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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개혁 2.0’ 발표…2022년까지 장군 76명 줄인다

    국방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하는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2022년까지 장군 정원을 76명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개혁 2.0’ 기본방향을 보고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각군 주요 지휘관, 국방부 직할부대 부대장 및 기관장 등 군 주요인사 143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19명의 참모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국방부를 방문해 군 지휘부와 대면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전군 지휘관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날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현재 436명인 장군 정원을 2022년까지 360명으로 76명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70년 중반 수준으로 장군 정원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각군별 감축 규모는 육군 66명, 해·공군 각 5명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투부대 중심으로 장군 직위를 우선 편성하고 비전투분야 직위 중 민간 활용이 가능한 직위는 예비역 또는 민간전문가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감축 인원은 육군 1·3야전군 사령부 통합 등 부대 개편으로 인한 자연 감축과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 일부 직위의 공무원 전환, 교육·군수·행정 등 비전투부대의 계급 적정화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국방부는 장군 정원 감축에도 불구하고 군단 및 상비사단 등 전투부대의 부군단장, 부사단장 및 잠수함사령부 부사령관, 항공정보단장, 해병대 1·2사단 부사단장 등은 장군으로 편성해 전투력 유지 및 준비태세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부대개편 시기, 인력운영 여건, 법령 개정 소요기간 등을 고려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매년 15명 수준의 감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감축 규모를 기존 2012년 계획인 60명과 2017년 계획인 46명보다 대폭 확대했고, 감축 완료 시기를 2030년 내에서 현 정부 임기 내로 단축했다는 점에서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임기 내 군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을 완료하기 위해 오는 10월 1일 전역자부터 병 복무기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입대일 기준으로 지난 1월 3일 입대자부터 적용되며 현재 군 복무중인 현역병도 혜택을 받게 된다. 복무기간은 총 3개월이 단축된다. 이에 따라 육군·해병대는 21개월에서 18개월로, 해군은 23개월에서 20개월로 줄어든다. 다만 공군은 이미 복무기간을 1개월 단축했기 때문에 24개월에서 22개월로 2개월만 단축할 계획이다. 또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은 24개월에서 21개월로, 산업기능요원은 26개월에서 23개월로 각각 단축할 예정이다. 복무기간 단축은 입대시기에 따라 복무기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14일 단위로 1일씩 단계적으로 단축된다. 예를 들어 2017년 7월 27일 입대하는 육군병의 경우 당초 전역예정일보다 41일 빠른 2020년 3월 16일에 전역하게 된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이날 홈페이지에 세부 입대 일자별 전역일 도표를 게재하고, 다음달 1일부터는 입대일을 입력하면 전역일을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을 개정을 통해 현재 합동참모본부의 공통 직위인 장군과 대령 88명, 장성급 국직부대 지휘관 20명에 육·해·공군을 동일한 비율로 균형 편성하고 같은 자리에 동일군이 연속해서 보직할 수 없게 할 방침이다. 육·해·공군의 합동작전능력을 강조해온 합참의 직위는 육·해·공군 2:1:1 비율 편성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그동안 3:1:1 수준으로 편성돼왔다. 이에 따라 특정군의 전담이 필요한 필수 직위의 경우 장군은 육군 6명, 해군(해병 포함) 2명, 공군 2명으로 편성됐고, 대령은 육군 13명, 해군(해병 포함) 5명, 공군 4명으로 구성됐다. 육·해·공군 장교가 공통적으로 보직할 수 있는 공통 직위의 경우에도 장군은 육군 10명, 해군(해병 포함) 4명, 공군 5명으로 구성됐고, 대령은 육군 35명, 해군(해병 포함) 17명, 공군 17명으로 짜여졌다. 3군의 합동성 발휘를 위해 1:1:1 편성을 원칙으로, 동일군이 2회 이상 연속 보직할 수 없는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공통 직위 장군 19명과 대령 69명은 육·해·공군 각각 6명과 23명씩 나뉘어 편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 합참의 해·공군 직위 인사에도 각군 본부의 인원 부족으로 인한 고충이 있었던 만큼 향후 균형 인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해·공군의 장군·대령 정원의 증원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국방부는 전년 대비 7.0% 인상된 올해 43조 1581억원 규모인 국방 예산을 내년도 8.6% 증가된 46조 9000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향후 연평균 증가율을 7.5% 산정해 국방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방개혁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중기 소요재원은 2019~2023년 5개년 간 270조 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중 전력운영비는 176조 6000억원, 방위력 개선비는 94조 1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그러나 현재 61만 8000여명인 상비 병력이 육군 11만 8000명 감축돼 2022년까지 50만명으로 조정되는 상황에서 전체 국방 예산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다는 점에 대해선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분위기 속에 군 기강 해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군 조직의 신뢰 회복을 위한 자체 노력에 앞서 ‘전방위 안보위협 대응’과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정예화’, ‘선진화된 국가에 걸맞은 군대 육성‘ 등 3대 목표 달성을 이유로 예산 증가부터 요구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지휘구조 개편, 전방위 다양한 위협에 신속대응하는 부대구조 개편을 위한 내년 1월 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및 해군 기동전단과 항공전단 확대 개편 등을 함께 발표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검찰 “안희정, 전혀 반성 안 해…범죄 후에도 피해자에 상처”

    검찰 “안희정, 전혀 반성 안 해…범죄 후에도 피해자에 상처”

    지난 3월 6일 이른 새벽,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아래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 그 전날인 3월 5일, 피해자 김지은씨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안 전 지사는 용서를 구한다는 말과 함께 도지사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김씨는 안 전 지사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안 전 지사는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안 전 지사가 “반성의 빛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27일 열린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이 “막강한 권력을 이용한 중대 범죄”라면서 “차기 대통령으로 여겨진 피고인이 피고인을 정치적 리더로 삼은 수행비서를 오히려 그의 취약점을 이용해 성적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검찰 조사 처음부터 지금까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는 페이스북 글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고, 증인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을 말해 범죄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상처를 줬다.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는 막강한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지녔고 피해자 김지은씨는 불안정한 위치였다”면서 “(김씨가) 을의 위치에 있는 점을 악용해 업무지시를 가장해 불러들이거나 업무상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기회로 범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피해자가 속했던 정무직 공무원의 특수성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최고 권력자의 의사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피해자는 비록 도청 공무원이었으나 직업 공무원이랑 달리 피고인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신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구형 직전에 “왜 말하지 않으면 동의했다고 의심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왜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엔 ‘당신이 좋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 피해자가 진실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있음에도 진실성을 의심받아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하고,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이수 명령과 신상공개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의 논고(의견 진술) 내내 무표정한 상태로 눈을 감고 있었다. 구형 이후에도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문] 문희상·이정미·심상정·김호규 노회찬 의원 영결식 조사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서는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영결사를 맡았으며,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 김호규 금속노동자가 조사를 낭독했다. 다음은 영결사와 조사 전문. 문희상 의장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노회찬 의원님! 이곳 국회에는 한여름 처연한 매미 울음만 가득합니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입니까?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태양빛 가득한 계절이건만 우리 모두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선 듯 참담한 심정으로 모여 있습니다.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에서 본청입구에서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이 보일 듯합니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도 여유 가득한 표정의 우리 동료, 노 의원님을 만날 것만 같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는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입니다.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이 가시질 않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습니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만류에도 거대 권력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서도 노동자의 삶을 함께 아파했고 사회적 약자의 승리를 함께 기뻐했습니다. 정치의 본질이 못가진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경기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서슬 퍼렇던 유신에 항거했습니다. 보장된 주류의 편안한 삶 대신 민주주의와 노동현장에서 온몸을 던져 투쟁했습니다. 낡은 구두, 오래된 셔츠와 넥타이가 말해주는 대중정치인의 검소함과 청렴함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돼주었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답설야중거 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마치 이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듯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명예를 중시하고 신중했던 삶이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22일 저녁 병상의 어머님을 찾아뵙고 동생의 집을 들렀지만,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 누구도 꿈속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마지막 밤을 보내고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차마 이 길을 선택한 노회찬 의원님의 고뇌와 번민, 회한과 고통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눈물만 흐를 뿐입니다.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노회찬 의원님! 지난 닷새 동안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수많은 이들이 눈물 속에서 꽃을 건넸습니다. 흐드러지게 꽃피었어야 할 거인과의 갑작스런 작별을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을 동료들과 함께 국회장을 치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유가족 여러분께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과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노회찬 의원님, 이제 평생을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십시오. 당신이 한국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것입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이정미 대표 “‘여기서 멈추겠다’고 했던 노회찬은 결코 멈추지 않고 우리와 함께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대표님! 수만의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대표님을 추모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등학생부터 구순 어르신까지. 막 일을 마치고 땀자국이 선연한 티셔츠를 입고 온 일용직 노동자부터 검은 정장을 정중히 입은 기업 대표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오셔서 원내대표님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했습니다. 나이도 성별도 하는 일도 다르지만 이 분들이 저의 손을 잡고 울먹이며 하시는 말씀은 모두 같습니다.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꼭 필요한 사람’. 이보다 노회찬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단체가 추모 성명을 냈습니다. 그들은 해고 노동자이고, 산재로 자식을 잃은 어미이자 아비였으며,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였습니다. 노회찬이 우리 정치에 없었다면 ?간절한 외침을 전할 길이 없었던 약자들이 노회찬의 죽음에 누구보다 슬퍼하고 있습니다. 노회찬의 정치 이력은 바로 이들을 대변하고, 이들의 삶을 바꾸는 길이었습니다. 대학생 노회찬은 노동 해방을 위해 용접공이 되어 인천으로 향했고, 일하는 사람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진보정치 단체들을 두루 이끌며 청춘을 바쳤습니다. 진보정당 탄생 후에는 그 성공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만들고 키워 온 정의당을 위해 그의 삶을 통째로 바쳤습니다. 그래서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명을 잃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습니다. 노회찬, 당신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단 한 사람이었습니다. 2013년 2월 14일 삼성 X파일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한 날, 억장이 무너진 당직자들에게 당신이 처음 했던 말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였습니다. 분노의 눈물을 삼킨 동료들에게 오히려 웃음과 유머를 보였습니다. 당신은 하늘이 주신 이 재능으로 시민들에게 정치의 통쾌함과 즐거움을 안겼습니다. 그 유쾌함은, 위기와 역경을 낙관으로 이겨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노회찬은 불같은 분노와 강직함을 함께 갖고 있었습니다. 2013년 의원직 상실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 그날로 돌아가도 삼성 X파일을 공개 하겠다”고 말하는 지독한 고집쟁이였습니다. 마지막 유품인 10년이 넘은 양복 두벌과 낡디 낡은 구두 한 켤레에서, 스스로에게 엄격했지만 너무도 소박했던 노회찬을 봅니다. 우리 정치를 이상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노회찬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국민들은 이런 노회찬을 보며 저기 국회에도 자기 편이 한명 쯤은 있다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한결 같은 노회찬을 보며, 많은 정치인들은 정당과 정견은 다르더라도 그를 존중했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노회찬이, 무겁고 무거운 양심의 무게에 힘겨워 할 때 저는 그 짐을 함께 나눠지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오직 진보정치의 승리만을 염원하며 스스로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선택을 할 때도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습니다. 당원들과 국민들께 너무나 죄송합니다.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조문 기간 백발이 성성한 어른께서 저의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며, 노회찬의 간절한 꿈이었던 진보집권의 꿈은 이제 정의당의 꿈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희상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노회찬 대표의 2012년 정의당 창당대회 연설을 기억합니다. 노 대표는 투명인간들에 대해 말했습니다. 매일 새벽 4시 서울 구로구에서 6411버스를 타고 강남의 빌딩으로 출근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진보정당에서조차 투명인간이었다고, 그는 반성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냄새 맡을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당을 함께 가져가자”고 했습니다. 노회찬의 이 다짐이 정의당만의 다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국 정치가 너나 ?없이 투명 인간으로 취급해 온 일하는 사람들, 소수자들, 약자들을 향해 이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정치개혁과 시민의 삶을 바꾸는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여기서 멈추겠다.”고 했던 노회찬은 결코 멈추지 않고 우리와 함께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 정치 변화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 이시여. 부디 영면하십시오.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 나눌 것입니다. 심상정 의원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노회찬 대표님!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습니다.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옵니다. 쉬운 길 놔두고 풍찬노숙의 길을 자임한 우리들이었기에, 수많은 고뇌와 상처들을 기꺼이 감당해왔던 믿음직한 당신이었기에, 우리 사이의 침묵은 이심전심이고 믿음이며 위로였기에, 지금껏 그래왔듯 그저 침묵으로 기도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저의 아둔함에 가슴을 칩니다. 칠흑 같은 고독 속에 수 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돌아보니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이 30년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인천에서, 저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가로 알게 되어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노회찬, 심상정은 늘 진보정치의 험준한 능선을 걸어 왔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패배로 점철되었던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습니다. 그 간난신고의 길,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열어주셨기에 함께할 수 있었고 당신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역사와 국민의 부름 앞에서 주저 없이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의 뜻을 국민들께서도 널리 공감해주시기 시작한 이 때, 이렇게 황망하게 홀로 떠나시니 원통합니다. 당신 없이 그 많은 숙제를 어찌 감당해야 합니까? 그러나 이제 슬픔을 접으려 합니다.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이 그 유지를 가슴깊이 아로새기겠습니다.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습니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아름답고 품격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 하여 국민의 더 큰 사랑 받겠습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노회찬 없는 진보정당, 상상할 수 없습니다.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노회찬과 함께 할 것입니다. 당신이 끝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정의당 당원들이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입니다.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나의 동지여! 마지막으로 생전에 드리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늘 지켜보고 계실 것이기에 ‘보고싶다’는 말은 아끼겠습니다. 대신 더 단단해지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11년 대한문 앞에서 함께 단식농성하며 약속했던 그 말,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입니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낼 것입니다. 노회찬 대표님,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국민들과 함께 소탈하고 아름다운 정치인 노회찬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김호규 금속노동자 “진보정당운동과 노동운동의 후배로서 선배의 유지를 받아안고 산 자의 결기로 나아가겠습니다.” 노회찬 선배께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너무나도 소박한 요구를 밤새 가르방으로 긁어 유인물로 만들고 새벽찬 어둠을 뚫고 잰걸음으로 인천, 부천지역 공단 주변 집집마다 돌리고 먼 길을 돌아 출근했던 노동자 생활이 떠오릅니다. 서로 얼굴도 모른 채 가명으로 활동한 1986년 늦가을이 생각납니다. 벅찬 가슴안고 뚜벅뚜벅 걸었던 노동자의 길을 기억 합니다. 그 길에서 만난 노회찬 선배. 30년이 지난 오늘 영원한 안식의 길에서 만나게 되는군요. 제가 부족했습니다. 노동운동의 노선과 조직이름이 바뀌어도, 함께했던 선배였기에,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양날개론을 증명해보고자 실천한 선배였기에, 온갖 시련과 갈등이 혼재된 진보정당운동에서 대중적인 정치인으로 우뚝 선 선배였기에, 그저 믿었습니다. 저희가 안일했습니다. 예전 조직활동을 했던 때처럼 분명하게 비판하고 조직적으로 결정했다면 이렇게 허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필요할 때만 전화했던 이기심이 부끄럽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선배의 고민을 함께하지 못했던 얄팍함을 반성합니다. 그래도 노동자 민중의 정치를 위해 희망을 만들었던 선배를 존경합니다. 푸근한 호빵맨으로, 적절한 비유로 비판의 경지를 한 단계 높여 대중적인 진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열어낸 선배의 열정을 사랑합니다. 낮은 울림이 큰 첼로를 연주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온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 할 수 있는 나라를 꿈꿨던 선배의 감성을 배우겠습니다. 1986년 부천에서 노동자의 길을 시작한 저에게 지난 30여 년 동안 선배와의 인연은 일선의 현장활동가로서 가까웠지만 사안에 따라 다소 멀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울산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선배의 지도는 늘 좋았고 명쾌했습니다. 갈등했던 기억은 잠시 뒤로 미루고, 울산 바닷가에서 의기투합했던 도원결의는 간직하겠습니다. 선배를 보내는 이 자리는 회한과 슬픔이 앞서지만 넋 놓지 않고 다시 한 번, 진보정당운동과 노동운동의 후배로서 선배의 유지를 받아안고 산 자의 결기로 나아가겠습니다.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는 선배를 통해 체득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활동하는 동안 놓치지 않고, 노동자의 길로 나아가는 발걸음마다 나지막이 퍼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장례기간 동안 선배를 추모하는 긴 추모행렬을 보았고,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노동자의 길을 걸었던 노동운동가에서 진정한 정치인으로 우뚝 선 선배이기에 영원한 안식의 공간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가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광화문 정동길 금속노조 사무실 옥상에서 선배를 기억하며 서성이는데 붉은 고추잠자리가 제 주위를 맴도네요. 추억과 동심의 잠자리 모습에서 씨익 웃는 선배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번뜩 내려와 ‘귀로’라는 노래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노래 중에 이런 대목이 다가옵니다. “무지개가 뜨는 언덕을 찾아 넓은 세상 멀리 헤매 다녔네 그 무지개 어디로 사라지고 높던 해는 기울어가네 새털구름 머문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숨을 쉬며 천천히 걸어서 나 그리운 그 곳에 간다네 먼 길을 돌아 처음으로” 엄혹했던 노동운동가에서, 치열한 진보적 대중 정치인으로. 이제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첼로의 운율을 남긴 만큼 먼 길 돌아왔습니다. 처음처럼, 아가처럼 편히 쉬십시오.
  • 김지은씨 “안희정, 지위 이용해 약자 영혼 파괴…마땅히 벌 받아야”

    김지은씨 “안희정, 지위 이용해 약자 영혼 파괴…마땅히 벌 받아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선고 전 마지막 재판에 피해자 김지은씨가 출석해 그동안 감당하기 어려웠던 고통을 호소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27일 열린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김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받은 피해와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한 이후 받았던 고통을 어렵게 털어놨다. 김씨는 “나 혼자 입 닫으면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 나 하나만 사라진다면 되지 않을까, 모든 것을 ‘미투’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었다”면서 “자책도 후회도 원망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내가 유일한 증거인데, 내가 사라지면 피고인이 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겠구나 생각했다”면서 “꿋꿋하게 진실을 증명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는 길이라 생각해 생존하려 부단히 애썼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고소장을 낸 뒤 통조림 속 음식처럼 죽어 있는 기분이었다. 8개월 간 범죄를 당했던 악몽 같은 시간을 떠올려야 했고, 반복되는 진술을 위해 기억을 유지해야 했다”면서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았다. 피고인과 그를 위해 법정에 나온 사람들의 의도적인 거짓 진술에 괴로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일 16시간에 걸친 피해자 증인신문이 있었던 제2회 공판기일이 ‘미투’ 이후 가장 괴로웠다고 했다. 그는 “제가 진술할 때마다 피고인은 의도적인 기침 소리를 내고 움직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폐막이 있어도 기침소리만으로도 심장이 굳었고 벌벌 떨면서 재판정에 있었다”면서 “사건과 관련 없는 개인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차고 어깨를 떠는 변호사를 봤다. 정조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누라 비서’라는 처음 듣는 별명까지 붙여 사건을 불륜으로 몰아갔다. 나는 단 한 번도 피고인에게 이성적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면서 “수행비서는 지사 업무에 불편함이 없게 하는 역할이다. 나를 성실하다고 칭찬하던 동료들이 그런 성실과 열의를 애정인 양 몰아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도망치면 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위력이 있는 관계에서 그럴 수 있겠나”라면서 “지사 사람들에게 낙인 찍히면 어디도 못 간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평판 조회가 중요한 정치권에서 지사 말 한마디로 직장을 못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이중적인 사람’이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가장 힘든 것은 안 전 지사의 이중성이었다”면서 “외부에서는 젠더, 민주주의 등을 말했지만 지지자들 만나는 것도 피곤해했고 차에서 내리기 전에는 인상을 썼다. 꾸며진 이미지로 정치하는 안 전 지사가 괴물 같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가 충남에 홍수 수해가 났을 때 현장 방문을 10여분 만에 마치고 당일 저녁에는 평소 자주 연락하던 여성과 식사하며 술에 취해 그 여성의 몸을 더듬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또 “안 전 지사는 자신의 권력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지위를 이용해 약한 사람의 성을 착취하고 영혼까지 파괴했다”면서 “‘나는 어떤 여자와도 잘 수 있다’ 등의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씨는 줄곧 울먹이거나 흐느끼면서 진술했다. 진술 도중 호흡이 가빠져 숨을 거칠게 내쉬기도 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향해 “피해자는 나만이 아니라 여럿 있다. 참고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제일 앞줄의 한 사람일 뿐”이라면서 “피고인에게 꼭 말하고 싶다. 당신이 한 행동은 범죄다. 잘못된 것이고 처벌받아야 한다. 이제라도 잘못을 사과하고 마땅히 벌을 받으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를 향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피고인과 다른 권력자들은 괴물이 될 것”이라면서 “나는 이제 일도 없고 갈 곳도 없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만이 나를 살게 하는 유일한 힘”이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대법원에서는 피해자의 신빙성 있는 진술이 유죄의 증거가 된다. 김씨는 검찰에서 3차례, 법정에서 16시간 동안 피해 내용과 자신의 감정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직접적인 경험이 없으면 말할 수 없는 내용도 거침없이 진술했다”면서 김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씨는 괴롭고 힘든 싸움을 버티면서 올바른 재판을 바라고 있다”면서 “2차 피해가 무성하지만 올바른 처벌만 내려지면 견딜 수 있다면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판결을 통해 김씨의 피해 감정이 조금이나마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김씨 진술 내내 눈을 감고 의자에 등을 기댄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에는 검찰의 의견 진술과 구형, 피고인 변호인단 최후변론, 피고인인 안 전 지사의 최후진술이 이어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다큐] 577.9㎞짜리 인생 스펙 한 줄

    [포토 다큐] 577.9㎞짜리 인생 스펙 한 줄

    37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로 144명의 청춘들이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총 577.9㎞를 걸어 종착지인 전남 목포를 향해 가고 있는 이들은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다.학기보다 방학이면 더 바빠지는 게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와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금쪽같은 21일을 국토대장정을 위해 사용했다. 국토대장정 참가도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의 스펙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3일 동안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 보았다.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 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히잡을 쓰고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눌자헌(23·구미대) 대원은 “한국 학생들은 개방적이다. 나를 외국인이 아닌 친구로 대해 준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보 중 나누는 대화는 힘들어하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역할뿐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대원들에게 143명의 동반자를 만들어 주는 듯했다.숙영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구호소리가 처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행진요원이 뿌려 주는 물세례를 맞으며 숙영지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충전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이샤워장에서의 3분간의 짧은 샤워에도 행복해하고 퀘퀘한 땀냄새에 대해 서로에게 장난스럽게 사과하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 크기를 자랑했다. 우울한 표정의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장정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서던유타주립대 항공운항과 2학년 강태림 대원은 “감이 중요한 비행기 조종 연습을 잠시 멈추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면서 대장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 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 이재열 대원은 방학 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 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처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김부선 추정 음성파일 추가 공개…시사인 편집국장과 통화 내용 추정

    김부선 추정 음성파일 추가 공개…시사인 편집국장과 통화 내용 추정

    김부선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주진우 기자가 사과문을 대필했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이 26일 새롭게 공개됐다. 법률방송뉴스는 이날 김부선씨가 2016년 12월 주진우 기자가 소속된 주간지 시사인에 직접 전화를 걸어 고제규 편집국장과 대화한 내용이라며 7분 19초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부선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저기 다름이 아니라요. 이재명씨와 관련한 얘깁니다. 제가 너무 억울해서요. 주 기자와 통화를 해야 되는데 주 기자가 계속 제 전화를 피해서 별 수 없이 국장님 찾아뵈러 왔는데요”라면서 전화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이재명씨와 한 9개월을 사귀었고요, 가장 제가 어려웠을 때, 관리비도 못 냈을 때 저희 집에서 9개월 동안 만났습니다”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교제 사실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절대로 외부에다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김어준씨가 특종을 써 버렸다. 이름만 안 쓰고 다 알 수 있게끔”이라면서 “두 번 보호해줬는데, 어느 날 제 얘기를 하고 일베 애들하고 막 시끌시끌 싸우고 있는 거예요”라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너무 속상해서 ‘이재명씨 좀 자중자애해라’ 그랬더니 막 종편에서 난리가 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주진우 기자가 갈등의 중재자로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 인물은 “주 기자랑 평소에 친하니까 주 기자한테 ‘어떻게 하면 좋겠냐, 주 기자 나 좀 이것 좀 곤혹스럽다 아주’ 그랬더니 ‘누나, 난리도 아니야, 종편에서 지금 난리가 아니야’라면서 ‘내가 이재명하고 형하고 잘 아니 누나 좀만 있어봐’ 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진우 기자가 ‘누나 이렇게 하자, 누나가 이 사람을 눈 감아주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고, 사과를 누나가 간단하게 쓰면 이재명이가 더 길게, 바로 더 많이 사과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 기자가 ‘이렇게 써라’며 문장을 아예 만들어줬다. 제가 맨 밑에 것만 수정하고 그걸 올렸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기자가 보내온 문장이 자기 스타일이 아니어서 수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재명이가 약속대로 바로 한 30분, 이 바보 같은 놈이 한 30분, 한 1시간만 있다가 올려도 좋은데 지가 급하니까 한 3분 만에 올렸어, 글을”이라면서 “일베 애들이 바보들인 줄 알았더니 똑똑하더라고. ‘야, 이거 이것들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어떻게 김부선이가 글을 올리자마자 이렇게 장문의 글을 이재명이가 바로 1~2분 내로 올릴 수가 있느냐’ 이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주진우 기자가) ‘누나, 좀 억울해도 누나가 그냥 민주진영을 위해서 한번 눈감아줘’ (라고 말해서) 오케이 했는데”라면서 “(이재명 지사가) 시사저널 가고 팟캐스트 가가지고 ‘봤지, 김부선 나하고 아무 관계 없다는 거. 김부선 허언증 환자야’ (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지사가) 팟캐스트 ‘이이제이’ 가가지고 또 ‘김부선은 연예인 관심병 환자다’라면서 저를 완전히, 전 국민적으로 사기꾼을 만들어버린 거예요. 완전 정신병자 만든 거, 허언증이죠, 허언을 했다고”라며 억울해했다. 이 인물은 “주진우에 전화를 걸어 ‘아니, 주 기자. 이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그러니까 (주진우 기자가)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이게 사실이면 그 이재명 그 미친놈이네. 누나, 가만 안 둘 거야’ 그러고 연락 없고, 전국으로 콘서트를 다니고 있는 거예요, 주진우가. 성남에서고 어디고 이재명이랑”이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저런 사람이 자기가 대통령 되기 위해서 무고한 여배우를 허언증 환자로 만들고, 정신병자로 만들어가지고”라면서 “저는 얼굴 들고 다닐 수 없고, 우리 딸하고, 우리 딸은 매일매일 울고”라며 호소했다. 그리고선 “이거는 주진우 기자가 모사를 꾸민 거예요”라면서 “편집장님, 이거 바로잡아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법률방송뉴스 측이 김부선씨와 통화한 내용을 묻자 고제규 편집국장은 “일단은 그게 2016년 12월인가, 통화한 건 기억이 나는데 제가 무슨 답변을 하고 한 건지 솔직히 잘…”이라면서 “그때 주진우 기자도 독일도 왔다갔다 하고 정신 없었을 거다. 그래서 특별히 따로 뭘 확인하고 하지는 않은 거 같긴 하다”고 전했다. 이 녹음파일은 전날 경찰에 출석한 주진우 기자가 취재진에게 “(사과문을) 대신 써주거나 코치했다던가 이런 것과는 좀 상황이 다르다. 저도 제3자”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반박 형식으로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다큐]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포토다큐]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37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로 144명의 청춘들이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총 577.9 km를 걸어 종착지인 목포를 향해 가고 있는 이들은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다.학기보다 방학이면 더 바빠지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와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대장정에 참가한 이들은 금쪽같은 21일을 국토대장정을 위해 사용했다. 국토대장정 참가도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의 스펙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3일 동안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보았다.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히잡을 쓰고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눌자헌 대원(23세 구미대학교)은 “한국 학생들은 개방적이다. 나를 외국인이 아닌 친구로 대해준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보 중 나누는 대화는 힘들어하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역할 뿐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대원들에게 143명의 동반자를 만들어 주는 듯 했다. 숙영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구호소리가 쳐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행진요원이 뿌려주는 물세례를 맞으며 숙영지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충전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이샤워장에서의 3분간의 짧은 샤워에도 행복해하고 서로에게 나는 퀘퀘한 땀냄새를 장난스럽게 사과하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크기를 자랑했다. 우울한 표정의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장정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서던유타주립대 항공운항과 2학년 강태림 대원은 “감이 중요한 비행기 조종 연습을 잠시 멈추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 생각하지 않게 됐다.”면서 대장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학교 이재열 대원은 방학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21일을 보내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나는 쉬고 있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쳐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37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로 144명의 청춘들이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총 577.9 km를 걸어 종착지인 목포를 향해 가고 있는 이들은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다. 학기보다 방학이면 더 바빠지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와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대장정에 참가한 이들은 금쪽같은 21일을 국토대장정을 위해 사용했다. 국토대장정 참가도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의 스펙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3일 동안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보았다.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히잡을 쓰고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눌자헌 대원(23세 구미대학교)은 “한국 학생들은 개방적이다. 나를 외국인이 아닌 친구로 대해준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보 중 나누는 대화는 힘들어하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역할 뿐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대원들에게 143명의 동반자를 만들어 주는 듯 했다. 숙영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구호소리가 쳐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행진요원이 뿌려주는 물세례를 맞으며 숙영지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충전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이샤워장에서의 3분간의 짧은 샤워에도 행복해하고 서로에게 나는 퀘퀘한 땀냄새를 장난스럽게 사과하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크기를 자랑했다. 우울한 표정의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장정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서던유타주립대 항공운항과 2학년 강태림 대원은 “감이 중요한 비행기 조종 연습을 잠시 멈추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 생각하지 않게 됐다.”면서 대장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학교 이재열 대원은 방학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21일을 보내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나는 쉬고 있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쳐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오늘은 불볕더위…중복이자 유두절인 27일은 가마솥 더위

    오늘은 불볕더위…중복이자 유두절인 27일은 가마솥 더위

    26일 전국적으로 내려진 폭염특보가 보름째가 되면서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복이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는 유두절인 27일도 가마솥 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은 “27일은 물론 주말까지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지만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26일 예보했다. 27일 전국의 예상 아침 최저기온은 24~28도, 낮 최고기온은 32~37도로 예상됐다. 지역별 예상 낮 최고기온은 대구 37도, 광주 36도, 서울, 대전, 춘천 35도, 울산 34도, 부산 33도, 제주 32도 등이다. 이번 폭염의 지속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제12호 태풍 ‘종다리’는 26일 오전 현재 시속 5㎞의 속도로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1130㎞ 해상을 지나고 있다. 기대하는 것처럼 종다리가 한반도 폭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기상당국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견고한 고압부가 자리잡고 있는 현재 기압계 배치 상황을 볼 때 폭염현상이 쉽게 수그러들기는 어렵다”며 “이 기압계를 흔들 수 있는 변수가 태풍인데 제12호 태풍 종다리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나라에 강수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쉽게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이 강한 고기압 영역에서 움직이는 태풍은 진로와 강도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고압부 내의 작은 기압계와 상호작용해 이상 진로를 보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압부 내에서 태풍의 상층과 하층이 분리되면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은 예측하고 있다. 유 국장은 “만약 종다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쳐 비를 내린다면 28~29일에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지역도 동해안에 국한될 수 있다”며 “종다리의 위치가 조금만 더 서쪽으로 진행한다면 우리나라 전역에도 비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이화우 흩뿌릴제… 이별한 님” 조선 최고 이매창 사랑歌에 24년 만의 폭염도 잠시 잊고

    [흥미진진 견문기] “이화우 흩뿌릴제… 이별한 님” 조선 최고 이매창 사랑歌에 24년 만의 폭염도 잠시 잊고

    24년 만에 가장 뜨거운 폭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는 매진 세례를 이어 나갔다. 체력에 부담을 느껴 취소한 분도 몇 분 계셨지만, 신문기사를 보고 나온 현장 합류자가 자리를 메웠다.도봉산과 수락산 사이에 위치한 서울 창포원은 서울시에서 지정한 유일한 생태공원이어선지 ‘사람보다 동식물이 먼저’라는 슬로건에 알맞게 한눈에도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2009년도에 조성된 창포원은 녹지와 습지가 적절히 어우러져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지역 주민의 산책 코스로도 좋을 듯했다. 박정아 해설사로부터 창포꽃의 유용한 쓰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붓꽃과의 구별법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창포꽃이 만발할 내년 6월에 창포원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베를린 장벽과 방화벽을 볼 수 있었던 평화문화진지에서는 마을문화 해설사의 안내를 받았다.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던 대전차방호시설을 2004년 꾸려진 지역 시민추진단에 의해 지금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전 지역을 통틀어 마을사업이 가장 활발하다는 도봉구는 이곳을 체육시설, 다목적전시실과 공동부엌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한다. 체육시설 옆으로 물놀이장과 넓게 펼쳐진 그늘막 시장에서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오가고 시설을 공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해가 중천에 오르니 점점 일행들의 발걸음이 느려지고 말수도 적어졌다. 집에서 얼려온 물은 일찌감치 동났고 목이 탔다. 창포원의 창포물에 머리라도 감고 싶은 심정이었다. 집에서 챙겨온 오이를 한 입 베어 무니 달았다. 그즈음 ‘희망목재문화체험장’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목도 축이고 아픈 다리도 잠시 쉬었다. 벼락을 맞아 쓰러진 나무로 작게는 편지꽂이나 티슈케이스를 만들고, 크게는 테이블이나 의자도 만들 수 있는 체험공간이었다. 1000~5000원이면 누구나 체험이 가능하다. 광륜사 정문 앞의 250년 된 느티나무와 100년 된 은행나무를 뒤로하고 유희경과 이매창의 애달픈 사랑 노래가 새겨진 시비를 보러 갔다. 거문고 뜯는 솜씨가 일품이었다는 기생 매창이 ‘이화우 흩뿌릴 제’라는 시를 쓸 때 거문고 가락에 얹혀 짓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영 시비 앞에서 참석자 일동은 무사 마무리를 박수로 자축했다. 이지현 책마루 연구원
  • 태풍 ‘종다리’ 북상… 폭염 식히러 한국 날아올까

    태풍 ‘종다리’ 북상… 폭염 식히러 한국 날아올까

    기상청 예보관들마저도 “올해처럼 태풍이 기다려진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25일 새벽 괌 부근에서 날아오른 종달새가 이번 더위를 식혀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기상청은 25일 “오늘 새벽 3시 괌 북서쪽 약 1110㎞ 해상에서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종다리는 북한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이다. 종다리는 오는 28일 오전 일본 도쿄 남동쪽 약 580㎞ 해상에서 급격히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29일 오전 9시쯤 일본 도쿄 서남서쪽 90㎞ 육상에 상륙해 일본 내륙 한가운데를 관통해 갈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종다리는 오는 30일 오전 독도 동북동쪽 20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소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기압계의 변동에 따라 우리나라 내륙에 상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남한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현재 고온 다습한 공기를 불어넣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을 흩트려 열기를 식혀 줄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중복이자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유두절을 하루 앞둔 26일도 가마솥더위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으며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는 5㎜ 내외의 적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비의 양이 적은 탓에 오히려 습도만 높아져 불쾌지수는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매우 높음’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전국의 예상 아침 최저기온은 24~28도, 낮 최고기온은 33~38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예상 낮 최고기온은 대구 38도, 포항 37도, 광주 36도, 강릉 35도, 서울·부산·대전 34도, 제주 33도 등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라오스댐 붕괴, 유감표명 없는 정부·사고 축소하는 SK건설

    라오스댐 붕괴, 유감표명 없는 정부·사고 축소하는 SK건설

    정부 긴급구호대 파견·의료품 대책만 SK건설, 범람 주장하다 “일부 유실”한국 공적개발원조(ODA)로 SK건설이 짓고 있던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 붕괴 사고로 라오스 국민 1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음에도 우리 정부가 사고 발생 사흘째인 25일에도 유감이나 애도의 뜻을 밝히지 않아 인간 존엄과 인권에 눈을 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형적인 인재(人災)임에도 사고 축소에만 급급한 SK건설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에 따라 천문학적인 피해 보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라오스 피해 국민의 슬픔을 보듬어주는 ‘인권 정부’로서의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게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긴급구호대 파견, 의료품과 구호물품 지원 대책을 내놨다. 이번 사업은 정부와 무관치 않다. ODA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개발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금이다. 참여연대는 이날 “댐 건설은 ODA 기금으로 지원된 만큼 정부가 사고 수습을 책임지고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도 “박근혜 정부는 민관협력사업에 정부가 최초로 지원한 사례라고 거창하게 홍보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정부는 더욱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유감이나 애도 표명 없이 “우리 국민은 모두 사전에 대피했고 피해가 없다”는 식으로 대처했다. 해외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지만 역시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라오스 아타프 주 관계자는 “현재 1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실종자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최소 수백명으로 판단한다”고 AFP통신 등에 밝혔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틀 전 댐의 안전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았고, 유실이 시작된 이후에도 비상 방류를 6시간이나 지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을 놓고 사업자 간 엇박자를 내는 꼴불견도 드러냈다. 서부발전은 사고 원인을 “지반 침하에 따른 붕괴”라고 규정해 댐 운영 과정의 실수를 감추려는 듯했다. 반면 SK건설은 “자연적인 무너짐 과정에서 사력댐(흙과 자갈을 섞어 둑을 만든 댐) 일부가 떠내려간 유실”이라며 애써 사고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댐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상황이지만 우리 기업이 댐 건설에 참여하는 만큼 정부도 지체 없이 현지 구호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폭염 속에 날아오른 종달새, 더위 식히는 전령사될까

    폭염 속에 날아오른 종달새, 더위 식히는 전령사될까

    기상청 예보관들마저도 “올해처럼 태풍이 기다려진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25일 새벽 괌 부근에서 날아오른 종달새가 이번 더위를 식혀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상청은 25일 “오늘 새벽 3시 괌 북서쪽 약 1110㎞ 해상에서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종다리는 북한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이다. 종다리는 28일 오전 일본 도쿄 남동쪽 약 580㎞ 해상에서 급격히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29일 오전 9시경 일본 도쿄 서남서쪽 90㎞ 육상에 상륙해 일본 내륙 한가운데를 관통해 갈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종다리는 30일 오전 독도 동북동쪽 20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소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기압계의 변동에 따라 우리나라 내륙에 상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남한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현재 고온다습한 공기를 불어넣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을 흐트려 열기를 식혀줄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중복이자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유두절을 하루 앞둔 26일도 가마솥 더위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가끔 구름이 많겠으며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는 5㎜ 내외의 적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비의 양이 적은 탓에 오히려 습도만 높여 불쾌지수는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매우 높음’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전국의 예상 아침 최저기온은 24~28도, 낮 최고기온은 33~38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예상 낮 최고기온은 대구 38도, 포항 37도, 광주 36도, 강릉 35도, 서울, 부산, 대전 34도, 제주 33도 등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퍼블릭 핫이슈] 금융감독체계 개편 ‘꿈틀’…발등에 불 떨어진 금융위

    [퍼블릭 핫이슈] 금융감독체계 개편 ‘꿈틀’…발등에 불 떨어진 금융위

    금융위 해체 법안 민병두·최운열 의원 국회 정무위 위원장·위원으로 터 잡아 감독업무 일원화·금융위, 기재부 편입 文대통령 공약…소속 공무원 ‘초긴장’금융위원회가 2008년 출범 이후 10년 만에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금융위 해체를 핵심으로 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위 소속 공무원들은 자리가 걸린 만큼 민감한 주제인 반면 20대 국회 남은 2년을 이끌 정무위원회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에 가깝다. 한 여권 관계자는 24일 “새 정무위 구성을 봤을 때 감독체계 개편 논의만 시작된다면 법안 통과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 “대통령 공약 사항이어서 향후 경제부처 개편, 개각 등과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금융정책, 금융감독, 금융소비자보호의 기능 분리’를 약속했다. 특히 새 정무위원장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 때도 금융위가 맡고 있는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20대 국회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내놓은 민주당 최운열 의원도 정무위에 터를 잡았다.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감독체계 개편 관련 법안은 2건(최운열·이종걸 의원안)이다. 세부 내용에서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현 금융위 체제를 깨뜨린다는 점에서는 같다. 금융위가 금융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소비자 보호와 금융기관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대표적인 감독 실패 사례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꼽힌다. 결국 현재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으로 이원화돼 있는 감독 업무를 금감원 또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일원화하고 금융위를 기재부로 편입시키는 안이 제시됐다. 여기에는 국제금융을 주도하는 기재부와 국내금융을 책임지는 금융위 사이에 정책 단절 현상을 보완해야 한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다만 최 의원안은 민간 기구인 현 금감원 내에 금감위를 두는 반면 이 의원안은 국무총리 소속 행정기관으로 금감위를 만들고 그 아래 금감원을 설치하는 것이 다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금융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위는 출범 이후 금융산업계를 자신들의 영역으로 만들면서 봉건영주와 같은 위상을 가졌다”면서 “행정지도만으로 금융사들을 휘어잡았는데 한 번 잡은 권력을 놓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는 금감원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통해 금융위가 수립한 정책과 일관된 방식으로 금감원이 감독을 집행할 수 있다면서 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5월 “(금감원장이) 새로 오셨다고 해서 이 문제를 새로 논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거리 두기에 나서기도 했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의 위상과 권한이 줄어들 것이 뻔한데 마냥 찬성하기는 힘들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금융위가 지난 18일 내놓은 조직 개편안도 감독체계 개편을 의식해 급조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 보호를 명목으로 금융소비자국을 신설했는데 이미 금감원에 소비자보호처가 있어 ‘옥상옥 조직’이라는 것이다. 또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담당하는 자본시장국이 금융소비자국 밑으로 들어가는 기형적인 구조도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금융위가 금융소비자국을 신설한 것 역시 서로 상충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독체계 개편이 금융 개혁의 출발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 “의원 한 사람에게 의지하기보다는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지금이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도 “감독체계 개편은 단순히 공무원 ‘밥그릇’ 문제뿐만 아니라 현 정부가 내세운 재벌 개혁과도 연관된 이슈여서 임기 내 불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며 “논의가 시작되면 국회와 금융위 사이 신경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경제부처의 틀을 바꾸기에는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가 감독체계 개편 문제를 거론한 적은 아직 없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고용 절벽 등 시급한 문제들이 있어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감독체계 개편이 당분간은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4층 제한 어기고 5층 원룸 건축 허가는 잘못”

    경기 수원시가 원룸형 주택 건축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건축주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담당 공무원 2명을 징계하라고 수원시장에게 요구했다. 감사원은 24일 이런 내용의 수원시와 과천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수원시 팔달구 건축과는 2015년 12월 수원시에 제1종 일반주거지역 내 5층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 신축이 법령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제1종 일반주거지역 내에 원룸형 주택은 4층까지, 다세대 주택은 5층까지 지을 수 있다. 팔달구가 협의를 요청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원룸형이어서 4층까지만 지을 수 있었다. 수원시 담당자들은 관련 규정을 잘 알고 있었지만,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팔달구에 “5층 규모 원룸형 주택 건축이 적합하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4층이 아닌 5층 건물이 지어져 건축 제한을 위반했고 건축주는 부당하게 가구 수 증가 특혜를 받았다. 감사원은 담당 공무원 2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 징계를 요구했다. 과천시는 2015년 3월 한 업체와 관급자재 납품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담합 행위를 저질러 2015년 1월까지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를 받은 업자는 해당 조치가 종료된 뒤 6개월이 지나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감사원은 수의계약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향후 관급공사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고, 과천시에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 직업병’ 치유의 시간은 이제부터

    8개 조항 ‘중재 합의서’에 3자 서명 산하 자문위 설치… 10월 내 보상 완료 반올림, 사옥 앞 천막농성 철수할 듯 삼성측“완전한 해결만이 가치있는 일”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사망’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의 분쟁이 11년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삼성전자와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에서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에 서명하고 악수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김선식 전무, 반올림에서는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대표, 조정위에서는 김지형 위원장이 참석했다. 3자가 서명한 합의문은 총 8개 조항으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가 마련하는 중재안에 따르는 것에 합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재 대상으로는 ▲새로운 질병 보상규정 및 보상절차 ▲반올림 피해자 보상방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권고안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 등이 제시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재안을 절차에 따라 무조건 이행한다’는 데, 반올림은 합의가 이뤄지는 날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앞 천막 농성을 해제하는 데 각각 동의했다. 이에 따라 반올림은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에서 1022일째 이어 온 천막농성을 중단하고 천막을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김 전무는 “중재방식을 수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면서 “조정위가 타협과 양보의 정신에 입각해 가장 합리적인 중재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조정위의 향후 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반올림의 황 대표는 “늦은 감이 있지만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건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향후 조정위는 위원회 산하에 자문위를 설치하고 전문가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오는 8~9월쯤 중재안을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후 10월 내에 삼성전자가 반올림 소속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완료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분쟁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황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발족한 반올림은 황씨의 산업재해를 인정받고자 소송전에 나섰고, 삼성전자 측과도 피해 보상 문제를 수차례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반올림은 2015년 10월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을 거부하고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이제 추후 도출될 조정위의 중재안에 양측이 합의하고 피해자 보상만 마무리되면 반도체 노동자 분쟁은 11년 만에 완전히 매듭을 짓게 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故 유채영 오늘(24일) 4주기, 위암 투병 중 우리 곁 떠난★ ‘밝은 미소 남기고...’

    故 유채영 오늘(24일) 4주기, 위암 투병 중 우리 곁 떠난★ ‘밝은 미소 남기고...’

    가수 겸 배우 故 유채영이 우리 곁을 떠난지 4년이 흘렀다. 24일 故 유채영(본명 김수진)이 사망 4주기를 맞았다. 유채영은 지난 2014년 7월 24일 오전 8시, 위암 투병 중에 세상을 떠났다. 2013년 10월,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이었다. 넘치는 끼로 많은 이들에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한 유채영. 마흔한 살 나이에 돌연 세상을 떠난 그에게 많은 팬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편 故 유채영은 지난 1989년 그룹 푼수들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1994년에는 그룹 쿨에 합류, 삭발 머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어 1995년 그룹 어스로 활동을 이어간 그는 1999년 솔로 가수로 전향해 팬들을 만났다. 2002년에는 영화 ‘색즉시공’에 출연해 코믹 연기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유채영은 2008년 1살 연하 사업가와 결혼했다. 그러다 2013년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그는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하며 투병에 힘썼다. 투병 중에도 방송에 출연해 밝은 웃음을 보였던 그였다. 투병 9개월여 만에 유채영은 끝내 눈을 감았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협치 개각, 하려면 제대로 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4개월 넘게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선을 조만간 단행한다는 소식이다. 개각은 필요하지만 몇 개 부처의 개각은 인선이 쉽지 않은 데다 일부 야당 지도부 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다음달로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혁신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인사 쇄신이 진작부터 필요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각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나마 청와대가 개각의 초점을 ‘협치’에 두고 야당 인사를 발탁하는 ‘협치내각’을 공식화해 기대하게 된다. 정부·여당이 혁신 동력을 살려 민생경제를 회복하려면 야당과의 협치는 불가피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경제 분야에 관한 한 협치는 실종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사건건 여야 대립에 따른 국회의 개점휴업이 되풀이되면서 법안 처리가 막혀 애먼 국민만 고통을 받아야 했다. 국민의 신뢰를 잃고 지리멸렬한 야당이지만 정부·여당이 협치의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야권 입각을 통해 협치를 모색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협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장관직 수행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느냐다. 중요한 순간마다 헛발질하며 능력과 자질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장관들이 어디 한둘인가. 학부모 혼선만 부추긴 교육부의 입시 정책, 재활용 쓰레기 대란 및 미세먼지와 라돈 침대 사태에서 드러난 환경부의 정책 난맥상, 대통령 주재 회의 취소 사태까지 부른 안이한 규제개혁안을 낸 경제 관련 부처들, 잇따른 말실수와 부적절한 처신 논란을 부른 국방부 수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관들이 제 역할을 하는지는 대통령보다 국민이 더 잘 안다. 국민의 믿음을 잃은 장관은 과감히 바꿀 필요가 있다. 개혁 동력이 느슨해진 현시점에서 문재인 정부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선 더 폭넓은 개각이 돼야 한다. 협치의 가치를 크게 살리기 위해서라도 진보 성향의 야권뿐만 아니라 합리적 보수까지 입각의 대상을 넓힐 필요가 있다. 코드 인사에서 벗어나야 넓은 인재풀을 가동할 수 있고 도덕성은 물론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기용할 수 있다.
  • ‘광장’ 속으로 떠난 한국문학의 거장… “오직 글로 말한 예술가”

    ‘광장’ 속으로 떠난 한국문학의 거장… “오직 글로 말한 예술가”

    분단·현대사에 대해 깊이 고뇌해 온 삶 ‘회색인’부터 ‘화두’까지 작품에 오롯이 소설 ‘광장’ 205쇄 찍은 기념비적 작품남북한 체제와 이데올로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 ‘광장’으로 전후 한국 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연 소설가 최인훈이 별세했다. 네 달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작가는 23일 오전 10시 46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84세. 최 작가는 1934년(공식 기록은 1936년) 함경북도의 두만강변 국경 도시 회령에서 태어났다. 목재 상인의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해방과 더불어 원산으로 이주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벌어지자 가족과 함께 원산항에서 해군 상륙함을 타고 월남했다.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6학기를 마쳤지만 전후 분단 현실에서 공부하는 데 갈등을 느껴 1956년 중퇴했다. 생전에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크다”고 말했던 작가는 지난해 서울대 법학과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최 작가는 1959년 군 복무 중 쓴 단편소설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을 월간 ‘자유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듬해 4·19혁명이 일어나고 7개월 뒤인 1960년 11월 월간 ‘새벽’에 문제적인 소설 ‘광장’을 발표했다. 남한과 북한의 정치 현실에 모두 환멸을 느낀 주인공 이명준의 역정을 다룬 이 작품은 한국 현대문학사 최고의 고전으로 꼽힌다. 작품이 발표된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여전한 분단 현실 앞에서 작가는 낡지 않은 문제의식을 던진다. 2008년 등단 50주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작가는 이 작품을 두고 “4·19는 역사가 갑자기 큰 조명등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 생활을 비춰 준 계기였기 때문에 ‘광장’은 내 문학적 능력보다는 시대의 ‘서기’로서 쓴 것”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최인훈 전집’을 낸 출판사 문학과지성사의 이광호 대표는 “문학평론가 김현 선생께서 최인훈 작가를 ‘전후 최대의 작가’라고 하셨는데, 전후 뿐 아니라 한국 문학사에서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이라면서 “한국이 처한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지닌 의미를 보편적이고 철학적이고 세계사적인 문맥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성찰하게 해 준 작가”라고 말했다. 고인은 그간 시대의 존재론적 고뇌를 그린 ‘회색인’,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파격적 서사 실험을 선보인 ‘서유기’, 20세기인의 운명을 조망한 ‘화두’, 실험적 패러디 기법으로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의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등을 남겼다. 동인문학상, 이산문학상, 박경리문학상, 서울시문학상,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등을 받았다. 이날 최 작가의 별세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화를 보내 애도했다. 수많은 동료, 후배 문인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병익 문학평론가는 “작가로서 영향력이 컸지만, 문학권력이라고 할 만한 건 전혀 없었다”며 “오직 글만 쓰고 문학으로만 말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공지영 작가는 트위터에 “책갈피를 넘기며 생각들이 떡갈나무 이파리들처럼 펄럭이게 했던 선배님 고이 잠드소서. 남은 후배들이 통일의 문학을 할 수 있게 빌어주소서”라고 애도 메시지를 올렸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영희씨와 아들 윤구씨, 딸 윤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이다. 장례는 ‘문학인장’으로 치러진다. (02)2072-209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자살 축하’, ‘회찬하다’…도 넘은 노회찬 조롱

    ‘자살 축하’, ‘회찬하다’…도 넘은 노회찬 조롱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글이 소셜미디어(SNS)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회찬 의원의 페이스북은 지난달 24일 올린 백두산 천지 사진 이후 약 한달간 새글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페이스북 유저들은 노 의원이 남긴 마지막 게시물에 애도의 댓글을 남겼다. 일부 유저는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인격 모독적인 댓글을 달았다. 한 유저는 “죽은 X 면전에서 웃으면 안 되는데 오늘 많이 웃는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자살 축하한다”며 조롱했다. 또 다른 유저는 “다시는 태어나지 마세요”라며 저주를 퍼부었다.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노 의원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B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의 위아래를 바꾼 게시물이 등장했다. ‘노회찬 추락직전 사진 복원 성공’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노 의원이 투신 사망한 사실을 조롱하는 뜻을 담은 것이다. 이밖에도 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노 의원 죽음의 배후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과 사진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극단적인 여성주의를 지향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서도 노 의원의 죽음은 놀림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워마드 게시판에는 아파트 투신 자살을 앞으로 “회찬하다”로 칭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워마드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죽음에 이른 남성의 이름을 따서 ‘재기하다’(고 성재기 전 남성연대 대표), ‘종현하다’(가수 고 김종현), ‘태일하다’(고 전태일 열사) 등으로 남성을 공격한다. 이밖에도 워마드 게시판에는 “박근혜 등은 억울하게 옥살이 중인데도 꿋꿋이 버티는데 남자들은 의심받고 추궁만 좀 받으면 목숨을 내던진다”는 조롱 글도 올라왔다. 정치·사회적 지향을 떠나 한 사람의 죽음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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