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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S플러스]

    ●EBS플러스1 07:50 특별한 국어(상) 08:40 특별한 과학 09:40 수능플러스 언어영역 10:30 세계테마기행 11:10 역사극장 12:00 내신6감 국어(상),물리 13:40 특별한 국어(상),과학(재) 18:00 고전문학(재) 21:00 수능 고3 일본어 23:00 수능 고3 언어영역 ●EBS플러스2 09:20 중 1 체크업 국어 10:15 딩동댕 유치원 11:00 어린이 모험극<스파크> 12:00 중 2 국어, 수학8-가 15:30 2009 공인중개사 시험대비 강좌 16:00 10급공무원 시험대비 강좌 17:00 초등 친절한 선생님 국어 3-1, 4-1, 5-1, 6-1 19:00 중 1 국어,수학1-1(재) 20:20 중1 체크업국어(재) 21:40 중 2 수학8-가 23:00 중 3 국어
  • [우리 동네 이야기] 다 같이 돌자 차 동네 한 바퀴!

    [우리 동네 이야기] 다 같이 돌자 차 동네 한 바퀴!

    산 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김용택, <섬진강> 중에서 지리산 뭉툭한 산허리를 휘감고 도는 섬진강, 씽씽 달리는 승용차보다 털털거리는 경운기 소리가 더 어울리는 고샅길, 숨 한 번 고르고 잠시 쉬었다 가는 깔끄막, 그 언저리에 차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이 있다. 문득 흘러들어온 이방인에게도 따뜻한 차 한 잔 우려 건네는 마음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집집마다 건네는 흔한 차 대접의 호사를 모두 누리려면 미리 배를 든든히 채워 두고 갈 일이다. 하동군 화개면 용강리, 화개장터에서 마을버스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신작로를 기준으로 차 시배지와 쌍계사, 용강마을이 서로 마주하고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 3년, 당시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차를 심은 차 시배지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시작된 자생차밭은 화개 지역에만 350ha에 이르니 면적만으로 따지면 전남 보성보다 넓다. 지천이 차밭이고, 차밭이 지천인 이곳은 명실상부 차 동네이다. 용강리를 가득 메운 다향삼매에 빠져 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하루해가 뉘엿뉘엿 저문다. 지리산이 품은 사람들 용강에서의 아침은 등산으로 시작됐다. 아침 산행에 동행한 이는 남난희(52) 씨다. 한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산악인으로 명성을 날리며 산을 오르던 그녀는, 지금은 아들과 함께 지리산 화개골에서 차와 된장을 만들며 소박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다. 알피니스트로서의 산이 도전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의 산은 자신의 품 안에 생활의 터전을 내준 삶의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산을 버리니 산을 얻었다”는 그녀의 말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산행은 불일평전을 거쳐 불일암과 불일폭포로 이어졌다. 자생차의 고장답게 등산로 주위로 키 작은 차들이 자라고 있다.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지 않은 말 그대로 자생차는 가지를 치지 않아 새순은 얼마 되지 않고 묵은 잎만 커다랗게 잘 자란다고 한다. 불일암에서 108배를 마친 우리는 내려오는 길에 불일산장에 들러 잠시 몸을 쉬었다. 가파른 산비탈에 자리 잡은 불일평전(平田; 높은 곳에 있는 평평한 땅)에는 작은 산장과 함께 돌탑 무더기와 차밭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의 차밭은 30여 년 전 산장을 지은 故 변규하 선생이 조성한 것이다. 지리산의 정기를 머금은 차나무는 군침이 돌기에 충분했다. 남난희 씨는 이곳 차밭에 새순이 올라오면 산을 오르내리는 것도 잊고 하루 종일 찻잎을 따기도 한다. “산의 정기를 받아 자라서인지, 이곳의 차는 서툰 제 솜씨에도 특별한 향과 맛이 다관 안에서 피어납니다.” 남난희 씨의 말이다. 좋은 차밭이 있는 곳에 향기로운 차 한 잔이 빠질 수 있을까. 산장 안에 마련된 작은 다실 겸 서재는 이곳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쉼의 공간이다. 맑은 공기와 함께 향긋한 차 한 잔이라니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차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 좁은 계단식 차밭과 차밭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앉아 있는 집이 사람 사는 동네임을 짐작케 할 뿐, 움직임도 소리도 없다. 산행으로 노곤해진 몸을 잠시 쉴 겸 남난희 씨의 집에서 자연 밥상으로 요기를 하고 그녀가 덖은 차를 맛볼 수 있었다. “처음 차를 덖을 때는 만드는 방법을 몰라 맨땅에 가마솥을 걸고 차를 덖기 시작했어요. 땅에 걸어두었으니 엉거주춤한 자세로 차를 덖었죠. 이마며 등이며 온통 땀이 범벅이고, 뿌연 먼지는 올라오고, 솥은 얇아서 차는 타고 딱 죽을 맛이더라고요. 이놈의 차는 누가 이렇게 만들기 시작했는지 부아가 나기도 했어요. 그래서 솥 밑에 진흙을 덧대기도 하고…, 정말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갖은 고생 끝에 만들어진 차는 제대로 덖이지 않아도 뿌듯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처음 성취했을 때의 뿌듯함, 그것은 차의 질과는 상관없었다. ‘부르릉’ 정적을 깨고 빨간 헬멧을 쓴 우체부 아저씨가 들어온다. 자연스레 찻자리는 세 명이 함께한다. 화개면 토박이인 장영철(44) 씨는 생업인 우편집배원 일 말고 차도 만들고 있다. 자신이 마실거리를 자급자족하는 정도라지만 어릴 적부터 차와 함께 살아온 그에게는 차사랑이 자연스레 묻어난다. 장영철 씨로부터 어릴 적부터 보아온, 지금 그가 만들고 있는 발효차 제다법을 듣는다. “발효차는 세작이 아닌 중작을 이용, 솥에 덖지 않고 찻잎을 햇볕에 말리는 시들리기를 먼저 합니다. 햇볕이 많이 드는 오전 11시경부터 오후 1시경에 말리는데 이때 제대로 시들리지 않으면 찻잎이 청동구리빛(붉은색)이 아닌 뿌옇게 변합니다. 시들리기가 끝나면 바로 멍석에 놓고 비비는데 이때 덖음차보다 더 많이 비비고 털고 말리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이때도 시간에 따라 찻잎의 색이 변하는데 차를 우릴 때 맑은 탕색을 얻기 위해서는 손을 바지런히 움직이고, 차를 털어 말릴 때 찻잎이 포개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자루에 넣어 흙방에 2~3년 동안 숙성시킵니다.” 계곡 바닥 돌 위에 쌓인 가랑잎을 건져 물에 달여 마시기도 했다는 그의 차사랑은 참말 유별나다. 하지만 장영철 씨와 남난희 씨는 자신이 만드는 차의 제다법을 이야기하면서도 조심스럽다. 자칫 자신이 만드는 차가 최고의 차라고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차 동네 사람답게 서로가 서로의 차를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투기식으로 이루어지는 차 농사에는 걱정의 말을 더한다. “사람들의 차 관심이 높아지고, 곳곳의 논밭이 차밭으로 바뀌고 있어요. 이곳뿐 아니라 지역 특산물이 성행하고 있는 곳은 모두 마찬가지일 겁니다. 돈이 되는 농사만 선택하게 되니 걱정이에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남난희 씨의 말이다. 장영철 씨는 제대로 된 발효차가 아닌 편법을 이용, 발효차를 만드는 일부 사람들에게 쓴 소리도 한다. “발효차를 만드는 사람들 중 일부는 비닐에 넣어 차를 발효시킨다고 합니다. 그건 발효가 아닌 띄우는 겁니다. 이런 차는 먹었을 때 매스꺼움을 느낍니다.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들의 행동이 대다수의 차농들과 우리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남난희 씨의 집을 나와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조용한 마을 분위기와는 달리 회관 안에는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로 북적인다. 점에 10원 하는 화투놀이가 한창이다. 마을회관은 심심풀이 화투놀이와 함께 주전부리와 담소가 있는 곳이다. 문득 들이닥친 기자는 어느새 점 10원 화투판을 벌이는 마을 어른들을 잡으러 온 경찰이 되었다. 모두 징역 갈지 모른다는 농으로 화답하자 이내 데면데면함은 어데 가고 찐 밤과 떡이 상에 오른다. 노인들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이곳에 지금처럼 차 농사가 시작된 것은 20~30여 년 전이라고 한다. 그 전에는 모두 야생의 차나무에서 아무렇게나 훑은 찻잎을 고뿔에 걸렸을 때 마시거나 피부병이 났을 때 몸에 바르는 약으로 여겼다. “그 전에는 이만큼 잭살나무(차나무)가 번성할 줄 몰랐제. 산에 드문드문 있는 게 전부였당게. 어릴 적부터 잭살나무 가지를 손가락 사이에 넣고 쭉쭉 훑어다 똘배(돌배)랑 같이 가마솥에 푹푹 끓여서 마시곤 했제. 시한(겨울)에 고뿔에 걸려도 그것만 마시면 뚝 떨어졌당게.” 이동문 할아버지의 말이다. 박상감 할머니는 “잭살나무 열매를 따 돌절구에 찧고, 그것을 가마솥에 쪄서 기름을 짜 머릿기름이나 지짐이를 부치는 데도 사용했지. 그뿐인감. 옛날에 약이 어딨당가, 헌데나 몸이 간지러울 때도 잭살나무 잎을 삶아서 그 물을 바르면 간지럼증도 낳고 피부병도 낳았지”라고 떠올린다. 주전부리를 먹으며 마을 어른들과 즐거운 대화가 오가던 중 따뜻한 차가 나온다. 발효차다. 생각해 보니 이곳에 와서 마신 차가 모두 발효차이다. 겨울에는 발효차가 제일이라고들 말하지만 그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 난 잎하고 세작, 중작 대부분 죄다 내다 팔아. 그러다 보니 내가 먹을 건 태반 뻣센 잎이라 발효차를 많이 만들어. 뻣센 잎은 발효차가 더 맛나당게. 뭐 나 먹을 거로 녹차도 조금 만드는디, 그래도 아무 때나 먹을라면 발효차가 제일이지. 세작·중작은 비싼게 팔아야 하고. 근디 요새는 하도 차농사를 많이 하다 보니께 값이 많이 떨어졌당게. 우전의 경우 온종일 두 명이 따야 1kg을 따는디, 그전에는 그것이 6~7만 원이었는디, 지금은 5만 원 조금 더 돼. 그러니 어디 품삯 무서워서 놉(인부)을 부리것능가. 그나마 돈을 조금 만지는 것이 세작·중작인디, 그것도 힘들어. 놉이 있어야 말이제. 다 같은 시기에 차를 따니 서울에서도 불러오고 진주에서도 불러오고. 그래서 차 딸 때는 송장도 일어나서 차를 따야 한다는 말도 있당게.” 이귀례 할머니의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공간, 자신의 품을 기꺼이 내준 자연. 자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연의 것을 얻어 살고, 또 그곳에서 아픔을 다독이고, 잠시 빌린 것이기에 다시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삶이라고 받아들인다. 그 동네에 차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 글 임종관 ·사진 월간 《다도》 찾아가는 방법 승용차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 ⇒ 88고속도로 ⇒ 지리산 나들목 ⇒ 구례 ⇒ 화개 ⇒ 용강리(쌍계사)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 나들목 ⇒ 88고속도로 ⇒ 지리산 나들목 ⇒ 구례 ⇒ 화개 ⇒ 용강리(쌍계사) 대중교통 서울 남부터미널,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광주 유스퀘어(구 광천터미널), 서울 용산역 관광안내 전화 055-880-2114
  • [北 개성공단 계약 무효선언] 입주업체 “공단 철수는 불가능”

    북한이 15일 개성공단 관련 기존 계약을 무효라고 선언하고 “새 조건을 못 받으면 나가도 무방하다.”는 통지문을 보내 오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현대아산 등은 당혹감 속에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당황하면서도 공단 철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일 감 안잡혀 당황스럽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부회장은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은 철수하면 우리가 입을 경제적 손실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저러한 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북한과 의제가 맞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실무 회담 과정에서 의제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서 “일단 공장은 오늘까지 정상 가동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북사업 주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아산도 북측의 통지문 전달소식이 전해진 이후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사태파악과 함께 대응방안을 강구했다. 하지만 북측의 진의를 알 수 없어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안타깝다는 반응만 나타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악영향 우려 특히 현대 측은 북측이 ‘6·15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측의 논리대로라면 개성공단 사업은 물론 6·15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관광 사업의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대북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금 상태로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시행사로서 건설까지 맡았던 한국토지공사 역시 사태추이를 예의주시 중이다. 토지공사는 개성공단에 직원 4명을 파견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이 폐쇄수순을 밟는다면 우리 기업들이 입는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은 1조 4000억~1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 인프라 건설에만 1조원(9억달러)이 들어간 데다 기업들의 시설투자나 전력설비 투자에 4000억~5000억원가량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철수에 따른 생산차질이나 대외 거래선의 이탈 등을 감안하면 그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합의든 철수든 결론 내야” 하지만 직원을 무단으로 50여일 가까이 억류하고, 툭하면 통행제한에다 협약도 무효화하는 마당에 북측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이번에 완벽한 합의를 이루든지 아니면 철수를 하든지 결론을 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김성곤 홍희경기자 sunggone@seoul.co.kr
  • [新귀거래사] 천연염색가로 변신 가수 은희씨

    [新귀거래사] 천연염색가로 변신 가수 은희씨

    “생각난다. 그 오솔길/그대가 만들어준 꽃반지 끼고/다정히 거닐던 그 오솔길….” 1970년대 초 ‘꽃반지 끼고’, ‘사랑해’, ‘연가’ 등의 히트곡을 냈던 추억의 가수 은희(58·본명 김은희)씨는 요즘 천연염색에 푹 빠져 있다. 서해 바다가 지척인 전남 함평군 손불면 교촌마을 입구에 이르면 소나무숲 언덕이 첫눈에 들어온다. ‘민예학당’이란 안내판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폐교된 옛 손불 남초등학교 건물이 우뚝 서 있다. 본관에 이르는 길 양쪽은 갓 피어난 잔디로 푸르다. 옛 시골 학교 모습 그대로다. “어서 오시오~잉. 감 염색 옷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는 게 꿈이지라.” 이 집의 안주인 은희씨는 익숙한 전라도 사투리로 기자를 맞는다. 그가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2003년. 염색의 주 재료인 감이 많이 나고, 기후와 산천이 고향인 제주도와 비슷한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단다. 전라도 사람들의 정서도 마음에 들었다. 이후 틈틈이 폐교 운동장에 잔디와 들꽃을 심고, 연못도 팠다. 학교 본관을 개조해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과 염색 연구소, 디자인 작업실, 작품실 등을 갖췄다. 여기서 그는 ‘감 염색’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한창 잘나가던 가수생활을 접고 결혼과 함께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탄 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뉴욕주립대 패션학과(FIT)에 입학한 그는 의상디자인과 메이크업 등 이른바 ‘토털 패션디자인’을 배우고 15년만인 1985년 귀국했다. 서울 압구정동 5층짜리 건물에 ‘코디네이션 센터’를 열어 처음으로 국내 공연·예술계에 ‘코디’란 개념을 전파했다. 또 ‘스톤 아일랜드 갤러리’를 마련하고, 흑백사진 초대전만 가졌다. 이를 계기로 문화계 인사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면서 ‘우리 문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고향인 제주 모슬포 인근 재래시장을 지나다 좌판에 깔린 ‘갈중의(갈옷)’를 봤다. “바로 이것이구나.”란 생각이 뇌리를 쳤다. 갈옷은 예부터 땡감으로 염색해 제주 사람들이 즐겨 입던 작업·노동복이다. 땀 흡수력이 뛰어나고 감의 떫은 성분인 타닌이 방취, 방충, 방습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몸 냄새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양인들에게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양의 대중 옷인 블루진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1989년 그는 본격적인 감 염색 작업에 착수, “봅데강(보셨습니까라는 제주도 방언)”이란 상표로 갈옷 제품을 내놨다. 초등학교 동창인 탤런트 고두심, 살아 생전의 중광 스님 등 문화계 인사들이 힘을 보탰다. 갈옷을 국내 한 홈쇼핑에 올려 1000여벌이 순식간에 동나기도 했다. 외환위기 때 어려움도 겪었지만 관련 특허까지 따 내는 등 감 염색 연구에 몰입했다. 그럴수록 기능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최근 일본 도쿄, 나고야, 오사카, 교토 등 5대 도시를 순회하며 전시회와 발표회 등을 이어갔다. 지금은 일본의 유명 백화점이 입점을 요청할 정도로 갈옷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재료를 구입하고 공동 작업하는 과정을 되풀하면서 동네 주민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그는 이제 함평 사람이 다 됐다. “봄바람이 살랑대는 초록 5월엔/꽃길따라 꿈을 꾸듯 나비따라 간다” 그가 함평 나비축제의 주제가를 작사, 작곡, 노래까지 할 정도로 이곳은 제2고향이 됐다. 글ㆍ사진 함평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료용 고추씨 분말 식용둔갑…총 51t중 36t 아직 시중 유통

    금속성 이물질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해 사람이 먹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료용 고추씨 분말 수십t을 식용으로 불법 유통시킨 수입업자가 감사원에 꼬리를 잡혔다. 불법유통된 분말중 상당 부분은 행방을 찾을 길이 없어 관련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감사원은 13일 “관세청 기관운영감사 과정에서 한 수입업체가 금속성 이물질이 기준치를 4배에서 9배 이상 초과해 식용으로 부적합한 고추씨 분말 51t을 사료용으로 신고해 세관을 통과한 뒤 식품으로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유통경로를 파악해 15.18t을 압류했지만 나머지 35.28t에 대해서는 도매상에서 구매자를 기록하지 않아 후속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인천시 소재 수입업체 D사는 지난해 10월 고추씨 분말을 식용으로 수입하려다 부적합 판정을 받자 반송신고를 한 뒤 보세 창고에 4개월간 보관했다. 이어 올해 초 사료용으로 수입하는 것으로 관련 서류를 허위 작성해 인천세관을 통관한 뒤 고추씨 분말을 인천시내 5개 식자재 도매상에 식용으로 불법 판매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강릉 단오제 세계적 문화행사로”

    “강릉 단오제 세계적 문화행사로”

    2005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릉 단오제(중요무형문화제 제13호)’가 아시아권 공연단까지 초청해 다채롭게 펼쳐진다. 강릉단오제위원회와 강릉단오제보존회는 음력 5월5일을 전후한 24일부터 31일까지 남대천 단오장 등에서 각종 문화체험행사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미 지난달 29일 행사에 쓸 술을 빚는 신주빚기를 시작으로 9일 주신을 모시는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제 등으로 사전 준비행사는 모두 마쳤다. 단오제는 26일 단오 주신인 국사성황신을 단오장으로 모시는 영신제와 영신행차로 절정을 이룬다. 조전제와 단오굿, 관노가면극은 행사 내내 열리며 행사의 흥을 돋운다. 30일 저녁에는 단오제의 막을 내리는 송신제가 열린다. 아울러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창포 머리감기, 신주 담그기, 수리취떡 만들기, 단오부채 및 단오부적 그리기 등의 체험행사가 열린다. 부대행사로는 강릉지역 주민들에게 관심사인 강릉제일·농공고 축구정기전, 단오 주제 의상전시회 및 패션쇼, 강릉사투리 경연대회, 단오제 깃발사진전, 대한민국 단오서화대전 등이 이어진다. 또 강원도립단과 제주도 민속예술단 등 국내와 일본, 중국, 러시아, 캄보디아, 사모아 등의 해외 민속단 공연도 열린다. 한·중·일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아시아’ 공연과 한·중 단오문화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중국단오절 홍보관도 운영한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중 단오문화의 차이와 다름’을 주제로 한 ‘한·중 단오문화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단오장 체험촌에 설치될 ‘중국 단오절 홍보관’에서는 중국의 단오 음식 ‘쫑쯔’ 만들기, 민속놀이 체험 등이 펼쳐져 양국 단오문화를 비교 이해하는 기회를 준다. 강릉 단오제와 중국 단오절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아시아 단오문화의 소통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다. 최종설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은 “단오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단오를 둘러싼 문화적 갈등을 풀고 강릉단오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EBS플러스]

    ●EBS플러스1 06:00 EBS포스 현대문학 07:50 EBS 기본과 특별한 수학(상) 09:40 수능 플러스 외국어영역 10:30 세계테마기행 11:10 역사극장 12:00 내신 6감 수학(상)(하) 15:20 EBS 탐스런 사회문화(재) 18:00 EBS포스 현대문학(재) ●EBS플러스2 09:20 중 3 기술·가정 10:15 딩동댕 유치원 12:00 TV중학 2학년 영어, 한문 15:30 2009 공인중개사 시험대비 강좌 16:00 10급 공무원 시험대비 강좌 17:00 초등 친절한 선생님 사회 3-1, 4-1, 5-1, 6-1 19:00 TV중학 1학년 (재) 영어, 도덕
  • [Zoom in 서울] 수도요금 분쟁 사라진다

    [Zoom in 서울] 수도요금 분쟁 사라진다

    오는 9월부터는 수도요금을 둘러싸고 건물 입주자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12일 고질적인 상수도 요금 분쟁을 없애기 위해 한 건물에 입주한 여러 점포가 개별적으로 수도계량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수도조례’를 60여년 만에 전면 개정한다고 밝혔다. ●누수요금 50% 감면 모든 건물로 확대 개정안을 보면 지금은 영업용, 업무용, 목욕탕용 등 급수업종이 서로 다른 경우에만 계량기를 따로 달 수 있었지만 9월부터는 모든 업종의 계량기를 분리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자연히 수돗물 요금을 둘러싼 이웃간 다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러 점포가 입주해 있는 건물은 누진 요율이 적용돼 한 개 점포만 있는 건물에 비해 더 많은 수도요금을 부담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수도계량기 분리 설치로 건물당 연평균 13만 6678원의 요금을 줄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1만여 영세상인이 연간 19억원의 수도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는 또 가정용에 한정됐던 ‘누수요금 50% 감면’ 대상을 목욕탕 등 모든 건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영업용, 업무용 건물 등은 가정용에 비해 수도요금이 비싸고 누수로 인한 요금도 더 많이 지불해야 하는 데다, 누수량만큼 물 이용 부담금을 추가로 내야 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따라서 시는 영세상인들의 요금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누수요금 50% 감면을 9월부터 전 업종의 건물로 확대한다. ●다가구주택도 노후수도관 개량공사비 지원 노후수도관 개량공사비 지원대상도 165㎡(50평) 이하 단독주택에서 330㎡(100평) 이하 다가구주택으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13만 8000가구에 총 124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요금 장기체납 등으로 가정용 수돗물 공급을 끊을 땐 해당 구청 사회복지부서가 사전 통보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례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달 시의회에 제출된다. 이정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1955년 제정된 수도조례를 약 60여년 만에 전면 개정함으로써 모두 48만 3000가구가 연간 32억원의 요금을 감면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역장들 기막힌 편법 백태

    역장들 기막힌 편법 백태

    “직원 월급 덜 주기, 피복비 제때 안 주기, 사퇴 서약서 받기…” 대전지하철 역장들이 직원을 상대로 각종 편법을 일삼다 적발됐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12일 대전지하철 22개 전 역사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은 편법이 자행됐음을 인정했다. 감사 결과, 12개 역장은 직원 월급을 기준치보다 1인당 1만~6만원씩 덜 준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는 평균 월급 169만원을 권장했다. 직원들에게 월급명세서를 제공하지 않은 역장도 있었다. 역무원은 역마다 10명 안팎이 있다. 9개 역장은 피복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 동·하복용 등으로 이뤄진 피복비는 3년마다 40여만원을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제때 주지 않은 것이다. 특히 김모 역장은 지난 3월 월평역과 갑천역의 역무원들에게 ‘지하철역 평가에서 1등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 ‘광고유치 연간 ○○개 달성’ 등의 목표를 제시한 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진 사직하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가 파문이 일자 최근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다. 일부 역장은 실업자를 고용하면 정부에서 사업체에 1인당 매달 30만~40만원씩 지원하는 ‘고용촉진 장려금’도 부당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개 역장이 2007년부터 역무원 신규 채용 등을 이유로 모두 4000여만원의 장려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촉진 장려금은 계약직에게 지급할 수 없어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하는 역무원은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역장들이 관련 서류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공사 측은 이와 관련, 대전지방노동청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돈을 주로 역 관리비 등으로 썼지만 일부 역장은 개인 용도로도 사용했을 것으로 공사는 추정하고 있다. 대전지하철은 2006년 3월 1단계에 이어 2007년 4월 완전 개통 때까지 공모로 뽑은 역장에 민간위탁, 역당 매달 평균 2100만원을 주고 자율 운영하도록 했다. 역장은 군인, 공무원, 경찰, 기업체 출신이 주류를 이룬다. 역장은 300만~40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역장은 2년 단위로 성과 평가를 받고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역 운영을 무리하게 한 데다 공사 측도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종희 공사 사장은 이날 시민들에게 사과한 뒤 역장의 광고영업 행위 전면 금지, 편법행위 등으로 3회 이상 시정권고시 계약해지 등 조치를 내놓았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5월의 신부’ 황효은, 웨딩화보 공개

    ‘5월의 신부’ 황효은, 웨딩화보 공개

    ‘5월의 신부’가 되는 탤런트 황효은이 웨딩화보를 공개했다.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에 출연 중인 황효은이 1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나르 바이 오스티엄에서 두 살 연하 김의성 씨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공개한 웨딩화보에서 황효은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예비신랑과 코를 맞대고 입가에는 수줍은 미소를 띠고 있다. 황효은은 ‘내조의 여왕’ 방영 후 협찬제의가 잇따랐으나 모두 거절했으며 양가 어르신들의 불편이 예상돼 비공개 결혼식으로 진행한다. 이날 결혼식 사회는 방송인 장영란이, 축가는 뮤지컬 ‘그리스’팀이 부르며 주례는 ‘내조의 여왕’ 공동연출을 맡고 있는 김민식 PD가 맡는다. 황효은은 ‘내조의 여왕’ 촬영으로 인해 신혼여행을 미룬 상태며 결혼 후에도 휴식기간 없이 왕성하게 활동 할 예정이다. (사진제공=EUN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5월인 데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돈 날이 많았다. 도심 한복판 아스팔트는 벌써부터 지글지글 끓는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요즘 직장인들은 휴가 계획짜기에 바쁘다. 유난히 ‘빨간 날’이 적은 올해는 여름휴가가 더더욱 기다려진다. 직장인 2030의 바캉스 계획서를 들여다봤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오는 7월에 결혼하는 직장인 성모(27)씨는 일부러 결혼 날짜를 휴가철로 잡았다. 신혼 여행과 여름 휴가를 붙여 20일을 몰아 쓰려는 전략이다. 예비 신부인 학원강사 이모(27)씨 역시 미리 학원에 양해를 구했다. 성씨는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제대로 휴가를 즐겨보겠냐는 생각에 주위 핀잔에는 두 눈 딱 감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그 대신 결혼 직전까지 동기들의 야근을 도맡기로 했다. 성씨 커플은 신혼여행지로 터키와 그리스를 택했다. 우선 일주일 동안 터키를 돌아본 뒤, 그리스 에게해의 산토리니섬에서 크루즈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성씨는 “결혼 직전까지 야근을 해야 하지만 그 정도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아내와 함께 푸른 지중해 바다를 즐길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웃음이 나온다.”며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29)씨는 ‘실속형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이 싸서 ‘실속형’이 아니라 진로 계획을 위한 휴가라서 그렇다. 5년차 직장인인 김씨는 곧 회사를 그만두고 ‘자아찾기’에 나설 생각이다. 그는 “5년동안 일과 사람에 치이면서 살다보니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부모님은 철 없다고 하시지만 우물 안을 벗어나 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고 털어놨다. 이번 휴가에 프랑스로 갈 김씨는 파리를 둘러보며 내년 초 입학할 학교를 알아볼 생각이다. 우선 프랑스어를 익힌 뒤 제과 제빵기법을 배운다는 게 김씨의 계획이다. 김씨는 “한국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다 알아봤지만, 현지를 다니면서 집값이나 학교 주변 분위기 등을 직접 보고 싶다. 휴가도 즐기고 진로계획도 세우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2년차 회사원 이모(27)씨는 ‘몸 고생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휴양지에 가서 편하게 쉬는 진부한 여행은 싫다. 일상을 벗어나서 내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이씨는 제주도를 자전거로 일주했다. 300km쯤 되는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달렸다. 목과 등은 햇볕에 시커멓게 탔고 근육이 아파 얼마간 파스를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만큼 얻는 게 있었다. 직장 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과 스릴이었다. 이씨는 “평범한 휴가보다 훨씬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면서 “다녀온 후에도 계속 제주도의 풍광이 떠오르고, 주변 사람에게 얘깃거리도 많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쳇바퀴처럼 도는 직장 생활을 떠나 자전거 일주를 하니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고, 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끼게 됐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올해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동해안을 따라가는 7번국도 자전거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힘든 여행도 젊을 때 해보지 언제 해보겠냐.”며 활짝 웃었다. ●책 속에 묻혀 지내는 책벌레파 직장인 이모(33·여)씨는 다음달 일찌감치 휴가를 떠난다. 신혼부부 허니문 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오성급 호텔을 예약해 놓은 이씨는 홀로 독서를 즐기며 휴가를 즐길 작정이다. 남국의 화창한 햇빛을 살포시 가려줄 나무그늘 아래서 칵테일을 한 잔 마시며 책 속에 흠뻑 빠질 상상만 하면 벌써부터 흐뭇해진다. 매일 야근에 쫓겨 신문조차 못 읽었다는 이씨는 휴가동안 읽을 책 리스트도 작성해 두었다. 먹고 자는 시간만 빼면 오롯이 독서만으로 휴가를 보낼 참이다. 시간때우기용 추리소설부터 사회과학 고전, 수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씨는 “장소가 조금 사치스럽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자 공부의 시간인 셈이다. 그동안 비었던 머릿속도 꽉 채워 돌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원 임모(28)씨는 새내기 직장인이다. 1년의 백수생활 끝에 지난해 10월 어려운 관문을 뚫고 꿈에 그리던 직장을 얻었지만 입사 후 고민이 생겼다. 하루하루 바쁜 일에 치여 살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든 것. 대학생 시절, 한 달에 책 10권은 가볍게 읽던 ‘책벌레’ 였지만 은행 일과가 오후 9시나 돼야 끝나는 데다 휴일에는 자느라 도통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임씨의 생활은 자연히 메말라갔다. 함께 ‘시사 동아리’ 활동을 하던 대학 친구들을 만나도 임씨만 줄곧 대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과 환담을 나누며 호감을 사다가도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고객의 한마디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기도 했다. 그런 임씨였기에 처음 맞는 여름 휴가 때는 ‘일주일동안 책 20권 읽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유독 덥다는 올 여름 날씨를 피해 계곡이며 바다를 찾을 만도 하지만 ‘지적 목마름’을 풀기 위해 그 정도는 포기할 수 있다는 게 임씨의 생각이다. 임씨는 요즘 신문의 서평란을 유심히 보며 읽을 도서들을 고르고 있다. 문화 분야는 물론 시사, 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두루 읽을 계획이다. 임씨는 “피곤하다고 잠만 자다보니 금세 머리가 텅 비는 것 같았다. 이번 휴가를 이용해서 꼭 20권의 책을 읽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OK 입사 후 첫 여름휴가를 준비 중인 새내기 직장인 장모(28)씨는 요즘 직장 선배들 몰래 인터넷 검색에 빠져 있다. 가족 여행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장씨는 군생활 2년 2개월을 보낸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행선지로 택했다. 제대한 지 어느덧 6년이 지났기 때문에 배 편이나 현지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전남 순천에 계시는 부모님은 집과 장씨의 군 복무지가 너무 멀어 면회를 한 번도 못 가본 것을 내내 미안해했다. 그래서 장씨는 휴가비용 전액을 스스로 부담할 첫 ‘효도여행’의 장소로 백령도를 꼽았다. 장씨 본인도 군인 시절엔 악몽과 같았던 곳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장씨는 “여름 휴가철에 가면 군부대에서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군용 고무보트를 빌려주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물범 떼들이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면서 “가족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년째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공부 중인 김모(27)씨는 7월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될 행정고시 2차 시험을 끝낸 뒤 직장인 여자 친구와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 둘은 지난해 고시 공부모임에서 만났지만 여자친구가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에 입사하는 바람에 생이별을 해야 했다. 갓 입사해 막내 생활을 하며 힘들어하면서도 자신을 배려해주는 여자친구가 항상 고마웠던 김씨는 여행을 위해 통장에 있는 300만원을 인출하기로 했다. 시간에 쫓기는 김씨가 여섯 달째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모은 돈이다. 김씨는 여기에 부모님으로부터 지원받은 돈을 조금 보태 일본 도쿄로 온천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막바지 공부에 바빠 모든 계획은 여자친구가 도맡아 짜고 있지만 김씨는 7월 달력에 그려진 빨강 동그라미만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김씨는 “공부하느라 힘들었으니 온천물에 몸을 푹 담그고 쌓인 피로를 모두 털어낼 것”이라고 가슴설렜다. ●불황에 대처하는 초절약형 휴가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채모(31)씨는 휴가 계획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불황기이지만 그 중에서도 건설 경기는 사상 최악이라 석 달째 월급이 밀렸다. 회사 측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직원휴직을 강요하는 상황이다. 휴가원도 빨리 내주길 원하는 눈치다.  채씨는 “일주일동안 10만원만 쓰는 초절약형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집과 동네를 벗어나지 않고 소소한 추억을 만들 생각이다. 첫째 날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서 같이 일주일치 장을 보고,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계획이다. 분위기를 돋구워 줄 와인도 챙겼다.  최신 영화 7편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놓고,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순정만화 책도 잔뜩 빌려 놓을 생각이다. 함께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보고 싫증 나면 만화 속에 파묻힐 작정이다.  채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었다. 매일 술에 찌들어 살면서도 정작 여자친구와 마주 앉아 오붓한 술자리를 가져본 적도 없다. 그 때문에 결별 직전까지 간 것도 수차례다. 채씨는 “비록 맛은 없더라도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찾아 근사한 음식을 만들어 줄 생각”이라면서 “분위기만 잘 만들면 프러포즈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를 전했다.  박성국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중동의 교황/김성호 논설위원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합니다. 교회의 무관심과 방관, 그리고 잘못으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용서를 청합니다.” 2000년 한국천주교가 ‘쇄신과 화해’란 제목으로 세상에 내놓은 초유의 반성문. 천주교 유입 이후 200년에 걸쳐 자행한 과오를 처음으로 시인, 민족 앞에 참회한 이 사건은 천주교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2000년 천주교의 과거 반성을 통한 ‘쇄신과 화해’ 다짐은 떳떳지 못했던 종교계의 통렬한 자기점검 측면서 빛이 난다. 외세의 부당한 압력에의 편승과 일제 식민통치기간 민족독립운동에 대한 제재, 압력에 짓눌려 고유문화를 수호하지 못한 도피의 반성으로 요약된다. 천주교의 과거사 반성이 포괄적이나마 개신교계의 반성을 이끌어 낸 것도 물론 우리 기독교계에선 잊지 못할 큰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동반 반성, 참회가 세상의 눈길을 모은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과거의 솔직한 천착과 전통적으로 묵인돼온 권위의 탈피로 창출하는 화해의 가치일 것이다. 정치 못지않은 종교 권력과 그로 인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희생이 비단 200년 전의 일만이 아닐 터. 교회 안 권력과, 종교계에 만연한 권위며 희생을 들춰내 다짐한 쇄신과 화해의 천명은 분명 값진 용기임에 틀림없다. 그해 천주교 2000년 역사에 대해 교황청이 반성하고 난 다음의, 뒤늦은 용기일망정. 종교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지역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순례에 나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연일 화합을 촉구하는 용기 있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엔 분리될 수 없는 연결이 있다.’ ‘기독교인과 이슬람 신자는 신의 숭배자로서 단결해야 한다.’ 그동안 유대교·이슬람교와 심심치 않게 부닥쳐온 국면 전환을 위한 화해 메시지라는 눈총도 있다. 제각각 득실을 따져 보려는 국내 종교계의 해석이며 말들이 분분하다고 한다. 먼 나라 일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기에 앞서 우리 종교계의 현안을 먼저 챙기는 용기를 다시 한번 내봄이 어떨까. 우리 종교계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10급 공무원’들의 이유 있는 항변/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10급 공무원’들의 이유 있는 항변/노주석 논설위원

    공무원 직제상 ‘10급 공무원’은 실재하지 않는다. ‘기능직 ○급 공무원’이 공식 명칭이다. 없는 직급을 들먹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당사자들이 ‘기능직’이라는 명칭에 치를 떨기 때문이다. 1963년 처음 생긴 이래 이 용어는 기능직 사회에서 차별이나 멸시와 동의어처럼 쓰였다. ‘주홍글씨’이거나, ‘한국판 카스트제도’쯤으로 여겨졌다. 왜 그럴까. 세금을 내는 국민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방공무원법 제2조를 보면 일반직 공무원은 기술·연구·행정업무를 담당하며, 기능직공무원은 기능적인 업무를 담당한다고 규정돼 있다. 일반직과의 업무분장이 모호하다. 사무, 운전, 방호, 교환, 간호조무 등 40가지가 넘는 세부 분야가 있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은 94만 5230명. 기능직 공무원은 13%를 상회하는 12만 4000여명에 이른다. 1∼9급까지 일반직 공무원이 ‘정규’ 공무원이라면, 기업의 골칫거리인 비정규직처럼 기능직 공무원들은 자신들을 ‘비정규’ 공무원쯤으로 비하한다. 10급 공무원이라는 명칭도 그래서 나왔다. 공직사회가 일반직과 기능직으로 갈려 수상쩍은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심각성을 알아차린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말 ‘기능직 공무원의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공무원의 자긍심을 깎아내리는 명칭을 바꾸고, 기능직도 5급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자연감소와 명퇴 등으로 자리가 비면 기능직의 일반직 전환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발표되자 난리가 났다. 평소 많아야 검색건수 1000여건에, 댓글은 거의 달리지 않던 행안부 홈페이지가 이날은 검색횟수 1만 1548건에, 댓글 636개가 달렸다. ‘눈 가리고 아웅’식 개선안을 조목조목 따지거나, 기능직이 겪는 압박과 설움을 눈물로 하소연했다. ‘하늘의 별 따기’ 같은 기능직 승진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현실을 외면한 ‘맹탕 개선책’에 기능직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기능직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이방, 형방, 호방으로 불리던 조선시대 아전(衙前)이 떠오른다. 아전들은 두보(712∼770년)의 시구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을 좌우명으로 애용했다고 한다. 사또는 왔다가 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아전은 바닥돌처럼 남는다는 뜻이다. 남명 조식(1501∼1572년) 같은 이는 “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 등 삼정(三政)을 유발한 아전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땅을 쳤다.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은 ‘아전론’에서 목민관의 경계대상 1호로 아전을 지목했다. 상당수의 기능직 공무원이 배우자, 자식, 친지에게 자신의 신분과 직급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콤플렉스와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20년 넘게 근무해도 갓 들어온 일반직 9급 공무원의 아랫자리에 앉아 지시를 받아야 하는 현행 기능직 공무원제도를 그대로 뒀다간 혹여 ‘현대판 아전’이 재현될까 걱정스럽다. 이미 일부 자치구 기능직공무원이 장애인 보조금 등 복지비에 손을 댔다. 신임 이달곤 행안부 장관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을 역임한 자·타칭 ‘행정의 달인’이다. 한국협상협회를 이끈 갈등해결 전문가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에 이어 장관직을 맡으면서 ‘현실에 다가서려고 작심했다.’고 했다. 그런데 공무원 사회를 갈라놓는 갈등에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현안이 또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매주 기출문제로 실전대비… 유형·감각 익혀라

    매주 기출문제로 실전대비… 유형·감각 익혀라

    수능 시험이 200일도 채 안 남았다. 어느새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는 눈 앞이다. 3·4월 교육청 주관의 모의고사가 새로운 문제 유형이나 낯선 지문을 활용한 실험성 시험이라면 남은 6·9월 모의수능은 평가원 수능 출제경향에 충실한 예비실전 성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6월 모의고사 대비전략을 영역별로 소개한다. ■ 새 유형 4~5문제 출제… 올 경향 예고 ●언어 6월 평가원 고사에서는 해마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4~5문제 정도 나온다. 이 가운데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변별력에 영향을 미친 문제는 9월에 비슷한 유형으로 3~4문제로 다시 출제된다. 결국 이 문제들은 11월 수능에 최종 출제된다. 그러므로 지난해와 지지난해 6·9월 그리고 11월 수능에서 나온 패턴을 따라가며 학습하는 능동적 학습법이 필요하다. 현태 정보에듀 언어 강사는 “감을 키우기 위해 일주일에 반드시 1개 정도의 모의고사를 시험시간과 동일한 시간 안에 풀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의할 점은 모의 연습이므로 점수에는 크게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보완할 부분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매일 유형별 30문항씩 선별해 풀어야 ●수리 매일매일 꾸준히 문제를 푸는 게 가장 필요하다. 무작정 푸는 게 아니라 수능유형에 맞는 문제를 선별해 하루에 30문항 정도 시간을 측정해가면서 실전처럼 풀어야 한다. 이전에는 기본 개념에 충실했다면 이제 고난도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험이 어려워진 만큼 4점 고난도 문항들을 어떻게 시간 내에 해결하느냐가 고득점 비결이다. 수능유형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필수다. 수능기출문제나 평가원문제를 심도있게 분석해 어떻게 출제됐는지, 어떻게 출제될 것인지, 예상하면서 공부한다. 백미르 수리영역 강사는 “이 시기부터는 특히 풀기에는 복잡하면서도 원리는 단순한 계산형 문제는 과감하게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도형문제, 문장형 문제, 함수문제, 선택형 문제를 집중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수리 ‘가’형은 공간도형, 벡터, 이차곡선, 미분과 적분, 경우의 수와 확률부분을, 수리 ‘나’형은 경우의 수와 확률, 지수로그 함수, 수열 및 행렬에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관련된 내용을 확인하고 결합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문법보다 듣기·말하기·어휘에 집중을 ●외국어 듣기·말하기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조금만 연습해도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열 정보에듀 외국어 강사는 “이제 기본 문법 등에 집중해야 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했다. 구어체 표현이나 어구들을 학습하고 스크립트를 보지 않고 여러 차례 반복해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 독해 문제의 어휘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제 어휘집을 통으로 외우기보다는 글을 읽으면서 숙지하지 못한 어휘들을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 논리적 글읽기도 중요하다. 수능 독해는 정확하게 해석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논리적 사고를 통해 흐름을 예측한다면 중요한 부분만 포착해도 답을 찾을 수 있다.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예상되는 혼동어휘들을 미리 정리하는 게 좋다. ■ 복습위주로… 심도있는 개념학습 병행 ●사회탐구 탐구과목은 심도있는 개념학습이 필요하다. 예습보다 복습이 중요하다. 반복학습을 바탕으로 원리이해에 중점을 둬야 한다. 사회탐구는 교과서의 개념 원리를 자료로 표현하고 다시 실생활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자료 제시형 문제들은 인문사회학적인 교양과 상상력이 있어야 풀 수 있다. 한상수 탐구영역 강사는 “지금부터 수능 때까지 쉬는 시간 틈틈이 신문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과학탐구 대부분 일선 학교 교과 과정이 2학년 때 Ⅰ과목을 공부하고 3학년이 돼서 Ⅱ과목을 공부한다. 따라서 Ⅱ과목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수험생들이 Ⅱ과목을 기피한다. Ⅰ과목들은 상대적으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바로 문제풀이로 돌입하자. 아직까지 이해도가 낮은 Ⅱ과목은 개념 이해에 초점을 두고 여름 방학 이후에 실전 대비에 들어가면 된다. 박기현 과학탐구 강사는 “수능 및 평가원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해마다 평가원에서 이미 출제됐던 문제라도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문제는 다시 낸다. 정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도움말 정보에듀
  • 괴산 가마솥 다시 끓어오를까

    괴산 가마솥 다시 끓어오를까

    충북 괴산군이 4년째 잠자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마솥을 살리기 위해 고민에 빠졌다. 군민 화합을 위해 수억원을 들여 만든 초대형 가마솥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이다. 11일 괴산군에 따르면 괴산읍 서부리에 있는 가마솥은 상단지름 5.68m, 높이 2.2m, 둘레 17.8m, 무게 43.5t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솥뚜껑을 열려면 기중기를 동원해야 한다. 군민성금 5억원을 들여 2005년 7월 완성됐다. 가마솥은 2007년까지만 해도 괴산청결고추축제 이벤트 등에 활용되며 지역홍보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2005년에는 동지팥죽 5000명분을 끓이고 옥수수 1만개를 찌어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제공했다. 2006년에는 5000명이 한꺼번에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창포물을 끓였다. 2007년엔 옥수수 6000개를 쪘다. 하지만 일각에서 전시성 행정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호주에 더 큰 질그릇이 있어 기네스북 등재 계획도 물거품됐다. 기네스북이 가마솥을 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여기에다 가마솥 제작을 이끌었던 김문배 군수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가마솥은 잊혀지기 시작했다. 가마솥 이벤트는 임각수 군수가 취임하자 2008년부터는 고추축제에서도 빠졌다. 요즘 가마솥을 보러 오는 하루 방문객은 손으로 셀 정도다. 고장의 번영을 기원하고 군민 화합을 위해 제작됐지만 골칫덩어리가 된 것이다. 노승균 괴산군의회 의장은 “단체장이 바뀌면 전임 단체장 사업이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중한 뜻이 담겨진 가마솥의 활용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들어 가마솥 활용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군은 대순진리회가 설립한 중원대(괴산읍 동부리) 캠퍼스 안에 있는 세계 자연사 박물관~괴강관광지~가마솥을 연결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중원대 홍기형 총장은 “민족의 전통신앙을 중시하는 대순진리회와 조상들이 밥을 해먹던 가마솥과는 연관성이 있다.”며 “자연사박물관과 가마솥을 돌아보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반응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마솥 인근에 가마솥 제작 체험시설과 미니어처 판매장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괴산군 문화예술과 김기태 과장은 “예산 등을 고려해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며 “일단 중원대와 관광상품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의회는 가마솥 이전을 제안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괴강관광지 인근에 가마솥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의 구경거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가마솥제작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안이신씨는 “옥수수뿐만 아니라 수제비도 끓일수 있다.”며 “1년에 한두 번이라도 이벤트를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EBS플러스]

    ●EBS플러스1 05:00 한국지리 06:00 고전문학 07:50 특별한 국어(상) 09:40 수능 플러스 수리영역 10:30 세계테마기행 11:10 역사극장 12:00 EBS 내신 6감 국어(상) 15:20 한국지리(재) 18:00 고전문학(재) 21:00 수능특강 선택 고3 중국어 ●EBS플러스2 08:00 중 1 국어, 수학 1-1 09:20 중 1 퍼펙트체크업 수학 1-1 10:15 딩동댕 유치원 11:00 어린이 모험극 <스파크> 12:00 중 2 국어, 수학8-가 15:30 2009 공인중개사 시험대비 강좌 16:30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17:00 초등 친절한 선생님 수학 3-가, 4-가, 5-가, 6-가 19:00 중 1 국어, 수학 1-1(재) 23:00 중 3 국어
  • [EBS플러스]

    ●EBS플러스1 09:20 중 1 국어 10:15 딩동댕 유치원 11:00 어린이 모험극 <스파크> 12:00 중2 국어, 수학8-가 15:30 공인중개사 강좌 16:00 10급공무원 강좌 17:00 초등 국어 3-1,4-1,5-1,6-1 19:00 중1(재) 국어, 수학 20:20 중1(재) 국어 21:40 중2 수학8-가 23:00 중3 국어 ●EBS플러스2 07:50 EBS 기본과 특별한 국어(상) 08:40 기본과 특별한 과학 09:40 수능플러스 언어영역 10:30 세계테마기행 11:10 역사극장 12:00 내신6감 국어(상),물리 13:40 기본과 특별한 국어(상),과학(재) 18:00 고전문학(재) 21:00 수능 고3 일본어 23:00 수능 고3 언어영역
  • 한 총리는 삼악산 날다람쥐?

    한 총리는 삼악산 날다람쥐?

    삼악산은 수천년 간 지킴이 역할을 해 춘천시민들과는 떼 놓을 수 없는 인연을 간직하고 있다. 한승수(73) 국무총리에게도 그렇다. 삼악산 자락인 서면 금산리가 고향인 한 총리는 의암댐이 만들어지기 전 삼악산을 감아 흐르던 신연강(현 북한강)에서 벗들과 수영하며 삼악의 품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창시절엔 뒷동산처럼 오르내리며 청운의 꿈을 키웠다. 보통 3시간 거리인 의암댐~등선폭포 코스를 한 총리는 1시간10분이면 돌파한다. 산행을 함께했던 지인들이 한 총리가 ‘날아다닌다.’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삼악산에 자주 올랐고 골짜기마다 무엇이 있는지, 계절 따라 어느 능선에 철쭉꽃이 피고 지는지, 어느 골짜기 떡갈나무가 움을 틔우는지 눈을 감고도 훤히 그려낸다. 가파른 절벽과 바윗길이어서 젊은 사람들에게도 힘든 산길도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도사’처럼 오르내린다. 고교시절엔 방학 때면 의암댐쪽 상원사에 머물러 삼악산과 인연이 깊어졌다. 당시 한 총리와 함께 공부했던 죽마고우 박흥수(73)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은 “삼악산을 오르내리며 영어 단어를 함께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며 “그때부터 한 총리는 삼악산을 무척 좋아했었다.”고 회상했다. 걸어서 하루해가 짧은 인근 화천의 화악산까지 올랐을 만큼 산을 좋아했다는 것. 서울대 교수와 장관 등을 지낼 때도 틈틈이 오랜 친구처럼 고향의 삼악산을 찾았다. 고향에서 서울을 오갈 때마다 차량에 등산화를 늘 넣고 다니며 습관처럼 올랐다고 한다. 박 원장은 “요즘엔 총리직을 맡아 워낙 일정이 바쁘다 보니 삼악산에 올랐다는 얘기는 못 들었지만 깊은 생각을 할 때나 정책 구상을 할 때마다 삼악산을 찾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우리 함께 별을 만들자/임나라

    [엄마와 읽는 동화] 우리 함께 별을 만들자/임나라

    새벽 6시30분. 깜깜한 성당 마당에 버스 한 대가 공룡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미래야, 얼른 올라타자. 날씨가 매섭네.” 엄마가 손을 잡았다. 미래는 살짝 손을 빼낸 채, 성큼 버스에 올랐다. 그러곤 운전기사 바로 뒷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모자를 푹 눌러써 버렸다. 엄마가 옆자리에 앉는 듯했으나 곁눈도 주지 않았다. 두툼한 겨울옷을 잔뜩 껴입고서도 추위에 발을 구르고 서 있던 사람들이 단숨에 모두 타자 버스는 이내 출발하였다. 맨 나중에 탄 아저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섣달그믐에 태안 바다를 덮쳐버린 기름을 닦으러 새벽 추위를 무릅쓰고 달려오신 교우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일이 마치 바닷물을 숟가락으로 퍼 담는 것과도 같겠습니다만….” 아저씨의 인사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한 아줌마가 앞으로 나오더니 랩에 싼 주먹밥과 우유 한 봉지씩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엄마가 두 몫을 받아 한 몫을 미래의 손에 쥐어 주었다. “아직 따뜻하네. 우유 한 모금 먼저 마시고 나서 천천히 먹어.” 엄마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엄마 몫은 앞좌석 뒤에 매달린 그물망에 모두 넣어 두었다. ‘엄만 먹지도 않을 거면서 왜 나만 먹으래?’ 그냥 짜증이 났다. 풍선처럼 팽팽해진 가슴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아이는 너뿐인 거 같구나? 몇 학년이야?” 버스 통로를 오가던 아줌마가 이제 서서히 동이 터 오는 동쪽 하늘만 뚫어져라 창밖으로 내다보고 있는 미래에게 물었다. 5학년요, 하려 하는데 말이 되어 나오질 않았다. 어젯밤부터 한마디도 말을 해 보질 않았기 때문에 입이 굳어 버린 걸까. “5학년인데, 몹시 추워하네요.” 엄마가 변명하듯 대신 말했다. “이렇게 모녀가 남을 위해 봉사를 떠나니 얼마나 보기 좋아요? 추워도 보람된 일이죠. 이 주먹밥 아줌마가 밤새 만든 거야, 먹어 봐.” 아줌마는 미래의 무릎에 놓인 주먹밥을 들더니 랩을 벗기곤 한 조각 떼어내어 미래 입에 넣어 주었다. 얼결에 입을 우물거렸다. “빈속이라 더 추울 거야. 우유도 마시고.” 우울한 기분과는 달리 새콤달콤한 주먹밥은 아주 맛이 있었다. “딸에게 나눔에 대한 추억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엄마도 그물망에서 우유를 꺼내 한 모금 마시며 이미 뒷자리로 가고 있는 아줌마에게랄 것도 없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캑, 캑. 갑자기 사래가 들려 주먹밥이 목에서 넘어가질 않았다. 엄마가 황급히 등을 두드려 주었다. 하지만 미래는 아직도 숨을 고르지 못해 핵핵대면서도 엄마 손을 차갑게 밀어냈다. 엄마 손은 힘없이 무릎 위에 얹혀졌다. ‘뭐, 추억? 꽁꽁 얼어붙은 겨울 바다로 기름 닦으러 가는 게 추억이 될 거라고? 나를 먼먼 땅으로 내쫓고서 엄마 혼자 추억을 곱씹어 보시겠다는 거지?’ 미래의 속마음을 다 알고 있는지 엄마가 손바닥으로 가슴을 살살 두드리며 큰 숨을 몰아쉬었다. 미래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씩씩거렸다. 아저씨가 백미러로 미래를 넘겨다보며 말했다. 아마 미래를 달래보려는 것 같았다. “엄마가 싫다는 너를 억지로 데리고 온 모양이구나? 기왕 온 거 참고 가 봐. 푸른 바다에 온통 기름덩이가 산처럼 둥둥 떠다니고, 해안의 바위와 수없이 깔린 돌들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 있는 걸 보면 너도 그게 바로 인류의 재앙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게다.” ‘인류의 엄청난 재앙이라는 것쯤 나도 안다고요. 그런데 지금 나는 그곳에 가기 싫어 화가 난 게 아니라고요.’ 미래는 답답한 마음에 의자 깊이 몸을 묻고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바닷가 모래사장엔 외계인 같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자루같이 큰 노란 방수복, 파란 마스크, 빨간 고무장갑, 색색의 털모자와 챙 달린 모자를 제멋대로 삐뚤빼뚤 쓴 사람들이 옷을 있는 대로 껴입어 부풀어진 몸을 천천히 움직이며 콜타르 같은 기름덩이를 걸레로 닦아내고 있었다. 걸레의 종류도 가지가지였다. 수건, 내의, 마대포, 이불홑청, 두루마리째 돌 위에 산더미처럼 부려 놓은 하얀 무명천, 기름이 닦일 것 같지도 않은 나일론 의류 등 집집마다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천들은 모두 모아진 듯했다. 커다란 바위에 매달려 기름을 닦아내는 사람들, 크고 작은 조약돌을 들고 하나하나 반짝반짝 닦아내는 사람들, 웅덩이를 파서 고여 든 기름을 플라스틱 바가지로 끝도 없이 퍼내는 사람들, 말할 시간도 아끼며 모두 묵묵히 자기들이 맡은 일들을 정신없이 해 나가느라 바빠 보였다. 행렬은 멀리 가물가물한 수평선 끝 해안에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미래도 얼굴에 땀방울이 송송 맺히도록 온 힘을 기울여 기름때를 닦았다. 미래보다 더 어린아이들도 많이 와 있었다. 한참 열중하다 문득 눈이 마주치면 고무장갑 낀 손을 높이 흔들며 서로 파이팅을 하기도 했다. “땀 좀 닦자. 여기 깨끗한 수건도 있네.” 엄마가 미래에게 다가와 수건을 몇 겹으로 접어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꼭꼭 찍어내 주었다. 미래는 화들짝 놀라 뒷걸음을 치면서 짧고 매몰차게 말했다. “싫어. 손대지 마.” 팽 돌아서며 미래는 엄마의 슬픈 눈을 보았다. 얇은 칼날에 살을 베일 때처럼 가슴이 섬뜩해졌으나 미래는 짐짓 모른 체 저만치 달음질쳐 엄마와 멀어졌다. 파도가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바위를 덮치고 나선 까르르 멀어져 갔다. 사람들은 손놀림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잠깐씩 파도가 펼쳐내는 장관들을 구경하며 미소를 짓기도 하였다. “멀쩡한 바다에 기름을 쏟아 순식간에 물고기들을 떼죽음시키고…, 바다가 죽어 가네…, 온갖 해초들이 다 죽어가네에. 이런 참변이 어디 있을꼬?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 될 악몽이여, 악몽. 조금만 조심했더라면….” 한 할아버지의 탄식 소리는 바위와 바위가 맞붙어 동굴처럼 파인 곳에 온 몸을 굽혀 검은 기름덩이를 한 움큼씩 파서 양동이에 옮겨 담을 때마다 끊겼다 이어졌다 반복되곤 하였다. “미래야, 어젯밤엔 네게 자세한 얘길 할 수가 없었단다. 사실은 엄마가….” 어느 결에 엄마가 다가와 옆에 서 있었다. “많이 아파. 너도 조금 짐작은 하고 있겠지만.” “아주 많이?” “응. 그래서 아빠에게 널 뉴질랜드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 거야. 다행히 아빠도 이제 정신을 차려서 목수 일도 열심히 하고 계신대. 그곳엔 목조건축 일이 많아서 열심히만 하면 빌더로 인정받을 수도 있어 살기는 괜찮다는구나. 새엄마가 될 그 아줌마에게도 널 반갑게 맞아달라고 했어.” “누가 간댔어? 누가 부탁하랬어? 그럼 엄만 누구랑 살고 치료는 어떻게 할 건데?” 숨 가쁘게 쏘아대던 미래는 사람들이 쳐다보는 듯해서 둑방으로 올라왔다. 엄마도 숨을 할딱이며 따라 올라왔다. “수술을 해 봐야 안대. 엄마가 만약 살아서, 살아서 건강해지면 다시 널 꼭 데려올게. 지금은 너라도 가서 편하게 살아야지.” 미래는 야속한 엄마가 불쌍해 목이 메었다. 더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오후가 되자, 바다는 점점 더 짙은 회색빛으로 변해 갔다. 확성기의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이만 작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만조 때까지 하려 했으나 곧 눈이 쏟아질 것 같으니 서둘러 마무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 길, 안녕히 가십시오.” 그러더니 5분도 채 안 되어 눈발이 마구 흩날리기 시작했다.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자면서도 울었던지 가끔 흐느끼다가 놀라 깨기도 한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따뜻한 엄마의 손길이 느껴졌다. 태안에 기름 유출 사건이 생긴 것만큼이나 미래에겐 아픈 엄마와 헤어져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었다.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미래의 가슴은 또다시 방망이질을 해댔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기지개를 켜는지 끄응, 끄으응, 소리를 내며 버스 안이 부산스러워졌다. 추위에 일하느라 고단했던지 모두 미래처럼 버스에 오르자마자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텔레비전을 켰다. 미래는 창가에 앉은 엄마 쪽을 슬며시 돌아다보았다. 엄마는 잠도 자지 않은 듯 두 손을 맞잡은 채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다. 엄마는 무슨 기도를 하고 있는 걸까. 텔레비전에선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기 시작했다. 기후온난화로 인해 뉴질랜드와 가까운 조그만 섬나라가 해수면이 점점 높아져서 몇십 년 후엔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리란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수면이 높아진 파도가 갑자기 덮쳐들 것을 걱정하며 집 앞을 돌로 쌓기도 하고, 아예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기도 하였다. 모두 근심에 싸인 표정들이었다. 스텔라라는 여자아이가 화면에 나타나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막엔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우리를 도와주세요. 세계의 선진국 모든 사람들이 연료를 덜 사용해 주시고, 자동차를 줄여 주세요. 매연을 줄여 주세요.’ 그리고 이어 순박해 보이는 스텔라 엄마의 모습이 비쳐지며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스텔라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슬프지만 뉴질랜드로 이민 보내려고 해요.’ 스텔라의 눈이 푸른 별처럼 크고 참 맑아 보였다. ‘스텔라야. 나도 뉴질랜드로 가게 될 거 같아. 그곳에서 널 만날 수도 있겠지? 우리 함께 별을 만들자. 그 별을 하늘 높이 띄워 보자. 그리움의 별을 말이야.’ 미래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울고 있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작가의 말 태안 앞바다에 기름 유출사건이 났을 때 두 번에 걸쳐 기름을 닦으러 간 적이 있었다. 차마 맑은 눈으로는 바라볼 수 없는 처참한 환경파괴의 장이었다. 또 한편 지구 저쪽,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바닷물에 잠겨가고 있는 조그만 섬나라를 기억하고 싶었고, 이런 소용돌이 시대 속에서도 묵묵히 변화를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아픔을 그려보고자 하였다. ●약력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하늘마을의 사랑)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파랑이의 구름마차) ▲동화집 : 하늘마을의 사랑, 무화과나무집 ▲현재, 한국조형예술원 근무
  • 수전 보일 “오바마와 저녁이요? 아유 떨려서…”

    수전 보일 “오바마와 저녁이요? 아유 떨려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그녀를 저녁식사 자리에 불러내진 못했다.  영국 ITV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를 통해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로 변신한 수전 보일(48)이 워싱턴에서 함께 저녁이나 들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영국 대중지 ‘뉴스 오브 더 월드’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그녀가 (오바마 대통령의 초대에) 충격을 받고 겁을 냈다.”며 “그녀가 너무도 빨리 초대를 사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아울러 이 소식통은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TV에서 지켜보고 노래부르는 모습을 사랑하게 됐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언을 듣고 기뻐했다.”고 전했다.  보일은 대신 평소처럼 스코틀랜드 블랙번의 고향 집에서 머무르며 머리나 감은 뒤 애완 고양이 페블스와 함께 자신을 스타로 만든 ‘브리튼즈 갓 탤런트’나 시청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녀가 백악관의 초청을 받아든 저녁식사 자리는 전날 워싱턴의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만찬이다.지난 1920년부터 거의 매년 개최돼 오면서 수도 워싱턴의 전통으로 자리잡으며 많은 화제를 낳았던 이 행사를 앞두고 주최측은 보일의 깜짝 출현으로 흥을 돋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뉴스 오브 더 월드가 상상했던 만큼의 ‘은밀하면서도 살가운 초청’은 아니었던 셈이다.  최근에는 언론과 집권세력의 볼썽사나운 유착이란 세간의 시선과 연예인들이 나와 농담이나 주고받는 값비싼 디너쇼로 전락했다는 평판 때문에 권위지를 자처하는 뉴욕타임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빠진다고 밝혔다.  올해는 8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보아온 주인장(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대신 오바마 대통령이란 매력적이고 신선한 주인장이 첫 선을 보여 뭔가 달라졌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소식통은 “보일은 자신이 참석한다면 엄청나게 긴장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전하면서도 “그녀는 언젠가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노래 부르는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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