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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값 올려 팔아라”… 각서 갑질 CJ 檢고발 추진

    CJ제일제당이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점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각서까지 받은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최근 온라인 저가판매 방해 등의 혐의로 CJ제일제당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쯤 전원회의를 열고 CJ제일제당 측의 반박 의견을 들은 뒤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 CJ제일제당은 온라인 판매점의 저가 판매를 집요하게 방해하고 대리점의 판매 구역도 제한했다. 저가 판매 사실이 확인된 온라인 대리점을 상대로 제품 출고 중단 등의 제재를 가하며 가격 인상을 압박했다. 특히 저가 판매 대리점에 ‘앞으로 싸게 판매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서를 요구하는 등 ‘각서 갑질’까지 한 사실도 확인됐다. CJ제일제당은 저가 판매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해 온라인 판매를 감시했다. 오프라인 대리점의 영업구역을 미리 정해 놓고, 해당 구역을 벗어난 대리점의 영업을 제한한 행위도 심사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사무처는 CJ제일제당의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공정거래법 23조는 ‘거래 상대방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불공정 행위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재 블랙컨슈머의 갑질

    아재 블랙컨슈머의 갑질

    갑질 횡포 특별단속 한 달 경찰청이 갑질 횡포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10건 중 6건은 블랙컨슈머(악의적 소비자)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품 갈취, 폭력 등의 횡포를 부린 블랙컨슈머 중에는 무직이 가장 많았다. 사회적 불만을 애꿎은 종업원에게 해소한 셈이다. 블랙컨슈머를 제외한 일반 갑질 중에는 ‘직장 내 금품 착취·폭행’이 가장 많았다. 세대별·성별로 보면 4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적발됐다. 경찰은 지난달 1일 시작한 갑질 단속을 오는 12월 9일까지 계속한다고 전했다. ●1702명 검거·69명 구속 경찰청은 지난 1개월간 갑질 횡포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1702명을 검거하고 69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갑질 횡포 가해자는 연령별로 50대가 29.8%로 가장 많았고 40대(27.2%), 30대(18.3%), 60대(12.1%)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89.6%였고 여성은 10.4%였다. 하지만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은 32.5%나 됐다. 특히 10·20대 학생 피해자 150명 가운데 87명이 성범죄 피해를 당했고,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전체 갑질 사건 중 769건(59%)은 블랙컨슈머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 8월 경남 함양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담배를 피우던 성모(46)씨는 종업원이 담배를 꺼 달라고 요구하자 “손님에게 건방지다”고 소리치며 종업원의 뺨을 주먹으로 때렸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휴대전화를 사러 갔는데 기분이 나빴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해 보험금 지급이 하루 늦었다고 5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요구하는 등 154번이나 욕설을 퍼부은 경우도 있었다. 갑질로 적발된 블랙컨슈머는 무직자(32.8%)가 가장 많았고 회사원(18.3%), 자영업자(17.0%), 일용직 근로자(7.2%) 순이었다. 블랙컨슈머를 제외한 ‘일반 갑질 횡포’는 520건(41%)이 적발됐다. 가해자는 사업가(24.8%), 대기업·중소기업 사원(16.0%), 교원 등 공무원(12.7%), 무직자(11.2%), 기업 임원(4.1%) 순이었다. 지적장애 3급인 종업원을 5년간 월 100만원만 주고 부려먹은 ‘은평 중국집 노예 사건’, 10년간 임금을 주지 않고 장애인 수당 2430만원을 빼돌린 ‘청주 타이어 수리점 노예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직장·학교 주로 우월적 지위 이용 직장과 학교에서는 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 적발됐다. 지난달 6일 경기 안성의 한 공장에서는 근로수당 미지급을 노동청에 신고한 외국인 노동자를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없게 불법체류자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수차례 머리를 때린 나모(48)씨가 검거됐다. 광주에서는 지난달 9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다가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조용히 해 달라’고 요구한 경비원의 뺨을 담뱃불로 지진 입주민이 검거됐다. 또 경기 고양에서는 휴식 중인 경비원에게 “근무 똑바로 서라”고 말하며 때린 입주민이, 경남 김해에서는 사무실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때린 입주민이 검거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재 블랙컨슈머의 갑질

    아재 블랙컨슈머의 갑질

    갑질 횡포 특별단속 한 달 경찰청이 갑질 횡포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10건 중 6건은 블랙컨슈머(악의적 소비자)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품 갈취, 폭력 등의 횡포를 부린 블랙컨슈머 중에는 무직이 가장 많았다. 사회적 불만을 애꿎은 종업원에게 해소한 셈이다. 블랙컨슈머를 제외한 일반 갑질 중에는 ‘직장 내 금품 착취·폭행’이 가장 많았다. 세대별·성별로 보면 4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적발됐다. 경찰은 지난달 1일 시작한 갑질 단속을 오는 12월 9일까지 계속한다고 전했다. ●1702명 검거·69명 구속 경찰청은 지난 1개월간 갑질 횡포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1702명을 검거하고 69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갑질 횡포 가해자는 연령별로 50대가 29.8%로 가장 많았고 40대(27.2%), 30대(18.3%), 60대(12.1%)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89.6%였고 여성은 10.4%였다. 하지만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은 32.5%나 됐다. 특히 10·20대 학생 피해자 150명 가운데 87명이 성범죄 피해를 당했고,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블랙컨슈머 32.8% 무직자 최다 전체 갑질 사건 중 769건(59%)은 블랙컨슈머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 8월 경남 함양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담배를 피우던 성모(46)씨는 종업원이 담배를 꺼 달라고 요구하자 “손님에게 건방지다”고 소리치며 종업원의 뺨을 주먹으로 때렸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휴대전화를 사러 갔는데 기분이 나빴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해 보험금 지급이 하루 늦었다고 5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요구하는 등 154번이나 욕설을 퍼부은 경우도 있었다. 갑질로 적발된 블랙컨슈머는 무직자(32.8%)가 가장 많았고 회사원(18.3%), 자영업자(17.0%), 일용직 근로자(7.2%) 순이었다. ●일반 갑질은 사업가·회사원 순 많아 블랙컨슈머를 제외한 ‘일반 갑질 횡포’는 520건(41%)이 적발됐다. 가해자는 사업가(24.8%), 대기업·중소기업 사원(16.0%), 교원 등 공무원(12.7%), 무직자(11.2%), 기업 임원(4.1%) 순이었다. 지적장애 3급인 종업원을 5년간 월 100만원만 주고 부려먹은 ‘은평 중국집 노예 사건’, 10년간 임금을 주지 않고 장애인 수당 2430만원을 빼돌린 ‘청주 타이어 수리점 노예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직장·학교 주로 우월적 지위 이용 직장과 학교에서는 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 적발됐다. 지난달 6일 경기 안성의 한 공장에서는 근로수당 미지급을 노동청에 신고한 외국인 노동자를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없게 불법체류자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수차례 머리를 때린 나모(48)씨가 검거됐다. 광주에서는 지난달 9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다가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조용히 해 달라’고 요구한 경비원의 뺨을 담뱃불로 지진 입주민이 검거됐다. 또 경기 고양에서는 휴식 중인 경비원에게 “근무 똑바로 서라”고 말하며 때린 입주민이, 경남 김해에서는 사무실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때린 입주민이 검거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정현 “내일부터 국정감사 하자... 단식은 계속”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소속 의원들에 국정감사 복귀를 주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 투쟁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을 위한 새누리당 당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내일부터 국정감사에 임해달라”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나라를 위해 일해야한다는 게 당원들과 제 소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실한 국감을 통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예산을 바로 쓰고 있는지 국민께 갑질은 안 하는지를 감시하고 바로 잡도록 해 달라”고 했다. 단식농성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남 아파트 주민들, 가습기 살균제 치약을 관리소장에 선물로 줘

    강남 아파트 주민들, 가습기 살균제 치약을 관리소장에 선물로 줘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가습기 살균제에 쓰였던 성분이 검출된 아모레 퍼시픽 치약을 반품하지 않고 관리소장에 선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트위터 사용자 FO****는 “아버지가 강남구 한 아파트의 관리소장인데 평소 주민들이 유통기한이 한잠 지난 음식을 나눠주곤 했다. 어제는 치약을 가득 받아오셨는데 찾아보니 뉴스에 나온 그 치약이었다”면서 “땀 흘려서 일하시고 이런 물건 받으면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을 아버지 모습이 생각나서 더 기분이 나쁘고 불쾌하다. 못된 사람들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우리 아빠는 강남구 한 아파트의 관리소장을 하고 계신데, 평소 주민들이 음식이나 물건을 나눠주고는 한다. 꼭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것이지만. 어제는 집에 왔더니 거실에 치약이 가득했다. 불안한 기운은 역시, 뉴스를 보니 치약 이슈가. 참 대단해... — FOX-B (@FOXB_) 2016년 9월 27일 주민들 집 가서 땀 흘려 일해주고, 이런 물건 받으면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을 아버지 모습이 생각나서 더 기분이 나쁘고 불쾌하다. 못된 사람들.. — FOX-B (@FOXB_) 2016년 9월 27일 조작 아니에요. ^^;; pic.twitter.com/gQN8ys91Pa — FOX-B (@FOXB_) 2016년 9월 27일 이 치약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속 문제 성분(CMIT/MIT)이 검출됐다. 아모레 퍼시픽은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구매한 고객에 대해 환불해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주민들의 갑질은 심각한 수준이다. 인권위가 2013년 발간한 보고서는 “아파트 경비원 10명 중 3명(35.1%)은 주민들로부터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었다. 정신적·언어적 폭력이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심할 경우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당하는 경우 불안장애·우울증 등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본래 아파트 경비원은 아파트의 방범과 순찰업무를 위해 고용된 사람들이지만 실제로는 주민들이 분리수거, 청소, 주민들의 요구사항까지 들어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즈 in 비즈] 구글 증인 출석도 못 시킨 ‘무능 국감’

    [비즈 in 비즈] 구글 증인 출석도 못 시킨 ‘무능 국감’

    지난 26일 열린 미래부 국정감사에서는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은 임재현 구글코리아 정책총괄을 증인으로 불러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과 조세 회피 등의 문제를 추궁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국정감사는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지연되다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임재현 총괄은 아예 불출석 사유서를 낸 채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구글코리아는 “예정돼 있던 회사 일정 탓에 지난주에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방위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국회를 무시했다”며 들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감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경우 위원회 의결에 따라 고발 조치될 수 있으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러나 정작 국회는 ‘국회를 무시한’ 구글에 손을 쓰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국정감사 자체가 개의되지 않은 탓에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 고발 조치를 내릴 명분도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황당한 건 앞장서서 구글에 날을 세워 왔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 파행의 주역이라는 사실입니다. ‘구글세’ 법안을 발의한 것을 비롯해 구글의 불법 저작물 유통 문제와 구글플레이스토어와 국내 연령등급제 충돌 문제 등을 제기했던 새누리당이지만 정작 이 같은 논의를 구체화할 장을 열지도, 논란의 당사자를 국회에 세우지도 못했습니다. 국정감사에서의 기업인 소환은 ‘묻지마’식의 기업 길들이기라는 비판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건드리지 못하는 자본권력을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 힘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을 비롯해 ▲앱마켓에서의 갑질 ▲부실한 개인정보 보호정책 ▲서버 문제 ▲조세 회피 의혹 등 구글을 둘러싼 산적한 이슈가 다뤄져야 했습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와 언론, 학계에 이어 국회에까지 ‘불통’의 태도로 일관한 구글도 문제지만, 국내 기업들은 마구잡이로 불러들이면서 구글은 건드리지도 못하는 정치권도 무능과 무책임이라는 질타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소니코리아, 온라인 할인율보다 싸게 판 대리점에 갑질

    공정위, 3억 과징금·시정명령 고급 카메라와 캠코더 시장에서 품목별로 1, 2위를 다투는 소니코리아가 대리점의 인터넷 할인판매 가격을 통제한 불공정 행위로 3억 600만원의 과징금을 내게 됐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소니코리아는 2011년 2월부터 2013년 8월까지 DSLR, 미러리스 등 렌즈 교환식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제품의 온라인 판매 할인율을 권장소비자가의 5~12%로 제한하고 이보다 싸게 판매한 대리점은 판매 장려금을 깎고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니코리아는 따로 사람을 뽑아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제품 판매가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게 하고 최저가 위반 대리점을 반어적으로 ‘우수 대리점’으로 선정해 즉시 가격을 올리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공정위는 소니코리아가 온라인 유통업체 간 가격 경쟁을 막고 소비자가 더 싼 가격에 제품을 살 기회를 봉쇄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의 가격 경쟁은 백화점, 할인점 등 온·오프라인 시장 전체의 가격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커서 소니코리아의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면서 “유통업체들이 가격 할인을 하지 않기로 담합한 것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싸가지 없는 X, 모가지를 자른다”… 보험금 1410원 받으려 콜센터 직원에 막말

    “싸가지 없는 X, 모가지를 자른다”… 보험금 1410원 받으려 콜센터 직원에 막말

     보험사 콜센터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박모(51)씨를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11일 오후 6시 20분쯤 한 손해보험사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곧바로 지급되지 않고 하루가 지나 지급됐다는 이유로 상담원(31·여)에게 “싸가지 없는 X, 모가지를 자른다” 등의 욕설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가 범행 당일 요구한 보험금은 병원진료비 1410원이었다. 보험약관에 따르면 보험금을 청구한 지 3일 이내 지급하면 된다. 그러나 박씨는 그보다 빨리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보험금 지급이 늦었으니 5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달라고도 했다.  박씨는 이 회사 실손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한 후 2011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콜센터에 약 150차례 전화를 걸어 상담원 13명에게 욕설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3시간 넘게 상담원을 괴롭힌 날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콜센터 직원들이 겁이 나면서도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처지라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경찰이 첩보를 인지해 수사하게 됐다”며 “블랙컨슈머의 ‘갑질’을 지속해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수당 달라고?” 불법체류 약점 악용 외국인 근로자 폭행 간부 입건

    “수당 달라고?” 불법체류 약점 악용 외국인 근로자 폭행 간부 입건

    외국인 근로자가 불법체류 중인 점을 악용해 휴일근로수당을 주지 않고 폭행을 한 중소기업 간부가 경찰에 입건했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인도 국적의 A(20)씨 등 2명이 지난 4월 입사 이후 휴일근무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기숙사로 찾아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폭행한 D업체 간부 나모(4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나씨는 추석명절 연휴를 일 주일가량 앞둔 지난 6일 오후 9시쯤 공장 기숙사로 찾아가 A씨 등 외국인 근로자의 머리채를 잡고 욕설을 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나씨는 A씨와 언쟁을 벌이던 중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없도록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경찰에 불법체류자로 신고해 처벌받게 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폭행·협박·업무방해 등 소위 ‘갑질 횡포’를 연말까지 특별단속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정진석 “농촌 어려운 상황…김재수 장관 흔들기 그만하라”

    정진석 “농촌 어려운 상황…김재수 장관 흔들기 그만하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더불어민주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거듭 추진한 데 대해 “제기된 의혹이 상당부분 아닌 것으로 판명 났고, 어제까지도 여야 의원들의 정책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농촌이 매우 어려운데 농림장관을 흔들면 커다란 농정 공백이 생긴다”며 이같이 해임건의안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어버이연합 청문회 혹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을 받아주면 해임건의안을 철회하겠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정세균 국회의장 및 여야 3당 원내대표의 공동 방미를 언급한 뒤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면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했더니 ‘나중에 생각해 보겠다’고 했는데, 방미 일정이 끝난 뒤 또다시 이를 꺼냈다”며 “이건 갑질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해임건의안 표결을 강행하는 것은 제1야당인 더민주의 힘자랑 말고는 명분이 없다”며 “집권을 지향한다는 더민주는 운동권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정의당과는 조금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과 국정은 안중에도 없는 이런 더민주의 무책임한 처사에 대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단호하고 결연하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이 싸움은 우리 농민들을 위해 농정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표결에 대비해 비상대기할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불길 속에서 살신성인 실천한 의인 안치범씨

    한 젊은이의 의로운 죽음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서울 마포에 사는 안치범(28)씨는 최근 자신이 사는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자 잠자는 이웃 주민을 일일이 다 깨워 목숨을 구하고 정작 자신은 유독 가스에 질식돼 끝내 하늘나라로 갔다. 자신을 보호할 어떤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어떻게 그 뜨거운 불길 속에 뛰어들 생각을 했는지 그의 살신성인(殺身成仁)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그의 죽음을 접하고 가슴 한쪽이 시리면서도 따뜻해짐을 느낀다는 이들이 많은 것은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할 의로운 행동 때문이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화재 현장에서 탈출했다. 119 신고로 할 일 다했다고 해도 뭐라 할 이가 없지만 그는 다시 연기가 가득 찬 건물로 뛰어들어가 방마다 초인종을 눌러 이웃들을 대피시켰다고 한다. 그 덕분에 단 한 명의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끔찍한 참사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 젊은이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면서 이 세상을 바꾸는 이들은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말없이 자기 몫을 다하는 평범한 이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요란하게 사회 정의를 외치고, 다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이들은 오히려 온갖 비리와 ‘갑질’로 국민을 멍들게 했다. 하지만 아직 취직도 못하고 성우의 꿈을 키웠던 한 청년은 곤경에 처한 이웃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높은 지위와 부를 누리면서 사회적 책무는 저버리는 사회지도층들이 득실대는 우리 사회에 울린 경종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길 가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살인까지 저지르는 무서운 세상이다. 나만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세상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회공동체에 대한 가치가 무너진 지 오래다. 그렇기에 안씨 같은 의인(義人)이 있어 우리 사회는 아직 살아갈 만하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고위 공직자 출신인 안씨의 아버지는 “처음에는 불길 속에 뛰어든 아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피 끓는 심정을 생각한다면 흔치 않은 반응이다. 이제 사회가 답할 차례다.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하지 않고, 나아가 유가족에게 “자식을 잘 키웠다”고 감사와 애도의 마음을 전하려면 안씨를 ‘의사자’로 예우해줘야 한다.
  • ‘회장 갑질 폭로’ 돈 요구했다가 실형

    회장의 ‘갑질 횡포’를 언론에 폭로하겠다며 억대 합의금을 뜯어내려 한 운전기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부장 신광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송모(42)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판결은 송씨가 상고를 포기해 확정됐다. 재판부는 “1심에서 선고한 형량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여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실형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송씨는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중랑구 자신의 집에서 소수제조사인 무학의 관리팀장에게 전화해 “몽고식품 사태를 아느냐, 대기업 회장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언론사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며 최재호(56) 회장의 횡포를 폭로하겠다고 겁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폭로 방송이 나가면 회사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합의금을 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다음날 무학 특판사업부장에게 2차례, 대표이사에게 1차례 전화해 “몽고식품 수행기사는 회사에서 1억 5000만원을 받고 합의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경쟁업체에 제보하고 사례금을 받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2014년 4∼10월 무학에서 회장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송씨는 ‘몽고식품 갑질 논란’ 등으로 갑질 횡포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학 측 고발을 접수한 검찰은 송씨의 주장이나 협박과 달리 범죄행위로 볼만한 회장의 행동은 없었다고 판단해 송씨를 재판에 넘겼다. 앞서 1심은 “허위사실을 유포할 것처럼 행세해 금품을 갈취하려 하는 등 죄질이 무척 좋지 않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친인척 보좌관 채용 금지 예외 두겠다는 국회

    눈앞에서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게 있다.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이다. 얼마 전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특권을 스스로 손보겠다며 국회의장 직속의 자문기구를 출범시킨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그래 놓고 그새 딴소리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에 예외 조항을 만들겠다고 한다. 친인척 채용을 원칙적으로는 금지하되 객관적 경력이나 자격을 심사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제 국회 정치발전특위에서 방안이라고 내놓은 게 그렇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얼굴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없다. 지난 6월 더민주의 서영교 의원을 필두로 새누리당 의원들도 친인척을 보좌관에 대거 채용한 사실이 무더기로 들통났다. 전수조사를 하지 않아 그 정도에서 덮였지 놀란 가슴을 쓸었을 의원들이 한둘 아니었을 것이다. 직접 채용은 물론이고 친인척을 서로 바꿔 품앗이 채용하는 교묘한 방법까지 관행으로 동원했다. 그 사실을 국회 주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가족 채용에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을 때 여야 의원들은 당장 내일 모든 특권을 다 내려놓을 듯 바짝 엎드렸다. 그렇게 호들갑이더니 이제 와 ‘객관적 자격’이 있으면 친인척 채용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엉뚱한 얘기를 꺼내는 것이다. 경력과 자격의 객관성은 누가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건가.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어느 국민이 납득할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정치발전특위는 앞으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더 논의하겠다고 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리다. 발등의 불만 끄면 딴소리하는 의원들의 못된 버릇은 특권보다 더 시급히 손볼 대상이다. 월급 100만원 남짓한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해 전전하는 청년들이 줄을 섰다. 의원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연봉 수천만원의 직장을 보장해 준다면 국민을 상대로 국회가 계속 눈먼 갑질을 하겠다는 억지나 다를 게 없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 불신의 깊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했으면 여당 대표가 ‘국해(國害)의원’이라는 시쳇말을 연설문에 동원했겠는가. 특권 내려놓기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친인척 채용 근절 약속은 그중에서도 시작일 뿐이다.
  • [In&Out] 어린이에게 꿈을 주는 프로야구/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In&Out] 어린이에게 꿈을 주는 프로야구/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잘나가는 운동 선수들이 각종 일탈행위로 퇴출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해 프로 선수를 쫓아내는 것은 선수가 쌓아 놓은 명성은 물론 일과 소득, 거기다 미래까지 빼앗는 가혹한 일이다. 그러니 신중해야 하고 또 공평해야 한다. 단지 유명하다고 공인처럼 엄한 도덕률을 적용해선 안 된다. 잘못에 대한 벌은 딱 잘못한 만큼이어야 한다.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도 그렇다. 경찰에 입건만 돼도 퇴출시키곤 하는데 ‘무죄추정의 원칙’이 체육계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젊은이에게는 낭만을, 국민들에게는 여가 선용을.’ 프로야구 출범 때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지금 봐도 멋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자라나는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가혹하다 싶은 퇴출도 아마 그런 영향을 생각한 까닭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좀 막연하고 일관성도 없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퇴출을 법원에서 다룬다면 한국야구위원회나 구단의 결정과는 사뭇 다른 결정들이 속출할 것이다. 몇 사람의 일탈이 미치는 영향보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이를테면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승리지상주의’가 그렇다. 성적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무한도전의 사회에서 프로야구는 그 정점을 보여 준다. 역사적 명장의 반열에 올랐던 김응룡 감독의 마지막도 성적에 따른 퇴출이었다. 선수 생명을 건 혹사도 많다. 김성근 한화 감독 논란은 박철순의 말처럼 1등이었다면 없었을 수도 있다. 어떻든 이기면 된다는 풍토가 어린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상대가 꼭 이겨야 할 적수가 아니라 서로 자매애의 정신으로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는 생각을 배울 수는 없을까. 그게 아니라도 뭐든 이목을 끄는 잘못을 했다면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쉬운 해고’가 주는 교훈은 뭘까. 설령 잘못이 있어도 딱 잘못한 만큼만 벌을 받는다거나 진심 어린 반성을 하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편이 훨씬 더 교훈적이지 않을까. 야구를 하는 조카는 중학교 1학년생인데도 야구장에서 산다. 추석 연휴에도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고등학교 진학이 걸려 있어 어쩔 수 없단다. 매일 야간훈련을 받고, 감독이 원하는 기량에 미치지 못하면 새벽 2시까지 훈련을 받기도 한단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너무 힘들단다. 앞으로 조카에게 어떤 삶이 펼쳐질지 모르겠다. 다만 운동을 그만두는 날까지 흘릴 땀이 엄청날 거란 사실은 분명하다. 한번 시작하면 도태되거나 쫓겨나면 모를까, 마치 컨베이어벨트에 올라 탄 사람처럼 스스로 그만둘 수도 없는 힘든 과정이다. 열심히 한다고 프로선수가 되는 것도 아니다. 훈련을 거듭하고, 경쟁도 거듭해야 한다. 프로선수들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친 사람들이다. 야구만 20년 넘게 했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단박에, 형사처벌로 치면 벌금 100만원 남짓의 잘못만으로 쫓아내는 일은 온당치 못하다. 프로야구가 진짜 꿈을 주려면 선수들이 ‘약자’여서 당하는 설움부터 없애야 한다. 사람이 사람 대접을 받는 원칙과 상식부터 회복해야 한다. 미국처럼 선수노동조합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노조 활동을 통해 선수들의 인권을 지키며 구단의 갑질에 대응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약자의 설움을 당하지 않고, 당당한 직업인으로 대접받을 가장 현실적인 방안인 것은 틀림없다. 승리지상주의에 매몰돼 선수를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부품쯤으로 여기지 않고, 인권을 보장받아야 할 사람으로 여기는 풍토부터 정착시켜야 한다. 사람 대접받는 프로야구, 그래야 진짜 꿈을 줄 수 있다.
  • [길섶에서] 전기세와 전기료/최광숙 논설위원

    아직도 전기료보다 전기세가 입에 붙은 세대다. 전기세는 전기세금, 전기료는 전기요금의 줄임말이다. 전기를 사용하고 지불하는 금액은 강제로 국가에 내는 세금이 아니라 각자 쓴 만큼 한전이라는 회사에 내는 것이니 전기료라는 말이 옳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 두 단어가 혼용해서 쓰이고 있는 이유는 전기료가 세금처럼 받아들여진 탓이 아닐까 싶다. 불합리한 누진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공급자인 기업에 세금 내듯 전기료를 꼬박꼬박 바쳐 왔다. 소비자가 왕이긴커녕 기업의 횡포에도 말도 못 했다. 기업의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 정부와 한전이 ‘부자 감세’를 들어 누진세 폐지를 반대하는 것도 희한한 논리이지 싶다. 한 지인은 8월 전기료로 150만원을 냈다고 한다. 누진세를 비웃기라도 하듯 부유층은 에어컨을 마음껏 틀며 시원하게 여름을 났다. 반면 대부분의 가정은 가마솥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쳐다만 보는 처량한 신세였다. ‘부자 감세’라는 부작용보다 ‘에너지 불평등’ 심화만 확인한 셈이다. 규제 없는 독점적인 요금제의 수명이 다했다는 것이 올 폭염이 준 교훈 아닐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한국 우습게 본 ‘비자의 갑질’ 반년새 105만명이 등돌렸다

    한국 우습게 본 ‘비자의 갑질’ 반년새 105만명이 등돌렸다

    내년 점유율 1위도 장담 못해 경쟁사 마스타와 인롄은 증가 국내 카드사 美 본사 항의방문 국제 카드사인 미국 비자(VISA)가 중국과 일본을 빼고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 해외이용(결제) 수수료 인상을 추진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반년 새 비자카드 발급 장수와 이용금액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되면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더 커져 ‘점유율 1위’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5년 말 비자카드 발급 수(누적 기준)는 4390만 5000건으로 1위다. 시장 점유율은 전체 국제카드의 거의 절반인 46.8%다. 하지만 올 6월 말에는 4285만 2000건으로 105만 3000건 줄었다. 같은 기간 ‘경쟁 관계’인 마스타카드는 3485만 1000건에서 3513만 8000건으로 28만 7000건 늘어났다. 인롄카드는 324만건에서 399만 6000건으로 75만 6000건(23.3%)이나 급증했다. 아맥스, 다이너스 등 기타 카드도 5.9%(1158만 8000건→1227만 4000건) 증가했다. 일본 유일의 국제 신용카드 브랜드인 JCB카드가 31만건에서 27만건으로 줄었지만 비중이 다른 카드에 비해 극히 미미해 의미가 적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비자카드만 ‘역주행’한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쓴 국제 카드 이용금액 비중 역시 비자카드의 경우 2015년 1분기 56.3%에서 올 1분기 54.0%로 2.3% 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마스타카드는 32.0%에서 35.4%로 늘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지난 5월에 불거진 비자카드의 ‘수수료 갑질’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것 같다”면서 “한국에서만 수수료를 올리려 하는 문제뿐 아니라 자사의 보안 시스템 강요 등 여러 논란이 중첩돼 하반기 실적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과 한국YMCA전국연맹 등 소비자단체들은 조만간 비자카드 불매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다.앞서 비자카드는 지난 5월 한국의 해외결제 수수료율을 내년 1월부터 1.0%에서 1.1%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우리, 하나, BC)는 미국 비자카드 본사를 직접 방문해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자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한 카드사 임원은 “비자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고 성토했다. 수수료에 민감한 ‘알뜰 직구(직접구매)족’들은 ‘말’(카드사)을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비자카드 측은 “수수료율은 소비자 선택의 문제”라며 “(비싼 수수료를 물더라도) 비자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국 소비자 물로 본 비자카드 ‘나홀로 역주행’..반년 새 카드발급 100만장 급감

    국제 카드사인 미국 비자(VISA)가 중국과 일본을 빼고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 해외이용(결제) 수수료 인상을 추진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반년 새 비자카드 발급 장수와 이용금액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되면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더 커져 ‘점유율 1위’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5년 말 비자카드 발급 수(누적 기준)는 4390만 5000건으로 1위다. 시장 점유율은 전체 국제카드의 거의 절반인 46.8%다. 하지만 올 6월 말에는 4285만 2000건으로 105만 3000건 줄었다. 같은 기간 ‘경쟁 관계’인 마스타카드는 3485만 1000건에서 3513만 8000건으로 28만 7000건 늘어났다. 인롄카드는 3240만건에서 3996건으로 75만 6000건(23.3%)이나 급증했다. 아맥스, 다이너스 등 기타 카드도 5.9%(1158만 8000건→1227만 4000건) 증가했다. 일본 유일의 국제 신용카드 브랜드인 JCB카드가 31만건에서 27만건으로 줄었지만 비중이 다른 카드에 비해 극히 미미해 의미가 적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비자카드만 ‘역주행’한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쓴 국제 카드 이용금액 비중 역시 비자카드의 경우 2015년 1분기 56.3%에서 올 1분기 54.0%로 2.3% 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마스타카드는 32.0%에서 35.4%로 늘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지난 5월에 불거진 비자카드의 ‘수수료 갑질’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것 같다”면서 “한국에서만 수수료를 올리려 하는 문제뿐 아니라 자사의 보안 시스템 강요 등 여러 논란이 중첩돼 하반기 실적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과 한국YMCA전국연맹 등 소비자단체들은 조만간 비자카드 불매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비자카드는 지난 5월 한국의 해외결제 수수료율을 내년 1월부터 1.0%에서 1.1%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우리, 하나, BC)는 미국 비자카드 본사를 직접 방문해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자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한 카드사 임원은 “비자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고 성토했다. 수수료에 민감한 ‘알뜰 직구(직접구매)족’들은 ‘말’(카드사)을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비자카드 측은 “수수료율은 소비자 선택의 문제”라며 “(비싼 수수료를 물더라도) 비자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이런 증인 채택으론 맹탕 국감·청문회 못 막는다

    조선·해운업의 부실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구조조정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국회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가 어제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청문회는 소중한 절반의 시간을 성과 없이 흘려보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핵심 증인’이 끝내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권이 증인 채택을 요구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빠져 처음부터 책임 규명은커녕 ‘맹탕 청문회’가 우려되긴 했다. 이번 청문회는 홍 전 행장이 지난 6월 인터뷰를 통해 정부와 청와대의 경제정책 최고책임자들이 대우조선의 심각한 부실을 알면서도 4조 2000억원의 혈세 투입을 밀어붙였다는 사실을 폭로한 데서 비롯됐다. 홍 전 행장은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최 전 부총리와 안 수석으로부터 정부의 결정을 전달받았고, 나는 들러리에 머물렀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 진실을 원한다. 당시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았다면 당사자들이 청문회에 나와 천문학적 혈세를 날려 버린 대우조선 사태의 전말을 밝혀야만 한다.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는 당리당략의 도구가 된 지 오래다. 이번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끝까지 특정 증인 후보들에 대한 보호막 역할을 하려 했고 야당은 증인 채택 문제를 협상의 수단으로 악용하려 했다. 청문회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증인 채택을 앞세운 기싸움에서 이겨 상대 당의 기세를 꺾는 데 더 큰 목적을 둔 것이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을 두는 셈이다. 26일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또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감 자체보다 증인 채택 문제에 여야는 더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이번 국감에서는 지난해의 4173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증인이 채택될 것이라고 한다. 직무와 관련 없는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는 갑질 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질문과 응답을 통해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보다는 마치 증인들을 불러 벌주고 망신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과거 국감에서는 기업인 등을 무더기로 불러 놓고 무턱대고 호통을 치거나 아예 질문조차 하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 이번에도 여야 의원들이 증인으로 신청한 기업인이 15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정보위 야당 의원들은 최근 귀순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의 증인 채택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우병우 민정수석 등은 반드시 불러내 최소한 최근의 부실한 인사검증 이유 등을 추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직무와 별 관련 없는 증인을 무더기로 채택하는 것은 구태 중의 구태다. 청문회와 국정감사는 국회가 진행하는 매우 중요한 의정 활동이다. 적절한 증인들을 불러 묻고 답하며 실정(失政)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
  • [新전원일기] 철학을 심고 삶을 일군다…욕심 버리고 생명 키운다 …속도 줄이고 느리게 걷자

    [新전원일기] 철학을 심고 삶을 일군다…욕심 버리고 생명 키운다 …속도 줄이고 느리게 걷자

    귀농이나 귀촌, 생태운동이나 자연농법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추천하는 ‘최고의 귀농 바이블’이 바로 일본인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라는 책이다.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 무경운을 실천하는 완전 자연농법의 필요성을 주장한 이 책을 번역한 최성현(60) 작가는 무려 30년째 귀농 생활을 해 온 자급농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 세계 16개국 언어로 번역돼 자연주의자들의 귀감이 됐고, 지금까지도 ‘자연에 가장 해를 덜 끼치면서 인간 스스로에게도 가장 이로운 농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나는 친구의 추천을 통해 생태적 귀농의 또 다른 대부라 할 수 있는 야마오 산세이의 ‘더 바랄 게 없는 삶’, ‘어제를 향해 걷다’를 읽으며 ‘과연 이토록 아름다운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번역자가 누굴까’ 하고 궁금해했다. 그리고 지난주 그를 만났다. 그는 충북 제천 산골에서 홀로 지내며 자연농법을 실험하다가 지금은 가정을 이루어 강원 홍천에서 3대가 함께 사는 귀농 생활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아내와 어머니께서 풍성한 시골 밥상을 그득하게 차려 놓으신 채 기다리고 계셨다. 때아닌 진수성찬을 얻어먹으며 가족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알고 보니 최씨 부부는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를 통해 작가와 독자의 인연으로 만나 결혼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최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지구학교’를 열어 지금까지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 온 자연농법의 기술을 가르친다. 지구학교는 커다란 건물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원두막에서 자연과 벗하며 최씨가 자연농법을 배우는 살아 있는 귀농 멘토링 장소다. 그는 ‘쥐구멍에 볕들이기’라는 정감 어린 이름의 모임도 함께 운영하며 ‘경청’을 유일한 원칙으로 삼아 그 누구도 서로에게 갑질을 하지 않는 완전한 평등을 추구하는 소통과 놀이문화도 실험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00% 책의 영향이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라는 책이다. 내게는 복음서였다. 그만큼 강력했다. 1988년 3월에 충북 제천으로 귀농했다. 마을과 3㎞ 정도 떨어진 산속이었다. 집 한 채가 있을 뿐인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살았다. 그런데 2007년 무렵 제천시가 새로 제정한 문화·관광 개발 지역에 그곳이 포함돼 됐다. 떠나야 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제3의 터전을 찾을 생각이었다. 부부간에 긴 대화를 나눴다. 그 결과 내 고향을 사원으로 삼기로 했다. →보통 귀농 하면 도시 생활의 염증 때문에, 복잡하고 비정한 도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안티 도시’로서의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최성현 농가의 귀농은 좀 다르다. -그것도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 준 영향 때문이다. 그 책을 읽은 뒤로 나는 누굴 만나나 자연농법을 이야기했다. 그 얘기밖에 할 줄 몰랐다. 그렇게 길이 정해졌다. 높은 곳에는 다른 사람들이 가게 내버려 두고, 나는 바닥에서 자연농법으로 자급자족을 하며, 철학을 연구하고, 시를 짓고 싶었다. 그게 가장 좋다고 그 책은 나에게 아주 강력하게 말했다. 문명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후쿠오카의 말에 나는 100% 공감했다. →주로 어떤 농작물을 어떤 농법으로 기르고 있는지, 올해 폭염 때문에 힘들진 않았나. -1000평 정도의 땅에 주곡인 벼농사를 비롯해 여러 가지 콩, 수수, 녹두, 팥, 옥수수, 보리, 호밀과 같은 잡곡 농사도 하고 있다. 감자, 고구마, 야콘, 땅콩, 배추, 무, 파, 오이, 호박, 고추, 부추, 들깨, 수박, 참외, 오크라, 딸기, 가지, 토마토, 옥수수, 토란 등이 있고, 산야초나 과일나무도 있다. 처음엔 땅이 황폐했다. 화학비료와 트랙터에 오랫동안 시달려 온 밭이라 땅이 기력을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자연농법을 실현한 지 5~6년 만에 그동안 떠났던 수많은 벌레들, 풀들, 동물들이 돌아오며 땅이 살아났다. 땅이 웃음을 찾게 된 것이다. 땅을 갈지 않기 때문에 물을 더럽히지 않는다. 비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땅을 더럽히지 않는다. 풀 두고 가꾸기를 하기 때문에 지구의 열기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자연농법은 가뭄에 강하다. 모든 논과 밭이 풀과 풀의 잔사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병충해에도 강하다. 벌레를 죽이는 농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천적들이 알아서 균형 있는 생태계를 유지한다. →농사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완전 자급농이다. 상업적으로 농산물을 내다 파는 것이 거의 없다. 가족들 먹고사는 것이 풍족하지 않지만 삶의 가치를 실천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어서 좋다. →농촌에서 가정을 꾸려 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가사노동 분담은 어떻게 하나. -아내와 어머니가 계시기에 요리는 내 차례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가끔 설거지를 할 뿐이다. 쓰레기통 비우기와 분리 배출은 늘 내가 한다. 청소도 하고 그러지만 어머니나 아내가 보기에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우리 애는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이다.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튼튼한 몸, 둘째는 책 읽는 버릇이다. 우리 부부는 그걸 돕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도 아이에게 좋다. 그리고 혼자서도 자연농법으로 논밭 농사를 해낼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자연농법은 정말 좋다. 인류의 미래가 거기에 있다. 아이 인생에 자연농법을 선물로 주고 싶다. →‘오래 봐야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에 보면 살아오면서 느낀 자연의 가르침, 일상의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다. 귀농 이전과 이후의 가장 큰 차이라면. -만약 귀농을 하지 않고, 일이 잘 풀렸다면 지금쯤 대학의 철학 선생이 돼 있을 것이다. 대학은 대학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지만 대학 바깥은 바깥대로 좋다. 무엇보다도 자유스러워 좋다. 아무도 연구비를 주지 않는 건 아쉽지만(웃음). 인류는 현재 지구를 파괴하는 부끄러운 방식으로 밥상을 차리고 있다. 인류의 농업은 환경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 나는 그 길을 찾고 있다. 씨앗을 뿌리며, 논둑을 거닐며…. 그 길에서 찾은 새로운 인생의 아름다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 →생태적인 비전을 꿈꾸는 지구학교는 어떤 곳인가. -인류는 인류라는 우물에 갇혀 눈이 있으되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로 살고 있다. 우물에서 나와 지구에서 보면 인류는 큰 벌레다. 무서운 속도로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경악스러운 속도로 지구를 먹어치우고 있다. 앞날이 걱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큰 탈이 날게 분명하다. 자연농법은 현재까지 인류가 찾아낸 가장 지구에 좋은 길이다. 거기서 출발하자는 게 지구학교다. 교재는 나의 논밭이다. 자연농법의 철학과 실제를 배운다. 3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에 한 번 모인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다. 고등학교 학생, 무직자, 가정주부, 종교인, 회사원부터 정년 퇴직 대학 교수까지 다양하다. 30대가 가장 많다. →귀농·귀촌을 준비하거나 꿈꾸고 계신 분들께 조언을 해 준다면. -세상에서, 혹은 그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 먹는 것을 먹고, 가장 가난한 사람이 사는 집에서 살아도 좋다고 여기는 자리까지 가면 좋다. 그것이 편하고 미래도 밝다. 환경과 나는 하나다. 다른 방식으로 말하면 나와 나 아닌 것은 하나다. 나는 나 아닌 것이 있어서 산다. 나 아닌 것에 잘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해야 한다. 남에게 욕을 하면 금방 욕이 내게로 돌아오는 것처럼 공기와 물, 땅에서도 같다. 돌아온다. 반드시 돌아온다. 소나 닭이나 돼지도 같다. 모든 것이 그렇다. 그의 농가에서 잊을 수 없는 세 가지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농가의 밥상이었다. 그의 부인과 어머니께서 직접 차려 주신 농가의 밥상에는 고기나 생선이 전혀 없이도 최고의 맛을 내는 고유의 식재료들이 가득했다. 햇감자와 강낭콩을 가득 넣어 만든 잡곡밥, 집에서 빚은 된장의 구수함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된장찌개, 온갖 나물과 푸성귀들로 만든 밑반찬들, 그저 고추장에 찍어 먹기만 해도 맛있는 오이, 그리고 멜론처럼 연둣빛 빛깔을 내면서 멜론보다 훨씬 달콤한 맛을 내는 신기한 참외까지. 그 모든 것이 자연농법의 축복이었다. “많이들 먹어요”를 연발하시는 어머니 덕분에 배가 이미 부른데도 먹고 또 먹었던 풍성한 밥상은 잊지 못할 환대의 기억이다. 두 번째는 탐나는 작업실이었다. 툇마루와 장지문과 구들장이 남아 있는 낡은 한옥이 그의 작업실로 쓰이고 있는데, 작업실의 분위기가 너무 아늑해 저절로 글이 술술 풀릴 것 같은 설렘을 느꼈다. 밤에는 쏟아지는 별빛과 은은한 달빛을 벗 삼아 더욱 용맹정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 번째는 바로 내가 떠날 때 그가 손에 쥐여 준 햇밤 세 알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워낙 비가 쏟아져서 차가 막힐까봐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하려고 황급히 자동차문을 닫으려는 내게 그는 ‘햇밤 세 알’을 내 손에 꼭 쥐여 주었다. 방금 밤나무에서 떨어진, ‘제때 여물어 제때 떨어진’ 밤알들이었다. 느림의 철학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그를 인터뷰하고는 나도 모르게 ‘빠름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지금도 그 햇밤 세 알을 새하얀 접시에 담아 두고, 방 안으로 성큼 쳐들어온 때 이른 가을 향기에 뭉클한 희열을 느낀다. 남들보다 빠르고,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바라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까지도 착취하며 살아왔다. 뒤돌아보니 나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더 성숙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고, 때로는 나 자신이 ‘조숙함’을 넘어 ‘웃자라 버린’ 느낌에 쓸쓸해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성장 신화의 내면화’였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오래 피어나는 꽃이 되고 싶었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존재의 모습이 아니라 인공의 신화였다. 그렇게 빨리, 많이, 오래 피는 꽃은 생화가 아니라 조화인 것이다. 내 방 안에 조금 일찍 도착한 가을 소식, 이 햇밤 삼형제를 당분간 먹지 않아야겠다. 이 눈부신 가을의 징표로, 그리고 ‘지구학교’를 다녀온 ‘미숙한 청강생’의 마음으로 간절한 바람을 실어 보낸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기를. 우리가 자연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이 순간이 ‘지구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학교’에 입학하기에 너무 늦지 않은 순간이기를. 글쓴이 작가 정여울 2013년 제3회 전숙희 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이 있다.
  • [생각나눔] “퇴비냄새 호들갑” vs “지역구 챙기기”

    이 의원, 행정부시장에게 전화 이춘희 시장과 관계도 논란 여지 도·농지역선 악취 민원 흔해 일부 “일반인 민원도 법석떠나” “농촌에서 악취 민원은 흔한 것인데 그때마다 법석을 떨어야 하느냐”는 주장과 “국회의원이 지역구 민원 챙기는 게 뭔 문제냐”는 주장이 여전히 맞섰다. 총리 출신 7선 의원 이해찬(64) 의원이 세종시에 제기한 ‘퇴비 악취 민원’에 대해서다. 특히 자치단체가 야단법석을 떨은 것을 두고 ‘황제 갑질’이란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15t의 분뇨를 뿌렸으니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고, 농사를 모르는 귀농 도시인들의 무지라는 농부들의 비판도 있다. 스마트시티를 강조하는 신생 도시 세종시는 연기군 등 농촌에서 도시로 급격히 변화하는 도농복합 지역인 만큼 공동체가 서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시작은 지난달 10일 A씨가 세종시 전동면 미곡리 자신의 밭 300평에 아로니아를 재배하려고 돼지분뇨 퇴비 15t을 뿌리면서 불거졌다. 이 의원이 지난해 2월 입주한 전원주택과 100m가 채 안 떨어진 곳이다. 분뇨 냄새는 온 마을에 퍼졌다. 주민 몇몇이 이 의원에게 세종시에 얘기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가 시에 악취를 해결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그런데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같은 달 18일 해외에 갔다 돌아온 이 의원은 참다못해 한경호 세종시 행정부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분뇨 냄새가 심한데 조치가 없다”고 전했다. 이후 세종시의 대응은 신속했고, 과도했다. 시는 이튿날 A씨의 밭에서 시료를 채취해 충남농업기술원 등에 분석을 의뢰했다. 시 공무원이 A씨가 돼지분뇨를 가져온 천안의 농장을 여러 번 찾아가 시료채취 등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이 의원이 직접 민원을 넣은 사흘 뒤인 21일 결국 흙과 뒤섞여 있는 퇴비를 전부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겼다. 흙까지 약 56t, 8t 트럭 7대분을 모두 자비로 치웠다. 이날은 한 부시장까지 출동했다. 농민 A씨는 이런 호들갑에 농사 걱정을 뒤로하고 말없이 따라야 했다. 지난 2일 나온 측정결과, 시료의 악취는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권력 남용이란 논란이 불거지자 이 의원실은 지난 2일 해명자료를 냈다. “악취가 심해 인근 주민들이 다른 데로 피신하고 폭염에도 문을 꼭꼭 잠그고 생활하는 불편을 겪었다. 법에 따라 분뇨수거 명령을 내렸고 측정 결과 아연함유량도 1.845㎎/㎏이 나와 기준치 1.200㎎/㎏를 초과했다. 전 주민이 쓰는 지하수의 오염을 막기 위해 긴급히 수거조치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지역구 민원을 챙기는 것은 다반사 아니냐”고 반문하고 “이 의원이 마을에 살고 있어 말이 더 나오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춘희 세종시장 등 세종시 집행부와 이 의원의 인연이 신경을 더 쓰게 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정부 시절에 함께 일하고 몹시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의원의 민원이라면 시에서 더 발벗고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 의원이 민원 제기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의 한 주민은 “먼저 당사자끼리 얘기하다 안 되면 관청에 민원을 제기하는데 이번 일은 처음부터 시에 민원을 제기한 거 같다”면서 “일반 시민이 그런 민원을 했으면 시에서 그렇게 법석을 떨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세종시가 농촌에서 도시화되면서 갈수록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을 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호들갑을 떨 거냐”고 꼬집었다. 농민들은 더 비판적이다. “아로니아 같은 농작물는 퇴비가 많이 필요한데 이 의원이 농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세종시는 2012년 7월 출범 이후 수십 건에 그치던 축산 악취 관련 민원이 2014년 66건, 2015년 108건에 이어 올해 8월까지 63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세종시 관계자는 “도시에서 전입한 사람들의 민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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