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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의 평화’ 연 2000년 전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조각상 출토

    ‘로마의 평화’ 연 2000년 전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조각상 출토

    이탈리아에서 ‘로마의 평화’ 시대를 연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조각상이 발견됐다. 현지 매체 ‘일 조르날레 델 몰리스’는 이탈리아 남부 몰리세 지역의 이세르니아에서 고대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대리석 두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황제의 조각상은 지난달 29일 고대 로마시대에 지어진 성벽 아래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무너진 성벽 보수 공사 도중 출토된 조각상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며, 몸통과 코는 사라지고 머리만 남은 상태였으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고고학자 프란체스카 지안콜라가 이끄는 발굴팀은 아우구스투스 조각상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제비꼬리’ 모양도 확인했다. V자 모양으로 갈라진 두툼한 머리카락 가닥과 함께 돌출된 귀 역시 특징적이었다. 고대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BC 63∼AD 14년)는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물리치고 로마의 패권을 장악, 로마 제국 첫 황제로 등극했다. 로마제국의 태평성대를 이룩하며 ‘팍스 로마나’(pax romana) 시대를 이끌었다. ‘팍스 로마나’는 문자 그대로 ‘로마의 평화’를 뜻한다. 로마제국의 평화는 기원전 1세기 말부터 약 200년간 지속됐다.현지언론은 이번 발견이 몰리세까지 다다른 로마제국의 영향력을 새롭게 조명할 뿐 아니라, 다른 중요한 역사적 발굴을 기대해봄 직한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조각상이 나온 몰리세는 고대 로마제국 때부터 이탈리아로 전역으로 통하는 관문으로서 전략적 요충지였다. 로마는 기원전 295년 몰리세를 점령했지만, 기원전 90년 고대 민족 삼니움(Samnites) 손에 잠시 통제권을 빼앗겼다. 하지만 몇 년 후 몰리세를 다시 장악, 로마제국의 전초기지로 재건했다.한편 이세르니아에서는 아우구스투스 조각상이 발견된 고대 성벽 보강 공사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지 고고학자는 “보강 공사는 실현 불가능하다”면서 “괜히 건드렸다가 성벽의 기초를 무너뜨리고 고대 유적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술적,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성벽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견된 아우구스투스 조각상은 곧 이세르니아 현지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온라인 쇼핑몰서 산 고무보트… 中·대만 함정 수백 척 뚫었다

    온라인 쇼핑몰서 산 고무보트… 中·대만 함정 수백 척 뚫었다

    양안 갈등 속 경계 최상위·파도도 높아비행기 입국 대신 위험한 대만해협 횡단 전문가 “일반인 아닌 항해 전문가일 것”“中, 대만 시험하려고 보낸 인물” 주장도한 중국인이 고무보트를 타고 대만으로 귀순해 의문을 낳고 있다. 양안(중국·대만)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아 하루가 멀다 하고 군사 훈련이 벌어지는 대만해협을 어떻게 횡단했는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인 저우시안(33)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푸젠성에서 고무보트로 11시간 동안 180㎞가량을 표류해 대만 중부 타이중에 도착했다. 푸젠성은 대만과 가장 가까운 중국 본토 지역이다. 대만 인부들에게 발견된 저우는 “나는 범죄자나 지명수배자가 아니다. 대만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동경한다”면서 “중국에 일자리가 없어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중화권에서는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1만 1000위안(약 190만원)을 주고 산 보트를 타고 왔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저우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250척이 넘는 해경 함정과 수십 척의 해군 함정을 띄워 감시하는 대만해협을 유유히 빠져나온 것이 된다. 하지만 홍콩에서 어선 회사를 운영하는 찬밍은 빈과일보에 “그는 일반인이 아니라 항해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저우가 타고 온 보트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필요한 연료의 두 배 이상을 챙겼고, 모터 고장에 대비해 발로 밟아 동력을 얻는 페달도 준비했다는 이유다. 대만해협의 기상 조건과 해류 흐름까지 조사해 출발일을 정한 것 같다고도 했다. 대만 해안경비대 소식통도 SCMP에 “대만해협은 파도가 높고 날씨 변화가 심하기로 유명하다. 고무보트로 통과했다는 것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그가 어선을 타고 대만 인근으로 들어온 뒤 (타이중 부근에서) 고무보트를 띄운 것으로 의심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과 대만은 상호 방문이 가능하다. 범죄자나 지명수배자가 아니라면 코로나19 종식 뒤 비행기로 들어가도 되는데, 굳이 목숨을 걸고 밀항한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의 쑤쯔윈 연구원은 “그가 대만의 해안 방어체계를 시험하고자 중국이 보낸 인물일 가능성도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찌 됐건 대만 정부는 발칵 뒤집혔다. 중국의 도발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추궈청 대만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기자들에게 “경계가 어떻게 뚫렸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민주당 지도부, 벌써부터 검찰개혁 갑론을박

    민주당 지도부, 벌써부터 검찰개혁 갑론을박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내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송영길 대표가 속도조절을 시사한 가운데 최고위원 사이에서도 이견이 불거져 나왔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4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검찰개혁에 대해 “코로나19 국면에서 백신 문제와 부동산 급등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재보선 패배로 인해 그동안 우리가 민생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는 반성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백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코로나와 대선 정국이란 특수 상황을 분명히 고려해야 한다”고 검찰개혁에 대해 선을 그으며 중수청 등 문제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검찰개혁의 속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성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용민 최고위원은 전날 검찰개혁특위를 신속하게 가동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어떤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되었다”며 “민생과 개혁은 서로 다르지 않다.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언론개혁,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개혁, 각종 민생개혁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예쁜 쓰레기’ 화장품 용기… 64% 재활용 안 돼 포장재 바꿔야

    ‘예쁜 쓰레기’ 화장품 용기… 64% 재활용 안 돼 포장재 바꿔야

    자원 재활용은 쉽게 배출해 선별 부담을 줄이고 재생원료의 품질이 높아야 활성화가 가능하다. 2019년 12월 제도 도입 후 지난 3월 24일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내년 1월 분리배출 표시제까지 실시되면 자원 순환의 추진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시제는 재활용 ‘우수’·‘어려움’ 등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배출 방법을 안내하는 제도다.재활용 등급이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가늠자로 작용될 수 있기에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화려한 디자인에 복합재질이 많아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용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기업들이 백기를 들었다. 내용물보다 많고 두꺼운 화장품의 과대포장이 공분을 샀다.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이 안 되는 ‘예쁘고 아까운 쓰레기’로 인식됐다. 다만 화장품 업체가 직접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하고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개선안이 제기됐지만 논의가 제대로 진전되지 못했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는 재활용의무생산자가 포장재의 재질·구조 평가를 거쳐 결과를 포장재 겉면에 표시하도록 한 제도다. 포장재 재활용 확대에 필요한 재질·구조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으로, 등급에 따라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은 반드시 겉면에 ‘재활용 어려움’을 표기해야 한다. 나아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도 20% 할증되는 등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4일 기준 국내 5만 6511개 품목 중 48.0%가 ‘최우수’(446개) 또는 ‘우수’(2만 6682개)로 평가됐다. ‘보통’이 19.2%(1만 863개), ‘어려움’ 품목은 32.8%(1만 8520개)로 나타났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어려움은 심각했다. 2019년 출고·수입된 화장품 7806개 품목 중 64.2%(5011개)가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출고량(6만 3898t) 기준으로는 74.5%(4만 7700t)에 달한다. 화장품 용기는 이물질이 많이 남고 플라스틱에 유리·금속 등 타 재질이 부착되거나 화려한 색상 등이 더해진 복잡한 재질·구조여서 재활용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선별 과정에서 폐기물로 처리되고 더 나아가 함께 배출된 다른 포장재의 재활용까지 저해하고 있다. 녹색연합 등 환경·시민단체가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가능 여부를 모니터링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재활용은 용기의 몸통 재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재질은 페트지만 겉에 도색하면 재활용이 안 되고 두 가지 이상의 성분으로 구성된 용기는 품질이 떨어진다. 유리 용기는 화려한 색상이 입혀져 재활용이 불가능했고 투명한 유리 파운데이션은 금속·플라스틱 등 다른 재질이 섞여 있었다. 해외 고가 브랜드 제품에 일체형 용기가 많아 재활용을 어렵게 했다. 소비자의 친환경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재활용이 어려운 용기 사용이 제품을 넘어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27일 “시민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정책에 반영된 의미 있는 결과”라며 “화장품 업계는 재질과 구조를 변경해 지속가능한 포장재로 생산해야 한다는 시민 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급표시제 논의 과정서 불신·소통 부족 논란 끝에 등급표시제가 시행됐지만 입법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불신 및 소통 능력 부족 등이 여실히 드러났다. 환경부가 원칙이나 철저한 준비 없이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화장품 업계는 재활용 등급 표시에 따른 이미지 및 수출 경쟁력 저하 등을 내세워 표시 예외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역회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역회수는 EPR에 따라 업체가 분담금을 내는 간접 참여가 아닌 직접 용기를 수거, 재활용하는 진일보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개선 필요성에 더해 산업계 어려움 및 회수 체계 구축 등을 고려해 표시 예외 인정 기준을 마련했다. 자체 포장재 회수 체계를 갖춰 2023년 15%, 2025년 30%, 2030년 70% 이상 회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환경부 장관이 인정하면 등급을 표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예외 인정을 반대했다. 역회수 체계나 재생원료 사용은 이미 추진되던 정책이고 업체들의 준비 부족 등을 지적하며 예외 적용 철회를 주장했다. 자체 회수와 표시 예외를 연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에 기업들이 등급표시를 수용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됐다. 표시 예외 적용을 전제로 역회수 계획을 밝혔던 화장품 업체는 48곳에서 최종 3곳으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규모가 적거나 방문판매 등으로 역회수 부담이 적은 일부 업체로 의미가 퇴색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준비 부족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지만 환경과 관련된 사안은 타협이 안 된다”며 “환경부의 회수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경쟁에서 디자인 등 제약이 될 수밖에 없는 ‘한국형 규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표시제는 국내 유통되는 국산·수입 화장품에만 적용되고 수출품에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국내 업체 중 내수·수출을 달리해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적은 데다 중국은 내수용과 수출품의 표기가 동일해야 한다. 내수용과 디자인을 달리해 중국에 수출했다 역으로 ‘짝퉁’으로 몰려 신고될 수 있는 상황이 생겨났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61억 2200만 달러(약 6조 8100억원)로 집계됐다. 중국 수출액이 절반에 가까운 30억 4600만 달러에 달한다. 학계 관계자는 “화장품 용기에 대한 자원 순환 대책이 필요하지만 재활용 어려움 표기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국산 화장품의 이미지만 나쁘게 만들 수 있다”며 “대체 기술이 없거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면 심각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6월 중 분리 배출 표시제 개정안 마련 남은 과제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분리배출 표시’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 재질·구조 개선 및 포장재 배출방법 등을 정확하게 안내하기 위한 제도다. 환경부는 몸체에 다른 재질이 혼합·도포·첩합된 제품은 별도 표시해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산업계가 자칫 내용물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도안 수정 및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 재활용 등급과 함께 분리배출 표시까지 하는 것은 이 중 규제이자 소비자의 역회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분리배출 표시는 규제가 아닌 올바른 배출 및 재활용이 편리한 용기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해당사자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개정안을 6월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이 중시되면서 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자원순환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제 도입 후 먹는 물과 음료류 등에서 쉽게 라벨을 분리하고 페트병 몸체를 유색에서 무색으로 전환하는 변화가 이뤄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및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포장재 역회수에 나서고 지속 가능한 리필 용기 등도 출시되고 있다. 탈플라스틱 사회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과 함께 재질과 구조를 바꿔 재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로의 전환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백악관 “상위 0.3% 부자들, 부유세 두 배로 내라”

    백악관 “상위 0.3% 부자들, 부유세 두 배로 내라”

    투자소득 年 11억원 넘는 50만 가구 대상부가세·주 세금 등 포함 땐 최대 56.7%美 가족계획·코로나 재원 마련 본격화“세수 감소” “시장위축 적다” 찬반 격론미국 백악관이 자본이득세 부과 대상을 연간 투자 소득 100만 달러(약 11억 1100만원) 이상인 50만명의 부자들로 한정하면서 소위 부유세의 윤곽이 드러났다. 부유세 대상을 최소한으로 한정하면서 입법에 나선 것이지만, 효용성 자체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히 치열한 상황이다. 브라이언 디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자본이득세 인상은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버는 이들이 대상으로, 납세자의 1%도 안 되는 0.3%에만 적용된다”며 “이는 약 50만 가구”라고 밝혔다.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이익에 부과된다. 최근 미 언론들은 조 바이든(얼굴) 대통령이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39.6%로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버락 오바마 케어 기금 조성을 위한 부가세(3.8%)를 포함하면 43.4%가 되고, 주별로 걷는 자본이득세를 더하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는 56.7%를 내게 된다. 디스는 “연간 100만 달러 미만을 버는 이들의 수입은 70%가 임금인데, 100만 달러 이상은 30%가 임금”이라며 ‘세금의 공정성’에 비추어 호소했다. 자본이득세를 높이지 않으면 투자 이득이 많은 부유층이 외려 중산층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는 의미다. 그는 이게 워런 버핏이 “내가 비서보다 낮은 세율로 세금을 냈다”며 ‘버핏세’(부유세)가 필요하다고 2011년에 주장한 이유라고도 했다. 이어 부유세를 통한 재원은 “아이들, 가족 그리고 경제의 미래 경쟁력에 투자한다”며 바이든이 28일 발표하는 1조 달러(약 1110조원) 규모의 ‘미국 가족계획’에 투입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은 부유세에 앞서 법인세를 21%에서 28%로 올리고, 연소득이 40만 달러(약 4억 4400만원) 이상이면 소득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가족계획뿐 아니라 1조 9000억 달러의 대규모 코로나19 경기부양안,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법안 등 5조 달러가 넘는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패키지’다. 공화당은 고용과 경기가 살아나는 상황에 비해 자금 투입이 과도하며 이는 부채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증세안이 그대로 통과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유세에 대해 찬반 격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싱크탱크인 택스 파운데이션은 자본이득세가 오르면 부유층이 자산 수익 실현을 삼가면서 외려 연방정부 세입이 향후 10년간 1240억 달러(약 137조원)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에는 “저축 및 투자를 장려하려 낮은 세율의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부유세가 증시·부동산 등 자산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실렸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싱크탱크 경제발전위원회의 연구 결과 과거의 자본이득세율 인상 때 세수는 줄지 않았다”며 “주가도 자본이득세 인상 전에 휘청거렸고, 실제 인상 후에는 상승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홍남기 “가상자산은 화폐·금융자산 아냐…예정대로 과세 시작”(종합)

    홍남기 “가상자산은 화폐·금융자산 아냐…예정대로 과세 시작”(종합)

    “가상자산은 특금법 관할 금융위 소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가상자산은 화폐나 금융자산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가상자산 소득 과세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암호화폐나 가상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이란 용어를 쓴다”며 “저는 화폐(커런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라고 하면) 이게 화폐를 대체하는 그런 걸로 인식이 너무 가서 혹시 오해가 될까 봐 말씀드리는데, 가상자산은 무형이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으니까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그런 자산으로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에서도 처음엔 암호화폐(크립토커런시)란 용어를 쓰다가 이제 가상자산(버추얼 에셋)을 용어로 통일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가상자산을 자본시장육성법상 정한 금융투자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의견이다. 주식이나 채권과 같이 민간의 자금을 생산적으로 모으기 위한 (금융투자)자산은 아닌 것 같다는 게 금융위의 얘기다”며 “그래서 자본시장육성법상의 규제라든가 규제는 물론 (투자자) 보호도 대상이 아니라는 표현으로 제가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거래소는 이제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해 금융위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면서 “거래소로서 갖춰야 할 요건을 갖춰 신고하고 비교적 투명하게 거래되도록 한 조치”며 “그래서 자본시장육성법상의 대상 자산은 아니지만 거래소 관한 그런 규정을 통해 보다 투명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그것을 제도화라고 하면 제도화라고 할 수 있는데 반 정도 제도화가 진행된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했다.금융위원장 “많은 사람 투자한다고 해서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투자자 보호라는 개념에서 저희는 조금 달리 생각하고 있다”며 “예컨대 그림을 사고팔 때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하지만 그림 투자까지 정부가 다 보호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 은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투자하고 있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보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에 20%씩 급등하는 자산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더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데, 가상자산을 거래하면서 자산,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 형평상 과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술품을 거래해서 이득이 나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거래하며 생긴 소득에 대해 과세가 있는 건 불가피하고, 관련 입법 조치도 완료됐다”며 “이것이 지금 논의랑은 조금 결을 달리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세는 별개 문제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과세 연기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가상자산은 가격 등락 폭이 너무 크고 심해서 리스크가 큰 자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세금의 공제 금액을 증액해주시고 과세 적용 기간을 더 미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날 오후 5시 기준 4만 8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오는 2023년부터 과세가 시작되는 주식과 기준을 맞춰 기본 공제 금액을 5000만원으로 늘리고, 과세 시점도 2023년으로 연기하라는 게 청원의 골자다. 이날 홍 부총리는 “특금법은 금융위가 소관하는 법률이란 의미에서 가장 가까운 부처는 금융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저의 견해로 생각해주시면 되는데, 이걸 토대로 갑론을박을 벌여 주무 부처를 빨리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 부총리는 “가상자산은 가격 등락 폭이 너무 크고 심해서 리스크가 큰 자산”이라며 “그 자산에 대해서는 결국 투자자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 어떨 때는 극단적으로 많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단 점을 투자자가 반드시 인지하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새끼 지키려 비단뱀을 막아선 용감한 도요새 부모 (영상)

    [여기는 호주] 새끼 지키려 비단뱀을 막아선 용감한 도요새 부모 (영상)

    거대한 비단뱀에 잡혀 먹힐 수도 있는 상황에서 새끼를 지키기 위해 뱀 앞을 가로 막는 도요새 부모들의 용감한 모습이 공개되어 화제다. 23일 호주 ABC뉴스와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호주 북부 노던 준주에 위치한 드립스톤의 주민인 타쉬 코터가 촬영한 비단뱀과 도요새의 대치 동영상을 보도했다. 코터는 자동차를 타고 가던중 도로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비단뱀 한 마리를 발견했다. 비단뱀이 향하는 곳에는 호주에서 부쉬 스톤-컬류로 불리는 호주 토종 도요새 4마리가 있었다. 도요새중 1마리는 새끼이고 나머지 3마리는 부모를 포함한 어른 도요새로 추정된다. 비단뱀이 접근하자 어른 도요새중 한마리가 새끼 도요새를 피신시키듯 하였다. 새끼는 저만치 날라 피신했지만 비단뱀은 오히려 새끼 도요새를 향해 더욱 전진해 나갔다. 이에 도요새 한 마리가 날개를 치켜 세우며 비단뱀의 앞을 가로 막아 섰고, 이어 다른 두 마리의 도요새도 힘을 합치듯이 날개를 세우며 마치 방어벽을 만드는 듯한 놀라운 행동을 보여주었다. 물론 비단뱀이 마음만 먹으면 이들 부모 도요새도 잡아 먹을 수 있는 상황. 코터는 비단뱀 앞을 막아 새끼를 지키려는 부모 도요새들의 모습에 "새끼를 지키려는 용맹스런 부모들"이라는 설명을 같이 적었다. ABC뉴스 보도는 새끼 도요새가 무사한지 혹은 비단뱀이 도요새를 잡아 먹었는지 여부를 알리지 않은채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마치 비단뱀과 도요새의 운명은 자연의 섭리에 따른 다는 의미를 남긴 듯하다. 해당 동영상에는 동영상 촬영자가 단순히 촬영만 할 것이 아니라 새끼 도요새를 도와주었어야 한다는 의견과 비단뱀도 생존을 위해 먹고 살아야 하므로 인간이 간섭하면 안된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갑론을박 하는 상태이다. 뱀 전무가인 토니 모리슨은 "도요새는 비단뱀의 주식으로 잡혀 먹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호주산 도요새는 보통은 공격적이지 않지만 알이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매우 공격적이 될 수 있는 새로 잘 알려져 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사설] 탄핵불복론까지 국민의힘은 ‘도로 새누리당’인가

    4·7 재보선에서 대승한 국민의힘이 과거로 회귀하는 듯하다. 재보선 압승에 대해 자신들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여당의 실정 때문이라고 자평하더니 벌써 잊어버린 듯하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그제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느냐”며 탄핵불복론까지 제기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개월 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는데 그 사과로 충분했다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물러나자마자 “아사리판”이라며 국민의힘에 독설을 퍼붓고, 국민의힘은 “희대의 거간꾼”이라고 비판해 볼썽사납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원대대표 경선과 당대표 등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당내 권력투쟁을 한다는 명분으로 강성 보수층에 기대고 당권 확보에만 열을 올린다면 재보선에서 얻은 국민의 지지는 돌아설 것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103석에 그친 참패는 언제든 다시 재현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총선 참패 후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며 쇄신하겠다고 했으나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하고, 극우에 가까운 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지리멸렬한 과거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민은 책임 있는 야당을 원한다. 여당의 실정으로 얻은 반사이익은 쉽게 사라진다. 저출산, 청년 일자리, 코로나19로 악화된 양극화 등 주요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에 대해 정부ㆍ여당과 갑론을박을 벌여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지난해 총선 이후 전개된 여당의 입법 독주에는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포기한 국민의힘의 책임도 있다. 국민은 4ㆍ7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 변화 여부의 첫 가늠자가 될 차기 지도체제 구성을 지켜보고 있다. ‘도로 새누리당’ 같은 주장과 정책은 포기하고, 경쟁력 있는 비전 제시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 “중국인의 서울시장 투표, 우리도 중국가서 투표할까요?”[이슈픽]

    “중국인의 서울시장 투표, 우리도 중국가서 투표할까요?”[이슈픽]

    중국인의 서울시장 투표외국인 투표권 갑론을박정부 “민주주의의 보편성 구현” 서울에서 영주 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은 모두 4만 3428명이고, 그중 중국 국적자가 3만 4565명(79.6%)으로 17일 알려졌다. 대만(4960명, 11.4%)을 합한 중화권은 3만 9525명이다. 이는 곧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외국인 중 다수가 중국인이라는 의미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권을 지닌 외국인은 전체 선거인 수의 0.45%인 3만 8126명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투표권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거셌다. 특히 최근 중국의 잇따른 역사왜곡으로 반중 정서가 커진 가운데, 외국인 투표권자의 80%가 중국 국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외국인 투표권에 대한 반발은 더욱 커졌다. “중국인 영주권자의 투표권 박탈해야 합니다” 21만 5646명 동의 지난해 총선을 한 달여 앞둔 3월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국인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 박탈해야 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21만 5646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뉴질랜드·덴마크·네덜란드 등 외국인 영주권자에게 선거권을 주는 다른 나라를 예로 들며 “(외국인도) 지역주민으로서 지역사회의 기초적인 정치 의사 형성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보편성을 구현하려는 취지”라고 답했다.권영세 의원 “최소한 국적별 통계는 공개해야”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최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영주 자격(F-5 비자) 취득 3년 경과 등록외국인 현황’(올해 2월 28일 기준)에 따르면 총 영주권자는 16만 1970명이고, 그중 영주 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은 14만 3653명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11만 4003명(79.4%)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대만(1만 1978명, 8.3%), 일본(7471명, 5.2%), 미국(1069명, 0.7%) 순서였다. 중국과 대만을 합한 중화권 외국인이 12만 5981명으로 전체의 87.7%다. 서울만 놓고 보면 영주 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은 모두 4만 3428명이고, 그중 중국 국적자가 3만 4565명(79.6%)이다. 다만, ‘영주 자격 취득 3년 경과 등록외국인’과 실제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의 숫자는 일부 차이가 난다. 미성년자이거나 주거가 불명확한 자, 형무소에 있는 수형자 등은 투표권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4·7 재·보궐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외국인 유권자는 모두 4만 2246명이고, 그중 서울에는 3만 8126명이 거주 중이다. 선관위와 행정안전부는 국적별 외국인 유권자 수를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권영세 의원은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선거 때마다 일부 불신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선관위가 외국인 선거 명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선거 시기에 맞춰 최소한 국적별 통계는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2006년 지방선거부터 시행…‘외국인 투표권자’ 80% 중국인 외국인 지방선거 투표권이 주요 사안으로 떠오른 건 김대중 정부 시절인 16대 국회(2000~2004년)였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세계화’를 새 천 년의 시대적 과제로 인식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2001년 한국에 오래 머문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선거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1년 뒤 국회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근거로 외국인 선거권 조항을 삭제했다. 이후 2005년 국회에선 재일동포의 권리를 내세우며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제기됐다. 이에 지난 2006년 지방선거부터 외국인 영주권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영주권을 취득한 후 3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이 대상이다. 이는 주민투표법 제5조2항 ‘출입국관리 관계 법령에 의해 한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19세 이상의 외국인은 주민투표권이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에 외국인이 참여할 수 있는 경우는 다른 나라에도 거의 없다. 다만 지방선거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부 국가들은 외국인의 투표권을 허용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EU 소속 시민인 경우 EU 소속 국가 도시 중 어디에 살든 그 나라의 국민과 같은 조건 아래 지방선거에 투표하고 후보자가 될 권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외국인이 투표, 기가 막히는 일”, “상호주의 채택해야한다. 중국인의 서울시장 투표, 우리도 중국가서 투표할까요?”, “귀화도 아니고 외국인들한테 투표권을 주는건 절대 있을수 없는 일”, “2021년 사대주의인가”, “국적별 통계 공개해야 할 것”등 외국인 선거권에 대한 불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의 비극?…시신 훔쳐 달아나는 가족의 사연

    [여기는 남미] 코로나의 비극?…시신 훔쳐 달아나는 가족의 사연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남미에서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탈취해 도주하는 사건이 최근 콜롬비아의 한 병원에서 발생했다. 알고 보니 범인은 사망자의 유가족들이었다. 콜롬비아 마그달레나주(州) 푼다시온이라는 도시에 있는 산라파엘 병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이 병원에선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59세 남자 라몬 킨테로가 최근 사망했다. 병원은 남자에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리고 시신을 시신보관소로 내려 보냈지만 가족들은 반발했다. 가족들은 "킨테로가 이미 몇 년 전부터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코로나19가 사인이라는 병원 측 설명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병원이 병상 확보를 위해 킨테로를 (돌보지 않아) 죽여 놓고는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엉뚱한 타이틀을 덮어씌우고 있다"고 항의했다. 병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가족들은 완강했다. 코로나19 사망자라는 이유로 시신을 내주지 않는 병원을 가족들이 기습한 데는 이런 숨은 배경이 있었다. 유가족들은 병원의 외부 철문을 따고 시신보관소로 내려가 킨테로의 시신을 이동식 침대에 옮겼다. 그리고 병원을 빠져나와 시신이 누운 침대를 밀며 달려 도주했다. 유가족들의 모습은 병원과 주변의 CCTV에 고스란히 잡혔지만 가족들은 지금도 당당하다. 사망자의 딸 로사 킨테로는 "아버지를 코로나19 사망자로 둔갑시킨 병원이 시신을 내주지 않아 시신보관소에서 부패하기 시작했다"며 "더 이상 아버지를 방치할 수 없어 집으로 모셔온 것"이라고 말했다. 딸은 남자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병원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병원 측에 믿을 만한 증거와 설명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답을 듣지 못했다"며 "아버지는 의사들의 무관심 때문에 돌아가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이 보도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감염의 위험을 확산시키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유가족을 비난하는 네티즌도 많지만 "이해할 만하다"고 동정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코로나19 사망자는 장례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다"며 "코로나19가 사인이라는 병원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면 가족이 저렇게 반응한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CCTV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자중지란 빠진 국민의힘…통합 내홍부터 김종인 갑론을박까지

    자중지란 빠진 국민의힘…통합 내홍부터 김종인 갑론을박까지

    4·7 재보궐선거에서 대승한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특히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원내대표·당대표 선거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들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회의에서는 주 권한대행의 국민의당과의 일방적 합당 진행과 거취 관련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비대위원들은 “합당 문제를 비대위에서 논의하지도 않고 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하고만 논의하느냐”, “(당신의) 거취부터 결정하라”는 등 비판을 쏟아 냈다. 이에 주 권한대행은 “나는 사익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맞섰다. 일각에서는 주 권한대행이 당권을 잡기 위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서 무리하게 성과를 내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합 형식을 두고도 당내에서는 안 대표의 ‘개별 입당’ 의견이 적지 않은데도 주 권한대행은 ‘합당’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3선) 의원은 이날 “주 권한대행의 시간 끌기로 당 혁신 논의를 하기도 전에 당권 다툼만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런 비판은 주 권한대행이 차기 당대표로 가장 유력한 까닭에 선두 주자 견제성 공격이라는 해석도 있다. 전당대회 시점도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최근 통합에 앞서 국민의힘이 먼저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는 듯했지만 주 권한대행은 이날 “전당대회를 먼저 하면 합당 이후 지도체제를 또 논의해야 한다. (합당 논의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면 합당 후 단일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선(先)통합’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비난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도 당 평가가 극단으로 갈리고 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은 “당을 개혁하겠다며 굳이 긴 시간과 권한을 달라고 해서 줬더니 ‘아사리판’, ‘어차피 안되는 당’ 운운하며 침이나 뱉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제원(3선) 의원도 “노욕에 찬 기술자 정치가 대선 국면을 분열과 혼탁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초선 의원들은 김 전 위원장이 펼치던 ‘개혁의 뜻’을 이어 가겠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더 시끄러워지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일부 ‘소수 계파’가 본인의 입당을 막는다고 주장하면서 “외부 사람과도 합당하고 영입하자고 외치는 마당에 일시 외출했던 자기 집 사람의 귀가도 막는다면 당원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재섭 비대위원은 “계파 보스를 운운하며 구태적 발상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것을 보면 ‘외출’하시는 분이 돌아오신 이후 우리 당 평균 꼰대력이 10% 포인트 상승하는 것은 명약관화”라고 직격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문재인 지킨다…” 2015년 안철수 탈당 계기 권리당원 입당 열풍

    “문재인 지킨다…” 2015년 안철수 탈당 계기 권리당원 입당 열풍

    “극성 당원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조국 사태를 놓고 이제 와서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어요.”(A·29세 남성) “극성 당원들의 주장이 지나친 면이 있지만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옳지 않아요. 민심과 당심을 조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죠.”(B·35세 남성) “조국 사태 때부터 민심과 당심이 괴리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C·31세 여성)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조국 반성문’을 두고 권리당원들이 ‘초선 5적’이라며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이들을 둘러싼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고 조국 전 장관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각종 현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고 전당대회 등 당내 선거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쇄신 과정에서 권리당원이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14일 2030세대 민주당 권리당원 6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모두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은 당원”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초선 의원 공격 등 과격 행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당과 당원의 미래에 대한 방향도 사뭇 달랐다. 2016년 입당 열풍 당시 참여한 A씨는 “강성 당원이 아니라 참여정치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들”이라며 강성 당원을 적극 옹호했다. 선거 이후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컸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권리당원이 100만명이나 돼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오히려 적다”고 반박했다. 권리당원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상향식 민주주의가 구현됐다”는 점을 꼽았다. 또 “정당이 할 일은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바를 잘 취합하는 것이다. 당원에게 잘해야 선거철에 중도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입당한 B씨는 “민주당은 열린, 투명한 정당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당원 모두가 당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조국 사태, 검찰개혁 등 선거 패배 요인으로 꼽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과도한 검찰 수사가 문제라고 판단해 조 전 장관을 옹호했지만, 돌이켜 보니 민심과 당심이 달랐다고 인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A씨는 조국 사태는 조 전 장관의 개인적인 문제이고, 민주당이 정치적인 책임을 질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조국 사태,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믿고 옹호한 것이 민심과 달랐다”고 반성했다. 입당한 지 10년이 다 된 D(31·남)씨도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공정, 여성 정책 등에서 일반 국민과 뜻이 달랐다”고 말했다. 열성 ‘문빠’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입당한 C씨는 “청년당원방은 극성 당원 위주로 꾸려져 활동하기 꺼려진다”면서 “소수가 좌우하는 당원투표가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27·남)씨도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리는 소신파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수권 정당답게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들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015년 12월 안철수 등 비문 그룹의 탈당 사태를 거치며 입당 열풍이 불었고, 그 결과 권리당원 수가 크게 늘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같은 팬덤 성향을 갖고 있고, 노 전 대통령의 비극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문재인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2017년 대선 전후로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이 대거 가입하며 1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80만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약 20만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중에 강성 당원은 2000~3000명 수준이고 많아도 1만명 이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은 강성 권리당원들이 조직력, 행동력으로 인해 과대 대표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권리당원들은 단체 카카오톡방, 커뮤니티,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ARS 투표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대의원, 당원이 많지만 강성들은 조직적으로 ‘누구 찍자’고 정하기 때문에 숫자가 얼마 되지 않더라도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며 “이 점을 이용해 선거 때마다 강성들이 주로 모이는 단톡방에 상대방에 대한 흑색선전을 퍼뜨리는 후보들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은 당의 쇄신을 위해 강성 지지층의 과격성을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권리당원은 당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든든한 우군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면서 “언어폭력을 휘두르면 메시지가 설령 옳다고 해도 외부에 혐오스럽게 비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재선 의원은 “그동안 지도부의 방조로 인해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새 지도부는 최소한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문재인 지킨다…” 2015년 안철수 탈당 계기 권리당원 입당 열풍

    “문재인 지킨다…” 2015년 안철수 탈당 계기 권리당원 입당 열풍

    ‘소수’ 강성, 각종 현안서 막강 영향력재보궐 참패 후 쇄신 걸림돌 지적도 “극성 당원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조국 사태를 놓고 이제 와서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어요.”(A·29세 남성) “극성 당원들의 주장이 지나친 면이 있지만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옳지 않아요. 민심과 당심을 조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죠.”(B·35세 남성) “조국 사태 때부터 민심과 당심이 괴리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C·31세 여성)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조국 반성문’을 두고 권리당원들이 ‘초선 5적’이라며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이들을 둘러싼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고 조국 전 장관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각종 현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고 전당대회 등 당내 선거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쇄신 과정에서 권리당원이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14일 당비를 내는 2030세대 민주당 권리당원 6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모두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은 당원”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초선 의원 공격 등 과격 행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당과 당원의 미래에 대한 방향도 사뭇 달랐다. 2016년 입당 열풍 당시 참여한 A씨는 “강성 당원이 아니라 참여정치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들”이라며 강성 당원을 적극 옹호했다. 선거 이후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컸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권리당원이 100만명이나 돼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오히려 적다”고 반박했다. 권리당원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상향식 민주주의가 구현됐다”는 점을 꼽았다. 또 “정당이 할 일은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바를 잘 취합하는 것이다. 당원에게 잘해야 선거철에 중도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입당한 B씨는 “민주당은 열린, 투명한 정당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당원 모두가 당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조국 사태, 검찰개혁 등 선거 패배 요인으로 꼽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과도한 검찰 수사가 문제라고 판단해 조 전 장관을 옹호했지만, 돌이켜 보니 민심과 당심이 달랐다고 인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A씨는 조국 사태는 조 전 장관의 개인적인 문제이고, 민주당이 정치적인 책임을 질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조국 사태,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믿고 옹호한 것이 민심과 달랐다”고 반성했다. 입당한 지 10년이 다 된 D(31·남)씨도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공정, 여성 정책 등에서 일반 국민과 뜻이 달랐다”고 말했다. 열성 ‘문빠’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입당한 C씨는 “청년당원방은 극성 당원 위주로 꾸려져 활동하기 꺼려진다”면서 “소수가 좌우하는 당원투표가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27·남)씨도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리는 소신파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수권 정당답게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들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015년 12월 안철수 등 비문 그룹의 탈당 사태를 거치며 입당 열풍이 불었고, 그 결과 권리당원 수가 크게 늘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같은 팬덤 성향을 갖고 있고, 노 전 대통령의 비극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문재인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2017년 대선 전후로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이 대거 가입하며 1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80만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30만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중에 강성 당원은 2000~3000명 수준이고 많아도 1만명 이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은 강성 권리당원들이 조직력, 행동력으로 인해 과대 대표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ARS 투표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대의원, 당원이 많지만 강성들은 조직적으로 ‘누구 찍자’고 정하기 때문에 숫자가 얼마 되지 않더라도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며 “이 점을 이용해 선거 때마다 강성들이 주로 모이는 단톡방에 상대방에 대한 흑색선전을 퍼뜨리는 후보들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은 당의 쇄신을 위해 강성 지지층의 과격성을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권리당원은 당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든든한 우군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면서 “언어폭력을 휘두르면 메시지가 설령 옳다고 해도 외부에 혐오스럽게 비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재선 의원은 “21대 국회 들어 더 과격해졌다”며 “잘못된 내용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배은망덕´ 등 인신공격적인 방식으로 제압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지도부의 방조로 인해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새 지도부는 최소한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제 조국 버리라고? 민심과 괴리는 인정!

    이제 조국 버리라고? 민심과 괴리는 인정!

    “극성 당원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조국 사태를 놓고 이제 와서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어요.”(A·29세 남성) “극성 당원들의 주장이 지나친 면이 있지만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옳지 않아요. 민심과 당심을 조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죠.”(B·35세 남성) “조국 사태 때부터 민심과 당심이 괴리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C·31세 여성)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조국 반성문’을 두고 권리당원들이 ‘초선 5적’이라며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이들을 둘러싼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고 조국 전 장관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각종 현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고 전당대회 등 당내 선거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쇄신 과정에서 권리당원이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14일 2030세대 민주당 권리당원 6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모두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은 당원”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초선 의원 공격 등 과격 행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당과 당원의 미래에 대한 방향도 사뭇 달랐다. 2016년 입당 열풍 당시 참여한 A씨는 “강성 당원이 아니라 참여정치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들”이라며 강성 당원을 적극 옹호했다. 선거 이후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컸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권리당원이 100만명이나 돼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오히려 적다”고 반박했다. 권리당원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상향식 민주주의가 구현됐다”는 점을 꼽았다. 또 “정당이 할 일은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바를 잘 취합하는 것이다. 당원에게 잘해야 선거철에 중도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입당한 B씨는 “민주당은 열린, 투명한 정당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당원 모두가 당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조국 사태, 검찰개혁 등 선거 패배 요인으로 꼽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과도한 검찰 수사가 문제라고 판단해 조 전 장관을 옹호했지만, 돌이켜 보니 민심과 당심이 달랐다고 인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A씨는 조국 사태는 조 전 장관의 개인적인 문제이고, 민주당이 정치적인 책임을 질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조국 사태,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믿고 옹호한 것이 민심과 달랐다”고 반성했다. 입당한 지 10년이 다 된 D(31·남)씨도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공정, 여성 정책 등에서 일반 국민과 뜻이 달랐다”고 말했다. 열성 ‘문빠’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입당한 C씨는 “청년당원방은 극성 당원 위주로 꾸려져 활동하기 꺼려진다”면서 “소수가 좌우하는 당원투표가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27·남)씨도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리는 소신파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수권 정당답게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들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015년 12월 안철수 등 비문 그룹의 탈당 사태를 거치며 입당 열풍이 불었고, 그 결과 권리당원 수가 크게 늘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같은 팬덤 성향을 갖고 있고, 노 전 대통령의 비극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문재인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2017년 대선 전후로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이 대거 가입하며 1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80만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약 20만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중에 강성 당원은 2000~3000명 수준이고 많아도 1만명 이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은 강성 권리당원들이 조직력, 행동력으로 인해 과대 대표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권리당원들은 단체 카카오톡방, 커뮤니티,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ARS 투표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대의원, 당원이 많지만 강성들은 조직적으로 ‘누구 찍자’고 정하기 때문에 숫자가 얼마 되지 않더라도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며 “이 점을 이용해 선거 때마다 강성들이 주로 모이는 단톡방에 상대방에 대한 흑색선전을 퍼뜨리는 후보들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은 당의 쇄신을 위해 강성 지지층의 과격성을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권리당원은 당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든든한 우군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면서 “언어폭력을 휘두르면 메시지가 설령 옳다고 해도 외부에 혐오스럽게 비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재선 의원은 “그동안 지도부의 방조로 인해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새 지도부는 최소한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권리당원 그들은 누구인가…“조국사태 민심과 괴리는 인정하지만 우리가 당의 주인”

    권리당원 그들은 누구인가…“조국사태 민심과 괴리는 인정하지만 우리가 당의 주인”

     조국 사태, 검찰개혁에 “민주당 책임 없어”vs“돌이켜 보니 민심과 당심 달라”  열성 ‘문빠’ 강성 지지층 개선 필요…조직력, 행동력으로 과대 대표 우려  민주당, 2015년 안철수 탈당으로 입당 열풍…150만명 돌파하며 영향력 과시 “극성 당원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조국 사태를 놓고 이제 와서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어요.”(A·29세 남성)  “극성 당원들의 주장이 지나친 면이 있지만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옳지 않아요. 민심과 당심을 조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죠.”(B·35세 남성)  “조국 사태 때부터 민심과 당심이 괴리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C·31세 여성)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조국 반성문’을 두고 권리당원들이 ‘초선 5적’이라며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이들을 둘러싼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고 조국 전 장관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각종 현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고 전당대회 등 당내 선거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쇄신 과정에서 권리당원이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14일 2030세대 민주당 권리당원 6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모두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은 당원”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초선 의원 공격 등 과격 행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당과 당원의 미래에 대한 방향도 사뭇 달랐다.  2016년 입당 열풍 당시 참여한 A씨는 “강성 당원이 아니라 참여정치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들”이라며 강성 당원을 적극 옹호했다. 선거 이후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컸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권리당원이 100만명이나 돼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오히려 적다”고 반박했다. 권리당원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상향식 민주주의가 구현됐다”는 점을 꼽았다. 또 “정당이 할 일은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바를 잘 취합하는 것이다. 당원에게 잘해야 선거철에 중도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입당한 B씨는 “민주당은 열린, 투명한 정당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당원 모두가 당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조국 사태, 검찰개혁 등 선거 패배 요인으로 꼽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과도한 검찰 수사가 문제라고 판단해 조 전 장관을 옹호했지만, 돌이켜 보니 민심과 당심이 달랐다고 인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A씨는 조국 사태는 조 전 장관의 개인적인 문제이고, 민주당이 정치적인 책임을 질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조국 사태,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믿고 옹호한 것이 민심과 달랐다”고 반성했다. 입당한 지 10년이 다 된 D(31·남)씨도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공정, 여성 정책 등에서 일반 국민과 뜻이 달랐다”고 말했다.  열성 ‘문빠’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입당한 C씨는 “청년당원방은 극성 당원 위주로 꾸려져 활동하기 꺼려진다”면서 “소수가 좌우하는 당원투표가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27·남)씨도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리는 소신파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수권 정당답게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들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015년 12월 안철수 등 비문 그룹의 탈당 사태를 거치며 입당 열풍이 불었고, 그 결과 권리당원 수가 크게 늘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같은 팬덤 성향을 갖고 있고, 노 전 대통령의 비극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문재인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2017년 대선 전후로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이 대거 가입하며 1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80만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30만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중에 강성 당원은 2000~3000명 수준이고 많아도 1만명 이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은 강성 권리당원들이 조직력, 행동력으로 인해 과대 대표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권리당원들은 단체 카카오톡방, 커뮤니티,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ARS 투표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대의원, 당원이 많지만 강성들은 조직적으로 ‘누구 찍자’고 정하기 때문에 숫자가 얼마 되지 않더라도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며 “이 점을 이용해 선거 때마다 강성들이 주로 모이는 단톡방에 상대방에 대한 흑색선전을 퍼뜨리는 후보들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은 당의 쇄신을 위해 강성 지지층의 과격성을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권리당원은 당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든든한 우군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면서 “언어폭력을 휘두르면 메시지가 설령 옳다고 해도 외부에 혐오스럽게 비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재선 의원은 “21대 국회 들어 더 과격해졌다”며 “잘못된 내용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배은망덕‘ 등 인신공격적인 방식으로 제압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지도부의 방조로 인해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새 지도부는 최소한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국민의힘 지도체제 단일이냐 집단이냐 초선·중진 수싸움만

    국민의힘이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당 지도부 체제를 현행처럼 단일지도체제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집단지도체제로 바꿀 것이냐부터 의견이 엇갈린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행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는 당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지도체제 방식을 전제로 한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지 않고 한꺼번에 치러 지도부를 선출한 뒤 1위가 대표를 맡는다. 현행 체제에서는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간 선거연합이 활발하지만, 반대의 경우 각자도생 선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현행 체제 유지가 낫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 체제에 두드러지는 문제점이 노출되지 않은 이상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성일종(재선) 비대위원도 MBC라디오에서 “어떤 지도체제를 도입해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혼란스러울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무성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집단지도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례적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초선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초선의 발언권을 키우려면 대표의 발언권을 축소하는 집단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집단지도체제로 선거를 치르면 자기 세력을 보유한 중진 의원들에 밀려 지도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맞선다. 한편 당 최다선인 서병수(5선)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지도부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서 의원은 “저를 비롯해 지금껏 산업화 시대정신을 대표했던 분들이 나서지 않는 것, 그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일지도체제 vs 집단지도체제…국민의힘, 차기 당권 진통

    단일지도체제 vs 집단지도체제…국민의힘, 차기 당권 진통

    국민의힘이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당 지도부 체제를 현행처럼 단일지도체제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집단지도체제로 바꿀 것이냐부터 의견이 엇갈린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행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는 당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지도체제 방식을 전제로 한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지 않고 한꺼번에 치러 지도부를 선출한 뒤 1위가 대표를 맡는다. 현행 체제에서는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간 선거연합이 활발하지만, 반대의 경우 각자도생 선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현행 체제 유지가 낫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 체제에 두드러지는 문제점이 노출되지 않은 이상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성일종(재선) 비대위원도 MBC라디오에서 “어떤 지도체제를 도입해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혼란스러울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무성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집단지도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례적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초선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초선의 발언권을 키우려면 대표의 발언권을 축소하는 집단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집단지도체제로 선거를 치르면 자기 세력을 보유한 중진 의원들에 밀려 지도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맞선다. 한편 당 최다선인 서병수(5선)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지도부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서 의원은 “국민께서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요구한다”면서 “저를 비롯해 지금껏 산업화 시대정신을 대표했던 분들이 나서지 않는 것, 그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쟁점은] ‘민생·방역’ 둘 다 잡겠다는 오세훈식 실험 성공할까

    [쟁점은] ‘민생·방역’ 둘 다 잡겠다는 오세훈식 실험 성공할까

    8일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생과 방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며 ‘서울형 상생방역’을 첫 정책으로 내놓았다. 영업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즉석으로 실시하는 대신 영업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좀처럼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4차 유행까지 접어든 시점에서 서울시가 중앙정부의 기조와 어긋나는 방역대책을 제시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쟁점 ① “진단키트 정확도 낮아” vs “반복 사용하면 개선될 것” 서울형 상생방역의 핵심은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전제로 한 업종별 영업시간 연장이다. 업종을 나누는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 진행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열흘 정도 걸릴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으로 야간 이용자가 많은 노래연습장부터 도입을 추진한다. 노래방 입장 전 신속진단키트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업장 주인은 이를 보건소에 신고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이용객은 PCR검사를 할 수 있는 시설로 안내할 것이라고 오 시장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가검사키트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일반인이 활용하기 쉽게 ‘비인두검체 채취 방식’ 대신 ‘비강 검체 사용 방식’을 쓰겠다고 밝혔다. 또 자가검사키트 지침을 마련하고, 허가 신청 전부터 전담심사자의 검토와 자문을 받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식약처 허가가 이뤄지면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유전자 검사 제품은 민감도가 90%(신뢰구간 하한치)는 돼야 허가받을 수 있어 당장 도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정확성이 낮아 검사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대 연구팀에 따르면 자가검사법에 활용될 수 있는 신속항원진단키트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Standard Q COVID-Ag Test’는 기존 유전자 증폭(RT-PCR)검사와 비교해 17.5%의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할 확률)를 보이는 데 그쳤다. 뒤집으면 음성으로 잘못 나올 확률(위음성)이 82.5%나 된다는 뜻이다. 자가진단키트의 정확성 문제에 대해 오 시장은 “전문가들에 의하면 반복적 사용에 의해 정확도 향상이 보완될 수 있다”며 “초기에는 확진자가 늘 수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큰 효과를 내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지도 미지수다. 서울시의 방침대로라면 심야시간에 취객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인 데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기에 필요한 시간 및 공간 확보 문제가 남았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 방역당국이 어떻게 관리할지도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다.쟁점 ② “4차 유행 골든타임 놓친다” vs “민생 고통 외면할 수 없어” 방역당국은 정확성 문제로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계속 주저하다 최근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자 ‘보조 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은 의심 환자가 자가검사키트를 약국에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서울시의 자가검사키트 도입 추진 관련 질문에 “정부 내에서도 이 부분을 계속 검토해 왔다”면서 “(식약처의) 허가가 이뤄지면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확진자를 분별하는 용도는 아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준비 중인 키트에 대해 “확진의 기준으로 삼는 확정 검사용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보조적 검사로서 ‘감염 후보’를 빠르게 선별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를 방패로 기존 방역 지침을 헐겁게 풀려는 서울시의 시도가 위험하다고 봤다. 중앙정부의 방역 관리가 현재도 그 심각성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 여기에 더해 ‘서울형 상생방역’까지 시행되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은 4차 유행의 골든타임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럴 때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혼선을 빚거나 ‘완화’ 신호가 잘못 나가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사실 정부의 방역 수준도 현재 환자 발생 수준에 비하면 강한 조치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서울시가 완화된 형태의 조치를 취하면 환자 발생을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정부 지침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홀덤펍·콜라텍·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6개를 묶어 일괄적으로 영업을 규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하되, 업종별로 세분화해 영업 확대를 부분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펍·주점은 오후 4∼11시, 식당·카페는 기존대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초안을 제시한 바 있다. 영업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 민생을 안정시켜보겠다는 취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울산 선거개입’ 몸통 못 캔 檢, 남은 靑수사 ‘불신의 눈초리’

    ‘울산 선거개입’ 몸통 못 캔 檢, 남은 靑수사 ‘불신의 눈초리’

    검찰이 1년 3개월간 추가 수사를 벌인 ‘청와대 선거 개입·하명수사’ 의혹이 사실상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월성원전 의혹과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 남은 권력형 수사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권상대)는 지난 9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1차 기소 이후 1년 넘게 추가 수사를 벌였지만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들에 대한 혐의가 1차 기소 공소장에도 구체적으로 적시됐던 만큼 이례적인 수사 결과를 두고 사건 관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진석 기소는 부당하고 비겁하다”면서 “울산 사건은 명백히 의도적으로 기획된 사건이며, 그 책임 당사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주장대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건이라면 당시 비서관이던 이 실장이 무슨 권한으로 그 일의 책임자일 수 있느냐”며 “검찰이 혐의를 찾지 못했다면 사건을 종결하는 게 마땅한 순리”라고 말했다. 이 의혹으로 지난해 기소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사건은 진즉 각하 처분돼야 마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임 전 실장과 황 의원의 적반하장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면서 “청와대 8개 부서가 일사불란하게 선거 공작에 나섰다는 사실을 실세인 임 전 실장이 몰랐다는 것을 믿으라는 말이냐”는 글을 올렸다. 전날에도 “(검찰 수사 결과는) 왜 윤 총장을 내쫓았는지 극명하게 보여 준다”며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임 전 실장이 당시 선거에 개입했다는 물증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꼬리 자르기로 끝내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선거 개입 수사 마무리를 시작으로 검찰이 주요 수사 털어내기에 속도를 내면서 다른 권력형 수사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전지검의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는 지난 2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수사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보강 수사를 펼쳐 온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고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윗선 수사를 벌일지 주목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이광철 민정비서관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의혹 수사도 마무리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열고 차기 총장 인선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가 3~4명의 후보자를 추려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박 장관은 한 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야권 승리? 건방지게 그런 말을”… 김종인의 끝없는 ‘안철수 비토’

    “야권 승리? 건방지게 그런 말을”… 김종인의 끝없는 ‘안철수 비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야권 빅텐트’ 논의에 반대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거세게 비판했다. 4·7 재보궐선거 승리 후 야권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자 또다시 ‘안철수 비토’에 나선 것이다. 반면 잠행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이례적인 호평과 러브콜을 이어 가면서 대권 밑그림을 그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국민의당의 잇단 러브콜에도 아직 관망 중인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의 손을 잡을지 이목이 쏠린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직후 안 대표와 악수하며 화해하는 듯했던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의 “야권 승리” 발언에 거센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특히 안 대표가 윤 전 총장을 끌어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에는 “윤석열과 안철수는 합쳐질 수 없다.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안철수가 마음대로 남의 이름 가져다가 이야기한 것”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평소 인물평에 박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게 거듭 관심을 보이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 전 총장에 대해 수차례 “별의 순간이 온 것 같다”고 평한 그는 최근 “만나자고 하면 만나려고 한다”,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인지를 판단해 도울지 결정하겠다”는 등 호감을 공개적으로 표하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선거 직후 야권의 주도권 싸움이 한창인 만큼 재편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 몸을 사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선언 시기를 5~6월로 점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야권 재편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초선 배현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안 대표 비판에 “선거도 끝났는데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마치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 하시겠느냐”고 비꼬면서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한 부산·경남(PK) 지역 의원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안 대표와의 관계 정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당장은 김종인 리더십 공백을 먼저 메우는 과정이 시급하다”면서 “일단 전당대회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재보선 승리의 공을 빼앗기지 않고자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의 승리’를 강조하며 국민의당에 합당 관련 입장을 요구했고, 국민의당은 재보선에서의 ‘안 대표 역할론’을 띄우면서 통합 시점 유불리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서울시장 보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후보단일화”라면서 “처음부터 단일화의 판을 만들고, 판을 키우고, 끝까지 판을 지키고 완성시킨 사람은 안 대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이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했던 안 대표와의 연정은 다음주쯤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안 대표와) 어제(10일) 식사를 같이하며 논의를 했고 다음주 인사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부시장직 등 일부 고위직에 안 대표 측 인사를 세우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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