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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새 눈에는 나침반 있다

    철새 눈에는 나침반 있다

    계절 변화에 따라 규칙적으로 번식지를 떠나 월동지에서 한 철을 난 뒤 되돌아오는 새들을 ‘철새’라고 한다. 갓 태어난 철새들도 때가 되면 이동하는 것에 대해 동물학자들은 생체 내비게이션이나 생체 나침반이 유전적으로 내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독일 올덴부르크대 생물학·환경과학연구소, 물리학과, 뉴로센서연구센터, 프라이부르크 알베르트 루드비히대 물리화학연구소, 영국 옥스퍼드대 화학과, 미국 퍼듀대 의학화학·분자약리학과,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중국 허베이 물리과학연구소, 허베이 첨단 자기생물학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철새 중 하나인 유럽울새를 연구한 결과 망막 속 단백질 중 하나가 생체 나침반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철새에서 자성에 민감한 생체분자의 존재를 증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6월 24일자에 실렸다.때가 되면 떠났다가 돌아오는 철새의 생태는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무언가가 유전되기 때문이라는 것은 막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1950년대 독일 조류학자 구스타프 크레이머는 철새가 생체 내비게이션을 내장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련 연구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던 중 197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 연구팀이 유럽울새를 분석해 철새들이 지구자기장을 인식할 수 있는 ‘생물 나침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철새 이동 원리의 수수께끼가 금세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렇지만 철새의 생물 나침반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베일 속에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동식물에서 청색광을 감지해 24시간 주기의 ‘일주기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크립토크롬’(CRY)이라는 단백질 성분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유럽울새의 망막에 있는 ‘크립토크롬4’(CRY4)라는 단백질이 자기신호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은 자기장 변화를 감지해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신호를 증폭시킬 수 있는 ‘광(光)구동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새인 유럽울새의 CRY4 단백질은 가금류인 닭이나 텃새인 비둘기의 CRY4 단백질보다 자기장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 올덴부르크대 헨리크 모우리첸 교수는 “CRY4 단백질이 지구자기장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생물학 분야의 수수께끼 중 하나인 철새 이동 원리를 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계절 변화에 맞춰 이동하는 철새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줄어들고 있는 생물다양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스페인 카디즈대를 중심으로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영국, 폴란드 6개국 13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네이처 6월 24일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철새가 식물의 씨앗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켜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유럽 삼림지대가 주요 서식지인 46종의 이동성 조류와 81종의 다육식물 간 949개의 상호작용으로 연결된 13개 씨앗 확산망을 분석했다. 철새와 같은 이동성 조류가 씨앗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확산시킬 수 있는가를 본 것이다. 연구 결과 식물의 약 35%만 다른 곳으로 씨앗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를 통한 종자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레일 성과급 기준 어겨 736억원 과다 지급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2019년 공공기관 성과급 지급 기준을 어기고 성과급을 700억원 넘게 더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코레일 기관정기검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9년 경영평가성과급 및 내부평가급(이하 성과급)으로 총 3362억원을 지급했다. 당시 성과급 지급기준인 ‘월 기본급’에는 정기상여금이 포함됐다. 이에 감사원은 정기상여금, 통상수당을 제외하도록 한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성과급 지급기준을 이 지침에 따랐을 경우 성과급은 2626억원이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코레일이 직원들에게 736억원을 더 지급했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또 전신인 철도청으로부터 승계받은 철도회원 예약보관금 412억원을 반환하는 과정에서 대상자에 대한 안내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지 않고 채무가 소멸했다는 이유로 70억원을 자체 수익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청은 위약 수수료 담보 목적으로 철도회원 가입 시 2만원의 예약보관금을 받았다. 코레일은 2007년 1월 코레일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면서 철도회원에게 회원 탈퇴를 안내하고 예약보관금 반환 신청을 받았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반환하지 않은 예약보관금을 법원에 공탁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사원들의 근무복 구매 계약도 원단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품질을 허위보고하는 등 부실하게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에는 납품업체가 청렴계약 위반으로 계약해지 대상이 됐는데도 해당 업체의 관련 업체가 잔여 물량을 대신 생산·납품하는 것으로 계약을 변경해 23억원어치의 사원복을 더 공급받았다. 감사원은 “코레일 사장에게 경영평가성과급 과다 지급에 대한 주의를 주고 사원복 구매 계약 관리 업무를 맡았던 A씨에 대해서는 문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광주 학동 4구역 붕괴참사현장서 석면 검출, “모든 공사 중지할 것”요구

    불법 하도급 구조가 드러난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현장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방치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23일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 참사 현장에서 지난 17일 수거한 건축폐기물의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공동으로 수거한 건축폐기물 7개 조각에서는 모두 백석면 성분이 검출됐다. 각각 폐기물 조각의 백석면 함량은 12∼14%로 분석됐다. 석면 성분이 나온 건축폐기물은 주택 지붕 자재로 쓰인 슬레이트의 파편 등으로 추정된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건축폐기물 시료 분석을 공인 분석기관인 아이사환경컨설팅에 의뢰했다. 석면안전관리법은 함유 농도 1% 이상이면 석면 함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해 관리하도록 규정한다. 석면이 함유된 건축 자재는 자격과 기능을 갖춘 업체가 지정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폐기물 처리에 앞서 석면 조사 보고서와 작업 신고 계획서 제출, 현장실사, 감리 및 완료 보고, 측정 결과 보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체 현장에는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작업자를 투입해야 하고, 비산 농도 측정자·해체관리 자격자·감리자가 현장을 감독해야 한다. 감리자는 작업 면적, 해체 전·후 사진, 잔재물 여부의 사진과 기록을 포함한 근무일지를 매일 작성해야 한다. 지방고용노동청과 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도 현장 확인 등 관리·감독 의무가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현장에서 나뒹구는 석면 폐기물은 철거 과정의 적폐와 총체적인 부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모든 석면 잔재물이 지정폐기물로 처리될 때까지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이곳 현장에 투입된 모든 노동자의 석면 질환 발병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동구청 등에 신고된 학동 4구역 내 석면 해체 및 처리 면적은 2만8천98.36㎡이다. 석면 해체 공사는 다원이앤씨라는 전국구 철거업체의 자회사가 다른 업체와 공동 수급으로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으로부터 따냈다. 이번 참사 원인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은 석면 해체 공사의 재하도급을 확인했다. 경찰은 학동 4구역 석면 해체 공사 감독 기관인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광주 동구의 책임 소재를 가리고자 압수수색영장 집행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불법 다단계 도급이 이뤄지면서 석면 해체 공사 비용은 22억원에서 3억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 물질이다.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 악성중피종, 흉막질환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2009년부터 국내 사용이 전면 금지됐지만, 그 이전에 지은 건축물에서 지붕, 실내 천장, 화장실 칸막이 등 자재로 널리 사용됐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석면에 노출된 건강 피해 사례를 알릴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부산, 20명 추가확진... 첫 델타 변이 확진자 나와

    부산, 20명 추가확진... 첫 델타 변이 확진자 나와

    부산에서는 23일 코로나19 확진자 20명이 발생했다. 가족·지인 간 ,학원,체육시설,어린이집,주점 등에서의 접촉 감염으로 나타났다. 이날 확진자 가운데 8명은 경남 양산시 확진자의 가족이거나 접촉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확진자가 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입국 외국인 3명도 격리 시설에서 해제 전 검사에서 확진됐다. 중학생 5명도 확진돼 접촉자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감염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부산에서도 첫 발생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시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지난 한 주 새로 확인된 변이바이러스 감염자는 26명이라고 설명했다. 26명 중 25명은 알파형(영국발) 변이였고 1명은 델타 변이였다. 델타 변이 감염자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입국한 외국인이다. 이 변이 감염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발급받은 PCR(유전자 증폭) 음성 검사지를 가지고 있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감염 전파 속도가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형 변이 감염 25명중 23명은 지역 집단감염이나 개별 감염 사례로 확인됐다.2명은 해외 입국자이다. 이날 현재 부산에서 누적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83명(알파형 76명,베타형 6명,델타형 1명)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델타 변이 감염자가 처음 발견됐지만 입국 때 확진돼 아직 지역사회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델타 변이 유행 의심국가 입국자나 접촉자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70대가 지난 22일 숨져 백신과의 인과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산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20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전체 인구의 32.4%인 108만6천896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美교통사고에도 인종 격차…코로나19 이후 흑인 사망 급증

    美교통사고에도 인종 격차…코로나19 이후 흑인 사망 급증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사회 곳곳에서 격차와 차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교통사고 사망률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교통사고가 이전보다 더 늘어난 가운데 흑인들의 사망률이 백인들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발표한 지난해 도로 위 사망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전체 자동차 주행거리는 줄어들었지만 교통사고는 오히려 7%가 증가했다. 이를 통해 총 3만 8680명이 사망했다. 교통사고 증가의 상당부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산해진 도로에서 과속운전을 하다 빚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흑인 사망자의 수(7494명)는 전년대비 23%나 늘어나며 전체 평균을 압도했다. WP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흑인의 사망률은 백인에 비해 25%가량 높았다”면서 “이러한 격차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진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색 인종 집단에서 더 빠르게 퍼진 것처럼 교통사고 증가도 기존의 불평등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은 코로나19 팬데믹 중에도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육체노동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화이트컬러 직종의 비율이 백인들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이들이 교통량이 적어진 도로에서 더 과속운전을 하다 보니 치명적인 사고가 증가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추론이다. 흑인들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최근 몇년간 더욱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민간단체인 고속도로안전감독관연합회(GHSA)가 2015~2019년 데이터를 분석한 데 따르면 다양한 유형의 교통사고에서 흑인이 백인보다 높은 비율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흑인들의 보행자 사망률은 백인의 2배에 이른다. 코니 피카사 아이오와대학 교수는 “교통안전에서의 불평등은 매우 오래된 문제”라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흑인들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더 늘어난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러블리즈 서지수, 코로나19 확진…“멤버들 자가격리”(전문)

    러블리즈 서지수, 코로나19 확진…“멤버들 자가격리”(전문)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 울림 엔터테인먼트는 “서지수가 지난 22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리며 “지난 21일 오후 주변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아 선제 검사를 진행해 22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러블리즈 멤버들과 관련 모든 스태프는 22일 오후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속사 측은 아티스트와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검사 결과가 확인되는 대로 방역 당국의 요청 및 지침에 따라 조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하 울림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울림엔터테인먼트입니다.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가 지난 6월 22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난 21일 오후 주변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아 선제 검사를 진행했으며, 22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러블리즈 멤버들과 관련 모든 스태프는 22일 오후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당사는 아티스트와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검사 결과가 확인되는 대로 방역 당국의 요청 및 지침에 따라 조치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심려를 끼친 점 양해 부탁드리며, 코로나19 지침 준수와 방역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스라엘 총리 “마스크 쓰자” 英 1만여명 확진 속 6만 관중 허용

    이스라엘 총리 “마스크 쓰자” 英 1만여명 확진 속 6만 관중 허용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됐다면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달라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베네트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정부는 최근 상황을 새로운 감염 확산으로 보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률이 높은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이스라엘에서도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됐으며, 모든 확산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베네트 총리는 이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해외에 가지 말아달라. 또 실내에서, 특히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아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도록 할 것이다. 다른 부모들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대응 부실로 전체 인구(약 930만명) 대비 누적 확진자(84만명) 비율이 9%에 이르고, 누적 사망자도 6400명을 넘겼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화이자-바이오 엔테크 백신을 조기에 확보한 뒤 빠른 속도로 접종해 전체 인구의 55%가 넘는 515만여명이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3차 유행의 정점이던 지난 1월 1만명을 넘긴 하루 신규 확진자는 최근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감염병 통제와 함께 이스라엘은 지난 2월부터 단계적으로 봉쇄를 풀었고, 지난 4월에는 실외, 지난 15일부터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했다. 그러나 그 뒤 백신을 맞지 않은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생활하는 학교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일부 학교에서는 백신을 맞은 교직원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도 지난 15일에는 39명, 19일에는 46명을 기록했고, 21일에는 125명으로 지난 4월 20일 이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12∼15세 아동의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한편,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일부 지역 학교에 대해 다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영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사망자도 늘고 있는데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준결승과 결승 경기에 6만명 관중을 들이기로 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1625명, 사망자는 27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은 2월 19일(1만 2027명) 이후 가장 많고, 사망자는 5월 5일의 숫자와 같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최된 콘월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배경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콘월 시의회는 G7 때문에 코로나19가 퍼졌다는 의견은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5월 봉쇄 완화 후 방문객이 증가하고 사람들이 많이 어울린 것이 확진자가 늘어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G7 개최지가 아니지만 역시 방문객이 많은 콘월 내 다른 지역에선 왜 코로나19가 많이 퍼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출 것이 없다”고만 답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로 2020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입장을 허용하는 6만명은 수용 정원의 75%에 해당한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다. 영국은 당초 4만명까지 받을 계획이었지만 이벤트 리서치 프로그램(ERP)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경기를 보려면 코로나19 음성 결과나 백신을 맞은 후 14일이 지났다는 증빙을 해야 한다. 유로 2020 뿐만아니라 윔블던 테니스대회와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도 ERP에 따라 예외를 인정받는다. 이에 앞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때 결승전 장소를 이탈리아로 옮겨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유럽축구연맹(UEFA)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영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유로 2020의 경기를 개최하는 국가들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기획] ‘말똥게’ 득시글대는 한강 하구 ‘물골’‥고양시 대덕생태공원 여름 풍경

    [기획] ‘말똥게’ 득시글대는 한강 하구 ‘물골’‥고양시 대덕생태공원 여름 풍경

    어느덧 초하의 유월 하순, 한강 하구 기수역 경기 고양 대덕생태공원에도 어김없이 여름이 찾아 왔다.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지난 물골(물고랑) 주변 수풀은 강해진 햇빛으로 한껏 무성해졌다. 만발했던 찔레꽃은 속절없이 지고 새하얀 망초 꽃 군락이 한강 둔치를 뒤덮었다. 수백여 마리 잉어 떼가 짝짓기에 여념 없던 버드나무 밑엔 말똥게가 몰려와 득시글댄다. 모가지가 유독 긴 회색빛 왜가리는 물속을 응시한 채 호시탐탐 먹잇감을 노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물골 주변 건강한 생태계는 동식물과 어류에게 최적의 서식지이자 산란터로 생태계 보고다. -민물과 바닷물 만나는 한강 하구 기수역-생물 다양성 풍부서해 바다와 막힘없이 이어진 한강 하구에 있는 고양 대덕생태공원은 독특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다. 한강 민물과 서해 바닷물이 만나 섞이는 기수역으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생명력이 넘친다. 다양한 회귀, 담수어는 염분이 섞인 강물 흐름을 따라 물골에 드나들기를 반복한다. 그 일대에 서식하는 야생 동식물들은 생존과 종족번식을 위해 끊임없는 성장과 치열한 영역다툼을 벌인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잘 발달한 ‘물골’로 생태적 가치가 크다. 강 하류에 퇴적물이 쌓여 하중도가 형성되면서 둔치와 사이에 물고랑 두 개가 생겼다. 마곡대교 아래 물골은 길이가 무려 1.3km에 달한다. 완만한 곡선을 반복해 그리며 둔치를 흘르는 물골은 어류와 야생 동식물 각 개체에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생물종이 잉태되고 성장하는 생명의 공간이다 -인위적 간섭 최소화‥한강 기슭 탐방로는 최고 산책로면적 81만㎡ 규모의 대덕생태공원은 창릉천이 한강에 합류하는 지점부터 가양대교까지 총 연장 3.8km다. 서울 마포 난지한강공원과 이어진다.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해 야생성과 생물 다양성을 오롯이 보전하고 있다. 긴 물골에는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도록 잉어, 말똥게, 물망초, 고라니 등 특성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 다리 여럿을 설치했다. 폭이 좁은 두 곳엔 물속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돌 징검다리를 놓았다. 유유히 굽어 흐르는 한강 기슭 탐방로를 따라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휴식과 치유 공간이다. 울창한 수풀 사이로 길게 이어진 호젓한 산책로는 고즈넉해서 특히 좋다. 군락을 이룬 강변 버드나무 짙은 그늘 아래에서 이마에 난 땀을 식히며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에도 적당하다. 모래톱이 길고 넓게 형성된 강기슭에서 안락의자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멋진 하구 풍광을 감상하는 시민도 보인다. 하류 지역이라 홍수로 떠내려 온 각종 생활 쓰레기가 안타깝긴 하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스팔트로 포장한 거대한 자전거도로와 탐방로, 불필요한(?) 인공 구조물은 생태공원 야생성과 어울리지 않아 이질적이다. 끊임 없는 인간의 간섭과 탐욕이 만들어 낸 결과다. 그럼에도 인공적인 조경과 각종 시설 등으로 꽉 찬, 과잉 개발로 자연성을 상실한 서울 중심지역 한강 둔치에선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곳이다 -물골에 강주걱양태, 황복 등 30여 어종 서식습지가 잘 발달한 물골 주변으로 버드나무와 찔레 등 다양한 식생이 군락을 이뤄 온통 수풀이 울창하다. 사리 때에는 많은 어종의 물고기가 산란을 위해 바닷물을 따라 조석물골인 이곳으로 올라온다. 매년 사오월, 수백여 마리 잉어 떼가 모여들어 짝짓기 하는 경이로운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회귀성 어류로 바다에서 태어나 강에서 자라는 민물고기 ‘뱀장어’, 옆구리에 노란색 줄이 있는 한반도 고유종 ‘황복’, 강 하류 모래지역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 ‘강주걱양태’, 경계심이 낮고 탐식성이 강한 큰 망둥어‘ 풀망둑’ 등 30여 종이 넘는 회귀, 담수어가 산다. 멸종위기종 양서류 ‘맹꽁이’도 여름철이면 모습을 드러낸다. 아래턱에 울음주머니가 있다. 천적의 위협에 복어처럼 몸통을 부풀리고 끈끈한 점액을 내뿜어 대처한다.유월 접어들어 물골 버드나무 밑에는 말똥게가 유난히 득시글댄다. 워낙 움직임이 빨라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순식간에 파놓은 구멍 속으로 숨어버린다.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좀처럼 볼 수 없다. 기수역에 주로 서식하는 말똥게는 버드나무 아래 구멍을 파고 산다. 뿌리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대신 먹이를 얻는 공생관계다. -생존 위한 치열한 영역 다툼‥없는 게 없는 종합식물원자연은 결코 너그럽지 않다. 모든 식물은 생존과 종족번식을 위해 끝임 없는 영역 다툼을 벌인다. 생존과 성장을 위해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햇빛과 수분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그 과정은 절대 공정하지 않다. 자연의 법칙에 따른 적자생존이다. 생존을 위해 높이(부피) 확보 경쟁을, 종을 유지하기 위해선 씨앗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생물 다양성을 지닌 물골에 서식하는 모든 식물도 예외는 아니다. 대덕생태공원 물고랑에는 줄, 마름, 도루박이, 창포, 쉽싸리, 달개비, 단풍잎돼지풀 등 군락을 이뤄 서식하는 식생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반적으로 쓸모없는 잡초로 불리지만 모두 제 나름대로 약효가 있는 약초다. 널리 알려진 창포는 단옷날 이를 넣어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하는 유용한 식물로 화전동 근처 난전에서 창포를 파는 장이 서기도 했다. 이외에도 사포닌과 단백질이 풍부하며 뇌경색, 심근경색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약재 ‘눈개승마’, 이상적인 변비 치료제이자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소루(리)쟁이’, 향이 좋아 사탕이나 껌의 재료로 쓰이는 ‘박하’ 등 없는 종자가 없는 종합식물원이다. -이름 모를 들꽃들 향연‥강한 생명력 가치 품어연중 태양이 황도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절기가 있는 유월. 삭막했던 산야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봄꽃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여름을 알리는 원색의 들꽃이 피어났다.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무성한 수풀에 파묻혀 봄꽃처럼 눈길을 끌진 못한다. 흔하디흔한 이름 모를 들꽃이지만 그렇다고 절대 천하진 않다. 오히려 고귀하고 돋보인다. 척박하고 고단한 환경에서도 돌봐주는 이 하나 없이 홀로 스스로를 피워내는 강한 생명력의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까닭이다. 성하(盛夏)를 앞두고 대덕생태공원 유월의 모습은 지난달과 사뭇 달르다. 번식력이 왕성하고 생명력 강한 식생들이 이미 한강 둔치 대부분을 장악해 버렸다. 외래종인 망초와 붉은토끼풀, 키가 큰 갈대가 대표적이다. 거대한 군락을 형성한 망초는 하얀 꽃을 피워 공원 전체 분위기를 확 바꿨다. 1910년 경술국치일 즈음에 전국에 퍼져 이 같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남부가 원산지인 붉은토끼풀은 꽃망울과 이파리가 토종에 비해 훨씬 크다. 거대한 외래종 황소개구리 같은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든다.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삘기(띠)도 하얀 솜털 같은 꽃을 피워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옛날 어린 꽃 이삭을 날것으로 먹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들꽃이 가득한 주변을 허리 숙여 유심히 살펴는 부부, 연인들이 정겹다. 옛날부터 봐왔던 식물을 살펴보고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소소한 일상의 작은 행복은 아닐런지! -인간 간섭 자연 훼손‥소중한 가치 잃어버린 느낌 한강 둔치는 보전 가치가 높은 생태계 보고임에도 무분별한 개발로 대부분 사라졌다. 대규모 주거지와 각종 업무시설이 집중해 있는 한강 상류 경기 하남시에서 하류 고양시까지 거리는 대략 60km 정도다. 강 양안 둔치를 합치면 두 배인 120km에 달한다. 이 중 생태계와 다양성이 제대로 보전된 지역은 불과20~30km 정도다. 이 조차도 인간의 계속되는 간섭으로 점차 훼손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의 개발 욕심도 생태계 보전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명분은 시민에게 좀 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다. 예산 집행과 확보, 선거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최근 대덕생태공원에 사진 촬영을 위한 공간이 조성되고 인공 구조물이 설치됐다. 생태공원 자연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느낌이 아주 강하다. 사진 촬영을 위한 최고의 장소는 자연 그 자체인데 이는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느티나무 밑엔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석조물을 배치하고 잔디까지 깔았다(사진). 이런 작은 규모 공사에도 그 자리에 서식하던 상당한 면적의 수풀은 사라진다. 현재 전체 생태공원 전체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전거도로와 탐방로 면적도 작지 않다. 인간의 편의성과 자연 훼손은 대체적으로 정비례한다. 대대적인 개발이 아닐지라도 자꾸 간섭하다보면 조금씩 인공이 가미되고 자연성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있는 그대로를 보전하며 지켜보는 것은 이렇듯 어렵다. 개발로 편의성은 향상됐지만 이와 비교할 수 없는 더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지금도 밀물의 삶 견뎌내는 ‘오월의 청춘’ 위한 응원”

    “지금도 밀물의 삶 견뎌내는 ‘오월의 청춘’ 위한 응원”

    ‘오월 광주’ 배경으로 담은 청춘로맨스송 PD “혹시 누 될까 확실한 역사 다뤄”이 작가 “사실 아닌 건 한 줄도 안 쓰려 해”비극과 마주한 현재의 삶 그리며 공감 41년 전 행방불명자 유골이 최근까지 확인될 만큼 5·18광주민주화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영화에 비해 드라마에서는 SBS ‘모래시계’(1995), MBC ‘제5공화국’(2005) 정도를 제외하면 직접적으로 다룬 적이 없을 만큼 생소한 소재다. 최근 종영한 KBS ‘오월의 청춘’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은 드라마다.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풋풋한 청년들의 로맨스를 펼쳤고, 2021년 주인공 명희(고민시 분)의 유골이 발견되는 장면이 등장하며 비극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송민엽 PD는 “5·18을 다루는 만큼 최대한 조심스레 접근하려고 했다”고 운을 뗐다. 생존자나 유족 등 남아 있는 분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확실한 역사만 다루려고 했다는 그는 “‘택시 운전사’나 ‘화려한 휴가’, ‘스카우트’ 등 영화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대본을 쓴 이강 작가도 서면 인터뷰에서 “부담이 굉장히 컸다”면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있지만 이야기 밑에 흐르는 시대를 표현할 때 역사에 없는 사실은 한 줄도 적지 말자는 각오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전남 출신인 정욱진·김보정 배우에게 광주 사투리 감수를 받고, 당시 시가지 모습을 수원 세트장에 구현하는 등 현실감도 높였다. 드라마는 2013년 출간된 김해원 작가의 동화 ‘오월의 달리기’를 원작으로 한다. 원래 줄거리는 전국소년체전을 준비하던 초등학생 육상선수 명수의 눈에 비친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다. 여기에 명수의 누나 명희 등 네 청춘의 이야기를 더해 확장했다. 광주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독일 유학을 꿈꾸는 명희와 서울에서 귀향한 의대생 희태(이도현 분)의 비극적인 사랑은 물론 학생운동에 나서는 법대생 수련(금새록 분)과 지역 유지의 아들 수찬(이상이 분) 남매, 군에 징집된 운동권으로 계엄군이 된 경수(권영찬 분) 등 집단 속 다양한 개인들을 담아낸다. 명희와 희태처럼 사회 운동에서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이 벼락같은 일을 맞고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를 섬세하게 그린다.운명이 바뀌어 버린 보통 사람들의 삶은 현재까지 이어진다. 누나와 아버지를 잃고 성직자가 된 명수,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경수, 응급의학과 의사가 된 희태 등은 당시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을 대변한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십자가를 진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송 PD)는 의도와, “현재도 밀물의 삶을 견뎌 내고 있는 또 다른 희태들이 슬픔에 잠기지 않고 삶을 헤엄쳐 가길 응원하는”(이 작가) 바람이 담겨 있다. 총 12부작에 모든 것을 눌러 담은 드라마는 5%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종영했다. “명희를 친구처럼 우려해 주는 시청자 반응을 보며 오월 속으로 한 걸음 다가와 주시는 것을 느꼈다”는 이 작가의 소감처럼, 공감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증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뼈대만 남고 전소...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6일 만에 완전 진화

    뼈대만 남고 전소...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6일 만에 완전 진화

    지난 17일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불이 6일 만인 22일 완전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 12분쯤 잔불 정리 작업을 완료하고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이는 불이 시작된 지 약 129시간 만이다. 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달하는 물류센터 건물은 모두 불에 타고 뼈대만 남았다. 건물 안에 있던 1620만 개에 달하는 적재물과 이를 포장하는 종이, 비닐 등도 모두 타버렸다.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물품 창고 안에 있는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불꽃이 이는 장면이 CCTV에 찍히면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지 약 20분 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장비 60여대와 인력 150여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화재 발생 약 2시간 40분 만인 오전 8시 19분쯤 큰 불길이 잡히면서 앞서 발령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지만, 같은날 오전 11시 50분쯤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으면서 곧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틀 만에 큰 불길을 잡은 소방당국은 19일 낮 12시 25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로 경보령을 하향했으며, 20일 오후 3시 56분 대응 단계를 해제했다. 다만 소방인력과 장비는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잔불 정리 작업을 이어갔고 이날 작업을 마무리했다.화재 당시 쿠팡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지만, 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령)이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화재가 확산할 때 미처 나오지 못하고 실종된 뒤 화재 발생 사흘째인 지난 1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과 내주 중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감식을 통해 화재 경위를 밝히고 이번 화재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쿠팡 화재 엿새 만에 완전 진화 선언…뼈대만 남고 모두 타

    쿠팡 화재 엿새 만에 완전 진화 선언…뼈대만 남고 모두 타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지난 17일 발생한 불이 6일 만인 22일 완전히 꺼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 12분 잔불 정리 작업을 완료하고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불이 시작된 지 129시간여 만이다.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달하는 물류센터 건물은 모두 불에 타 뼈대만 남았다. 건물 안에 있던 1620만 개, 부피로 따지면 5만000여㎥에 달하는 적재물과 이를 포장하는 종이와 비닐 등도 전부 불탔다. 이번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건물이 가입한 재산종합보험의 보험 가입금액이 4015억원에 달하는 점을 참작하면 피해액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쿠팡이 덕평물류센터에 대해 DB손해보험 등에 가입한 재산종합보험의 보험 가입금액은 총 4015억원 규모다. 재산피해만 놓고 볼 때 건물과 시설에 대한 가입 금액은 각각 1369억원과 705억원, 재고자산에 대한 가입금액이 1947억원이다. 피해조사에서 건물, 시설물, 재고자산이 모두 불에 타 전부 손실된 것으로 확인되면 쿠팡은 손해액(보험 가입금액)의 10%를 제외한 3600억원가량을 보험금으로 받게 된다. 이번 화재는 17일 오전 5시 20분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처음 불꽃이 이는 장면이 CCTV에 찍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당시 쿠팡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지만,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령)이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화재가 확산할 때 미처 나오지 못하고 실종된 뒤 화재 발생 사흘째인 지난 1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과 내주 중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감식을 통해 화재 경위를 밝히고 이를 통해 이번 화재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성추행 피해 女중사 신상유포’ 15비행단 관련자 명예훼손 검토

    ‘성추행 피해 女중사 신상유포’ 15비행단 관련자 명예훼손 검토

    15비행단, 이 중사 요청으로 옮긴 부대부대원 일부, 이 중사 신상 유포 포착 또다른 성추행 가해자 윤 준위 기소 논의공군·20비행단 지휘보고체계 문제도 점검군검찰이 군 내부에서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 신고를 한고도 회유와 합의 종용을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부사관 이모 중사의 신상을 유포한 제15전투비행단 관련자들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는 22일 오후 3차 회의를 열고 이러한 사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군검찰은 지난 17일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신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15비행단 부대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15비행단은 이 중사가 전속을 요청해 지난달 18일 옮긴 부대로, 검찰단은 이 부대원 일부가 피해자 신상을 유포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가해자’ 윤 준위 혐의 전면 부인 심의위는 이날 또 다른 성추행 가해자로 특정된 윤모 준위에 대한 기소 여부도 논의할 전망이다. 다만 윤 준위는 이 중사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방부 감사관실의 보고를 받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지휘보고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관실은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국방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와 사건이 발생한 제20전투비행단 등에 대해 지난 7일부터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관실은 공군본부와 20비행단에서는 이 중사의 최초 신고부터 해당 부대에서 어떤 조치를 했고 상급 부대에는 언제 보고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히 이 중사의 성추행 사망 사건을 단순 사망 사건으로 허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에 대한 감사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선 지휘보고 등에서 문제가 포착된 관계자에 대한 징계나 수사대상 전환 여부 등에 대한 윤곽이 일부 드러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2차 가해’ 노 준위·노 상사 안건 미포함‘직접 성추행 혐의’ 노 준위 구속 연장 한편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혐의로 구속된 노모 준위와 노모 상사에 대한 심의는 이날 안건에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 준위와 노 상사는 지난 3월 초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고도 즉각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정식 신고를 하지 않도록 회유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준위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과거 이 중사를 회식 자리에서 직접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군사법원은 노 준위에 대해 군인 등 강제추행과 직무유기 등 혐의를, 노 상사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등 혐의를 각각 적용해 지난 12일 구속했으며 한 차례 구속기한을 연장했다. 노 준위와 노 상사에 대한 기소 여부 심의는 이번 주 후반으로 예정된 4차 수사심의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피해자 이 중사는 지난 3월 2일 선임 부사관인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이튿날 바로 보고했으나 회유와 압박 등 2차 피해를 보고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장 중사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협박 등)으로 전날 구속기소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년 만에 151㎞로 3전4기… 류현진 어깨엔 기쁨보다 고민이

    2년 만에 151㎞로 3전4기… 류현진 어깨엔 기쁨보다 고민이

    1회 ‘필살기’ 체인지업 피홈런이 옥에 티제구 어려움 탓 올해 구종 피안타율 급증 2019년 9월 이후 첫 151㎞ 속구 이면엔“못 고치면 경기 운영 방식 바꿔야” 위기감 김광현, 4이닝 1실점 잘 던지고도 패전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약 2년 만에 시속 150㎞대 강속구를 선보이며 6승 달성에 성공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가 “비디오 게임 같다”고 표현한 제구력에 더해 마치 게임 속 캐릭터처럼 구속까지 확 끌어올리며 이달 들어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7-4로 승리하면서 류현진도 4경기 만에 시즌 6승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43에서 3.25로 낮아졌다. 경기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6회말 트레이 맨시니를 상대로 뿌린 시속 93.6마일(약 150.6㎞)의 강속구가 큰 화제가 됐다. ‘제구 마스터’로 통하는 류현진이 2019년 9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1년 9개월 만에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맨시니에게 강속구를 뿌린 이유가 있었다. 1회말 류현진은 맨시니와 7구 승부를 펼쳤다. 커터, 포심, 체인지업으로 승부했는데 마지막 7구째 시속 81.9마일(약 131.8㎞)의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다. 3회말에 맨시니를 2구만에 3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6회말엔 다시 끈질긴 승부가 이어졌다. 포심, 체인지업, 커터를 던져도 승부가 안 나자 류현진은 9구째로 강속구를 뿌렸고 맨시니가 친 공은 중견수에게 잡혔다. 빠른 공에 대한 질문에 류현진은 “저절로 힘이 생긴 것 같다”고 웃었지만 그는 원래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출신이다. 신인 때부터 시속 150㎞대 직구를 쉽사리 던졌다. 특히 2012년 한국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연장 10회에도 150㎞가 넘는 공을 뿌리기도 했다. 빅리그 진출 후 류현진은 빠른 공 대신 제구력을 더 날카롭게 다듬었다. 시속 160㎞를 우습게 던지는 투수가 여럿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빠른 공은 큰 무기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깨 수술까지 받은 입장에서 무리가 가는 강속구를 계속 던질 수는 없었다. 류현진이 빠른 공을 던져야 했던 이면에는 필살기인 체인지업이 먹히지 않는 아쉬운 현실이 숨어 있다. 올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피안타율이 0.269에 달한다. 2020년 0.185, 2019년 0.190, 2018년 0.161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홈런을 허용하는 등 이날도 체인지업이 흔들렸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은 그동안 가장 자신 있게 던지던 구종인데 제구가 흔들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체인지업을 못 던지면 경기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고쳐야 한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이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원정경기에서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이 0-1로 패하면서 시즌 5패째를 떠안았다. 김광현은 “실투로 점수를 줬다”고 아쉬워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대구 달성군노인복지관, 5감만족 숲체험학교 수료식

    대구 달성군노인복지관, 5감만족 숲체험학교 수료식

    대구 달성군노인복지관은 독거어르신 우울증완화를 위해 진행된 ‘2021년 5감만족, 숲체험학교’ 1·2기 참여자 수료식을 가졌다. 수료식은 사업활동보고, 기관장 인사말, 수료증 수여, 단체사진촬영 순으로 이뤄졌다. 5감만족 숲체험학교는 복권기금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복권위원회,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코로나블루 발병에 취약한 독거어르신을 대상으로 숲치유 및 자연체험형 활동을 통해 우울증을 예방·완화하는 사업이다. 우울증 사전검사를 통해 선별된 1·2기참여자 40명을 대상으로 총12회기에 걸쳐 △아로마테라피 △이솝우화 공예체험 △공기정화식물 만들기 △압화액자 만들기 △목화걱정인형만들기 △야외 숲치유활동 등 다양한 숲체험교육을 실시했다. 달성군노인복지관에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힘들어진 어르신들이 외부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어르신 스스로 느끼는 사전·후 우울증 및 스트레스 지수가 10점 만점 중 평균 6.2점에서 1.7점으로 4.5점 낮아져 우울감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높은 효과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실존의 심연에서 건져낸 언어…견고하게 빚어낸 문학의 주름

    실존의 심연에서 건져낸 언어…견고하게 빚어낸 문학의 주름

    더위가 일찍 찾아온 초하(初夏)에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시인 정현종 선생을 나희덕 시인과 함께 뵀다. 건강하신 스승의 말씀을 들으며 식사를 하는데 나 시인이 연필을 선물했다. 언제나 무언가를 들고 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 좋아하는 그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 목사가 목수가 되어 만든 연필을 바다 건너 구입해 스승과 친구에게 나누어 줬다. 순간 ‘연필’이라는 상징이 세 사람의 글쓰기를 환하게 이어 주었는데, 그것은 언제나 나희덕만이 만들어 내는 순간이다. 그의 첫 시집 ‘뿌리에게’(1991) 발문에 정현종 선생이 쓴 한 구절이 떠올랐다. “대학 시절의 나희덕은 시를 열심히 쓰는 학생이었고 산문을 봐도 우선 문장력이 마음 놓이는 학생이었다. 말이 그렇지 대학 시절에 눈에 거슬리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생각하면, 벌써 상당히 견고한 문장은 눈에 띄게 마련이었다.”인터뷰는 그의 ‘견고한 문장’이 빛을 발하는 신작 산문집 ‘예술의 주름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지만 자연스럽게 그의 삶과 시 전체로 번져 갔다. 그는 이제 막 종강을 해서 한숨 돌리고 있다면서 벌써 세 학기째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좀 지치기도 했다고 한다. “책을 내고 나서 한동안 행사나 강연 등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어요. 방학에는 조용히 시인의 자리로 돌아가 살아 봐야죠.” ●시인의 눈으로 읽어 낸 오솔길 같은 책 이번 산문집에서는 ‘아름다움’과 ‘주름’의 의미가 각별하다. “예술의 여러 장르들을 넘나드는 책을 낸 것은 사실 무모한 일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시나 문학이 아닌 다른 예술장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헤아려 보는 일이 많은 공부와 즐거운 경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예술적 성취를 논하는 비평가의 역할보다는 예술적 순간이 시작되어 창조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시인으로서의 느낌을 책에 가득 채워 넣었다. ‘주름’은 무슨 뜻일까? “희로애락과 온갖 기억이 깃들어 있는 우리 몸과 마음의 주름처럼 예술작품에 새겨진 주름을 찬찬히 펼쳐 보면 결국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예술이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돼요.” 그 주름 속에 감춰진 심연이나 온기를 제 방식으로 길어 올린 기록들인 셈이다. 책에서 호명한 여러 예술가들은 시대도 장르도 성별도 국적도 개성도 모두 다르다. 한때 피아노를 치고, 유화를 그리고, 사진에도 남달리 심취했던 나 시인의 예술적 경험이 다른 예술언어에 대한 이러한 차근한 기록을 가능케 했을 성싶다. 그리고 그 결실은 그가 지상에 남기는 또 한 권의 시집인 것 같기도 하다.●전위적 언어가 가닿을 수 없는 세계의 비밀 그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종교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실현하려 했던 분이었고 그러한 인생관으로 경북 산골에서 신앙공동체를 일궜다. 아버지는 거기서 어머니를 만나 결혼했고 산을 내려와서 정착한 곳이 논산이었다. 그의 시에 줄곧 나타나는 현실과 종교의 갈등적 공존이라거나 타자를 향한 한없는 연민과 사랑의 마음은 부모님으로부터 온 유전자와도 같은 것이었을 터이다. 그에게 종교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었다. 성장기에 갈등도 심했다. 문학을 하게 된 것도 “종교적 수행과 사회적 혁명 사이 어디에도 귀속되지 못한 자의 경계인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한동안 그에게 종교와 문학은 서로 건널 수 없는 간극을 지닌 것처럼 보였지만 어느 순간 양자의 갈등이 더이상 자신을 억압하지 않게 됐다. 그는 “흔히 제 시에 대해 붙어 다니는 ‘생태적, 여성적, 공동체적’ 특성이 넓은 의미의 ‘영성’과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이상 종교성에 갇히지 않으면서 다양한 영성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예술의 주름들’ 서문 첫 행에는 “피아니스트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는데, 여기서 우리는 어린 시절 예배당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던 가녀린 손이 써 내려간 시가 진정한 찬미(讚美)의 노래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초의 예술적 꿈이었던 음악적 선율이 그만의 시로 펼쳐져 간 것이니까 말이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뿌리에게’가 당선돼 30년 넘는 시력을 일구어 왔다. 그의 초기 시는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1994), ‘그곳이 멀지 않다’(1997)에 담겨 있다. ‘형식적 단정함과 따뜻한 모성’이 평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그 안에는 고단함과 기다림과 상처와 통증으로 버텨 온, 나희덕만의 시간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사라져 감으로써 존재의 빛을 남기는 것들에 대한 사랑과 애착, ‘시’를 향한 자기 엄격성의 산물로 진화해 갔다.오랫동안 이러한 지속과 변이를 거듭해 온 그의 시에서 우리는 한동안 시단을 잠식했던 분열과 환각, 우울과 공포, 광기와 모멸, 전위적 포즈 같은 것들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그는 그러한 언어들이 가닿을 수 없는 세계의 비밀스러움을 탐색했고, 그만큼 그의 시는 다양한 폭과 깊이를 담고 있으면서도 언어 선택에서만은 고전적인 청교도적 자세를 유지해 왔다. “저의 문학 수업은 어쩌면 등단과 함께 시작됐고 늘 학생의 마음으로 지내 온 것 같아요. 그러는 동안 빛에서 어둠으로, 삶에서 죽음으로, 식물성에서 동물성으로, 낙관주의자에서 비관주의자로 조금씩 변화했죠.” 그 점에서 그는 네 번째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2001)이 중요한 변곡점이었다고 말한다. 가장 힘들고 불안할 때 비명처럼 한숨처럼 토해 낸 시들이어서인지 그 시집은 자신에게도 애틋하고 독자들에게도 가장 공감을 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 시인은 ‘사라진 손바닥’(2004)과 ‘야생사과’(2009)에서 자신의 시를 변화시키려는 모험과 도전을 새롭게 보여 준다. 그 안에는 나희덕 시의 속살이 지속하고 변이하는 충일하고도 격렬한 교차 과정이 펼쳐져 있다. 그는 이 시집들을 통해 ‘가이아’에서 ‘사이렌’으로, 상처를 ‘다스리는 것’에서 ‘받아들이는 것’으로, ‘뿌리’로부터 ‘가지’로 ‘잎’으로 끝없이 시적 원심을 확장해 갔다. 그러면서 가장 실존적이고 종교적인 심층으로서의 ‘죽음’과 ‘사라져 감’의 형이상학에 대해 노래하는 성숙한 시인이 되어 갔다. 그 뚜렷한 귀납적 결실이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2014)이었을 것이다. 그는 시집 뒤표지 글에 “떼어낸 만큼 온전해지는, 덜어낸 만큼 무거워지는/ 이상한 저울, 삶” 그리고 “이미 돌이킬 수 없거나 사라진 존재를 불러오려는/ 불가능한 호명, 시”라고 썼다. 그렇게 이 시집은 한 시대의 죽음을 넘어 애도와 치유라는 이중 기능을 충실하게 담아낸 결과로 남았다.●진퇴의 왕복을 벗어날 수 없는 시의 힘 여덟 번째 시집 ‘파일명 서정시’(2018)는 ‘눈과 얼음’으로 시작해 ‘서른세 개의 동사들 사이에서’라는 시로 끝난다. “온통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세상을 간신히 살아내면서, 현실의 그 한기와 단단함을 조금씩 녹여내면서, 마침내 허공과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시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눈과 얼음이라는 고체적 상태에서 어떤 기화와 액화를 위한 몸부림을 쳤다고 말한다. 이 작품들을 쓰는 동안 개인적으로든 시대적으로든 다양한 죽음과 폭력을 통과해야 했는데 막상 시집으로 내고 나니 그런 시간에서 조금은 놓여나게 되었다고 한다. 나희덕 시의 찬연한 결실이다. 그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가끔 배시시 웃기를 잘한다. 물론 그것은 발랄한 성정에서 오는 게 아니라 고통을 지나고 나서 얻어 낸 어떤 넓음 같은 것에서 온다. 그의 이름처럼 웃음은 ‘희’(喜)고 넓음은 ‘덕’(德)이다. ‘파일명 서정시’의 ‘시인의 말’에 “시는 나의 닻이고 돛이고 덫이다”라고 썼다. 아름다움을 향한 간절한 그의 언어를 가장 적정하게 담은 말이 아닐까 한다. “저를 머물게 하기도 하고, 나아가게 하기도 하고, 결국 그 진퇴의 왕복 작용에서 끝까지 벗어날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시는 참 힘이 세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보다 앞장서지 않고 겸허하게 시의 뒤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기를 바란다. 그럴 것이다. 그나 나나 정현종 선생을 만난 것은 문학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감사한 인연이다. 선생은 시인이 지녀야 할 자존과 주름까지 낱낱이 보여 준 스승이시다. 불가피하게 이 글은, 스승과 제자들이 모처럼 만난 초여름 저녁에 시인 친구와 나눈 우정의 기록도 되는 셈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열린민주 대변인이 분석한 尹대변인 사퇴의 세 가지 원인

    열린민주 대변인이 분석한 尹대변인 사퇴의 세 가지 원인

    열린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사퇴한 데 대해 “‘법조 출입 오래한 이상록 기자가 낫지 않겠나’라는 조언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전 대변인과 함께 윤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선임됐던 동아일보 기자 출신 이상록 대변인은 이 전 대변인의 사퇴로 공보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전 대변인의 사퇴 원인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씨와 매우 가까운 장예찬 씨를 쳐낸 것이 첫 실수”라며 “본인 권한이 아닌 일인데, 아마 중앙일간지 논설위원까지 거친 그가 장예찬과 같은 신인 정치인(유튜버이며 평론가)과 동급 대접을 받는 것이 매우 불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냈으니 그건 장예찬을 선택한 윤석열씨에게 모욕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봤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씨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한 정치 행보를 본인이 라디오에 나가 6말 7초니 해가면서 앞서나갔던 것이 두 번째 실수”리며 “아마도 오랜 기간 정치부에 있었던 본인의 감이 있어 윤석열 씨를 설득했을 테고, 윤이 결정을 못 하고 지지부진하자 “이렇게 가는 게 맞으십니다, 총장님”하면서 라디오에서 일정을 그냥 질렀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대부분의 전문가 조언이 일치하는 지점은 “얼른 들어가서 검증 거치고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 게 정상적이고 힘들지만 가장 단단한 길”이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윤석열 씨 입장에선 ‘기자 경력 좀 있다고 감히 날 끌고가?’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동아일보 법조 출신 이상록 씨를 SNS 담당자로 밀어내고 내부에서 아마 다툼이 꽤 있었을 것”이라며 “윗사람에겐 충성하고 직원들과는 불화가 잦은 그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게 세 번째 실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내부 통제는 안 되고 ‘총장님은 불쾌해하시는 상황’이 반복되며 내부 결정 단위에서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며 “‘총장님, 그래도 역시나 법조 출입 오래해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이상록 기자가 낫지 않겠습니까’ 이런 정도의 조언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 대변인은 “평생 직장 박차고 나온 이동훈 씨의 미래도 걱정이지만 윤석열 씨의 미래가 더 걱정(?)”이라며 “윤석열 씨를 대신해 내부 정리도 하고 때로는 악역도 서슴치 않을 사람이 필요한데, 제가 볼 땐 없다. 그런 정치적 조율을 해줄 내부 인사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열흘 만에 대변인 내치는 인선 실력으로 이게 캠프가 어떻게 꾸려질지 우려 반 우려 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씨, 유도복 입고 재벌 총수 내리치고 정치인 내리쳐보니 내가 천하제일이다 싶으셨죠? 막상 여의도 UFC무대에 올라와 보니 좀 다르다 싶죠?”라며 “이를 꽉 물고 계세요.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윤석열 하락·최재형 5위 진입…대권 적합도 조사 [PNR 리서치]

    윤석열 하락·최재형 5위 진입…대권 적합도 조사 [PNR 리서치]

    차기 대권 적합도 조사에서 야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X파일 논란’ 등 연이은 악재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반면 이 조사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범야권 대안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PNR리서치가 미래한국연구소와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성인 1003명에게 조사한 결과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을 꼽은 응답은 33.9%로 집계됐다. 이는 1주 전 조사(39.1%)와 비교해 5.2%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최근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한 메시지 혼선과 처가 의혹 등이 담겼다고 알려진 ‘X파일 논란’이 확산하면서 지지율 수치에 변화가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7.2%로 1.0% 포인트 오르며 2위를 유지했다. 이밖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3.0%, 정세균 전 국무총리 4.7%로 각각 집계됐다. 전주까지만 해도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지 않았던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4.5%를 기록, 5위에 올랐다.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대선 출마 얘기가 나온다’고 묻자 “생각을 조만간 정리해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아 정치 도전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밖에 무소속 홍준표 의원 4.3%,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1%, 심상정 정의당 의원 1.8% 등 순이었다. 그 외 인물 3.4%, 없음 2.8%, 잘모름·무응답 1.4%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스롱 피아비와 김세연이 만났다 ‥ 어디서? 개막전 결승 길목에서

    스롱 피아비와 김세연이 만났다 ‥ 어디서? 개막전 결승 길목에서

    “경기를 치를 수록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가 프로당구 LPBA 투어 우승을 향해 다부진 4강 출사표를 던졌다. 피아비는 18일 밤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여자프로당구(LPBA) 2021~22시즌 개막전인 블루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8강전에서 데뷔 이후 세 시즌 만에 8강에 처음 오른 최혜민을 2-1(11-7 7-11 9-5)로 제치고 4강에 진출했다. 스롱은 6이닝(여섯 번째 타구)에서 터진 7점짜리 하이런(연속 득점) 첫 세트를 먼저 따낸 뒤 곧바로 추격전을 벌인 최혜미에 두 번째 세트를 내줬지만 초반 주거니 받거니 접전을 벌인 마지막 세트에서 먼저 9포인트를 따내 데뷔 첫 4강 티켓을 움켜쥐었다. 스롱은 국내 아마추어 최강에 올랐던 선수다. 지난해 말 프로로 전향해 올해 초 프로 데뷔전을 앞두고 잔뜩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4명이 겨루는 서바이벌전 적응이 쉽지 않은 데다 잘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온 몸을 짓눌렀다. 스롱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예선부터 몇 경기를 힘들게 이겼지만 내 이름값에 걸맞은 경기를 하지 못해 너무 슬프고 창피했다”면서 “그러나 제 가족들과 주위 분들의 응원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4강 진출이 가족의 덕분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지금까지 경기를 해오면서 경기가 거듭할 수록 성장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점점 프로무대에 적응해 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4강에 오른 이상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상금으로 캄보디아에 있는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라올 선수는 다 올라왔다’는 평가는 받는 이번 개막전에서 스롱이 결승 길목에서 만날 상대는 지난해 최종 월드챔피언십에서 상금 1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김세연이다. 그는 사카이 아야코(일본)와 첫 두 세트 모두 21이닝까지 가는 초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김세연은 첫 세트를 11-8로 잡아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세트포인트 10-6에서 역전을 허용한 데 이어 3세트에서도 사카이와 1점씩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가까스로 9-8의 1점 차 승리를 거뒀다.김세연은 “2세트 세트포인트에서 7차례나 공타를 저질렀다. ‘이러다가 지겠구나’ 싶었는데 정말 역전을 허용하면서 패했다. 이후 심리적인 압박감이 상당히 심했다. 겨우 이긴 거다. 너무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한 달 반 넘게 연습을 하지 않아 감을 잃은 탓이다. 4강전에서는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둘의 4강전은 19일 오후 4시 30분부터 펼쳐진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마포 감금살인’ 2주간 화장실에 가둬 신체적·정신적 학대

    ‘마포 감금살인’ 2주간 화장실에 가둬 신체적·정신적 학대

    고교 동창인 친구 2명의 가혹 행위로 숨진 20대 남성이 2주간 감금된 상태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당한 정황이 포착됐다. 알몸으로 오피스텔 화장실에 갇혀 있던 피해자는 사망 닷새 전부터 호흡이 거칠고 생리 현상을 조절하지 못하는 등 위급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1일 김모(20·구속)씨와 안모(20·구속)씨가 제대로 걷지도 못할 만큼 쇠약해진 피해자 A(20)씨를 부축해 범행 장소인 마포구 연남동의 한 빌라로 이사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A씨는 이날 이후 사망한 13일 오전 6시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감금된 상태에서는 지속적인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당한 정황이 포착됐다. 가해자들의 휴대전화에는 A씨에게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서 시키는 등 괴롭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장에서는 A씨의 손목을 묶었던 도구가 발견됐는데 가해자들이 외출할 때 A씨가 탈출할 수 없도록 스스로 풀 수 없는 도구로 포박했다. A씨는 이러한 가혹행위로 몸무게가 34kg까지 빠지기도 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조사 중이다. 동시에 특가법상 보복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살인은 최소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무기징역,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으나 특가법이 적용되면 최소 10년 이상 유기징역, 무기징역, 사형을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무거운 처벌이 가능하다. 직접적인 범행 동기는 A씨와 그의 가족들이 지난해 11월 자신들을 상해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보고 있다. 이후 김씨 등은 지난 3월 31일 A씨가 사는 대구 집 앞까지 찾아가 A씨를 불러낸 뒤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데려왔다. A씨는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따라나섰다. 오랜 정서적 학대로 이들을 극도로 두려워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A씨를 데리고 상경한 뒤로는 화장실에 감금하고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등 보복성 학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또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소액 대출을 받고, 대부업체에서 피해자 명의로 돈을 빌리는 등 수백만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피의자들은 피해자에게 물류센터 등에서 일용직 노동을 강요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피해자의 가족은 A씨가 오랜 기간 대구에 있는 집에 들어오지 않자 지난해 10월 17일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 당시 서울에 있던 피해자는 약 한 달 뒤인 11월 4일 서울 서초구 양재파출소에 임의동행해 조사를 받았다. 11월인데도 반소매 차림이었던 피해자의 몸에 폭행 흔적을 확인한 경찰관은 대구에 있는 피해자 아버지에게 연락해 피해자를 인계했다. 피해자와 아버지는 같은 달 8일 대구 달성경찰서에 전치 6주 상해진단서와 함께 피의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직접 달성서에 출석해 ‘영등포구 오피스텔에서 새벽에 노래를 흥얼거렸다는 이유 등으로 피의자들에게 네 차례 폭행을 당해 다쳤다’고 진술했다. 갈비뼈까지 부러진 A씨는 전치 6주의 진단을 받기도 했다. 피해자 A씨는 김씨와 대구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 사이였고, 김씨와 안씨는 대구에서 같은 중학교를 나오고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한 친구였다. 피의자들은 지난해 6월 초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라에서 함께 살았다. A씨는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김씨에게 연락해 역삼동 빌라를 찾았다가 안씨와 알게 됐다.경찰은 이들이 처음 만난 지난해 7월부터 A씨가 사망한 지난 13일까지 상황을 재구성해 폭행과 학대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안씨 등이 A씨를 상대로 금품 갈취 등을 계획한 시점이 언제인지 등을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피의자들이 특정한 계기마다 A씨를 조롱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촬영한 점을 들어 정서적 학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6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오피스텔에서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안씨와 김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오는 21일 피의자들은 검찰에 송치하면서 추가 수사상황을 발표할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임효진의 이슈En] “죄가 아니잖아요” 난임 고백하는 스타들

    [임효진의 이슈En] “죄가 아니잖아요” 난임 고백하는 스타들

    2013년 첫 방송된 MBC ‘아빠! 어디가?’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 및 양육에 참여하는 연예인 아빠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높였다. 이후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진 끝에, 최근에는 육아 및 양육의 전 단계인 출산과 임신에 대해 언급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그 중 최근 눈에 띄는 예능 키워드는 바로 ‘난임’이다. ● 방송에서 난임 고백하는 연예인들 ‘난임’이란, 1년간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임신이 성공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일부 예능 속 연예인들은 자신의 난임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난임을 극복하는 방법을 낱낱이 공개한다. 심진화, 김원효는 난임을 고백한 대표적인 연예계 부부다. 올해로 결혼 10년 차인 두 사람은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을 받은 사실을 고백하며 간절히 아이를 바라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김원효는 심진화를 위해 시험관 시술에 필요한 과배란 유도 주사를 놓는 방법을 배우는 등 애정 어린 노력을 기울였다.최근 둘째를 임신한 이지혜는 이에 앞서 유산 소식과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는 과정 등을 모두 공개했다. 유산 경험이 있는 만큼 둘째 임신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이지혜는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고 펑펑 우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외에도 자산관리사 유수진은 네 번의 유산을 겪었다고 고백하며 “몸과 마음이 다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배우 윤주만 또한 아내 김예린과 함께 KBS2 ‘살림하는 남자들’에 출연해 난임 판정을 받고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어렵게 갖는 모습을 공개했다. ● 현실 속 난임 부부의 증가 최근 난임을 주제로 한 방송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KBS2 ‘살림하는 남자들2’(이하 ‘살림남2’), JTBC ‘1호가 될 수 없어’ 등과 같이 부부가 출연하는 예능에서는 물론 SBS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 E채널 ‘맘 편한 카페2’, tvN ‘프리한 닥터’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같은 방송 흐름은 그만큼 난임을 겪는 부부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수는 지난 2019년 기준 23만 명을 넘어섰다. 2017년 20만 8704명에서 2018년 22만 946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9년에는 23만 80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난임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해당 방송 이후 훌쩍 뛴 시청률을 통해 드러났다. 윤주만, 김예린 부부의 난임 검사 에피소드를 다룬 KBS2 ‘살림남2’는 전국 기준 11.4%(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예능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지혜의 둘째 임신 과정이 방송된 SBS ‘동상이몽2’도 수도권 기준 8.1%(2부 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예능을 통해 보여지는 난임 주제에 대해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은 “난임 고백이 어려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연예인들을 통해 난임 부부가 겪는 과정과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연임신을 할 수 있는 부부가 노력도 해보지 않고 난임 시술이나 난자 냉동 등을 부추기는 현상으로 이어지면 곤란하다”며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해 안전하게 출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 ‘난임’을 마주한 부부들의 태도에 공감 난임을 겪는 부부들뿐만 아니라 그 외 시청자까지 포용할 수 있었던 것은 ‘난임’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부부의 돈독한 모습 때문이다. 김원효는 시험관 시술을 힘들어 하는 아내 심진화를 향해 “절대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그냥 우리 둘이 행복하게 잘 살면 된다.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방송을 통해 영상편지를 남겨 감동을 안겼다. 심진화 또한 난임을 겪는 부부들을 향해 “죄 짓는게 아니지 않냐. 노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멋진 일이니 부끄러워하거나 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난임 진단을 받은 날 윤주만은 자신의 잘못 같다며 미안함의 눈물을 보이는 아내에게 “아이보다 아내가 먼저”라고 말하며 위로를 건넸다. 화면을 통해 이들의 모습을 보던 하희라도 유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박 회장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지지와 배려, 응원과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를 배려하는 환경 속에서 난임 극복을 위한 노력을 했을 때 성공률이 높았다”며 “여기에 더해 부모님,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응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임이란 ‘불임’이 아니라, (임신이)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한 상태”라며 “많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 온 힘을 다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고 덧붙였다. ◆ 임효진 기자의 이슈En : 방송 및 연예계 최신 이슈에 대해 다룹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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