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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텍대, 신산업 핵심 전문인력 91명 채용

    한국폴리텍대학(폴리텍)이 공공직업교육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2023년도 상반기 91명을 채용한다. 17일 폴리텍에 따르면 신산업부터 전통뿌리산업 분야까지 16개 계열, 91명을 채용하는 교수초빙은 21일까지 원서접수를 진행한다. 반도체, 인공지능(AI)·디지털, 그린에너지, 미래모빌리티, 바이오 등 5대 중점산업 분야는 2026년까지 매년 700억원을 투자해 학과 신설·개편을 추진한다. 교수진도 반도체시스템·인공지능소프트웨어·메타버스콘텐츠·이차전지시스템·바이오의약시스템과 등 신산업 분야 전공 32명을 채용해 선제적 신기술 인력양성에 나선다. 반도체 전·후공정 및 장비설계, 품질측정 등 전문가 7명을 포함해 스마트팜, 메타버스소프트웨어, 가상·증강·혼합현실(AR·VR·MR) 콘텐츠 전문가 등 신설되는 10개 학과를 이끌 핵심 전문인력을 선발할 예정이다. 용접, 금형, 표면처리 등 전통뿌리산업 분야에도 56명을 채용해 기술교육 고도화를 추진한다. 채용 분야는 배관·용접 기술을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접목한 그린에너지산업설비과, 금형기술 기반 스마트팩토리 인력양성으로 주목받는 금형가공시스템과 등이다. 폴리텍은 현장 실무중심 직업교육에 특화한 만큼 3년 이상의 산업체 경력과 교육 경력, 연구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수진을 선발한다. 지난해 임용 교수진도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현대자동차 등 실무 경력을 보유한 현장 전문가로 충원했다. 역량심사 시 강의와 전공 구술, 교육관과 인성 및 소양 등을 파악하기 위한 종합 심층면접을 실시해 현장실무능력을 평가한다. 특히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과는 ‘수중용접’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누리집(www.kopo.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존재의 의미: 여섯 개의 감이 있는 풍경/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존재의 의미: 여섯 개의 감이 있는 풍경/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감이 붉게 익어 가는 계절이다.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단물이 퍼지며 가을의 풍성함이 전해진다. 좀처럼 곁을 내줄 것 같지 않던 딱딱한 감이 무르게 속내를 보여 주려고 준비를 하는 가을이다. 이 그림은 바로 이 무렵 그렇게 익어 가는 감을 그린 것이다. 텅 빈 화면에 6개의 감을 덩그러니 그린 화가는 선승으로 알려진 목계(牧溪ㆍ1225~1265)란 인물이다. 묵을 이용해 핵심을 간략하게 표현한 그림을 선종화라고 하는데, 보통 선승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알려졌다. 이 ‘여섯 개의 감’ 역시 대표적인 선종화다. 남종선은 죽비로 내려치듯 번개 같은 깨달음을 얻는 것을 중시한다. 선종화는 남종선처럼 군더더기 없이 간략하고 명료하다. 남종선과 달리 북종선은 근면, 성실하게 경전을 읽고 수행을 함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이는 보통 화가들이 오랫동안 화법을 익히고 공부하는 것에 비유될 만하다. 반면 어느 날 갑자기 깨우침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남종선에 입각한 선종화가들은 그림 그리는 법을 따로 배우지 않고, 지극히 간단한 붓놀림으로 기존 그림의 문법을 무시한 그림을 그렸다. 필치가 간략하다고 해서 이런 그림을 감필화(減筆畵)라 부르기도 한다.그렇다고 해서 선종화가 결코 쉬운 그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최소한의 붓질로 사물의 요체를 명료하게 드러내야 비로소 인정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짐작이 간다. 그러다 보니 선종화의 소재는 불교나 도교의 보살이나 도사 같은 인물들이 중심이 된다. 선종 산수화도 있지만 흔하진 않다. 남송의 선종 승려로 알려진 목계의 ‘여섯 개의 감’은 이런 선종화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무엇보다 배경에 아무것도 없다. 감나무가 탐스럽게 열린 뜰인지, 선사의 방인지 혹은 누군가를 접대하는 곳인지 특정한 장소를 지정하는 아무런 장치도 없다. 감만 오롯이 놓여 있을 뿐이다. 어디서 딴 감인지 몰라도 오직 천지에 감만 있으니 우리는 오직 감에만 집중하게 된다. 여섯 개의 감과 그걸 보고 있는 우리는 모두 실존하는 존재로서 동등하다. 존재에 대한 고민, 시작도 끝도 없는 실존적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 보게 한다. 목계의 탁월한 재능은 먹의 사용에 있다. 이 그림은 먹의 농담만을 이용해 감의 둥근 입체감을 살렸다. 가장 짙은 먹으로 그린 감을 중심으로 그보다 옅은 먹으로 그린 감들을 좌우에 배치했다. 제일 끝의 하얀 감을 빼면 윤곽선이 따로 없다. 진하고 흐린 먹의 농담이 절묘해 아무 배경이 없는데도 미묘하게 다른 감의 크기와 배치에서 묘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짧지만 진한 선으로 비스듬하게 그린 감꼭지와 함께 말이다. 얼핏 보면 현대의 미니멀리즘 그림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다. 목계의 13세기처럼 지금도 감은 그렇게 익는다. 저 중에 어떤 감은 떫고, 또 어떤 감은 달고, 저마다 맛도 때깔도 다를 것이다. 존재라는 게 그렇듯이. 그래도 예나 제나 결실의 계절은 어김없고, 감은 익는다. 어떤 감이 되고 싶은가.
  • 가상 배기음·라이드 컨트롤… ‘원 맨 원 엔진 AMG’는 멈추지 않는다[오경진의 전기차 오디세이]

    가상 배기음·라이드 컨트롤… ‘원 맨 원 엔진 AMG’는 멈추지 않는다[오경진의 전기차 오디세이]

    “전기모터를 수작업으로 만들진 않았어요. 코일을 감는 건 사람보다 기계가 나으니까요.” 기술자 한 사람이 하나의 엔진을 전담한다. 완성된 엔진에는 작업자의 서명이 담긴 명판도 붙인다. ‘원 맨, 원 엔진.’ 독보적인 장인정신으로 내연기관 기술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메르세데스벤츠 산하 고성능 엔진 제조사 AMG가 지금껏 지켜 온 철학이다. 엔진이 사라지는 전기차 시대에 AMG는 이 유산을 어떻게 지켜 나갈까. 모터라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걸까.●삼엄한 경비 속 미리 본 AMG의 미래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 이곳에서 ‘더 뉴 EQS SUV’ 글로벌 시승식을 연 벤츠는 짬을 내 취재진을 교외의 한 비밀스러운 장소로 데려갔다. 휴대전화를 반납한 취재진에게는 작은 노트와 펜만 쥐어졌다. 삼엄한 보안을 뚫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커튼으로 둘러싸인 큰 방 두 곳에 그동안 본 적 없던 차량 두 대가 각각 전시돼 있었다. 10월 17일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되는 ‘더 뉴 EQE SUV’와 고성능 모델 ‘더 뉴 AMG EQE SUV’였다. 공개를 한 달 앞두고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차를 운전해 볼 수는 없었지만 탑승은 가능했다. 벤츠 직원은 취재진에게 차에 타서 문을 닫아 보라고 했다. 그리고 음악을 틀었더니 풍성하고 황홀한 소리가 차 안을 휘감는다. 마치 영화관에 타 있는 기분이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고 한다. 기존 스테레오 시스템은 통상 오디오를 좌우에 배치하지만, 돌비 애트모스는 360도로 소리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청각에 이어 시각적으로도 압도됐다. EQE SUV가 있던 방에서 이동하자 AMG EQE SUV가 자태를 드러냈다. 육중한 백상아리의 이빨이 연상되는 AMG 시그니처 프런트 그릴이 역시 인상적이다. 크롬으로 된 수직 스트럿과 큼지막한 삼각별, AMG 전용 로고가 어우러지며 전기차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내연기관 시절 사랑받았던 독특한 디자인 유산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 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전기차 시대에도 통하는 AMG다움 AMG EQE SUV를 감상하다가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엔진이 사라진 시대에 AMG를 AMG답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호랑이의 울음소리를 닮았다는 중저음의 매력적인 배기음도, ‘괴물’이라고 불리는 8기통의 폭발적인 성능도 이제는 무의미하다. 벤츠 AMG 프로덕트매니저 코르넬리우스 실코프스키에게 ‘AMG 기술자들은 이제 엔진 대신 모터를 수작업으로 만들게 되는 것인가’라고 물어봤다. 다소 짓궂고 황당한 질문임에도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기계가 더 잘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차량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차별화 요소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작곡’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AMG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가상 배기음이 대표적이다. ‘어센틱’과 ‘퍼포먼스’ 두 가지로 운전의 강도에 따라 각각 세 단계로 표현된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 시절 운전자가 느꼈던 AMG 주행의 재미와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실코프스키는 강조했다. “이 밖에도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요. 노면 상태와 주행 상황에 따라 차체를 전기 기계식으로 조정하는 장치죠. 프런트(앞) 액슬(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기구)과 리어(뒤) 액슬 사이 ‘액추에이터’라는 기계가 자세 안정 장치인 ‘스태빌라이저’를 분리하고 결합하길 반복합니다. 코너 회전 시 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을 잡아 주는 등 전체적인 승차감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전동화에도 이어지는 장인정신 EQE SUV와 AMG EQE SUV는 모두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아키텍처) ‘EVA2’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국내에도 출시된 ‘EQS’, ‘EQE’를 비롯해 미국 출시를 앞둔 ‘EQS SUV’도 이 플랫폼을 공유한다. 그만큼 유연하다는 뜻이지만 AMG 입장에서는 ‘일반 모델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벤츠는 현재 AMG 전용 플랫폼(AMG.EA)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AMG.EA가 적용된 신차가 나올 겁니다. 내연기관 시절 AMG 내부에서도 아주 특별한 위치에 있었던 고배기 고성능 라인인 ‘AMG 63’ 모델을 전동화 시대에도 머지않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별화를 위해 향후 AMG만의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유산을 버려야 위상을 지킨다. 전기차 대전환을 맞는 모든 완성차 회사들의 고민이다. 세계 최초로 가솔린 내연기관을 개발한 고틀리프 다임러의 유산을 간직한 벤츠이기에 고민의 농도는 더 짙다. 전동화가 두렵진 않은지 묻자 실코프스키는 “차가 좋아서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장인정신은 AMG만이 갖는 가치입니다. 이를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 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행거리, 퍼포먼스, 경량화 등 다양한 각도에서 달라지기 위한 지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귀띔해 주세요.”
  • “文 조사해야” vs “尹 예속 정치감사”… 여야 ‘서해 공무원’ 전면전

    “文 조사해야” vs “尹 예속 정치감사”… 여야 ‘서해 공무원’ 전면전

    감사원이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문재인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왜곡했다고 결론짓자 여야의 공방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지목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고,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표적감사’, ‘정치보복 감사’라며 국정조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총공세를 예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6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총체적 국기문란’이라고 규정한 뒤 “이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과 국민이 검찰에 요청한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3시간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의 생명과 명예를 북한에 넘겨주고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반드시 밝혀내라”라고 말했다.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기까지 ‘월북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문 전 대통령을 지목한 것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李씨 구명조끼에 한자 쓰인 것 첫 공개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 차원의 대규모 조작 게이트”라며 “가짜 평화라는 망상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을 제물로 바친 것이고, 문 정권의 비굴한 종북 성향을 가리기 위해 공무원에게 ‘월북자’라고 덧칠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의원도 “허위 사실을 근거로 자진 월북으로 몰고 간 정황이 비교적 자세히 나왔다”며 “무례한 짓이라고 했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감사 결과가 전임 정권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 분명한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감사원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에 철저히 대응하지 못하면 사정의 칼끝이 문 전 대통령에게 향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들이 대통령에게 장악된 것은 물론이고 감사원까지 예속돼 정치감사에 앞장서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 부대변인은 “내용도 조작이지만 절차마저 부정한 정치감사는 감사원이 대통령실의 하부 기관, 검찰 수사 청부 기관이 된 현실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최재해 감사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감사 개시 절차를 강화하고 절차 위반 시 벌칙 조항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감사원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발의할 방침이다. 한편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과제를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7월부터 이 사건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달 1일부터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 문 전 대통령의 ‘3시간 의혹’을 밝힐지 주목된다. 감사원 조사에서는 해수부 공무원 이씨가 착용한 구명조끼에 한자가 쓰여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정부가 ‘한자 구명조끼’의 존재를 알고서도 의도적으로 외면했는지, 당시 중국 어선에 대한 조사는 왜 진행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감사원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또한 검찰에서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았다. ●민변 “감사원, 디지털 정보 취득 위법” 법조계 일각에서는 감사원의 중간 결과 발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감사위원회 의결도 없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 감사에 임의로 착수하고 그 과정에서 기관의 디지털 정보들을 반강압적으로 취득한 것은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 ‘서해 피격’ 과제 늘어난 檢, ‘文의 3시간’·‘중국어선 의혹’ 밝혀내야

    ‘서해 피격’ 과제 늘어난 檢, ‘文의 3시간’·‘중국어선 의혹’ 밝혀내야

    감사원이 ‘서해 피격 공무원’ 감사 결과를 검찰에 넘기면서 검찰은 정치적 논란의 한가운데서 추가 수사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 7월부터 수사해온 사건 실체 및 보고 은폐 의혹에 더해 감사원 감사로 불거진 문재인 전 대통령의 ‘3시간 의혹’, 새로 밝혀진 ‘중국어선’ 관련 의혹까지 실체를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발표한 중간 조사 결과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의 3시간 의혹을 제기했다. 2020년 9월 22일 오후 6시 36분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정황이 서면보고로 올라갔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문 전 대통령이 보고 받고 3시간이 지난 오후 9시 40분쯤 피살·소각됐다. 그렇지만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이 서면 보고서를 실제 읽었는지, 그 뒤 어떤 지시를 했는지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이 서면 조사를 거부하면서 규명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감사원의 서면조사가) 무례한 짓이라고 했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주장했다.사건 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은 지난 9월 1일부터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중이다. 추후 검찰이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3시간을 둘러싼 의혹도 밝혀낼지 주목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월북 발표를) 결정한 최고 책임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문 전 대통령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월북 의도를 판단하기 위해 사실관계도 다시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 감사원은 당시 이씨가 착용한 구명조끼에 한자가 쓰여 있었으며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서해상을 표류하던 이씨가 중국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시 표류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국방부와 해양경찰은 사건 직후 발표에서 자진 월북의 근거 중 하나로 ‘이씨가 근무 중인 어업지도선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당시 정부가 ‘한자 구명조끼’의 존재를 알고서도 의도적으로 외면했는지, 당시 중국 어선의 정체와 어선 위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조사는 왜 진행하지 않았는지도 검찰이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았다.더불어 사건 이튿날 새벽 관계장관회의가 끝난 뒤 퇴근한 실무자를 다시 사무실로 불러 군첩보 보고서 60여건을 삭제하라는 지시가 이뤄진 경위 등도 검찰에서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간이 많이 흘러서 물적 증거가 얼마나 남아 있을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감사원의 중간 발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감사위원회 의결도 없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 감사에 임의로 착수하고 그 과정에서 기관의 디지털 정보들을 반강압적으로 취득한 것은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 정부, 외국인 국채 투자 비과세 조기 시행… “금융시장 안정 기대”

    정부, 외국인 국채 투자 비과세 조기 시행… “금융시장 안정 기대”

    정부가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대한 이자·양도소득 비과세를 오는 17일 조기 적용하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를 유도해 금융시장과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지난달 말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에 편입돼 채권시장 쪽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을 유인하기 위한 조치를 더 빨리 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비거주자·외국법인의 국채·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에 대한 이자·양도소득을 비과세하는 세법 개정안을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정부는 일단 시행령을 개정해 오는 17일부터 올해 말까지 영세율(비과세)을 한시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적용 시기를 앞당기고, 내년부터 법을 개정해 비과세를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비과세 시행을 앞당기면 달러가 유입돼 원달러 환율 안정과 국채 금리 하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WGBI 편입국 대부분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이 제도를 빠르게 도입할 경우 WGBI 편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 추 부총리는 “당분간 통화스와프에 관해서는 추가로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주변국을 포함해 한국의 외화유동성이나 경색 문제가 심화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입장을 지난번 컨퍼런스콜에서도 확인했고 이번에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추 부총리는 공공기관 혁신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경상 경비를 1조원 이상 절감·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까지 7142억원을 절감하고 내년에 4316억원을 삭감해 총 1조 1000억원 규모의 경상경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복리후생은 282개 기관의 사내대출 등 15개 항목 총 715건의 개선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지 않고 시중보다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공공기관 사내대출 96건, 고교 학자금 등 지원 폐지 102건, 과도한 경조사비 및 선택적 복지 축소 87건, 창립기념일 무급휴일 전환 161건이 개선 과제에 포함된다. 추 부총리는 “공공기관 예산 효율화와 복리후생 분야에 대해서는 17일쯤 우선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12∼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통화긴축으로 인해 자본이동 변동성이 확대되고 선진국·개도국 모두에서 금융 불안이 나타난다”며 G20의 역할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2010년대 초반 G20가 무역에서의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한 것처럼, 당면한 자본이동에서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G20가 리더십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16차 IMF 쿼타 검토의 기한 내 완료 등 글로벌 안전망 강화와 취약국 부채 해결 및 다자개발은행의 대출여력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IMF 쿼터 검토는 회원국이 5년마다 IMF의 재원 규모, 구성의 적절성, 회원국 출자금(쿼타)의 증액 여부, 쿼타 계산공식·배분방법 등을 검토해 합의하는 것으로 16차 검토는 2023년 12월 완료해야 한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재정정책을 통해 성장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되 통화정책과의 일관성을 유지하여 시장에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그만 싸우자”는 애원에도 끝까지 쫒아가 투신케 한 20대

    “그만 싸우자”는 애원에도 끝까지 쫒아가 투신케 한 20대

    그만 싸우자고 애원하며 달아나는 지인을 끝까지 쫓아가 죽음으로 내몬 20대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22부(부장 윤중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피하려고 무모한 탈출을 시도해야 했던 피해자의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도 안 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4일 오전 4시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모 아파트 B(26)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B씨와 말다툼하던 중 몸싸움을 벌였다. 둘은 중학생 때 학교는 다르지만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하며 알던 사이다. 한창 몸싸움을 하던 B씨는 A씨에게 “미안하다”며 그만 싸우자고 애원했다. 하지만 A씨는 B씨의 얼굴과 몸통 등을 마구 때리고 다리로 목을 감아 조르는 등 폭행을 멈추지 않았고, 이를 견디다 못해 현관 밖으로 달아나는 B씨를 끝까지 쫓아가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생명에 위협을 느낀 B씨는 A씨를 피해 아파트 위층 계단으로 도망을 갔고, 끝내 10~11층 사이 창문으로 투신했다. 당시 A씨가 아파트 계단으로 내려가는 탈출구를 막고 있어 B씨가 선택할 도주로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가 추락할 때 나는 현관문 앞에 앉아 있었을 뿐 B씨를 따라 올라간 사실이 없다”면서 “B씨의 추락을 예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폭행과 추락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끝까지 쫓아와 위해를 가하려는 A씨의 모습을 본 B씨는 극도의 흥분과 공포에 사로잡혀 피신이 불가능했고, 부득이 창문을 통해서라도 A씨에게서 벗어나려다가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A씨도 B씨의 투신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여전히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거나 유족에게 피해 보상 하려는 노력은커녕 사과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고 했다.
  • 민변, 감사원의 ‘서해 피격’ 감사 “비상식적·위법”

    민변, 감사원의 ‘서해 피격’ 감사 “비상식적·위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감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중간 감사 결과에 대해 14일 “비상식적이고 위법하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감사위원회 의결도 없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 감사에 임의로 착수하고, 그 과정에서 기관의 디지털 정보들을 반강압적으로 취득한 것은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감사원법은 원장을 포함한 7명의 감사위원이 감사위원회의를 구성해 주요한 감사계획 등을 의결하도록 한다. 민변은 “의결기구 패싱은 그 자체로 감사원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결도 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 대대적으로 중간발표를 하는 것은 그간 감사원 운용 방식에 비춰 더욱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절차를 무시하고 피조사자들의 권리를 침해한 위법한 감사의 진상을 명백히 조사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처리와 관련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5개 기관에 소속된 총 20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이 중에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이 포함됐다.
  • 檢, 서해피격 사건 당시 김홍희 전 해경청장 소환

    檢, 서해피격 사건 당시 김홍희 전 해경청장 소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가 14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전 청장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피격됐을 당시 사건 경위를 수사한 해경의 총책임자였다. 수사팀이 전날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김 전 청장을 조사하면서 윗선 수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문재인 정부의 안보 핵심 인사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팀은 김 전 청장에게 당시 해경이 이씨의 자진 월북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세 차례의 중간 발표를 통해 수사 진행 상황과 자진 월북 결론을 공개한 경위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감사원이 전날 발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해경은 수사 및 결과 발표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를 은폐하고 실험 결과를 왜곡하고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사생활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실과 다르게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는 얘기다. 해경 관계자는 김 전 청장 지시로 2차 중간수사 발표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청장으로부터 ‘다른 가능성은 말이 안된다. 월북이 맞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해경 관계자는 구명조끼에 한자가 기재됐다는 국방부 등의 자료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김 전 청장이 ‘나는 안 본 걸로 할게’라는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안보실, 국방부 등 5개 기관, 총 20명에 대해 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이 사건을 중앙지검에 내려보내 함께 수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 [국토위 경기도 국감]백현동 부지 문제 놓고 시작부터 여-야 논쟁

    [국토위 경기도 국감]백현동 부지 문제 놓고 시작부터 여-야 논쟁

    국회 국토위 여-야 의원이 경기도 대상 국정사무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백현동 개발 관련 발언을 놓고 시작부터 논쟁을 벌였다. 국토위는 14일 김민기 위원장(용인을) 등 지방1반 위원 14명은 경기 수원 경기도청 남부청사서 경기도 대상 국정사무감사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국회의원은 질의를 시작하기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작년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개발 관련 용도변경 관련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는 ‘만약에 안해주면 직무유기 이런 것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해서’라는 발언을 했다”며 “그런데 국토부와 성남시간 공문서에 강제성이나 협박은 없었고, 감사원 감사에서도 협조를 구한 것이지 강제로 협박한 게 아니다, 검찰 공소장에도 증인들이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백현동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5년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으며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그간 ‘국토부의 용도변경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검찰은 이를 허위사실로 보고 고발했으며, 오는 18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서 의원은 “이정도면 작년 국정감사서 이재명 전 도지사의 발언은 허위로 보인다”며 “현재 진행되는 재판과 별도로 국회에서 위원회 차원의 고발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국감을 할 때 계속중인 재판, 수사에 관여할 목적으로 발언해서는 안된다”며 “방금 말한 내용은 기소 상태로 재판이 진행중이다. 국감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다시 “수사와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위원회에서 발언인 만큼 다른 트랙으로 고발하면 된다”고 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백현동 개발 관련해 협의회, TF 했던 게 20차례 가까이 진행됐다. 압박으로 안느끼면 지자체장이겠냐”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 1분 1초가 아까워…여야 초·재선의원들의 현장 국감 동행해보니

    1분 1초가 아까워…여야 초·재선의원들의 현장 국감 동행해보니

    2022년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헌법상 독립된 헌법기관의 지위를 부여받은 국회의원은 행정부 감시·견제라는 막중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일분일초를 쪼개 쓴다. 수개월 동안 엄선한 질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내놓고자 보좌진과 막판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감을 바라보는 국민의 평가는 냉혹하기만 하다. 정쟁과 막말, 고성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며 피로도가 높아진 탓이다. 진영 대결에 묻혀 보이지 않았던 의원들의 국감 하루 일정을 들여다봤다.8분 질의 위해 왕복 4시간 나주행…  ‘황금 같은 4분’ 얻어낸 전략적 간청 국민의힘 박수영, 나주 한전 국감 KTX 몸 싣자마자 비서관과 회의추가 제보에 현장에서 ‘번개 회의’질문 쏟아내고 답변 재촉도 불가피“7개 질문 중 5개밖에 못 해 아쉬워” “간사님, 5분, 3분은 너무 짧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7시 25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로 현장 국정감사를 떠나기 위해 서울 용산역에 모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불만을 털어놨다. 왕복 4시간을 오가는 데 비해 양당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총 8분으로 정한 질의 시간이 평소 주어졌던 15분가량에 비해 너무 짧다는 것.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역사 내 마련된 대기실에서 여당 간사인 한무경 의원에게 “점심, 저녁 시간이라도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한 의원은 “내 시간 3분을 가져다 쓰시겠어요? 간사가 이런 거라도 해야지”라고 답했다. 박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어떻게 그러냐’는 식으로 웃어넘겼다.오전 7시 49분 나주행 KTX에 몸을 실은 박 의원은 동행하는 오현석 선임비서관과 곧장 회의에 돌입했다. 이날을 위해 석 달을 고민해 일곱 가지 질문을 별러 왔는데 주어진 시간은 8분 남짓인 점이 못내 아쉬웠다. ‘최대한 많은 질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던질까’.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댔다. 기차가 달리는 2시간 동안 박 의원은 같은 자료를 보고 또 보며 질의를 준비했다. 한전 현장 국감은 오전 10시 30분 시작했다. 다섯 번째 질의 순서인 박 의원에게는 그로부터 한 시간여가 더 지난 뒤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질의 시작 전 박 의원은 “위원장님, 신상발언 1분만 좀 주십시오. 1분 안에 끝내겠습니다”라고 간청했다. 시간을 더 벌어 낸 박 의원은 1분 동안 전북대 S 교수가 새만금의 해상 풍력·육상 태양광 발전 사업권을 중국계 기업에 넘긴 의혹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수사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진 5분의 질의 시간 동안 박 의원은 준비한 질문을 쏟아 냈다. 시간은 짧고 할 말은 많았다. 박 의원은 증인에게 “아시죠? 예스, 노로 대답하세요”라고 재촉했고, 증인들은 박 의원의 질타에 “예, 그렇습니다”, “맞습니다”란 답변만 겨우 내놨다. 질의 도중 증인의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자 박 의원은 “발언 안 하셔도 됩니다. 시간만 다 뺏겨서”라면서 말을 끊기도 했다. 오전 감사를 마친 오후 12시 36분, 박 의원은 보좌진에 “준비한 7개 질문 중에 3개 밖에 못 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질문을 몰아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이 너무 없다. 다른 위원들도 돌아가며 질의해야겠지만 여기까지 와서 8분밖에 질의를 못 하는 것이 참 아쉽다. 한전 공대랑 가 보고 싶었던 현장은 둘러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잇따른 지적에 피감기관인 한전과 양당 간사는 2시간으로 잡아 뒀던 점심시간을 조정해 1시간 40분으로 줄이고 감사 시간을 20분 늘렸다. 의원들과 보좌진은 한전 구내식당에서 제공한 나주 곰탕과 배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따로 제공된 공간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섞여 앉아 먹었다. 오전 국감장에서 고성을 주고받은 사이였어도 점심시간만큼은 “오전 동안 수고하셨다”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후 2시 10분 감사 속개 직전 박 의원은 오 비서관과 감사장 한 구석에서 선 채로 ‘번개 회의’를 했다. 오 비서관이 오전 질의 내용이 보도된 후 추가 제보 연락이 왔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 기관에 긴급 자료 요청을 넣은 사실을 알렸다. 박 의원의 눈빛이 한층 매서워졌고 두 사람은 준비했던 질의를 변경할지 말지를 감사 상황을 보고 결정하자는 취지로 협의를 마쳤다. 오후 5시 5분. 두 번째이자 마지막인 3분짜리 질의에서도 박 의원은 준비한 질문을 다 소화하지 못해 초조해했다. 양쪽에 앉은 의원들과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간사에게 여야 대표 추가 질의를 건의한 결과 박 의원에게는 국민의힘 대표로 3분의 추가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산자위 위원들에게는 당초 8분의 발언 시간만 주어졌지만 박 의원은 전략적으로 신상발언 1분과 대표 발언 3분까지 더해 총 12분 동안 질의한 셈이다. 국감장을 나서는 박 의원의 발걸음은 오전보다 가벼워 보였다. 박 의원은 이날 국감에 대해 자체 평가로 80점을 매기며 웃어 보였다. 그러나 한전 감사 전반에 대해서는 60점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그는 “언론 보도도 많이 나고 추가 제보도 받아 만족스럽다”면서도 “시간이 촉박해 준비한 7개 질문 중에 5개밖에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왕복 4시간, 식사 약 4시간을 언급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이러면 현장 국감이 의미가 있나. 미국처럼 샌드위치로 때워 가면서라도 시간이 충분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12분 질의 만들어 낸 두 달의 야근… 호통 대신 집요함으로 ‘송곳 추궁’ 민주 한병도, 세종서 국세청 국감 10차례 회의서 아이템 추리고 추려 이동 중에도 자료 검토·질의 보강 막간 활용해 질문 순서까지 조율 “아쉬움 남지만 중요 사안 이슈화” 새벽 6시 40분. 하늘이 어슴푸레하게 밝아 오는 이른 시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택을 나서 ‘세종행’ 차에 몸을 실었다. 한 의원은 지난 12일 국세청 국정감사가 열리는 세종시로 이동하는 3시간 동안 ‘틈새 시간’을 활용해 막판 국감을 준비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하품을 하면서도 손에서 자료를 놓지 않았고, 이따금 보좌진과 전화 통화를 하며 질의 내용을 보강했다. “아무리 바빠도 아침을 거르지 않는다”는 한 의원은 이날은 세종으로 이동하던 중 휴게소에 들러 가장 빨리 나올 법한 ‘라면’을 시켜 급하게 허기를 달랬다. 한 의원은 감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쯤 국세청에 도착해 입구에서 대기하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민주당 감사위원 대기실로 향했다. 먼저 온 5명의 의원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푼 뒤 보좌진과 약식 회의를 갖고 주요 질의 내용을 마지막까지 점검했다.감사 시간이 다가오자 국감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번졌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1~2분 차로 우르르 입장한 여야 의원들은 서로를 견제하듯 마주 앉았다. ‘1번 타자’로 7분간 질의에 나선 한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로 감사의 포문을 열었다. 시작부터 김창기 국세청장을 향한 두 차례의 ‘불꽃 추궁’이 시선을 끌었다. 한 의원은 대통령실의 ‘하명 조사’를 의심하며 김 청장을 향해 “대통령실 파견 인력이 3명이냐”고 물었고, 김 청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몇 명 파견인지 모르나. 어디 부서 복무하고 있나”라고 집요하게 캐물었다. 대통령실과의 통화 기록에 대해서도 김 청장이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기억이 없나. (국감에서 거짓 진술 시)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형이다. 대통령실 누구와 통화한 적 없나”라고 재차 물었다. 점잖은 말투였지만 눈빛은 매서웠다. 이번 국세청 감사를 도맡아 준비한 어미정 보좌관은 “의원님이 원래 호통을 못 치신다. 보좌진들이 그런 걸 좀 해 달라고 요구하는데, 오늘 최선을 다하고 계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의원은 질의가 끝난 뒤 대기실로 이동해 아쉬움이 남는 듯 미처 하지 못했던 질의를 다른 의원들에게 공유하기도 했다. 같은 당 서영교·김주영 의원 등이 연달아 관련 질의를 하며 ‘언론사 세무조사의 정치적 중립’ 문제는 이날 국감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한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면서도 쌓여 있는 자료에 밑줄을 그어 가며 추가 질의 내용을 꼼꼼히 살폈다. 한 의원은 점심시간 전후 ‘막간’을 활용해 질의 내용 및 순서를 조율하기 위해 어 보좌관과 머리를 맞댔다. 이 과정에서 둘 사이에 밀고 당기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 보좌관은 원래 두 번째 순서였던 대통령실 인사 관련 질의를 우선시했지만 한 의원은 해당 질의가 ‘국세청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결국 다음 순서였던 ‘유튜버 납세’ 관련 질의를 먼저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오후 감사가 시작된 뒤에도 상의, 상의, 또 상의였다. 얘기할 거리가 있으면 잠시 복도로 나갔던 둘은 급기야 국감장 책상을 사이에 두고 허리를 구부려 논의를 이어 갔다. 단 1초도 허투로 쓰지 않겠다는 비장함이 읽혔다. 질의 순서가 돌아오자 한 의원은 주어진 5분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하는 유튜버들을 거론하며 “고액 유튜버 비과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몰아붙였고, “알겠다”는 김 청장의 대답을 끌어냈다. 이번 감사를 준비하기 위해 한병도 의원실은 두 달 가까이 매달렸다고 했다. 지난 8월부터 자료 조사를, 추석 즈음부터 아이템 회의를 시작했다. 국감을 준비하는 내내 야근했다고 하니 못해도 수백 시간이 든 셈이다. 국세청 감사의 아이템은 열 번 이상의 회의를 거쳐 5개로 추렸다. 한 의원은 이 중 3개를 실제 감사에서 활용했다. 감사를 마친 뒤에도 한 의원은 세종을 지역구로 둔 홍성국 의원의 주재로 현장에서 만찬을 가졌다. 한 의원은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이번 감사에 대해 “청장 유도 질문을 잘했고, 유튜버 비과세라는 중요한 사안을 건드렸다. 첫 질의라서 주목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현장 국감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부처 사정을 들어 보고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50분. 한 의원은 17시간 만의 귀가로 온몸이 피로감에 젖은 가운데서도 “고생 많았다”며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20일 동안 진행되는 국감이 반환점을 향해 가는 이날, 하루의 밤이 깊었다.
  • 감사원 “文정부 서해 피격 알고도 은폐”

    감사원 “文정부 서해 피격 알고도 은폐”

    감사원은 13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 결과 문재인 정부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자진 월북을 근거 없이 단정 지었다며 국가안보실·국방부·통일부·국정원·해양경찰청 등 5개 기관 20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안보 라인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에겐 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서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감사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57일간 특별조사국 인력 등 18명을 투입해 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2020년 9월 22일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된 뒤에도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사실이 은폐됐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직후 안보실과 국방부, 국정원, 해경 등의 초동 조치가 모두 부실했고 그사이 이씨가 북한군 총격에 사망했다는 결론이다. 감사원은 이씨가 참변을 당한 뒤에도 그의 자진 월북 여부와 시신 소각 여부에 대한 판단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자진 월북 여부에 대해선 당국이 이씨의 월북 의도가 낮았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정보는 분석·검토하지 않았고, 이 같은 결론과 배치되는 사실을 분석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국방부는 당초 이씨 시신이 북한군에 의해 소각됐다고 인정했다가 안보실 방침에 따라 불확실하다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공식 입장을 변경했고, 해경은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 은폐, 실험 결과 왜곡 등을 통해 이씨 월북을 단정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했다. 이번 감사는 국방부·해경이 지난 6월 16일 기존 발표를 뒤집고 ‘이씨의 월북을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9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공무 수행 중이던 이씨의 생명도 구하지 못했고, 북한군에 의해 피격됐음에도 ‘월북’으로 조작까지 했다는 충격적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며 “철저한 수사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대통령실에 주파수를 맞추고 정권 입맛에 맞는 결과를 만들어 낸 청부 감사”라며 “처음부터 미리 결론을 정해 놓고 사실관계를 비틀고 뒤집은 조작 감사”라고 규탄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서 “검찰에서 이미 수사 중인데 감사원은 자다가 봉창 때리냐”고 맹비난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경 국정감사에서 일제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 결과를 뒤집은 해경을 질타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월북) 증거가 충분하지 않으니까 월북이라 단정하면 안 됐는데 그렇게 했다”고 따졌다. 반면 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1년 9개월 전엔 실종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고 했고, 지금은 추가로 밝혀진 내용이 없는데 아니라고 하는 게 기막힌 일”이라고 비판했다.
  • 감사원 “文정부, 근거없이 ‘자진 월북’ 발표”

    감사원 “文정부, 근거없이 ‘자진 월북’ 발표”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해경이 증거를 은폐하고 실험 결과를 왜곡해 월북을 단정했다고 사실상 결론 내렸다. 13일 감사원은 실지 감사 결과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이씨의 자진 월북을 근거 없이 단정지었다며 2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 해양경찰청 등 5개 기관 20명에 대해 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을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기관들은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안보실은 추가 첩보를 확인하겠다며 이씨가 피살·소각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는 이 사실을 일단 제외한 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도 당시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받았지만, 안보실은 월북 의사 표명 첩보를 입수받았다. 이후 안보실은 해경 수사결과와 같은 근거가 없는데도 ‘자진 월북’ 내용을 기초로 종합분석 결과를 작성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또 해경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국방부에 ‘자진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넣어 언론에 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6월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 사건 감사를 벌였다.
  • 여야 의원 현장 국감 동행해보니 [먼저 온 주말]

    여야 의원 현장 국감 동행해보니 [먼저 온 주말]

    2022년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헌법상 독립된 헌법기관의 지위를 부여받은 국회의원은 행정부 감시·견제라는 막중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일분일초를 쪼개 쓴다. 수개월 동안 엄선한 질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내놓고자 보좌진과 막판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감을 바라보는 국민의 평가는 냉혹하기만 하다. 정쟁과 막말, 고성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며 피로도가 높아진 탓이다. 진영 대결에 묻혀 보이지 않았던 의원들의 국감 하루 일정을 들여다봤다. 국민의힘 박수영, 나주 한전 국감 8분 질의 위해 왕복 4시간 나주행, ‘황금같은 4분’ 얻어낸 전략적 간청 “간사님, 5분, 3분은 너무 짧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7시 25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로 현장 국정감사를 떠나기 위해 서울 용산역에 모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불만을 털어놨다. 왕복 4시간을 오가는 데 비해 양당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총 8분으로 정한 질의 시간이 평소 주어졌던 15분가량에 비해 너무 짧다는 것.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역사 내 마련된 대기실에서 여당 간사인 한무경 의원에게 “점심, 저녁 시간이라도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한 의원은 “내 시간 3분을 가져다 쓰시겠어요? 간사가 이런 거라도 해야지”라고 답했다. 박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어떻게 그러냐’는 식으로 웃어넘겼다.오전 7시 49분 나주행 KTX에 몸을 실은 박 의원은 동행하는 오현석 선임비서관과 곧장 회의에 돌입했다. 이날을 위해 석 달을 고민해 일곱 가지 질문을 별러 왔는데 주어진 시간은 8분 남짓인 점이 못내 아쉬웠다. ‘최대한 많은 질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던질까’.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댔다. 기차가 달리는 2시간 동안 박 의원은 같은 자료를 보고 또 보며 질의를 준비했다. 질문 쏟아내고 답변 재촉도 불가피, “7개 질문 중 5개 밖에 못 해 아쉬워” 한전 현장 국감은 오전 10시 30분 시작했다. 다섯 번째 질의 순서인 박 의원에게는 그로부터 한 시간여가 더 지난 뒤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질의 시작 전 박 의원은 “위원장님, 신상발언 1분만 좀 주십시오. 1분 안에 끝내겠습니다”라고 간청했다. 시간을 더 벌어 낸 박 의원은 1분 동안 전북대 S 교수가 새만금의 해상 풍력·육상 태양광 발전 사업권을 중국계 기업에 넘긴 의혹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수사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진 5분의 질의 시간 동안 박 의원은 준비한 질문을 쏟아 냈다. 시간은 짧고 할 말은 많았다. 박 의원은 증인에게 “아시죠? 예스, 노로 대답하세요”라고 재촉했고, 증인들은 박 의원의 질타에 “예, 그렇습니다”, “맞습니다”란 답변만 겨우 내놨다. 질의 도중 증인의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자 박 의원은 “발언 안 하셔도 됩니다. 시간만 다 뺏겨서”라면서 말을 끊기도 했다.오전 감사를 마친 오후 12시 36분, 박 의원은 보좌진에 “준비한 7개 질문 중에 3개 밖에 못 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질문을 몰아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이 너무 없다. 다른 위원들도 돌아가며 질의해야겠지만 여기까지 와서 8분밖에 질의를 못 하는 것이 참 아쉽다. 한전 공대랑 가 보고 싶었던 현장은 둘러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잇따른 지적에 피감기관인 한전과 양당 간사는 2시간으로 잡아 뒀던 점심시간을 조정해 1시간 40분으로 줄이고 감사 시간을 20분 늘렸다. 의원들과 보좌진은 한전 구내식당에서 제공한 나주 곰탕과 배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따로 제공된 공간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섞여 앉아 먹었다. 오전 국감장에서 고성을 주고받은 사이였어도 점심시간만큼은 “오전 동안 수고하셨다”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의원 자체 점수 80점, 국감 전반 평가는 60점 매겨  오후 2시 10분 감사 속개 직전 박 의원은 오 비서관과 감사장 한 구석에서 선 채로 ‘번개 회의’를 했다. 오 비서관이 오전 질의 내용이 보도된 후 추가 제보 연락이 왔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 기관에 긴급 자료 요청을 넣은 사실을 알렸다. 박 의원의 눈빛이 한층 매서워졌고 두 사람은 준비했던 질의를 변경할지 말지를 감사 상황을 보고 결정하자는 취지로 협의를 마쳤다. 오후 5시 5분. 두 번째이자 마지막인 3분짜리 질의에서도 박 의원은 준비한 질문을 다 소화하지 못해 초조해했다. 양쪽에 앉은 의원들과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간사에게 여야 대표 추가 질의를 건의한 결과 박 의원에게는 국민의힘 대표로 3분의 추가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산자위 위원들에게는 당초 8분의 발언 시간만 주어졌지만 박 의원은 전략적으로 신상발언 1분과 대표 발언 3분까지 더해 총 12분 동안 질의한 셈이다. 국감장을 나서는 박 의원의 발걸음은 오전보다 가벼워 보였다. 박 의원은 이날 국감에 대해 자체 평가로 80점을 매기며 웃어 보였다. 그러나 한전 감사 전반에 대해서는 60점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그는 “언론 보도도 많이 나고 추가 제보도 받아 만족스럽다”면서도 “시간이 촉박해 준비한 7개 질문 중에 5개밖에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왕복 4시간, 식사 약 4시간을 언급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이러면 현장 국감이 의미가 있나. 미국처럼 샌드위치로 때워 가면서라도 시간이 충분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세종서 국세청 국감 12분 질의 만들어낸 두 달의 야근, 호통 대신 집요함으로 ‘송곳 추궁’ 새벽 6시 40분. 하늘이 어슴푸레하게 밝아 오는 이른 시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택을 나서 ‘세종행’ 차에 몸을 실었다. 한 의원은 지난 12일 국세청 국정감사가 열리는 세종시로 이동하는 3시간 동안 ‘틈새 시간’을 활용해 막판 국감을 준비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하품을 하면서도 손에서 자료를 놓지 않았고, 이따금 보좌진과 전화 통화를 하며 질의 내용을 보강했다. “아무리 바빠도 아침을 거르지 않는다”는 한 의원은 이날은 세종으로 이동하던 중 휴게소에 들러 가장 빨리 나올 법한 ‘라면’을 시켜 급하게 허기를 달랬다.한 의원은 감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쯤 국세청에 도착해 입구에서 대기하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민주당 감사위원 대기실로 향했다. 먼저 온 5명의 의원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푼 뒤 보좌진과 약식 회의를 갖고 주요 질의 내용을 마지막까지 점검했다. 감사 시간이 다가오자 국감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번졌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1~2분 차로 우르르 입장한 여야 의원들은 서로를 견제하듯 마주 앉았다. ‘1번 타자’로 7분간 질의에 나선 한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로 감사의 포문을 열었다. 시작부터 김창기 국세청장을 향한 두 차례의 ‘불꽃 추궁’이 시선을 끌었다. 한 의원은 대통령실의 ‘하명 조사’를 의심하며 김 청장을 향해 “대통령실 파견 인력이 3명이냐”고 물었고, 김 청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몇 명 파견인지 모르나. 어디 부서 복무하고 있나”라고 집요하게 캐물었다. 대통령실과의 통화 기록에 대해서도 김 청장이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기억이 없나. (국감에서 거짓 진술 시)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형이다. 대통령실 누구와 통화한 적 없나”라고 재차 물었다. 점잖은 말투였지만 눈빛은 매서웠다. 이번 국세청 감사를 도맡아 준비한 어미정 보좌관은 “의원님이 원래 호통을 못 치신다. 보좌진들이 그런 걸 좀 해 달라고 요구하는데, 오늘 최선을 다하고 계신 것”이라고 귀띔했다.한 의원은 질의가 끝난 뒤 대기실로 이동해 아쉬움이 남는 듯 미처 하지 못했던 질의를 다른 의원들에게 공유하기도 했다. 같은 당 서영교·김주영 의원 등이 연달아 관련 질의를 하며 ‘언론사 세무조사의 정치적 중립’ 문제는 이날 국감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한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면서도 쌓여 있는 자료에 밑줄을 그어 가며 추가 질의 내용을 꼼꼼히 살폈다. 10차례 회의서 아이템 추리고 추려, 막간 활용해 질문 순서 조율 한 의원은 점심시간 전후 ‘막간’을 활용해 질의 내용 및 순서를 조율하기 위해 어 보좌관과 머리를 맞댔다. 이 과정에서 둘 사이에 밀고 당기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 보좌관은 원래 두 번째 순서였던 대통령실 인사 관련 질의를 우선시했지만 한 의원은 해당 질의가 ‘국세청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결국 다음 순서였던 ‘유튜버 납세’ 관련 질의를 먼저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오후 감사가 시작된 뒤에도 상의, 상의, 또 상의였다. 얘기할 거리가 있으면 잠시 복도로 나갔던 둘은 급기야 국감장 책상을 사이에 두고 허리를 구부려 논의를 이어 갔다. 단 1초도 허투로 쓰지 않겠다는 비장함이 읽혔다. 질의 순서가 돌아오자 한 의원은 주어진 5분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하는 유튜버들을 거론하며 “고액 유튜버 비과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몰아붙였고, “알겠다”는 김 청장의 대답을 끌어냈다. 이번 감사를 준비하기 위해 한병도 의원실은 두 달 가까이 매달렸다고 했다. 지난 8월부터 자료 조사를, 추석 즈음부터 아이템 회의를 시작했다. 국감을 준비하는 내내 야근했다고 하니 못해도 수백 시간이 든 셈이다. 국세청 감사의 아이템은 열 번 이상의 회의를 거쳐 5개로 추렸다. 한 의원은 이 중 3개를 실제 감사에서 활용했다. “아쉬움 남지만 중요 사안 이슈화” 자체 평가 감사를 마친 뒤에도 한 의원은 세종을 지역구로 둔 홍성국 의원의 주재로 현장에서 만찬을 가졌다. 한 의원은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이번 감사에 대해 “청장 유도 질문을 잘했고, 유튜버 비과세라는 중요한 사안을 건드렸다. 첫 질의라서 주목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현장 국감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부처 사정을 들어 보고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50분. 한 의원은 17시간 만의 귀가로 온몸이 피로감에 젖은 가운데서도 “고생 많았다”며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20일 동안 진행되는 국감이 반환점을 향해 가는 이날, 하루의 밤이 깊었다.
  • 동작구, 가을 감성 깨우는 전시회·영화 상영 펼쳐져

    동작구, 가을 감성 깨우는 전시회·영화 상영 펼쳐져

    서울 동작구는 깊어가는 10월 가을을 맞아 전시·영화상영 등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에 선정된 조형예술전시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가 이달 20일까지(화~토요일) 동작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태희 작가의 개인전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수학 원리를 깨닫고 같음과 다름 그 가운데서 나의 고유성이 무엇인지를 탐색해 보길 바라며 기획했다. 매주 목·금 오후 3시에 전시 해설이 진행되며 오는 15일에는 자신만의 수리 규칙을 설정해보고 작품을 만들어보는 기획전시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사육신 역사관에서는 영화상영 프로그램 ‘사육신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사육신시네마’는 ▲수요극장(매주 수요일 오후2시) ▲토요극장(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2시)으로 나눠 진행한다. 이달의 상영작은 ▲청년경찰(19일)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26일)이다. 전시 및 사육신시네마 관련 자세한 내용은 동작문화재단 누리집이나 동작문화재단 문화사업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주민들의 정서 함양 및 문화 욕구 충족으로 구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 광명시, 화재 현장 ‘사다리차 의인‘ 김형욱씨에게 감사패

    광명시, 화재 현장 ‘사다리차 의인‘ 김형욱씨에게 감사패

    경기 광명시는 연립주택 화재 현장에서 사다리차로 주민 5명을 구조한 ‘사다리차 의인’ 김형욱(48)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6시 12분 광명6동 본인이 살고있는 4층짜리 연립주택에서 불이 나자 자신의 이삿짐사다리차를 이용해 주민 5명을 구조했다. 감사패를 받은 김씨는 “연립 주택 꼭대기 층에서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박승원 시장은 “불길이 치솟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시민들을 신속하게 구조한 김형욱 의인에게 광명시를 대표해 감사드린다”며 “그의 헌신적인 행동은 모든 시민이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고 말했다.
  • “감사원, 공직자 7000명 소득 자료 요청”… 번지는 사찰 논란

    “감사원, 공직자 7000명 소득 자료 요청”… 번지는 사찰 논란

    野 “목적도 안 밝히고 자료 요구감사원, 정치보복의 선봉장 같아”與 “이재명·쌍방울 커넥션 의심”감사원이 국세청에 공직자 7000여명의 소득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감사원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에 공직자 7000여명의 철도 이용 내역도 요구해 제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공직자 사찰 의혹이 관가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박해영 국세청 감사관은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으로부터 공직자 7000여명에 대한 5년간 기타소득 관련 자료를 요구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공문으로 관련 자료 요청을 받았다”면서 “자료 제공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감사원이 국세청에 보낸 자료 요구 공문 사본과 국세청이 제공한 정보를 국회에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묵과할 수 없는 문제다. 감사원이 감사 목적도 밝히지 않고 무슨 근거로 7000명의 자료를 보내라고 했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안하무인, 무소불위가 된 감사원이 정치적 보복의 선봉장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이 “감사원이 국세청에 보낸 자료 요청 공문을 제출하지 않으면 국세청을 고발하겠다”고 하자 김창기 국세청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공직자의 개인정보를 요구한 것을 문재인 정부 편에 섰던 공직자를 솎아 내기 위한 정치적 사찰로 보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도로교통공단과 한국도로공사에 특정 차량의 하이패스 이용 기록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국세청 국감은 종일 여야 정쟁으로 얼룩졌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쌍방울 간 ‘커넥션’ 의혹을 꺼내 들었고, 민주당은 MBC와 YTN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가 정치적 언론 탄압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쌍방울 김모 회장,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모 대표와 이 대표 사이에 석연치 않은 커넥션이 있어 보인다”며 3자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언급하며 “당시 쌍방울그룹이 후원한 아태협에 대한 면밀한 회계 검증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세청이 최근 MBC·YTN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배경을 집중 추궁했다. 홍 의원은 “MBC나 YTN은 (정권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곳”이라면서 “진실을 그대로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고, 양경숙 의원은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군사정권에서 이뤄진 정권 비판세력 길들이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고발 6일 만에… 檢 ‘文 감사원법 위반’ 수사 착수

    고발 6일 만에… 檢 ‘文 감사원법 위반’ 수사 착수

    검찰이 문재인(얼굴) 전 대통령 등의 ‘감사원법 위반’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하고 13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의 ‘대통령실 직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관련 수사에 착수하면서 야권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13일 오후 1시 30분쯤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다. 앞서 이씨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3명을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씨는 문 전 대통령이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불응하고,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은 감사원에 출석하지 않은 점이 감사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에 “무례한 짓”이라며 조사를 거부했다. 감사원법 50조는 감사가 필요한 경우 감사 대상 기관 외 인물에 대해서도 자료 제출이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또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구에 따라야 한다’며 이를 어길 시 1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게 돼 있다. 이씨는 지난 6일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인 조사는 이씨가 문 전 대통령 등을 고발한 지 6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성역 없이 신속한 속도로 수사에 나섰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고발인 조사에 이어 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수사까지 신속하게 나아갈지는 알 수 없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발인 신분인 만큼 관련 법리 검토 등을 신중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치권에서 감사원의 중립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 정치적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지난 11일 안영호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서해 피격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윤건영 “제가 수령님에 충성?” 김문수 “그런 측면 있어”

    윤건영 “제가 수령님에 충성?” 김문수 “그런 측면 있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대상으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12일 국정감사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충돌했다. 발단은 ‘민주당 의원 윤건영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윤건영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고,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고 한 김 위원장의 과거 발언이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지금의 입장을 물을 때만 해도 김 위원장은 “여러 가지 도를 넘는 표현이 있었다면 널리 이해를 해달라”고 답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윤 의원이 자신의 발언 순서에 “윤건영이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나”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그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빨리 취소하세요!” 등 외침이 나왔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막지 말라며 소리쳤다.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답변하려던 시점에 (말이) 차단된 것 아닌가”라며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런 평가를 받고 국감을 할 수 없다”며 “애초에 질문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답변을 듣고 나니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동료 의원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며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 위원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률에는 증인이 모욕적 언행으로 국회의 권위를 훼손한 때는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 재개된 국감에서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윤 의원께서 느끼셨을 모욕감과 복잡한 감정에 대해 제가 정중하게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발언) 사실을 번복하지 않으면 김 위원장이 윤 의원을 빨갱이로 생각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라며 “(생각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도 “(윤 의원이) 그런 면이 있다고 한 것을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라며 “김 위원장은 한 마디로 맛이 갔든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당은 김 위원장이 사과한 만큼 야당의 추가 공세는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본인이 사과했는데 뭘 더 사과하란 말인가”라며 “이렇게 국감 하려면 차라리 파행하라”고 맞섰다. 김 위원장의 사과를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논쟁으로 국감 진행이 여의치 않자 민주당 소속 전해철 위원장은 “여야 간사는 상임위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시 한번 협의해 달라”면서 또 한 번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 국감장까지 나온 ‘박수홍 친형 의혹’에 국세청장 답변이

    국감장까지 나온 ‘박수홍 친형 의혹’에 국세청장 답변이

    김창기 국세청장이 방송인 박수홍(52)씨 친형 부부 문제와 관련해 “탈루 혐의가 있는 경우 누구든지 예외 없이 엄정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 청장에게 “박수홍씨 형수는 특정 직업을 갖지 않은 가정주부인데도 현재 검찰수사 결과를 보면 18년 동안 100억원 넘는 부동산을 사들였고, 형 박진홍씨와 공동으로는 200억원대 재산을 형성했다. 이해할 수 없는 재산형성 과정인데 국세청에서 필터링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또 “국세청에 법인세 신고 때 명시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여러 내용이 있는데 한 가정주부가 100억원대 부동산을 조성하는데도 아무 이상징후를 감지 못했다면 문제가 있지 않나. 더욱이 여긴 연예인 1인으로 운영되긴 하지만 해마다 법인세를 신고하고 과세가 이뤄지는 법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청장은 “개별 납세자 관련 사항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소득이나 재산 취득과 관련해 탈루 혐의가 있으면 엄정 대응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박수홍씨의 친형 박진홍씨는 2011∼2021년 연예기획사를 차리고 동생 박씨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박씨의 개인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형 진홍씨가 △인건비 허위계상 19억원 △부동산 매입목적 기획사 자금 11억 7000만원 △기타 기획사 자금 무단 사용 9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용도 외 사용 9000만원 △수홍씨의 계좌로부터 무단 인출 29억원 등 총 61억 7000만원을 임의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애초 횡령 금액이 116억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수사를 진행하며 합의에 따른 정산 약정금 미지급 등은 혐의가 저촉이 안 된다고 판단해 불기소했다. 형수가 부동산으로 빼돌린 돈이 2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일부 상가 매입에 회사 자금 11억 7000만원이 불법 사용된 것 외에 다른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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