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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준대표 “이건희 前회장 사면 보도 이르다”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1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복권설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 전 회장 사면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고 많은 분이 얘기하는데 저도 그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 이 전 회장이 경제인으로서 많은 업적을 냈고 존경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미리 준비한 듯 얘기도 먼저 꺼냈다. 겨울올림픽 유치 등을 이유로 재계·체육계에서 필요성을 주장하고, 이에 정부와 여당이 동조하는 듯한 분위기에서 여당 대표가 나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도 이 전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 50여명의 대사면을 이번 주 안에 청와대와 법무부에 건의하려던 참이었다. 정 대표로서는 이 발언을 통해 ‘일관성’을 내보일 수 있었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도 기업인 사면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당시 그는 친형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의 사면 문제에 “(사면제도가) 법을 위반하는 기업인들까지 도와주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기업 친화적’이 아닌 ‘시장 친화적’ 인사임을 강조하는 효과도 노렸다. 결과가 어찌되더라도 경제인 사면·복권을 반대하는 여론에도 점수를 땄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는 정 대표가 ‘제 목소리’를 내려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최고위원 시절에는 현안마다 쓴소리를 내왔던 그다. 그러나 당 대표 취임 이후 주류와 움직임을 차별화하지 못했고 세종시, 4대강 등 거대 이슈에 밀려 여당 대표로서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당무 문제로 일부 당직자와 심한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친서민, 광폭행보’로 관심을 끌었던 ‘취임 초기’를 떠올린 것 같다. 그는 15일 새벽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용산구 원효로 주변에서 거리를 청소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작년 자전거 사고 25% 늘었다

    정부가 국민들의 자전거 이용은 적극 권장하면서 이용자 안전을 위한 시설이나 기준 마련에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사고는 1만 915건으로 전년(8721건)보다 25%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전거 도로가 1만 389㎞인 점을 감안하면 1년에 1㎞당 한 번꼴로 사고가 난 셈이다. 감사원이 200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 송파 등 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1917건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이중 73%가 교차로 또는 자전거 도로와 이면도로의 접속 지점에서 빚어진 자동차와의 충돌사고였다. 자전거가 교차로에서 차량과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다 부딪히거나 우회전하는 차량과 직진하는 자전거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경우 모두 차량 운전자가 자전거를 알아보기 곤란한 상태였다. 해당 교차로에는 자동차의 감속 유도시설이나 주의환기를 위한 표지판이 없었다. ‘자전거이용시설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교차점으로부터 자전거도로 양쪽 10m 시야를 확보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자전거의 과속방지시설만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반대로 차량 과속방지시설은 물론 반사경, 자전거 주의 표지판 설치 규정은 없다. 영국, 미국 등 주요 자전거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자전거 이용설치 기준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 지자체마다 설치 형태가 달라 자전거 횡단도가 보도에 있는 곳도 있고, 차도에 있는 곳도 있다. 자전거 도로 노면 색도 제각각이다. 한편 정부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2018년까지 1조 2456억원을 투입,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투입될 예산은 240억원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개도국 지원규모 ‘빈칸’… 선언적 합의 우려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폐막이 4일 남았다. 개막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은 물론 개도국끼리도 의견이 충돌하는 등 회의가 진행될수록 회의론이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유례없이 110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높은 수준의 정치적 합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과 전망을 짚어본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14일부터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접어든다. 장기협력행동에 관한 특별작업반(AWG-LCA) 등 실무그룹에서 작성된 초안을 바탕으로 각국 장관급 대표들이 폐막일인 18일 열릴 예정인 정상회담 전까지 치열한 협상을 벌인다. 지난 7일 개막 이후 일주일 동안의 성과에 대해 코니 헤데가르 총회 의장은 “상당한(considerable) 논의 진척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풍력이나 태양력 기술을 개도국에 적용하는 문제나, 산림을 더 조성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손쉬운 부분만 합의됐을 뿐이다. AWG-LCA가 내놓은 초안, 그리고 그 초안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 보면 ‘상당한’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진다. 초안의 경우 13차 총회의 ‘발리행동계획’에 따라 선진국의 의무 감축과 개발도상국의 자발적 감축치를 제시했다. 이에 토드 스턴 미 기후변화 특사는 “주요 개도국들이 큰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면 논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거부감을 보였다. 이는 회의 초반 중국의 수웨이 기후변화 협상 대표가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선진국이 발표한 감축 목표치를 비난한 것을 비롯한 개도국의 압박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특히 초안은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 부분은 경우의 수나 범위조차 정하지 않은 채 빈칸으로 남겨뒀다. 돈 문제가 가장 민감하고 쉽게 풀리지 않는 갈등 요소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교토의정서 연장이나 새로운 협약 등 구체적인 협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일단 정치적 합의만 이끌어내고 구체적 합의는 내년 5월 독일 본에서 열리는 실무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정치적 합의’ 수준에 따라 이번 총회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 최악의 결과는 2050년까지 목표에 대한 포괄적 합의만 하고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부터 중간 기점인 2020년까지의 방안에 대해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경우다. 이는 장관급 회의와 정상회담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감축 목표치에서 의견이 접근하더라도 개도국 지원 기금이 최종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유엔은 관련 기금을 연간 100억달러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유럽연합(EU)만 2010~12년까지 매년 35억 4000만달러를 제공키로 했을 뿐, 아직 지원 계획을 밝힌 선진국은 없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낭비방지 사례

    예산은 낭비되기 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원의 연말 불용예산 감사도 있지만 주민참여예산과 예산낭비 신고센터 등 현장에서의 참여가 중요하다.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올 상반기 경기 파주시 교하읍 와동리와 금촌동 간 왕복 4차로를 6∼8차로로 늘릴 계획이었다. 이 도로에는 2001년 농경지에 농기계들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진 3.5m×3.5m, 30m의 지하통로가 있지만 쓰이지 않았다. 주택공사의 사업계획은 기존 통로를 폐쇄하고 옆에 같은 모양의 새 통로를 만드는 것이었다. 쓰지도 않는 통로가 있는데 새로 통로를 만드는 것은 부당하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지하통로를 새로 만드는 것은 없던 일이 됐다. 공사비가 2억 7500만원 절감됐다고 기획재정부 산하 예산낭비신고센터가 밝혔다. 부산 해운대구는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올해 예산 중 43억 6000만원을 절감했다고 행정안전부에 보고했다. 2억원이 소요될 해마루와 청사포의 등산로 정비사업은 자치구 재정여건과 시급한 도로기반 시설정비를 위해서 없던 계획이 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겨울철 탈모예방 어떻게?

    겨울철 탈모예방 어떻게?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체질 탓도 있지만 심신의 스트레스와 잘못된 식습관에다 약물 오·남용과 지나친 다이어트, 여기에 잘못된 두피관리까지 더해져 모발 수는 줄어만 간다. 그러나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들은 “올바른 두피관리 습관을 들이고, 초기 탈모의 징후만 제때 포착해도 예방이 가능하다.”며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중증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탈모를 막는 생활습관 5가지와 대표적인 발모치료법을 알아본다. ■ 이렇게 관리해라 ① 건성두피는 2~3일에 한번 머리감기 두피에 쌓인 노폐물과 비듬, 피지, 박테리아 등은 탈모를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이런 위험인자로부터 두피를 지키기 위해서 지성두피는 하루에 1번, 건성두피는 2∼3일에 한번 머리를 감아줘야 한다. 샴푸는 아침보다 저녁에 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바쁜 탓에 대충 감을 뿐 아니라 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출근하게 돼 모발이 빨리 더러워진다. 단, 체온이 높은 사람은 밤새 피지와 땀, 노폐물이 쌓이므로 아침에 감는 게 좋다. ② 샴푸전 반드시 머리를 빗어야 샴푸 전 나무로 된 굵은 솔빗으로 머리를 빗어 엉킨 머리를 정리해 주면 감을 때 모발이 적게 빠지고, 비듬과 때를 미리 제거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머리를 앞으로 숙인 뒤 목쪽에서 이마 방향으로 빗질해 주면 된다. 이어 귀 옆에서 정수리쪽으로, 이마 위쪽에서 목덜미쪽으로 빗질을 해주면 된다. 샴푸할 때도 두피마사지를 해 주면 혈액순환이 잘 돼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어 샴푸를 적당량 덜어 손바닥에서 거품을 낸 뒤 손가락 안쪽을 이용해 두피에 골고루 문지른 뒤 헹구면 된다. ③ 린스는 모발에만 사용해야 컨디셔너는 두피용이 아니라 모발용이다. 린스를 모발영양제라고 착각해 소홀히 헹구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린스는 적당량을 머리카락 뿌리 끝에만 살짝 발라 잘 헹궈내야 한다. ④ 마르기 전에 머리 묶지 않아야 높은 습도에 땀과 피지가 뒤섞여 두피가 지저분해지면 모발의 생장을 방해한다. 머리를 자주 감더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지루성 피부염 등 두피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 두피 손상뿐 아니라 성장기의 모근에 영향을 미쳐 모발의 휴지기가 빨라지며, 이는 탈모로 이어진다. ⑤ 단백질·비타민·미네랄 섭취해야 불규칙한 식사습관과 편식, 무리한 다이어트 등은 두피와 모발 건강에 상상 이상의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탈모를 겪고 있다면 균형잡힌 식생활을 하되 탈모의 원인인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단백질·비타민·미네랄은 탈모 예방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탈모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는 콩·생선·우유·달걀과 살코기, 케라틴 형성을 돕는 비타민A가 많이 함유된 간·장어·달걀노른자·녹황색 채소, 모발을 튼튼하게 하고 발육을 돕는 비타민E가 많이 함유된 달걀노른자·우유·맥아·시금치·땅콩과 모발 영양분인 철·요오드·칼슘이 많은 해조류 등이다. ■ 이렇게 치료해라 치료는 탈모 진행을 더디게 하거나 가늘어진 모발을 굵게 해 주는 게 주목적이지만 최근에는 모근세포를 자극해 머리카락이 새로 돋게 하거나 모발을 건강하게 하는 치료도 가능하다. 또 자신의 머리카락을 옮겨 심는 이식술도 각광받고 있다. ▲두피테라피 두피 테라피는 모공을 막고 있는 비듬이나 노폐물, 각종 이물질과 피지 등을 제거해 모발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두피 트러블을 예방해 준다. 테라피에는 두피를 청결하게 하는 스케일링과 마사지 등이 포함된다. ▲약물요법 약물요법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치료가 쉬우나 제한적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모낭이 살아 있어야 가능하다. 약물을 투여하면 모발이 굵어지고, 탈모가 멈추며, 새 머리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투약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시작되며, 여성 탈모에는 남성호르몬제를 사용하지 못한다. ▲자가혈치료 자신의 혈액을 원심분리해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PRP)을 만들어 투여하면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콜라겐 합성을 자극, 탈모 부위에서 새 모발을 나게 한다. PRP자가혈 치료는 시술 후 4∼6주면 새로 난 신생모를 관찰할 수 있다. ▲주사요법 메조테라피는 두피에 직접 주사액을 주입해 모발이 자라도록 돕는다. 모근이 살아있는 초기 탈모나 PRP 자가혈 치료로 모근이 돋아난 경우에 적용한다. 6∼10회 시술하면 탈모진행이 멈추고 3∼6개월 후면 모발이 새로 난다. ▲모발이식 모발이식은 탈모가 심하고 살아 있는 모낭이 별로 없을 때 뒷머리 부위에서 자신의 모발을 채취,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방법이다. 이식 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모근이 정착해 새 모발이 나는데, 한번 정착한 모근은 뒷머리의 모발과 수명과 같아 다시 대머리가 되지는 않는다. 앞이마 부위의 중증 탈모에 효과적이며, 눈썹도 이식이 가능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 [깔깔깔]

    ●백수의 등급 1. 초보백수 -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한다. - 만화 가게나 비디오 대여점 주인과 말을 트기 시작한다. - 직업을 물으면 어쩔 줄 몰라한다. - 주머니가 비면 외출이 불가능하다. - 남들 노는 일요일이 되면 허무하게 느껴진다. 2. 어중간한 백수 - 넘쳐나는 시간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비디오 대여점이나 만화 가게주인 대신 가게를 봐 주기도 한다. - 주머니가 비어 있어도 일단 나가고 본다. - 머리를 감지 않고 일주일 정도 버틸 수 있다. 3. 프로 백수 - 무궁무진한 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시테크 전문가. 자신만의 취침 및 기상시간을 고수한다. - 몇 달 며칠을 같이 놀아도 도대체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이가 없다. - 빈 주머니일수록 당당히 행동한다.
  • [무슨 영화 볼까]

    ■ 웰컴(드라마/15세 관람가) 감독 필립 리오레 줄거리 17살 쿠르드인 청년 비랄(피랫 아르베르디)은 그의 연인이 영국으로 떠나자 그녀를 만나기 위해 영국행을 결심하지만 밀항 도중 체포돼 추방된다. 수영으로 도버해협을 건너기로 결심한 그는 수영강사 시몬(뱅상 랭동)을 만난다. 불법체류자들을 돕는 자원봉사를 하는 시몬의 아내는 시몬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집을 떠난 상태. 시몬은 아내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비랄을 돕는다. 하지만 시몬은 사랑을 위해 목숨걸고 도전하는 비랄을 보면서 진심으로 그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감상 잔잔한 감동 ■ 마이 마이 신코 이야기(애니메이션/전체 관람가) 감독 가타부치 스나오 줄거리 풍요로운 자연으로 둘러 싸인 조그만 마을의 말괄량이 소녀 신코. 상상 하기를 좋아하는 신코의 머리 속엔 천년 전의 마을과 그곳에 사는 공주가 늘 함께 한다. 그녀에게 기이코라는 전학생 친구가 생겼다. 둘은 산과 냇가와 바람과 나무 등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 속을 뛰어다니며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돼 간다. 이들은 함께 강가 댐도 만들고 빨갛고 예쁜 금붕어도 키우며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간다. 감상 엄마랑 아빠랑 손잡고 ■ 엘라의 계곡(드라마/15세 관람가) 감독 폴 해기스 줄거리 아들이 명예로운 군인이 되길 바랐던 퇴역 군인 행크 디어필드(토미 리 존스)는 아들이 외출 뒤 부대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한다. 헌병 수사관 출신 행크는 탈영 처리될 위기에 처한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러 직접 군부대로 향하고 단순 마약 사건으로 실종 처리하려는 군수사대와 마찰을 빚는다. 아들 죽음의 실체를 알게 된 행크는 그 동안 조국에 충성했던 자신의 가치관에 혼란을 겪게 되고 오랫동안 간직해온 신념과 갈등한다. 감상 긴박감은 없지만 소소한 교훈
  • 김성은 “정조국 청혼에 친구들도 눈물”

    김성은 “정조국 청혼에 친구들도 눈물”

    결혼을 앞둔 김성은이 자신을 비롯해 친구들의 눈물까지 쏙 빼놨던 예비신랑 정조국의 프러포즈를 공개했다. 김성은은 11일 오후 3시 서울 광장동 워커힐 W호텔 그랜드홀에서 결혼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하는 도중 정조국이 깜짝 등장했다. 정조국은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꽃다발을 주며 결혼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감동해서 눈물 흘렸다. 친구들도 감동해서 다 울더라. 노래도 불러주고 목걸이와 반지도 선물해줬다.”며 “사실 내가 프러포즈 안하면 혼인신고 안하겠다고 말했었다. 이벤트 끝난 후 정조국이 혼인신고 하러 가자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밝게 웃었다. 감동적인 프러포즈로 예비신부를 감동시킨 정조국은 “모든 신랑이 그렇겠지만 내 눈엔 김성은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예쁘다.”고 신부를 향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성은 역시 “정조국의 순수함과 프로다운 모습에 반했다. 배려심도 많고 자상하다.”며 신랑을 자랑했다. 이어 두 사람은 자녀계획에 대해 밝혔다. 김성은이 “우리 두 사람 다 아이를 좋아한다. 되도록이면 빨리 가질 예정”이라고 전하자 정조국은 “아이는 최소한 3명은 낳아야 하지 않겠냐” 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지인의 소개로 만나 1년 넘게 사랑을 키워왔다. 이날 결혼식의 사회는 배우 유준상이, 주례는 이순재가 맡았고 축가는 SG워너비가 부른다. 신혼여행은 김성은의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잠시 미룰 예정이고 신접살림은 서울 삼성동에 마련된다. 김성은은 현재 MBC 일일드라마 ‘이혼하지 맙시다’에 출연중이며 정조국은 2006년과 2007년 아시안컵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현재 FC서울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0만 달러 공룡 도둑 맞아…멕시코 국제 망신

    세계 각국에서 400만 명이 관람했다는 호주의 인기 입체쇼 ‘공룡과 함께 걷기’. 이 공룡 쇼를 유치한 멕시코가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됐다. 쇼에 출연(?)하는 공룡을 도둑 맞았기 때문이다. 멕시코 언론은 “멕시코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얼굴을 붉히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쇼가 열리고 있는 멕시코의 과달라하라에서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관계자는 “지난 4일 쇼를 마친 후 점검을 하는데 작은 공룡 한 마리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어떻게 공룡을 훔쳐갔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각국을 순회하면서 공연을 했지만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멕시코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라진 공룡은 키 1.5m짜리 작은 공룡이다. 리모트 컨트롤로 조정하는 이 공룡의 가격은 약 10만 달러다. ’공룡과 함께 걷기’ 관계자는 “하루에 3번 공연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4일 첫 공연 후 공룡이 사라진 것 같다.”면서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멕시코 당국에 경비강화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공연에서 먹이감으로 사용했던 작은 공룡을 분실함에 따라 공연 내용을 일부 수정, 큰 공룡이 작은 공룡을 잡아먹는 장면을 삭제키로 했다. ’공룡과 함께 걷기’는 같은 이름의 BBC의 다큐멘터리를 소재로 삼아 만들어진 흥행물로 세계를 돌면서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선보인 공연에는 크고 작은 공룡 10여 마리가 출연한다. 공룡은 모두 고가품이다. 키가 13m에 이르는 대형 공룡은 값이 100만 달러에 이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승복군 이제라도 용서를…”

    “지나간 일이지만 죄송합니다. 진작 찾아왔어야 하는데….” 9일 강원 평창군 노동리 계방산 자락 고(故) 이승복 군의 묘지를 찾은 김익풍(68)씨는 고개를 숙인 채 술잔을 올렸다. ‘이승복 제41주기 추모제’를 찾은 김씨는 1968년 11월 울진·삼척지역에 침투해 강원도 산골초등학생이던 승복군을 참혹하게 학살한 무장공비 120명 가운데 한명이었다. 짙은색 양복차림에 백발이 성성한 김씨는 이날 “무장공비에게 항거하다가 무참히도 학살당해 자유민주 수호신으로 산화한 고 이승복 군의…” 추도사가 진행되는 동안 눈을 감고 참회했다. 김씨는 “진작 찾았어야 하고, 계속 오고 싶었는데 이제야 오게 돼 미안하다.”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잔을 따랐다.”고 말했다. 승복군의 형 학관(55)씨도 어렵게 발걸음을 한 김씨의 손을 잡고 용서의 마음을 전하며 41년 만에 화해했다. 학관씨는 “아직도 그들을 보면 어떻게 하고 싶지만 세월이 용서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준 것 같다.”며 “그도 그러고 싶어서 했겠느냐. 국가와 이념, 지시에 따라 그랬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용서의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남침한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124군 부대 소속 120명 중 마지막 잔당으로 울진에서 자수한 뒤 1980년대에는 반공강연 등의 활동을 했으나 현재는 서울 근교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승복 가족 7명 가운데 어머니와 동생 등 4명이 숨졌었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신문 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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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채영, ‘걸프렌즈’에서 강혜정 막춤에 ‘굴욕’

    한채영, ‘걸프렌즈’에서 강혜정 막춤에 ‘굴욕’

    영화 ‘걸프렌즈’에서 코믹연기에 도전한 한채영이 한 달 간 춤과 노래를 연습했음에도 강혜정과 강석범 감독에게 굴욕을 당했다. 한채영은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걸프렌즈’ 언론시사회에서 “감독님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내가 부른 것으로 넣었다고 하더라.”며 “난 당연히 그런 줄 알았는데 대역 쓸 생각을 했다니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한채영이 노래 신에 애착을 보인 이유는 평소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 피나는 연습을 거쳐서 완성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한채영은 “나에게 큰 숙제였는데 열심히 연습하고 배워 만족할 만큼 불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채영이 클럽에서 춤을 추는 신에 숨겨진 굴욕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강 감독은 “한채영이 춤, 노래 등 준비는 제일 많이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땐 강혜정의 막춤에 무너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감독의 장난스런 말과는 달리 영화 속 한채영의 노래와 춤은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한 채영은 노래와 춤 외에도 목 놓아 울고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등 코믹연기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한채영은 “내가 맡은 진 캐릭터는 내 자신이 쾌활한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그 인물만큼 감정을 끌어올리는 게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촬영 과정이 즐거워서인지 그만큼 기분이 났던 것 같다.”고 촬영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걸프렌즈’는 한 남자를 공유하다 절친한 친구가 되는 세 여자의 발칙하고 유쾌한 섹시 코미디로 오는 17일 개봉한다. ‘홍반장’, ‘해바라기’ ‘정승필 실종사건’의 강석범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한채영, 강혜정, 허이재, 배수빈 등이 출연한다. ‘걸프렌즈’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동 곶감값 올라

    ‘감의 고장‘인 충북 영동지역의 곶감 생산이 다소 줄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8일 영동군에 따르면 현재 건조되는 곶감은 56만 7000접(1접 100개)으로 지난해 61만 7000접보다 8.1% 줄었다.이는 지난달 초 이른 추위로 이 지역 감의 10%가량이 냉해를 입은 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감소를 우려한 상인들이 수급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생산감소로 가격은 크게 올라 최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출하되기 시작한 반곶감이 1팩(10개)에 6000원으로 지난해(5000원)보다 20%가량 올랐고 선물용으로 포장된 1.5㎏짜리(30개)는 2만 2000원으로 지난해(1만 9000원)보다 15.8% 오른 값에 팔리고 있다. 영동곶감생산자협회 관계자는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 1접당 5만 8000원을 웃도는 시세가 형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영동 남인우기자niw7263@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저는 ‘사랑의 빨간냄비’입니다

    [뉴스다큐 시선] 저는 ‘사랑의 빨간냄비’입니다

    저는 ‘빨간냄비’입니다. 무슨 냄비가 빨간색이냐구요? 겨울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저를 두고 ‘자선냄비’라고도 부릅니다. 이제 조금 감을 잡으셨다는 반응이 오네요. 어떤 사람들은 저를 30년 전부터 봤다고 하고, 누구는 40년 전부터 봤다고들 합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한국에 처음 도착한 것은 1908년입니다. 손가락으로 꼽아 보니 와우! 벌써 100년이 넘었군요. ‘구세군(The Salvation Army)’들이 저를 데리고 와서 이웃사랑의 대명사로 만들었죠. 제 하루 일과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저를 따라 오세요. 오늘(8일), 저는 서울 지하철 강남역 2번 출구 앞길에 나왔습니다. 강남역 부근에만 저와 똑같은 냄비가 5개나 있군요. 행인이 많은 지역이라 냄비도 많이 나왔나 봅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 이달 하루에만 전국에서 600여개 자선냄비들이 활약한다고 합니다. 낮 12시. 박상식(40), 한영희(29·여) 사관학생이 삼각다리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저를 행인들에게 선보였습니다. 박 사관학생은 “일반 신학교에 다니다가 우리 시대 어떤 곳에 나눔이 필요하고 몸으로 뛰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고민하다가 입교했다.”고 합니다. 봉사정신으로 똘똘 뭉친 분인지라 선한 웃음 뒤에 후광이 비치는 듯하네요. 보통 날씨가 쌀쌀하면 기부금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추워지면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오늘도 어제보단 날씨가 쌀쌀한 것 같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관학생이 나를 인도에 내려놓자마자 한 중년 아저씨가 5000원을 넣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많이 들어오냐구요? 정확하게 숫자를 헤아려보진 않았지만 보통 한 냄비에 60만~70만원입니다. 부유한 사람들이 기부를 많이 할 때도 있지만 주로 기부하는 분들은 중년 아주머니랍니다. 구세군 냄비가 이분들에 의해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합니다. 부디 오늘은 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100만원이 넘기를 기도해 봅니다. 돈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소중한 물건을 기부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어떤 할머니가 손자의 패물을 정성스럽게 싸와서 기부하기도 했구요. 백화점 상품권 수백만원어치를 받은 어느 회사원이 하나도 빼지 않고 우리 냄비에 전달한 사연도 있습니다. 빨간냄비만 보면 쪼르르 달려와 기부하는 아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종교를 초월해 모두 하나가 된다고나 할까요. 저는 가슴시린 차가운 냄비에 불과하지만 벌써부터 마음이 찡해져 옵니다. 오늘은 마침 서봉원(28) 서울신문 수습기자가 체험을 하러 왔다고 하네요. 종을 부여잡는 손길이 다부져 보입니다. 그는 사관학생들이 입는 제복보단 격이 떨어지지만 등에 분명히 ‘구세군’이라는 단어가 적힌 빨간 점퍼를 입고 천천히 종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종은 길이 25㎝, 무게 320g 정도이지만 청명한 소리를 내려면 숙달된 기술이 필요해 다루기가 만만치 않답니다. 처음부터 “따르릉~” 소리가 날리가 만무하죠. “땡그르르~” 소리만 계속 이어지자 서 기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20분 정도 흔들자 드디어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 가볍게 흔들어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오죠. 하지만 아름다운 소리가 나게 하려면 손목이 너무나도 아프기 때문에 몇시간 동안 계속 종을 흔들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서 기자는 “30분 정도 흔들었는데 벌써부터 팔이 아프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계속 종을 흔듭니다. 역시 종을 제대로 흔들기 시작하자 따뜻한 손길이 이어집니다. 오후 2~5시에는 기부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고, 저녁 시간대에 많아진다고 합니다. 서 기자는 태어나서 처음 잡아 보는 종을 계속 흔드느라 보기 안쓰러울 정도이지만 이번에는 옆에서 마이크까지 전달됩니다. 박 사관학생이 말하기를 “힘들어도 마이크를 잡고 얘기를 해야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더 쳐다보고 반응이 좋다.”고 거듭니다. 매일 2시간마다 한번씩 교대하면서 저녁 8시까지 활동하는 사관학생에 비할 바 아니지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도 제 몸속으로 기부금이 한푼, 두푼 전달될 때마다 마음이 더 가벼워진다나요. 10분이 지나도 한명도 기부하지 않을 땐 그의 어깨가 더 쳐져 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13세 아이부터 40대 중년 아저씨까지, 500원짜리 동전부터 5만원까지 기부금이 계속 들어옵니다. 시간이 지나 해가 저물고 강남역을 찾는 행인들이 늘어나면서 제 몸은 더욱 더 따뜻한 온기를 머금습니다. 서 기자는 이날 일정이 마감되는 8시까지 “구세군은 우리나라에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섰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웁시다.”라고 목청껏 외쳤습니다. 또 기부금이 들어올 때마다 허리를 깊이 숙이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종과 마이크만 들면 허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마음이 경건해진다고 합니다. 그도 이제 기부의 참뜻을 이해한 것이겠지요. 마지막 돌아가는 길에 직접 지갑에서 돈을 꺼내 냄비에 돈을 넣는 선한 모습까지 보입니다. 서 기자의 노력 덕분일까요. 오늘은 기부금이 무려 80만원이나 모였습니다. 평균 기부액을 넘어서니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대략 30분에 20명이 기부했다고 박 사관학생이 설명하네요. 1만원부터 1000원까지 기부액이 다양하지만 2000~3000원을 넣고 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기부하면 뒤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계속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기부하도록 하려면 누군가 먼저 발걸음을 떼야 한다는 말이죠. 좋은 소식이 연이어 들립니다. 주방용품 업체인 휘슬러코리아가 성금 1억원을 모아 구세군에 2.5t ‘사랑의 밥차’를 기부했다고 하네요. 구세군과 이 회사는 서울역에서 이 차량을 이용해 오전 11시부터 인근 노숙인들에게 400명분의 식사를 제공했답니다. 휘슬러코리아 직원 60명과 구세군 자원봉사자 40여명이 참석해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회사는 매년 우리 빨간냄비를 지원하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식사를 대접받은 몇몇 할아버지들은 “구세군하면 빨간냄비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따뜻한 식사까지 대접하는 줄 몰랐다.”면서 연신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저는 내일을 위해 제자리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실물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들리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어려운 이웃이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난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립니다. 추운 날씨에 바닥에 불을 지피지 못해 독감에 걸리는 독거노인들의 애타는 마음도 전해져 옵니다.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는 따뜻한 기부가 더욱 필요한 계절입니다. 우리 모두 기부에 참여합시다. 글ㆍ사진ㆍ동영상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구세군의 역사는 1908년 국내 첫발… 20년뒤 자선냄비운동 추진 세계 구세군 창시자는 영국의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 그는 1865년 런던의 동쪽 끝에 살던 가난한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다가 기독교 선교회를 창립, 1878년 ‘구세군’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매춘부나 가난한 부랑자는 당시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퇴출된 단순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구제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부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과 기부 사업 등을 추진했고 이것이 오늘날의 구세군 사회봉사 체계로 이어져 내려왔다. 구세군 교회 구성원들은 ‘병사’로, 성직자들은 모두 ‘사관’으로 불린다. 사관은 일반 교회의 목사와 같은 일을 한다. 제일 위쪽에는 대장이 있고, 각 나라에는 사령관이 있다. 사관과 사관학생들을 이끈다. 전 세계 108개국에 구세군 교회가 건립돼 활동 중이다. 구세군의 해외선교는 1880년부터 시작돼 유럽과 캐나다, 미국 등에 전파됐고, 1895년에는 일본에 처음 알려졌다. 이후 부스 대장이 일본 순회 집회 때 참석했던 조선유학생의 요청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구세군이 들어왔다. 1908년 영국의 로버트 호가드(Robert Hoggard)가 국내 최초의 구세군 교회인 ‘서울 제일영’을 건립한 것. 호가드는 우리 이름으로 ‘허가두’로 불렸고 8년 동안 사관 87명, 교인 2753명을 만들고 교회 78곳을 개척하는 등 맹활약했다. 구세군은 1918년 한 독지가의 기부금으로 서대문구 충정로에 아동구제 시설인 ‘혜천원’ 설립을 시작으로 1926년 윤락여성을 위한 ‘여자관’과 사관학교를 잇달아 세웠다. 1928년부터 자선냄비운동을 전개해 국내 기부문화 확대에 앞장섰다. 일제 치하에서 탄압을 받아 1941년 ‘구세단’으로 명칭이 바뀌고 일본 구세군에 의해 운영되다가 1943년에는 전쟁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쇄조치 당했다. 광복 이후 1947년 새로운 사령관이 부임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종교단체이긴 하지만 ‘자선냄비’를 통해 우리 사회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군대간 게이는 어떤 사랑할까

    군대간 게이는 어떤 사랑할까

    아직은 한국 사회에서 다루기 어려운 주제라고? 그렇지 않다. 이미 국내 영화계에서는 ‘동성애 코드’가 넘치고 있다. 독립영화 얘기가 아니다. 주류영화 얘기다. 두 톱스타의 농염한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쌍화점’을 비롯해 ‘로드무비’, ‘후회하지 않아’, ‘왕의 남자’, ‘주홍글씨’ 등 그 사례들은 많다. 이제 동성애 코드도 경쟁력이 없으면 주목받지 못하는 세상이 됐다. ●‘게이 리얼리티’를 구현하다 영화 ‘친구사이?’는 동성애의 홍수 속에서 ‘리얼리티 카드’를 꺼내든다. 게이들이 사랑하는 방식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그려보겠다는 의도다. 김조광수 감독이 ‘순도 99.9% 게이 로맨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것도 리얼리티를 통해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감독 자신도 게이다. 일단 주제부터 현실적이다. 김조 감독이 2008년 제작한 ‘소년 소년을 만나다’가 10대 게이 청소년의 풋풋한 첫사랑을 애잔하게 표현해 냈다면 이 영화는 20대 게이들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인 군대 문제를 다뤘다. 겉보기에 무척 심각하게 흘러갈 듯도 싶지만 감독의 손맛은 지루하지 않다. 영화의 시작과 말미에 ‘뽕짝 리듬’의 뮤지컬 요소를 삽입한다거나 주인공 민수(서지후)와 석이(이제훈)의 대사 하나하나에 재치를 버무린다. 영화 분위기는 그래서 유쾌하다. 가장 강점은 주인공 커플의 ‘촉촉한’ 감성이다. 민수를 면회온 석이가 시멘트 담벼락 앞에서 아기자기한 대화를 나누는 ‘담벼락 신’은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서로의 새끼 손가락을 꼬아대며 묘한 웃음을 짓는 민수와 석이, 키스를 위해 눈을 감는 석이에게 장난을 치는 민수, 민수를 위해 “요리사가 되겠다.”고 말하는 석이의 다짐은 ‘닭살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냘픈 대화방식, 하지만 결코 여성적이지 않은 이들의 화법은 이성애자들의 눈에 무척 색다르게 다가온다. 동성애자들은 현실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 자신들의 세계가 종종 오도되는 것이 불만이었던 이들은 “이게 정말 게이가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감독은 “어릴 적부터 연애에 대한 촉이 좋았다.”며 은근히 자부심을 드러낸다. 주인공 배우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원래 이성애자인 서지후와 이제훈은 1984년생 동갑으로 절친한 사이다. 문제는 “애인 같지 않고 친구 같다.”는 김조 감독의 지적이었다. 두 사람은 5분 남짓한 담벼락 신을 위해 두 달을 연습했고 게이들이 많이 찾는다는 서울 종로의 한 모텔을 찾아 방황(?)하기도 했다. 지독한 노력 끝에 “그래. 바로 이거야!”라는 감독의 탄성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성애자가 봐야 할 동성애 영화 동성애 코드를 담아내는 주류 영화들은 동성 간의 진한 러브신에 경쟁적으로 열을 올려 왔다. ‘남자끼리 (육체적으로) 어떻게 사랑을 나눌까.’라는 말초적 호기심에 대해 주류 영화계가 충실히 답한 결과일 수도 있고, 다른 동성애 코드와 차별성을 두기 위한 자구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농염한 베드신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나오는 동성애 커플은 애인보다는 친구에 가까워 보인다는 게 일각의 평이다. “대한민국에서 동성애를 제대로 표현한 영화는 거의 없다. 동성애자를 왜곡한 판타지만 있을 뿐이다.” 김조 감독이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뱉어낸 말이다. 물론 이 영화에도 진한 러브신은 있다. 그러나 이는 민수와 석이의 수많은 사랑 방식 가운데 하나일 뿐, 핵심은 아니라는 게 감독의 얘기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 영화에 대해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감독의 의도와 달리 ‘수위’에 쏠리는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시사회를 본 영화평론가들은 “‘아, 게이들은 저렇게 사랑하는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영화”라며 “동성애자보다 이성애자가 봐야 할 영화”라고 말했다. 17일 개봉.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개막] 녹색위 박흥경 협상TF 팀장

    “이번 당사국 총회에서는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참가국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팽팽한 입장 차이를 한국이 좁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러한 역할을 할 것 입니다.” ●자국법상 감축 ‘개도국 등록부’ 제안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코펜하겐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인 4일 만난 박흥경 녹색성장위원회 협상 TF 팀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한국의 협상 전략인 ‘개도국 감축행동 등록부(NAMA Registry)’와 ‘탄소 크레디트 부여(NAMA Crediting)’가 있었다. 박 팀장은 “우리의 제안이 국제 협상 테이블에서 오랫동안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 외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감축행동 등록부는 온실가스의 법률적 감축 의무를 져야 하는 선진국과 감축 의무가 없는 개도국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제사회서도 환영받고 있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이 등록부는 개도국들이 각자 국내법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비율을 정해 일괄적으로 의무 적용하는 것이 아닌, 자체 감축 행동을 적은 국제적인 등록부를 만들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고 감축 실적에 따라 상업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박 팀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국제적으로 모든 국가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감축의무를 주장하지만 중국 등 개도국들은 감축을 위한 국내법을 만들어 노력하되 국제법의 제약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첨예한 입장 대립에 대해서는 감축행동 등록부를 통해 절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안도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박 팀장은 “우리가 제시한 30% 감축안은 유럽연합이 개도국에 제시한 202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15~30% 감축 목표 중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면서 “한국은 선진국의 재원이나 기술 지원을 요구하는 조건 없이 자발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30% 자발적 감축 높은 평가” 박 팀장은 21%, 27%, 30% 감축의 세 가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적어도 30%는 감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온 주인공이다. 처음에는 협상 준비팀 내부에서도 그의 주장이 ‘터무니없이 높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비판에 부딪치기도 했다. 그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국내 7개 기관의 에너지·환경 전문가가 모여 6개월간의 장고 끝에 30% 감축안을 최종 결정하게 됐다.”며 협상 준비 기간을 돌아봤다. 협상 본무대에 오르는 박 팀장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한국의 발언이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말로만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용어 클릭] ●COP: 매년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에서 채택된 합의문은 기본원칙이 된다. ●CMP: 교토의정서에 참가한 당사국들의 총회. 이번 코펜하겐 회의는 다섯 번째 열리는 CMP다. ●AWG-KP: 교토의정서에 따라 만들어진 특별 작업반. 선진국들의 추가 감축과 교토의정서 개정을 논의한다. ●NAMA: 국가별 자발적 감축행동. 구속적인 의무 대신 자국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감축 목표와 방법을 정하는 것. 한국은 개도국들의 감축활동을 장려할 수 있는 NAMA 등록부를 제안한 바 있다.
  • 무늬만 녹색금융?

    무늬만 녹색금융?

    정부의 녹생성장 정책에 발맞춰 금융권이 녹색금융상품을 출시한 지 1년가량 됐다. 하지만 국내 환경문제의 자금줄이 될 시중은행의 녹색금융 1년을 되돌아보면 실적이 저조하다. 녹색 관련 예·적금은 많은데 대출은 턱없이 적다. 은행은 위험부담이 커 대출을 꺼린다. 녹색금융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야 실효성 있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발맞춰 시중은행들이 ‘녹색금융’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는 있지만, 친환경 기업에 대한 대출엔 인색하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은행이 올 한 해 친환경 기업 등 녹색금융 명목으로 대출해준 돈은 모두 6896억원가량 된다. 하지만 소위 빅4의 녹색기업 대출 총액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한 곳의 녹색대출 액수보다 적다. 올 한 해 기업은행이 녹색성장기업 대출 명목으로 대출해준 규모는 1조 717억원에 이른다. ●4대은행 예·적금 5조 5000억원 반면 4대 은행들이 ‘녹색’이란 이름으로 흡수한 예·적금 규모는 5조 5000억원 이상이다. 우리은행은 올 한 해 저탄소 녹색통장과 자전거 정기예금 등을 통해 무려 3조 7366억원을 유치했다. 하나은행이 웰빙과 녹색성장 주제로 판매 중인 ‘S라인적금 그린’은 현재까지 709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각각 5708억원과 5414억원을 끌어모았다. 결국 1년간 ‘녹색’이란 이름을 단 은행들은 돈을 끌어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 돈을 환경을 위한 대출로 연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이 돈되는 주택담보 대출에 집중하는 반면 녹색금융 대출에는 인색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정부의 강한 억제정책에도 지난 10월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76조 5669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1조 1009억원이 불어났다. ●녹색 강조보다는 평가지표 등 마련을 은행들의 입장은 다르다. 녹색대출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위험부담과 불확실성을 꼽는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녹색 신기술은 기술개발해도 기술이 돈으로 연결되는 데 리스크가 높아 적극적으로 대출해 주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환경친화적인 기업이 자료를 제출하고 대출을 신청해도 실상 얼마나 친화적인 노력을 한 것인지 측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기준은 없는 상황에서 대출을 강조하니 은행도 난감하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결국 문제해결을 위해선 녹색 금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가장 시급한 것은 선언적 구호가 아닌 녹색기업과 기술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고 이를 금융에 적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라면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대출을 늘리라는 지적은 은행들에 눈 감고 대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유영규 김민희기자 whoami@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청개구리 소/김춘옥

    [엄마와 읽는 동화] 청개구리 소/김춘옥

    옛날 옛날에, 아기 청개구리와 엄마 청개구리가 살았대. 아기 청개구리는 엄마의 말을 늘 반대로 듣는, 말 안 듣는 청개구리였지. 그런데 어느 날, 엄마 청개구리가 병이 나서 죽게 되었어. “아가야, 내가 죽거든 개울가에 묻어라.” 엄마 청개구리가 죽으면서 말했지. 이번에도 아기 청개구리가 반대로 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아기 청개구리는 이번만큼은 엄마의 말을 잘 듣기로 했어. 엄마를 개울가에 묻은 거야. 이제 청개구리들이 왜 비가 오면 우는지 알겠니? 에이, 그것도 모를까 봐요. 엄마 무덤이 비에 떠내려갈까 봐 우는 거죠. 그래서 내가 엄마 말을 잘 들으라는 말이죠? 얌전히 지내면서 토실토실한 소로 자라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엄마, 나는 이 축사 안에서 다른 소들처럼 얌전하게 있다가 고기소로 팔려가는 게 싫어요. 축사 바깥의 풀밭을 마구 뛰어다니는 게 좋고, 울타리를 쿵쿵 치받는 게 신난다고요. 가능하면 울타리를 넘어도 좋고요. 앗,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 새벽에 우리 축사에 불이 환하게 켜졌어요. 바깥에는 트럭이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서 있네요. 주인아저씨가 다가와 억센 손으로 내 목을 그러잡았어요. 튼튼한 밧줄로 입 주위를 한바퀴 돌리고 양쪽 뿔까지 몇 번 돌려 단단히 묶었어요. 숨이 막힐 것 같아요. “왜 이래요? 엄마, 살려줘요!” “아가야, 아가야!” 엄마도 목 밧줄이 난간에 묶인 채로 소리를 쳤어요. 난 엄마를 돌아볼 틈도 없이 바깥으로 질질 끌려나왔어요. 주인아저씨가 나를 억지로 트럭에 태웠어요. “네 뜻대로 살아라!” 트럭이 떠나는데, 엄마 목소리가 따라 왔어요. 화난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한 목소리였어요. “내 생각대로요? 아니면 내 생각과 반대로요?” 입이 단단히 묶여서 또렷한 말이 되어 나오지 않았어요. 내가 평소에 청개구리처럼 말을 잘 안 들어서 엄마가 거꾸로 말한 걸까요? 아니면 그대로 믿어야 하는 걸까요? 엄마한테 다시 물어봐야 하는데 트럭이 출발했어요. 어느덧 트럭이 우시장에 도착했어요. “자, 어서 내려! 이 놈의 소!” 주인이 내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리며 다그쳤어요. “음, 여기에 매어두면 되겠군.” 주인은 내 고삐를 먼저 와 있던 소들 사이에 맸어요. 그리고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어요. 새삼 엄마가 보고 싶어졌어요. “음메에.” 나는 목청을 돋우고는 하늘을 향해 크게 외쳤어요. 엄마가 내 소리를 들었을까요? “그놈 울음 한번 우렁차군.” 그때였어요. 턱수염이 부스스한 아저씨가 내게로 다가왔어요. 나를 살펴보고 뿔도 만져보았어요. 나는 은근히 기분이 상해서 고개를 푹 숙이고는 노려보았어요. “얘야, 얼른 고개를 들어. 농부들은 소가 고개를 숙이면 사람을 치받을 자세라고 싫어한단다.” 옆에 있던 늙은 소가 낮게 속삭였어요. “제가 바라던 바라고요.” “잘 봐, 저 사람은 농부란다. 땀을 흘려 일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논이나 밭을 가는 일이요? 그러면 내가 고기소로 죽지 않을 수도 있단 말예요?” “아무렴, 너 같은 수소는 역시 쟁기질을 하는 게 제격이야. 농부에게 팔려간다면 더없는 축복이지, 암.” 늙은 소의 말은 솔깃했어요. “성질이 보통 아니군.” 턱수염도 순하지 않은 내가 오히려 마음에 드는 가 봐요. “이 놈의 아비는 힘이 대단했지요. 싸움소로 이름을 날렸던 당찬이의 새끼라니까요.” 저쪽에 가 있던 주인이 다가오며 말했어요. 턱수염이 날 살피는 걸 보고 있었나 봐요. “자, 이만하면 어떻소? 굳이 중개료까지 지불할 건 없잖소.” 턱수염이 만 원짜리 지폐 뭉치를 주인에게 내밀었어요. “좋소, 아주 좋은 놈을 고른 거요.” 주인이 돈을 다 세고 나더니 고삐를 풀어 턱수염에게 건냈어요. 나는 마침내 다른 주인에게 팔린 거였어요. 턱수염의 집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있었지요. 집 뒤 언덕배기엔 산으로 이어진 밭이 넓게 퍼져 있었어요. 축사는 집 옆에 붙어 있었는데, 내가 살았던 곳보다 훨씬 작았어요. 다른 소들은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나 혼자 이 축사에서 살 모양이었어요. “오늘은 편히 쉬어라.” 턱수염이 나를 축사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바닥에는 짚을 새로 깔았는지 보송보송하고 상쾌했어요. “안녕? 난 민수야. 앞으로 잘 지내자.” 아이가 다가와 먹이를 여물통에 넣어 주었어요. 다음날부터 힘든 날이 시작되었어요. 난 쟁기를 끌며 턱수염과 언덕배기 밭을 갈았지요. 봄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일했어요. “우시장에서 말이야.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우린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 언덕배기 밭을 모두 갈자, 턱수염이 아주 기뻐했어요. 나도 처음으로 뭔가를 했다는 뿌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여름이 되자, 아이는 나를 데리고 들판으로 나갔어요. 향기롭고 싱싱한 풀을 맘껏 뜯어 먹을 수 있었지요. 때때로 바람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가곤 했어요. 앞산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는 비릿한 냄새도 섞여 있었고요.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왔어요. “올해는 땅을 좀더 넓혀야겠어.” 턱수염이 언덕배기 밭을 모두 갈아엎은 후에 말했어요. 밭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곳에 있는 숲에 밭을 좀더 만들고 싶었나 봐요. “장마가 지면 흙이 흘러내리지 않을까요?” 아이 엄마가 걱정스럽게 물었어요. “이 정도는 괜찮아.” 턱수염은 곧 사람들을 불러다가 나무들을 잘라버렸어요. 그리고 나와 함께 쟁기질을 해서 밭을 더 넓혔어요. 그리고 밭농사는 작년보다도 훨씬 잘된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여름이 다시 지나고, 가을이 또 다시 지나고, 겨울도 지났을 때였어요. 이제 턱수염이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걸 알았어요. 그동안에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트랙터를 샀던 거예요. 트랙터는 나대신 밭을 척척 갈아엎었어요. 나는 이제 축사에서 여물만 축내게 되었어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까 내가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어요. 그저 고기소로 팔려 갈 날만 기다리는 소가 된 기분이었지요. 여름이 되자, 아이는 여전히 나를 데리고 들판으로 나갔어요. 마음이 불안하니까 전처럼 풀도 맛있지가 않았지요. ‘고기소로 팔려 가기 전에 도망을 칠까?’ 나는 앞산 쪽을 바라보며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의 해맑은 얼굴을 보자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여름날이었어요. 며칠 동안 비가 계속 내렸어요. 산으로부터 물이 계곡을 타고 무섭게 흘러내렸어요. 급기야 불어난 물이 새 밭에 산사태를 일으켰어요. 밭은 흙더미로 변하고 곳곳에 나무뿌리며 돌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왔지요. “아이고, 이를 어쩐대요? 올해 농사를 망쳤으니.” 밤새도록 턱수염의 방에서는 한숨 소리가 들려왔어요. 나는 설핏 잠이 들었다가 누군가가 깨우는 바람에 눈을 번쩍 떴어요. 이른 새벽이었어요. “쉿! 조용히 따라와.” 나는 아이가 이끄는 대로 조용히 따라갔어요. 우리는 들판을 가로질러 어둠을 뚫고 계속 걸어갔지요. 이 들판은 눈을 감고도 걸어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아이와 내가 언제나 함께 쏘다니던 곳이었으니까요. “자, 어서 가.” 앞산 입구에 도착하자 아이가 고삐를 풀어주었어요. 그리고는 내 목을 꼭 껴안더니 살며시 놓아 주는 거예요. “바보야, 아빠가 널 팔 거래. 난 네가 죽는 걸 볼 수 없단 말야. 사실은 벌써부터 널 사려는 사람이 있었어. 물론 나 때문에 팔지 못했지만…. 이젠 나도 어쩔 수 없어. 어서 가.” 아이가 나를 막 떠밀었어요. 나는 그대로 거길 떠날 수밖에 없었지요. ‘이제 어디로 가지?’ 나는 캄캄한 숲속으로 걸어 들어갔어요. 한참을 걸어가다 나무 밑에서 잠시 멈추었지요. 아, 바람이 불기 시작하네요. 어느 여름날 들판에서 풀을 먹다가 맡았던 비릿한 냄새가 나요. 바람을 따라 가봐야겠어요. 쏴아아, 쏴아아.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와요. 그런데 며칠 낮밤 소리를 따라 가다 보니 갑자기 앞이 탁 트였네요. 드넓고 파란 물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요. 내려가는 길에는 계단처럼 층층으로 밭이 있고요. “이랴, 쏴아아! 워워, 쏴아아!” 밭에서 할머니는 쟁기를 끌고 할아버지는 쟁기를 밀고 있어요. 할머니가 마치 나처럼 앞에서 끌고 할아버지는 농부처럼 뒤에서 밀며 사이좋게 쟁기질을 하고 있어요. 정말로 평화롭고 즐거운 풍경이에요. 어느새 나는, 나도 모르게 그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어요. 물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를 한 식구처럼 맞아 주셨고요. 이제 생각해 보니, 엄마는 나에게 내 생각대로 살라고 말했던 거 같아요. 날 청개구리로 여기지 않았던 거죠. ●작가의 말 요즘 소들은 축사에서 편안하게 자라 고기소로 대부분 생을 마감합니다. 과연 축사의 소들은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생각해 봤을까요.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이 축사처럼 잘 만들어진 세상에서 얌전히 살아가길 바라는 건 아닐까요. 아무 탈 없이 자라 엘리트가 되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 여기면서 말입니다. 경계선을 넘어 다른 곳을 기웃거리는 아이들, 그들의 무모한 열정, 낯선 꿈들에 귀 기울이는 어른이길 원하며 글을 씁니다. ●약력 단국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박물관 가는 길’이 당선돼 등단했다. 저서:‘내일로 흐르는 강’ ‘달빛계로 가다’ ‘작은 나라’ 등
  • 레슬링계 저주 또? 우마가 심장마비 사망

    레슬링계 저주 또? 우마가 심장마비 사망

    프로레슬링 WWE에서 활약하던 우마가(36)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레슬링계가 충격에 빠졌다.  남태평양 사모아 출신으로 본명이 ‘에키 에디 파투’인 그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자택 침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부인에 의해 발견돼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그곳에서 2차 심장마비로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고 야후!스포츠의 블로그 ‘얼티메이트 피날레 헤비웨이트’가 전했다.  독특한 얼굴 문신으로 눈길을 끌었던 파투는 19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와일드 사모안’이라 불리는 필살기로 이름을 떨친 삼촌 아파와 시카 아노아이 등의 권유로 여러 친척들과 함께 레슬링계에 뛰어들어 큰 인맥을 형성했다.레슬링계를 떠나 할리우드에도 진출한 ’더 록’ 드웨인 존슨이 그의 사촌이다.  파투의 절정기는 2007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레슬마니아’ 메인 이벤트를 장식하면서였다.당시 그는 WWE 소유주 빈스 맥마혼과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연루된 얘기 속에 등장해 큰 명성을 얻었다.그러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WWE의 약물 규정을 두 번째로 위반한 뒤 재활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해 지난 6월 WWE계약이 종료됐다.   파투는 최근 호주에서 열린 다른 대회에 참여하는 등 복귀를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파 아노아이는 잡지 ‘레슬링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노아이와 파투 가족은 에키를 잃은 데 큰 충격을 받았다.우리의 아들이자 조카이자 형제이자 남편,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표현할 길이 없다.에키가 가족과 동료,친구들,팬들로부터 얼마나 사랑받았는지에서 위안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파투가 36세 짧은 생을 마감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나이 마흔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레슬러들에 포함되게 됏다.누구는 레슬링계의 저주가 다시 도졌다고 한다. 지난 2007년 조지아주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뒤 자살한 크리스 베노아(당시 40)가 가장 끔찍한 사례였다.2005년에는 에디 게레로(당시 38)가 미네소타의 한 호텔에서 심장마비로 숨졌고 1999년 캔자스시티에서 텔레비전 생중계된 경기 도중 케이블에서 추락해 사망한 오웬 하트(브렛 하트의 동생)도 있다.  가까이로는 지난 3월 WWE 소속의 앤드루 테스트 마틴이 34세 나이에 진통제 옥시콘틴 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한국, 16강 갈까? 외신도 ‘갑론을박’

    한국, 16강 갈까? 외신도 ‘갑론을박’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경기를 펼칠 조가 결정된 가운데 한국의 16강 진출 예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어려울 것이라는 외신의 분석이 많은 가운데 일부에서 ‘혼전 양상’을 예상하는 의견이 나왔다. 5일 새벽(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진행된 조 추첨식 결과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그리스 등과 B조에서 16강 진출 티켓을 놓고 대결을 펼치게 됐다. 피파 공식 홈페이지(Fifa.com)는 조 추첨 결과를 분석한 기사에서 B조의 16강 진출국을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로 예상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2002 월드컵이 재현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SPN사커넷 역시 “전 유럽 챔피언 그리스와 최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라는 이유를 들어 한국의 어려운 여정을 예상했다. 그러나 ESPN사커넷은 “나이지리아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난다면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나이지리아전이 16강의 ‘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P통신은 B조에서 혼전이 펼쳐질 것으로 봤다. 아르헨티나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팀의 전력차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통신사는 “이번 조 편성은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말로 아르헨티나 역시 안심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축구전문방송 ‘FOX사커’의 해설자 스토퍼 설리반은 한국을 ‘숨은 강호’로 지목하기도 했다. “과거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들의 축구를 진화시켰다.”고 한국을 분석한 그는 “B조 팀들을 놀라게 할 주인공”이라고 전망했다. 감독들은 자신감을 내비치기보다는 긴장하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마라도나 감독은 “쉬운 상대는 없다.”고 말했고, 샤이우 아모두 나이지리아 감독은 “다른 대륙의 스타일에 빨리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다양한 국가가 모인 조의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스의 오토 레헤겔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16강 진출은 유력해 보인다.”면서 “그리스와 한국, 나이지리아 등 세 팀은 다른 대륙인 데다, 스타일이 달라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은 “어차피 쉬우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충분히 16강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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