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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에 길을 묻다 5] 장진호 “준국유화·NPO 은행 대안으로”

     ●어떤 점에서 지성의 위기인가.  역사의 관성일 수 있겠다고 보고 있다.조선시대에는 명나라와 청나라,일제시대에는 일본,해방 이후는 미국으로 엘리트 재생산의 근거를 두어왔다.자기 눈으로 사태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외부의 권위를 동원할수록 우월한 지위를 얻는다는 역사로부터 배운 것이란 점에서 역사의 관성이다.  국내 학계가 미국 학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고 미국에서 공부하면서도 학위에 필요한 것만 얻지,미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미국에서 공부했으니 미국을 잘 안다고 택없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관료로 입신하는 데 미국에서 공부한 학위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미국 입장에선 관료의 입지를 검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권위를 외부에서 찾는 게 단기간에 더욱 극단적으로 신자유주의를 교조적으로 추구하게 만든 원인이 아닌가.무조건 글로벌 스탠더드에 납작 엎드린다.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은행을 절대 외국인의 손에 넘길 수 없다는 얘기를 한다.우파지만 게임의 룰을 알고,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두 팔을 쓴다.강만수 같은 이는 환율주권론을 얘기할 때 1980년대 미국에 가보니까 환율을 조작하더라,충격을 받았다고 하면서 우리도 환율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과 미국의 경제 규모가 다르고 국제경제적 위치가 다른데 국제적 자본시장이 통합된 과정에 80년대의 일차원적인 사고를 했다는 것이다.중심부 국가들은 3차원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데 우리만 1차원적으로 논다.우석훈 박사가 인문학의 위기,철학의 위기라고 말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국의 지배 엘리트들이 자기 시각이 없다.국제금융기구나 선진국 지배엘리트들이 어떻게 신자유주의란 이데올로기를 만들었는지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다.얼마나 복잡한 정치적 계산과 힘이 얽혀있는지를 꼼꼼히 들여다 보지 않고 교조적으로 따른다.  초국적 신자유주의 세력과 이해관계가 닿는 것도 있다.97년 경제부처 수장들의 자제들이 초국적 금융 관련 컨설팅이나 회계법인 등에 영입된다.고위직 공무원이 GE 에너지부 부사장으로 갔다.추상적 개념 이상을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데 우리 지배 엘리트의 문제가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윔블던화를 주장하던데.  윔블던 효과는 1986년 영국의 금융빅뱅 이후 외국계 은행들이 영국 금융시장의 안방을 차지하게 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영국에서 열리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이 코트를 누비고 우승 상금을 싹쓸어가는 현상이 금융시장에서 되풀이된다는 뜻이다.국내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시중 4,5대 은행에서 윔블던화가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은행 뿐아니라 블루칩 기업도 외국계 자본에 잠식당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글로벌 금융위기에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심하게 노출되게 된 측면과 무관하지 않다.  공공적 관점에서 경제가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에 연동돼 금융이나 기업이 수익성 위주로 운영되면서 대중의 겅제를 향상시키는 것보다 주식시장 참여자나 자산가들을 위한 경제구도로 가져가는 데 초국적 탈국적화가 영항을 미쳤다고 보아야 한다.  외환위기때 정부가 은행에 구제금융을 지원했는데 부채는 국민경제적으로 줄지 않았다.기업 부채는 줄어드는 대신 정부와 가계 부채가 늘었다.이 과정에서 탈국적화된 은행은 이중의 이득을 봤다.  ●반전시킬 방법은 없나.  정부가 은행에 중기 지원을 많이 하라고 압박하지만 소용이 없다.정부 말을 더이상 들을 필요가 없게 됐다.은행은 정부 지원은 받되 더 이상 공적인 역할은 안 하겠다는 것이다.이익은 주주들이 가져가고 손실은 사회화,국민들이 메워주는 기형적 구조다.  과도한 민영화 비중을 낮추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산업은행마저 포스코처럼 됐다면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더 이상 은행 민영화를 막아야 할 뿐아니라 국유화된 은행을 만드는 노력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사실은 미국도 AIG를 대마불사시키고 있다.미국이나 유럽,일본은 두 가지 카드를 갖고 있는데 위기 시에는 현실주의 정책을,보수적인 정권이 사회주의적 정책을 실행한다.한국은 한 패만 고집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도 은행 국유화로 자본거래를 통제했다.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외환위기때 말레이시아의 은행 국유화를 엄청 때리다가 나중에 당시로선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제대로 하면 인정해주더라는 얘기다.우리는 너무 눈치를 본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어느 동아시아 국가보다 폭력적으로 나타나게 된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처리 방법과 분리될 수 없는데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돼 구조개혁이 방향을 잘못 잡았고 그 잘못들이 쌓이고 쌓여 현재 위기가 터져나왔다.97년 위기의 진단이 잘못됐다는 것은 정실자본주의 문제,잘못된 규제,국내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짚었는데 IMF가 주문한 내용에 재벌의 이해관계를 덧붙여 4대부문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 이게 규제완화가 됐다.그 중에서도 특히 금융시장 육성 명목으로 주식투자자가 저금을 빼내 유동성이 증가했는데 국내 자본시장을 세계경제와 밀착시켰다.외국자본이 시세차익을 얻어내고 탈출하려는 데 국가가 이들이 팔고 떠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일개 헤지펀드 투기세력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매도하는 데 자금을 대준 기관투자가의 대표가 국민연금이었다.국민들이 노후 대비로 정부를 믿고 맡겨놓은 돈이 국민경제를 파괴하는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이명박 정부 들어 국민연금의 관리 주체가 펀드매니저 등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노무현 정부 때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대표가 참여했는데 그마저 없어졌다.  국민연금은 공매도 세력에 돈 빌려주고 수수료 더 받았는지 모르지만 환율급등을 불러왔다.  국민연금이 해외 사모펀드(블랙스톤)와 합작투자해 헐값으로 자산관리공사(켐코)가 했던 역할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불량채권을 우량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론스타에게 팔아먹는 데 급급했다.경제가 회복되면서 채권의 가치가 올라 어마어마한 횡재를 챙겨 다시 외환은행에 투자했다.  외환위기 때 가계 불량채권,중기 대출 채권을 다 팔아버리고 론스타는 잘라서 매각하는 방식으로 했다.국민경제적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 우려스럽다.국민연금을 공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이상할 만큼 논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연금은 조공이라 할만 하다.프랑스 경제학자는 ‘Imperial Tribute’라고 정의했다.주변부 자본주의 국가에서 중심부로 이전되는 잉여차익이나 노동가치를 적나라하게 짚은 것이다.  법무법인 김앤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보다 더 많은 납세 실적을 낼 만큼 돈을 벌고 있다.외국자본이 국내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법적 일을 다 처리하면서 엘리트와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누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다 알려줬다.그 대가로 지금의 부를 축적했다.일제시대 이완용이 뭐가 다른가.노무현 정부때 이런 일이 이뤄진 것을 보면 친일파 청산한다고 해놓고 뒤에선 이런 짓을 하고 있었다.  현재의 잘못은 되풀이되면서 역사는 청산되고 있다고 국민들을 속였다.  ●은행 소유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은.  새로운 국책은행을 만드는 방안과 국민연금을 활용하면서 비영리(NPO)에 기반한 지역밀착형,사회연대형 은행을 사회운동 형태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시중은행들이 공공성과 거리가 멀거나 역행하기 때문에 그 빈자리는 남겨져 있는 것이다.지역은행조차 탈국적화에서 안전하지 않다.은행업에서 공공성 지향을 하도록 촉구하고 압박하는 노력은 필요하다.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지 않느냐.  일방적으로 민영화가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는 건 일차원적이다.이상이 교수가 말한 토종 의료제도처럼 우수한 제도를 금융에서는 왜 만들지 못하는가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규제와 감독이 아니라 은행 소유와 통제 개혁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결론이었던 것 같다.한데 정권이 바뀌거나 국가발전 모델의 틀 자체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안바뀔 수 있고,정권 내에서 방향이 바뀌면 틀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국민적 합의를 통해 의제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물론 정치세력의 관성은 지대하지만 정권교체가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실행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인 대안을 진보진영이 보여야 한다.관료들도 납득할 수 있게 보고서를 만들어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대안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고민이 더 치열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제조업과 1차산업을 포괄하는 비금융업의 재편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 일본의 예에서 보듯 제조업의 기반이 건실해야 장기적으로 재생의 여지가 남아있다. 여기에 더해 선진국이 우리와 다른 것은 (정부 지원을 주면서까지) 농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고용흡수의 안전판이 존재하되 보다 다양화되는것도 중요하다.  ●미네르바의 경제전망을 평가한다면.  현 정부의 환율정책 등을 구체적 수치들을 가지고 비판하는 점에서는 경청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하지만 비판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시장원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심이 없어 보인다.현 정권을 심하게 비판하는 것이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차원도 있는 것 같다.큰 그림은 맞는데 세밀한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도 있다.정치적 효과를 얻기 위한 대중적 글쓰기에 성공한 경우다.하지만 기준이 편의적이다.정부의 신자유주의 문제를 비판할 때는 공공성을 비판하고 다른 때는 시장의 원리를 근거로 비판하는 이중잣대가 없지 않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준에서 발빠른 데이터를 제시한 것은 공부 안하는 교수보다 훨씬 나았다고 본다. ●미네르바 박모 씨와 신동아 K가 확연히 갈리는 게 중국 경제의 전망에 대한 전망이었다.중국 경제는 어찌 될 것인지.  중국 경제는 미국의 경제상황과 분리되어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본다.중국의 내수 성장 시도가 이뤄졌지만 차이메리카라 할 정도로 양국 경제는 연동돼 있다.경제적 운명 공동체로 보는 것 같다.1980년대 니치메이라 불릴 정도로 미국과 일본 경제는 한 몸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중국 자체만으로 승승장구하기는 어렵다.단기적으로 낙관하기 어렵다.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 폭이 지난해 엄청 커 충격적이었다.별도로 중국 경제가 잘 나가기는 어렵다.  우리 경제도 수출지향적으로 간다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내수를 진작시켜야 하겠다는 데는 절대적으로 찬성한다.위기에 처한 나라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문제는 내수 진작에 대한 고민이 정부당국에도 있지만 대운하와 도로 건설이라는 견해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안정과 장기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데 비관적이다.  외환위기 10년 동안 내수가 살아나지 않은 것은 양극화에 있다.소득 재분배가 되어야 한다.미국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했지만 증시 부양 등을 통해 자산 증식이 이뤄져 내수가 반짝 살아나고 대출로 내수를 떠받치고 금융기관 외채 발행 등으로 반짝 진작을 시켰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과가 없었다.소득재분배와 사회보장제를 확충하는 한편,교육과 사회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세로 인한 재정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다.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것은 민영화나 소유 주식 지분을 매각하는 것인데 레이건 대처처럼 위기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외환위기 이후 1998년 1차 충격요법과 얼마나 다르게 이명박 정부의 2차 충격요법이 나올지에 대해선.  1차 충격요법 당시에는 그래도 미국 경제가 한국의 수출을 흡수할 여지가 있었고, 정규직에서 퇴출된 이들의 퇴직금 등 여유가 좀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하지만 이제 자영업마저 위기에 봉착하면 전망이 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정권을 교체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궤도 수정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다.  정권의 주체를 바꾸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보수와 진보개혁 세력도 비슷한 사고방식을 공유하거나 무지. 단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맹종에서 벗어나야 한다.보수와 진보를 떠나 보다 정치경제의 작동방식에 천착하고 세계의 상황에 대한 ‘현실주의적’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의 보수정권은 중심부 자본주의 국가의 보수와 달리 권위의 근원을 외부에 두는 경향이 강하다. 개혁자유주의 정치세력도 수사와 달리 여기에서 그리 자유롭지 않다고 본다.(끝)  ■ 장진호씨가 걸어온 길  장진호 연구원이 누구인가를 따로 정리하지 않고 오디오 파일을 올려놓습니다.인터뷰 전과 후에 다소 느슨해진 분위기에서 오간 얘기라 장 연구원이 경제사회학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공부하면서 느꼈던 고민,학계의 분위기 등에 대한 소감들이 솔직합니다.글자보다 오히려 더 정감있게 그와 고민을 공감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단 고위 인사의 실명이 나오는 점은 경칭을 붙여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냥 나가는 점 양해 바랍니다.  앞 대목이 조금 잘리면서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으실 것입니다.여러 인사들 이름부터 시작되는데 장 연구원이 번역한 책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구조조정’(신장섭 장하준 공저)을 출판사쪽이 이들 인사에 전달했다는 것을 얘기한 뒤 이어진 얘기란 점을 알려드립니다.
  • [강석진 칼럼] 정동영을 위한 변명

    [강석진 칼럼] 정동영을 위한 변명

    민주당이 잠시 시끄러웠다. 오는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가 전주 덕진에 출마하느냐를 둘러싸고 찬반 입씨름이 벌어진 것이다. 반대 입장은 대체로 정세균 당대표 주변이나 당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386의원 쪽에서 제기된다. “굉장히 많은 표 차이로 대선에서 지는 등… 국민을 설득하는 데 무리한 감이 있다.”, “이렇게 쉬운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좋은지 깊이 고민하면 좋겠다.”는 말에는 출마하지 말고 더 자숙하라는 주문과 수도권 격전지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달라는 주문이 함께 들어 있다.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이종걸 의원은 “정동영 공천심사 배제는 있을 수 없다.”고 되받아친다. ‘거물’인 정동영의 복귀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당권파가 반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다. 정동영쪽 사람들은 “반대론은 내부 총질”이라고 핏대를 올린다. 정 전 후보와 가까운 한 원외인사는 “그가 덕진에 나가겠다고 고집 피우면 공천을 안 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가 어떤 형식으로든 수습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미국에 있는 정동영은 말을 아낀다. 다만 내가 정동영이라면 반대론에 대해 변명할 말은 많을 것 같다. #1 그래 나 대선에서 크게 졌다. 하지만 선거는 당과 함께 치른 것인데, 왜 내게만 자숙을 요구하나.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30%를 넘고 있는데 민주당은 15%대에서 게걸음이다. 내가 대선에서 얻은 지지율에 한참 못미친다. #2 대선 직후 총선에 나가 서울 동작을에서 사력을 다해 싸웠다. #3 솔직히 말해 수도권 재·보선 지역 가운데 이목희 전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금천 빼면 민주당세가 제대로 정비된 곳이 없다. 나보고 또 희생플라이 치라는 것은 심하다. #4 정치인이 고향에서 배지 다는 것 자연스러운 일이지.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대구에서 지지를 받아 거물이 됐다. 고향 음덕 보는 정치인 하나 둘인가. 나도 이제 고향 좀 가자. 물론 정 전 후보가 이렇게 사(私)와 개(個)의 차원에서 생각할 리는 없을 것이다. 공(公)과 당(黨)의 입장에서 그림을 그리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공과 당 차원에 이르면 쉽게 논리가 서지 않는다. 도대체 그가 덕진에 나가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가 던질 메시지는. 정 전 후보는 이 질문에 대답할 일차적 책임이 있다. 민주당의 문제는 인물이 별로 없다는 것만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담론 불임 정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지율 게걸음의 주요 원인이다. 재·보선을 앞둔 현재, 위 질문에 더해 전체 판을 어떻게 짜고 선거이슈를 만들어 갈 것인지 대답할, 일차적 책임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이 당에 있다. 그의 출마 문제를 얼넘기기보다는 오히려 치열하게 비전과 담론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는 게 민주당으로서는 바람직한 선택일 수 있다. 정 전 후보의 출마를 어떤 논리와 형식으로 정리하는가가 민주당으로서는 기회이기도 하고 위기이기도 하다. 임시국회를 의식해서인지 일단 이 문제가 일합만 겨룬 채 잠복성 이슈가 되고 있지만 지지율 15%인 민주당이고 보면 논쟁이라도 머리 터지게 한다 해서 더 잃을 것도 없지 않은가.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칠천도 해역 묻힌 거북선 400여년만에 떠오를까

    칠천도 해역 묻힌 거북선 400여년만에 떠오를까

    ‘거북선 발굴 꿈, 이번엔 이루어지려나?’ 임진왜란(1592~1598년) 당시 침몰한 거북선이 이르면 1~2개월 안에 실체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순신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거북선 찾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경남도는 바다밑 이상물체 매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육안으로 정밀 확인하는 작업을 이달 말 본격 시작한다. 거북선 침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바다밑 뻘층을 12m까지 걷어내고 샅샅이 확인하는 작업이다. 육안확인 탐사작업은 2개월여 동안 진행된다. 따라서 발굴 여부는 3~4월쯤 판가름 날 전망이다. ●두달간 육안탐색… 3~4월쯤 윤곽 해양탐사 전문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과 ㈜한국수중공사는 경남도로부터 거북선 찾기 용역을 받아 지난 6월부터 거제 칠천도 주변 해역에서 탐사작업을 하고 있다. 칠천도 주변은 당시 조선 수군의 가장 큰 패전으로 기록된 칠천량 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조선 수군 1만여명이 희생되고 거북선과 판옥선 등 140~160여척이 파손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발전연구원 조사결과 칠천도 주변 해역은 거북선이나 판옥선의 잔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분석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과 한국수중공사, 경남발전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말까지 칠천도 해역 767곳을 대상으로 바다밑 뻘속에 이상물체가 묻혀 있는지를 정밀 탐사했다. 음파조사, 해저지형조사, 해저면 영상조사, 고주파 지층탐사, 자성을 띤 무기류 조사를 위한 지자기 조사 등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수심 20~22m의 바다밑을 탐사했다. 이같은 탐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7곳에서 이상물체가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7곳 가운데 뻘층이 1m 이하로 비교적 얕은 25곳은 한국수중공사가 지난해 말까지 산업잠수사를 동원해 뻘층을 모두 걷어내고 매몰된 물체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조선 수군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밥그릇과 술병 등의 유물이 발굴됐다. ●뻘층 최대 12m 걷어내고 탐사 아직 육안확인 작업을 하지 않은 나머지 32곳은 뻘층이 2~12m로 두꺼운 곳이다. 거북선을 비롯한 군함 등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이 32곳에 대해서는 이달 말부터 뻘층을 걷어내고 육안확인을 하는 작업을 시작해 오는 4월까지 모두 마칠 예정이다. 한국수중공사에서 9곳을 확인하고 ㈜청화건설이 23곳을 확인한다. 좁게는 사방 각 3m에서 넓게는 12m까지 범위로 뻘층을 걷어내고 매몰 물체를 확인한다. 감리를 맡고 있는 경남발전연구원의 박상원(34) 단장은 “이상물체가 매몰돼 있을 것으로 분석된 뻘층이 두꺼운 바다밑에는 규모가 큰 물체가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수중공사와 청화건설은 매일 산업잠수사 5~6명과 수중 뻘 제거장비 등을 동원해 바다밑에 쌓여 있는 뻘층을 걷어내면서 이상물체가 묻혀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벌인다. 작업과정은 수중 촬영을 해 기록으로 남긴다. 박상원 감리단장도 매일 수중 탐사작업 현장으로 들어가 발굴상황을 점검한다. 박 단장은 칠천도 주변 해역에서의 거북선 발굴여부는 육안확인 작업이 모두 끝나는 4월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거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대전 국민불편신고센터’ 가동

    감사원이 지역 주민들과 기업의 불편사항 개선을 위해 대전 등 주요 지역에 국민불편신고센터를 설치 운영한다. 감사원은 1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김황식 원장과 대전광역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기업불편 신고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신고센터는 충청권에 있는 정부·공공기관의 기업활동과 관련한 부당한 인·허가 신청거부나 고용·주거 등 지역 주민 생활과 관련한 불편 사항을 직접 찾아가 해결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감사원은 지금까지 서울의 감사원 본원에서만 신고센터를 운영해왔다. 지역 신고센터는 감사원 직원 4명과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파견 나온 인력 등 10명 내외로 운영된다. 감사원은 3월 중순까지 광주와 부산에도 신고센터를 순차적으로 설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출 계획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칠전도 해역 묻힌 거북선 400여년만에 떠오를까

    칠전도 해역 묻힌 거북선 400여년만에 떠오를까

    ‘거북선 발굴 꿈, 이번엔 이루어지려나?’ 임진왜란 당시 침몰한 것으로 전해지는 거북선이 이르면 1~2개월 안에 실체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순신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거북선 찾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경남도는 바다밑 이상물체 매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육안으로 정밀 확인하는 작업을 이달 말 본격 시작한다. 거북선 침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바닷밑 뻘층을 12m까지 걷어내고 샅샅이 확인하는 작업이다. 육안확인 탐사작업은 2개월여 동안 진행된다. 따라서 발굴 여부는 3~4월쯤 판가름 날 전망이다. ●두달간 육안탐색… 3~4월쯤 윤곽 해양탐사 전문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과 ㈜한국수중공사는 경남도로부터 거북선 찾기 용역을 받아 지난 6월부터 거제 칠천도 주변 해역에서 탐사작업을 하고 있다. 칠천도 주변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가장 큰 패전으로 기록된 칠천량 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조선 수군 1만여명이 희생되고 거북선과 판옥선 등 140~160여척이 파손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발전연구원 조사결과 칠천도 주변 해역은 거북선이나 판옥선의 잔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분석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과 한국수중공사, 경남발전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말까지 칠천도 해역 767곳을 대상으로 바다밑 뻘속에 이상물체가 묻혀 있는지를 정밀 탐사했다. 음파조사, 해저지형조사, 해저면 영상조사, 고주파 지층탐사, 자성을 띤 무기류 조사를 위한 지자기 조사 등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수심 20~22m의 바다밑을 탐사했다. 이같은 탐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7곳에서 이상물체가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7곳 가운데 뻘층이 1m 이하로 비교적 얕은 25곳은 한국수중공사가 지난해 말까지 산업잠수사를 동원해 뻘층을 모두 걷어내고 매몰된 물체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조선 수군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밥그릇과 술병 등의 유물이 발굴됐다. ●뻘층 최대 12m 걷어내고 탐사 아직 육안확인 작업을 하지 않은 나머지 32곳은 뻘층이 2~12m로 두꺼운 곳이다. 거북선을 비롯한 군함 등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이 32곳에 대해서는 이달 말부터 뻘층을 걷어내고 육안확인을 하는 작업을 시작해 오는 4월까지 모두 마칠 예정이다. 한국수중공사에서 9곳을 확인하고 ㈜청화건설이 23곳을 확인한다. 좁게는 사방 각 3m에서 넓게는 12m까지 범위로 뻘층을 걷어내고 매몰 물체를 확인한다. 감리를 맡고 있는 경남발전연구원의 박상원(34) 단장은 “이상물체가 매몰돼 있을 것으로 분석된 뻘층이 두꺼운 바다밑에는 규모가 큰 물체가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수중공사와 청화건설은 매일 산업잠수사 5~6명과 수중 뻘 제거장비 등을 동원해 바다밑에 쌓여 있는 뻘층을 걷어내면서 이상물체가 묻혀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벌인다. 작업과정은 수중 촬영을 해 기록으로 남긴다. 박상원 감리단장도 매일 수중 탐사작업 현장으로 들어가 발굴상황을 점검한다. 박 단장은 칠천도 주변 해역에서의 거북선 발굴여부는 육안확인 작업이 모두 끝나는 4월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거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NOW포토] 박용우·엄태웅 ‘잠깐 눈 좀 감았다가’

    [NOW포토] 박용우·엄태웅 ‘잠깐 눈 좀 감았다가’

    박용우, 엄태웅 주연의 영화 ‘핸드폰’(감독 김한민ㆍ제작 시네토리,한컴)의 언론 시사회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장에는 김한민 감독과 출연배우 박용우, 엄태웅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자신의 휴대전화를 분실한 승민(엄태웅 분)과 그 전화기를 습득한 이규(박용우)와의 사투를 그린 영화 ‘핸드폰’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서울신문NTN 조민우 기자 blu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콜라리 경질로 본 ‘유럽축구 잔혹사’

    스콜라리 경질로 본 ‘유럽축구 잔혹사’

    ‘푸른사자 군단’ 첼시가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여름 브라질 출신의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에게 지휘봉을 맡긴 첼시는, 후반기 팀 성적이 하락세를 보이자 감독 교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그러나 스콜라리 경질이 채 하루도 지나기 전에 그의 후임으로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 축구에 있어 이처럼 감독교체가 잦은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돈 때문이다. 팀 성적의 하락은 곧 구단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에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은 매우 흔한 현상이 됐다. 그렇다면, 유럽 클럽 중 감독 교체가 잦은 팀은 어디일까? ‘유럽축구 경질사’를 되짚어 봤다. ① 레알 마드리드 (프리메라리가) 아마도 감독 교체라면, 레알 마드리드를 따라갈 팀이 없을 것이다. 웬만한 성적이 아니고선 1년을 버티기 힘든 곳이 바로 ‘백곰군단’ 레알 마드리드다. 現 카를로스 퀘로스 포르투갈 대표팀을 비롯해, 호세 카마초, 반더레이 룩셈부르크, 파비오 카펠로 모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을 버티지 못했다. 레알 = 카를로스 퀘이로스(03/04) - 호세 카마초(04-04) - 마리아노 가르시아 레몬(04/04-5개월)) - 반더레이 룩셈부르크(04/05) - 후안 라몬 로페스 카로(05/06) - 파비오 카펠로(06/07) - 베른트 슈스터(07/08) - 후안데 라모스(08/09~?) ② 뉴캐슬 유나이티드 (프리미어리그) ‘명장’ 보비 롭슨을 끝으로 거의 매 시즌 감독 교체가 있어왔다. 덩달아 팀 성적도 하락세를 보였는데 90년 후반 챔피언스리그 단골손님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거의 ‘날개없는 추락’에 가깝다. 볼튼을 성공적으로 이끈 ‘빅샘’ 알러다이스 감독도 90년 중반 뉴캐슬의 전성기를 진두지휘했던 케빈 키건도 뉴캐슬을 살리지는 못했다. 뉴캐슬 = 보비 롭슨(99/00~03/04) - 그레엄 수네즈(04/05~05/06) - 글랜 로더(06/07) - 샘 알러다이스(07/08) - 케빈 키건(07/08) - 조 키니어(07/08~08/09) ③ 토트넘 핫스퍼 (프리미어리그) 토트넘도 근래 꽤 많은 감독 교체를 단행한 팀 중 하나다. 특히 04/05시즌에만 무려 3명의 감독이 중도하차했다. 이후 마틴 욜 체제아래 안정기에 접어드는 듯 했으나 ‘세비야의 마법사’ 후안데 라모스 감독에게 새 지휘봉을 맡긴 이후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지금은 해리 레드냅이 팀을 추스르고 있는 상태다. 토트넘 = 글랜 호들- 데이비드 플리트 - 자크 상티니(04~04.11) - 마틴 욜(04.11~07.10) - 후안데 라모스(07.10~08.10) - 해리 레드냅(08.10~) ④ 팔레르모 (세리에A) 감독 교체 횟수로만 보면 레알 마드리드를 능가한다. 팔레르모의 잦은 감독 교체는 ‘괴짜 구단주’ 잠파리니의 기행 때문이다. 2002년 구단주로 부임한 그는 7년간 무려 14번의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감독을 경질했다. 덕분에 올 시즌 스테파노 코란토노 감독은 1라운드만을 치른 뒤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팔레르모 = 로베르토 프루조, 에지오 클레리엔, 네도 소네티(02/03) - 실비오 발디니(03/04), 프란시스코 구이돌린(03/04~04/05) - 루이기 델 네리(05/06) - 쥐세페 파파도폴로(05/06) - 프란시스코 구이돌린, 렌조 고보, 프란시스코 구이돌린(06/07) - 스테파노 코란토노, 프란시스코 구이돌린, 스테파노 코란토노(07/08~08/09) - 다비드 발라르디니(08/09~?) ⑤ 올림피크 리옹 (르샹피오나) 리옹도 소리 없이 감독 교체가 잦은 클럽 중 하나다. ‘프랑스 리그의 절대지존’ 답게 리그 우승만으론 감독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들의 목표는 챔피언스리그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유럽무대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않는 이상 리옹의 감독 교체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림피크 리옹 : 폴 르갱(02/03~04/05) - 제라드 울리에(05/06~06/07) - 알랭 페렝(07/08) - 클로드 퓌엘(08/09~)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soccerview.ahn@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고장 이 맛!] 제주 ‘괴기 국수’

    [내고장 이 맛!] 제주 ‘괴기 국수’

    ‘국수에 돼지고기 수육을 말아 먹는다고?’ 지난 8일 낮 제주시 일도동 제주 자연사민속박물관 앞 국수거리. 관광버스에서 내린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우르르 국숫집으로 몰려간다. 제주에서만 접할 수 있는 특유의 ‘괴기(고기)국수’를 맛보기 위해서다. 괴기국수는 고등어·갈치조림에 익숙한 제주관광객들 사이에 언제부턴가 별미로 자리잡았다. 제주 사람들은 사시사철 멸치국수 등 국수를 즐겨 먹지만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겨울철에는 단연 괴기국수를 최고로 친다. 국수하고 수육처럼 궁합이 잘 맞는 음식도 드물다고 한다. 그것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청정 제주산 돼지고기 수육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괴기국수는 푹 삶은 돼지고기 삼겹살이나 오겹살 수육을 국수에 넣어 함께 말아 먹는 음식이다. 국수 국물에 수육을 말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이색적이다. 우선 제주산 청정 돼지의 사골뼈를 오랜시간 고아 깊고 진한 국물을 낸다. 수입뼈나 잡뼈를 사용하지 않아야 특유의 맑고 담백한 국물을 낼 수 있다. 국수 면가락도 육지에서는 주로 가는 소면을 사용하지만 괴기국수는 소면보다 굵은 중면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 반찬으로 같이 먹는 마늘 장아찌는 괴기국수의 다소 느끼한 맛을 싹 없애주고, 적당하게 잘 익은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국수맛을 돋운다. 제주시 연동 장수물 식당 김인정(46)씨는 “질 좋은 제주산 돼지만 재료로 써야 쫄깃쫄깃한 수육과 깊은 국물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주당들은 밤늦게 괴기국수로 속풀이를 하기도 한다. 관광객 최영대(47·대구시 중구)씨는 “진한 국물과 함께 면발에 척척 감아 먹는 제주 돼지고기 수육의 신선하고 쫄깃한 맛에 반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지자체 개발공사는 엿장수?

    지자체 개발공사는 엿장수?

    정년을 마음대로 늘리고 승진기간을 채우지 않은 직원을 승진시키는 등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실태가 또다시 적발됐다. 감사원은 9일 부산·대구·대전·광주·충북·충남·전남 등 7개 지방공사를 대상으로 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남개발공사는 직원 정년을 1~3급 60세, 4급 이하 57세로 규정한 ‘지방공기업 설립 및 운영지침’을 어기고 2006년 인사규정을 고쳐 1~3급은 62세, 4급 이하는 60세로 정년을 운용하고 있었다. 전남개발공사는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하는 데 최소 28개월,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는 데 최소 24개월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 출신 4명을 편법 승진시켰다. 정원이 35명에 불과한 충북개발공사는 ‘지방공기업 설립 및 운영지침’에 따라 정원기준 미달로 상임이사를 둘 수 없는데도 관리이사와 사업이사를 임용해 운용하다 적발돼 상임이사 직제를 폐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침에 따르면 정원 150명 이상 300명 미만일 때 상임이사 2명을 둘 수 있다. 감사원은 영구임대주택과 산업단지 용역계약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광주광역시도시공사 직원 2명에 대해서도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광주도시공사에서 영구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2명은 2007년 입주자를 대상으로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명의로 주택을 취득한 19명에 대해 영구임대주택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거나 퇴거조치를 하지 않아 징계 처분 요구를 받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영화 ‘다우트’, 관객의 신념을 건드린다

    영화 ‘다우트’, 관객의 신념을 건드린다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죠?” 플린 신부(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분)의 대사로 영화 ‘다우트’는 시작부터 ‘의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감독과 각본을 맡은 존 패트릭 셰인리는 영화 시작부터 강력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불확실한 기운이 가득한 가운데 관객 스스로에게 신념을 다시금 확인하게 만든다. # ‘의심’이 주는 정신적 고통과 숙제 2004년 가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시작, 브로드웨이에 이르기까지 비평가들과 관객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히트 연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 ‘다우트’가 오는 12일 한국관객을 찾는다. 1964년 브롱크스의 성 니콜라스 교구 학교는 당시 지역 사회에 급격히 퍼지던 정치적 변화의 바람과 함께 첫 흑인 학생인 도널드 밀러의 입학을 허가한다. 하지만, 희망에 부푼 순진무구한 제임스 수녀(에이미 아담스 분)는 플린 신부가 도널드 밀러에게 지나치게 개인적인 호의를 베푼다며 죄를 저지른 것 같다는 의심스러운 언급을 한다. 이때부터 알로이시스 수녀(메릴 스트립 분)는 숨겨진 진실을 폭로하고 플린 신부를 학교에서 쫓아 내려는 계획을 세운다. 자신의 도덕적 확신 이외에 단 하나의 증거 하나 없이 알로이시스 수녀는 교회를 와해시키고 학교를 곤란에 빠트릴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플린 신부와의 은밀한 전쟁을 시작한다. 관객은 영화 보는 내내 편견과 판단력, 신념과 의구심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며 메릴스트립과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팽팽한 대립에 동참하게 된다. 이 영화는 다우트, 즉 의심이라는 단어가 주는 정신적 고통과 파장에 대한 숙제를 안겨준다. 아이러니한 점은 믿음에 찬 종교단체 내부의 사소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자연스럽게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들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가게 만든다는 것. 존 패트릭 셰인리는 “사회를 둘러싼 많은 곳에서 모두들 나름대로 견고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그들 사이에 진정한 교류는 없다. 우리 사회는 확신이라는 가면이 존재하고, 바로 거기서 빈틈이 생기고 발전해 온 것이라는 걸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확신 속에 존재하고 있는 의구심”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분명한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는 그는 “확실성이 궁지에 빠지고, 성장과 변화가 난무하는 무한성을 내포한 ‘의심’이라는 개념에 대해 샅샅이 탐험하고 싶었다.”며 “우리 시대의 대화 속에 존재하는 침묵이 바로 불확실성, 즉 의심이다.”고 밝혔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종영 앞둔 ‘스타의연인’, ‘철마 커플’의 운명은?

    종영 앞둔 ‘스타의연인’, ‘철마 커플’의 운명은?

    SBS 수목 드라마 ‘스타의 연인’(극본 오수연ㆍ연출 부성철)이 12일 종영을 앞둔 가운데 철수(유지태 분)와 마리(최지우 분)의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18회 마지막 장면에서 마리가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혹시 기억상실증에 걸리거나 이대로 죽는 게 아니냐?”, “마리가 운전 중에 잠시 눈을 감은 것은 순간적인 자살 시도였을 것”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청자들은 “마리가 입원한 병원을 향해 황급히 달려가던 철수가 과거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사랑이였다’고 독백하는 것으로 봐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할 것 같다”, “반전이 있을 것 같다” 등 해피엔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제작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오직 작가만이 알고 있다.” 며 “지난 7일 철수, 마리 커플이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등지에서 제19회 촬영을 했다.” 고 전했다. 현재 ’스타의 연인’ 시청자 게시판에는 평소의 두세 배나 되는 글이 올라오고 있고 포털 사이트에서는 드라마의 결말과 마리의 교통사고에 관한 검색어 등이 상위권에 올라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SBS 서울신문NTN 조민우 기자 blu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엄마와 읽는 동화] 손 큰 할머니의 뜨개질하기/채인선

    [엄마와 읽는 동화] 손 큰 할머니의 뜨개질하기/채인선

    찬바람이 쌔앵쌔앵 몰아치는 겨울날이었어요. 손 큰 할머니네 집에는 숲 속의 작은 동물들이 놀러와 있었어요. 너구리와 여우와 다람쥐였어요. “할머니, 추워요. 이불 더 없어요?” “추운데 뭐 하러 왔어? 제 집에서 겨울잠이나 잘 것이지.” “만두 먹어야죠. 만두 때문에 겨울잠 못 자요.” 할머니는 쯧쯧 하며 혀를 차더니 몸을 일으켰습니다. “가만있거라. 다락에 이불이 더 있는지 한번 봐야겠다.” 다락은 어두컴컴했어요. 할머니는 손으로 더듬더듬 이불을 찾다가 커다란 바구니를 발견했습니다. “흠. 이 안에 뭐가 들었을까? 이불이나 들었으면 좋으련만.”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물들에게 할머니는 소리쳤어요. “바구니를 내릴 테니 밑에서 받쳐라. 바구니가 엄청나게 크다.” “예, 할머니!” 바구니를 받쳐 들면서 너구리와 여우가 속닥였어요. “이건 보물단지야. 틀림없이 보물이 들어 있을 거야.” “보물이라면 무거울 텐데, 그렇게 무겁지 않은걸?” 그때 다람쥐가 끼어들었어요. “어쩌면 굶어죽은 도깨비가 들어 있을 수도 있어. 그럼 우리를 다 잡아먹을 거야.” 다람쥐의 말에 너구리와 여우는 “이크!” 하며 손을 놓쳤어요. 그랬더니 데구루루 크고 작은 털실뭉치들이 방안 가득 쏟아졌어요. 예전에 할머니가 젊었을 적에 뜨다 만 것들이었죠. 할머니가 신기해하며 중얼거렸어요. “오호, 이것들이구나! 보물이긴 보물이네.” 너구리가 물었어요. “할머니, 이걸로 뭐할 거예요?” 할머니가 털실을 매만지며 대답했어요. “뜨개질해야지.” 다람쥐가 물었어요. “무엇을 짤 거예요? 제 목도리 짤 거예요?” “글쎄다, 알아맞혀 보렴.” 할머니는 빙긋 웃으며 뜨개질 바늘을 찾아들었어요. 밖에서는 여전히 바람이 불어댔어요. 쌔앵쌔앵 덜컹덜컹. 바람소리가 무서워 동물들은 할머니 앞에 바싹 다가앉았어요. 손가락에 실을 감더니 할머니가 바늘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단단한 실뭉치 하나가 헤실바실 풀어집니다. 얼마 안 있어 실이 다 풀어지고 실 끄트머리가 보였어요. “얘들아, 어서 실을 이어라. 실이 끊어지면 안 돼.” 할머니가 소리치자 바늘 끝만 쳐다보고 있던 동물들이 물었어요. “왜요?” “계속 떠야 하니까.” “아, 그렇구나.” “서둘러라. 어서 실을 이어.” “예, 할머니.” 손이 빠른 여우가 얼른 실을 이었어요. “바로 또 실을 이어야 하니까 미리 준비해 둬. 실이 끊어지면 절대 안 된다고.” “예, 할머니.” 갑자기 할 일이 생긴 동물들은 저희들끼리 열띠게 의논을 했어요. “빨간색 다음에 노란색이 좋단 말이야. 노란색 다음에는 파랑색이 좋고…….” “아니야. 이 노란색 대신 밤색이 나아. 밤색 다음에 노란색을 잇자.” 그러다 말싸움을 했어요. “밤색은 똥색이야. 노란색을 먼저 해.” 눈 깜짝할 사이에 실 뭉치를 하나 없앤 할머니가 동물들에게 재촉했어요. “급해, 급해. 어서 다음 것을 이어! 실이 끊어지면 안 된다고 했지!” “예, 할머니!” 동물들은 말싸움을 그만두고 실 뭉치들을 조르르 줄을 세웠어요. 뭉치가 작은 것들은 미리 끝을 이어두었어요. 점심때가 다가왔어요. 뜨개바늘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할머니가 말했어요. “배고프다. 냉장고에서 만두 꺼내 와서 삶아라.” “예, 할머니.” “내 입에다 하나씩 넣어줘.” “예, 할머니.” “물도 줘. 목 마르다.” “예, 할머니.” “아이, 등이 간지럽네. 등 좀 긁어라.” “예, 할머니.” 날이 저물었어요. 할머니가 말했어요. “어둡다. 불 좀 켜라.” “예, 할머니.” “바람 들어온다. 문 좀 잘 닫아라.” “예, 할머니.” “무릎 아프다. 무릎 좀 주물러라.” “예, 할머니.” “화롯불 좀 들쑤셔라. 고구마 다 익었는지 보고.” “예, 할머니.” “고구마 먹고 자라.” “예, 할머니.” 할머니는 뜨개질을 계속 했어요. 한 밤이 지나가고 두 밤이 되었어요. 그 많던 실 뭉치들이 없어지는 대신 할머니의 뜨갯것이 차츰 넓어졌어요. 하지만 그것이 이불인지 목도리인지는 아무도 몰랐죠. 밤이 지나 다시 아침이 되었어요. 할머니는 뜨개질을 멈추지 않았어요. 실을 남김없이 다 쓸 생각이었거든요. 그런 다음 푹 쉬려고 더욱 부지런히 바늘을 움직였던 건데 동물들은 그걸 몰랐어요. 동물들은 실이 자꾸 없어지는 걸 보고 초조했어요. 실을 어서 이으라고, 실이 끊어지면 안 된다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머리를 짜낸 것이 마을로 실을 구하러 가는 것이었어요. “할머니, 금방 갔다 올게요. 천천히 뜨고 계세요.” “손 큰 할머니라면 엄청 큰 것을 떠야 하는데 실이 모자라면 안 되죠.” “걱정 마세요. 우리가 실을 많이 구해올게요.” 동물들은 이렇게 말하고 마을로 내려갔어요. 할머니는 뜨개질에 열중해서 동물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어요. 실 구해요. 실. 다락이나 헛간 속에 못 쓰는 실이나 아직 안 쓴 실, 쓰다 만 실이나 나중에 쓰려고 아껴둔 실, 조금씩 보태 주시면 요긴하게 쓰렵니다. 실 구해요. 실. 한 집에 하나씩 주시면 잘 받겠습니다. 실이오, 실. 아무 실이나 다 받아요. 개나리 노란 실, 하늘 파랗다 파란 실, 고추 빨갛다 빨간 실, 깜깜 밤이다 까만 실. 모두모두 주세요. 온갖 실 다 주세요. 망태기를 짊어진 동물들이 마을을 한 바퀴 돌자 사람들이 기특하다며 실 뭉치를 하나씩 던져주었습니다. 순식간에 망태기가 실 뭉치로 가득 찼어요. 으쓱으쓱 신이 난 동물들은 빠른 걸음으로 할머니 집으로 돌아왔어요. 할머니는 깜짝 놀랐어요. 뜨개질을 막 끝내고 막 쉬려던 참이었거든요. 그런데 동물들이 마을에 내려가서 실을 구해왔다니! 더구나 이렇게 많은 실을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음……. 할 수 없이 더 짜야겠네.” 할머니는 밥을 한꺼번에 많이 지어먹고 뜨개바늘을 다시 집어 들었어요. 그러곤 계속 뜨개질을 했어요. 동물들이 할머니에게 모여들었어요. “할머니, 하품 대신 해드릴까요?” “그래라.” “할머니, 뒷간에 대신 갔다 올까요?” “그래라.” “양치질은요? 대신 해드릴까요?” “그래라.” “할머니, 뭐를 좀 먹고 싶죠? 만두 삶아올까요?” “그래라.” 너구리가 만두를 삶아와 할머니 입에 넣어 주고는 물었어요. “목 마르죠? 물도 드실래요?” “그래라.” “어깨 주물러 드릴까요?” “그래라.” “이리 좀 돌아앉으세요. 등도 긁어드릴게요.” “그래라.” 한 밤이 지나가고 두 밤이 되었어요. 할머니는 여전히 뜨개질을 하고 동물들은 그 옆에서 쿨쿨 잠을 잤어요. 다음날 아침이었어요. 동물들은 드르렁 코고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떴어요. 그랬더니 주위에 뜨개질 거리가 말끔히 치워져 있고, 할머니가 팔다리를 쭉 뻗은 채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어요. 동물들은 서로 중얼거렸어요. “이제 할머니가 뜨개질을 다 한 건가?” “그렇다면 무엇을 짰지?” “글쎄 말이야. 무언가 다 짜놓았을 텐데.” 영문을 몰라 방안을 살피는데 몸이 슬슬 더워졌어요. 이마에 땀이 흥건히 배었어요. 동물들이 다시 말을 나누었어요. “왜 이렇게 덥지? 갑자기 한여름이라도 되었나?” “정말 더워 죽겠다. 밖으로 나가자.” “그래그래. 여기 있다가는 만두처럼 삶아지겠어.” 동물들은 할머니가 짜놓은 것을 찾다 말고 밖으로 뛰쳐나왔어요. 그러곤 바로 알게 되었죠. 할머니가 무엇을 완성했는지. 그건 바로 스웨터였어요. 왜 방안이 그렇게 더웠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그 스웨터를 산골집이 입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파랗고 빨갛고 노랗고 푸른 스웨터였어요. 탐스러운 방울도 달려 있고 크고 작은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스웨터였어요. 깨알 같은 꽃도 무더기로 붙어 있는데, 그건 실 한 오라기도 버리지 않고 다 쓰기 위해 만든 것이었어요. “집이 스웨터를 입고 있다니, 정말 웃긴다.” “스웨터가 정말 예쁘다. 개나리 진달래 다 피어 있잖아.” “그런데 정말 크다. 이렇게 큰 스웨터는 처음 보았어. 할머니는 역시 대단해.” 동물들은 손 큰 할머니의 멋진 작품을 앞에 놓고 짝짝짝 박수를 쳤어요. 이제 추워서 덜덜 떨 일은 없겠죠? ●작가의 말 올해는 유난히 겨울이 춥고 긴 것 같습니다. 안팎으로 희망적인 일보다는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들이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이 원고는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에 이어지는 작품입니다. 설날이면 만두를 엄청 많이 해서 우리의 이웃, 동물과 나누어 먹는 손 큰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과 씩씩한 마음이 요즘에 더욱 그리워집니다. 이번에는 할머니가 춥다고 덜덜 떠는 어린 동물들을 위해 아주아주 큰 스웨터를 만들었답니다. 마음이 추울 때 할머니의 스웨터 입은 초가집을 떠올리면서 미소를 지어보면 좋겠습니다. ●약력 ▲1962년 강원도 함백 태생 ▲1985년 성균관대 불어불문과 졸업 ▲1997년 창비주관 제1회 좋은 어린이책 공모상 입상 ▲‘내 짝꿍 최영대’, ‘아름다운 가치 사전’, ‘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와’, ‘시카고에 간 김파리’ 등 발표. ▲현재 경기도 용인에서 작은 텃밭을 일구며 가족과 함께 생활.
  • [Healthy Life] (10) 火病

    [Healthy Life] (10) 火病

    분노나 절망의 극한 상황에서 느끼는 보편적 감정을 일반인들은 ‘미칠 것만 같다.’거나 ‘환장하겠다.’고들 말하곤 한다. 이처럼 정상적인 심리로는 수용하기 어려운 분노나 절망, 극한의 스트레스가 앙금처럼 가슴에 쌓여 생기는 건강상의 문제가 바로 화병(火病)이다. 우리 민족, 특히 여성들은 화를 겉으로 표출하고 풀어내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사고와 행동을 제한했던 가부장적 사회의 영향에다 모든 문제를 내면으로 삼키려는 유교적 사회정서가 작용한 결과이다. 이런 감내의 문화는 화병을 일상적 질환으로 만들었다. 쏟아내지 못하는 절망과 분노감이 응축되어 화석처럼 흉금에 병을 만들고 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화병은 병명이 아니라고 여긴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학자들의 보고에 따라 국제적으로 공인된 틀림없는 질환이다. 1996년 미국 정신과협회는 화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질환의 일종인 ‘문화결함 증후군’으로 공인했다. 물론 국제적인 명칭 표기도 ‘Hwabyung(화병)’이다. 이런 화병의 실체를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함봉진 교수로부터 듣는다. ●화병을 의학적으로 규정해 달라. 화병은 예전부터 민간에서 흔히 통용된 개념이다. 주로 대인관계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거나 그에 대한 분노반응으로 표출되는 심리·신체적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한국인 특유의 심리·신체적 증후군을 1977년 무렵부터 일부 의학자들이 의학적 실체로 보기 시작했고, 국내·외에 발표하면서 국제 의학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질병을 ‘자신의 통상적 상태에서 벗어나 개인의 행복과 안녕이 파괴되는 특수한 상태’라고 정의한다면 화병은 넓은 의미에서 질병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직 국제적으로 합의된 진단기준이 없을 뿐 아니라 엄격한 과학적 방법을 통해 특성과 예후, 치료법 등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온전한 의학적 질병이라고 말하기에 주저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흔히 화병을 병이라기보다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이상반응 정도로 이해하는데…. 그런 점에서 화병은 우울증과 유사하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우울감은 한 개인에게 생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없을 때 발생하는 자연적인 정신증상이다. 하지만 의사가 우울증이라고 진단한 경우라면 그 심각성과 유병 기간이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며, 개인의 행복과 직업·대인관계·사회생활에서 특정 수준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통상의 화병은 억울하거나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이 없는 경우에 흔히 나타나는 정신 또는 신체증상으로, 주관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직업·사회적 영향이 미미하며, 스트레스가 제거되면 금방 소멸되는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 인식과 달리 정신과에서 말하는 화병은 심각성과 기간이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며, 개인·사회생활에 명백한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이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 중에는 자해·자살 같은 극단적 행동을 하거나 지속적이고 심각한 심리적·신체적 증상으로 인해 사회생활에서 많은 장애를 겪게 된다. 물론 화병과 스트레스로 인한 정상적인 심리반응을 일반인이 구별하기는 힘들므로 강한 심리적 고통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화병의 일반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화병은 분노·불안·우울·건강염려증·강박증 등의 정신과적 증상에 답답함·열기·입마름·치밀어오름·두근거림과 목이나 가슴의 덩어리 뭉침·한숨 등과 같은 신체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우울증, 신체형 장애,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장애에서 흔히 관찰되기 때문에 화병은 기존의 정신과적 장애와 관련이 많은 증후군으로 본다. ●의학적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증상은 제시할 수 있으나 진단기준은 아직 없다. ●화병의 원인을 세분화해 제시할 수 있을까. 감정표현을 절제하고, 참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우리 문화에서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 장애가 화병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편·시부모와의 관계, 가난과 고생, 사회적 좌절 등 성장 이후 또는 결혼 이후의 외적 요인에 의해 주로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학적 발병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원인을 규정할 수 있다면 발병 경로도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 연구에 따르면 화병은 충격기-갈등기-체념기의 과정을 밟아 진행되는데, 이러한 단계는 연쇄적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여러 단계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보통 충격기에는 불안증상이, 체념기에는 우울증상이 주를 이루며, 갈등기에는 불안·우울증상이 비슷한 빈도로 나타난다. ●화병으로 사망에 이르거나 신체·정신적으로 치명적인 병증 또는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는가. 화병이 우울증처럼 치명적 증후군은 아니나 불안·우울 등의 증상으로 인해 자해나 자살 같은 심각한 문제는 당연히 발생할 수 있다. 운동 등 건강을 유지하려는 활동이 줄고, 흡연·음주 등에 의존하게 되며, 당뇨나 고혈압 같은 질환을 통제하지 못해 신체적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화병의 종류와, 각 종류에 따른 임상적 특성은 무엇인가. 원인에 따른 특징적인 증상은 제시되기도 하지만 체계적으로 분류가 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임상적 특성도 특정하기 어렵다. ●일반인을 위한 자가진단법이 있는가. 자가진단법 역시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앞서 언급한 증상이 참고가 될 것이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는 어떠며, 또 발병 추이에 나타난 특이성은 무엇인가. 화병의 유병률은 4.2% 정도이고, 중년 이상의 여성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연구가 2000년 이전에 수행돼 정확한 발병 추이를 추정하기도 쉽지 않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항우울증 약물 치료 등에 일부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어 발병 기전 또한 우울증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울증 치료와 유사하게 약물치료와 인지치료를 비롯한 정신치료가 효과적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대한민국 극&극] 저확률 고당첨금 로또 - 고확률 저당첨금 즉석복권

    [대한민국 극&극] 저확률 고당첨금 로또 - 고확률 저당첨금 즉석복권

    ‘조상, 물, 불, 죽음, 레드카펫’. 언뜻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말들이다. 그러나 이들 단어는 ‘대박의 꿈’으로 엮여 있다.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들의 꿈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들이다. ‘번호나 그림 따위의 특정 표시를 기입한 표(票). 추첨 따위를 통하여 일치하는 표에 대해서 상금이나 상품을 준다.’(표준국어대사전) 사전에 적힌 복권의 정의는 이렇듯 다소 막연하다. 하지만 그 효과는 명쾌하다. 한순간 직장을 잃은 40대 가장에게,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밤낮 없이 아르바이트에 매달린 20대 고학생에게, 혼사를 앞둔 자식의 전세자금 걱정에 잠 못 이루는 50대 중년에게 복권은 ‘희망’이라는 단어와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다. ‘한탕주의 조장’이라는 귀에 익은 비판조차 팍팍한 일상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복권 권하는 사회’. 21세기 대한민국의 엄연한 현실이다. ■ 재미삼아 즉석복권 로또가 국내 복권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것은 2000년대들어와서다. 주택복권을 위시한 인쇄식이 복권의 ‘원조’에 가깝다. 특히 동전 등으로 번호를 가린 은박지를 긁어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즉석복권은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한때 음식점 등의 신장개업 기념 선물로 종종 활용됐다. 최근에는 최고 당첨금액이 10억원에 이르는 즉석복권도 발매되고 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복권업계에도 통용되는 셈이다. ●1등 금액은 낮은 대신 여러 사람이 당첨 현재 출시되고 있는 즉석복권은 스피또 500, 스피또 1000, 스피또 2000 등 모두 3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와 공기업 등 기존에 복권을 발매하던 10개 기관들이 설립한 연합복권사업단에서 발매한다. 이중 스피또 1000의 1등 당첨확률은 10만분의1로 국내 복권 중 가장 높다. 대신 1등 당첨금액은 500만원으로 낮은 편이다. 반면 스피또 500과 스피또 2000의 당첨확률은 각각 400만분의1, 500만분의1로 상당히 낮다. 당첨금도 2억원과 10억원으로 로또 못지 않다. 즉석복권의 가장 큰 장점은 로또 등 다른 복권과 달리 비교적 많은 이들이 당첨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스피또 1000의 경우 회차당 발행액 100억원 기준으로 100명이 1등에 당첨될 수 있다. 50만원인 2등도 2000명에 이른다. 한 명에게 몰아줄 1등 당첨금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갖는 셈이다. 구입 즉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잭팟’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한 국내에서는 즉석복권 매출액은 높지 않다. 지난해 각각 ▲스피또 1000 88억원 ▲스피또 2000 172억원 ▲스피또 500 200억원 정도 기록했다. 작년 로또 판매액 2조 2679억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이 바람에 1등 당첨자는 스피또 2000의 경우 1명, 500은 5명, 1000은 30명 정도에 그쳤다. 판매액 대비 60%를 당첨금으로 지급하게 돼 있어 적게 팔리면 당첨자 숫자도 줄어든다. 연합복권사업단 관계자는 “대박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은 우리와 달리 복권이 일상의 ‘놀이 문화’로 정착된 미국에서는 즉석식 복권이 전체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민간사업자 등장 시장 변화 가능성 즉석복권 3종을 제외한 또 다른 인쇄식 복권은 팝콘복권이다. 7자리 숫자를 맞히면 1등에 당첨된다. 과거 주택복권을 떠올리면 된다. 1등 당첨금은 5억원. 팝콘 복권 역시 매달 12억~13억원 정도 팔리는 데 그치면서 1등 당첨자는 지난해 5명만 나왔다. 인쇄식 복권을 관리하는 연합복권사업단 업무 기한은 오는 3월 말로 끝난다. 이에 따라 복권위원회는 민간 기업 등을 중심으로 2기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상품개발력이 지금보다는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복권업계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인쇄식 복권 업무를 맡게 되고, 온라인 복권 시장도 갈수록 팽창하고 있어 로또가 복권업계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현 구조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億! 소리 나는 로또 ●로또 역대 최고 당첨금액 407억원 2003년 초 그야말로 ‘로또 광풍’이 몰아닥치던 시절, 로또 추첨이 이뤄지는 토요일 오후가 되면 로또 판매점 앞 인도는 ‘로또 구매 대기소’로 변모했다. ‘당첨 확률이 낮으면 대박의 크기는 커진다.’는 복권의 ‘마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낮은 확률’에는 눈을 감게 했고, ‘대박의 크기’에는 눈을 멀게 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로또에 매달리자 정부 당국은 부랴부랴 로또복권 값을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려 당첨금을 낮췄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사람들이 매주 토요일 밤 로또 당첨번호 발표에 눈을 떼지 못한다. 현재 관련 법률에 따라 국내에 출시된 복권은 모두 12가지. 이중 확정 당첨금이 가장 높은 복권은 즉석식 복권인 스피또 2000(1등 10억원)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최고액 복권은 단연 로또다. 로또 1등 당첨확률은 814만 5000분의1. 매주 5000원어치씩 로또복권 5장을 산다고 해도 대략 3만 2000여년 만에 한번 당첨될 수 있다는 뜻이다. 1등 최고 당첨금액은 2003년 4월12일 19회차에 나온 407억원. 강원도 춘천의 한 경찰관이 대박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25회차 242억원 ▲20회차 193억원 ▲43회차 177억원 등의 순이다. 모두 게임당 판매가격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리기 전인 2004년 8월 이전에 몰려 있다. 반면 최소액은 지난해 11월22일 312회차의 6억 3000만원. 최고액의 60분의1에도 못 미친다. 세금 33%를 떼고 나면 서울 강남은 물론 강북의 웬만한 아파트도 사기 힘든 금액이다. 1등 당첨자가 15명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게임당 판매가격이 내려가면서 1등 평균 당첨금도 41억원에서 19억원으로 줄었다. ‘인생 역전’이라는 홍보 문구와 거리가 있는 셈이다. 1등 당첨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은 서울로 300회까지 모두 434명을 배출했다. 이어 ▲경기 331명 ▲부산 124명 ▲인천 86명 등의 순으로 지역별 매출액 순위와 유사하다.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판매소는 서울 상계동의 S 판매점. 무려 10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부산 범일동 B판매점(9명), 충남 홍성 C판매점(7명) 역시 ‘로또 명당’으로 손꼽힌다. 나눔로또 커뮤니케이션팀 박정기 과장은 “요일별로는 일요일에 전체 판매액의 2%밖에 나가지 않지만 토요일에는 42%가 몰리고, 특히 판매 마감을 앞두고 있는 토요일 오후 7~8시에 가장 많은 구매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당첨확률은 로또보다 주식로또가 더 낮아 로또보다 1등에 당첨되기 어려운 복권도 있다. 주식로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2006년 2월 처음 등장한 주식로또의 1등 당첨 확률은 1398만 3000분의1이다. 방식은 49개 개별 주식 종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6개 종목을 순서와 상관 없이 맞히는 것이다. 45개 숫자 중 6개를 선택하는 로또보다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월·화요일, 수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목·금요일 상승률을 따진다. 세계적으로도 국내에만 출시돼 있는 복권이다. 주식로또 참여자들은 대부분 개인 주식투자자들이다. 복권의 특성상 전체 증시와 개별 종목 주가의 방향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단순한 확률싸움인 로또와는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최고 당첨금은 2007년 4월24일의 7억 3000여만원. 주식로또를 운영하는 ㈜젠트로 이용훈 차장은 “단순히 번호만 선택하는 일반 로또와 달리 개인의 의지가 반영된다는 점이 주식로또의 특징”이라면서 “다만 폭락·폭등장이나 각 종목마다의 호재 등 각종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전문가라도 쉽사리 당첨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연아 “프리도 만점연기”

    “트리플 루프를 완벽하게 뛰고 싶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4대륙대회 여자 싱글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김연아(19·군포 수리고)가 7일(이하 한국시간) 프리스케이팅 ‘만점 연기’를 예고했다. 6일 오전 캐나다 밴쿠버의 버나비8 실내빙상장. 김연아는 짧은 공식 연습을 끝낸 뒤 “내일 실전이 벌어질 경기장이 아니어서 감을 익히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만 주력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점프 위주로 30여분 동안 얼음을 탄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를 뛰려다 한 차례 넘어진 것을 빼면 전날 ‘어텐션’ 판정을 받은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포함,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트리플 루프’(에지를 이용한 후진 공중 3회전)까지 깨끗하게 성공시키면서 전날 “시즌 가운데 최고”라던 컨디션이 유지되고 있음을 몸으로 나타냈다. 전인미답의 ‘200점’을 돌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김연아는 “점수야 경기를 잘하면 당연히 따라오게 마련”이라고 여유있게 말하면서 “프리에서는 꼭 트리플 루프를 완벽하게 뛰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쇼트프로그램에는 없는 프리에서의 트리플 루프 성공 여부는 김연아의 최종 합계 점수를 움직이게 할 가장 큰 요소.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는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지만 프리에서 트리플 루프에 실패한 뒤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얼음을 탈 경우 김연아의 프리 성적은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 김연아의 프리 최고 점수는 2007년 러시아컵에서 낸 133.70점. 이 역시 여자 싱글 최고 점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2.24)를 감안하면 200점을 꽉 채우기 위해 남은 점수는 127.76점. 지난 두 시즌 7개 대회 동안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평균 점수는 이에 약간 못미치는 126.30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컨디션대로라면 자신의 합계 최고 점수(197.20)를 갈아치우는 건 물론, 200점 고지에 발을 딛는 첫 여자 싱글 선수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경쟁자들의 ‘따라잡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안방 경기에 나설 2위 조애니 로셰트(캐나다)가 텃세로 버티고 있고, 6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트리플 악셀을 앞세운 아사다의 필사적인 ‘뒤집기 연기’도 펼쳐질 전망. 그러나 아사다는 이날 훈련에서 점프와 스핀의 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남자 싱글의 김민석(16·불암고)은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41.04점를 받는 데 그쳐 전체 26명 중 19위에 머물렀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깔깔깔]

    ●소감 어느 가장이 가족을 모두 데리고 동물원에 놀러 갔다.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물었다. “네가 좋아하는 동물은 뭐지?” “사자요.” 똑같은 질문을 딸에게 했다. “난, 원숭이.” 끝으로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밍크도 좋고, 흰 여우도 좋고, 악어도 좋고….” ●퀴즈 1. 보신탕 집으로 끌려가는 개의 가장 큰 소원은? -다음 세상에서는 식인종으로 태어나는 것. 2.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는? -진짜 휘발유. 3. 못생긴 여자만 좋아하는 사람은? -성형외과 의사.
  • [사설] 막오른 자통법, 리스크 관리가 문제다

    어제부터 자본시장의 칸막이 구실을 했던 각종 금융규제를 걷어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일명 자본시장 통합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금융시장에서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증권·자산운용·선물·종금·신탁 등 5개 업종의 방화벽이 없어진 것이다. 자통법의 시행으로 자본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한편 투자자 보호도 한층 강화된다.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더불어 마구잡이식 판매, 묻지마 투자 등과 같은 불완전 판매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소기업을 멍들게 한 키코(통화옵션파생상품)나 펀드 원금 손실로 인한 분쟁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자본시장이 취약한 것은 과도한 규제와 금융사들의 뒤진 경쟁력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국제적인 금융 허브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하려면 금융업의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자통법 시행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장치에도 불구하고 자통법 시행으로 촉발된 금융자유화 조치가 새로운 금융불안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발 금융불안도 따지고 보면 금융시장간 장벽을 설정했던 글래스-스티걸 법이 1999년 철폐되면서 통제 불능의 고위험 파생상품과 헤지펀드를 양산한 결과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금융감독당국은 자통법이 금융과 투자, 서비스 선진화의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보완작업을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리스크 관리 강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남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금융사들도 이익 추구에 앞서 투자자 보호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기 바란다.
  • “핸드볼 최고 순간을 위하여”

    남자 10개, 여자 8개 등 모두 18개 실업·대학팀이 출동하는 핸드볼큰잔치가 8일 개막해 다음달 1일까지 우승컵을 놓고 코트를 후끈 달군다. 여자부의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 등 남녀 11개팀 사령탑들은 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주목할 선수를 소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영화 ‘우생순’의 주인공 임오경 감독이 공식 대회에 처음 나서는 데다 독일에서 뛰다 돌아온 월드스타 윤경신(두산)이 13년 만에 출전, 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해 7월 창단한 팀을 이끄는 임 감독은 “창단 첫 대회인 만큼 감동이 다르다. 공백이 큰 가운데 감독으로 돌아왔다. 일본에서 배운 것을 더 발전시키고 나쁜 것은 버리겠다.”고 말했다. 선수로 등록한 것에 대해 그는 “선수가 부족해 기권할 경우에 대비해 예비로 등록했다. 선수로 뛸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공식 대회 첫 경기(8일)를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지휘봉을 쥔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벽산건설과 맞붙게 된 임오경 감독은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밑져야 본전’이다. 우승팀을 조금이라도 따라붙는 경기를 하다 기회를 봐 잡겠다.”며 투지를 보였다. 남자부 우승 후보인 두산의 이상섭 감독은 “기술 차는 없다. 모든 팀이 버겁고 실력차가 나지 않아 부담이 된다. 최강의 전력이라고 하지만 4년간 우승을 못했다. 이번엔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감독들은 주목할 선수를 거론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여자부에선 이재영 대구시청 감독이 “도하아시안게임을 15일 앞두고 큰 부상(발목 인대 파열)을 당해 1년 넘게 재활해온 송해림은 컨디션을 80%로 끌어올렸다. 옛 기량을 되찾을지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임오경 감독은 “박혜경과 안예순이 은퇴한 지 4~5년 만에 핸드볼이 좋아 태극마크를 목표로 10개월 피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선 김종순 원광대 감독이 “2년전 세계청소년대회 득점왕, 최우수선수 출신 신승일이 상당히 머리가 좋고 빠른 선수라 기대가 크다.”고 소개했다. 이상섭 감독은 “세계적인 윤경신이 있고 잘생긴 정의경과 박중규가 한몫을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최태원 SK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핸드볼협회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팬들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처음으로 야간 경기를 도입, 마지막 경기를 오후 6시30분에 편성했다. 또 장내 아나운서가 규칙 등을 설명해 이해를 돕게 하고, 치어리더들이 휴식시간 등의 지루함을 없애기로 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막 오른 자통법시대] ② 투자자 보호 강화

    [막 오른 자통법시대] ② 투자자 보호 강화

    4일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에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와닿는 대목은 투자자 보호조치 강화다. 자통법은 ▲적합성 ▲충분한 설명 ▲부당권유 금지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가지 원칙을 명시해 뒀다. 투자할 뜻이 있는 고객에게만, 투자 능력에 적합한 상품을 권하되, 기대수익률뿐 아니라 수수료와 예상 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한 뒤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 은행 이자 받아 먹고 사는 사람이 어딨느냐. A펀드에 드는 게 좋다.”는 식으로 이뤄지는 투자상품 판매 관행을 없애 불완전 판매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금융회사는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적극투자형·위험중립형·안정추구형·안정형 등 5등급으로 나눠야 한다. 투자상품도 초고위험·고위험·중위험·저위험·무위험 등 5등급으로 나눠 투자자 성향에 맞춰 상품을 팔아야 한다. 성향에 비해 더 위험한 투자 상품은 권유할 수 없고, 그래도 투자하겠다면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고도 투자한다는 확약서에 서명을 받는다. 형식뿐 아니라 내용도 상당히 강하다. 그동안 별 제약없이 판매되던 주식형 펀드가 ‘초고위험’으로 분류된 것이 단적인 예다. H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주식형 펀드를 출시했는데 초고위험이란 딱지를 붙여 놓는 바람에 어느 고객이 선뜻 가입할지 고민”이라면서 “고객들이 초고위험이나 고위험이라는 표현에 익숙해지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다 투자자 성향 분류를 위한 설문 내용도 매우 공격적이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려면 초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금 대부분을 위험자산에 넣어 원금을 크게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동의해야 한다. 경험 많은 투자자라도 선뜻 ‘예’라고 답하기 어렵다. D증권 관계자는 “처음에는 고객들에게 등급별 상품을 자세히 설명해 줘야 하는 판매사들이 충격받겠지만 그 다음에는 일일이 그 설명을 다 듣고 확약서까지 써내고서야 겨우 투자할 수 있는 고객들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제 판매 현장에서 투자자 보호조치가 지켜지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역시 투자상품 등급과 투자자 성향 분류가 얼마나 정확히 이뤄지느냐다. 투자상품 등급은 상품 출시 때 금융당국의 승인 과정에서 어느 정도 조정되기 때문에 약간 차이가 나더라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러나 투자자 성향은 면담하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협회가 투자자 성향을 점수화해 평가할 수 있는 ‘표준투자권유준칙’을 마련해놨지만 판매사의 성향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 적당한 투자자 등급을 놓고 판매사와 고객이 협상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럴 경우 엄격해진 판매제도 때문에 거꾸로 투자자가 불완전판매 책임을 뒤집어쓸 위험도 있다. 각 판매 단계별로 고객의 자필서명이 남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은 이런 문제점을 알지만 일단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당분간 상황을 관망해 보자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도가 미비해서 혹은 지나치게 엄격해서 탈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도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자 본인의 판단이다. 노희진 한국증권연구원 정책제도실장은 “투자자 보호장치는 상품을 명확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투자하라는 큰 그림에 딸린 제도적 장치”라면서 “판매사의 직원 교육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스스로도 자신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눈물 고백’ 강병규 “잘못했다는 말 밖에…”

    ‘눈물 고백’ 강병규 “잘못했다는 말 밖에…”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된 야구선수 출신 강병규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506호 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강병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160 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받았다.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강병규는 선고결과에 대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결과에 만족을 할 수 있겠느냐. 마음으로 크게 뉘우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금이 꿈꾸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강병규는 “처음으로 심경을 전하는 만큼 고민이 컸다. 혐의를 부인했다가 다시 인정해 거짓말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아 그동안 인터뷰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감정을 억누르며 강병규는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간인 것 같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말 잘못했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 했다. 잘못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었다는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실망했을 주변인들에게 죄송하다. 자식인데도 말 한마디 못 하신 부모님께 특히 죄송하다.”며 끝내 참던 눈물을 보였다. 이어 취재진들이 앞으로의 활동은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으나 강병규는 서둘러 법원을 빠져나갔다. 한편 검찰은 강병규를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 26억원을 송금한 뒤 80여 일에 걸쳐 바카라 도박을 벌이는 등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 지난 1월 22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은 강병규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하기도 했다. 이날 최종변론에서 강병규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하며 “합법적 게임이라는 홍보문구를 믿고 실명 계좌로 돈을 보냈다.”며 “죄송하고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발벗고 나서겠다.”고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 사진=조민우,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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