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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사부일체’ 윤리쌤, ‘쿠팡맨’ 됐다… “경비원이 무시”

    ‘두사부일체’ 윤리쌤, ‘쿠팡맨’ 됐다… “경비원이 무시”

    영화 ‘두사부일체’에 출연한 코미디언 김홍식이 택배기사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식은 지난 2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과 인터뷰에서 그간 근황을 털어놨다. 2009년 대경대 방송 MC과 전임교수로 임용된 김홍식은 여전히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급여가 많지 않아 부업으로 택배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홍식은 “제가 학교 측에 학생 모집이라든지 학사 업무는 배제해달라고 해서 급여가 적다. 주 수입원은 강연이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만큼 일이 사라졌다. 뭐라도 하자고 하고 싶어 아르바이트하게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우리 큰애가 저한테 그런 제안을 했다. ‘늦은 시간에 물건 배달할래’, ‘그냥 우리 차로 가서 물건 받아와서 배달하면 된다’고 했다. 쿠팡맨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배달 수입에 대해서는 “처음엔 배달 수당이 건당 1650원이었다. 그런데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수당이 650원까지 계속 떨어졌다. 그리고 사람이 많으면 배당되는 물건도 줄어든다. 단가도 적고, 물건 양도 적다”고 토로했다. 김홍식은 배달 도중 경비원에게 ‘갑질’을 당한 사연도 털어놨다. 그는 “경비실에 물건을 놔달라고 한 분이 있는데 저도 처음이었다. 그런데 아무 말도 안 하더니 반말로 ‘장부에 적어놓고 가라’고 지시했다. 배달원이 저런 것도 모르고 무슨 배달을 하냐고 욕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냥 한마디 했다. 누군가에게 대접받고 싶으면 누군가를 대접해달라고 했다. 그래야 입주민들도 아저씨를 대접해준다고. 영원한 갑도 없고 영원한 을도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김홍식은 2004년 KBS ‘폭소클럽’에서 ‘떴다 김쌤’ 코너를 맡아 인기를 끌었다. 영화 ‘두사부일체’에 윤리 선생님으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 “내 얘길 그딴 식으로?” 신입공무원 무릎 꿇린 ‘갑질 민원인’ 철창행

    “내 얘길 그딴 식으로?” 신입공무원 무릎 꿇린 ‘갑질 민원인’ 철창행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신입 공무원을 무릎 꿇게 하고 발로 차는 등 폭행하고서도 반성하지 않은 4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장기석)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최근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5일 부산 동래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 B(30대)씨를 밖으로 불러내 무릎을 꿇린 후 가슴 부위를 발로 차고 볼펜으로 찌를 듯이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한 A씨는 복지 담당자인 B씨가 상급자에게 신청 내용을 보고하는 모습을 보고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씨는 ‘빨리 처리해달라’는 A씨의 재촉에 상급자에게 신청 사실을 보고하면서 신청인의 경제적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A씨가 모 시청 퇴직 공무원인 점도 알렸다. A씨는 이에 화를 내며 “내 이야기를 그딴 식으로 웃으면서 하냐? 개인정보 유출로 서울이나 다른 곳에서 파면당한 거 못 봤냐”고 고함치며 폭행했다. B씨는 결국 센터 밖 주차장에서 A씨에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전치 2주의 흉부 타박상 등을 입었다. A씨의 갑질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B씨의 동료도 “사건 이후로도 자주 찾아왔고 요구사항도 많아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에서 B씨가 스스로 무릎을 꿇었고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조사에서는 B씨를 발로 찬 게 아니라 허공에 발길질한 것이라며 상해의 고의도 부인하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와 진술 등을 살펴본 결과, A씨의 폭행·욕설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공소사실 중 볼펜으로 위협한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내렸다. 재판부는 “신입 공무원이던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크게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사건 이후에도 민원인을 응대해야 하는 피해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면 유사 범행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 국정감사 2주차..국힘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위클리 국회]

    국정감사 2주차..국힘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위클리 국회]

    [위클리 국회] 한 주간 국회 정치 일정을 사진으로 정리해 전달하는 멀티미디어부 국회팀 연재국힘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며 “당·정·대 관계에 있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홍익표 “‘尹 대학동문’ 양평道 휴게소 특혜 의혹 진상 밝혀야”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휴게소 특혜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대학동문이라는 이유로 수년간 특혜를 입은 업체에 고속도로 종점 변경으로 막대한 혜택까지 몰아준 비상식적 일이 벌어졌다며”“정부는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고 사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정감사 2주차 국회는 16일 행정안전·국토 등 11개 상임위원회에서 국정감사 2주 차 일정에 들어갔다. 여야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정무위 국감에서는 대기업집단의 갑질 대응 방향, 네이버와 배달의민족 등 거대 플랫폼에 대한 규제 정책을 놓고 질의가 이어졌다. 1심 2회 공판 출석하는 이재명 대표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대장동·위례·성남FC’ 의혹 사건 재판에서 검찰의 주장을 ‘궤변’이라 비난하며 30분 넘게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기일에 출석해 “검찰의 얘기를 들어보면 제가 징역 50년을 받겠는데 이런 일을 왜 하겠느냐”고 말했다. 법사위 등 12개 상임위 국감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17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대북송금 사건을 수원지검에 돌려보낸 것을 거론하며 “역대급 꼼수 아니냐. 하나로 자신이 없으니까 이것저것 갖다 붙여서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상당히 부풀려서 시도해본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재명 대표 수사와 관련해 “백현동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북송금 사건 한 건 한 건 모두 중대 사안이고 구속사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문재인 케어‘를 두고 공방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전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법카 의혹’ 제보자 조명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공익 신고한 제보자가 19일로 예정된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하려 했으나 더불어 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0일 전체 회의에서 공익신고자 조명현 씨를 국민권익위원회 국감의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의결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진상규명 기자간담회전라남도 의과대학 설립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라남도 의과대학 설립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2기 지도부 출범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제2기 지도부 출범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김 대표는 “오늘 신임 당직자들이 최고위에 처음 참석했다”며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중책을 맡아준 신임 당직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국민이 바라는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어제 국감이 한창 진행중인 관계로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대통령과 상견례를 가졌다”며 “주1회 고위당정 협의를 정례화하고 민생 현안 관련 당정간 소통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익표 “대중교통 정책 찬성, 차별은 없어야해”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서울시가 6만원대 기후동행카드 시행을 발표했다”며 “경기도는 더경기패스를 발표했는데 국토부는 문재인 정부 알뜰 교통카드 확대한 케이패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민주당은 이러한 움직임에 모두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나 핵심은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편의성이다. 서울시민만 된다는 건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도민, 인천시민에게 사실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샴푸 들고 질의김진욱 공수처장 ‘세번째 국감 선서’국회서 ‘김기현 2기’ 첫 고위당정 개최, 경제 대책 등 논의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2기 체제 지도부 출범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주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개최해온 고위당정이 국회에서 열리는 것은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고위당정을 국회에서 여는 것은 당이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고위 당정에서는 농산물·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데 대한 해결책이 주로 논의됐다. 지난해 10월 29일 일어난 ‘핼러윈 참사’ 1주년을 맞아 가을철 축제 상황과 안전대책 점검도 주요 의제였다.
  • [씨줄날줄] 공무원 예절규정/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무원 예절규정/임창용 논설위원

    일부 특정 분야 공무원들에게만 적용되는 ‘예절규정’이 있다. 주로 호칭이나 경례 방식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차량이나 승강기 탑승 순서, 상급자 사무실 출입 방법 등 각종 상황에서의 상하급자 간 예절까지 깨알같이 기술해 놓았다. 상하급자가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제정됐다고 하지만 실제 내용은 상급자에 대한 하급자의 일방적 존중을 담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또한 너무 형식에 치우쳐 ‘과연 이런 것까지 규정하고 강제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지난 6월 폐지된 ‘소방공무원 예절규정’ 제1장 6조에 따르면 상급자 수행 시 하급자는 상급자의 1보 뒤 왼쪽에서 뒤따르고, 안내할 때는 1보 앞 우측에서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차량 승하차 시엔 하급자가 만저 탑승하고, 상급자가 악수하기 전엔 차렷 자세를 취하도록 했다. 악수는 상급자 요청이 있는 때에 한해 1보 전에서 차렷 자세로 응하며, 상급자를 호칭할 때는 경칭 ‘님’을 사용한다는 규정도 있다. 그 밖에 화재 출동이나 차량 운전 시엔 경례를 하지 않아도 되는 등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내용까지 규정해 놓았다. 소방공무원 예절규정은 사문화된 내용도 많은 데다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자 지난 6월 폐지됐다. 소방청은 당시 예절규정 폐지와 관련해 “‘갑질의 정당화 논리’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예절규정은 해양경찰관(해양경찰 예절규칙)과 교도관(교정공무원 예절규정)들도 갖고 있다.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이런 규정은 엄격한 규율과 상하급자 간 복종이 중시되는 조직에 주로 도입됐다. 국군 예식과 예절을 규정한 ‘군예식령’을 본뜬 것으로 보인다. 경례나 호칭 등 각종 예절규정이 상당히 유사하다. 한동훈 장관 지시로 최근 법무부가 ‘교정공무원 예절규정 폐지 훈령’을 발령했다. 소방공무원에 이어 이젠 교도관들의 예절규정도 폐지되는 것이다. 이 규정엔 상급자와 악수할 때 ‘눈을 자연스럽게 마주 보고 절도 있는 목소리로 직위와 성명을 말한다’는 내용까지 명시해 놓았다. 법무부가 규정 폐지를 위한 훈령에 이례적으로 ‘갑질의 정당화’, ‘존경의 강제’란 표현까지 동원한 의미를 알 만하다.
  • 직장 내 젠더 감수성 지수 ‘73점’…“승진·출산 성차별 심각”

    직장 내 젠더 감수성 지수 ‘73점’…“승진·출산 성차별 심각”

    직장 내 젠더 감수성 지수 73.5점으로 ‘C등급’승진·임신·출산·육아휴직 등 성차별 여전노동 약자일수록 호칭 등에서 차별 심각 직장 내 ‘젠더 감수성’이 부족해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성차별과 젠더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4일~11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 내 젠더감수성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73.5점으로 조사됐다. 젠더 감수성 지수는 입사에서 퇴사까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주요 성차별 상황을 20개 문항으로 만들어 동의하는 정도를 5점 척도로 수치화한 지수다. 점수가 낮을수록 응답자는 직장이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90점 이상이어야 정상적 젠더 감수성을 갖춘 일터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젠더 감수성이 가장 낮은 항목은 ‘특정 성별이 상위 관리자급 이상 주요 직책에 압도적으로 많음’(주요직책)으로 58.4점이다. 이어 ‘임신·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움’(모성·60.3점), 채용 차별(63.8점), 임금·노동 조건 차이(64.3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비정규직은 20개 지표 중 ‘주요 직책’을 제외한 19개의 지표에서 모두 정규직보다 낮은 점수가 나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평균 점수 차이는 6.7점으로 특히 ‘호칭(11.2점 차)’이나 ‘성희롱(10점 차)’ 등에서 차이가 높았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임신·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모성 항목에서 48.5점을 기록해 3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보다 14.6점 낮았다. 박은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비정규직일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직장에서 더 많고 다양한 형태의 성차별과 마주치게 되는데 이게 바로 사회구조적 성차별”이라며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구조적 성차별을 인식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위대하게 은밀하게…공안 검사가 말하는 ‘생계형 간첩’과 ‘중대재해 수사’[법벌이]

    위대하게 은밀하게…공안 검사가 말하는 ‘생계형 간첩’과 ‘중대재해 수사’[법벌이]

    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 최창민 변호사 인터뷰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한다.’ 검찰 공안부는 이러한 목적에 따라 국가 안보와 관련한 대공·테러 사건, 선거와 노동 관련 사건 등을 전담한다. 과거에는 주로 대공 사건을 처리해왔는데, 시대 변화에 맞춰 선거·노동·학원·집회·시위 사건까지 아우르게 됐다. 1967년 동백림(東伯林) 사건, 1971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수사로 대표됐던 검찰 공안부가 지금은 선거법 위반 사건, 산업재해 등 노동 분야 사건 수사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을 지낸 최창민 법무법인 인화 형사총괄 변호사(사법연수원 32기)를 만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공안 수사와 노동 관련 수사의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무전기와 비상식량, 총을 배낭에 넣어 휴전선을 넘었던 간첩들의 모습은 이제 보기 어렵죠. 단파 라디오와 난수표로 지령을 주고받을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인터넷의 발달은 간첩들의 활동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작원들은 요즘 북한으로부터 ‘스테가노그래피(Steagano Graphy)’ 방식으로 지령을 받는다고 한다. 스테가노그래피는 기밀 정보를 파일, 메시지, 이미지 등에 숨기는 심층 암호 기술을 말한다. 연락 빈도는 통상 월 1회, 연 4~6회 정도. 주고받는 지령문 안엔 대한민국 동향, 특이사항 등이 담기는데 서두엔 공화국에 대한 충성, 김일성 부자에 대한 찬양이 기재된다. 절대 빠지지 않는 사항이 또 있다. 공작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국의 통일과 인민혁명의 완성을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노력하나 어려운 자금난으로 풍찬노숙(風餐露宿)하고 있다. 공화국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와 같은 말로 호소한다. 최 변호사는 “스테가노그래피가 처음 등장한 사건인 ‘일심회 사건’, ‘유학생 간첩 사건’, 현재 청주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충북동지회 간첩 사건’(국숫집 간첩 사건) 등도 모두 공작금 부족을 호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몇몇 사건은 공작금 분배와 사용처 문제로 분쟁이 나서 간첩 활동이 들통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 아닌 자생 국내 간첩은 동남아시아에 1년에 한 번 정도 간다고 한다. 주요 목적은 ‘공작금 수령’이다. 북한에서 외화 반입이 어려우니 여행객이 많은 동남아로 가서 1만달러 정도의 공작금을 받아온다. 때때로 전달해주는 공작원에게 리베이트로 10~20% 정도 수수료를 주기도 한다. “과거 정보기관에선 국내 간첩이 해외에서 공작금을 받는다는 첩보를 입수해 귀국하는 간첩을 세관에서 검색해 외화를 몰수한 경우도 있었다.” 위장 탈북 이외에도 허위 중국 국적을 이용해 국내에 입국한 뒤 불법체류하는 형태로 간첩을 남파하는 사례도 있었다. 북한 국적의 A씨는 중국 국적을 허위로 만들어 국내에 입국한 후 한국 여성과 결혼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 임무를 완수하라는 지령을 받고 국내에 입국했다. 하지만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정한 직업을 얻지 못한 그가 한국 여성과 결혼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북한의 지령을 실행하지 못했던 A씨는 검거됐다.과거엔 ‘공안검사’라고 하면 조작·고문·종북몰이를 떠올렸지만, 현재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대공 사건은 공안 분야에서 1% 남짓이라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나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를 제외하면 대공 사건 처리하는 공공수사부는 거의 없을 정도다. “현재는 공안 분야에서 제일 많은 사건은 노동이다. 절반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선거는 한철이지만, 노동사건 중 개별적 근로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계속한다고 보면 된다.” 노동은 집단적 노사관계(노조·파업·부당노동행위), 개별적 근로관계(임금체불·갑질·성희롱)로 나뉜다. 대부분 사건은 개별적 근로관계에서 파행하지만, 사회적 영향이 큰 것은 집단적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다. 대규모 철도 파업이나 버스·의료·화물노조 파업 등이다. “대부분 공안검사는 개별적 근로관계에서 파생하는 노동 사건을 처리하면서 실력을 익힌 후 대규모 파업 등 중요 사건에서 현명한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 선거 사건까지 경험한 이후에야 대공 사건을 할 수 있다. 대공 사건을 처리하는 검사는 수석급이라고 보면 된다.” 근로자의 안전과 생명권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지면서 중대재해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자연스레 공안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도 대공 사건보다 노동 사건이 더 많이 들어온다. 최 변호사는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노동재해실무’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기간과 안전은 반비례하는 것 같다”면서 “회사들도 하청을 줬다거나 회사의 작업구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안전을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이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 23일 당무 복귀…민주 가결파 징계 논란 지속돼 내홍

    이재명 23일 당무 복귀…민주 가결파 징계 논란 지속돼 내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3일 당무에 공식 복귀한다. 지난달 18일 단식 도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 간 지 한 달여 만인데, 친명(친이재명) 지도부는 이 대표 당무 복귀 이후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징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혀 비명(비이재명)계와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권혁기 민주당 정무기획실장은 19일 기자들에게 “이 대표는 20일 (대장동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23일 당무에 복귀한다”며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판단해 복귀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자”며 당 내 통합을 강조해왔고 민생 현안 해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권 실장은 “이스라엘 전쟁, 고물가·고유가에 가계 민생경제까지 힘들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한 방송에서 “이 대표가 가결파 의원 징계 여부에 대해 결정한 적 없고 징계와 관련된 논의 시기를 홀드(보류)하자고 했다”며 “(징계 관련 논의는) 대표가 복귀하고 나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포용적 태도를 보이는 한편 친명 지도부가 강경 발언으로 징계 여론을 떠보는 양상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당장 가결파 징계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징계 카드를 남겨둬 비명계를 압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다른 방송에서 징계에 대해 “민주당이 혁신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징계 운운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상식에 반하는 얘기인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공무원에게 사적 업무를 시켰다는 의혹으로 공세를 펼쳤다. 윤창현 의원은 이 대표가 사용했다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들고 나와 “경기도청 7급 공무원이 (이 대표 지시로) 이걸 사러 두 시간 넘게 걸리는 청담동 미용실로 갔다”며 “(공무원) 본인 카드로 결제한 다음 경기도청에서 (이 공무원의) 계좌로 입금했다”고 했다. 이에 김홍일 권익위원장은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금 (대검찰청에) 이첩해놓은 상태”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박민 KBS 사장 후보자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의혹으로 맞불을 놓았다. 조응천 의원은 “박 후보자가 (문화일보 재직 시절인) 2021년 4월부터 3개월간 아웃소싱회사로부터 고문직을 맡아 합계 15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 국감장에 등장한 ‘이재명 샴푸’… “공무원에게 심부름”

    국감장에 등장한 ‘이재명 샴푸’… “공무원에게 심부름”

    여야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대상 국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발생한 ‘갑질’ 의혹과 관련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일본산 샴푸와 트리트먼트 세트를 들어 보이며 “이게 두 개 합쳐 8만 3000원”이라며 “경기도청 7급 공무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시로) 두 시간 넘는 거리를 이걸 사러 서울 강남구 청담동 미용실로 갔다”고 했다. 윤 의원은 “한 번에 두 세트, 세 세트를 사면 되는데 불법이니까 한 세트만 본인 돈으로 샀다”며 “그리고 두 시간 걸려 사 오고 떨어지면 또 청담동을 갔다. 본인 카드로 결제하고 경기도청에서 (7급 공무원) 계좌로 입금했다. 불법이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공금으로 개인용품을 구매한 것으로 매월 약 100만원씩 법인카드가 결제됐다”며 “스웨덴의 최연소 의원에 당선돼 총리로 거론된 여성 의원은 개인용품을 (공금으로) 구매한 것 때문에 사퇴한 일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는 샴푸를 사러 7급 공무원을 미용실로 보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이런 갑질을 반부패적 관점에서 어떻게 보느냐”고 했다. 김홍일 권익위원장은 “신고를 받아 조사를 했고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검찰청에) 넘겨놓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야당은 윤 의원의 지적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윤 의원이 신고서를 PPT로 띄웠는데, 권익위에 저희 당 부패신고서를 달라고 했는데 (권익위가) 주지 않았다”며 “불공평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에 윤 의원은 “신고서는 당사자를 통해 입수한 것이고, 권익위와 특별 관계로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 ‘용감한 시민’ 박진표 감독 “신혜선은 ‘원픽’, 이준영은 ‘폼’ 미쳤네”

    ‘용감한 시민’ 박진표 감독 “신혜선은 ‘원픽’, 이준영은 ‘폼’ 미쳤네”

    25일 개봉하는 ‘용감한 시민’을 연출한 박진표 감독이 주연 배우 신혜선과 이준영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박 감독은 1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주연 소시민으로 신혜선 밖에 어울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혜선은 도화지 같은 배우라 어떤 색을 칠해도 잘 어울리고 훌륭한 그림이 나오는 배우다. 저를 비롯해 모두의 ‘원픽’으로 당첨됐다”고 밝혔다. 이준영에 대해서는 “그동안 맡은 악역 맡은 작품을 보니 악역 연기 출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어쩔 땐 매서운데 선하기도 하고, 가끔은 멍한 좋은 눈을 가진 배우”라고 평했다. “영화를 찍어 보니 흔히 말하는 ‘폼 미쳤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영화는 무영고의 기간제 교사인 소시민(신혜선)이 학교의 절대 권력을 쥔 학생 한수강(이준영)의 악행을 마주한 뒤 이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시민은 각종 운동에 능한 전직 복싱 선수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시민은 정교사가 되려고 학교 폭력에 눈을 감기로 했지만, 학생을 지독하게 괴롭히는 한수강을 보고 분노해 ‘참교육’에 나선다. 학교 폭력은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시민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려 고양이 가면을 쓰고 한수강에게 향하는 과정은 시원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김정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신혜선은 자신이 맡은 시민에 대해 “불의를 못 참는 친구인데 현실 탓에 불의 참을 수밖에 없는 이중적인 성격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고민했다. 웹툰이 원작이어서 만화적인 느낌이 강하고 이를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로 로맨스물을 했던 터라 액션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선을 다했지만 제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촬영을 끝내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그동안 볼 수 없던 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도전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아직 해보고 싶은 게 많아 앞으로도 기회가 닿으면 액션이든 로맨스물이든 여러 배역을 꾸준하게 경험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한수강을 맡은 배우 이준영은 악역을 소름 끼치게 연기한다. 현실적인 연기를 위해 대역 없이 액션을 모두 직접 소화했다. 그는 “워낙 악한 역이어서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서사 없는 악한 역은 처음이어서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악역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에 대해서는 “저도 도전을 좋아한다. 여러 캐릭터에 도전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악역을 맡는 데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했다. 액션 연기에 대해서는 “몸 쓰는 연기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상대역인 신혜선의 액션 연기를 두고 “항상 ‘내가 너무 못해서 어쩌지’라고 하던데, 저 포함 누구도 그런 의심이나 걱정은 하지 않았다. 신혜선 배우의 액션 연기는 10점 만점에 9.9점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10점이 아닌, 0.1점을 뺀 이유에 대해서는 “연기하다 실제로 제가 맞아서 빼도록 하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에선 학교 폭력, 교권 추락, 학부모 갑질 등이 그대로 묘사된다. 얼핏 서이초 사건을 비롯해 뉴스에 등장하는 학교 폭력 등을 떠올리게 한다. 박 감독은 이와 관련 “사실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른 척했을 뿐인데, 최근 세상에 드러나면서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관객들이 후련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화는 중반을 넘어 후반부에 후련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박 감독은 “그동안 방관했던 학생들의 외침이 합쳐져 큰 바위 같은 함성이 되는 과정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라며 “영화 보면서 조금이라도 우리 안에 숨어 사는 용기를 꺼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부부 법카 유용 제보자 “명백한 범죄… 이 대표 책임져야”

    이재명 부부 법카 유용 제보자 “명백한 범죄… 이 대표 책임져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묵인했다고 폭로한 전직 경기도 공무원이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씨가 해온 일들은 작은 잘못도 아니고, 어쩌다 그럴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며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절대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조명현씨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실명과 모습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씨는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내일 열릴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기로 예정됐지만 무산돼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며 “제가 겪었고 알고 있는 사실에 근거한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씨의 부정부패에 대해 말씀드리려 했다”고 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19일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 조씨를 참고인으로 부르려 했지만, 민주당 반발로 철회했다. 조씨는 “국민의 피와 땀이 묻어있는 혈세를 자기 돈인 것처럼 사적으로 유용하고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분이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느냐”며 “성실히 세금을 내 이재명과 김혜경, 그의 가족 수발을 드는 공무원과 우리는 모두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갑질과 공금횡령이 주목받는 것이 두려워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똘똘 뭉쳐 공익제보자의 국감 출석을 막았다”며 “민주당이 거대한 국회의 권력으로 피해자를 억눌러도 국민 여러분이 조명현씨와 함께 해달라”고 했다. 조씨는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공익 신고자가 된 후 제 삶은 쉽지 않았다”며 “이 대표가 본인 잘못을 책임졌으면 한다. 저한테 사과하기도 바라고 있지만 가장 바라는 건 본인이 한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구급차의 외도/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급차의 외도/임창용 논설위원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구급차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환자 이송을 위해 참사 현장으로 가던 한 병원 구급차가 신 의원을 태우러 자택에 들르는 바람에 20분 이상 지체됐던 것이다. 여당은 “구급차를 콜택시로 쓴 최악의 갑질”이라고 비난했다. 신 의원처럼 응급환자가 아닌데도 구급차를 택시처럼 불법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일부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들은 길을 비켜 주는 다른 운전자들의 배려를 악용해 돈벌이에 나서기까지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응급환자 이송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사설 구급차 업체는 전국에 143곳에 이른다. 구급차 수는 1000여대가 넘는다. 사설 구급차들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119 구급차와 달리 이용료 성격의 이송처치료를 받는다. 응급구조사가 함께 타는 특수구급차의 경우 거리에 따라 기본요금(10㎞) 7만 5000원에다 1㎞ 초과 때마다 1300원이 추가된다. 한데 일부 기사들이 구급차를 엉뚱한 목적에 쓰는 ‘외도’를 한다. 2021년 10월 모 유명 포크그룹 가수는 충북 청주에서 경기 남양주 공연장까지 구급차를 타고 이동해 구설에 올랐다. 기사에겐 23만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2013년에도 한 개그맨이 부산 공연장까지 구급차를 이용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2018년에는 울산의 한 구급차 업체가 연예인을 공항, 행사장으로 데려다줬다가 처벌받았다. 가수 김태우씨가 2018년 사설 구급차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난받고 있다. 고양시에서 서울 성동구 행사장까지 구급차를 타고 간 뒤 30만원을 건넸다고 한다. 구급차를 다른 목적에 쓰면 응급의료법 등의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하지만 적발이 쉽지 않아 이런 외도가 끊이지 않는다. 우려스러운 건 이들의 외도로 구급차에 대한 다른 운전자들의 믿음이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점이다. 구급차에 길을 터줘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건 이런 믿음이 있어서다. 구급차의 외도가 잦아질수록 다른 운전자들의 배려는 줄어들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2020년 6월 택시가 구급차를 가로막는 바람에 안에 있던 환자가 숨지는 일도 있었다. 구급차의 외도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다.
  • 장서희 ‘독친’으로 6년 만에 스크린 복귀…“학부모 갑질 사건 안타까워”

    장서희 ‘독친’으로 6년 만에 스크린 복귀…“학부모 갑질 사건 안타까워”

    “지난해 여름 촬영을 마쳤는데, 공교롭게 지금 사회적 이슈와 연결된 듯 합니다. (서이초 사건과 같은) 뉴스를 보자면 달리 안타깝다는 말 밖에 못하겠네요.” 장서희 배우가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독친’ 언론시사회에서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젊은 감독과 배우들과 해보니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 오랜만에 참여하니 감회도 새로웠다”면서도 학부모 갑질 등 논란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전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독친’은 자신의 사랑이 독이 되는 줄도 모르는 엄마 혜영(장서희)이 딸 유리(강안나)의 죽음을 추적하며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심리극이다. 혜영과 유리는 겉으로는 다정한 엄마와 모범생 딸처럼 보인다. 그러나 ‘독이되는 친부모’라는 영화 제목처럼 혜영은 자신의 지나친 사랑이 오히려 유리에게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영화는 유리의 죽음을 시작으로 형사들이 혜영을 비롯한 가족과 친구들을 조사하면서 유리가 왜 자살했는지를 쫓는다. ‘인어 아가씨’와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여러 드라마로 유명한 장서희 배우가 ‘중2라도 괜찮아’(2017) 이후 6년 만에 영화로 복귀해, 맹목적인 혜영을 서늘하게 표현한다. 특히, 유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자신이 아닌 담임 교사인 기범(윤준원)과 유리 친구인 예나(최소윤)에게 있다고 몰아가며 급기야 고소까지 한다. 교사가 무고한 상황에 휘말리는 모습은 최근 사회적 이슈였던 교사 인권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연출을 맡은 김수인 감독은 “20대 학원 강사로 일하며 대치동에서 2년 동안 겪었던 내용을 영화에 담았다. 직접 겪은 일화와 친구들 이야기로 각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 (서이초 사건과) 맞아떨어지지만, 사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있었던 것”이라며 “영화에 사회적인 이슈를 담지 않으려 노력했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통해 관객이 메시지를 얻어가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영화는 유리의 죽음을 중심으로 펼쳐내지만, 영화의 중심은 장서희가 잡고 간다. 김 감독은 “일단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역은 혜영이었기에, 장서희 배우의 연기 톤을 보고 다른 배우들과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장서희는 이에 대해 “자칫 너무 뻔한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지만 도를 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렇게 최대한 힘을 빼고 연기를 하자고 촬영 전 많이 이야기했다”면서 “김 감독이 유연하게 상황을 만들어줘 입에 안 붙는 대사가 있으면 고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등에서 얼굴을 알린 신예 강안나가 엄마인 혜영 때문에 갈등하고 좌절하는 유리로 등장한다. 유리는 겉으로는 사랑받는 모범생이지만, 속으론 엄마에게 분노하는 이면의 아픔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강안나는 “사랑을 주고받지만 좋지 않은 관계를 풀어내는 게 어려웠다. 오히려 대선배인 장서희 배우와 서먹서먹했을 때 촬영한 게 영화에 잘 녹아든 듯 것 같다”고 했다. 이밖에 사건의 주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예나 역의 최소윤을 비롯해 교사를 맡은 윤준원, 형사 역의 오태범 배우 등이 각자의 역할을 잘 표현했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장서희가 뺨을 때리는 장면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장서희는 예전 드라마 등을 떠올리며 “제가 뺨 때리는 노하우가 좀 있다. 최소윤 배우와 밝게 인사한 뒤 바로 뺨을 때리는 장면을 찍었는데, NG가 나서 미안했다. 다음 촬영에도 보니 얼얼하게 부어있더라”면서 “그러나 (영화를 찍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웃었다. 담임 교사로 나온 윤준원 배우에 대해서도 “나한테 뺨을 진짜 많이 맞았다”고 미안해했다. 김 감독은 “오케이 사인을 했지만 윤준원 배우가 ‘한 번 더 맞으면 안 되겠느냐’고 해서 다시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준원이 이를 받아 “장 선배께 맞은 건 정말 아팠다. 그렇지만 영광이었다”고 맞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 자녀 채용 의혹, 폭행 교수 복직…전북대병원, 국감서 뭇매

    자녀 채용 의혹, 폭행 교수 복직…전북대병원, 국감서 뭇매

    17일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2023 교육위원회의 호남지역 거점국립대와 국립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전북대병원의 채용비리 의혹과 전공의 폭행 사건 등이 도마에 올랐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직장 내 갑질 사건에 연루된 전북대병원 직원 자녀 채용’과 관련해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권 의원은 이날 “직장 내 갑질로 신고당한 전북대병원 직원의 아들 A씨가 2021년 1월자로 같은 병원에 채용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A씨는 33명 지원자 중 필기전형에서 12위를 기록했으나, 면접전형에서 2위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최종 턱걸이로 합격했다”면서 “알고 보니 실무 면접위원에 아버지와 ‘동일직’이거나 하급자들로 구성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대 직원들의 친인척 현황’을 보면 2015~2019년 총 10명이 채용됐는데 2020년부터 4배 폭증했다”면서 전북대병원의 ‘비상식적인 채용’을 짚었다. 무소속 김남국 의원은 교수의 ‘전공의 소주병으로 폭행’ 사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9월 29일 부서 회식 자리에서 B 교수가 술에 취해 전공의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때렸고, 대학으로부터 정직 1개월·겸직 해제, 병원으로부터 직무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병원은 의사 부족을 이유로 A 교수의 복직을 허용했다. 김 의원은 “피해자는 수련의 과정이 끝날 때까지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면서 “관리 책임이 있는 병원장이 2차 가해를 막고 예방책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병원 내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피해자는 수련 과정을 잘 마치고 전문의를 획득해서 현재 병원에서 근무 중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직원 채용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했고,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 및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 ‘갑질’ 비판 쏟아진 플랫폼·대기업… 출석 회피로 동행명령장 발부도 [오늘의 국감]

    ‘갑질’ 비판 쏟아진 플랫폼·대기업… 출석 회피로 동행명령장 발부도 [오늘의 국감]

    16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기업과 플랫폼기업이 소상공인·가맹점주 등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업인들이 줄줄이 국감장에 호출됐는데, 일부는 출석을 회피해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이종현 KG할리스에프앤비 대표,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 등 기업인들이 출석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정 회장에게 하도급 대금·지연이자 미지급과 관련해 “왜 공정위에서 수차례 시정조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이런 위법 행위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정 회장은 “하도급 관련해서 시정조치는 다 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곽 대표는 일방 가맹 계약 종료 통보로, 이 대표는 물품 공급 가격 부풀리기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구 대표는 보복성 대리점 계약 해지와 관련한 질의에 “보복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 알리바바그룹 해외 직구(직접 구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국회의원 배지까지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를 상대로 ‘짝퉁’ 상품 판매 실태를 지적했다. 홍범준 좋은책신사고 대표는 가맹 계약 일방 해지 등과 관련한 지적을 받으며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는데, 지난해에 이어 불출석하면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이기영 떡참 대표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가맹점주들과 수수료·재료비 갈등을 빚고 있는 이동형 비케이알(버거킹) 대표는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출석하지 못했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버거킹을 운영하는 사모펀드가 기업 가치를 부풀려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사모펀드의 과도한 이익 추구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유통플랫폼 쿠팡도 수차례 언급됐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쿠팡의 대금 정산 지연 등을 지적하며 “자율 규제 체제에서는 중소 업체들이 항의할 수 없다. ‘갑’ 얘기를 들어야 한다. 불만을 얘기하면 입점업체에 불이익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한 위원장은 “자율규제 이행 상황을 점검한 뒤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법적 규율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쿠팡 물류배송 자회사 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다.
  • [서울광장] 정치 블랙홀에 빠진 국정감사/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정치 블랙홀에 빠진 국정감사/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국감)가 막이 오르자마자 곳곳에서 파열음이 요란하다. 국감의 본질인 행정부에 대한 감시, 정책 비판, 대안 제시는 찾아보기 어렵고 정쟁 성격의 공방만 난무한다. 여당의 전임 정권 들쑤시기, 야당의 현 정권 실책 부각, 포퓰리즘성 예산 배정 요구, ‘오지랖 기업 감사’ 등 매년 반복되는 행태가 올해에도 어김이 없다.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나 ‘밑도 끝도 없는 호통치기’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많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생·정책 국감에 올인한다는 여야의 다짐이 무색하다. 1987년 헌법 개정으로 부활한 국감 제도는 올해로 36년째를 맞았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국정 전반을 감시하고 견제한다는 게 국감의 목적이다. 대의민주주의 핵심인 삼권분립의 정신을 살려 권력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자는 의미다. 입법부가 행정부로부터 국정 운영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정책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헌법행위(헌법 61조)다. 이런 취지와 달리 국감 시행 초기부터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국회의원의 전문성 부족, 정책 감사의 부재, 과다한 자료 제출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매년 반복되는 지적에도 국회의 ‘행정부 군기 잡기’는 요지부동이다. 피감기관인 행정 각 부처와 공공기관들은 국회의원들의 무차별적 자료 요구 탓에 두세 달 이상 매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수천 건에 달하는 무리한 자료 요구와 공기업의 중요한 영업기밀 제출까지 강요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올 국감에서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에 요구하는 자료만 모아도 3315페이지에 이른다. 이른바 ‘자료 갑질’이 이번 국감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된 것이다. 국정감사로 인한 일손 공백은 직간접 연관되는 사적 영역까지 국정 전반에 영향이 미친다. 이는 행정부의 자율을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삼권분립 원칙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국정감사를 통해 국회가 스스로의 권위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국정감사 무용론이 올해도 수그러지지 않는 이유다. 기업인에 대한 과다한 증인 요구는 매년 강도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이번에도 17개 상임위에서 채택한 일반 증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직 총수나 임원급 기업들이다. 국회가 국정을 감시하기 위해 증인을 출석시키는 권한은 유권자로부터 위임받은 합법적 행위임이 분명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정부·공공기관의 정책 또는 관리 운영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임에 비춰 과도한 국회 권력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일반 증인으로 불러 훈계성 질의로 권력을 행사하는 관행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후진적 정치 관행은 이제 끝내야 한다. 국감의 정신을 살리며 헌신하는 의원들도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 의식 속엔 국감 무용론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국감이 본질에서 벗어나 여야 대치의 연장전으로 변질된 지 오래지만 진영 논리가 강화될수록, 대치의 강도가 격렬해질수록 국감 무용론의 목소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감은 국회의 권위를 살리고 국민복리에 봉사하는 삼권분립의 주체로서 의원들의 존재감을 스스로 각인시킬 좋은 기회다. 민생 정치를 다짐했던 21대 국회인 만큼 이번 국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당부한다. 유권자들도 여야를 떠나 국정감사의 본질을 훼손하는 의원들을 제대로 감별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솎아내는 것이 민주시민으로서 올바른 자세다. 눈을 부릅뜨고 국감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 [사설] ‘황제숙박’ 채희봉 전 가스公 사장, 세상이 우습던가

    [사설] ‘황제숙박’ 채희봉 전 가스公 사장, 세상이 우습던가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지난해 4월 재임 중 영국 런던을 방문하면서 하룻밤 숙박비가 260만원인 호텔 스위트룸에 사흘간 묵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장관급 공무원의 해외 숙박비 상한이 95만원인데 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펑펑 썼다. 이런 ‘황제숙박’이 가능했던 이유는 가스공사가 자체 ‘여비 규정’에 임원과 고위 간부의 해외 출장 숙박비를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있어서다. 채 전 사장의 몰염치한 행동도 놀랍지만 사기업도 아닌 공공기관이 해외 출장 숙박비 상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조 6000억원의 미수금을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문재인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가스 요금 인상을 유보하면서 손실이 급증했다. 채 전 사장은 문 정부에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낸 뒤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가스공사 수장을 맡았다. 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주역으로 월성 원전 조기 폐쇄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다. 그릇된 정책으로 나라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안겨 놓고도 자신은 하룻밤 자는 데 수백만 원씩 펑펑 써댄 것이다. 채 전 사장만 나무랄 일도 아니다. 감사원이 그제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보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참담하다. 한국농어촌공사는 77억원어치 노트북 5690대를 3급 이하 직원 모두에게 지급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직원 12명만 다니는 사내 대학을 운영하며 퇴직자 57명을 시간강사로 고용해 제 식구를 살뜰히 챙겼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법·갑질 행태도 여럿 적발됐다.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아울러 신속한 혁신 실행이 필요하다.
  • “빵 사와, 우리 애 소풍 도시락 챙겨” 산업부, ‘갑질’ 5급 사무관 징계 요청

    “빵 사와, 우리 애 소풍 도시락 챙겨” 산업부, ‘갑질’ 5급 사무관 징계 요청

    감사원 감사 결과 산업부 공무원들파견 난방공사 직원에 온갖 갑질 들통가족 명절 한우값도 ‘공사 법카’ 결제산하기관 법카로 모두 8500만원 펑펑해당 사무관·과장, 징계위에 의결 요청산업부 “엄중 수용…특단 대책 마련” 산업통상자원부가 파견 나온 산하기관 직원들에게 억대에 가까운 고깃값·술값 결제와 출퇴근 픽업, 자녀 소풍 도시락 준비 등 온갖 갑질을 일삼은 5급 사무관과 과장에 대해 중앙인사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감사원 감사에서 도를 넘어선 직원들의 갑질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자 11일 정부세종청사 강당에서 장영진 1차관 주재로 긴급 직원회의를 소집하고 공직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장 차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감사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산업부와 공직 사회 전체에 불신을 초래하는 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직원 비위에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최고 한도로 일벌백계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또 직급별 청렴 및 갑질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직장 내 부당대우 신고센터 운영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번에 드러난 산하기관 법인카드 사용과 같은 사례가 더 있는지 전면 점검하고 현재 파견 중인 공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파견 적정성도 재검토하기로 했다.감사원이 전날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는 산업부 간부들과 산하기관 임직원들의 각종 비위와 도덕적 해이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산업부의 에너지 관련 부서의 40대 사무관은 자신이 예산 등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 파견 직원에게 4년 가까이 명절 때 가족과 먹을 한우 고깃값을 대신 내게 하는 등 공사 법인카드로 8500여만원을 결제하도록 요구했다. 자신 카드로 쓴 금액을 공사 법인 카드로 다시 바꿔 결제하거나 자기 가족이 먹을 빵을 사오라며 하인처럼 부리기도 했다. 또 부서로 파견된 공사 직원에게 출·퇴근 픽업이나 자녀 소풍 도시락 준비 등 업무와 무관한 행위를 강요하는 갑질을 저질렀다. 감사원은 2019년부터 3년 6개월 동안 산하기관 직원 두 명을 이렇게 괴롭혔고 난방공사 법인카드를 모두 890번에 걸쳐 썼다고 밝혔다.해당 사무관이 소속된 조직의 과장은 여러 차례 부서 회식을 하면서 난방공사가 법인카드로 1100여만원의 회식 비용을 결제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직원들은 상관에게 법인 카드 부당 사용과 갑질로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난방공사는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수뢰와 강요 혐의로 해당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또 사무관은 파면, 과장은 정직 처분하도록 산업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이에 산업부는 곧바로 중앙인사징계위원회에 이들의 징계 의결을 요청하기로 했다. 前가스공사 사장 1박에 260만원출장서 초호화 호텔 스위트룸 숙박 한전 직원, 직접 태양광 사업 수억 매출산업부 산하 공기업 기강해이 심각 감사에서는 산업부 외에도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출장 때 호텔 스위트룸에 묵으면서 하루 숙박비로만 260만원을 쓰고, 한국전력 직원은 직접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면서 수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등 산업부 산하 공기업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산업부는 “방만 경영 및 도덕적 해이 사례 전반에 대해 공무원 수준에 준하는 자체 규정 구비 여부 및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산업부 감사관실과 소관 공공기관 감사실 주도로 철저히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12일 ‘공기업 경영혁신점검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임직원의 공직기강 확립과 청렴의무 준수를 강력히 주문할 계획이다.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산업부 내부에서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며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 하루 새 수천 건 요청에 기밀 강요… “평생 안 봐도 될 자료 다 만들어요”

    하루 새 수천 건 요청에 기밀 강요… “평생 안 봐도 될 자료 다 만들어요”

    “평생 안 봐도 될 자료를 국정감사 기간에 다 만들어요.” “자치사무에 관한 시시콜콜한 자료까지 요구합니다. 지자체는 행정사무감사와 국정감사 이중 감사를 받는 셈이에요.” 수천 건에 달하는 무리한 자료 요구, 공기업의 중요한 영업기밀 제출까지 강요하는 국회의 ‘자료 갑질’이 10일 시작된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되풀이됐다. 주말이나 한밤중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10년 치 자료를 달라는 식의 구태는 많이 사라졌지만, 막무가내식 자료 요구 관행은 달라진 게 없다고 피감기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민감한 현안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휴지통에 들어갈지도 모를 자료 준비 때문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출근 도장을 찍어야 했다.한 경제 부처 공무원은 “매년 국감 때마다 의원실에서 수백 건의 자료를 요청하는데, 실제 국감 때 해당 자료를 활용해 질의하는 걸 보지 못했다. 밤새워 준비한 자료가 그냥 버려지기 일쑤니 국감 때마다 허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자료를 요구해 놓고 준비 기간을 너무 짧게 준다. 그래도 과거에는 나흘에서 일주일가량 시간을 줬는데, 전날 자료를 요구하고선 다음날 제출하라는 의원실도 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해 자료를 못 주면 ‘왜 안 주느냐’고 항의한다”고 토로했다. 공무원들은 ‘자료 제출하라’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깊은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의원실에서 매우 특별한 자료를 요청하는 것도 아니다. A의원실과 B의원실이 요구하는 자료가 90% 겹칠 때가 잦다. 간사 의원실에서 자료를 통합적으로 요구하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을 수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다 보니 공무원들은 자료 수발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올해 국감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에 요구한 자료만 총 3315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영업기밀 자료까지 요구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공무원은 “(기밀성 때문에) 이전 연도에 주지 못한 자료는 지금도 줄 수가 없는데 계속 요구해 난감하다. 경쟁 상대인 해외에서도 예의 주시하는 자료는 더욱 공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지방자치단체들은 국감 때마다 국회와 ‘자료 전쟁’을 벌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쏟아지는 국감 자료 제출 요구에 대응하느라 시정이 마비될 지경”이라며 국가사무를 제외한 지방 고유사무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 제출 요구는 거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올해 국감 자료 요청 건수가 2000건이 넘는데, 이 중 80%가 자치사무로 지방 고유 업무에 관한 것”이라며 “국정감사 대상은 국비가 투입된 국가 위임사무이고, 자치사무는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대상인데 국회의원들이 국감 범위를 벗어나는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0건 중 중복된 걸 빼면 100건 정도가 될 텐데, 그럼 의원들이 질문을 100개 하겠는가. 도정, 시정을 봐야 할 공무원들이 의미 없는 3년 치, 5년 치 자료 준비에 매달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 2호에 따르면 지자체의 자치사무는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청지부는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국토교통위원회 의원실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국정운영을 위해 정책감사 차원에서 꼭 필요한 자료만 요구해 달라”고 했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도 이날 논평에서 “국정감사가 국회의원의 권력 과시와 자기 홍보(PR)를 위한 자리가 됐다”며 “요구 자료를 제출받고도 질의나 감사에 활용하지 않으면 앞으로 국정감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부분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보좌관들은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피감기관에도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보좌관은 “자꾸 국감 갑질이라고 하는데, 되레 보좌관들이 공무원들로부터 갑질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새 위원들이 오면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지 주요 수치를 뺀 자료를 주는 공무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좌관은 “예전에는 자료 요청을 세게 하고 밤새워 일하는 보좌관이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요즘에 그렇게 하면 갑질한다고 손가락질을 받는다”며 “공무원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몰라도 의원실도 많이 변했다”고 억울해했다. 실제로 국회의 태도가 과거에 비해 일부 개선된 것은 맞다고 한다. 사회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올해도 추석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자료를 요구해 놓고 제출 기한을 연휴 중으로 못박은 의원실이 있었는데, 그래도 기한을 맞추지 못했다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장급 공무원은 “정말 긴급한 자료는 ‘긴급’이라고 표시해 요구한다. 서로 요구하는 게 많고 제출할 것도 많다 보니 우선순위를 정해 주는 융통성도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공무원은 “국회가 매너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내년에 총선이 있어 여러 가지로 고민할 게 많아서 그런 거라고 본다. 크게 봐선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 감사원 “文정부, 전기료 6번 동결 탓 한전 재무 위기”

    감사원 “文정부, 전기료 6번 동결 탓 한전 재무 위기”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기·가스요금 인상 요인이 있었는데도 문재인 정부에서 요금 조정을 미뤄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공기업의 재무 위기와 국민 부담을 유발했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요금 인상 부담을 차기 정부에 전가한다는 비판을 예상하고도 유보 결정을 했다며 유명무실화한 공공요금 원가연동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전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감사’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공기관 25곳과 지도·감독 소관인 중앙부처 5곳 등 총 30곳을 감사한 결과다. 이번 감사는 공공기관 혁신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대상 기간은 2017~2022년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제를 도입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 요인 등으로 같은 해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물가 안정 및 국민 부담을 이유로 인상을 막아 지난해 3월까지 6차례나 요금 조정이 유보됐다. 2021년 12월 경제현안조율회의에서 정부는 전기·가스요금을 이듬해 4월부터 올리기로 했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기재부·산업부 장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선 “요금 인상 부담을 차기 정부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기재부 전망과 달리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부터 꾸준히 올라 7월에 6.3%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12월에 5%가 됐다”며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전기·가스요금까지 올라 국민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전은 사상 최대인 32조 7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감사원은 또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전 사장 등이 지난해 4월 영국 출장 때 호텔 스위트룸에 3박을 머물며 78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차관급 공무원의 숙박비 상한액은 1박에 48만원인데 채 전 사장은 1박에 260만원을 집행했다. 부처의 갑질도 여전했다. 산업부의 한 40대 사무관은 감독 대상인 한국지역난방공사 법인카드로 총 897회에 걸쳐 3827만원어치를 사용했다. 공사 파견 직원에게 3년 반에 걸쳐 출퇴근 픽업이나 자녀 도시락 준비, 가족이 먹을 한우 포장 결제 등 업무와 무관한 행위를 강요했다. 해당 직원은 공사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위법·부당행위자 21명에 대한 징계·문책 조치를 해당 기관에 요구하고 범죄 혐의자 18명은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요청했다.
  • 기업 성장은 돕고 담합은 막고… 공정 생태계 조성 ‘시장경제의 심판’ [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기업 성장은 돕고 담합은 막고… 공정 생태계 조성 ‘시장경제의 심판’ [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유롭게 상품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시장 경제’라는 경기에서 ‘심판’ 역할을 하는 장관급 정부 기관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토대로 체급이 큰 공룡기업이 막강한 자본의 힘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일을 막아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 또 다른 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돕는다. 레거시 기업과 혁신 기업, 큰 기업과 작은 기업 등 다양한 이종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펼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경쟁하지 않고 쉬운 방법으로 이익을 남기려는 담합 기업과 불합리한 계약 조건을 내건 갑질 기업에는 거액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이란 ‘레드카드’를 꺼낸다.기업의 공정한 거래와 경쟁을 도모하는 ‘시장 경제의 파수꾼’인 공정위는 동시에 기업의 경영 활동을 규제·규율하는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공정위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적대시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을 때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을 고유 권한으로 가지고 있어, 기업에 대한 고발이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것을 막는 방패 역할 역시 공정위가 맡고 있다. 공정위는 ‘심판·조사·정책’ 3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조직이다. 공정위의 기능을 사정기관에 빗대면 이해하기 쉽다. 한기정 위원장과 조홍선 부위원장, 정진욱·김성삼·고병희 상임위원, 이정희·김동아·서정·조성진 비상임위원 등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공정거래 사건을 합의제로 심판하는 전원회의는 법원의 1심에 해당한다. 전원회의에 앞서 조사관리관이 총괄하는 조사 기능은 검경 수사 과정과 비슷하다. 공정위를 ‘경제 검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건 조사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 격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조직의 특성 때문에 공정위는 독립성과 청렴성을 존립 근거이자 생명으로 중히 여긴다. 그간 조사·정책을 총괄했던 사무처장은 지난 4월 조직개편으로 조사관리관이 신설되면서 조사 분야에서 손을 떼고 정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심판] 조홍선 부위원장은 담합 사건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무관과 서기관에 이어 카르텔조사과장과 국장까지 모든 직급에서 담합 사건을 담당한 건 현재 조 부위원장이 유일하다. 정확한 판단력, 신속한 의사 결정, 뛰어난 현안 분석과 대안 제시까지 능력 면에서 최고의 간부로 손꼽힌다. 여기에 탈권위적인 성품과 온화하고 합리적인 리더십까지 겸비했다. 이 때문에 모든 공정위 직원이 조 부위원장을 ‘베스트 간부’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공정위의 사건처리 절차와 기준 정비, 조사·정책 기능을 분리해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 시스템 개선이 조 부위원장 주도로 이뤄졌다.정진욱 상임위원은 자신을 ‘을(乙) 지킴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갑을관계 해결에 진심인 공무원이다. 법학박사 논문도 ‘가맹사업법상 거래 공정성 제고 방안에 관한 연구’를 제목으로 집필했다. 기업거래정책과장 시절 하도급법을 세 차례 개정해 3배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납품단가 조정협의체 도입 및 부당 특약 금지 규정 마련, 부당한 단가 인하 근절대책 마련·시행 등의 성과를 냈다. 정 상임위원은 공정거래 사안을 대할 때 ‘나무’와 ‘숲’을 동시에 그려 내는 스타일이다. 업무를 한 번 같이 한 직원을 ‘내 사람’으로 생각해 아끼고 챙기는 걸로도 유명하다. 정 상임위원은 주말마다 산을 찾는 등산 마니아로 공정위 산악회를 이끌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산으로는 야생화가 만발하는 소백산을 꼽았다. 김성삼 상임위원은 빠른 결단력과 업무 추진력이 돋보이는 공무원이다. 1996년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정위로 소속을 옮겼다. 공정위로 넘어온 배경에 대해 그는 “독점과 재벌개혁 그리고 경쟁 촉진만이 우리 경제 선진화의 지름길이란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에서 ‘정책통’으로 거듭난 김 상임위원은 기업집단국장을 지내며 기업 저승사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고병희 상임위원은 정책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 ‘아이디어 뱅크’로 소문이 자자하다.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 고 상임위원은 대형마트에서 팔리지 않은 신선식품의 폐기처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방안을 최초로 제안한 주인공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상임위원은 2002년 월드컵 개최지가 결정되기 전인 1996년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이 방한했을 때 국무총리비서실 의전 담당으로 행사 지원에 적극 나섰다. 그는 당시 자신의 노력이 2002년 월드컵 유치에 한 톨이라도 보탬이 됐을 거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고 상임위원은 기업집단과에 근무하면서 출자 규제, 채무보증 해소,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에 전력을 다했다. 남양유업 대리점의 갑질 행위에 대한 조치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갑을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에도 큰 역할을 했다. 깔끔한 업무 처리와 소신 있는 사건 심의로 공정위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데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차기 공정위 부위원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병훈 심판관리관은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두뇌를 지닌 엘리트 공무원이다. 2012년 미국 워싱턴대에서 법학박사(JD)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변호사 자격을 획득했다. 심판총괄담당관과 송무담당관을 역임했고, 대변인 시절에는 소통력이 탁월하단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심판관리관으로서 균형 잡힌 시각과 합리적인 판단으로 공정위 사건 처리에 완벽을 기하고 있다. 부드러운 리더십과 편안한 소통력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안 관리관의 최대 강점이다.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인생 멘토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또 아내인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과 함께 고위 공직 부부로서 국가에 헌신하고 있다. [위원장 직속] 문재호 대변인은 다재다능한 공무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내부에선 ‘공정위의 모든 일은 문재호로 통한다’는 말이 나온다. 업무 이해도와 판단력이 뛰어나 업무 처리에 빈틈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전문 분야는 카르텔·유통 정책·사건이다. 국제카르텔과장과 국제협력과장을 역임하며 국제적인 감각까지 탑재했다. 지금은 대변인으로서 공정위와 국민을 잇는 가교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의 정책 홍보가 안정을 찾은 것이 문 대변인의 공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책] 육성권 사무처장은 현재 공정위가 역대 최강의 지도부 라인업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는 데 일조했다. 직원들은 육 사무처장을 닮고 싶은 상사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배려하고 소통하는 덕장의 면모가 인기 비결이다. 육 사무처장은 27년간 공정위에 몸담으며 ‘시장 경쟁 촉진·소비자 권익 보호·갑을관계 해결’이라는 본연의 임무 수행에 주력했다. 대학원에서 공정거래법을 전공해 이론에도 해박하다. 학문적 체계를 바탕으로 한 공정거래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소신도 갖고 있다. 전성복 기획조정관은 공정위를 대표하는 기획통이다. 푸근한 인상과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공정위 내부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호감을 얻고 있다. 전 기획조정관은 소비자정책과장 시절 코로나19 사태로 위약금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업자단체, 소비자단체, 관계부처 등과 광범위한 협의·조정에 나서 감염병 관련 위약금 감면 기준을 최초로 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남동일 경쟁정책국장은 탈권위적이고 소탈한 리더로 꼽힌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일하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무 지시가 명확해 혼선이 발생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대변인을 지내면서 대국민 소통에 역량을 발휘했다. 소비자·시장감시·기업집단 등 공정위 주요 분야 업무를 두루 경험하면서 정책과 사건 조사를 아우르는 전문성도 갖췄다. 선중규 기업협력정책관은 후배 직원의 의견을 늘 경청하고 존중하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칭찬형 리더’다. 직원들 역시 선 정책관에게 두터운 신망을 보내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모든 것은 순리대로 이뤄질 것이란 신념을 갖고 있다. 선 정책관은 기업집단·기업결합 정책과 사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관련 정책과 사건에 정통했다. 초임 사무관 시절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제도를 처음 도입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박세민 소비자정책국장은 소비자·하도급 분야에 강점을 지녔다. 평소엔 매너 있는 젠틀맨이지만 업무 앞에선 무서운 추진력과 돌파력을 보여 준다. 박 국장은 기업거래정책과장 시절 단 5개월 만에 납품단가 조정 실태 조사, 익명 제보센터 구축, 납품단가 조정 가이드북 마련, 하도급 대금 연동계약서 제정·배포,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을 모두 이뤄 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조사] 송상민 조사관리관은 공정위의 경제 분석 기틀을 다졌다. 공정위 핵심 보직인 시장감시국장과 경쟁정책국장, 사무처장까지 모두 역임한 베테랑이다. 정책 분야에선 조사·정책 분리 등 법 집행 시스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했고 조사 분야에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해 제재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시장감시총괄과장 재직 당시 미국 퀄컴의 ‘특허 갑질’을 규명해 내 공정위 역사상 최대액인 1조원대 과징금을 부과해 주목받았다. 김정기 시장감시국장은 후배 직원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인간적인 리더다. 경쟁정책국장·시장감시국장·카르텔조사국장·기업집단국장 등 공정위 내 핵심 국장을 모두 경험하며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 공사 구별이 철저해 사건을 처리할 때는 굉장히 치밀하고 인간관계에선 정이 넘친다고 한다. 스스로도 ‘업무는 꼼꼼하게, 인간관계는 부드럽게’가 자신만의 신조라고 소개했다. 정창욱 카르텔조사국장은 독과점·경쟁, 대기업집단, 대·중소기업, 소비자 등 4대 주요 공정거래 정책 분야를 모두 섭렵한 정통 관료다. 지금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이권 카르텔 혁파 기조를 염두에 두고 주요 카르텔 사건 조사에 매진하고 있다. 합리적인 업무 처리로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다. 유성욱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일 처리가 깔끔하기로 유명하다.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부탁이나 지시를 하지 않는 합리적인 면모를 갖췄다. 유 국장은 유통정책관과 시장감시국장을 지내면서 공정위의 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처리했다. 구글과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형 플랫폼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적발해 제재했고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 제정을 이끌었다.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마련에도 앞장섰다. 지금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기업집단감시국장을 맡아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사건 심사관으로서 4개월 새 전원회의를 5차례나 치르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문식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정부 부처 과장 라인에 포진한 행정고시 44회 동기들을 제치고 국장으로 승진한 자타공인 공정위 에이스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관에서 주재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저서 ‘EU 경쟁법의 이해’를 국내 최초로 출간했다. 공정위 직원들에게는 EU 경쟁법 선생님으로 불린다. 제조업감시과장, 전자거래과장, 부당지원감시과장 등을 역임하며 업무 추진력도 검증받았다. 홍대원 서울사무소장은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와 글로벌 소통 능력을 겸비한 국제 경제 전문가다. 그는 피심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다. 공정거래 사건의 이면에 숨어 있는 행위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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