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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불쌍한 나무들/임병선 체육부차장

    한번 생각해보세요. 당신 몸에 전깃줄을 이렇게 친친 감고 전구를 달아 매고 면전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펑펑 터뜨리면 그렇게 얼굴 가득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요. 서울 청계천로를 비롯, 웬만한 대기업 사옥 앞, 특급호텔 앞 나무들은 어김없이 저처럼 잔인무도한 짓을 당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할 부모들이 오히려 더 들떠 환호작약하는 걸 보면 한심하기까지 하답니다.‘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는 걸 과시하겠다는 건가요. 어처구니없습니다. 저 하늘에 걸린 달님의 빛이 인간이 만든 수십억 개의 전등보다 더 위력있고 가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할 어른들이 아닌가요. 한번 처지를 바꿔 생각해 보세요. 멀쩡한 생명체에 가해지는 잔인한 폭력을 한 해를 보내는 소회와 달뜸이란 식으로 둘러대선 곤란하겠지요. 그렇지 않나요. 이상, 서울 청계천로에 서있는 앙상한 나무의 애처로운 하소연이었습니다. 으악, 술 취한 아저씨, 제발 저리 좀 가세요. 임병선 체육부차장 bsnim@seoul.co.kr
  • [이명박 시대-진보·신당 어디로] 위기의 진보세력 “성찰 기회”

    20일 출근길에 나선 회사원 김모(44)씨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대학 시절 학보사 기자로 1987년 ‘6월항쟁’을 지켜 봤던 김씨는 지난 밤 대통령선거 개표를 지켜 보며 대학 동창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다. 세월의 흐름 탓일까.‘동지들’ 중 절반은 한나라당 집권을 당연시했고, 김씨를 비롯한 나머지는 무력감을 곱씹으며 고개를 숙였다. “분배와 복지를 말하면서 세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는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렸어야 했는데 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거죠. 정책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설득해 가는 과정이 중요했는데….” ●평범한 386들의 자괴감 자신을 ‘왼쪽’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보통 시민들, 특히 87년 민주화운동과 2002년 대선의 흥분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이번 대선을 지켜 보고 느낀 자괴감은 자못 컸다. 현 정부의 실정과 대안 부재로 이명박 당선자의 승리가 예상됐지만,“솔직히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것이다. 김현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386세대에게 진보는 정치적 자율성의 획득과 억압에 대한 항거이지만, 시민들에게 진보는 행복추구권 등 다양한 권리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도적 위치에 오른 386세대들이 정치적 민주화의 노스탤지어에서 깨어나 후배 세대들과 함께 새로운 진보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한 선거”라고 지적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번 연속 집권한 진보세력은 정책의 당위성만 강조했지 실정에 대해 사과할 줄은 몰랐다. 민주노동당 역시 여론과는 동떨어진 이데올로기를 강조했다.”면서 “진보세력들이 민심을 읽는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반부패운동으로 새 출발 “머리로는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만 마음으로는 쉽지 않다.” 이 당선자의 압도적 승리에 대한 진보진영의 솔직한 속내다.19일밤 서울 모처에서 열린 전국시민사회단체 비상대책회에서는 허탈감과 함께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선거무효와 불복종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되 BBK사건 등 당선자의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뼈아픈 성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민만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거짓이 교란한 선거라도 국민의 심판은 분명하다.”면서 “현실정치의 진보세력이 대안으로 선택될 만큼 신뢰를 얻지 못했고, 시민사회단체도 유권자들의 판단이 오염되지 않도록 후보자의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 진보진영이 충분한 비판과 견제를 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면서 “삼성비자금을 비롯, 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끊기 위해 반부패운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386정치세력의 맏형 격인 대통합민주신당 이인영 의원은 “서민들의 삶에 와 닿는 사회개혁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개선된 효과를 국민들이 느끼게 하지 못했다.”면서 “깊이 자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새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임일영 이재훈기자 argus@seoul.co.kr
  •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 경기도 용인 신기지 송어낚시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 경기도 용인 신기지 송어낚시

    낚시를 취미로 하는 사람에게 겨울은 힘든 계절임에 틀림없다. 대다수 어종들이 수온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며 겨울철 저활성기를 맞아 오랜 겨울잠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근거리에 루어, 플라이꾼만을 위한 송어 손맛터가 제공되고 있어 겨울에도 누구나 쉽게 손맛을 즐길 수 있다. 채비는 마이크로 스푼과 하드베이트, 러버지그 기타 웜 정도면 충분하다. 낚싯대는 울트라 라이트나 라이트 액션 6피트 내외. 스피닝릴은 1000번 정도에 4파운드 라인을 주로 쓴다. 마이크로 스푼은 1.5∼3.5g의 다양한 색상을 준비한다. 기본적으로 눈에 잘 띄는 원색계통의 형광, 화이트, 핑크, 블랙 등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색깔일수록 더 많이 쓰인다. 경계심이 많을 때를 대비해 내추럴한 색상의 스푼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색깔 선택은 주로 개개인의 취향과 저수지 물색, 송어의 활성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저수지 특성에 따라 유독 잘 먹히는 색상의 스푼이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릴링 속도는 1초당 한 바퀴 정도. 낚싯대 끝은 아래로 향해 있어야 한다. 여유줄을 줄여 주어야 스푼의 유영과 맞추어 예민한 입질에도 순간적으로 후킹할 수 있다. 공략 수심층은 루어 착수 후 카운트다운해 결정한다. 바닥권을 노릴 땐 로드 끝을 물속에 수직으로 담가 최대한 천천히 릴링해 주어야 한다. 루어의 운용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먹이활동 시각인 아침시간 고활성도일 때는 빠른 리트리브에도 잘 먹힌다. 자신의 눈높이보다 낮게 있거나 빠른 것은 잘 먹지 않는 송어의 특성상 느린 리트리브와 폴링을 겸비한 가벼운 트위칭이나 저킹 액션도 효과적이다. 반대로 한낮이 되면 송어들은 물밑 바닥층을 유영하고 다닌다. 이럴 때에는 루어를 조금 가라앉힌 다음, 릴링 속도를 천천히 하면서 감아주면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캐스팅 후 카운트다운을 통해 공략하려는 수심층을 파악하고 송어의 유영층을 찾아내게 되면 같은 수심층을 반복해서 공략해야 한다. 그러다 입질이 끊기면 다시 유영층 탐색을 통해 집중 공략을 반복한다. 송어의 활성도가 낮아 입질이 혼란스럽고 후킹이 정확히 되지 않을 때에는 사용하던 기본 스푼 모양에서 길쭉한 윌로 타입의 스푼으로 교체하여 사용한다. 이것은 기본 형태의 스푼이 가지고 있는 위블링의 폭이 넓어서 후킹이 잘 안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길쭉한 윌로 타입의 스푼으로 바꿔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위블링 폭이 좁아지므로 후킹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한국스포츠피싱협회 홍보이사
  • [이명박 시대-해외반응·주요국 관계] “부패의혹 눈 감아”

    [이명박 시대-해외반응·주요국 관계] “부패의혹 눈 감아”

    |워싱턴 이도운·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파리 이종수특파원|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인(Landslide)’ 승리를 거뒀다고 19일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대건설 회장과 서울시장을 지낸 이 당선자가 ‘친기업’ ‘친미’라는 정치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그 점이 유권자의 마음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10년간 계속된 진보적인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 대한 실망감도 당선에 영향을 미쳤으며, 북한 문제도 중요 이슈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AP통신은 대선 결과를 상세하게 전하며 “한국인들이 이 후보가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그에게 제기된 부패 의혹들에 대해 눈을 감았다.”고 논평했다. CNN은 그가 재산형성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고 그 때문에 취임 전에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미국의 교민들은 한국 TV 채널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된 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스칼렛 엄 한나라당 해외동포분과 남가주 위원장은 “이 당선자가 경제를 살리고 해외 동포의 참정권도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를 지지했던 교민들은 투표 직전까지 이메일을 통해 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등 득표활동을 벌였으나 큰 차이로 패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봉수 남가주 정동영후원회 상임대표는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국민은 고생을 할 것이며 이 당선자 탄핵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NHK 등 “10년 만에 정권교체” NHK 등 일본 언론은 ‘10년 만에 정권교체’ ‘10년 만에 보수정권 탄생’이라는 등의 제목으로 한국의 대선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를 속보로 전하면서 향후 한국의 정국을 분석했다. 또 북한 지원에 대한 급격한 변화는 없지만 미국과 일본의 관계는 노무현 대통령 때와 달리 한층 가까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교도통신은 선거과정에서 이데올로기나 지역감정을 둘러싼 대립이 엷어져 한국의 정치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 당선자가 경제계 출신의 첫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재일본대한국민단(민단) 배철은 선전국장은 “정치적인 교류도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관계자들도 이날 중앙본부에서 TV를 통해 대선을 지켜봤다. 조총련의 한 관계자는 “6·15 및 10·4 공동선언을 차질없이 진행, 통일의 길을 닦았으면 한다.”며 말을 아꼈다. ●신화통신 득표순위 등 상세보도 신화통신과 CCTV 등 중국 언론매체들은 19일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출구조사 결과를 속보로 전하면서 한국 대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한국 대통령 선거와 한반도 평화 관계’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남북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CCTV는 시간별 뉴스마다 한국 대통령 선거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CCTV의 한 유력한 저녁 뉴스 분석 프로그램은 이명박 당선자의 경력이나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점 등을 거론하며 “경제 발전에 대한 바람이 반영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이 프로그램은 BBK 특검법으로 향후 이 당선자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갖기도 했다. 신화통신도 같은 날 ‘한국 대통령 선거 시작’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유권자 숫자 등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득표 순위를 전달했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내년 4월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獨언론 “노무현 실정 반사이익”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이날 “이명박 당선자가 노무현 정권의 실정으로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유권자들에게 주요 이슈는 경제였으며 기업가 출신의 이 당선자가 투자를 끌어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많은 유권자들에게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AFP통신도 “대기업 CEO 출신인 이 당선자가 경제 살리기 공약과 대북 강경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dawn@seoul.co.kr
  • [이명박 시대-후보·캠프 표정] 12월19일 이명박 ‘트리플 경사’

    [이명박 시대-후보·캠프 표정] 12월19일 이명박 ‘트리플 경사’

    19일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마친 이 당선자는 이날 오후 9시40분쯤 여의도 당사에 도착했다. 이 당선자는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당선을 확신한 듯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입장했다. 잠시 자리에 앉아 개표 방송을 보던 이 당선자는 지그시 두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당선 연설을 하는 중간중간 소리 내어 웃으며 승자의 여유를 보였다. 앞서 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5시에 일어나 부인 김윤옥씨와 투표를 마쳤다.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맞은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역국 대신 무국을 먹었다. 이후 ‘매헌 윤봉길 의사 7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시내 모처에서 결과를 확인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홍은동 자택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당초 방송 시작 30분 전에 당사에 가기로 했지만 결과가 부정적이라는 소식에 출발을 늦췄다. 오전 6시30분에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하며 하루를 시작,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태안 기름 유출 피해현장 자원 봉사 등으로 정신없었던 정 후보. 그는 밤 9시가 넘어서 당사 브리핑룸에 들어섰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충혈돼 있었다. 하지만 패배를 인정한 뒤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7시45분쯤 아파트 단지내 노인정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한인옥씨와 나란히 투표한 뒤 국립현충원에 참배했다. 그는 “우리가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상과제”라고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이 후보는 통합신당 정 후보와 마찬가지로 충남 태안 현장에서 방제작업을 했다. 개표 결과는 남대문 선거사무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들었다. 오후 8시20분쯤 감색 양복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선 이 후보는 이명박 당선자에게 담담한 표정으로 축하를 전한 뒤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며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개표 방송 시작 직전 영등포 당사에 도착했다. 꽃다발을 건네 받은 그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띄운 문 후보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민주노동당은 ‘침묵’ 그 자체였다. 권영길 후보는 개표 방송이 시작되자 20여분간 입을 굳게 다문 뒤 자리를 떴다.30분 후 다시 등장,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힘 빠진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문래동 당사를 떠났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담담했다. 이날 오후 인천 남구에서 사퇴 후보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것과 관련,“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대조됐다. 그는 선거상황실이 아닌 후보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본 뒤 여의도 당사를 떠났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명박 시대-득표율과 표심] 역대 최저 투표율 왜

    [이명박 시대-득표율과 표심] 역대 최저 투표율 왜

    일찌감치 형성된 독주체제와 다자후보 구도, 검찰 수사로도 매듭을 짓지 못한 네거티브 공방과 그에 따른 정치 혐오증, 공약의 부재…. 전문가들은 19일 실시된 제17대 대통령 선거 잠정 투표율이 62.9%로 역대 최저인 이유로 이같은 요인을 꼽았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5년전 16대 대선 때보다 7.3%포인트 낮은 수치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선거 막판까지 여야간 보수·진보 구도가 만들어지지 못한 채 이명박 당선자 독주체제가 이어졌다.”면서 “다른 후보는 지지를 호소해도 안 된다는 생각에 나가떨어진 감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이 당선자의 육성이 담긴 ‘BBK 동영상’ 때문에 일부 지지자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에 대한 불만이 낮은 투표율로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당선자는 각종 의혹 때문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참여정부의 실정 때문에,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출마 명분을 가질 환경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네거티브 국면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가 투표 참여 동력을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네거티브전은 정책의 실종으로 연결됐다. 윤경주 폴컴 대표는 “유권자의 이해관계와 결부된 대형 정책공약 이슈가 부재해 투표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에 비해 온라인 선거운동이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유권자가 선거에 참여할 여지가 줄었다는 점도 저조한 투표율의 한 원인이 됐다. 유권자가 참여하기보다는 복잡한 선거구도를 관망하다가 결국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투표율이 낮은 원인을 이같은 점에서 찾는다면, 내년 4월 총선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힘들다. 한나라당 독주체제는 신임 대통령의 임기초 인기가 치솟는 경향에 힘입어 계속될 수 있다. 국회를 통과한 ‘이명박 BBK 특검법’은 총선 국면에서 이 당선자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이을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통합신당 등의 정파가 자신을 추스르는 내부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이명박 흔들기’가 시도될 수 있다. 강 교수는 “총선 투표율은 범여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통합신당이 특검 국면을 활용,BBK 문제를 계속 거론한다면 그 과정에서 유권자가 무관심이나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칠 수 있다.”면서 “반대로 정치권에서 새로운 모습이 나타난다면 유권자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유독 조직이 약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에서 낮은 투표율에 조바심을 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바람’보다는 ‘조직’의 영향력이 커지는 특성 때문이다.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인 이번 대선은 통합신당·한나라당·민주노동당·민주당 등의 경선에서부터 본선까지 ‘조직’의 위력을 실감케 한 선거였던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오늘 선택의 날] 후보들 마지막 득표 행보

    ■李, 청계천서 ‘국민성공’ 선포 “직선제 도입 후 최초로 유권자 과반수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8일 오후 청계천 광장에서 ‘국민성공시대 비전선포식’을 열고 선거유세의 대미를 장식했다.1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이재오·권오을 의원, 박찬모·배은희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총출동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이 정권이 저질러 놓은 일을 바로잡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절대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이번에는 세상 없어도 투표부터 먼저 하고 다른 일을 보기 바란다.”면서 “어떻게 되겠지 이런 생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세현장에 나온 시민들을 향해 “저를 절대적으로 지지하실 분들은 다 손을 들어 달라.”면서 “이쪽도 들어 주시고, 저쪽도 들어 주시고, 저기 건너편에 계신 분들도 들어 달라.”고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유세는 화상을 통해 전국의 각지역 유세차량으로 전송됐다. 이 후보는 유세 도중 제주에서부터 수원까지 전 지역을 일일이 부르며 “하나되고 능력있는 지도자와 함께 하면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다.”고 외쳤다. 지원 유세에 나선 정몽준 의원은 이회창 후보에 대해 “박 전 대표 만나려 밤에 집 앞에 가지 말고 낮에 당당하게 한나라당사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이어 유세에 나선 강재섭 대표는 “이회창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구걸하고 있다.”면서 “정 의원은 돌아오라고 했는데 때가 늦었으니 은퇴하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신촌·은평·송파·신림으로 이어지는 막판 유세전을 펼쳤다. 그는 또 은평구 구산동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천사원’을 방문해 아동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고 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昌, 도심서 젊은층 표심잡기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8일 최대 승부처인 서울 곳곳에서 유세를 하며 막판 역전을 기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세 번째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자택을 찾았지만, 박 전 대표가 집을 비워 만나지 못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지지여부에 관계없이 집권하면 그에게 총리와 여당 당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강남역·신촌 등 도심 12곳을 순회하며 젊은층 표심잡기에 나섰다. 오후 9시45분 명동 유세에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홀로 묵묵히 지방 재래시장 등을 돌며 지원해 온 부인 한인옥 여사가 함께 나섰다. 12곳을 다니고도 성에 차지 않는 듯 오후 10시부터 마이크 사용 유세를 제한하자, 이 후보는 건대앞으로 가 시민들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노력에 발맞춰 젊은 유권자들도 휴대전화 카메라를 터뜨리며 호응했다. 강남역 유세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등장했다. 출마선언 때부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상유십이 순신불사(배가 12척이 남았고, 이순신이 살아있다)’를 외쳐 온 이 후보의 뒤를 이순신으로 분한 지지자가 따랐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특검정국 범죄 피의자”라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5년 동안 여야가 싸움박질하는 혼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정권교체”라며 여권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미아삼거리역 유세에서는 경찰 수사권 독립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무소속이어서 집권 뒤 국정운영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대통령이 되면 한나라당을 비롯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분들과 함께 주도 세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대선 후 창당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밤늦게 명동 유세를 마친 뒤 이 후보는 근처 카페에서 기자들과 차를 마시며 잠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국민들께서 저를 안쓰러워하시고 관대한 눈으로 봐주셨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차례 대선 때 이렇게 할 걸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는 ‘내일 감이 어떻느냐.’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아주 좋다.”며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한인옥 여사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날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가 이 후보 지지와 연대를 선언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鄭, 재래시장 돌며 “진실 승리”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공식선거전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곳곳을 누비며 숨가쁜 유세전을 펼쳤다. 정 후보의 일정은 새벽 7시 서울 가락시장 유세로 시작해 밤 12시 MBC TV방송 연설로 끝났다. 공식선거전 내내 정체된 지지율로 고심했던 그다. 최근에는 피로한 기색도 자주 내비쳤다. 그러나 대선일 전날 정 후보는 역전을 자신했다. 표정이 밝았다. 그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호언했다.“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걸 느낀다.”고도 했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BBK동영상 공개 이후 시시각각 변화가 감지된다.”면서 “후보도 뚜렷한 변화를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정 후보는 재래시장을 찾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마감했다. 그는 이번 선거전 내내 자신이 재래시장 출신임을 강조해 왔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정 후보는 “후보되고 첫날 동대문 평화시장을 갔는데, 오늘 피날레를 가락시장에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새벽 청과·수산·농산물 시장을 차례로 돌며 상인들과 인사했다. 일일이 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 상인들이 격려 인사를 하자 “가락시장의 기를 받아 민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상인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거짓말쟁이 하나 못잡겠느냐.”며 웃기도 했다.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은 정 후보는 서울 효창공원 백범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참배한 뒤 “이 순간부터 엄중한 역사적 책임감으로 사실상 단일후보임을 국민 앞에 말씀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흩어진 표는 사표가 돼서 결과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찍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유인태 의원은 이날 밤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선을 위해)나와 한명숙·김원기 의원이 창조한국당에 입당이라도 하겠다고 했지만 문국현 후보는 끝내 단일화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백범기념관에 이어 서울 금남시장·경동시장·대학로 등으로 유세전을 이어갔다.“역사는 항상 거짓이 패배하고 진실이 승리하는 걸 증명했다. 승리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 거리유세장은 서울 명동거리였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명동은 5년전 노무현 후보와 함께 승리를 일궈낸 마지막 유세현장”이라고 했다. 유세차에 오른 정 후보의 얼굴은 상기됐다. 예전 생각이 떠오른 듯 잠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5년 전 이맘 때처럼 대역전의 드라마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文 “경제대통령 될 사람은 나 뿐” 權 “무상 의료·교육의 꿈 이루자” 濟 “민주당 표는 세상 바꾸는 힘” 17대 대선 유세 마지막날인 18일 군소후보는 막판 부동층의 표심(票心)을 얻기 위해 전략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이인제 후보 사퇴론’이 제기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이날 부산역, 동대구역, 대전역, 서울역 앞 등 전국을 발빠르게 훑었다. 문 후보는 부산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패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거나 무능한 대통합민주신당이 정권을 연장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실질적인 경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동대구역 앞 유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깨끗하고 군대에도 갔다 왔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는 부패하고 군대에 안갔다.”고 발언해 진보 진영의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이날 서울 14곳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권 후보는 오전 구로공단역 유세를 시작으로 영등포시장 네거리와 연세대 정문 앞, 남대문 시장 등을 거치며 서울을 횡단한 뒤 세종문화회관과 대학로, 명동 등으로 옮겨가며 유세 일정을 마무리했다. 권 후보는 “권영길에게 보내주는 한 표는 미래를 위한 한 표이자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나라로 가는 한 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 후보는 이날 당내에서 후보 사퇴 권고론이 불거진 가운데 마무리 유세에 진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천 역곡 남부역과 충남 천안 버스터미널 앞, 대전 둔산동 타임월드 옆 등 자신의 연고지역인 경기와 충청에서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경기지역 유세에서 “노무현 정권이 이인제와 민주당을 말살하려고 했고 탄압했다.”면서 “이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진정한 야당인 민주당과 이인제가 그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날 당내에서는 김민석 전 의원이 이 후보의 사퇴를 종용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등 선거 하루 전까지 내홍에 시달렸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태안 기름피해 어민과 대선 투표날

    지난 7일 발생한 태안의 원유 유출사고는 많은 상념(想念)을 남기고 있다. 사고 발생 후 10여일을 넘기는 지금, 어민들에겐 사고 당사자와 사고 원인을 캔다는 것 자체가 화려한 수사(修辭)인 듯하다. 초기 대응 미비란 일상적 지적도 귓전에서 멀어져 있다. 검은 기름띠는 바다 위를 훑고서 해안에 기름을 덕지덕지 발라놓고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가 버렸다. 기름을 닦는 촌부(村父)의 찌든 얼굴에서 허탈함과 고통스러움, 절망만을 찾았다면 도식적 감정을 내보인 것일까. 갯가에 삶의 터전을 잡은 어민들은 언제까지 생계형 뒤치다꺼리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모습들을 더 보아야 할 것인가. 이 모두가 태안의 기름 피해 언저리에서 느끼는 서러움의 장면들이다. 이들은 통발어선 등으로 생계를 잇는 서민들이 아닌가.“자식들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하느냐.”는 한 어민의 육성은 우리의 폐부(肺腑)를 시리게 들쑤셔 놓았다. 오늘도 이들은 생계를 위해 기름을 닦는 손발만 바삐 움직일 뿐 남을 탓할 겨를을 찾지 못한다.억장이 무너지는 현지발 소식은 더 많다. 태안의 한 업체는 자사 홈페이지에 ‘서해산 어류를 먹지 말고 남해·동해산 어류를 먹어 달라.’는 홍보 문구를 올렸다 한다. 그동안 태안 주민에게 서해안 어류를 공급하는 업체라니 얄팍한 상술에 말문이 막힐 정도다. 대통령 후보 등 ‘윗분’의 전시성 방문 현장 이야기들을 듣노라면 부아는 더 치민다. 현장을 본 한 시민은 “이들이 방문할 때 뒤따르는 차량으로 교통 정체가 심해 화가 치밀 정도였다.”고 말했다. 넉달전 울산 앞바다 해상오염방제 모의 훈련에 참여했던 요원들은 태안에 없었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든다. 답답한 넋두리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1차 피해 일지도 모른다. 사고 원인은 아직 명괘하게 나오지 않았다.2차 피해에 대한 전문 기관의 의견도 많지 않고, 어민들은 2차 피해의 실체를 제대로 감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갯지렁이 등 바다 밑바닥에 사는 생물은 ‘개체천이(遷移), 즉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었다. 또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 여수 소리도 주변 바닥에는 3년간 생물체의 산란이 없었다고 한다. 여수의 ‘죽은 바다’ 경험을 태안 어민들은 알고나 있을까…. 태안 연안은 다행히 정상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해안이 숨을 쉬기 시작했다. 외국 환경 전문가들도 빠르게 정상을 되찾은 것에 놀라움을 연일 표시하며 확인을 시키고 있다. 촌부의 검게 탄 가슴을 안기 위해서라도 태안의 학습은 계속돼야 한다.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해수욕장 백사장을 보는 어부의 마음속에는 오염이란 ‘천형(天刑)’이 서서히 자리잡을 것이다. 해수욕장 모래 속에 스며든 기름과 2차 환경파괴, 여름 피서철 장사 등 생계에 미치는 영향은 또 한번 어부의 마음을 찢어놓을지 모른다. 국회에서 ‘BBK 특검법’ 수용 여부를 놓고 의원들이 몹쓸 몸싸움을 하고 있는 시간, 태안 주민들이 헌 무명 옷감으로 기름이 오염된 돌멩이가 닳도록 문질러댔다. 생계가 걱정돼 닦아내고, 눈 앞에 기름이 보여 문질렀다. 한동안 기름을 긁어내고 닦아내는 이들의 손놀림은 멈추진 않을 것이다. 시커멓게 멍든 가슴속의 고통을 씻어내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붙여준 ‘태안의 기적’은 진정 지금부터 시작이다. 자연은 2차 오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닦고 또 닦아 하얗게 된 검었던 백사장과 바위를 잊지 말자. 검은 기름때 묻은 헌 옷가지도 잊지 말고 가슴속에 간직해야 한다. 오늘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바지락 한동이에 생계를 잇는 태안의 어머니들은 어떤 감정을 갖고 투표장을 향할까. 이들의 검은 손으로 찍는 한표 한표가 기존 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hong@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언론은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가

    장래 미국 대통령감이라 추앙을 받았지만 끝내 본인은 “나는 언론인(newspaperman)”이고 말하곤 했던 미국의 진정한 언론인 월터 리프먼이 언젠가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언론은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요즘 언론은 도대체 누구에게 충성하고 있는가라는 반성과 질책이 된다. 요즘 대한민국 신문들은 충성할 곳이 너무 많다. 우선 독자에 충성해야 하고, 신문사주와 광고주의 눈치도 봐야 하고, 때로는 대통령이나 정부, 정파에 충성하기도 한다. 리프먼의 대답은 명쾌했다. 다름 아닌 진실, 또 진실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대한민국의 정국은 심난하기 그지없다.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0년 10월 BBK를 설립했다는 발언을 하고 있는 동영상이 공개된 데 이어 이 후보 스스로 국회 특검 법안을 수용했다. 사상 처음으로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비리 의혹을 특별검사가 조사하게 되고, 만약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수사는 물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재선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정작 진실을 추구해야 할 사람들이 진실을 외면하거나 오히려 회피, 호도, 왜곡했기 때문이다. 우선은 선거 막판까지 혼탁한 상황, 또 선거 이후에 있을지도 모를 불미한 사태 등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한 이명박 후보에게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정략적 공격이라고 보기 어렵다. 유권자들은 BBK 문제와 관련한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알고 싶어하고, 알 권리가 있다. 이 후보측은 경쟁 후보들과 일부 언론들이 제기한 문제 제기에 대해 ‘네거티브’라고 치부하면서도 정작 유권자들을 설득시킬 만한 진실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사실 이 문제는 지난여름 한나라당 후보 선출 과정에서 해결하고 넘어 왔어야 했다. 한나라당은 후보검증위원회까지 열었지만 내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진실을 의혹으로 남겨둔 채 후보 경선을 치러 이 문제를 선거 막판의 대한민국의 문제로 떠넘기고 있다. 검찰의 BBK 수사는 나름대로 치열한 사실 확인 노력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대다수 국민들을 설득하고 믿음을 심어주는 데 실패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최재경 특수1부장검사는 ”우리도 의심스럽지 않다는 게 아니라 할 만큼 온갖 걸 다했는데 증거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고 한다(서울신문 12월6일자 4면 보도).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검찰이 의심스럽다는 것을 제대로 수사했는지, 즉 진정 진실을 밝히려 했는지에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BBK에 관한 언론보도는 수준 미달이다. 일부 탐사보도를 추구한 언론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언론들은 정치권이나 검찰을 중계보도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진실 보도 대신 특정 후보나 정파에 충성하는 정치적 편향 보도를 일삼았다. 많은 정당한 문제제기를 외면한 채 ‘이것이 BBK의 진실이다.’라고 선언하고 주장해 버리는 언론 아닌 언론들이 한국 언론시장을 상당 부분 지배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 문제에 있어서 정파적 편향을 자제하고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한 경우이다. 하지만 중계식 보도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진실추구의 고단함보다는 적당한 타협을 시도한 흔적도 보인다.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가 있던 날,‘BBK 논란 이제 유권자에 맡기자’라는 제목의 12월6일자 사설은 “우리도 검찰 발표가 100%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BBK 문제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이쯤에서 끝내고 최종 판단은 유권자들에게 맡기는 게 현명한 처사다.”라고 쓰고 있다. 민주주의 언론은 대선에서 누가 되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 무심하고 공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언론이 진실에 충성하기는커녕 진실추구 노력의 훼방자로 나서면 민주주의는 위험하고 불행해진다.
  • [열린세상] 찍을 사람 많은데요?/ 강지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열린세상] 찍을 사람 많은데요?/ 강지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제 17대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찍을 사람이 없다.”고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대충 둘 중의 하나입니다. 한 부류는 정말 대통령 감으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누굴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겠다는 분들입니다. 다른 한 부류는 누군가는 찍기는 찍을 터인데 썩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분들입니다. 전자는 이른바 ‘부동층’입니다. 그 중에서는 ‘기권층’으로 빠질 분들도 나타날 것입니다. 먼저 이 분들에게 권고하고 싶습니다. 한번 후자와 같이 생각해 보시라고요. 왜냐하면 세상은 어차피 ‘생각하기 나름’인데, 지금의 대선 후보들이 모두 대통령감이 못 되어 보이더라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후보들을 ‘기호순’으로 한번 살펴볼까요.1번 정동영 후보, 어떤가요. 현 정권이 아무리 인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는 서민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하지 않는가요? 또 지금이 어떤 때인데 경제 안 살리고 배겨낼 장사가 있을까요? 2번 이명박 후보, 볼까요.‘BBK’ 논란도 있고,‘위장취업’ 등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이것저것 많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런 일을 또 저지를까요. 그래도 경제 하나만은 확실하게 살리는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지 않는가요. 3번 권영길 후보, 우리나라 정통진보정당 후보로서 서민이 행복한 나라경제 만들겠다고 하고,4번 이인제 후보, 부지런하게 부자되는 국민 만들겠다고 하고,6번 문국현 후보, 사람중심 진짜경제, 믿을 수 있는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지 않나요. 또 7번 정근모 후보,8번 허경영 후보,9번 전관 후보,10번 금민 후보가 되면 나라를 망해 먹을까요. 12번 이회창 후보, 일각에선 새치기라고 하지만 그것은 적법한 출마 아니었나요. 경제도, 사회도, 문화도, 교육도 반듯하게 서는 진짜 선진국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는가요. (후보홍보 부분은 ‘선거공보’에 실린 표현을 인용한 것임) 세상에는 플러스(+)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고 마이너스(-)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이 나라 인구가 5000만명인데 그 중에 대통령, 그까짓 것 하나 맡아줄 사람이 없을까요. 그렇다면 이 나라는 망해야지요. 플러스적으로 생각하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 나라, 잘된다고 생각하십시다. 그래야 힘도 생기고 성과도 좋을 것입니다. 또 대통령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요즘 세상은 대통령이 혼자서 일을 다 해낼 수 있는 세상이 아니지 않나요. 대통령이 좀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우리 국민들이 좀 보태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후자에 속하시는 분들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에게 권고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번에 후보들의 무엇을 보고 선택하기로 마음 먹으셨나요. 혹시 자신과 같은 지역에서 태어났다든가, 학연이나 혈연 때문에 선택하지는 않으셨나요. 그렇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이 점만은 이참에 꼭 한번 바꿔 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이라도 후보자들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비록 아직까지는 ‘한 줄짜리’ 구호성 공약들이 많지만 그래도 지난번 선거보다는 진일보했답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정치인들은 정책선거를 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이제 공은 유권자들에게 돌아왔습니다. 우리 유권자의 손으로 매니페스토 정책투표를 제대로 한번 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정치인들이 말을 잘 안 들으니 우리 국민들이 본때를 보여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선거혁명, 그렇게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강지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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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국가 로펌’ 법무공단 효과 볼까

    [단독] ‘국가 로펌’ 법무공단 효과 볼까

    “국가를 피고로 하는 소송에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는 부담을 덜고 기관 내 운영·세무 등 자료 유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정부 부처 간부) 국가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정부법무공단’ (KGLS)이 4년여의 준비를 마치고 내년 1월 출범한다. 정부 내 로펌격인 법무공단은 일정비용을 받고 국가, 자치단체, 공기업 등으로부터 위임받은 민사·행정소송과 헌법재판 등을 대리하며 법률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정부법무공단법’ (시행일 2007년 12월21일)에 따라 지난 9월 설립 추진위와 준비단이 발족됐다. ●변호사 경쟁률 11대1 이사장을 포함, 변호사 30여명으로 출범하는 공단은 변호사 수로만 보면 국내 20위권 로펌이다.2010년 변호사를 40명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변호사 급여수준은 같은 연차의 판·검사보다 높고 로펌보다는 낮다.”고 밝혔다. 현재 공채가 진행 중인데 30명을 모집하는 변호사 부문에 331명이 몰렸다. 염동신 설립준비단장은 “3년차 이하 변호사가 다수이지만 4년차 이상의 부처·공기업·로펌 소속 변호사도 상당수다. 판·검사 등 전관 출신도 있다.”고 전했다. 일반직에는 10여명 모집에 784명, 서무직은 20여명 채용에 381명이 지원했다. 현직 검찰직원이 일반직에 지원하는 등 인기가 예상을 웃돌고 있다는 게 공단측 설명이다. 염 단장은 “안정적 수임구조와 행정분야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업무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공단은 민간 로펌과 다르지 않게 운영할 예정이다. 이사장 산하에 행정·조세·공정거래·부동산·헌법 등 5개팀의 변호사실이 운영되고 기획실과 총무국이 이를 지원한다. 공단측은 “이를 바탕으로 동종 소송을 반복하다 보면 전문성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내에선 공단이 한·미FTA 관련 투자자 국가소송(ISD)을 전담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패소율 1% 줄이면 연 52억원 절감 기획예산처가 밝힌 지난해 국가소송은 모두 1만 27건. 패소율이 20.3%로 패소액만 1060억원에 달한다. 패소율이 1%포인트만 하락해도 52억원의 국가예산이 절감된다. 법무부측은 “새만금 사업의 경우, 소송기간을 1년만 단축했어도 1조원의 예산절감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법무공단은 새만금 사업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미리 검토하는 ‘종합 법률컨설팅’도 제공한다. 공단은 호주의 ‘정부변호공단’(AGS)을 모델로 한다.1903년 설립된 AGS는 현재 변호사만 370여명에 정책개발·국제조약까지 광범위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년 50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할 만큼 안정적이다. ●자립을 위한 조건은? ‘행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로펌’이란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우선 공단은 설립준비금으로 36억 4000만원, 첫해 운영비로 29억원 등 국가로부터 총 65억 40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이후 적자가 나면 자체수입으로 버텨야 한다. 자립을 위해 공단이 필요한 수임료는 매년 50억∼70억원선. 행정기관과 공기업 등을 상대로 하지만 이들이 반드시 공단을 변호인으로 선임해야할 의무는 없다. 기존 대형로펌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단측은 내년 국가소송 가운데 최소 1000건 수임을 목표로 잡았다. 건당 100만∼700만원, 평균 500만원의 수임료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공단 설립은 국가소송의 독과점을 조장해 법률시장 개방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찮다. 국가가 나서 시민단체 등의 행정소송을 조직적으로 방어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합리적 비용에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설립취지”라고 밝혔다. 염 단장은 “규모를 적정선에서 유지해 내실을 다진 뒤 향후 위상을 높이고 규모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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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0)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0)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마을

    섬진강 물줄기에 힘을 싣는 곳은 전남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인데 그 길을 가만히 거스르면 보성 일림산 용추폭포까지 가 닿는다.126㎞를 내달린 보성강은 ‘섬진강 제1지류’의 의무를 다한 채 압록에서 삶을 마감하고 보성강이란 이름표를 떼어 놓는다. 풍만한 기운이 2.5㎞쯤 더 흐르다 머뭇머뭇 멈춘 곳이 유곡나루, 다무락마을은 이 유곡나루와 구례 천왕봉(695m) 사이에 오붓하게 앉았다. 행정구역상 전남 구례군에 속한 다무락은 보성강을 안은 곡성 압록, 전라선 철로로 그어진 순천시 황전면과 각각 이웃해 있다. 따라서 다무락마을로 가는 길은 어디서든 섬진강을 따라야 하며, 그 강과 나란히 이어진 기찻길을 마주해야 한다. 곡성과 구례와 순천의 혈기를 한데 모은 유곡나루에 서면 서울과 여수를 오가는 무궁화호의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이곳에 마을이 만들어진 시기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달성 서씨와 조씨가 터를 잡아 정착한 후 여러 씨족들이 모여 취락을 형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을이 만들어졌을 당시 농경지 조성을 위한 개간 도중 ‘유엽’이라는 동철이 나왔다 하여 ‘유’자를 따서 ‘상유’ ‘중유’ ‘하유’로 각 마을을 호칭했다.‘다무락’은 담장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가장 위쪽에 자리한 상유와 그림처럼 어울리는 애칭이다. 마을에는 현재 3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 중인데 지리산 주변의 여타 마을과는 달리 객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거의 없고 비어 있는 집도 찾아보기 힘들다. 다랑이 논에 의지하며 살아오던 마을은 10여 년 전 급격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좁은 논바닥에 배, 감, 차, 밤, 매실 등을 심어 국내에선 단위면적당 과수 재배 면적이 가장 많은 과일천국이 된 것. 섬진강 옆 도로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하유는 1㎞ 안쪽, 하유∼중유는 1.9㎞, 중유∼상유가 2.3㎞로 사이좋게 나뉜다. 약 65가구가 모여 사는 중유는 다무락마을 중에서도 과수 재배단지가 집중 밀집된 지역. 계산천을 곁에 둔 터라 물을 구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다. 다무락 매실은 광양 청매실과는 품종이 다르다. 그야말로 토종 매실. 크기가 잘아 모양새는 덜하지만 향은 청매실보다 뛰어나다. 봄부터 가을까지 중유를 중심으로 한 다무락마을 주민들은 과실을 돌보는 손길로 바쁘다.3월 매화를 신호탄 삼아 배꽃, 감꽃, 밤꽃이 연이어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초여름엔 조막만 한 매실이 제일 먼저 수확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을이면 밤과 배와 단감을 따느라 더 바쁜데, 주민들의 정성이 더해진 다무락표 과실은 여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달고 맛나다. 하유(도로변)의 폐교된 계산분교에는 황토 천연염색으로 유명한 ㈜황기모아가 있다. 문의 061-783-5515 글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가는길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하동을 거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곡성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7번 국도를 타고 압록(예성교를 건너 구례 방향)을 거쳐 다무락마을까지 갈 수 있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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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는 곳만 하나”

    “보이는 곳만 하나”

    태안 일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방제 시스템은 여전히 ‘불통’이다. 방제작업이 유명 해수욕장에 집중되고 외진 섬에는 복구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전시용 방제작업’이란 불만이 터져 나온다. 특히 현장에서는 복구 장비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어느 국가기관 하나도 체계적으로 장비 지급을 담당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하는데 누구는 일당을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이 난리에 전시 복구가 웬말 11일 만리포에는 3000여명이 지원돼 해수욕장을 가득 채웠다.1만 1233명의 전체 인력 가운데 30%가 만리포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반면 관광객이 덜 찾는 해안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소원면 의항2리 주민 김관수(56)씨는 “신노루, 두멍재 등 3㎞의 해안은 복구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섬 사정도 마찬가지다. 근흥면 가의도리 주민 주동복(75)씨는 “섬 주변의 해안이 10㎞에 이르고 피해도 만리포와 비교될 정도로 큰데 지원인력은 고작 20명”이라면서 “작업복은 물론 흡착포도 오지 않는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장비 관할 정부 기관 없어 소원면 파도리는 인력이 넘치는데 장비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날 400명에 불과하던 지원인력이 이날 1200명으로 불어났다. 주민 박대연(60)씨는 “계획 없이 지원인력만 밀려오고 있다.”면서 “장비가 없어 그냥 바다만 바라본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방제복, 장갑, 고무장화, 양동이, 마스크 등 개인 장비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정부 기관은 없었다. 해양방제를 책임지고 있는 해양경찰청은 거대한 장비는 책임지지만 개인장비까지는 신경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안군청은 “흡착포만 지급할 뿐 개인장비는 방제조합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제조합은 “해경의 지시에 따라 전문장비를 공급할 뿐 개인장비는 공급하지 않는다.”며 다시 해경으로 전화를 돌렸다. 재해를 총괄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장비공급 및 관리를 책임지는 기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관련 부처 네 탓 공방 초기 대응 미숙이라는 비판에 해양수산부는 “기상청 예보보다 바람이 강해 예측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상청은 “사고 당일 풍랑주의보를 발효했으며, 사고지점인 격렬비도에서 측정한 예보치와 실측치를 비교한 결과 풍향과 풍속의 예보치가 정확했다.”고 맞받아쳤다. ●현장 지휘 체계 아직도 감감 자원봉사자들은 두통과 울렁증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작업 가이드라인은 없다. 방제 작업을 관리하는 현장 센터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당을 놓고 반목이 발생하기도 한다.11일 꾸리나무골해수욕장에서 방제 작업을 한 주민들은 남자 7만원, 여자 6만원의 일당을 받았지만, 인근 해수욕장에서 일한 주민들은 받지 못했다. 더 의아한 것은 일당이 방제조합에서 나온 것인지, 군청에서 나온 것인지, 사고 회사에서 지급한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태안 이천열 이경주 신혜원기자 sky@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3) 외교·통일 정책

    [정책선거 원년으로] (3) 외교·통일 정책

    ●이명박 후보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를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아시아 외교와 글로벌 에너지 외교를 통해 부드럽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런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MB독트린을 제안했다. MB독트린은 한국 외교 7대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북핵 폐기와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 추진, 이념이 아닌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실천, 전통적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상호 이익 강화·발전시키는 한·미동맹 관계의 모색, 세계와의 동반 발전을 발판으로 한국의 ‘아시아 외교’ 확대, 국제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외교 강화, 경제 최선진국 진입을 위한 에너지 외교 극대화, 상호 개방과 교류를 바탕으로 ‘문화 코리아’ 지향이다.MB독트린의 핵심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향후 10년 안에 북한 주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에 도달하도록 돕겠다는 ‘비핵·개방·3000구상’과 ‘나들섬 구상’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악화된 미국과 관계 개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무기 포기를 어떤 식으로 성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것은 약점이다. 정책을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특히 경제적 유인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다. 이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에서 발견되는 참여정부와의 차별성 부족은 정책 혼선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의 정책이 핵문제 해법이라기보다는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그 이후의 대북정책에 집중되어 있어서다. 엄밀히 따지면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책은 부재하다고 볼 수 있다. 미래형 최첨단 군사력을 가진 정예 강군 육성, 신세대 병영 환경과 복지대책 개선, 희생장병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등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국과 협조해 나가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위협요인이기도 하다. ●정동영 후보 정동영 후보는 외교·통일분야 최우선 목표로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실현을 설정했다. 북한 핵문제 해결과 동북아시아 평화체제의 확립이 그 내용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북·대미 정책이 구체화돼 있으며 글로벌 무역강국의 건설이라는 통상정책이 포함돼있다. 정 후보 공약의 강점은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및 6자회담의 3차원 협상을 포괄적으로 고려한다는 데 있다. 또 다자외교를 추진하기 위해 국제 회의 참여 및 공적개발원조(ODA)증액 등의 전략이 제시돼 있다. 글로벌 무역인력 양성과 FTA 등 개방적 통상외교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점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에 달려있다. 그러나 정 후보 공약에는 북한으로 하여금 어떻게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방정책을 추진하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드러나 있지 않다. 특히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북방한계선(NLL)무력화 노력 등 북한의 완고한 대남 입장 등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정 후보 공약에서 가장 중요한 기회요인은 통상정책의 일관성이다. 글로벌 무역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 인력 양성과 지속적인 FTA 추진이라는 개방적 통상외교 전략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한민족 네트워크 건설과 영사업무의 개선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 후보가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딪힐 가장 큰 위협요인은 북한의 태도 변화다. 현재까지 북한은 미국에 잘 협조하고 있는 편이지만, 이러한 태도가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 경우 한국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 있다. 또 정 후보 공약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시기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남남갈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이회창 후보 한·미 동맹을 우선적으로 복원한 다음 중국과의 교류협력과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강화하겠다는 ‘3중 울타리 외교 전략’을 제시했다. 이 전략은 한·미공조 복원과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적용이라는 두 가지 원칙에 기반한다. 북한 핵 폐기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이를 위해 한·미관계 강화와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강조한다. 또 대북정책 추진과정에 국민 여론이 반영될 수 있게 투명성 증대를 약속했다. 문제는 상호 모순되는 정책들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다는 점이다. 이산가족 재회,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을 위해 북한과 협상할 때, 인권문제를 과연 어떤 식으로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전혀 없다.3중 울타리 전략에서 미국과 아시아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있을 경우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도 분명하지 않다. 대북정책은 북핵 개발 이후 국민들 사이에 싹튼 북한에 대한 불신과 안보 불안감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경직된 상호주의와 국제공조로 북핵문제를 풀겠다는 발상이나,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최우선 대북협상 의제로 두겠다는 것은 내외 정세에 비춰볼 때 현실성에 의심이 간다. 또 북핵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공약의 또 다른 특징인 한·미공조 복원과 이산가족 재회,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 해외교민을 네트워크로 묶는 교민청 신설 등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북한과 관계가 급속하게 진전될 경우 외교안보 공약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간에 이미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와 연합사 해체를 재검토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고려가 없는 점도 약점이다. 친미적이라는 비판에 취약하며 대북정책 경험 부족, 대북사업 교착 가능성이 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게 되면 이를 주도하지 못하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위협요인이다. ●권영길 후보 권영길 후보의 공약은 대미 자주, 동아시아 균형, 상생협력의 국제, 재외동포 권익 보호라는 다자적 균형외교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내용은 동북아시아 평화지대화다. 또 서해상 군사 긴장완화를 위해 NLL문제에 대한 가장 구체적 대안도 제시한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의 성패는 주변국들의 호응에 달려 있는데, 향후 5년 내 미·중·러 모두 핵군축에 합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NLL을 대신할 공동수로구역 실시같은 문제는 남북관계 진전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데 공약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대북정책은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로 압축되어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와 접경지역 평화벨트 구축, 남북이산가족 실버타운 건설 등은 눈에 띄는 공약이나 당장 현실적으로 정책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회요인은 인권이나 원조,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으며 상생협력의 국제, 재외동포 권익보호와 파주경제 특구 등 남측에도 유인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위협요인으로는 보수층의 심리적 반발로 인한 남남갈등과 정책의 현실성 결여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문국현 후보 문국현 후보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은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남북경협 심화라는 3대 원칙을 축으로 하고 있다.6자회담을 중심으로 이 목표들을 달성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이 거의 없다. 다만 문 후보가 갖고 있는 ‘CEO-국제 감각’을 강조, 대북정책 수행에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현재 동북아 국가들의 역학관계를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며, 새로운 구상도 아니다. 환동해 경제협력벨트 등 미래지향적인 문 후보의 대북정책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는 있으나 현실성은 떨어진다. 문 후보 공약의 취약점은 미국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미국과 이견이 있는 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기회요인은 주변국과의 관계정상화가 강화되고 통일 지향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위협요인은 북·미갈등 상황 재발시 혼란이 가중될 것이며 FTA 추진과정에서 세심성이 결여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집필 이왕희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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