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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에서 ‘미혼모’ 명칭 사라진다…6일부터 27일까지 새 이름 공모

    서울에서 ‘미혼모’ 명칭 사라진다…6일부터 27일까지 새 이름 공모

    미혼모.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그 이름은 ‘낙인’이다. 지우기 힘든 주홍글씨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제과점 주인을 꿈꾸던 ‘17세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 노래’<2010년 9월 29일 자 11면> 보도 이후에도 그랬다.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도 많았지만 악플도 적지 않았다. 누가 이들에게 ‘죄인’의 굴레를 씌웠을까. 서울신문과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가정의 달을 맞아 미혼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꿔 보려고 한다. 그들을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민단체도 함께 나섰다. 본지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전환을 위해 명칭 공모와 함께 홀로서기에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 부족한 지원책, 대안 등을 모두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미혼모에 대한 새 이름 짓기 공모전은 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http://seoulhanbumo.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온라인(hanbumo@seoul.go.kr)이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대상 1명에게는 50만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만원, 가작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된다. 대상작은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미혼모 관련 단체 등에서 ‘미혼모’를 대체하는 단어로 사용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주홍글씨’ 된 명칭 ‘미혼모’ 이제는 바꿀 때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 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조차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가족까지 외면하는 그들의 현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 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 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형태로 인정해야낙태, 입양 문제도 해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 (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사업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서울시청,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본지와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미혼모가 말하는 미혼모… “미혼모는 OO이다” “제가 미혼모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사람들 눈빛이 변해요. 아이를 대하는 것도 달라지고요. 저희는 변한게 없는데.”  ‘편견 가득한 눈빛과 싸늘한 반응’. 미혼모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다. 특히 미혼모를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보는 편견이 이들을 더 위축되게 만든다.  지난해 홀로 자녀를 출산한 최서원(30·가명)씨. 그녀는 미혼모를 무책임한 여성으로 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여러번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최씨는 “주변에서 미혼모라고 하면 언제든 아이를 두고 도망갈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 ‘살다보면 한번쯤 큰일이 닥칠텐데 그 때 도망가는거 아니냐.’고 되물어올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혼모를 “가장 후회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지키고 책임지기 위해 세상의 편견에 맞서 아이를 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다.  미혼모들은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주변인들의 눈초리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자식이라고 홀대하거나 차별할까봐 가장 두렵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혼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열린 부모교육에 참석했다가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며 울먹였다. 그녀는 “자기소개를 하는데 특이한 내 성씨를 딴 아이의 이름을 함께 말하자 나를 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면서 “혹시 내 아이에게 신경을 덜 쓰거나 차별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마음을 졸인다.”고 말했다.  서울 청림동에서 사는 미혼모 박소은(19·가명)씨 역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장벽이 예상 외로 높다고 말했다. 미혼모라는 이유로 취직이 잘 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8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박씨는 “대부분 미혼모들은 출산하고 빨리 아이를 맡기고 돈을 벌러 나가는데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은데 우리같은 미혼모들은 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아이를 낳고 기르니 슈퍼우먼이지요.” 박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식사 하면서 말을 잘 하지 않으면 탈북주민”

    “식사 하면서 말을 잘 하지 않으면 탈북주민”

    “한데 모여 살긴 해도 모이지는 않습니다.” 북한이탈주민(새터민) 2만명 시대다. 국내 최대의 새터민 거주지인 인천시 남동구 논현2택지 개발지구 주공아파트 5, 12, 14단지. 탈북자 사회의 ‘축소판’처럼 새터민 타운이 형성돼 있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은 사람부터 갓 하나원(탈북자 정착 지원시설)을 나온 이까지 연령, 직업, 출신지가 가지각색인 새터민을 죄다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5월 현재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새터민은 모두 1212명(남 322명·여 890명).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중에서 가장 많다. 90%가량이 논현택지지구에 살고 있다. 이들을 이곳에 끌어들인 건 단지 내 국민임대아파트와 인근 남동공단 일자리였다. 그러나 이들은 모이는 법이 없다. 생사의 고비를 넘어 남한에 정착한, 특유의 유대감이 형성돼 있을 것 같지만 그 흔한 친목모임조차 없다. 다정하게 지내는 경우에도 속마음은 별개다. 그게 이곳 정서다. 새터민 김정순(48)씨는 “정착 2∼3년이 지나면 교류의 폭을 조금씩 넓혀 가지만 하는 일을 중심으로 한 제한된 만남”이라며 “간첩을 경계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새터민 이정화(53)씨는 “설사 위장 탈북했더라도 이 좋은 사회에서 마음이 변하지 않겠느냐.”면서 “뜬소문일 뿐 스파이는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보다 설득력 있는 해석도 있다. 성씨조차 밝히지 않은 또 다른 탈북 주민은 “통제가 심한 북한의 단체생활에 질렸던 터라 여기에서만큼은 간섭받지 않고 살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말을 트는 건 하나원에서 함께 정착교육을 받은 동기생들이다. 그래서 “탈북자 최대 인맥은 하나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 탈북자는 “고향이나 학교, 과거 직업 등을 물으면 꺼리는 사람이 많다. 쉽고 편하게 묻는 게 ‘하나원 몇기세요?’라는 질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이곳에서 북한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새터민 최대 밀집지라지만 북한음식을 구경하기도 힘들다. 북한식 찰떡, 순대, 두부밥 등을 집에서 만들어 알음알음으로 파는 게 전부다. 인근 음식점주인 조모(56)씨는 “식사를 하면서 말을 잘 하지 않는 일행은 탈북 주민으로 보면 된다.”면서 “북한 출신인 걸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를 향한 이들의 열정은 남한 주민에 뒤지지 않는다. 민간 사회복지기관 관계자는 “자격증을 따면 정착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낮에 일을 하고 밤에는 요리·미용·컴퓨터학원 등을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수년 전부터 자식과 함께 탈북한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자녀교육 열기도 상당하다고 한다. 새터민 여성이 남성보다 3배가량 많은 것도 특이하다. 최미란(45)씨는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중국 등을 오가며 장사를 하다 탈출한 여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때 새터민 부부싸움은 요란하기로 소문났다. 12단지 경비원 변모(72)씨는 “새터민 여성이 남편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잦아 일주일에 두세 번씩 경찰이 출동하곤 했는데 최근엔 그런 일은 드물다.”고 했다. 경찰 지구대 직원은 “새터민 관련 112신고는 일반 주민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건 그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돼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주홍글씨’ 된 명칭 ‘미혼모’ 이제는 바꿀 때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 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조차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가족까지 외면하는 그들의 현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 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 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형태로 인정해야낙태, 입양 문제도 해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 (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사업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서울시청,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본지와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브리튼스 갓 탤런트’ 12세 로낸 파크, 뉴스타 탄생

    ‘브리튼스 갓 탤런트’ 12세 로낸 파크, 뉴스타 탄생

    폴 포츠 등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한 영국 오디션 TV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에 새로운 스타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풋풋한 모습의 한 소년이 놀라운 가창력으로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것. 소년 답지 않은 가창력의 주인공은 12세 소년 로낸 파크(Ronan Parke). 파크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 풍부한 감성과 놀라운 가창력으로 심사위원은 물론 관객 모두를 매료시켰다. 파크는 이미 유럽의 스타로 떠올랐다. 어느새 수백만의 팬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유튜브에 올려진 소년의 동영상은 90만 조회수를 훌쩍 넘어셨다. 현지 언론들도 들끊고 있다. 이 12세 소년을 캐나다 출신 아이돌 가수 저스틴 비버(17)와 비교하며 ‘제2의 저스틴 비버’로 평가하고 있다. 로낸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저스틴 비버와 비교하는 것은 나에게 큰 칭찬”이라며 “그러나 나를 새로운 저스틴 비버로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난 로낸 파크” 라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 보험금 노린 살인·자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 보험금 노린 살인·자살

    “범죄를 통해 얻게 될 기대효용이 합법적인 대안활동으로 얻게 될 효용보다 클 때 범죄는 발생한다.”(게리 베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001년 10월 어느 날, 밤 9시를 갓 넘긴 시각. 전남 담양의 한 병원 응급실로 20대 여성 A(당시 28세)씨가 후송됐다.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그녀. 호흡도 혈압도 잘 잡히지 않을 만큼 위독했다. 15분간의 심폐소생술로 혈압이 다소 오르면서 고비를 넘기자 의료진은 서둘러 A씨를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환자는 다음 날 오후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며 결국 오후 4시 50분 눈을 감았다. 운전을 했던 남편 K씨는 “모두 나 때문”이라며 오열했다. 사고가 난 곳은 고속도로의 터널 앞이었다. K씨는 조수석에 부인을 태우고 시속 80~90㎞로 달리는데 갑자기 들짐승이 튀어나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핸들을 급히 오른쪽으로 돌리는 통에 터널 입구를 들이박았고, 그 충격으로 아내가 그렇게 됐다고 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급대원의 생각도 비슷했다. 하지만 A씨의 시신을 검안한 검시관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자의 몸에서 죽음에 이를 만큼 결정적인 상해는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부검대에 오른 A씨의 몸에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흔적이 역력했다. 가슴은 멍이 들었고, 앞가슴뼈와 2, 5번 늑골이 부러졌다. 가슴뼈는 약한 편이어서 건장한 성인 남성도 심폐 소생술을 받다 부러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 몸 안에 교통사고의 흔적은 존재했다. 복강 안에는 270㏄ 정도의 유동혈이 고여 있었다. 외부의 힘을 못 견뎌 찢어진 간우엽(우측 간)에서 피가 흐른 것이 원인이었다. 부검의는 출혈량 등으로 봤을 때 직접적인 사인을 교통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신 그는 안구와 눈꺼풀 사이 결막에 생긴 작은 변화에 주목했다. 일혈점(溢血點)이 보였다. 일혈점은 교통사고가 아닌 목졸림 등 급성 질식사에 흔히 나타나는 소견이다. 혈액과 위장의 내용물에서도 타살의 흔적이 나타났다. 청산염이 발견됐다. 혈중 농도는 1.14㎍/㎖. 흔히 청산가리로 불리는 청산염은 극소량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이다. 부검 결과를 근거로 경찰은 남편을 추궁했고, 결국 “부인을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평소 채무 때문에 부부 싸움이 심했던 그에게 부인 명의로 돼 있는 8억원 상당의 생명보험 2개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는 친구와 함께 차 안에서 비닐봉지로 부인을 질식시킨 후 조수석에 태웠고 바로 터널 벽을 향해 내달려 사고를 가장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청산염을 어떻게 먹였는지에 대해서만큼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40대 가장, 가족에 보험금 남기려 자살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보험금은 남겨진 가족이 경제적으로 기댈 버팀목이 돼 준다. 하지만 거꾸로 양심을 배반하고 스스로를 파탄내는 악마의 속임수로 변하기도 했다. 그 유형도 다양하다. K씨처럼 배우자의 목숨을 팔아 보험금을 챙기려는 비정한 남편이 있는가 하면 가족을 위해 자기 남은 목숨을 돈으로 바꿔 주려는 못난 가장도 있다. 어차피 범죄이긴 마찬가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2004년 8월 전북 정읍의 시골마을. 지체장애인 B(당시 44세)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농수로에서 떨어지면서 차에 불이 났다. 운전자 B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불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 검안의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화재’를 직접 사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담당검사는 차를 산 경위나 보험 가입시기 등 정황이 의심스럽다고 봤다. 차에 불이 난 이유도 불분명하다며 시신 부검을 요청했다. B씨의 기관지와 인후부는 매연에 덮여 있었다. 혈중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37.6%에 달했다. 화재 당시 사망자가 한동안 호흡을 유지하며 살아 있었다는 증거. 여기까지만 보면 검안의가 말한 사고사에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결국 사인이 뒤집어졌다. 혈액에서 5.63㎍/㎖ 청산염이 검출됐다. 위에서도 같은 성분이 나왔다. 혈중 알코올농도 역시 0.10%였다. 사망자는 만취 상태에서 청산염을 먹은 뒤 차를 몰았던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당일의 행적과 보험특약 사항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사망자가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B씨는 사고 이틀 전 직접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 신체사고에 대해 최고 1억원의 보험료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3년 전 찾아온 중풍으로 오른쪽 팔과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고 생활했던 그가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가족에게 보험금이라도 남겨 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 관련 범죄로 적발된 인원은 3357명에 달한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5만 4994명의 6.1% 수준으로 최근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인원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7.2%(2639명→3357명), 금액 기준으로는 24.3%(475억 8100만원→591억 3600만원)가 늘었다. 보험업계는 전체 보험금의 약 10%가 사기에 연루된 부당한 보험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써니’ 강형철 감독 “상상으로 쓴 여고 생활, 女 PD한테 감수 받았죠”

    ‘써니’ 강형철 감독 “상상으로 쓴 여고 생활, 女 PD한테 감수 받았죠”

    때로는 배우보다 감독이 더 궁금해지는 영화가 있다. 새달 4일 개봉하는 ‘써니’가 바로 그런 경우다. ‘써니’는 관객수 831만명의 ‘과속스캔들’을 연출했던 강형철(37)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을 통해 평범함 속에서 비범한 웃음을 버무리는 장기를 선보였던 감독은 이번에는 40대 여성들의 우정과 희망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한다. 지난 21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강 감독을 만났다. ●불혹 넘긴 여성들의 고교동창 찾기 →전작의 흥행이 상당히 부담될 것 같은데. 개봉을 앞둔 소감은. -기대를 너무 많이 안 하셨으면 좋겠다. 별 생각 없이 우연하게 영화를 만나야 더 기억에 남고 의도도 잘 전달되는 것 같다. 저 역시 내용만 대충 알고 극장에 갔다가 명작을 만난 경우가 많았다. ‘시티 오브 갓’, ‘어바웃 어 보이’ 등이 그랬다. →불혹을 넘긴 여성들이 고교 시절 칠공주로 뭉쳤던 ‘써니’ 멤버들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다뤘는데. -누구나 10년 전을 돌이켜보면 지금 자신의 모습이 아이러니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사람 일이 때론 뜻대로 되지 않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10대의 꿈 많은 소녀였지만, 이제는 각자 거대한 역사를 지닌 40대를 통해 이 같은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 주고 싶었다. →남자 감독으로 40대 주부의 고독과 쓸쓸함을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특별히 영감을 얻게 된 계기는. -처음엔 저희 어머니를 많이 떠올렸다. 가족이 우선인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인데, 당신에게도 소녀시절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가씨에서 아줌마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40대가 가장 표현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자보다는 사람 이야기로 접근했다. 주인공을 고스란히 남자로 바꿔도 충분히 이야기가 가능하다. →주인공들의 10대와 40대의 장면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단순한 회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 상영처럼 또 한편의 영화가 숨어 있는 느낌이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교차 편집으로 인해 이야기가 따로 놀지 않도록 하나의 감정선을 가지고 기승전결에 맞게 전개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예전부터 시간이나 장소가 변환되는 기법에 관심이 많았다. 영화적인 농담이자 매력적인 화법이라고 생각한다. →2인 1역인 만큼 닮은꼴 배우를 찾는 것도 큰 일이었을 것 같다. -총 14명이나 되는 배우의 수는 그렇다 치고, 임나미(유호정-심은경)처럼 싱크로율을 높여 닮아야 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황진희(홍진희-박진주)처럼 캐릭터 특성상 외모가 달라져야 하는 인물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한 사람을 연기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전투경찰과 시위대 충돌 장면이 등장하는 등 198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복고풍 영화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시청각 효과로 인해 복고 이야기로 해석하는 분들이 계신데, 40대의 소녀 시절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1980년대가 나온 것뿐이다. 복고는 이야기를 받쳐 주는 배경에 그쳐야지 영화의 목표가 된다면 실패한다고 본다. 경찰과 학생의 충돌도 시대적 분위기보다는 주인공들의 역사를 보여 주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뻔한 이야기 찍는 방법따라 달라 →‘과속스캔들’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도 보니엠의 ‘써니’나 조이의 ‘터치 바이 터치’, 턱&패티의 ‘타임 애프터 타임’ 등 음악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데. -전작 때도 그랬지만, 대본 단계부터 음악을 선곡한다. 음악 자체가 하나의 대본이자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뜬금없이 영상에 깔리는 것은 배제한다. ‘써니’는 발랄한 칠공주가 춤추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골랐고, ‘타임 애프터 타임’도 인물 소개를 위한 프롤로그(서곡)에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10대 여고생들의 생활이나 40대 여성들의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묘사됐는데. -여고 매점 상황 같은 것은 쓰기 힘들었는데, 남고생으로 상황만 싹 바꿨다. 직접 경험은 아니지만, 살면서 들은 것들을 상상해 대본을 썼다. 40대 주부인 나미는 우아한데 뭔가 허전하고 약간 엉뚱함도 있는 소녀 같은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다. 춘화는 죽음을 앞두고도 장난치는 여유 있고 멋있는 리더 캐릭터로 그리고자 했다. 대본을 쓴 뒤 주변의 여성 PD들에게 검사를 받았다.(웃음) →평범한 소재라도 영화로 재밌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뻔한 이야기라도 어떤 영상 언어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험적이고 개성 있는 장면이 나오거나 엇박자로 세련된 기법을 활용하면 힘을 받기도 한다. 극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힘의 강약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시사회에서 폭소를 자아내는 몇 장면이 있었는데, 예상과 잘 들어맞았나. -좋아하는 영화를 볼 때 저의 반응은 끊임없이 키득거리는 것이고, 관객들에게도 잔잔한 웃음과 감정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억지스럽게 웃음을 강요하면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과속스캔들’ 때도 관객들이 빵빵 터지라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오히려 드라마에 방해가 될까봐 덜 웃겨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케이블TV에서 몇번을 봤는데도 또 보게 되는 영화처럼 언제나 반가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강 감독. 평생 남는 기록 매체인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반짝 유행을 쫓아가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의 젊은 패기가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분당을 첫 TV 토론회

    4·27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로 불리는 경기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21일 첫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분당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저녁 7시부터 1시간 20분 동안 지역 케이블 방송에서 맞붙은 두 후보는 기조연설로 시작된 토론회 초반부터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강 후보는 “맹목적인 북한 편들기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발목잡기가 민주당의 현주소”라며 내심 보수층의 결집을 부추겼다. 이어 “1년짜리 국회의원 하는데 (갓 이사한 손 대표가)언제 공부해서 하겠느냐.”며 ‘토박이론’을 부각시켰다. 반면 손 후보는 “대한민국의 민생은 날로 어려워지고 분열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행복한 중산층과 변화가 필요하다면 손잡아 달라.”고 이명박 정부에 반감을 가진 민심의 동조를 촉구했다. 색깔론 공방도 벌어졌다. 강 후보는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냐, 아니냐.”며 따져 물었고, 손 후보는 “나는 여러 차례 정부 발표를 믿는다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질문하는 의도가 뭐냐.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이냐.”고 맞섰다. 분당의 핵심 공약인 ‘주택 리모델링 법안’ 관련, 손 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법안을 발의, 공청회를 거쳐 당론으로 확정했다.”면서 “한나라당은 미적거리지 말고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야당은 아무렇게나 해서 국회에 내버리면 되지만 여당은 정부부처와 협조해야 한다.”며 단지별 주거전용면적의 30% 내 증축 허용 등을 제시했다. 두 후보 간 박빙 승부는 TV토론회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논평 경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민주당이 손 후보를 ‘철새’, ‘공금횡령 의혹자’라고 공격한 강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철새를 철새라고 부르지 못하고, 배신자를 배신자로 부르지도 못하느냐.”고 따졌다. 반면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공금 횡령 부분은 대응하지 않으면 사실로 굳어질 우려가 있어 당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지사 보궐 선거전에 뛰어든 한나라당 엄기영·민주당 최문순 후보도 지금까지 3차례 TV 토론회를 두고 각자 압승을 자신하며 선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엄마가 집을 나간 후 엄마를 대신해 살림을 도맡아 온 정은이. 엄마의 가출 충격으로 아빠 서용씨는 알코올 중독자가 돼 갔고 폭언이 심해졌다. 열여덟살 오빠마저 가출하자 서용씨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고, 정은이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동생 정민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정현이를 혼자 보살펴야 했는데…. ●TV 특강(KBS2 밤 12시 35분)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우리가 미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 하늘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수많은 상상 거리들을 만들어 냈던 밤하늘의 실체를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학문이 바로 천문학이다. 대중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애쓰는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과 함께한다. ●7일간의 기적(MBC 오후 6시 50분) 새 MC 이수근에게 특별 임무가 떨어졌다. 그에게 떨어진 기상천외한 미션은 바로 자신을 물물교환하라는 것이다. 과연 이수근은 자신을 무엇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이수근은 제작진과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마침내 이수근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자신과의 물물교환 대상을 결정하게 되는데…. ●한밤의 TV연예(SBS 밤 11시 15분) 한국의 마돈나, 웨이브의 종결자, 전설의 댄싱퀸 김완선이 다시 우리를 흔들어 놓고 있다. 컴백 소식만으로도 연일 연예계 핫이슈로 떠오르며 20년이 훌쩍 넘은 그녀의 옛 노래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6년 만에 공개하는 그녀의 새 앨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파격적 모습으로 변신한 그녀와 함께한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11시 10분) 무분별한 불법 채취로 우리나라 400여종의 자생종 중 무려 30%에 해당되는 100여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무관심과 부주의로 인해 위기에 놓이게 된 한반도 희귀식물의 현실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그들의 가치를 알린다. ‘나고야 의정서’ 시대를 맞아 식물 자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개발해 나갈 수 있을지 함께 모색해 본다. ●생명(OBS 밤 11시)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1급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성아는 이제 14살이 됐다. 성아는 태어나 한번도 혼자서 땅을 디뎌 본 적이 없다. 마음껏 뛰어다닐 나이에 혼자서는 설 수조차 없는 불편한 다리 때문에 늘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며 생활하는 성아. 성아는 매일 반복되는 힘든 치료에도 씩씩하게 이겨 내며 세상을 향해 내디딜 준비를 한다.
  • 옛 모자·신발, 우리 민족 삶 엿보다

    옛 모자·신발, 우리 민족 삶 엿보다

    진정한 패셔니스타의 완성은 모자, 신발 등 작은 액세서리로 이뤄진다. 굳이 멋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짚신에 국화 그리기’, ‘개구멍에 망건 치기’ 등 속담들만 봐도 모자와 신발은 백성들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집에서는 정자관 또는 사방관을 쓰고 있다가 궁에 들어설 때는 사모를 챙겨 썼다. 눈이 펑펑 내리거나 비가 오면 가죽신에 털벙거지 또는 갓 위에 기름종이로 만든 갈모를 얹었다. 아이들은 앙증맞은 조바위로 귀여움을 뽐냈고, 스님들은 소나무 뿌리에 붙은 송라로 만든 승립으로 한껏 멋을 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일부터 ‘머리에서 발끝까지’라는 주제로 모자, 신발 특별전을 연다. 오는 6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는 남녀노소 또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의 전통 문화로 남겨진 ‘패션 장신구’들이 벌이는 한마당 잔치다. 조선 후기 지름 70㎝가 넘는 커다란 갓을 쓰던 시절부터 시작해 근대화의 상징과 같은 중절모를 거쳐 삐딱히 눌러쓰던 교련 모자까지 아울렀다. 또한 비단 위에 구름 무늬를 새긴 운혜, 당혜와 사슴 가죽으로 만든 녹비혜, 백목화 등의 명품 신발부터 비올 때 신는 나막신, 민초들이 신던 미투리, 산간지방의 겨울나기 필수품 설피, 저승길 발품 팔던 종이로 만든 지혜(紙鞋), 검정고무신 등까지 다채롭게 갖췄다. 양반들이 쓰던 갓의 시대적 변천사도 재미있다. 17세기 지름 72.3㎝에 모정(帽頂·갓모자) 19.5㎝의 넓은 갓은 64.5×19㎝로 점차 줄어들며 갓끈 등으로 멋을 부리던 것이 대원군 시절의 의관 개정을 즈음해 25×10.7㎝로 확 줄어든다. 1920년대 엘리자베스 키스와 1950년대 폴 자클레의 판화를 통해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갓, 방갓, 남바위 등 모자를 쓴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이와 함께 입자장 박창영, 화혜장 황해봉, 화관 족두리 박성호 등 중요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시연도 눈길을 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발레로 텍사스오픈] 케빈 나 “오 마이 갓”

    재미동포 케빈 나(28·타이틀리스트)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한홀에 16타를 치는 대형사고를 냈다. 15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샌안토니오 AT&T 오크스 코스(파72·752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8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1개로 순항하던 케빈 나는 9번홀(파4·474야드)에서 ‘운명의 저주’와 맞닥뜨렸다. 드라이브샷이 오른쪽으로 휘어 나무 사이로 들어가는 바람에 다시 티박스로 돌아가 드라이브샷을 날렸지만 공이 첫 번째 샷과 비슷한 곳으로 향한 것이다. 잠정구로 세 번째 샷을 날린 케빈 나는 이후 나무 사이로 들어가 공을 숲 속에서 빼내려 했지만 공이 나무를 맞고 다시 자신의 몸에 맞아 1벌타를 받는 등 13타 만에 겨우 공을 러프로 올려 놨다. 14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가장자리로 보낸 케빈 나는 결국 2m가 채 안 되는 퍼트로 16타 만에 홀아웃했다. PGA 투어가 한홀 최다 타수 기록을 따로 내진 않지만, 이날 그의 기록은 1998년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의 존 댈리가 6번홀(파5)에서 18타를 친 기록에 버금간다. 1938년에는 US오픈에서 레이 아인슬리가 16번홀(파4)에서 19타를 친 기록이 있다. 케빈 나는 결국 8오버파 80타를 기록해 144명 중 공동 140위로 첫날을 마쳤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홀이 전체 게임을 망치는 경험”이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축하파티도 했는데” 49억원 복권 알고 보니…

    “축하파티도 했는데” 49억원 복권 알고 보니…

    미국의 중년부부가 복권에 당첨된 줄 알고 자축파티까지 열었다가 신문사의 실수로 당첨번호를 잘못 알았던 사실을 알게 돼 크게 실망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콜로라도 주에 사는 짐과 도로시 스프래그 부부는 행복한 꿈에서 갓 깨어난 느낌이다. 무려 450만 달러(한화 49억원)의 대박복권에 당첨된 줄 알았지만 24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당첨번호를 잘못 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부부는 지난 7일 오전 8시(현지시간) 지역발행 일간지 푸에블로 칩텐 신문(Pueblo Chieftain newspaper)를 읽다가 신문에 실린 복권 당첨번호가 이전에 사뒀던 복권의 번호 6개와 정확히 일치하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스프래그 부부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호화로운 저택에서 안락한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부부는 출가한 자녀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첨사실을 알렸다. 소박하지만 둘만의 축하파티도 열었으며, “검소하고 정직하게 우리에게 하늘이 선물을 줬다.”고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신문에는 당첨번호가 잘못됐다는 정정기사가 실려 있었다. 백만장자의 꿈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자 부부는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복권당첨의 꿈은 일장춘몽으로 끝났지만 부부는 덕분에 미국 방송사에 출연하는 등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부부는 “그나마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애써 웃으면서 “언젠가는 복권에 당첨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twitter.com/newsluv) 
  • [문화마당] 오디션 열풍을 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오디션 열풍을 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연예계는 오디션 열풍이다. 한 음악케이블 채널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는 지난해 134만 명이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3년째를 맞아 참가자들이 그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중파TV에서도 닮은꼴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만들어 맞불을 놓았다. 아나운서와 오페라 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잇따르고 있다. 다른 채널에서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물밑 기획을 하고 있다니 오디션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 기회를 얻었던 일은 이제 추억으로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지금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진행방식과 규모 면에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화했다. 우승을 차지하려면 실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참가자의 인생에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 이제 스무살을 갓 넘긴 청년이 불굴의 인생 역경을 보여줘야 한다니,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참 잔혹하기도 하고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환경미화원 어머니를 둔 참가자와 중졸 학력의 환풍기 수리공을 우승자로 배출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사회가 그만큼 공정한 사회가 되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것을 인정하면서도 한편 불안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실력뿐 아니라, 수개월 동안 참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실력 대결 이면에는 참가자들의 사생활을 그대로 예능프로그램처럼 녹여내고 있다. 지원자의 아픈 상처 등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런 참가자들이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신데렐라의 탄생에 공감하고, 나아가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재미를 느낀 시청자들이 입소문을 내며 시청률이 치솟는다. 2시간에 이르는 방송이 10주 이상 지속되면 본선에 오른 참가자들은 이미 인기 연예인이 되어 있다. 우승자를 발표하기도 전에 발표된 음원이 기성 가수를 제치고 단숨에 정상에 오르는 것이 그 방증이다. 실력 이상의 대우를 받음으로써 우승자들이 향후 성장해 나가는 데 그 이상의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 숨겨진 실력과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줘야 할 터인데 이미 가진 것을 모두 보여줬으니 껍질만 남게 된 것은 아닌지 불안한 생각이 든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자 연예인으로 성공하겠다는 청소년들이 연예기획사로 오디션을 보러 오는 일이 뚝 끊겼다. 기획사 측도 달리 오디션을 볼 필요가 있을까 회의가 든다고 한다. 좋은 재목을 골라 길러봐야 집중 조명을 받을 기회조차 잡을 수 없는 데다, 그 비용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셔오는’ 것이 오히려 쉽게 코를 푸는 방법이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특히 가요계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에 기성 가수들까지 끌어들여 스스로 격을 낮춰 놓았다. 외형적으로는 90년대 음악이 오늘의 음악차트를 독식함으로써 음악적 진정성을 찾았다고 외치고 있지만 그리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그것 역시 예능프로그램의 힘에 기댄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예능프로그램이 이런 포맷의 가요 기획에서 손을 떼도 과연 우리 가요계가 보는 음악에서 뮤지션 중심의 듣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기성가수들이 펼친 ‘나는 가수다’에 대해 국내 정상급 뮤지션의 고유한 음악 세계에 순위를 매기는 무례하고 몰상식한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은 쉽게 흘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시대의 음악을 노래하는 당당한 뮤지션들이다. 마치 배우 최민식, 송강호를 무대로 불러들여 연기를 점수로 매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영웅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관심을 보면서 젊은 청소년들이 너도나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몰리고 있다. 어쩌면 내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마지막 로또’라는 생각으로 구름처럼 몰려드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혹시 잊고 사는 것은 없는지 묻고 싶다. 자신의 실력이 어떤지 꼼꼼히 짚어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탄탄한 실력만이 진정한 우승자가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韓·獨 합작 ‘나전칠기 자동차’/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韓·獨 합작 ‘나전칠기 자동차’/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얼마 전 자동차 업계 소식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아니 무형문화재 분야에 신선한 뉴스라고 해야겠다. 손대현 서울무형문화재 옻칠 장인이 세계적 명차 BMW 실내장식을 나전칠기로 다자인해 우리 공예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 “독일 장인 정신이 깃든 BMW 최고의 플래그십7 시리즈에 한국적인 미가 더해져 청아하면서도 정갈한 한국 특유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나전의 영롱한 빛을 최대한 살려내 한국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양을 세계인의 감성에 어필했다.” 전통공예와 자동차 전문가, 소비자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손 장인은 세계 상위 3% 이내의 최고급 자개를 직접 추려내 작업했다. 최상의 자연 빛깔을 내는 자개를 고르기 위해서다. 명품 자동차에 적용하는 디자인인 만큼 새 소재에 옻칠과 나전을 접목시켰다. 내구성과 강도를 고려한 창조적인 작업의 연속이었다. 또 문양이나 오브제를 표현할 수 있는 주름질 기법이 이용되었고,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한층 자유롭게 구현되었다. 100% 수작업을 통해 나전칠기의 11가지 과정을 완성해 나갔다. 손 장인의 예술혼이 세계적 명차에 한국 고유의 미를 발산하는 나전의 빛을 더해 최상의 예술품 나전칠기 자동차를 만든 것이다. 손 장인의 창조적인 나전칠기 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 쇼에서 삼성 파브TV에 나전칠기 디자인을 응용하여 선보였다. 그때도 찬사가 쏟아졌다. 이를 계기로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서명을 나전칠기로 해줬고,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전자앨범’ 상자를 나전칠기로 디자인해 선물했다. 이런 저력이 자부심과 자존심 강한 BMW를 움직였다. BMW 측 디자이너는 손 장인의 샘플 작품을 보고 “생각보다 훨씬 고품질의 귀족 공예”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나전칠기 자동차처럼 현대적 상품에 전통공예를 더해 화룡점정으로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들었거나 명품 제작을 시도하고 있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옻칠 공예가 전용복 선생은 400만엔짜리 일본 세이코시계에 나전칠기 디자인을 얹어 5250만엔짜리 명품시계로 만들었다. 나전칠기 디자인이 더해지자 시계 가치가 13배로 뛴 것이다. 국내에서도 소목장과 옻칠장 칠보작가가 협업으로 명품 가구를 제작해 상용화에 성공했고, 한 장인도 국내 최고의 화장품을 담을 상자를 전통공예기법으로 만드는 방안을 화장품 회사와 협의 중에 있기도 하다. 수천년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공예(품)는 나전칠기처럼 그 자체가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거나 이목을 끄는 품목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장인들의 예술혼도 연구와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선조들은 매우 수준 높은 철학적 이론의 바탕 위에 단순한 기능의 범주를 넘어 ‘천공’(天工)으로서 작업해 왔고, 또한 그렇게 대접받아 왔다. 오늘날 봐도 서양의 어떤 장인이나 디자이너도 흉내낼 수 없는 수작(秀作 또는 手作)들이 외로운 장인의 공방에서 혼신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고려시대 나전칠기와 쌍벽을 이루는 조선시대 고유의 전통왕실공예로 종잇장처럼 얇게 깎아 채색한 쇠뿔을 나무로 짠 장·궤·함·농 따위의 목판 표면에 장식으로 붙인 화각, 수도하듯 한올 한올 말총을 짜 만드는 갓일 등은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기 힘든 빼어난 전통공예다. 갓 만드는 기술이나 화각 기술을 응용해 또 다른 명품을 만들어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아직 걸음마 단계인 기업과 장인의 만남의 장을 활짝 열기 위해서는 세계적 산업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 기업들이 전통공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통공예 기술을 자사 제품 제작에 창의적으로 활용한다면 고품격·고부가가치의 명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공예인들에게는 장인으로서의 명예와 긍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즉, 경제적 이익과 전통문화 전승·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앞으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기업 메세나 운동을 전통공예분야까지 확산, 우리 전통공예기술이 산업과 조화롭게 접목되어 세계적 명품들이 탄생하는 문화산업의 새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 게리 무어를 기리며…유병열·김태원 등 국내 기타리스트 12명 헌정공연

    게리 무어를 기리며…유병열·김태원 등 국내 기타리스트 12명 헌정공연

    지난해 4월 30일, 영국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1952~2011)의 첫 내한공연이 열렸다. 주최 측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무대’라고 홍보했다. 수십년 동안 방한을 고대했던 팬들은 ‘스틸 갓 더 블루스’(Still Got The Blues) ‘파리지엔느 워크웨이스’(Parisienne Walkways) 등 무어의 울부짖는 기타에 흠뻑 취했다. 1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기타를 연주하던 무어는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블루스 기타의 전설로 남은 그의 곡들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는 기타리스트 12명이 뭉쳐 ‘12G신(神)의 송가(頌歌)’라는 제목의 무어 헌정공연을 갖는다. 사연은 이렇다. 기타리스트 유병열의 새 앨범 작업으로 자주 만나던 김태원(부활)과 최이철(사랑과 평화)은 무어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 3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헌정공연은 무어의 영향을 받은 다른 기타리스트들이 하나 둘 합류하면서 판이 커졌다. 덕분에 관객들은 한국의 간판 기타리스트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행운을 얻었다. 3명 외에도 ‘백두산’의 김도균, ‘위대한 탄생’의 최희선, 손무현(한양여대 교수), 타미 킴, 박창곤(이승철 황제밴드), 김광석, 한상원(호서대 교수), 이현석, 박주원 등이 참여했다. 함춘호와 신대철(시나위), 김세황(넥스트) 등을 빼면 시대를 풍미했던 기타리스트는 다 모인 셈이다. 각자의 음악적 스타일을 고려해 헌정 곡을 골랐다. 첫 곡은 무어의 연주 가운데 결정판으로 평가받는 ‘엔드 오브 더 월드’로 타미 킴이 맡는다. 이어 김광석이 ‘선셋’, 최이철이 ‘스틸 갓 더 블루스’, 김태원이 ‘파리지엔느 워크웨이스’를 선보인다. ‘기타 신동’ 정성하는 초대손님으로 나온다. 5만 6000~6만 6000원. 1544-15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문화계 박칼린 앓이’ 파워 아이콘? 스타 마케팅?

    [문화계 블로그] ‘문화계 박칼린 앓이’ 파워 아이콘? 스타 마케팅?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합창단’ 편이 끝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칼마에’ 박칼린(44)의 인기는 여전하다. 본업인 뮤지컬은 물론, 방송·음반·재즈·전시 등 온갖 장르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관(官)도 가세해 오는 10월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 공동 집행위원장도 맡겼다. “칼마에를 능가할 만한 대중적인 아이콘이 없는 데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옹호론과 “지나친 과소비이자 과대포장된 스타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문어발식 등장을 스스로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MBC는 오는 6월 선보이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 박칼린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과 사회 저명인사가 짝을 이뤄 각종 댄스에 도전하는 형식이다. 박칼린은 케이블 채널 tvN의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의 심사위원도 맡고 있다. 박칼린이 모델로 활약하는 신한은행의 ‘신한갤러리 역삼’은 개관 기념으로 그를 소재로 한 작품을 공모·전시하는 ‘박칼린과 동행-열린 미술전’을 오는 28일 시작한다. 11월에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주연으로 선다. 그가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년 만이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직행’했다. 과소비가 아니라 정당 소비라고 주장하는 측은 박칼린의 ‘파워’를 그 근거로 든다. 예컨대 박칼린이 파페라와 뮤지컬 명곡을 직접 선곡했다는 ‘칼린 셀렉츠’(Kolleen Selects)는 최근 쿼드러플 플래티넘(4만장)을 돌파했다. 해외음원 앨범 중 올해 판매량 1위. 국내 음원을 합쳐도 ‘칼린 셀렉츠’보다 많이 팔린 것은 아이돌 그룹 빅뱅, 씨엔블루, 동방신기와 ‘세시봉 친구들’ 정도다. 새달 9~12일 열리는 제5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1’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박칼린은 ‘남격’에서 그를 도왔던 최재림 등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9일 개막 무대를 장식한다. 재즈페스티벌의 주역(헤드라이너)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티켓 판매에서는 미국의 재즈 보컬리스트 카산드라 윌슨 등을 압도하고 있다. 서울재즈페스티벌 관계자는 “박칼린이 정통 재즈뮤지션은 아니지만 페스티벌 소비주체인 대중들이 그를 원한다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박칼린이 ‘남격’에 출연한 뒤 과대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스토리 있는 소재와 맞물려 그의 카리스마가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건 맞지만 방송 이후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칼린을 활용하면 뭐든 된다는 식의 발상으로 우려먹는 풍토도 문제”라면서 “과도한 스타 마케팅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박칼린의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 예술인이라기보다 엔터테이너에 가까워 보인다.”면서 “지금처럼 이미지를 과소비하는 문어발식 활동을 이어간다면 (조기 소진돼) 그 자신이나 문화계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행복의 비밀

    하루 중 가장 상쾌하다고 느끼는 때는 아침이다. 요즘처럼 맑고 포근한 날의 아침을 상기해 보자. 그곳이 한적한 시골이거나 갯내 물씬 나는 바닷가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깃털이 살갗에 닿듯 부드러운 미풍, 갓 피어난 들꽃 향기를 담뿍 담은 그 바람은 얼굴이며 목덜미를 감싸며 뭔가를 살갑게 말하곤 한다. 햇볕은 또 어떤가. 눈자위며 콧잔등, 목덜미에 내리는 햇볕이 너무나 따뜻하고 포근해 앞가슴이라도 풀어헤치고 싶지 않았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아침을 상쾌하다고 믿는다. 왜 그럴까. 굳이 과학적 이유를 따지지 않더라도 아침의 밝은 햇빛, 맑은 공기와 부드러운 바람이 기분을 좋게 하는 조건들임에는 틀림없지만 여기에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작용한다. 세로토닌은 인간의 온갖 감정 행위와 수면, 식욕 등에 관여해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실컷 잔 뒤, 느지막이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요족하게 가슴에 밀려드는 안온한 마음, 적당히 시장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분 좋은 느낌은 어떤가. 이처럼 일상에서 느끼는 모든 행복감과 만족감의 생리적 배경이 되는 물질이 바로 세로토닌이다. 일본 도호대 의학부 아리타 히데호 교수는 저서(세로토닌 100% 활성법)에서 이런 세로토닌을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강과 행복의 비밀이 바로 세로토닌에 있다는 것이다. 일상을 활력 넘치고 행복하게 살려면 세로토닌을 활성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햇볕 쬐기’와 ‘운동’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많은 이들이 건강 강박증에 내몰려 마지못해 운동을 하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활동이라도 틀림없이 세로토닌의 활성을 촉진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억지 운동이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jeshim@seoul.co.kr
  • 하얀 거짓말은 괜찮을까…40일 정직 프로젝트

    당신은 거짓말쟁이인가, 정직한 사람인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한 시간에 12.5회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4.8분에 한번꼴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기자 위르겐 슈미더는 40일 동안 ‘거짓말하지 않고 살아보기’란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고 그 기록을 책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장혜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 담았다. 거짓말하지 않기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슈미더는 매 순간 의식적으로 뇌와 입 사이의 필터를 없애고자 애썼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선 대단히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자신의 실수에 일말의 사과도 하지 않는 철도청 직원에게 진심을 담아 욕설을 날렸다. 평소대로 억지 미소를 짓고 말 없이 표를 사는 대신 ‘싸가지’ ‘돌대가리’ 같은 단어를 섞어 직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저자에게 술을 사 달라고 부탁한 10대 청소년들의 부탁을 쿨하게 거절하자 그에 상응하는 욕이 돌아왔다. 친한 친구의 비밀을 폭로하고 가슴에 주먹 한방을 얻어맞는다. 아내가 만든 음식에 대해 “맛없어, 토하겠다.” 같은 비판을 계속 던지다가 침대에서 소파로 쫓겨났다. 솔직하게 세금 신고를 하니 돌아오는 건 연봉 환급이 아니라 토해내야 할 돈 1700유로였다. 슈미더가 웹사이트에서 찾아본 ‘사람들이 자주 하는 거짓말’은 주로 사소한 것들이었다. “장모님이 오신다니 잘됐네.” “평생 딱 두 남자하고 자봤어.” “당연히 당신 말 듣고 있지.” “여자는 맘이 고와야지.” “알았어, 지금 간다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결국 불편한 일투성이였다. 결국 거짓말은 사회의 윤활유이며 필요악이라 결론 내고 그만 끝내고 싶어진다. 하지만 ‘정직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정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의 힘’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는 도박판에서 최고의 포커페이스는 바로 정직하게 자신의 패를 말하는 것이었다. 잘난 척하던 형에게, 본인들의 생각을 강요하던 부모에게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쏟아내니 30년 만에 진정한 가족애를 나눌 수 있었다. 직장에서 가식적인 칭찬과 생존을 위한 비굴함을 버리고 동료의 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진심으로 충고하니 말이 먹혀들었다. 저자는 거짓말에 대해 옳다거나 나쁘다는 이분법적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거짓말이 없으면 세상은 정말 난리가 나는지, 하얀 거짓말이 얼마나 비열한지, 사람들은 타인이 솔직하든 말든 관심이 없는지 등. 40일간의 정직 프로젝트 끝에 나온 것은 거짓말 가이드다. 이기적 거짓말, 거짓 아첨, 뻔뻔한 모욕 대신 공손하게 진실을 말하는 것. 그리고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를 철칙으로 삼는다. 거짓말은 필요악이지만 진정한 행복은 철저하게 정직할 때만 경험할 수 있다는 깨달음의 결과다. 앞으로 지킬 15개의 보편타당한 규칙은 갓 태어난 아들을 흉내 내어 만들었다. ‘누군가 미소를 짓거든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줘라. 배가 고프면 배고프다고 말하라. 주변에 신경 쓰지 마라. 기분이 좋으면 웃고 기분이 나쁘면 모두에게 기분 나쁜 표시를 내라. 행복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 보들보들한 이불, 사랑하는 사람들, 약간의 음식이면 충분하다. 상대가 따분하거든 돌아앉아 더 재미있는 일을 하라. 따분한 인간에게 시간을 투자할 만큼 인생은 길지 않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모욕할 필요 없다. 그냥 관심 끄면 된다.’ 등이다. 정직 프로젝트가 끝나고서 슈미더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짓말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주 하지는 않는다. 한심한 거짓말쟁이였지만 절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저자는 삶의 규칙은 거짓이냐 진실이냐를 뛰어넘은 세상과의 소통이라고 답을 내린다. 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실천문학·문학과지성사 신임대표 문학계 희망을 말하다

    실천문학·문학과지성사 신임대표 문학계 희망을 말하다

    봄은 왔건만 문학의 봄은 여전히 아득하다. 몇 년 전부터 제기된 ‘근대 문학의 종언’이라는 담론에서 허우적대다가 그마저도 흐지부지된 채 위기와 침체를 일상으로 여기며 지내는 형국이다.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출판사들이 최근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대표들을 바꿨다. 드러나는 모양새는 조금씩 다르다. 실천문학이 과감한 세대교체로 젊은 얼굴을 골랐다면 문학과지성사는 묵직한 중량감의 인물을 택했다. 새 얼굴을 각각 만나 한국 문학의 미래와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포부를 묻고 들었다. 지향점은 같았다. 문학이 우리네 삶의 희망을 복원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유쾌한 진보 위해 세대교체 필요” 손택수 실천문학 대표 서울 망원동 사무실에서 만난 손택수(왼쪽·41) 실천문학 신임대표는 그저 평온했다. ‘초짜 사장’으로서 과도한 자신감도, 애써 속내를 감추려는 지나친 겸손함도 없었다. 이미 기획위원, 기획실장, 편집주간으로 6년 동안 실천문학의 복판에서 일해왔기에 달라질 바가 없는 탓이다. 대신 그는 다른 이유로 분주했다. 문학계에서 실종되다시피 한 담론을 복원해내야 하고, 진보의 가치가 결코 진부하지 않음을 입증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이 일을 함께 떠맡을 젊은 작가들을 찾느라 삼고초려 중이다. “실천문학은 어느 개인의 출판사가 아닙니다. 1980년대 치열했던 사회 인식에서 출발해 공공의 꿈으로 만든 한국 진보문학의 공동체입니다. 문학으로 실천하고, 실천을 문학화할 수 있는 공동체를 다시 복원해야죠.” 실천문학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존의 열망을 이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대와 손을 잡아야 한다. 지극히 이율배반적이다. 손 대표가 분명히 선을 긋는 곳은 ‘지루하고 진부한 리얼리즘’이다. 그는 “신나고 유쾌하고 늘 꿈틀거리는 새로운 상상력과 리얼리즘을 만나게 하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덧붙였다. “진보의 가치와 진보의 문학을 얘기하면서 진부한 틀과 내용을 붙들고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는 “이를 위해 세대교체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인 윤지관(57) 덕성여대 교수, 이은봉(57)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과 함께할 나머지 이사 2명을 젊은 작가들로 채울 예정이다. 또한 편집위원과 기획위원의 면면도 확 바뀐다. 공석이 된 편집주간도 필요하다. 목표는 하나다. 확 젊어진 실천문학을 위해서다. 손 대표는 “좌우 경계를 뛰어넘어 젊고 패기만만한 작가와 평론가들이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뭇 비장하다. ‘유쾌한 리얼리즘’을 얘기하면서도 비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위기의식은 충분하다. 1980년 만들어진 실천문학은 그동안 문학을 통한 사회 운동의 최전선에 있었다.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폐간 위기에 몰리기도 했고, 필화사건으로 대표가 구속되기도 하는 등 시련도 컸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주요 논의 지점마다 실천문학이 있었다는 자부심은 꼬박 30년의 시간을 한결같이 그 자리에 서 있게 했다. 그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문단 주변부로 비켜나 있는 작가들을 실천문학이 기꺼이 껴안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진보의 프리즘과 연대하여 문학의 담론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공유하는 한편, 정치사회적 담론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뭘 하더라도 문제는 돈이다. 그동안 실천문학이 버틸 수 있는 힘은 시집 ‘접시꽃 당신’, ‘체 게바라 평전’,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지상에 숟가락 하나’ 등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뜸했다. 실천문학은 이달 중 사무실을 옮긴다. 같은 서울 망원동이긴 하지만 조금이나마 긴축할 수 있게 공간을 좁혀 인근으로 이사한다. 대표이사 월급도 대폭 낮췄다. 1억 5000만원 증자 계획도 진행한다. 손 대표는 “본질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실천문학이 새롭게 출발해야 할 지점이 바로 청빈과 내핍이기 때문”이라면서 “도덕적 순결성을 무기 삼아 빚에 허덕이는 실천문학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문학 전체의 적극적인 변화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갓 40대에 접어든 젊은 시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소액주주 111명 소설가, 시인, 평론가들 전체의 뜻이기도 하다.
  • 중구 취업도우미 3인방 “구직자 감사인사에 감동”

    중구 취업도우미 3인방 “구직자 감사인사에 감동”

    7일 중구청 1층 취업정보센터. 신구슬(왼쪽·29)·박지혜(가운데·29)·박진희(오른쪽·30)씨 등 여성 취업상담사 3명이 구인을 희망하는 기업과 구직을 원하는 구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 이곳에 근무한 지 갓 1년을 넘긴 햇병아리 공무원. 40~50대 중·장년층 구직자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직자들은 딸 같은 이들에게 ‘미녀 취업 도우미’라는 별칭도 붙여주었다. 중·장년층이 원하는 직업은 청소업무가 가장 많다고 한다. 박지혜씨는 “월급이 적어도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구직자들에게 감동하고, 첫 월급을 받아서 음료수를 사들고 오는 분들 덕분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업정보센터에는 지난해 759건의 구인요청과 1881명의 구직 등록이 이뤄졌고, 구직자 중 906명이 직업을 얻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런던통신] 챔스 8강 프리뷰 ‘무리뉴 vs 레드냅’

    [런던통신] 챔스 8강 프리뷰 ‘무리뉴 vs 레드냅’

    챔피언스리그 통산 9회 우승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첫 출전에 8강 벽을 넘은 토트넘 핫스퍼가 맞대결을 펼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단연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가 앞선다. 그러나 토트넘은 인터밀란, AC밀란 등 유럽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꺾고 8강 무대에 올랐다. 과연, 축구공은 둥글까? 예상 선발 라인업 양 팀 모두 적지 않은 부상자 때문에 베스트11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토너먼트의 성격상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주요 선수를 출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리뉴의 레알 :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출전 여부가 관심사다. 호날두가 출전할 경우 올림피크 리옹과의 16강전과 비슷한 라인업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변수는 마르셀루다. 레알은 올 시즌 호날두와 마르셀루가 좌측에 포진할 때 훨씬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마르셀루의 출전이 불투명하고 이제 갓 부상에서 돌아온 호날두가 출전할 경우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르벨로아가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이다. * 레알 베스트11 : 카시야스 - 라모스, 카르발류, 페페, 마르셀루(혹은 아르벨로아) - 케디라, 알론소 - 호날두, 외질, 디 마리아 - 이과인(혹은 아데바요르) *레드냅의 토트넘 : 토트넘 역시 부상자들로 인해 라인업 구성이 쉽지 않다. 다행히도 가레스 베일과 윌리엄 갈라스가 마드리드 원정에 포함됐으나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원은 해리 레드냅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몇 명 배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루카 모드리치를 놓을 지, 톰 허들스톤을 배치할 지에 따라 베일의 선발 출전이 결정될 전망이다. * 토트넘 베스트11 : 고메즈- 촐루카, 갈라스, 도슨, 아수-에코토 - 산드로, 모드리치(허들스톤), 레넌, 베일(모드리치) - 반 데 바르트 - 크라우치 예상 포메이션 *레알 마드리드(4-2-3-1) : 레알이 토트넘을 상대로 홈에서 세 명의 미드필더(디아라, 케디라, 알론소)를 가동할까? 사실 정상적인 상태라면 그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레알은 다르다. 지난 주말 리그 경기에서도 드러났듯이 호날두, 벤제마, 카카, 마르셀루 등이 빠진 공격진은 날카로움과 거리가 멀었다. 덕분에 무리뉴의 홈 무패신화도 9년 만에 끝이 났다. 레알은 앞서 언급했듯이 호날두의 출전 여부에 따라 포메이션에 변화가 예상된다. 무리뉴는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무승부도 괜찮다.”라고 밝혔다. 이 말인즉, 호날두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세 명의 미드필더를 가동해 무실점 경기를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심리전일지, 아니면 진심일지는 경기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알 수 없다. *토트넘 핫스퍼(4-4-1-1) : 토트넘은 지난 AC밀란과의 16강전에서 그랬듯이 철저히 ‘선수비 후역습’의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포백과 중앙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줄인 채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역습시 아론 레넌과 베일의 빠른 발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레넌의 우측 돌파는 토트넘의 주요 공격 루트로 활용될 전망이다.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 역시 토트넘 역습 전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단순히 높이 싸움을 위해서가 아니다. 크라우치는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거나 세컨 볼을 노릴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는 토트넘이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패스 게임을 거치지 않고 상대 박스 근처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토트넘의 4-4-1-1이 단순하면서도 위협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예상 포지션 배틀 * 외질 vs 산드로 : 호날두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지금 레알의 에이스는 외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질은 4-2-3-1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레알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외질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상대 미드필더와 포백 사이의 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때다.(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이 위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레드냅 감독 역시 이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홀딩맨 산드로를 활용해 외질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산드로 혼자서 외질을 전담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선수 개인이 실패할 경우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팀으로서 중원과 수비라인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야하는 이유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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