며 『깊은 산골에 묻혀온 탓에 도시의 색다른 모습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광주에는 처음 왔지만 인정이 넘쳐 마치 여러번 온 것 같다』는 김씨는 민속박물관에 전시된 남종화와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각종 소품들에 신기해 했다. 육군 7사단 이규준 원사의 부인인 엄영자씨(45·강원도 화천군)도 남편과의 여행은 처음이다. 『30여년째 전방부근에 살아온 고충을 이번에 말끔히 씻었다』는 엄씨는 『지난 72년 남편이 월남에파병됐을때 갓 돌이 지난 딸을 안고 무던히도 울었는데 이제 그 딸이 25살이 됐다』며 남편의 손을 꼭잡고 『가는 곳 마다 환대해 준 광주시민들과 서울신문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고 서울신문이 마련한 이번 행사가 전 가족단위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초청된 모범용사들의 부인들의 사정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모두 어렵게 살아왔고 이사 횟수만도 20번 이상이 대부분이다. 각군에서 선발된 모범용사 부부와 며칠 지내다 보니 금방 친구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고 여러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두루 보고나니 고생하는 남편한테 보다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됐다고 입을 모았다. 백령도에서 온 함정이씨(51)는 『지난 68년 결혼후 30여년만의 첫 여행』이라며 『당시에는 신혼여행을 못가는 부부가 많았다』고 말했다.함씨는 『남편은 열악한 조건에서 35년동안 하사관으로 근무하면서도 불평불만 한번 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그녀는 또 『보통 6개월동안 훈련에 참가한뒤 파김치가 돼 귀가하는 남편을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들지만 그러나 이분들의 수고가 오늘의 국가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하면 자랑스럽다.짧은 기간이지만 이번 여행은 우리 부부의 금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장미정 중사(30·여·3군사령부 근무)는 『선배 동료들과 전국의 명소와 산업현장을 둘러볼 기회라서 기쁘고 광주는 조용하고 아늑한 도시이며 어디를 가나 김치맛이 으뜸』이라고 말했다.그녀는 결혼하여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긴다면 선배들처럼 부부동반으로 오고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들은 26일 광주를 방문,송언종 광주시장이 베푼 오찬에 참석한뒤 시립광주박물관과 광주연초제조창·광주 OB 맥주공장등 산업현장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날 오찬에는 안재호 광주시 정무부시장을 비롯 김원본 광주시부교육감·이선희 제1전투비행단장등 민·관·군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 모범용사와 배우자는 이날 하오 7시30분 허경만 전남지사가 베푼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들은 광주에서 1박한뒤 27일 전남 광양을 거쳐 부산으로 출발한다.〈광주=최치봉 기자〉
  • “미의 대한반도정책 한미 관계회복 초점”/헤리티지재단 촉구

    【워싱턴 연합】 미국의 향후 대한반도 정책의 초점은 미국과 북한의 접근으로 타격받은 한미 동맹 관계 회복에 맞춰져야 한다고 미헤리티지 재단이 촉구했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은 갓 펴낸 「96년 정책 이슈:후보들을 위한 브리핑북」이란 제목을 가진 5백69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한반도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부문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현재의 이슈는 한미 동맹 관계의 믿음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는 것』이라면서 『클린턴 행정부가 미·북한 기본합의를 추구하면서 동맹인 한국의 역할을 가장자리로 밀려나게 했다』고 비판했다.
  • 서울로 가는 아내(압록강 2천리:33)

    ◎한국남자와 위장 결혼위해 「가짜이혼」 성행/대부분 30∼40대… 돈벌러 갔다 「진짜이혼」 까지/이혼율 최고 50%… 부부간 「이혼협상」 신풍속 「다 같은 하늘/별들은 같이 바글거리 건만/서울의 밤거리는/황홀하나봐/초가삼간 굴뚝에도 연기는 나/마음 주고 정 주던 안해/이제는 간다네 떠나 간다네」 조선족 시인 정달문의 「시집가는 안해」에 나오는 시구다.아내를 잃어버린 시구다.아내를 잃어버린 것과 다름없이 서울로 보낸 남편의 심정을 읊조린 시다.오늘날 중국 조선족사회에는 이 시의 슬픈 사연이 실제 연출되고 있다.그것도 오랫동안 조선족사회 도처에서….급기야는 사회문제로 대두했으나 그 기승을 꺾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얼마전 압록강유역을 찾아온 서울신문 취재진을 전송하러 심양도선국제공항에 나갔다가 비극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일이 있다.한국의 가수 문주란이 부른 「공항의 이별」보다 더 슬픈 한 조선족일가의 이산순간은 지금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부부와 어린 아들이 그들 일가였는데,아내가 서울로 떠나는 모양이었다.남편은 쓰디쓴 입맛을 다시고,어린 아들은 금방 울음이 터질 듯했다. 그러나 서울로 떠나는 아내표정은 별스럽지 않았다.마음은 벌써 서울에 가 있는지도 몰랐다.서울신문 취재진을 보내고 공항청사를 막 빠져나오다 이제 정말 외로워진 부자를 우연히 뒤따르게 되었다.차라리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다.왜냐하면 부자가 마냥 측은해 보여서였다. 『엄마 언제 오나? 돈 많이 벌어서 별별 과자 다 사준다고 했는데…』 아들녀석은 그만 말을 흐려버리고 말았다.묵묵무답인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언젠가 상봉은 할지 몰라도,세 식구가 다시 모여 일가를 이룰 확실한 보장은 사실상 없었다.그것이 오늘날 중국 조선족 부부가 이산과정에 겪는 비극이기도 했다. 심양시 교외의 어떤 조선족 작은 마을에는 이른바 가짜이혼이 최근 부쩍 늘어나 15쌍이나 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가짜이혼이라도 법적으로는 남남이지만 여자쪽은 한국의 새 남편을 만나 출국하기까지는 먼저 남편과한집에 산다는 것이다.그러나 여자가 일단 떠나가고 나면 가짜이혼이 진짜이혼이 되었다.위장결혼을 위해 가짜이혼을 하고 한국으로 떠날 때는 물론 굳은 맹세가 뒤따른다.돈 벌어와서 본남편과 자식들 거느리고 남부럽지 않게 살겠다고…. 이 위장결혼에는 돈이 들어간다.중국돈(인민폐)으로 5만∼7만원이 드는데,그 돈은 뚜쟁이와 거짓으로 아내를 맞는 한국인 당사자가 챙긴다.지난해 11월27일 심양시 공안국 태산경찰서는 한국인 박길성과 중국 조선족여인 김명숙을 위장결혼 알선혐의로 체포했다.이들은 한패가 되어 한햇동안 21명의 조선족 유부녀를 위장결혼시켜 인민폐로 1백만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간 여자는 자본주의 물질문화에 빠져버리면 아예 눌러앉는 경우도 많다. 중국의 조선족 유부녀와 위장결혼을 하는 한국 남자는 두 부류다.돈 몇푼에 떨어지는 치룽구니와 잔머리를 굴리는 협잡꾼이 그들이다.그런데 협잡꾼에 걸려든 여인은 돈벌러 한국에 갔다가 돈과 몸을 모두 빼앗기고 거덜이 나서 돌아온다는 것이다.요령조선문보는 조선족여인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고 사례 하나를 소개하면서 피해자 본인의 말을 따서 실었다.가명으로 처리한 이순화(37)라는 여인의 말에서 위장결혼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갓 쉰이 된 한국사람 홀아비와 그러께 가짜결혼을 해서 서울로 갔디요.한국국적을 이내 올려놓고서리 약속대로 벌거하면서 식당일을 했습네다.돈도 좀 모아놓고 여유도 생겨서리 이혼을 졸랐디요.그런데 막무가내를 댑데다.그 사유는 법적으로 부분데 쉽게 이혼할 수 없다는 것이었디요.잠자리도 같이 하고 손해배상도 받아야 한다고 우겨대더란 말입네다.종당엔 응해주고 말았지 뭡네까.돈 털리고 몸 빼앗기고…』 중국공민으로 살아가는 조선족에게 한국은 향수어린 고국임에 틀림이 없다.살기 좋고 돈도 벌 수 있는 선망의 나라이기도 하다.그러나 정상적인 나들이와 장기체류의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그래서 위장결혼은 그 틈새를 비집고 한국에 들어가기 위한 병폐적 방편이자 수단으로 등장했다.한국사람과 위장결혼을 하려면 부러 하는 가짜이혼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중국정부는 위장결혼은 반드시 이혼을 몰고 온다는 판단에서 그 사유를 철저히 가려 단속하고 있다.여간한 줄을 붙잡지 않고는 이혼하기가 아주 어렵게 되었다.법적으로 이혼이 판가름나면 음식과 술을 질펀히 차려놓고 파티를 벌일 정도로 이혼은 어떤 성취의 대상이 되었다고나 할까….이혼파티란 말을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부부가 살다가 갈라지면 언짢기 짝이 없는 그릇된 일로 여기는 동양적 사고와 거리가 먼 이혼파티는 돈벌 꿈에 부푼 잔치였다. 압록강유역 조선족사회의 이혼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예외가 아니었다.심양·철령·무수시를 돌면서 본 이혼실태는 심각한 것이었다.심양시 우홍구 영수태촌의 경우 1백50가구의 조선족 가정 가운데 12가구가 이혼등기를 마쳤다는 것이다.그 연령층은 30∼40대라서 이혼동기가 뻔히 들여다보였다. 가짜이혼과 위장결혼이 돌림병이라면,그 병원균을 퍼뜨리는 쪽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섭외혼인소개소가 바로 그쪽인데,동북3성 대도시에는 어디든지 다 있다.장사에 눈이 밝은 한국사람이 조선족을 끼고진가반반으로 시작한 이 혼인교역사업은 한국 농촌총각을 울리기도 했다.섭외혼인대상은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러시아·일본·홍콩으로 확대되어 가히 국제적이다.
  • “「호주영어는 2류」 편견 버려야”/김삼오(발언대)

    근래 한국인들의 해외 영어연수 대상 지역이 미국외 영어사용 국가쪽으로 확대되면서 영국 영어,호주 영어,캐나다 영어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그 가운데는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만드는 신화가 많다. 원래 영국은 영어 사용국가의 모국이며 신사의 나라로 그 영어도 Queen’s 또는 King’s English로 불리며 일품으로 여겨져 왔다.미국 영어가 한국에서 널리 보급되고 인정받는 이유야 너무도 당연하다.미국에 인접해 있는 캐나다의 영어는 미국식에 가깝다. 영어권에서 멀리 떨어진 호주 영어는 어떤가.언제부터인지 호주 영어는 많은 한국인 가운데 「굳다이 투다이」(Good day,today)식으로 발음하여 가령 I go to Sydney today가 I go to Sydney to die로 들리는 아주 이상한 영어,아주 열등한 영어로 과장되어 왔다. 호주에서 그런 발음을 하는 서민층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호주인 대부분,더욱 교육 받은 전문인이 쓰는 영어는 그렇지 않다.많은 호주 전문인들이 영국에서 갓 온 사람들이다.내가 이 글에서 이렇게 방어를 한다면 호주에서 공부를 했고 거기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이라고 오해를 받을 수 있다.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말할 근거가 충분히 있다. 얼마전 미국에서 교육받은 한국의 손님들이 여럿 호주에 왔었다.업무차 이곳 호주인들을 많이 만나보고 나서 호주 영어가 영국 영어보다 더 깨끗하게 들린다는 것이다.내가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은 한두번이 아니다. 나는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후 서울에서 영어를 늘 써야 하는 직장에서 일하면서 미국 사람들과 교류가 많았다.또 미국에서도 공부를 했다.그러므로 나의 영어 기본은 미국 영어이다.그런데 호주에서 오래 살면서 나는 내 영어 발음이 미국 발음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대화가 잘 안된다고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다.어려움이 있었다면 내가 문법에 맞지 않는 Broken English를 썼을 때,맞는 단어를 쓰지 못했을 때,때로는 각 단어가 갖는 액센트를 잘 발음 못했을 때였다.미국 발음을 썼기 때문에,또는 호주 발음을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미국,호주,영국,캐나다 어디서든 우리나라 영한사전은 그대로 유효하다.많은 영문 서적들이 발행국과 이들 여러 나라에서 그대로 판매된다.그렇게 볼 때 영어는 매우 동질성이 보장된 언어이다.발음 때문에 이들중 특정 나라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안해본 사람들의 억측이다.현지에서 자라는 2세면 몰라도 한국인이 영어를 말할 때는 어느 특정 영어 사용국가에 특이한 혀를 굴리는 영어보다는 또박 또박 우리대로 깨끗이 발음하는 일종의 국제적 영어가 더 품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 미그기 귀순 계기 김정일체제 긴급 점검/전문가 좌담

    ◎“북,「최악의 위기」 외교수단으로 역이용”/군부강경파 득세… 대남도발 계속 예상/4자회담 큰틀엔 영향 미치지 않을것/한·미 공조 더욱 긴요… 북의 「자폭식 군사공격」 배제못해 식량난과 에너지난등으로 요약되는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최근 북한체제의 총체적 난국이 가중되고 있다.23일 터져나온 북한 미그19기 조종사의 귀순사건 역시 북한체제의 불확실성을 입증한 사례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서울신문은 24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코리아소사이어티회장)와 허남성 국방대학원 교수,홍승길 서울신문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위원(전안기부 북한정보국장)의 긴급 정담을 통해 「고장난 비행기」에 비유되는 북한체제의 현실상을 진단하고,한·미등 국제사회의 바람직한 대북 정책을 점검해 보았다.〈편집자주〉 ▲그레그 회장=23일 북한의 한 조종사가 귀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북한의 공군 파일럿 귀순사건으로선 13년만에 생긴 일입니다.저에게 놀라운 점은 북한으로부터의 귀순자가 오히려 적다는 사실입니다.과거 동독에 비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나 어쨌든 북한사회에서 높은 지적 수준과 기술력을 갖춘 촉망받는 우수한 조종사가 한국으로 귀순했다는 사실은 북한군부의 현재 「기분」,즉 사기나 준비태세를 반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비행사의 10년간 비행시간이 3백50시간에 불과했다는 사실입니다.1주일에 불과 1시간도 실제 비행 훈련을 못했을 정도라면 한·미 공군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훈련량일 것입니다.이래가지곤 한국과의 전투가 벌어지면 북측은 거의 승산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북 내부반발 확산 ▲홍승길 연구위원=미그19 귀순은 최근 북한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젊은 「귀족 계층」과 외국생활 경험이 없는 계층까지 북한체제에 회의하고 있음을 반증하기 때문에 의미가 큽니다.아직까지는 북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세 기둥,즉 김일성의 카리스마와 당노선 및 통제메커니즘이 붕괴됐다는 징후는 없지만 내부 반발이 젊은 귀족계층으로 확산돼가고 있어 김정일이 이를 지탱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레그 회장=재미있는 말씀입니다.저는 지난 22∼23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미 아메리칸대가 공동주최한 한 세미나에서 주북한대사로 내정된 러시아의 발레리 데니소프 외무부 아시아1국 부국장과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그로부터 김정일이 북한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물론 저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다만 김정일은 김일성만한 카리스마가 없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의 자리에 서서히 다가서려는 듯합니다.북한의 강경파들이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나 김정일이 이들에게 반대급부를 주면서 잘 통제하고 있는 인상입니다.북한이 휴전협정 무효화공세를 펴면서 미국과 새 평화협정을 맺으려고 하는 것도 그것이야말로 강경파들에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반대급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 양국이 4자회담을 북한에 공동제안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특히 중국을 참여시켰다는 점이 그렇습니다.4자회담이라는 틀이 마련됨으로써 한국은 미국의 향후 대북 정책에 대해 그렇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게 됐으며,북한 또한 한·미가 그들에 대한 목조르기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허남성 교수=그레그 회장께서 북한군의 잇따른 도발을 북한 사회 변화를 위한 보상,강경파를 무마하기 위한 보상으로 보는 분석은 매우 흥미롭습니다.그러나 전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북한은 지난 4월4일 현재의 정전협정 무효를 선언했고 북한군의 도발은 자신들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봅니다.그리고 앞으로도 도발은 계속될 것입니다.7∼8명 단위에서 20∼30명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어선납치,20년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과 같이 극단적인 도발도 가능합니다.북한의 대남도발에는 첫째 미국을 군사회담장에 끌어들이고,둘째 북한내부의 결속을 강화하며,셋째 한국의 국론분열과 혼란을 유도하고,마지막으로 한·미,한·일간의 관계를 분열시키겠다는 배경이 깔려있습니다. 지난해 10월10일 열렸던 노동당창건 50돌 행사때 김영춘 이하일등 갓 차수로 승진한 군인들이 당비서보다 먼저 호명되고 군 열병식을 하는가하면 최광이 경축사를 해 당이 아닌 군 행사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혁명1세대를 중심으로 군부 강경파가 상당히 전면에 나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홍위원=김정일은 금년 하반기에 권력을 완전 승계할 것으로 예측됩니다.근거로 삼년상 얘기가 있고 또 3년간의 경제개혁이 올해로 끝나고 내년부터 7차 경제개혁이 시작된다는 점,그리고 오는 10월 김일성이 창건한 「타도제국주의 동맹」 70주년을 맞는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그러나 향후 경제실정과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내년으로 넘길 수도 있습니다. ▲그레그 회장=지난 3년간 한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제가 한국을 떠난 지난 93년 무렵만 해도 통일을 늦추는 게 좋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남북간 경제적 격차를 줄여 10∼15년 후에 통일하는게 유리하다고 본 것입니다.그러나 그후 김일성 사망이 한국민의 심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한국인에게 사악한 인물로 비쳐지고 있는 김일성 대신에 좀 「이상하게」 보이는 김정일이 지도자가 된데다가 독일통일 과정에서 엄청난통일비용을 지켜본뒤 남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나 여겨집니다.더욱이 북한의 경제력이 한국을 따라잡기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갈수록 격차가 벌어져 통일이 멀수록 통일비용만 늘어나기 때문에 지금 통일하는게 낫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을 현실적인 파트너로 여기고 협상하는 게 낫다고 보는 계층과,북한의 지금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 붕괴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두 부류로 한국사회의 대북관이 엇갈리고 있는 느낌입니다.더욱이 문제는 어느 쪽이 주도세력인지조차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허교수=북한체제의 연착륙을 놓고 한·미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연착륙에 대한 정의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저는 연착륙을 안락사라는 의미로 씁니다.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정상 상태로 진입하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이렇게 되면 통일이 더 어렵게 될 뿐입니다.따라서 한·미간에 연착륙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하고 상호 합치점을 도출해야 합니다.미국에서 포용정책을 들고 나오는데,유연한 대처는 좋지만 유화적인 것은 문제입니다. ▲그레그 회장=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이같은 토론에 귀순한 북한 조종사도 노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또 한국의 정치지도자들도 대북 정책을 좀더 일관성있게 펴나갔으면 하는 권고를 하고 싶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린다면 한국의 지도자는 이승만·장면·박정희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동안 북한은 김일성­김정일로 승계되고 있습니다.제 생각으론 북한에도 박정희와 같은 역할을 할 인물이 나중에 출현할 가능성이 높고,한국측이 이 사람과의 대화가 오히려 잘 될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홍위원=제주에서 한·미정상은 한반도 문제해결은 당사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미국이 북한 개입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 남북대화와 연결해야 남북관계 발전의 여건이 조성됩니다.남북대화는 동결됐는데 미·북관계만 발전되면 한국민의 대미불신을 야기해 양국간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허교수=북한의 식량난은 과장된 측면이 많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60년대초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은 연간 1백36㎏이었습니다.북한의 경우 1인당 1백50㎏이라고 설정하고 2천3백만명이니까 3백50만t 정도인데 여기에 자연감소량을 감안해 1백만t을 더해도 연간 4백50만t이면 굶어죽지는 않습니다.북한의 90년 들어 양곡생산량은 연간 4백만t 안팎입니다.93년 3백80만t,95년 홍수로 3백30만t으로 올해에는 약 2개월치의 양곡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됩니다.7∼8월쯤이 어렵겠지만 지하경제에 약 1백만t의 쌀을 갖고 있다고 추측돼 미국처럼 쌀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식량난 과장됐다 ▲그레그 회장=상호간의 무지 때문에 이견이 생기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봅니다.한미간 뿐만 아니라 남북한 간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한·미간에 공조를 더 잘 유지하자면 정확한 식량사정등 북한에 대한 정보를 더 잘 공유하는 게 중요합니다. ▲허교수=4자회담에 대해 북한은 앞으로도 신속하게 반응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중국이 이 제안에 적극적이지 않고 러시아도 배제된 상태에 대해 반발하고 있고 북한은 4자회담이 아니더라도 미사일과 유해송환협상등 다양한 대미채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또 시간을 끌면 끌수록 떡이 커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수정제의를 통해 공을 이쪽으로 넘길 수도 있다는 심산입니다.북한은 최악의 위기사태를 유효한 외교수단으로 역이용하고 있습니다.핵협상때 벼랑끝외교에서 이번에는 「자폭위협 외교」라는 얘기도 있을 정도입니다.하여튼 앞으로 3∼4년이 매우 중요합니다.북한이 우세한 군사력으로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따라서 국방비를 일종의 안보보험금으로 보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레그 회장=김정일이 하반기쯤에 공식적인 권력승계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홍위원님의 말씀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김이 정확히 언제 최고위직 승계 절차를 밟을지 모르지만 권력승계후에는 4자회담에 참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것으로 보입니다.한·미 양국은 북한이 이렇게 나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바람직할 것입니다.이같은 관점에서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한·미 양국이 엄밀하게 공동 평가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이런 가운데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고 4자회담을 수용한다면 한반도의 긴장국면이 완화되는 새로운 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 듯합니다. ○「경보망 구멍」 충격 ▲홍위원=미그19기의 귀순이 4자회담의 큰 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단,북한의 지도층이 개방하니까 이런 일이 터진다고 판단할 경우 당장에는 4자회담이 위축될 수는 있다고 봅니다.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내부의 저항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허교수=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단기적으로는 내부단속을 강화해 역효과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홍위원=한가지 첨언하고 싶은 것은 이번에 서울시의 조기경계망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우려할 만한 사실입니다.항상 전쟁터에 있다는 업무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허교수=서울시의 민방위 경보체제에 구멍이 뚫린 것은 충격적인 사태입니다.수시로 해오던 훈련도 주민불편을 이유로 간헐적으로실시하는데 이는 잘못입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방위 문제를 재고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정리=구본영·김균미 기자〉
  • 인도에 「코끼리 운전교습소」 등장

    ◎현운전사 부랑아·술주정꾼 많아/마구잡이 매질 등 잔학행위 일쑤/3개월 교육후 면허증… 코끼리학대땐 벌점도 인도에 세계최초로 코끼리를 제대로 몰기위한 「코키리운전교습소」가 생겨 화제를 뿌리고 있다. 「조심! 인근에 코끼리 운전 교습소,통행불허」인도 남서부 케랄라주에 있는 코끼리 교습소 문밖에 걸려있는 이 붉은 색 팻말부터가 이곳을 지나는 자동차 운전자 및 통행인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코끼리는 인도의 도로에서 흔히 볼 수있는 동물이며 봄베이나 뉴델리 같은 대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이다.물론 인도에서 코끼리를 모는데는 면허증이 필요없다.그러나 한 동물복지그룹과 케랄라주에 의해 세워진 이 교습소는 그와 같은 관행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우리는 신세대 코끼리 운전사 창조를 목표로 하고있다』는 것이 케랄라주 산림위원회 수의사 겸 코끼리 전문가 패니커씨의 설명이다. 패니커씨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서 코끼리 운전사들은 대부분 부랑아나 술주정뱅이들로 이들은 길거리에서 노숙하면서 술에 취해 코끼리들을 몰아가면서 마구잡이로 때리는 일이 많다.뿐만아니라 코끼리들을 쇠사슬로 묶어 도로옆에 방치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햇볕에 노출시키거나 막대끝에 꽂혀있는 갈고리로 사정없이 때리기도 한다. 이 양성소는 새로운 코끼리 운전 면허증 제도를 통해 이같은 잔학행위를 근절하려 하고있다.즉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면허증에 벌점을 부여하고 동물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면허정지등과 같은 처벌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7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이 교습소는 몽둥이가 최고의 선생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종래의 믿음을 고치려 하고있다. 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있는 비제이 쿠마르씨(22)는 『우리는 코끼리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판별하고 성격을 이해하는데 한달이 걸렸다』고 말했다.그는 『그러고 나서 우리는 코끼리들이 우리의 명령에 익숙해질 때까지 명령을 반복했다.물론 코끼리들이 잘 했을 때는 먹을 것을 줬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3달동안 교습을 받고나면 앞으로 나가기,속력내기,감속하기등 코끼리운전의기본기들을 어느정도 숙달해 졸업장을 받게된다. 인도에서는 코끼리가 목재등을 운반하기 때문에 꽤나 쓸모있는 짐승으로 여겨지고 있다.코끼리는 또한 호화스런 종교의식에도 동원된다.멋들어지게 치장한 코끼리들이 힌두교의 신상을 짊어지고 행렬에 참가할 때는 하루 3천루피(6만5천원)까지의 노임을 받을 수 있다.이 돈은 목재를 운반할 때와 비교할 경우 10배가 넘는다. 이렇게 돈을 잘 버는 놈들이지만 지금까지는 학대받으며 살아온 것이 코끼리들이다.갓 개교한 인도의 코끼리운전사 양성소가 코끼리에 대한 학대관행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유상덕 기자〉
  • 문학위기론 대두속/작가지망생은 급증

    ◎문예지 여름호 신인작가들 대거 추천/늘어난 문학상·발표지면 확대 영향/“장인정신 실종·글쓰기 하향 평준화” 우려도 영화를 보면 될걸 누가 문학작품을 읽겠느냐는 「문학위기론」이 문학의 해를 맞아 더욱 소리를 높이고 있는 요즘이다.하지만 위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작가지망생」들은 늘어만 간다. 최근 여름호를 펴낸 문학계간지들엔 어느때보다 많은 신인작가·시인들이 일제히 추천됐다.소설로는 「문학과사회」의 김연경(「〈우리는 헤어졌지만,너의 초상은〉,그 시를 찾아서」)「문학동네」의 김형수(「들국화 진 다음」)「상상」의 방경희(「유명무실」)「문예중앙」의 김준태(「시인 오르페우스는 죽지 않았다」),시로는 「작가세계」의 정재학·정남희,「창작과 비평」의 문경화,「문학동네」의 김철식 등이 각각 제도권 문단에 나왔다. 지난 5월초 수상작을 발표한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상」의 경우 상을 놓고 소설 83명,시 1백1명 등 무려 2백여명 가까운 「문학청년」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지난해 소설 응모자는 60여명이었는데최근 몇년간 응모자수가 계속 늘고있다고 출판사측은 전한다. 계간지 편집자들에 따르면 요 근래 신인투고작수의 증가는 뚜렷한 현상이다.계간지 여름호의 김연경·방경희씨처럼 스물을 갓 넘긴 대학생부터 김형수씨처럼 한때 학생운동권의 이론가로 활동하다 「전향」한 이들까지 이력도 다채롭다.한번 등단한 이들도 신인·기성을 묻지 않는 여러 문학상들에 재응모하는 경향.작년 「문학동네」문학상의 은희경,「오늘의 작가상」의 이혜경,올 「오늘의 작가상」수상자 김이소 등은 모두 신춘문예,계간지 혹은 전작장편 등으로 등단한뒤 상을 거머쥔 신인들이다. 문학의 약세가 일견 명백해뵈는데도 이처럼 「문학지망생」들이 늘어나는 기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무엇보다 많아진 문학상,출판시장의 확대등을 꼽지 않을 수 없다.최근의 예만 봐도 김운비·박청호·최재경·이응준·박경철·백민석 등 단편 한두편을 발표한뒤 바로 단행본을 내거나 아예 등단절차마저 건너뛰고 전작장편으로 데뷔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이들을 충분히 소화할만큼 출판계가 커진것이다.이밖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문학창작학교,PC통신이 제공하는 무궁무진한 지면도 한몫 거들고 있다. 하지만 요즘 지망생들이 과거처럼 「일구월심 문학도」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시·소설·평론을 넘나드는 것은 기본이고 팝칼럼·영화평론 등 이들이 공략하는 것은 넓은 의미의 문화적 글쓰기다. 「글쓰기의 민주화」라는 점에서 이런 현상의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다.그러나 많은 이들은 문인의 장인정신 실종을 우려한다. 문학평론가 남진우씨는 『과거 문단은 폐쇄적이리만큼 작품 수가 적었을 망정 엄정한 수준이 보장돼 오히려 존경받았다.이에 비해 최근의 현상은 데뷔작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하는 아마추어리즘의 확산』이라며 『이때문에 등단한 작가의 극소수만이 장기적으로 살아남게 될것』이라고 내다봤다.〈손정숙 기자〉
  • 곡물가 폭등/수요는 급증·공급 제자리

    ◎이상기온에 수확량 급감… 밀값 1년새 2배/“곡물소비 8% 증가” 개도국 식량난 위험수위 국제곡물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1년전만 해도 부셸당 3.5달러였던 국제 밀시세가 지금은 7.17달러로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지난 5월1일 사상최고기록을 갱신한 이후 잠시 주춤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또다시 개록갱신 행진을 계속할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곡물에 대한 수요는 끝없이 늘어나기만 하는데 공급은 도저히 이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급 불균형의 격차가 커지게 된 것은 생산부진과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곡물소비 증가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먼저 공급쪽 측면부터 살펴보면 미국과 남미,옛 소련,호주 등 세계의 주요 곡창지대가 최근 몇년간 한결같이 한발과 홍수,한파 등 이상기온으로 곡물수확량이 연이어 크게 줄어들었다.그 결과 옥수수,밀 등 세계의 곡물 비축분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지난 93년 세계는 전세계 인구가 77일간 소비할 수 있는 곡물을 비축해 놓고 있었으나 현재는48일분에 지나지 않아 지난 35년 사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세계 인구의 5분의1에 해당하는 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이 몇년전까지만 해도 식량수출국의 위치에 있었으나 이제는 식량수입국으로 바뀐 사실도 세계곡물시장을 압박하는 큰 원인이다.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중국의 농토들을 마구잡이로 공장 등 산업지대로 변모시키고 있다.지난 10년간 중국의 전체 경작가능 면적의 2%이상이 공장지대 등으로 바뀌었다.이처럼 농지가 줄어드는 것은 꼭 중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고 개발이 한창인 개도국 전체에 걸쳐 공통된 현상이다.농민들도 힘들게 농사일을 하는 것보다는 농토를 팔고 공장 등지에 취업하는 것이 수입이 훨씬 좋다며 기꺼이 농사를 등지고 있는 실정이다.중국이 식량수입국으로 남아 있는 한 국제곡물시장에서의 수급균형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농경제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곡물소비는 이와 반대로 계속 늘어나고만 있다.특히 경제발전으로 생활수준이 전보다 크게 향상된 개도국들에서의 곡물소비 증가가 이같은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지난 10년간 전세계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1% 증가했다.육류 생산을 위해 들어가는 사료 공급으로 곡물소비도 불가피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10년전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3억마리를 갓넘는 수준이었는데 2000년에는 5억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문제는 돼지고기 1㎏ 생산을 위해선 4㎏의 곡물이 돼지먹이로 들어간다는데 있다.개도국들에선 지난해 사료용 곡물 소비 증가가 8%에 달해 곡물부족 사태를 부추기는 주원인으로 등장했다. 이처럼 곡물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그러나 가격이 아무리 높아진다 해도 사람이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곡물이 부족해질 수록 식량수입국들간에 이를 먼저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고 결국 부유한 나라들에 밀려난 가난한 나라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이같은 곡물값 폭등이 국제경제에 가져올 파장은 심각하다.우선 식량소비국들로부터 식량생산국으로의 부의 이전이 심화될 것이다.예컨대 세계최대의 곡물수출국인 미국은 올해 곡물무역에서만 3백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곡물값의 급등으로 곡물생산을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곡물생산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우선 새로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전문가들은 옥수수나 밀,다른 곡물 등을 경작할 수 있는 토지는 잘해야 현수준에서 3%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게다가 이번 곡물가 급등 이전에는 10년 가까이 곡물가가 거의 정체 상태에 있었다.농업이 이윤발생 기회가 그만큼 적어지면서 농업에의 투자도 줄어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부진했었다.실제로 지난 80년대 이후 세계의 농업생산성은 농업혁명을 위한 많은 연구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의 높아지지 않은 실정이다.이제 가격이 급등하자 농업에의 투자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이같은 투자가 결실을 맺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데 문제가 있다.〈김규환 기자〉
  • 이진호 포항공대 전임연구원(인터넷으로 떠나는 세계여행:4)

    ◎“지구를 벗어나 우주속으로” 지구는 태양에서 세번째 별이면서 초록색의 영롱한 별이다.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본 사람은 몇 명 안되는 우주비행사 뿐이다.지구를 한번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을 장시간 받아야 하고 거기에 위험까지 감수해야만 한다.그러나 사이버 스페이스를 통한 여행은 이러한 제약도 없다. 미 항공 우주국(NASA)에서는 그동안 미국에서 추진한 우주 계획의 결과를 전세계에 알리는 방안의 일환으로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진들을 데이터베이스 서비스(http://nssdc.gsfc.nasa.gov/photo gallery/photogalley.html)로 제공하고 있다.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등 태양계 각종 행성의 사진뿐만 아니라 블랙홀이나 다른 은하계의 사진 및 우주 탐사선들의 사진도 볼 수 있다.물론 지구와 달에 관한 여러 각도에서의 사진도 제공된다.시간이 난다면 미 항공 우주국을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http://www.nasa.gov/). 별들과 은하에 관하여 멀티미디어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Earth and Universe라 명명된 웹페이지(http://www.eia.brad.ac.uk/btl/)도 들러볼만한 곳이다.이곳에서는 우주의 기원,별의 일생,태양,은하,별의 형성,별의 에너지 등에 관한 정보를 움직이는 동화상과 스피커로 울려퍼지는 음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태양계를 자세한 용어 설명과 함께 알고 싶다면,호주에서 제공하는 A Multimedia Tour of the Solar System(http://www.anu.edu.au/Physics/nineplanets/)서비스를 추천하고 싶다.여기에는 태양계 각 별들의 사진은 물론,해당 위성에 관한 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게 서비스하고 있다. 태양계를 떠나 이제 우주 저 밖으로 나가면 여러 모양의 별자리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별자리에 관한 인터넷 서비스로 비교적 쉬운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위스콘신 대학의 한 학생이 제공하는 웹 페이지를 권하고 싶다.The Constellations and their Stars라 명명된 이 페이지(http://www.astro.wisc.edu/∼dolan/constellations/)에서는 별자리에 관한 각종 정보는 물론,별에 대한 사진과 분석 자료 등을 알기 쉽게 분류하여 제공한다. 우주를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은 앞으로 누가 21세기를 주도하느냐 하는 문제와 일맥상통한다 하겠다.항간에 글로벌 스타 프로젝트니,이리디움 프로젝트니 해서 통신위성을 한꺼번에 수십개 쏘아올려 전세계를 하나의 정보 통신망으로 묶고자 하는 세계 유수 다국적 기업의 야망을 듣는다.우주도 식민지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우리별 1호와 2호,무궁화 1호와 2호를 가진 위성국으로 갓 태어난 신생아나 다름없다.그러나 우주로 뻗어나갈 기술 입국으로 가능성을 낙관하는 것은 바로 오늘도 연구실에서 밤새워 통신 위성과 씨름하는 한국통신과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센터의 과학도들,그들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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