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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론을박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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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속이 빚은 선거구 논란/최태환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지방의원선거 중 기초단체의원선거에서 선거구 개념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놓고 정치권내에서 의견이 분분해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여야간에는 물론 여권내에서도 설왕설래하는 부분은 「기초자치단체의 의원선거구는 읍·면·동 단위로 하되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는 시·도 조례로 정한다」는 지방의회의원선거법 15조 2항의 해석문제로 압축된다. 이 조항의 전반부를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선거구의 최종단위는 읍·면·동이므로 인구 2만명이 넘어 여러 명을 뽑아야 하는 읍·면·동은 중선거구제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선거구는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다는 후반부분을 원용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인구 2만명 이상의 읍·면·동은 예외적으로 시·도 조례로 또다시 2∼3개의 선거구로 나눠 소선구제를 채택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9일 민자당 당무회의에서 선거구 해석과 관련,갑론을박이 벌어지자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좀더 시간을 두고 검토해보자』며 얼버무렸고 한 핵심당직자는 당정간에 의견을 조성해 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집권당의 수뇌부도 명확하게 개념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 것이다. 민자당내 서울 출신의원 등 대도시 출신의원들은 20일 의원세미나에서 이 문제를 제기,중선거구제로 해석한 일부 당직자들의 견해를 반박했다. 국회의원선거구와 광역지방의회선거구가 소선거구제로 돼 있는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혼합선거구제를 인정한다는 것은 법체계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언에 나선 몇몇 의원들은 『이같은 해석상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지적된 것도 국회 법사위 심사 때였다』고 주장하고 당최고위원들을 비롯,당4역·지자제협상 실무3인 등 당 실세들 가운데 서울 출신의원이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은 데서 이같은 「혼선」 초래의 가능성이 내재돼 있었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최각규 정책위의장·김윤환 원내총무 등 민자당 당지도부들이 평민당 등 야권의 중선거구해석을 의식,『여러 갈래로 해석할 소지가 있지만 여야협상 당시 공감대를 형성했던대로 일단 중선거구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정치쟁점화 가능성에 대한 조기진화에 나서고 있어 여야 격돌로는 비화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시비는 당론을 소선거구제로 확정,협상에 임했던 민자당이나 중선거구제방침을 철회,소선거구제를 받아들였던 평민당 모두 협상 마무리에만 급급,소선거구의 기본원칙에 「배치」되는 혼합선거구를 기초자치단체에 도입하는 졸속처리과정에서 비롯된 듯하다. 결국 혼선을 빚는 법안을 만들어놓고 지자제협상을 모두 자신들의 공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여야의 모습 속에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 “등원명분 찾기”… 머뭇거리는 야권

    ◎평민ㆍ민주의 속사정을 알아보면…/지자제 성과 등 손에 쥘 속셈 평민/내심으론 “등원 불가피”… 의견조정 단계 민주 ○…평민당과 민주당 등 야권이 국회 등원을 기정 사실화해 놓고서도 마땅한 명분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듯한 눈치다. 평민당은 내각제개헌 문제와 함께 등원거부의 대표적 이유였던 지자제문제가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털컥 국회에 들어간다는 것이 대내외적으로 설득력이 없고 어딘가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은 지난 7월 의원직 사퇴서 제출을 주도했던 터에 정국상황이 등원을 선언할 만큼 호전됐다고 할 수 없는 데다 「약세 야당」으로서 등원여부에 상관없이 손해볼 것은 없다는 입장에서 눈치를 살피는 듯한 인상이다. 양당의 이같은 고민은 13일 열린 평민당의 당 소속의원 및 당무위원 연석회의가 등원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당지도부에 일임한 점이라든가 민주당의 정무회의가 등원문제에 대한 논란을 벌이다 결정을 유보한 데서도 충분히 감지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의 양당 움직임을 놓고볼 때는 평민당이 국회 복귀 쪽으로 훨씬 가까이 다가서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평민당은 지금까지 지자제협상에서 의견일치를 본 사항을 명문화하는 데만 여권이 동의한다면 당장이라도 등원하겠다는 태세다. 지금까지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기초자치단체에서의 정당공천제 문제는 이점만 수용되면 차기 선거 때까지 논의를 유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민자당은 그러나 12일의 여야총무회담에서 이같은 제의를 거절했다. 그러나 설사 지자제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조기등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평민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평민당이 이날 회의의 결론을 「지도부에 일임한다」로 유도한 점이라든가 소속의원들에게 「지역여론」 수렴을 위한 2∼3일간의 지역구 활동을 벌이도록 한 점 등은 독자등원을 전제로 한 「수순밟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평민당은 지역여론수렴활동과 병행해 여야총무회담을 추진시켜 지자제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지역여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회복귀를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평민당이 이처럼 등원을 기정사실화하기까지에는 「등원거부」가 더이상 대여협상의 「무기」가 될 수 없다는 상황인식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민자당이 단독국회를 강행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등원거부」는 이미 「약효」를 상실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이번 임시국회에서 지자제법안은 반드시 통과시켜야만 내년부터 실행이 가능하다는 시기적인 촉박성과 염광ㆍ함평 보궐선거에서의 압승기류를 정기국회 운영에까지 연장시키겠다는 자체적인 판단 등도 평민당이 등원을 서두르게 직접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민당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비해 민주당은 내심으로 등원불가피론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겉으로는 찬반 론으로 양분돼 여전히 논의단계에서 맴돌고 있는 양상이다. 소속의원만 놓고 볼때 이기택 총재와 이철 김정길 노무현 의원은 등원반대파로,박찬종 김광일 장석화 허탁 의원 등은 찬성파로 구분된다. 김광일 의원 등은 평민당에 앞서 독자등원을 선언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단 평민당이 등원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린 후에야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일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평민당 소속의원 및 당무위원 연석회의는 국회 등원문제를 놓고 「즉각등원」론과 여야협상 타결 후의 「원칙있는 등원」 주장 및 「등원반대」 주장 등으로 엇갈려 3시간30여분 동안 난상토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김대중 총재가 직접 사회를 본 이날 회의에서 평민당 지도부는 내심 염두에 두고 있는 등원여부에 대한 「복안」에 영향을 미칠 「강성발언」의 분출을 우려한 듯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 김 총재는 회의에 앞서 인삿말을 통해 『정치는 계속적으로 선택을 해나가는 것이지만 한번만 잘못 선택해도 결정적인 잘못을 범할 수 있으므로 국민의 생각과 뜻에 따르는 선택을 하자』며 일단 자신의 의중을 접어두고 토론을 유도. 김태식 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15명의 발언자 중 민생문제를 고려,더이상 국회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과 지자제와 관련한 여야협상의 쟁점이 관철되지 않는 한 등원은 불가하다는 강경론 등 양론이 있었으나 강경론이 우세했다』고 설명. 이에 반해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등원여부에 대한 결정을 당지도부에 일임키로 했다는 것은 오늘 회의 자체가 등원시기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갑론을박을 벌인 것에 불과하다』라고 상반된 주장. 이희천 채영석 정균환 의원 등은 『국민정서로 봐 야당이 등원해 추곡가 등 민생문제에 대해 투쟁해야 된다는 시각이 많다』면서 『지자제는 현재 협상을 통해 얻은 것을 토대로 미타결된 것은 들어가서 따내자』며 등원론을 피력. 이에 비해 유인학 박상천 양성우 의원 등은 『지자제 실시와 날치기 통과를 방지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에 대한 절충내용을 법조문에 가까울 정도로 문서화하지 않는 한 등원은 불가』라는 식으로 「조건부」 등원불가론을 개진. 전날 서울시내 모 음식점에서 회동,의견을 집약한 조윤형 국회부의장 노승환 김종완 이상수 의원 등 통합서명파들은 조 부의장을 통해 『등원을 하더라도 야권통합의 파트너인 민주당측과 협의해 함께 하는 방안을 강구하자』고 제의. 한편 비서명 통합파 격인이찬구 의원은 『야권통합이 선행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통합은 의미가 없다』면서 『통합원칙의 합의 또는 제시가 없을 경우 나 혼자만이라도 등원거부나 그 이상의 결심을 할 것』이라고 주장.
  • 평민 「파격적 낙점」의 파문/구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평민당이 오는 11월9일로 예정된 전남 영광ㆍ함평 보선후보자로 이 지역 출신이 아닌 경북 칠곡출신인 이수인 교수(영남대)를 공천해 현지 유권자는 물론 당내에서도 갑론을박파문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김대중 총재의 예상 밖의 후보자 「선택」을 두고 최근 30여년 동안 심화된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타파하기 위한 「대결단」이라고 높이 평가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김 총재의 「대권구도를 위한 담보」(민주당 김현규 부총재)로 혹평하는 쪽도 있다. 특히 김 총재가 당내 최고 의결기구인 당무회의에서 본격적인 토론도 없이 지난 20일 단식을 끝내면서 영남인사를 공천한 이후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공천신청을 낸 14명의 당내인사들중 안평수 당 정책위원 등은 『「큰 정치」를 열기 위해 당명에 흔쾌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비해 김기수 씨 등은 끝내 납득하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 등을 목표로 탈당을 강행했다. 이번 공천을 두고 현지 지구당 간부들조차 처음에는 수긍하지 못했다는 후문인 데다 이 교수를 공천한 뒤 현지유권자로부터 「항의성」 전화가 빗발쳤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총재의 측근들은 과거 전남출신인 조재천 씨가 대구에서,이종남 씨가 부산에서 각각 의원에 당선됐고 전북 참의원이었던 엄민영 씨가 경남출신이었던 점을 상기시키며 지방색 타파를 위한 순수한 결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 교수도 『행동으로 지역간 화합의 물꼬를 트는 최초의 노력』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에 비해 조홍규ㆍ이철용 의원 등은 『지역감정은 대구사람이 대구에서 평민당 공천으로 당선되고 호남에서 민자당도 당선되는 풍토가 돼야 해소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당 지도부의 일방적 「낙점」에 대놓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의 장석화 대변인은 『진정한 지역감정 해소는 야권통합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순리』라면서 『결과가 뻔한 지역구 보선에 영남인사를 공천해놓고 지역감정 해소 운운하는 것은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어쨌든 선거과정에서 여당과 무소속후보가 지역연고가 없는 평민당측의 공천배경을 공격의 호재로 삼는다거나 이 후보의 지원유세 과정에서 김 총재가 파란의 정치역정을 밟는 동안 잘못 굳어진 「김 총재=호남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를 지나치게 「활용」해 선량한 지역구민들이 상처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이념의벽」도 초월하는 한핏줄/김대환이대교수·사회사상사(서울시론)

    ◎조선학 국제학술토론회를 다녀와서 실로 40여년 만에 남북한 학자가 4박5일동안 한자리에 회동한 역사적인 학술모임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 단절을 깨고 서로 만났다는 데에만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금 물어가고 있는 화합과 통일을 위해 학문적인 기여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능성의 타진과 그 실천의 방책을 모색하는 전향적인 의미도 분명히 있었다. 재미·캐나다 교포 학자를 비롯하여 일본 영국 소련 중국 동독 등 15개국에서 온 전문학자와 함께 한국측에서는 1백53명의 교수와 그외의 전문가등 2백여명이,11명의 북한대표 그리고 3백여명의 재일민단·조총련계학자 등 1천2백여명이 대판국제교류센터에 모여 성대하게 그리고 엄숙하게 치른 지난 3일날의 개회식은 세계인과 더불어 당사국인 남북한 모두의 통일에의 열망과 열기가 충만한 그대로이었다. ○학문적 기여방법 모색 오정달실행위원장의 『남북의 학자가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한 데 큰 기쁨을 갖는다』는 개회사와 함께 김철명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제1부위원장은 『종교·사상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솔직하게 토론하고 대화합시다』라는 인사말이 있었다. 그에 이어 한국측을 대표하여 본인은 『민족·이데올로기의 갈등문제를 극복하고 남북의 학자들이 공동연구를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하고 그러기 위해 『서울에 오십시오. 우리도 평양에 가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맺으면서 북한측의 김단장앞으로 걸어가 악수를 청했을 때 장내에는 그야말로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가득 찼다. 그렇듯 남북한의 화합과 통일은 우리들 당사자 뿐 아니라 세계인 모두의 공동의 관심사의 한 초점이 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우리들 한국측의 학자들은 문자그대로 자유주의·개인주의사회에서 생활해 온 그대로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책임을 전제로 학술토론회에 임하는 행동거지로 일관하였다. 이는 동대회에 참가하는 11개 분과위원회의 간사교수들의 합의사항이었지만 북한측의 대표들은 그야말로 일사불란한 것이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가 굳었던 장벽도 무너지듯 웃음 띤 얼굴로 이야기가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민족의 동질성」을 체감케 하는 듯했다. 학문의 순수성·중립성을 표방하면서 이번 학술회의를 탈정치화해야 한다고 우리측은 표방하고 나섰지만 이에대해 마치 남북한 학자들이 모두가 묵시적인 사전 합의라도 하고 나선 듯 뜻과 행동을 함께 하였다. 본대회는 남의 땅 일본에서의 개최였다. 남의 나라인지라 남북한 대표들이 각자 손이 안으로 굽는다는 식으로 자기 체제옹호에 급급하거나 감정에 치받쳐 싸움판이라도 벌인다면 이는 우리 민족 스스로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게 되리라는 염려에서도 비롯됐겠지만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그 점은 이번에 참가한 남북한의 학자들을 비롯하여 1천2백명의 전문가들의 큰 학문적인 책임성의 발로이었다 할 수 잇다. 초점은 역시 남북한의 체제에 관한 학술토론이었지만 그것을 다루는 정치경제학 분과뿐 아니라 법학·종교·언어·사회·교육 그리고 심지어는 의학·과학분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발표되었으며 각 분과마다 자리가 메워지는 성황이었다. ○탈정치화 묵시적 합의 그러나 약간 욕심같은 말이 될지 모르지만 수준은 조금 미급한 듯했고,발표자의 논문준비도 충분치 못한 면이 있어 한국학의 학술토론회라기 보다는 학술올림피아와 같은 인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기회는 어디까지나 시발이고 과정이지 종착은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을 기약함이 마땅타 생각되어졌다. 토론에서 시작하여 토론으로 끝을 맺자는 우리측의 주장에 북한측도 동의한 듯 「조선학」국제학회결성 문제는 후일의 과제로 미룬 속에 해외학자들만이 모인 고려학회 창설로 끝을 맺었다. 그리하여 그 회장으로 북경대학·조선학연구소의 최응구소장(조선족)이 피선되었다. 남북한이 다같이 불참속에 회결성및 회장 선출과정에서 갑론을박이 있긴 했지만 그러나 미국·캐나다·소련쪽에서 온 학자들이 회의진행과 표대결에서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는 역시 학자다움을 보여주어 뒷맛이 개운했었다. 끝으로 다음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비록 우리가 40여년의 단절과 외면속에서 사는동안 각기 틀리는 체제·이념·사고·생활을 해왔었지만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밥을 먹고 술잔을 나누다보니 그것이 공식적인 행사이긴 했지만 우리 민족의 본질에 있어서는 크게 변한 것이 없고 뿌리와 바탕은 같구나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는 이데올로기보다 진하다고나 할까? 둘째는 우리는 곧잘 개성과 권리와 다양성을 들어 우리 사회의 특징으로 삼는다. 그러나 그것은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결정에 대한 자발적인 협력과 자기책임을 다하는 도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유주의·개인주의는 곧 무정부주의가 되고 말 것이다. 그 점에서 이번에 참가한 교수들의 언행은 훌륭한 시범을 보여주게 되었다. ○남북체제 토론이 중심 어쨌든 많은 것을 발견하고 배우고 느끼고 온 학술토론회이었다. 그중의 하나가 사상과 이데올로기와는 관계없이 북한측이 갖고 있는 인간적인 면에서 성실과 진지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는 우리체제 우리들 자신에게 소중한 교훈이 되리라 믿는다. 폐막식은 민족의 감정이 폭발한 그것이었다. 모두가 거나하게 술에 취한 듯 흘러나오는 꽹과리·북·장구소리에 맞추어 남북의 노래,통일의 노래가 울려퍼졌고 북한대표들도 그동안 약간은 굳었던 얼굴들이 활짝 편 듯했다. 특히 마지막 그 누가 부른 「두만강」의 노래는 한 순간 장내를 숙연하게까지 하면서 꿈과 가능성을 간직한 대회의 막은 내렸다.
  • 휴일에도 간부진 출근 “방송정상화” 사전 점검/KBS

    ◎서사장­노조대표 의견 교환 “정상화 반대”20여명은 농성 ○…「비상대책위 5인소위」가 제작거부 철회를 발표한 다음날인 29일 KBS는 회사측의 사장및 본부장전원과 부장급이상 간부들이 대부분 출근해 잇따라 회의를 갖는 등 정규방송 재개에 대비해 준비사항을 점검하느라 부산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이날 하오2시 6층회의실에서 비상대책위를 갖고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제작거부철회는 30일 하오2시 사원총회에서 확정한다』는 입장만 확인한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못해 강ㆍ온건파간에 의견대립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서기원사장은 이날 상오9시에 회사로 출근,사장실에서 고범중노조사무차장등 노조대표 2명을 만나 비대위 5인 소위의 방송정상화발표에 따른 양측의 입장을 교환. 서사장은 이어 본부장회의를 열고 제작거부기간동안의 어려웠던 점들을 토로해 방송정상화가 확정된 분위기였으며 특히 28일 중재에 나선 김용갑전총무처장관의 자격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화제의 초점으로 등장했으나 일단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다』는 것으로 끝맺음. ○…이날 출근한 KBS간부진들은 방송정상화를 위한 사전점검을 벌이고 TV의 경우 30일 하오 사원총회에서 제작참여가 결정되더라도 뉴스는 30일 밤과 5월1일 아침까지 파행방송이 불가피,1일 하오5시30분 뉴스부터 완전정상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또 드라마등 다른 프로그램은 제작에 시간이 걸려 5월3일 정상방송의 40%선까지 회복되고 5월7일쯤에야 완전정상화된다는 것이다. ○…「비상대책위」가 방송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29일 일부 노조원들이 이에 반발,농성을 벌이는등 혼란이 빚어지고있다. 방송정상화를 반대하는 KBS노조원 20여명은 이날 하오3시쯤 「비상대책위」회의가 열리고 있던 본관6층 제1회의실앞으로 모려가 『사우가 죽어가는데 방송정상화가 웬말이냐』며 잠시 농성을 벌였으며 대전방송국소속 프로듀서 오수성씨(35)는 방송정상화를 거부하며 삭발단식에 들어갔다.
  • 정계개편ㆍ위기경제 놓고 “갑론을박”/민정 지구당위원장 회의 속기록

    ◎“정국 안정 위해 범민주세력 결집 절실”/“경제 깨지면 설곳 없다”자성의 소리도 11일 금년들어 처음으로 열린 민정당지역구위원장ㆍ전국구의원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정계개편ㆍ경제위기ㆍ지자제 등 정국현안에 대해 활발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말 정계개편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사임한 박준규 전대표에 대한 성토가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상오 9시30분부터 시작된 주제발표에서 이승윤정책위의장은 「우리당의 90년대 국정개혁방향」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세계경제의 조류에 맞추어 이제는 값싼 임금에 의존하던 유치산업은 지양하고 기술혁신으로 경제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앞으로는 환경ㆍ복지ㆍ문화ㆍ보건후생문제를 다루는 부처에 우수한 공무원이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 이어 이종률위원장(서울 서초갑)은 정치ㆍ사회분야의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의 4당체제와 여소야대의 구조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문제점을 나열한 뒤 『그러나 민정당이 과반수미확보에서 오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정당과 연합하는 것은 당내외의 합의와 대야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결론이 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혀 정당연합에는 매우 조심스런 모습. 마지막으로 경제분야에 대한 주제발표에 나선 서상목의원은 민정당이 90년대에 추진해야 할 10대 정책과제로 ▲기업의욕의 고취 ▲산업평화의 정착 ▲지역간 균형개발 ▲주택및 토지정책 등을 열거하면서 ▲종업원지주제 확대 ▲이공계 대학정원확대 및 재정지원 강화 ▲과학기술투자확대를 위한 방위비의 단계적 감축 등을 실천방안으로 제시.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박은태위원장(서울 노원을)은 『우리 경제는 몰락과정에 직면해 있으며 경제가 깨지고 나면 민정당이 설곳은 없다』며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거론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중소기업고유업종보호등 자신이 제시한 4가지 건의안을 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엄포. 김원웅위원장(대전동)은 『최근의 정계개편 논의과정에서 민정당의 간판을 내리겠다고 한 박전대표의 발언은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찮은 대목이 많다』면서 목청을 높여가며 박 전대표를 맹공. 이에 흥분한 박 전대표는 발언권도 얻지않고 단상에 올라와 『6ㆍ29이후 민정당에 들어와 야당과 가깝게 지냈다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말라』고 목청을 높이면서 『같은 동지끼리 어떻게 할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마구 퍼부을 수 있느냐』고 역공. 오유방의원은 『국민이 4당구조를 선택했다고 하나 지난 2년간 지역당 구조가 심화되고 1인 붕당체제가 강화되는 등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국정의 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정당연합을 추구하되 장기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와 통일을 지향하는 범민주민족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며 지난 10일 중집위에서 자신이 개진한 「범민주민족세력연합론」을 소상히 설명. ○…이어 진행된 지자제 대책마련을 위한 분임토의에서는 2사람이상을 뽑는 광역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연합공천은 필요없으며 읍 면 동 단위로 한사람씩 뽑도록한 기초자치단체의원정수에 대해서도 당안을 수정,중선거구제를 도입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 지자제실시 시기와 관련,서울ㆍ호남ㆍ경남ㆍ충청지역 등 민정당 약세지역 지구당 위원장들은 여권의 약세와 경제위기등을 이유로 지자제 선거실시 시기를 늦추거나 광역ㆍ기초자치단체의회 선거중 하나만 올해 실시토록하자는 의견도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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