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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羅, 보수시민단체 껴안기…朴, 정책·공약 PT ‘콘서트’

    서울시장 선거를 보름여 앞둔 주말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공약 발표를 통해 정책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서울 시내 곳곳을 돌며 얼굴을 알리고 지지세력 결집을 요청하는 등 숨가쁘게 움직였다. 나 후보는 9일 정책 발표를 이어가는 동시에 보수시민단체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세력 확장에 나섰다. 나 후보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남산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보수성향 시민후보로 추대했던 박 이사장은 “나 후보는 보수의 중심가치를 지켜왔고 복지포퓰리즘에 흔들리지 않을 분”이라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나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이 하나 되고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선진화운동시민단체연합 등 100개 보수성향 시민단체들도 나 후보를 “진정한 실사구시 후보”라며 지지를 보냈다. ●羅, 장애인체육대회 참석… “구별 2개 센터 건립” 나 후보는 특히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정책선거를 한다면서 선거가 17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제서야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선거는 포장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종로구 돈의동의 쪽방촌을 찾아 “그동안 발표된 전·월세 대책은 지역별, 계층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효과가 적었다.”고 지적하며 새 전·월세 대책을 제시했다. 전날에도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 장애인체육대회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한 뒤 “자치구별로 2개의 체육센터를 건립해 서울시를 생활체육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朴, 환경경제학자 로빈 머레이와 대담 박원순 범야권 무소속 후보도 대대적인 정책 공약 발표회를 열었다. 기존 후보들이 택했던 딱딱한 형식의 기자회견이 아니라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애플 전 최고경영자 ‘스티브잡스’가 택했던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준비, 후보가 이례적으로 직접 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편한 베이지색 면바지에 감청색 재킷 차림의 박 후보는 발표회 직전 리허설을 갖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1시간여 넘게 진행된 정책발표회에서 박 후보는 대본 없이 중간중간 자리를 이동하며 발표회를 보러온 시민들의 반응을 유도하는 등 시민단체 시절 경험했던 프레젠테이션의 노련미를 뽐냈다. 박 후보는 나 후보가 제안한 비강남권의 재건축 연한 완화에 대해 “합리성이 있다면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지역구별로 공동체를 강조하며 “정무부시장을 ‘공동체’ 부시장으로 임명해 여성·복지·문화 업무를 맡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어 교보문고에서 자신의 책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의 출간과 관련, 저자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또 환경경제학자 로빈 머레이를 만나 행정 혁신을 논하고, 민주당 김수영 양천구청장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도 참석해 “저는 민주당의 후보다. 민주당과 함께 싸우고 이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경원 후보측 “ 46.6%·朴 49.7%” 한편 여야는 이날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선거 초반 기선잡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는 지난 7일 서울지역 유권자 6000명을 상대로 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나 후보가 46.6%, 박 후보가 49.7%의 지지율을 보여 지난주보다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고 밝혔다. ●박원순 후보측 “朴 52.4%· 42.9%” 반면 박 후보 측은 지난 5~6일 여론조사기관 MRCK에 의뢰해 서울 유권자 800명을 조사한 결과 박 후보가 52.4%를 기록, 나 후보(42.9%)를 9.5% 포인트 앞섰다고 주장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할 일이나 본래부터 간절히 바란다는 뜻)이었나.”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 감세가 9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결국 철회로 결정되자 정부에서 나오는 소리다. 외형상 한나라당 요구에 정부가 응한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정부 내에서 조용한 물밑작업이 진행돼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애초 정부안에는 철회안 없어 소득세·법인세 감세 철회안은 애초 정부안에는 없었다. 감세 철회 가능성이 점쳐진 시점은 지난 8·15 경축사. 이명박 대통령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강조하면서 정부는 감세정책 손질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획재정부 1급 이상 간부들은 지난달 15일 회의를 갖고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다음 날 홍남기 대변인이 “세입에서 확충노력, 세출에서 조정노력을 병행할 것”이라면서 “조세수입을 늘리는 방안에는 증세도 있고 감세 조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세 조정이) 제기될 수 있는 메뉴로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朴재정 지난주 말 감세카드 접어 홍 대변인의 발언은 즉각 정부가 ‘감세 철회 카드 꺼내는 게 아니냐’(서울신문 8월 17일자 1면)는 보도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 감세 철회는 대세였기 때문이다. 감세 철회라는 재정부 실무진의 결론은 이미 지난 주초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세론자’인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약속된 감세는 이행돼야 한다.”고 수차례 공언했던 터. 결국 박 장관은 지난 주말쯤 최종적으로 감세 철회 카드를 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지도부 “철회” 배수진 7일 고위 당정협의에 앞서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추가 감세안을 포함시키면 당정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 의장이 추가 감세 철회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그동안 수차례 이뤄진 실무 당정협의에서 정부가 추가 감세의 ‘감’자도 꺼내지 못하도록 했다. 당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봤기 때문”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조조 대군에 맞서 장판교를 지켜낸 장비처럼 버텨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1일 당·정·청 지도부가 총출동한 ‘매머드급’ 고위 당정협의 당시 홍준표 대표는 “추가 감세 철회는 당의 기본 입장이다.”면서 “정부에서는 딴소리가 안 나오게 해달라.”고 쐐기를 박기도 했다. 전경하·장세훈기자 lark3@seoul.co.kr
  • 與, 정기국회서 처리할 법안 70여개 추려

    與, 정기국회서 처리할 법안 70여개 추려

    한나라당이 휴대전화 감청을 합법화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법안과 정책 70여개를 추렸다. 2일 당 소속 의원 연찬회에서 상임위별로 정리한 이 법안 가운데에는 ‘플리바게닝’(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검찰이 형량을 낮춰 주는 제도) 성격의 ‘내부 증언자 형벌 감면·소추 면제제’ 도입을 담은 형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들어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북한인권법, 그리고 남북 간 교역사업자등록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개정안도 처리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또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국내 투자 병원과 외국 병원을 유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오는 12월까지 부실 대학을 확정하고, 서울대 법인화는 올해 말까지 마무리짓기로 뜻을 모았다.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국민주 매각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대체공휴일제 도입 문제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직군별 입장을 고려해 신중히 처리하기로 했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부실 대학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법안, 한·미 FTA 비준동의안, 북한인권법은 반드시 처리한다.”면서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비한 국방개혁법, 학력차별금지법, 전월세 안정과 관련 민생법안 처리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리비아 사태 장기화 우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트리폴리 요새가 함락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리비아 사태는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한때 반군에 포위된 것으로 알려진 카다피의 행방은 안갯속이고, 잔존 카다피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지중해 인어의 도시 트리폴리는 유혈과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군은 정권 수립 작업에 착수했지만, 카다피는 또다시 육성 메시지를 통해 ‘반군 격퇴’를 촉구했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반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첨단 정찰기와 감청부대, 특수부대 등을 동원해 카다피의 행방을 좇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카다피는 이날 시리아의 방송국을 통해 전달한 음성메시지에서 “쥐새끼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며 친위세력을 독려했다. 이런 가운데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는 트리폴리에서의 업무를 개시한다고 공식 선포했다. 한편 반군 사이에 북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인들이 추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리비아에는 200명이 넘는 북한 의사와 간호사 등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북한산 남쪽 자락서 청자 가마터 20곳 발견

    북한산 남쪽 자락서 청자 가마터 20곳 발견

    북한산 남쪽 자락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에 고려 말~조선 초 때 청자 가마터가 20여곳이나 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도자(陶磁)의 생산·유통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알려져 발굴 결과가 주목된다. ●1년여간 조사 중… 학계 주목 16일 서울역사박물관 조사단과 강북구 등에 따르면 2009년부터 가마터의 위치와 성격을 재확인하는 조사를 1년여간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대부분 북한산 남동쪽 구릉 하단부 계곡 가까이 위치했으나 퇴적 범위는 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수유동에는 청자 가마터 5곳과 기와 가마 1곳 자리했다. 우이동에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11곳을 포함해 청자가마터 15곳이 분포돼 있다. 소귀천계곡 8곳과 그린파크텔 일대 3곳, 우이계곡 4곳이다. 특히 수유동, 우이동 일대 가마터는 전남 강진의 상감청자 생산이 쇠퇴하고 분청사기 생산이 증가하는 시점에 형성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귀천계곡과 우이계곡 가마터에서 출토된 유물은 대부분 대접과 접시로 암녹색과 회녹색을 띠며 굽받침은 모래받침과 태토빚음의 비중이 비슷하다. 문양도 운문, 국화문, 특히 연당초문양을 쓰고 있어 14세기 중반 전남 강진의 상감전통을 오롯이 이어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도 이날 권오도 전 서울역사박물관장과 함께 청자 가마터 4호가 있는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호텔 뒤편 북한산 자락을 찾았다. 서울역사박물관 발굴조사를 토대로 북한산자락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을 구상하던 참이다. 발굴 현장엔 출입을 통제하는 서울역사박물관 표지판이 나타났다. 줄기찬 폭우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마터 주변을 방수천으로 막고 있었다. 더 가까이 내려가니 가마터가 도자기를 굽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능선이 30~40도로 완만하고 바로 옆에는 계곡 물이 흘렀다. 발굴조사 중 캐낸 도편(도자기 파편)이 조개무덤처럼 수북이 쌓여 있었다. ●서해 왜구 극심… 강진서 중심 이동 권 전 박물관장은 “14세기 중반부터 서남해안 지방 등에 왜구들의 침입이 극심해지자 강진을 중심으로 한 청자 제작소가 해체되고 서해 연안을 이용한 조운로마저 폐쇄되자 도성과 가까이 옮긴 흔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감청자에서 분청사기로 이행하는 도자 생산의 변화양상을 밝힐 수 있는 열쇠가 이곳에 숨었다.”며 “경제사적 시각에서는 조선시대 관요 성립 이전 서울지역 도자 수급체계 추적의 단서를 제공하는 유적으로도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區, 이달 말 발굴조사 결과 발표 박 구청장 역시 “우리 고장에 이렇게 역사문화적 보존가치가 큰 가마터가 여러 곳 산재해 있어 자랑스럽다.”며 “북한산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인물들, 그리고 이 같은 가마터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텔링 작업을 통해 역사문화 관광벨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산둘레길을 중심으로 한 도예촌, 예술인촌, 박물관촌을 꾸밀 예정이다. 백제의 시조 온조(기원전 18년 ~기원후 28년)가 북한산 부아악에 올라가 도읍을 정하려던 역사적 배경과 손병희(1861~1922) 선생, 이준(1859∼1907) 열사 등이 독립운동을 한 요람이었으며 진흥왕순수비, 도선사·화계사·백련사 등 신라시대 역사유적과 고찰(古刹), 4·19혁명탑 등 문화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전통을 재생하는 관광벨트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구청장은 “이달 말 가마터 발굴조사 결과 발표를 예정한 것으로 안다. 원형 보존가치가 높으면 가마터와 연계한 벨트를 추진하겠다.”며 “조사결과가 나오면 전통을 되찾는 계기는 물론 지역발전의 시발점이 될 게 분명하다.”고 기대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정치적 사건 檢이 수사, 일반 범죄는 경찰이”

    “정치적 사건 檢이 수사, 일반 범죄는 경찰이”

    조현오(56) 경찰청장은 13일 “고도의 법률적인 지식이 필요하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등은 검찰이 맡고 (나머지) 일반적인 범죄는 경찰에게 맡겨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의 발언은 검경 수사권의 범위에 대한 경찰총수의 첫 구체적인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 청장은 이날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전국 지방청 및 경찰서 수사·형사과장 워크숍’ 인사말을 통해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게 된 지금 검경 간 관계가 재정립된다면 그런 방향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청장은 “앞으로 눈물 나는 노력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경찰에게 이 정도 수사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조 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는 이날 전국 경찰서의 형사·수사과장 등 수사 지휘라인 576명을 전원 소집해 구수환 KBS 프로듀서 등 11명의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외부 인사들로부터 경찰 수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다. 워크숍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 주체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은 경찰이 검사의 지휘 범위를 규정하는 대통령령 제정을 앞두고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수용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조 청장은 “대통령령 제정 등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검찰과 싸워 쟁취한다기보다 제대로 된 수사를 해서 국민에게 인정을 받고 그만큼 수사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참여연대 박근용 시민위원회 팀장은 “부산 한진중공업 ‘1차 희망버스’ 때 경찰이 월담 등 불법행위자뿐 아니라 얼굴이 찍힌 모든 사람에게 소환장을 보냈더라.”면서 “불법 집회로 규정하면 근처 기지국 전파를 조사해 마구잡이로 감청하고 포털 등에 개인 정보를 요청하는 것도 과잉수사”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오승근 한국소프트웨어 저작권협회 팀장 등도 경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지적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창설 50주년 국가정보원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창설 50주년 국가정보원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오는 10일로 국가정보원이 창설 50주년을 맞는다. 국정원은 5·16 직후인 1961년 6월 10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창설된 중앙정보부가 전신이다. 이후 국가안전기획부(1981~1998년)를 거쳐 1999년부터는 국가정보원으로 탈바꿈했다. 국정원의 지난 50년 공과(功過)를 평가하고 국정원이 대한민국 제1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전 국정원 제1차장)과 제성호 중앙대 법학대학원 교수에게 들어봤다. 좌담은 지난 3일 본사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국정원 50년의 공과를 짚어본다면. -제성호 교수 1961년 당시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GNP)이 남한 80달러, 북한 160달러였다. 대한민국 발전과 번영의 배후에는 정부기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2000년대에는 산업 기밀 유출 방지, 대형 행사 시 대테러 대책 등으로 대외 신뢰도를 높인 공도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공안사건 처리 과정에서 고문이나 인권 침해, 정치 사찰, 불법 도·감청을 자행한 과도 있다. 국가안보기관으로서 대한민국 안보정보를 수집해야 하는데 정권 안보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청산하고 반성해 선진 정보기관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인권 침해 등 잘못된 부분 청산·반성을 -염돈재 대학원장 안보기관으로서뿐만이 아니라 1970년대부터 해외 진출, 경제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 제3공화국 때부터 국정원이 주관이 된 관계 기관 대책회의는 일사불란한 국정 운영의 뒷받침이 됐다. 국정 혼란이라는 말은 김영삼 정부 이후 생긴 말이다. →정권 교체에 따라 부침도 심했다. 정권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방안은 없나. -제 교수 탈정치, 탈권력화를 통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국정원 직원들의 전문성을 보장하고 국정원장 임기제를 통해 신분을 보장해줘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많은 인력이 교체되면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인프라 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손실이 매우 크다. 정보원들은 애국심, 충성심과 함께 전문성도 제고돼야 한다. -염 대학원장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다. 최고 통치자의 의지가 있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원장들의 잦은 교체도 문제다. 지난 2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5개월이다. 최소한 3년은 근무하도록 전적으로 임기를 보장해주는 게 좋다. 국정원 직원들이 자기 신상을 위해 정치권에 기웃거려서도 안 되지만, 정치권 역시 국정원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국정원이 제1의 정보기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려면. ●국가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감청도 필요 -제 교수 법과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법에 따라 업무 영역과 권한을 주고, 잘못했을 경우 책임도 묻는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국정원이 일을 하고 싶어도 국정원 직원법 외에는 법제적 뒷받침이 많이 취약한 상황이다. 테러방지법은 11년째 국회 통과가 안 되고 있다. 국가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감청도 필요하다. 인권과 국가안보 문제를 적절히 제한하고 용인하는 풍토로 가야 한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국정원장은 정부 유관 기관에 대해서만 기술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농협 해킹 사태에서 보듯이 북한은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가리지 않는다. 법제적 관점에서 관련 법을 재검토하고 개정할 건 과감하게 해야 한다. -염 대학원장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정이다. 미국보다 강력하다. 안보 현실은 다른 나라보다 엄혹한데, 절대적으로 강하게 돼 있다. 테러방지법은 2001년 이후 아직도 계류 중이다. 두 법률의 강화와 개정은 심각한 문제다. →최근 북한이 폭로한 남북 비밀 접촉에 대해 말들이 많다. 여기에 반드시 국정원이 끼어야 하나. -제 교수 냉전시대에는 적대적 관계를 풀려면 고도의 기민성이 필요했고, 앞으로도 정보기관의 역할은 필요하다. 지난 두 정부를 거치면서 정보기관이 대북 정보를 수집하기보다는 남북대화에만 많이 치중한 면이 있다. 현 정부 들어 대공수사기능을 복원한 것 같기는 하지만 정권 교체에 관계없이 국정원은 제자리를 지켜야 한다. -염 대학원장 북한이 대화, 협상의 대상임은 확실하다. 대화의 진정성을 보이는지 타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북한에서 국정원이 안 끼고선 대화를 안 하려는 측면이 있다. 북한도 국정원 직원이 오는지 회담 때 반드시 묻는다. 30년간 남북대화의 경험에 비춰 봤을 때 그렇다. →국정원은 여전히 비밀스러운 존재이고 베일에 가려져 있는 존재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은. -제 교수 일반적으로 정보기관 직원 하면 선글라스 끼고 음침한 데서 뒷조사나 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다. 북한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산업 보안, 사이버 안보, 환경, 에너지 안보 등 안보 위협 요인이 다양하다. 국정원이 이런 정보를 일부 기관하고만 공유하고 버릴 게 아니라 필요한 기업이나 다양한 주체에 정보를 서비스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산업정보 등 필요한 주체에 제 공을 -염 대학원장 대국민 정보 서비스가 정보기관의 핵심 역할은 아니라고 본다. 핵심은 비밀에 둘러싸여 있다. 신뢰를 얻으려면 투명성이 높아야 하는데, 성공하면 할수록 가려야 하는 역설이 있다. 실패한 스파이는 화려하고, 성공한 스파이는 따분하다는 말이 있다. 정보기관의 활동은 산소와 같아서 하는지 안 하는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는 것이 가장 좋다. →현재 국정원의 역할을 평가한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제 교수 70년대에는 70점. 지금은 90점. -염 대학원장 정보기관이 하는 일을 점수로 매길 수 있을 만큼 다 공개된다면 이미 망한 정보기관이다. 외국 정보기관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세계 10위권 안에는 충분히 든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인류 역사상 가장 정보 접근이 어려운 국가다. →그간 국정원은 대북 정보 수집에 치중해 왔으나 시대 변화에 따라 변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앞으로 국정원의 정보 목표 1순위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 -제 교수 북한 정보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제 재래식 전략으로는 북한과의 대결이 끝났고 남북 간에 해킹, 전파 교란 등 새로운 안보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처할 사이버 안보 기능을 강화하고 대테러, 마약과 국제 조직, 환경 안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상, 위성 등 과학기술 정보 영역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 백화점식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해야 한다. -염 대학원장 정보기관의 역할은 넓게는 국가 이익의 신장, 좁게는 안보다. 안보는 핵심 가치가 외부의 위협을 받지 않는 안전한 상태를 말한다. 그렇게 봤을 때 산업스파이나 해적은 하루 방심한다고 해서 국가 존망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우선 북한이고, 사이버 테러 등 신안보 위협, 그리고 나머지를 선택해야 한다. 주 목표는 역시 북한이 돼야 한다. 정보의 분석과 심리전, 비밀 공작, 정보 공작 분야의 힘을 키워야 한다. →국정원이 지향해야 할 선진국형 정보기관이란. -제 교수 국정원의 역할은 정보를 수집, 분석, 공작하는 것이다. 망원을 활용해 정보 수집을 잘하고 분석을 잘하고, 필요할 때는 국가 이익 차원에서 공작도 잘하면 된다. 국민, 국회와의 관계도 법 제도 완비를 통해 제대로 형성해야 한다. 국정원은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확인 불가, 설명 불가, 변명 불가의 입장을 취해야 하는데, 언론에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인프라가 노출되고 폭로되는 현상도 생긴다. 정보 문화와 함께 안보 의식도 선진화돼야 한다. -염 대학원장 선진적이라는 매우 모호한 기준으로 정보기관을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일을 잘하되 민주적 가치를 제대로 존중할 때 선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 다음으로 가장 엄혹한 안보 환경에 놓여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대한민국은 선진형 정보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나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염 대학원장 간혹 정보기관이 실패를 하더라도 관대하게 봐줬으면 좋겠다. 목숨 내놓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국민과 언론의 따뜻한 이해와 격려가 중요하다. ●정보원들 잘할 때는 격려도 해줘야 -제 교수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정보원들은 사기를 먹고 자란다. 잘할 때는 격려도 필요하다. 실패에 대해 질책만 하면 선진국형 정보기관으로 가기 어렵다. 또 정보 자산 확보에는 한·미 동맹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 5억 개의 통신 정보를 공유하는 미국과 동맹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받고 있다. 필요할 때는 비판도 하고 대등한 관계를 유지해야겠지만 한·미 동맹은 귀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회 김규환 정치부 부국장급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특파원 칼럼] ‘빅 브러더’ 중국/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빅 브러더’ 중국/박홍환 베이징특파원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 휴대전화 위치정보, 감청…. 개인의 삶 전체가 그대로 노출되는 세상이다. 영화 속에서 트루먼 버뱅크는 힘껏 노를 저어 30여년간 세상사람들이 자신을 관음케 한 ‘트루먼 쇼’의 굴레를 벗어나는 데 마침내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빅 브러더’가 만들어 놓은 쇼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지난 17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는 ‘빅 브러더’의 섬뜩한 힘을 실감시키는 ‘쇼’가 재연됐다. 이날 제2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음주 교통사고 뺑소니범에 대한 공개재판은 수억명이 시청하는 중국중앙(CC)TV를 통해 생중계됐다. 피고인 천자(陳家)는 지난해 5월 9일 새벽 5시 36분 만취한 채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자신의 인피니티 승용차를 몰고 가다 베이징 창안제(長安街)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 한 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4명 가운데 가장과 쌍둥이 딸 한 명이 숨졌다. 천자는 사고 수습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재판에서 검찰은 천자의 음주운전 및 뺑소니와 관련된 각종 폐쇄회로 TV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우선 피해 차량이 빨간색 신호등을 앞두고 정차해 있는 상황에서 천자의 승용차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와 들이받는 장면이 재생됐다. 피해 차량을 들이받은 뒤 노선버스 앞부분과 재차 충돌한 가해 차량에서 운전자인 천자가 동승자와 함께 내려 살펴보는 장면도 고스란히 촬영됐다. 사고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자 동승자와 슬그머니 현장을 벗어나는 천자의 모습도 폐쇄회로 TV를 비켜가지는 못했다. 내친김에 검찰은 천자의 음주 장면을 담은 동영상까지 제시했다. 천자가 당일 새벽 3시 30분쯤 베이징의 한 술집 룸에 친구들과 함께 도착해 새벽 5시 10분쯤까지 술을 마시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있었다. 동영상 속에서 이들은 양주 4명을 나눠 마셨고, 술집 문 앞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천자가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출발하는 장면도 그대로 찍혔다.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 없는 명확한 증거들인 셈이다. 천자는 “증거물에 이견이 있느냐.”는 재판장의 신문에 고개를 푹 숙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날 재판은 음주운전에 대한 일벌백계 의지를 밝히는 차원에서 공개해 생중계됐지만 ‘빅 브러더 중국’의 실체를 새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술집의 룸 등 격리된 공간까지 파고든 감시카메라를 통해 개인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목덜미가 섬뜩해지기도 한다. 사실 중국사회의 ‘빅 브러더화’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2009년 7월, 한족과 위구르족 간 민족 충돌이 빚어진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 지난해까지 4만 7000대가 넘는 감시카메라가 새로 설치됐는가 하면 남부 광둥성은 18억 달러를 들여 지난해 말까지 주요 도시에 감시카메라 100만대를 설치했다. 충칭시도 내년까지 시내 감시카메라를 50만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중국 전체적으로는 현재 700만대 수준인 감시카메라를 2014년까지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베이징시는 전 시민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수집, ‘시민 외출동향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특정 장소, 특정 시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고스란히 파악하겠다는 얘기다. 교통체증 관리 등으로 이용 목적을 한정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시민들은 없다. 오죽하면 관영 언론들조차 “반드시 이용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못을 박았을까. 중국에서는 휴대전화 도·감청도 일상화돼 외교관들과 외신기자들은 휴대전화로는 절대 중요한 통화를 하지 않는다. 감시의 눈길을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2020년까지 독자적인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구축을 마치고 전 세계의 위치 정보를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첩보위성도 잇따라 쏘아올리고 있다. 중국은 지금 세계의 ‘빅 브러더’를 꿈꾸며 우리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쏘아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너희들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다 지켜보고 있다.” stinger@seoul.co.kr
  • [금융개혁 어떻게] 미국은 금융범죄 용서치 않았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6000만 달러(약 651억원)가 넘는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던 미국 헤지펀드 회사 갤리언 설립자 라지 라자라트남(53)이 11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증권사기와 공모 등 1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평결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분석기사를 통해 내부자거래를 일삼아 온 헤지펀드 등 금융부문의 ‘관행’에 철퇴를 내린 이 평결 뒤에는 끈질기게 금융범죄를 추적해 온 수사당국의 ‘투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해 주로 위험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고수익을 남기는 펀드를 이른다. 미국 법무부의 내부자거래 수사를 주도하는 프리트 버라라 연방 검사는 평결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믿거나, 너무 영리해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47명을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그 가운데 36명의 유죄가 인정됐다. 검찰은 이번 평결이 주식시장에서 불법적인 이득을 추구해 온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억지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칼라 범죄인 내부자거래는 범죄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증거 확보는 더욱 어렵다. 기소를 해도 대형 로펌을 동원한 법정공방에서 유죄평결을 받아내기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규제완화 바람을 타고 극성을 부리는 내부자거래와 이에 기반해 급성장한 헤지펀드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사법당국도 내부자거래를 척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사법당국은 통상 마약이나 조직폭력 수사에 사용하는 감청 기법까지 동원해 공격적으로 수사했다. 라자라트남이 각 기업 공모자들과 통화한 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말 연방수사국(FBI)은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3개 대형 헤지펀드 회사를 동시에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하는 대담한 수사를 벌여 월가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수사 대상이었던 세 곳 중 두 곳은 지금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 끝에 라자라트남은 내부 정보를 얻어 자신이 운용하는 갤리언 펀드의 운용에 활용한 혐의로 2009년 10월 체포됐다.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법당국이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에 매달리는 투기를 일삼았던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 가운데 지금까지 기소된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내부범죄’를 감독했던 찰스 퍼거슨은 “내부자거래가 금융위기라는 재앙을 촉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드러난 피해규모는 새 발의 피”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빈라덴, 올해 美열차 테러 계획”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9·11테러 10주년인 올해 미국 내에서 대형 열차 테러를 기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빈라덴 은신처에서 압수해 온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USB의 자료들에 대한 1차 분석 결과 이 같은 테러 계획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은 테러 계획들이 구체적으로 진척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내 사법기관과 주정부, 철도 관련 회사들에 경고문을 보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손으로 직접 쓴 노트북에 빈라덴 등 알카에다 지도부가 9·11테러 10주년을 겨냥해 미국에서 열차 테러를 검토한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알카에다는 선로를 훼손해 열차를 탈선시켜 객차들을 통째로 계곡이나 다리 밑으로 떨어지게 하는 방법을 고려했다. 테러 감행 시기로는 성탄절과 새해 첫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당일, 또는 9·11테러 10주년 등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는 특히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 대도시에 대한 공격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토안보부 매트 챈들러 대변인은 “노획 자료들에 대한 1차 분석 결과 미국 철도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는 없었지만 관련 기관들에 알카에다의 테러계획 사실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뉴욕타임스에 “그는 명목상의 최고 지도자가 아니었다.”면서 “그는 테러 기획단계에서부터 목표, 대상까지 모두 정하고 알카에다 고위 지도부에 자신의 생각들을 하달하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카에다는 6일 자신들의 지도자인 빈라덴이 사살된 지 나흘 만에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미국의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단체 SITE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이날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인터넷 포럼에 올린 성명에서 빈라덴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성명은 또 빈라덴의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죽음은 “미국인들과 미국 정부기관들을 따라다니는 저주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계속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성명은 빈라덴이 공격당해 사망한 땅이라는 수치를 씻기 위해 파키스탄인들은 자국 정부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해 8월 아보타바드의 주택의 존재를 확인한 뒤 파키스탄 정보당국과 경찰에 알리지 않고 근처에 집을 빌려 수개월 동안 잠복 감시해 왔다고 전했다. CIA 요원들은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 등 최첨단 기기로 집 안과 주변, 왕래하는 인물들을 24시간 감시해 왔다. 대화 내용과 통화내용을 도·감청하는 것은 물론 위성을 통해 집 주변에 탈주용 지하터널 유무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시활동에도 불구, 작전 개시 직전까지도 빈라덴이 집 안에 사는지 여부는 100% 확신하지 못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시리아 48년만에 비상사태 해제

    시리아 정부가 48년만에 비상사태 해제를 승인했다고 현지 관영 뉴스통신 사나(SANA)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치범 재판을 담당했던 국가보안법정을 철폐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하는 새 법안도 통과시켰다. 그러면서도 ‘무장봉기’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강온 병행 전략인 셈이다. 시리아 시민들은 한 달 전부터 시작된 민주화 시위에서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광범위한 개혁 조치를 시행하라고 요구해 왔다. 집권 바스당이 1963년에 만들어 발령한 비상사태법은 법관의 영장 없이 보안사범을 구속하고 통신망에 대한 감청과 언론매체 통제를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집권 세력은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이기 때문에 이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시민들은 세습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돼 왔다고 비난해왔다. 유화책과 별도로 내무부는 이날 이슬람 과격단체의 ‘무장봉기’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상사태 해제라는 시위대의 주요 요구가 받아들여졌으니 시민들이 추가 시위에 나설 경우 강경하게 진압할 것임을 현 체제가 경고한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현 체제는 지난달 15일 남부의 소도시 다라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한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해 200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고 인권단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1970년 무혈 쿠데타로 권력을 쥔 부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2000년에 사망하자 권력을 승계해 11년째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 군경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홈스 시계광장에서 밤샘 시위를 하던 시위대 수백명이 해산명령을 듣지 않자 발포,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현장에 있던 인권운동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은 시계광장에 모인 시위대 규모는 5000명을 넘었으며 이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가져온 것처럼 알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무기한 연좌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시위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시위대가 텐트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시민들은 이들을 위해 음식과 식수를 나눠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올 대졸자 10명중 4명 백수

    올해 대학 졸업자 10명 중 4명이 실업자 신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체감청년실업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졸업자 가운데 38.3%는 실업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의 청년실업률 통계는 8.5%밖에 되지 않지만 신규대졸실업률은 무려 4.5배나 되는 것이다. 신규대졸자의 실업률 분석은 처음이다. 노동연구원 남재량 노동정책분석실장은 “2003년 이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활용해 신규 대졸자의 실업률을 분석한 결과”라고 말했다. 2월 중순 기준의 신규대졸실업률은 2008년 2월 29.4%, 2009년 2월 33.7%에 이어 지난해 2월 41.8%로 치솟았다가 올해는 그나마 약간 줄어들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대법 “안기부 X파일 보도 ‘유죄’”

    대법 “안기부 X파일 보도 ‘유죄’”

    2006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 테이프인 ‘X파일’을 입수해 보도한 MBC 이상호(43) 기자 등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통신의 비밀 보장이 충돌할 경우 공익을 위한 보도라도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7일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기자와 김연광(49) 전 월간조선 편집장에게 각각 징역 6월에 자격정지 1년의 형을 선고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통비법이 통신의 공개·누설 행위를 불법 감청·녹음 행위와 똑같이 처벌하는 것은 통신 비밀을 침해해 수집한 정보의 내용과 관계없이 불법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이 수집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불법 감청·녹음된 것임을 알았음에도 이를 보도할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정당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제시한 일정한 요건으로 ▲불법 감청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용을 공개한 경우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경우를 들었다. 또 ▲불법 감청물을 취득할 때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으로 관여해서는 안 되며, 보도가 공익에 필요한 부분에 한정되고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준도 세웠다. 반면 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이인복 대법관은 “테이프에 담겨 있던 내용은 민주적 헌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공공의 이익과 매우 중대한 관련이 있다.”며 “보도로 인해 얻는 이익이 통신의 비밀을 유지함으로써 얻는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안기부 직원들은 1997년 이학수(65)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과 홍석현(62) 중앙일보 사장이 대권 후보 정치자금 제공에 대해 나눈 대화를 불법 도청해 ‘X파일’을 만들었고, 이를 입수한 이 기자는 2005년 7월 22일 내용을 보도했다가 기소됐다. 1심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정당 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도청된 테이프임을 알고도 대화 내용을 실명으로 보도하는 등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을 크게 벗어났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꺼진 휴대전화도 도청… 베이징 감청인원 10만명”

    “꺼진 휴대전화도 도청… 베이징 감청인원 10만명”

    중국에서 ‘미인계’를 이용한 정보전은 심심치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첩보 당국이 미인계를 적극 활용한다. 지난달 초 타이완을 뒤흔든 ‘장성 간첩’ 사건도 배후에는 중국이 파놓은 미인계가 있었다. 타이완 현역 육군소장이었던 뤄셴저(賢哲·51)는 태국주재 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하던 2002~2005년 호주 여권을 가진 30대 미모의 화교 여성을 만나 밀회를 즐겼고, 복귀 후에도 이 여성과 함께 미국 등을 여행하며 관계를 유지했다. 타이완 정보 당국 조사에 따르면 뤄셴저는 이 여성과 그 후 알게 된 중국 군 장성에게 타이완 군사기밀 등을 넘기며 한 건에 최대 100만 달러까지 받았다. 꼬투리를 잡아 ‘협박’하며 정보를 빼내거나 미운털이 박힌 외교관, 외신기자들을 강제 추방하는 방법도 즐겨 쓴다. 미인계와 더불어 중국 당국이 첩보 수집에 적극 활용하는 수법은 도·감청이다. 지난달 말 외국 공관이 몰려 있는 중국 베이징 산리툰(三里屯) 부근의 일식집에서 만난 아시아 지역 모 국가 외교관은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전화 배터리부터 뺐다. 전원을 꺼도 휴대전화 배터리가 켜져 있으면 가까운 곳에서 도청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중국의 일부 휴대전화는 배터리가 끼워져 있는 한 전원이 완전히 꺼지지 않고, 휴대전화가 일종의 도청기 역할을 하면서 대화를 가까운 곳에서 엿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연히 자리를 함께한 식당 주인도 “일본 등 많은 국가 외교관들이 식당에 들어오면 배터리부터 빼놓는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국가보밀(保密)국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첩보와 관련된 부서는 대부분 은닉돼 있다. 베이징에만 도청 관련 인원이 최소 10만여명에 이른다는 확인하기 힘든 소문도 있다. 중국 말고도 ‘정보전쟁’에서 미인계를 활용하는 일은 세계 곳곳에서 흔히 벌어진다.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국 정보기관도 미녀 스파이를 동원, 고급정보 빼내기에 열을 올린다. ‘첩보대국’인 러시아는 미국 등 경쟁국의 비밀 정보를 끌어모으려고 여성 요원들을 줄곧 이용해 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지난해 미국에서 추방당한 안나 차프만(29)이다. 그는 러시아 대외첩보부(SVR) 소속의 비밀 정보요원으로 미국 뉴욕 등지를 활동무대 삼아 상류층 남성을 유혹해 고급 정보를 수집하다 지난해 미 당국에 적발됐다. 영국 정계도 러시아 미녀 스파이에 홀려 지난해 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러시아 출신 여성 카티아 자툴리베테르(26)가 하원 국방특별위원회 소속 마이크 핸콕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영국 군사기밀을 빼돌렸던 것. 자툴리베테르는 여성편력이 복잡한 핸콕 의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간첩행위가 발각된 지난해 12월 본국으로 추방당했다. 영국 또한 2001년 러시아 잠수함 기술을 빼내려고 해외정보국(MI6) 소속 여성 정보원을 동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정보기관에도 미인계는 첩보전에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다. 여성 요원들은 특히 전략지인 중동지역에서 크게 활약했다. 미 정부는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미인계를 써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각종 정보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에는 보수성향의 논객 로버트 노박이 부시 정부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정보 조작을 비판한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대리대사를 비난하다가 그의 아내 발레리 플레임(48)이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라고 폭로했다. 금발의 미인인 플레임은 ‘리크게이트’로 불린 이 사건 이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리나라도 북한 측 여성 첩보원에 당해 정보를 빼앗겼던 악몽을 겪었다. 조선족을 가장해 국내로 입국했던 여간첩 원정화는 2005~2006년 군 장교들과 사귀며 군사기밀과 탈북자 정보 등을 빼냈다가 적발됐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stinger@seoul.co.kr
  • 덩, 영사들과 ‘다정한 모습’ 인증샷 남겨두고 족쇄로 이용

    덩, 영사들과 ‘다정한 모습’ 인증샷 남겨두고 족쇄로 이용

    덩신밍은 법무부,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경찰청 등 다양한 정부·정보 분야의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영사들과 만났다. 취재팀이 접촉 사실을 확인한 상하이 총영사관 직원들은 6명이고, 경제단체 관계자 1명 등 7명에 달한다. 덩이 이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였다는 점으로 미뤄 그와 직간접적 관계를 맺은 상하이 총영사관 직원들은 상당수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덩과의 관계가 가장 먼저 불거져 문제가 된 사람은 법무부에서 파견된 H 전 영사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지난해 11월 이 문제로 H 전 영사에 대해 조기 귀임 조치를 요청했고, H 전 영사는 국내에 소환돼 감찰을 받았다. 하지만 법무부는 감찰 결과 H 전 영사가 덩과의 내연관계 외에 업무상 비위는 없다고 결론 내렸고, 얼마 후 H 전 영사는 스스로 사표를 냈다. 지식경제부에서 파견된 K 전 영사, 외교통상부 소속 P 전 영사도 덩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비자 관련 편의를 봐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은 2월 말쯤 K 전 영사와 P 전 영사를 직접 조사해 해당 부처에 인사조치 권고를 했다. 덩은 H 전 영사 등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영사들과는 모두 일종의 ‘인증 사진’을 남겨 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식당, 카페 등에서 다정한 모습을 찍은 것인데 이는 덩에게는 일종의 ‘보험’으로, 영사들에게는 ‘족쇄’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덩은 이 사진 파일들을 이동식메모리(USB) 등에 넣어 보관해 왔다. 취재팀이 입수한 이 사진 자료에는 덩이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와 나란히 찍은 것도 있다. 김 전 총영사는 덩과 나란히 소파에 앉거나 연회장에서 덩의 어깨에 손을 얹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경찰청에서 파견된 K 전 영사와 덩이 한 카페에서 함께 찍은 ‘셀프 카메라’ 사진도 남아 있다. 상하이 총영사관의 한 인사는 “K 전 영사의 경우 덩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져 경찰청 내부에서 파면 단계에 이르자 스스로 사표를 냈다는 말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K 전 영사는 사직 이후 유명 로펌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또 다른 영사관 직원 1명이 덩과 식당 등에서 다정한 포즈로 찍은 사진도 나왔다. 덩은 주로 이들 영사관 직원을 통해 외교부 내부 문건 등 각종 대외비 정보를 수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직접 만난 것으로 확인된 것은 6명이지만, 이들이 정보 유출을 위해 불법 행위를 종용했거나 가담케 한 인원까지 따지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덩이 이들을 통해 빼낸 문건은 대부분이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대외비 정보’에 속한다. 여기에는 상하이 영사들의 개인 신상정보를 비롯해 영사관 비상연락망,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MB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비상연락망, 서울 지역 당협협의회 비상연락망, 외교통상부 인사 동향, 2008년 사증 발급 현황 및 발급 대리 기관 수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영사들의 개인 신상 정보는 외교통상부 내부 통신망을 통해 공무원들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다. 여기에는 해당 영사의 소속 및 직급, 가족관계, 경력 등이 모두 표시돼 있다. 이와 함께 덩이 수집한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 현황’에는 영사관 직원 70명가량의 연락처가 기재돼 있으며, 왼쪽 상단에는 빨간 글씨로 ‘대외 보안’이라고 쓰여 있다. 또 ‘특채 파동과 연평도 혼란에 묻힌 외교부 인사’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유명환 전 장관의 ‘딸 특채 파동’ 이후 외교부 인사 동향에 대해 자세하게 쓰여 있다. 여기에는 외교부 차관 인사, 국·과장급 인사 관련 내부 분위기 등이 기록돼 있는데 역시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정보다. 거기다 MB캠프 비상연락망 등에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비롯, 200명 가까운 국내 정·관계 인사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나열돼 있다. 여기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이재오 특임장관,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 등도 포함돼 있다. 덩은 이런 자료들을 엑셀파일로 따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뒀다. 덩이 이 자료들을 영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우연히 손에 넣은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또 적극적으로 수집했음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덩이 중국 정부 소속 스파이 또는 정보 장사를 하는 일종의 ‘정보 브로커’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덩이 수집한 정보들이 중국 공안이나 다른 국가 정보기관에 넘어 갔을 경우 국내 정치는 물론 외교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덩이 수집·정리한 비상연락망에는 외교관을 포함해 주로 국내 고위 정·관계 인사들의 연락처가 기재돼 있는데, 이 경우 해외 정보기관들이 감청 등을 통해 국내 정·관계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7월 도입하는 4천억대 ‘조기경보기’, 어떤 첨단기능 실렸나

    7월 도입하는 4천억대 ‘조기경보기’, 어떤 첨단기능 실렸나

     공군이 오는 7월에 도입하는 조기경보기에 어떤 첨단장비와 기능들이 실렸을까?  미국 보잉사는 2일 “한국 공군이 미 보잉사로부터 4대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일명 Peace Eye)를 도입할 계획이며,이 가운데 1호기는 완성품 형태로 미국 시애틀 인근 켄트공장에서 7월 초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호기는 지난해 2월 보잉사로부터 상용기 형태로 인도받아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내부 장비를 탑재하는 개조 작업을 하고 있다. 3,4호기는 2호기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올해와 내년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 조기경보기는 북한지역의 공중과 해상의 물체들을 완벽하게 탐지한다. 조종사 2명,승무원 6~10명을 태우고 마하 0.78의 속력으로 9~12.5km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길이 33.6m,높이 12.57m,폭 34.77m,항속거리 6670km,최대 이륙중량 77t, 체공시간은 8시간이다. 대당 가격은 4000억원이다.  조기경보기는 360도 전방위로 공중과 해상을 탐지할 수 있는 MESA(다기능전자주사배열)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이 레이더는 10초 이내 특정 목표지역만을 탐색할 수 있고 탐지거리는 370㎞에 이른다. 공중의 전투기나 헬기,미사일과 해상의 고속정,호위함 등이 타깃이다.  항공기내에서는 탐지,분석,식별 등 10개 임무를 동시에 수행, 지상으로 전달하는 10개의 임무 콘솔(컴퓨터를 제어하기 위한 계기반)과 6~10명의 승무원이 쉴 수 있는 8개의 휴게석,조종실 등이 있다. 10개의 VHF/UHF 채널,위성통신 체계,11~16개 채널의 링크가 가능한 통신체계도 탑재하고 있다.  보잉사 관계자는 “조기경보기는 고공에서 비행하지만 저고도에서 나는 항공기도 지상레이더보다 잘 잡는다.”면서 “산악지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저고도 비행 물체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540km 거리의 항공기나 선박이 아군인지를 알아내는 피아식별장치(IFF)도 장착돼 있다. 이 관계자는 “한 번에 사방으로 레이더 빔을 쏠 수 있어 임무수행시 사각지대가 없다.”면서 “레이더 출력을 높이면 주변국까지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기경보기 상부에 장착된 3개의 레이더를 특정지역에 집중시키면 통신감청 등으로 고급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  보잉측은 6월까지 1호기에 대한 시험비행을 하루 한 차례씩 진행할 계획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기고] 정보활동과 국가/황성빈 세종대 분자생물학 교수

    [기고] 정보활동과 국가/황성빈 세종대 분자생물학 교수

    최근 누군가 외국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잠입한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나라 안팎이 소란스럽다. 옛 소련과 동유럽권의 붕괴로 체제 경쟁은 막을 내렸지만 국경 없는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 첨예한 정보전쟁 시대가 도래했다. 작은 정보 하나가 국가의 이익과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면서 안보 개념은 기술정보, 문화, 인적자원 등 총체적 국익수호 차원으로 확대됐다. 세계적으로 연계된 범죄·테러 조직이나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국가 간 협상이나 경쟁 및 투자에 필요한 정보 수집과 지원도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 국가 간 ‘정보전쟁’이 치열해지면서 각국이 가진 정보는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좌우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고 효율적인 정책을 구현해 나가도록 도움을 주는 핵심 요소가 됐다. 바야흐로 정보력이 곧 국력이 됐다. 무역협상 무대도 전쟁터와 마찬가지다. 뛰어난 정보와 첩보 역량을 갖춘 쪽이 이기게 된다. 첩보원 한 명이 수집한 정보가 협상의 전세를 완전히 바꿀 수 있고 수천억~수조원의 국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살피면 새로운 분야에서 첩보활동이 강해지고 있는 분위기는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 정보기관들은 무역회담에 임하는 외교통상 분야 관리들을 지원한다. 상대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나 주요 상품의 수입·수출을 둘러싼 갈등의 해결 과정에서 협상 대표들은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공공연하게 사용한다. 협상에서 더 많은 국익을 가져오려고 감청, 해킹, 잠입 등 영화에 등장하는 온갖 방법이 실제 사용되리라고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 중이던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의 숙소에 국정원 직원이 잠입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것이 정녕 사실이라면 국정원의 아마추어적 실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피해 당사자인 인도네시아 정부 쪽이 아닌 가해자인 한국의 언론에서 이를 보도했다는 것이다.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했던 인도네시아 측은 한국 언론의 보도로 말미암아 공식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했다. 양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을 상호이해적 거래는 언론보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깨지고,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이의 신뢰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언론의 역할은 사실을 알리는 데에만 있는 것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국익과 사실 사이에서 균형미를 이끌어 내는 성숙한 언론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치권은 이 사건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익 앞에서는 이념과 당략을 떠나 한목소리를 내는 타 선진국의 모습을 우리 자신에게서도 보고 싶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 요원들을 보호하고 격려해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 정부와 국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정보기관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비난 탓에 한국 자신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외국이 더 착잡한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 [‘印尼 특사단 사건’ 파문]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보는 ‘印尼 특사단 사건’

    [‘印尼 특사단 사건’ 파문]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보는 ‘印尼 특사단 사건’

    국가정보원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을 놓고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정원 내부 암투설, 여권 내 권력 투쟁설, 국정원·국방부 알력설 등 정권의 레임덕(권력누수)을 초래할 만한 변수들이 곳곳에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잠입 자체보다 잠입 사실이 탄로난 게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좀도둑도 집을 털 때 망을 본다.”면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나 국정원을 둘러싼 온갖 문제점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주목하는 것은 원세훈 국정원장을 둘러싼 권력투쟁설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2009년 2월 ‘원세훈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정원 내 ‘이상득 라인’과 첨예한 갈등이 있었다.”면서 “원 원장이 이상득 의원과 친한 직원들을 쳐내면서 쌓인 갈등이 이번 사건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도 “경북 영주 출신인 원 원장도 TK(대구·경북)이지만, 대통령의 ‘복심’이었던 그가 TK 출신을 많이 밀어냈고, 이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원 원장을 계속 흔들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TK 내부의 자중지란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관계자는 “원장이 취임한 뒤 실력은 없으면서 출신 지역과 뒷배경만 믿고 으스대는 이들이 많았다.”면서 “이들을 원 원장은 가차없이 한직으로 보냈고, 내부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인사를 한 거의 유일한 국정원장”이라면서 “한직으로 물러난 이들은 인사전횡이라고 불만을 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 내부 알력을 넘어 청와대 등 외곽의 ‘반(反) 원세훈 세력’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수사개입 의혹도 여권 내 세력 다툼의 산물로 보는 이들이 많다.”면서 “이번 사건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국정원과 국방부의 알력설도 불거졌다. 국정원 직원들이 노린 정보가 고등훈련기 T-50 등 군사무기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수입전략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심혈을 기울여 인도네시아와 협상하고 있었는데, 국정원이 개입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이다.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국정원이 비밀 누설자로 국방부를 꼽는 분위기가 있는데, 기무사 등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정원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를 거치며 국방부에 불신을 쌓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 12월 국정원 간부가 정보위에서 “북한이 서해 5도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는 내용을 8월 감청을 통해 파악했다.”고 보고해 국정원과 국방부는 책임 소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보고를 한 간부는 김남수 국정원 3차장으로, 원 원장의 의중을 실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3차장은 이번 잠입 사건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산업보안단’의 직속 상관이다. 국정원과 정보 관리 체계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은 “국정원의 정보 능력이 총체적으로 부실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가 최고정보기관을 권력의 문제로 운영하다보니 결국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독대정치’가 부활하면서 국정원의 정보 독점과 권력 강화가 부른 참사라는 것이다. 이창구·구혜영·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미네르바’ 기소 근거 전기통신기본법 위헌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2)씨의 처벌 근거가 됐던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또 무제한 감청을 허용한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28일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통신을 한 사람은 처벌한다.’고 규정한 전기통신법 제47조 1항은 위헌이라며 미네르바 박씨가 낸 헌법소원 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 7(위헌)대2(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공익의 의미가 모호해 사람마다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표현의 자유에서 요구하는 명확성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 조항으로 기소된 천안함·연평도 사건 관련자도 모두 무죄 선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2008년 7월 다음의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고갈됐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난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무죄선고를 받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또 공안 당국이 법원에서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개인의 이메일이나 전화를 무제한 감청하는 데 활용했던 통신비밀보호법 제6조 7항(수사상의 통신제한조치(감청)의 기간이 2개월을 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하면 2개월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2(단순위헌)대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내년 말까지 개정해야 한다. 그때까지 고쳐지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는 “범죄수사 목적에 비해 개인의 통신비밀 보호법익이 과도하게 침해받는다.”며 “통신제한조치 기간을 연장할 때 법 운용자의 남용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한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가 무효라며 민주당 문학진 의원 등이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다만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가 국회의원들의 권한을 침해했음을 확인해 달라는 청구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김승훈·임주형기자 hunnam@seoul.co.kr
  • “수사기관 남용우려… 최소한의 한계 필요”

    헌법재판소는 수사 목적의 ‘무제한 감청’을 허용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제6조 7항이 법률의 ‘최소 침해성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즉 감청 대상자의 사생활과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최소한의 한계가 필요하다는 게 헌재의 결정 취지다. 헌재는 당장 해당 법률의 효력을 잃게 하는 위헌결정을 하지 않고 내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고치도록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으로 법적용의 혼란을 피하려는 고심이 읽힌다. 헌재는 감청이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이지만 지금처럼 횟수 연장의 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 수사기관이 남용할 우려가 크다고 본 것이다. 감청 대상자는 감청당한다는 사실을 알 수 없어 방어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다. 이는 법원의 영장을 통해 실시되는 압수수색보다 기본권의 침해가 훨씬 크다. 해당 조항은 통신 감청의 허가 대상범죄 범위를 지극히 광범위하게 규정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헌재는 “감청 허가 사실이나 감청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고 횟수나 총기간을 제한하지도 않아, 적법 절차에 의한 수색을 요구하는 헌법 제12조 제3항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조항에서 감청은 2개월 안에서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2개월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그 연장 횟수를 제한하지 않아 사실상 무제한 감청이 가능하다. 실제로 위헌 제청을 신청한 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 등 3명에 대해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14차례 연장(총 30개월)에 걸친 감청, 이메일 조회 등을 실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생활과 통신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가안위나 장기간 수사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소수에 그쳤다. 이공현·김희옥·이동흡 재판관은 “주요 범죄 내지 국가 안위를 위협하는 음모나 집단범죄의 음모가 있는 경우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 수사가 필요하다.”며 “통신제한조치 총연장 기간이나 총연장 횟수의 제한을 두면 이런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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