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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4차산업보다 하위 30% 위한 ‘비첨단 일자리’ 챙겨라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4차산업보다 하위 30% 위한 ‘비첨단 일자리’ 챙겨라

    어떤 생각에서 나온 발언일까 궁금했다. 아무리 ‘미스터 쓴소리’라고는 하지만 유력 대선 후보의 공약을 거침없이 정면으로 비판하는 속내가. 박병원(65)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얘기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모임에 참석해 “돈 벌어서 세금 내는 일자리가 늘지 않는데 돈을 쓰는 일자리가 얼마나 오래 지탱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공공 부문에서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의 공약을 정면 반박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 회장실에서 박 회장을 만나 발언의 진의를 물어봤다. 박 회장은 “돈 버는 일자리부터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상위 70%는 나라가 걱정 안 해 줘도 본인이 다 알아서 취직하는데 정부는 엉뚱한 걸 일자리 대책으로 내놓고 있어요. 4차 산업혁명, 벤처 이런 걸로 ‘어려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치중할 게 아니라 하위 30%를 위한 ‘쉬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우선해야죠.” 그는 또 “세계 최강의 반도체 산업을 이룬 제조업처럼 서비스업과 농업도 똑같은 과정을 밟아서 발전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2시간 넘게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일자리와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때로는 탁자를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목소리를 높였다.→‘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를 비난하는 발언은 어떻게 나왔나.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려 한 게 아니다. ‘어떻게 나라가 되는 게 없는 나라가 됐냐. 바로 옆의 나라(중국)는 안 되는 게 없는데. 세금 들여서 공무원 일자리 만드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중국처럼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된다’는 점을 얘기한 거다. 한국은 식량, 에너지 등 원자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 경제의 숙명은 30%는 달러를 버는 일자리이고, 달러 버는 일자리를 포함해 돈 버는 일자리 10개를 만들어야 돈 쓰는 일자리 한 개를 만들 수 있다. 돈 버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되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그게 요지였는데, 언론은 늘 대립 구도 만들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돈 버는 일자리는 어떻게 만드나. -제조업이 경제의 기둥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그거 가지고 우리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절대 다 만들어 줄 수 없다. ‘중국이 하는 짓은 우리도 다 하자. 중국이 돈 벌고 일자리 만드는 건 우리도 다 하자.’ 그게 제 처방이다. 중국이 세계 드론 시장의 90%를 장악했는데 왜 우리는 못 했냐. 우리는 된다는 게 하나도 없다. 원격 진료도 안 된다, 호텔을 짓겠다고 해도 학교 200m 안에 있다고 못 하게 한다. 케이블카 만든다고 해도 산양(山羊)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그거 말고도 중국은 국립공원 입장료 받는데 왜 우리는 안 받냐. 중국은 장가계 국립공원 입장료를 230위안, 약 4만원을, 케이블카 이용료도 130안 위안, 약 2만원이 넘게 받는다. 중국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오면 뭐하나. 이탈리아, 프랑스 핸드백 명품이나 팔아 주고 있고. 그나마 요새 화장품 업계가 분발해서 그렇지 그거 아니었으면…. 중국 관광객 유치해 태울 케이블카도 없고. 한국 의료 산업은 세계 최강이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병원을 더 지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출연에 의해서만, 기부에 의해서만 병원을 지어야 한다고 돼 있다. 투자를 허용한다고 해 보자. 지금 중국 환자를 유치할 병원 만든다고 하면 수천억원이 든다. 누가 앞다퉈 돈을 넣겠나. 우리나라에서 돈 벌고 일자리 만들겠다고 한 것들을 금지하는 규제를 풀어 주는 것은 필요조건일 뿐이고 절대 충분조건이 아니다. 풀어 줘도 된다는 보장이 없는데 지금은 풀어 주는 것조차 안 되고 있다.→어느 분야의 규제 완화가 시급한가. -전 세계에서 빅데이터가 우리나라만큼 많은 곳이 없다. 통신 속도도 세계 최고이며, 버스 타는 것까지 다 되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다. 1000원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니 카드 이용 데이터도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우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게 한다. 개인 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빅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원격 진료도 우리가 안 한다고 중국, 미국이 안 하나. 아마 10년뒤쯤 우리 국민들이 중국의 원격 진료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국민들한테 중국의 원격 진료를 받지 말라고 못 한다. 당장 국제 통상 규범에 걸린다. 아무 비용도 치르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에 모든 게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계 최강의 제조업을 만든 전략, 전술, 정책을 농업과 서비스업에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그러면 얼마든지 일자리는 나올 수 있다. 특히 농업의 잠재력은 거의 무궁무진하다. 농업도 제조업과 똑같은 과정을 밟아서 발전시켜 왔으면 반도체 산업처럼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었을 거다. 수십 년 동안 그걸 안 하고 지금 와서도 역량 있는 사람이 하겠다고 해도 못 하게 하면서 농민이 해야 되는 일이라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일자리 하나도 못 만든다. 중국의 농산물 식품 수입이 굉장히 가파르게 늘고 있고 고급화하고 있다. 거기에 빠져 죽을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데 중국에 제일 가까이 있는 우리가 농산물 수출을 못 한다는 건 가슴을 치고 반성할 일이다. 동부가 한 번 시도를 했다. 경기 화성 화옹간척지 10만㎡(3만평) 유리온실에 467억원을 들여 동양 최대 온실을 만들어 방울토마토를 생산해 수출을 해 보겠다고 했는데 못 하게 했다. LG도 새만금에 엄청난 돈을 들여 스마트팜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는데 그 땅을 놀리고 있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승자가 생기는 걸 원천 봉쇄한다면 경제가 잘될 수 없다. →결국 정치의 문제 아닌가. -정치의 문제이긴 한데, 정치의 논리를 경제에 바로 들이대면 안 된다. 대한민국은 수출해서 적어도 우리가 부가가치 30~40% 정도는 달러로 돈을 벌어야 원자재 등을 댈 수 있다. 정치인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한국은 국제 경쟁력이 없으면 끝나는 존재라는 것이다. 정치 영역에서의 약자 보호는 사회 정책 영역이지만,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경제 영역과 구분해야 한다. 장사가 잘되고 승자를 많이 만들어 내 해외에 가서 30% 벌어 내고, 장사 잘되고 취직 잘되게 하면 세금도 더 걷히는 것이다. 세금이란 더 걷히게 만드는 것이지 더 걷으려고 하면 안 된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싶다고 앞서 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아서는 되는 일이 없다. 뒤처지는 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돈은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만들 수 있다.→어떤 일자리부터 늘려야 하나. -우리 사회의 하위 30%를 위한 일자리를 우선 만들어야 한다. 경찰관, 소방관 등 공무원 일자리는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능력이 되는 사람이 취직할 수 있는 자리다. 지금 절실히 필요한 건 극장, 케이블카에서 표 팔고, 병원에서 환자 밥해 주고, 식당에서 음식 나눠 주는 일자리다. 4차 산업혁명, 창업, 벤처 어쩌고 하지만 그게 성공해서 일자리 생기려면 다음 대통령이나 다다음 대통령 때나 가능하다. 시간도 너무 걸리고 거기에서 생기는 일자리는 나라에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레벨의 일자리다. 나라가 걱정해야 되는 건 비(非)첨단 산업의 월급 150만~200만원짜리 일자리다. 중국이 하는 일을 우리도 하면 된다. 카지노도 하고,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도 유치하면 된다. 국민들은 그걸 원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쉬운 일자리는 만들지 않고 어려운 일자리만 만들려고 한다. →일자리와 관련해 더 추가한다면. -일자리 나눔을 해야 한다. 우리가 전 세계에서 최장 근로시간 2등이다. 멕시코 덕에 1등의 오명을 벗었지만, 여전히 아버지가 세계 최장 근로를 하면서 아들이 취직이 안 되는 게 정상인가. 아버지는 저녁에 주말에 초과 근무해서 월급 더 많이 받아서 뭐하겠나. 취직 안 되는 아들 어학연수 보내고, 학원 보내서 스펙, 자격증 따게 하고, 안 가도 되는 대학 보내고, 아들 취직시킨다고 그 돈 다 쓴다. 자기 노후 대책은 없고, 자기 인생을 즐기지도 못한다. →그러면 어떤 방법이 있나. -임금피크제도 그렇고 개인한테 좀더 선택을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 모두에게 동시에 적용되는 하나의 제도를 만들어 임단협에 반영하거나 취업 규칙 등 노사 간 협상에 반영하려고 하니 어렵다. 획일성이 노동시장 경직성의 중요한 원인이다.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 성과 연봉제를 도입하려고 해도 노조나 근로자 다수의 동의를 받아서 해야 된다고 하니까 어렵다. 모두가 사정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다. 또 취업자의 이익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기존 룰을 미취업자에게 들이대면 안 된다. 노조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일자리를 가진 10.3%의 이익을 대변한다. 실업자한테 뭐가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지를 노조가 언제 걱정했나. 한정된 일자리, 한정된 임금 총액을 놓고 그걸 어떻게 나눠 가지는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늘 강조하는 규제 완화를 모범적으로 한 정권이 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03년 파주에 LG필립스 공장을 허락했다. 파주는 대한민국 규제 중 가장 강고한 수도권 규제, 그린벨트 규제, 그다음 군사시설, 문화보호구역, 자연환경 보호구역 등등이 다 걸려 있는 곳이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내가 주문받은 게 그거 되게 해 주라는 것이었다. 당시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이었다. 심지어 그 안의 군사시설을 밖으로 다 이전하고 별짓을 다해 가면서 해 줬다. 노 전 대통령 이후 모든 정부가 그걸 본받았으면…. →노 전 대통령은 규제 완화 스탠스를 끝까지 유지했나. -정반대의 일도 있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건 경제기획원부터 출발해서 재경부에 있는 사람들의 ‘꿈에도 소원’이었다. 빈부격차를 늘리고 집주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돈 뜯어내게 되는 것이니까 당연히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방법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쪽을 선택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집을 산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해 주겠다” 이러면서 종부세, 양도세 중과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결국 실패하지 않았나. 경제 문제를 경제적 방법으로 접근해 풀지 않고 주먹으로, 권력으로, 세금으로 풀려고 해서다. 당시 나는 재경부 차관이었는데 공급을 늘려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쪽이었다. 토지 이용 규제를 완화해 토지 공급을 늘려 주고,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저쪽은 수요를 죽이겠다고 나섰다가 3년 반을 고생하다가 결국 임기 1년 몇 개월을 남겨 놓고 “안 되겠다 네가 해 봐라” 이렇게 됐다. 그래서 나온 게 수도권 2단계 신도시다. 공급 확대 쪽으로 확 돌아섰다. 덕분에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초기까지 부동산 가격 걱정을 안 하고 살게 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재용 구속’(17일 구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을 비롯해 반기업 정서가 거센데. -반기업 정서는 기업들이 자초한 것이다. 반성해야 한다. 갑질, 탈법, 위법한 일을 하면 당연히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그건 개인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이 그걸로 인해 손해를 입게는 안 했으면 좋겠다. 재벌 총수를 비난할 때 “코딱지만 한 지분을 가지고 주인 행세를 하냐”고 한다. 웬만한 기업의 제1대주주는 국민연금, 국민이 주인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그 피해는 온 국민이 나눠 갖는다. 그런 점에서 (반기업 정서가)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선까지 안 나가 주면 좋겠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어떻게든지 삼성의 유죄를 입증해야만 되는 구도가 돼서 지나치게 구속 수사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게 죄가 안 되면 다른 죄라도 찾아내겠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겠느냐는 식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녹색성장이니 창조경제니 정권 바뀔 때마다 경제 슬로건을 내거는 건 바람직한 건가. -자꾸 새로운 뭔가를 내놓아야겠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꾸 그럴싸한 걸 내놓으려 하는데 절대 새로운 거 없다. 그냥 일자리가 생기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한 가지만 가지고 하면 성과가 생길 거다. 제발 이 정권 안에서 열매 거둘 일부터 좀 챙기고, 거기에 새로운 브랜드는 안 붙여도 된다. 지난 10년 동안 뭔가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한테 못 하게 한 것들을 할 수 있게만 해 주어도 당대에 성과를 거둘 것이다. →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어떻게 보나. -이번 상법 개정안은 더 적은 지분을 가지고 더 강력하게 경영진 공격을 가능하게 해 주자는 거 아닌가. 소액 주주의 권한을 극대화하는 것이 회사의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하는 그 자체가 틀린 것일 수 있다고 본다. 우리 기업들이 잊어버릴 만하면 괘씸한 짓을 하나씩 해서 수없이 쌓아 온 작은 잘못들의 누적에 의한 업보다. 그러나 국부의 원천인 기업의 이익,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길이 어느 길인지에 대해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렇게 덜렁 해치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 김성수 산업부장 sskim@seoul.co.kr ■프로필 ▲1952년 부산 출생 ▲경기고 졸업(1971년) ▲서울대 법대 졸업(1975년) ▲미국 워싱턴대 경제학 석사(1984년) ▲행정고시 17회 ▲2001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차관보) ▲2005년 재정경제부 차관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2008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2011년 전국은행연합회장 ▲2012년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 ▲2013년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장(현)
  • “지갑 닫자”…하청업체 갑질 ‘금복주’ 불매운동 확산

    “지갑 닫자”…하청업체 갑질 ‘금복주’ 불매운동 확산

    결혼한 여직원에게 ‘관례’라며 퇴사 압박을 해 불매 운동까지 벌어졌던 금복주가 이번엔 하청업체에게 금품 상납을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금복주는 대구에 본사를 둔 중견 주류업체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19일 ‘금복주, 이번엔 떡값 뜯어내기?’라는 제목하에 금복주 하청업체의 폭로 내용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금복주 한 간부는 하청업체 여성 직원 A씨에게 “넌 나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1년 거래 더 할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줬다”며 “1000만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A씨는 “10년 동안 인사 한 번 제대로 한적 없지 않느냐며 무언가를 요구해 회식비 정도의 지원인 줄 알고 말했더니 ‘세상 물정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상대 측이 오만원권 현금으로 4일 이내에 300만원을 줄 것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수백만원을 상납하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꾸겠다는 협박과 함께 “여자라서 눈치가 없다”, “하청업체 주제에 X랄한다”등의 폭언도 들어야 했다. A씨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1월 경찰이 사건 조사에 들어가자 금복주 측은 “업체 차원에서 상납금을 요구한 적은 없다. 직원 개인 비리로 사직 처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퇴사한 직원은 제작진에 “상납받은 돈은 사장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방송을 접한 누리꾼들은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금복주를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현재 금복주 회사 홈페이지는 ‘보수중’이라며 접속이 되지 않는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은행들 대출이자 갑질… 강남 이주비 4% 육박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비 대출 이자가 4%대에 육박하고 있다. 건설업계와 조합들은 정부의 대출규제를 악용해 은행들이 ‘이자갑질’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이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이주비 대출이 3% 후반에 이를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은행 대부분이 3%대 후반 이자를 제시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은행들이 정부 방침을 핑계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서초구 우성1차 이주비 대출 이자도 연 3.78%다. 그나마 이주비 대출을 받은 곳은 다행이다. 6200가구에 이르는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는 이주비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이주비 대출 규모는 1조 8000억원 정도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를 이유로 ‘이자갑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장마저 금리를 올리는 것에 대해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가혹 OT’ 신고하세요 경찰, 대학 내 폭력 등 집중 관리

    경찰이 새 학기를 앞둔 대학에서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자행하는 가혹행위를 ‘갑질 횡포’로 보고 예방에 나섰다. 경찰청은 오리엔테이션(OT), 수련회(MT) 등 대학가 단체행사가 집중되는 13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대학 내 불법행위 집중신고’를 받는다고 12일 밝혔다. 선후배 간 위계질서 확립을 빙자해 ▲얼차려 등 폭행·상해·강요·협박 ▲사회상규상 용납될 수 없을 정도의 음주 강요나 오물 먹이기 ▲동아리 가입 강요나 회비 납부를 빙자한 갈취 ▲성폭력 행위 등이 중점신고 대상이다. 경찰은 전국 각 대학의 관할 경찰서에 ‘대학 내 불법행위 수사팀’을 두고 대학별로 설치된 학생인권센터, 상담소, 단체활동 지도교수 등과 핫라인을 개설해 상담·신고체제를 구축한다.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출동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사건 경위와 피해 정도를 면밀히 확인한다. 사건 경중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AI 속 양계농민의 한숨…‘乙의 눈물’로 튀긴 치킨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AI 속 양계농민의 한숨…‘乙의 눈물’로 튀긴 치킨

    ‘대한민국 치킨전’ 하루에 달걀 프라이 두 개는 먹어야 성이 차는 내게 요즘 같은 시련기가 없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갑절 이상 오른 달걀값에 달걀 프라이 없는 식탁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인고의 세월이 지나 달걀값이 안정되는가 싶더니, 이제 닭고기 가격이 올랐다. 닭고기로 만든 요리야 참을 수 있다지만 아뿔싸! 1인 1닭까지는 아니어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치킨을 찾는 아들들은 어찌 달랜단 말이냐.치킨집이 가격을 올린 것도 아닌데 무슨 호들갑이냐 타박하겠지만, 기시감이 들지 않나. 원유값 올랐다는 뉴스만 나오면 주유소 가격은 득달같이 올랐다. 김장철 배추와 무도 그렇게 가격이 올랐다. 닭고기 가격이 들썩였으니 치킨값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쯤에서 ‘대한민국 치킨전’이라는 책을 보자. 2014년 7월 출간된 책이니 통계에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치킨’을 통해 바라본 한국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일반이다. 농사짓던 부모 슬하에 자라 대학 시절에는 ‘농활의 여왕’이라 불렸고, 내친김에 ‘농촌·농업 사회학’을 공부한 저자 정은정은 먼저 통닭의 추억을 소환한다. 얼큰하게 취한 아버지가 누런 봉투에 담아 온 통닭에서 비롯된, 백숙·삼계탕·전기구이통닭·치킨으로 이어지는 닭요리 변천사는 우리 식탁사의 변천사라고도 할 수 있다. 신조어 ‘치맥’을 만든 치킨은 1997년 이후 국내 외식 메뉴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치킨 전성시대가 된 데도 미국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1960년대 이전부터 미국이 밀가루를 원조했고, 거대 곡물복합체 회사들은 콩을 양산해 닭 사료와 식용유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줬다. 콩을 먹고 자라 콩으로 만든 콩기름에 튀겼으니 “콩닭” 아니냐고 저자는 되묻는다. ●프랜차이즈 본사, 자영업자에 갑질 이내 미국은 옥수수를 주요 곡물로 내세웠는데, “옥수수 씨눈에서 기름을 짜내 닭을 튀기고 남은 옥수수는 닭의 사료로 먹이며, 양념치킨의 핵심 재료인 물엿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것”이니 이제는 콩닭 아닌 “콘닭”으로 진화했단다. 저자의 아재개그, 나름 수준 높다. 치킨의 역사만큼 치킨이 만들어 낸 현실을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완전경쟁시장’이다. 브랜드 인지도 1위의 치킨 프랜차이즈조차 시장 점유율 10% 안팎이다. 프랜차이즈마다 유명 아이돌을 내세우는 이유는 치킨이 주식인 젊은 세대를 잡으려는 방편이자 이 같은 시장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시장구조가 전쟁 수준이니, 직장에서 밀려나 어렵게 치킨집을 시작한 자영업자는 한숨 그칠 날이 없다.“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에 눈물짓고, 때로는 ‘알바느님’ 모시기에 노심초사하고, 왜 ‘5000원짜리’ 치킨을 팔지 않느냐는 소비자의 눈총에 한숨 쉰다.” 그런데도 프랜차이즈 본사는 매달 가맹점비를 받으며 웃는다. ●육계기업 앞 하청 노동자 ‘양계농민’ 웃는 곳이 또 있다. 대형 육계기업이다. 치킨의 원재료인 닭은 기업의 수직 계열화가 거의 완료된 상태로 상위 5개의 대형 육계기업, 그중 1등 양계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갑질은 여기서도 멈추지 않는데, ‘양계기업의 하청 노동자나 마찬가지인 양계농민’은 본사 규정에 맞추느라 거의 매해 계사(鷄舍)를 최신식으로 고친다. 그래도 수매 가격은 본사 마음이다. 요즘처럼 AI가 퍼지면 살처분과 파묻는 것만 해법으로 여기는 정부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한때 축제의 음식이었으나 이제는 일상의 음식으로, 하지만 그것에 생계를 내맡긴 사람들에게는 ‘슬픔의 음식’이 된 치킨. 치킨을 통해 본 한국 사회는 갑질이 일반화된 모양새다.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치킨은 문제적 음식이자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특검, 최순실 딸 정유라 ‘청담고 갑질·특혜 의혹’도 수사

    특검, 최순실 딸 정유라 ‘청담고 갑질·특혜 의혹’도 수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딸 정유라(21)씨가 다녔던 청담고를 상대로 저지른 ‘갑질’ 행위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8일 특검과 교육계 등에 따르면 특검팀이 최근 정씨가 다닌 청담고의 일부 교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최씨 모녀의 이화여대 입시·학사 농단에 이어 고등학교를 상대로 벌인 ‘교육농단’ 수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청담고를 상대로 한 중간 감사결과 발표에서 최씨가 교사들을 상대로 금품을 뿌리며 부당한 압박과 폭언을 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정씨의 출결 및 성적을 비정상적으로 관리하는 등 특혜를 베풀었다고 파악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정씨에게 학사·출결관리, 성적처리, 수상 등에서 특혜를 준 청담고 전 교장, 체육교사, 담임교사 등 청담고 관계자 7명을 수사의뢰했다. 교육청 감사결과를 보면 최씨는 딸이 2학년 때이던 2013년 대회 참가 4회 제한 규정을 지켜달라는 여성 체육교사를 찾아가 수업 중에 학생들 앞에서 “야 너 나와봐”, “어린 것이 어디서 기다리라 마라야” 등의 폭언을 하고 수업을 중단시키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온다. 최씨의 금품 전달과 막무가내식 폭언과 위협이 계속되자 학교 측은 정씨에 대한 엄정한 학사관리를 사실상 포기하고 출석부와 생활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했다. 특검은 최씨의 부당 행위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사의 금품 수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씨는 물론 해당 교사에게 뇌물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름돋는 甲질의 역사…남루한 인간들의 비애

    소름돋는 甲질의 역사…남루한 인간들의 비애

    시대의 폭거에 내몰리는 마동수 일가의 구겨진 가족사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현대사 관통1910년에 태어나 1979년에 죽은 마동수는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 꼴이었다. 달아날 수 없는 세상에서 허방만 내디뎌 온 마동수. 전 생애에 걸쳐 거점 하나 없던 그는 마지막 순간 육신마저도 검불처럼 존재감 없이 갔다. 하지만 세상에 활착(活着)하지 못한 그의 보잘것없는 삶은 아들들의 시간을 내내 짓누른다. 소설가 김훈(69)의 새 장편 ‘공터에서’(해냄) 얘기다. ‘흑산’ 이후 6년 만에 펴낸 소설은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현대사를 관통하지만 작가의 시선은 역사의 굴곡마다 어긋나고 구겨지는 ‘남루한 사람들’에게 쏠려 있다. “머뭇거리고, 두리번거리고 죄 없이 쫓겨 다니는, 남루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6일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저나 아버지 모두 결코 피해 달아날 수 없는 시대의 참혹한 피해자였다. 결국 피해자의 이야기가 소설로 나온 것”이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공터에서’란 제목은 일견 그 특유의 문장처럼 건조해 보이지만 거점 없는 이들 세대에 대한 눅진한 비애가 서려 있다. “공터란 주택과 주택 사이 버려진 땅이잖아요. 아무 역사적인 구조물이나 시대가 안착할 만한 건물이 들어 있지 않은 곳이죠. 나와 아버지가 살아온 시대가 공터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세대와 아버지 세대는 계속 철거되는 운명의 가건물에서 살아온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죠. 결국 나의 비애감을 담은 제목이죠.” 소설은 나라가 망한 1910년에 태어나 나라 밖을 유랑하다 이승만, 박정희 시대를 겪은 아버지 세대, 마동수의 일생과 1950년대생 장남 마장세, 차남 마차세의 삶의 장면들을 날카롭고 빠르게 포착해 엮어 낸다. 아버지의 삶과 시대의 억압이 지긋지긋해 외국을 떠도는 마장세와 생활인으로 발붙여 보려 하지만 거듭 실패하는 마차세는 일견 다르다. 하지만 아버지 세대부터 되풀이돼 온 ‘남루한 인간들의 비애’를 재연한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김훈 특유의 물기 뺀 냉정한 문장과 제겨디딜 곳 하나 없다는 비관적 인식은 시대의 폭거에 번번이 내몰리는 부자의 비극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제 소설엔 영웅이나 저항하는 인간은 나오지 않습니다. 역사의 하중, 시대가 개인에게 가하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도망 다니고, 그 시대를 부인하고, 그 시대의 하중이 무서워 미치광이가 돼서 세계의 바깥을 떠도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렸죠. 아주 사소한 것에 들어 있는 희망을 조심스레 말하다 미수에 그친 것 같습니다.” “내 마음 깊은 바닥에 들러붙어 있는 기억과 인상의 파편들을 엮은 글”이라는 말처럼 이번 소설엔 김훈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섞여 들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경향신문 문화부장, 편집국장을 지내고 무협소설을 쓴 그의 부친 김홍주(1910~1973)의 자취가 마동수의 삶과 데자뷔를 이룬다. 이에 대해 그는 “저의 아버지를 모델로 한 게 아니냐고들 하는데 이번 소설은 현실에선 완전히 뿌리 뽑힌 나의 아버지와 그 시대 많은 아버지들을 모자이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설을 밀고 나가는 데는 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해와 결핍, 애증이 함께 작동했다. “나는 우리 아버지 세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버지의 고통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절대 저런 아버지가 되지 말자, 저런 삶은 살지 말자고 생각했죠. 그런 고통이 글을 쓰게 된 중요한 동력이었습니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쓰려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신문을 탐독했다. 거기서 작가는 지난 70년간 우리 사회의 유구한 전통이랄 수 있는 키워드 하나를 길어 올렸다. 바로 고위층의 ‘갑질’이었다. “이 땅에서 70년을 살면서 소름 끼치게 무서웠던 것은 우리들 시대의 한없는 폭력과 한없는 억압, 한없는 야만성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50만명이 피난을 가는데 이 나라 고관대작들이 군용차와 관용차를 징발해서 응접세트를 싣고 피아노를 싣고 피난민 사이를 지나 남쪽으로 질주해 내려갔어요. 광화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노의 함성을 보면서 그런 갑질의 전통은 유구한 것이구나, 생각했어요. 앞으로 그런 문제에 대해 저 나름대로의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운 글쓰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역시 지난해 말 두 차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탄핵 찬성집회에 나가자는 조카들과 반대집회에 나가자는 또래 친구들의 청은 감기를 핑계로 거절하고 그는 ‘관찰자’로 혼자 거리에 섰다. “해방 70년이 지났는데 우리는 여전히 엔진이 공회전하듯 같은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박정희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굉장히 서글픈 마음이 들었죠. (광장에 선 국민들의 함성이) 분노의 폭발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동력으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걸 연결하는 게 이 나라 지도자들의 몫이겠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IT공룡’ 엔씨소프트·카카오, 하도급 업체에 갑질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계약서 없이 하도급 업체에 일감을 맡기는 ‘갑(甲)질’을 했다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엔씨소프트에는 과징금도 1100만원 부과했다. 엔씨소프트는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30개 하도급 업체에 ‘리니지’를 포함한 온라인 게임 116건의 그래픽 제작과 캐릭터 상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나중에 계약서를 발급했다. 카카오도 2014년 6~12월 인기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와 관련한 스티커, 마우스패드, 미니 인형세트 등의 제조를 하도급 업체에 위탁하며 대금과 지급 방법 등을 기재한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았다. 법률에 따르면 원사업자가 하도급 업체가 제조나 용역을 시작하기 전까지 대금·지급 방법 등이 적힌 문서를 발급해야 하지만 두 업체는 이를 어겼다. 엔씨소프트는 상대적으로 미발급 업체 수가 많고, 지연 발급 비율도 높아 과징금이 추가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약서가 지연 발급되면 하도급 업체는 매몰 비용이 투입된 상태에서 도급액에 대한 가격 협상력이 떨어져 불공정한 계약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소프트웨어 업계에 만연한 계약서 미발급 또는 지연 발급 관행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신작소설 낸 김훈 “희망 보여주지 못한 건 분명한 한계”

    신작소설 낸 김훈 “희망 보여주지 못한 건 분명한 한계”

    “명석한 전망이나 희망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쓴 모든 작품에서 그와 똑같은 문제는 발생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너의 한계다’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그것은 저의 분명한 한계입니다. 문장 하나하나에 저의 한계는 있는 것입니다.” 소설가 김훈(69)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펴낸 장편소설 ‘공터에서’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작가는 “거대한 전망, 시대 전체의 구조, 통합적 시야가 저에게는 없다. 내가 쓰고 싶은 것, 써야 마땅한 것을 쓰는 것이 아니고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겨우겨우 조금씩 쓸 수밖에 없다”는 ‘변명’도 내놓았다. ‘공터에서’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마씨 집안 사람들의 이야기다. 아버지 마동수는 작가의 부친인 김광주(1910∼1973), 둘째 아들 마차세는 작가 자신이 겹쳐진다. 전형적 소시민인 마차세가 소설에서 내보이는 희망이라고는 딸아이 출산 정도다. 작가는 “그런 것을 희망이라고 한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이념을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희망이라는 건 결국 생활 위에 건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생활에 기반하지 않은 어떤 이념이나 사상에도 기울지 않는다는 작가의 생각은 등장인물들의 삶과 대화에서 여러 차례 드러난다. 아버지 마동수가 일제 강점기 중국 상하이를 떠돌던 시절 ‘혁명 동지’ 하춘파는 말한다. “권력에 의해 작동되는 인간 관계의 비극은 세계사의 질곡이다. 이 비극의 사슬을 끊어낼 때 세계는 새롭게 태어나고 이 신세계에서 인간의 모든 위계적 관계는 소멸한다.” 마동수는 하춘파의 단어들이 실체를 가지고 있는지, 그가 말과 세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작가는 “우리들 시대의 야만성과 폭력이 무서웠다”면서도 “어떠한 시대 전체를 전체로서 묘사할 수 없었다. 내가 쓰지 못한 부분을 너무 나무라지 말고 쓴 부분을 연민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대체로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독재정치 등 시대의 어두운 단면은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작가는 “디테일을 통해서 디테일보다 더 큰 것을 드러내 글쓰기를 돌파하자는 생각을 했다. 전체를 말할 수 없는 자의 전략적 기법”이라며 “전략은 부분적으로 성공했고 많은 부분에서 실패했다. 세 배 정도 분량으로 썼다가 스냅과 크로키가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걷어냈다”고 설명했다. 부친과 같은 해 태어나 비슷한 시기 숨지는 마동수에 대해서는 “나의 아버지와 그 시대 다른 많은 아버지들을 합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동수는 상하이에서 한인 망명자 자녀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해방과 함께 귀국한 뒤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고 떠돈다. 작가는 부친 김광주에 대해 “아버지는 김구 선생과 관련된 독립운동가라고 볼 수는 없고 아버지가 그렇게 주장하고 다녀서 그렇게 알려져 있다”며 “나라를 잃고 방황하는 유랑 청년 중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지나간 시대의 신문들을 보니 70년 동안 유구한 전통이라는 것은 ‘갑질’”이라며 “한없는 폭력과 억압, 야만성이 지금까지도 악의 유산으로 세습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작품을 쓸 것인지 향후 계획을 묻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교감을 언급하며 “글의 한계를 넘어서 종교의 영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젊은 작가들에게 “우리 세대가 못 보는 것들을 보고 있다”면서도 “문체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더라”며 쓴소리를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항공기 난동 처벌 징역형으로 강화한다

    항공기 난동 처벌 징역형으로 강화한다

    정부가 항공기 내 난동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폭언에 시달린 백화점 점원이 업무 전환을 신청하면 이를 받아들이게 하고,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사람에게 가중처벌을 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한다.●건물·아파트 경비원 폭행자는 가중처벌 추진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사회적 약자 보호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사회적 약자 보호 대책안을 논의·확정했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것은 처음으로 최근 항공기 승무원과 백화점 점원, 아파트 경비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갑질’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국무조정실 차원에서 이번 회의를 개최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 등 관계 인사 13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우선 항공보안법을 개정해 항공기 내에서 난동을 피운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항공기 내 난동자에 대해선 현재는 벌금형에 그치고 있지만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항공기 승무원의 테이저건과 포승줄 사용 요건도 완화할 예정이다. ●폭언 시달린 백화점 점원 업무전환 원하면 수용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최근 항공기 내 난동 사건이 꾸준히 발생함에 따라 구속 수사 등 처벌이 강화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조속한 시일 내에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화점 점원 등 감정노동자 보호 규정도 마련한다. 백화점 점원이 폭언·폭행을 당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그러한 우려가 있으면 신청을 통해 업무 전환이 가능하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이다. 또 고객 응대 업무 매뉴얼을 작성하고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면 업무를 중단하고 전환 시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하는 규정도 개정안에 포함하기로 했다. 건물·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하면 가중처벌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검찰은 오는 3월 시행되는 ‘폭력사범 사건 처리 기준 합리화 방안’에 이러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문화예술인도 계약서 안 써 신고 땐 과태료 아울러 문화예술인들에게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구두계약을 근절하고자 상대방에게 계약서 작성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어기면 신고를 통해 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황 권한대행은 “우리 사회에 잔재해 있는 부당 처우를 근절하기 위해 철저한 점검과 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부당 처우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선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한 만큼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부당 처우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채용한 후에야 정규직·비정규직 여부 알려주겠다는 공공기관

    [단독] 채용한 후에야 정규직·비정규직 여부 알려주겠다는 공공기관

    최종 합격 후에야 정규직 신분인지, 비정규직 신분인지를 통보하겠다는 한 공공기관의 직원 채용 공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한국국제교류재단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 올라온 ‘직원 채용 공고’를 보면, 재단은 이날부터 국제교류 분야에서 신입·경력·러시아어 능통자, 그리고 전시기획 분야 등 총 4개 분야에서 직원을 새로 모집하고 있다. 외교부 산하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은 각종 국제교류 사업을 통해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국제 우호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공공기관이다. 그런데 재단은 위 채용 분야 중 국제교류 ‘신입’과 ‘러시아어 능통자’ 분야에 있어서 “고용 형태(정규직 또는 비정규직)를 구분하지 않고 모집하며, 이에 동의한 자에 대해서만 응시 가능”이라는 단서를 제시했다. 급기야 “최종 합격 통보 시 고용 형태(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안내”라는 조건을 덧붙였다. 이는 곧 최종 임용된 후에야 정규직 직원으로 선발된 것인지, 비정규직(기간제계약직) 직원으로 선발된 것인지를 알려주겠다는 내용으로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종 합격 통보 시 고용 형태(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안내’라는 이 단서 조항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불공정한 채용’, ‘꼼수 채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채용 공고 단계에서 고용 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모집하겠다고 했고, 여기에 동의한 사람에 대해서만 응시 가능하다고 밝혔기 때문에 재단 측에서는 신규 직원 모두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해도 ‘채용 후에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은 아니다’라고 나올 수 있다”면서 “자신의 고용 형태를 사측의 결정에 전적으로 맡겨야 하는 절차는 공정한 채용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 구직자를 전혀 배려한 채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직원 채용 공고를 보면 ‘국제교류(신입, 경력) 비정규직의 경우 (채용조건을) 별도로 정함’이라고 돼 있는데, 만일 비정규직 직원도 채용한다고 하면 공고 과정에서부터 계약기간을 공지해야 한다”면서 “최종 합격 이후에야 고용 형태를 통보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보고 고용 형태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보수규정’을 보더라도 ‘기간제 근로자’와 관련해서는 “기간제 및 무기계약 근로자에 대한 보수의 지급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따로 정한다”는 규정만 나와 있을 뿐 구체적인 임금 액수와 시급, 계약기간 등은 나와 있지 않다.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살다살다 합격해서 고용형태 통보해주는 채용은 처음 본다”, “갑질이 지나치다”라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재단은 2015년에도 일부 직원 채용 과정에서 점수와 같은 객관적 지표 없이 서류심사를 진행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서류전형 심사위원회조차도 구성하지 않고 인사담당자나 부서장이 서류심사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열린세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 나가려면/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 나가려면/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연초부터 다보스포럼을 필두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국내에서도 대선 주자들마저 나름의 4차 산업혁명 정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논의는 몇 가지 공통된 결론으로 귀결된다. 교육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정부의 역할 개선, 기존 법·규제 완화 및 정비, 기업가 정신 함양, 스타트업 장려 등이다. 이러한 논의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이것들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낡은 산업화 시대적 인식과 제도의 틀에 얽매여 있는 탓이다. 교육이 가장 큰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템(STEM: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은 뒤로 밀려 있고 기계적 암기와 칸막이 교육을 통해 보편화된 인력을 생산하는 구태의연한 교육에 머물러 있다. 창의력 있는 인재 양성을 저해하는 구시대적 교육 체계와 방법에 따른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는 이미 글로벌 첨단 기업들의 한국 인재 기피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어느 다국적 헤드헌팅 업체 대표가 한국의 특수 인력을 찾는 글로벌 첨단 기업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선 나라에서는 이미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새로운 고용 방식이 등장하면서 고정 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노동자의 새로운 직무 수행 능력 습득을 위한 평생교육이 일상화되고 있다. 최근 매킨지는 미국과 유럽 15개국 노동인구의 약 20~30%가 이미 독립형 고용계약 관계를 맺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우리도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걸맞은 노동시장 유연화가 시급하다.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 역할의 큰 변화가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정부는 기업의 혁신과 자율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 동시에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실업의 증가 그리고 잦은 일자리 이동에 따른 사회·경제적 불안정성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의 강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회와 함께 불필요한 규제의 철폐와 시대에 맞지 않는 법규의 정비를 시급한 정책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관치(官治)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기업 활동 영역을 지정해 주는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이 여러 곳에 남아 있다. 이런 규제 체계는 창의성과 혁신을 옥죄는 결과를 낳게 된다. 국가의 안보를 해치거나 공익을 저해하지 않는 모든 기업 활동 영역은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법·규제의 정착을 통해 공정 경쟁의 장을 마련해 기업가 정신이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는 지나친 담보나 불필요한 연대보증 요구 등 아직도 존재하는 금융권의 바람직스럽지 못한 행태다. 물론 이는 창업을 힘들게 하고 실패한 젊은이들의 재기를 어렵게 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대기업과 시장 선도 기업의 중소기업, 창업 기업에 대한 소위 ‘갑질’을 차단하고 공정 경쟁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창의력과 혁신을 가로막는 법·규제 체제의 정비와 함께 실패를 용인하고 ‘패자 부활’의 기회를 열어 주는 문화도 중요하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그룹 회장이 학업을 계속해 박사 학위를 취득할 것인지 실리콘 밸리에서 창업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 지도교수가 ‘창업하라. 만약 실패하거든 돌아와서 박사 학위 공부를 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는 일화가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실패를 용인하는 실리콘 밸리의 풍토와 문화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 좋은 사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도 짧은 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구글은 창업 후 10억 달러의 수익을 내는 데 겨우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실패를 금기시하는 풍토를 지양하고 창업과 기업가 정신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토양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은 구시대적 문화와 관습 및 사고는 과감하게 버리고 바꾸자. 이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필수적인 일들이다.
  • 직장내 괴롭힘 심한 사업장 특별근로감독

    정부가 갑질,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 근절 권고안을 마련하고 정도가 심한 사업장은 특별 근로감독을 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일 서울 양천구의 중소기업 지앤푸드에서 능력중심 인력운영 우수기업 간담회를 갖고 “능력중심 인력운영의 핵심은 근로자를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것인데, 현실에서 일부 기업들의 업무 관련 괴롭힘 등 비인격적 인력운영이 나타나 매우 안타깝다”며 “상반기 중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고안은 근로개선정책 연구회 등 전문가와 노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마련한다. 권고안에는 개인에 대한 공격, 업무 관련 괴롭힘, ‘왕따’로 불리는 인간관계상 배척 및 고립 등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과 유형을 구체적으로 담는다. 피해 근로자의 법적 구제수단도 안내한다. 위반 사업장에 대한 법적 제재 수단은 없지만,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업장이나 사업주가 이를 방치한 사업장은 특별근로감독을 하기로 했다. 근로감독 결과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즉시 검찰 고발 등으로 사업주가 처벌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근로자에 대한 인격적인 대우를 포함한 능력중심 인력운영을 통해 근로자와 기업 모두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운전기사 갑질’ 정일선 현대BNG 사장 벌금 300만원

    ‘운전기사 갑질’ 정일선 현대BNG 사장 벌금 300만원

    운전기사를 상대로 갑질 논란을 빚은 정일선(47) 현대 BNG스틸 사장이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김종복 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정 사장에게 지난달 12일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약식명령은 벌금, 과료, 몰수형에 처할 수 있는 사건에 한해 정식재판을 열지 않고 형벌을 정하는 것을 뜻한다. 약식명령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1주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현대가(家) 3세인 정 사장은 최근 3년 간 운전기사 61명을 주 56시간 이상 일하게 하고 이 가운데 1명을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지난해 4월에는 정 사장이 A4용지 140여장 분량의 매뉴얼을 만드는 등 운전기사에게 갑질을 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적’ 김상중, 복수의 낫 휘두른다..전율의 연기 ‘갓상중’

    ‘역적’ 김상중, 복수의 낫 휘두른다..전율의 연기 ‘갓상중’

    ‘역적’ 김상중이 복수의 낫을 휘두른다. 30일 첫 방송해 퓨전 사극과 전통 사극의 경계를 허물며 시청자의 마음을 훔친 MBC 새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제작 후너스엔터테인먼트)이 기득권의 착취 때문에 극한으로 내몰린 김상중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상중(아모개 역)은 눈물 콧물 쏟으며 울부짖기도 하고 피칠갑을 한 채로 낫을 들고 넋을 놓고 있기도 하다. 양극을 오가는 김상중의 모습은 오늘(31일) 방송되는 2회에 모두 담긴다고 해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첫 방송에서는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의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다가 ‘아기 장수’로 태어난 아들 홍길동(아역 이로운 분, 윤균상 분)을 온전히 키우기 위해 운명을 거스르기로 마음먹는 아모개의 모습이 담겼다. 2회에서도 아모개의 수난은 계속된다. 양반댁이 노비 아모개에게 휘두르는 칼날은 더욱 잔인하고 날카로워진다. 숨통을 끊을 듯이 옭아매는 기득권의 횡포에 아모개는 절규하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야 만다. 양극을 오가는 아모개의 감정을 ‘갓상중’이라 불리는 배우 김상중이 어떻게 표현해낼지에도 기대감이 쏠린다. 관계자는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김상중이 뿜어내는 감정이 온 세트장 곳곳에 깃들었다. 촬영 내내 누구 하나 숨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그의 연기에 몰입했음은 물론, 촬영이 끝난 후에도 그 잔상 때문에 신들린 호연에도 박수조차 치지 못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2회 관전 포인트도 전했다. 제작진은 “2회에서는 양반댁의 갑질이 한층 더 노골적이고 악랄하게 그려진다. 그 속에서 가족을 지켜야 하는 아모개의 감정도 폭풍처럼 휘몰아쳐 터지도록 눌러온 서러움과 분노가 폭발하고야 만다. 진폭이 더욱 커진 아모개의 감정선을 모두 담아낸 2회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폭군의 정치 아래 민초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한층 더 악랄해진 기득권의 횡포와 그 속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극단적 상황으로 내모는 아버지 아모개의 발버둥은 오늘(31일) 밤 10시 MBC ‘역적’에서 공개된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동욱 ‘자체발광 오피스’ 출연 확정...고아성과 호흡

    김동욱 ‘자체발광 오피스’ 출연 확정...고아성과 호흡

    배우 김동욱이 ‘자체발광 오피스’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는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할 말 다 하며 갑질하는 슈퍼 을로 거듭난 계약직 신입사원의 직딩 잔혹사 일터 사수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6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복귀한 김동욱은 극 중 재벌 2세이자 응급의학과 의사인 ‘서현’ 역을 맡게 됐다. 김동욱은 극 중 은호원(고아성 분)의 주치의이자 고민 상담자로 키다리 아저씨 같은 듬직한 지원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지난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얼굴을 알린 김동욱은 이후 영화 ‘국가대표’(2009), 드라마 ‘하녀들’(2014) 등을 통해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이번 작품에서는 김동욱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 후속인 ‘자체발광 오피스’는 오는 3월 첫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제공=키이스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때리고 어르며 실속 챙긴 ‘트럼프 거래 외교’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놓고도 관세로 압박한 뒤 실익 이뤄 내 멕시코와 정상회담은 취소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치고 빠지기’, ‘때리고 어르기’식 거래외교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싱크대와 의자, 램프, 거울 등의 가격을 직접 흥정하며 초고층 빌딩 건설의 이익을 극대화했던 ‘트럼프 회장’ 협상전략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선자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통화 이후 백악관은 “양국 정상은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의 근본적 중요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27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도 ‘나토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는 대선 기간뿐 아니라 당선자 시절에도 줄곧 나토의 ‘무용론’과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비판했던 것과 상반되는 태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영국 ‘더 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냉전시대 산물인 나토는 ‘한물간’ 조직”이라며 나토 동맹 무용론을 제기했다. 또 “나토 동맹국이 ‘합리적인 보상’을 내놓지 않으면 군사 지원 철회를 고려하겠다”며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분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영국과 독일 등 주요 나토 회원국들이 GDP의 2%까지는 아니지만, 현재보다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뒤 급선회했다. 먼저 강하게 비판하고, 이후 실익을 취하면 다시 우호적으로 바뀌는, ‘힘’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갑질’ 외교인 셈이다. 이런 전략은 멕시코 국경 장벽 문제에도 나타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멕시코 국경 장벽(신설 구간 1049㎞) 건설 비용으로 최대 400억 달러(약 46조원)를 멕시코가 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6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멕시코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 한 해 100억 달러(약 1조 1600억원)를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멕시코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멕시코는 31일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시켰다. 하지만 이튿날인 27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한 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뒤 ‘포괄적 논의로 이견을 해소키로’ 의견을 모았다. ‘한 푼도 낼 수 없다’는 자세에서 물러선 것으로, 미국으로서는 일정한 이익을 얻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는 우호적이었고 양국이 추후에 무역관계를 재협상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국경 장벽 비용 부담과 관련한 공개적인 발언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제 현안과 관련한 협력관계를 증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 해제’라는 선물을 줄 듯하면서도 끝내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나 핵무기 감축이라는 선물을 받아야 제재 해제에 나설 전망이다. 철저한 ‘주고받기’를 바탕으로 한 거래외교이다. 또 일본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의 ‘거래외교’ 경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에서 일본을 지지한다는 점 등을 앞세워 자동차와 무역 등 통상이익을 취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탄핵 정국 복지부동 공직자 비판 적절… 대선 보도 중립 신경써야

    탄핵 정국 복지부동 공직자 비판 적절… 대선 보도 중립 신경써야

    제91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9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재영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지난 1개월간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제기된 의견이다.-올해는 탄핵 정국에서 대선 정국으로 바뀌는 등 이슈가 많다. 서울신문은 1월 12일자 1면 톱기사 ‘요즘 관가는 삼실의 시대’를 통해 탄핵 정국에서의 정부 운영에 대한 우려를 잘 지적했다. 위기·책임·목적의식이 실종된 복지부동의 사례들을 잘 표현했다. 지속적으로 탄핵 정국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논의돼야 할 문제는 차기 정부 조직 개편이다. 부처 몇 개 바꾼다는 임기응변 측면보다 국정 운영의 엔진을 바꾼다는 차원에서 접근했으면 좋겠다.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얘기들에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앞으로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 대선 주자들 지면을 어떻게 할애하느냐가 논란이 될 수 있다. 1월 14일자 신문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왔다. 전날 귀국해서 그런 측면도 있지만 앞으로 이런 부분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새해가 시작되고 정유년을 맞아 모든 미디어가 닭의 상징성을 이야기했는데, 서울신문 1월 3일자 19면은 남들과 다른 화법으로 풀어서 좋았다. ‘이기호의 짧은 소설-사람은 닭을 키울 자격이 있는가’로 한 면을 채웠다. 짧은 이야기에 닭의 의미와 조류인플루엔자(AI)라는 시대적 의미까지 넣어서 젊고 센스 있고 재미있었다. 반면 새해 첫 신문인 1월 2일자 경제면이 다른 날과 차별점이 없고 너무 평면적이었던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 새해에는 국민들이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의 문제를 좀더 자세히 다뤄 줬으면 한다. -최근 신년 여론조사, 외환위기 20년 평가, 4차 산업혁명 기획 등 경제 분야 읽을거리가 많았다. 그런데 읽다 보면 궁금증이 생기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특허권 갑질’한 퀄컴에 과징금 1조원을 부과했다는 기사에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제재했던 중국 사례가 궁금했다. 퀄컴이 중국과는 합의하고 한국에선 소송한다고 하는데 중국과 우리나라의 제재 차이 등을 자세히 비교해 줬으면 좋았겠다. 또 신년 업무보고 기사에서 옛날 정책을 그대로 재탕한다고 비판했는데 경제가 같은 상황이면 그 수단을 또 쓸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와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 없이 왜 똑같은 정책만 쓰느냐고 비판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지난 몇 달간 우리 사회의 어이없는 사건들 때문에 언론과 방송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환기됐다. 하지만 서울신문을 비롯한 주류 미디어는 스스로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서울신문이 차기 정부 미디어 정책에 대해 선제적 기획을 해 보면 어떨까 싶다. -서울신문이 독자나 국민의 시각으로 기사를 써 주길 바라는데 어떤 때는 정부 입장에서 많이 쓰는 것 같다. 1월 14일자 ‘“미국의 적” 트럼프 정권 대북관, 北은 직시하라’ 사설 내용은 정부가 할 이야기다. 서울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 출범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한·미 동맹 자체와 대북 정책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국민의 편에서 쓴 다른 사설로 1월 18일자 ‘블랙리스트 피의자로 소환된 조윤선·김기춘’이 있다. 두 사람을 매우 강하게 비판했다. 속이 후련할 정도로 잘 써 줬다. -걷잡을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올 한 해 서울신문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편집의 기본 방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난해엔 경제라고 했는데, 올해에는 ‘근본으로 돌아가자’ 혹은 ‘혁신하자’는 식의 큰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외교·안보, 경제, 사회, 문화, 행정 등 올해는 모든 부분이 바뀌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로 흔치 않게 문화 담당 부처가 현재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런데 독자 입장에서 문화면은 왜 이렇게 평화로운지 이해할 수 없다. 사건으로 생각해 정치, 사회면에서 다룰 수도 있겠지만 문화계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문화 담당 기자다. 최순실이라는 미꾸라지로 인해 문화계 전체 어항이 얼마나 엉망진창이 됐는지 문화 쪽 기자들이 잘 다뤄 줄 필요가 있다. 정리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명절마다 상납금 요구 ‘금복주’ 직원의 갑질

    대구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 직원이 하청업체에 명절 상납금을 요구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금복주는 이전에도 결혼하는 여성 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금복주의 판촉물을 배부하는 업체 대표 A씨가 금복주 직원으로부터 명절마다 상납금을 요구받았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고소장에서 “강요에 못 이겨 해당 직원에게 1차례 300만~500만원씩 6차례에 걸쳐 모두 2800만원을 건넸다”면서 “이번 명절 상납금을 거부했다가 금복주와 거래가 끊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상납금을 거부하자 해당 직원은 ‘이래서 아줌마랑 거래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돈을 준 경위 등을 확인한 뒤 돈을 받았다고 지목된 직원을 조사할 방침이다. 금복주는 문제가 불거지자 감사를 벌여 해당 직원을 사직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복주 관계자는 “개인 비리가 감사 과정에서 적발돼 해고 조치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업주들에게 상납금을 요구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금복주는 2015년 말 홍보팀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여직원 B씨가 결혼 계획을 회사에 알리자 퇴사를 강요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금복주는 1957년 창사 이래 현재까지 약 60년 동안 결혼하는 여성 직원을 예외 없이 퇴사시키는 관행을 유지해 왔다. 퇴사를 거부하는 여성에게는 근무환경을 적대적으로 만들거나 부적절한 인사 조치를 해 퇴사를 강요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금복주는 인사관리 전반에서 성별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등 인사규정과 취업규칙을 개정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현장 블로그] 환자가 실험쥐도 아닌데… 논문 테스트 강요하는 의사

    [현장 블로그] 환자가 실험쥐도 아닌데… 논문 테스트 강요하는 의사

    거부하자 의사가 나서서 요구 부작용·검사법 등 설명 없어 불안정한 환자 이용 갑질 논란 ‘의사 선생님’ 앞에서 환자는 작아지기 마련입니다. 질환에 대한 공포, 의학적 지식의 부재, 병으로 인한 신체 능력의 저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일종의 수직적 권력 관계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22일 걸려온 직장인 김가연(35·여·가명)씨의 제보 전화는 이런 위계를 악용한 의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김씨는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사에게서 논문을 위한 사례가 돼 달라는 ‘강요에 가까운 권유’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의사가 집에 가기 전에 검사 하나 받고 가라고 하기에 일상적인 검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간호사가 동의서에 서명을 하라더군요. 검사가 의사의 논문에 활용될 것이고 성별과 연령 등 개인정보 일부가 논문에 노출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씨가 검사를 거부하자 의사는 그를 재차 진료실로 불러들였다고 합니다. “막무가내로 ‘좋은 검사’라고 설명하면서 ‘공짜로 받게 해주겠다는데 왜 안 받느냐’고 했습니다. ‘필요하면 나중에 내 돈 주고 검사를 받겠다’고 여러 차례 거부했는데 끈질기게 검사를 권해 부담스러웠습니다.” 결국 김씨는 다음 진료 때 검사를 하겠다는 동의를 하고서야 진료실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피를 뽑는 건지, 초음파인지, 어떤 위험과 부작용이 있는지 설명도 없이 검사를 받으라고만 했습니다. 진료실에서 나오는데 간호사가 일단 동의서에 사인부터 하라고 해서 더 황당했죠. 고민 끝에 병원을 옮겼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보건의료단체연합 관계자는 “의사가 일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으며 법적인 문제가 없어도 도의적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습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검사를 하기 전에 부작용 등을 자세히 알려야 하는데 생략했다”며 “논문 주제에 딱 맞는 사례를 발견해 놓치기 싫어 무리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해당 의사의 연구가 공익을 위해 큰 공헌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의사의 지위를 이용해 검사를 ‘종용’하기보다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그리고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는 ‘설득’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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