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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사투리, 그들의 ‘이중생활’

    [20&30] 사투리, 그들의 ‘이중생활’

    ‘니들이 사투리를 알어?’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사투리 등은 각종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등장해 구수한 옛 정취를 풍겨낸다. 밋밋한 서울말보다는 거친 한마디 말이 더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그램 만큼 녹록지 않다. 현실에서는 사투리로 인해 부끄러워하고 좌절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사투리로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기도 하기 때문이다.‘서울 사투리’는 ‘표준어’지만 지방 사투리는 ‘비표준’이라고 불리는 현실속에서 사투리와 ‘사투’를 벌이며 살았고, 살아가는 ‘20&30’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놀림받기 일쑤… 피나는 서울말 연습 회사원 손모(27·여)씨는 대구에서 20여년을 살다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심한 ‘사투리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사투리 스트레스는 여자들한테 더 심합니다. 촌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간혹 사투리가 귀엽다는 사람도 있지만, 서울말 우아하게 쓰는 사람들 보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풋풋한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대생들의 관심사인 ‘미용’ 말고도 손씨는 ‘말투’까지 관리해야 했다.“친구들이 저랑 얘기할 때 제 말투를 흉내 내더라고요. 처음엔 따라 웃었는데, 계속 그러니까 나중엔 솔직히 짜증이 났어요. 그래서 말투를 고치기 시작했죠.” 회사원 송모(26)씨도 대학시절 입만 열면 튀어나오는 심한 전라도 사투리 때문에 촌스러워지는 자신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입생 때였어요. 미팅을 나갔는데 친구들에게 ‘화장실 가야쓰것다.’고 했더니 배꼽을 잡고 웃는 거예요.‘나도 서울말 쓸 줄 안다.’고 외치면서 ‘화장실 가야것다.’고 말했더니 애들이 뒤로 쓰러지며 웃더군요.” 송씨는 이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서울말 연습을 했다. 지금은 오랜 친구가 아니면 다들 자신을 서울 사람으로 착각한다고 한다.“사투리에 얽힌 추억을 말하라면 며칠 밤도 모자랄 겁니다. 지금은 옛 친구를 만날 땐 전라도 말로, 대학 친구를 만날 때 서울말을 씁니다.2개 국어인 셈이죠.” 5년전 대구에서 올라온 전모(34)씨는 처음 두 달 정도는 자기도 모르게 위축돼 말을 제대로 못했다고 밝혔다.“내 말을 사람들이 자꾸 못 알아듣는다는 게 큰 스트레스였어요. 심지어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나를 쳐다본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죠.”서울말이 익숙해진 지금은 고향에 갈 때가 문제다. 언어습관에 관한 한 완벽한 ‘경계인’이 돼버린 것. “이제는 고향에 가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봐요. 대구가 원체 보수적인 곳이고 외지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 가끔 대구에 가는 게 싫어질 정도예요. 한번은 대구에 있는 식당에 갔더니 주인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고향 친구들도 내 말투가 간지럽다며 놀립니다.” ●사투리 속에 감춰진 편견과 선입견 회사원 김모(28·여)씨는 강원도 강릉이 고향이다. 그는 자신이 서울 사람들 앞에서 사투리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서울에 살면서 사투리를 쓴다는 건 촌스럽다, 순진하다, 멍청하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준다.”고 말한다. 경상도가 고향인 전모(34)씨와 그의 아내는 네 살 된 아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배우지 않을까 싶어 아들 앞에서는 최대한 서울 말씨를 쓴다.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말투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 안 된다는 걱정 때문이다. 전씨는 “아들이 태어나서 두 살 때까지 대구에서 자랐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투리 속에는 편견과 선입견이 감춰져 있다. 과거 전라도 사람들은 “왜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악역은 전부 전라도 사람으로 나오느냐.”는 불만을 털어놓으며 지역 차별의 한 징표로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전라도 출신으로는 최초로 김대중씨가 대통령에 당선될 즈음에 방영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는 주인공의 어머니를 괴롭히는 악당이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장안의 화제가 됐을 정도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평소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지만 전화를 받을 때는 언제나 또박또박 서울말을 쓴다. 그는 “특히 항의전화가 왔을 때 사투리를 쓰면 ‘시민운동하고 데모하는 놈들은 전부 전라도 것들이지.’라는 황당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면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일 경우 지방 출신 시민운동가들은 말을 할때 굉장히 조심스러워 한다.”고 귀띔한다. ●독특한 말투는 취업 방해꾼? 20년을 대구에서 살았던 회사원 주모(26·여)씨는 학창시절 꿈꿔 왔던 아나운서도 포기하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말끝마다 배어나오는 경상도 억양이 화근이었다. 주씨에게 완벽한 서울말을 구사해야 하는 아나운서는 넘기 힘든 강이었다.“고등학교 방송반 활동을 했을 때에는 몰랐는데,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방송국 활동을 하다 보니 서울말이 어렵다는 게 뼈저리게 느껴지더라고요.” 고등학교 때까지 전남 순천에서 나고 자란 서울 모대학 졸업반 윤모(26)씨는 취업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면접 볼 때에는 깔끔한 서울 말씨를 써야지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잖아요. 아무리 고치려 해도 특유의 억양은 고치기 힘들더군요. 행여나 면접관들이 ‘저 사람은 말투하나 못 고쳐서 어디다 쓰나.’하고 생각할까 걱정입니다.” 서울에 처음 와서 친구들이 장난으로 촌스럽다 놀려대도 가볍게 웃어 넘겼지만, 취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얼마 전에는 존경하는 교수가 “요즘 취업 준비생들은 잘난 사람이 하도 많아서 조그만 약점이라도 눈에 띄면 감점요인이 된다.”면서 “사투리가 약점이 될 수 있으니 꼭 고쳐야 한다.”는 충고 아닌 충고를 하기도 했다. ●사투리? 뭐가 어때서! 사투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이모(27)씨는 주변에서 뭐라 하든 상관 않고 꿋꿋이 정통 부산 사투리를 쓴다. 친구들이 그만 고치라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이씨는 학원 강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항의 아닌 항의를 받았다고 말한다.“선생님은 왜 맨날 싸우는 말투에요?” “선생님 말 너무 빨라요.” 등 종종 학생들이 불만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씨는 “원래 경상도 말이 이렇다. 이 기회에 경상도 말 한번 배워봐.”라고 당당하게 대답해준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만 당당하면 된다는 게 이씨 생각이다.“사투리도 똑같은 언어입니다. 단지 문화 차이 때문에 쓰는 언어가 다소 달랐을 뿐입니다. 부산이 수도였으면 부산 말이 표준어 아니겠습니까. 뭐 문제될 게 있나요.” 강국진 이경원기자 betulo@seoul.co.kr ■ 오해를 부르는 사투리 “‘빠구리’치러갔는데요….” 경상도가 고향인 장모(38)씨는 10여년 전 광주에서 대학 시간강사를 맡았다가 당황스러웠던 경험을 밝히며 활짝 웃었다. 장씨는 “출석을 부르는데 ‘아무개 학생 안왔나?’하고 물으면 하나같이 ‘빠구리치러 갔다.’는 거예요. 내가 알기로는 ‘성교(性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알고 있는데 한두명도 아니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싶기도 하고 내가 경상도 사람이라고 놀리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기분이 그렇게 나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그는 전라도 목포가 고향인 친구로부터 “학생들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너는 수업 빼먹고 빠구리쳐본 적 한 번도 없냐? 나도 대학 다닐 때 빠구리 꽤나 쳤는데.”라는 말을 듣고 전라도 사투리에서 ‘빠구리’는 ‘학교나 직장을 몰래 빠져나온다.’ 다시 말해 ‘땡땡이’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이제는 전라도에서도 그 말을 쓰지 않는다. 전라도가 고향인 회사원 강모(33)씨는 중학교 때 사투리 때문에 오해를 받아 봉변을 당할 뻔한 적이 있다. 서울로 전학온 그는 갑자기 선배로부터 ‘버릇이 없다.’며 학교 뒤편으로 끌려 갔다. 강씨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 선배가 왜 그렇게 노발대발했는지 알았다. 강씨는 부모나 가까운 친척, 형이나 누나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 “누나, 밥 먹었능가.” “아버지, 진지 잡능가.” 등의 식으로 물어봤는데 그 선배는 그것을 자신에게 반말을 한 것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고등학교까지 서울에서 다니다가 경북지역 대학에 입학한 소모(25)씨는 경상도 사투리를 오해해 밤새 술을 마시게 된 적이 있다.“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과 선후배들과 술자리를 하는데 피곤하고 하숙집에서 해야 할 일도 있어서 같은 하숙집을 쓰는 선배에게 그만 가보겠다고 했지요.” 그 선배는 소씨에게 “그래. 들어가자.”라고 답했다. 소씨는 같이 하숙집으로 돌아가자는 말로 알아듣고 선배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 선배는 일어날 기미가 없어 결국 새벽까지 술을 마셔야만 했다. 소씨는 “그 선배가 말한 ‘들어가자.’는 나에게 ‘그래. 너 들어가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 “그 선배 입장에서는 ‘들어가라.’고 계속 말했는데도 들어가진 않고 ‘들어가겠다.’는 말만 계속하는 내가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인터넷 사투리 사전도 있다 말의 철자, 발음, 의미를 전달하는 책 ‘사전’에 사투리만 모아놓은 사투리 사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픈 백과’라 불리는 인터넷 사투리 사전이다. 기존의 사전과의 차이라면 전문가에 의해 가나다 순으로 체계적으로 집필돼 있는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의 ‘업데이트’에 의해 이뤄지지고 있는데, 상세한 풀이를 담고 있다. 네티즌들은 생활 속 사투리를 직접 올리고, 공감 정도에 따라 평점을 매긴다. 인터넷 사투리 사전에는 1만 3400여건의 사투리가 올라와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투리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예(?)의 1위는 뭘까. 바로 평점 134점을 받은 ‘천지빽가리’다. 이 말은 무엇이 정말 많을 때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하늘과 땅을 의미하는 ‘천지’와 벽성의 준말인 ‘벽’, 곡식과 땔감을 쌓은 더미인 ‘가리’가 합쳐 ‘하늘과 땅 사이에 곡식 더미가 성처럼 쌓여 있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2위는 평점 105점을 얻은 ‘신찬하다.’.‘품질이나 상태가 좋지 않다.’를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표준어인 ‘시원찮다.’와 발음이 유사하다.‘총각무’를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 ‘꼬달무’가 평점 92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오두방종’의 경상도 사투리인 ‘녹띠방정’,‘말해줘도 모른다.’는 뜻의 제주도 사투리 ‘고랑몰라.’,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 ‘떡애기’ 등이 순위에 올랐다.‘쭉담’,‘깻대’,‘갈부랭이’,‘왁왁 이우다.’등도 인기 목록이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의견에 리플을 달며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이 말 우리 할머니한테 들어봤다.’,‘정말 재미있다.’는 공감어린 리플에서 ‘그것 외에도 다른 뜻으로 쓰인다.’,‘꼭 그런 의미는 아니다.’는 보충 설명까지 반응은 다양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해가 쉽도록 예문을 달아 놓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사투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우리나라 각 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 사투리 사전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26)씨는 “처음에는 재미로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다양한 지역의 사투리를 보면서 문화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법연수원 24시] (중) 변화의 바람 부는 연수원

    [사법연수원 24시] (중) 변화의 바람 부는 연수원

    5일 찾은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말쑥한 정장 차림의 연수원생들을 만나리라는 기대는 빗나갔다. 강의실과 도서관에는 야구모자에 면 티셔츠,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연수원생들이 대부분이라 연수원이라기보다는 대학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복장 자유화에 짧은치마·청바지 유행 “요새 여성 연수원생들의 치마가 자꾸 짧아지는 통에 부장 판·검사까지 지낸 점잖은 교수님들이 꾸짖지도 못하고 얼굴만 벌개지는 경우가 있어요.” 연수원에서 만난 2년차 남성 연수원생의 말이다. 연수원생들의 복장이 완전 자유화된 것은 지난해. 원래는 정장 차림이 원칙이었지만, 지나친 규제라는 비판에 자유화된 것이다. 그는 “연수원 과정이 시작된 3월까지는 눈치를 봐가면서 정장을 입지만,4월로 접어들면서 대부분 청바지, 면바지로 바꿔 입었다.”고 말했다. 프린트 티셔츠에 무릎 위로 올라오는 면 스커트를 입은 여성 연수원생의 모습은 연수원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대한민국 최고의 공부벌레’라는 딱딱한 이미지의 사법연수원생들에게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윤성식 교수는 “연수원생들이 너무 대학생 차림을 하고 다녀서 제발 공무원증이라도 패용하고 다니라고 잔소리를 할 정도”라며 웃었다. ●남다른 승부욕…체육대회 때는 부상자도 속출 연수원에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역이 마두역. 그래서 붙여진 사법연수원의 별칭이 ‘마두고등학교’다. 고3이나 마찬가지로 빡빡하게 공부를 해야 하는 데다 담임선생님에 해당되는 지도교수가 정해져 있다.4월이면 체육대회도 갖고,2학기에는 수학여행과 엠티도 떠난다. 이윤식 기획총괄교수는 “공부에 다른 활동까지 하려면 스트레스도 받겠지만 사회 경험이 없는 연수원생들에게는 이런 경험이 예비 사회인으로서 소양을 쌓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육대회에서는 연수원생들의 남다른 승부욕 때문에 부상자가 나와 휴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외교통상부에 근무중인 이지형(32·여·34기) 변호사는 “축구 시합을 하다 사람에 깔려 갈비뼈가 부러진 동기생도 있었다.”면서 “남성 연수원생들은 같은 반 여성 연수원생들이 발야구에서 지는 걸 참지 못해 응원석에서 훌리건처럼 흥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상과 시비가 잦아 올해부터는 국제공인심판제가 도입됐을 정도다. 축구·농구·발야구 등 구기종목 예선경기는 원래 한 달 동안 토너먼트로 진행됐지만 일부 팀이 “그 시간에 공부나 더하자.”면서 일찌감치 일부러 탈락하는 현상이 빚어지자 올해부터 리그전으로 바뀌었다. 연수원생 1000명 시대이지만, 교수와 연수원생들의 관계는 전보다 훨씬 친밀해졌다고 한다. 이윤식 교수는 “분위기가 자유로워지면서 교수를 스승이라기보다는 법조계 선배나 멘토(조언자)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는 연수원생이 많아졌다.”면서 “많은 연수원생 사이에서 자기 존재감을 느끼기가 어렵고, 장래에 대한 불안도 커지면서 지도교수에게 의지하려는 분위기도 많다.”고 말했다. ●5급 공무원…월급은 150만원 연수원생들은 5급 공무원 신분이다.1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 자치회비·동창회비·세금 등을 떼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것은 100만원 남짓. 연수원생은 기본적으로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으며, 품위손상 행위 등으로 연수원 규정을 어기면 징계대상이다. 수업에 빠지면 결석이 아니라 결근 처리가 되고, 근무태도 평정 점수도 깎인다.50점 만점의 근무태도 평정 점수에서 무단 결근 한 번에 2점, 무단 지각·조퇴는 1점씩 감점된다. 지난 2005년 수료한 연수원 34기 출신의 변호사는 “2003년 노동법학회 동기 회원들이 연수원생 500명으로부터 이라크 파병 반대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제출한 적이 있다.”면서 “공무원의 집단행동 금지 규정 위반 등으로 1명이 3개월 감봉의 징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지난 2003년에는 휴대전화 통화로 알게 된 여성의 나체사진을 찍은 뒤 협박, 금품 등을 빼앗은 혐의로 한 연수원생이 구속됐다. 연수원 사상 최초의 파면이다. 윤성식 교수는 “연수원생들이 월급을 받으며 공부하는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도 많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연수원생의 ‘사랑이야기’ “저희 정보업체에 괜찮은 신부감이 많은데 관심 없으세요?” “전 결혼했는데요.” “결혼 생활은 행복하세요?저희가 재혼도 전문인데요.” 실제로 한 연수원생이 결혼정보업체로부터 받은 전화 내용이다. 예전처럼 ‘열쇠 3개’를 들먹이면서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뚜쟁이’는 거의 없지만, 사법연수원생은 여전히 제1의 신랑감·신부감이다. 수백만원씩 하는 일류 결혼정보업체 특별 회원 가입비도 연수원생들에게는 몇십만원 수준으로 대폭 할인된다. 연수원생들의 이름과 사진, 연락처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연수원생 수첩이 나오는 날이면 자치회 사무실에 전화가 빗발친다. 맞선 시장에서는 수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연수원생 1인당 수첩 1부의 원칙이 세워져 있지만, 수첩은 어떻게든 유출되고야 만다고 한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연수원생들이 맞선에 당당하게 나가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맞선 자리에서 상대방이 연수원 성적까지 꼼꼼하게 따지고 드는 경우가 많아 맞선 자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변호사로 활동 중인 한 35기 수료생은 “보통 1학기가 끝나면 벌써 대형 로펌 등 쟁쟁한 곳으로 갈 사람이 정해진다.”면서 “그 시점에서 진로가 확정되지 않거나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면 맞선 시장에서 등급도 내려간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연수원 커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현상이다. 반·조 모임을 하면서 늘상 붙어지내는 데다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의 치열한 취업전선을 함께 헤쳐나가는 입장에서 서로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 헤어지기라도 하면 남은 연수원 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커플 선정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치회 이정원 사무국장은 “연수원 커플을 두고 ‘총알은 한 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보통 1학기는 사귀어도 절대 티내지 않는 커플 잠복기이고,2학기가 되면 공식 커플이 서서히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전했다.‘총알은 한 방’이란 표현은 커플이 됐다 헤어지기라도 하면 남은 연수원 기간동안 여간 불편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한 결혼정보회사가 올해 초 미혼 남녀들이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경우에는 1위가 판사·고위공무원·해외스포츠선수로 나타났고 검사는 4위, 변호사는 14위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판사 8위, 검사 14위, 변호사 15위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자치회’ 이야기 사법연수원에서는 기수별로 ‘자치회’가 구성된다. 자치회란 후생 복리 문제 등을 다루는 학생회 성격의 자율적인 모임이다. 체육대회, 수련회 등 연수원생 친목 도모를 위한 행사를 주관하고, 학회활동 지원 및 학회 세미나 자료집 발간도 자치회의 역할이다. 연수원생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것도 자치회 몫이다. 자치회 회장·부회장 등의 간부진은 나이순으로 정해진다. 최고령자가 회장을 맡고 다음 고령자가 부회장을 맡는 식이다. 연수원의 전통이다. 조·반장 등 다른 팀 리더도 나이순으로 뽑는다. 그러다 보니 자치회 등의 간부는 나이만큼 늦어진 이색 경력의 ‘늦깎이 예비 변호사’들이 많다. 올해 연수원에 발을 디딘 38기 자치회장은 최고령자인 김재용(47)씨. 그는 전남대 80학번으로 대학 1학년때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겪은 뒤 노동운동에 투신, 인천에서 위장취업을 했다가 구속됐다. 조원룡(46) 부회장은 한국해양대 81학번으로 소위 임관까지 두 달을 남겨놓고 반강제로 학교를 자퇴해야 했다. 서울대 학생회에서 활동하던 형이 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지명수배가 내려진 것. 조 부회장은 일반 사병으로 군생활을 한 뒤에도 대학 중퇴의 학력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포장마차에서부터 유흥업소 종업원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 대입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봐서 서울대 법대 99학번으로 입학했다. 박성구(39) 기획실장은 지상파 방송사 PD출신이고, 정영선(36) 언론매체실장은 6년 동안 변리사로 일하다 진로를 바꿔 1년 반 만에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사회생활을 하다 사시에 합격한 이들은 임관보다는 경력과 관련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쪽으로 이미 진로의 가닥이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유있게 자치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중소종합병원 중환자실 ‘엉망’

    중소종합병원 중환자실 ‘엉망’

    260병상 미만 중·소규모 종합병원의 의료서비스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환자 부문은 100점 만점에 평균 42점으로 개선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꼽혔다. ●의료기관 절반 최하인 D등급… 0점 받기도 보건복지부는 23일 260병상 미만의 전국 118개 종합병원에 대한 평가결과를 공개했다. 감염관리와 환자편의, 중환자 서비스 등 12개 부문을 평가한 결과, 평균 점수는 73.8점에 머물렀다. 이는 2005년 400∼500병상 종합병원 평가에 비해 11점,2004년 260∼400병상 종합병원 평가보다는 2.6점이 각각 낮아진 수치다. 최고 점수는 98.7점, 최저 점수는 25점으로 각각 집계됐다. 최저점을 기록한 중환자 서비스의 경우 90점 이상을 받은 곳은 8군데에 불과했다. 심지어 0점을 받은 곳도 있었다. 의료기관의 절반 이상(59.4%)이 중환자 서비스 부문에서 최하인 D등급(50점 미만)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간호사 1명당 돌봐야 할 중환자수가 4∼5명에 달했고, 세면시설은 병상 5∼10개당 1개뿐이었다. 중환자가 1일 1회 목욕 서비스를 받는 병원도 42곳(46.2%)에 불과했다. ●대구·경북, 강원·충청보다 서비스 좋아 상하위 병원간 편차도 심했다. 서울 J병원의 경우 12개 평가항목 가운데 C등급 2개를 제외하곤 전 분야에서 최하등급인 D를 받았다. 또 다른 서울의 J병원과 경기도의 S,B병원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도 편차를 드러내 대구·경북, 부산지역 병원의 평균점수가 대체로 높은 반면 강원, 충청지역 병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권역별로 대형병원과의 협진체계를 갖췄는지 여부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미즈메디병원과 우리들병원, 정읍아산병원 등 30개 병원(상위 25%)은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조를 보였다. 이 가운데 전북 정읍아산병원은 인력관리를 제외한 11개 부문에서 A등급을 받았다. 미즈메디와 우리들 병원은 중환자실이 없어 중환자 부문 평가에서 감점이 없었다. 대구의료원 등 18곳의 지방공사의료원 가운데 8곳이 우수기관에 선정된 것도 이목을 끈다. 이들 병원은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곳이다. 이번 조사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 7명으로 구성된 평가팀에 의해 지난해 9월부터 현지답사를 통해 이뤄졌다.63개 팀이 운영됐고, 평가점수를 통보한 뒤 병원마다 소명할 기회를 줬다. 복지부 김강립 의료정책팀장은 “중·소병원은 규모가 작아 진료환경과 병원경영이 취약하다.”면서 “정부는 우수병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자율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복지부는 정확한 병원평가를 위해 상시 전담기구 설치와 진료지침 마련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K리그도 ‘주간 베스트11’ 선정

    한국 프로축구연맹이 라운드별 베스트팀을 선정한다. 프로연맹은 21일 “재미있고 공격적인 K-리그를 유도하기 위해 라운드별 ‘하우젠 베스트팀’을 선정,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프로축구에서 주간 베스트팀을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운드별 베스트팀은 가산점과 페어플레이 및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한 감점 등을 합산해 선정하며 주관적인 평가는 배제했다. 승리(+2), 홈 경기 승리(+0.5), 역전승(+1), 무승부(+1), 득점(×1), 경기 시작 후 15분 내 득점(×0.2), 경기 종료 15분 전 내 득점(×0.2), 슈팅(×0.1) 및 유효슈팅(×0.1) 등에 가산점을 부여한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女談餘談] 그땐 그랬지/유지혜 기획탐사부 기자

    “참 어렸었지, 뭘 몰랐었지…. 시간아 흘러라 흘러 그땐 그랬지.”-카니발의 노래 ‘그땐 그랬지’ 중. 어제 거의 10년만에 내가 다니던 중학교를 찾았다. 그저 바람이 너무 좋아 그냥 집에 가기가 싫었다. 학교는 생각보다 많이 변해 있었다. 운동장 한 쪽에 있던 등나무 덩굴은 사라지고, 플라스틱으로 지붕을 댄 깔끔한 휴게실이 생겼다. 가건물 같던 매점도 번듯한 3층짜리 벽돌건물로 바뀌어 있었다. 변한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내 흔적을 찾았다. 그때는 그렇게 지루하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매일이 기사거리였다. 보도블록 옆에 있는 나무는 내가 2학년 때 직접 심은 것이다. 당시 학교 이미지 쇄신을 위한 조경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졌고 학생들은 체육시간마다 ‘인부’로 동원됐다. 학교는 우리를 소녀장사라고 생각했던지 키보다도 훨씬 큰 나무를 뽑고, 더 큰 새 나무를 심게 했다. 운동장 주변 풀밭에 있는 잡초도 뽑아야 했다. 한 바구니를 한 번으로 쳐줬는데, 한 시간에 다섯 번을 채우지 못하면 실기점수를 감점당했다. 반 전체의 실적이 저조하면 반장이라는 이유 하나로 먼지나도록 맞아야 했다. 지금 그랬으면 아마 ‘잡초 동영상’이 인터넷을 떠돌았을 거다. ‘육체노동’이 전부가 아니었다. 종교 재단이었던 학교는 수시로 선생님들을 종교행사에 동원해 1주일의 절반 동안 자습만 했던 적도 있다. 이를 거부했던 한 선생님은 다음해 학교를 떠나야 했다. 어린 마음에도 뭐 이런 개판이 다 있나 싶었다. 하지만 다시 찾은 학교에서 떠올린 추억들은 그리 불쾌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피식 웃음이 났다. 엄연한 내 ‘역사’의 일부인데, 이런 기억들을 잊고 살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언젠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함께 학교를 찾아 꼭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꼬맹이 적 다녔던 학교를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과거의 나를 함께 공유하면서 미래의 역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유지혜 기획탐사부 기자 wisepen@seoul.co.kr
  • 부양부모 주택소유 사례별 분석

    가입자가 60세 이상의 부모(배우자 부모 포함)를 부양할 경우 부모의 주택소유 여부에 따라 계산이 좀 복잡해진다. 박종두 건설교통부 공공주택팀장은 “기본 원칙은 주택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가입자가 3년 이상 부양한 경우 가입자는 직계존속에 대한 부양가족 점수를 받는다.”고 말했다. ●부모 60세 이상, 각각 명의로 집을 가진 경우 60세 이상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1주택씩 소유한 경우 부양자는 무주택자로 1순위 가점제에 청약이 가능하다. 이 경우 60세 이상 직계 존속이 2주택을 갖고 있으므로 1주택 초과분(1주택) 5점이 감점된다. 하지만 부모 2명을 부양하면 부양가족수에서 15점의 가점을 받아 오히려 10점이 이익이다. ●아버지 60세 이상, 어머니는 60세 미만인 경우 60세 이상 아버지가 1주택,60세 미만인 어머니가 1주택을 소유한 경우 아버지는 무주택으로 인정된다. 반면 어머니는 유주택자에 해당된다. 직계존속이 1주택 소유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1순위 가점제에는 청약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추첨제는 가능하다. 60세 이상 아버지가 1주택,60세 미만 어머니가 무주택일 경우 부양자는 무주택자이다.1순위 가점제 청약이 가능하다. ●부모 모두 60세 미만이면 60세 미만 아버지가 1주택,60세 미만인 어머니가 1주택을 소유한 경우 2주택 소유에 해당한다. 가입자는 1순위 청약이 불가능하다.2순위 가점제에서는 신청이 가능하지만 2주택 소유에 해당돼 10점이 감점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무주택기간 혼인신고 시점부터 산정 감안을

    무주택기간 혼인신고 시점부터 산정 감안을

    오는 9월 실시될 청약가점제 최종안이 지난 3월 발표된 초안과 큰 차이가 없는 선에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별다른 대안이 주어지지 않은 기존 1주택자들과 청약가점제에서 불리한 젊은 무주택자들은 9월 제도 시행 전에 청약시장과 기존 급매물을 부지런히 살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많다. 청약가점제에서 점수가 안정권인 무주택자들은 오는 9월 제도 실시 이후에 나올 유망 물량을 놓고 전략을 짜도 좋다. ●가점제 불리할 땐 9월이전 적극 청약 당첨 안정권의 무주택자들은 9월 이후를 노리는 게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지금부터 분양 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9월 이후에는 서울 분양 물량이 별로 없는 데다 업체들이 가점제 시행 전에 물량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면서 “가점제에서 불리한 무주택자나 기존 1주택 보유자들은 제도 변경 전인 9월 전에 나오는 아파트에 적극 청약하거나 급매물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점제가 실시되면 젊은 사람들이나 신혼부부 등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과 통장가입 기간이 짧은 사람들은 당첨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다. 공급물량의 50%(전용면적 25.7평 이상)∼75%(전용면적 25.7평 이하)가 가점이 높은 청약자순으로 당첨자를 정하기 때문이다. ●부모주소 이전·혼인신고 서두르길 젊은층은 당첨 기회를 높이려면 일단 청약저축에 빨리 가입해야 한다. 통장가입 기간 가점은 가입 시점부터 점수화되기 때문이다. 또 직계존비속과 3년 이상 같이 살면 청약가점을 많이 쌓을 수 있는 만큼 부모나 장인·장모 등의 주소지를 본인 주민등록지로 옮겨 놓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단 부양 부모가 집이 2채 이상일 경우 5점씩 감점된다. 혼인신고한 날로부터 무주택기간을 산정하는 만큼 30세 전에 결혼한 경우라면 혼인 신고도 서두르는 게 좋다. 통장 변경도 고려할 만하다. 만약 9월 이후 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주택 청약을 계획 중이라면 기존에 가입한 청약통장을 중대형으로 증액하는 것이 좋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경우 추첨제 배정 물량이 25%에 불과하지만 25.7평 이상은 50%여서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값이 오를 가능성이 낮은 보유 주택을 처분해 점수를 늘리는 편이 낫다. 가점제에서는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각각의 주택마다 5점씩 감점되므로 새 아파트에 당첨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집값 안정세 당분간 지속될 듯 청약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가 확정됨에 따라 집값도 당분간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출 규제로 집을 사기도 어렵게 됐지만 청약가점제가 확정됨에 따라 무주택자들이 당장 시장 진입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지난해 가을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무주택자들의 반란’ 때문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무주택자들이 굳이 9월 전에 집을 살 이유가 없어진 만큼 당분간 주택시장은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재 집값 안정세에는 이미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의 효과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어서 이에 따른 추가 조정은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신도시, 대통령선거 등 변수들과 그동안 기다렸던 매수 대기자들의 가세로 시장이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부양부모 2주택 이상땐 감점

    가구주가 부양하는 60세 이상 부모나 조부모가 집을 2채 이상 소유하고 있으면 청약점수에서 감점을 당한다. 하지만 부양가족수에서는 가점을 얻는다. 또 30세 이상 미혼자녀는 1년 이상 같은 주민등록에 올라야 부양가족수에 포함돼 가점을 받을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9월 청약가점제 시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16일 입법 예고한다. 건교부는 국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7월 중 개정안을 확정하고,9월부터 시행한다. 개정안의 핵심인 청약가점제는 지난 3월 말 공청회에서 발표됐던 내용처럼 가점제와 추첨제가 병행 실시된다. 건교부는 공청회 이후 제기된 문제점을 다소 보완했다. 60세 이상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 존속이 2주택 이상을 소유한 경우 1주택 초과분마다 5점씩 감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이 1주택만 소유한 경우는 감점은 없다. 당초 공청회 안에서는 직계 존속이 주택을 많이 갖고 있더라도 무주택자로 인정받았다.30세 이상 미혼자녀도 ‘최근 1년 이상 동거’해야 부양가족으로 인정해주는 것도 공청회 때와 달라진 내용이다. 서종대 건교부 주거복지본부장은 “30세 이상 미혼자녀가 단 하루만 동거해도 부양가족으로 인정받는 것이 불합리하고, 부양가족의 가점을 얻기 위해 위장 전입하는 등의 편법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 예·부금 가입자들이 청약 가능한 전용면적 25.7평(85㎡) 이하 민영주택(공공택지 포함)은 추첨방식으로 25%를 뽑고, 나머지 75%는 가점제로 선정하도록 했다.25.7평 초과 주택은 채권입찰제를 우선 적용해 입찰 금액이 많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준다. 금액이 같을 경우 가점제와 추첨제로 절반씩 뽑는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입 공채 논술 깜짝문제 화제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입 공채 논술 깜짝문제 화제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쓰시오.’ 지난 15일 치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입공채 논술에 애국가 가사를 쓰는 깜짝 문제가 출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공사는 1차 서류전형 합격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일반 논술과 직무 논술(이상 각 100점 만점)을 실시했다. 직무 논술은 경영 및 마케팅, 공항운영, 계류장 관제, 시설 운영 및 유지관리 등 직군에 따른 전문지식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수험생들도 준비한 대로 답변을 척척 써내려 갔다. 그러나 정작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만든 것은 이재희 사장이 직접 출제한 일반 논술 두 문제다. 이 사장은 “공기업에 걸맞은 애국심을 지녔는지 알고 싶다.”는 취지로 ‘애국가 1∼4절을 모두 쓰라(20점).’,‘당신이란 브랜드의 가치를 설명하시오(80점).’라는 문제를 밀봉해 시험 당일 아침에 전달했다. 얼핏 생각하면 초등생도 쓸 수 있는 무척 쉬운 문제 같지만 막상 맞춤법 하나 틀리지 않고 애국가 가사를 쓰는 ‘고난이도’ 문제에 수험생들은 진땀을 뺐다. 각 절마다 철자 하나라도 틀리면 해당 절 전체를 틀린 것으로 간주해 5점씩 감점되기 때문이다. 만만한(?) 1절에서 하나라도 틀리면 ‘0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험감독을 맡았던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내가 들어간 고사장에서 완벽한 답안을 써낸 수험생은 하나도 없었다.4절은 아예 쓰지도 못한 사람이 태반이었다.”고 밝혔다. 애국가에서 진땀을 뺀 수험생들은 자기소개 문제에서 오히려 힘을 냈다. 영어로 답할 경우 가산점이 주어지는 문제에서 수험생 가운데 3분의2 정도가 빼어난 영어 실력을 뽐냈다는 후문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일반논술이 당락을 좌우한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사장이 평소 실력에 걸맞은 표현력을 중시하고 직접 출제했다는 점에서 일반논술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지난 20일 채용인원(70명)의 7배수에 해당하는 2차시험 합격자를 발표했다. 실무·경영진 면접의 험난한 관문을 뚫은 수험생들 만이 다음달 중순 인천공항에 입성하게 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노무현 어젠다의 승패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노무현 어젠다의 승패

    ‘노무현 어젠다’는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경제와 미래 이슈를 제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남북정상회담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개헌이라는 3대 어젠다가 국내 정세와 동북아의 경제·안보 질서에 파장을 낳고 있다. 4월 둘째주에도 정치권과 한반도 주변의 동선은 노 대통령이 선점하고 있는 3대 어젠다를 중심으로 숨가쁘게 이어진다. 정치권과 전문가는 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FTA 동력이 남북관계나 개헌과 어떤 함수관계를 그려 나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40대 중산층과 중도성향 유권자의 FTA 지지세가 유지되고, 개헌문제를 남북 평화시대에 맞춰 새롭게 이슈화한다면 노 대통령이 주도하는 3대 의제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태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노 대통령이 한국의 미래를 연다는 측면에서 FTA와 개헌, 남북관계의 명분을 쌓아간다면, 여론의 반응이 좋게 나올 것이고, 한나라당에 상당히 오랫동안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노 대통령의 주도권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향후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주 정치권의 행보에서도 긴장감이 감돈다. 국회와 정당은 지난주에 이어 한·미 FTA검증과 후속대책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9일에는 국회의원 50여명으로 이뤄진 비상시국회의가 워크숍을 갖고 국회 비준동의를 막기 위한 활동에 들어간다.9일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노 대통령의 3대 어젠다가 주요 메뉴로 등장한다. 10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원자바오(溫家寶)중국 총리는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기 위한 경제·안보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한·중·일 연쇄방문과 차석대표인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 한·일담당 보좌관의 방북 일정이 8일 이후 맞물리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은 “역외가공지역 문제 등 한·미 FTA가 잘 풀리면 남북관계도 진전돼 한반도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면서 “북·미관계가 나아지면 일부 진보세력의 반 FTA시위도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의 한·미 FTA 후속 보완대책이 대다수 국민에게 얼마나 신뢰를 주느냐에 따라 ‘노무현 어젠다’는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개방에 따른 성장이익을 균형있게 분배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미 FTA는 단순한 정책오류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의 연대와 공동체 의식이 97년 외환위기에 이어 또다시 심각하게 훼손되고, 이는 양극화 심화와 실질적 민주화의 퇴보를 초래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3일 FTA 장·차관 워크숍에서 일부 장관의 허술한 대책보고를 문제삼고, 개헌 발의 일정을 다음주로 미루면서까지 FTA 후속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한·미 FTA가 효과를 얻으려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이에 따른 이익을 피해 분야 지원과 양극화 심화 방지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kpark@seoul.co.kr
  • [감사원 ‘평가 변화’ 2題] 연공서열→실적 위주로

    감사원 A감사관은 최근 자신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지난해 하반기 종합업무실적 평가서’라는 제목의 성적표에는 감사 사항은 물론 모니터링, 정책 점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 평점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일부 감사 사안은 처리 기간 지연으로 감점을 받아 평점이 10점대로 형편없었다. 하지만 일부 업무에서는 150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감사원 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통합성과 평가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퇴출보다 더 무서운 거미줄 같은 평가”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무엇보다 연공서열식으로 이뤄지던 평가가 실적 위주로 바뀌었다.B감사관은 고참이어서 기존의 평가라면 점수가 잘 나오던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인 기여도 미흡으로 180점대에 머물렀다.5급 216명 가운데 156위, 결국 성과급은 최하위 등급인 B등급으로 결정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업무는 중요도에 따라 평점이 차등 적용되고, 감사에 투입된 인원·시간이 많거나 오래 걸리면 점수가 낮게 나오도록 돼 있어 앞으로 감사 사안 발굴과 팀워크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청약가점제 시행되면]무주택자 가점제 탈락돼도 추첨제 포함

    [청약가점제 시행되면]무주택자 가점제 탈락돼도 추첨제 포함

    29일 발표된 청약제도 개편안은 무주택자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 볼 때는 바람직하다. 지난해 공청회에서 나온 것보다 항목을 다소 단순화해 일반인들이 쉽게 자신의 당첨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장점이다. 무주택기간이 긴 사람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소형 주택 보유자를 배려하기 위한 무주택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가 전세 거주자에 대한 제재도 없어 형평성 논란이 적지 않다. 신혼부부나 독신자 등에 대한 배려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25.7평 초과 주택엔 채권입찰제 적용 무주택자에게 내집 마련의 길을 넓힌 게 큰 특징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민영주택에 대해서는 무주택자를 위해 가점제가 75%, 추첨제가 25% 배정된다. 가점제에서 탈락하면 자동으로 추첨제로 넘어간다. 주로 청약 예·부금 가입자가 주요 대상이다. 지난 1월13일 기준 723만 청약통장 가입자 중 예·부금 가입자가 480만여명에 이른다. 공급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배정하는 가점제에서 1주택 이상 보유자는 1순위 청약자격이 배제되고,2순위 이하만 인정한다.2주택 이상인 보유자는 주택별로 5점씩 감점제가 적용된다.25.7평 초과의 모든 주택에 대해서는 기존의 주택 보유자도 배려했다. 이들 물량은 주로 인기지역으로 채권입찰제를 우선 적용한다. ●수도권 무주택 기준 ‘비현실적’ 전용면적 18평형 이하로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인 집 1채를 10년 이상 꾸준히 보유했을 경우에만 무주택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인천구도심이나 경기북부내 일부 지역이라면 몰라도 서울의 경우 뉴타운 사업 등으로 단독·연립·다세대 주택도 가격이 5000만원은 넘는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도 전용 18평형 기준 아파트의 평균 공시가격은 7000만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5000만원 이하인 가구는 121만 정도다. 박 팀장은 “121만가구 중 18평형 이하이면서 그 주택 1채만을 10년간 계속 보유할 수 있는 확률은 그중 10%도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가 전세 거주자는 청약가점제 최대 수혜자? 집은 없지만 수억원대의 전셋집에 살고 있는 고소득자와 고가 주거용 오피스텔 소유자를 ‘무주택’으로 인정해주는 것도 문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타워팰리스에 7억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어도 무주택 청약 1순위 기회를 갖는 반면 노원구 상계동에 2억원 미만의 20평형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1순위 자격을 받지 못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오는 2010년까지 근로소득지원세제(ETIC)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때까지 돈 많은 무주택자가 소형 유주택자보다 훨씬 유리한 셈이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확정일자를 받아 신고된 전세 계약서에 나온 전세 보증금을 가이드라인으로 가점제에 적용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신자, 신혼부부는 당첨 가능성 ‘희박’ 20대이거나 독신자는 더 어렵다. 무주택기간은 만 30세와 혼인신고일을 기준으로 잡는데다 부양가족도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는 30.9세, 여자는 27.8세다.20대는 조혼이 아니면 무주택기간 가점을 받지 못한다.29세로 통장가입 기간이 2년 6개월인 독신자는 가점이 4점뿐이다. 반면 같은 29세 같은 2년 6개월 통장 보유자라도 2년차 기혼자로 자녀 1명 있다면 가점이 20점이다. 독신자는 추첨제에 도전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셈이다. 독신자보다는 낫겠지만 신혼부부도 불리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양가족이 없어 부양가족에 따른 가점 총 35점중 25점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기아파트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점수 차이다. 이기철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청약가점제 더 보완해야

    정부가 주택청약시 가점이나 감점을 부여함으로써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분양당첨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주택청약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오는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신규주택 구입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를 우려했는데, 이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안이다. 특히 무주택 기간과 부양 가족수, 청약 가입기간 등에 따라 가점기준을 객관화·세분화해서 일반인도 당첨 가능성을 알기 쉽게 한 것이 돋보인다. 하지만 일부 항목에서는 불합리한 점이 발견된다. 지난해 공청회 시안과는 달리 이번에는 가구주 연령항목을 없앴다. 신혼부부나 독신자를 위한 것인데, 그래도 이들의 당첨확률은 개선하지 못했다. 서울에서 5억원짜리 전세를 사는 고소득 무주택자가 수도권의 5000만원 초과 연립주택을 가진 서민보다 가점에 유리한 점도 문제다.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저가 1주택’의 범위(전용 60㎡ 이하, 공시가 5000만원 이하,10년 이상 보유)를 더 넓혀야 한다. 수도권에서 공시가 5000만원 이하 주택은 21%이고, 이런 집을 10년 이상 보유한 사람은 이중에 10%도 안 된다. 결국 2%의 극소수 서민만 혜택받는 셈이다.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 위장전입하는 부작용이 생길까봐 걱정도 된다. 가점제를 시행하려면 아직 5개월 남아 있다. 건설교통부는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사안을 정교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다. 우선 항목별 가점간격 조정을 통한 형평 조절이 가능한지 살피고, 가점제에 불리한 신혼부부·독신자를 위한 별도기준을 검토해야 한다. 가난한 유주택자가 부유층 전세거주자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고, 청약저축 가입자보다 기회가 줄어든 청약예금·부금자도 배려해야 한다.
  • 연아, 라이벌 아사다와 재격돌

    ‘은반 위의 퀸은 오직 하나’ 20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개막하는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의 최대 관심사는 여자 싱글의 김연아(17·군포 수리고)와 동갑내기 여고생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전이다. 지난해 말 러시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희비가 엇갈린 사이다. 김연아는 ‘요정’에서 ‘여왕’으로 변신했지만 아사다는 실수로 기선을 제압당했다. 오는 23∼24일 펼치는 둘의 재대결. 기량만으로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아사다를 김연아가 또 제칠 수 있을까.●필살기 vs 필살기 아사다가 김연아에 견줘 유리한 점은 ‘트리플악셀(공중 세 바퀴 반 회전)’의 주특기를 갖고 있다는 것. 난이도가 높은 만큼 배점도 많다. 반면 치명적인 부분도 있다. 아사다는 지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이 기술을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김연아에게 여왕의 자리를 내줬다. 기술이 큰 만큼 실수할 경우 감점도 크다. 그러나 아사다는 또 트리플악셀에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도쿄체육관에서 훈련을 시작한 아사다는 18일 4000여명이 지켜본 공개훈련에서 네 차례의 트리플악셀을 시도, 모두 성공했다. 일본 언론들도 “아사다가 자신의 최고점수인 199.52점을 넘어 200점대로 우승할 수 있다.”고 떠들썩하게 전했다. 그러나 트리플악셀만으로 우승을 점칠 수는 없다. 김연아의 전 코치 박분선씨는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특출한 기술보다 2분40초 동안 펼치는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면서 “기술의 다양성과 대담성, 프로그램 전체를 이끌어가는 연출능력에서는 김연아가 앞선다.”고 말했다. 또 “연아가 당찬 승부욕을 가진 데 견줘 아사다는 소심한 면이 있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되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또 한번 부상투혼?김연아는 19일 오전 첫 공식 연습을 마쳤다.“허리부상 이전의 컨디션까지 끌어올린 것 같다.”는 게 연습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전언. 대한빙상경기연맹 김풍렬 경기부회장은 “연아가 동계체전 때보다 훨씬 나은 몸상태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허리부상은 거의 완쾌됐지만 도쿄 입성 이틀 전 꼬리뼈 부상이 재발한 것이 문제다. 어머니 박미희씨는 “허리도, 부츠도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지만 점프 뒤 내려오는 과정에서 꼬리뼈 부위의 통증을 호소한다.”면서 “당초 20일 오려던 주치의가 급히 합류해 치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결국 아사다와의 재대결은 지난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처럼 김연아의 ‘부상투혼’과 특유의 강한 정신력에 의해 판가름날 전망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실업축구연맹, 국민은행에 솜방망이 징계

    실업축구연맹이 강경 입장에서 한참 뒤로 물러나 내셔널리그에서 우승했지만 K-리그 승격을 거부한 고양 국민은행에 승점 감점 조치만 내렸다. 실업연맹은 14일 축구회관에서 소위원회를 열고 국민은행에 대해 전·후기 리그 각각 승점 10점 등 20점을 깎기로 최종 결정했다. 연맹은 국민은행의 버티기에 질질 끌려다니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정기총회에서 정한 징계안을 소위원회에서 뒤늦게 뒤집는 어설픔을 연출했다. 김기복 연맹 부회장은 “국민은행의 승격 거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국민은행이 한국 축구에 끼친 공로와 선수 보호를 고려해 벌금과 관계자 사과 등 다른 징계안은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15일 오후 5시까지 징계안 수용 여부를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수용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리그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 열린 정기총회 및 이사회에서 연맹은 국민은행에 대해 책임 있는 관계자의 사과와 벌금 10억원, 승강제 이행 각서 제출, 전·후기 리그 10점씩 승점 20점 감점 등의 징계안을 마련한 바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유치지수 1위 잘츠부르크 ‘여유만만’?

    ‘저력에서 우러나온 여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14년 동계올림픽 실사단을 맞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 평창, 러시아 소치에 이어 유치 후보 도시 가운데 마지막으로 IOC 실사를 14일부터 나흘간 받는 잘츠부르크 유치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하나 냈다. 세계 주니어스키 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국제스키연맹(FIS) 조사단이 플라하우(기술종목)와 차우헨제(기록종목) 경기장을 돌아본 결과 기온이 올라간 상태인데도 코스 여건이나 관리가 최상급이란 평가를 내렸다고 게임스비즈 닷컴(GamesBids.com)이 전했다. 이 사이트가 지난 1월 내놓은 유치지수에 따르면 잘츠부르크는 65.35로 평창(62.01)이나 소치(62.98)보다 앞섰다. 잘츠부르크는 기존 경기장들이 훌륭하고 가장 먼 경기장도 55분에 이동 가능하며 풍부한 대회 경험,IOC 역학관계 등에서 앞서 있다고 13일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앞선 인프라는 IOC 위원들이 겨울스포츠 붐을 확산시키며 경제적 번영에 기여하는 데 강조점을 둘 경우 약점으로 돌변할 수 있어 잘츠부르크는 이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평창이 실사단으로부터 겨울스포츠 강국이 아니란 점을 지적받았지만 지레 겁먹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인 셈이다. 소치는 실사에서 드러났듯 터무니없는 인프라 수준이나 빈약한 대회 경험, 환경훼손 등이 감점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잘츠부르크는 주민들의 지지 열기가 낮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버스들에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광고를 부착하고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제과점 등에선 주민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광고가 부착된 상품들을 진열하고 있다고 게임스비즈 닷컴은 전했다. 유치위원회는 페도르 라트만 전 위원장이 도중하차한 뒤 한 달 이상 후임을 못 구하다, 결국 프란츠 클라머 국제담당의장과 하인츠 샤덴 잘츠부르크시장 등 4명이 해외 활동을 책임지는 한편 루돌프 호엘러와 게르노트 라이트너가 함께 사무총장을 맡는 식으로 ‘땜질’했다. 한편 소치를 지원하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170여개국의 선수단 및 취재진을 위해 러시아대사관에 올림픽 데스크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무비자 입국을 돕는 제도적 정비를 마무리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佛대선 D-50… 판세 ‘안개속’

    佛대선 D-50… 판세 ‘안개속’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대선이 50일 남았다.‘정치는 생물체’라는 말처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중도우파인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한때 10%대 안팎으로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를 따돌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오차범위 내로 추격당했다. 또 중도파 프랑스민주동맹의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는 19%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지지율 부침에 따라 후보들도 전략 수정에 부심한다. ●누구도 장담 못해? 불과 20여일 전만 해도 사르코지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연말까지 사르코지와 박빙의 지지율을 보였던 루아얄 후보는 잇따른 실언으로 처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루아얄이 회심의 ‘대선 100대 공약’을 발표한 뒤에도 9∼10%로 더 벌어졌다.‘이대로 가는 게 아닌가.’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19일 TV 질의·응답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루아얄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틀 뒤 여론조사에서 1%포인트 차이로 역전했다. 언론은 “최저임금 인상, 연금 개혁, 보건 정책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잘 대응했다.”고 호평했다. 그 사이 큰 변수가 생겼다. 중도파인 바이루 후보의 돌풍이 거세게 몰아쳤다.2002년 대선 1차투표에서 6.84%의 득표율로 4위를 차지한 바이루는 애초 군소 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제3의 길’을 내세워 차분하게 중도우파와 사회당에 실증난 유권자를 파고든 전략이 주효하면서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급기야 지난달 27일 조사에서는 19%의 지지율로 루아얄을 6.5%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만약 바이루가 다음달 22일 치를 1차 투표만 통과하면 ‘엘리제궁 입성’이 가시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력 후보인 사르코지나 루아얄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할 경우 그 지지층이 바이루 후보에게 몰리면서 본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그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경우 사르코지나 루아얄을 모두 따돌리고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1일 발표된 BVA 여론조사에서는 사르코지와 루아얄에 각각 8%,10%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부족한 2% 이렇게…” 선거 국면이 이렇게 요동치다 보니 후보 진영도 대선전략을 수정하는 등 승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르코지는 ‘연성화 전략’을 선택했다. 강경한 개혁 이미지가 감점 요인이라고 판단한 듯 “나는 변했다.”라는 말도 공개석상에서 할 정도다. 실제 지난달 28일 외교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긴밀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되 복종과 우정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나친 친미 성향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20일 스트라스부르 연설에서는 “당선되면 유로존에서의 금융자본의 도덕성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신자유주의를 맹종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루아얄측은 ‘캠프 강화, 중도파 공격’으로 내공을 다지고 있다. 사회당 경선에서 패배, 불편한 관계였던 로랑 파비위스 전 총리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재무장관 등 당내 계파 보스에게 ‘SOS’를 보내 캠프에 합류시켰다. 출마를 선언했다가 불출마로 돌아선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합류하면서 무게가 실렸다. 동시에 바이루 돌풍 잠재우기도 병행하고 있다. 루아얄의 동거 파트너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는 1일 “이번 대선이 1969년처럼 우파와 우파의 대결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뒤 “루아얄이 본선투표에 오르도록 좌파 지지층이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바이루 후보는 사회당 지지표 ‘이삭줍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25년 동안 좌우파 내전에 실증난 프랑스인은 이제 진실에 목말라 있다.”고 주장하면서 좌우 성향의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최근에는 세골렌의 ‘소프 사회주의’(일일 연속극처럼 가벼운 사회주의)에 실망한 사회당 지지층을 겨냥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회당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제안했다.UDF당수 시절 이례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각을 많이 세운 것도 사회당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vielee@seoul.co.kr
  • 김연아, 동계체전 착지 실수탓 점수 저조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허리 부상 악몽을 떨쳐내고 지난해 동계체전 이후 꼭 1년 만에 국내 은반을 누볐다. 김연아는 23일 태릉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스케이팅 여고부 싱글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영화 ‘물랭루즈’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록산느의 탱고’ 선율에 맞춘 연기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허리 통증의 부담 때문에 전체적으로 연기의 난도를 낮췄지만 회전하는 도중에 발을 바꾸는 스핀 콤비네이션과 플라잉 싯 스핀(공중 점프 뒤 바로 앉아 회전하는 연기)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소화해 가산점을 받았다. 그러나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 점프(공중 3회전) 뒤 착지하는 도중 엉덩방아를 찧고, 공중 2회전반의 더블 악셀도 1바퀴 반으로 줄여 1점 감점을 받았다. 결과는 47.14점. 자신의 최고 점수인 65.22점보다 18.08점이나 떨어진 점수다. 김연아는 “사흘 전부터 새로 신은 부츠가 잘 맞지 않아 심리적으로 불안했다.”면서 “중간에 부츠가 헐렁해져 스케이트 날이 밀리고 중심이 잡히지 않아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연속 공중 3회전)을 트리플-더블로 낮춘 것 외에는 예전에 견줘 크게 바뀐 것이 없다.”면서 “최근의 한방 치료 덕분에 경기 중이나 후에도 허리가 아프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27일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날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이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데다 가장 중요한 대회인 만큼 마지막으로 기술을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연기를 완벽하고 깔끔하게 소화해 내기 위해 이번 전지훈련에서 기술과 예술성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연아는 국내 피겨급수에 따라 조를 나눠 각각 메달을 수여하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인 7∼8급의 여고부 A조에 유일하게 출전,24일 프리스케이팅에서 기권하지 않는 이상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영덕군 공무원 ‘마일리지’로 인사한다

    경북 영덕군은 다음달부터 성과 중심의 ‘인사 마일리지제’를 도입, 운영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개별업무 성과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우수 직원에 대해 특별 승급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반면 이에 반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페널티를 가하는 등 신상필벌의 원칙을 인사관리에 적용하기로 했다. 마일리지 가산점은 ▲시책, 예산평가(0.3점) ▲언론, 주민, 임용권자 칭찬(0.1∼0.4점) ▲각종 대회 3위 이내 입상자(전국 단위 0.5점, 도 〃 0.3점) ▲교육 세미나 등 발표자(0.4∼1점) 등 4개 분야이다. 감점은 ▲자체 징계자(훈계·경고 0.2점) ▲복무규정 위반자(지각·무단조퇴 0.5점, 무단결근 1점) ▲공무원 성실의무 위반 및 품위손상자(업무처리지연 0.2점, 음주운전 1점) 등 3개 분야로 나눠 계량화한다. 군은 연중 누적된 포인트 등을 종합해 우수 직원에 대해서는 공적심사위원회 의결을 통해 특별승급 및 해외연수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페널티를 받은 직원에 대해서는 교육통제 및 포상 제외(2점), 인사 감점·징계(3점)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공정한 인사틀 구축을 위한 방안”이라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고 열심히 일한 만큼 당당하게 평가받는 공정한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영덕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당사 이전도 대선변수 될까

    당사 이전도 대선변수 될까

    만약 당신이 건물주인이라면 정당의 입주를 환영할 것인가? 이 질문에 여의도의 건물주들 대부분은 ‘노(NO)’라고 답할 것이다. 건물주들의 손사래로 몇 달간 여의도 입성에 애를 먹던 한나라당이 가까스로 H빌딩과 입주 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20일 알려진 사실이 분위기를 웅변한다. 당사 전체도 아니고 홍보와 대선 부문만 이전하는데, 그나마도 건물주가 ‘정당은 안 된다.’는 계약조건을 고집해 당 간판을 내걸지도 불투명하다고 한다. 당사가 건물주의 환영을 못받는 세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각종 시위와 취재진 등이 몰려 시끄럽기 때문이다. 막강한 정치권력을 가진 세입자를 상전 모시듯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도 감점 요인이다. 아무래도 야당이 사무실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가 예전부터 많았다. 오랜 세월 야당 생활을 한 정치권 인사는 “야당이라면 하나같이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무슨무슨 연구소라고 속이고 입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회고했다.“야당 때는 시큰둥했던 건물주가 대선 승리 직후엔 갑자기 싹싹해졌다.”는 얘기도 했다.2002년 대선 패배 직후 소유 중이던 당사 건물을 내놨던 한나라당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한동안 고생했고, 건물은 결국 외국계 회사에 팔렸다. 하지만 요즘엔 여당이라고 해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열린우리당은 2003년 창당과 함께 당사를 물색했으나 건물주들한테 퇴짜를 맞는 바람에 임대료가 비싼 최고급 C빌딩에 울며 겨자먹기로 입주했었다. 당사가 ‘정치 아이콘’으로 부상한 것은 2004년 총선 때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불법 대선자금 논란에 휩싸였던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호화당사를 깔고 있을 수 없다.”면서 영등포의 옛 농협 공판장 건물로 이전했다. 이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여의도 벌판에 ‘천막 당사’로 맞불을 놓았다. 총선 후 한나라당이 염창동으로 당사를 옮기면서 주요 정당이 모두 여의도를 떠나는 초유의 일이 빚어졌다. 한나라당이 2년9개월만에 여의도로 돌아오게 된 것은, 국회와 당사를 오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분당사태로 경황이 없어 당사 이전은 현재로선 관심 밖이다. 한나라당이 입주하게 될 H건물은 정치권에선 ‘명당’으로 소문난 곳이다.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당사 시절 김대중 대통령을 당선시켰고,2004년 총선 때는 민주노동당이 이곳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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