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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 블로그] 작가 배려? 과도한 홍보? 시크릿가든 ‘7광구’ 논란

    [문화계 블로그] 작가 배려? 과도한 홍보? 시크릿가든 ‘7광구’ 논란

    ‘열심해 해준 여배우’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배려인가, 아니면 노골적인 영화 홍보인가. 숱한 화젯거리를 낳았던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이 지난 16일 종영됐음에도 여전히 인터넷에선 대세다. 특히 마지막회 방송에 등장한 영화 시나리오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액션스쿨 감독인 종수(이필립)가 길라임(하지원)에게 “읽어 봐, 다음 주 미팅이야.”라면서 ‘7광구’라고 적힌 시나리오를 내미는데 이 작품이 바로 하지원의 실제 차기 작이기 때문. 오는 7월 개봉 예정인 ‘7광구’는 불과 몇 초 전파를 탔지만 그 힘은 컸다. 방송 직후 단숨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꿰찼고, 각종 포털 사이트 연예 게시판 등에는 ‘7광구’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내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하지원을 비롯한 ‘7광구’ 출연진, 줄거리 등에 대해 ‘전면 수사’에 착수했고, 하지원이 해저 괴생명체와 사투를 벌이는 여전사로 나온다는 등 하루 만에 ‘7광구’ 실체를 낱낱히 밝혀 냈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여주인공의 차기 작까지 신경써 주는 드라마는 처음”이라며 호의적 반응을 보내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하지원이 (‘시크릿가든’에서) 너무 열심해 해줘 고맙다.”고 말한 적 있다. 하지만 너무 노골적인 홍보라는 눈총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영화 제목을 토씨 하나 안 고치고 그대로 쓴 것은 너무했다.”는 의견을 올렸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결말을 놓고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잠든 길라임 옆에서 환자복의 김주원이 손을 툭 떨어뜨리며 눈 감는 마지막 장면을 두고, ‘김주원은 13년 전에 이미 죽었고, 드라마는 길라임의 꿈’이라는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35.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기준)를 기록한 마지막회는 옥에 티를 남기기도 했다. 한류스타 오스카(윤상현)의 콘서트장을 찾은 윤슬(김사랑)이 스케치북에 글을 써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자, 두 번째 스케치북”, “세 번째 스케치북”이라고 지시하는 스태프 목소리와 무전기 소리가 그대로 전파를 탄 것. 이 방송 사고로 김 작가가 몹시 속상해했고, 종방연 분위기가 한때 무거워졌다는 후문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애완견 죽인 남자에게 무릎꿇게 한 주인 논란

    애완견 죽인 남자에게 무릎꿇게 한 주인 논란

    당신의 선택은? 청년 2명이 차를 몰고 가다 사고를 냈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누군가의 소중한 애완견. 화가 난 애완견 주인이 수 십 만원의 피해 보상금을 내던지, 그렇지 않다면 ‘강경한’ 사과를 요구했다. 주인이 요구한 강경한 사과는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애완견의 사체 앞에 무릎을 꿇고 한 시간 동안 참회의 시간을 갖는 것. 지난 9일 중국에서 일어난 이 일이 네티즌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저장성 항저우에서 차를 몰고 가던 20대 청년들은 횡단보도를 지나던 중 개가 건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갔고, 이 사고로 개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뒤늦게 이를 보고 달려 나온 주인은 청년들에게 5000위안(한화 약 85만원)의 피해보상금을 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한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개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직접 차를 몬 청년이 사고 현장의 개 시신 앞에서 한 시간동안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고, 이를 지켜본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네티즌들은 “개 주인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반려동물을 죽였으니 마땅히 해야 할 사과를 한 것” 등 갑론을박을 펼치는 가운데, 법률 관계자는 “엄연한 인격모독”이라고 판단했다. 옌궈야(严国亚) 장수성 법률사무소 소장은 “무릎을 꿇은 청년은 법적인 절차를 밟아 명예훼손 등으로 애완견 주인을 고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근혜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가보니

    “박근혜 전 대표는 우리가 벌이는 갑론을박에 뛰어들어 자신의 판단에 맞는 정책을 취사선택할 겁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이 10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은 첫 순서로 국토·부동산·해운·교통 분야의 김정훈(영남대)·전준수(서강대) 교수가 연구원 이사인 김광두(서강대)·신세돈(숙명여대) 교수와 만나 향후 연구 과제를 의논했다. 국제운송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항만운송 전문가인 전준수 교수는 영국에서 돌아오자마자 회의에 참석했고,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로 국가균형발전 연구가인 김정훈 교수는 대구에서 올라왔다. 서울 마포대교 북단의 한 빌딩에 입주한 연구원은 132㎡(40평)로 조촐하고 조용했다. 20여명이 한꺼번에 모여 토론할 수 있는 세미나실 1개와 4~5명이 차를 마실 수 있는 작은 방 2개가 고작이다.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자원봉사자와 행정업무를 보는 여직원이 상근한다.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는 원장인 김광두 교수가 우선 사재로 충당했고, 나중에 회비에서 돌려받을 것이라고 한다. 연구원은 이날 기획재정부에 사단법인 등록을 했다. 김 교수는 “교수들이 모여 연구를 한다는데 언론과 정치인들이 너무 큰 관심을 보여 부담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향후 연구원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밝혔다. 우선 분과별로 빠른 시일 내에 연구 주제를 정해 토론에 들어가기로 했다. 분과별 연구는 철저하게 수평적으로 진행되고, 멤버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박 전 대표에게 제공되는 연구물은 분과별 교차 검증도 이뤄질 전망이다. 김 교수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어떤 토론이 벌어질지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 분야에 참여한 학자들의 성향이 보수에서 진보까지 폭이 넓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연구원 차원의 일치된 입장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돈 교수도 “저마다 연구 성과와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물이 발표되고, 박 전 대표는 자기 판단에 따라 적절한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참여 교수들 중 나중에 대선캠프에 가담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박근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박 전 대표의 복지론에 대한 비판을 놓고도 “내용부터 살펴보고 비판했으면 좋겠다.”면서 “현 정부의 복지정책보다 시스템적으로 더 정교하게 가다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햇볕론 vs 난방론/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햇볕론 vs 난방론/박대출 논설위원

    태양은 에너지다. 수력·풍력도 태양에서 유래한다. 나무·석유·석탄은 태양열로 생산된다. 태양열은 빛으로 전달된다. 그 빛은 1억 4960㎞ 떨어진 지구를 밝게 한다. 따뜻하게도 해준다. 태양은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공짜다. 혜택은 무한하고, 반대급부도 없다. ‘햇볕’을 붙이려면 이런 조건이 필요하다. 대북 햇볕정책을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한쪽에선 폐기를 외친다. 일방적 퍼주기라는 시각이다. 다른 쪽에선 존속으로 맞선다. 평화 비용, 통일 비용이란 개념이다. 양측엔 공통 분모가 있다.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퍼주기든, 비용이든 돈이 든다. 이 때는 햇볕을 붙이면 곤란하다. 돈이 들면 햇볕이 아니다. 그건 난방이다. 햇볕이라고 하면 기만이다. 공짜인 것처럼 포장하는 속임수다. 햇볕정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원조다. 1998년 영국 런던대 연설에서 처음 사용했다.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 외투를 벗게 한다고 했다. 바람은 강경책을, 햇볕은 유화책을 상징했다. 햇볕정책은 노무현 정부도 계승했다. 두 정권은 금과옥조로 삼았다. 그런데 통일부와 수출입은행 등의 통계를 보자. 현금 29억 222만 달러, 현물 40억 달러에 이른다. 10년간 북한에 쬐어 준 건 공짜 햇볕이 아니었다. 값비싼 지원이었다. 햇볕정책은 온당치 않다. 난방정책이 맞다. 북한에 준 돈은 어디에 쓰였나. 따져보자. 돈을 받아 왼 주머니에 넣었다. 오른 주머니에도 원래 돈이 있다. 어느 돈을 꺼냈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돈을 꺼내 핵폭탄을 만들고, 해안포를 사서 연평도에 퍼부었다. 준 돈은 핵 폭탄, 해안포와 관계가 있는가, 없는가. 결과로 판단하면 된다. 엉뚱한 짓을 할 여윳돈이 생긴 게 결과다. 북한은 가뜩이나 쪼들리는 형편이다. 준 돈의 가치는 더 커진다. 이명박 정부는 퍼주기를 중단했다. 북한은 2차 핵실험으로 협박했다. 지난해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을 저질렀다. 10년간 북한에 퍼주었지만, 돌아온 건 북한의 도발이다. 돈 주고 뺨 맞은 꼴이 됐다. 대북 강경은 당연한 수순이다. 도발하지 말라고 또 퍼줄 수는 없는 일이다. 평화 비용, 통일 비용이라고 해도 지금 주기는 곤란하다.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반복해서 주어서는 안 된다. 일방적 퍼주기는 더 이상 없음을 각인시켜야 한다. 햇볕정책 존폐 논란이 한창이다. 여야 내부도 뒤섞였다. 한나라당에선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성과도 인정하자고 주장한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종북주의라고 발끈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한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라고 맞선다. 자기 반성과 상대 인정이 더 와 닿는다. 햇볕론 고수는 자가당착이다. 종북주의라는 반박은 대결주의 발상이다. 대립·갈등보다는 화해·평화가 낫다. 북 도발은 햇볕정책을 강요하는 몽니다. 더 부릴 공산이 크다. 갑자기 끊으면 금단현상이 생긴다. 북 도발도, 한반도 긴장도 금단현상에서 비롯됐다. 오래 가면 안 좋다. 북한을 따뜻하게 해줄 필요는 있다. 평화 비용을 감수하는 게 현명한 길이다. 장기적으론 통일 비용이 된다. 지금껏 돈을 들여 북한을 덥혀줬다. 굳이 식힐 필요는 없다. 든 돈이 아깝다. 물론 햇볕정책의 허상은 드러났다. 하지만 유효성마저 상실된 건 아니다. 올해 1조 달러 무역시대를 맞는다. 세계 9위로 도약하는 기회다. 국제사회가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다. 긴장은 걸림돌이다. 오래 가면 안 좋다. 북한에 줄 만한 여건이 되면 줘야 한다. 그 여건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찾을 일이다. 북한으로 하여금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라고 하면 응할리가 없다. 긴장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 북한을 변화시키고, 대화의 장으로 끌어오려면 유연함이 필요하다. 남북 경제력이 37대1이다. 우리가 좀 더 주는 게 낫다. 멀리 보면 이익이다. 햇볕정책은 폐기돼야 한다.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 햇볕의 기만을 버리고, 정신을 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소모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때다. dcpark@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재치만점’ 통큰치킨 장례식…송혜교 세계미인 18위 뽑혀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재치만점’ 통큰치킨 장례식…송혜교 세계미인 18위 뽑혀

    ‘통큰치킨’이 지난주에도 인터넷을 달궜다. 이번엔 장례문화(?)와 접목되며 ‘통큰치킨 장례식’(왼쪽)이 네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지난 13일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하자 네티즌들이 패러디물을 게재한 것. 게시물들은 ‘통큰치킨’의 영정사진을 만들고, 드라마를 패러디하는 등 재치가 반짝였다. 2위는 ‘지하철 폭행남’. 지하철 1호선에서 20대 여성의 머리와 뺨을 세 차례 때리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 여성을 때린 남성은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몸을 부딪친 여성이 사과도 하지 않고 자신을 노려보자 홧김에 주먹질했다고 진술했다. 이 남성은 사건 직후 체포돼 불구속 입건됐다. ‘원양어선 침몰’ 소식은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13일 남극 해역에서 원양어선 제1민성호가 침몰,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실종됐다. 침몰 어선에는 한국인 8명을 포함해 다른 국적 승조원 42명이 타고 있었으며, 한국 선원 8명 가운데 1명만 구조되고 2명은 사망, 5명은 실종됐다. 4위에 오른 ‘김길태 감형’ 소식은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을 야기했다.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무참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길태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지난 15일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논란이 일었던 것. “사형은 국민 여론을 의식한 가혹한 처벌이었다.”는 의견과 함께 “말도 안 되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탤런트 김성민의 마약 복용 여파가 전창걸에게로 옮겨갔다. 개그맨 전창걸이 검찰에 구속된 소식이 5위에 올랐다. 김성민과 전창걸은 서로 집을 오가며 대마초를 나눠 피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수감된 두 사람을 상대로 마약 공급책과 함께 흡연을 한 인물들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예인 마약 후폭풍이 어디까지 불지 관심이 모아진다. 6위는 ‘송혜교, 가장 아름다운 얼굴’(오른쪽)이다. 미국 영화 전문 웹사이트가 발표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에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18위에 이름을 올린 것. 1위는 미국 섹시스타 카밀라 벨이, 2위는 엠마 왓슨이 차지했으며, 3위는 탐신 에거튼이다. 가수 김장훈의 기부 소식이 또 인터넷을 달궜다. 연말을 맞아 총 7군데의 사회 단체에 10억원을 나눠서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김장훈은 “일부 기부재단의 비리가 기부 문화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무척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기부는 재단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동을 줬다. 이 밖에도 한 만화가가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대해 자신의 웹툰을 표절했다고 문제를 제기, 이에 드라마 제작사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시크릿가든 법적대응’이 8위에 올랐다. 박지성이 새해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뜻을 비친 소식도 네티즌의 광클을 이끌어 냈으며, 가수 아이유가 SBS 인기가요에서 좋은 노래 실력을 보여 ‘ 아이유 인기가요’도 순위권에 들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한나라 방송국 새해 개국

    한나라당이 ’양방향 소통’정치 구현을 목표로 미디어 홍보전략 강화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최근 서울 여의도 당사 7층에 자체 방송국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당은 1억여원을 들여 내년 1월초 방송국을 개국한다는 목표로 공사에 한창이다. 최근 디지털본부를 개편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전담하는 온라인 대변인직을 신설, 이학만 부대변인을 겸직하게 한데 이어 여론을 직접 선도해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는 적극적인 홍보전을 통해 당의 정책을 유권자층에 직접 알리는 동시에 총선·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주도층인 20~30대를 공략해가겠다는 뜻도 내포한다. 당 관계자는 “새해 방송국 개국을 기점으로 당의 홍보전략을 ‘미디어-온라인-오프라인’을 잇는 다중 대응시스템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방송시스템으로 자체 제작한 정치권 뉴스, 중요 회의 내용, 정책 설명회 등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디지털 본부를 통해 트위터와 연계해가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자체 뉴스 진행자로는 인지도가 높은 스타급 의원들을 기용해 여론의 관심을 끌어모을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천안함 사건 원인을 두고 벌어진 갑론을박, 야당의 ‘보온병 폭탄’·‘형님예산’ 공세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부정적 여론이 번져가는 걸 방치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디어 홍보전략 강화를 통해 당의 입장을 직접 설명하고 설득해가는 창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한나라당 김태환 홍보기획본부장, 안형환·배은희 대변인, 진성호 디지털본부장,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과 김희정 대변인, 이상휘 홍보기획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박선규 제2차관 등 당·정·청 홍보라인이 만찬 회동을 갖고 홍보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만찬에서 유기적인 소통 체제의 미비로 인해 수세적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정확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소통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현장 행정] ‘오·토’ 하면 아이디어·해답 쏟아진다

    [현장 행정] ‘오·토’ 하면 아이디어·해답 쏟아진다

    “○○국장, 흥분하지 말고 의견을 제시하세요.” “□□과장, 토론 문화를 아직 잘 모르나 보죠?”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오·토 행정’ 띄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는 오픈(OPEN)과 토론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행정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토론하자는 의미다. 속속 결실도 맺고 있다. 9일 서초구에 따르면 매주 목요일 오전이면 구청 회의실에서 토론회가 열린다. 팀장급 이상 간부 전원이 참여해 지역 현안을 놓고 난상 토론을 펼친다. 긴급 사안이 생기면 그때 그때 게릴라식 토론회도 추가로 개최된다. 진 구청장은 “문제를 해결할 시기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면서 “이는 행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고질적인 민원을 만드는 원인이 되는 만큼 문제 발생 초기에 머리를 맞대 토론하고 해결책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토론회가 시작된 지 4개월여가 지나면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토론회에서 해법이 제시된 대표적 사례는 서초벼룩시장이다. 전문상인이 늘어난 데다 심지어 목 좋은 자리는 상인끼리 사고파는 등 당초 취지가 퇴색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벼룩시장 개최 장소를 구청 앞 광장에서 사당천 복개도로로 이전해 분위기를 쇄신했다. 또한 전문상인들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고 공연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마련해 문화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방배동 재건축 5·6·7구역 승인이나 잠원동 가로수 교체, 전자도서관 구축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장기간 끌어온 난제들도 토론회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특히 갑론을박식 토론 과정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기도 했다. 예컨대 숙박업소에 대한 사업계획 승인 절차를 변경하는 문제를 논의하다 8억원 상당의 도로점용료를 부과하지 않은 사실이 발견돼 담당과에서 곧장 부과 절차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토론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자리잡는 데는 구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코너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들이 하루 평균 10여건씩 올리는 의견을 주제로 토론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민 의견은 진 구청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의견을 올린 주민에게 손수 전화를 걸어 처리 결과를 알려주고, 토론회 안건으로 상정할 사안에 대해서는 일일이 현장을 사전 방문한다. 때문에 반복·고질 민원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성철 기획예산과장은 “토론하면 의사 결정이 늦어져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토론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접근할 수 있고 부서 간 업무 협조도 보다 원활해지는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남주, 역전의 여왕 ‘개념발언’ 인기 대폭발

    김남주, 역전의 여왕 ‘개념발언’ 인기 대폭발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 김남주의 개념어록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화제로 떠올랐다. 김남주는 ‘역전의 여왕’에서 화려한 골드미스로 승승장구 하다가 결혼 후 퇴직, 다시 회사로 돌아와 역전을 꿈꾸며 살아가는 황태희로 분해 열연중이다. 김남주는 극 초반 연하 남편을 향한 솔직 고백, 괴롭히는 상사와의 대립, 사장 아들 박시후와 갑론을박 장면 등에서 공감백배 촌철살인 대사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 골드미스가 말한다 ‘포장마차 하소연’ (1회)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열심히 하래서 열심히 공부 했고, 취직 잘해야 된다 그래서 기쓰고 취직했고, 회사 들어와선 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서 독하다고 욕 얻어먹어가면서 까지 일했거든?…그랬더니 난 우리팀 왕따고, 친구들 보기에 인생 뒤쳐지는 애고, 우리 엄마한테는 창피한 딸이야…왜 그런 거지? 김남주의 하소연은 방송 1회 만에 화제로 떠올랐다. ‘골드미스’들의 고민과 아픔을 허심탄회하게 세상에 고하며 공감 얻기에 성공한 것. 남부러울 것 없는 ‘골드미스’ 김남주가 결혼이라는 관문을 넘지 못해 ‘노처녀’로 낙인 찍히는 상황과 설정은 현 시대의 젊은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며 인기를 예고하기도 했다. ◆ 흑장미가 말한다 ‘내남편 무시하지마’ (4회) 제가 살아보니까, 인생 갑과 을이더라고요. 갑 눈엔 우스워보일지 몰라도.…여기 있는 을들은 다 회사에서 벌어간 만큼 자기 밥값들은 하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이 사람들 잘라서 뭐 얼마나 더 잘 살려고 그러세요? 지금두 잘 살면서? 결혼과 동시에 골드미스에서 아내로 변신한 김남주는 남편을 위해 흑장미로 나섰다가 술에 취해 직장 상사에게 망언을 하고 만다. 하지만 그의 만취어록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치이고 사는 수많은 남편들의 눈물과 아픔을 대변한 여성 시청자들뿐만아니라 남성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 아내기 말한다 ‘내남편이 왜쓰레기야?’ (5회) 미친 거 아니야? 세상에…이렇게 허우대 멀쩡하고 근사한 쓰레기가 어디 있냐? 내가 그럼 쓰레기에 반해서 결혼하자고 쫓아다닌 여자란 말이야? 당신 그건 나한테 너무 모욕적인 말이다 진짜…그래. 쓰레기라 치자 그래. 쓰레기가 꼭 뭐 버려지기만 하냐? 재활용이라는 게 있잖아! 안 그래? 고개 들어, 왜 이래 천하의 봉준수가!“ 남편 봉준수(정준호 분)는 회사를 그만둔 후, 절망감을 이기지 못하고 쓰레기장 옆에서 눈물을 흘린다. 그런 남편을 발견한 김남주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고 위로에 나섰다. 스스로를 쓰레기라 생각하는 남편을 다그치는 김남주의 모습에서 전작 ‘내조의 여왕’에서 큰 감동을 선사했던 ‘남편 살리기’가 역전의 여왕에서도 계속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역전의 여왕’이 말한다 “중요한건 실력!” (8회) 원래 기획이라는 게 라인 잘 탄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고, 로비 잘한다고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개념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잘할 수 있는 거지! (힐끗 보며) 많이들 드시고 좀 더 분발하셔야겠네. (시선 돌리고 )여기 된장찌개 너무 예술이다. 속이 그냥 확 풀리네! ‘특별기획팀’ 김남주는 회식도중 기획팀과 맞대결을 펼치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역전을 위한 반전이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한 ‘개념발언’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시청자들은 “어서 기획팀의 그 높지도 않은 콧대를 짓눌러 주세요”, “드라마 보다보면 속이다 후련합니다”, “옳은말 할때마다 속이 짜릿짜릿해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김남주의 ‘역전의 여왕’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유니온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전설기자 legend@seoulntn.com
  • 여신위원들 은행장의 ‘손발’ 은밀한 지시땐 거부 힘들어

    여신위원들 은행장의 ‘손발’ 은밀한 지시땐 거부 힘들어

    검찰이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이 C&그룹 불법대출에 개입했다는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행권 여신심사에 관심이 쏠린다. 외환위기 이후 여신심사에서 은행장의 개입을 차단하는 제도가 도입됐지만 은행장의 월권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27일 “외환위기 이후 금융감독원의 지도 사항으로 대출의 전권은 여신위원회가 쥐고 있다.”면서 “은행장은 여신위원회에 제도적으로 참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환위기 시절 대기업의 부실대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은행장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같은 제도가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은행장에 집중된 대출 민원이 사라지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여신심사 과정을 보면 소액은 지점장 전결로 처리할 수 있지만 고액은 본부 여신심사를 거쳐야 한다. 본부 내 여신 담당은 해당 기업의 신용 등급과 3년치 재무제표, 성장성, 비개량 점수, 담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여신등급을 매기고 이를 여신위원회에 올린다. 위원회에는 부행장을 비롯한 여신과 재무, 법무, 영업 임원 8~9명이 참석한다.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갑론을박’을 통해 최종 대출이 승인된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진행되거나, 여신심사가 보수적인 은행에서는 3분의2 참석에 3분의2 찬성으로 결정된다. A은행 관계자는 “기업 대출이 300억원 이상일 경우 여신위원회가 결정한다.”며 “또 중견그룹 이상이면 기업에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도적으로는 은행장의 개입이 쉽지 않다. 하지만 여신위원회의 참석 임원들이 행장의 손발인 만큼 구두 개입이나 은밀한 지시 등을 원천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인사권자인 행장의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임원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불법·부당 대출이 여신위원회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여신 평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담보물의 감정평가 가격을 높이거나, 재무제표를 포장할 수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신위원회 참석자들에게 부실 대출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지도록 해야 그나마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털어놨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각국 G20재무회의 맞아 ‘환율갈등’ 갑론을박

    환율전쟁으로 세계 각국이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2일 경주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환율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대전제에 공감하면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각국은 21일 제각각의 진단과 처방을 내놓으며 열띤 갑론을박을 전개했다. 미국은 이번 G20 재무회의에서 환율문제와 주요 국가별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를 집중 제기할 뜻임을 강력히 천명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공정한 외환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인된 기준이 없다.”면서 “주요국들이 (경주 회의에서) 외환정책 지침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또 미국이 G20 회원국에 개별 국가의 무역수지가 지속가능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화된 기준을 채택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그러면서 회원국 각국이 불균형 해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회의에서 중국 위안화 절상을 강도 높게 압박할 뜻임을 내비쳤다. 한편 미 재무부 고위 관계자도 기자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G20이 전세계 경제 불균형을 조정하고 각국의 환율을 경제의 기초에 상응해 효과적으로 조정하도록 국제사회의 협력 아래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19일(현지시간) 주요 국가들이 환율과 수요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합의에 실패한다면 1930년대 세계 경제 붕괴를 촉발시킨 위험스러운 무역전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대타협을 촉구했다. 킹 총재는 이날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최근의 환율 긴장이 국제 경제에 필요한 불균형 해소를 저해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를 되살리려는 G20 정상회의의 공조 정신이 퇴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킹 총재는 특히 “각국이 공동의 이익을 위한 행동 필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1개국 혹은 그 이상의 국가들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무역보호주의에 의존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예상했다. 그럴 경우, 1930년대처럼 세계 경제의 붕괴를 낳게 되고 모든 국가들이 파멸적인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0일 G20이 ‘환율 전쟁’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전 세계가 지금 환율전쟁을 보고 있다.”면서 “G20 회동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과 엔히케 메이렐레스 중앙은행장 모두 경주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서울 강국진기자 kmkim@seoul.co.kr
  • [국감 현장] LH ‘공룡부채’ 공방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선 118조원(6월 기준) ‘공룡부채’의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러나 대안 제시는 뒷전으로 밀렸다. 여당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추진한 임대주택 건설사업이 부채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옛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무리한 통합과 민간 건설사 지원을 문제삼았다. 해석도 제각각이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임대주택 건설로 생긴 누적부채가 28조 8000억원대”라며 “시설 교체와 보수까지 감안하면 30여년 뒤 40조원대까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정희수 의원은 “LH는 통합 후 629명을 감축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126명만 줄였다.”면서 “자회사 등으로 이직시키는 등 편법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2007년 1조 500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올 6월 3000억원으로 무려 1조 2000억원이나 급감했다.”며 “민간 건설사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 주택건설용 기업토지 매입 등 현 정부가 LH를 내세워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게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LH의 총부채 순증가액은 47조원, 금융부채 순증가액은 30조원”이라며 “현 정부에서 총부채는 85조원, 금융부채는 86조원 순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건전한 대안 제시는 드물었다. 무소속 이인제 의원이 국책사업에 따른 금융비용의 정부 보전, 이익잉여금의 자본금 전환 등을 제안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띄었다. “어떻게 정상화하겠느냐.”는 의원 질의에는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이어졌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개헌론 명분·공감대 얻어야 블랙홀 안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어제 개헌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나섰다. 국회의 공식 기구를 통해 공론화해 보자는 것이다. 그 의도는 비록 순수할지 몰라도 막상 추진하려면 앞뒤를 잘 살펴봐야 한다. 자칫 논의가 소모적인 양상으로 전개된다면 안 하느니 못하다. 개헌론은 4대강특위와 개헌특위 등의 ‘빅딜’ 논란으로 출발부터 헝클어졌다. 김 원내대표가 정치적 흥정을 배제하면서 다시 가다듬으려고 시도하지만 쉽지 않은 사안이다. 개헌 논의는 명분도, 공감대도 확보돼야 가능하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모든 정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공산이 크다. 다음달 G20회의 이후로 공론화 시기를 늦춘 것은 엄청난 파급력 때문일 것이다. 그 이후에도 정치적 파급력이 변하지 않을 것인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의 88%, 국민의 63%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수치를 들어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자체가 여권이 원하는 개헌론에 손을 들어준다는 얘기는 아니다. 17대 국회 때 추진 시한으로 합의한 18대 국회 초반은 이미 지나갔다. 뒤늦게 합의를 도출해 내려면 특단의 결단이 필요하다. 과연 그 가능성이 있는지 냉철히 봐야 한다. 개헌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 국회 의석 3분의2 이상을 확보해야 강행처리라도 시도해볼 수 있다. 한나라당 친이-친박 간 이견이 없고,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여권은 대통령 권력 분산에 개헌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만 살린다면 지금도 가능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제1야당의 대표가 명분에 동의하지 않으면 개헌론은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 여권 내부의 공감대조차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막상 논의가 본격화되면 소모적인 갑론을박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공론화 전에 서로 머리를 맞대는 절차가 필요하다. 아니면 말고식으로 일단 추진부터 해보자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조율도 하고, 여야 원내대표 회담도 가져야 한다. 행여 한나라당 내부에서 친이-친박 간에 표대결 구도로 가거나 티격태격한다면 일찌감치 접는 게 낫다. 개헌을 하든지 안 하든지 모든 결론은 연내 매듭지어져야 한다.
  •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지하 700m 어둠 속에서 68일간 이어진 불사조 33인의 생존기는 지난 8월 5일 밤(현지시간) 시작됐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834㎞ 떨어진 코피아포시 인근 산호세 구리 광산 갱도가 무너지면서 광부 33명이 매몰됐다. 보름이 넘도록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자 광부들이 모두 사망한 것 아니냐며 포기하는 분위기가 퍼져 나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사고 발생 17일 만인 8월 22일 드라마가 시작됐다. 혹시나 하며 수백 미터 지하 붕괴현장으로 기약 없이 찔러 보던 탐침봉에 하얀 종이쪽지가 매달려 나왔다. ‘대피소에 모두 33명이 있다. 우리는 무사하다.’ 막장이 붕괴되자 서둘러 갱도를 통해 아래쪽 대피소로 달려가 목숨을 건진 광부들이 지상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사진] 칠레 광부들 구조되기까지 이들은 작업반장인 루이스 우르수아 지도 아래 48시간마다 한 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으로 버티며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17일을 버텼다. 붉은 글씨로 적힌 쪽지는 이후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8월 26일 구조팀은 대피소로 연결한 구멍을 통해 소형 카메라를 내려보냈다. 광부들은 이 카메라로 피신처 곳곳을 보여 주며 자신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비둘기’라는 별명이 붙은 지름 12㎝ 금속 캡슐을 통해 광부들에게 물과 음식, 의약품이 공급됐다. 광부들은 가족과 편지 교환도 할 수 있게 됐다. 칠레 독립기념일인 9월 18일에는 갱도를 꽃으로 장식하고 국기를 게양한 뒤 국가를 부르며 고기와 생선, 채소로 만든 성찬도 즐겼다. 지상에 있는 의료진은 광부들이 지나치게 살이 찔 경우 구조용 통로를 통과할 수 없을까 우려했다. 광부들은 하루 2200㎉로 열량을 제한한 규칙적인 식사로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해야 했다. 아울러 구조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고안한 운동 계획에 따라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체력과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눈길을 끈 것은 비디오게임기와 캠코더, 소형 홈시어터, DVD, MP3가 포함됐다는 것이었다. 언제 구출될지 모르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칫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매몰 광부 가운데 한 명인 아리엘 티코나는 9월 15일 친척이 녹화해준 비디오 영상을 통해 부인이 딸 에스페란사를 낳는 장면을 동료들과 함께 지켜보며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에스페란사란 스페인어로 희망이란 뜻이다. 갑론을박 끝에 담배도 공급됐다. 당초 칠레 정부는 구출 예상 시기를 크리스마스 즈음이라고 했다가 곧 11월로, 다시 10월 중순으로 앞당겼다. 구조가 임박하자 광부들은 구조순서를 정하는 데서도 서로 동료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런 끈끈한 동료애야말로 이들이 함께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작업조장을 뽑고 전체를 둘로 나눠 한 조가 잠을 잘 때 다른 조는 일을 하거나 여가활동을 했다. 간호사 출신 광부가 동료들을 돌보고, 음악을 좋아하는 다른 광부는 오락 활동을 맡는 분업체계를 구축했다. 마침내 지난 9일 구조용 드릴이 매몰 지점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드디어 12일 밤 11시 20분(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 20분) ‘불사조’라는 이름이 붙은 구명 캡슐이 칠레 국영 구리 회사 코델코 소속 광산구조 전문가를 태우고 지하로 향했다. 17분 만에 광부들이 캡슐을 기다리는 갱도 지하 622m 지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13일 0시 11분 첫 번째 구조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구명 캡슐을 타고 지상에 올라왔다. 69일 만의 생환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시·의회·교육청 ‘갑론을박’ 무상급식 협의 난항

    무상급식 실시 방안을 놓고 서울시와 시의회, 시교육청 등이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울지역의 교육 현안을 논의하고자 지난달 출범한 서울교육행정협의회는 6일 5차 실무회의를 열고 무상급식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갑을박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회의에서 서울시는 2014년까지 가구소득이 하위 50%인 가정의 초·중·고교생에게 급식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지원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무상급식을 가구소득 하위 30%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선 방안이다. 시의회 한나라당측은 초등학생은 2014년 전면 실시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중학교는 시장의 공약 수준에서 지원대상자를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의회 민주당측은 일단 내년에 중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것에 동의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 내년 전면 실시’ 방안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도 민주당측과 발을 맞춰 초등학교는 내년에 전면 실시하고, 중학교는 2012년부터 3년에 걸쳐 확대 실시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회의에서 각 주체가 무상급식 대상과 시기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결국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산회했다. 오세훈 시장과 허광태 시의장, 곽노현 시교육감, 고재득 구청장협의회 회장은 오는 13일 만나 지금까지의 회의 결과를 놓고 무상급식 실시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정은 생김새 논란…“성형수술” vs “다른 인물”

    김정은 생김새 논란…“성형수술” vs “다른 인물”

    북한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얼굴 사진을 대외에 공개하자 호사가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토론회에서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을 닮아도 너무 많이 닮지 않았느냐.”면서 “성형수술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어떤 정보를 갖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학창 시절 찍은 것으로 알려진 사진 속 인물과 최근 공개된 김정은이 다른 사람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4일 미국 abc뉴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독일의 한 전문가는 독일 일간지 슈피겔 요청에 따라 스위스 베른 시절의 김정은 사진과 최근 공개된 사진을 비교한 뒤 “동일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생각나눔 NEWS]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 최고속도 시속 30㎞ 제한 갑론을박

    [생각나눔 NEWS]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 최고속도 시속 30㎞ 제한 갑론을박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다.” vs “속도 줄이려다 사고 난다.” 경찰이 1일부터 시작한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의 과속 단속을 두고 경찰과 운전자들이 티격태격하고 있다. 경찰은 운전자와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는 반면, 운전자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일부터 고속도로 요금소 하이패스 구간에서 과속 단속을 했다. 고속도로 요금소 50m 앞에서부터 최고 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는 내용의 경찰청장 고시를 지난달 1일자로 냈다. 적발되면 범칙금과 함께 벌점이 부과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13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대교 버스 추락사고의 후속 대책이다. 당시 하이패스를 시속 70∼80㎞로 통과하고 500m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많지는 않지만 요금소에서 걸어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속 30㎞로 설정했다. 시속 30㎞ 이상 속도로 보행자와 부딪치면 치사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패스를 설치한 선진국에서도 시속 24~40㎞ 수준으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이탈리아는 안전바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일단 정차 후 출발한다. 그러나 우리 운전자들의 불만은 높다. 속도 제한이 필요한 것은 공감하지만 시속 30㎞는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경기 안산에 사는 회사원 이의성(28)씨는 지난 주말 강원 태백시에 갔다 오면서 단속 사실을 알고 속도를 줄이려다 오히려 위험에 처할 뻔했다. 이씨는 “진입 전부터 속도를 줄였더니 고속버스, 화물차가 경적을 올려서 위협적이었다.”면서 “고속도로 최고속도가 시속이 100~110㎞인데 급격히 감속하면 뒤차와 충돌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에도 비슷한 글이 잇따랐다. 회사원 최모(31)씨는 “하이패스 구간을 30㎞로 하려면 ‘로패스’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단속 외에 다른 방법을 병행해야 하이패스 구간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단속은 필요하지만 고속도로에서 30㎞로 급감속하는 것은 교통사고를 오히려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혁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차선 분리봉을 길게 하는 것만으로도 운전자들이 심리적 장벽을 크게 느낄 수 있다.”면서 “시속 40~50㎞까지 완화해 주는 방법으로 운전자 스스로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흥운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도 “시행 후 1년까지 권고 속도는 시속 30㎞로 하되 단속은 시속 40~50㎞까지 여유를 두고 홍보를 해야 한다.”면서 “고속도로 본선과 인터체인지 구간의 단속 속도에 차별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정부 2011년 예산안] “인상폭 아쉽지만 이제 숨통 트여”

    “3년 만의 공무원 봉급인상, 숨통 좀 트입니다.” 정부의 공무원 봉급 5.1%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관가엔 오랜만에 희색이 돌았다. 경제위기 여파로 2년 연속 봉급 동결 후 3년 만에 이뤄지는 인상인 만큼 체감치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상률이 적정한 선인지를 놓고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의 한 서기관은 “공무원이라고 해도 월급 인상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배추 한 포기 값이 1만 5000원이나 될 정도로 물가가 뛰고 공공요금도 나날이 오르는데 최소한의 수준은 보전해줘야 한다.”고 반겼다. 7급 공무원 최모(36)씨는 “서울에 사는 홑벌이 공무원은 월급만으론 집 살 꿈도 꾸지 못하고, 아이들 사교육비를 충당하려면 은행빚을 져야 할 형편이다.”면서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만큼이라도 봉급에 반영해 준다니 감지덕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연봉제인 고위공무원단은 실제로 급여가 늘었는데 그간 하위 공무원들에게만 고통을 전가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과천청사 30대의 한 사무관은 “경제회복세도 뚜렷해졌고 3년 만에 월급이 오른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인상폭이 크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공무원단체들은 봉급 인상 소식에 대해 일단 환영하면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인상률엔 일제히 실망을 표시했다.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동결됐던 기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9%대 인상을 주장해왔는데 이에 못 미쳐 아쉽다.”고 밝혔다. 호봉 자연승급분을 감안하면 5.1% 인상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최저생계비, 최저임금 등을 반영한 인상률이라지만 최저생계비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5.1% 인상효과가 얼마나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노동운동도 사람이 하는 일…제대로 된 사람 키우고 싶어”

    “노동운동도 사람이 하는 일…제대로 된 사람 키우고 싶어”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외치자 무엇이 ‘공정’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어느날 갑자기 한국 사회가 공정해질 리는 없다는 점에서 결국 정치적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그런 면에서 더 주목되는 단어는 ‘사회’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사회는 없다.’는 대처리즘의 선언이다. 이 선언은 정확히 노조를 겨눈다. 대처리즘은 노조 같은 단체에 속한 개인보다 오직 원자화된 개인만 원한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서민들 걱정에 떡볶이와 어묵을 사먹어 주는 ‘기이한’ 장면은 이 때문에 가능하다. ‘어려운 처지는 충분히 알지만 대안은 없다.’는 것. 그러던 차에 뜻하지 않게 단병호(61)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을 만났다. 원래는 정일부 한국노동운동연구소 부소장과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었다. 내년 10월 노동교육기관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그런데 막상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동 연구소 사무실에 도착하자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바로 단 전 위원장이었다. 정 부소장은 단 전 위원장이 낫겠다며 인터뷰를 권했다. →우선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한동안 뉴스에서 완전히 사라졌다(2008년 3월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 때 단 전 위원장은 탈당하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했다. 국회에서 물러난 뒤 2년 6개월 정도 지난 셈인데, 그냥 푹 쉬었다. 놀았다는 뜻은 아니고, 민노당 분당에 고민 많이 했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가 목표였는데, 그렇게 못했던 것은 결국 기반이 튼튼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싶었는데 결론은 사람이 하는 일이니 사람을 키우자는 것이었다. 다른 대안은 없다. →정치 쪽에서 이런 저런 제안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게 있었지만, 말하기는 그렇고. 그냥 이제 나의 역할은 이런 것이다 생각했다. 사실 이런 건 빛도 안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니겠나. →노조뿐 아니라 회사를 위해서도 제대로 된 노동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누차 있어왔다. -영국 노조의 중앙조직은 굉장히 체계적이다. 우리는 잘 안 되어 있고. 이것도 한국적 노사관계의 한 단면 같다는 생각이다. 갈등이 쭉 축적되어 있다가 1987년 한 번에 터져나왔다. 그 뒤 20여년 동안 모든 역량이 그 갈등 자체 때문에 소진되어 버렸다. 그때그때 현안 대처에만 바빴다. 이제 시야를 넓히고 대안을 고민해서 노동운동 재생산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위원장 때는 기회가 없었나.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위원장을 했다. 그 전에는 민노총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 했고, 위원장이 되고 난 뒤에는 외환위기 때문에 구조조정 등 현안이 산적했다. 하고 싶었으나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그때 만든 법률원은 어느 정도 자리잡았지만, 교육사업은 노동대학이나 교육원을 만들어만 뒀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노동운동의 위기’에 대한 나름의 해법인가. -위기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회복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운동의 재도약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문제다. 노동자의 범위는 비정규직으로 확대됐으나 정규직만으로 노조를 하다 보니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 부분을 극복해야 한다. 노동운동의 미래도 여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돈이 만만찮게 들 것 같다. 진행상황은 어떤가. -교육용 텍스트는 마련됐다. 이달 중에 완성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이나 커리큘럼도 거기에 맞출 생각이다. 10월부터 개발팀을 구성해서 내년 1월까지 구체적 내용을 모두 확정지을 생각이다. 업종별,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과정도 만들 생각이다. 이 사업이 대중적이진 못하다. 그럼에도 설립 취지에 동의해준 제안자를 199명이나 모았다. 원래 목표는 150명 정도였다. 공동제안 형식이라 책임도 지라는 의미에서 100만원 이상 돈을 내게 했는데도 이 정도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민노총의 도움은. -없다. 다만, 프로그램 개발 등에서 긴밀하게 협조한다. 일단 내년 10월 서울, 울산, 창원, 부산 등 적게는 3~4곳에서 많게는 5~6곳에서 문을 열 작정이다. 창원의 경우 오랫동안 (민노총이) 자체적으로 축적한 경험이 있어 우리가 도움을 받는다. 네트워크화인 셈이다. →교육적인 차별성은 어디서 찾나. -강사를 자체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외부 명망가는 모시지 않겠다. 노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과 일관성인데, 외부인을 모셔 오면 이게 잘 안 된다. 또 지식 전달 그 자체보다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 노동운동의 장기적 전망이라는 것은 수준 높은 이론적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물론 노동운동사, 철학, 경제학, 성 평등, 비정규직 등이 정규 교과목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삶에서 노동운동이 소중한 가치로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다. 그걸 해보자는 게 내 생각이다. 때문에 강사를 30~40명 양성해서 프로그램과 교육을 전담시킬 생각이다. →수업료는. -그게 참 어려운 부분이다. 어떻게든 저렴하게 해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검사가 된 따님 근황은. -그 아이 인생은 본인이 사는 것이고. 지금 창원에 있어서 잘 보지도 못 한다. 다만 검사라는, 그런 것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연준 ‘경기회복 처방’ 놓고 갑론을박

    더디기만 한 경기회복에 대한 처방과 전망을 놓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8월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경기부양 방안 가운데 하나로 모기지증권 만기도래분을 국채매입용으로 재투자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때 일부 위원들이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토머스 호니그 총재는 국채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조치에 강력히 반대했다. 일부 이사들도 이러한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수 있고 금융위기 이후에 취했던 비정상적인 조치들을 거둬들여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로 한 연준의 입장과 달리 잘못된 메시지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경기전망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일부 이사들은 최근 몇 개월간 성장세가 약해졌으며 경기하강 위험이 증가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다른 참석자들은 경기회복세가 내년까지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미 예상했던 대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또 한 참석자는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던 것과 같은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이 우려된다는 견해를 표명했으나 다른 참석자들은 연준의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 단계로 회복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10명의 참석자 가운데 호니그 이사 1명이 반대한 가운데 나머지 위원 9명은 모기지증권 만기 도래분을 국채 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했다. CNN 등은 연준 내부에서 이 정도로 견해차가 선명하게 노출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경기전망을 놓고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칠레 매몰광부 “담배 좀…” 정부 “안돼”

    근 한 달 가까이 지하 700m 갱도에서 갇혀 지내온 칠레 광부들에게 술과 담배를 줘라? 구조되기까지 앞으로 짧게는 두 달, 길게는 넉 달여를 땅속에 더 갇혀 있어야 하는 33명의 광부들에게 술과 담배를 공급하는 문제를 놓고 칠레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몰된 광부들은 공급받기를 원하는 물품 가운데 하나로 술과 담배를 꼽았다. 이에 구조 당국은 이들에게 정말 술과 담배를 줘도 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고, 논란 끝에 일단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이미 마날리치 칠레 보건부 장관은 “광부들은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무덥고 습한 곳에 갇혀 있다.”면서 “술을 구조물품에 추가해 달라는 간절한 요구가 있었으나, 그들의 영양상태를 생각하면 아직은 들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칠레 구조당국은 광부들에게 고단백, 고칼로리의 영양식품들만 제공해 왔다. 제발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올려보내는 광부들도 많아졌다. 구조현장에 파견된 미 항공우주국(NASA) 전문가들은 “매몰 상태로 장기전을 펼칠 이들에겐 삶의 낙을 찾을 수 있는 오락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막 갱도를 뚫는 작업에 들어간 만큼 공기오염 때문에라도 담배는 이르다.”고 조언했다. 구조당국은 당분간은 니코틴 패치와 껌을 담배 대용으로 내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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