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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靑 기획설’ 차단… 정치권 본격 사정 신호탄

    檢, ‘靑 기획설’ 차단… 정치권 본격 사정 신호탄

    5일 오후 국회는 순식간에 ‘불통’ 사태를 맞았다. 현역 국회의원 사무실 11곳이 동시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너 나 할 것 없이 전화기를 든 때문이다. 그만큼 국회의원 집단 압수수색의 충격은 컸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분통’도 채 터뜨리지 못했다. 이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느라 허둥댔다. 사회·문화·교육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검찰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논의하느라 바빴다. 의원들마다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음색은 높았고, 말도 빨랐다. 더 놀란 것은 여당이었다. 안상수 당 대표도, 김무성 원내대표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소식통’ ‘분석통’이라던 의원들조차 해석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보좌진은 긴급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많은 관계자들은 우선 ‘타이밍’에 의미를 두었다. 청와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준비로 정신이 없는 시기인 만큼 ‘청와대 기획설’에는 미리 차단막을 친 점을 주목했다. 그런 만큼 향후 수사는 ‘검찰의 논리’로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사정 정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이른바 ‘권력 행사’라 할 것이 없지 않았느냐. 늘 밀렸고, 힘겹게 일을 추진해 왔다. 이번 일이야말로 첫번째 권력 행사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도 검찰대로 때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른바 ‘대포폰’과 민간인 사찰에 대한 부실 수사 논란으로 여야 모두에서 재수사 요구가 제기됐다. 검찰은 또다시 특검을 수용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에 몰렸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조여왔다. 검찰로서는 이때야말로 분위기 전환의 적기일 수 있다. 압수수색은, 이 같은 검찰 자체의 조직 논리가 정권 후반기 권력형 비리를 잘라내고 레임덕 현상을 늦춰야 하는 정권의 이해와 맞물린 결과라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의도 전체가 파렴치 집단이 됐다.”는 데에 의미를 두면서 “여도 야도 뒤이을 수사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야당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명분도, 여당 내 계파 논쟁이 끼어들 여지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안의 구도가 ‘검찰 대 의회’의 대결로 흐를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목회 사건은 ‘국회의원 11명 압수수색’이라는 초대형 사고를 낼 만한 감이 못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구도라면 여당도 팔짱만 끼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에서는 청목회 수사 이후 대형 비리수사가 뒤이을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연말 정국에 대형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감사원, 지방국세청장 소환 조사

    감사원은 최근 모 지방국세청장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 지방국세청장은 한 업체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감사원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직 모 지방국세청장을 조사했다.”면서도 “아직 조사 중이며 확인된 내용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혐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는 이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주말화제]세종문화회관 2기 시민배우 연극교실

    [주말화제]세종문화회관 2기 시민배우 연극교실

    “상대 배우가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통화가 끊어졌다는 걸 확인한 뒤에 대사를 들어가야 내가 알아차렸다는 뜻이 됩니다. 그 전이나 그 이후에 들어가면 행동과 대사가 연결이 안 돼요. ” “여러분 발 밑에 흰 점선 보이시죠? 그게 분할 조명 표시입니다. 그 선을 넘으면 조명을 못 받아요. 그 점 신경 쓰면서 다시 한번 갑니다. 정신 차리세요. 낼모레가 공연이에요.” “거기서 한 문장 끝나잖아요. 그 대목에서 숨을 끊고 다음 대사 해야죠. 안 그러니까 다음 대사가 무슨 말인지 안 들리잖아요. 그리고 대사 외운 티 내지 말고요.” 지난 4일 오후 9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5층 연습실. ‘진짜 진짜 리얼리티쇼’의 연출을 맡은 강신구씨의 지청구가 쉼 없이 이어진다. 두 시간 전 연습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만두로 빈속을 달래며 “목요일반 표는 벌써 매진됐데.”, “우리 표도 팔려야 할 텐데 어쩌지.”라며 웃어대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뻔히 다 아는 대사에, 상황에, 동선인데 이게 왜 자꾸만 엉키나. 서로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연기에 몰입한다. 이들은 그냥 일반인들. 하여 시민배우다. 정확히는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4월에 뽑은 ‘시민연극교실’ 화요일반 배우들이다. 지난해 1기에 이은 2기다. 45명을 선발, 화·수·목요일반 세팀으로 나눠 각각 ‘진짜 진짜 리얼리티쇼’ ‘고백 오마이 갓’ ‘나비섬 가는 배’를 6~7일 이틀 동안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 무대에 올린다. 아이디어는 김석만 서울시극단장이 냈다. 삶은 연극이라는데, 대학교수, 최고경영자(CEO), 직장인, 주부, 무당까지 다양한 사람을 골고루 섞어서 연극을 만들면 그 어떤 기성 배우나 작품보다 괜찮은 ‘물건’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2기생 약력을 훑어보니 대충 감이 온다. 보험설계사, 교사, 등산학교장, 치과의사, 주부, 카페 매니저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였다. 국민가요 ‘개똥벌레’를 작사한 이흥건씨도 있다. 나이도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공통점이 있다면 연극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 시민배우들은 대본도 직접 만들었다. 거창한 남 얘기가 아니라 소소한 내 얘기를 해보자는 뜻에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린 나를 회복하고 치유해 보자는 의도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이두성 서울시극단 지도단원은 이를 ‘자기화된 것의 표현’으로 정리했다. “간혹 불만스러워하시는 분이 있으세요. 셰익스피어의 명작 같은 걸 해보고 싶었다는 거지요. 그럴 때마다 송강호를 팔아서 진압합니다.” 배우 송강호가 연극무대에 처음 섰을 때, 경상도 사투리에 너무 신경썼다고 한다. 아무리 주변에서 “너다운 연기를 하면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송강호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스러운 연기를 하면서 비로소 영화배우로도 성공했다고 설득하는 거죠. 하하하.” 그런데 이들은 왜 멀쩡한 생업을 놔두고 밤마다 ‘리얼리티쇼’에 매달리는 것일까. 화요일반의 맏언니 장선혜(57) 제인인터내셔널 대표가 대답했다. “처음엔 쳇바퀴 같은 인생에 뭔가 탈출구가 필요해 지원했어요. 와 보니 저 같은 사람이 절반이더군요(웃음). 용기를 내 저지르긴 했는데 그래도 이 나이에 뭐 하는 짓인가 싶어 처음엔 ‘인문학 강의’ 들으러 다닌다고 집에 거짓말했어요. 그런데 이게 하면 할수록 참 재미있더라고요. 이런저런 강의를 많이 들었지만 이런 (시민배우) 프로그램은 정말 흔치 않아요. 희곡에 대한 이론수업 자체가 인문학 강의예요. 그리고 이제는 문화를 즐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해보는 시대 아니던가요?” 1기 선배인 주부 이성주씨도 거들고 나섰다.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어요. 해보면 맛을 알게 돼요. 그래서 12월에 1기 20여명이 모여 손톤 와일더의 ‘우리 읍내’ 공연을 해요. 한번 하고 말 게 아니라 계속 이어가자는 뜻이지요.” 세종문화회관 시민배우교실은 해마다 4월쯤 모집한다. 명동예술극장도 올해 ‘아마추어 배우교실’을 신설했다. 주부반·직장인반 15명씩 선발하고 지원서는 오는 10일까지 접수한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지만 시민배우들의 얼굴은 여전히 흥분과 열정으로 넘쳐났다. 이때 누군가 툭 던지는 말, “그런데 공연 담당 기자분이라면 누구보다 이런 거 먼저 한번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차!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주말 영화]

    ●어썰트 13(SBS 토요일 밤 1시 10분) 12월의 마지막 밤, 디트로이트는 폭설로 고립되어 버린다. 도로가 마비되어 디트로이트의 악명 높은 범죄자들을 실은 호송 차량은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 채 근처에 위치한 13구역 경찰서에 하룻밤을 머물게 된다. 예고도 없이 죄수 호송 버스가 경찰서에 들어서자, 13구역 경찰서 경사 제이크 로닉(에단 호크)은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게다가 버스에 탄 죄수 중에는 디트로이트 최대 마약 범죄 조직의 보스인 비숍(로렌스 피시번)이란 악명 높은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 위험한 범죄자들과 13구역 경찰들 사이의 긴장감으로 살얼음판 같던 경찰서는 느닷없는 한방의 총성으로 균형이 깨지고 만다. 제3의 적은 놀랍게도 마커스 듀발 형사(가브리엘 번)가 이끄는 조직범죄 전담반. 이들은 범죄 파트너였던 비숍이 자신들의 비리를 법정에서 폭로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그를 제거하기 위해 호송차의 뒤를 미행했다. 부패 경찰들이 경찰서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가운데 13구역에 고립된 경찰들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죄수들과 목숨을 담보로 위험한 협상을 벌인다. ●툼스톤(OBS 일요일 밤 12시 20분) 남북전쟁이 끝나고 서부로의 이주가 성행하던 시절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는 은퇴를 하고 그의 형 버질, 모건과 함께 서부 ‘툼스톤’으로 향한다. 그의 절친한 친구 닥 할러데이 또한 결핵 치료를 위해 이곳으로 온다. 악당들을 쫓아내 준 대가로 술집 수입의 4분의1을 벌게 된 와이어트는 사업의 꿈을 키워간다. 하지만 카우보이들의 행패로 마을이 시끄러워지고 보안관 프레드가 살해당하자 버질과 모건은 정의를 위해 앞장선다. 와이어트는 형들의 이런 개입을 못마땅해하지만 결국 함께 카우보이들과 맞선다. 카우보이를 죽인 복수로 모건이 죽고 버질마저 한쪽 팔을 잃자 와이어트는 닥과 몇몇 친구들과 같이 카우보이 소탕에 나선다. 총잡이 링고와의 결투를 앞둔 와이어트를 대신해 닥은 아픈 몸을 이끌고 결투 장소로 간다. ●고요(EBS 토요일 오후 11시) 타지키스탄의 어느 작은 마을. 10살짜리 맹인 소년 코쉐드는 홀어머니와 살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러시아로 떠난 아버지는 소식이 없는 터라 악기를 만드는 공방에서 현악기 조율사로 일하며 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다. 코쉐드는 일반인보다 소리에 예민해 이로 인해 사고가 벌어지곤 한다. 출근길에 아름다운 소리에 취해 엉뚱한 곳으로 가버리는 통에 지각을 하기도 해서 평소에는 귀를 막고 다녀야 한다. 공방의 주인은 이런 코쉐드가 못마땅하지만 코쉐드에겐 그를 친동생처럼 돌봐주는 누나 나데레가 있다. 나데레는 시장 한복판에서 코쉐드를 잃어버려도 코쉐드처럼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해 그를 찾아내곤 한다. 어느 날 지주가 찾아와 집세를 올려달라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공방의 주인은 툭하면 지각하는 코쉐드를 내쫓으려 한다.
  • 특채 비리 외교관 2명 임용 취소

    외교통상부 특채 비리에 대한 행정안전부 감사 결과 모두 2명이 임용 취소 처분을 받아 외교관의 옷을 벗게 됐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 특채 사건의 실무를 주도한 한충희 전 인사기획관은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한 기획관의 직속 상관이었던 임재홍 전 기획조정실장과 한 기획관의 직속 부하였던 김상진 인사운영팀장 및 인사운영팀 소속 모 서기관은 각각 ‘경징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결재라인에 있었던 신각수 1차관은 사건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입증되지 않은 데다 정무직이라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딸과 홍장희 전 스페인 대사의 딸 및 사위의 특채 관련 의혹도 입증되지 않아 이들은 임용 취소 처분을 면하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외교부 특채파동 감사결과를 지난 3일 외교부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감사 결과 이미 사직한 유 전 장관 딸은 올해 특채뿐 아니라 2006년 특채 때도 영어시험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용 취소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올초 별정직 4급으로 특채된 전 세르비아 대사 김모씨는 영어 자격 미달 사실이 드러나 임용취소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공직 근무 연수가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한(20년)에서 1~2년 미달하자 부족한 연수를 채우려고 외교부에 부자격 지원한 의혹이 짙다. 김씨는 유럽권 전문요원이란 명목으로 특채됐지만 지금은 외교안보연구원에서 무보직 상태로 이름만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전 기획관은 김씨 채용을 주도한 혐의도 인정됐다. 2007년 7월 계약직 5급으로 특채된 A씨는 다른 부처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음에도 정규직 경력자로 허위 지원한 점이 인정돼 임용이 취소됐다. 행안부는 지난 6월 특채된 전 전 감사원장의 딸과 2006년과 2007년 각각 특채된 홍장희 전 스페인 대사의 딸 부부에 대해서는 임의로 면접위원을 선정하는 등 인사 담당자들의 잘못은 인정되지만 당사자들의 잘못은 아니라는 이유로 임용 취소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쌍둥이 중 한명만 구해야 하는 엄마…당신이라면?

    쌍둥이 중 한명만 구해야 하는 엄마…당신이라면?

    [영화속으로] 지진으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 당신의 쌍둥이가 묻혀있다. 두 아이가 하나의 축대에 깔린 탓에 아들을 구하면 딸이 죽고, 딸을 살리면 아들이 죽는다. 당신이 엄마라면 누굴 택하겠는가. 눈물도 나오지 않을 만큼 잔인하고 잔혹한 이 상황은 펑샤오강의 영화 ‘대지진’(After Shock)의 도입에 등장한다. 1976년 7월 28일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재난으로 기록된 당산 대지진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소박하고 아름다웠던 한 가정이 자연재난으로 송두리 채 뒤바뀌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인 리위엔(쉬판 분)은 자신을 살리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대신 무너지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망한 남편과, 결정의 순간에 결국 택하지 못한 쌍둥이 중 한 아이에 대한 죄책감에 젖어 산다. 그러나 지진 당시 수 천 구의 시신과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한 아이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리위엔이 선택하지 못했던 쌍둥이 중 한명이다. 30여 년이 지난 뒤, 리위엔과 살아남은 쌍둥이, 그리고 선택받지 못했던 쌍둥이는 또 한 번 전 중국을 참혹하게 만든 쓰촨 대지진 현장에서 다시 만나고 가족은 잃었던 무엇인가를 되찾는다. 스펙터클하고 웅장한 화면을 자랑하는 ‘대지진’이 할리우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난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재난 현장’에 초점을 맞추는 일반 재난영화와 달리, 이 영화에는 실제 당산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대지진 장면을 찍던 날 2000여명의 엑스트라들은 누구의 지시도 없이 자연스럽게 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망연자실함과 살아남은 고통,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등을 표현한 2000명의 엑스트라들은 연기가 아닌 진짜 눈물을 흘렸다. 감독의 부인인자 30여 년이라는 폭넓은 시간을 연기한 배우 쉬판도 영화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두 아이를 모두 구해달라며 울부짖는 젊은 엄마와, 결국 선택하지 못했던 쌍둥이 중 한명에게 무릎을 꿇으며 사죄하는 늙은 엄마의 모습을 놀랄만큼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녀는 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답게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선택받지 못한 쌍둥이의 트라우마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그(또는 그녀)는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엄마에 대한 상처로 30여 년간 가족을 찾지 않는다. 미워만 할 수도, 그리워 할 수도 없는 애매모호한 감정을 쉬이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봉 첫날 3620만 위안(60억 원)의 엄청난 수입을 올리며 ‘아바타’, ‘적벽대전’의 개봉 스코어를 경신한 ‘대지진’은 중국 영화계가 가진 기술력과 자본 뿐 아니라 스토리 파워까지 과시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슴 속에 휘몰아치는 눈물과 감동까지 덤으로 안긴 이 작품은 ‘집결호’에 이어 펑샤오강 감독의 대표작이 되었음은 틀림없다. 영화 속 리위엔이 쌍둥이 아들·딸 중 누구를 택했는지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을 위해 남겨두겠다. 사실, 둘 중 누구를 구했든 그녀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테니 성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몸무게의 두배’ 13세소년 91kg 거대 메기 잡아

    13세 영국 소년이 자기 몸무게의 두 배가 넘는 ‘거대메기’를 낚시로 낚아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잡힌 메기의 몸무게는 91kg. 낚시의 손맛을 제대로 느낀 주인공은 올해 13세의 제이크 노스. 그의 몸무게가 44kg이므로 자기 몸무게의 두 배가 넘는 메기를 낚은 셈이다. 제이크는 아버지 러셀 노스(40)와 형 키어런(15)을 따라 스페인 메키넨사(Mequinenza)의 에브로 강( River Ebro)으로 낚시여행을 갔다. 제이크가 사용한 미끼는 넙치가 주원료인 골프공 만한 떡밥으로 낚싯대에서 100미터정도 까지 드리웠다. 낚싯대에 신호가 오고 낚싯줄을 감는 순간 큰 물고기가 잡힌 느낌이 왔다. 거대메기와의 사투는 25분 정도가 걸렸다. 제이크가 물속으로 끌려들어 갈 것을 우려해 투어가이드가 뒤에서 제이크의 허리를 잡아 주어야 할 정도였다. 제이크는 “메기와의 사투를 벌이는 동안 손이 너무 아파 끌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제이크의 아버지 러셀은 “제이크 나이의 소년이 91kg정도의 거대메기를 잡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 라며 “ 성인 낚시꾼들도 이정도의 메기를 잡는데 는 몇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5) 비즈니스 서밋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5) 비즈니스 서밋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하루 전인 오는 10일부터 1박 2일간 서울 쉐라톤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는 B20(Business 20)이란 이름의 행사가 열립니다. ‘세계 경제대통령들의 모임’ ‘재계의 정상회의’라고 불리는 비즈니스 서밋입니다. 비즈니스 서밋은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처음 제안한 모임으로 전 세계 대표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세계 경제 이슈를 논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회의에는 120개(경제단체 포함) 기업의 CEO가 참석해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논의합니다. 참석자의 면면도 쟁쟁합니다.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 스티브 그린 HSBC 회장, 비그람 팬디트 씨티그룹 CEO, 조지프 선더스 비자 회장,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피터 브라벡 네슬레 회장 등 34개국에서 재계대표가 참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15명의 그룹 총수급 CEO가 참석합니다. 기업당 평균 매출은 439억 달러, 자산도 3410억 달러에 이릅니다. 1개 기업의 자산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훌쩍 넘는 규모입니다. 참석하는 기업의 매출만 합치면 4조 달러. 자산총액은 30조 달러나 되는 천문학적 액수입니다. 30조 달러라고 하니 감이 잘 안 온다고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하루 세번씩 1년 1개월간 빅맥 햄버거를 사 먹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이번 회의에선 4가지 의제가 다뤄집니다. 무역과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안전성,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입니다. 지난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의 공동선언문(코뮈니케)에서 “비즈니스 서밋 워킹그룹(WG)의 작업을 환영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정도로 위상이 강화됐습니다. 그동안 G20은 정부 중심이어서 민간의 의견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비즈니스 서밋은 이런 의미에서 그들(정부)만의 리그가 될 수 있는 G20의 부족함을 채워 줄 대안회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8) 전북 익산 망성 신작리 곰솔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8) 전북 익산 망성 신작리 곰솔나무

    쌀쌀한 아침 바람 잦아들고 태양의 온기가 서서히 대지에 스밀 즈음, 마을 뒷동산으로 아낙네 서넛이 쉬엄쉬엄 올라온다. 공공근로라는 이름으로 마을 주변 정비에 나선 중년의 마을 여자들이다. “옛날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부러 올라와서 청소도 하고, 웃자란 풀도 뽑으면서 흥이 났는데, 지금은 영 맛이 나질 않아요!” 넉살 좋아 보이는 한 여자가 그들보다 먼저 동산에 찾아와 서성대던 나그네에게 인사치레로 먼저 이야기를 건넨다. ‘맛이 떨어진’ 건 동산 한가운데 서있는 훌륭한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새까맣게 말라 죽었기 때문이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신작리. 천연기념물 제188호로 보호하던 곰솔이 이처럼 처참한 운명으로 생명의 끈을 완전히 놓은 것은 이태 전인 2008년 겨울이다. 2007년 여름에 벼락을 맞고 시름시름하다가 마침내 푸른 솔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죽음의 늪에 들었다. 소나무 종류의 나무가 그렇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는 벼락을 맞아 굵은 줄기가 부러져도 곧바로 죽지 않는다. 온전한 수형을 잃어 흉측한 몰골을 한 채로 모질게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소나무 종류는 줄기가 부러지기는커녕 나뭇가지 끝에라도 벼락을 맞으면 나무 전체에 고압 전류가 퍼져 창졸간에 생명을 잃고 만다. 아쉬운 것은 이 나무가 벼락을 맞은 때가 낙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피뢰침 공사를 한창 진행하던 중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이었던 이은복 한서대 교수(생명과학과)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돌아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던 충남 서천 신송리 곰솔도 벼락을 맞고 고사한 뒤여서, 신작리 곰솔만큼은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애썼지요. 나무 치료에 관한 한 최고라 할 만한 전문가들을 총동원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더군요.” 400살이 좀 넘은 신작리 곰솔은 키가 10.2m 이고, 가슴높이에서 잰 줄기둘레는 3.45m 인 큰 나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의 몸피보다 훨씬 커 보인다. 주변에 자신의 위용을 가릴 만한 어떤 장애물도 없는 동산 한가운데 우뚝 서서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그의 늘 푸른 기개에는 거칠 것이 없다. 신작리 곰솔은 우리나라에 살아있는 모든 곰솔과 비교할 때, 규모에서도 따를 나무가 없다. 그러나 그를 훌륭한 나무로 여기는 건,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4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조심조심 다듬어온 그의 매무시를 따를 다른 나무가 없다는 게 더 큰 이유다. 나무를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 다닌 지난 십여 년 동안 이 나무만큼 아름다운 곰솔은 만난 적이 없다. 낮은 자세로 하늘을 향해 경배하듯 서있는 신작리 곰솔의 장엄미는 단연 우리나라 최고의 곰솔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해풍 타고 자라는 검은 피부의 소나무 곰솔 가운데 신작리 곰솔에 견줄 아름다움을 지닌 나무가 있다면, 고작해야 천연기념물 제353호로 지정됐던 서천 신송리 곰솔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그 나무도 신작리 곰솔처럼 2002년에 벼락을 맞아 고사했다. 벼락에 약한 이 땅의 곰솔들이 그렇게 차례차례 무너져 내린 것이다. 소나무의 한 종류인 곰솔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로 한자로는 해송(海松)이라고도 쓴다. 육지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육송(陸松)이라고 하는 것에 견준 한자 이름이다. 또 육송의 줄기 껍질이 붉은 빛을 띠어서 적송(赤松)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해송은 검은 빛을 띠고 있어서 흑송(黑松)이라 부르기도 한다. 흑송을 순우리말로 처음에는 ‘검은 솔’이라고 불렀는데, 부르기 쉽게 혹은 들리는 대로 적다가 ‘곰솔’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게 됐다. ●삶과 죽음 초월한 인간과 자연의 교감 자람은 느리지만, 생명력은 강인한 곰솔은 일단 뿌리만 내리면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잘 살아남는다. 소금기 짙은 해풍을 쐬며 자라는 나무이지만, 육지에서 자라지 못하는 건 아니다. 자생하지 않을 뿐이다. 육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나무이니, 해송이라는 한자이름보다는 곰솔이라는 우리 이름이 더 비숫하게 알맞지 싶다. 특별한 나무를 심고자 하는 기념식수에 특히 곰솔이 많이 쓰이고, 그런 나무들은 사람들의 극진한 보호 덕에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라게 마련이다. 신작리 곰솔도 그렇게 사람들의 보호 속에서 오래도록 잘 자란 나무다. 특히 나무가 자리잡고 살아온 망성면 신작리는 젓갈축제로 유명한 충남 논산 강경읍과 경계지역이다. 충청과 전라도민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만한 나무이다 보니, 두 지역의 화합 상징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오랫동안 이 나무 앞에 충청과 전라의 도민이 모여 축제를 벌인 것도 그래서였다. 몇 해 전만 해도 익산시를 지날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설렐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곰솔이라고 호들갑을 떨어도 선뜻 나서서 말릴 사람이 많지 않을 신작리 곰솔이 있어서였다. 심지어 신작리 곰솔을 직접 만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해도 익산시를 지나는 설렘은 재울 수 없었다. 그만큼 훌륭한 나무가 지켜주는 고장을 지난다는 자체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러나 이제 그 설렘은 나무를 향한 그리움으로 묻어둘 수밖에 없게 됐다. 무릇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길고 짧음의 차이야 있겠지만, 삶은 죽음을 향한 조심스러운 행군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의 짧은 수명에는 비할 수 없이 긴 세월을 사는 나무이지만, 그도 생명체인 이상 죽음을 뛰어넘지 못했다. 신작리 곰솔도 그렇게 자기에게 주어진 명을 다했다. “시커멓게 죽었지만, 죽어서도 참 멋있어요. 그렇죠?” 쪼그리고 앉아 웃자란 풀을 뽑던 아낙이 허리를 펴며 나그네에게 아무렇게나 한마디 던지며 씨익 미소짓는다. 삶과 죽음을 넘어 사람과 나무가 이루는 교감의 표현이 바로 이것이지 싶다. 아낙의 미소에는 금세 죽은 곰솔을 되살릴 만큼의 온기가 담겨있었다. 죽어서도 아름다운 신작리 곰솔의 환한 미소가 천둥처럼, 번개처럼 빈 하늘에 우르르 쏟아져내리는 순간이었다. 글 사진 익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길 전북 익산시 망성면 신작리 518. 천안~논산 간 민자고속국도를 이용하면 익산 신작리 곰솔은 금세 찾아갈 수 있다. 연무나들목으로 나가서 지방도로 69호선의 강경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3.3㎞ 가면 산양리에 이른다. 논길 끝의 자동차 정비소를 지나 좌회전하면 한국폴리텍바이오대학 쪽으로 여강로 삼거리가 나온다. 좌회전하여 700m 쯤 가면 길은 둘로 나뉘고, 길 모퉁이에 주유소가 나온다. 왼쪽 길 100m 쯤 앞 언덕 위에 나무가 있다.
  • 전북 지자체 5년간 777명 특채

    전북도 내 자치단체들이 최근 5년간 777명을 특별 임용한 것으로 나타나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와 도내 14개 시·군이 2005년 1월부터 올 8월 말까지 777명을 특별 임용했다. 분야별로는 계약직 335명, 기능직 191명, 일반직 132명, 별정직 115명 등이다. 자치단체별로는 전북도가 199명으로 가장 많고 전주시 83명, 군산시 56명, 익산시 53명, 정읍시 21명, 남원시 26명, 김제시 33명 등이다. 또 완주군 55명, 진안군 39명, 무주군 63명, 장수군 19명, 임실군 34명, 순창군 26명, 고창군 55명, 부안군에서 15명이 각각 특별 임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감사원은 11월 1일부터 도내 자치단체 특별 임용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원은 1차로 전북도와 무주군에 대해 12일까지 감사를 실시하고 15일부터 26일까지 완주군 등에 대해 2차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막내린 ‘성균관 스캔들’ 제작사 “시즌2 검토중”

    막내린 ‘성균관 스캔들’ 제작사 “시즌2 검토중”

    2일 종영된 KBS 2TV 월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성스)의 속편 제작 여부를 놓고 관심이 뜨겁다. 10%대 시청률로 마감했지만 체감 시청률은 50%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화제작이었던지라 ‘시즌2’를 주문하는 마니아층의 목소리가 높다. ‘성균관 스캔들’의 제작사인 ‘래몽래인’의 이현욱 제작총괄PD는 “워낙 ‘시즌2’의 제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아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 “다만 ‘성스’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저마다 각기 다른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어 ‘시즌2’ 기획에 구체적으로 들어가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소설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과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부로 구성돼 있는 점도 속편 제작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두 소설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몇 달째 베스트셀러 자리를 나란히 지키고 있다. ‘성스’는 인터넷 댓글만도 1일 현재 35만여건(공식홈페이지+디시인사이드 갤러리)을 기록 중이다. 대물 김윤식(박민영 분)과 가랑 이선준(믹키유천 분)을 묶은 ‘물랑 커플’, 걸오 문재신(유아인 분)이 김윤식에게 나무 깍지를 손가락에 끼워준 것에 빗댄 ‘깍지 커플’, ‘미친 존재감’ 구용하(송중기 분), 걸오 앓이 등 숱한 신조어도 쏟아냈다. “사람들이 비겁해지는 건 지키고 싶은 누군가가 있기 때문” 등 드라마 속 명대사 다시 보기도 인기다. 성스의 김태희 작가는 “안 된다는 말로는 절 단념시키실 수 없습니다. 계집의 몸으로 글을 알고자 한 그날부터 지금껏 저는 단 한번도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요.”라는 남장 여자 김윤식의 대사를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로 꼽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공직사회 인사개편 표류] 정치권 포퓰리즘·공직사회 보수성 ‘장벽’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직사회의 높은 보수성,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행정이 빚어낸 ‘삼박자’ 아닌가요.” 공직사회 인사개편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총평이다. 공직사회 인사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는 것은 일반국민이나 정치권, 공직사회 모두 공감한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다른 얘기들이 나온다. 공직사회의 비효율을 질타하던 정치권도 제도 개선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 바로 비판자로 돌아선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입으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맞장구를 치지만 자신에게 조그만 불편이나 불이익이 돌아오면 저항한다. 여기에다가 추진 주체인 행정안전부의 서투른 추진 행태도 한몫을 했다. 공직사회 개혁이라는 명분에 너무 집착해 현실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채 개혁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행안부는 공직채용제도 개선안을 추진하면서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소홀히 했다가 역풍을 맞았고, 여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결국 개선안은 백지화되다시피 했다. 정부 부처의 한 공무원은 “(행안부가)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의지 없이 발표만 해놓고 반응을 살피는 인상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공무원 계급제 개편 등 선진화 계획을 잇달아 쏟아냈지만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놓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7급으로 1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일정 자격을 갖출 경우 6급으로 승진시키는 ‘6급 근속승진’과 관련, 중부권 지방자치단체의 한 인사 담당자는 “기초지자체는 6급이 계장으로, 보직을 신설해야 하는 등 예산과 조직 문제가 뒤따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도나 정책을 내놓기 전에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치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개혁에 대한 공직사회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계급제 개선과 관련, 시범대상이 된 정부 기관 공무원들은 ‘연봉제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마지못해 시범기관 지정에 동의한 처·청에서도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질 때를 기다리듯 손발을 놓은 채 행안부만 쳐다보고 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계급 구조 단순화는 승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자는 측면도 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승진하는 맛을 없애는 역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계급 구조에 익숙한 공직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괜찮은 제도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역풍을 맞았다.”고 소통 부재를 인정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 서울 전경하기자 skpark@seoul.co.kr
  • “잘못했으니까 맞는 것” 대다수 운동부원 ‘폭력 불감증’

    “잘못했으니까 맞는 것” 대다수 운동부원 ‘폭력 불감증’

    서울신문이 서울지역 34개 초등학교 운동부의 체벌 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이유 등 관행적으로 감독이나 선배가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경기 파주 A초등학교 축구부 소속 5학년 학생이 코치의 체벌로 두개골이 골절돼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지만 초등학교 운동부에서는 여전히 체벌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학교 운동부 코치나 감독들은 주로 도구를 사용해 체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벌이 확인된 초등학교 운동부 12곳 가운데 ‘플라스틱 봉’이나 ‘나무막대기’로 체벌하는 곳이 무려 10곳이나 됐다. 이들 학교 가운데는 주먹과 발길질은 물론 야구방망이로 무자비하게 체벌하는 학교도 2곳이나 있었다. ●여전히 체벌 공공연히 이뤄져 체벌 부위는 엉덩이가 7곳으로 가장 많았고 발바닥(3곳)이 뒤를 이었다. 특정 부위를 정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학교도 2곳이 있었으며,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얼굴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 부위를 때린다는 곳도 1곳이 있었다. 체벌을 하는 주체는 대부분 운동부 감독이었지만 5곳에서는 선후배 사이에서도 체벌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벌할 때 감독이나 선후배가 한두 차례 학생을 때리는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1회에 10대 이상 때리는 곳도 3곳이나 됐다. 맞는 것이 싫어 운동을 그만둔 학생도 있었지만 대다수 학생은 체벌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A초등학교 축구부원인 4학년 지모(10)군은 “5학년으로 올라가면 도저히 (매맞는 것을) 못 견딜 것 같아 얼마 전 운동을 그만뒀다.”고 토로했다. 반면 B초등학교 태권도부원인 6학년 김모(12)양은 “맞으면 아프기는 하지만 잘못했으니까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감독이나 선배가 체벌하는 이유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실수했을 때 ▲게임에 졌을 때 등 운동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훈련일지를 써오지 않아서’ ‘밥 두 그릇을 먹고 부모님 도장을 받아오지 않아서’ 등 단순한 이유로 체벌이 이뤄지는 곳도 있었다. ●“맞더라도 계속 운동하고 싶어” 대부분의 운동부에서 수시로 체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곳은 1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체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적인 체벌 외에 폭언과 기합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로 감독이나 선배가 ‘개XX’ ‘씨XX’ ‘엄마 없는 XX’ 등의 심한 욕을 하는 곳이 5곳이었고, 단체로 ‘엎드려 뻗쳐’를 시키거나 쉬지 않고 운동장 수십 바퀴를 돌게 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 학생이 체벌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폭력으로 인식하는 학생도 일부 있었지만 문제 제기를 하기보다 스스로 운동을 그만두는 방법을 택했다. 철저히 갑을(甲乙) 관계인 감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그냥 참는다는 학생도 많았다. C초등학교 태권도부 6학년 김모(12)군은 “엄마에게 말을 해도 신경을 안 쓴다. 말하려고 해도 말할 사람이 없다.”고 울적한 마음을 토로했다. D초등학교 농구부원인 5학년 이모(11)군은 “엄마, 아빠도 (체벌을) 알고 있고 걱정도 하지만 앞으로 꿈이 운동선수라서 (맞아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시장회복 기대속 수도권 매매가 하락세 둔화

    시장회복 기대속 수도권 매매가 하락세 둔화

    지난주 부동산 시장은 이사철을 맞아 중소형 저가매물이 소화되면서 거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역시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성사되면서 매수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다시 둔화됐고, 서울 재건축은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바닥론을 말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급매물이 소화된 이후 아파트 매매시장이 다시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아파트 매매가는 변동률이 ▲서울 -0.02% ▲신도시 -0.02% ▲수도권 -0.01% 등으로 모두 하락했지만 이전 주보다 하락폭은 다소 둔화됐다. 서울의 재건축 시장은 일부 재건축이 사업진행과 개발 호재 등의 영향으로 올라 서울지역이 평균 0.03% 상승했다. 구별로는 ▲송파 0.25% ▲강동 0.03% 등이 올랐고 강남은 0.05% 내렸다. 신도시는 일산 0.06%, 평촌 0.05%, 산본 0.02%씩 내렸다. 분당, 중동은 보합세였다. 분당은 지난 3월 이후 34주만에 하락세를 멈췄지만 급매물이 소진된 후 관망세가 이어졌다. 전세시장은 모두 오름세를 탔다. 서울 0.12%, 신도시 0.06%, 수도권 0.16% 등 가을 이사 수요가 잦아들면서 지난주에 비해 오름폭은 작았지만 상승세는 계속됐다. 특히 서울 노원·양천 등 인기 학군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컸다. 수도권은 시흥, 안산 등 비교적 전셋값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졌다. 하락한 지역은 없었지만 그 동안 수도권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던 광명, 남양주, 화성 등은 가을 이사 수요가 잦아들면서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미국행 화물기 보안 ‘구멍’… 전세계 또 테러공포

    미국행 화물기 보안 ‘구멍’… 전세계 또 테러공포

    미국행 항공 화물에서 폭발물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세계가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의 공조작전으로 큰 화는 면했으나 화물 검색의 허점이 드러나 언제든 화물기를 대상으로 한 폭탄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세계를 발칵 뒤집은 ‘공포의 하루’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이스트미들랜드공항에 머물던 미국행 화물기에서 폭발 의심 물질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영국 보안당국이 첩보를 바탕으로 화물업체인 UPS 소속 항공기를 수색하다 찾아낸 이 소포에는 프린터의 잉크카트리지처럼 꾸며진 작은 물건이 담겨 있었다. 배송지는 미국 시카고의 한 유대교 예배당이었다. 감식 결과 소포 안에는 다행히 폭약이 들어 있지 않았으나 불과 몇 시간 뒤인 이날 오전 9시쯤 두바이 공항에서 ‘진짜 폭발물’이 발견되면서 세계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기내에서 폭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 이 ‘폭탄 소포’는 예멘에서 카타르 국적 여객기에 실려 두바이로 옮겨졌으며 엑스선과 탐지견 수색 등을 통해 걸러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오후 2시쯤 이스트미들랜드공항에서도 폭발물이 담긴 소포가 나왔다. 화물기 테러에 대한 위협이 커지면서 이날 오후 예멘발 민간항공기가 미 F15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뉴욕 케네디 공항에 도착하기도 했다. 미국은 첩보 등을 근거로 이번 테러 음모의 배후에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예멘 지부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두바이 경찰도 “폭발물을 만든 전문적인 수법이 알카에다 같은 테러 집단이 사용했던 방식과 닮았다.”고 말했다. 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에 적발된 폭탄이 지난해 성탄절 미국행 여객기 테러 기도사건 당시 범인이 지녔던 폭발물과 같은 종류라며 두 폭약 모두 알카에다의 폭탄 전문가 이브라힘 하산 알아시리(28)가 제조했을 것으로 미 정보기관이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 정부가 테러범 색출에 속도를 붙이는 가운데 예멘 국방부는 30일 폭탄 소포를 발송한 혐의로 의대에 재학 중인 여대생과 그의 어머니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예멘 정부 관계자는 “위조 신분증 등을 이용해 사건에 개입한 다른 용의자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화물을 이용한 이번 사건으로 전 세계의 보안검색 체계에 구멍이 발견돼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마다 보안검색 규정이 제각각인 데다 첨단기기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발송된 화물은 아무런 검색 없이 항공기에 실리기까지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번 사건의 표적이 된 페덱스나 UPS 등 대형 업체의 화물은 보안당국의 추가검색 없이 항공기에 실리기도 한다. AP통신은 미국으로 반입되는 항공화물 가운데 60%가 여객기에 실려 온다고 강조하면서 이 때문에 향후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이강석 ‘부활 질주’… “동계AG 2연패 찜”

    이강석 ‘부활 질주’… “동계AG 2연패 찜”

    “마음고생이 심해서 그래요.”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는 물음에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강석(25·의정부시청)이 대답했다. 그랬다. 이강석은 그동안 방황했다. 올해 초 동계올림픽을 앞뒀을 때만 해도 붕붕 떠있었다. 멋모르고 나간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그였다. 밴쿠버올림픽을 앞두고도 이규혁(32·서울시청)과 함께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금메달을 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밴쿠버는 이강석 편이 아니었다. 500m 1차 레이스를 앞두고 정빙기가 고장나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0.1초 싸움에서 경기 지연은 ‘독’이었다. 미묘하게 생체리듬이 어긋났다. 결국 0.03초 차이로 4위. 언론은 후배 모태범(21·한국체대)의 금메달에 환호했고, 맏형 이규혁의 올림픽 악연에 눈물 흘렸다. 이강석은 뒷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마음을 잡지 못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다. 웨이트와 러닝을 했지만 기계적으로 반복했을 뿐, 스케이트를 탈 몸은 안 만들어졌다. 본인 스스로 “넋이 나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한두 달이 흘렀다. 어느 순간 이유도 없이 몸이 좋아졌다. 스케이트날이 얼음에 박히는 감이 살아났다. 그리고 29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제45회 전국남녀종목별 빙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2위까지 내년 동계아시안게임(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출전권이 주어지는 터. 1000m 종목이 없어진 데다 국가별 출전선수도 2명(기존 3명)으로 줄어 ‘바늘구멍’이었다. ‘스프린터 트로이카’ 이규혁-이강석-모태범이 모두 출전했다. 그야말로 살얼음판 승부. 이강석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렸다. 출발부터 쉼 없이 얼음을 지친 그는 500m 2차 레이스에서 35초 05에 피니시라인을 끊었다. 1차 레이스(35초 29)를 합친 70초 34로 전체 1위. 모태범(70초 80)도, 이규혁(71초 46)도 제쳤다. 이강석은 모태범과 함께 내년 동계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강석은 “태릉에서 몇 년간 스케이트를 탔는데 오늘 기록이 최고였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많이 힘들었는데, 집중력과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활짝 웃었다. “2007년 창춘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를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자 500m에서 따낸 금메달은 제갈성렬(1996년·하얼빈)과 이강석(2007년·창춘), 둘뿐이다. 반면 밴쿠버올림픽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고 싶다.”던 이규혁은 ‘일단’ 고배를 마셨다. 3위에 그쳐서다. 하지만 1500m를 향한 희망은 오롯하다. 중·장거리를 주종목으로 타온 이종우(의정부시청)와 이승훈(한국체대)에 모태범까지 도전장을 내밀어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되지만 아직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한편 여자 500m는 이상화(한국체대)가 1·2차합계 78초 55로 ‘절대강자’의 면모를 이어갔고, 이보라(동두천시청·79초 98)가 2위를 차지했다. 둘도 내년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남자 5000m에서는 이승훈(6분39초38)과 고병욱(6분44초48·이상 한국체대)이 대회신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자 3000m에서는 박도영(덕정고)이 1위(4분 21초 89)를 차지했고, 이주연(동두천시청)과 김보름(정화여고)이 뒤를 이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한나라 ‘부자감세 철회’ 갈팡질팡 까닭은

    한나라 ‘부자감세 철회’ 갈팡질팡 까닭은

    ‘부자 감세’ 철회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29일 “감세 기조에 변화가 없다.”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 했다. 그러나 감세 문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관통할 핵심 이슈이고, ‘개혁적 중도보수’를 지향하려는 한나라당의 새 정체성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쉽게 가라앉을 분위기가 아니다. ●지도부 “감세기조 변화없다” 쐐기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감세정책은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의 핵심”이라면서 “논란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고흥길 정책위의장도 “(감세 철회를) 본격적으로 논의해 정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 정부는 감세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면서 “감세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 “세원은 넓고 세율은 낮아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감세 철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여권 수뇌부가 논란을 빨리 수습하려는 이유는 자칫 이명박 정부의 조세 정책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중산층·중소기업에 대한 감세는 이미 이뤄진 상황에서 법인세·소득세를 가장 많이 내는 대기업과 고소득층 등 최고세율 대상자에 국한된 감세 논란이 조세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한다. ●“다음 총선 위해서라도 변화줘야” 그러나 다음 총선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은 “‘부자 정당’이라고 공격하는 야당의 예봉을 꺾기 위해서라도 부유층 감세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2년으로 예정된 대기업·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를 이번 기회에 철회하지 않으면 유권자들은 여권의 ‘친서민’, ‘중도보수’ 주장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정두언(서대문구을)·홍준표(동대문구을)·김성식(관악구갑)·김성태(강서구을) 의원이 모두 서울 강북 지역 의원들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여당에서 친서민 정책의 대표주자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최고위원이면서도 감세 철회 ‘깃발’을 든 정두언 의원은 이날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강 특보는 한나라당에 전화를 걸어 감세 기조 유지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강 특보의 정책 때문에 부자 정권이라는 오해를 빚었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면서 “경제특보가 전화를 해 당의 입장이 왔다 갔다 했다면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감세 행보도 주목 서병수·이한구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의 대표적인 ‘경제통’들도 감세 철회를 지지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계획대로 시행하더라도 소득세는 최고세율 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그 구간에서 세금을 좀 더 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까지 하고 있다. 최고 소득층에 한해 증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복지 강화’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심각해지는 재정적자를 해결하고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선 감세 일변도의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 지, 지, 지/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지, 지, 지, 지/안미현 문화부장

    요즘 항간의 우스갯소리 중에 걸 그룹 소녀시대의 ‘지’(Gee)를 히트시킨 일등공신은 청와대라는 말이 있다. 하도 ‘지, 지, 지, 지’ 하고 다녀서다.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2주도 남지 않은 요즘에는 더더욱 그렇다. 공석이든 사석이든 G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으면 모임이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는다는 게 한 공무원의 얘기다. G20. 굳이 거창한 정치·경제적 의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계에서 힘깨나 쓰는 20등만 모인다고 하니, 서열 매기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잣대만 들이대더라도 그 중요성은 금방 와 닿는다. 더욱이 그런 회의를 우리 안방에서 한다니, 좀 지나친 감이 있긴 해도 청와대며, 정부며, 방송이며, 온 나라가 외쳐대는 지, 지, 지, 지를 트집 잡을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런데 말이다. 조금 걱정도 된다. 모든 게 ‘G20 이후’다. 그러다 보니 보이지 않게 상실되는 기회비용이 적지 않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안쓰러운 두 장관의 얼굴이 떠오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다. 두 사람은 8월 끝자락에 보따리를 쌌다가 다시 주저앉았다. 후임들이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중도하차했기 때문이다. 후임을 둘러싼 온갖 의혹들이 터져나올 무렵, 기자들과 고별 점심을 함께한 유 장관은 “이러다가 장관 계속 하시는 것 아니냐.”는 농 섞인 말에 펄쩍 뛰었다. 그런데 그 농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혹자는 죽자고 덤벼도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덤으로 더 얻은 장관 직이니 행복한 경우라고 말한다. 책임질 결정을 하지 않아도, 요령껏 게으름을 피워도 뭐라 할 사람 없으니, 예전만 못 한 파워로 인해 상처받는 자존심만 참아내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자리 보전 중인 두 장관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다. 교체가 예고된 조직의 수장이다. 회사의 일개 작은 조직도 인사설이 돌면 술렁거리기 마련이다. 하물며 모든 풍향계가 유난히 장관에 맞춰져 있는 공무원 조직임에야. 과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단명한 모 교육부 장관은 “재임기간 내내 ‘검토 중’이라는 말만 들었다.”며 공무원 조직의 복지부동에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조만간 나갈 장관에게 부하직원들이 깍듯이 허리를 숙인다 한들 ‘말발’이 제대로 먹힐 것이며, 당사자인 장관인들 큰 그림을 그릴 것인가. 홧김이긴 하지만 국정감사장의 모 국회의원 추궁에 “장관 오래할 생각 없다.”라고 쏘아붙인 유 장관의 말에서 이런 저간의 사정이 묻어난다. 야심차게 꺼내든 카드가, 하나도 아니고 셋씩이나 폐기처분됐으니 청와대로서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꼭 그래야만 했나, 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 와 문제삼을 일은 아니다. 다만 G20이 끝난 뒤에도 한참 시간을 끄는 것은 아닐지…. 장관 인선은 신경쓸 여력도, 신경쓰고 싶은 애정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청와대 분위기가 오지랖 넓은 걱정을 키운다. 공석 중인 감사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장관급)을 비롯해 두 장관 후임 인선은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말 전에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은 곤란하다. 좌고우면하는 대통령 인사 스타일과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지금부터라도 구중궁궐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밑작업이 이뤄지고 있어야 한다. G20이 끝난 뒤 착수하는 것은 늦다. 그럴 리는 만무하겠지만 문화부쯤이야 좀 천천히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안이함은 결코 안 된다. 이미 밑작업이 끝났는데 뭔 소리냐고 냉소한다면, 고마울 일이다. 잔치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 못지않게 잔치 뒤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G20 회의 유치에 성공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불렀다는 대통령의 만세가 제대로 빛을 발할 테니까. 그래야 “관광산업을 키우려면 (주무부처를 문화부에서) 힘 있는 경제부처로 옮겨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현실 앞에서 문화부 공무원들이 더는 고개 떨어뜨리지 않을 테니까. hyun@seoul.co.kr
  • 서울지하철 상가 임대비리 적발

    서울지하철 상가를 임대하면서 상인들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친인척 명의로 점포운영권을 낙찰 받아 불법 전대해온 서울메트로 직원 5명과 계약업체 관계자, 지하철 상인 등 14명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들이 지하철 상가 임대과정에서 횡령, 조세포탈 등 범죄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5월부터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등에 대한 감찰활동을 벌였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의 임대사업 담당직원 A씨 등 2명은 임대계약 입찰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해 지하철 점포를 친인척 명의로 낙찰 받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상인들에게 빌려 주고 그 대가로 1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챘다. 서울메트로의 임대사업 담당 간부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브로커 등에게 입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수천만원을 받았다. 특히 B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역 등 70개 역사 내의 매장 100곳을 묶어 임대하는 ‘명품 브랜드점 임대사업’의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입찰방식을 조작해 서울메트로에 1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찰을 통해 서울지하철의 임대상가 운영 전반에서 구조적인 비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상가 임차 업체들의 상가 무단전대를 통한 판매수익 편취가 성행하는데도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59개 점포를 빌린 S사는 전대금지 조항을 위반, 59개 점포를 모두 제3자에게 불법전대해 서울메트로의 공식 임대료보다 2.5배 정도 높은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S사는 또 점포를 직영하는 것처럼 회계처리하고, 불법전대료 전액을 수입금액에서 누락시키는 수법을 통해 수십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친환경 종이로 더 나은세상 만들 겁니다”

    “친환경 종이로 더 나은세상 만들 겁니다”

    “더 나은 종이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겁니다(Better Paper, Better World).” 태국계 종이업체인 더블에이(Double A)의 씨라윗 리타본 수석 부사장은 최근 태국 방콕 시내의 한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히고 “종이 원료 생산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친환경 공정으로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묘목계약농가 14배 수익… 지역 활성화 실제로 더블에이의 A4용지 생산 전 과정을 들여다보면 친환경, 지역주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블에이는 공장 주변의 농가 150만가구와 계약을 맺고 펄프의 재료가 되는 유칼립투스 나무, 일명 ‘더블에이 페이퍼 트리’를 농가 주변 남은 경작지를 활용해 재배한다. 인위적인 농장 구성 등으로 인한 불필요한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막고 자연 산림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서다. 씨라윗 부사장은 “계약 농가들은 묘목 한 그루당 5바트(약 200원)에 구입한 뒤 남는 잉여 공간에 심어 3~4년간 재배한 뒤 더블에이에 70바트의 가격으로 되판다.”면서 “이를 통해 더블에이는 장기적으로 펄프 공급을 받고 계약 농가는 14배의 추가 수익을 거둬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더블에이는 ‘폐기물 없는 생산공정’으로도 유명하다. 씨라윗 부사장은 “용지 생산과정에서 남는 잔류물을 절대 폐기하지 않는다.”면서 “목재 가공시 발생하는 쓰레기인 우드칩과 나무 껍질 등 목재 부스러기들을 쌀겨와 혼합해 생산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 발전소에서 목재 부스러기들을 이용, 자체 전력을 생산하면서 더블에이는 연간 3억 4000만ℓ의 연료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공정과정에서 남는 전력을 인근 40만명의 주민들에게 공급해 호평을 받고 있다. ●폐기물 ‘0’… 年3억4000만ℓ 연료 절감 공정과정에서 필요한 용수도 공장 인근에 자체적으로 만든 3600만㎡의 인공저수지 ‘그린 호수’(Green lake)에서 공급받는다. 우기 동안 내리는 빗물을 그린호수에 저장한 뒤 이를 용수로 활용한다. 또한 처리된 공장 폐수를 강이나 하천으로 배출하지 않고 인근 산림에 관개수로 사용하고 있다. 씨라잇 부사장은 “더블에이의 폐기물 없는 생산공정은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제시한 원칙과 방법론을 참고하면 더블에이 용지 1팩(500장 기준)당 12.5㎏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기여한다.”면서 “펄프 재료가 되는 더블에이 페이퍼 트리는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연간 670만t씩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방콕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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