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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5월 30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5월 30일

    쥐 48년생 : 몸과 마음이 편안한 하루. 60년생 : 옛것을 지키고 유지하면 대길. 72년생 : 중요한 약속이 생긴다. 84년생 : 큰 뜻을 이루게 되니 기쁨 있겠다. 96년생 : 작은 소득이라도 얻을 수 있다. 소 49년생 : 지나친 투자는 삼가라. 61년생 : 사람 사귀기에 성심 다하라. 73년생 : 인간관계를 잘해야 모든 일 잘 풀린다. 85년생 : 너무 욕심부리지 마라. 97년생 : 기쁨이 가득한 행복한 날. 호랑이 50년생 : 겸손해야 인정받는다. 62년생 : 주변의 도움 받아 잘 진행된다. 74년생 :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마라. 86년생 :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라. 98년생 : 새로운 사람 사귐을 신중하라. 토끼 51년생 : 운세가 차츰 호전된다. 63년생 : 진도가 나가지 않아 답답하다. 75년생 : 매사 순조롭게 흐르는구나. 87년생 : 기쁜 소식 있으니, 행운이 넘친다. 99년생 : 포기하지 말고 밀고 나가라. 용 52년생 : 아랫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라. 64년생 : 계획대로 얻기는 힘들다. 76년생 : 다른 사람이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88년생 : 근심이 사라져 버린다. 00년생 : 운수가 아주 좋은 날이다. 뱀 53년생 : 정신을 맑게 해야 하겠다. 65년생 : 진심으로 베풀고 도와줘라. 77년생 : 기쁜 소식이 있으며 바쁜 하루가 되겠다. 89년생 : 사소한 다툼이 커지지 않도록 주의. 01년생 : 즐거운 일이 생긴다. 말 54년생 : 하나만 결정하라. 66년생 : 사람 잘못 사귀어 손해를 입겠다. 78년생 : 가까운 사람에게서 너무 믿다가 배신당한다. 90년생 : 능력을 인정받겠다. 02년생 : 당장은 힘들어도 좋은 일 생긴다. 양 43년생 : 유연하게 대처하여야 대길 55년생 : 가정 화목에 힘써라. 67년생 : 생각과 현실이 달라 노력이 헛되게 끝난다. 79년생 : 목표는 높이 전진은 착실하게 하라. 91년생 : 만남이 많아지고 큰 힘을 얻는다. 원숭이 44년생 : 하던 일에 충실해야겠다. 56년생 : 장기적인 투자 대길하다. 68년생 : 기분 좋은 하루구나. 80년생 : 함부로 일에 뛰어들지 마라. 92년생 : 장기적인 투자 대길하다. 닭 45년생 : 거래 등이 모두 순조롭다. 57년생 : 주저하지 말고 일 처리하라. 69년생 : 감정적으로 해결하지 말고 지혜롭게 처신하라. 81년생 : 새로운 일이 다가온다. 93년생 : 하는 일이 상승세를 탄다. 개 46년생 : 여러 사람이 도와서 일이 자연스럽게 풀린다. 58년생 : 즐거운 일 생기겠다. 70년생 : 조금만 기다려라. 행운이 찾아온다. 82년생 : 긍정적인 생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94년생 : 금전 거래에 말썽 생기니 주의하라. 돼지 47년생 : 만족한 하루가 되겠다. 59년생 : 시험이나 경쟁에 유리한 날이다. 71년생 : 건강보다 소중한 것이 없음을 명심 83년생 : 일을 벌이면 귀인이 도와주므로 길하다. 95년생 : 가정의 근심 곧 해결.
  • [씨줄날줄] 하버드 갈라치기

    [씨줄날줄] 하버드 갈라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하버드대를 공격하고 있다. “외국 학생 비율이 너무 높다”, “좌파 엘리트가 나라를 망친다”는 식이다. 얼핏 보면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정치적 공세다. 하버드를 엘리트 지배층의 상징으로 삼아 ‘고졸 미국인’의 분노를 끌어올리는 데 활용하고 있다. 미국인의 약 60%가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현실에서 그의 메시지는 파괴력이 크다. “공부만 잘해서는 나라를 이끌 수 없다”, “하버드는 국민과 괴리된 특권층의 아지트” 등의 구호는 저학력 유권자들에겐 통쾌하게 들린다. 2020년 대선에서도 명문대를 ‘국민과 괴리된 좌파 엘리트의 상징’으로 몰아세웠다. 그가 주목한 전선은 ‘엘리트 대 민중’. 과거엔 민주당이 엘리트를 비판하며 서민을 대변했지만 지금은 트럼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하버드 출신 관료와 이민자, 외국 유학생들은 ‘우리 자리를 빼앗는 타인’으로 몰린다. 그럴수록 트럼프는 ‘진짜 미국인’의 편이라는 이미지를 굳힌다. 트럼프의 하버드 공격은 정치적 상징인 셈이다. 미국의 불평등한 교육 구조와 계층 이동의 좌절, 문화적 소외감의 책임을 전가시킬 수 있는 대상이다. “내 자식이 못 가는 하버드대에 중국 학생이 넘쳐난다”는 말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강력한 정치적 도구가 된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반(反)엘리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엘리트 비판을 통해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억만장자이면서 말투와 화법, 심지어 억양까지 ‘거리의 미국인’을 연기하며 대중의 감정을 대변한다. 대중의 분노가 하버드를 숙주 삼아 정치적 언어로 번역되는 중이다. 결국 트럼프의 하버드 갈라치기는 교육 문제로 포장한 ‘계급 정치’다. 그는 엘리트를 외부인으로 몰고 그 분노를 정치 동력으로 삼는다. 대학을 향한 공격은 미국 사회의 분열과 적대감의 골을 더욱 깊게 파 놓는다. 교육이 희망의 사다리가 아니라 분열의 상징으로 전락하고 있다.
  • [정은귀의 시선] 꿈꾸는 자가 일어날 때

    [정은귀의 시선] 꿈꾸는 자가 일어날 때

    케네디 대법관이 퇴임했다 잘 가세요 독실한 허풍쟁이 우리 절반의 어두운 집단적 슬픔에서 나는 한 시간을 훔쳐 생각해 본다 절망은 사치스러운 감정 우리가 감당할 수 없지만 실은 우리 중 일부는 충분히 누리는 이것이 바로 진공상태를 만드는 바로 그것. 이 끝없이 냉담하고 자기만족적이고 고전적이고 정의로운 미국적 악의가 유쾌하게 밀려와서 짓밟아 버리네 모든 것을, 특히나 우리의 영리한 애가를. 오늘 내 백인 부자 친구들은 모두들 다시 이야기하네 국경 너머에 아직 살지 말지 결정 안 한 집으로 떠나는 것에 대해 (중략) ― 매튜 저프루더 ‘오늘’ 지난 여러 달 우리가 감당해야 했던 충격과 피로를 돌아본다. 환멸과 환희, 불안과 안도, 분노와 감사가 현란하게 교차한 시간 중 지금도 생생히 기억되는 장면이 하나 있다. 계엄이 해제된 다음날 우연한 자리에서 어느 사업가를 만났다. “계엄을 하려면 제대로 하지. 골치 아픈 나라, 이제 떠나야겠어요.” 미국으로 가겠다는 이야기였다. 미국 아니라 어디든 이 지상에서 집을 여러 채 살 수 있는 재력의 소유자였다. 나라가 지겨워졌을 때 나라를 걱정하는 대신 나라를 떠나는 상상을 하는구나. 정말로 떠나지 못하는 사람은 상상으로 그치고, 돈 많은 이들은 구체적인 이민을 생각하겠지. 하지만 실제로 자기 뿌리를 자르고 다른 땅에 가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사는 이들은 훨씬 더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떠나는 결정을 한다. 그래서 나는 그 사업가가 한국을 절대 떠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우리나라만큼 편한 곳이 어디 있을까. 내 예상은 맞았다. 한국은 양도세가 너무 높다고 투덜거리며 그분은 아직도 잘 계신다. 미국의 시인 매슈 저프루더는 ‘오늘’이라는 시를 어느 대법관의 퇴임으로 시작한다. 1988년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대법관 앤서디 케네디. 재임 시 캐스팅보트, 즉 의견이 갈릴 때 결정권을 가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2018년 6월에 전격적으로 은퇴를 발표했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 강경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판사를 임명해 큰 논란이 됐다. 제법 긴 시에서 시인이 말하는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다. 다음 세대가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다. 진실을 알면서도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 행복을 알아도 그걸 도모할 수 없는 아이들은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으로 갈 것이라고, 희망 잃은 젊은 세대의 절망을 생각한다. 희망 잃은 세대는 국경을 넘는다. 한때 이 땅에서도 유행했던 ‘헬조선’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면 어디나 그런가 보다. 이 시에서 시인이 걱정하는 젊은 세대의 일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시인은 그 말할 수 없는 세대의 절망을 상상하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가치를 질문한다. 그것은 바로 꿈에 대한 것이다. 절망에 빠져도 끝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행복해지는 방법, 그걸 기억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시인은 노래를 부르면서 묻는다. “여전히 나는/ 실패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내게 필요한 모든 걸/ 보호해 주는 듯 걷는다/ 하여 이제 물을 수 있다/ 나는 어떤 꿈속에서 태어났는지/ 그리고 꿈꾸는 자가 깨어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선거가 바로 코앞이다. 민주주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시간을 가까스로 지났다. 학술대회 참석차 대만에 왔더니 대만 학자들이 무척 반기며 묻는다. ‘한국은 정말 대단해, 계엄을 막았잖아!’ 지난 여러 달을 생각한다. 길에서 한겨울 밤을 새운 분들은 무엇을 지키고 싶어 했을까. 이 시간,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꿈꾸는 자가 깨어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소수의 권력자가 아닌 선량한 시민들을 위해, 연약한 이들을 위해 선한 꿈을 꾸는 자가 깨어나는 걸 보고 싶다. 우리 자신의 꿈도 그 꿈의 길에 함께 있을 것이기에.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책꽂이]

    [책꽂이]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양쑤추 지음, 홍상훈 옮김, 교유서가) 중국의 한 대학에서 강의하는 문학 교수가 1년간 임시 공무원으로 일하며 도서관을 건립한 기록을 적었다. 책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누구를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가, 어떤 책장이 이 지역 사람들의 삶에 닿을 수 있을까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담겼다. 제대로 된 부서도, 예산도, 인력도 없이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도서관이 왜 필요한지 묻는다. 중국 여러 곳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됐고 드라마 제작도 결정됐다. 480쪽, 2만 4000원. 경제학 패러독스(최성락 지음, 페이퍼로드) 복지 확대, 부자 증세, 서민 지원 등 선한 의도로 시행한 정책들이 가난한 사람을 더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로마제국도 초기에는 복지정책을 확대했지만, 정부가 복지비를 충당하고자 화폐를 마구 발행하면서 퇴보했다. 저자는 선한 의도로 시행했지만 정반대 결과를 부른 경제정책의 함정을 소개하고, 경제학은 도덕과 감정이 아닌 현실과 결과의 학문이라고 주장한다. 복지정책 논쟁, 성장과 분배의 균형 등 주요 쟁점도 소개한다. 256쪽, 1만 8000원. AI와 브랜딩(정나영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인공지능(AI)이 일상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시대에 왜 브랜딩이 여전히 핵심인지 소개한다. AI가 시나리오 작성, 디자인, 영상 제작까지 아우르며 브랜드 실무를 바꾸는 현장을 생생히 보여 주는 동시에 AI 기술을 도구로 삼아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를 확장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AI 실무 현장에서 고민한 브랜딩 방법을 모두 10개의 장에 걸쳐 알려 주고 기업, 개인, 조직 모두가 나서서 브랜드 전략을 세우자고 제안한다. 175쪽, 1만 2000원. 예술이라는 일(애덤 모스 지음, 이승연 옮김, 어크로스) 40년 경력의 저널리스트이자 화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48명의 예술가와 나눈 대담집. 소설가에서부터 안무가, 화가, 음악가, 영화감독, 편집자, 요리사, 십자말풀이 출제자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로 일하는 이들의 삶과 생각을 담았다. 냅킨 위의 낙서, 일기, 문자메시지, 스케치, 휘갈긴 초안 등이 어떻게 멋진 예술로 거듭나는지 추적하고 분석했다. 저자는 의심과 절망 속에서도 계속해 나갈 때 비로소 길이 보인다고 강조한다. 440쪽, 5만 4000원.
  • 하루 10시간 노동에 1.6달러… AI가 인간을 부리고 있다

    하루 10시간 노동에 1.6달러… AI가 인간을 부리고 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타일 사진 변환이 인기를 끌면서 하루 수백만 건의 관련 이미지가 생성되고 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요청 때문에 서버가 녹아내릴 지경”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AI 기술은 단순히 오락을 넘어 일상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하지만 마법처럼 보이는 AI 기술의 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 세계 AI 산업 현장을 추적해 온 학자들이 10년간 30여개국을 돌며 AI가 어떻게 노동을 소외시키고 창의성을 빼앗는지 분석했다. 또한 AI 산업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AI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지도 고발한다. 저자들은 오늘날의 AI를 ‘추출 기계’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출 기계란 인간의 지식과 감정, 창의성과 노동을 흡수해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이를 다시 알고리즘으로 가공해 이윤을 창출하는 구조적 장치를 뜻한다. 데이터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AI가 존재하려면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헌신이 필요하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AI 서비스는 누군가의 반복적인 클릭과 분류 작업의 결과다. 이 데이터는 인간의 시간과 감정, 판단과 신체 활동이 고스란히 스며든 노동의 산물이다. 케냐의 콘텐츠 검수자 머시는 메타의 하청업체에서 하루 수백 개의 게시물을 검토하며 폭력과 혐오를 걸러 낸다. 우간다의 데이터 주석자 애니타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자율주행차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분류한다. 3개월 계약직인 그녀는 고작 하루 1.6달러의 임금을 받는다. 아일랜드의 성우 로라는 자신의 목소리가 본인의 동의 없이 AI 훈련에 사용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AI가 예술성과 인간성을 추출해 이윤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예술가들의 설 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저자들은 AI의 본질과 구조를 파헤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감시에 대한 시민사회의 권한, 알고리즘 설계에 대한 민주적 통제, 플랫폼 노동의 법적 보호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책은 AI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느냐보다 무엇을 배제하고 있는지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들은 “AI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었으며 누구의 희생으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질문이야말로 기술을 사용하는 이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 모네부터 샤갈, 들라크루아까지… 센강 따라 러시아까지 미술 여행

    모네부터 샤갈, 들라크루아까지… 센강 따라 러시아까지 미술 여행

    성큼 다가온 여름을 맞아 프랑스부터 벨라루스, 네덜란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휴가를 떠나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미술 전시가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끈다. 그림 한 점으로 에펠탑, 센강이 반짝이는 화려한 파리의 밤 풍경에 훌쩍 마음을 빼앗겼다가 러시아 시골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을 보여 주는 집과 젖소, 우유 짜는 여인들, 수탉이 있는 정경을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화가의 일생을 4악장 교향곡으로 구성 먼저 현존하는 파리지앵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92)가 관람객을 파리로 초대한다.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홀에서 오는 8월 31일까지 열리는 ‘미셸 들라크루아: 영원히, 화가’는 들라크루아의 최신작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모두 120여점이 전시됐는데, 여기에는 전 세계 미공개 오리지널 회화 80여점도 포함돼 있다. 1975~2010년대 초기 판화 작품도 포함돼 있지만 작가가 2023년부터 올해까지 그린 작품들을 집중 조명한다. 작가의 최근작에는 다소 투박한 터치 속에 더 깊어진 인생의 정서와 감성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전시는 한 화가의 일생을 ‘4악장으로 구성된 시각적 교향곡’에 빗대었다. 청년기에서 노년기, 마지막 계절인 겨울까지 점차 느려지는 흐름을 따라 들라크루아의 인생을 감각적으로 따라가는 구성이다. 작품 속에는 흔히 알고 있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개선문, 노트르담대성당의 모습도 찾을 수 있지만, 오래된 집집에 굴뚝마다 피어오르는 연기, 노천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센강 변에서 줄넘기하는 아이까지 파리의 작은 일상들이 기록돼 있다. 파리뿐 아니라 작가가 매년 여름방학을 보냈던 파리 외곽의 시골 마을 ‘이보르’의 풍경도 만날 수 있다. 들라크루아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의 이보르로 돌아가고 싶다”고 회상할 만큼 그곳은 그의 예술적 원천이자 내면의 고향이다. 숲속을 산책하고, 버섯을 채집하고, 마차를 타고 마을을 돌며, 사랑하는 이와 교감했던 기억을 관람객과 공유한다. 또 들라크루아의 작품에는 유년 시절의 반려견, 점박이 강아지 ‘퀸’과 현재 키우고 있는 래브라도종 ‘칼리’도 자주 등장하는데, 강아지 옆에 있는 소년이나 남성을 작가로 유추해 보는 재미도 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샤갈의 유화 7점 20세기 미술사에서 ‘가장 시적인 화가’로 꼽히는 마르크 샤갈(1887~1985)의 작품을 따라 그가 태어난 러시아 제국(현재 벨라루스)의 작은 도시 비텝스크부터 지중해까지 훌쩍 다녀오는 건 어떨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그의 작품 17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 ‘마르크 샤갈 특별전: 비욘드 타임’이 오는 9월 21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비텝스크 마을의 유년 시절, 전쟁 이후 상실된 공동체에 대한 회상, 유대 문화와 기독교적 상징, 파리와 지중해 등 샤갈 작품 안에서 교차하는 수많은 연상을 소개한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 가운데 유화 7점은 개인 소장 등의 이유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이 작품들은 샤갈의 예술 인생이 무르익은 1949~1953년, 1970년에 제작된 것으로, 그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와 탁월한 색채 감각이 그대로 담겨 있다. 색채에 생명을 부여해 시간과 감정을 동시에 끌어내는 방식을 시도했던 샤갈의 작업을 섬세하게 보여 준다. ‘기억’이라는 이름이 붙은 섹션에서는 샤갈의 어린 시절을 소환한다. 염소와 당나귀, 수탉, 지붕 위의 랍비와 음악가들, 러시아 정교회의 독특한 돔들이 어우러진 비텝스크 마을의 스카이라인을 만날 수 있다. ‘지중해’ 섹션에서는 샤갈이 프랑스 니스의 생기 넘치는 아름다움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의 백미는 샤갈이 참여한 파리 오페라 극장의 천장화와 이스라엘 하다사 메디컬센터의 12개 스테인드글라스를 미디어아트로 구현해 놓은 공간이다. 미디어아트와 소리로 재현한 몰입형 공간은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거장 총집합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는 8월 31일까지 진행되는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는 종합선물 세트와 같은 전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주요 소장품 143점을 선보인다. 이 갤러리는 남아공의 국립미술관으로,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는 물론 18~19세기 영국과 유럽의 거장 작품과 현대에 이르기까지 3만 점이 넘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 미술, 빅토리아시대 영국 라파엘전파와 낭만주의, 바르비종파 명작과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나비파와 큐비즘, 20세기 영국과 미국 컨템퍼러리 아트에 이르기까지 400년에 걸친 미술사의 흐름을 9개 섹션으로 구성해 시대별로 관람할 수 있다.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미술사 속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남아공의 예술적 정체성과 유럽 미술의 교차점을 보여 주는 작품들을 함께 만날 기회다.
  • ‘데블스플랜’ 저스틴 민, 소외당한 기억에 ‘눈물’…“지금도 그때 떠올리면”

    ‘데블스플랜’ 저스틴 민, 소외당한 기억에 ‘눈물’…“지금도 그때 떠올리면”

    배우 저스틴 민이 넷플릭스 시리즈 ‘데블스 플랜: 데스룸(데블스 플랜2)’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헤이’에는 웹 예능 ‘고나리자’ 선공개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에서 저스틴 민은 ‘데블스 플랜2’에 함께 출연했던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강지영과 이야기 나눴다. 강지영이 ‘데블스 플랜2’ 탈락 당시 심경을 묻자 저스틴 민은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거나 얘기할 때마다 그 감정이 아직도 느껴진다”라며 울먹였다. 눈물을 참던 저스틴 민은 “그 얘기는 진짜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저스틴 민은 본인이 탈락할 때 같이 눈물을 흘려준 강지영에 대해 “처음으로 누군가와 연결된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영화 ‘애프터 양’, 넷플릭스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 등에 출연하며 주목받은 저스틴 민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재미교포 2세다. 강지영은 지난달 JTBC에서 퇴사하며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데블스 플랜2’를 비롯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편 ‘데블스 플랜2’는 저스틴 민과 바둑기사 이세돌을 의도적으로 따돌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임 내내 다른 출연진들로부터 소외된 저스틴 민은 “하루 종일 혼자 게임을 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강지영은 저스틴 민이 탈락한 이후 인터뷰에서 “저스틴 민은 내내 무력했을 거다. ‘너무 외롭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정치질 그만해라”, “왕따 플레이”라고 지적했으며 몇몇 출연진이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규현은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제작진도 방송에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도 아쉬운 것이 많지만 어쩔 수 없다”며 “각자의 입장이 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규현은 “왜 이세돌, 저스틴이 왕따당할 땐 가만히 있었냐”는 질문에 “그들이 혼자 플레이한 건 그들의 선택 아니냐”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케빈 코스트너, 여배우에 피소…“성폭행 장면 강요” vs “근거 없는 주장”

    케빈 코스트너, 여배우에 피소…“성폭행 장면 강요” vs “근거 없는 주장”

    미국의 배우 겸 영화감독 케빈 코스트너(70)가 영화 촬영 중 예정에 없던 성적 장면을 추가했다는 이유로 여성 대역 배우에게 소송을 당했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연예매체 피플지는 “대역 배우인 데빈 라벨라가 27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에 코스트너와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소장 내용의 핵심은 코스트너가 지난 2023년 5월 자신이 감독을 맡은 영화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 2’ 촬영 현장에서 라벨라에게 성폭행 장면 촬영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라벨라는 해당 작품에서 주연 배우인 엘라 헌트(27)의 대역을 맡았다. 소장 내용에 따르면 헌트는 사건 당일 코스트너가 돌연 성폭행 장면을 추가한 것에 놀라 촬영을 거부하고 현장을 떠났다. 이에 코스트너가 헌트 대신 대역 배우 라벨라를 투입했고, 라벨라는 앞선 상황에 대해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채 촬영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라벨라 측 주장이다. 라벨라 측은 소장에 “해당 장면 촬영 후 라벨라가 수치심, 굴욕감을 경험했고 감정 통제력도 잃게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라벨라의 경력이 통째로 흔들렸다”며 “트라우마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 6월 심리 치료에 착수했다”고 강조했다. 라벨라 측은 또 “문제의 장면 촬영 전 적절한 통지나 준비 절차, 안전 조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라벨라의 변호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남성 중심적이고 성차별적인 할리우드 영화 제작의 명확한 사례”로 규정하면서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한 행동 강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벨라는 보호받지 못한 채 가혹한 성행위에 노출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코스트너 측은 라벨라 측 고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코스트너의 변호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코스트너는 모든 이들이 영화 촬영에 편하게 임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촬영장 안전도 중시한다”고 했다. 코스트너 측은 소장 내용에 대해 “라벨라의 행동과 사실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라며 “전혀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라벨라는 상대 배우와 리허설한 후 해당 장면 촬영을 승인했다”며 소를 제기한 라벨라를 “연쇄 고발자”(serial accuser)라고 칭했다. 코스트너는 1990년대 전성기를 보낸 할리우드 스타 배우로, 대표작으로는 영화 ‘언터처블’(1987) ‘늑대와 춤을’(1990) ‘맨 오브 스틸’(2013) 등이 있다. 2024년에는 자신이 연출·제작·출연을 맡은 영화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를 내놨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번 송사에서 문제가 된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 2’는 지난해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공개됐지만 아직 극장 개봉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 ‘인급동 1위’…뷔 다음으로 ‘아이유의 남자’ 발탁된 대세 배우, 누구

    ‘인급동 1위’…뷔 다음으로 ‘아이유의 남자’ 발탁된 대세 배우, 누구

    배우 허남준이 가수 아이유의 뮤직비디오에 남자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대세 배우임을 입증했다. 지난 27일 아이유는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을 발매했다. ‘네모의 꿈’, ‘미인’ 등 앨범 전곡이 주요 음원 사이트를 휩쓸었으며 타이틀곡 ‘네버 엔딩 스토리’는 멜론, 지니, 벅스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래와 함께 공개된 ‘네버 엔딩 스토리’ 뮤직비디오 역시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인급동)’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오마주해 제작된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와 허남준은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심은하와 한석규의 모습을 재연해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 남녀의 감정을 표현해 노래의 감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허남준은 이별을 앞두고 오열하는 연기로 몰입감을 높였다. 누리꾼들은 “영화 한 편 본 것 같다”, “그 시절 감성이 느껴진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아이유는 대체 불가능한 가수”, “남자주인공 캐스팅 잘했다” 등 호평도 이어졌다. 그동안 아이유 뮤직비디오 남자주인공으로는 그룹 BTS의 뷔, 배우 김수현 등 톱스타들이 출연해왔다. 지난해 공개된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에서 뷔와 아이유는 절절한 사랑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고 유튜브 조회수 9486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이지금’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영상에서 허남준은 아이유와 함께 연기한 소감으로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너무 꿈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곡의 뮤직비디오에 나온다는 게 행복했다. 같이 호흡을 맞추게 되어 영광이었다”라며 아이유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허남준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ENA ‘유어 아너’ 등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대세 배우다.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활약한 허남준은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허남준은 오는 10월 방영되는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의 주연으로 발탁됐다. 그는 배우 김다미, 신예은과 삼각관계를 형성할 예정이다.
  • [마감 후] 법복과 의혹 사이

    [마감 후] 법복과 의혹 사이

    최근 법조계에서 단연 화제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다.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술자리 접대 의혹’이 어느 자리를 가든 입에 오르내린다. “접대 의혹 장소로 지목된 업소가 룸살롱이 아닌 단란주점이라 법규상 여종업원을 둘 수 없다”는 ‘분석파’와 “암암리에 부를 곳은 다 부른다”는 ‘세속파’가 토론 아닌 토론을 하다 보면 더는 사실 여부는 중요해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머릿속엔 ‘판사’와 ‘술접대’라는 이미지만 남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 의혹이 대중들에게 속된 말로 먹힌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혹자는 괴벨스의 선동론이 떠오른다고 했다. 요제프 괴벨스는 잘 알려졌다시피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대중 선동의 대가였다. 괴벨스의 선동론은 네 가지 전략으로 요약된다. 단순할 것, 감정을 자극할 것, 반복할 것, 그리고 적을 설정할 것이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지금 정치권에서 펼쳐지는 프레임은 이 네 가지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한다. 지 판사가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면서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고, ‘부정판사’, ‘정치판사’라는 프레임을 씌워 적으로 몰아세우는 전략이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 판사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1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좀 과하다 싶지만, 법조인의 자세를 엄격하게 보는 사람 중에선 술자리에 간 것만으로도 품위 유지 위반으로 부적절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귀연 재판부가 결정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사법부는 성역이 아니고, 재판 결과는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판과 의혹 제기에는 분명한 선이 있어야 한다. 그 선을 넘어서는 순간 정치의 목적은 공익 추구가 아니라 폭력이 된다. 명확한 증거 없는 반복적인 의혹 제기는 사법부 흔들기로 비칠 뿐이다. 민주당은 “확실하지 않았으면 이 정도도 오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지 판사가 누구에게 어떤 청탁을 받고 접대를 받은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2022년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도 ‘가짜뉴스’라면 민주당은 공당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법원행정처의 진상 규명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다. “선동은 국민이 그것을 믿을 때 비로소 성공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국민에게 있다.” 흔히 괴벨스가 한 발언으로 회자된다. 괴벨스는 국민을 비이성적이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대상으로 봤다. 대중을 우습게 본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그렇게 우매하지 않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누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무분별한 프레임을 씌우는지 지켜보고 있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 우리는 괴벨스의 끝이 어떠했는지 알고 있다. 송수연 사회부 기자(차장급)
  • 대선 때마다 돌고 도는 ‘단일화’… 비호감 ‘대항마’ 찾는 표심[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대선 때마다 돌고 도는 ‘단일화’… 비호감 ‘대항마’ 찾는 표심[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대선도 돌고 돌아 다시 ‘단일화’가 최대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하 ‘국힘’)의 ‘단일화’ 구애를 궤멸 위기에 처한 보수진영의 ‘정략적 야합 시도’로 프레임화한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단일화 ‘원조’는 민주당이다. 자신들이 그토록 증오하던 박정희 정권의 2인자나 재벌 총수와 손잡았던 ‘DJP 연합’,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집권에 성공하지 않았었나. 결국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말부터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여심위’)에 등록된 대통령 후보 지지율 조사 전수를 분석해 주기적으로 지지율 추정값을 발표하고 있다. 베이지안 방법론을 적용해 각 조사업체의 고유한 경향성(하우스 효과)을 보정한 후 후보별 지지율을 추정해 오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마무리된 조사들을 살펴보면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5.8%, 39.1%, 9.9%로 추정됐다. 각 조사에서 ‘하우스 효과’를 보정하고 이재명, 김문수 후보 지지율 차이를 추정해 보면 약 7.1% 포인트 정도였다. 반면 김문수, 이준석 두 후보 지지율을 합치면 이재명 후보를 약 2.7% 포인트 정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현재 이준석 후보 지지율이 약 9.9%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으니 산술적으로는 이 중 약 5분의4 정도가 단일화 후보로 이동한다면 역전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터무니없진 않을 것이다. 물론 나머지 5분의1이 이재명 후보 쪽으로 투표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단일화’가 최대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 준다. 후보 평가 극명할수록 대안 찾아각 조사업체 고유 경향성 보정 후이재명·김문수 지지율 격차 7.1%P이준석 단순합산 땐 반전 희망도2017년 反文 유권자 표심은 ‘요동’올 대선 이재명 호감도는 더 낮아김문수·이준석 후보 합산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 지지율과 엇비슷해지기 시작한 것이 대략 지난 20일부터인 것으로 추정됐다. 공교롭게도 그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를 만난 김문수 후보가 “우리 당이 그동안 잘못했다. 이 후보가 밖에서 고생하는데 고생 끝에 대성공”이라며 이준석 후보에게 적극 구애를 한 것도 이 무렵이다. 심지어 “어제 토론회에서 제 지지자들은 ‘MVP는 이준석이다. 김문수 아니다’라고 했다’”고까지 했다. 현 상황은 미국 저명 정치학자인 래리 바텔스 교수가 주장한 ‘경선(競選) 역학(dynamics)’의 원리와 비슷하다. 바텔스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갑자기 탄력(momentum)을 받아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후보가 나타나는 이유는 가장 앞서고 있는 후보에 대해 비호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대항마’를 찾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호감도’와는 무관하게 ‘승산이 있다고 인식되는 후보’는 ‘탄력’을 받아 급속한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후보는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해 궁극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결국 선두를 달리는 후보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리면 이런 ‘대안 찾기 역학’이 더 강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된 지난 2017년 대선에서도 비슷한 ‘대안 찾기의 역학’이 분명히 작동했다. 당시 필자가 지지율 조사 전수를 모아 메타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유력한 대항마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거 초반 문 전 대통령을 앞서기도 했다. 이후 반 전 총장 지지율이 급하락하자 정당도 다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지지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반문재인 유권자들이 안 전 지사로 급선회한 것이다. 안 전 지사의 민주당 경선 패배 후에는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한 안철수 의원 지지율이 불과 1주일 사이 거의 두 배로 치솟아 문 전 대통령과 초접전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안 의원 지지율이 한계를 보이자 그제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율 상승이 시작됐고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안 의원을 역전했다. 대안 찾기를 포기한 보수 유권자들이 홍 전 대구시장으로 회귀한 결과로 해석 가능하다. 비호감 유권자들의 뒷심국힘 김문수 선출 배경에도 적용‘친윤이 미는 한덕수’ 거부감 영향지지당 후보의 ‘호감도’와는 무관첫 토론회 후 김문수 지지율 올라金 호감 급상승 아닌 ‘반명의 표출’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더 큰 것으로 여겨지는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이번 대선의 경우 특히 이런 ‘대안 찾기의 역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에서는 비교적 온건한 이미지에 인간적으로도 거부감이 별로 없던 후보였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이미 지난 대선 때부터 대장동 문제뿐 아니라 여러 개인적 문제들로 인해 많은 유권자들이 정서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가령 지난 5월 8~11일 에스티아이가 자체 온라인 패널에서 추출한 표본으로 한겨레신문 및 정당학회 의뢰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0에서 100 사이의 숫자로 호감도를 표시하는 ‘감정온도계’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 또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무당층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감정온도는 각각 19.6도와 33.3도로 김문수 후보의 38.7도와 41.2도보다 크게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비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문제는 국민이 김문수 후보를 선출했다는 점이다. 필자의 분석 결과를 보면 국힘 경선이 끝나 김문수 후보가 선출됐던 지난 2일을 기준으로 다자구도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11.9%, 한덕수 후보 지지율은 20.5%로 한 후보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후보는 ‘친윤(친윤석열)들이 미는 후보’로 인식돼 거부감이 상당했고 강성 국힘 지지층 사이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높다 보니 본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후보로 단일화가 된 것이다. 무의미한 상상이겠지만 만약 한덕수 후보가 국힘 후보로 선출돼 자기 정당 대통령의 ‘계엄 발령’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맞지 않는 ‘경제 대통령’ 같은 메시지가 아닌 ‘임기 단축’과 ‘개헌’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더 많은 유권자들이 ‘대안’으로 받아들이기 쉬웠을지 모른다. ‘한덕수 대통령’이나 ‘김문수 대통령’이 아닌 ‘임기 단축’과 ‘개헌’은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도 상대적으로 쉬웠을지 모른다. 막판 달할수록 지지율 격차 줄어한국갤럽 조사, 첫 한 자릿수 격차일각선 ‘보수 과표집’ 논란 제기도26개 업체 중 되레 李 추정치 높여이준석도 아직 ‘완성형 대안’ 아냐대안 아닌 비전에 따른 선택해야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안 찾기의 역학’은 작동했다.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국힘 경선 종결 시점인 지난 2일 11.9%에 불과하던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첫 TV 토론이 있었던 18일에는 37.4%로 약 2주 사이 무려 25%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동안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도 33.5% 포인트에서 10.3% 포인트로 거의 3분의1로 줄었다. 이런 급격한 지지율 변화는 김문수 후보에 대한 ‘급호감’이 늘었다기보다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안 찾기의 역학’이 작동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그 전주보다 6% 포인트 하락한 45%, 김문수·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7% 포인트와 2% 포인트 상승한 36%와 10%를 기록해 이재명, 김문수 후보 지지율 격차가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로 나오자 ‘보수 과표집’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필자의 분석에서 한국갤럽은 이번 대선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26개 업체 중 김문수 대비 이재명 후보 지지율을 통계적으로 유의할 정도로 높게 추정한 4개 업체에 포함됐다. 만약 한국갤럽이 보수 과표집을 하는 업체라면 여론조사꽃, 리얼미터, 케이에스오아이 정도만 ‘보수 과표집을 안 하는 업체’라는 얘기인데 이걸 믿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에서 종반으로 갈수록 양 진영이 모두 결속해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줄어드는 것은 잘 알려진 현상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대안 찾기의 역학’이 작동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비호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은 비호감 후보가 아닌 후보를 내는 데 실패했고 국힘도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도 아직까지는 대다수 유권자들에게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젠가 민주주의 이론이 상정하는 것처럼 앞서 가는 비호감 후보에 대한 ‘대안’을 찾는 선거가 아닌 후보들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여론조사… 얼마나 믿어도 되는 걸까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여론조사… 얼마나 믿어도 되는 걸까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을 보여 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다. 대선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는 물론 각종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도 자주 접하게 된다. 최근에는 조사 기관 난립을 비롯해 의도적으로 결과를 조작하는 일부 사례까지 나타나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여론을 둘러싼 갈등 해부서’(컬처북)를 통해 여론 형성 과정부터 시작해 여론이 가공되고 전달되는 과정에 오류는 없는지, 여론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등 여론을 해석하는 접근법을 제시한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권력을 가지고 스스로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 체제다.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투표지만 정해진 날짜에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여론조사’다. 유권자가 여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정치인도 여론의 동향에 민감하다. 여론을 정치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제기됐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사회적 규범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여론이라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정책을 결정하곤 한다. 그러나 여론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정치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여론을 따르라’라는 말은 개인이나 집단의 주관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시각이다. 여론조사는 조사자의 무지나 나태함, 불순한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포함 오차, 표본 오차, 무응답 오차, 측정 오차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숭배’라는 허울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여론을 활용해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려 하지만 여론을 과도하게 반영하면 포퓰리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감정적 이슈를 이용하고, 이를 통해 특정 여론을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는 사회 전체나 공중의 이익보다 특정 세력의 이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정 교수는 “선거 기간 여론조사는 여론이 아닌 표심이나 지지율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는 여론 그 자체라기보다는 문제 해결의 방향을 비춰 주고 그 방향으로 밀어주는 ‘순풍’ 정도의 의미만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문제도 짚는다. 정보 제공, 의견 교류, 의견 형성 조력 과정의 경로를 통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가 보편화하면 비판적 사고 능력 저하, 여론 통제 가능성, 전문가 위상과 사회적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여론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시작점이 틀린 생각일 수도 있다”며 “여론을 따르지 않는 정치가 더 나은 정치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잃어버린 유토피아를 찾아서… 나는 끝없이 망명합니다”[제33회 공초문학상]

    “잃어버린 유토피아를 찾아서… 나는 끝없이 망명합니다”[제33회 공초문학상]

    아버지 옷다락방에서 아버지 옷을 입어보았다 아버지의서른살 혹은 마흔몇살의 어깨를 감쌌던소매가, 어깨 끝이 닳았고 안감은 너덜거렸다중학생에게 터무니없이 컸으나 나는그 옷 속에서 안온하였다 내 속에도 소중한 무엇이 있는 듯했다한번쯤 그 옷을 걸치고 거리를 걸었던가?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감정을 데리고 대문을 나섰으나골목 끝쯤에서 망설임에 패하여 돌아섰던가?왼쪽 안주머니 앞에 수놓인 노란 아버지 한자(漢字) 이름이심장에 닿아 따끔거렸는데 그것은 희미한 불씨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지옛적, 집 안에 숨겨 보존했다는 전설의 그 불씨 말이야아들이 곧잘 내 서른살의, 마흔살의 옷을 걸치고서둘러 현관을 나선다 쿵! 대문을 닫고 나간다엉치 아래 내려오는, 소매 긴 옷을 입고나는 알지 그 감정 자락을아들이 눈 오는 저녁 거리로 나서는 날이면나는 아득한 그 다락방으로 간다함박눈이 쌓이는 그 다락방으로 가서아버지 옷!그래, 그 ‘아버지 옷’이라는 것이 있지꽃이 꽃을 벗고열매가 열매를 입듯이아버지 옷아버지 옷 희망은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에 희망은 있는가. 잃어버린 유토피아를 찾아서 시인은 끝없이 ‘망명’(亡命)한다. 장석남(60)은 서정시의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존재다. 평단의 주목을 받는 서정시가 궤멸한 시대에서 서정의 세계를 끝끝내 밀어붙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장석남의 세계를 단지 서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집약하는 것은 가능한가. 따져 볼 문제다. 제33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시인을 28일 서울 성동구 청계천 인근에서 만났다. 시상식은 새달 4일 열린다. “아버지의 옷을 한번쯤 입어 보잖아요. 아버지가 입혀 주든 아니면 몰래 입어 보든. 저도 어렸을 적 아버지의 옷을 입어 봤죠. 그런데 어느 날 장성한 아들이 제 옷을 입고 대문 밖으로 나가는 것 아니겠어요. 제 아이가 무슨 기분을 느꼈을까요.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의 옷을 입었을 때 느낀 것과 같을까요. 저의 아버지에게서 제 아들에게로 이어지는 마음은 과연 무엇일까요.” “어렸을 적 아버지의 옷 입어봤죠그런데 어느 날 장성한 아들이제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걸 봐제가 느꼈던 것 아들도 느꼈을까”아버지가 있던 시간에서아버지가 된 시간 사이에끼어드는 것은 ‘그리움의 정동’수상작은 지난 1월 출간된 ‘내가 사랑한 거짓말’(창비)에 실린 시 ‘아버지 옷’이다. 아버지 옷은 시인에게 시간의 흐름을 떠오르게 한다. 내 옷을 입고 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어느덧 자신도 누군가의 아버지가 됐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시인의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버지가 있던 시간에서 아버지가 된 시간 사이에 끼어드는 것은 그리움의 정동이다. 이렇듯 시인에게 중요한 건 마음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시인이 있던가. 장석남은 서정의 세계를 넘어선다. 지금 그를 휘감고 있는 건 바로 시대와 현실을 향한 강한 문제의식이다. “나는 살아왔다 나는 살았다/살고 있고 얼마간 더 살 것이다/거짓말/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거짓말”(시 ‘내가 사랑한 거짓말’ 부분) 산다는 게 어떻게 거짓말이 되는가. 그리고 어째서 그 거짓말을 사랑하는가. 그것은 희망 때문이다. “산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뜻이죠. 희망이 없으면 살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희망이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스스로 만들면서 사는 거죠. 끝없이 자기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요즘 현실을 보면서 절망을 느낍니다. 이 안에서 잘살고 있다? 거짓말이죠. 하지만 그것은 살아가기 위한 거짓말이죠. 그래서 사랑하는 거죠.” 시단에서는 장석남을 서정시인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이는 얼마간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에게 더 중요한 건 현실이었다. 새 떼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거기에 묻어 있는 피를 본다. 5월에 꽃을 피우는 모란에서 그는 강한 최루가스의 냄새를 맡는다. 아름다운 전원에서 평화롭게 노니는 건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시를 짓는 일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장석남의 시학은 또렷하고도 강렬한 정치학이다. 시 ‘서정시를 쓰십니까?’에서 시인은 제사(題詞)로 독일의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를 인용한다. 전체주의가 준동하는 가운데서 브레히트는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라고 노래했다. 인용에는 많은 함의가 담긴다. 브레히트가 살았던 시대와 장석남이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서늘한 진단이다. “우리에게도 5월의 광주가 있었고 세월호가 있었죠. 그러나 명쾌한 해명도 없이, 외부의 적이 쳐들어온 것도 아닌데 국가 권력이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섰어요. 도대체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운 걸까요. 죄가 ‘창작되고’ 있는 현장을 우리의 눈으로 직접 봤잖아요. 역사는 너무나도 멀리 있는데, 시는 너무나도 무기력한 것 같고….” 문학은 우리가 사용하는말과 문자로 이뤄지는 예술시인은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역사를 기록하는 자이기도 해“내 나라인데 내 나라 같지 않아망명지에 있는 기분 시는 유토피아로 이끄는 원동력”‘법의 자서전’ 같은 시는 노골적이다. “나는 법이에요/음흉하죠/하나 늘 미소한 미소를 띠죠/여러 개예요 미소도/가면이죠” 연작시 ‘마술극장’은 법정을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 아주 뚜렷하고 명확하다. 그러나 장석남이 이런 ‘정치적인’ 시를 쓴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문학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문자로 이뤄지는 예술이다. 따라서 그 시대를 정확히 ‘기록’할 수 있다. 내 안의 마음을 바깥으로 드러내고 거기서 보편을 획득하는 것 역시 시인의 일이겠으나 때때로 시인은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 역사를 기록하는 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 장석남은 그 역할을 자처하고 싶었단다. 극단의 허무 속에서 무한한 자유를 추구했던 공초 오상순 선생의 뜻을 기리는 공초문학상의 정신이 오늘날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그는 “자유를 끝없이 탐구하고 찾으려고 했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첫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부터 ‘내가 사랑한 거짓말’까지 ‘시인 장석남’을 관통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묻는 말에 그는 잠시 주춤하더니 이내 ‘망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내 나라인데 내 나라 같지 않아요. 망명지에 있는 기분이죠. 망명지에는 계속 머무를 수 없잖아요. 잃어버린 유토피아로 되돌아가려는 의지. 그것이 제가 시를 지금까지 밀어붙인 원동력인 것 같아요.” ● 장석남 시인은 ▲1965년 인천 출생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인하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김수영문학상 ▲정지용문학상
  • 그림 이상의 혁신적 발명품, 마담 조콩데의 미소 [으른들의 미술사]

    그림 이상의 혁신적 발명품, 마담 조콩데의 미소 [으른들의 미술사]

    루브르에서 만나다<3>: 인간 탐구의 끝판 ‘모나리자’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모나리자’다. ‘리자 부인’이라는 뜻의 모나리자는 피렌체 상인 프란체스코 델조콘도의 부인으로,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마담 조콩데’(La Joconde)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연간 1000만명에 달하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가장 큰 방에 ‘모나리자’를 걸어놓았다. 그러나 많은 관람객들에 떠밀려 모나리자를 충분히 감상하기는 쉽지 않다. ‘모나리자’가 이토록 유명한 이유는 당시 작품들과 다른 혁신적인 기술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먼저 4분의 3면으로 앉은 모습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자세였다. 당시 그리스도나 성모만 정면상이었고, 일반 인물들은 비교적 그리기 쉽게 측면으로 그렸다. 다빈치는 모델의 자세로 이 세상에 없는 구도를 만들어냈다. 이 자세는 인물의 양감과 함께 자연스러운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다빈치 발명 덕분에 현대 초상화뿐 아니라 오늘날 입사용 원서 사진들도 이렇게 자연스러운 자세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은 모나리자 미소다. 중세 시대는 신 중심의 사회로, 인간의 모든 활동은 금기시됐다. 사랑, 웃음, 슬픔이라는 인간과 관련된 모든 감정은 죄악이었다. 1000년 안팎의 중세가 끝나고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인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그 시대를 살던 다빈치는 인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 해부도 마다하지 않았고, 시체 썩는 냄새가 코를 찔러도 그는 인간의 몸속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 다빈치는 미소의 비밀을 찾아냈다. 인간이 미소를 지으려면 몇 개의 근육이 움직이는지 연구하던 다빈치는 입가 주변의 근육과 뺨, 눈가 주변의 근육 44개가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곡선이 바로 미소라는 걸 발견했다. 다빈치는 날카로운 윤곽선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붓질을 통해 미소를 그렸다. 이 기법을 ‘스푸마토 기법’이라 한다. ‘안개 낀’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스푸마토는 윤곽선을 여러 번 흐릿하게 칠해 경계를 없애는 방법이다. 윤곽선이 흐릿하기 때문에 모나리자의 수수께끼 같은 미소는 어느 날엔 수줍게, 어느 날엔 활짝 웃는 것처럼 보인다. 날마다 다른 빛의 양, 보는 사람의 위치,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관람객 각자의 행복 곡선이나 다름없는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는 500년 전 한 인간이 인간을 깊이 연구한 결과다.
  • ‘무해함’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귀여움을 소비하는 이유

    ‘무해함’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귀여움을 소비하는 이유

    지난 23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팝업스토어 ‘뿔바투 파인딩 모아 팝업(PPULBATU ’FINDING MOA‘ POP-UP)’에 수많은 팬들이 몰리며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일부 굿즈가 판매 1분 만에 품절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서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도쿄, 방콕, 시카고 등 여러 국가에서 오픈 될 예정이다. 이번 팝업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멤버들의 이미지를 닮은 공식 캐릭터 ‘뿔바투’를 전면에 내세우며, 아티스트의 매력과 캐릭터의 귀여움이 결합되며 더욱 폭넓은 팬층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단순한 굿즈 판매를 넘어 팬들과의 정서적 유대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K팝과 캐릭터 마케팅의 이상적인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귀여움’은 이제 강력한 소비 동기이자 브랜드 전략의 핵심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한 실용성이나 가격 대비 효율성보다, “귀여워서”, “무해해 보여서”, “힐링이 돼서”라는 이유로 지갑을 연다. 최근 캐릭터 마케팅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분명히 보여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영화 ‘릴로&스티치’ 개봉을 기념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메가커피가 인기 캐릭터 ‘마루는 강쥐’와 협업한 굿즈와 신메뉴는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제 캐릭터는 제품을 장식하는 부속물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의 핵심 도구가 된 셈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무해함’이라는 시대정신과 연결된다. 팬데믹 이후 정서적 피로가 누적된 사회에서, 자극적이지 않고 안전한 것에 대한 선호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러한 귀여움 트렌드와 관련해 대홍기획 데이터인사이트 강승혜 팀장은 책 <귀여워서 삽니다>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분석했다. 이 책은, 무해함과 귀여움이 오늘날의 마케팅과 소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강승혜 팀장은 대홍기획에서 광고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며, 매년 소비 현상을 예측하는 ‘대홍기획 D.라이프 시그널 리포트’를 발표하고 있으며, 알파에서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세대별 소비 욕망을 읽어낸 트렌드 도서 <세대욕망>도 발간한 바 있다. 책에서는 ‘귀여움’이 단순한 취향을 넘어서 브랜드 정체성이나 콘텐츠 전략에 어떤 방식으로 녹아드는지를 분석하며, 국내외 캐릭터 협업 사례, SNS 밈 활용 등 실제 브랜드 마케팅 사례도 소개된다. 이른바 ‘무해미’는 트렌드를 넘어 브랜드 선택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귀여운 디자인은 제품을 눈에 띄게 만들 뿐 아니라, ‘착해 보인다’는 인식을 통해 정서적 신뢰까지 더해준다. 특히 MZ세대는 자극적이고 과장된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자연스럽고 친근한 메시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단기적 유행이라기보다, 피로사회 속에서 등장한 회복적 소비(Reparative Consumption)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대홍기획 강승혜 팀장 역시 책에서 ‘귀여움은 현실의 삭막함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일종의 퇴행적 감정이며 평화롭고 무해한 일상에 대한 동경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이라고 설명했다. 무겁고 복잡한 이슈가 가득한 세상에서, 작고 귀여운 것들이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 오래간다. 그리고 그 감정은, 이제 소비를 움직이는 진짜 힘이 되고 있다.
  • ‘하늘양 살해’ 교사 명재완, 대전 자가 아파트 1채 가압류됐다

    ‘하늘양 살해’ 교사 명재완, 대전 자가 아파트 1채 가압류됐다

    지난 2월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8)양을 흉기로 살해한 교사 명재완(48)씨의 대전 소재 자가 아파트가 가압류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민사28단독 최석진 부장판사는 지난 3월 26일 대전광역시학교안전공제회가 명씨를 상대로 낸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가압류된 부동산은 명씨 소유의 대전 소재 아파트 1채다. 앞서 학교안전공제회 측은 하늘양 사망 이후 관련 법률에 따라 유족 급여와 장례비 등을 유족 측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구상금 채권이 발생하면서 명씨를 상대로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한 것이다. 명씨는 현재 공직에서 파면된 상태다. 그러나 현행 공무원연금법상 연금 수급은 유지되며 감액(최대 50%) 조치가 적용된다. 명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쯤 자신이 근무하던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시청각실 내 창고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학원으로 가던 하늘양을 유인해 흉기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하늘양은 당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으며, 명씨는 범행 직후 자해해 병원치료를 받은 뒤 한달여 만에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 26일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김병만)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명씨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명씨 측은 앞서 국선 변호인을 신청했다가 취소하고 법무법인을 선임한 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총 27회에 걸쳐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정신감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명씨의 다음 재판은 6월 30일 열린다.
  • 대구 찾은 이석연 “‘비법조인 대법관 법안’ 이재명·선대위와 상의 없었다”

    대구 찾은 이석연 “‘비법조인 대법관 법안’ 이재명·선대위와 상의 없었다”

    이석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7일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 법안 논란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도 상관없이, 선대위와도 아무런 상의 없이 당에서 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대구에서 이 후보가 대구경북(TK) 출신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구 중구 민주당 대구시당사 김대중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조직법 개정안 발의와 관련해 원내 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사법권 장악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그는 “우리 법조 현실과 국민감정상 적절치 못한 법이라 생각한다”면서 “지금 철회하더라도 말만 그렇게 하지 집권하면 분명 실행할 것이라고 하는데 저는 끝까지 이 법안만은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범계, 장경태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에는 변호사 자격이 없는 비법조인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고, 대법관 수도 최대 100명까지 증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의 비판이 잇따르자 법안 발의를 철회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대법관 증원은 법조계 오랜 현안인 만큼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대법관 수가 부족해 한 사람이 4000~5000건을 처리하는 데다, 통상적인 상고 사건의 70~80%가 심리도 받지 못한 채 상고 기각되고 있다”며 “이건 분명히 바로 잡을 필요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10명 정도 증원해서 국민의 헌법상 재판 받을 권리를 보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성격이 강한 헌법재판소에 비법조인을 등용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이재명 후보의 고향이 TK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후보의 고향을 돌려 달라”면서 “이 후보는 TK가 낳은 추진력과 결단력을 가진 인물인데, 왜 이렇게 고향에서 푸대접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가 집권하면 ‘정치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하고, ‘징벌적 과세를 도입할 것’이라고 하는 등 프레임이 씌워져 있는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 해발 1000m에서 캠핑…태백 매봉산 ‘천상의숲’ 개장

    해발 1000m에서 캠핑…태백 매봉산 ‘천상의숲’ 개장

    강원 태백 매봉산에 조성한 산림복합휴양지인 ‘천상의숲’이 28일 개장한다. 강원도는 이날 천상의숲 개장식을 갖고 이용 예약을 받는다고 27일 밝혔다. 예약은 홈페이지(gwpa.kr/cheonsang)에서 가능하다.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인근 도유지에 만든 천상의숲은 치유의숲, 숲속야영장으로 구성됐다. 치유의숲은 요가장·명상장·무장애숲길·전망대 등을 갖췄고, 숲속야영장은 데크 16면·쇄석 13면·비박 15면 등 총 44면의 캠핑장으로 이뤄졌다. 천상의숲에서는 숲속 레크리에이션, 아로마 감정오일 상담, 호흡명상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천상의숲은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 위치해 연중 더위 걱정 없이 쾌적하게 산림욕과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천상의숲 일대는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에도 평균 기온이 영상 12~19도 그치고 초속 5~8m의 바람이 분다. 태백은 4년 넘게 열대야 일수 ‘0일’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부터 추진된 천상의숲 조성에는 폐광기금 등 160억원이 투입됐다. 강원도는 폐광지역 대체산업 육성과 산악관광 거점 조성을 위해 천상의숲을 만들었다. 윤승기 강원도 산림환경국장은 “천상의숲은 1980년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태백에서 산림자원을 활용한 대체산업의 성공 사례이다”며 “태백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시흥 살인’ 차철남, 피해자 SUV 훔쳤다…“사이코패스 아니다”

    ‘시흥 살인’ 차철남, 피해자 SUV 훔쳤다…“사이코패스 아니다”

    경기 시흥시에서 지인 2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붙잡힌 중국 국적 차철남(56)이 이달 초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27일 차철남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기로 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차철남은 지난 17일 중국 국적의 50대 형제인 A씨와 B씨를 각각 자신의 시흥시 정왕동 주거지와 인근에 있는 이들 형제의 집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틀 뒤인 지난 19일에는 거주지 인근에서 60대 여성 편의점주 C씨와 인근 체육공원에서 70대 남성 집주인 D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2012년 재외동포에게 발급되는 F4 비자로 입국한 이후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온 A씨 형제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총 3000만원가량을 빌려준 뒤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차철남은 경찰에서 “A씨 형제는 변제 능력이 있는데도 돈을 계속 갚지 않았다”며 “그동안 이용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차철남은 A씨에게 “술을 먹자”며 자신의 주거지로 유인해 살해한 뒤 B씨도 살해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금융자료, 통신수사 등을 통해 차철남이 사건 10여일 전인 이달 초부터 흉기를 구입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을 포착했다. 차철남은 범행을 저지른 뒤 피해자의 SUV 차량을 훔치기도 했다. 차 안에서 이틀을 지낸 뒤 ‘인생이 끝났다’며 좌절하다가 B씨와 C씨에 대해서도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차철남은 B씨와 C씨에 대해서도 평소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B씨와 C씨를 흉기로 찌른 이유로 각각 “나를 험담해서”, “나를 무시해서”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22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하는 한편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다만 검사에서 차철남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 극비 동선 노출됐나…“푸틴, 쿠르스크서 드론 공습에 죽을 뻔”

    극비 동선 노출됐나…“푸틴, 쿠르스크서 드론 공습에 죽을 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습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방공부대 사령관인 유리 다시킨은 이날 타스 통신에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일 쿠르스크 전선을 방문했을 당시, 이 지역은 적(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을 격퇴하는 진원지였다”면서 “우리는 방공 전을 실시하고 대통령이 탄 헬리콥터의 공중 비행 안전을 보장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쿠르스크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이 탄 헬리콥터에 대한 대규모 드론 공격이 있었고, 푸틴 대통령은 이 공격에서 살아남았다”면서 “드론 공격은 격퇴됐고, 모든 목표물은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일 쿠르스크주를 방문해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와 당국자들을 만나고 쿠르스크 제2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 등을 시찰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 전선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쿠르스크 지역을 떠난 뒤에야 방문 사실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드론 공격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군이 사전에 푸틴 대통령의 전쟁 지역 방문 정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공격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이뤄진 가장 직접적인 공격 시도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와 유사한 사례로 2023년 5월 무인기가 모스크바 크렘린궁 지붕 위까지 접근해 폭발했던 사건을 꼽았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로 푸틴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부인했다. 이번 쿠르스크 드론 공격 주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그런 일 있었나? 몰랐다”크렘린궁 주장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푸틴 대통령에 대한 드론 공격)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러시아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한 이유가 어쩌면 그것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전역에 드론 약 900대와 미사일 공격을 가하자 “푸틴에게 매우 불만스럽다. 그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종전 관련한) 대화를 하는 중인데도 푸틴은 키이우와 다른 도시에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푸틴이) 완전히 미쳐버렸다(absolutely CRAZY)”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금은 매우 책임감 있는 순간이며, 이는 전적으로 모두의 감정적 과잉, 반응과 연관됐다”며 “모든 반응을 자세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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