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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과 극] (9)30억원에서 12만원까지…6현의 예술, 기타의 세계

    [극과 극] (9)30억원에서 12만원까지…6현의 예술, 기타의 세계

    6개의 현(줄)과 바디, 프렛, 그리고 손가락과 영혼이 합주하는 악기. 현대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악기를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바로 기타일 것이다. 현대 음악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앨비스 프레슬리부터 록 음악의 시작을 알렸던 비틀즈,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 신중현까지 20세기 이후 대부분의 음악은 기타를 사용해왔다.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대세’로 자리잡은 지금도 기타가 갖는 힘은 유효하다. 수많은 ‘뮤지션 지망생’들의 손에 여전히 기타가 들려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마치 전설의 무기인 ‘의천검‘과 ‘도룡도’를 찾아 헤매는 무협지 속 고수들처럼 현실에서도 최고의 기타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신문 온라인 기획 시리즈 ‘극과 극’ 9화의 주제는 수많은 음악팬들의 귀를 즐겁게 했던 기타다. 음악의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 없는 노릇이지만 가장 손쉽고 눈에 잘 들어오는 비교거리는 여전히 ‘값’이기 때문에 최고가·최저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 650만원에 산 기타가 1억원으로…‘전설의 기타’를 가진 남자 현재 한국에서 공개 된 가장 비싼 기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 김종진이다. 김종진은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난 재즈·블루스 기타의 거장 하이럼 블락이 사용하던 기타를 갖고 있다. 정확한 가격은 아니지만 경매에 내놓을 경우 1억원 가량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물건이라고 한다. 김종진이 이 기타를 손에 넣게 된 것은 20년전인 1994년. 음반 녹음차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종진은 맨하탄에 위치한 ‘위 바이 기타즈’(We Buy Guitars)라는 빈티지 악기점에 들어온 이 기타를 약 8000 달러에 구입했다. 당시 환율이 1달러 당 800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약 650만원에 ‘세계적인 기타’를 구입한 셈이다. 당시 심각한 마약 중독자였던 하이럼 블락은 이 기타를 마약과 맞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정신을 차린 하이럼 블락은 지인을 통해 김종진에게 다시 기타를 되팔라고 요청했지만 “다시는 마약에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주겠다”는 말에 돌려받기를 포기했다. 결국 하이럼 블락은 인후암 합병증으로 사망할 때까지 김종진이 가지고 있는 기타 외에 다른 것을 연주하지 않았다. ☞‘전설의 기타’를 멘 51세 ‘기타 키드’ 김종진 인터뷰(클릭!) 펜더사의 1962년형 스트라토캐스터를 기반으로 조립한 이 수제 기타의 감정가는 1억원 정도. 하지만 이 기타가 세계적인 거장인 하이럼 블락이 유일하게 사용했던 것임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훨씬 높다. 실제로 몇년전 김종진에게 “원하는 가격을 말하면 무조건 사겠다”고 말한 일본인 수집가가 있었지만 팔지 않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국내 최고의 기타 세션맨으로 꼽히는 함춘호가 가지고 있는 올슨사의 브라질리언 모델도 2만 달러(약 2200만원)로 최고가 기타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타 꽤나 칠 줄 안다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기’(名器)는 펜더사의 ‘스트라토캐스터’와 깁슨사의 ‘레스 폴’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두 회사가 주력으로 판매하는 이 모델들은 시중에서 150만원~500만원 사이에 팔린다. 펜더와 깁슨사 모두 유명 기타리스트들에게 이 모델들을 기반으로 한 특별한 기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런 ‘뮤지션 프리미엄’이 붙은 모델들은 양산형보다 2배에서 많게는 10배 가까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 ‘뮤지션 프리미엄’이 가격 좌우…입 벌어지는 세계의 기타 세계로 눈을 돌리면 기타의 몸값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올라간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로 알려진 것은 펜더 사에서 만든 ‘Reach out to Asia Fender Stratocaster’란 모델이다. 2005년 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해 세계적인 아티스트 브라이언 아담스가 주최한 자선기금 행사에 제공된 이 기타는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에릭 클랩튼, 제프 벡, 스팅,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키스 리처드, 퀸의 브라이언 메이,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 딥 퍼플의 리치 블랙모어, AC/DC의 말콤·앵거스 영 형제 등 내노라 하는 기타리스트 21명의 사인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카타르 왕실에 100만 달러(약 11억 1000만원)에 팔렸고 이후 왕실이 기부해 270만 달러(약 30억원)에 다시 팔렸다. 한번의 경매로 이보다 비싸게 팔린 기타는 요절한 ‘기타의 신’ 지미 헨드릭스가 생전에 사용하던 기타다. 펜더사의 스트라토캐스터 1968년형 모델인 이 기타는 헨드릭스가 경매에서 200만 달러(약 22억 2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낙찰됐다. ☞ 지미 헨드릭스의 1969년 우드스탁 락페스티벌 공연 영상 보러가기 이 외에도 ‘레게의 아버지’ 밥 말리가 사용하던 수제 기타(120만 달러~200만 달러), 에릭 클랩튼의 ‘블랙키’ 스트라토캐스터(95만 9500달러)·깁슨 1964년형 ES0335(84만 7500달러) 등도 최고가 기타에 속한다. ● 나무 재질부터 차이가…12만원대 최저가 기타 그렇다면 가장 싼 기타는 얼마일까? 국내 최대 악기 시장인 낙원상가에서는 가장 싼 어쿠스틱 기타는 12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이런 기타는 연습용으로 사용되는 보급형들이다. 저가 어쿠스틱 기타로 12만 9000원짜리 데임사의 모델을 소개한 조원기 뮤직메카 낙원점장은 “보급형 기타들은 본격적으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심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편”이라면서 “하루 4~5대에서 많은 경우 수십대까지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어쿠스틱 기타의 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울림통을 구성하는 나무의 재질이다. 가격이 높을수록 좋은 원목을 사용하게 되고 반대의 경우는 합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조 점장의 설명이다. 어쿠스틱 기타보다 부품이 더 들어가는 일렉트릭 기타의 경우는 15만원 안팎이 가장 싼 모델이다. 이정우 앰엔에스 대리는 “가격이 저렴한 기타는 인건비가 싼 중국산이 많다”면서 “부품의 질이나 마감에서 비싼 물건들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저가 기타들도 초보자들이 연주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직접 최저가 기타를 시연한 조 점장이나 이 대리 모두 “소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냥 듣기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중요한 것은 재료가 아닌 영혼 지금까지 가장 비싼 기타와 가장 싼 기타에 대해 정리해봤다. 하지만 사실 기타의 가치는 악기 자체의 값 보다는 ‘누가 썼는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앞에서 살펴본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의 리스트는 양대 기타 제작사인 팬더와 깁슨이 양분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시중에 판매하는 대중적인 모델보다는 고가의 부품들이 쓰여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억원대의 물건은 아니란 얘기다. 하이럼 블락의 기타를 들고 있는 김종진 역시 “악기를 통해 무엇이 연주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기타의 값어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비싼 악기를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악기에 자신의 영혼을 싣느냐’에 달렸다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론으로 귀결됐다. 최고가, 최저가 기타에 대해 알아본 이번 ‘극과 극’은 한 소년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마무리를 짓겠다. 1963년 영국, 이제 막 음악에 눈 뜬 16살 소년은 기타가 너무나 갖고 싶었다. 그러나 그 어린 나이에 수십 파운드나 되는 기타를 살 돈이 있을리는 없었던 터. 소년은 아버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기특하게도 소년이 원한 것은 돈이 아니라 아버지의 ‘손재주’. 소년과 아버지는 허름한 창고 안에서 뜨게질용 바늘, 자전거 안장에 달린 주머니, 망가진 오토바이 스프링 같은 잡동사니를 모아 기타를 만들기 시작했다. 1년 반쯤 지나 그토록 원하던 기타를 손에 넣은 소년은 자신의 첫 기타에 ‘레드 스페셜’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렇게 음악을 시작한 소년 ‘브라이언 헤럴드 메이’는 현재 세계가 가장 사랑하는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됐고 그의 기타 레드 스페셜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와 함께 여전히 아름다운 소리를 뽐내고 있다. 레드 스페셜의 재료값은 현재 기준으로 60만원 남짓. 하지만 혹자들은 레드 스페셜이 경매에 나온다면 수억원은 거뜬히 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 브라이언 메이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즉위 50주년 기념 공연 영상 보러가기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0)도심재개발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0)도심재개발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 22일 내무부 연두 순시를 마치고 장관실에서 (정일권) 국회의장,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내무장관 등과 함께 점심을 했다. 식사를 마친 박 대통령은 정부청사 14층 장관실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도렴동·적선동·내자동·내수동·당주동·체부동으로 연결되는 일대에 빽빽하게 들어선 한옥 밀집 지대가 눈 아래 펼쳐져 있었다. 박 대통령은 한옥 지대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저런 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장차 무슨 큰일을 하겠느냐. 빨리 재개발을 추진해서 어떤 외국의 수도에도 손색이 없도록 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 약간 격한 어조였다고 한다. 지시는 그날로 (장예준) 건설부 장관과 (양택식) 서울시장에게 전달됐다.”(손정목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1970년대 초 서울 도심은 낮고 낡았다. 5층 이상의 드문드문 있을 정도였다. 제1차 서울 도심부 재개발이 촉발된 요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박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 꿈’이 실현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진 지 8개월 만인 1973년 9월 6일 소공동, 서대문, 무교·다동, 을지로1가, 장교동, 도렴동, 적선동, 동대문, 태평로2가, 남창동, 서린동 등이 재개발지구로 전격 고시됐다. 이후 80년대 중순까지 20층 안팎의 빌딩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올라 스카이라인을 올려놓게 된다. 재개발되기 전 무교동과 다동은 환락가였다. 1976년 무교동 일대에는 최고의 나이트클럽 코파카바나를 비롯한 230개의 유흥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무교동과 다동, 서린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청계천로를 20m에서 50m로 넓히는 과정에서 유흥업소 64개가 헐리고 대형 오피스빌딩이 신축되면서 차츰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한창 전성기 때에는 지금의 강남 유흥가를 방불케 했다. 소설가 이병주, 시인 구상 같은 문인들이 애용했던 서린여관은 1973년 20층짜리 서린호텔로 바뀌었다. 서린호텔도 재개발이라는 시대의 트렌드를 비켜 갈 수 없었고, 1992년 지금의 청계 11이라는 오피스빌딩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통기타 가수의 산실 세시봉이 있던 스타더스트호텔 자리에는 SK서린빌딩, 한국개발리스 등이 들어서 흥청망청하던 이 동네의 옛 영화를 짐작할 수도 없게 한다. 토지와 건물 소유자, 세입 상인의 격렬한 저항을 무릅쓰고 진행된 재개발에 따라 의주로 지구에 호암아트홀(JTBC), 삼도빌딩(에이스타워)이 들어섰고, 무교다동지구에는 프레스센터와 코오롱빌딩(더 익스체인지 서울), 을지로1가에는 삼성화재빌딩·두산빌딩(하나은행 본점)이 지어졌다. 을지로2가에는 내외빌딩·중소기업은행본점·한화본사, 도렴지구에는 변호사회관(광화문 변호사회관)·로얄빌딩이, 적선지구에는 적선현대빌딩·현대상선빌딩(노스게이트빌딩) 등이 자리 잡았다. 중소 상인들을 몰아내고 삼성, 현대, SK, 롯데, 두산, 한화 등 대기업에 도심을 상납하는 형태로 귀결됐다. 대통령의 머릿속에 도심 재개발의 필요성을 절감시킨 계기는 약간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10월 31일 미국 제36대 린던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쟁 참전 7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방한했다. 환영 행사에 학생 100만명, 시민 155만명, 공무원 20만명 등 모두 275만명을 동원한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이 세워졌다. 정부는 방한 당일 학교, 은행, 회사, 관공서의 임시 휴무를 결정했다. 서울 시민이 350만명이던 시대에 200만명 이상이 김포공항~한강대교~용산~시청 앞 연도에서 미국 대통령 일행을 환영한 것이다. 행사장인 시청 앞 광장에는 30만명의 시민, 학생이 대기했다. 한국전쟁을 치른 나라, 베트남전쟁으로 부흥의 기회를 잡은 나라 서울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실황중계는 35분간 이어졌는데 존슨 대통령의 연설 13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카메라는 시청 건너편 ‘추잡하기 이를 데 없는’ 화교촌(플라자호텔 자리)과 남창동·회현동의 판잣집과 창녀촌을 비췄다. 서울 도심의 슬럼가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방송을 본 재미교포 10만명이 난리가 났다. 부끄러워 못살겠다는 탄원서가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이때 도심 재개발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화교 집단촌인 소공동에서 도심 재개발의 막이 올랐다. 1882년부터 서울에 들어온 화교는 1894년 한반도의 주도권을 놓고 일본과 다툰 청일전쟁 이전까지 3000명 넘게 거주했다. 1910년 519가구 1828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조금씩 늘었다. 1970년에는 서울 거주 전체 외국인 1만 463명 중 8262명이 중국인이었다. 대부분 소공동에 모여 살았다. 화교회관 건립 등 아이디어가 속출했지만, 사업은 3년 이상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감정가 평당 30만원 정도의 땅을 현금 107만원을 주고 몽땅 사들인 것은 한국화약(한화) 창업주 김종희였다. 화교가 서울 한복판 차이나타운에서 내쫓기는 세계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1978년 그 자리를 병풍처럼 가리는 프라자호텔이 준공됐다.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 제1호였다. 오늘날 한화금융프라자 등 북창동 한화타운 형성의 기반이 됐다. 관망하던 대기업들이 뒤질세라 재개발 전선에 뛰어들었다. 삼성생명이 태평로2가 일대의 토지를 소리 나지 않게 사들였고, 1976년 지하 4층 지상 26층짜리 삼성 본관이 건립됐다. 이어 1984년 동방생명(삼성생명) 빌딩이 완공됐다. 광화문 교보빌딩이 1984년, 남대문시장 서쪽 입구 대한화재해상보험이 1980년 속속 들어섰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는 1980년대 초반 도심부 재개발에 또 한 번의 공간혁명을 몰고 왔다. 서울은 인구 900만명의 메트로폴리스답지 않게 시가지는 초라했다. 1982년 마포로, 태평로, 종로, 을지로, 한강로 등 주요 간선도로변 42개 지구와 종로·중구의 도심지구 등 모두 95개 지구가 재개발촉진지구로 지정돼 고도제한이 풀리고 호텔, 백화점, 극장 등 대규모 위락시설의 신축이 허용됐다. 김포공항~여의도~마포로~서소문~시청까지 속칭 ‘귀빈로’가 상전벽해를 이뤘다. 유행가 속 ‘마포종점’은 증권·금융오피스빌딩 벨트로 변했다. 서울시가 1989년 펴낸 ‘도심재개발사업 연혁지’에 따르면 당시 사업이 완료됐거나 추진 중인 126개 지구의 시행 주체는 80% 이상이 대기업이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삼성본관, 삼성생명, 종로타워, 중앙일보사, 삼성화재 등 6건이었다. 현대와 옛 대우, 코오롱, 롯데가 각 3건을 기록했다. 관철동 삼일빌딩에서 청계천 길 건너 을지로와 청계고가 3·1로에 접하는 을지로2가와 장교동·수하동 일대에는 180개의 건물에 인쇄소 519개, 식당 71개 등 모두 830개의 가게가 빼곡한 인쇄소 골목을 이루고 있었다. 1987년 프렝탕백화점, 한화그룹 본사, 중소기업은행 본점 등 3개 건물이 준공돼 정리됐다. 서울역 앞 양동 재개발은 옛 대우그룹의 몫이었다. 남산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양동은 슬럼가의 대명사였다. 60년대 말 대우센터빌딩(서울 스퀘어)에 이어 1979년 힐튼호텔이 들어서면서 서울역 앞의 풍경을 바꿨다. 1994년 CJ빌딩 등의 신축으로 양동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제 3차 도심 재개발은 이명박 시장 때인 2004년 8월 도심 고도제한이 기존 고도제한선인 낙산(92m)보다 낮은 90m에서 20m 더 높은 최고 110m까지 풀리면서 지구별로 추진된 것이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세종로 서쪽 내수동과 사직동 일대에 풍림 스페이스본 등 4000여 가구의 주상복합이 쏟아졌고, 신문로에도 금호아시아나빌딩과 흥국생명빌딩 등이 우뚝 솟았다. 수하동 일대에서는 미래에셋의 센터원 쌍둥이빌딩이 교보빌딩보다 더 큰 덩치를 자랑하게 됐으며, 동국제강 사옥인 28층짜리 페럼빌딩도 이에 못지 않다. 2008년부터 100m가 넘는 25층 안팎의 대형 빌딩 신축 붐이 불붙은 곳은 청진·도렴지구·세종로 지구다. 교보빌딩 바로 뒤에 대림산업의 D타워, KT 광화문 사옥 뒤편에 KT 신사옥 올레 플렉스, 옛 한일관 자리에 GS 그랑 서울, 신문로 초입 옛 금강제화 자리에 미래에셋이 디럭스급 포시즌호텔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 도면을 보면 이들 빌딩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1호선 종각역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흙만 파면 유적과 유구가 쏟아지는 서울 600년의 핵심 지역인데도 그 누구도 훼손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옛 서울 보전이나 복원은 안중에도 없다. 서울시가 추진 중이던 청계천 지천 백운동천(白雲洞川)이나 중학천(中學川) 물줄기의 완전 복원도 물 건너간 셈이다. 이들 빌딩 아래를 흐르는 백운동천은 인왕산에서 청계천을 거쳐 한강으로, 중학천은 북악에서 발원해 청계천으로 모였다가 한강으로 흘러가는 한강의 35개 지천 중 하나다. 좋든 싫든 이들 빌딩이 완공되는 2014년 이후 서울 도심은 또 한 번 개벽할 전망이다. joo@seoul.co.kr
  • 외교적 결례 부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외교적 결례 부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민간단체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넓은 행보’가 외교적 결례를 야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가나 정부가 한국 정부에 중고 어선 기증을 요청한 것에 대해 한국수산회가 정부 공식 답변에 앞서 가나 정부 측에 “선박을 줄 수는 없고 돈 주고 사라”며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여기에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의 업무 엇박자가 더해지면서 가나 정부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는 지적까지 나온다.22일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가나 정부는 지난 5월 가나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 측에 중고 어선 기증을 공식 요청했다. 가나 현지의 한국대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6월 외교부와 해수부에 보냈다. 가나 정부는 어선을 기증받으면 지난해 설립된 국립수산대에서 교육 훈련용으로 활용하거나 수산자원 조사선으로 이용할 목적이었다. 가나 정부의 선박 기증 요청을 놓고 한국수산회가 끼어들면서 일이 꼬였다. “가나 정부에 어업지도선 한수 1호를 기증할 수 있는지를 알려달라”는 해수부의 질문에 대해 한국수산회 측은 “양국의 어업 협력 관계를 고려해 감정가 7억 350여만원짜리 한수 1호를 장부가격(취득원가에서 감가상각액을 제외한 금액)인 2억 8300만원(미화 25만 달러)에 인도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수 1호’는 한국수산회 소유로 근해 어장청소 등을 맡았던 22년된 노후 선박이다. 문제는 한국수산회가 이 같은 내용을 해수부뿐 아니라 주한 가나대사관에게도 보냈다는 점이다. 가나 정부가 선박기증 요청 이후 한국 측으로부터 받은 첫 번째 답신 공문이 한국수산회의 기증 거절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를 모르고 있었던 해수부는 한국수산회의 답변을 받은 뒤 이를 외교부에 전달하고, 외교부는 가나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회신하는 절차를 밟고 있었다. 주한 가나대사관은 지난 달 17일 한국수산회의 공문을 접수한 뒤 “한국 정부로부터 선박 기증 요청서를 묵살당하고 민간협회장이 서신을 보내는 ‘우발적 긴급사항’이 발생했다”며 본국에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한 가나대사관 측은 이번 일이 양국의 외교 관계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주한 가나대사는 가나와 한국 사이에 어떠한 외교적 문제도 원치 않으며, 선박 기증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관계자는 “한 나라의 장관이 다른 나라의 장관에게 보낸 공문에 대해 민간단체 회장이 거절 답신을 보낸 것으로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면서 “양국 관계에 보이지 않는 앙금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외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민간단체가 불쑥 공문을 보낸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격이나 품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목동 20년 공터에 다국적기업 유치 나서

    목동 20년 공터에 다국적기업 유치 나서

    양천구가 20여년째 빈터인 목동 919 일대 8594㎡(2600평)에 다국적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구는 21일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연 매출 10조원대의 스포츠·레저 다국적기업인 옥시란사 유치를 위해 ‘해외 유망기업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과 강웅원 구의회 의장, 서울시와 코트라 관계자, 옥시란 그룹 알렉산더 에빈 재무담당 부사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구유지인 이곳은 현대백화점과 행복한 세상, SBS와 CBS, KT 등이 밀집한 요지이지만 뚜렷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20여년째 임시 주차장과 견본주택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시지가에 의한 가감정가가 1000억원 이상 된다. 옥시란은 ‘데카트롱’이라는 상표를 주 브랜드로 세계 20개국에서 60개 국적의 5만 3000명을 고용한 프랑스 다국적 기업이다. 지난해 70억 유로(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중국에서만 6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40개를 추가로 열고 앞으로 10년간 1000개 매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2011년 유럽 마켓리서치의 스포츠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키, 리복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옥시란은 이 땅을 장기 임대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1호 매장을 열 생각이다. 따라서 구는 임대 수입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임대료가 공지지가의 연 5%라고 가정하면 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옥시란 법인에 100여명과 매장 250여명 등의 신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아직 임대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옥시란이 입지와 땅의 면적 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기업 유치를 마무리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경찰, KT&G 본사 전격 압수수색

    경찰, KT&G 본사 전격 압수수색

    KT&G의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KT&G 측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 회사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KT&G 본사 부동산사업실을 2시간 동안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USB 6점 등 수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일 KT&G 측에 수사에 필요한 컴퓨터 등을 임의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서를 보낸 뒤 같은 달 6일 해당 컴퓨터 등을 건네받아 분석 작업을 벌였다. 박찬우 지능범죄수사대장은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검색해 봤더니 주요 업무 문서 파일이 지워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은 없으며 개인적인 파일 등을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증거물 분석 작업을 완료하는 대로 민영진 KT&G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민 사장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6월 민 사장과 임직원 등 KT&G 관련자 8명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앞서 경찰은 충북 청주시 기업지원과장 이모(51·구속)씨가 KT&G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과 관련해 KT&G의 용역업체 N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불법 로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지난 5월 N사를 압수수색하면서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KT&G 현직 임원들이 N사를 통해 이씨에게 6억 6000만원의 뇌물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청주공장 부지 매매 과정에 관여하면서 부지 감정가 250억원보다 100억원 더 높은 가격으로 KT&G가 팔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빛고을 문학관 부지 선정 백지화 광주시 신뢰 추락

    부지 선정 문제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빛고을문학관 건립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행정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를 둘러싼 지역 문학계 인사 간 불협화음과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등의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사업 재추진에 속도를 내기도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학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빛고을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는 20일 “그동안 제1후보지로 거론된 동구 수기동 명성예식장 부지 매입 계획을 백지화하고 향후 모든 절차는 시가 직접 추진토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추진위의 존치 여부도 시의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1순위 후보지로 선정된 명성예식장과 부지 매입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기부금 요청 등의 각종 논란이 불거져 시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업을 사실상 관리해 온 시로서는 ‘행정 신뢰 추락’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게다가 최근 추경에 매입비를 반영하지 않은 만큼 사업 재추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강운태 광주시장이 부지 재선정에 따른 지역 간 갈등과 문화계 인사들 사이의 불협화음이 우려되는 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순위 후보지로 결정된 명성예식장의 반발도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문학인들도 “광주시가 추진위 구성, 부지 공모 사업, 심사 과정 등에 대한 행정적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면서 이 같은 사태가 빚어졌다”고 비난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강 시장이 최근 의회 답변에서 제시한 ▲동구에 문학관 건립 ▲예산 120억원 내외 ▲문학인들 간 공감대 형성 ▲매입 부지에 대한 감정가 이하 매입 등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은 범위 안에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LH, 하우스푸어 주택 500가구 매입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임대주택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통해 ‘하우스푸어’ 주택 500가구를 매입한다. 주택가격 하락 및 거래 위축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시범사업으로, 24~28일 신청을 받는다. 대상 주택은 수도권 및 5대 광역시, 인구 10만 이상 지방의 시·군에 있는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인 아파트(300가구 이상 단지)이다. 신청 자격은 매입대상 주택을 공고일 이전부터 소유하고 주택 취득일까지 1가구 1주택 요건을 갖춰야 한다. 담보인정비율(LTV)이 높거나 다중채무자도 집값이 대출금을 상회하는 경우에는 신청할 수 있다. 개발예정지역 내의 주택이나 노후도가 심한 주택 등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집주인이 신청 시 매도희망가격을 제시하면, 감정평가를 실시해 감정가격 대비 매도희망가격 비율이 낮은 순으로 매입한다. 주택 소유자가 해당 주택을 5년간 재임차하는 경우 우선 매입한다. 원소유자는 주택매각 후 5년간 주변시세로 다시 임차하여 거주할 수 있고, 5년 후 임대기간이 끝나면 해당주택을 감정가격으로 재매입할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진다. LH 홈페이지(www.lh.or.kr)나 관할 지역본부를 방문, 매입신청을 할 수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송대관 33억원대 집 경매

    송대관 33억원대 집 경매

    트로트 가수 송대관씨의 집이 법원경매에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부동산태인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 물건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단독주택으로 토지와 건물 면적이 각각 284㎡, 325.3㎡다. 남산이 바로 보여 전망이 좋고 주변은 대사관저와 단독주택이 주로 들어선 고급 주택가다. 감정가는 33억 6122만원으로 오는 26일 서울서부지방법원(6계)에서 경매된다. 송씨는 과거 경매로 싸게 낙찰받은 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이태원 집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집과 함께 경매에 나온 송씨 소유의 토지(경기 화성시) 901㎡도 같은 날 수원지방법원(14계)에서 경매될 예정이다. 감정가는 6억 1087만원이다. 집은 송씨 소유지만 채무자는 그의 부인이다. 경매를 신청한 저축은행의 채권액은 10억원이고 등기부등본상 채권을 다 합치면 166억원에 달한다. 송씨는 “아내와 관련된 부동산 사업에 집 등을 담보로 보증을 섰는데 이자를 못 내는 상황에 처해 은행권에서 집을 처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대전시 ‘충남도 관사촌’ 매입 갈팡질팡

    대전시 ‘충남도 관사촌’ 매입 갈팡질팡

    대전시가 옛 충남도 관사촌 매입 문제를 놓고 ‘줏대 없는’ 행정을 하고 있다. 당초 매입을 거부했다가 시민단체 등이 압박하자 입장을 번복, 내년 시장 선거를 의식한 여론 행정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31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0일 옛 도 관사촌을 매입해 예술작품 생산·전시·판매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관사촌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겨오면서 도지사와 도 간부의 주거를 위해 지은 것으로 9필지(1만 345㎡)에 주택 10채가 한곳에 모여 있는 국내 유일의 최대 관료 거주지다. 충남도는 지난해 말 홍성·예산에 조성한 내포신도시로 도청을 이전하기에 앞서 도지사 관사 등이 대전시 문화재자료 49호인 점을 들어 시가 매입해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12월 “활용 계획이 없다”며 매입을 거부했다. 시는 대전발전연구원에 관사촌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해 한 달 전에 용역결과를 받아놓고도 이 같은 입장을 도에 전달했다. 연구원은 당시 용역결과에서 문화예술촌, 문화테마빌리지, 근대문화체험마을 등 3가지 관사촌 활용방안을 시에 제시했었다. 이에 따라 도는 빈 관사촌의 경비를 전문업체에 맡기고 공개매각에 나섰다. 감정가는 76억원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번 주 입찰 공고를 낸 뒤 매각에 나설 참에 반년간 태도변화가 없던 시가 돌연 매입 의사를 밝힌 것이다. 시민단체에서 매입을 강력 촉구한 뒤다. 대전문화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문화재 가치가 높은 관사촌이 민간에 팔리면 훼손된다. 대전시는 조속히 입장을 밝히고 활용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활용방안도 갑자기 나와서인지 졸속이다. 구상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대전발전연구원에서 내놓은 3가지 활용방안과도 달라 헛용역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현미 예술진흥계장은 “활용계획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용역에서 내놓은 세 가지 방안 중 딱 들어맞는 것은 없다”고 털어놨다.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도 ‘충남도 소유 구 도지사 공관을 포함한 관사촌을 전부 매입해 활용할 계획’이란 문구를 ‘관사촌을 예술작품 생산·전시·판매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긴급 수정, 한 발 빼는 듯한 ‘꼼수’도 부렸다. 또 “올해는 예산이 없어 내년이나 매입이 가능하다. 되도록 싼값에 매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태도는 “감정가 이하로 팔 수 없다”는 도 입장과 크게 달라 실제 매입이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강철식 시 문화체육국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도청이전특별법이 통과되면 관사촌을 정부로부터 무상 양여받을 수 있고, 검토과정이 길어져 산다 안 산다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수직증축 리모델링 길 열려… 분당·일산 경매 꿈틀

    수직증축 리모델링 길 열려… 분당·일산 경매 꿈틀

    4·1 부동산 대책에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이 포함되면서 경기 분당과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가 꿈틀대고 있다. 정부가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부동산 경매시장까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부동산 경매 정보업계에 따르면 대책이 발표된 지난 1일 이후 경기 성남과 고양 등 수도권 지법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1.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당과 일산의 1분기 평균 낙찰가율 72.8%에 비해 9% 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정부의 대책 발표 직전 한 주간의 낙찰가율 76.2%와 비교해도 5% 포인트 이상 올랐다. 물건이 낙찰된 비율인 낙찰률도 39.0%로 1분기 평균 낙찰률 33.7%에 비해 5.3% 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전체의 낙찰가율도 지난달 76.97%에서 77.45%로 소폭 오른 가운데 리모델링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는 1기 신도시의 대표지역인 분당과 일산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관계자는 “리모델링이 이슈가 되면서 지어진 지 20년 안팎의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경매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중소형 아파트는 수십대1의 입찰 경쟁률을 기록했다. 성남시 구미동의 무지개마을 전용 84㎡는 23명이 몰려 감정가 4억 6000만원의 89.1%인 4억 10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동네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가 지난해 7월 3억 8700만원에 낙찰됐던 것과 비교하면 2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고양시 백석동에서도 전용 84㎡에 9명이 몰려 감정가 3억 3000만원의 80.8%인 2억 6655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투자를 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조건 등 세부 사항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안전성 진단 등에 대해 까다로운 조건이 붙을 경우 수직증축이 가능한 단지가 대폭 줄어들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창업? 재테크?… 온비드 공매 살펴보세요

    창업? 재테크?… 온비드 공매 살펴보세요

    #1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씨는 지난해 10월 아기가 태어나자 자동차가 필요해졌다. 새 집을 장만하느라 돈이 부족했던 이씨는 새 차보다는 중고차를 구입하기로 했다. 때마침 온라인 입찰 사이트인 온비드를 통해 EF소나타 2004년식이 매물로 나온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500만원에 낙찰받아 시중가보다 약 100만원을 아꼈다. #2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김모씨는 최근 서울 남산도서관 식당을 인수해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다. 온비드를 통해 남산도서관 식당 운영권을 10만원 차이로 낙찰 받은 덕이다. 김씨가 써낸 가격은 1억 1010만원. 20여명이 참여해 1억 1000만원을 써낸 사람이 3명이나 됐지만 간발의 차이로 낙찰에 성공했다. 김씨는 “공무원 재직 시절 식당 관리 경험이 있어 창업을 하고 싶었지만 사업자금이 부족해 시도할 수 없었다”면서 “권리금이나 보증금이 없고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어서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매 ‘재테크’가 뜨고 있다. 컴퓨터, 냉장고, TV 등과 같은 가전기기는 물론이고 오토바이, 중고차, 부동산까지 값 나가는 물건들도 잘만 알아보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정년 퇴직으로 창업 시장으로 나오면서 매점 임대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운영하는 온비드(www.onbid.co.kr)는 공공자산 종합 쇼핑몰이다. 모든 공공기관의 자산처분 공고, 물건·입찰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입찰·계약·등기 등의 절차를 온라인상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02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해 10년 간 20만건, 21조원 규모의 공공자산이 거래됐다. 지난해 입찰 참가자 수는 12만 5306명으로 2005년 5만 2098명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올해 2월 기준 누적 참가자 수만 86만 9750명에 이른다. 온비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하다는 데 있다. 주거용 건물 공매의 경우 지난해 기준 감정가격의 73.3%에 낙찰가율이 형성됐다. 토지 공매 낙찰가율은 65.9%로 이보다 더 낮다. 감정가격이 1억원이라면 주거용 건물은 7330만원에, 땅은 659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중고차 역시 온비드 인기 품목 중 하나다. 2008년식 매물이 많지만 공공기관 차량이다 보니 관리가 잘돼 있는 편이다. 사고 이력이 한 번에 조회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아울러 공공기관에서 나온 금괴나 다이아몬드 등의 귀금속은 물론이고 농어촌공사가 빚 대신 받은 과수원의 사과나무, 동물원의 칠면조, 심지어 헬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많다. 특히 창업을 앞둔 베이비부머라면 온비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공립 학교나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의 매점도 2006년부터 온비드를 통해 공개 매각하도록 돼 있다. 과거엔 아는 사람들끼리만의 거래였다면 이젠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셈이다. 2012년 온비드에서 총 8190여건의 임대권이 입찰에 부쳐져 4144명이 새로 창업에 성공했다. 기존 상가를 인수할 때 내는 권리금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단, 매물에 따라 임대권은 최장 4년까지 가능하다. 임대기간이 끝나면 재입찰해야 하며 기존 세입자에 대한 우선권은 없다. 재입찰을 받지 못해 나올 경우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권리금은 받을 수 없다. 온비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무료 회원가입 후 입찰 참가를 위한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면 된다. 이어 입찰 물건을 확인한 뒤 인터넷 입찰서를 쓰고 입찰 보증금을 납부하면 된다. 낙찰자로 선정됐다면 인터넷으로 전자계약을 맺고 잔여대금을 낸 뒤 권리를 이전 받으면 된다. 낙찰 시 KAMCO와 제휴한 법무사가 오프라인 대비 절반 가격으로 인터넷 등기도 처리해준다. 평소 관심 지역이나 가격대, 물건, 공공기관명 등을 설정해 두면 자동으로 관련 공고를 선별해 주 1회 알림 이메일도 제공된다. 2011년 말에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온비드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세일 때 3천원에 산 그릇, 알고보니 25억원 ‘헉’

    세일 때 3천원에 산 그릇, 알고보니 25억원 ‘헉’

    이보다 운 좋을 수 있을까? ‘창고 대 방출’ 세일에서 단돈 3000원에 산 사기그릇이 알고 보니 약 25억 원을 호가하는 ‘보물’로 밝혀져 놀라움과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미색의 이 사기그릇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사람이 2007년 미국 뉴욕에서 3달러(약 3300원)를 주고 구입한 뒤 집 거실에 전시해오다 6년 만에 ‘정체’가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이 사기그릇에 관심 없었던 주인은 어느 날 그 가치가 궁금해져 전문 골동품감정가를 찾아갔다가 뜻밖의 횡재를 만났다. 주인이 창고세일로 구입한 이 사기그릇은 1000년 전 중국의 송(宋)왕조 당시 만들어진 것이며, 이와 비슷한 형태의 도자기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전시중이라는 것. 전문가로부터 상당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주인은 이를 유명 경매업체인 소더비에 내놓았고, 지난 19일 열린 경매에서 무려 222만 5000달러(한화 24억 8310만원)라는 엄청난 낙찰가를 기록했다. 당시 경매는 ‘3달러짜리’ 작은 사기그릇을 놓고 입찰자들이 뜨거운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22만 5000달러에 1000년 전 만들어진 그릇을 산 행운의 낙찰자는 영국의 유명한 예술품 수집가로 알려졌다. 사진=소더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3억 주고 산 시골집 알고보니 300억 가치가…

    몇 년 전 30만 달러(약 3억 3000만원)를 주고 산 오래된 시골 집에서 무려 3000만 달러(약 327억원) 가치의 그림들이 쏟아져 나와 집 주인이 대박을 맞았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부동산 투자가인 토마스 슐츠와 레리 조셉이 개보수 후 판매할 목적으로 구매한 뉴욕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오두막에서 무려 3000만 달러 가치의 그림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로또 당첨같은 대박 사연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사이인 부동산 투자가 슐츠와 조셉은 당시 오래된 이 집을 30만 달러에 구매했다. 개보수를 거치면 10만 달러를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그러나 공사를 위해 집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이들은 뜻하지 않게 창고와 다락방에서 수많은 그림과 스케치들을 발견했다. 이 그림은 지난 1999년 당시 85세를 일기로 작고한 화가 아서 피나잔의 작품. 평생 그림을 그려온 피나잔은 그러나 생전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변변한 전시회 한번 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부동산 투자가인 슐츠와 조셉은 피나잔의 그림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맨해튼에서 전시회까지 개최했다. 이후 몇몇 작품은 50만 달러(약 5억 4000만원)에 판매됐고 감정 전문가는 총 가치가 3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술품 감정가인 피터 헤스팅 포크는 “피나잔은 매일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면서 “사후에 일반에 공개돼 뒤늦게 평가를 받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작고한 피나잔의 사촌은 “고인은 생전에 여동생과 함께 외롭고 힘들게 살았다.” 면서 “평소 자신이 ‘피카소’ 처럼 유명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은행 주택대출 손실률 대출금액의 6% 넘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손실이 대출금액의 6%를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나마 서울 지역 아파트를 대상으로 은행이 선순위담보권을 갖고 있는 경우에 한해서다. 분석기간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경매가 끝난 경우인지라 2010년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을 반영할 경우 손실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간한 계간 ‘경제분석’에 실린 ‘국내 주택담보대출 부도대출손실률(LGD)의 기본 특성과 결정 요인 분석’에 따르면 은행권 선순위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LGD는 6.18%다. 그나마 이는 낙관적인 수치다. 방두완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경매 진행 등 은행권이 들인 회수비용이 제외됐으므로 실제 LGD는 이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LGD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경우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다. LTV가 80%를 넘으면 손실이 급속히 증가했다. 문제는 2010년 이후 수도권의 집값이 더 떨어졌다는 점이다. 경매업체에 따르면 최근 감정가 대비 낙찰가가 7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이 더 많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후순위 담보권을 갖고 있는 2금융권의 손실은 은행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반면 서울 강남이나 강북 등 위치, 주택연령 등은 금융기관의 손실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경매기간이 길어지고, 경매 유찰 횟수가 높을수록 손실률은 커졌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손실률에 영향을 줬지만 국채이자율은 영향이 없었다. 경제성장만 담보가 된다면, 은행이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권자의 부담은 적은 셈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법원 “인천 종합터미널 매각절차 중단하라”

    법원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포함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의 매각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신세계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인천시가 재정난 해소를 위해 추진해 온 터미널 부지와 건물 매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신세계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법원의 판결에 환영한다.”면서 “매각 절차가 재개되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 인천지법 민사21부(부장 김진형)는 신세계가 인천시를 상대로 낸 부동산 매각 절차 중단 및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26일 인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인천시가 롯데쇼핑과 본계약에 앞서 체결한 투자약정서에 부지와 건물 매매 대금에 관한 조달 금리 비용을 보전하는 조항이 포함됐다.”면서 “보전 규모를 고려할 때 시가 사실상 감정가 미만의 가격으로 롯데쇼핑에 자산을 넘기려 한 점이 인정된다.”고 인용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문제의 약정이 부동산을 감정가 이상에 매각하도록 한 공유재산법 등의 취지와 신세계 측의 이에 관한 신뢰, 수의계약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 등을 심각하게 훼손했으므로 무효화해야 마땅하다고 명시했다. 인천시는 지난 9월 신세계 인천점을 포함한 인천 남구 관교동 종합터미널 부지·건물을 롯데쇼핑에 8751억원에 매각하는 투자 약정을 맺었다. 롯데는 이달 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사업 일정에 다소 차질이 생기겠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인종 “부지 재감정해 달라” 배임 부인

    지난달 14일 공식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사건의 첫 공판이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형사합의29부(부장 천대엽)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는 이광범 특검, 이창훈 특검보를 비롯한 특검팀 5명과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김태환(56) 경호처 행정관, 심형보(47) 경호처 시설관리부장 등이 팽팽하게 맞섰다. 공판에서 김 전 경호처장 측은 내곡동 부지에 대한 재감정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감정가는 감정인에 따라 달라지므로 객관적이지 않다.”면서 “우리와 특검 측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감정인을 새로 선임해 내곡동 부지에 대한 감정을 실시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김태환씨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경호처 부지 매입에 모두 관여한 사람으로 나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격 분담액을 산정한 것”이라며 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반면 이 특검 측은 “부지에 대한 재감정은 전혀 필요없다.”면서 반대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감정 실시 여부는 재판부가 결정한다. 재판부는 이를 위해 내곡동 사저 터를 직접 방문, 현장 확인을 할 계획이다. 이날 공판에서 김 행정관 측은 부지 매입비용 산정방식 등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작성된 내곡동 사저 설계도면을 제시했다. 도면상 사저동과 경호동은 붙어 있고 오른편으로 대규모 체력단련시설 부지가 마련돼 있다. 특검팀은 “수사 당시 제출되지 않았던 자료”라면서 “도면만 봐도 경호동보다 체력단련시설이 왜 저렇게 큰지 이해가 안 간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김 행정관은 “제출하라는 얘기도 없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김 전 경호처장과 김 행정관에 대해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서 국가에 9억 70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앞으로 공판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채택된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문서작성자 도모씨 등 증인들의 발언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2차 공판은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공판에는 청와대 측 부동산 중개업자 이모(여)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비리 백화점’ 안양대 총장 구속

    ‘비리 백화점’ 안양대 총장 구속

    경기경찰청 금융범죄수사팀은 10일 폐광 부지를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대학이 감정가보다 3배 이상 비싸게 매입하도록 한 뒤 거액을 받은 혐의로 안양대 김승태(54)총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신문 4월 13일자 16면> 또 각종 편의 제공 대가로 김 총장에 금품을 건넨 무등록 건설업체 대표 27명 등 모두 3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해 1월 구체적인 활용 계획 없이 연수원 부지 용도로 강원 태백시 소재 임야 2만 7000여㎡를 감정가(15억 9000만원)보다 3배 이상 비싼 54억원에 교비로 매입하고, 매도자로부터 7억 8000만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총장은 또 2009년 10월 납품대금이 20억 4000만원인 대학 홍보 인쇄물 구매를 L업체로 변경하도록 교직원에게 지시하고 이 업체 대표로부터 1억 7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0년 1월에는 대학 건축물 증축 공사를 나씨 소개로 만난 ㈜S건설이 낙찰받도록 입찰서를 미리 뜯어 보고 가격을 변경시켜 대학의 공정한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7월에는 공사 대금이 11억 1000만원인 행정실 및 화장실 공사를 대학 동창 부인이 대표로 있는 ㈜H디자인이 경쟁입찰 없이 수주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이모(53)씨 등 무등록 건설업체 대표 27명은 2008년부터 지난 2월까지 이 학교로부터 46건(20억원 상당)의 시설물 증축 및 보수 공사를 수주해 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 총장은 연수원 부지 고가 매입 대가로 받은 7억 8000만원 중 일부는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돈이라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사학 비리가 대학의 재정부실과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져 학생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수사 결과를 교육과학기술부에 통보해 관련 제도가 개선되도록 할 예정이다.한편 교과부는 지난 7월 안양대학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연수원 부지 고가 매입 사실 등을 밝혀내고 김 총장에 대한 수사 의뢰와 관련 교직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주중엔 공무원, 주말엔 심마니

    주중엔 공무원, 주말엔 심마니

    “며칠씩이나 산후통을 겪던 아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지 뭐예요. 동료 직원에게서 건네받은 산삼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서울 중랑구 홍보담당 C씨는 6일 이렇게 말하며 짐짓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함께 일하는 체육시설팀 임재룡(52) 주무관을 가리킨 것이다. 임씨는 직원들 사이에서 ‘심마니’로 불린다. 그는 2006년부터 산삼을 캐러 나섰다. 그해 12월 24일 산악회원들과 1급 뇌성마비 장애인 16명을 이끌고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게 계기였다. 한 장애인이 넘어지면서 왼쪽 다리에 복합골절상을 입었다. 약초를 연구하는 카페와 인연을 맺은 임씨는 전남 거문도에 3박4일 머물며 만난 심마니로부터 돌 속에 함유된 산골(구리 성분)을 먹으면 낫는다는 점을 깨우쳤다. 그 뒤로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을 빼고 금~일요일 2박3일에 걸쳐 약초를 캐러 전국 곳곳을 누빈다. 지난달 30일~이달 2일엔 강원 양구·영월군을 돌며 무게 1㎏짜리 더덕과 20년 넘은 장생 도라지, 잔대, 지치, 산해박 등을 채취해 건조시키고 있다. 폐암 환자 등 소문을 듣고 필요하다며 연락을 해온 이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다.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인데 자칫하면 도리어 해악을 끼칠 염려도 없잖아 진맥하는 법까지 배웠다. 무엇보다 올해에만 산삼 50여뿌리를 건졌다. 아무렇게나 채취하는 게 아니라 여느 ‘프로’처럼 엄격하게 선별하기 때문에 뿌리당 감정가 기준 1000만원을 웃도는 것들이다. 2007년 10월 초엔 1억 2000만원짜리 산삼을 낚는 대박을 터트렸다. 강원 화천군에 자리한 야산이라고만 했다. 구체적으로 알려지면 아무나 덤벼들까 걱정해서다. 그런데 7만원만 받고 팔았다고 한다. 아주 위급한데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엔 1000원을 받고 넘기기도 한다. 공짜로 먹으면 오히려 액운이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매로도 빚 못갚는 ‘깡통주택’ 19만가구

    경매로도 빚 못갚는 ‘깡통주택’ 19만가구

    집을 경매에 넘겨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 보유자가 19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출규모는 13조원이다. 신용등급이 낮고 여러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위험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어려움을 겪는 계층)도 23만명에 달한다. 금융감독당국이 처음으로 모든 금융사를 상대로 ‘하우스푸어’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하우스푸어가 20만명 내외라는 의미다. 2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말 기준(은행권은 9월 말 기준)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 경락률(감정가 대비 낙찰가율) 초과 대출자가 전체의 약 3.8%인 19만 3000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수도권에 18만명(12조 2000억원)이 몰려 있다. 수도권 집값이 더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10월 평균 경락률은 76.4%다. 1억원짜리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7640만원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락률을 초과해 돈을 빌렸다면 경매로 집을 팔아도 대출금 일부를 갚을 수 없게 된다. 금융기관별로는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11만명(6조 1000억원)으로 절반 이상(57.0%)을 차지한다. 상호금융이 전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부실대출 가능성이 더 큰 셈이다. 이어 은행 7만명(5조 6000억원), 저축은행 1만명(5000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한달 이상 연체한 사람은 4만명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1%(4조 5000억원)이며 전체 대출자의 0.8% 수준이다. 모두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저신용 채무자다. 9월 말 기준 저신용·다중채무자 주택담보대출은 전체의 4.1%인 23만명 수준이다. 대출 규모는 25조 5000억원(4.8%)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로 금융기관 3군데 이상에서 빚을 끌어 써 상환능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다. 특히 대출이자가 높은 비은행권에서만 돈을 빌린 이들이 7만명(7조원)에 달했다. 집값이 더 내려가면 ‘상환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소득능력이 줄어드는 50세 이상인 고령층 저신용·다중채무자도 9만명(11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담보인정비율(LTV) 초과 대출도 계속 늘고 있다. 은행권의 LTV 70% 초과 대출은 2010년 말 7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 9000억원, 지난 9월 말 8조 3000억원 등으로 늘고 있다. 전체 금융권의 LTV 70% 초과 대출자는 24만명(26조 7000억원), 80%를 넘긴 대출자도 4만명(4조 1000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가계부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계부채의 주요 리스크 현황 등에 대한 분석 및 차주의 상환부담 완화 방법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1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연체자 4만명과 LTV 80% 초과 대출자 4만명에 대해 리스크 현황 등 정밀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제2금융권의 가계 부채 관련 통계시스템 또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제주평화박물관 감정가 61억원

    일본 측에 매각을 추진, 논란을 빚은 제주 가마오름 일제동굴진지를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공동 매입한다. 제주도는 26일 국내 전문감정평가법인 2곳을 선정, 감정평가한 결과 61억 5600만원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평화박물관이 소장 중인 미등록 동산문화재 1800점은 문화재청 중앙문화재위원 등이 평가를 했다.감정 결과 등록문화재 308호인 진지동굴은 24억 5668만원, 박물관 및 부대시설 건물 15억 3233만 7600원, 토지 16억 1976만 1600원, 수목 및 지상물 3억 5562만 2000원 등으로 평가됐다. 도는 이달 중 평화박물관 측과 매입에 따른 협의를 마무리하고 단계적으로 매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평화박물관을 매입할 경우 그동안 지원해 준 시설투자비 보조금 9억 4000만원을 환수할 계획이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있는 전쟁역사평화박물관에는 일본의 침략역사를 보여 주는 3층 구조의 길이 2㎞ 동굴 진지 지하요새가 복원돼 있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에는 일본군 제58군 사령부 소속 111사단이 이곳에 주둔했다. 평화박물관 측은 올 들어 일본 측에 매각을 추진, 논란을 빚자 도와 문화재청에 매입을 요청했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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