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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정, 5인미만 소상공인 일자리자금 15만원으로 확대

    당정, 5인미만 소상공인 일자리자금 15만원으로 확대

    내년부터 5인 미만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일자리 안정자금이 현행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확대된다. 또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온라인 사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의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율이 인하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당정은 내년에도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속 지원하되,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큰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원 금액을 현행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업종별로 카드 수수료율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에 대해서는 매출 규모에 따라 우대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해 최대 1.2%포인트 내리고, 개인택시 사업자도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 0.5%포인트 감면하기로 했다. 또 담배 등 일부 품목의 카드 수수료 제외 여부 등을 검토해 올해 연말까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종별 세금 부담 완화 방안도 담겼다. 음식점 등의 의제매입세액공제 공제한도가 5%포인트 확대되며,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한도 역시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인상된다. 아울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공급도 확대된다.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특별지원 프로그램(초저금리 특별대출 1조 8000억원, 자영업자 카드매출 연계 특별대출 2000억원)을 마련한다.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월 30만원 한도로 3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이 지급된다. 건물주와 가맹점의 ‘갑질’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당정은 영세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범위를 정하는 환산보증금을 상향하고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10년으로 연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편의점의 심야영업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가맹본부의 자율규약을 통해 편의점 과다출점 방지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번 지원책으로 7조원 이상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8년 대비 약 2조 3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부는 이번 대책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현장 소통을 계속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추가적 지원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檢, 담합 자진신고자 기소 면제… 사실상 ‘플리바게닝’ 허용 논란

    자백·형량 거래하면 수사체계 ‘흔들’ 법무부 “전속고발권 폐지 맞춰 조정”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제를 일부 폐지키로 함에 따라 가격담합·입찰담합·시장분할·공급제한 등 네 가지 담합 범죄를 놓고 공정위와 검찰 간 수사 경쟁 구도가 구축될지 주목된다. 담합 자진신고자의 과징금을 면제해 주던 리니언시 제도의 ‘검찰 버전’인 자진신고자 기소 면제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이 사실상 허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자백과 형량을 거래할 수 있는 플리바게닝이 허용되면 지금까지의 수사 체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동안에도 검찰이 공정위의 전속고발 없이 직접 담합 수사를 할 길이 아예 없진 않았다. 형법과 건설산업기본법에 입찰방해죄를 처벌하는 조항을 근거로 직접 수사를 할 수 있었다. 실제 1996년 서울지검이 공정위 고발 없이 건설사 입찰 담합비리를 수사해 굴지의 건설사 10여곳을 한꺼번에 법정에 세웠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부장이던 당시 수사팀엔 삼성특검을 촉발시킨 김용철 변호사, 이명박(MB) 캠프 출신 오세경 변호사,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문무일 검찰총장 등 유명 검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그러나 검찰의 담합 직접수사는 매우 드문 경우다. 검찰 관계자는 “담합 수사 대부분이 내부고발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전속고발 없이 수사할 수 있게 해둔 형법 조항은 거의 활용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수사 구조였지만, 두 기관 간 공조는 순조롭지 못했다. 공정위가 관련자를 공소시효가 임박해서, 혹은 공소시효를 넘긴 뒤 고발해 검찰이 공소유지에 애를 먹은 적이 많았다.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덕택에 ‘경제 검찰’로 불렸고, 대기업에 퇴직자를 꽂아 넣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 최근엔 검찰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공정위 전·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두 기관 간 경쟁·협조 체제 구축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이 자진신고자를 기소하지 않게 하는 조항은 ‘플리바게닝’ 제도를 연상시킨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도 자진신고자에 대해 행정처분을 면제해 줄 뿐 아니라 검찰 고발을 하지 않는 제도를 유지해 왔고, 이 제도를 전속고발권 폐지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역으로 검찰이 공정위 고발 없이 담합 수사를 하게 될 경우 리니언시 제도가 무력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이 기소 단계에서 자진신고자를 불기소했다가도 나중에 다시 기소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심적 부담감이 클 수 있어서다. 법무부와 공정위는 인적 교류 등을 통해 우려를 떨쳐낼 계획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퇴직 공직자 재취업 ‘조직적 갑질’, 공정위뿐인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앞으로 퇴직자의 재취업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퇴직 후 10년간 민간 기업 재취업 이력을 일반에 공개하고, 퇴직자와 현직자 간 사건 관련 사적 접촉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최근 검찰 수사에서 공정위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민간 기업 16곳에 퇴직 간부 18명을 취업시키는 과정에 전·현직 수뇌부 12명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어제 김상조 위원장은 “창설 이래 최대의 위기”라며 이 같은 내용의 공정위 조직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경제 검찰을 자임하는 공정위의 퇴직 간부 챙기기는 혀를 내두를 만큼 노골적이고 고압적이었다. 인사 담당자가 작성한 퇴직자들의 재취업 계획안은 위원장에게까지 보고가 됐고, 수뇌부가 직접 나서 대기업들을 압박했다고 한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고시 출신은 연봉 2억 5000만원, 비고시 출신은 연봉 1억 5000만원’ 등 조건도 일일이 명시했다. 취업 청탁도 문제가 되는 판에 마치 맡겨 놓은 자리 요구하듯 갑질을 일삼은 것이다. 심지어 일부는 ‘출근할 필요가 없다’는 조건으로 2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았다니 기가 막힌다.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전 5년간 맡았던 업무와 관련된 곳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정년을 앞둔 간부를 기업 업무에서 미리 빼주는 수법으로 법망을 피해 갔다. 김 위원장은 이런 식의 경력 관리 의혹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했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바뀌어도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구멍은 생길 수밖에 없다. 어느 때보다 공정위의 환골탈태 각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퇴직 공직자들과 대기업, 로펌 간 재취업 공생 관계는 비단 공정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참에 각 정부 부처의 퇴직자 재취업 현황을 전수조사해 유사한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길섶에서] 오빠와 치맥/황성기 논설위원

    얼마 전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편집자가 국제학술회의 참가차 한국에 왔다가 국립국어원을 찾아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갔다. 이 편집자의 관심사는 최근 영문의 표현물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오빠’와 ‘치맥’이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오빠가 혈육을 나눈 남매 같은 친척의 의미가 아닌 남자친구의 다른 표현으로 쓰인다는 데 호기심을 보였다. 오빠의 영문 표기는 ‘OPPA’이다. 한국에서 맹렬한 붐을 일으킨 치맥(치킨+맥주) 또한 영문 표현에 자주 보여 그 편집자의 뇌를 자극했다. 치맥은 ‘CHIMAC’이나 ‘CHIMAEK’으로 쓰는데 이미 위키피디아에도 어엿이 올라 있다. 위키피디아 설명에 따르면 ‘많은 한국 식당에서 저녁에 안주로 내는 것으로, 프라이드 치킨과 맥주의 조합을 일컫는다’고 돼 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한류 붐이 세계에 골고루 퍼진 덕분에 오빠와 치맥이 보통의 한국 명사로 외국서 인식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재벌이 옥스퍼드 사전에 ‘Chaebol’로서 오른 것은 오래전 일이다. 갑질도 하도 많이 쓰이자 외신에서 독특한 한국 문화로 ‘GAPJIL’을 소개했다. 옥스퍼드 사전 편집자가 관심을 보였다니 오빠와 치맥이 수록될 날도 머지않은가 보다. 갑질은 사절이지만.
  • 면허취소 면했지만 착잡한 진에어

    국토교통부가 내민 ‘면허취소 대신 경영 불이익’ 카드에 진에어는 안도감과 착잡함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신규 노선 취항과 기재 도입 제한 등 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려서다. 진에어는 지난 17일 입장자료를 내고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고객 가치 및 안전을 최고로 여기는 항공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에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 방안’에 따르면 ▲의사결정 체계 정비 및 경영 투명화 ▲준법지원 제도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단 경영에서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내 다른 계열사 임원의 결재를 배제하고 최종 결재를 대표이사가 하기로 했다. 이사회 개최를 격월로 늘리고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며, 사외이사를 이사회 과반으로 확대하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배제하는 방안도 담았다. 임원에 대한 보직 적합성 심사와 리더십 평가 등을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불만 등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에어의 경영 정상화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제시한 경영문화 개선 대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때까지 일정 기간 신규 운수노선 배분과 신규 항공기 등록을 하지 않고 전세기, 부정기 항공기 운항 등도 불허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LCC 업계가 지방 공항을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신규 노선을 늘려 가는 상황에서 신규 노선 취항 제한은 사업 확대에 상당한 걸림돌이 된다. 또 지난달 도입하려던 신규 항공기 B737-800 2대의 도입도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리스 계약과 도색, 좌석 개조 등을 끝낸 항공기를 방치해 둘 수밖에 없어 리스료 등 고정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에어는 전 거래일보다 6.22% 오른 2만 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뛰었지만 당장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날 진에어 노조는 성명을 내고 진에어에 ‘갑질 경영’을 일삼은 총수 일가와 혼란을 자초한 국토부를 동시에 비판했다. 노조는 “국토부가 모순된 법을 억지로 적용해 직원 생계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면서 “김현미 장관은 사퇴하고 국토부는 항공법을 재정비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천 명을 실직 위기에 몰아넣고도 비겁하게 숨어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무책임한 총수 일가는 사죄하고, 진에어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입법 미비’ 이유로 비겁하게 숨은 법원…1심은 안희정 아닌 김지은 재판이었다

    [색다른 인터뷰] ‘입법 미비’ 이유로 비겁하게 숨은 법원…1심은 안희정 아닌 김지은 재판이었다

    여성운동을 이끌어 온 활동가들은 ‘안희정 재판’이 남성 편향적인 한국 사회의 틀을 바꿀 변곡점이 되리라 기대했다. 자신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대한 제도권의 첫 응답이었기 때문에 많은 여성운동가들이 재판에 주목하고 참여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이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활화산처럼 타오른 미투의 분노와는 달리 우리 사회의 지반은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동토(凍土)임을 확인해 줬다. 공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한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42)씨가 지난 1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재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계속 재판을 방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흔치 않다. 피해자가 나서기도 어렵고 법정에서 제대로 평가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이 여기까지 밀어붙인 셈이다. 더욱이 안희정은 내가 20년간 성폭력 상담과 관련 운동을 하면서 봐 온 피의자 중 권력이 가장 센 사람이었다. →안희정의 권력도 이미 끝난 것 아닌가. -방청 과정에서 엄청난 권력자라는 걸 새삼 느꼈다. 선고공판 당일 새벽 6시 전에 방청권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법원 앞에서 줄을 선 이들이 안희정의 지지자들이었다. 변호사들의 조력도 남달랐다. 재판관을 주로 상대하는 중년 여성의 변호사, 증거 채택 문제에 집중한 두 남성 변호사, 피해자에게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진 젊은 여성 변호사 등 안희정의 변호인단은 전략적으로 치밀했다.→김씨 측은 어떠했나. -김지은을 지지하고 도운 사람들 가운데 남성 변호인이나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 그 많던 남성 인권변호사들이 모두 외면했다. 한 줌의 여성들이 어떻게든 해보려고 나섰다. 재판 전체가 ‘위력이 행사되는 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유죄를 예상했나. -재판이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재판부가 이 사건의 쟁점을 위력이 존재하는지와 위력이 실제로 행사됐는지로 쪼개서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이 바로 “저희도 그것을 중심으로 재판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검찰은 “위력 간음죄를 총체적, 맥락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재판부와 안희정 측 변호인단이 대화가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판결 가운데 가장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은 무엇인가. -책임을 입법에 돌린 점이다. 판사는 ‘비동의 간음죄’(No means no rule)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무죄를 선고한 것처럼 말했다. 그런데 비동의 간음죄보다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더 확실하게 처벌할 수 있는 게 ‘위력에 의한 간음죄’다. 이 조항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 비동의 간음죄가 있는 서방 국가도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미투가 계속 터져 나오니까 오히려 위력에 의한 간음죄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위력에 의한 간음죄(형법 303조)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성폭력 처벌법 10조)가 다 있다.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되는데 비겁하게 입법 미비로 책임을 돌렸다. →‘비동의 간음죄’ 입법이 굳이 필요 없다는 뜻인가. -비동의 간음죄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비동의 간음죄는 ‘노’(No)라 말했을 때 상대가 ‘노’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위력 관계에서는 ‘노’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때문에 비동의 간음죄는 부부나 친구 관계 등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처벌하는 데 유효한 조항이다. →위력에 의한 성폭행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입법 논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인가. -그렇다. 미투가 비동의 간음죄 입법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입법 물타기’를 경계한다. 이번 판결은 법이 문제가 아니라 판사의 재량에 따라 본질이 왜곡된 게 문제다. 재판부 탄핵이나 젠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성폭력 전담 재판부를 만드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 처벌이 보편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피해자들이 숨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법정까지 갔을 때 잃는 게 너무 많다. 직장 여성으로서 커리어를 다 포기하고 재판을 시작해야 하니까 입을 닫는다. 김지은의 안희정 고발은 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피해자가 용기 내기 어려운 사회였는데 미투 이후에 달라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 법원이 “이제 우리가 가진 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어야 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 ‘성적자기결정권’ 등 여성주의 용어들을 언급하며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우리가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 쓴 용어들을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쓴 것 같다. 대표적인 게 ‘성적자기결정권’과 ‘성인지 감수성’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고 침해당해선 안 되는 권리이지 행사해야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김지은한테 왜 그걸 행사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마치 ‘돈이 있는데 왜 쓰지 않느냐’고 책임을 묻는 꼴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은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그걸 침해한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 재판부는 김씨의 성인지 감수성도 문제 삼았다. 그런데 성인지 감수성은 재판관이 가져야 하는 것이다. 법관이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안희정을 재판해야 하는 것이란 말이다. →‘김씨가 피해자답지 않게 행동했다’는 재판부의 판단도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자답지 않다고 지적된 행동 대부분이 업무의 연장선에 있었던 일들이다. 강간 다음날 순두부를 챙겨 줬다고 하는데, 식사 챙기는 것은 권력자를 상사로 둔 비서의 기본 업무이다.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상사가 짜증을 내는데 안 할 수 있겠나. →이번 판결에 가장 분노하는 이들이 여성 직장인들인 것도 그 때문인가. -그렇다.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직장인들도 위력에 의한 등산, 위력에 의한 회식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날 저녁 상사가 술자리에서 욕하고 때렸어도 다음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출근해야 하는 게 직장 내 ‘을’들의 현실이다. 김지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에 성이 개입되니까 ‘이상하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 전체가 ‘피해자다움’을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은 다 쓰러져 있고, 인생 포기하고, 자살을 기도할 거라는 편견이 있다. 그런데 대다수 피해자들은 당장은 그렇게 못 한다. 대부분이 얼어붙는다. ‘내가 어제 뭘 겪은 거지’라고 그 일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김지은이 수행비서에 채용된 지 불과 3주 만에 첫 간음이 일어났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거다. 그리고 두 달간 3번의 성폭행이 일어났다. 김씨는 비서가 된 후 “이제 너는 안희정 사람”, “정치판에서는 평판이 전부”라는 이야기를 매일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만 가만히 있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사소화시키는 과정을 겪는다. 김지은도 그 과정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위력의 존재’가 곧 ‘위력의 행사’는 아니지 않나. -물론 양자를 동일시할 수 없다. 그런데 재판부는 안희정에게 ‘위력’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의 행사 여부를 증명할 때는 김지은에게 “왜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갑자기 주어가 달라진 거다. 재판부는 안희정한테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인권을 강조하던 사람이 왜 참모한테 그런 행동을 했느냐”고 한 번도 묻지 않았다. 안희정 재판이 아니라 김지은 재판이었다. 안희정이 “외롭다. 안아 달라”고 한 것 자체가 위력의 행사인데도 말이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너무 넓게 인정되면 부하 여직원과의 불륜을 모두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다. 불륜은 둘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보통 위력에 의한 간음죄 재판에서는 둘이 진짜 연인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같이 찍은 사진이나 하트를 보낸 문자가 있는지, 데이트를 한 흔적이 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위력 관계 속에서도 상호 동의에 의해서 위력이 무력화될 수 있는 연인 관계로 전환됐는지도 중요하다. 그런데 안희정 재판의 쟁점은 이게 아니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성적자기결정권 행사 여부를 물었다. 안희정은 둘이 연인이었다는 증거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했다. →여성들의 분노가 남성 혐오로 흐르는 측면도 있다. 성평등 사회로 가려면 결국 남성과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여성들만의 힘으로 1심까지 왔다면 2심에서는 남성들의 동참이 절실하다. 남성들도 겪었던 갑질 횡포에 대한 증언과 자백이 나와야 한다. 생물학적 성별을 떠나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여성들과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감하는 그 지점을 찾아내는 것은 남성들의 몫이다. 위력에 의한 모욕에 숨죽일 수밖에 없는, 영혼이 죽어 가는 모습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투 이후 남성들의 젠더 감수성도 발전하고 있지 않나. -그간 남성들이 많이 놀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강의를 하면서 여성이 겪는 폭력의 현실을 얼마나 몰랐는지 고백하는 남학생들도 많이 만났다. 밤에 택시 타고 들어갈 때 여성이 “잘 들어갔느냐”고 안부 문자를 보내면 남성은 이를 호감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이 문자는 위험 사회에 노출된 여성들의 일상의 언어이다. 이런 현실을 남성들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보수 정권에 비해 젠더 감수성이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 않나. -현 정부는 ‘386 진보 남성’의 한계에 갇혀 있다. 보수의 한계와는 또 다르다. 진보 쪽 남성들은 자신이 다른 남성보다 낫고 매력적이라고 착각하며 여성들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 보수 남성들이 ‘왕’처럼 군림했다면 진보 남성들은 ‘왕자병’에 걸린 것 같다. 보수는 여성의 입을 막았고 진보는 듣는 척하지만, 결국 ‘너도 동의했잖아’라고 치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도 페미니스트다”라고 선언했지만, 페미니즘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이다. 선언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항소심은 어떻게 예상하나. -항소심이든 대법원이든 이겨야 한다. 1심 재판부는 안희정 편이었다. 검찰이 제기한 모든 문제에 아무것도 답하지 않았다. 대법 판례를 볼 때 폭행, 협박이 없고 김지은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사건에도 유죄를 내린 경우가 있다. 이번처럼 끝까지 싸우려는 피해자가 등장했을 때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진전되어야만 한다. 여기서 이겨야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낸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권김현영은 누구 1994년 대학에 들어간 이후 줄곧 여성운동을 해 왔다. 대학 총여학생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대학원 졸업 후 이화여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등 다수의 책과 연구논문을 냈다. 지난 18일 안희정 무죄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집회에 참여했다.
  • [단독] 노조 교섭위원 해외·지방 발령…BHC, 기회 빙자한 ‘인사 갑질’

    [단독] 노조 교섭위원 해외·지방 발령…BHC, 기회 빙자한 ‘인사 갑질’

    치킨 가맹점 업계 빅3 중 하나인 ‘BHC’가 노동조합 교섭위원을 해외·지방으로 발령내는 ‘인사 갑질’로 노조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HC 노동조합은 지난해 11월 23일 치킨 가맹점 업계 중 처음으로 설립됐다. 19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등에 따르면, BHC 사측은 노조 교섭위원인 조해기(47) 교육국장을 지난달 30일 해외 지사장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 인사 발령을 거부할 수 없는 조 교육국장은 이번 주에 해외로 떠나게 돼 사실상 교섭위원으로서의 활동이 중단된다. 조 교육국장은 “아직도 제가 왜 해외 근무 적임자인지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BHC 사측은 교섭위원 4명 중 위원장을 제외한 3명에 대해 전직, 승진, 징계라는 인사 조치를 내려 노조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교섭위원인 김창수(46) 사무국장은 지난 1월 19일 서울 본사에서 강원 원주로 전직됐다. 같은 날 BHC노조 설립 멤버이자 교섭위원 오모(49)씨는 팀장에서 이사로 승진됐다. 이사는 조합원 자격이 없어서 교섭위원 활동을 할 수 없다. 조 교육국장은 지난 3월 카톡방에서 노조 홍보 등을 하다가 3개월 감봉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18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화해 권고를 노사가 받아들였지만,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시 해외 발령 등의 인사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화해절차로 강원도에서 본사로 복귀한 김 사무국장은 지난달 30일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됐고, 3개월 감봉에서 경고로 징계수위가 낮아진 조 교육국장은 같은 날 해외로 인사 발령났다. BHC 관계자는 “능력이 있으니까 해외 지사장으로 발령을 낸 것”이라면서 “인사 이동은 어느 회사에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활동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조윤희 노무사는 “능력자를 해외에 보낸다지만 이전 감봉 사유 중 하나는 능력 부족이었다”면서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우연만 이렇게 겹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정책 수정 vs 소득 주도… 정부·靑 고용대책 엇박자

    정책 수정 vs 소득 주도… 정부·靑 고용대책 엇박자

    김동연 “기존 경제정책 필요하면 개선” 장하성 “현 정책 안정되면 일자리 늘어” 민주당, 상가 임대료 등 구조 개선 추진 전문가 “안일한 대응, 고용 참사 키웠다”‘지난달 취업자 수 5000명 증가’라는 고용 참사로 당·정·청이 19일 긴급 회동했지만 시각차는 여전했다. 청와대는 기존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정책을 지속할 뜻을 밝혔지만 기획재정부는 그간 추진한 경제정책을 수정하는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안일한 대응이 고용 참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긴급회동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고용 문제가 어려운 것은 구조 요인, 경제 요인, 정책 요인이 작용한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규제개혁과 미래성장 동력 등 혁신성장 가속화를 통해 민간의 일자리 창출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어 “추진한 경제정책도 그간의 효과를 되짚어 보고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 부처와 당과 협의해 개선, 수정하는 방향도 검토하겠다”면서 “우선 일자리 상황 및 추경을 속도감 있게 하고 내년 재정 기조를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청년과 노인, 저소득층 소득을 확대하고 가계 지출을 줄여 주는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우리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정책들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성장의 성과를 체감하고 고용 상황도 개선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기존 정책을 계속할 뜻을 밝힌 것이다. 장 실장은 “자영업자 대책과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 자영업자 상황이 일부 개선되고 일부 산업에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 안정화되면 고용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감히 말씀드린다.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여당에 달려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좀처럼 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가 뭔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서 적절한 대책을 내놓겠다”면서 “진단이 정확해야 올바른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당 지도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본질은 높은 상가 임대료, 카드 수수료, 가맹본부의 갑질 등 구조적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융통성 부족한 주52시간제의 시행 등을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실수를 인정하고 궤도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담론투쟁하는 듯한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면서 “차분하게 정책 대응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심각한 일본의 직장내 ‘상사 갑질’…결국 정부가 직접 나섰다

    심각한 일본의 직장내 ‘상사 갑질’…결국 정부가 직접 나섰다

    일본에서 이른바 ‘파와하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결국 정부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상사 갑질’.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파와하라는 영어 ‘파워’(힘이나 지위·일본식 발음 ‘파와’)와 ‘해러스먼트’(괴롭힘·일본식 발음 축약 ‘하라’)를 합한 말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직장내 파와하라 상담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곳곳에서 갈등과 분쟁이 생기면서 기업들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업무지도’냐 ‘괴롭힘’이냐의 경계가 불분명해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올 가을 전문가 회의를 통해 기업에 파와하라 대책을 의무화할지 등을 검토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 대책이 미진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을 보유한 노무사 등을 파견해 파와하라에 대한 상담창구 개설과 사내 규정 정비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지난해 일본 전국의 노동국에 접수된 직장내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의 상담건수는 총 7만 2067건에 이른다. 전년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6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88건은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져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역대 가장 많은 건수다.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도쿄의 소니은행은 매년 무기명 조사를 실시해 파와하라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희망자에 대해서는 면담을 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파와하라는 직장내 근로환경 악화와 퇴직자 증가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많기 때문에 이를 경영상의 리스크로 보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는 대응책에 격차가 크다. 2016년 기준으로 종업원 1000명 이상의 기업들은 88%가 파와하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99명 이하 기업은 26%에 불과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강원대학교 병원 수술실, 의사 성폭력·갑질 만연…뽀뽀하고 나체 노출

    강원대학교 병원 수술실, 의사 성폭력·갑질 만연…뽀뽀하고 나체 노출

    강원대학교 병원 수술실에서 의사들이 심각한 성폭력과 갑질을 휘두르고 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16일 “강원대학교 병원 수술실 간호사 37인이 지난 7월 7일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병원 분회에 19쪽 분량의 수술실 고충 사항을 전달했다”면서 “간호사의 글에는 촌각을 다퉈 생명을 살린다는 병원 수술실에서 이뤄지는 의사들의 많애이 폭로돼 있다”고 밝혔다. 간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섹시한 여자가 좋다’면서 간호사에게 짧은 바지를 입고 오라는 교수, 수술 고글을 벗을 때 도와주는 간호사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뽀뽀하려는 교수, 샤워한 뒤 옷을 입지 않고 탈의실에서 그대로 나와 간호사에게 맨몸을 드러낸 교수도 있었다. 간호사들은 “수술실 의사가 간호사들을 회식에 불러 억지로 옆에 앉히고 허벅지와 팔뚝을 주물렀다” “제왕절개 수술 도중 본인(의사) 얼굴에 땀이 나면 간호사의 어깨, 팔, 목 등에 닦았다” “간호사가 수술용 가운을 입혀줄 때 껴안으려 하거나, 근무복을 입고 있을 때 등 쪽 속옷을 만졌다”고 증언했다. 본부는 “강원대병원 수술실은 강제로 만지고, 뒤에서 껴안고, 나체를 보여줘도 철저히 묵인되는 의사들의 성범죄 지옥”이라며 “간호사들은 온갖 종류의 성희롱 속에 여성으로서, 간호사로서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갑질도 비일비재했다. 간호사들은 “수술 준비상에 기구를 위협적으로 집어 던지거나, 기구를 바늘이 있는 상태로 아무 곳에나 던져놔 자상의 위험이 있었다” “수술 중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가 간호사의 책임이 아님에도 모든 사람이 있는 앞에서 소리를 질러 수치심을 느끼게끔 했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의사들이 “어디 감히 간호사가 의사한테 대들어?”라는 권위적인 갑질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본부는 “안에서부터 곪아터진 의사들의 성범죄와 이를 용인해주는 폭력적인 병원 문화를 이제는 멈춰야 한다”며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분회는 해당 사건을 원내 고충처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부는 병원에 ▲폭로된 성범죄 진상 조사에 측각 착수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수술실 의사가 간호사에게 저지른 성범죄에 사과할 것 ▲진상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위한 보호 방안을 즉각 발표할 것 ▲갑질이 만연한 직장 문화를 방조한 책임에 대해 사과하고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강원대학교 병원은 17일 해명 자료를 통해 “수술실 간호사가 제출한 청구서에 대해 수술장 근무환경개선 전담팀을 중심으로 적극 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은 “제기된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며 “2차적인 피해나 불합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진에어 면허 취소는 피했지만 … 신규노선 제한 등 정상화 ‘첩첩산중’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에 면허 취소 대신 경영상 불이익을 주기로 하면서 진에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신규 노선 취항과 기재 도입 제한 등 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경영 정상화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17일 진에어는 입장자료를 내고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고객 가치 및 안전을 최고로 여기는 항공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짧게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14일 국토부에 ‘경영문화 개선 방안’을 제출해 ▲의사결정 체계 정비 및 경영 투명화 ▲ 준법지원 제도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에서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내 다른 계열사 임원의 결재를 배제하고 최종 결재를 대표이사가 하기로 했다. 이사회 개최를 격월로 늘리고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며, 사외이사를 이사회 과반으로 확대하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배제하는 방안도 담았다. 준법지원인을 선임해 항공법령을 꼼꼼히 준수하고 외부전문가와 익명 제보 등을 통해 준법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임원에 대한 보직 적합성 심사와 리더십 평가 등을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복지와 불만 등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면허 취소 위기에 몰리면서 주가 급락 등 경영에 심각한 불안을 겪었던 진에어는 이날 국토부의 결정을 계기로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면허 취소 대신 주어진 제재가 경영에 적지 않은 불이익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제시한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때까지 일정 기간 신규 운수노선 배분과 신규 항공기 등록을 하지 않고 전세기, 부정기 항공기 운항 등도 불허하기로 했다. 최근 LCC업계가 지방 공항을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신규 노선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신규 노선 취항 제한은 사업 확대에 상당한 걸림돌이 된다. 또 지난달 도입하려던 신규 항공기 B737-800 2대의 도입도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리스 계약과 도색, 좌석개조 등을 끝낸 항공기를 방치해둘 수밖에 없어 리스료 등 고정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에어는 전 거래일보다 6.22% 오른 2만 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뛰었지만 당장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날 진에어 노조는 성명을 내고 진에어에 ‘갑질 경영’을 일삼은 총수 일가와 혼란을 자초한 국토부를 동시에 비판했다. 노조는 “국토부가 모순된 법을 억지로 적용해 직원 생계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면서 “김현미 장관은 사퇴하고 국토부는 항공법을 재정비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수천 명을 실직 위기에 몰아넣고도 비겁하게 숨어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무책임한 총수 일가는 사죄하고, 진에어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부 “진에어, 갑질 관행을 근절 없이는 사업 확장 못해”

    정부 “진에어, 갑질 관행을 근절 없이는 사업 확장 못해”

    국토교통부가 17일 진에어의 항공운송사업면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에서 불거졌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다. 국토부의 이번 결정에는 근로자 고용불안, 소비자 불편 등을 면허 취소 시 타격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비정상적 경영행태가 반복될 경우 사업확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에어 면허유지 결정을 둘러싼 과정과 향후 계획 등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진에어의 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하기까지 과정은. -진에어의 면허취소 여부를 둘러싼 논의는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에서 촉발됐다. 국토부는 당시 미국 국적 조 전 전무가 항공법령을 위반해 과거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을 인지했다. 이후 면허취소 여부 결정을 위한 청문, 법률전문가 회의 등 법적 절차를 진행했고 지난 16일 자문회의를 통해 면허를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사건을 놓고 시간을 끌어 시장 혼란을 키왔다는 비판이 있다. -관계 법령상 면허발급 또는 취소 시에는 청문, 이해관계인 의견청취 등 법정 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돼 있다. 청문 등의 과정에서 사실관계 및 법리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이번에 결정하게 된 것이라는 게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면허취소까진 아니더라도 과징금, 영업정지 등 다른 제재를 검토할 수는 없나. -구 항공법 제129조에 따라 면허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는 면허취소 여부 외에는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등은 할 수 없다. 다만 국토부는 이와 별도로 갑질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당분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청문 절차에서 진에어가 주장한 내용은 무엇인가. -외국인 임원이 1명이라도 있는 경우를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한 것은 법이 과도하다고 호소했다. 또 근로자, 주주, 예약객 피해 등을 고려시 신뢰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전무가 외국인이긴 하나 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함을 알 지 못했다고 소명했다. 이와 함께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대책 등도 제시했다.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방안에는 무슨 내용이 담겼나. -최종 결재는 진에어 대표이사가 하고, 한진칼, 대한항공 등 타계열사 임원의 결재(승인 또는 합의) 배제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사외이사 수를 이사회 구성의 과반으로 확대하는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투명화하겠다고 밝혔다. 사내고충처리시스템을 보완하고 권위적 문화를 근절하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방안도 담겼다. 국토부는 개선 대책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신규노선 허가 등을 제한할 계획이다. 이른바 갑질 관행을 근절하지 않으면 사업 확장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도가 반영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진에어 항공면허 유지…“신규노선 불허 등 제재”

    진에어 항공면허 유지…“신규노선 불허 등 제재”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의 외국인 임원 불법 재직과 관련해 항공운수사업 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17일 결정했다. 다만 진에어의 경영 형태가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신규노선 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김정렬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면허 취소로 달성하는 사회적 이익보다 면허취소로 인한 근로자 고용불안정, 예약객 불편, 소액주주 및 관련 업계 피해 등 사회·경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의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다. 구(舊) 항공법(현 항공사업법)에 따라 외국인 임원 재직은 항공운송사업 면허 결격 사유다. 이에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한 청문, 이해당사자 의견청취, 전문가 법리검토, 면허 자문회의 등을 진행했다. 면허자문회의에서는 정상 영업중인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하게 될 경우 오히려 근로자 고용불안, 소비자 불편, 소액 주주 손실 등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외국인 임원 재직이 불법임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소명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면허 취소보다 면허 유지의 이익이 크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국토부는 갑질 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이러한 제재는 진에어가 청문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돼 진에어의 경영행태가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개선 대책에는 진에어 경영 결정에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내부신고제 도입, 사내고충처리시스템 보완 등이 담겼다. 한편 국토부는 항공안전 및 소비자보호 강화 등 제도개선 방안을 다음달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러시아 국적의 외국인 임원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재직한 에어인천에 대해서도 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진에어 면허 취소 위기 모면…국토부 “일정기간 신규노선 불허”

    진에어 면허 취소 위기 모면…국토부 “일정기간 신규노선 불허”

    진에어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 위기를 모면했다. 국토교통부 김정렬 2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불법 등기이사 재직 논란을 빚은 진에어에 대한 면허취소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등기임원으로 올렸다. 국토부는 지난 4월 ‘물벼락 갑질’ 사태가 불거진 뒤에서야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 처벌 수위를 논의해왔다. 항공사업법상 외국인은 국내 항공사의 등기임원에 오를 수 없다. 이에 국토부는 두 차례 청문회를 열어 진에어 입장을 청취하고, 직원·협력사·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전문가 법리검토 등을 통해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했다. 전날인 16일에는 법률·경영·소비자·교통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면허자문회의를 열어 최종 의견을 수렴했다. 김 차관은 “면허자문회의에서 면허취소 여부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며 “법 위반 행위에 대해 법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해 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법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면허 유지의 이익이 크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면허 취소로 인한 노동자 고용 불안, 소비자 불편, 소액주주 손실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자문회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또한 적발 당시 조현민 전 부사장이 이미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상태였기 때문에 면허 취소까지 내리기는 힘들다는 법률 자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의 국내 항공사 지배를 막기 위한 항공법 취지에 비해 외국인의 등기임원 재직으로 인한 항공주권 침탈 등 실제적 법익 침해가 적다는 판단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진에어는 청문 과정에서 외국인 임원 재직이 불법임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소명했다고 국토부가 전했다. 국토부는 다만 ‘갑질 경영’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제재는 진에어가 청문 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 위반 재발 방지 및 경영 문화 개선 대책’이 충분히 이행되고, 진에어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유지될 방침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배임 혐의’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경찰 소환

    ‘배임 혐의’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경찰 소환

    회삿돈을 유용해 개인적으로 쓴 혐의를 받는 이재환(56) CJ파워캐스트 대표가 17일 경찰에 소환됐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대표를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한 이 대표는 ‘회삿돈으로 개인 요트를 구매한 게 맞느냐’ ‘비서들에게 갑질해서 논란이 됐는데 사과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대표는 올해 초 약 25억원 상당의 요트를 회사 명의로 구입해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회삿돈으로 캠핑카 등 차량 여러 대를 구입하는 등 총 30여억 가량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CJ파워캐스트 본사와 강남지점 등을 압수수색해 회사 자금 지출내역 등 자료를 확보했다. 자금 지출에 관여한 임직원들도 차례로 불러 의혹에 관련한 사실 관계를 조사했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와 임직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이 대표를 상대로 회삿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캐물을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친동생으로, 지난 4월 수행비서에게 요강 청소를 시키고 여직원 앞에서 야한 동영상을 틀어 놓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는 ‘갑질’ 폭로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이 대표가 운영했던 옥외광고대행 회사가 CJ CGV 광고를 독점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도 휩싸이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승무원은 생명 지키는 안전요원 겉모습 갇힌 왜곡된 시선 바꿔야”

    “승무원은 생명 지키는 안전요원 겉모습 갇힌 왜곡된 시선 바꿔야”

    2009년 만 스물넷의 나이로 등단한 소설가 박민정(33)은 현재 한국 문단에서 뜨거운 작가로 꼽힌다. 두 권의 소설집을 내며 2015년 김준성문학상, 2017년 문지문학상,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그는 뚜렷한 문제의식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폭력을 날카롭게 조망하는 ‘신중한 관찰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발표한 첫 장편 ‘미스 플라이트’(민음사)에서 한국의 몰상식한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찰력은 한층 치밀해졌다. 항공사 승무원들의 비인간적인 노동 조건, 노동자에 대한 사측의 갑질, 군대 방산 비리, 내부 고발 등 240여쪽 분량에 담긴 이야기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작품의 주인공인 항공사 5년 차 승무원 유나는 기내 탑승객의 습관적인 성희롱과 물리적 폭력, 회사의 부당한 압박에 시달린다. 그러다 조종사 노조 간부인 유부남 부기장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몰리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전직 공군 대령으로 방산 비리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 전역한 유나의 아버지 정근, 과거 정근의 개인 운전병이자 유나와 같은 항공사의 부기장이 된 영훈의 이야기가 또 다른 축으로 등장한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박 작가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봐왔던 아버지의 부하를 같은 회사 직원으로 만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면서 “두 인물 간의 인연이 끈질기고 집요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사회의 부당하고 불편한 부분이 개입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 넣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나 친척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도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됐다. 승무원들의 화려한 외양에 가려져 있는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 익히 들었던 터라 이 소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승무원은 사실 안전 요원이잖아요. 구난 상황에서 승객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대피시키려면 굉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고요.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승무원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모단정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유나가 수영을 배우는 에피소드를 책 속에서 언급한 것도 예쁜 얼굴보다 건강한 신체가 승무원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을 짚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승무원 개인에게 면세품 판매 실적을 강요하고, 같은 팀원의 생활을 감시하게 하는 ‘엑스맨 제도’ 등 항공사가 직원을 착취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행태를 보고 있자면 최근 세간을 시끄럽게 한 국내 대표 항공사 오너 일가의 추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예전부터 있었던 일들이지만 신기하게 이 책을 낼 즈음 관련 문제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이 문제의 근본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해 가시화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계기를 통해 승무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고정관념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 간의 갈등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초상을 그려온 작가는 앞으로도 가족 서사가 담긴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른들끼리 몰래 이야기하는 가족들의 비밀 같은 것들 있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에서 다 들었거든요(웃음). 일곱 살 때쯤 저희 가족의 큰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됐어요.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그때 저희 가족이 겪은 문제들, 가족 안에서의 권력관계들이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더라고요. 가족생활이 사회생활의 축소판인 거죠. 이때 제가 겪은 경험도 곧 소설에서 다뤄 보려고 합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시윤, 클럽 난투극 포착 ‘베일 듯한 눈빛’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시윤, 클럽 난투극 포착 ‘베일 듯한 눈빛’

    가짜 판사 윤시윤이 클럽에서 난투극을 벌인다.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15일 방송에서 윤시윤이 클럽 난투극을 벌인다. 사건과 마주하려는 한강호(윤시윤 분)만의 활약일 수도 있고, 혹은 거짓으로 판사 행세 중인 한강호에게 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더 궁금증을 자극한다. 사진 속 한강호는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커다란 덩치의 사내와 몸싸움 중이다. 베일 듯 날이 선 한강호의 눈빛은 보는 사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강호와 치열하게 대치 중인 사내의 정체. 그는 연예인 박해나(박지현 분), 클럽종업원 지창수(하경 분)의 마약사건과 관련된 민구남이다. 민구남은 두 사람이 마약을 했던 클럽을 대리로 운영 중인 인물이다. 현재 한강호는 해당 사건이 석연치 않다. 갑질폭행을 한 재벌3세 이호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것은 물론 박해나와 지창수가 이호성을 위해 죄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에 지난 방송에서는 한강호가 직접 재판정 아래로 내려와 민구남을 폭행했고 증언한 지창수의 손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사건에 있어서 민구남은 중요한 인물인 것. 이에 한강호가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그를 찾아가 난투극까지 벌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체 한강호는 왜 클럽을 찾아간 것일까. 그가 민구남과 만나 나눈 대화는 무엇일까. 그것도 모자라 대체 어쩌다가 클럽에서 난투극까지 벌이게 된 것일까. 진짜가 아닌 가짜이기에 종잡을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아슬아슬하고 짜릿한 한강호의 스펙터클한 사건 파헤치기는 오늘(15일) 수요일 밤 10시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13~14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한항공 위기 부른 조현민, 진에어 등서 4개월간 17억원

    대한항공 위기 부른 조현민, 진에어 등서 4개월간 17억원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 겸 진에어 부사장이 올해 1~4월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퇴직금을 포함해 총 17억원이 넘는 보수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총 8억 6884만원, 진에어는 8억 7400만원이다. 이중 급여가 각각 1억 6918만원과 1억 7300만원, 상여금이 총 5339만원 등이다. 전체 수령액의 4분의3이 퇴직금으로, 대한항공에서 6억 6121만원, 진에어에서 6억 3100만원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퇴직금과 관련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퇴임 당시 월평균 보수, 직위별 지급률 및 근무 기간 7.5년을 고려해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도 근무기간을 6.5년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상속세 미납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은 그룹 계열사 4곳으로부터 올해 상반기 약 58억원 급여를 받았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를 보면 조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20억 7660만원이다. 이밖에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한진칼(16억 2540만원) ▲한진(6억 7425만원)과 미등기 상근 회장으로 재직 중인 ▲한국공항(14억 5095만원)에서도 급여를 받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샐러리맨’ 권오현 52억… 총수는 한진家 조양호 58억 ‘보수킹’

    재판 중 이재용 부회장 ‘무보수 경영’ 허창수 회장 53억·정몽구 회장 50억 스톡옵션 포함 땐 박신정 부사장 231억 올해 상반기 재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전문경영인은 약 52억원을 수령한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가를 포함하면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4개 계열사에서 58억원을 챙겨 ‘보수킹’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14일 각 사 반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음에도 올해 상반기 보수 총액으로 51억 71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39억 8000만원)와 비교하면 63.0% 감소한 것이다. 이어 윤부근 부회장이 26억 6100만원, 신종균 부회장이 26억 3800만원, 이상훈 이사회 의장이 22억 2800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경영자들은 보통 성과인센티브(OPI)가 합산되는 하반기에 더 높게 책정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사실상 경영에 복귀했으나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해 급여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를 포함한 오너가 중에서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등 4개 계열사에서 58억 272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1년 동안 연봉으로 66억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상반기 만에 85% 이상을 받은 셈이다. ‘물벼락 갑질 사건’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올 상반기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 총 17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이 중 13억원이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됐다. 지난 5월 숙환으로 별세한 구본무 전 ㈜LG 회장은 급여 13억 6800만원, 상여 40억 6000만원을 합해 54억 2800만원을 받았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는 GS와 GS건설 등에서 52억 7400만원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로부터 28억 3600만원, 현대모비스로부터 21억 2700만원 등 모두 49억 6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현대차로부터 8억 3900만원을 수령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에서 20억원씩 모두 40억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한편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까지 포함하면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이 230억 9000만원으로 지배주주(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출신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입국장 면세점’ 가시화… 업계 “면세 한도 늘려야”

    중소·중견업체선 ‘경쟁력 강화’ 큰 기대 文대통령 “도입 검토”에 설치 가능성 커 면세시장 활성화와 이용객 편의 강화를 위한 공항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업장 규모가 한정적인 데다 내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만큼 면세 한도를 늘리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시장 확대 효과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검토할 것을 관계 부처에 주문하면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이와 관련한 관세법 개정안이 모두 여섯 차례나 발의됐다가 불발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여러 모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이다. 그동안 기내면세점 매출 감소를 이유로 반대했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최근 잇따른 갑질 논란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인 까닭이다. 또 지난 설 연휴에 면세품 인도장 대란으로 항공기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성수기 때마다 인도장과 관련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관세청이나 기획재정부 등 유관 부처에서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내국인 관광객들이 출국할 때 구입한 면세품을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게 된다. 또 출국장 인도장으로 몰리는 인파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중소·중견 면세업체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규모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한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은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아 대기업이 아니어도 운영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중견 업체들이 공항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얻으면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면세점들은 면세시장 활성화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600달러로 정해진 현행 내국인 면세 구매 한도를 늘리지 않는 이상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이 줄어들어 결국 총액은 비슷한 눈속임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출국장 면세점의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현행 임대료 계약에 수정이 불가피한데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진통이 우려된다”면서 “추가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불필요한 출혈 경쟁만 가중돼 결국 공항 측만 배불리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면세 구매 한도를 늘리고 입국장 인도장을 도입하는 등의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이나 온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장 인도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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