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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공화국과 張勉](23)-지지부진한 혁명과업(下)

    장면(張勉)정부에게 부정축재자 처벌은 정치비리 사건 처리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국민감정을 만족시키려면 ‘부정축재’범위를 넓혀 주요 기업인들을 대부분 구속하고 그들의 재산을 국고에 환수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었다.더욱이 국정지표의 으뜸으로 ‘경제제일주의’를 내건 장면정부로서는 민간경제를 파국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정책을 섣불리 시행하기가 어려웠다. ‘국민감정을 따른다’는 명분과 ‘경제건설의 토대를 망칠 수 없다’는 당위 사이에서 그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가 장면정부의 고민이었다.그고민은,장면이 총리로 등극해 처음 민의원에서 밝힌 시정방침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장면은 우선 “구정권 하에서 부정·불법 축재한 자를 처단할 것은 물론이나 사업과 경제를 마비시키지 아니하는 적절한 한도는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이어 과도정부가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적발한 46개사,23명을 계속 수사하는 한편 추가조사도 벌이겠다면서 “증거를 포착하기 곤란한 만큼 국민의 협조가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정축재자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정치비리 관련자에 대한 것 못지않았다.이승만(李承晩)이 하야한 지 10여일만인 1960년 5월10일 서울 파고다공원에서“부정축재자의 재산을 환수하라”는 데모가 일어날 정도였다. 반면 부정축재의 범위를 정하고 범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는 정치사건에 비해 훨씬 힘들었다.게다가 허정(許政)과도정부가 부정축재자 처리를 ▲징역형보다는 재산형(財産刑)으로 ▲그것도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헌납하도록 테두리를 정한 터여서 운신의 폭은 좁았다. 장면정부가 출범한 나흘 뒤인 8월27일 참의원(상원)은 ‘부정축재자 조사특별위원회 설치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31일에는 정부가 부정축재한 46개 업체에 벌과금 87억환,추징금 109억환을 통고했다. 장면정부는 정부대로,국회는 국회대로 추진하던 부정축재자 처벌은 정치비리 관련자 처리와 맞물려 소급입법 대상으로 넘어간다.개정헌법을 바탕으로 부정선거관련자 처벌법,반민주행위자 공민권제한법,특별재판소 및 특별검찰청조직법은 60년 말에 속속 제정되지만 부정축재 특별처리법만은 해를 넘긴다. ‘부정축재처벌법’제정이 늦어진 까닭은 장면정부의 경제진흥책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61년 봄 국토건설사업을 시작해야 했고 경제개발5개년계획(1962∼66년)을 거의 성안(成案)한 입장에서 민간경제계를 ‘죽일지도 모르는’모험을 감행할 수는 없었다.더욱이 장면정부는 60년 12월5일부터 닷새동안 ‘종합경제회의’를 열어 경제개발을 해나가는 데 민간경제계와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부정축재처벌법’안은 61년 2월9일 민의원을 통과한다.60년 4월26일을 기준으로 그 5∼8년전까지를 조사대상 기간으로 정해 ▲지위 또는 권력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한 자 ▲‘3·15부정선거’에 1천만환 이상 정치자금을 제공한 자 ▲지난 5년간 연 1천만환 이상 탈세한 자를 처벌대상으로 삼았다.경쟁입찰에서 담합했거나 재산을 해외도피한 자,뇌물수수로 연 600만환 이상 이득을 취한 공무원도 부정축재자에 포함시켰다.경제계는 예상을 뛰어넘는 엄격한 기준에 큰 충격을 받았다.법안대로라면 처벌받을 사람이 5만7,00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61년 초 결성된 한국경제협의회(전경련의 전신)는 대한상의·무역협회·방직협회·건설협회와 뜻을 모아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3월4일 몇몇 일간지에 발표한 경제 5단체 성명서의 뼈대는 다음과 같다.“이 법안이 그대로 참의원을 통과하면 사회에 일대 혼란을 불러들여 기업인의손발을 묶을 것이다.기업활동을 가로막고 민족자본을 흐트러뜨리며 나아가분열을 조장하는 이 법안을 제정하지 않기를 충심으로 진언한다.”이 성명서는 사회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그 안에 “북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남한의 경제 번영이라면,이 법안은 북괴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약속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는 구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민의원이 곧바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경제협의회 대표를 출석시키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성명서 해프닝’은 경제5단체가 해명서를 신문에 싣는 것으로 결말짓지만 그 과정에서 정치권은 “중소상공인 5만여명이 피의자로 묶인다면 경제진흥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제계 주장을 어느정도 받아들였다. 그 결과는 참의원에서의 법안 심의에 반영됐다.민의원에서 통과된 법안 내용을 참의원이 대폭 완화한 것이다.수정안은 처벌대상을 ▲3·15선거에서 자유당에 자진해서 3,000만환 이상을 제공한 자 ▲공무원 및 정당인으로서 부정하게 재산상 이득을 취한 자로 제한했다.피의자는 5만7,000여명에서 60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참의원의 수정안은 4월12일 민의원에서 그대로 통과됐다.재석 163석 가운데찬성 138표,반대 25표였다.장면총리는 각료를 모두 대동하고 표결 현장에 참석해 재계를 지원했다. 국민감정을 만족시키느냐,아니면 경제진흥을 위해 정치에 연루된 경제인들을 용서하느냐 라는 갈림길에서 장면정부는 후자를 택했다.경제발전이야말로시대적인 사명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법에 따른 부정축재처리위원회(위원장 沈宗錫 참의원 의원)는 5월4일 가동됐다.위원회는 처벌 대상자에게 5월16일까지 자진신고하라고 공표했는데 그 마감일에 쿠데타가 터졌다. 군사정권은 61년 12월20일 기업체 30개사에 494억여환,공무원 32명에 75억환의 부정축재분을 환수한다고 최종 통보했다.이어 62년 1월23일 백인엽(白仁燁)예비역 육군중장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등 부정축재자 12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張총리“소급입법 위헌”첫 지적 장경순(張慶淳·73)씨는 민주당 신파 출신으로 5대 국회에 진출,재경분과위원회에서 활약했다.김영선(金永善)재무장관의 추천으로 중앙정계에 데뷔한그는 장면(張勉)정부의 경제관련 정책을 가까이서,두루 지켜보았다. “부정축재자 처리를 민의원에서는 재경분과위에서 맡았습니다.민주당 신파건 구파건 구분없이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데는 뜻이 같았지요.하지만 장면총리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장 전의원은,민의원이 ‘부정축재자 처벌법’제정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어느날 밤 장총리가 신파 간부 15명을 중앙청으로 불러 회의를 열었다고 했다.한명씩 돌아가며 발언한 뒤 장총리는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좋다.그러나 제정 후에 위헌 판정을 받으면 어쩌겠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소급입법은 위헌이므로 개헌을 거쳐야 가능하다’는 생각들을 못했기 때문에 장총리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는 것.그는 “장총리는 특별법 제정에 끝까지 신중을 기했지만,여론의 압력이 거센데다 윤보선(尹潽善)대통령마저 10월10일 특별담화를 발표해 독촉하는 바람에 소급법을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장 전의원은 부정축재자 처벌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말들이 나돌았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해명했다.만약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챙겼다면 5·16쿠데타 후에 무사했겠느냐는 설명이다. 다만 몇몇 의원이 개인적으로 욕심을 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가령 민주당 이(李)모 의원이 나서 기업인들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면 주위에서 “또낙전지변(落錢之辯=돈 달라는 말)이군”하며 혀를 차곤 했다고 기억했다. 장 전의원은 “장면정부가 몇년만 계속했어도 우리 경제가 훨씬 빨리,그리고 정경유착·빈부격차와 같은 부작용 없이 발전했을 것”이라며여러가지 근거를 들었다. 먼저 장총리를 비롯해 경제각료들이 모두 열의에 차 있었음을 꼽았다.“김영선장관 집으로 전화할 때는 새벽 5시 전에 해야 했다.그 시각이 지나면 이미 출근하고 없었다.참 부지런하고 청빈한 분들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국회 분위기도 마찬가지여서,의원 대부분은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각오 아래 소장층은 건설복을 입고다니며 새생활운동을 실천했다고 회고했다.또 국정감사를 앞두고는 의원들이 “일체의 향응에 응하지 않겠다”는 결의도 했다는 것.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해 세법도 많이 개정했다”고 밝힌 장 전의원은 자신이 발의해 근로소득세 면세점을 1만6,500환에서 3만환으로 높였다고 공개했다.“하루벌이가 1달러(당시 달러당 1,300환)도 안되는 근로자에게서 소득세를 받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해 통과시켰다고 한다. 그는 5·16쿠데타후 민주당 재건에 참여,6대 국회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이후에도 “당복(黨福)이 없어(당을 잘못 선택했다는 뜻)” 낙선을 거듭하다“가족을 먹여살리려고” 정치를 포기하고 사업가로 돌아섰다.지금은 여권전직의원들의 모임인 ‘일오회(一五會)’회장으로 있다. “장면정부를 무능·부패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악선전일 뿐”이라고 잘라말한 장 전의원은 “장면정부때 데모하다가 죽거나 다친 사람 있느냐”“그때경제비리가 무엇이 있었냐”고 거듭 반문하면서 “데모가 전투처럼 변한 거나 대형 경제사건이 터진 것도 모두 박정희(朴正熙)정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용원 기자
  • ‘徐의원’ 부결뒤 여야 움직임

    여당은 8일 한나라당 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충격수습과 대책에 부심했다.국민회의 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韓和甲총무가 사퇴한데 이어 張永達수석부총무를 비롯한 부총무단도 사의를 표명했다.국민회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 쇄신작업과 정치개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여당의 체제정비를 주시하면서 전날의 ‘흥분’을 다소 가라앉혔다. 여권 국민회의 鄭均桓총장은 “이대로는 안되며 대대적인 쇄신작업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치개혁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鄭東采기조위원장도 “국회가 범법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어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鄭총장은 오전 10시30분 전체 사무처 당직자회의를 긴급 소집해 사무처 요원들이 동요하지 말고 심기일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張수석부총무는 “徐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처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무가선출되는 즉시 부총무단도 전원 사의를 표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영입파의원 5명이 徐의원표결 전에 조직적으로 반대를 했다는 말도 나돌아어수선한 분위기다.반대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Q의원 등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사의(辭意)가 받아들여진 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韓和甲총무는 오전 9시30분쯤 나와 각 실국을 돌며 사무처직원들과 이임인사를 했다. 한나라당 이날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는 각 시민단체가 徐의원 표결결과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한데 대해 갑론을박(甲論乙駁)했다고 한다.시민단체가 표결결과를 비난한 것과 관련,현 여권의 배후조종 의혹까지 제기하고나섰다. 내부적으로는 승리를 자축하며 ‘흥분’했던 것에서 벗어나 여론을 의식해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두 여당을 계속 몰아붙였다.당직자회의에서 ‘3·30 재·보선 선거’를 이슈화하고 특별검사제와 인사청문회를 끝까지 밀어붙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吳豊淵 郭太憲
  • 중앙인사위설치-민간인임용제 원칙 찬성-실시 신중여론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지만 중앙인사위원회 설치 및 개방형 임용제도에 대한 ‘공무원 인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지난해 1차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인사가 능력위주로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조직 및 인사문제를 총괄하는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에서는 중앙인사위원회 설치에 대해 널리 공감대가 형성됐다.현재 1∼3급 공무원의 승진심사를 맡고 있는 중앙승진심사위원회 체제로는 정실인사 등의 부작용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때문에 중앙인사위 운영의 중립성과 독립성만 보장된다면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정책을 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나아가 지역차별인사,엽관주의 등 예상되는 부작용도 대통령 직속으로 해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방형 임용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는 편이다. 일반 행정분야의 경우,기존 공무원들간의 ‘반쪽짜리 개방’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현재도 자기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우수인력이라면 그런 자리를 포기하면서까지 기존 공무원들과 경쟁하려 하겠느냐는것이다.이 때문에 일반행정분야의 개방형 직위는 중앙부처 1∼3급간의 내부경쟁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하고 있다. 반면 과학·기술분야의 경우,개방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기존 공무원 가운데 이 분야의 민간전문가에 버금할 만한 경쟁력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朴賢甲 eagleduo@daehanmail.com
  • 북한 영어인칭 중성 ‘it’표기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 북한은 여성일까 남성일까.아니면 중성일까? 우리로서야 생소한 질문이겠지만 단어에 성(性)을 따지는 영어에서는 이것이 문제가 될수도 있다. 이 문제가 북한문제를 다룬 미하원 국제관계 청문회장에서 제기돼 잠시 갑론을박하는 계기가 됐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헨리 하이드의원은 북한동향에 관해 질의하면서 “그녀(her,북한지칭)의 행동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그녀( she)는 시리아와 이란에 계속 장거리 미사일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하며 북한을 여성으로표현했다. 그러자 올브라이트장관이 “북한은 여성(she)으로 표현하기에 적당치 않은 국가”라면서 “호전적인 북한은 국가 성격상 확실히 남성”이라고 주장한것. 그러자 하이드의원이 “모든 국가의 대명사는 여성으로 쓰는 게 관례”라고 설명하자 올브라이트장관이 웃으면서 절충론으로 중성인 ‘it’를 제시해격론위기를 피했다. hay@
  • 실직자 지원 종교단체가 나서야/安基成 목사(기고)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마당 처마와 나뭇가지 사이에 줄을 치고 거미 몇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비가 한차례 내리쏟고 나면 마당에 나가본다. 거미는 그대로 있다. 밤새도록 소나기가 내렸는데도 아침에 나가보니 거미는 그대로 있었다. 놀라운 일이다. 집이 무너지고 사람이 떠내려가고 야단들인데 거미는 그 세찬 비바람에도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꼼짝없이 견뎌내고 있지 않는가. 이 말부터 꼭 해야겠다. 실직자들이여, 제발 생명을 포기하지 말라. 어떤 일이 있어도 절망하거나 좌절해서는 안된다. 힘들고 짜증스럽다고 가족을 팽개치고 집을 나가버리지 말아라. 아무리 지금의 상황이 심각하다 할지라도 가족들이 힘을 모아 조금씩 참아내며 희망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물며 사람이 한낱 미물인 거미보다 못한 존재는 아니지 않은가. 정부가 뚜렷한 대책이 없고,국회는 한심하기 짝이 없으며,매스컴은 연일 갑론을박에 빠졌고,가진 자들은 IMF여 영원하라고 건배를 들고 있을지라도 이들을 탓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남은 가족들이라도 보험금으로연명하도록 하기 위해 자살하는 사람들이 200명이 넘어섰고,주부들은 생계 대책을 한탄하며 집을 뛰쳐나가고 있으며,청소년들은 용돈이 모자라고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줄줄이 몸을 던지고 있다. 서울역,서소문 공원에다 서울 시내 여기저기를 하룻밤이라도 돌아다녀 보라 전쟁통 피난민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가장 실직에 잇단 가정파탄 필자는 개신교 목사로 교회를 포함한 전체 종교단체를 향하여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더 있겠는가. 종교단체가 실직자 가정을 책임지고 돌보는 일이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더욱 확산되었으면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한 가정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아파도 대책이 없고 아이들 양육비는 어쩌란 말인가. 싸움 끝에 부모들은 뛰쳐나가고 아이들은 쓴 눈물만 삼킨다. 어른이야 하루 이틀 굶어도 찬물 마시며 견디어볼 만하지만 어린 것들이 하루에 한끼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모습을 어떻게 바라볼 수만 있겠는가. 종교단체가 닫힌 문을 열고 실직자 가족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 실직자들이 한달 두달 줄을 서서 밥을 얻어 먹다보면 거지 행세에 익숙해지고 만다. 몇푼 구걸한 돈으로 선술집이나 드나들고 노름판에 끼어들다 보면 인생은 망가지고 가정은 산산조각,사회는 깊이 멍든다. 그러나 종교단체에 찾아왔다고 돈 몇 푼 주고 거지 취급해서 보내는 일은 제발 하지 말자. 종교단체에 와서 샤워도 하고 이발도 하고 세탁도 하며 옷도 갈아입고 그리고 나서 차분하게 앉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하자. 집으로 돌아가서 콩 한조각이라도 나누며 어떤 희망을 만들게 하자. 한 교회나 한 종교단체가 이 모든 일을 다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하나씩 맡아 협력하여 좋은 일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을 나눠주는 쉼터로 가능하다면 작은 일자리라도 하나씩 만들어 이웃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직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자기 땀과 수고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더군다나 일자리 하나가 한 가족을 살릴 수 있다면 말이다. 교인 중에 사업하는 사람들이 나서서 작은 일자리 하나씩 만드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참으로 좋겠다. 이들의 생활이 몸에 배어 행려자가 되고 길거리 사람이 되기 전에,추위가 닥쳐오면 범죄가 늘어나고 알코올 중독자가 늘어나서 길거리의 주검을 보기전에,너무 늦었구나 후회하기 전에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 국무회의/공공기관 명퇴 싸고 격론

    21일 과천 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국무위원들간에 주제별 토론이 이어졌다.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놓고 여성장관들과 남성장관들 사이에 갑론을박을 벌인뒤 공공기관 명예퇴직제도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이 공공기관 명예퇴직 개선제도 방안을 설명하자 “현재 구조조정이 한창인데,이 안을 시행하게 되면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몇몇 국무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그러나 다수의 국무위원들이 “이미 93년 정부가 지시했는데도 사장들이 노조를 달래려고 시행하지 않았다. 시행해서 개혁해야 한다”고 옹호론을 폈다. ○…金대통령은 이어 金成勳 농림부장관에게 쇠고기와 배추값을 예로 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현 유통구조를 어떻게든 개혁하라”고 지시했고,朴泰榮 산자부장관에게는 무역진흥공사의 ‘원스톱 시스템’이 투자안내에 그치는 등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원스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결 안건은 다음과 같다. □법률안 △소득세법 개정안 △법인세법〃 △교통세법〃 △한국가스공사법〃 △체신예금·보험에 관한 법률〃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택지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 폐지안 □대통령령안 △국방·군사시설사업에 관한 법률시행령 개정안 △해양수산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정령안 △관세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중소기업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농림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농촌진흥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산림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전라북도 정읍시 등 6개 시·군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안 △교육위원 및 교육감 선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 △사회보장기본법 시행령〃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 □일반안건 △98년도 일반회계 예비비 지출(제2기 노사정위원회의 지원조직 개편 등에 따른 운영 경비) △오존층 파괴 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에 대한 개정수리안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백신연구소간 본부협정안 △국군 의료부대의 서부사하라 유엔 평화유지단 파견 연장 동의안 △개발제한구역내 행위허가 승인안□보고안건 △98년도 정부입법 추진현황
  • 제헌절 50주년 국회 축사는 누가

    ◎3당 총무 비공식 접촉/의장 선출 전초전 인식/與 “최다선이 대행” 주장/金守漢 전 의장이 맡을듯 ‘국회의장 없는 제헌절’. 50년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정치권은 ‘모양새 갖추기’ 협상에 돌입했다.국회 대표로서 축사를 낭독할 인물선정 작업이다.철저한 ‘당리당략’에 매어 원구성 협상에 실패한 여야로서 ‘기형 제헌절’의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여야 3당총무는 전날 합의대로 비공식 접촉을 시작했다.한나라당 金守漢 전 국회의장과 최다선인 자민련 朴浚圭 고문이 선정 대상자로 올랐다.하지만 최종 선택까지는 적지않은 불협화음도 예상된다.여야 모두 차기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전초전’으로 보는 까닭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경기도 광명을 지구당 사무실에서 열린 필승 전략회의에서 갑론을박 끝에 제헌절 기념식 참석을 결정했다.하지만 원구성 지연을 항의하는 뜻에서 소속의원 전원이 검은 리본과 넥타이를 매기로 했다.경축사 낭독자로는 金전의장으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측은 “金전의장이 15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한 만큼 원구성이 안된 상태에서 경축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라는 논리를 폈다. 반면 여권은 자민련 9선의원인 朴고문을 밀고있다.국회법상 ‘의장 임기만료 후 첫 집회에서 출석 최다선 의원이 의장의 직무를 대행한다’는 규정이 근거다.朴고문이 원구성을 위한 첫 본회의에서 임시의장인 만큼 연장 선상에서 ‘축사 대독자’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朴고문을 여권 연합으로 차기 국회의장으로 내정한 만큼 ‘기정 사실화’를 노리는 듯 했다. 하지만 여야의 ‘기세싸움’은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어찌됐든 집권당으로서 원구성 실패의 1차적 책임이 있는데다 17일 제헌절이 촉박해 대립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더 이상 여야의 ‘추태’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여론이 형성된 상태다. 따라서 별 이변이 없는 한 金전의장이 사상 초유의 ‘파행 제헌절’ 축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경마 농림부 이관 불합리/宣相圭 체육진흥회 회장(발언대)

    말(馬)은 시대변화에 따라 역할과 기능이 다양하게 바뀌면서 인간의 삶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91년 이전에는 말을 단순한 가축으로 보아 농림부에서 관장해 왔으나 92년부터는 레저스포츠인 경마로서 주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고 체육부에서 관장해 왔다. 그런데 근래들어 마사회를 어느 행정부서에서 관장할 것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논리적 근거를 상실한 채 정치적인 목적과 단순한 경제이익을 내세워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 사회는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쪽으로 몰락하고 말 것이다. 말이 옛날과 같이 밭을 갈고 화물을 운반하고 식용으로 이용된다면 당연히 농림부의 관장을 받아야 마땅하다.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그 주된 기능과 역할이 레저스포츠인 경마에 맞춰져 있다면 문화관광부에 속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 논리적 근거를 요약한다면 첫째 현재 말은 기능상 경마가 목적이란 점,둘째 경마는 말이 사람과 조화를 이뤄 만들어 내는 스포츠의 한 분야라는 점,셋째 경마가 국민의 심신건강과 여가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넷째 마사회의 주된 설립 목적은 경마를 하는 것이라는 점 등이다.마사회의 명칭을 영문으로 ‘Korea Racing Association’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영 측면에서도 농림부가 관장할 때는 총 2조5,566억원이던 매출액이 문화관광부 때는 총 10조7,040억원의 실적을 올려 4.2배의 신장을 보였다.축산기금 출연도 농림부 때 343억원에서 문화관광부가 관장한뒤 1,832억원을 지원해 5.3배나 증가했다.문화관광부에서 국민 여가선용으로 활용했을 때가 경제적 운용측면에서 더 효율적이었다. 마사회의 농림부 이관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마사회의 명칭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마사회라는 명칭은 일제시대부터 사용해온 것으로 글자 그대로 ‘말을 사육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이번 기회에 명칭을 목적에 맞게,예를 들어 ‘한국경마회’ 등으로 개칭하여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국무회의(대한민국 50년:6)

    ◎48년 첫각의 단기냐 서기냐 갑론을박/50년대 미 기록 “이승만 독주로 요식행위에 불과”/5·16후 한동안 일요일 빼곤 매일 열어… 시국 반영 정부가 정식으로 수립되기 꼭 열흘전인 1948년 8월5일 중앙청 2층 이시영 부통령실. 이범석 전 민족청년단장을 비롯해 장택상 윤치영 김도연 이인 조봉암 유진오씨 등 당시의 ‘거물’들이 한사람씩 들어섰다.이승만 박사가 7월20일 간접선거에서 180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뒤 지명한 국무총리와 장관들이었다.신임각료들이 인사를 나누는 사이 이대통령이 들어섰다.장관들은 예를 갖춘뒤 회의에 들어갔다.특유의 떨리는 목소리로 이대통령이 주재한 사상 첫 국무회의였다. 회의를 하는 동안 이대통령과 각료들은 약간 흥분해 있었다.일제 때의 독립운동,미군정하의 일들이 주마등같이 스쳐갔다. ○초대 11부3처장관 출범 국무회의는 정부가 수립됐다는 감격의 상징이었다.흥분을 삭이고 국무위원들이 다룬 의제는 구미지역에 특사파견문제.신생국가에다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에서 외국의 국가승인을 위한 외교가 절실했던 탓이다.미국과 구라파지역에 특사로는 조병옥 박사와 김활란 여사가 임명됐다.특히 조박사의 임무는 미국의 주한 미군철수계획을 저지하는데 모아졌다.조박사의 노력에도 미국 설득이 여의치 않자 이대통령은 장면 박사를 초대 주미대사로 파견했다. 초대 11부 4처의 장관을 맡은 국무위원들은 각 정파의 분배를 고려한 연립내각으로 이뤄졌다.이대통령의 대한독립촉성국민회의 소속은 윤치영 내무·전진한 사회·이청천 무임소장관 뿐이었고 김도연 재무장관은 김성수씨의 한국민주당,임영신 상공은 여성국민당수,김병연 총무처장관은 조선민주당 소속이었다.그외에 장택상 외무장관은 전수도 경찰청장,이인 법무장관은 전검찰청장,민희식 교통장관은 전군정청 운수부장,조봉암 농림 구영숙 보건장관은 무소속이었다.대학별로도 철저한 균분이 이뤄졌다.안호상 문교(서울대교수),유진오 법제처(고려대교수),이순택 기획처(연세대교수),정인보 고시위원장(국학대학장) 등이었다. 연립내각 구성은 국무총리 인준과정에서의 진통때문이다.이대통령은 7월27일 정부 공보 1호로 초당적이고 이북을 대표할 이윤영 조선민주당부위원장을 총리로 임명하는 추천서를 국회에 제출했다.반대세력인 국회의 한국민주당·대한독립촉성농민총연맹은 토의조차 거치지 않고 부결시켜 버렸다.대통령의 직무에 대한 국회의 첫 비토였던 셈이다.한민당은 김성수씨를 국무총리에 임명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이대통령은 이범석 민청단장을 총리로 지명했다.이초대총리는 한민당이 반대했으나 가까스로 인준됐다.국회는 그러나 민희식 유진오씨 등의 신임각료에 대해 친일논쟁을 제기하는 동시에 대통령에게 숙청을 건의해 최초 국무위원들은 첫걸음부터 삐꺽였다. 이대통령은 이런 논란끝에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했으며 미군정은 이날 자정을 기해 군정해제를 선포했다.해가 바뀐 49년의 첫국무회의는 1월3일 월요일 하오 3시30분 부통령실에서 열렸다.이대통령은 간단히 개회만 하고 국무총리와 내무장관이 사회봉을 이어받았다.법원조직법·검찰청법·변호사법 등 3건을 심의했고 이총리는 당시 주한 중국대사가 찾아와 한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한다고 통보했음을 알렸다.당시로서는 정부의 체계를 세우고 외국으로부터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국가 승인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였던 것이다. 미국인들이 남기고 있는 50년대 국무회의에 대한 평가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이대통령의 독주아래 힘 한번 쓰지 못하는 허수아비 회의라는 얘기다.사실 이대통령 때 뿐 아니라 대통령제하의 국무회의는 의례통과일 수 밖에 없었다. ○고 총리 ‘각의 활성화’ 마련 국무회의 의장인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경우는 외국순방후의 설명,97년 국제통화기금(IMF) 차관도입 동의안 같은 주요사안을 심의할 때 뿐이다.의사봉은 대부분 부의장인 국무총리 몫이 됐다.전두환 대통령 당시에는 직접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경우도 있었다.서슬 퍼런 전대통령 앞에서 국무위원들은 절절 매야 했다.행여 전대통령이 질문을 하면 법안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장관들은 혼쭐이 났다.결국 국무회의 개최장소는 청와대를 떠나 정부세종로청사 19층으로 되돌아 왔다.국무회의는 헌법(88조,89조)상 국정의최고심의기구이지만 실제 운영은 법령안·조약안을 심의,의결하는데 그친다.법안심의도 이미 차관회의를 거쳐 상정됐기 때문에 토론도 거의 없다.고건 총리가 지난해 3월 부임하자 ‘국무회의 운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사실도 국무회의의 무기력함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역대 총리는 이범석 초대에서부터 고건 총리까지 모두 30명.여기다 국회 인준을 받지 못했던 10명의 총리서리까지 합치면 모두 40명이었지만 총리에 따라 국무회의의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었다.군·학자·법관·행정관료 등 출신 배경에 따라 국무회의 진행방식도 달라졌다.딱딱한 분위기가 연출됐는가 하면 매끄럽게 회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혼란기때 가치 빛나 국정의 최고심의기구인 국무회의는 혼란기에 더욱 그 가치가 빛났다.4·19의거,5·16혁명,80년 신군부의 등장….합법성을 가지려면 국무회의는 필수불가결한 절차였다.60년 4월19일 상오 9시 중앙청 3층 국무회의실.이대통령과 허정 외무·권승열 법무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는 학생데모대 사태가 보고됐다.경비계엄선포·비상계엄선포 등의 안건도 의결됐다.하루만인 4월20일 또다시 국무회의가 열려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반영했다.데모사건 피살자의 장례비를 한사람당 50만환씩 지급하기로 하는 안건이 처리됐다. 5·16 혁명이 일어난뒤 국무회의는 며칠동안 열리지 못했다.23일 하오 5시 국무회의에서는 ‘군사혁명에 따른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고 총사퇴할 것’을 의결했다.총리가 배석자를 나가달라고 주문하면 국무위원 총사퇴 결의를 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져 있다.국무회의는 대외관계를 중단하지 않도록하고,성행하던 유언비어 단절을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국무회의는 혁명이후 당분간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려 국정을 다뤘다. ◎초대 문교부장관 안호상옹/“이 대통령 개별 설득 단기 채택”/“한글전용법 제정 제의했으나 모든 장관 반대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초대 문교부장관을 맡아 50년까지 3년간 장관직을 역임한 ‘한뫼’ 안호상옹(96). 안전장관은 대한민국 정부의 기초를 세운 초대내각 11부4처의 국무위원 가운데 한사람으로 국무회의 운영에 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당시 안전장관이 제안한 제도·법 등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돼 아직도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장관은 “첫번째 국무회의로 기억하는데 국가 연호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했어요.갑자을축의 육갑파도 있었고,서기연호를 쓰자는 사람도 있었죠.또 임시정부수립연도부터 쓰자는 이들까지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안전장관은 국무회의가 끝난뒤 이승만 대통령을 따로 찾아가 단기사용을 설득하고 개천절을 국경일로 하자고 제안했으며 이대통령이 이를 모두 받아들여 다음 국무회의에서 결정됐다.그러나 단기사용은 5·16 이후 서기로 바뀌었다. 또 한문세대가 지배적이었던 그 당시 안전장관이 발의한 한글전용문제도 국무회의의 큰 관심거리였다.이 문제로 회의에서는 장관들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무회의에서 내가 한글전용법을 제정하자고 했더니 모든 장관이 반대했어요.특히 나하고 가까운 사이였던 임영신 상공부장관이 공격을 심하게 하는 바람에 서로 ‘무식쟁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죠.침묵만 지키고 있던 이대통령이 안되겠던지 ‘과하니 그만하시오’라면서 중단시켰어요”. 이처럼 하나의 안건을 놓고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당시 장관들은 나라를 새로 세운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많이 도와주었다고 한다. 안전장관은 또 “그때는 가난했던 시절이라 그런지 각료들도 돈이나 권력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초대내각에서 제일 먼저 사임한 민희식 교통부 장관은 철도사고에 책임을 지고 40일만에 물러났으며 전진한 사회부 장관은 공무원노동조합을 금지한데 대해 화를 내고 그만두었다.또 무임소장관이던 이청천씨는 “싹을 보니 틀렸다”는 말만 남기고 각의에서 물러났다.이 모두가 내각 6개월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안전장관은 전했다. □특별취재반 이경형 부국장겸 정치부장 이용원 문화부 차장 김경홍 정치부 차장 최병렬 문화부 차장급 김종면 문화부 기자 박정현 정치부 기자 서창희 정치부 기자 강선임 DB부 기자
  • 거야의 내홍/한종태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한마디로 씁쓸한 코미디였다. 제188회 임시국회 개회날인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임시국회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150여명의 의원들이 모였지만 엉뚱한 얘기들만 난무했다.의총 말미에 지방선거 연기문제에 대해 간단히 토론을 벌인 게 고작이었다.누가 봐도 요식행위였다.대신 의총때마다 단골메뉴인 지도체제 개편,경선,전당대회 개최문제 등을 두고 말의 성찬이 이어졌다. 한 초선의원은 총재 면전에서 사퇴를 촉구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진풍경의 압권은 지방선거연기와 관련한 당론을 정리하기 위해 실시한 기립 표결이었다.회의장엔 전체 의원 163명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는 67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지리한 갑론을박에 식상한 의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표결엔 관심이 없는 분위기였다.표결은 강행됐고 그 결과 연기찬성이 39대 28로 우세했다. 하지만 당론으로 인정할 수 없는 통과의례에 불과했다. 이같은 상황이 되자 언론에 “참고사항 정도로만 해달라”고 발표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소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의총이 한창 진행중인 때 원내총무가 여야총무회담에서 선거 연기에 전격 합의해버렸다. 그야말로 ‘의총따로 총무따로’인 셈이다.3시간 30분간의 마라톤 의총을 마치고 나서는 의원들의 어깨는 진한 무기력감으로 축 처져 보였다.한의원은 “한 목소리로 총무단에 힘을 실어주도 힘든 판에….이런 의총이라면 두번 다시 열 필요가 없다”고 성토했다.한나라당의 난맥상은 이것만이 아니다.체제정비나 지도부 경선문제도 마찬가지다.조직책 선정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당법상 오는 20일까지 법정지구당 등록을 못하면 한나라당은 자동소멸되고 만다.그런데도 연일 ‘밥그릇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정치의 근본덕목인 타협의 정신은 온데간데 없다. 한나라당은 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앞으로 비공개 의총은 ‘제한 브리핑’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대변인단이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모두 알리는 바람에 당의 모양이 우스워졌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보도통제’보다는 국민들이 거야에 진정바라는게 뭔지 살피려는 자세가 앞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국민회의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 안팎

    ◎DJ “당은 고통분담 전위대” 역할 제시/정부·금융·재계·노동개혁 등 강조/고통 강요정책 집행 불가피 토로/“시련극복 돕게 야당에 협조 요청” “중단없는 개혁에 당이 앞장서라”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30일 국민회의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에서 주문한 내용이다.“하루빨리 여당으로 체질을 바꿔 피와 땀의 고통을 선두에서 감내해야 한다”는 간곡한 당부도 있었다.정치개혁의 ‘전위부대’로서 당의역할을 제시한 것이다. 김당선자는 특히 뉴욕 외채협상 타결에 대해 “폭발하는 활화산이 휴화산이 된 것이지 완전 해결된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다.민간기업의 외채(4백억달러) 등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설명하며 “결코 안심할수 없다”는 점을 수차례나 반복했다.언제든지 외환위기의 뇌관이 한국경제를 뒤흔들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당선자는 이에따라 ▲정부 구조개혁 ▲금융구조개혁 ▲재계구조개혁 ▲노동의 유연성 등 4대 개혁과제를 제시했다.“이들 개혁이 안되면 세계는 우리를 신임하지 않을 것이고 돈도 빌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중단없는 개혁을 강조했다.최근 재계 일각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불만을 염두에 둔 듯하다. 김당선자는 IMF체제를 “뼈를 깎는 고통”으로 비유하면서 “너무 쉽게 고통을 극복하려면 고통이 더욱 길어진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임을 강조했다.“6·25이후 역사상 가장 가혹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새정부는 인기없는 고통강요의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비장감을 토로했다. 야권의 협조 당부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그동안 건전한 태도로 여당을 대해준 한나라당에 감사한다”고 운을 뗀뒤,“집권경험이 많은 여당으로서 앞으로 1년동안 국민적 시련을 이겨낼수 있도록 여당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연석회의는 김당선자가 자리를 뜬 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최근 정부조직개편 심의위가 확정한 정부 조직 개편안이 주요 의제였다.의원들은 “몇몇 사항이 당의 대선공약에 어긋난다”며 지도부를 질책했다. 결국 갑론을박끝에 여성특별위원회와 중소기업특별위원회의 상설화와 여성조직 특별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절충안을 당론으로채택했다.해양수산부 폐지는 앞으로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다시 수렴해보자는 선에서 매듭을 지었다.
  • IMF와 역사 되씹기/송일 외국어대 교수·경영학(시론)

    ○예측불능시대의 해법 찾기 무인년 새해는 대란의 해이며,개혁을 향해 몸부림치는 빅뱅의 해이다.외환대란 금융대란 물가대란 부도대란 실업대란 등 전대미문의 국란시대가 전개되고 있다.한편 외환,금융,주식시장에 빅뱅 도미노가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경천동지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개혁의 바람은 이 위기가 선진국으로 가는 천로역정이라는 희망도 예고되고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로 편입하는 과정은 항상 외세의 개입에 따른 타율적이고 강압적이라는 부끄러운 특징을 수반에 왔다.국제통화기금(IMF)대란도 따지고 보면 외세에 의한 세계화의 빅뱅이다.IMF 구제금융의 발단이 된 외환위기는 결과적 현상에 불과하며 화근의 본질은 한국경제가 국제수준의 규범과 관행에 맞는 경쟁체질로 미리 거듭나지 못한데 있다. 앞으로 고통분담은 세계화로의 엑소더스를 위해 국민 정부 기업이 다함께 참여할 지옥훈련인 것이다. 최근 한국사람치고 나름대로의 IMF신드롬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필자가 겪는 IMF 신드롬은 오늘의 딜레머를 구한말 비운과 좌절의역사에 조명해 보는 ‘역사되씹기’이다.왜 이렇게 어리석은 역사를 후렴처럼 반복하는지 되씹으면 씹을수록 뒷맛이 쓰다.역사속에서 예측불능시대의 해법을 찾아 방황하며 반성하고 또 자성할 뿐이다. 최초의 근대조약인 강화도 조약(1876년),조미수호조약(1882년),갑오개혁(1885년) 그리고 을사조약(1904년)에 이르기까지 개방과 개혁의 역사는 우리의 국운과 장래를 놓고 외세가 갑론을박하는 타율과 굴절로 얼룩져 있다.1세기가 지난 오늘도 개발연대의 자만과 구각,악습과 시대적 오류를 우리 힘으로 털어버리지 못한 죄과를 IMF 문전에서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조선말 통상을 요구해 온 미국의 제너럴 셔먼호를 격침하고 쇄국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에 세운 대원군의 척화비와,외국인이 한국기업을 소유하는 것을 찬성하는 한국인이 겨우 4%에 불과하다는 지난 연말 어느 외국기관의 보고서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1세기 동안 변한 것이 없다. 이처럼 우리민족이 국제물정에 등을 돌려온 탓으로 개방과 관련된 협상은 늘 선택과 저항의 여지가 없는피동과 압박의 역사의 반복이다.강화도 앞바다에 군함을 도열시킨 구로다(흑전청융)의 무력적 위압에 의한 강화도 조약이나,지난 연말 벼랑끝 위기에 몰려 무조건적으로 수용한 IMF 협상 사이에는 우리가 자초한 강박과 궁박의 차이 외에는 없다. 이처럼 강압적이고 수동적인 개방화의 이면은 불평등과 굴욕이며 내적인 준비없이 골육지책으로 이루어진 문호개방은 당시 제국주의 열강의 경제침탈의 발판이 되고 말았다.19세기 말 열강과 체결한 각종 통상조약의 불평등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일본이 구한말 당시 1년예산에 맞먹는 1천300원의 차관을 공여하며 제멋대로 1할의 수수료를 떼어도 우리는 말 한마디 못했다.특히 일본이 파견한 재정고문 메가다(목하전종태랑)는 화폐정리를 통해 금융을 장악하고 일본 금융제도를 조선에 연장,실시함으로써 가격기구에 의한 경제침략의 첨병역할을 십분 발휘했다. ○국채보상운동과 금모으기 이번에 세계은행(IBRD)과 IMF에서 제공한 차관조건은 이들 기관 50년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불공정 사례(사상 최고의 이자율과 최초의 전후수수료 징수 등)를 남겼다.또한 신용등급의 추락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린 한국의 외채연장을 놓고 끝없이 벌어지는 외국금융기관의 탐욕이나,바닥으로 추락한 주가와 천정부지로 치솟은 환율 덕으로 코카콜라주식의 10분의 1이면 한국의 상장주식을 송두리째 장악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는 우리의 방만과 실책을 다시한번 뼈아프게 만들 뿐이다. 한편 일제의 예속적 차관에 저항하여 남자들은 담배를 끊어 푼돈을 모으고 부녀자는 가락지와 비녀까지 내놓아 모금하던 구한말 국채보상운동을 연상시키는 ‘금모으기 운동’이나 국산품 애용운동,그리고 60·70년대의 수출드라이브 역사는 반복해도 좋다고 흐뭇해하는 것도 잠시다.혹시 이것이 IMF 조건이나 심기를 또 어떻게 건드릴까 싶어 필자의 역사되씹기 신드롬은 바람잘 날이 없다. ○지원효과 극대화 노력 절실 분명한 것은 공존공영의 지구촌 자본주의 시대에 IMF는 점령군이 아닌 지원군이란 사실이다.그러나 IMF 개혁이 갑오개혁과 다르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지난날 못다가졌던 선견지명으로 우리가 자주적으로 창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IMF 조건의 원론은 최단시일내에 가시적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추락한 국가신인도를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 국가존립의 필요조건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충분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IMF 프로그램의 각론을 한국의 현실에 부합하게 도출할 수 있는 정부의 지혜와 협상 여백의 확보가 필요하다.피지원국의 풍토나 사정의 이해없이 일률적으로 처방된 IMF의 단칼 수술방식에 탄력성과 융통성을 제공해 지원효과를 극대화하는 작업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인 한국의 조기회복을 염원하는 IMF목표와 우리의 목표와 정확히 합치하는 접점이기 때문이다.
  • ‘작은 국무회의’ 경제장관회의(눈높이 경제교실)

    ◎임 부총리 IMF에 손뺏겨 “개점휴업” 경제장관회의는 ‘작은’ 국무회의다.그러나 국무회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무회의가 헌법기관으로 확정된 법안이 통과되는 의례적 측면이 강하지만 경제장관회의는 비헌법기관으로 살무적인 논의를 거치는 게 특색이다. 물론 갑론을박하나 경우는 거의 없다. 경제차관회의에서 논란거리를 먼저 걸러주기에 예상치 못한 정책이 튀어나온다든가 하는 일은 드물다. 다만 부총리의 스타일에 따라 회의운영에 180도 달라지곤 한다. 예컨대 초대 재경원 장관인 홍재형 부총리는 모든 사안을 실무적으로 접근하는 타입이다. 자기 목소리를 자제하고 관련법규를 바탕으로 의견을 개진,회의가 조용조용했다는 평이다. 부처 장관들도 실무진들이 준비한 서류를 바탕으로 보고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나웅배 부총리는 기억력이 비상하다. 10년전에 추진하던 정책사항을 법규까지 들어가며 조목조목 지적하기로 유명하다. 한승수 부총리는 교수출신답게 꼼꼼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다. 남의 얘기를많이 듣는편이기에 난상토론도 많았고 경제부처 장관의 목소리가 유별나게 많았다고 한다. 강경식 부총리는 한보와 기아사태 때문에 무척 바빴다. 자연히 정책결정보다 기아사태 등에 관심을 더 쏟았고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게 보통이었다. 실무진이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회의를 주재했기에 돌출변수는 없었다. 현 임창열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자금지원 문제로 경제장관회의를 한번도 주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경제조찬간담회의 통해 본 임부총리는 전통적인 관료출신답게 ‘지시형’이라는 분석이다. 의사결정도 머뭇거림이 없이 일방통행이다. ◎어떻게 구성되나/관련 12개 부처장관·공정위장 참석/부처간 이견 조정… 효율적 정책 추진/첨예한 대립때 시행 보류 ▷구성◁ 경제장관회의는 경제정책의 수립 및 집행에 있어 경제 부처간의 상호 협조를 긴밀히 하여 국민경제의 효율적 운용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됐다. 법적인 근거는 72년 2월 9일 대통령령 제6085로 공포된 경제장관회의 규정에 두고 있다. 회의 정규 구성원은 재정경제원장관,외무부장관,농림부장관,통상산업부장관,정보통신부장관,환경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노동부장관,건설교통부장관,해양수산부장관,과학기술처장관,정무제1장관,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심의될 안건의 해당 원·부·처 장관이다. 의장은 재정경제원 장관이 맡는다. 이외에 중소기업청장,한국은행 총재,한국산업은행 총재,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출석하여 해당 안건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실제 경제장관 회의장에는 각 부처 장관들 외에 심의안건의 해당 국·과장 및 법무담당관이 배석하여 안건에 대한 토론이 있을 경우 장관들에게 당해부처 의견의 논리적 근거와 실무 자료를 제공한다.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은 경제장관회의의 간사로서 회의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참석한다. ▷기능◁ 경제장관회의에서는 정부의 대내외 경제정책에 관한 주요사항을 조정·심의한다. 경제장관회의에 회부되는 안건의 예를 들면 경제부처 소관 법률,대통령령,주요 경제정책,경제현안에 대한 보고 등이 있다. 각 장관들이 위와 같은 안건들을 심의하여회의 통과여부를 결정한다. 주요 경제정책의 경우 한 부처가 이를 추진하더라도 여러 관계부처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므로 부처간의 협조와 조정이 필수적이다. 즉 한 부처의 정책이 다른 부처의 정책과 상충되는 경우,정책에 예산 및 세제 지원 등 한정된 국가자원을 배분하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각 부처간 업무영역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등 관계 부처간의 의견조율이 없이는 정책 집행의 일관성과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경제장관회의의 중요 기능은 이런 경우에 각 장관들이 안건 심의를 통해 부처간의 의견을 조정하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토록 하는 것이다. ▷운영◁ 본래 안건 의결은 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회의중 안건이 논의되는 가운데 대부분 각 부처의 의견들이 조정되므로 실제로 표결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각 부처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안건의 경우 의장(재정경제원장관)이 의견을 조정하고 그 후에도 부처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에는 통과되지 못하고 보류된다. 회의 준비,회의진행순서,회의록 작성 등 회의 실무운영은 경제장관회의의 간사인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이 담당한다. ◎어떻게 진행되나/의장인 재경원장광이 주재 (1997년 9월 5일 하오 2시30분 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7층 701호 재경원 대회의실.타원형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중앙에 경제장관회의 의장인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맞은편에 외무부장관,두사람을 중심으로 경제장관들이 나란히 앉아 있고 양쪽 끝에 한은 부총재(총재를 대신하여 참석),중소기업청장,산업은행총재 등이 앉아 있다. 부총리 뒤로는 간사인 재경원 법무담당관을 비롯,이날 상정되는 안건들의 소관 국·과장들이 배석하여 의안 상정을 기다리고 있고 장관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는 안건과 마이크가 놓여 있다) ▲의장=성원이 되었으므로 제15차 경제장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제14차 경제장관회의 회의록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의견이 없으면 원안대로 접수하겠습니다. 오늘 심의할 안건은 대통령령안 6건,일반안건 3건 등 모두 9건 입니다. 먼저 관세법중 시행령개정안을 상정하겠습니다. 재정경제원 안건이므로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건복지부장관=복지부에서 개별법에 분산되어 있던 사회복지모금과 관련한 규정을 전체적으로 모아서 사회복지모금법을 제정하였는데 이 규정에 의해 모금되는 기부금은 손금산입을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의장=준조세적인 기부금의 모집은 앞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보건복지부장관=물론 기부금 중에는 다소 강제적인 면이 일부 있는 것도 있으나 크게 보면 다 자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경원 담당실무자=기부금품 공동모금회를 세법상 기부금인정단체로 하는 문제는 이 모금회가 98년 7월에 설립되고 내용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개정 사항이므로 설립 전까지 시행령을 개정하여 조치토록 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법 시행까지 과도기 중에 기부금중 상당히 비중이 큰 불우이웃돕기성금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노동부장관=법에서 직접 정해 법정기부금으로 인정하자는 말인 것같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법에 여러가지 기부금이 들어올텐데 법에서 정한 것을 모두 손비인정한다는 말씀입니까.그러면 기부금품공동모금회에서 모금하는 기부금은 모두 인정해준다는 말입니까. ▲재경원 실무자=공동모금회는 사회복지법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5%의 손비인정을 받을 수 있으며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정부에서 모금하는 것이므로 전액 인정되고 있는 것입니다. ▲의장=사실은 불우이웃돕기도 재정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이지 손비인정을 통해 민간으로 하여금 지원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공적부조는 공공부문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어떤 부분은 정부가 하는 것보다 이 분야에서 정열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하는 것이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이 경우 정부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의장=공동모금회를 전액 손비인정단체로 하는 것은 곤란하므로 법인세법 시행규칙제17조에 의한 지정기부금단체에 추가하는 문제는 시행규칙을 개정할 때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이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하겠으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건 검토/회의에 안건 접수전­내부입안 거쳐 일반실무자 협의/안건 접수∼회의 개시전­실·국장 수준 고위실무자도 이견 조율/준비­쟁점사안 참고자료로 작성 제시 경제장관회의에 안건이 접수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①내부입안 ②관계부처협의 ③입법예고(법령안의 경우) ④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경제장관회의에 안건이 접수된 후에도 실제로 회의에 안건이 상정되기 전까지는 많은 실무자들의 검토 및 조정과정을 거친다. ▷회의에 안건 접수전◁ 내부입안=각 입안 부처에서는 안건을 내부적으로 확정한다. 내부안이 확정되면 관계기관간의 협의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관계부처 협의=다른 부처와 관련사항이 없는 경우에는 생략하기도 하지만 관련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꼭 협의를 거쳐 의견을 조정한다.이 과정에서 추진하려던 정책이 취소되기도 하고 관련부처의 협조로 가속도를얻기도 한다. 입법예고·공청회=입법예고(법령안의 경우)또는 공청회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입안된 안을 수정한다. 수정된안이 타부처와 관련이 있을 경우 재협의한다. ▷안건 접수∼회의 개시전◁ 일반실무자간의 협의=안건에 관하여 경제장관회의 위원을 구성하는 부처와 이견이 없다면 회의를 기다려 상정되지만 서로간에 쟁점사항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회의 전까지 다시 실무자간 협의를 거친다.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에 관하여 서로간의 의견을 재교환하거나 서로 교환된 의견을 토대로 수정의견을 제시하여 합의를 위해 노력한다.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실에서는 관계 부처간의 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의견이 제대로 교환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이를 알려주고,법논리상 또는 정부정책상 모순되는 의견이 나왔을 경우에는 이를 철회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고위 실무자간의 협의=과장,사무관 수준의 일반 실무자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실장,국장 수준의 고위 실무자간에 협의과정을 거치게 된다. 관계부처의 민감한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고위 책임자간의 논의를 통하여 타협점을 찾도록 한다. 실무자 수준에서 합의를 구할 수 있는 사항은 대부분여기서 타협점을 찾게 된다. 관계부처 조정회의=쟁점사항에 관하여 서로간의 협의만으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안건의 소관부처 또는 재정경제원의 주관으로 조정회의를 갖는다. 회의의 수준은 일반 실무자들간 또는 고위 실무자들간에 이루어진다. 이 경우 재정경제원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정안을 내어 관계부처를 설득하기도 한다. ▷준비◁ 실무자간에 쟁점사항에 관하여 사전조정 과정이 완료되면 회의에 안건이 상정된다. 조정과정에서 합의된 내용이 접수안건의 내용과 다른 경우에는 안건을 수정한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쟁점사항에 대해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실은 회의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주장 및 논리를 정리하고 참고자료를 준비한다. 그러나 안건에 대해 사전적인 실무자간의 검토나 조정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안건은 상정되지 않고 그 다음 회의로 상정이 보류된다.
  • 여 5인지도부 회동 최대 관심

    ◎반DJP 연대·후보교체 갑론을박 예상/주·비주류 속셈 달라 기류 반전 힘들듯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와 이한동 대표,김윤환 박찬종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등 5인 지도부 회동이 곧 열릴 전망이다.당 내분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현재의 당내 분위기로 볼때 5인 회동은 백가쟁명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그만큼 이총재에게 ‘아픈 얘기’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지도부 회동은 이대표와 박찬종 김덕룡 선대위원장 등이 당내 상황이 급류를 타기 시작한 이번주초부터 줄곧 제기해왔다.그러나 이총재측은 비주류측에 명분만 줄 수 있다며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성사 자체가 불투명했었다.이런 기류가 180도 바뀐 것은 이총재의 ‘버팀목’인 김윤환 위원장의 입장변화에 기인한다.김위원장은 30일 열린 선거대책을 위한 당모임인 고위대책회의에서 김덕룡 위원장이 5인회동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자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했다.물론 이총재도 김위원장과의 교감 아래 지도부 회동을 긍정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사태가 심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에도 지도부 회동을 계속 거부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고,차제에 한번 만나 후보교체론을 포함한 모든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비주류측의 탈당 도미노현상을 막겠다는 적극적인 생각도 한 것으로 읽혀진다.또 ‘중립지대’를 자처하고 있는 이대표의 꾸준한 건의도 한몫했음을 부인키 어렵다. 그렇다면 5인회동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오고갈까.아무래도 반DJP연대 문제가 화두가 될 것 같다.이총재와 이인제 전 경기지사,조순 민주당 총재간의 3자연대에 대한 각자의 입장과 구체적인 복안들을 언급할 공산이 적지 않다.물론 이총재와 김윤환 위원장은 “제대로 뛰어보지도 않고 후보교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톤으로 명분쪽에,박찬종 김덕룡 위원장은 “정권창출을 위해선 이총재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며 현실쪽에 비중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반면 이대표는 이들 양측의 입장과 발언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이대표는 당의 단합을 최우선과제로 생각한다면 명분보다는 현실에 좀더 무게를 실어야 하지 않겠느냐 쪽으로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이 있다.
  • 은행권 새 상품 개발 ‘비상’/오늘부터 4단계 금리자유화 시행

    ◎금리 5% 안팎 MMDA형으로 승부 걸듯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7일부터 제4단계 금리자유화 조치로 단기 저축성 예금의 금리가 자유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기존 자유화 대상 저축상품의 금리의 인상 여부와 새로 도입될 MMDA(시장금리부 수시 입출식 예금)형 새 상품개발 등에 대해 다각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은행들은 수지부담을 우려한 나머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자제하기 위해 MMDA형 신종 상품의 경우 금리가 똑같은 공동상품의 개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7일부터 금리가 자유화되는 수시 입출식 예금은 세가지.연리 3%인 저축예금과 자유저축예금,연리 2%인 기업자유예금 등으로 만기는 3개월 미만이다. 지난 3일 금리자유화 조치가 발표될 당시만 해도 조흥 상업 한일은행 등의 선발은행들은 자유화 대상인 기존 세 가지 예금의 금리를 올리지 않는 반면 보람 하나은행 등 후발은행들은 자유화 대상 예금의 수신 규모가 선발은행에 비해 작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등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선발은행은 물론 후발은행도 기존 상품의 금리는 그대로 두되,금리가 5%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견되는 MMDA형 새 상품의 개발로 승부를 건다는 쪽으로 전략이 바뀌는 양상이다. 후발은행인 하나은행의 한 간부는 6일 “은행 내부에서 갑론을박식 논쟁을 폈으나 시간을 오래 끌어도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이번주 중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며 “기존 상품의 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MMDA형 새 상품을 개발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새 상품의 개발과 관련,“인출회수에 제한을 둘지 여부와 금리수준,최저 예치한도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며 “그러나 기존 자유화 대상 저축성 예금의 계좌에서 예컨대 5백만원 등 일정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향후 개발될 새 상품으로 자동이체해 주는 ‘스윙서비스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람은행도 MMDA형 새 상품의 개발을 통해 공격적으로 나간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만기 또는 금액 별로 금리수준을 달리하는 방안,인출회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안,스윙서비스를 실시하는 방안 등 신상품 개발과 관련한 6가지의 안을 마련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기존 자유화 대상 예금의 금리를 올릴지 여부는 결론짓지 못한 상태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지난 5일 시중은행의 관련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리자유화 조치에 따른 대응전략으로 MMDA형 신 상품의 금리를 은행별로 똑같이 하는 공동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은행간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2야 후보단일화 첫 대리전

    ◎국민회의­“고정표 많은 DJ로 단일화” 역설/자민련­“국정경험 풍부한 JP가 나서야” 『누가 야권단일후보가 돼야하는가』 DJP(김대중­김종필) 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19일 첫 「대리전」이 펼쳐졌다.「DJ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와 JP의 젊은두뇌로 자처하는 「JP그룹」이 한판 「논리대결」을 벌였다. 자민련 소장 원외지구당 등으로 구성된 JP그룹은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으로 이부총재를 초청,서로의 의중을 탐색했다.하지만 협상전의 「기세싸움」인지라 치열한 설전으로 이어졌다. 우선 자민련 JP그룹을 이끌고 있는 심양섭 부대변인이 포문을 열었다.『DJ로의 단일화는 호남대 비호남,DJ대 반DJ구도로 몰아가려는 여권의 선거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이 경우 절대로 30% 이상의 득표는 불가능하다』고 몰아쳤다.이에 이부총재는 정면공격을 자제하며 『DJP연합은 국민적 갈등을 통합하고 수권능력을 확실하게 보장해 대선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하는 카드』라며 폭발적 위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민련 장일 위원장(서울 도봉을)은 『DJ는 전면에 나서지 말고 대신 국정경험이 풍부한 JP로 단일화가 돼야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라며 본론으로 들어가자,이부총재는 난색을 표하며 『DJ의 고정표를 중심으로 JP의 국정경험이 합쳐져야 그것이 승리의 길』이라며 DJ로의 단일화를 역설했다. 하지만 이날 2시간 넘는 양측의 갑론을박은 예상대로 「평행선」으로 막을 내렸다.앞으로 DJP단일화의 길에 숱한 장애물이 놓여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이홍구 고문 경선 불출마선언 안팎

    ◎현실정치 벽 실감… 중도퇴진 선택/“대중정치인으로서 자질에 한계” 토로/당분열 등 우려… 특정후보 지지 않을듯 신한국당 이홍구 고문이 메아리없는 정치실험을 중단했다.『세몰이 대신 정책과 비전으로 당내경선의 승부를 걸겠다』던 포부는 현실정치의 높은 장벽앞에서 날개를 접어야 했다. ○“세몰이 정치에도 실망” 이고문의 불출마 이유는 물론 당 안팎의 낮은 지지율이다.지난 3월 대표직을 사퇴하기 직전만해도 여론조사에서 10%안팎을 유지하던 대중지지율은 이후 급격히 하락,석달만에 1%정도의 바닥권으로 떨어졌다.TV토론 뒤에도 떨어진 지지율은 꿈쩍 않았다.결국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고문은 18일 상오 여의도 신한국당사 기자실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금은 이홍구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이어 당사옆 개인사무실로 옮겨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내 스스로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자질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우리 정치풍토와 국민의식에도 약간의 원망을 털어 놓았다.『(국민들이)정책과 비전제시를 통한 새로운 정치를 원하면서도 정작 행동양식은 관행화된 세몰이 정치를 쫓는 현상이 나타나 다소 실망스럽다』고 했다.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절감했다는 얘기다. ○지인들 권유가 크게 적용 이고문은 당초 지난 5일 KBS방송토론에서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려다 측근들의 만류로 뜻을 거뒀다는 후문이다.이후 이고문 진영은 갑론을박을 거듭하다 15일 참모회의에서 이고문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그의 결심에는 학계등 당밖 지인들의 권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달초까지 당분간 휴식 대권가도에서 하차한 이고문은 일단 다음주중 오스트리아와 미국을 방문,7월초까지 휴식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이후에는 『지론인 권력분산론을 공론화하고 당의 단합을 도모하는데 일조하겠다』고 했다.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당의 분열이 우려되는 마당에 누구를 지지할 생각은 없다』고 중립을 못박았다.특히 정치발전협의회와 나라회의 결성을 심각히 우려하면서 세대결 움직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이고문의 불출마가 다른 주자들의 연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별다른 지지세가 없기 때문이다.이회창 대표나 이수성 고문과 막역한 사이이나,그 때문에라도 누구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경선이 본격화된 시점에서 당장 이고문이 마땅한 역할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누구와도 잘 융화하는 합리적 지도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경선 및 대선이후에도 당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리라는데는 이견이 없는듯 하다.
  • 금융개혁안 “반대”/한은 등 금융가 표정

    ◎총재 퇴진운동·임직원·사표 등 강력대응­한은 직원/금융개오 규정·재론 촉구… 철야농성 돌입­보감원·증감원 한국은행 직원들이 16일 발표된 중앙은행제도 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정치쟁점화할 전망이다. 한은 부서장들이 개편안의 공식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고 임원들은 여론을 의식,직원들에게 총재 퇴진운동이나 파업과 같은 극한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하며 향후 입법화 과정에서 한은입장이 반영되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 한은 부서장 30명은 이날 하오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안은 당초 금개위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방안을 왜곡·후퇴시킨 것임은 물론 95년 재경원이 개정을 시도했다가 사장됐던 한은법 개정안보다 더욱 개악된 것』이라며 정부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12명의 정책 부서장들로 소위원회를 구성,3천5백여 직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은뒤 수렴된 의견을 이경식 총재에게 전달키로 했다.한 부서장은 『총재 퇴진운동에 대해 논의한 적은 없다』며 『그러나 총재가합의한 것은 한은을 대표하는 직책에서가 아니라 총재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고,총재가 이런 합의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 자체를 몰랐다』고 말했다. 부서장들은 총재 불신임 운동을 펼 것이냐는 물음에 『현 단계에서는 총재의 합의 내용을 불신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한은 과장급들도 부서장들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정했으며 이총재도 『정치압력에 대해서는 소신껏 버티지만 한은 내부에서 들고 일어설 경우 걱정』이라고 말해 파장의 크기는 이총재 거취와도 직결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임원은 『한은을 금통위의 집행기구로 하는 것은 대국적인 견지에서 보면 좋을 것 같기도 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직원 대부분은 정부안의 상당 부분을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일 것』이라며 『그러나 국민의 지탄을 받을 과격한 행동이나 내부에서의 갑론을박을 자제할 수 있는 묘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임원들이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가의 공조직인데 그럴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앞서 한은 직원들은이날 상오 총회를 열고 총재 불신임 투표,임직원 일괄 사표서 제출,헌법에 중앙은행 독립성 보장을 명시토록 하는 헌법 개정청원 등의 운동을 펴기로 했다. 한편 보험감독원도 이날 상오 부장단회의를 갖고 『금융기관을 통합감독하는 것은 보험의 본질적 특성과 전문성을 무시한 결정으로 감독의 비효율성과 부작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감독체제 개편은 새롭게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보감원 노조는 이날 밤부터 보감원 건물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증감원도 이날 하오 부서장 등을 포함한 전 직원이 비상총회를 갖고 이날 발표된 금융개편안을 금융개악으로 규정짓고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낸데 이어 이날 밤부터 1층 로비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한편 재경원은 총론에 원칙적 찬성을 보이면서도 한은과 3개 감독기구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재경원은 빼앗기기만 했을뿐 실제로 얻은 것은 한은 예산에 대한 승인권 하나 뿐이다』라며 각론에서 손해봤다는 표정이다.특히 한은을 겨냥,『한은이 바라는 중앙은행 독립을 보장해 주었는데도 불구,집단적인 반발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 김 대통령·9룡 회동­대화록

    ◎김 대통령 “경선패배뒤 탈당 악습 없어야”/심판 봐야할 대표 경선참여 곤란­박찬종/대통령이 중심서 당·정부 챙겨야­이한동/대표문제 내 양식 믿고 맡겨달라­이회창/대표사퇴 나중에 우리끼리 얘기­이수성 윤여준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김영삼 대통령과 신한국당 대권 경선후보 9명과의 오찬대화록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개인보다 당·국가 중시 ▲김대통령=밖에서는 우리 당의 경선주자가 많다는 말이 있으나 그것은 우리 당에 그만큼 인물이 많다는 것이다.최근 경선주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얘기를 하는 것 같은 양상을 보여 우려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말을 듣고 있다.경선은 민주주의 방식이고 떳떳하고 좋은 것이다.그러나 항상 개인보다 당을 중시하고,또 국가를 더 중시하는 생각으로 나가야한다.정권을 다시 창출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페어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페어플레이가 안되면 아무 의미가 없다.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미국 대통령선거를 보더라도 싸울때는 치열하게 싸우다가 멋있게 하나로뭉친다.이런 것을 본받아 원칙과 순리에 맞도록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시간이 가면서 과열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총재입장에서 걱정되는 문제다.규칙을 지키는 경선이 되도록 엄정하게 관리할 것이다.경선 결과에 전부 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경선이 끝나고 나면 당의 단합과 결속이 이뤄지도록 하라.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중 한분이 후보가 될 것이다.나도 여러 차례 경선해본 경험이 있다.또 진 일도 있다.그러나 나는 그 자리에서 승복하고,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유세한 일이 있다.경선을 끝내고 나서 탈락자들이 탈당하는 것을 본 일이 있는데 이제는 우리 정치문화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우리 국민들도 용납치 않을 것이다.국민들이 볼때 신한국당 경선이 아주 공정하고 멋있게 비쳐지도록 해달라.여러분은 당의 인재들이다.당을 아끼고 당에 의지해서 멋있는 경선과정이 되도록 힘써달라. ○이 대표 스스로 결단을 ▲박찬종 고문=다른 선배분들이 양해한다면 내가 먼저 말씀하겠다.김대통령께서 어려울때 잘 보필을 못해 죄송하다.나라와 당과 대통령을 위해서 기탄없는 말씀을 드리겠다.방금 대통령께서 나보다는 당,당보다는 국가를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경선이 과열되지 않고 페어플레이가 이뤄져야 한다.경선이 국민들 눈에 아름답게 보이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과열방지와 공정경선,그리고 다음 경선까지 공정하게 하기위해서는 제도와 틀을 만들어야 한다.경선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당직을 정하고 경선전 일정시기에 당직을 그만두도록 하자고 제가 주장했다.그러나 제 의견이 규범화되지는 못했다.대표는 공정경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라고 생각된다.경선관리위가 구성되면 지구당대회가 연달아 개최되는데,심판이고 과열방지를 해야할 대표가 경선에 참여하는 모양이 된다.이대표께서 스스로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국민들 실망하고 있다 ▲이한동 고문=진의가 말못 전달된게 있어 먼저 말씀드린다.제가 대선자금과 관련,야당 주장대로 국정조사를 주장한 것처럼 언론에 비친 것은 제 참 뜻이 아니다.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으로 주장한 것이다.(이대표거취에 대해)박찬종 고문이 제기한 문제는 저도 같은 주장이다.이대표가 우리와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쉬운 일이다.이것은 이대표의 양식에 관한 문제다.밖의 분위기는 국가적 난국이라는 걱정이 퍼져있다.각하가 모든 국정의 중심에서 당과 정부를 챙겨주시기를 바란다.아들까지 사법처리한 각하가 주저하실 일이 뭐 있느냐. ▲최병렬 의원=당과 정부가 너무 흔들리고 경선과정에서 마치 우리들이 나뉘어서 대치하는 모양이 되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실망시키고 있다.우리끼리 갑론을박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바람직하지 않다.이대표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결심해서 빨리 해소하는게 좋을 것이다. ○흩어진 모습 노출 곤란 ▲이회창 대표=선거자금은 법정 비용,정당활동비용,사조직비용도 있는데 이걸 한덩어리로 대선자금이라고 한다.박관용 총장을 통해 당에 자료가 있는지를 알아봤는데 없다고 하더라.국민들의 대선자금 의혹을 풀어야하는게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사실을 확정할 근거자료가 없으니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를 생각한 것이다.그러므로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개혁에 힘을 쏟자는 것이다.이것이 일관된 당의 입장이다.이 문제를 갖고 우리 내부에서 흩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곤란하다.당대표 문제는 정치적으로 밀고 당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대표는 경선의 심판이 아니다.준비과정에서도 나는 의도적으로 빠졌다.간단히 줄여서 말씀드리면 이 문제는 제게 맡겨달라. ○대선자금 파악 불가능 ▲이수성 고문=대통령께서도 한말씀 하시지요. ▲김대통령=국정이 중요하다.대통령선거도 중요하지만 안보나 경제력 회복문제가 더 중요하다.대표문제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언급치 않겠다.내가 그 얘기하려고 오늘 여러분을 만난 것이 아니다. ▲이한동 고문=국정을 잘 챙겨주시면 최대한 보필하겠다. ▲김윤환 고문=대선자금의 실체파악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앞으로 제도개혁에 힘써야 한다.이런 식으로 가면 정치가 혼란속에 빠진다.여러분을 포함,경선후보 등록전에는 누구나 예비후보다.등록하고 경선들어갈때 대표문제는 생각하면 된다.그것은 대표에게 맡기자.당의 단합이 중요하다.▲김대통령=그렇다.당의 단합이 중요하다. ▲이수성 고문=그 문제는 나중에 우리끼리 애기하자. ○총재담화 당론 뒷받침 ▲김덕룡 의원=지난번에 이런 걸 논의하려고 우리끼리 얘기했으나 일부만 모여 지금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국민들에게 우리가 할일이 많은데 경선문제만 갖고 싸우는듯 비쳐져서 걱정이다.당원들도 마찬가지다.다른기회에 우리끼리 논의하자.내일 총재가 담화를 발표하면 당론으로 뒷받침하는게 중요하다. ▲이대표=저의 양식을 믿고 제게 맡겨달라.당초부터 법제적으로 제기된 문제가 아니고 입장차에서 비롯된 것이다.지금까지 공정하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내일 총재께서 담화를 발표하면 당에서 후속조치를 취해 나가겠다. ▲이홍구 고문=이대표가 적절한 시기에(주자 회동 등) 조치를 취해달라. ▲이대표=그렇게 하겠다.지난번 (경선후보)5자회동 제의때도 참석범위가 불분명했고 당헌당규개정 작업 등을 감안,참석치 않았던 것이다. ▲이수성 고문=이제 끝내자.
  • 증인 추가 채택싸고 티격태격

    ◎야 “외압 의혹 윤진식 비서관 부르자” 공세에/여 “장재식 의원 돈받은 증거 명백” 맞불작전 24일 한보청문회는 이날 증인신문 종료 직후 불거진 추가증인 채택문제를 놓고 여야간 첨예한 「맞불작전」이 펼쳐졌다.여당은 장기외유를 마치고 23일 귀국한 국민회의 장재식 의원을,야당은 윤진식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증인으로 요구하며 접전을 벌였다. 야당측이 먼저 공세에 나섰다.국민회의 이상수·김경재(목변에 신) 의원 등은 『윤진식 청와대경제비서관이 한보외압 의혹이 짙다』며 『검찰이 정태수리스트 33인 안에 장의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한보 연관설을 제기한 신한국당 김학원 의원은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여당측은 윤비서관의 증인채택을 반대하는 대신 장의원의 채택을 요구했다.박주천 의원은 『장의원이 한보로 부터 수억원의 돈을 누나 장모씨의 이름으로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도 있다』며 표결처리를 촉구했다.신한국당 이강두 의원이 이날 공석중인 특위위원으로 가세,여야비율이 10대9로 회복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런 갑론을박이 계속되자 현경대 위원장은 『간사회의를 통해 협의하자』며 정회를 선포했다.그러나 야당측은 여당측의 작전회의가 계속되자 표결에 자신이 없는듯 슬그머니 청문회장을 떠났다. 이로써 이날 청문회는 자동유회가 됐지만 추가증인을 둘러싼 불씨는 꺼지지 않은채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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