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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구 취업도우미 3인방 “구직자 감사인사에 감동”

    중구 취업도우미 3인방 “구직자 감사인사에 감동”

    7일 중구청 1층 취업정보센터. 신구슬(왼쪽·29)·박지혜(가운데·29)·박진희(오른쪽·30)씨 등 여성 취업상담사 3명이 구인을 희망하는 기업과 구직을 원하는 구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 이곳에 근무한 지 갓 1년을 넘긴 햇병아리 공무원. 40~50대 중·장년층 구직자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직자들은 딸 같은 이들에게 ‘미녀 취업 도우미’라는 별칭도 붙여주었다. 중·장년층이 원하는 직업은 청소업무가 가장 많다고 한다. 박지혜씨는 “월급이 적어도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구직자들에게 감동하고, 첫 월급을 받아서 음료수를 사들고 오는 분들 덕분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업정보센터에는 지난해 759건의 구인요청과 1881명의 구직 등록이 이뤄졌고, 구직자 중 906명이 직업을 얻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런던통신] 챔스 8강 프리뷰 ‘무리뉴 vs 레드냅’

    [런던통신] 챔스 8강 프리뷰 ‘무리뉴 vs 레드냅’

    챔피언스리그 통산 9회 우승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첫 출전에 8강 벽을 넘은 토트넘 핫스퍼가 맞대결을 펼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단연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가 앞선다. 그러나 토트넘은 인터밀란, AC밀란 등 유럽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꺾고 8강 무대에 올랐다. 과연, 축구공은 둥글까? 예상 선발 라인업 양 팀 모두 적지 않은 부상자 때문에 베스트11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토너먼트의 성격상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주요 선수를 출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리뉴의 레알 :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출전 여부가 관심사다. 호날두가 출전할 경우 올림피크 리옹과의 16강전과 비슷한 라인업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변수는 마르셀루다. 레알은 올 시즌 호날두와 마르셀루가 좌측에 포진할 때 훨씬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마르셀루의 출전이 불투명하고 이제 갓 부상에서 돌아온 호날두가 출전할 경우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르벨로아가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이다. * 레알 베스트11 : 카시야스 - 라모스, 카르발류, 페페, 마르셀루(혹은 아르벨로아) - 케디라, 알론소 - 호날두, 외질, 디 마리아 - 이과인(혹은 아데바요르) *레드냅의 토트넘 : 토트넘 역시 부상자들로 인해 라인업 구성이 쉽지 않다. 다행히도 가레스 베일과 윌리엄 갈라스가 마드리드 원정에 포함됐으나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원은 해리 레드냅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몇 명 배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루카 모드리치를 놓을 지, 톰 허들스톤을 배치할 지에 따라 베일의 선발 출전이 결정될 전망이다. * 토트넘 베스트11 : 고메즈- 촐루카, 갈라스, 도슨, 아수-에코토 - 산드로, 모드리치(허들스톤), 레넌, 베일(모드리치) - 반 데 바르트 - 크라우치 예상 포메이션 *레알 마드리드(4-2-3-1) : 레알이 토트넘을 상대로 홈에서 세 명의 미드필더(디아라, 케디라, 알론소)를 가동할까? 사실 정상적인 상태라면 그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레알은 다르다. 지난 주말 리그 경기에서도 드러났듯이 호날두, 벤제마, 카카, 마르셀루 등이 빠진 공격진은 날카로움과 거리가 멀었다. 덕분에 무리뉴의 홈 무패신화도 9년 만에 끝이 났다. 레알은 앞서 언급했듯이 호날두의 출전 여부에 따라 포메이션에 변화가 예상된다. 무리뉴는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무승부도 괜찮다.”라고 밝혔다. 이 말인즉, 호날두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세 명의 미드필더를 가동해 무실점 경기를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심리전일지, 아니면 진심일지는 경기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알 수 없다. *토트넘 핫스퍼(4-4-1-1) : 토트넘은 지난 AC밀란과의 16강전에서 그랬듯이 철저히 ‘선수비 후역습’의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포백과 중앙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줄인 채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역습시 아론 레넌과 베일의 빠른 발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레넌의 우측 돌파는 토트넘의 주요 공격 루트로 활용될 전망이다.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 역시 토트넘 역습 전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단순히 높이 싸움을 위해서가 아니다. 크라우치는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거나 세컨 볼을 노릴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는 토트넘이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패스 게임을 거치지 않고 상대 박스 근처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토트넘의 4-4-1-1이 단순하면서도 위협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예상 포지션 배틀 * 외질 vs 산드로 : 호날두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지금 레알의 에이스는 외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질은 4-2-3-1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레알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외질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상대 미드필더와 포백 사이의 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때다.(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이 위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레드냅 감독 역시 이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홀딩맨 산드로를 활용해 외질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산드로 혼자서 외질을 전담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선수 개인이 실패할 경우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팀으로서 중원과 수비라인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야하는 이유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권진원, 햇살 가득한 봄 ‘분홍 자전거’ 타고 5년 만에 짠~

    권진원, 햇살 가득한 봄 ‘분홍 자전거’ 타고 5년 만에 짠~

    ‘살다 보면’,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를 부른 가수 권진원(45)이 ‘분홍 자전거’를 타고 5년 만에 대중 앞에 다시 섰다. 7집 앨범 ‘멜로디와 수채화’를 내놓은 것이다. 타이틀 곡인 ‘분홍 자전거’는 종전 히트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경쾌하고 예쁜 동화 속의 한 장면 같다. 햇볕이 한결 따뜻해진 지난달 31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권진원을 만났다. “일곱 번째 앨범이니 이젠 담담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요. 5년이란 긴 시간 끝에 준비한 앨범이라 더 그런가 봐요. 브로콜리너마저 등 후배 가수들이 트위터에 제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남기는 걸 보면 뿌듯하기도 해요.” ●대학생 딸 생각하며 만든 ‘예쁜 걸음마’ 얼굴에 행복한 표정이 가득하다. 권진원은 1985년 강변가요제로 데뷔했다. 1988~1991년 노래를찾는사람들에서 활동하다가 1992년 솔로 1집 ‘북녘 파랑새’를 내면서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올해는 솔로로 데뷔한 지 딱 20년 되는 해다. 그래서인지 7집 앨범은 ‘봄날’ 느낌을 물씬 풍긴다. 악기 구성은 단출하고 노래는 대부분 3분을 넘기지 않는다. 권진원 특유의 힘 있고 깊이 있는 음색도 여전하다. 군더더기 없는 노래들이 한폭의 깔끔한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멜로디와 수채화’라는 앨범 제목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10곡의 자작곡 가운데 2곡은 보컬 없는 반주곡이다. 그중 ‘예쁜 걸음마’는 대학생 딸을 생각하며 만들었단다. “지금은 대학생인 딸아이가 돌을 갓 지나서 걸을 때가 떠오르더라고요. 정말 예뻤거든요. ‘이리 온’ 하면 뒤뚱거리며 걸어오는 게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때를 생각하며 멜로디를 만들었습니다.” ●세곡 노랫말 남편이 쓰고… “부부는 일심동체” 남편(유기환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교수)이 앨범 작업에 참여한 것도 흥미롭다. ‘멜로디와 수채화’ ‘첫사랑’ ‘분홍자전거’ 세곡의 노랫말을 유 교수가 썼다. “부부가 일심동체이긴 한가 봐요.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지라 자연스럽게 곡 작업을 함께 하게 됐어요.” 권진원은 지난해부터 대학 강단에도 서고 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다. 제자들은 새 앨범이 나오자마자 “교수님, 자랑스러워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든든한 팬을 자처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음악 작업의 연장선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노동이란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늘 즐겁고 몰입하게 됩니다.” 한국 포크록의 대표 주자답게 최근의 ‘세시봉 열풍’에 대해서도 반색했다. “이야기가 많이 담긴 포크 음악이 재조명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 반가워요. 다만, 잠깐의 열풍이 아닌 지속적인 사랑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후배들도 포크 음악을 계속 지켜줬으면 좋겠고요.” 그는 오는 5월 ‘친정’ 같은 대학로 학전 무대에서 단독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라스트갓파더 美 개봉은 사기” 진중권 심형래 영화에 또 쓴소리

    “라스트갓파더 美 개봉은 사기” 진중권 심형래 영화에 또 쓴소리

    문화평론가 진중권이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 파더’ 미국 개봉에 대해 “대국민 사기”라고 또 한번 쓴소리를 했다. 진중권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라스트 갓파더’ 북미 대 개봉. 50개관이랍니다. 그것도 교민밀집지역에. 거기에 콘텐츠 지원 CJ,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미국 간다고 국내에서 실컷 장사해 먹고. 정작 미국에서 개봉관은 달랑 50개? 이 정도면 대국민 사기죠.”라고 비난했다. ‘라스트 갓파더’는 지난 1일 뉴욕, LA, 시카고, 토론토, 밴쿠버 등 미국과 캐나다 주요 13개 도시 55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런던통신] 박지성의 복귀전? 퍼거슨에게 물어봐!

    [런던통신] 박지성의 복귀전? 퍼거슨에게 물어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약 2주전 구단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이 웨스트햄 원정을 통해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박지성은 정확히 97일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저지를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게 된다. 만우절 다음날, 우리는 박지성을 볼 수 있을까? 2주간의 A매치 기간은 맨유에게 매우 달콤한 휴식기였다. 덕분에 박지성, 안데르손, 네마냐 비디치, 리오 퍼디난드 등이 출격 준비를 마쳤거나 복귀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3~4일 간격으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8강 그리고 FA컵 4강을 연속해서 치러야하는 맨유에겐 분명 희소식이다. 로테이션 가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퍼거슨에겐 그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오로지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아스날과 달리 맨유는 무려 3개 대회를 신경 써야 한다. 팬들의 희망은 1999시즌 트레블의 재현이겠지만 퍼거슨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현실적으로 3관왕은 힘들다”며 세 마리를 토끼를 모두 잡는 일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퍼거슨은 어느 경기에 더 큰 비중을 둘까? 그리고 박지성은 그 중 어떤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까? 당장 맨유에게 급한 불은 웨스트햄(리그)과 첼시(챔스 8강) 원정이다. 웨스트햄의 경우 칼링컵 8강에서 0-4 완패를 당한 적이 있으며 첼시 역시 1-2 역전패의 아픈 기억이 있다. 공교롭게도 2경기 모두 원정이었다. 맨유가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두 경기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웨스트햄을 꺾고 첼시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것이다. 웨스트햄전 패배는 곧 아스날에게 역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점 3점을 획득하려 할 것이며 첼시 원정은 뒷문을 굳게 잠근 채 무실점을 노릴 것이다. 이럴 경우 박지성은 웨스트햄 원정보다는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웨스트햄전은 반드시 골이 필요한 경기다. 체력적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이제 갓 부상에서 복귀한 박지성 보다는 그래도 실전 감각과 득점력이 좋은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나설 공산이 크다. ⓒ 영국 일간지 가디언 예상 선발 명단 영국 현지 언론 대다수도 웨스트햄전 맨유의 선발 명단에 나니와 발렌시아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맨유가 치차리토 원톱의 4-4-1-1(혹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영국 언론들 역시 적중률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며 최종 결정은 감독의 몫이기 때문이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겠지만 박지성의 웨스트햄전 출전 여부는 퍼거슨 감독이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웨스트햄전부터 로테이션을 적절히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웨스트햄을 상대로 첼시전을 대비한 전술을 실험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박지성의 활용 여부가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햄전은 그런 의미에서 맨유에게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안경남 통신원 pitchaction.com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원전 인접 공포의 이와키市 차량도 보행자도 거의 없어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원전 인접 공포의 이와키市 차량도 보행자도 거의 없어

    후쿠시마 원전과 인접해 방사능 공포에 직면하고 있는 이와키 시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가 승용차를 타고 도쿄를 출발한 것은 27일 오전 7시. 동북 지방으로 가는 고속도로 조반센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꽤 많은 차량들이 다니고 있었다. 갓 출고한 차량 6대를 실은 화물차가 이채롭다. 이 와중에도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석유 탱크로리도 눈에 띈다. 휴게소마다 재해지역으로 가는 자위대 트럭이나 일반 트럭들로 가득하다. 기름을 넣으려는 일반 차량들도 100m씩 줄을 서 있다. 동북쪽으로 이동할수록 일본이 자랑하는 요철 없는 고속도로가 마구 흔들린다. 지진 피해를 본 듯 도로 곳곳에 요철이 생기고 금도 가 있다. 고속도로를 내려 이바라키 현 기타이바라키 시에 접어든다. 진풍경이 보인다. 승용차가 1㎞ 정도 장사진을 치고 있다. 주유하려는 행렬이다. 어디든 주유소는 마찬가지다. 지붕이 무너진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전통 가옥이다. 그건 나은 편이다. 바다와 접한 곳에는 쓰나미가 할퀴고 지나간 자국이 선연하다. 육지로 올라온 배는 물론이고, 쓰나미가 덮친 가옥들은 재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 항구 여기저기 길이 솟구치고 꺼져 있다. 치우지 못한 쓰레기 더미도 흉물스럽다. 그래도 활기가 느껴진다. 곳곳에서 복구하는 크레인이 움직이고 편의점이나 상점도 문을 많이 열었다. 조그만 도시인데도 오가는 차량이 제법 많다. 국도 6번을 타고 현 경계선을 넘어서자 행선지 후쿠시마 현 이와키가 나타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었을 뿐인데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지나는 차량도 확 줄고, 사람들 모습도 잘 안 보인다. 무엇보다 문을 연 가게를 찾기 힘들다. ‘3無’ 적막한 시가지… 유일하게 문 연 곳은 대형마트뿐 ‘휴업’이란 종이를 붙여 놓은 주유소. 사장은 “새벽에 문을 열어 3시간 만에 기름을 다 팔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구급차·소방차 등 긴급차량을 위한 1200ℓ의 재고는 남겨 둔다고 한다. 1인당 판매량은 20ℓ. 그 20ℓ를 구하려고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 기름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인근 오나하마에 있는 정유소에서 탱크로리를 따라 어느 주유소로 가는지 뒤를 쫓을 만큼 필사적이라고 귀띔한다. 이런 얘기도 들려준다. “위조한 긴급차량용 종이를 가져와 기름을 달라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경찰관이 영업할 때 입회한다.”고 한다. 이와키 시청으로 가는 길에 있는 한 편의점은 반갑게도 문을 열었다. “재해지역으로 다 보내는지 입하가 안 된다.”고 해 도쿄에선 구하지 못했던 카메라용 건전지가 이곳에는 있다. 그래도 점원은 “수돗물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 때문에 미네랄워터 수요가 많은데 1인당 2병으로 판매를 제한하는 등 동일 상품은 2개 이상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키 시가지는 놀라울 만큼 한적하다. 오가는 차량도, 보행자도 거의 없다. 선로가 일부 파괴돼 기차도 다니지 않는다. 간혹 다니는 사람은 3명에 2명꼴로 마스크를 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시내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대형 마트다. 식료품과 일상용품을 사러 온 차량으로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다. 한적하기는 시청 주변도 비슷하다. 시청에 들어서니 요오드제 배포를 알리는 안내문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휴일이라 시민들도, 응대하는 시 직원도 별로 없다. 총무과 직원 히구치 다다스케는 “시민들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차에 넣을 기름이 없어 식료품을 구하러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옥내에 대피 중인 고령자와 장애인들은 시내에 나올 수 없어 불편이 한층 심각하다고 했다. 그래도 대지진 직후 100% 단수됐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수도복구율이 50%에 달하고 전기도 쓰나미 피해 지역 외에는 대부분 통하고 있다고 한다. 시청에서 500m 떨어진 이와키 재해대책본부가 있는 시 소방본부. 2층에선 생사확인 창구 직원들이 3·11 대지진 발생 17일째인데도 아직도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다. 벽에는 마을별 연락처가 빼곡하게 적혀 있고, 각종 명부를 놓고 대조 작업을 하고 있다. 대책본부 직원 아이자와 마사하루는 “현재 250명 사망이 확인됐으며 3900명가량이 59개 대피소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층의 대책본부에는 자위대원들과 시 직원들이 섞여 있는데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홍보를 맡고 있는 구보키 다카히로는 “최악의 물자부족 시기는 지났으나 역시 석유 부족이 가장 문제”라고 털어놨다. 영업을 재개한 편의점, 마트 등이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 완전 정상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보키는 몇 가지 불만을 털어놨다. 방사능 피해가 사실상 없는데도 마치 이와키 전체가 방사능에 덮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시가 1시간 단위로 방사능을 측정하는데 대략 1μ㏜(마이크로시버트) 안팎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와키 시로 물자를 싣고 들어와야 할 트럭들이 잘 오지 않아 물자부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언론이나 금융기관조차 시를 떠났다고 화를 냈다. “현재의 방사능 수치로는 인체에 큰 영향이 없다.”는 이와키 시 대책본부의 말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방사선은 미량이라도 계속해서 쐬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정설인데도 말이다. 시내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데 사실 이와키를 떠날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이와키를 떠나 도쿄 등지에서 피난 생활을 하다 돈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귀환하는 시민들도 있다고 한다. 방사능에 오염됐을지 모르는 수돗물, 농작물은 물론 대기 중의 방사능 수치도 정상치보다는 높은 이와키. 기약 없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불안과 공포, 절망과 체념, 그리고 그 한구석에 희망이 뒤엉킨 모습은 이와키 시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글 사진 marry04@seoul.co.kr [용어 클릭] ●이와키 후쿠시마 현 최대의 도시. 인구 34만명에 면적도 일본 열도의 행정 시 가운데 두 번째로 넓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이와키 중심부와는 50㎞ 정도 떨어져 있다. 시의 동북부 일부가 옥내 대피 지시가 떨어진 30㎞ 이내에 걸쳐 있다.
  • [28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에서 요리 전 과정에 사용되는 게랑드 천일염은 세계 최고의 명품 소금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랑드 소금이 명품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풍부한 미네랄 덕분이다. 최근 국산 천일염의 미네랄 함량이 게랑드 소금보다 월등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산 천일염이 재조명되고 있는 현장을 함께한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밤 8시 50분)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4~5월. 아직 생각하지 못했던 일로 인해 식중독 또는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의 목숨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는 이것은 바로 독초다. 이 중 몇 가지의 독초는 식용 봄나물과 매우 흡사하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식용 봄나물과 흡사한 독초의 위험성을 살펴보고, 구별법을 통해 예방법을 알아본다. ●남자를 믿었네(MBC 밤 8시 15분) 진헌 모는 진헌이 카렌을 마중 나가면 인희를 가정부로 다시 들이겠다고 조건을 건다. 진헌은 이를 받아들인다. 정민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는 연락을 받은 현수는 정민을 데리러 가지만 남편을 부를 수 없어 경미를 부른다. 한편 비서 기용 2차 테스트로 매출 현황을 분석하게 된 경주는 화경의 지시로 자료를 다운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쥬로링 동물탐정(KBS2 오후 4시 30분) 동물탐정단은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애완동물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다. 밍밍과 크게 싸운 카논은 화가 나서 정글남이 시키는 대로 소중한 보물을 훔치겠다는 도전장을 탐정단 앞으로 보낸다. 한편 용해요 박사님의 컴퓨터와 닥터가 없어진 것을 보고 탐정단은 괴도 뷰티배트의 짓이라고 확신한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대한민국 과학수사를 대표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국과수 하면 우선 시신과 차가운 부검대가 연상되고, 여자들은 버티기 힘든 거친 환경이 떠오른다. 언뜻 험할 것 같은 국과수 원장은 뜻밖에 여성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끈기로 국과수 1인자 자리에 오른 정희선 원장을 만나 본다. ●기업프로젝트(OBS 밤 10시 5분) 갓 스무 살을 넘긴 대학친구 셋이 각각 500만원씩 모아 시작한 회사 ‘컴투스’. 휴대폰으로 간신히 전화통화만 하던 시절 ‘휴대전화로 게임을 해 보는 건 어떨까’란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모바일 게임 회사 최초로 300억원의 매출과 9년 연속 흑자를 하고 있는 컴투스의 박지영대표를 초대해 풀스토리를 들어 본다.
  • [주말기획] ‘오디션’ 왜 이토록 열광할까

    [주말기획] ‘오디션’ 왜 이토록 열광할까

    대한민국이 오디션 열풍으로 뜨겁다. 이미 성공한 가수들을 서바이벌 경쟁으로 내몬 MBC의 ‘나는 가수다’(‘나가수’)는 공정경쟁 원칙이 훼손됐다며 시청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바람에 PD와 출연진이 교체되는 홍역까지 치렀다. 대한민국은 왜 이토록 오디션에 열광하는가. 이명박 정부가 ‘공정 사회’를 내걸면서 오디션의 사회학적 의미는 더 커졌다. ●“‘나가수’ 공정원칙 훼손” 시청자 반발… PD 교체 등 홍역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의 오디션 열기 근원을 부패한 사회에 대한 대중의 저항에서 찾았다. 홍 교수는 “우승자가 결정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능력 위주의 선발을 강조하기 때문에 대중은 오디션에 강한 호감을 느낀다.”면서 “한국 사회의 성공 이면에는 지연, 학연, 혈연 등의 연줄과 부패가 크게 자리한다는 의구심이 국민 의식 밑바닥에 깊게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 미화원 어머니를 위해 도전한 서인국과 환풍기 수리공 출신에 평범한 외모를 지닌 허각이 ‘슈퍼스타K’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오디션이 ‘88만원 세대’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 다가갔다는 설명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조용신씨는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자들은 연예기획사 문을 두드렸다가 거절당한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영국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 폴 포츠나 수전 보일 등 기존 연예기획사 평가 잣대로는 도저히 기회를 잡을 수 없는 사람들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뽑히면서 공정 경쟁에 대한 의미 있는 화두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배경 아닌 실력 잣대” 88만원 세대의 ‘희망 아이콘’ 반면 지나친 경쟁 심리와 한탕주의를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오디션의 특성상 참가자의 동기 부여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한 성패 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흐르는 데다 3억, 5억원 등 우승상금 수치에 각을 세우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의 ‘나는 가수다’ 파동도 따지고 보면 과열 경쟁이 빚어낸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슈퍼스타K’ 시즌 3의 우승상금은 국내 오디션 프로 최고가인 5억원이다. 정 평론가는 “오디션이 질적 경쟁이 아닌 시청률이나 상금 등 양적 경쟁으로 흐르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풍조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안민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신데렐라 동화로 교묘히 포장되면서 일종의 로또 같은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방증으로 오디션 사교육 시장이 활개치는 현실을 들었다. ●상금 3억, 5억, 일확천금 흘러… 두달 120만원 ‘고시반’ 기승 실제 서울 강남 일대에는 ‘슈퍼스타K 3’, ‘기적의 오디션’(SBS), ‘스타 오디션’(KBS) 등에 대한 특별대비반을 내세운 사설학원들이 성업 중이다. 비용은 두달에 120만원을 넘는 곳이 많다. 해당 학원들은 현직 PD와 영화감독 특강은 물론 모의 오디션까지 실시한다. 유명 연극배우 M씨가 운영하는 학원도 있다. 서울 신사동의 한 학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MBC 위대한 탄생’ 최후 20인에 든 노지훈, 이미소가 이 학원 출신임을 팝업(pop-up) 창까지 띄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 교수는 “오디션 지망자들마저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씁쓸하다.”면서 “숨은 원석을 발굴하겠다는 오디션 취지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조작된 개성을 (사회에) 주입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한민국 오디션 공화국] “나도 꿈 이룰 수 있다” …감동의 대리만족

    [대한민국 오디션 공화국] “나도 꿈 이룰 수 있다” …감동의 대리만족

    오디션은 ‘경청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아우디레’(audire)에서 유래했다. 특정 배역에 어울리는 영화·뮤지컬 배우, 가수를 선발하는 것을 지칭하던 오디션이 최근에는 일반인 중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뽑거나 연예인들끼리 경쟁 시키는 서바이벌 형태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TV의 경우, 5~6년 전만 해도 천덕꾸러기 신세이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 가장 ‘핫’(Hot)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가수, 아나운서, 모델, 심지어 기자와 카레이서까지 오디션으로 뽑는 세상이다. ●케이블發 열풍, 지상파·공연계로 확산 케이블 채널에서 시작된 오디션 열풍은 지상파 방송3사가 가세하면서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방송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오디션 프로 ‘위대한 탄생’을 도입한 MBC는 ‘슈퍼스타K’(오디션 열기에 불을 붙인 케이블 프로그램)의 아류라는 초기 비판을 딛고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끌어내 싱글벙글하고 있다. 여세를 몰아 오디션으로 아나운서를 뽑는 ‘신입사원’을 시작했다. SBS는 6월 말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할 연기자를 뽑는 ‘기적의 오디션’을 시작한다. KBS도 같은 달 코미디, 클래식 음악, 뮤지컬 등 특화된 장르의 예비스타를 뽑는 ‘도전자(가제)’를 선보인다. 케이블채널 아리랑TV는 취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컨텐더스’를 통해 기자를 오디션으로 선발한다. 케이블 TV는 아예 해외에서 ‘대박’을 터트린 오디션 프로 판권을 사들여 한국판을 내보내고 있다. 온스타일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와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와 ‘오페라스타 2011’가 대표적인 예다. 오디션 발원지인 공연계도 일반인 대상 오디션을 적극 늘리고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다음 시즌에 출연할 배우를 뽑는 ‘슈퍼스타 Kim’의 오디션을 실시한다. 인터넷으로 모집한 100명의 일반인이 심사단이다. 심사단은 오는 28일부터 제작진과 함께 캐스팅 노하우를 ‘열공’(열심히 공부)한 뒤 1인 1표를 행사하게 된다. 공연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는 연예기획사 DSP미디어와 손잡고 ‘뮤지컬 아이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00대1의 경쟁을 뚫고 세 차례 관문을 통과한 10명을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뮤지컬 ‘그리스’ 무대에 세워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전문 카레이서이기도 한 ‘한류 스타’ 류시원은 지난달 카레이서 오디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디션 프로가 ‘한물 간’ 장르로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SBS는 2001년 가수 선발 ‘영재육성 프로젝트’를 시도했고, KBS는 MC와 연기자를 각각 뽑는 ‘MC 서바이벌’(2004)과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2006)을 선보였다. 모두 성적이 신통찮았다. 그랬던 오디션이 역설적이게도 케이블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상파보다 시간 제약 등이 덜한 케이블 TV는 수용자 처지에서 도전자들의 성장 과정에 주목했다. 그 결과, 공급자 위주의 선발 기능에 그쳤던 지상파와 달리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었다. ●스타보다 일반인 리얼 도전기에 공감 ‘슈퍼스타 K’를 제작한 케이블 채널 Mnet의 방송제작사업부 홍수현 국장은 “오디션이 TV를 집어삼킨 가장 큰 이유는 공감과 감동이라는 두 가지 코드를 동시에 만족시켰기 때문”이라면서 “도전자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나도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대리만족을 심어준다.”고 강조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쇼 인기의 연장선에서 인기 요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안우정 MBC 예능국장은 “몇 년 전부터 MBC ‘무한도전’이나 KBS ‘1박2일’처럼 짜인 대본이나 특별한 연출 없이 자연스러움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찾아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대세로 자리잡았다.”면서 “스타들의 새로운 도전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일반인들의 리얼 도전기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오디션 프로가 각광받았다.”고 분석했다. 리얼 프로그램의 생생한 감동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팽팽한 긴장감 내지 의외성이 오디션 열기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슈퍼스타K의 경우처럼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과정에 ‘대국민 문자투표’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을 참여시킨 것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전화나 문자 한 통으로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그렇다면 열기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안 국장은 “지상파의 경우 제작비 등의 제약 때문에 오디션 규모가 작았지만 간접 광고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오디션 프로) 제작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해외 프로그램을 통해 부쩍 높아진 시청자들의 수준을 감안할 때 차별성은 기본이고, 구성과 연출이 탄탄한 웰메이드 오디션 프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로축구] ‘오빠부대’ 관중 수 올리고 ‘SNS’ 선수들 인기 올리고

    프로축구 K리그의 올 시즌 인기몰이가 심상찮다. 3라운드 24경기를 치른 가운데 총관중 42만 6833명, 경기당 1만 7785명이 입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관중 25만 1158명에 경기당 1만 1960명을 훌쩍 넘겼고, 비교적 관중이 많았던 2009년 총 34만 6744명에 경기당 1만 6512명의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공짜표’가 대량으로 뿌려지는 개막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곤 했던 K리그의 올 시즌 남다른 인기비결은 뭘까. 사라졌던 오빠부대가 돌아왔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후 안정환, 이동국, 고종수의 ‘트로이카’를 보기 위해 소녀팬이 축구장에 대거 등장한 뒤 10여년 만이다. 당시 경기력과 외모를 겸비한 ‘원조 오빠’들은 홈·원정을 가리지 않고 친위부대를 끌고 다녔다. 소속팀 연고와 관계없이 전국 각지에 팬클럽 지부가 결성될 정도의 ‘전국구 스타’였다. 올 시즌 등장한 ‘젊은 오빠’들도 마찬가지다. ‘조광래호’의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등장,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지동원(전남)과 윤빛가람(경남)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예전 트로이카처럼 탤런트 뺨치는 외모는 아니지만, 갓 스무살을 넘긴 어린 나이임에도 주전으로 자리 잡을 정도의 경기력은 원조 오빠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소속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젊은 선수들도 적지 않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 유병수(인천).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유병수는 셀 수 없이 많은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K리그로 돌아와 돌아와 K리그 데뷔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박기동(광주), 전북에서 부산으로 옮긴 뒤 독을 품고 뛰기 시작한 임상협 등은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 젊은 오빠들이 서울, 수원 등 전통적인 수도권 인기구단이 아니라 시민구단이나 지역팀 소속이라는 점이다. 또 외모보다는 경기력으로 소녀팬을 끌어 모은다는 점이 K리그 흥행에 낙관적인 전망을 품게 하는 대목이다. 리그 초반 열풍은 항상 있었다. 늘 반짝 인기로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관중에 목마른 K리그 각 구단들이 이 같은 젊은 오빠들의 인기를 시즌 막판까지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인 ‘팬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셜네트워크의 활용이다. 형식적으로 운영했던 선수 개인 미니홈피를 활성화시켰고, 선수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거나 교체를 강요(?)해 트위터, 페이스북에 적극적으로 글을 올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선수들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남는 시간을 이용해 꾸준히 자신의 근황과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를 관리하는 구단에서도 모르고 있던 사실을 팬이 먼저 알고 물어 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선수의 이적 사실이 구단의 공식 발표 이전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는 등 당황스러운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선수에 대한 팬의 관심이 구단 입장에서 싫을 리는 없다. 이 같은 변화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팬과의 소통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프로축구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이제 각 구단에는 축구장에서 훌륭한 경기력과 매너를 보여줌으로써 리그 초반 인기를 이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선수와 팀이 아무리 좋아도 계속 지면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오디션 출신 ★들은 누구

    오디션 출신 ★들은 누구

    대표적인 국민 팝송 중 하나인 ‘비코즈 오브 유’(Because of You)’의 주인공인 미국 팝스타 켈리 클락슨.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스무 살이었던 2002년,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에서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듬해 데뷔 앨범 ‘생크풀’(Thankful)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한 데 이어 석 장의 앨범을 5600만장이나 팔아치웠다. 4집에 수록된 싱글 ‘마이 라이프 우드 석 위드아웃 유’(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10곡’에 들었다. 오디션 스타 탄생의 시작은 2001년 영국의 ‘팝 아이돌’이었다. 방송계의 따라하기 습성은 외국도 다를 바 없었다. 같은 해 호주에서 ‘오스트레일리안 아이돌’을, 독일에서는 ‘독일의 슈퍼스타를 찾습니다’가 선보였다.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 이젠 전설적인 프로그램이 된 ‘아메리칸 아이돌’로 재탄생했다. 이 오디션 심사위원이자 독설가로 유명한 사이먼 코웰에게 “어느 참가자보다 많은 앨범을 팔아치울 것”이라는 찬사를 들은 미녀 컨트리가수 캐리 언더우드(시즌 4 우승자)나 영화 ‘드림걸스’로 아카데미영화제 여우조연상까지 받은 가수 겸 배우 제니퍼 허드슨(시즌 3의 7위) 등은 ‘아메리칸 아이돌’이 배출한 대표적인 인생 역전 스타들이다. 이 무렵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2001년 SBS의 ‘영재육성 프로젝트’와 2002년 MBC의 ‘목표달성 토요일-악동클럽’이 바로 그것. ‘목표달성’은 ‘아메리칸 아이돌’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윤돈 등 5명의 멤버로 구성된 그룹 ‘악동클럽’도 배출됐지만 반짝 활동에 그쳤다. 가수 박진영(현 JYP 사장)이 심사위원으로 나선 ‘영재육성’은 오늘날 대표 아이돌이 된 선예(그룹 원더걸스 멤버)와 조권(2AM 멤버)을 배출했다. 휴대전화 외판원 폴 포츠와 ‘볼품없는 외모’의 가수지망생 수전 보일을 세계적인 성악 스타로 발돋움시킨 영국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 등이 인기를 끌면서 2009년 다시 오디션 바람이 국내에 불기 시작했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와 ‘아메리칸 아이돌’을 합성시킨 케이블채널 엠넷(Mnet)의 ‘슈퍼스타 K’(슈스케)가 그해 7월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슈스케’ 시즌2는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19%)을 기록했다. 3~4%면 대박이라는 케이블 TV에서 시청률이 10%를 넘는다는 것은 지금도 ‘기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오늘의 눈] 은행만을 욕하지 마라/김경두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은행만을 욕하지 마라/김경두 경제부 기자

    여의도에 갓 입성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임기 말년의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권에 간섭도 많이 하고, 혼도 참 많이 내고 있다. 그럴 만도 하다. 금융실명제를 위반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가 30억원에 가까운 스톡옵션을 챙긴다는 것은 국민 정서상 도저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니다. 또 후계자를 놓고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것도 어이가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라는 일갈은 금융감독 당국의 수장으로서 당연한 호통이다. 그런데 물 밑에선 다른 것 같다. 두 수장이 그렇게 혼을 내던 신한은행의 신임 감사에 현직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전략기획본부장)가 바로 ‘낙하산’으로 내려왔다. 주총에선 통과됐지만 ‘공직자윤리법’ 규정 탓에 그는 다음 달에나 출근할 수 있다. 개인 사정으로 출근일도 미뤄주는 국내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국민은행도 신임 상근감사에 금융감독원 거시감독국장을 선임했다. 이들의 연봉은 수억원대다. 사실 금융감독 당국 출신자들이 금융권 감사직을 꿰차고 있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정감사의 단골 지적사항이지만 항상 시정되지 않고 있다. 서민들의 억장을 무너뜨린 저축은행 부실도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 생긴 측면이 크다. 대주주가 저축은행을 ‘사금고’로 여길 정도로 배짱이 두둑한 것은 감시해야 할 감사들이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여의도 로비’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민들의 세금이 공적자금으로 투입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냈다. 앞에선 호통치고, 뒤에선 잇속을 철저히 챙기는 금융당국의 이런 행태를 국민들은 어떻게 볼까. 아마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라고 똑같이 질타했을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으로서도 분명 할 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금융당국을 향해 볼멘소리를 낸 신한 이사회의 답변이 생뚱맞게 떠오르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관(官)이 치(治)를 하려면 수신제가(修身齊家)가 먼저다. 그래야 ‘말발’이 선다. golder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1997년 초인가, 그리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는 국내 경제가 외환위기를 맞기 전이고, 장밋빛 성장세에 취해 있던 시절로 기억된다. 그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1만 달러를 갓 넘었다. 그리스의 GNP가 우리 뒤를 바싹 따르고 있었으니, 두 나라의 생활수준은 비슷했던 셈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공항과 거리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1970년대, 80년대를 보는 듯했다. 그들의 집 앞에는 미끈한 승용차가 아니라 볼품없는 트레일러에 실린 낡은 배가 있을 뿐이다. 부자도 아닌 나라의 국민이 오후 3시가 되면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낮잠을 즐기거나 해변으로 쉬러 간단다. 그리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는 ‘휸다이’의 ‘란트라’였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의 ‘소나타’ ‘엘란트라’ ‘엑센트’를 한데 묶어서 란트라라는 브랜드로 그리스 시장을 휩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콧노래를 부르며 운전하던 택시기사는 란트라가 한사코 ‘자판’(일본)의 것이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중에 들으니까 현대차 현지법인이 전쟁, 데모 등 나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코리아를 숨기고 마케팅 차원에서 휸다이만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리스는 복 받은 나라였다. 국가수입의 15%를 관광을 통해서 벌어들이고 있었다. 국민의 삶을 여유 있게 해주는 복지. 그리스인들의 ‘힘들이지 않은 여유’에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많은 유물과 유적이 뒤에 있었다. 고대 로마제국의 대표적 즐길거리를 꼽으라면 검투사 시합이라고 할 것이다. 검투사 시합이 대중을 겨냥한 복지의 표상일 수 있는 이유는 원형경기장을 찾은 로마인들이 짜릿한 볼거리를 만끽하면서 공짜 빵도 얻어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국의 문을 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기원전 44)는 젊은 시절에 로마시의 큰 공연을 주관하는 관직에 있었다. 카이사르는 검투사 320명에게 번쩍이는 갑옷을 입히고 칼싸움을 시킴으로써 대중들을 흥분과 감동에 휩싸이게 했다. 이를 보고 마르쿠스 키케로(기원전 106~기원전 43) 등 원로원 의원들은 “젊은 정치인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무분별하게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로마제국의 번영과 사치는 근본적으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3개 대륙에 걸쳐 있던 식민지에서 나왔다. 식민지 주민들은 농업생산물의 절반 가까이를 로마에 보내야 했다. 로마 장군들은 식민지의 은광을 바닥이 보일 때까지 파헤쳤다. 그러는 사이에 로마인들은 편안하게 원형경기장에 앉아 함성을 질렀던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옛 로마제국은 물론이고 ‘금융 불안’을 겪고 있다는 그리스와 비교해도 지금 그리 녹록한 형편이 아니다. 분명히 수출강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물밑에서 계속 두 발을 젓지 않으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마는 ‘점잖은 오리’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수출 세계 7위에 올랐다. 자랑스러운 실적이지만 1인당 GNP는 그리스보다 아래이고 이스라엘과 포르투갈, 바하마에 이어 3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선박 등 주로 대기업들이 만드는 5대 수출품 의존도가 무려 절반에 이르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달러를 버는 데 쓸 나랏돈을 서로 푼푼이 나눠갖고 여유를 부릴 만한 처지가 아니다. 서울시와 시의회, 일부 정치권이 ‘무상 급식’을 앞에 놓고 몇달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무상 논리를 마냥 헐뜯으려는 것이 아니다. 서글프지만 아직은 졸라맨 허리띠를 풀어선 안 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벌이가 있어야 풀 지갑도 있는 것이 아닌가. 오세훈 서울시장도 취임 초 호기롭게 내세웠던 돈벌이 ‘서울관광’ 정책을 야무지게 점검하고 서둘러 실천에 옮겨야 한다. 논란의 해법을 못 찾으면 유권자들에게 물으면 될 것이고, 그 사이에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말이다. kkwoon@seoul.co.kr
  • “블로그 비방글도 모욕죄”

    “블로그 비방글도 모욕죄”

    인터넷 블로그에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경우도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미 비방 댓글도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세운 바 있어, 온라인에서 표현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보수논객 지만원씨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린 혐의(모욕죄)로 기소된 임모(41)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탤런트 문근영씨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6년간 8억 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2008년 11월 시작됐다. 당시 지씨는 일부 언론 보도 등을 인용해 ‘문근영은 빨치산의 손녀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왜 갑자기 빨치산 가문을 기부천사로 등장시켰을까?’라는 글을 써 ‘색깔 논쟁’을 일으켰고, 이에 임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지만원, 지는 만원이나 냈나?’ ‘지만원씨도 삐라로 기부했다는데’라며 그를 비방했다. 임씨는 이틀 뒤 다시 “지씨의 개그는 남도 자신도 불행하게 만든다. 나이 65세의 노인네가 갓 20세의 어린 여자에게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혹시 문근영에게 마음 있는 것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다. 지씨는 임씨를 친고죄(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하는 범죄)에 해당하는 형법상 모욕죄로 고소했고, 임씨는 법정에 서게 됐다. 1·2심 재판부는 “임씨가 쓴 ‘망언’ ‘헛소리’ ‘양심에 털 난 행동’ ‘진짜 압권 개그맨’ 등의 표현은 지씨를 비하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모욕적인 언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지씨의 글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면 문근영의 선행 자체를 비판하거나 폄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임씨가 지씨에 대해 비판할 사항이 있다 하더라도 모멸적인 표현으로 인신공격을 가하는 경우에는 정당행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이 같은 원심을 확정한 대법원의 판결은 2007년 악성 댓글을 쓴 네티즌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판결과 함께 온라인의 표현에 대해 모욕죄를 인정한 주요 판례로 남을 전망이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모욕죄를 온라인까지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다. 헌법재판소가 “허위사실 유포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통신기본법(제47조 1항)에 대해 위헌 결정한 것과 비교해, 대법원이 온라인 표현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황희석 변호사는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 중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범죄’로 처벌하는 곳은 없다.”면서 “타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무작정 해서는 안 되지만, 형벌로까지 처벌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PGA 가을시즌 토너먼트 2부투어 선수에 기회준다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가 페덱스컵 출전 여부를 결정짓는 가을 시즌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한다. PGA 투어는 오는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열리는 가을 시즌 토너먼트 7회 중 3차례에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예비 승인을 내렸다고 22일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동안 가을 시즌에는 2부 투어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 PGA는 이날부터 선수들에게 이에 대해 공지하기 시작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2007년 PGA 투어에 도입된 페덱스컵은 정규시즌의 성적에 따라 얻은 포인트를 통해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면 다시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결정짓는 시스템이다. PO 진출자 상위 30명은 자동으로 내년도 페덱스컵에 출전할 수 있고, 31등부터 125등까지가 가을 시즌을 통해 정해진다. 가을 시즌에 네이션와이드 투어 선수를 참여시키는 것은 2부 투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PGA는 지난 몇년간 2부 투어 활성화 방안을 고심해 왔다. 2부 투어를 거친 선수들은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하는 선수들보다 훨씬 준비가 잘돼 있어 1부 투어에 올라와서 흥행에 일조한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GA 투어는 최근 퀄리파잉 스쿨보다는 네이션와이드 투어 상금순위 상위에 랭크된 선수들에게 더 많은 1부 투어 출전권을 부여해 왔다. 여기에 스폰서 문제도 걸려 있다. 2002년부터 2부 투어를 후원해 온 미국의 금융종합서비스그룹인 네이션와이드가 2012년까지만 후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PGA 투어는 새 스폰서를 물색 중이다. PGA 투어의 새 계획에 따르면 8월 말부터 시작될 페덱스컵 PO에는 정규시즌 상위 125명이 진출해 3500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겨루게 된다. 우승상금은 1000만 달러다. PO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 중 75명가량이 가을 시즌에서 네이션와이드투어 상금순위 상위 50명과 겨루게 된다. 3차례 토너먼트를 통해 그중 상위 50명의 선수가 내년도 페덱스컵 진출권을 획득한다. 타이 보타우 PGA 투어 대변인은 “아직 확정된 숫자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개정안이 채택될 경우 퀄리파잉 스쿨(QS)이 위축될 것이라는 점이다. QS는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마이너 투어에서 오랜 기간 실력을 다진 골프 유망주들이 1부 투어에 입성하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PGA 투어 측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PGA 투어 관계자는 “1부 투어 하위 선수와 2부 투어 상위 선수들이 출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연말 골프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날 좀 놔줘요” 유명 여가수 발버둥

    “날 좀 놔줘요” 유명 여가수 발버둥

    [선데이서울 73년 7월 8일호 제6권 27호 통권 제 247호] ●이 기사는 38년전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명예훼손 우려가 있는 곳은 부득이 익명 처리했음을 양지바랍니다.  매력적인 야성미를 물씬 풍기는 인기「팝 싱어」A모양(26)이 40대 중년에게서 끈덕진 청혼을 받고 있다. 그러나 A양은 『제발 날 좀 놔줘요.』다. 왜? 40대는 늙었단 말인가···. 첫사랑의 쓴맛이 아직 안가신 탓일까···?  A양의 측근에서 새어나온 소문에 따르면 A양은 모 약사와 은밀히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A양은 『약사라구요? 호호···.』다소 당황한 듯한 표정에 웃음을 날리며 『약사는 아녜요···.』라고 해명.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연예계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비듬약의 광고 「모델」이 된 적 있었죠.』  비듬약 광고라 묘하게 A양의 뒤통수만 찍힌 것이었다. 그때 중간 역할로 알게 된 사람이「피아르」 관계 회사의 李모씨.  『그분이 나를 퍽 귀여워 해주어 나도 따랐던 편인데 이성적인 것은 아니었죠.』  그 후 A양은 미8군 연예단체서 1년간 노래하다 한 여성「보컬·그룹」의 「멤버」로 2년반 동안 동남아 공연을 돌고 귀국. 거의 3년이란 세월이 지났는데도 李씨는 A양을 잊지 않고 찾아왔다,  『그 분은 여전히 나를 귀여워해 주었죠.』  종종 극장 구경도 함께 가는 등 그들의 「데이트」는 자주 눈에 띄어 결혼설까지 나돌았을 정도. 이때부터 李씨를 알게 된 어머니도 과히 싫은 눈치를 보이지 않았다고. 그런데 A양은 69년 말에 또다른 「보컬·그룹」의 「리더· 싱어」로 다시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  미국서 1년을 보내고 「캐나다」로,「캐나다」에서 3년간 연예활동을 하다가 72년 1월에 귀국했다. 그녀가 돌아오자 李씨는 목마르게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A양의 집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  『내가 없을때 어머니에게 종종 찾아와 청혼한 것 같아요.』  A양의 실토에 따르면 李씨가 어머니를 통해 상당히 「치근덕」거리며 접근전을 벌이는 것 같다.  그러나 A양은 李씨가 40대로 나이 차이가 많아지고(많고) 경제적 기반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  『이씨가 집을 자주 드나들곤 한 것이 약혼 상대가 있는 것처럼 소문난 것같아요.』라는 게 A양 나름대로의 추측이다.  어머니를 설득시켜 딱 잘라 거절해 李씨는 1개월전부터 발길을 끊었다고 하는 데 또 언제 나타날지 알겠느냐고.  『나는 그 분을 친척같은 기분으로 따랐었지, 이성관계로 대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결국 李씨는 김칫국만 마신 사랑을 해 온 것일까?  『나의 애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따로 있었어요. 지금은 헤어졌지만...』  A양이 연예계에「데뷔」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같은 「보컬· 그룹」에 있었던 S군과 눈이 맞았다. (이어진 S군의 활동내용 문장은 싣지 않았음) A양이 동남아 공연을 떠나기 전인 20살 되던 무렵이었다.  『순진한 때의 첫사랑이어서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심각한 사랑이었어요.』라는 고백.  처음엔 몰랐으나 사귀다 보니 S군은 이미 결혼한 몸이어서 결국은 이루 수 없는 첫사랑으로 끝나고 말았다는 얘기다. 그런 첫사랑의 쓰라린 경험 때문에 남성 관계에 퍽 신중을 기하다 보니 어느 틈에 노처녀 위험선에 서게 됐다는 A양은 2~3년 뒤에나 서너살 위인 경제력 있고 「와일드」한 남성과 결혼하겠다며 씁쓸히 웃었다.<杰>
  • 의사도 전기도 없이 대지진 이겨낸 ‘새 생명’

    동일본 대지진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 가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안겼지만 그 재앙 가운데서도 새 생명이 태어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줬다. 대지진 다음 날이었던 지난 12일 한 피난소의 양호실에서 남자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 열도에 큰 감동을 안겼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대지진 발생 당일인 11일 저녁. 긴급 피난소가 된 이시노마키 시내의 가마초등학교에 대피해 있던 한 임신부가 갑작스러운 진통을 호소했다. 예정일을 열흘이나 앞두고 있었지만 갑자기 덮친 지진과 쓰나미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찍 진통이 시작된 것이다. 가까이 있는 병원은 쓰나미로 침수된 터라 가봐야 아무 소용도 없고, 길이 끊겨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할 수도 없었다. 집이 물에 잠겨 대피소로 급히 피신해 있던 간호사 아베 사다타카(25)와 나카가와 요코(41)는 여인의 출산을 돕기로 뜻을 모으고 일단 임신부를 양호실로 옮겼다. 피난소에 모여 있던 여성 5명이 이들을 돕기 위해 합류했다. 전기가 끊어진 상태여서 밤이 되자 양호실은 암흑에 휩싸였다. 진통의 빈도는 갈수록 잦아지고 있었지만 아무런 의료설비도 없었다. 자신도 역시 쓰나미 피난민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간호사들과 보조원들은 손전등을 비춰 가며 양호실에 있는 긴급구호 장비와 실, 바늘 등 재봉도구 등 쓸만한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모았다. 갓 태어난 아기를 따뜻하게 보호할 스티로폼 바구니도 준비했다. 초등학교 양호실이 아쉬운 대로 분만실의 모양새를 갖췄다. 자신 앞에 닥친 지진의 불행과 열흘 앞서 찾아온 진통에 임신부는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었다. 아베와 나카가와는 손전등을 비춰 주면서 “새 생명이 곧 무사히 태어날 것”이라며 임신부를 안심시키고 격려했다. 이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진통을 시작한지 9시간 만인 12일 오전 3시. 마침내 아기의 힘찬 울음소리가 어둠을 깨웠다. 피난소에서 불안에 떨던 주민들은 아기의 울음소리에 힘껏 박수를 치며 탄생을 축하했다. 이들 모자를 구급대에 무사히 인계한 뒤 아베는 “정신이 없어 이름도 묻지 못했지만 무사히 출산했을 때 산모의 안심하는 얼굴을 잊을 수 없다. 그 이상의 기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나카가와는 “견디기 힘든 불행을 당했지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보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면서 “모두가 재앙에서 조금 멀어지면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런던통신] 꿈의 극장에 코리안 더비는 없었다

    [런던통신] 꿈의 극장에 코리안 더비는 없었다

    ’꿈의 극장’ 올드 트래포드에 ‘코리안 더비’는 없었다. 볼턴의 승리 보증수표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후반 교체 투입됐으나 부상에서 갓 돌아온 ‘산소탱크’ 박지성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한국인 ‘EPL 듀오’ 박지성과 이청용의 올 시즌 2번째 만남은 그렇게 무산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에게는 짜릿한 승리였다. 후반 종료직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트리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리그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아스날이 WBA 원정에서 가까스로 무승부에 그쳤기에 그 기쁨은 더했다. 그러나 단순히 전술적인 관점에 있어선 최악의 경기였다. 맨유의 잦은 패스 미스는 짜증을 불러왔고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가 빠진 수비는 시종일관 불안해 보였다.(결국에는 조니 에반스가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그리고 볼턴도 공격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경기였다. 이날 맨유는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마르세유전에서 2골을 터트린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가 웨인 루니와 투톱으로 나섰고 좌우 측면에는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가 포진했다. 그리고 중앙에선 폴 스콜스 대신 라이언 긱스가 마이클 캐릭과 호흡을 맞췄다. 발렌시아의 복귀로 인해 맨유의 측면은 이전보다 강해진 듯 보였으나 실제론 그렇지 못했다. 크게 세 가지가 문제였다. 첫째는,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지 못했고 둘째는 플레이메이커로 나선 긱스의 부진 그리고 마지막은 중앙 수비수들의 낮은 패스 성공률이다.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지 못한 이유는 후방의 패스가 부정확했던 탓도 있지만 두 명의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루니의 실수가 잦았다. 마르세유전의 경우 루니가 볼을 소유한 뒤 이것이 측면을 거쳐 치차리토에게 연결됐으나 볼턴전은 이런 공격 루트가 사전에 차단됐다. 맨유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답답했던 가장 큰 이유는 긱스에게 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긱스는 패스 성공률이 60%밖에 되지 않았다. 55번의 패스 중 무려 22번을 실패했다. 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상대 박스 안으로 연결된 패스가 1개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크리스 스몰링과 에반스의 부정확한 패스도 한 몫을 했다. 센터백의 패스는 공격 작업의 시작과도 같다. 후방에서 부정확한 패스가 연결될 경우 상대에게 곧바로 역습을 허용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곧 팀 전체의 안정감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어쨌든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 속에 진행됐고 먼저 변화를 준 쪽은 맨유였다. 징계로 인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치차리토와 웨스 브라운을 빼고 베르바토프와 파비우를 투입했다. 마틴 페트로프를 견제하고 공격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였다. 순식간에 맨유의 교체 카드 두 장이 날아가며 박지성의 출전기회는 더욱 줄어들었다.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지성 보다는 마이클 오웬의 출전이 유력해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맨유 코치진은 먼저 몸을 풀고 있던 박지성을 다시 불러들이고 오웬의 출전을 지시했다. 헌데 오웬이 터치라인 밖에서 출전을 기다리던 도중 볼턴의 미드필더 스튜어트 홀든이 에반스의 태클에 쓰러지며 변수가 발생했다. 에반스는 곧바로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고 오웬은 다시 벤치 쪽으로 물러났다. 수적 열세로 인해 공격수 오웬의 투입이 무산된 것이다. 반면, 이청용은 후반 60분 다니엘 스터리지 대신 교체 투입돼 30분간 필드를 누볐다. 오른쪽에 있던 요한 엘만더가 전방으로 올라갔고 이청용은 평소대로 오른쪽을 맡았다. 그러나 홀든이 부상으로 실려 나가며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고 매튜 테일러가 오른쪽에 투입됐다. 이청용의 플레이는 비교적 무난했지만 결과적으론 홀든의 공백을 메우진 못했다. 일단 파브리스 무암바와 더블 볼란치 역할을 했던 홀든이 빠지며 볼턴 포백 바로 앞의 라인이 다소 느슨해졌고 이것이 끝내 무너지며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경기는 맨유의 1-0 승리로 끝이 났고, 컵 대회가 아니고서는 한 시즌에 딱 두 번밖에 볼 수 없는 박지성과 이청용의 코리안 더비도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다. 물론 아직 희망은 있다. 바로 FA컵 결승이다. 이날의 아쉬움이 FA컵 결승 최초의 ‘코리안 더비’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서울변호사회 후원받아 법대 첫 합격한 11학번 주원씨

    주원(여·20·가명)씨는 A대 법대 11학번이다. 주원씨의 오랜 꿈이었던 ‘법대생’이 된 건 우연이 아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후원을 받은 주원씨는 ‘내게 도움을 준 변호사님처럼 법조인이 돼야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리는 주원씨를 싱그러운 캠퍼스에서 만났다. 지난 5년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주원씨가 후원받은 금액은 매달 10만원. 11년동안 이어온 서울변회의 후원을 받은 학생 중 법대에 진학한 건 주원씨가 처음이다. ‘에계, 얼마 안되네’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주원씨가 똑 부러지게 말했다. “남들은 얼마 안된다고 생각하는 금액이지만, 그거 없었으면 저 대학 못 왔어요.” 왜일까. 주원씨네 사정을 들어 보면 금방 고개가 끄덕여진다. 주원씨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와 단둘이 산다. 기초생활수급자였을 때는 매달 45만원씩 정부의 지원금을 받았다. 그 돈으로 원룸 월세 20만원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은 25만원뿐. 그마저도 얼마 전부터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지 못해 늘 쪼들리며 산다. 주원씨는 “10만원으로 보충수업비도 냈고요, 참고서도 샀어요. 아 참, EBS 동영상 강의도 들었어요.” 10만원이 적다고 생각했던 게 금세 부끄러워졌다. 주원씨가 법대를 진학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후원 받은 지 1년이 지난 중3 무렵이었다. 자신처럼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법조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학교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체제로 전환해 남아 있는 법대 중 최고 수준이라는 A대에 들어온 주원씨지만 동기들처럼 사법고시에는 관심이 없다. 이유를 물어보니 ‘빨리 돈 벌어서 등록금 갚아야죠.’라는 의젓한 답이 나온다. 등록금 전액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로 빌린 탓이다. 그래도 사법고시 한번 보고 싶지 않으냐고 묻자 ‘검찰 수사관이나 경찰이 돼서 저같이 소외된 이웃을 돕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집에서 학교까지 2시간이 넘는 거리라 피곤할 법도 한데, 주원씨는 마냥 신난다. 1학년 전공과목인 헌법특론, 법학입문, 민법총칙을 줄줄이 설명한다. 한자가 많아서 교양과목으로 한문을 신청했단다. 점심은 학생식당의 1900원짜리 백반을 늘상 이용한다면서도 주눅들지 않는다. “용돈을 엄마에게 손벌릴 수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신청했는데, 그마저도 자리가 없다더라고요.”라며 오히려 배시시 웃는다. 주원씨는 처음에 인터뷰를 망설였다. 갓 여고를 졸업한 만큼 친구들에게 알려질까 겁도 났다고 한다. 그러나 이내 맘을 고쳐먹었다. “도움 받은 걸 갚을 길이 없겠더라고요. 이렇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저같이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주원씨는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다고 말했다. “저처럼 꿈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고 싶어요. 돈 벌면 당장 기부할 거예요.”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문화마당] 가온 차트와 빌보드 차트/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가온 차트와 빌보드 차트/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이번 주 1위 노래가 무엇입니까?” 누군가 물어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방송이나 인터넷 음악 사이트 등 여러 차트마다 1위곡이 다르고 순위가 제각각인데…. 이쯤 되면 차트의 공정성을 담보할 신뢰가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리고는 왜 우리나라에는 대표성을 가진 공인 차트가 없는 것일까 하고 한숨을 쉬게 된다. 그렇다. 1위를 선뜻 인정할 수 없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다. 좋아하는 음악 장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알지도 못하는 노래가 1위라니. 그것도 나온 지 하루 만에 1위라니. 무슨 근거로? 도무지 수긍할 수 없다. 30, 40대 이상의 대중에게 ‘당신이 아는, 인정할 만한 가요 차트’를 말해 보라고 한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마도 KBS의 ‘가요 톱 10’을 떠올릴 것이다. 1980~90년대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공룡’차트였다. 하지만 1998년 ‘가요 톱 10’이 폐지된 이후 사실상 우리는 가요 차트를 잃어버렸다. 10여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음악차트에 대한 미련을 떨치기 힘들었다. 그 사이 귀가 따갑도록 다른 나라의 음악차트와 비교당했다. 우리는 왜 그런 신뢰와 권위 있는 전통적 차트가 없는지를 비관했다. 미국의 ‘빌보드차트’나 일본의 ‘오리콘차트’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의미 있는 음악차트가 탄생했다. 음악매출 중심의 순위 집계방식으로 이뤄진 ‘가온차트’가 그것이다. 한국 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만든 가온차트는 대한민국 음악 콘텐츠 매출의 97%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자가 모두 참여했다. 해방 이후 한국의 모든 음악 사업자들이 매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무후무한 새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가온차트는 모든 음악 콘텐츠의 성적표를 그대로 반영한다. 음악팬이 음반을 구입하거나 유료로 음원을 사용하는 모든 자료가 집계된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대중음악계의 혁명’이라 부를 만하다. 가온차트가 미국의 ‘빌보드차트’와 달리 방송횟수 집계를 포기한 것은 국내 방송환경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미국과 같이 수천개의 라디오 방송국을 가지고 있는 음악시장과 달리 몇몇 주요 매체(공중파 및 케이블)에서 거의 대부분의 음악방송을 하고 있는 국내 실정은 공정한 차트 선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비틀스, 롤링 스톤스, 마이클 잭슨 등 세계 음악사에 길이 남을 슈퍼스타들 중 음악 판매 매출 규모가 작았던 아티스트가 있었는가? ‘음악을 소비하는 행위’를 단순히 ‘음악성을 포괄할 수 없는 단편적 수치’라고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중의 인기도 및 이에 따른 콘텐츠 판매량이 ‘음악성’을 대변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10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빌보드차트를 보면 알 수 있듯, 음악차트가 주는 산업적·역사적 가치는 단순히 ‘계량화된 통계 수치’ 이상이다. 음악차트는 그 시대의 음악 트렌드와 소비자 성향, 그리고 음악 산업의 규모와 흐름에 대해서 차트 순위라는 형식으로 풀어낸 음악 역사책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공신력 있는 차트의 탄생은 반드시 음악 산업에서 이루어야 할 과제다. 빌보드차트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독자들의 70% 이상이 실제 음반이나 앨범 구입 결정과정에서 빌보드 차트 성적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음악차트의 공정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결국 이러한 공정성 있는 차트에서 실력 있는 뮤지션의 배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 음악 사이트의 차트가 자사 중심적이라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온차트의 객관적 시각은 음악계가 거두게 될 성과의 출발을 알렸다. 머지않아 타국의 음악차트를 운운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아울러 이제 갓 두돌이 지난 가온차트지만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가장 공정한 음악차트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바로 그게 우리 음악 산업이 이루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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