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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론을박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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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부산시장 보선 갑론을박…성추행 사건 반성없는 민주당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난 가운데 내년 4월 7일 치러질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공천 여부를 두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거세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성추행 사건이라는 본질보다 벌써부터 선거 유불리를 따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영남권 중진인 김두관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원칙만 말씀드리면, 민주당은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야 한다”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무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아직 시간이 있기에 더 자숙하고 반성하면서 시민과 당원의 뜻을 헤아려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했으면 잘못한 대로, 잘했으면 잘한 대로, 선거로 심판받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지만, 홍준표 전 대표를 내세워 대선을 치른 것도 마찬가지”라고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사례를 제시했다.  반면 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지난 2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무공천과 관련한 질문에 “부산 시민의 명령이 있을 것인데 그런 시민 여론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를 낼지 안 낼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시민의 뜻에 따라 무공천도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민주당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할 경우 공천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당내에서는 오 전 시장의 사퇴가 이 규정에 적용을 받는지 여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퇴진한 직후부터 공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교보문고 도매行… 시장 고사 ‘걱정’ 유통 개선 ‘기대’

    교보문고 도매行… 시장 고사 ‘걱정’ 유통 개선 ‘기대’

    거대 도서 유통업체인 교보문고가 오프라인 서점에도 책을 공급하는 도매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하면서 서점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 서점들은 환영 의사를 보였지만, 기존 도매업체들은 시장 고사를 우려하고 나섰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27일 “현재 일부 운영 중인 도매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지역 서점과의 판매망을 구축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은 서점들이 구하지 못하는 책을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교보문고가 현재 정한 서점 공급 마진율은 다른 업계보다 저렴한 5%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반 도매업체의 공급 마진율은 8% 안팎이다. 서점들은 또 기존 중소 규모 도매업체들에 비해 금전 거래가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국내에서 가장 큰 도매업체였던 송인서적은 어음을 돌리다가 막지 못해 2017년 1월 도산했다. 반면 서점 매출 하락으로 침체한 도매업체들에는 교보문고 도매업 확대가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1630개에 이르던 도매업체는 2017년 1599개로 줄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조 7434억원에서 2조 6307억원으로 감소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지난 24일 연 ‘교보문고 도매 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 좌담회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서점가 의견이 갈렸다. 이날 당사자인 교보문고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도매업체들은 맹비난을 이어 갔다. 황순록 한국출판협동조합 전무는 “독점 후엔 차별적 공급책으로 시장을 교란할 것”이라며 “기존 도매업체들이 줄도산할 수도 있다”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황종운 웅진북센 본부장은 “송인서적 부도 이후 수년째 도매 유통사들이 무한 경쟁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 입은 손해를 여전히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럴 때 교보까지 뛰어들면 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보문고 도매업 진출을 제안한 중소 서점들은 환영 입장을 내놨다. 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은 “서점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보니 도매업체들이 구하지 못해 서점이 판매하지 못한 책이 30%에 이른다”면서 “도매업체들은 거래처 확보나 경쟁력 있는 공급 마진율 개선엔 관심이 없고, 그사이 중소 규모 서점은 사막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후한 도서 유통 시스템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옥균 1인출판협동조합 이사장은 “예전 패러다임을 고집하며 밥그릇 싸움만 해선 안 된다. 수십년간 관행적으로 유지돼 온 불투명한 구조를 바꾸고 시대에 맞게 시스템을 개선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맨손으로 공 주고받는데… 하이파이브 금지해야 할까

    맨손으로 공 주고받는데… 하이파이브 금지해야 할까

    투수·포수·야수, 맨손으로 공 주고받아 일부 투수는 여전히 손바닥에 침 묻혀 축구 선수들 휘슬 불면 격렬한 몸싸움 악수와 손 세리머니 금지 실효성 의문 “손 접촉 줄이면 감염 위험 낮춰” 반론 “조심하는 모습이 방역 경각심 높일 것”“손으로 공을 주고받는데 손 세리머니를 안 한다고 실효성이 있나.” “그래도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접촉을 안 하면 그만큼 감염 위험이 적어지는 것 아니냐.”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다음주 무관중 개막을 앞둔 가운데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선수들 간 접촉을 엄격히 금지하는 지침의 현실성 여부를 놓고 일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달 5일 개막을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프로야구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예년과 다른 낯선 풍경이 경기장에 등장했다. 선수들은 홈런을 쳐도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대신 팔꿈치나 발끝, 엉덩이를 맞대는 것으로 기쁨을 나타내고, 공수 교대 때도 손 접촉을 피한 채 손짓으로만 격려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의 경우 투수와 포수가 손으로 공을 주고받고 야수들도 공을 손으로 잡아 던진다는 점에서 손 세리머니를 억제한다고 해서 코로나19 방지에 효용성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일각에서 나온다. 심지어 일부 투수들은 로진을 손에 더 잘 묻히기 위해 손바닥에 혀로 침을 묻히는 습관을 여전히 보여 주고 있다. 그렇게 침을 묻힌 손으로 공을 잡고 그 공을 포수에게 던지면 포수는 다시 그 공을 잡아 투수에게 던진다. 아니면 포수가 받기 전에 타자가 방망이에 맞혀 필드로 떨어뜨리면 그 공을 야수가 손으로 집어 던지게 된다. 다음달 8일 개막을 앞두고 현재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프로축구 역시 선수단과 심판진 등 경기장에 들어오는 이들은 모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입장하고, 경기를 앞두고는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2m 간격으로 마주 서서 인사하고 있다. 밀접 접촉을 피하고자 악수도 생략됐다. 선수들이 마시는 물병도 번호와 이름을 표시해 공유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축구는 선수들 간 몸싸움이 치열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경기 전 2 m 간격으로 마주 서서 인사하는 등 거리를 두는 게 무슨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야구의 손 세리머니는 경기장에서 공을 손에 쥐지 않는 후보 선수들도 더그아웃에서 모두 참여한다는 점에서 손 접촉을 금지하는 것은 분명 효과가 있다는 반론이 많다. 또 한 개의 공을 모든 선수들이 전부 만지는 것도 아닌 만큼 조금이라도 손 접촉을 안 하는 게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반론도 많다. 스포츠가 사회에 보여 주는 상징성도 무시하지 못할 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실효성을 떠나 선수들이 손 접촉, 몸 접촉을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로 국민들에게 방역의 경각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한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안 나온 것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조심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김종인 비대위, 4년 전 좌초한 ‘새누리당 비대위’ 전철 밟나

    김종인 비대위, 4년 전 좌초한 ‘새누리당 비대위’ 전철 밟나

    당선자총회 先소집파 전국위 ‘비토’ 경고 2016년 친박계 ‘김용태 비대위’ 무산시켜 3선 당선자 15명 오늘 국회에서 입장정리 심재철 “연기는 불가… 말 없는 다수 많다”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의결할 전국위원회를 이틀 앞둔 26일 전국위 강행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 갔다. 전국위를 서두르지 말고 21대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열어야 한다는 측과 전국위를 통해 하루빨리 ‘김종인 비대위’를 띄워야 한다는 찬성파가 맞선 모양새다. 당선자 총회 선(先) 소집을 요구하는 반대파는 전국위 ‘비토’까지 경고했다. 28일로 예정된 전국위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소속 국회의원, 21대 국회 당선자,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 800여명으로 구성된다.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다. 4·15 총선에서 3선에 오른 15명은 27일 국회에서 만나 입장을 정리한다. 당선자 총회 이후로 전국위를 미뤄야 한다는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선 당선자들도 지난 23일 김종인 비대위에 조건부 지지 선언을 하면서도 전국위를 미루고 28일 당선자 총회를 열자고 공식 제안했으나 묵살당했다. 한 3선 당선자는 통화에서 “5월 8일 원내대표 경선까지 며칠 남지도 않았다”며 “당론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위만 열면 의결이 안 되고 또 망신만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3선 당선자는 “재선들이 어영부영 지지 표명을 했는데, 3선들은 좀더 구속력 있는 입장을 낼 것”이라며 “당선자 총회 거부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반면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위 연기는 불가하다”며 “당선자 총회는 수요일(29일)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어 “지금 말 없는 다수보다 소수의 반대 목소리만이 들리는 것처럼 돼 있지만, 말 없는 다수가 훨씬 많다”며 “(부결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지파도 적극적인 분위기 환기에 나섰다. 낙선한 신상진(4선) 의원은 “우리끼리 끝장 토론을 하면 결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느냐”며 “자강론은 말만 아름다울 뿐 현재 상태를 지속시키는 환각제”라며 전국위에서 비대위 의결을 촉구했다. 최다선(5선)을 앞둔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일부에서 ‘전국위가 열리면 딴지 걸겠다’는 말이 들린다”며 “저는 2016년 일부 정파의 전국위 보이콧을 참담한 마음으로 목도했고,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우리 당은 궤멸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20대 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아 ‘김용태 혁신비대위’를 추진했으나 당시 친박(친박근혜)계가 물리력을 동원해 전국위를 무산시킨 바 있다. 한편 김 전 위원장 측은 “김 전 위원장은 정당의 시스템을 잘 알고, 당내 이견의 본질도 잘 아는 분”이라며 “개의치 않고 전국위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의 일이라 정해진 일정을 존중할 방침이고, 무소속 복당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D-2 ‘김종인 비대위’ 운명의 날…“先당선자 총회” vs. “전국위 의결”

    D-2 ‘김종인 비대위’ 운명의 날…“先당선자 총회” vs. “전국위 의결”

    28일 전국위 앞두고 “연기” “강행” 팽팽2016년 ‘김용태 비대위’ 좌초 트라우마심재철 “연기 불가…말 없는 다수 많아”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의결할 전국위원회를 이틀 앞둔 26일 전국위 강행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 갔다. 전국위를 서두르지 말고 21대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열어야 한다는 측과 전국위를 통해 하루빨리 ‘김종인 비대위’를 띄워야 한다는 찬성파가 맞선 모양새다. 당선자 총회 선(先) 소집을 요구하는 반대파는 전국위 ‘비토’까지 경고했다. 28일로 예정된 전국위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소속 국회의원, 21대 국회 당선자,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 800여명으로 구성된다.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다. 4·15 총선에서 3선에 오른 15명은 27일 국회에서 만나 입장을 정리한다. 당선자 총회 이후로 전국위를 미뤄야 한다는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선 당선자들도 지난 23일 김종인 비대위에 조건부 지지 선언을 하면서도 전국위를 미루고 28일 당선자 총회를 열자고 공식 제안했으나 묵살당했다.한 3선 당선자는 통화에서 “5월 8일 원내대표 경선까지 며칠 남지도 않았다”며 “당론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위만 열면 의결이 안 되고 또 망신만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3선 당선자는 “재선들이 어영부영 지지 표명을 했는데, 3선들은 좀더 구속력 있는 입장을 낼 것”이라며 “당선자 총회 거부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위 연기는 불가하다”며 “당선자 총회는 수요일(29일)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어 “지금 말 없는 다수보다 소수의 반대 목소리만이 들리는 것처럼 돼 있지만, 말 없는 다수가 훨씬 많다”며 “(부결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지파도 적극적인 분위기 환기에 나섰다. 낙선한 신상진(4선) 의원은 “우리끼리 끝장 토론을 하면 결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느냐”며 “자강론은 말만 아름다울 뿐 현재 상태를 지속시키는 환각제”라며 전국위에서 비대위 의결을 촉구했다. 최다선(5선)을 앞둔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일부에서 ‘전국위가 열리면 딴지 걸겠다’는 말이 들린다”며 “저는 2016년 일부 정파의 전국위 보이콧을 참담한 마음으로 목도했고,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우리 당은 궤멸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20대 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아 ‘김용태 혁신비대위’를 추진했으나 당시 친박(친박근혜)계가 물리력을 동원해 전국위를 무산시킨 바 있다. 한편 김 전 위원장 측은 “김 전 위원장은 정당의 시스템을 잘 알고, 당내 이견의 본질도 잘 아는 분”이라며 “개의치 않고 전국위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의 일이라 정해진 일정을 존중할 방침이고, 무소속 복당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허깨비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허깨비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길고 긴 갑론을박 끝에 또 한 고비를 넘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국회 논의는 얼마나 더 걸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전혀 긴급해 보이지 않는다. 그냥 이름을 ‘여유만만 재난지원금’으로 짓고 ‘올해 안에는 지급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더라면 김칫국으로 헛배만 부를 일은 없었을 텐데.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온 게 1월 20일이었다. ‘재난기본소득’이 공론화된 건 2월 하순부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침을 밝힌 게 3월이었다. 결국 정부도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30일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가구당 100만원”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을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당정이 전 국민 보편지급으로 방침을 정한 게 4월 22일이다. 그러는 사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휴업, 폐업 등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과 실업자 얘기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가장 첨예한 논쟁은 지급 대상 문제다. 더불어민주당과 한때 미래통합당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한다. 기획재정부와 현재 미래통합당은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자고 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수면 아래 거대한 빙산 중심에서는 재정정책을 둘러싸고 세계관과 세계관이 맞붙는 담론전쟁이 한창이다. 한쪽에는 ‘긴축’이 있다. 이들의 교리는 ‘재정건전성’이다. 반대편 변방에는 ‘적극적 재정정책’을 외치며 증세와 복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재정건전성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영역이다. 한국은 그 어느 선진국보다도 정부부채 규모가 적다는 사실은 관심 밖이다. 국제통화기금(IMF)마저도 ‘한국은 재정건전성이 지나치게 좋은 게 문제’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을 권고해도 마이동풍이다. 경제관료들은 틈만 나면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철학을 쉽게 풀어 보면 이 정도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닥칠지 모를 헬조선을 막기 위해 지금의 헬조선을 방치해야 한다.’ 재정건전성이라는 금송아지를 숭배하는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외적이 쳐들어 왔는데도 군량미와 무기를 만드는 데 돈을 쓰는 걸 마땅찮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송아지를 녹여 무기를 만들자는 말이 나올까 무서워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병원 공무원 연가보상비까지 깎는 게 기재부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정부 의존증에 걸리는 건 노예의 길’이라며 ‘노오력’만 강조할 뿐이다. 국가위기가 닥쳤는데도 곳간 열쇠를 꽁꽁 숨겼던 사례는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독일은 ‘자본주의는 어차피 망하니 그냥 둬야 한다’는 좌파와 ‘빚지면 안 된다’는 우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히틀러에게 정권을 헌납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 IMF가 강요한 재정긴축과 고금리로 나라가 결딴날 뻔했다. 정작 미국은 대공황과 금융위기 때 주저 없이 확장재정정책을 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직장 잃고 파산하는 사람이 넘쳐나면 세금 낼 사람이 없으니 어차피 건전재정도 불가능하다. 처음 긴급재난지원금이 꽤 괜찮은 방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효율성 관점에서 긴급한 지급을 통한 위기대응이고 또 하나는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연대와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말처럼 “모든 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에 동의한다면 허깨비에 발목이 잡혀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말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하는 건 국민이 아니다. betul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재정건전성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재정건전성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길고 긴 갑론을박 끝에 또 한 고비를 넘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국회 논의는 또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긴급재난지원금에서 한 가지 분명한 건 진행 과정이 전혀 긴급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정도인 듯하다. 그냥 이름을 ‘여유만만 재난지원금’으로 짓고 ‘올해 안에는 지급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더라면 김칫국으로 헛배만 부를 일은 없었을 텐데.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온 게 1월 20일이었다. ‘재난기본소득’이 공론화된 건 2월 하순부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침을 밝힌 게 3월이었다. 결국 정부도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30일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가구당 100만원”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을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당정이 전 국민 보편지급으로 방침을 정한 게 4월 22일이다. 그러는 사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휴업, 폐업 등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과 실업자 얘기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가장 첨예한 논쟁은 지급 대상 문제다. 더불어민주당과 한때 미래통합당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한다. 기획재정부와 현재 미래통합당은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자고 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수면 아래 거대한 빙산 중심에서는 재정정책을 둘러싸고 세계관과 세계관이 맞붙는 담론전쟁이 한창이다.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건 단연 ‘재정건전성’이다. 재정건전성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영역이다. 정부부채 규모를 외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재정건전성이 가장 좋은 축이지만 정부는 모른 체할 뿐이다. 한국은 재정건전성이 지나치게 좋아서 문제이니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해도 마이동풍이다. 경제관료들은 틈만 나면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재정여력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철학을 쉽게 풀어 보면 이 정도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닥칠지 모를 헬조선을 막기 위해 지금의 헬조선을 방치해야 한다.’ 처음 긴급재난지원금이 꽤 괜찮은 방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효율성 관점에서 긴급한 지급을 통한 위기대응이고 또 하나는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연대와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말처럼 “모든 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에 동의한다면 재정건전성이라는 금송아지에 발목이 잡혀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말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하는 건 국민이 아니다. 재정건전성이라는 금송아지를 숭배하는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외적이 쳐들어 왔는데도 군량미와 무기를 만드는 데 돈을 쓰는 걸 마땅찮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송아지를 녹여 무기를 만들자는 말이 나올까 무서워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병원 공무원 연가보상비까지 깎으려 든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정부 의존증에 걸리는 건 노예의 길’이라며 ‘노오력’만 강조할 뿐이다. 국가위기가 닥쳤는데도 곳간 열쇠를 꽁꽁 숨겼던 사례는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독일은 ‘자본주의는 어차피 망하니 그냥 둬야 한다’는 좌파와 ‘빚지면 안 된다’는 우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히틀러에게 정권을 헌납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 IMF가 강요한 재정긴축과 고금리로 나라가 결딴날 뻔했다. 정작 미국은 대공황과 금융위기 때 주저 없이 확장재정정책을 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직장 잃고 파산하는 사람이 넘쳐나면 세금 낼 사람이 없으니 어차피 건전재정도 불가능하다. betulo@seoul.co.kr
  • 허훈·김종규 MVP대결에 가려진 송교창의 가치

    허훈·김종규 MVP대결에 가려진 송교창의 가치

    허훈 vs 김종규 2파전 속 조용한 강자 등극성적과 꾸준함 모두 갖췄지만 화제성 아쉬워라건아·이대성·이정현 틈에서 호성적 거둬올해 입단 신인들과 동기… 향후 MVP 기대 남자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허훈(부산 KT)과 김종규(원주 DB)의 2파전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용한 강자 송교창(전주 KCC)이 주목받고 있다. ‘허재 아들’ 허훈이나 ‘최고 연봉자’ 김종규만큼 화제성은 없지만 성적으로는 이들에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국내선수 MVP는 허훈과 김종규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부상으로 결장이 있었지만 시즌 내내 강렬한 인상을 남긴 허훈, 결장 없는 꾸준한 출전으로 팀의 1위에 기여한 김종규는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실제 MVP 투표에서 허훈이 63표, 김종규가 47표로 허훈의 득표율(56.8%)은 2015~16시즌 양동근(49.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허훈은 개인성적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았고 김종규는 꾸준함과 팀성적에서 지지를 받아왔다. 송교창은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두 선수에 비해 스타성,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국내선수 기준으로 보면 송교창은 이번 시즌 평균득점 1위(15점), 출전시간 2위(31분49초), 리바운드 6위(5.6개), 블록 5위(0.6개) 등 주요지표에서 상위권에 랭크돼있다. 공헌도는 1073.29점으로 전체 9위, 국내 선수 1위다. 전 경기에 출장하며 꾸준함을 자랑했고, 팀성적도 4위로 선방했다. 송교창은 같은 팀에 전체 공헌도 1위 라건아, 지난해 정규시즌 MVP 이정현, 지난해 파이널 MVP 이대성 등 득점자원이 즐비한 상황에서 이런 기록을 내 더 의미있다는 평가다. 다만 KCC는 시즌 중 대형 트레이드로 존재감이 큰 선수들이 2명이나 합류하면서 선수들의 활약상보다는 트레이드의 성공여부에 대한 평가가 시즌 내내 꼬리표로 따라다녔고 송교창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고졸 루키로 입단한 송교창은 이번에 데뷔한 대졸 루키들과 동기다. 이번 신인왕이 역대급으로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미 동기들과의 격차는 천지 차이다. 송교창이 뛰어난 성적을 내고도 MVP 투표에서 외면 당했지만 이번 시즌과 같은 퍼포먼스를 유지한다면 향후에도 유력한 MVP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농구대통령도 못한 ‘정규리그 MVP’ 둘째 아들이 해냈다

    농구대통령도 못한 ‘정규리그 MVP’ 둘째 아들이 해냈다

    어시스트 전체 1위, 득점 국내선수 2위 기자단 투표서 김종규 16표 차로 제쳐 아버지 허재는 1997~98시즌 PO MVP “경사 난 거지… 자신감 있는 플레이 닮아” 허훈 소속팀 kt 6위 그쳐 ‘씁쓸한 뒷맛’ 일부 팬 “DB 1위 이끈 김종규가 받아야”허훈(25·부산 kt)이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도 받지 못했던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농구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냈다. 하지만 소속팀 성적이 6강 플레이오프(PO) 마지노선이었던 6위에 그친 점을 들어 일부 팬들은 원주 DB를 공동 1위에 올려놓은 김종규(29)가 MVP를 받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등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허훈은 20일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시즌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결과 111표 중 63표를 얻어 47표를 받은 김종규를 제치고 데뷔 세 시즌 만에 첫 MVP를 수상했다. 정규리그 1, 2위가 아닌 아닌 6위 이하 하위권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2008~09시즌 주희정(7위)이 유일한데, 당시 주희정은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부 팬은 이날 외국인 선수 MVP로 서울 SK를 공동 1위로 이끈 자밀 워니가 뽑힌 점을 들며 “팀 성적이 아닌 개인 기록으로 MVP를 준다면 팀 성적 9위인 창원 LG 소속 캐디 라렌(전체 득점 1위, 3점슛 성공률 41.6%)의 기록이 더 뛰어난데 왜 워니한테 주느냐”며 일관성 문제를 지적했다. 시즌 중반까지 국내 득점 1위와 국내외 전체 어시스트 1위를 질주하며 만개한 기량을 뽐냈던 허훈은 부상 복귀 이후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모양새였지만 코로나19로 리그가 조기 종료될 때까지 35경기를 뛰며 어시스트 전체 1위(7.2개), 득점 국내 2위(14.9점), 3점슛 전체 5위(2개) 등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10월 DB전에서 한 경기 3점슛 9회 연속 성공 타이 기록, 지난 2월 안양 KGC전에서 24점 21어시스트로 KBL 사상 최초 20-20을 달성하며 매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허훈은 이날 ‘플레이 오브 더 시즌’ 수상에 이어 베스트5에도 선정되는 등 3관왕에 올랐다.올 시즌 올스타팬 투표 1위를 차지했던 허훈은 이로써 인기와 기량 면에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설 수 있게 됐다. 허재 전 감독은 1997~98시즌 PO MVP를 수상한 적이 있으나 정규리그 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직 MVP 수상 경력이 없는 형 허웅(27·DB)은 네티즌 투표로 선정한 인기상을 받았다. 허훈은 “많은 팬들이 임팩트 있는 플레이를 좋아해 줬는데 그 덕분에 MVP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며 “아버지는 PO MVP를 받았는데 부자지간에 MVP를 받아 뜻깊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MVP 경쟁을 펼친 김종규 등을 제친 이유를 묻자 “팬들에게 보여 주는 강인함, 임팩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허 전 감독은 허훈의 수상에 대해 언론에 “경사 난 거지, 뭐. 자신감 있는 플레이 스타일이 나를 많이 닮았거든”이라며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다 이겨 내고 여기까지 올라와 MVP를 받아 대견스럽다”고 했다. 이어 “훈이는 사실 웅이 운동시키러 갔다가 덩달아 했던 경우”라고 덧붙였다. 베스트5에는 허훈, 김종규, 워니를 비롯해 국내 득점 1위(15.0점) 송교창(전주 KCC)과 라렌이 이름을 올렸다. DB는 감독상(이상범)과 신인선수상(김훈) 등을 수확했지만, MVP를 놓치며 상대 전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서울 SK와 공동 1위를 한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비대위’ ‘조기 全大’ 결론 못 낸 통합당… 지도부 공백 우려

    ‘비대위’ ‘조기 全大’ 결론 못 낸 통합당… 지도부 공백 우려

    외부인사 비대위 맡는 데 다수가 반대 심재철 대행 “전체 의견 취합해 결론” 김태흠 “당선자 회의 열어 진로 논의” 장제원 ‘김종인 비대위’ 조기 전환 촉구 새달 원내대표 경선이 돌파구 될 듯미래통합당은 4·15 총선 참패 후 처음으로 열린 20일 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지도체제 복원에 대해 논의했지만 당론을 모으지 못했다. 당선자와 낙선자, 불출마와 컷오프 현역 의원들이 한데 모인 이날 의총은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과 최고위원회의 ‘조속한 비대위 체제 전환’ 추진에 제동만 걸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느냐에 앞서 비대위를 꾸릴지,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지조차 결정하지 못해 지도부 공백 장기화 우려도 커졌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 전후로 두 차례 걸쳐 진행된 의총 후 “의견이 하나로 합일되지 않았다”며 “당 진로 관련 문제라 모든 의원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의원과 새 당선자들까지 전체 의견을 취합하고 그 결과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 전 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비대위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던 심 권한대행은 “오늘 논의는 ‘김종인 비대위’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의총 참석자들은 외부 인사가 비대위를 맡는 데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고 입을 모았다.김태흠 의원은 “조속히 당선자 회의를 열어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외부 인사를 들여다가 당을 맡긴다는 것은 주체성이 없는 행위”라며 “정체성도, 확고한 의지도 없는 구성원들의 정당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김종인 영입 반대를 재확인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우리가 반성할 시간도 갖지 않고 전당대회를 치르며 권력 투쟁의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느냐”며 조기 전당대회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의총 의견이 반반이었으니 최고위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촉구했다. 제3의 대안도 나왔다. 박덕흠 의원은 초선, 재선, 3선 이상 그룹에서 2명씩을 추천해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외부에 당을 맡기지 말자는 게 핵심”이라며 “빨리 당선자들을 모아 다시 의견을 듣고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당론이 모이지 않으면서 다음달 초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까지 지도부 공백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지금 당장 당이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신임 원내대표부터 빨리 뽑고 차후에 당 대표 등 지도부 문제를 논의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20일 표류… ‘긴급’ 빠진 재난지원금

    20일 표류… ‘긴급’ 빠진 재난지원금

    여야 ‘전 국민 지급’·재원 등 합의점 못 찾고 정부도 ‘70% 지급’ 입장만 고수… 취지 무색 전문가 “무조건 안 된다는 프레임 벗어나야”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확정된 긴급재난지원금이 20일 넘게 표류하고 있다. 지급 대상과 재원 조달 방식 등을 놓고 여당과 야당, 정부가 뒤엉켜 갑론을박을 벌이는 통에 아직껏 지급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긴급’하지 못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전락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지원하고 소비를 되살린다는 당초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20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 방향 등을 놓고 4·15 총선 전과 다르게 첨예하게 맞섰다. 민주당은 최대 100만원(4인 이상 가구 기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 위해 적자 국채 발행도 불사하겠다고 밀어붙였다. 반면 통합당은 총선 전과 달리 전 국민 지급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은 전날 밤 열린 당정청 협의회에서도 전 국민 70% 지급을 고수하는 기획재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당초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기재부를 설득할 계획이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강하게 반대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여당과 야당, 정부가 각자 입장만 고집하면서 다음달 초 지급 목표인 긴급재난지원금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전 국민 지급 반대로 돌아선 통합당이 추경안 심사를 질질 끌 가능성도 있다. 여야가 합의하더라도 기재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헌법 제57조는 국회가 정부 동의 없이 지출 예산을 증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자 모두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당은 당초 전 국민 70% 지급으로 정부와 합의했음에도 총선 기간에 전 국민 지급으로 말을 바꿨고, 통합당 역시 황교안 전 대표가 “전 국민 50만원 지급”을 약속했음에도 총선이 끝나자 시치미를 떼고 있다. 기재부는 선별 지급에 따른 사회적 논란과 행정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신속함이 중요한 긴급재난지원금 취지를 살리면서 재정 낭비를 줄이기 위해선 전 국민 지급 이후 (고소득층) 선별 환수가 효과적”이라며 “정부도 무조건 안 된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여기는 중국] 대학 경비원 채용 공고에 ‘석사 이상자’ 자격 논란

    중국의 모 대학에서 보안원(保安员) 모집 자격에 ‘석사’ 이상을 요구해 논란이다. 교내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모집하는 구인란에 ‘석사 이상자’를 게재해 이목이 집중된 것. 중국 상해교통대학은 최근 ‘2020년 치안관리부서’ 채용 공고문을 게재하며 교육학 석사 이상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공개한 해당 채용 정보에 따르면, 채용 직후 보안원이 담당할 업무는 학교 내 치안 정보 수집을 위한 현장 근무다. 대학 측은 이 같은 업무 담당자를 채용, 35세 이하의 교육학 관련 석사 또는 그 이상의 학력자 1명을 요구했다. 해당 채용 조건이 온라인에 공개된 직후 현지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가중된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오후 채용 정보가 공개되면서 이와 관련 현지 언론 보도 수는 총 14만 건을 넘어섰다. 특히 해당 공고문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중국의 지나친 고학력 현상이 이 같은 문제를 양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대학 졸업자 등 고학력 실업자의 취업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중국 전체 인구의 약 7.3%가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같은 시기 20대 중국 청년 중 무려 21%에 달하는 인구가 전문대 이상의 학위를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80호우(80后, 1980년대 출생자), 90호우(90后, 1990년대 출생자) 등의 경우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청년 구직자들의 구인난과 취업난이 동시에 벌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누리꾼(아이디: Techl***)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중국에서는 경비원으로 취업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됐다”면서 “중국은 이미 거리마다 대학생들로 넘쳐난다.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의 수가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의 수보다 많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大白***)은 “해당 업무는 고등학교 졸업 학력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업무”라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고등학교 학력으로도 IT 관련 업계에서 인정받으며 일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지인 중이는 고등학교 졸업 후 CIA에서 근무하는 해당 분야 전문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란이 가중되자 해당 채용 조건을 공고했던 대학 측이 진화에 나섰다. 공고문을 게재한 지 하루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 상해교통대 인적자원처 관계자는 현지 유력 언론를 통해 “이번에 채용 공고한 내용은 일반 보안원 모집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보안원 간부를 모집한 것으로, 해당 직무는 교육학과 관련한 전문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20년 채용 공고를 통해 선발될 인재는 현장에서의 치안 관리에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학 내 안전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담당하는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맘상한 해리스 정말 떠날까 ‘외교가 갑론을박’

    맘상한 해리스 정말 떠날까 ‘외교가 갑론을박’

    외교가 “해리스 스스로 중도포기 안 할것”“4성장군 출신, 직설적이지만 의지 강해”해리스, 주변에 11월 사임 부정했다 알려져 오바마 때 리퍼트 전 대사는 트럼프에 사표트럼프 임명 해리스는 재선시 연임도 가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사임 계획을 논의 중이라는 지난 9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대해 국내 외교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해리스 대사가 정말 11월 전에 스스로 떠날까’라는 질문에 대체적인 의견은 ‘아니오’였다. 해리스 대사가 북미 비핵화 협상이나 방위비 분담금 등에 대한 한미 간 갈등을 감당해야 했고, 일본계라는 점과 콧수염까지 논란이 될 정도로 모욕을 당하면서 11월전에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주변에 했다는 게 전날 보도의 요지다. 로이터통신은 “(해리스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돼도 연임보다 11월까지만 남고 싶어 했다”며 “2018년 7월 임기를 시작한 그가 (한국에서 촉발된) 긴장에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의 언급을 전했다. 콜로라도에 집을 지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올초 한미 갈등이 부담 받을 정도로 컸나? 여기에는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대답이 많았다. 지난해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이후 미국 측이 공개적인 실망감을 표출했고, 한국 정부는 해리스 대사를 불러 면담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50억 달러의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한 외교전문가는 “북미 관계 교착으로 올해 초 우리 정부가 북한 개별 관광으로 남북 관계의 긴장을 풀려 했고, 해리스 대사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다루자며 제동을 건 게 컸다”며 “다른 대사들과 달리 해리스 대사가 직설적인 화법으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갈등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여당 의원들은 내정간섭이라는 취지로 공격했고, 해리스 대사가 콧수염을 기른 일본계 미국인이란 점에 빗대 “조선 총독이냐”고 비난했다. 진보단체들은 코털 뽑기 퍼포먼스가 곁들여 시위도 열었다.●해리스 대사는 인신공격에 그만두고 싶었을까? 외교가에서는 해리스 대사가 해당 보도를 보고 주변에 ‘11월 사임 의사’를 말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전날 주한 미 대사관 대변인도 “해리스 대사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 봉사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대사로서 최고의 근무지이자 미국에는 최고의 동반자이며 동맹”이라며 한미 동맹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하면 임명과 해임 권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으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중도 포기할 마음은 없다는 것으로 읽힌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4성 장군을 했던 경력 때문인지 워낙 직설적으로 말한다. 관두고 싶었다면 벌써 확실히 말했을 것”이라며 “주변에 일이 고되다는 식으로 푸념을 했을 수는 있지만 마음에 둘 성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인신공격 때문에 그만둘 정도로 의지가 부족한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했다.●어차피 11월에 대선이 지나면 사표를 내야 하지 않나? 이번 국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다. 2014년 10월 취임했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사표를 냈다. 근무 기간은 2017년 1월까지 2년 3개월 정도다. 만일 2018년 7월 취임한 해리스 대사가 오는 11월까지 근무한다면 그의 근무기간도 2년 6개월에 못미친다. 통상 주한 미 대사의 근무기간이 3년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짧다. 다만, 리퍼트 대사는 민주당 오바마 정권이 공화당 트럼프 정권으로 바뀌면서 사표를 낸 것이다. 반면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한다면 굳이 사의를 표할 이유가 없다. 한 외교 인사는 “미 대사들은 정권이 바뀌면 전원 사표를 내지만 아니라면 연임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해리스 대사가 개인적으로 다른 길을 준비하려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사 부임 직전까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해군 4성 장군 출신인 그에게 외교관 업무가 체질에 맞지 않았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전문가는 “만일 그렇다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그가 임명한 군 출신 대사가 벌써 사임 계획을 발설한다는 게 쉽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10일 외교부의 ‘스테이 스트롱’(코로나19 건강하게 버티자) 캠페인에 참가했다고 트위터에 사진을 공개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등교 시험’ 봐도 걱정, 안 봐도 걱정… ‘테스트베드’ 된 고3들

    ‘등교 시험’ 봐도 걱정, 안 봐도 걱정… ‘테스트베드’ 된 고3들

    시험 시행 여부 불투명… 고3들 발 동동 “위험 감수하면서 볼 수 없어” 주장에 “원하는 학생이라도 치르게 해야” 반론 입시 관련 학사일정 조속히 확정해야“시험 보다 확진환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그 학교는 ‘등교 개학’ 못 해요. 그 학교 학생들은 누가 책임지나요?” “모의고사를 한 번도 못 보니 막막하네요. 고3은 한시가 급한데 마냥 미루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인 서울교육청 주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매년 3월 실시)마저 실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고3 학생들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시험을 볼 수 없다’는 주장과 ‘원하는 학생만이라도 시험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찬반 의견과 상관없이 고3 수험생들은 ‘대입 가늠자’라 불리는 3월 학평마저 볼 수 없다는 불안감에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지난 2일 3월 학평을 오는 24일로 연기하며 고3 학생들이 등교해 시험을 치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가 ‘코로나19 국면에 따라 시행 여부는 변경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교육청은 원하는 학생들만 등교해 교실을 분산시키고 학생 간 간격을 둔 채 시험을 치르게 하고, 등교를 원하지 않는 학생들은 대체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 역시 지난 3일 “(24일 고3 학생들이) 등교해서 시험을 볼 것인지는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며 “감염병 전문가들은 고3을 테스트베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3월 학평은 고3 수험생들이 전국의 수험생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다. 3월 학평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과 전형을 파악해 볼 수 있기 때문에 3월 학평이 추가 연기되거나 무산될 경우 고3 수험생들은 대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의 국면에서 수험생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시험을 치르는 것에 대한 학생 및 학부모들의 우려도 상당하다. 고3 학생들의 초조함은 3월 학평에 국한되지 않는다. 등교 개학이 2개월이나 미뤄지면서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어려워졌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학생들은 중간고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입시와 연관되는 중요한 학사일정을 해당 시기에 이르러 추가 연기하거나 취소할 경우 고3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등교 시험이든 온라인 시험이든, 가급적 학생들이 성적표를 받아 볼 수 있도록 가능한 대안을 하루빨리 확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美·中, 코로나 환자에게 비타민C 투여”…불붙는 메가도스 논쟁

    “美·中, 코로나 환자에게 비타민C 투여”…불붙는 메가도스 논쟁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에서 감염자에게 비타민C 과다투여(메가도스) 요법을 사용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아직 코로나19의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감기와 독감 증세 호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C를 보조 치료제로 시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학계의 해묵은 논쟁인 ‘비타민C 메가도스’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발원지인 뉴욕에서는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일일 권장 복용량보다 더 많은 양의 비타민C를 정맥 주사로 투여 중이다. 미국의 비타민C 일일 권장 복용량은 남성 90㎎, 여성 75㎎이지만 뉴욕의 병원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타민C를 제공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비타민C 메가도스 요법이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우한 셰허병원의 류스 교수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에게 비타민C를 쓰고 있다. 류 교수는 “중증 환자들에게 다른 약과 함께 비타민C를 주고 있다”면서 “비타민C는 수용성이어서 대량으로 투여해도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타민C 메가도스는 미국의 화학자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 처음 제안했다. 그는 1966년 생화학자 어윈 스톤(1907~1984)의 비타민C 연구 결과에 확신을 갖고 감기를 예방하고자 매일 비타민C 3000㎎을 복용했다. 그는 자신의 몸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음을 깨닫고 1970년 ‘비타민 C와 감기’라는 제목의 논문을 출간했다. 1971년 영국의 외과의사 이완 캐머런(1922~1991)과 함께 말기암 환자들에게 비타민C를 제공하는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비타민C를 투여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 확률이 4배나 더 높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의사들이 술렁였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비타민C가 ‘만병통치약’으로 등극할 수도 있어서였다. 하지만 미국 내 최고 종합병원으로 꼽히는 메이오 클리닉에서 수행한 임상 실험에서는 비타민C 메가도스(하루 1만㎎)가 암을 치료하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대해 폴링은 “비타민C를 장기간 복용해야 암에 효과가 있다”며 메이오 클리닉의 임상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의학계는 비타민C 효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많이 먹을수록 감기 예방과 피로 해소 등 가벼운 효과부터 치매 예방과 암 예방, 항암 효과 등 건강에 이득이 된다는 의견과 적정량 이상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왕재(65) 서울대 의대 교수가 대표적인 비타민C 메가도스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인간은 체내에서 비타민C를 생산할 수 없어 메가도스로 보완해 심혈관 질환 등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동물들이 체내에서 합성하는 비타민C의 양을 인간의 체중과 비교해 계산하면 보통 사람도 비타민C를 하루에 6000㎎는 섭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튜브 등에는 “하루 10g 이상 비타민C를 장기간 복용하면 몸의 염증을 줄이고 피부도 좋아진다”는 메가도스 경험담이 다수 올라와 있다. 상당수 의사와 약사도 사견임을 전제로 메가도스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의학적으로는 메가도스의 효능이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치료제로서 비타민C의 효과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메가도스 요법 등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도 “한국인은 매일 먹는 음식만으로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의 98.7%를 섭취하고 있다”면서 “굳이 비싼 비용을 치러가면서 각종 비타민C 제품을 사서 보충할 필요는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베이징 퉁런병원의 양진쿠이 교수는 “비타민C가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아무 근거도 없다”면서 “뚜렷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고 SCMP가 전했다. 플라시보 효과는 가짜 약이더라도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심리적인 효과가 안정감을 줘 실제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말한다. 류스 교수도 “비타민C가 치료에 실제로 도움을 주는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비타민C는 감기나 노안, 심혈관 질환, 암 등 치료에 일부 효과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질병의 치료제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윤건영 “문 대통령 위해 ‘시민당’ 힘 모아야”…열린민주 견제

    윤건영 “문 대통령 위해 ‘시민당’ 힘 모아야”…열린민주 견제

    “촛불 개혁 성공 위해 힘 모아야 한다”“안정적 국정운영 위한 유일한 선택”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구로을에 출마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25일 “민주당이 합류를 결정한 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며 “힘을 모아 달라”고 밝혔다. 윤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례정당 관련 커밍아웃’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재인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시민당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유권자의 힘은, 나누면 커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그럴 여유도 없다. 촛불 개혁을 성공하기 위해선 분명하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연합정당인 시민당 후보로 출마하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열린민주당에 대해선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을 중심으로 ‘친문’ 색채를 뚜렷하게 내세운 열린민주당으로 여당 지지율이 옮겨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윤 전 실장은 “우리 당이 선출한 비례대표 후보들은 시민당에서 10번 이후 순번을 받았다. 소수정당 및 시민사회 학계를 배려하기 위한 결단이었고 희생이었다”며 “자기를 희생해 진보개혁세력의 과반 확보라는 대의에 몸을 던진 이들이 당선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햇다. 윤 전 실장은 여권의 비례정당 창당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던 지난달 21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혀 민주당의 비례정당 창당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다만 그는 비례정당 추진 과정에 대해 “진보개혁 진영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비례정당의 모습을 생각했으나 제대로 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윤 전 실장은 그러면서도 “이번 총선에서 진보 개혁 세력이 과반을 확보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 국정운영을 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라며 비례정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리 뉴스]일주일 남은 주총…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막판 총정리

    [정리 뉴스]일주일 남은 주총…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막판 총정리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 앞두고 쟁점 총정리재무구조 악화, 전문 경영인 실효성 갑론을박한진 “3자연합, 투명성·주주가치 제고 논할 자격 의문”한진칼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진그룹이 그동안 반(反) 조원태 3자연합과의 공방에서 불거졌던 논란을 ‘팩트체크’ 형식을 빌려 일거에 반박하고 나섰다. 한진그룹은 20일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3자연합과 입장이 충돌하는 주요 쟁점들에 대해 대한항공의 입장을 전했다. 조원태 이후 한진그룹 경영은 실패했나? 가장 먼저 충돌하는 지점은 한진그룹의 재무상황이다. 3자연합은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쥔 2014년부터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재무사정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강조한다. 3자연합은 이런 주장을 토대로 전문 경영인 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강화하고 있다. 3자연합에 따르면 2014~2019년(6년간) 당기순손익 적자누적이 대한항공은 1조 7400억원, 한진칼은 3500억원에 달하면서 총체적인 경영 실패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의 주장은 다르다. 한진그룹은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상 항공사는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면서 “오히려 기업 이익창출 능력의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을 봐야 한다”고 맞섰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 6년간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이콧 재팬’ 등으로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급감하긴 했지만,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이 모두 적자를 낸 것을 보면 나름 선방한 수치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한진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업게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대한항공도 임직원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런 중대한 시점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수치만 들이대며 회사를 흔드는 투기세력의 위협은 그룹의 발전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회사의 경영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을 놓고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3자연합은 영구채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600%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자본으로 인식한다”면서 “이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 및 신용도를 높일 수 있고 다른 차입금의 이자율을 절감하는 효과로도 이어진다”고 맞섰다. 전문 경영인 실효성 있나? 3자연합의 핵심 주장은 전문 경영인 제도의 도입이다. 앞서 주주제안을 통해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내세우면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는 총수일가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3자연합이 제시한 근거는 바로 일본항공(JAL)의 사례다. 3자연합은 “5000억 적자였던 JAL을 2조원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바꾼 인물이 바로 전문 경영인인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토세라믹 회장을 비롯한 IT 전문가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이런 주장은 대한항공과 JAL이 각각 처한 상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오판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진그룹은 “JAL은 사실상 공기업이고 주인이 없는 회사”라면서 “사내 파벌과 방만한 자회사 운영, 과도한 복리후생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경영실패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어 “JAL의 회생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은 정부에서 7300억엔에 달하는 채무를 탕감해준 것”이라면서 “JAL도 당시 5만 1000명이 넘었던 직원 중 1만 9000명을 감축했는데 이를 보면 3자연합이 한진그룹의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이를 계속 언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 “투명경영, 주주가치 제고 논할 자격 있는지 의문” 이어 한진그룹은 3자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우선 KCGI에 대해서는 “단기 이익만 보고 빠지는 ‘먹튀’가 절대 아니라는 게 KCGI의 주장이지만 현재 KCGI의 총 9개 사모펀드(PEF) 중 7개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3년 후 청산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로 그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먹튀’를 위해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는 방증”이라고 공격했다. 반도건설에 대해서는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진그룹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는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분을 99.67% 소유하고 있고 여기서 각 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라면서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이나 아들, 사위 등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이는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회장은 아들인 권 상무에게 차등배당제도를 악용해 3년간 639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면서 조세회피 의혹도 제기했다. 총수일가 일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서는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인물이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자연합은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표하면서 법적으로도 확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는 이사회를 장악하고 대표이사를 선임한 뒤 대표이사의 권한으로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권리금 없어도… 들어올 사람이 없네

    권리금 없어도… 들어올 사람이 없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극심해져 정치권에서 재난기본소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서울 동대문의 한 거리에 점포 임대를 알리는 간판이 붙어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권리금 없어도… 들어올 사람이 없네

    권리금 없어도… 들어올 사람이 없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극심해져 정치권에서 재난기본소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서울 동대문의 한 거리에 점포 임대를 알리는 간판이 붙어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기침 예절 강조되는데 열차 앞 승객 향해 “에츄”하고 되레

    기침 예절 강조되는데 열차 앞 승객 향해 “에츄”하고 되레

    “장난 아니지? 당신, 지금 날 향해 기침한 거지?” “그래, 했다. 입은 안 벌리고 입 안에서만 했다.” “역겹다.” “너도 역겨워.” ‘기침 예절’이 강조되는 이즈음인데, 호주 시드니의 한 열차 안에서 촬영돼 이 나라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동영상이다. ABC 방송의 앤디 파크 기자가 통근하기 위해 뒤쪽 자리에 앉아 있다가 두 사람의 팽팽한 설전을 담았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의 남자 승객은 헤드폰을 썼다 벗었다 안절부절을 못한다. 문제의 여성은 보란 듯 한 번 더 남자를 향해 기침을 한다. 남성이 기침하는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으려 하자 그런 것이다. 그는 “내가 왕따 시킨다고? 난 정중하게 입을 가려달라고 부탁했던 거다”라고 말했고, 여성은 “입을 벌리지 않고 기침했다고 얘기했다. 내 말을 듣지 않는 거냐”고 오히려 따진다. 그 뒤 두 사람은 서로가 요령 부득인 문답을 주고받다가 서로 상대를 향해 “입 닥치라”고 퍼붓는다. 여성도 한심하다는 듯 어깨를 움찔거린다. 파크 기자는 사실 왜 이렇게 둘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는지, 사달을 일으킨 일이 무언지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여성은 남자가 자신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로 오인했다고 마음이 상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말도 했다. “이렇게 해도 당신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남자가 너무 무례했다며 여성 편을 드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여성이 역겨운 행동을 했다고 타박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두살배기 딸도 입을 가리거나 팔꿈치에 대고 기침을 할줄 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얼마나 무례한가!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누구라도 이런 일을 한다면 용서받을 수 없다”고 적었다. 파크 기자는 야후 뉴스 호주 인터뷰를 통해 지금처럼 코로나 두려움증이 퍼져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결과 8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3명이 사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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