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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검찰, 文 전 대통령 등 감사원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 착수, 내일 고발인 조사

    [단독] 검찰, 文 전 대통령 등 감사원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 착수, 내일 고발인 조사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의 ‘감사원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하고 13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의 ‘대통령실 직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관련 수사에 착수하면서 야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13일 오후 1시 반 ‘서해 피격사건’ 공무원 고 이대준(故)씨의 친형 이래진씨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다. 앞서 이씨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3명을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유족 “문 전대통령 감사원 조사 거부는 법 위반”  이씨는 문 전 대통령이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서 전 원장과 박 전 원장은 감사원에 출석하지 않은 점이 감사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대해 “무례하다”는 입장으로 조사를 거부했다.  감사원법 50조는 감사원 감사가 필요한 경우 감사대상 기관 외 인물에 대해서도 자료 제출이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또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구에 따라야 한다며 이를 어길 시 1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씨는 지난 6일에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인 조사는 이씨가 문 전 대통령 등을 고발한 지 6일 만에 이뤄지게 됐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 대해 성역없이 신속한 속도로 수사에 나섰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 정치적 중립성 논란 속 신속 수사 부담도  다만 검찰이 고발인 조사에 이어 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수사까지 신속하게 나아갈지는 미지수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발인 신분인만큼 관련 법리 검토 등을 신중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치권에서 감사원 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크게 논란이 일고 있는만큼 서둘러 수사를 진행할 경우 부담만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서해 피격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엔 안영호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안 전 본부장을 상대로 이씨가 2020년 9월 22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국방부 및 청와대의 의사결정 과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모든 국민이 총을” 이스라엘 징병제에 메스 댄 용감한 감독

    “모든 국민이 총을” 이스라엘 징병제에 메스 댄 용감한 감독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는 여러 프로듀서가 초청작들을 고르고 각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 중 한 명인 박가언 프로듀서는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 초청된 이스라엘 작품 ‘이노센스’를 우리 관객들이 꼭 봐야 할 영화로 꼽았다. 그는 “가장 빛나는 청춘의 시간에 사람을 공격하고 약탈하고 죽이는 법을 훈련받는다”며 “우리 국민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도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녹화 사업이란 명목으로 군대에 끌려간 뒤 의문사하거나 극단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돌아볼 대목이 있다. 이스라엘은 만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남녀 구분이 없다)에게 병역 의무를 지우는 나라다. 예외 없는 징병제를 강요하는 명분으로 유대인들이 핍박받던 오랜 역사, 불온하기 짝이 없는 중동의 지정학, ‘하나님의 의로움을 드러낸다’는 종교적 신념 등을 들먹인다. 우리보다 한층 더 병역 의무에 반기를 들기 어려운 분위기다. 우리보다 훨씬 ‘군대 친화’적인 생각과 관념이 뿌리깊은 사회라 젊은이들은 출구를 찾지 못한다. 내적 방황과 외적 강압에 극단을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병역기피자인 기 디바디 감독은 군에 복무하던 중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일기나 편지 등을 10년 동안 추적해 다큐 영화로 만들었다.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도 제작에 합류했다. 그는 11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에서 진행된 오픈토크를 통해 “이스라엘에서 군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군인이 돼야만 하는 압력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조사 조사 과정에 700건의 이야기를 살펴봤다. 군대에서는 정보를 숨기려 하고, 자신의 아이가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지지하지 않는 유족도 많았다. 영화에 담긴 것보다 강력한 내용도 있었지만 유족의 반대로 담지 못했다”며 “다른 사람이 아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관점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노센스’는 군대 문화가 젊은이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순진무구함을 짓밟는 과정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듣는다. 국가는 국민을 수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젊은이들을 군인으로 동원하지만 실제로 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외부 세력이 아닌 군대라는 사실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비디 감독은 “일반 시민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도 위협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믿는다”며 “그런데 이것은 진실한 보호가 아닌 전쟁의 악순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는 , ‘군대에 가면 강해지고 성숙해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자 변태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생각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은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서 시행되는 징병제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표명했다. “의무적으로 군대를 경험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대가를 치르는 일이다. 이스라엘은 모든 국민이 군대에 다녀왔으니 군인의 눈을 갖게 된다. .(국가 간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군사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쉽게 기운다. 이것은 개인의 삶에도 큰 영향을 준다. 더 많은 사람이 민주주의와 열린 시각으로 살아가기 위해 군대에는 최소한의 사람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비디 감독은 이어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이 사회가 군대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 [사설] 해도 너무한 국감 파행, 보는 국민이 힘들다

    [사설] 해도 너무한 국감 파행, 보는 국민이 힘들다

    어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는 질의는 하지 않고 드잡이만 일삼아 온 우리 국회의원들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등 논란거리가 적지 않아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여야 의원들이 하루 내내 제대로 된 질의 한마디 없이 고성으로 일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한반도 안보시계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경제난에 국민과 기업은 신음하는데 국회의원들이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감사원 국감은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 신청을 국민의힘이 반대하자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9분 만에 중지됐다. 감사가 재개됐지만 여야 의원 16명은 감사위원 배석 문제 등을 놓고 의사진행 발언을 쏟아냈고, 9명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발언을 이어 갔다. 정작 오전 내내 피감기관장인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에 대한 질의는 한마디도 없었다. 질의 실종에 결국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별도로 두 사람에게 답변 기회를 주는 촌극이 벌어졌다. 국회의원들의 이런 국감 행태는 매년 반복됐다. 지난해 국감의 경우 증인들이 장시간 대기한 끝에 얻은 답변 시간이 1명당 평균 3~4분에 불과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두 마디 답변에 그친 사례도 많았다. 현안에 대한 질의 대신 여야 의원들끼리 싸우고, 증인을 불러 놓고 군기만 잡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연출해 온 것이다. 지난주 파행에 이은 어제 감사원의 국감 모습을 볼 때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소모적인 국감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북한이 타격 목표까지 적시하며 ‘전술핵 협박’을 하고, 국민들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시름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회의원답게 제발 위기의식을 갖고 국감에 임하길 바란다.
  • 공공기관 개혁 성공하려면… 정부 기능·인력 개편 병행해야[박현갑의 뉴스 아이]

    공공기관 개혁 성공하려면… 정부 기능·인력 개편 병행해야[박현갑의 뉴스 아이]

    정부가 바뀌면 으레 나오는 개혁 화두 가운데 하나가 공공기관 개혁이다. 정권 연장이든 탈환이든 새 정부는 어김없이 공공기관의 구조·기능 개편을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바뀐 지금도 마찬가지다. 질 높는 공공서비스를 원하는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공공기관 개혁 방향을 모색해 본다. 올 1분기 기준으로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은 350개다. 임직원은 지난 6월 말 현원 기준으로 41만 6226명이다. 예산은 총 761조원이다. 국민의 공공기관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7월 공개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 64.9%와 국민 63.8%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일반 국민의 71.8%와 전문가의 77.3%는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혁의 우선 과제로 일반 국민은 과다한 인력 및 복리후생 등 점검·조정(52.1%)을, 공공기관 종사자와 전문가는 핵심 업무 위주로 공공기관의 기능 조정(각 48.8%, 57.1.%)을 꼽았다. ●공공기관 350개·임직원 41만여명 이런 여론에 힘입어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지난 7월 29일 발표했다. 민간이나 지방자치단체 경합 기능 및 비핵심 기능, 그리고 수요 감소 기능은 줄이고 기관 간 유사· 중복 기능은 통폐합 또는 조정하고 내년도 정원 감축 등 비대한 조직, 인력 슬림화도 추진하되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민영화는 배제한 자율적 혁신을 유도한다는 게 골자다.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도 한다. 정부는 350개 공공기관이 제출한 자체 혁신 방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올해 안으로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공공기관 개혁은 당위성 여부와 별개로 종사자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담론에 노동계를 자극할 ‘구조조정’이나 ‘민영화’라는 용어 대신 ‘선진화’, ‘정상화’라는 용어가 쓰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을 추진했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을 기조로 공공부문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게 골자였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합리화와 정상화를 내걸었다.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과 정보 공개 및 공유를 확대하고 부채 관리와 기능 조정을 통한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대책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등 친기업 정책보다 친노동 정책을 펴면서 공공기관의 비중을 늘렸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민영화를 배제한 자율적 혁신을 내세우나 노동계는 “사실상 민영화 추진”이라며 반발한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 소속 공공기관 노동조합 대표 250여명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전국 공공기관 노조대표자 회의를 갖고 정부의 혁신 가이드라인에 대해 민영화 가이드라인이자 공공성 파괴 가이드라인이라며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오는 29일 서울에서 공공기관 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예고했다. 공공기관의 이런 반발 분위기는 36개 공기업의 인원 감축 방안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36개 공기업은 전체 현원(14만 5831명)의 1.6%(2364명)를 줄이는 혁신안을 기재부에 냈다. 한수원, SR, 한국석유공사는 인원 감축 계획이 없다고 보고했다. 공기업은 기관수로는 전체 공공기관의 10%지만 인원은 전체 공공기관 현원의 3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공공기관 개혁의 가늠자라 할 수 있다. 역대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했지만 공공기관 종사자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이해관계자들의 저항과 신규 행정수요 등을 앞세운 로비 등의 요인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인 2008년 말 25만여명이던 공공기관 종사자 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말 26만여명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초 32만여명을 거쳐 현재 4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이 무렵 행정부 소속 공무원도 모두 늘어 국민들의 불신 요인이 되고 있다.●친노동 文정부, 공공기관 비중 늘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 개혁이 되풀이되는 건 세 가지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국정철학의 변화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노동계와 시민단체 협조 아래 공공기관 운영에서 사회적 가치라는 공공성을 중시한 반면 새 정부는 자유민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친기업적 정책을 추구한다. 정부가 내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부터 사회적 가치 비중은 줄이고 재무 성과 비중은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이런 효율성 중심의 정책 변화에 기인한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경제위기 타개를 중앙부처 조직이 아닌 공공기관 설립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가장 대표적 기능인 진흥을 담당하는 기관들은 정부 변화와 관계없이 꾸준히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지난 6월 중순 펴낸 ‘금융 공공기관의 정책금융 분석’에 따르면 350개 공공기관 중 융자(대출), 보증, 보험, 투자 등 금융이 주업무인 금융 공공기관은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보증공사, 금융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산업통상자원부의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18개가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인 9개는 2000년 이후 설립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투자공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주택도시보증공사, 서민금융진흥원, 한국해양진흥공 등이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극복이나 주택시장 안정화를 이유로 보수나 진보정권 가릴 것 없이 정책금융 공급을 늘린 결과다. 그런데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한정된 예산의 중복지원 등 부작용이 우려스럽다. 예컨대 중소금융의 경우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금융 공공기관이, 수출금융의 경우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금융 공공기관이, 주택금융의 경우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 소관 금융 공공기관이 각각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유사·중복 지원 등 정책금융 사업의 효율성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의 박진 교수는 “정책금융이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안에서 최고 수준으로, 이런 정부 정책이 지나치면 부실 기업의 퇴출을 저해하는 만큼 필요한 정책자금 지원 방식을 시장금리와의 차액을 정부가 보전하는 이차보전 방식으로 바꾸고, 한국무역진흥공사의 해외 투자 촉진 기능처럼 과거에 비해 중요도가 약화된 진흥 기능은 축소하는 등 조정해야 하는데 현재의 추진 체계로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명지대 행정학과의 최현선 교수는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사회적 가치 비중은 줄이고 재무평가 비중을 강화한다고 한다. 그러나 보육진흥원 같은 준정부기관의 경우 효율성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더 중시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준정부기관 기능은 정부가 직접 맡는 방식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금융 GDP 비중, OECD 최고 세 번째로는 관료제 속성이다. 정부는 관료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려고 공공기관을 세웠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기능은 통폐합해도 정부의 구조 개편이나 기능 조정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같은 관계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살림살이를 맡겨 놓고선 계속 간섭하거나 당신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 일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뒤치닥거리한 며느리 탓을 하면 가정 불화만 생기듯 공공기관 혁신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기능을 조정하면 이에 상응하는 정부의 기능, 인력도 개편해야 한다. 방송통신대 행정학과의 윤태범 교수는 “역대 정부가 모두 공공기관 개혁을 외쳤지만 그건 공공기관에 국한된 얘기이고 이에 상응하는 정부 조직과 인력 변화 등 정부의 변화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한다. 단국대 공공정책학과의 성시경 교수는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민영화 없이 혁신을 하자는 건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진정한 공공기관의 혁신은 소관 부처의 기능과 인력 개편이 병행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콘솔 넘어 PC로… ‘블록버스터’ 게임들 몰려온다

    콘솔 넘어 PC로… ‘블록버스터’ 게임들 몰려온다

    영화에 ‘블록버스터’, 제품에 ‘플래그십’이 있다면 게임엔 ‘트리플에이’(AAA)가 있다. AAA 게임은 제작사의 명운을 걸고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 기술을 쏟아부어 만드는 대작을 말한다. AAA 게임은 사실상 콘솔(게임기), 그리고 기기 간 경계가 없어진 PC를 통해서만 즐길 수 있다. 게임만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콘솔이나 PC, 이와 연결된 가정용 영상·음향기기를 사용해야 고도의 작품성과 속도, 그래픽과 음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산 게임은 몇 년 전까지 AAA 게임은 고사하고 콘솔 시장에 발조차 들이지 못했다. 국내 게임회사들은 대신 모바일 게임을 만들었다. 현재 국내에서 대형 게임사로 분류되는 경우의 대부분은 모바일 게임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 정도 성장한 뒤에도 콘솔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콘솔 게임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이유로 업계의 폐쇄적인 정책이나 진입 장벽 등을 거론하는 의견도 많지만 그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는 국내 개발사들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이 많이 달라졌지만 콘솔 게임은 여전히 타이틀 자체 판매량이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 많은 인력과 개발 기간, 제작비, 마케팅 비용이 투입된 타이틀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손실이 크다. 국내 개발사들은 그런 위험을 부담하며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대신 한국을 모바일 게임 강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모바일 게임의 최대 소비자였던 중국이 시장을 닫아 버리고 자국 개발사를 키워 모바일 게임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콘솔 게임 시장이 아시아 지역에서는 모바일 게임에 압도당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여전히 두텁고 견고한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콘솔 게임 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더구나 2019년부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 활동이 금지되고,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에 따라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고품질 게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사용자들은 ‘현질’(현금결제) 여부로 승패가 결정되는 단순하고 비슷한 모바일 게임에 지치기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의 과금 시스템에 대해 규제와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매년 발간하는 ‘대한민국 게임백서’의 최신판인 2021년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엔 국내 게임 유저의 평균 콘솔 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 52분, 주말 1시간 40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주중 1시간, 주말 1시간 51분으로 약 10분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모바일 등 다른 플랫폼 이용 시간은 고작 1~3분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의 규모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커졌지만 성장률은 2016년 58.1%에서 매년 줄어들어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19년 31.4%를 기록한 뒤 2020년 57.3%로 크게 늘었다. 모바일 게임은 중소 개발사도 비교적 쉽게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고,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모바일 게임과 경쟁하기 위해 그동안 닌텐도(스위치)와 소니(플레이스테이션·PS), 마이크로소프트(엑스박스)로 대표되는 콘솔 업계가 ‘문턱’을 많이 낮춘 것도 사실이다. 콘솔 업체들은 자신들끼리의 콘텐츠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라도 많은 개발사에 정책을 개방해야만 했다. 구독 요금제, 클라우드 게이밍, 다운로드콘텐츠(DLC) 등으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사 측은 반드시 디스크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지 않아도 돼 위험 부담도 줄어들었다. 이에 국내 개발사들도 콘솔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모바일로 흥행성이 검증된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콘솔 시장에 진출했다. 펄어비스가 2019년 3월 엑스박스원을 시작으로 ‘검은사막 콘솔’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타임 원더러’를 2020년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했다. 지난 6월 ‘던전앤파이터’ IP를 바탕으로 ‘DNF 듀얼’을 콘솔 게임으로 출시한 넥슨은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 등의 콘솔과 PC, 모바일 사용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출시를 앞두고 현재 사전 등록을 진행 중이다.올해 말부터 내년 사이엔 국산 AAA 게임들도 콘솔과 PC판으로 대거 등장한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커다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3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가장 기대되는 PS 게임’ 등의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고전 ‘피노키오’를 중세 잔혹극으로 재해석한 세계관에 수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한 ‘소울라이크’(프롬 소프트웨어의 ‘소울’ 시리즈를 계승한 3인칭 액션 롤플레잉) 형태의 전투 시스템을 도입해 전 세계 게이머의 기대를 받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로 한 시대를 풍미한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첫 콘솔 대작 ‘TL’(쓰론 앤 리버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리니지’ 등 기존 IP에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무대로 만들어진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엔 직원 3000명이 참여한 사내 테스트 영상이 공개됐는데 대규모 공성전과 탐험, 사냥 등 게임 속 장면이 관심을 끌었다.넥슨 역시 지난 8월 도쿄 게임쇼에서 개발 중인 ‘퍼스트 디센던트’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보더랜드’, ‘사이버펑크 2077’로 대표되는 루터슈터 장르로, 총을 쏘며 경험치와 아이템을 모으는 수집형 3인칭 슈팅(TPS)이라고도 한다. 영상에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각자의 특징을 살린 협력 플레이로 거대한 보스를 공략하는 장면이 담겼다. ‘검은사막’으로 콘솔 시장에 안착한 펄어비스는 지난해 두 개의 영상을 공개하며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줬다. 하나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이다. 캐릭터 동작과 옷자락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실사영화에 가깝게 표현한 그래픽으로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성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는 게임스컴에서 공개된 메타버스 게임 ‘도깨비’의 게임플레이 트레일러인데, 영상을 보면 게이머는 서울과 주요 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게임뿐 아니라 ‘K컬처’의 모든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크래프톤은 차세대 서바이벌 호러 게임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연말 출시할 예정이다. 명작 호러 슈팅게임 ‘데드 스페이스’의 창시자이자 슬레지해머 게임스의 설립자 글렌 스코필드가 개발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신선한 장르와 ‘데드 스페이스’의 정신적 후속작이라는 점이 주목을 끌었으며, 충격적인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마일게이트는 전 세계 누적 가입자가 7억명에 육박하는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의 IP를 활용해 지난 2월 ‘크로스파이어 X’를 엑스박스로 출시했다. 이 외에도 ‘데스티니 차일드’를 개발한 시프트업은 내년 첫 AAA 게임인 ‘스텔라 블레이드’를 콘솔로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2’에서 이들 게임의 개발 진행 상황과 추가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는 행사에서 ‘P의 거짓’ 공동 인터뷰를 계획 중이다. 이제 국내 게임사에 콘솔 시장 개척과 AAA 게임 제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콘솔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이지만 모바일 게임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경험, 자본으로 결국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반도체 수출도 늪에 빠졌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 300억 달러 돌파

    반도체 수출도 늪에 빠졌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 300억 달러 돌파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수출 효자’ 반도체가 수출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올해 누적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의 ‘연간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도 “반도체 수요 둔화로 제조업 기업 심리가 악화해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하며 한국 경제에 적색 경고등을 켰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117억 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품목별로는 수출 주력 제품인 반도체가 1년 전보다 20.6% 급감했다. 최근 반도체 수출은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 8~9월 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석유제품 21.3%, 철강제품 36.1%, 무선통신기기 21.0% 등 주요 제조업 수출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56억 22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3% 줄었지만,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38억 2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억 3400만 달러 적자에서 10억 달러가량 규모가 커졌다. 무역수지는 1997년 이후 25년 만에 6개월(4~9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총 327억 1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역대 최대 적자였던 1996년 206억 2400만 달러보다 120억 9000만 달러 더 큰 규모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32억 6700만 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대외 여건이 악화한 원인으로 ‘반도체 수출 부진’을 꼽았다. 반도체는 수요 둔화에 따른 가격 하락과 함께 생산량마저 줄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14.2%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출이 부진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지난달보다 더 약해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이 지난 6~9월 4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대중 수출 회복이 무역적자를 줄일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 유병호 문자·文 조사 격돌… “대통령도 국민, 감사 요구할 수 있다”

    유병호 문자·文 조사 격돌… “대통령도 국민, 감사 요구할 수 있다”

    여야는 11일 이번 국정감사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감사에서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메시지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시도 등을 놓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와 관련해 유 사무총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지면서 문재인 정부를 노린 현 정부의 ‘하명 감사’로 몰아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과장됐다며 방어막을 쳤다. 유 총장은 이날 이 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에 관해 “이관섭 수석과 사적 친분이 없고 그 소통은 정상적인 것”이라며 “(문자 내용은) 전날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유 총장이 언급한 보도는 감사원이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는 점 등을 비판한 한 일간지 기사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유 총장의 문자메시지 ‘오늘 또 제대로 해명 자료가 나갈 겁니다’에서 ‘또’가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유 총장은 “동일한 오보가 이틀 연속 나왔다는 의미”라며 이 수석과 전날에도 소통했다는 뜻이 아니라고 했다. 같은 당 이탄희 의원이 ‘과거에도 이 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느냐, 전화 통화한 적 있느냐’고 묻자 유 총장은 “답변드리지 않겠다. 기억도 흐릿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재차 묻자 “답변드릴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유 총장과 이 수석 간 문자 메시지를 둘러싼 민주당의 문제 제기가 과장됐다고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윤석열 정부 들어 지금까지 감사원 업무와 관련해 대통령실에 보고한 바 있냐’고 물었고, 최 원장은 “제가 알기로는 없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하기 전 감사 개시와 진행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에 보고한 바 있느냐는 전 의원 질의에도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를 하겠다고 미리 보고한 사실이 있냐’는 물음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직무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독립한다는 것은 특정 감사 요구나 훼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질의에 “요구는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법에 따라 감사 요구는 감사원과 국회·국민청원·국무총리만이 할 수 있다. 대통령은 (감사를) 요구할 수 없다’는 조 의원의 이어진 지적에도 “아니다.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 전 대통령이 불가침 성역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성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감사 착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에 4억원 경비가 예비비로 단 사흘 만에 편성됐고, 예비비 편성부터 이례적이다. 감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조수진 의원 질의에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최 원장은 지난 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 감사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최 원장은 ‘공무집행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감사원법 위반(혐의)인데 감사원이 어디에 수사 요청했느냐’는 조 의원 물음에 “검찰에 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수사 요청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감사원이 여러 기관에 공직자 수천 명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최 원장은 ‘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간부들의 허점을 잡아서 쫓아내려는 것 아니냐’는 김승원 민주당 의원 지적에 “그렇지 않다. 지금 어떤 특정 기관장을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사원에 대한 야당의 성토는 국감장 밖에서도 터져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발탁된 공공기관 이사장들의 민간인 시절 기록들을 감사원에서 제출받은 점을 거론하며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가 사퇴를 압박해 온 전 정부 인사의 민간인 시절 기록까지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 안철수 “유승민·나경원 출마해야” 홍준표 “배신 경력있는 사람 가라”

    안철수 “유승민·나경원 출마해야” 홍준표 “배신 경력있는 사람 가라”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전당대회에 출마하라고 공개 요구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안 의원과 유·나 전 의원을 향해 사실상 불출마를 요구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 등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안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유승민, 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시기를 희망한다”며 “유 전 의원은 개혁보수를 자처하고 계시고 나 전 의원은 전통 보수를 지향하고 계신다. 저 안철수는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또한 “세 명의 출마로 총선 승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지가 무엇일지를 묻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과 유 전 의원 모두 친윤(친윤석열)계가 아니고 중도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유·나 전 의원은 차기 당대표 지지율 조사에서 1·2위를 다투는 인지도가 높은 후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이 공개 제안한 것은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기현 의원이 ‘대선 주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에 대한 답으로도 해석된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 이미지 정치인은 더이상 나오지 마라. 소신 없는 수양버들은 가라”고 썼다. 각각 유·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악역도 마다 않고 배신도 안 하고 강력한 리더십도 있는 제대로 된 당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더이상 이미지 정치에 매몰된 사람이 당을 맡아서는 곤란하다. 바람 앞에 수양버들 같은 흐물거리는 리더십으로 어떻게 이재명 야당을 돌파하려 하는가”라고 했다. 홍 시장이 유력 주자 세 명을 겨냥해 불출마를 종용한 배경을 두고 특정 당권 주자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당원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로 돼 있는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됐다. 앞서 김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작년 당대표 선거 때 역선택 방지조항을 뒀기 때문에 이번에 거기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것 자체가 좀 맞지 않는 것”이라며 김 의원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에서는 1위를 했으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해 최종 2위로 낙선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 자신이 당대표 여론조사 1위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역선택 주장을 반박했다.
  • [속보]감사원장 “문 前대통령 정치 보복이란 주장, 동의 안해”

    [속보]감사원장 “문 前대통령 정치 보복이란 주장, 동의 안해”

    최재해 감사원장은 11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통보와 관련, “정치 보복이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야권이) 문 전 대통령 조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을 한다. 동의하나’라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불가침 성역인가’라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감사원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를 여러 번 했다고도 말했다. 최 원장은 일단 성실히 답변해주길 기대하고 서면 질문서를 보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자진 월북으로 문재인 정부가 공식 판단을 급히 바꾼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이 어떤 보고를 받았고, 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죠“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최 원장은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최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서면 조사에 대해 ‘무례한 짓’이라고 반응한 데 대해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서 입장을 답변하는 게 적절한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 감사원장 “김정숙 인도 출장 감사…文서면조사 대통령실에 보고 안해”

    감사원장 “김정숙 인도 출장 감사…文서면조사 대통령실에 보고 안해”

    여야는 11일 이번 국정감사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감사에서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메시지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시도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방문 논란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하기 전 감사 개시와 진행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에 보고한 바 있느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를 하겠다고 미리 보고한 사실이 있냐’는 물음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지금까지 감사원 업무와 관련해 대통령실에 보고한 바 있냐’는 질문에는 “제가 알기로는 없다”고 언급했다. 감사원이 여러 기관에 공직자 수천명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최 원장은 ‘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간부들의 허점을 잡아서 쫓아내려는 것 아니냐’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그렇지 않다. 지금 어떤 특정 기관장을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이 공직자 7000여명의 지난 5년간 KTX·SRT 이용 내역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법무부와 국세청, 질병관리청에도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는 질의엔 “제가 구체적으로 보고받지 못했다”며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최 원장은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감사 착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에 4억원 경비가 예비비로 단 사흘 만에 편성됐고, 예비비 편성부터 이례적이다. 감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질의에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지난 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 감사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최 원장은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감사원법 위반(혐의)인데 감사원이 어디에 수사요청했느냐’는 조 의원 물음에 “검찰에 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수사요청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유병호 사무총장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과 사적 친분이 없다”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이 수석과 소통한 것은 지난 5일 포착된 문자메시지가 처음이었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제 문자에 대해 논란거리를 제공해드려서 송구스럽다”라면서도 “소통은 정상적이었고 전날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유 총장이 언급한 보도는 감사원이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는 점 등을 비판한 한 일간지 기사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유 총장의 문자메시지 ‘오늘 또 제대로 해명 자료가 나갈 겁니다’에서 ‘또’가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유 총장은 “이 수석과 전날에도 소통했다는 뜻이 아니라 동일한 오보가 이틀 연속 나왔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 의원은 “배우신 분이, 저 문장이 ‘또’의 주어가 어디에 걸릴지를 이렇게 해석하시는 것은 제2의 ‘날리면’, 제2의 ‘바이든’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여야는 이날 초반부터 의사진행 발언 순서를 두고 충돌하면서 감사가 시작 9분만에 중단되기도 했다. 여야 의원간 고성이 이어지자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은 “간사간 협의를 하라”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20여분만에 속개한 국감에선 본격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여야 의원 16명이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 낮 12시 11분 정회할 때까지 2시간 동안 한 명도 질의를 하지 못하고 파행했다. 감사원에 대한 야당의 성토는 국감장 밖에서도 터져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발탁된 공공기관 이사장들의 민간인 시절 기록들을 감사원에서 제출 받은 점을 거론하며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가 사퇴를 압박해온 전 정부 인사의 민간인 시절 기록까지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감사원법 50조 2항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 무주군 ‘일가족 참사’ 원인은 보일러 연통에서 샌 일산화탄소

    무주군 ‘일가족 참사’ 원인은 보일러 연통에서 샌 일산화탄소

    전북 무주군 ‘일산화탄소 중독 일가족 참사’의 원인이 보일러 연통에서 샌 일산화탄소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11일 “국립과학수사 연구원과 함께 연통을 분해해 감식을 진행한 결과 연통 일부분에서 벌어진 틈새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한 데 이어, 이날 기름보일러 연통을 분해해 내부를 정밀 확인했다. 합동 감식은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감식 결과 연통 배기구 일부가 이물질로 막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전날 실시한 1차 합동 감식에서도 보일러의 정상 작동 여부와 연통 배기구 끝부분이 이물질로 막혀 있던 정황을 확인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 결과 연통 틈에서 일산화탄소가 주택 내부로 유입돼 이같은 사고가 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 [국정감4] 국정감사 2R 시작...9분만에 파행된 감사원 국감

    [국정감4] 국정감사 2R 시작...9분만에 파행된 감사원 국감

    편집자주: 현장 사진기자가 ‘국정감4’라는 타이틀로 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국정감사를 매일 4장의 사진으로 정리합니다. 1.개의한지 1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파행된 감사원 국감’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대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 메시지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시도를 놓고 ‘대통령실 하명 의혹’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총공세를 벼른 상황에서 여야는 회의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감사위원 배석 문제 등을 놓고 의사진행발언만 주고 받았다. 결국 김도읍 위원장은 업무보고 전 의사진행 발언부터 할지를 놓고 간사 간 협의를 하라며 9분 만에 감사중지를 선포했다. 본격적인 감사는 시작조차 못했다. 2. ‘국민연금 개혁은 어떻게?’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금개혁’ 방향에 대해 ‘소득 재분배’보다는 ‘소득 비례’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 방향과 계획에 관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질의에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소득비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재정건전성뿐 아니라 노후 소득 보장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한전 사장 “전력도매가격 오늘 1kWh당 270원…사상 최고”국내 전력 도매시장에서 1kWh당 전기요금 가격(SMP·계통한계가격)이 11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및 산하 발전사들에 대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위의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지적에 “공감하지만 한 가지 빠진 것은 연료비 상승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라며 “오늘 사상 최고 SMP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 5년 만에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5대 은행장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주요 금융 지주 회장들 대신 은행장들이 나섰다. 5대 지주 회장은 모두 14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했다.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초 5대 은행장 모두 출석 예정이었으나 NH농협은행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수석부행장이 자리를 대신했다. 5대 은행장 전원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2022.10.11
  • 대통령실에 ‘무식한 소리 해명’ 문자한 유병호 “소통은 정상적”

    대통령실에 ‘무식한 소리 해명’ 문자한 유병호 “소통은 정상적”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11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나눈 문자메시지 논란과 관련해 “제 문자에 대해 논란거리를 제공해드려서 송구스럽다”라고 밝혔다. 유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그렇지만 그 소통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총장은 지난 5일 오전 8시30분 시작된 국무회의에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것이 뉴스1 카메라에 담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사 대상으로 오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감사원 감사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 자료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겨레신문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감사 계획이 감사원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진행됐다며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다.유 총장은 “개별 감사에 대해 위원회 의결을 안 거쳤다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원 규정과 역사, 관행에 비춰 허위 사실”이라며 “그래서 감사위원들이 이 회의(국정감사)에 배석하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부적절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감사위원의 국감장 배석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측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이어 문자메시지 내용 중 “또”라는 표현과 관련해 “방송에 안 나왔지만, 전날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이다. 그게 이틀간 이어져서 ‘또’라는 표현이 있었다”면서 “전날 보도가 허위 사실이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과 자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국감장에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도 “감사 착수, 그러니까 감사 개시 권한은 감사위원회의 의결 사항이 아니다. 감사원장한테 (권한이) 있다”며 “이렇게 저희는 해석하고 줄곧 그렇게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감사 업무 특성상 수시로 감사에 착수하는 만큼 구체적인 감사 사항마다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받아 실시하는 게 아니라는 기존 감사원의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 매일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행복감을 높여준다고?

    매일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행복감을 높여준다고?

    오랜만에 낡은 휴대전화를 새로운 모델로 바꾸거나 TV를 기존보다 크고 선명한 것으로 바꾸면 한동안 쳐다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경우가 많다. 흡입력이 좋은 새 청소기로 바꾸고 청소를 하고 나면 마음 속까지 깨끗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디자인 학자들이 실제로 전자제품이 행복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 결과를 내놨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디자인학과, 미국 코넬대 인간디자인학과 공동 연구팀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한 경험이 다양한 긍정적 감정을 일으키고 사용자의 장기적 행복을 높일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휴먼-컴퓨터 인터랙션’에 실렸다. 연구팀은 휴대전화, 소셜미디어, 각종 가전제품,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 580개 ICT 적용 제품 및 서비스를 장시간 사용해 본 116명을 대상으로 경험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참여자들은 ICT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일주일 동안 하루 세 번씩 느낀 감정을 보고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순간적 행복과 장기적 행복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전자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긍정적 감정이 유발되는 기준을 사물적 기능, 도구적 기능, 행동중재자 기능으로 구분했다. 사물적 기능은 제품이 주는 아름다움 같은 감각적 경험이고, 도구적 기능은 제품 기능과 사용성 같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적 경험을 뜻한다. 행동중재자 기능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자아정체성 확립, 사회적 관계에서 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그 결과 즉각적이고 순간적 행복은 사물적 기능, 도구적 기능, 행동중재자 기능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장기적 행복은 행동중재자로써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할 때 더 커졌다. 제품 사용으로 얻어지는 다양한 긍정적 감정들을 느낄 때 행복 수준은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단기적, 순간적 즐거움과 효율성 뿐만 아니라 친밀감, 소속감, 건강증진, 자존감, 사회적 책임감 등 중요한 삶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자의 장기적 행복에 영향을 미치고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차중 UNIST 교수는 “그동안 제품이나 서비스 디자인은 미학이나 도구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번 연구는 사용경험과 긍정적 감정의 다양성, 사용자의 장기적 행복과의 관계를 밝힌 첫 번째 실증연구”라며 “AI와 같은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을 할 때도 심미성, 도구성을 넘어 행동중재자로 디자인 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런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등장하면 AI로봇이더라도 인간의 장기적 행복이 높아지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와대 문화재보전관리 예산 ‘0’원, 개방 예산만 대폭 늘어

    청와대 문화재보전관리 예산 ‘0’원, 개방 예산만 대폭 늘어

    청와대의 각종 시설과 문화재를 관리하고 차후 활용 방안을 연구하는 예산이 모두 삭감됐다. 반면 청와대 개방에 드는 예산만 크게 늘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재청에서 받아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에서 편성한 청와대 관리활용 예산은 애초 337억 2200만원에서 217억 6200여만원으로 119억 6000만원 줄었다. 문화재청이 올린 예산은 시설조경관리, 개방운영, 활용 활성화, 관람환경 개선, 역사문화공간 조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기재부가 이를 심사하면서 대부분 항목 예산을 반토막 냈다. 시설조경관리는 125억 9500만원에서 74억 7900만원으로, 관람환경 개선은 39억 4600만원에서 16억 2100만원으로 삭감됐다. 역사문화공간 조성은 7억 5200만원을 편성했지만 3억 5000만원으로 줄었다. 특히 세부 항목이었던 문화재보전관리 예산 4억 200만원이 모두 날아갔다. 청와대 내 지정문화재 3건의 상시 계측 모니터링 조사와 오운정 주위 난간 정비 등 계획도 없던 일이 되면서 부실관리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 활용 활성화 예산은 72억원을 올렸지만 전액 삭감됐다. 반면 청와대 개방운영 예산만 애초 문화재청이 계획한 92억 2900만원에서 123억 1200만원으로 30억원 이상 늘었다. 이대로라면 청와대 시설과 문화재에 대한 관리는 소홀해지고, 관람 환경은 악화하는 상황에서 관람객들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임 의원실은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철학 부재로 문화재 보존관리라는 문화재청 본연의 기능을 잃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 “칼춤 춰봐?”…공개 장소서 부하직원 엉덩이 때린 간부

    “칼춤 춰봐?”…공개 장소서 부하직원 엉덩이 때린 간부

    부하 직원의 엉덩이를 때리고, 협박과 폭언 등을 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정직 1개월의 징계에 그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무소속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 A실장이 동료들이 지켜보는 공개 장소에서 부하 직원의 엉덩이를 때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신고를 당했다. 감사실에선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했지만 징계위원회에서 ‘정직 1개월’으로 감형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공인노무사의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A실장은 공개 장소에서 부하 직원의 엉덩이를 때린 것 외에도 연구 과제를 ‘똥’이라 비하하고, 보고서를 던지며 “갖다 버리라”고 말하는 등 폭언도 수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직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휴가를 못 쓰게 했고, 업무상 필요 없는 보고서를 다시 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A실장은 비위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자 직원들에게 “나는 무서운 사람이다. 칼춤 한번 춰봐? 더 강력한 빌런(villain·악당)이 되겠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인노무사는 이 같이 제보된 14건 가운데 12건을 사실로 인정하고 5건을 법적 판단이 성립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판단했다. 사건 접수 후 징계양정위원회는 가해자에 대해 중징계가 필요하다며 정직 3개월을 양정했다. 이 과정에서 양정 위원 3분의 2는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 가해자는 근태 부적정으로 감봉 3개월을 함께 처분 받아 징계가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력거래소 ‘징계양정업무세칙’에는 ‘서로 관련이 없는 2종류 이상의 경합되는 징계행위를 동시에 징계하고자 할 때는 징계를 가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의 최종 징계 처분은 오히려 ‘정직 1개월’로 대폭 감형됐다. 사건 참고인 진술에서 가해자가 징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B본부장과 대학 동문으로서 친분을 과시하며 부서 직원들을 협박했다는 사실이 나왔음에도 B본부장은 징계위원장에서 제외되지 않고 최종적으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피해자와 사건 참고인 2명은 징계 처분이 나기 전에 다른 부서로 전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작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는 징계 이후에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 해당 부서 직원 모두에게 이동 희망을 받은 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양향자 의원은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부하 직원의 엉덩이를 때리고, 폭언과 협박을 일삼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에 대해서 ‘정직 1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이 말이나 되는가. 도저히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가 되질 않는 처분”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감을 통해 산자위 산하기관들의 직장 내 괴롭힘 처분 실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솜방망이 처벌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 [단독] ‘부’ 승격 앞둔 보훈처, 격 떨어진 제 식구 감싸기

    [단독] ‘부’ 승격 앞둔 보훈처, 격 떨어진 제 식구 감싸기

    ‘보훈부’ 승격을 앞둔 국가보훈처 산하 공공기관 ‘88관광개발’이 ‘감가상각 예치금’이라는 생소한 명목의 예산을 매년 수억원씩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기관에 존재하지 않는 예산 항목을 만들어내 자금을 유용하는 ‘꼼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훈처는 이를 몇 년간 수수방관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88관광개발은 재무상태표에 ‘감가상각 예치금’이라는 계정과목을 설정해 보훈처로부터 매년 받는 위탁수수료를 따로 빼돌린 뒤 비품 구입 등에 활용했다. 해당 기관의 결산보고서에서 감가상각 예치금의 잔액은 ▲2016년 5억 8000만원 ▲2017년 7억원 ▲2018년 6억원 ▲2019년 6억원 ▲2020년 3억 6000만원 ▲2021년 2억 4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회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감가상각 예치금’이라는 항목은 다른 회사에는 존재하지 않는 계정과목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이날 서울신문에 “만일 불가피하게 그런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야 할 경우, 명칭 그대로 ‘감가상각’만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 감가상각이 아닌 자산 구입에 사용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고 전했다. 앞서 보훈처는 지난 2020년 감사에서 문제를 지적하며 불필요한 과목을 편성해 예산을 예치하지 않도록 경고했지만, 해당 기관은 이행하지 않았다. 기관 측은 이에 대한 의원실 질의에 “22년도 예산 편성 시 개선 방법을 모색했으나 비품 구입비, 기숙사 전세금 인상액 예산 부족으로 미실시했다”면서 “23년도 예산 편성 시 지적사항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런 부실 대응의 배경에 해당 기관의 보훈처 출신 임원들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역대 임원들의 경력을 보면 김홍식 전무이사는 보훈처 보훈선양국 국장, 홍인표 전무이사는 보훈처 보상정책과 과장, 윤건용 상임감사는 보훈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또 지난 2018년 김진태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근 5년간 보훈처의 4급 이상 퇴직자 6명 중 3명이 88관광개발에 재취업했다. 양 의원은 “88관광개발은 국가유공자 자립 및 복지증진 재원 마련을 위해 조성됐으므로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돼야 한다”면서 “만약 예치금이 필요하다면 목적에 맞는 예치금을 편성하고 장부를 적절하게 기입해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野 “권권유착·대감게이트”… 與 “文, 공무원 피살 조사받아야”

    野 “권권유착·대감게이트”… 與 “文, 공무원 피살 조사받아야”

    민주 “대통령 하명감사 밝힐 것”감사위원 전원·이관섭 출석 요구여당 “내로남불 개탄 금치 못해”4대강 사업 중립 훼손 추궁키로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감사원 국감을 하루 앞둔 10일 여야가 전·현 정부의 ‘감사원 독립’을 놓고 맞붙으면서 전운이 고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권권유착·대감 게이트’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공세를 가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때야말로 감사원 독립이 훼손됐으므로 오히려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11일) 예정된 감사원 국감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감사원 사무총장의 내통, 대통령실의 하명 감사, 청부 감사, 민간인 사찰 의혹의 진실을 밝히는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위원 6명 전원과 이 국정기획수석의 국감 출석, 감사위원회 회의록 등 자료 제출, 최재해 감사원장의 근태 검증을 요구하며 “여당이 이들 네 가지 요구사항을 거부하면 감사 거부 등 모든 방안을 열어 놓고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같은 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CBS에서 “권력과 권력의 유착(권권유착)이고,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게이트(대감 게이트)”라며 “감사원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수석에게 보고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사실상 또 하나의 국정농단”이라고 질타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에서 “(유 사무총장의 문자 내용은) ‘제가 해명 자료를 내서 언론과 야당에 무식한 소리 하지 말라고 꾸짖겠습니다’라는 식의 충성 맹세”라며 “이 정도로 딸랑딸랑하는 거면 정권 시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맞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과 대통령실의 문자 하나에도 침소봉대하면서 요구사항을 받으라는 민주당의 ‘내로남불’식 주장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내일 감사원 국감에선 서해 공무원 피살 관련 문 전 대통령 등 전 정부의 과오와 4대강 사업 등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부분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같은 당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재인 정부는 감사원에 있던 분을 청와대로 보내고, 그분을 다시 감사원으로 불러오는 등 감사원과 청와대가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인사했다”며 “객관적인 내용이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문자 하나로 호들갑 떠는 민주당을 보면 문재인 정부 당시 감사원을 청와대 발아래 두려고 했던 왜곡된 시각이 아직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죽음 거래하는 노예무역·무기수출… 승자의 역사, 정당성을 묻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죽음 거래하는 노예무역·무기수출… 승자의 역사, 정당성을 묻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미국에서 해마다 10월 두 번째 월요일은 ‘콜럼버스 데이’로 국경일이다.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일을 기념하고자 제정한 것으로 올해는 10일, 바로 오늘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유럽의 식민지 이주자들은 남북 아메리카로 말, 양, 염소, 가금류 등의 가축과 종자를 가지고 갔다. 이와 함께 유럽인은 그곳에 홍역, 천연두 등 끔찍한 감염병도 전파했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신대륙 전역에 광범위하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 질병에 면역력이 없던 원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희생당했다. 콜럼버스 일행이 도착한 히스파니올라섬은 오늘날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이 있는 곳으로, 당시 이곳 인구는 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질병에 감염된 원주민은 불과 30년 만에 1만 5000명으로 줄어들었다.●10월 두 번째 월요일 기념하는 미국 감염병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절멸하면서 사탕수수 농장과 광산에서 노역해야 할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대체 노동력을 찾던 유럽인은 아프리카인이 유럽인과 마찬가지로 병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아프리카 노예들을 대서양을 횡단해 강제로 끌고 왔다. 이때부터 노예무역이 시작됐다.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아이티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온 흑인 노예의 수가 1789년엔 50만명에 달했다. 강제 이주한 노예들이 소멸 위기에 처한 원주민들을 대체한 것이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폭행·협박·감금하면서 강제로 노동을 시키는 것은 폭력이고 야만적인 행위다. 그런데 오늘날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은 물론 유럽의 국가들에도 힘으로 노동 이주를 강제하던 역사가 있다. 부족한 노동력을 확보하려고 인신매매, 노예무역, 강제노동 동원까지 했던 이들에게 이런 역사는 지우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기억해야만 하는 고통스럽고 어두운 과거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노예들 죽음 이끈 노예선 노예무역은 근대 유럽이 인류에게 저지른 크나큰 범죄 가운데 하나다. 16~19세기에 최소 1000만명 이상이 노예로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갔다. 항해 과정이 열악해 사망률도 높았다. 대서양을 횡단하는 ‘중간 항로’에서 대략 10~20%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노예 상인에게 잡혀 노예선에 실린 아프리카인은 1000만명을 훨씬 넘어선다. 숫자 못지않게 놀라운 것은 노예 상인들이 강제 이주 과정에서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숱하게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1781년 아프리카 서해안을 출발해 자메이카로 가던 노예무역선 종(Zong)호의 선장은 마실 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노예 130명 정도를 바다에 던져 버렸다. 2년 뒤 선장은 놀랍게도 식수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화물’(노예)을 바다에 던졌다고 주장하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더 경악스러운 일은 재판부에서 노예들을 재산으로 보고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아 선장과 선원들이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비록 최종적으로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았으나 1심 재판의 배심원들은 선상 살인 행위를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보고 보험사가 사망 노예 1인당 30파운드를 보상하도록 판결했다. 당시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노예들을 “말처럼 바다에 던진 것과 같다”고 판시했다. 1839년 스페인의 노예선 아미스타드호에서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선상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사건은 아프리카 흑인 53명이 몰래 쇠사슬을 풀어내고 선원들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항해술을 몰랐던 이들은 살려 둔 선원 두 명에게 배를 아프리카로 돌리게 했다. 하지만 선원들은 흑인들을 속이고 배를 북아메리카 해안으로 몰고 갔다. 결국 미 해군에 붙잡힌 흑인들은 선원 살해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려는 정당방위였다고 판결했다. 그리고 이들은 마침내 아프리카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노예 상인의 반인륜행위 옹호한 국가 반인륜적인 노예무역은 놀랍게도 19세기에 폐지될 때까지는 합법이었다. 팔려 온 노예와 관련된 다양한 조항이 담긴 노예법이 제정됐고, 노예를 매매와 상속이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간주했다. 한마디로 노예는 물건과 같이 취급됐다. 국가는 오히려 노예 상인의 반인륜적 행위를 옹호했다. 노예무역이 곧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예들이 재배한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술 럼(Rum)은 총과 함께 아프리카 노예를 사들일 때 교환 수단으로 사용됐다. 술과 화승총으로 인간을 사고판 것이다. 이렇게 해서 노예를 구매하고 무기로 대금을 지급하는 ‘총과 노예의 사이클’(Gun-Slave Cycle)이라는 악의 고리가 계속 순환됐다. 이처럼 서양 근대 300년 역사는 사욕과 국익만을 앞세운 노예무역, 강제노동이라는 부끄러운 일들로 점철됐다. 최대 노예무역 국가였던 영국은 노예무역 금지법 제정 200주년을 맞은 2007년에야 학생들이 ‘수치스러운 과거’인 노예무역에 대해 반드시 배우도록 했다. 이는 선조들이 행한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역사를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했다는 방증이다. 1807년 영국은 노예무역 폐지라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다. 노예제가 경제적 수익성이 떨어지고 사양산업으로 기울자 폐지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해관계 외에 노예 폐지론자들의 박애주의도 이런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영국은 당대 세계 최강국으로서 위상을 지키고자 국가이익만 추구하기보다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의 실현이라는 도덕적 선택을 했다. 국가의 도덕적 위상은 국익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동시에 국가 자본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등 다른 경쟁 국가들보다 먼저 노예무역과 노예제를 과감히 폐지한 영국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추구와 실현을 내세우면서 19세기 국제정치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대중도 노예무역의 부도덕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적극 나섰다는 것이다. 이들은 인도주의와 국가의 명성 그리고 정의를 죽게 만드는 노예제를 폐지하자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노예들의 고통과 죽음으로 만들어진 설탕을 끊자’는 설탕 불매운동도 진행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 정치권이 움직였고 마침내 영국 의회는 1807년 노예무역 폐지를 결정했다. 영국의 이러한 결정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쳐 노예제가 폐지되는 전기가 됐다.●‘세계 8위 ’무기 수출 대국 한국 최근 언론에서 한국의 무기 수출을 ‘쾌거’, ‘초대박’, ‘미래 먹거리’로 보도했다. 한국은 세계 8위의 무기 수출국으로, 최근 5년(2017~2021)간 무기 수출 증가율이 직전 5년 대비 177%로 세계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무기 수출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 판단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이 무기를 수출하는 일부 국가들은 무기 수출 위험 지수가 높은 편이다. 즉 부패 여부, 정국 불안정 수준, 국내 인권유린 여부, 내전 등 무력분쟁을 고려할 때 무기 수출이 해당국에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수출입은 합법적 거래이고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스페인 등 이른바 서구 선진국도 오늘날 무기 수출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서양을 발전 모델로 삼고 이들의 정책을 좇아 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들 대부분 국가와 상인들이 이윤에 눈이 멀어 노예를 짐승처럼 거래하면서 아프리카 흑인들의 인권을 억압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양의 학생들이 노예무역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는 것처럼, 훗날 우리 학생들이 대한민국이 오직 돈만 보고 무기를 수출했다는 역사를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고자 한다면 무기 개발과 수출에 심혈을 쏟는 것 이상으로 생명의 존엄성과 인류 공존의 보편적 가치를 깨닫고 이를 구현하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 중앙대 교수·작가
  • [나우뉴스] 조국 지키려 14년만에 귀국한 우크라 엄마, 러軍 손에 전사

    [나우뉴스] 조국 지키려 14년만에 귀국한 우크라 엄마, 러軍 손에 전사

    호출명 ‘크비트카’, 전쟁터에서 꽃을 피운 아름다운 이가 끝내 눈을 감았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수스필네는 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던 국토방위군 102분리여단 소속 마리아나 크비토이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마리아나의 유가족은 “또 한 명의 전사가 목숨을 잃었다”며 그의 전사 소식을 전했다. 유가족은 “마리아나는 용기의 본보기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마법 같은 ‘꽃’이었다”며 “마리아나 당신은 우크라이나의 영웅이다.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리아나는 우크라이나 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에서 나고 자랐다. 고향에서 의사로 일하다 어머니와 자매가 있는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이탈리아에 터를 잡고 그곳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아이도 낳았다. 하지만 전쟁 참상을 방송으로 목격한 후 귀국을 결심했다.마리아나는 지난 6월 고향 땅을 밟았다. 14년 만의 귀국이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오보즈레바텔은 고국의 참상을 접한 마리아나가 남편과 두 자녀를 이탈리아에 남겨둔 채 주저 없이 전쟁터로 향했다고 전했다. 의료 부족을 겪는 고국의 전쟁터에서 마리아나는 의무병으로 복무했다. 호출명은 ‘크비트카’, 우크라이나어로 꽃 또는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현지 교사이자 우크라이나 인플루언서인 옥사나 실브추크는 “마리아나와의 첫 만남이 기억난다. 한 번의 만남으로도 그가 진정한 우크라이나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마리아나는 우크라이나 전장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방송을 보고 망설임 없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의무병으로서 필요한 곳에서 적절한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우들을 세심하게 살피며 전쟁터에서 그야말로 꽃을 피운 마리아나는 그러나 25일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군의 박격포 공격에 중상을 입고 이틀간 사경을 헤매다 결국 숨을 거뒀다. 국토방위군 102분리여단과의 인터뷰에서 전의를 불사른지 불과 일주일 만이었다. 마리아나는 21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아니면 누가 우리 땅을 지키겠느냐. 이탈리아에 14살 아들과 10살 딸을 두고 왔다. 내 아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금 나는 이곳 최전선에 있다. 아이들의 고향은 반드시 우크라이나 국기 아래 번영하고 자유로운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리아나의 죽음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에선 “용기와 희생, 애국심의 본보기”라며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한편 우크라이나의 결사 항전으로 수세에 밀린 러시아는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발동하기에 이르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30만명 규모의 예비군 동원령을 선포했다. 이후 러시아에선 항의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했다. 26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동원령 공포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 내 군 징집센터를 비롯한 정부 건물 54채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시위대가 징집센터를 겨냥해 공격한 것만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26일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군동원센터에서는 징집에 불만을 품은 2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센터 책임자 1명이 중태에 빠졌다. 한쪽에선 러시아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연방보안국(FSB) 관계자를 인용해 “징집 대상자들의 출국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21∼24일 26만 1000명이 러시아에서 도망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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