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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순이 케이크 만드셈

    삼순이 케이크 만드셈

    TV 드라마가 맛에 빠졌다. 케이크와 스파게티, 삼계로스트 등이 브라운관에 꽉 차게 클로즈업된다. 맛깔스러운 음식이 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음식과 요리가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 과거엔 재벌 2세들이 대저택에서 즐기는 화려한 만찬이나 주인공들이 사람을 만나는 음식점에서 요리가 나왔지만 드라마의 핵심 요소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많이 다르다. 요리가 스토리의 중심을 차지하며 파티셰(제빵사)가 당당히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다. 맛있는 TV 드라마의 선두주자는 시청률 40%를 웃도는 MBC의 ‘내 이름은 김삼순’. 제빵사인 김삼순(김선아)의 통통한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케이크들은 보기만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김삼순은 프랑스의 유명 제과·제빵 전문기관인 르코르동블루 출신의 파티셰로 설정됐다. 물론 탤런트 김선아의 솜씨는 아니다. 그녀가 만드는 케이크와 쿠키는 모두 서울 프라자호텔의 델리프라자 이수열(43) 제과장의 작품이다. 그는 촬영때마다 현장에 나가 조언을 하는 한편 NG에 대비해 케이크를 종류별로 2∼3개씩 준비한다. 사랑고백을 하려는 남성을 위해 아이스크림속에 반지를 넣어 만든 마르키즈 글라세, 김삼순이 진헌(현빈)에게 던진 망고무스케이크, 김삼순이 아픈 진헌을 위해 만든 밀푀유(천겹의 잎사귀) 등의 케이크가 그의 작품이다. SBS 주말드라마 ‘온리유’의 주인공 은재(한채영)는 이탈리아에서 요리학교를 다니다 중퇴한 요리사 지망생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한국적인 맛을 더한 퓨전요리로 한이준과 그의 아버지 한 회장을 사로잡은 요리는 식문화 전문기관 라퀴진의 주임강사 신지연씨의 솜씨다. 이외에도 마늘쫑 냉파스타, 해초냉수프, 삼색스테이크 등도 신씨의 작품이다. MBC주말 드라마 ‘사랑찬가’에선 레스토랑의 여종업원 오순진(장서희)이 음식점 여종업원으로 나온다. 그가 모두 퇴근한 저녁에 혼자 남아 메뉴 개발연습을 했던 음식이 알리오 올리오, 해산물 스파게티 등이다. 장서희는 손님이 스파게티를 남기자 쓰레기통을 뒤져 국수와 소스를 집어먹는 연기투혼을 보여줬다. 맛에 빠진 TV 드라마, 그 속에는 이 시대의 음식문화가 담겨있어 더욱 재미를 더한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밀푀유 재료(8인분) 파이도(박력분 200g, 강력분 200g, 물 200㏄, 버터 40g, 소금 8g, 레몬즙 약간, 버터 240g),카스타드 크림(달걀노른자 5개분, 설탕 125g, 박력분 25g, 콘스타치(옥수수 전분) 25g, 우유 500㏄, 바닐라 빈 1/2(없으면 생략). 딸기 500g, 슈가파우더, 코코아 파우더 적당량 만드는 법 (1)파이도를 밀대를 이용하여 두께 0.3㎝,30×40㎝로 민 후, 종이 위에 얹어 파이도 면 전체에 포크를 이용하여 자국을 낸다.(2)가장자리를 잘라내고 칼로 3등분으로 자국을 낸 다음 냉장고에서 15분간 보관한다.(3)200도 오븐에서 20분간 구운 후 식혀 10㎝ 폭으로 3등분하고 포개 놓는다.(사진1)(4)완성된 카스타드크림을 지름 1㎝의 깍지를 끼운 짤주머니에 넣고 가장 밑에 있는 파이 위에 5∼6줄 짠다.(사진2)(5)팔레트를 이용하여 카스타드크림을 평평하게 편다.(6)딸기를 2등분하여 (5)위에 가지런히 올린 후 그 위에 카스타드크림을 듬뿍 짜고 다시 팔레트로 평평하게 편다.(사진3)(7)(6)위에 두번째 시트를 얹고 가장자리로 크림이 나올 정도로 세게 누른다.(8)(7)위에 카스타드크림을 짜고 팔레트로 평평하게 한 후 세번째 시트를 얹고 옆면에도 크림을 바르고 팔레트로 정리한다.(9)표면에 슈가파우더를 뿌리고 하얗게 남기고 싶은 부분에는 판을 얹어 놓고 코코아 파우더를 뿌려 장식한다.(사진4) ■ 망고무스 케이크 재료 망고퓨레 1000g, 젤라틴 18g, 달걀 5개, 노른자 3개, 설탕 225g, 생크림 1000g, 트리플색(술) 20g, 레몬 20g, 스펀지케이크(0.5㎝·3호), 데코레이션용 과일과 초콜릿 만드는 법 (1)망고 퓨레를 살짝 끓인 후 물에 불린 젤라틴을 혼합한다.(젤라틴은 찬물에 5분간 불린다.)(2)70도로 데운 설탕을 달걀에 넣고 100% 휘핑한다.(3)생크림에 트리플색을 넣고 90%정도 휘핑한다.(4) (1)과 (2)와 (3)을 순서대로 넣고 레몬즙과 함께 섞어 무스필링을 완성한다.(5)케이크 틀 안 바닥에 0.5㎝ 스펀지 케이크를 깔고 무스필링을 채운다.(6)냉동고에 1시간 정도 굳힌다.(7)과일로 데코레이션한다. ■ 고추장 크림 파스타 재료(2인분) 스파게티 160g, 버터·올리브 기름 20g씩, 양파·껍질새우 200g씩, 당근 80g, 샐러리·고추장 40g씩, 마늘 2쪽, 토마토페이스트 50g, 우유·생크림 300㎖씩, 월계수잎 1장, 브로콜리 100g, 방울토마토 8개,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양파·당근·샐러리·마늘은 얇게 저민다.(2)새우는 내장을 제거하고 머리와 껍질을 벗겨 깨끗이 씻는다.(3)새우살은 뜨거운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4)브로콜리는 한 입 크기로 잘라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얼음물에 담가 식혀 물기를 제거한다.(5)방울토마토는 2등분한다.(6)팬에 버터와 올리브 기름을 넣고 마늘·양파·당근·샐러리 순으로 완전히 숨이 죽을 때까지 볶다가 새우껍질과 머리를 넣고 새우껍질이 바삭할때까지 볶는다.(7)여기에 토마토 페이스트와 고추장, 월계수 잎을 넣고 충분히 볶아준다.(8)(7)에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농도가 날 때까지 은근한 불에서 끓여 주다 체에 소스만 걸러 낸다.(9)거른 소스에 새우살과 브로콜리, 방울 토마토를 넣고 소금, 후추 간을 하여 마무리한다.(10)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스파게티를 알단테로 삶아 건져 소스에 넣고 살짝 끓여 완성한다. ■ 펜네로 속을 채운 삼계로스트 재료(4인분) 영계 2마리, 펜네 100g, 마늘 6쪽, 이탈리아 파슬리 3∼4줄기, 올리브오일, 소금·후추 약간씩, 수삼 작은것 1뿌리, 올리브 기름 200㎖),구이용 야채(단호박 1/2개, 알감자 100g, 토마토 2개, 대추20g, 통마늘 4개, 로즈마리 4줄기) 만드는 법 (1)수삼오일 만들기:수삼을 깨끗이 씻어 말린 후 잘게 썬 후 올리브기름에 넣어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담가 놓는다.(2)영계는 깨끗이 손질해 소금·후추·수삼오일을 발라 10분 정도 둔다(안쪽과 바깥쪽 모두 바른다).(3)단호박·감자·토마토는 한 입 크기로 썰고 통마늘은 밑둥만 조금 제거한다.(4)재운 영계는 찜기에 20분간 찐다(한번 찐 후 로스트해야 속살이 촉촉하고 시간이 단축된다).(5)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펜네를 알단테로 익힌 후 건져내어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함께 살짝 볶은 후 다진 이탈리아 파슬리·소금·후추로 간한다.(6)쪄낸 영계의 뱃속에 마늘 맛의 펜네를 채우고 꼬지로 막은 후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다가 수삼오일을 다시 한번 전체에 바르고 야채를 함께 넣어 굽는다.(7)20분 후 닭과 야채가 다 익으면 꺼내어 야채에 소금 후추 간을 하여 완성한다. ■ 드라마와 맛난 레스토랑 ‘사랑찬가’의 나인키친(548-6191∼3) 지난 2월 오픈한 나인키친은 미식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MBC주말 드라마 ‘사랑찬가’를 촬영하는 레스토랑이다. 통유리로 된 4층 건물에 1∼2층이 음식점.‘나인’은 건물의 기둥이 9개여서 붙인 이름. 주방장 이성택(49)씨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이탈리아 요리사. 요즘도 1년에 한 차례가량 로마로 건너가 이탈리아 음식의 트렌드를 체험한다. 그는“음식 맛의 90% 이상을 결정하는 것은 재료”라며 “재료를 고르는 안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좋은 유기농재료를 쓴다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했다. 그러면서 요즘 드라마에서 음식이나 요리가 많이 나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지만 ‘요리사가 뭔가 채워지지 않게’ 나오는 모습이 아쉽다고 덧붙였다.파스타종류의 일품요리는 1만 2000∼2만 5000원, 코스는 2만 4000원부터 나온다. 지하철 학동역 10번출구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오다 음식점 장보고 앞에서 20여m 앞의 오른쪽 4층 통유리 건물이다. 매주 일요일은 촬영 때문에 쉰다. ‘부활’의 쎔쁘레(2634-2000) 쎔쁘레는 요즘 텔레비전에 한창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이탈리아 말로 ‘늘, 항상’이란 뜻의 쎔쁘레는 KBS 수·목 미니 시리즈 ‘부활’을 수시로 촬영한다. 엄태웅과 한지미가 사랑을 확인하면서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먹었던 곳. 앞서 코카콜라 CF와 패러디 ‘떨녀’를 찍은 곳이다. 얼마 전에 종영된 ‘러브홀릭’과 지난해엔 ‘오!필승 봉순영’의 로케이션장이다. 쎔쁘레는 내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음식 맛도 좋다. 손님들이 필요한 양만큼 가져가서 먹게 하는 빵은 동네의 빵집들이 한수 접을 정도로 소문이 났다. 이탈리아 및 프랑스 음식으로 18년 내공을 다진 조관희(43) 조리장은 “촬영 스태프들이 주전부리로 빵을 꼭 찾는다.”고 자랑했다.. 쎔쁘레의 스파게티는 맛이 비교적 진하다.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네로(오징어먹물)스파게티. 피부미용에 좋다며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스파게티는 점심엔 1만 3000원부터, 스테이크는 3만 2000원.2호선 문래역에서 3번 출구로 나와 200m가량 가면 나오는 4거리 바로 건너편에 있다. ‘내이름은 김삼순’의 델리프라자(310-7358) 드라마 ‘김삼순’에 나오는 케이크, 파이를 협찬하는 서울프라자호텔의 베이커리. 드라마에 등장했던 주요 케이크는 마르키즈 글라세, 망고무스 케이크, 산딸기무스 케이크, 밀푀유. 드라마 방영 다음날에는 전날의 시청률만큼 할인해 준다. 탤런트 김선아에게 제과제빵기술을 전수하는 이수열 조리장은 20년째 빵을 만들고 있다. 마르키즈 글라세 3만 8000원, 망고무스 케이크 2만 8000원, 산딸기 무스 케이크 3만원, 밀푀유(1조각) 3800원이다. 삼순이 호두파이(536-7743) 드라마 ‘삼순이’ 인기 덕분에 가장 뜨고 있는 ‘삼순이 빵집’이다.2년전 호두파이를 좋아하는 부부가 호두파이 하나만을 제대로 만들겠다며 차렸다.‘삼순이’는 부인의 이름. 알 굵은 통호두를 올리고 손반죽해 2시간 정도 오래 파이를 굽는 것이 맛의 비결이란다. 맛이 소문난 까닭에 서초동 한양아파트 상가의 본점에 이어 신세계강남점 지하 1층의 푸드코트에도 들어갔다. 호두파이(1만 5000원). 선물용이나 택배도 가능하다.
  • [GMO의 세계] ‘백신 사과’ ‘무지개빛 장미’ 꿈 아니다

    [GMO의 세계] ‘백신 사과’ ‘무지개빛 장미’ 꿈 아니다

    미래의 슈퍼마켓은 어떨까. “간염을 예방하는 고등어와 사과가 나왔습니다.”,“사랑하는 연인에게 무지갯빛 장미를 안기세요.”,“당뇨병을 치료하는 인슐린 세균을 팝니다.” 무슨 만화 같은 소리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꿈’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전자를 재조합해 생물체의 특성을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는 생명공학기술이 컴퓨터의 보급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른바 ‘유전자변형생물체(GMO)’의 개발이다. 특정 생물체에 다른 종의 유전자를 넣어 또 다른 종을 탄생시키는 이같은 기술은 이미 식물과 동물, 미생물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한때 인체 유해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산업전반에 걸쳐 혁신을 몰고 올 ‘차세대 기반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제비꽃의 유전자를 활용한 ‘파란 장미’가 개발됐고 앞서 타이완에서는 해파리의 유전자를 추출해 어둠속에서 빛을 내는 ‘애완용 관상어’가 탄생했다. 이산화탄소를 석유로 바꾸는 ‘에너지 미생물’이나 당뇨병을 치료하는 ‘인슐린 세균’, 간염 등에 견디는 ‘백신 사과’ 등의 등장도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 ●작년 GMO시장 40억달러 돌파 1994년 미국에서 박테리아를 활용해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처음 개발된 뒤 작물 분야에서 유전자 재조합은 보편적이 됐다. ‘슈퍼 옥수수’라는 말에 놀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GM 작물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억달러를 돌파, 내년에 5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국제기구인 ‘농업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에 따르면 지난해 GM 작물의 재배면적은 17개국에서 8100만㏊로 2003년 6770만㏊보다 20%나 늘었다.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90%에 해당되는 수준이다.GM 토마토가 처음 재배됐을 당시의 170만㏊에 비하면 10여년만에 무려 47배나 증가한 셈이다. 미국이 4760만㏊로 58%를 차지해 가장 넓고 아르헨티나가 1620만㏊(20%), 캐나다와 브라질이 각각 540만㏊(6.6%)와 500만㏊(6.1%)로 뒤를 이었다. 이들 4개국이 전체 GM 작물 재배면적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미국의 비중은 2003년 63%에서 지난해 5% 포인트 감소,GM 작물의 재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선 벼·감자·고추·들깨 등 4종 개발중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를 앞둔 GM 작물은 18종 45개 품목이다. 이 가운데 제초제와 바이러스에 잘 견디는 벼, 감자, 고추, 들깨 등 4가지는 마지막 단계로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김현준 연구관은 “GM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품목당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안전성 평가에 들어간 벼와 감자 등 4종은 3∼4년 이내에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업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비타민이 강화된 황금쌀이나 콩, 들깨 등의 개발도 멀지 않았으며 2종 이상의 유전자 재조합으로 영양분을 살리는 실험에는 상추와 배추, 박 등이 포함됐다. 세계적으로는 18종 80여 품목의 GM 작물이 개발중이며 옥수수가 22개 품목으로 가장 많다. 유채, 토마토, 콩, 면화, 감자 등이 많이 재배되며 면적으로는 옥수수와 콩이 전체 GM작물 재배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GM 콩은 세계 콩 재배면적 7600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GM 동물’의 산업화를 위한 개발에 박차 1988년 우리나라는 성장 호르몬을 생산하는 생쥐를 개발했다. 이어 장기이식용 돼지에다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락토페린’ 분비용 젖소도 나왔다. 초기 성장이 3배나 빠른 연어나 ‘슈퍼 젖소’ 등 가축 개량에만 국한됐던 기술도 지금은 의료용이나 산업용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체에 쓰일 혈전용해제나 혈액응고인자, 성장호르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식품 공장’으로 생쥐가 아닌 산양과 염소 등이 실험대상에 올라 연구가 진행중이다.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기술이 상용화하기 이전까지는 GM 동물의 개발은 성장호르몬이나 간염백신 개발 등에 필수라는 것. 특히 미생물과 곤충을 활용한 기술은 의료와 과학연구 분야에 거침없이 이용되고 있다. 말라리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없는 모기나 인슐린을 생산하는 박테리아 등의 개발은 GM 기술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인체와 환경 유해성 논란은 여전 삼성경제연구소는 GMO 등의 바이오 산업은 기업이나 정부가 시급히 육성할 분야라고 지난해 밝혔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GMO가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유전자 오염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제초제에 견디는 내성 작물들을 곤충이 먹을 경우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끊는 ‘기형적 슈퍼곤충’이 탄생할 수도 있다. 실제 영국 로웨트연구소는 유전자변형 감자를 먹은 쥐의 면역체계와 저항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실험결과를 얻었다. 독일에서는 유전자변형 유채 꽃가루를 먹은 벌의 장 속에서 기형의 DNA가 검출됐다. 생명공학연구원의 장호민 박사는 “유전자 변형 생물체가 개발·유통 과정에서 자연계로 전파돼 유전자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생산을 철저히 격리하고 유통과정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GMO의 세계] 미국콩 75%가 유전자 변형

    [GMO의 세계] 미국콩 75%가 유전자 변형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황장석기자|현재 세계의 유전자변형생물체(GMO) 시장을 좌우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최근 ‘실험용 쥐의 콩팥 위축과 혈액 성분 변이를 가져왔다.’는 논란에 휘말린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제조한 기업인 몬산토를 비롯, 미국계 다국적 GMO 기업들은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상당수 유럽 국가들은 아직까지 GMO의 식품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안전성을 승인한 제품들에 대해서도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미국은 현재 연간 콩 생산량의 75%, 옥수수의 35%가 GMO일 정도로 GMO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다.1994년 5월 GMO기업 칼진(Calgene)의 ‘쉽게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 식품의약국(FDA)이 안전성을 승인해 상품화를 허가한 제품은 콩과 옥수수, 감자, 쌀, 식용기름을 추출하기 위한 유채 등 17개 작물이며 종류는 64종(種)에 이른다. 이들 작물들에 도입된 유전자 변형 내역은 ‘제초제에 대한 내성이나 해충에 대한 면역력 높이기, 장기 보존이 가능하도록 숙성 속도 더디게 하기’ 등이다. 유럽에서는 콩과 옥수수 등 5개 품목의 GMO 27종이 EFSA의 안전성 승인을 받았지만 실제로 EU 각국이 만장일치로 시판을 허가한 것은 옥수수 2종류뿐이다. 그나마도 미국의 무역 압력으로 GMO 수입에 가장 적극적인 영국 등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자유무역협정을 내세우며 유럽위원회(EC)를 몰아붙여 얻어낸 결과다. EU의 결정이 내려져도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특정 GMO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 독일, 프랑스, 그리스 등 5개국은 유전자변형 옥수수 3종과 유채 2종에 대해 수입을 금지해오다 미국에 의해 WTO에 제소됐다. 이와 관련, 지난달 EC가 올여름 WTO 판결을 앞두고 이들 국가들이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EU 전체 회원국 투표에서 부결됐다. 일본의 경우 후생노동성이 GMO의 안전성을 심사해 수입·판매를 본격적으로 규제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4월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금까지 판매를 허용한 GMO는 콩과 사탕무 등 7개 작물의 29종. 일본은 GMO의 거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 3월 ‘합법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미국산 유전자변형 옥수수가 일본 등에 보내졌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뒤 미국산 옥수수에 대해 검사를 강화해 갈등을 빚고 있다. 세계적으로 GMO의 효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GMO 최대 생산국인 미국 내에서도 지난해 3월 캘리포니아주 멘도시노카운티가 최초로 GMO 생산을 금지하는 등 소비자들의 반대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surono@seoul.co.kr
  • 순수한 정계복귀?… ‘연정’ 새 불씨

    현 시점에서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무대 복귀는 정치권의 셈법을 복잡하게 한다. 일단 그가 한나라당과 민주당과의 연대 모색에 나섰다는 점은 언뜻 두 야당에 이로워 보인다. 연정(聯政)의 화두는 여권이 먼저 띄웠으되, 주도권은 야당이 잡는 형국을 그려봤을 때의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발언 이후 많은 이들이 사실상 열린우리당-민주당,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의 연대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 보면,‘짝짓기’ 현상이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난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써 연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불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권이 남몰래 먼저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여권은 노 대통령의 언급 이후 연정 논의를 이어가려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나아가 민주노동당까지 연정 논의에 호응해오는 당은 없었다. 야권이 먼저 행동을 개시해 준다면 대단히 고마운 일일 수 있다. 사실 야권이 연정 논의를 일축한 데에는 연정 발언이 부동산 문제와 경제난, 서울대 입시문제 등 돌출된 각종 현안을 희석시키려는 것이라는 의구심도 작용했다. 나아가 연정논의가 야권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어차피 연정의 대상은 야권의 ‘일부’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만으로도 연정 논의는 야권에 충분히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이명박 서울시장을 한나라당과의 연계 통로로 할 것이라는 소식은 파장에 폭발력을 더한다. 우선 한나라당에 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의원이 지난 14,15일 민주당과의 합당론을 거론했을 때 당내에서는 ‘너무 이른 시기에 연정론을 수면 위로 띄울 경우 향후 여권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민주당도 아직은 합당 논의 등에 손사래를 치며 조심스럽다. 야당 내 야기될 논쟁은 양당간 연대 움직임에 추동력을 제한할 수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의중과의 상관 관계에도 관심이 모아지나, 별로 중요치 않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17일 “대개 이런 경우 정치 지도자의 의중은 끝내 확인되지 않은 채 넘어가거나 일의 말미에 그 일단이 확인되는 수준에 그치기가 쉽다.”면서 “DJ로부터 드러나게 될 후광의 양은 김 전 대표 자신의 활동력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움직임과 관련, 연정의 형태와 목표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는 여권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박범준·장길연 지음

    사는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한다. 행복한 삶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또 많은 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때’라고 답한다. 그러나 지금 당신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젓는다. 그래서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을 보면 다시 한번 올려다보게 된다. 만일 그가 단단한 사회적 통념의 굴레를 벗어난 삶을 살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전북 무주 진도리란 산골마을에서 사는 30대 초반의 박범준·장길연 부부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결혼과 함께 도시를 버리고 산간오지의 흙집을 빌려 2년째 살고 있는 이들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정신세계원 펴냄)란 책을 냈다. 특이한 것은 이 두 사람이 거창한 생태주의자거이거나, 복잡한 문명세계를 탈출하고자 한 방외지사를 꿈꾸고 산골마을까지 들어온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똑떨어지는 논리도, 산골 삶에 대한 고집스러운 예찬도 없다. 다만 예전부터 복잡하고 바쁜 도시보다 시골이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이 들었고, 이제 그같은 삶을 실제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통념상 이들은 도시에서의 삶이 더 어울리는 커플이다. 남편 박범준은 서울대 독문과를 나와 벤처기업 이사를 지냈고, 아내 장길연은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재원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까지 배운 교육과 지식에 매달리기보다, 낯설고 새롭지만 스스로 원하는 삶을 택했다. 박씨는 친구들과 벤처 창업후, 사업 규모가 커지고 직원도 수십명으로 늘면서 사회적 성공에 가까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심해졌고 사람간 갈등도 심해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회사를 그만두었다. 연애 중이던 아내도 도시의 삶을 유독 힘들어했다. 하지만 시골에만 가면 생기가 넘치는 것을 보며 결국 함께 도시를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 산골에서 뾰족한 생계대책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박씨는 궁여지책으로 드라마 극본 공모에 응했지만 떨어졌고, 번역일에도 기웃거렸다. 한데 번역을 부탁한 출판사에서 그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보고, 글을 써보라고 해 요즘은 글쓰는 게 가장 큰 일이다. 아내 장씨는 예전에 틈틈이 배워두었던 조각보와 천연염색 솜씨를 발휘, 인근 학교 등에서 강습을 한다. 과학영재 소리를 듣던 사람이 바느질로 먹고 산다는 게 어찌보면 아이로니컬하다. 하지만 생계대책에 대한 이들의 개념은 일반인들과 조금 다르다. 이들은 먼저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과 행복에 대한 그림이 있고,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적인 계획이 나올 때 진정한 생계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발 딛고 있는 곳에서 행복찾기를 추구한다. 월 5만원씩 내고 빌린 흙집은 400여평의 텃밭까지 끼고 있다. 여기에 감자와 고추, 배추, 상추, 양배추, 딸기, 참외 등을 가꾼다.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스스로 만든 퇴비만으로 이들을 정성스럽게 키운다. 아이주먹만한 감자가 주렁주렁 달려나오는 것을 보며 이들은 아이처럼 좋아하며 기념사진까지 찍는다. 초여름 땡볕에 새빨갛게 익은 딸기를 한 바구니 따서 시원한 그늘에 함께 앉아 먹는 재미는 예전에 결코 맛보지 못한 것이다. 부족하지만 내 손으로, 내 오줌을 뿌려서, 제철에 키운 딸기의 맛에 이들은 행복감을 느낀다. 도시에서 그렇게 힘들어하며, 여위기만 하던 장씨는 시골생활 1년만에 살이 붙었다. 남편 박씨가 보기에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하지만 이들도 이따금 도시를 향한 향수에 빠진다. 그럴 땐 트럭을 타고 전주에 나가 좋아하는 영화를 본다. 또 대학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신다. 이들은 단순히 자연이나 생태적 삶을 예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유로운 삶을 실천하고자 한다. 선생님과 부모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나가던 두 엘리트 젊은이에게 높은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는 그 자유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자신의 자유로운 이상을 일상의 삶에서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고,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99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기 양주시 덕정 5일장-솔부추·콩된장 웰빙식품 ‘손짓’

    경기 양주시 덕정 5일장-솔부추·콩된장 웰빙식품 ‘손짓’

    지난 7일 오후 4시쯤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 앞 도로변에 있는 ‘덕정5일장’의 채소 장터는 40∼50대 여성 10여명이 시끌벅적 떠들어대고 있었다. 저녁 반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장에 들른 이들은 장터에 나온 솔(잎)부추·열무·오이·호박 등 여러가지 채소들에 대해 “싱싱하네.”,“시들시들하네.” 등 각자 품평을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덕정 5일장의 꽃’은 단연 ‘솔(잎)부추’라고 할 수 있죠. 쇠고기 안심·등심 등 값비싼 고기집에 가면 참기름을 넣어 만든 소금장에 찍어 먹도록 야들야들하게 생긴 솔잎과 같은 채소가 나오잖아요. 그게 바로 ‘솔부추’라고 하죠.” 친구와 함께 찬거리를 고르던 주부 김민숙(47·양주시 회암동)씨는 “‘솔부추’는 일반 부추처럼 뻣뻣하지 않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소스를 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피를 맑게 해 주고 피로 회복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남자들이 먹으면 다음날 오줌 줄기가 집 앞 담장을 넘어간다고 해서 ‘월담초’라고도 불리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고기맛 더해주고 피로 회복·정력에도 ‘그만´ 이 덕분에 ‘덕정장’의 최고 유명 브랜드는 ‘솔부추’로 꼽히고 있다. ‘쭉쭉 빵빵하게 빠진’ 줄기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는 잎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솔부추’는 매운 맛을 내는 ‘알린’ 성분이 풍부하고 매콤한 향기가 진하다. 매콤한 향은 고기의 노린내를 없애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기 때문에 고급 음식점에서 생채로 주로 이용된다. 몸을 덥게 해주는 보온 효과가 있어 피로 회복에 좋고, 피를 맑게 해 허약체질 개선과 성인병 예방 등에도 효과적이다. 가격은 단(200g)에 2000원 안팎이다. ●천연비료로 키워 ‘안전´ 박종서 양주 회천농협 전무는 “‘솔부추’는 솔잎처럼 생겨 ‘솔잎부추’, 실과 같다 하여 ‘실부추’, 칼슘·철분·비타민 함량이 풍부해 ‘영양부추’라고 하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건강식품”이라며 “중국에서 한반도로 건너온 ‘솔부추’가 남하를 하다가 산자수명(山紫水明)한 이곳에서 터전을 잡아, 양주가 사실상 원산지나 다름 없을 정도로 많이 재배되고 품질도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옆에 있던 최완석 상무도 “‘솔부추’는 집안 장독대 주변에 스스로 자라날 정도로 끈끈한 생명력을 지녀 병충해에 강하고 비료 대신, 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잔류농약 조사에서 한번도 농약이 검출된 적이 없는 무농약 웰빙 식품”이라고 거들었다. ●100여년 역사… 하루 평균 5000여명 발걸음 양주시 덕정역 앞 도로변을 쭉 따라 자리잡고 있는 ‘덕정 5일장’은 100여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장터. 경기도 북부지역을 주로 누비는 도부꾼 150여명이 2일과 7일에 한데 모여 채소·과일·의류·생선·생활용품과 잡살뱅이 좌판을 벌여놓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오기봉(73·양주시 고읍동)씨는 “덕정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동두천과 가까워 미군의 병참기지 역할을 하며 군인 관련 물품들이 넘쳐 흘러 꽤 흥청거렸다.”며 “하지만 우시장 등 가축시장이 없어지면서 장터도 급속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아직도 장을 찾는 사람들이 하루평균 5000명을 넘을 정도로 5일장의 면모를 나름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간장 등 가정집서 담가 ‘덕정장’이 내세우는 또다른 ‘자랑거리’는 100% 콩된장·간장 가게.100% 자연산 콩된장·간장을 비롯해 콩된장·간장으로 삭힌 깻잎·고추, 청국장 환·분말가루 등 다양한 콩관련 상품들을 선보였다. 예부터 유명한 좋은 물로 된장과 간장을 빚고 있는 덕분이다. 인근 옥정(玉井)동의 경우 물이 좋아 ‘옥처럼 빛나는 우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조선시대 때는 임금님들이 이 지역의 회암사에 들렀다가 꼭 이곳으로 와 물을 한번 마시고 갔다고 한다. 콩된장·간장을 판매하던 최수정(34·양주시 회정동)씨는 “이 콩된장은 공장이 아니라 가정집에서 직접 담그는 제품인 만큼 믿을 수 있고 우리 할머니나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데다, 된장을 담근 물에 철분이 없는 덕택에 된장맛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말한다. 값은 100g에 600원이다. ●박물관에 간 듯 민속공예품 즐비 민속공예 코너도 ‘덕정장’의 명물이다. 짚으로 만든 짚신과 쬐꼬마한 바지게·삼태기, 고리버들로 만든 앙증맞은 키, 왕골 바구니, 삿갓, 대나무로 만든 죽부인·카시트…. 비록 좌판을 벌여 놓고 손님을 맞고 있지만, 마치 ‘민속 박물관’에 와 있는 분위기에 빠져들게 한다. 가격은 대나무 카시트(2개) 1만 5000원, 죽부인 1만원, 키 5000원, 바지게 1만원, 왕골 바구니 1만원, 삼태기 7000원, 짚신 5000원 등이다. ‘덕정장’이 농협 직거래장터와 함께 사이좋게 ‘동거’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장터와 맞닿아 있는 회천농협 앞에서 농협측은 자두·참외·수박·감자 등 과채류와 식용유 등 가공식품 등을 내놓고 있고, 도부꾼들은 바로 옆에다 시게전·과일·건어물·의류·애완동물 등의 각종 좌판을 벌여놓고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협의 한 직원은 “이곳에서 장사를 하겠다는데 어떻게 말리겠느냐.”며 “크게 ‘환영’할 일이 아니지만, 서로 돕는다는 생각으로 우리 농산물 판매하는 데에만 신경을 쓴다.”고 털어놨다. 양주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찾아가는 길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1호선 의정부역에서 하차, 기차로 갈아탄 뒤 덕정역에 내리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강북지역에서는 서울시청에서 종로를 거치는 3번 국도를 타고 의정부를 경유하면 되고, 강남지역에서는 동부간선도로를 거쳐 3번 국도에 오르면 도착한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종로 5가에서 지선버스 1018번, 미아삼거리에서 1048번이나 광역버스 9019번 등을 타면 된다. ■ “솔부추 칼국수·만두 맛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솔부추’는 양념장의 생채로 사용되는 것 외에도 칼국수·만두 등 다양한 식재료로도 쓰인다. 하지만 ‘솔부추’ 칼국수·만두는 아직 보편화되지 못한 게 흠. 현재 ‘솔부추’ 칼국수·만두를 선보이고 있는 곳은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의 ‘독바위 칼국수’(031-859-3191)가 유일할 정도다. ‘솔부추’ 해물 칼국수는 ‘솔부추’를 갈아 즙으로 만든 뒤, 밀가루와 함께 부어 반죽을 한다. 이때 일반 칼국수 반죽할 때보다 물을 바특하게 해야 제 맛을 낸다. 반죽이 끝나면 끓는 물에 새우·오징어·굴·만디기(미더덕)·바지락 등 5가지 이상의 해물과 호박·감자·당근·파 등 갖은 야채를 썰어 넣어 끓이면, 부추 향이 코를 살짝 자극하는 녹색을 띤 칼국수로 변신한다.‘솔부추’ 한 단(200g)이면 20인분 정도를 만들 수 있다. 가격은 1인분에 5000원이다. ‘솔부추’ 만두는 ‘솔부추’를 다져서 고기와 두부, 숙주나물 등을 섞어 만두피로 싼 뒤 삶으면 된다. 왕만두 형태로 1인분(6개)에 5000원. 이곳에서 만난 정용택(36·서울시 강서구 염창동)씨는 “볼일 보러 이곳에 들렀다가 이곳 사람들이 ‘솔부추’ 칼국수·만두가 맛있다고 하기에 한번 와 봤는데, 정말 맛이 일품”이라며 “물론 ‘솔부추’ 해물 칼국수가 그윽한 부추 향에다 쫄깃쫄깃한 면발이 입맛을 돋우지만,‘솔부추’ 만두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기가 막히게 좋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양주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 장맛비 희비… 채소 오르고 과일 떨어져

    [주간 물가 동향] 장맛비 희비… 채소 오르고 과일 떨어져

    지난주 오름세가 한풀 꺾였던 채소 가격이 이번주 들어 또다시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장맛비로 산지 출하작업이 어려워 물량이 부족한 데다, 품질마저 떨어지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까닭이다. 13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감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채소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배추와 무는 지난주보다 300원·450원이 뛴 1800원·1750원, 상추는 250원이 상승한 800원, 백오이는 100원이 오른 500원을 기록했다. 반면 감자는 전라도 지역의 출하 대기물량과 시장 내 재고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200원이 떨어진 1200원에 거래됐다.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대파와 애호박, 양파는 전주와 같은 보합세를 보이며 1400원·1200원·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고영직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부 팀장은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계속되는 장맛비로 산지 출하작업이 어려워 시장 반입량도 줄어들고 짓무르는 등 품질도 떨어지는 바람에 채소 값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금의 상승세는 장마철과 폭염이 끝나는 8월 초 이후라야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제철을 맞은 수박·참외·포도·토마토 등을 중심으로 과일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박과 참외의 경우 생산량은 증가했으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2300원·500원이 떨어진 1만 2500원·2900원, 포도·토마토는 출하량이 늘어나 3400원·400원이 내린 1만 5500원·7500원에 마감됐다. 고기 가격은 소폭의 오름세를 보인 닭고기를 제외하고는 지난주와 가격 변동이 없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닭고기는 15일 초복을 앞두고 출하 물량이 쏟아져 90원이 내린 4480원에 거래됐다. 한우 안심·등심·양지는 3450∼6180원, 돼지 삼겹살·목심은 1610∼182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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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랑 코코펀이랑 할인쿠폰 [클릭]

    ‘여름엔 몸보신 좀 해야 하는데….’ 초복(15일)이 다가오면서 어떻게 무더위를 이겨낼까 걱정이 많으시죠. 그렇다면 가족들과 함께 대중적인 여름보양식 닭고기와 오리고기로 더위를 날려보세요. 동의보감에 따르면 ‘삼계탕에 첨가되는 인삼은 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마늘은 강장제 구실을 하며, 밤과 대추는 위를 보하면서 빈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닭 날개에는 콜라겐 성분이 함유돼 있어 피부 미용과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또 오리고기는 중국 최고의 미식가로 알려진 서태후가 미용식으로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널리 알려진 식품으로 여름철 열독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와 쿠폰 전문업체인 코코펀(www.cocofun.co.kr)은 무더위를 날려줄 여름철 보양식 닭고기와 오리고기 전문점의 할인 쿠폰을 준비했습니다. 고려영양탕(노원점)은 수육과 전골, 무침, 삼계탕, 닭도리탕 등 여름을 극복할 수 있는 영양만점 음식 전문점이며, 진원조닭한마리(신촌점)는 닭 한마리를 큰 양푼에 넣고 감자, 파, 마늘과 함께 끓여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칼국수 사리까지 푸짐한 한끼를 먹을 수 있습니다. 봉추찜닭(서초점)은 안동의 찜닭을 처음 서울에 소개한 집으로 닭고기살의 담백함과 청양고추의 매콤함이 일품입니다. 신문에 게재된 쿠폰은 인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쿠폰 문의는 코코펀(080-567-4232)
  • 탈옥수 최병국 도피중에도 납치 강도짓

    탈옥수 최병국(29)이 13일 탈옥 51시간만에 대전에서 검거됐다. 최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S중고자동차 매매센터 인근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차 앞뒤 번호판 달라 경찰이 잠복 검거 경찰 10여명은 이날 센터 옆 H골프연습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코란도 승합차의 앞뒤 번호판이 다른 점을 수상히 여기고 잠복해 있었다. 최씨는 차량으로 다가오다 경찰을 발견하고 100여m 달아나다 별 저항없이 투항했다. 최씨는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 되돌아오던 길이었다. 최씨는 경찰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교도소에서 허용하지 않아 불만이 컸었고 딸들이 보고싶어 탈옥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탈옥 후 대전으로 잠입,12일 유성구 C대학 주차장에 있던 검은색 코란도 승합차를 훔친 뒤 이날 오후 10시30분쯤 대덕구 중리동 모여관 앞에서 차 배달온 다방 여종업원 양모(19)씨에게 대학생 신분증을 보여주며 “학교 술자리 모임에 같이 가자.”고 꾀었다. 최씨는 양씨를 코란도 승합차에 태우고 서구 모대학 주차장으로 갔다 납치 3시간만인 13일 오전 1시30분쯤 유성 성심병원 앞에서 양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달아났다. ●“딸 보고 싶어 탈옥”… 결국 못만나 최씨는 전처(28)와 두 딸(10,6)을 보기 위해 춘천으로 가려다 포기하고 대전 보문산 팔각정 등에서 잠을 자면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최씨는 지난 11일 오전 11시40분쯤 전주교도소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다 운동장을 둘러싼 철망을 넘어 지나가던 교도소 직원을 뒤따라 철문을 통과했다. 이어 보안과 앞 내정문과 외정문을 빠져나와 탈출했다. 최씨는 교도소 안 빨랫줄에 걸려 있던 다른 수감자의 트레이닝복 하의를 입고 상의는 교도소에서 지급하는 티셔츠에 죄수복을 걸친 채 탈출한 뒤 운동장 철조망을 넘은 뒤 죄수복을 벗어버리고 택시를 잡아 타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도주, 납치강도, 절도 혐의가 추가돼 잔여형기 3년 외에 4년6개월 정도 더 감옥에 살 것으로 보인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생활의 지혜] 흙물제거는 감자로

    흰옷에 흙물이 들었을 때는 일단 솔로 진흙을 잘 털어낸 다음 감자를 잘라 그 단면으로 잘 문질러준 후 세탁하면 깨끗해진다.
  • 대낮에 3중 관문 뚫고? 전주탈옥 의문많다

    탈옥수 최병국(29)은 백주 대낮에 어떻게 삼엄한 경비를 뚫고 교도소를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어이없이 구멍이 뚫린 전주교도소는 12일 최씨가 직원을 가장해 구내 통용문을 통과해 도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탈주경로를 밝혔다. 그러나 교도소측의 자체 조사 결과에도 의문점이 많아 수감자 경비 시스템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전주교도소가 발표한 탈주 경로 조사에 따르면 운동을 하던 최씨는 운동장 둘레에 설치된 1.8m의 펜스를 넘었다. 이어 푸른색 죄수복을 벗어놓고 안에 입고 있던 회색 반팔 티셔츠와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 차림으로 변장했다. 최씨는 직원을 가장하기 위해 노트를 들고 경비교도가 근무중인 구내 통용문을 유유히 통과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교도소의 이같은 발표는 더욱 큰 의문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아무리 사복을 입었다 할지라도 구내 직원통용문∼정문∼교도소 외정문 등 모두 3곳을 통과하기가 너무 쉬웠다는 점이다. 교도관과 수형자는 인상착의, 복장, 두발상태 등에서 차이가 큰데도 그대로 통과시켰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결국 사복만 입으면 누구나 교도소를 탈출 할 수 있을 정도로 경비상태가 느슨하고 검문검색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당시 운동인원이 81명이었지만 교도관 2명이 1.8m 높이의 펜스를 넘는 최씨를 발견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정확한 탈옥시간도 미지수다. 교도소측은 운동이 끝난 후 인원점검을 해보고 탈옥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대전에 있는 최씨의 친구 김모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뒤 부랴부랴 확인점검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전주교도소를 탈옥한 최씨는 이틀째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11일 낮 탈옥한 최씨가 대전에 숨어있다고 판단,11일 밤부터 최씨의 동거녀(27)와 동생, 둘째 형(37)의 집 등에서 잠복근무를 하는 한편 병력 1100여명을 투입, 주요 도로와 시내 곳곳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또 최씨가 대전을 이미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주변 인물을 모두 파악해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44명의 처녀를 찾아라

    44명의 처녀를 찾아라

    『44인의 표류된 처녀를 찾아라』- 서해안 일대에 새벽의 비상망이 쳐졌다. 폭풍과 눈보라 속 절해고도에서 44명의 조개잡이 처녀들이 실종된 지 만 1주일. 군경과 미군까지 동원된 합동수색대는 조난 1주일 만에 성냥갑만한 노도(怒濤)속의 한 섬에서 치마를 찢어 흔드는 일단의 처녀군(處女群)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뭍에서 120km의 무인도, 쌀 두 말로 영하의 연명을 그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육지에서 120km나 떨어진 작디 작은 무인 고도- 눈보라 속의 그 섬을「헬」기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는 사실만도「천우」요「신조」일 수밖에 없었다. 44인의 처녀와 인솔자인 한 사람의 총각이 서해의 외딴 섬인「새뱅이」섬에 표류한 것은 지난 4일. 그들은 구출된 10일까지 쌀 두 말과 고구마 두 말의 식량으로 영하의 조난을 이겼다. 44인의 처녀와 1인의 총각이 엮는「인간개가(凱歌)의 장」은 이러했다. 충남 서산군 소원(所遠)면 모항(茅項)리의 작은 어촌에는 1백여호의 어민들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가난」을 유일한 재산으로 하루 1백원 정도의 굴따기, 조개잡이로 생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어촌의 처녀 44명은 11월 4일 같은 마을 홍은표(洪殷杓)씨(22·남)의 인솔로 모항(茅項)에서 120km나 떨어진「새뱅이」섬이란 무인도로 굴을 따러갔다. 하루 160원의 벌이를 위해-. 이날 아침 인천으로 가는「경문호」(8톤·선장·송응남)에 편승. 쌀 두 말과 고구마 두 말을 동네에서 꾸어가지고 폭풍과 기아와 공포가 기다리는「새뱅이」섬으로 떠난 이들은 출항 4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 경문호는 다음날 귀로에 이들을 마을로 데려가기로 약속하고 인천으로 떠났다. 조개잡이배 태풍만나 구조경비정까지 표류 그러나 경문호가 다음날 인천을 출발하려 할 때 뜻밖에도 태풍주의보가 내렸다. 주의보가 해제되기를 기다리기 1주일-. 선장 송씨는 기다리다 못해 10일 육로로 서산에 돌아가 이들의 조난 사실을 경찰과 육군○○사 주둔부대에 신고했다. 서산경찰서는 김태주(金汰株)서장 진두지휘 아래 즉시 경비정「한산호」를 출항, 이들의 수색에 나섰으나 4m의 파고와 짙은 안개로 목적지도 찾지 못한 채 15명의 승무원을 실은 경비정마저 표류하기 시작했다. 김서장은 두 시간에 걸친 파도와의 싸움에 기진, 해군함정에 SOS를 타진했으나 해군함정마저 심한 풍랑으로 출동하지 못한다는 절망적인 회신만 보내왔다. 미군「헬리콥터」가 구출, 치맛자락 찢어 소리쳐 51사단 이준희대위와 김서장의 끈덕진 설득에 감동된 미44 포병대 4대대 C중대의 중대장「달튼」대위는 평택 ○항공대의 친구의「사빈스」준위에게 사태의 긴박함을 연락, 드디어 하오 5시 미군의 대형「헬」기가「사빈스」준위의 조종으로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30분간이나 현장 상공을 배회한「사빈스」준위는 악천후로「새뱅이」섬을 찾는데 실패, 급기야는 자신의 생명에까지 위험을 느껴 기지로 돌아오고 말았다. 구조본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먹을 것도 없이 이 눈보라 속의 절해고도에서 1주일을 견딘다는 게 연약한 여자의 몸으론 도저히 불가능하다. 김서장과「달튼」대위는「사빈스」준위를 다시 설득,「헬」기에 동승하여 다시 현장에 출동했다. 하오 6시 30분- 흰 눈보라 속에서 치맛자락을 찢어 목이 메어라고 소리치며 흔드는 44명의 처녀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성공이다!』「헬」기 속에선 세 사람의 함성이 터졌다. 조종사「사빈스」준위는「새뱅이」섬 상공을 5회나 선회한 끝에 결사적인 착륙에 성공, 이들 전원을 구출했다. 정영숙(鄭英淑)(17)양 등 10여명의 처녀들은 이미 동상과 골절의 중상을 입고 있었으며 추위와 기아에 지친 일행은 완전히 아사직전의 초췌한 모습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동굴파고 돼지감자 캐고 눈보라 속에서 동상까지 이 44명의 처녀들이 조난한「새뱅이」섬은 길이 300m, 폭 100m의 작은 무인도. 그들은 예정대로 4일 작업을 마치고 5일 배를 기다렸으나 배는 10일까지도 오지 않았다. 이들이 가지고 온 쌀과 고구마는 45명의 하루 식량 밖에 안 된다. 바다의 기상에 밝은 이들은 배가 오지 못할 것을 예감, 식량을 아끼고 섬의 바위틈에서 나오는「돼지감자」눈을 캐 모으기 시작했다. 일부는 동굴을 팠다. 단 한 사람의 남자인 홍은표씨는 44명의 처녀를 거느린(?) 행복감에 도취할 새도 없이 이들을「리드」하기에 초인적인 안간힘을 썼다. 6일부터는 하루에 밥 1회, 감자 1회씩을 먹었고 8일부터는 날감자를 약간씩 씹어 입의 침이 마르지 않도록 연명했다. 9일부터는 식량이 그나마 다 떨어져 굶기 시작했다. 44명의 처녀들은 주림과 추위 속에서 생을 체념, 가난하나마 단란했던 고향의 식구들을 생각하며 마지막 운명의 순간만을 기다라고 있었다. 10일 하오 6시 30분. 섬 상공에「헬」기가 나타났다. 몰아치는 태풍, 200mm나 쌓인 눈. 그 속에서 기진맥진해 쓰러져 있던 처녀들은 순간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일어나 입었던 치마를 벗어 허공에 대고 흔들었다. 서산으로 공수된 이들은 미군 C중대의 식당에서 배를 불리고 중상자들은 부대의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번 처녀구출작전에서 수훈을 세운「달튼」대위는 미「인디애너」주 출신의 ROTC장교, 김태주 서산서장은 고시 행정과 출신의 젊은 총경서장이다. <서산=장석호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1/24 제1권 제10호 ]
  • [클릭 이슈] 호남고속철 분기역 ‘오송’ 결정 논란 확산

    [클릭 이슈] 호남고속철 분기역 ‘오송’ 결정 논란 확산

    2015년 개통예정인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충북 오송역이 결정됐지만 호남과 충남 주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천안·아산과 오송, 대전 등 3개 후보지에 대한 최종 평가결과, 오송역을 분기역으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이날 분기역 최종 결정은 15개 시·도 추천 전문가(75명)로 구성된 평가위원 가운데 노선통과 및 최대 이용지역인 충남과 호남권(20명)이 퇴장한 가운데 이뤄져 논란이 예견됐다. 오송역 결정에 반대하는 지자체 등은 선행연구에서 최적지로 평가됐던 천안·아산이 최하위로 평가된 데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심사결과 공개 및 재평가를 주장하고 나서 ‘뜨거운 감자’로 작용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오송 분기에 따른 계룡산 통과를 놓고 ‘제2의 천성산’이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서 긴장감마저 감돈다. 이와 함께 호남고속전철은 분기역이 오송역으로 결정돼 신선보다는 기존 경부고속철의 일부 구간을 공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오송역 결정은 충북달래기 정치적 선물” 국토연구원은 평가단의 ‘국가 및 지역발전효과’ 등 5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 오송이 87.17점으로 대전(70.17), 천안·아산(65.94점)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대 가중치가 적용된 ‘국가 및 지역발전효과’에서 오송은 29.40점을 얻어 대전(22.99점), 천안·아산(22.90점)과 격차를 벌리는 등 전 항목에서 최고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고속전철과 충북선을 연계시킴으로써 고속철 비수혜지역인 충북과 강원권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적지라서 높은 평가를 얻게 됐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예정지와 10여분 거리고 청주공항과도 인접(19㎞)해 행복도시의 관문 역할론도 반영됐다. 하지만 호남고속철 기본계획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성과 사업성, 환경성, 건설의 용이성 등까지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건설교통부가 2003년 9월 작성한 ‘호남고속철도 건설기본계획’에 따르면 오송대안은 천안·아산과 대전을 비교해 건설사업비와 소요시간, 수송수요 등에서 중간 포션이라는 것이다. 오송에서 익산역까지 신선을 건설하게 될 때 사업비는 천안·아산보다 적은데 반해 시간은 3∼4분 더 소요되고 이용객은 대전의 87.3% 수준에 그친다. 더욱이 행복도시 입지가 충남 연기·공주지역으로 결정돼 이 지역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건설비가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충남도 관계자는 “결국 오송을 분기점으로 결정한 것은 충남에 행복도시, 대전에 R&D특구 배정에 따라 소외감을 느낀 충북을 달래기 위해 정치적인 선물(?)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터널·교량 건설… 계룡산 ‘제2의 천성산´될수도 호남고속철의 분기점으로 오송이 결정됨에 따라 새로 건설될 오송∼익산(88.84㎞)간 노선 건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구간에는 문화재와 교량구조물 등이 천안∼익산구간보다 많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행복도시 예정지와 국립공원인 계룡산을 관통해야 한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들 지역을 비켜가기 위해서는 ‘S’자형 노선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시 속도와 직결된 곡선과 구배(높낮이)에 관한 추가논의가 있겠지만 곡선통과는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부고속철 대부분이 직선노선으로 건설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룡산 환경파괴 논란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계룡산 통과 노선을 국립공원 지정구역에서 벗어난 서북쪽 500m∼1㎞ 지역으로 빼는 방안을 고려중이나 2㎞에 달하는 구간을 통과하려면 터널이나 교량건설이 불가피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량건설 구간 등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송역 결정에 반대하는 측은 천안·아산과 비교해 운행시간(4분)이 길어지고 운임(1200원)도 오르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다만 호남권은 평가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도 지나친 반발이 자칫 고속철 건설사업 자체를 지연시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충남권 “땅만 내주고 역하나 유치 못하나” 반면 충남은 땅만 내주고 역 하나 없는 꼴이 돼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노선이 결정되더라도 지자체 협의 등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2017년 경부고속철 공동사용 노선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란 장기 전망도 오송역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천안·아산∼오송∼대전으로 이어지는 고속철 정차로 전체적인 운행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고속철의 건설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운영주체인 한국철도공사가 분기역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한밭대학교 도명식(도시공학과)교수는 “3개 대안에 장단점이 있지만 오송분기는 교통측면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며 “현 상황에서 수정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평가근거를 공개해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면역력 높이는 감자

    경북 고령군이 셀레늄(Se)이 다량 함유된 감자재배에 성공했다. 11일 고령군에 따르면 인체 면역기능을 높이는 셀레늄 함량이 일반 감자보다 10배 정도 많은 감자를 2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했다. 짚과 나무 등으로 만든 퇴비를 감자에 뿌린 뒤 7일쯤 지나 셀레늄이 포함된 무기질 비료를 감자잎에 살포하면 셀레늄감자가 생산된다. 이 감자는 100g당 셀레늄이 0.2㎍ 포함돼 있어 일반 감자 0.02㎍보다 10배 정도 많았다. 셀레늄은 인체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성기능 강화, 항암작용, 노화 방지, 관절염예방에 효능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셀레늄 섭취량은 43㎍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일 권장섭취량 50∼20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령군은 이번에 개발한 셀레늄감자를 농가에 보급해 지역 특산물로 육성할 계획이다. 고령군은 토양이 비옥한 데다 일조량이 풍부해 감자재배지로 적합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고령군 관계자는 “셀레늄감자의 생산비는 일반감자에 비해 10% 정도 많이 들어가나 판매가는 30% 이상 높게 받을 수 있어 농가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령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 배추·대파·무 출하량 늘어 하락 반전

    [주간 물가 동향] 배추·대파·무 출하량 늘어 하락 반전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강세를 보였던 채소 가격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장맛비로 산지출하 작업이 어려워 물량 부족으로 단기 급등세를 보였던 채소의 산지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개별 품목에 따라 등락이 엇갈렸다. 6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배추·대파·무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주보다 각각 500원·400원·100원이 하락한 1300원·1200원·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감자도 출하 물량이 늘어나는 바람에 200원이 내린 1200원에 마감됐다. 반면 제철을 맞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추·애호박·백오이·양파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추는 무려 470원(167%) 급등한 750원, 애호박은 500원이 상승한 1300원, 백오이는 100원이 오른 400원, 양파는 200원이 뛴 1600원을 기록했다. 고영직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부 대리는 “상추 가격이 지난주보다 무려 1.6배나 급등한 것은 저장성이 떨어져 매일 출하작업을 해야 하므로,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잦은 비로 출하 작업이 어려워져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일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수박은 장마철로 일조량이 부족해 당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상품성 낮은 물량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을 끌어내려 1400원이 떨어진 1만 2500원에 거래됐다. 포도도 일부 지역에서 노지 포도가 출하돼 물량이 크게 늘어나 1000원이 내린 1만 8900원에 마감됐다. 그러나 배는 2400원이 오른 3만 5900원에 거래됐다. 사과·참외·토마토는 전주와 같은 6500원·3400원·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기 가격은 모두 보합세를 보였다. 한우 안심·등심·양지는 지난주와 같은 3450∼6180원, 돼지고기 삼겹살·목심은 1610∼1820원, 닭고기는 457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잠실 주공5단지 ‘금요 알뜰시장’

    잠실 주공5단지 ‘금요 알뜰시장’

    서울 송파구 잠실 5단지 주공아파트. 매주 금요일 오전 8시면 한쪽 주차장에서 ‘알뜰시장’이 열린다. 감자·배추·양파 등 야채와 수박·참외·토마토 등 과일, 오징어·고등어 등 생선, 건어물, 곡류, 밑반찬 상인이 원을 그리며 좌판을 편다. ●도매시장·산지서 농·수산물 ‘직송´ 장터로 들어선 주부들의 발길도 분주하다. 손수레를 끌고 나온 주부 이상미(48)씨는 매주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도매시장이나 현지에서 곧바로 온 물건이라 할인점이나 백화점, 마트보다 싱싱해요. 값도 저렴하고요.” 이씨는 사려고 맘먹었던 상품이 동날까봐 아침 일찍 서둘렀단다. 직장인 김정민(37)씨는 출근길에 잠시 장터를 들렀다. 바삐 수박과 양파·감자를 고르더니 아파트까지 배달해달라고 주문한다.“물건도 좋지만, 집까지 갖다주니까 편리하죠. 재래시장과 백화점, 마트의 장점만 모아놓은 셈이에요.” 손님이 밀려들면 배달이 다소 늦어지는 게 유일한 불만이라고 했다. 아파트 알뜰시장이 큰 호응 속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할인점 열풍으로 재래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리다매 전략에 집안까지 배달 10여년전 서울·경기지역에서 처음 시작한 알뜰시장은 대전을 거쳐, 천안, 충주, 청주 등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500가구가 넘는 서울·경기지역 아파트 단지에선 알뜰시장이 열리지 않는 곳이 없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성공비결은 이윤을 적게 보더라도 많이 판매하는 것. 서울수산 전성삼 사장은 “일반 소매상의 마진이 20%라면 알뜰시장은 5∼7%를 넘지 않는다.”면서 “단골을 확보해 꾸준히, 많이 판매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알뜰시장 상인들은 ‘5일장 장돌림’ 만큼이나 바쁘다. 새벽 3∼4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나 노량진수산시장으로 달려가 상품을 구매한다. 좋은 상품을 할인점에 뺏기기 않으려 서두르는 것. 트럭에 야채·과일·생선을 가득 싣고 알뜰시장이 서는 아파트로 직행한다. 안산·수원·인천까지도 단숨에 달려간다. 밑반찬 상인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대전에서 ‘팔도맛김치’를 운영하는 김남일(65) 할머니는 목요일 아침부터 김치를 담근다. 포기김치·오이김치·열무김치를 만들어 하루 동안 숙성시키는 것. 금요일엔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겉절이를 만든다. 하루종일 아삭아삭한 맛을 유지하는 노하우다. ●취업난 반영… 상인 중엔 대졸자도 아침 6시에 대전에서 출발하면 8시쯤 잠실에 도착한다.“30년 동안 국산만 고집하며 김치를 만들었어. 조미료 대신 멸치·다시마·무를 끓여 양념하고. 끝맛이 시원하고 담백하다고 단골들이 좋아해.”김 할머니는 젊은 주부들에게 김치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재미 덕에 서울나들이가 힘들지 않다고 했다. 좌판이 펼쳐지면 주부들이 물밀듯이 쏟아진다.30여명의 젊은 상인들이 물건을 파느라 정신이 없다. 취업난에 대졸자들도 알뜰시장을 찾아 일을 배운다. 야채는 1000원을 기준으로 팔린다. 깻잎을 비닐봉지에 맘껏 담아도 1000원, 바구니에 가득한 야채도 1000원, 어른 팔뚝보다 굵은 무도 1000원, 당근 3개도 1000원이다. 돈바구니엔 1000원짜리 지폐가 쌓여간다. 생선 장터엔 오징어·갈치·고등어 등이 얼음 위에서 주인을 기다린다. 흰색 이름표엔 원산지가 시·도까지 표시돼 있다. 수입품도 눈에 띈다.“요즘은 주부들이 상품을 더 잘 알아요. 어설프게 수입산을 국산이라고 장난쳤다가는 쪽박차기 십상이죠. 교환·환불은 기본입니다.”한 상인의 말이다. 과일가게에선 수박 맛보기가 한창이다.1만원짜리 수박을 큼직하게 썰어 시식하도록 하는 것. ●오후 4시 지나면 50%까지 할인 판매 잠실 5단지에선 야채·과일·생선·건어물·먹을거리·곡류 등 기본 품목만 판매된다. 옷과 생활용품 등 공산품도 나오는 다른 알뜰시장과 사뭇 다르다. 알뜰시장 운영위원회 조희철(66) 위원장은 “주변 상가 상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계약할 때 공산품 판매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계약전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다. 계약전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다. 뜨거운 태양볕을 하루종일 받은 야채와 생선이 늦은 오후엔 고개를 숙인다. 이때부터 세일을 시작한다.‘그날 물건은 그날 다 판다.’는 알뜰시장 원칙 때문이다.20∼30%로 시작한 할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50%까지 높아진다. 야채를 판매하는 합동물산 임기선 사장은 “지친 야채를 물에 넣으면 금세 살아나지만, 다음날 판매하긴 어렵다.”면서 “원가보다 싸게 내놓는 게 버리는 것보단 이득”이라고 말했다. 생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잡은 지 2∼3일 지난 생선이라면 알뜰시장 보단 할인점에서 사는 게 낫지요. 소상인이 기업의 냉장·냉동시설을 따라가지 못하니까요.”전성삼 사장의 말이다. 생선은 2∼3시간 단위로 가격을 낮춰서 몽땅 팔고 있다. 뜨겁던 태양이 뉘엇뉘엇 아파트 사이로 넘어가자 상인들은 장터를 깔끔하게 청소하고, 트럭을 나눠 타고 떠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치열한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 안타까워 야채·과일을 판매하는 합동물산 임기선(44) 사장은 아파트 알뜰시장을 처음 만든 사람에 속한다. 1995년 서울 노원구 중계동 미도아파트 앞에서 1t트럭에 채소·과일을 싣고 장사를 할 때였다. 아파트 부녀회장이 ‘일주일에 한번씩 아파트 안에서 장사를 해보라.’고 제안해 왔다. 아파트로 들어가니 매출이 10배 늘었다. “5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매일 장사해도 주민들은 문밖에선 남이라 생각하지요. 아파트로 들어오니까 신기하게도 식구로 받아주고 믿더군요. 상품에 문제가 있어도 일주일 기다려서 바꿔가고….” 품목을 다양화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평소 알고 지내던 생선, 건어물, 먹을거리 상인들을 불러모았다. 알뜰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알뜰시장 전문업체인 합동물산을 세워 사업을 확장했다.97년 외환 위기가 터지자 오히려 호황을 누렸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마트보단 알뜰시장을 찾게 된 것. 임 사장은 현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야채·과일 30∼40%가 알뜰시장에서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3년전부터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시작됐다고 안타까워했다.“브로커들 때문에 계약금이 너무 부풀어 올랐어요.3억원이 넘는 곳도 생겼으니. 장사란 이윤을 남겨야 하는데 계약금 때문에 물건을 싸게 파는 게 점점 불가능해져요.” 청춘을 바친 알뜰시장이 농민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됐으면 한다고 임 사장은 소망했다. ■ 품질·가격 주민의 신뢰 얻어야 살아남아 생선을 취급하는 서울수산 전성삼(45) 사장은 ‘악연´으로 알뜰시장을 만났다.1995년 서울 노원구 하계 7단지 주공아파트 상가에서 생산을 팔다 알뜰시장이 들어서 크게 손해를 입었다. 이에 전 사장은 전업을 결심하고 알뜰시장에 뛰어들었다. 싸고 싱싱한 생선을 구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인천수협과 옹진수협으로 달려갔다. 도매상 없이 고깃배에서 생선을 사기 위해서였다. 4월∼6월이면 꽃게를 무더기로 사와 이윤없이 팔았다. 아침이면 30∼40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주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해요. 좋은 꽃게를 2개월만 싸게 팔면 1년내내 장사가 쉬워지죠.”‘박리다매’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내는 물론 처남 2명과 처남댁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손발이 척척 맞는 데다 수입이 많으면 많이 나눠쓰고, 적게 벌면 조금씩 가져가니 사업이 훨씬 수월했다. 웰빙 열풍에 오히려 요즘 힘들다고 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어요.10여년 전에 보다 생선이 20분의1로 줄었으니….”수십년 동안 어린 생선까지 긁어모아 젓갈과 어묵을 만드는 바람에 그 죄값을 치르는 것이라고 한숨졌다. 꽃게를 싸게 파는 행사도 2년 동안 하지 못했다. “근해에 잡은 싱싱한 생선이 없으면 알뜰시장은 망해요. 냉동처리한 수입산이야 할인점에서 사는 게 낫지요.”알뜰시장이 도시속 5일장 풍속으로 살아남기를 전 사장은 기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 코흘리개 삼식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누구에게나 한번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다. 코흘리개 옆집 친구와 마을 앞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물장난을 치고,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을 헤아리며 감자를 구워먹던 그 시절. 요즘처럼 목을 죄어오는 아스팔트 복사열과 희뿌연 스모그가 티없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풍경을 더욱 그립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못내 아쉽다. 그렇다면 청정한 강물이 흐르고,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숨쉬는 강원도 영월군으로 떠나보자. 영월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과 닮은 곳이다. 순박한 시골 풍경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어린이들에겐 꿈과 희망이, 어른들에겐 동심의 세계가 펼쳐지는 영월에서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사진 한반도지형) 영월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 영월군 서쪽 끝에 있는 ‘밧도네 마을’은 ‘어린시절’이라는 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노란 금계화가 길가에 늘어선 마을에 들어서자 30년 전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벅차 오른다. 태기산과 치악산에서 내려온 주천강이 마을을 바깥으로 돈다 해서 붙여진 밧도네 마을. 친숙한 마을 지명만큼이나 예스럽고 아름답다. 폐교를 활용해 만든 이 곳의 비산체험학교(033-374-1251·www.bisanschool.com)는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려 주는 곳. 흙내음이 코끝을 간지르는 학교에 들어서자 이승복 동상과 책 읽는 소녀의 동상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청소시간마다 친구들과 왁스를 칠해 문지르던 교실 나무바닥과 복도에선 잠시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만난다. 이 학교는 폐교된 도천초등학교 주천분교를 원용석(47)·김은선(42)씨 부부가 3년 전 교육청으로부터 임대받아 꾸몄다. 원씨는 계절마다 감자캐기, 옥수수따기, 모내기 등 농사체험과 물고기 잡기 등 생태체험을 맡고, 김씨는 꽃누르미(압화)를 가르친다. 꽃누르미는 김씨가 학교 주변에 피어나는 갖가지 들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열쇠고리와 목걸이, 액자, 옆서 등을 만드는 것이다.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들은 저마다 고운 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품들은 자연이 만든 한폭의 풍경화다. 학교 앞을 흐르는 주천강에는 반두(양 끝에 막대기를 대어 두 사람이 맞잡고 물고기를 몰아 잡도록 된 그물)를 들고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흥겹다. “와∼ 많이 잡혔네!” 이태규·이상용·탁성곤·김찬우(9·주천초 2년)군 등 4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 뒤 곧바로 강으로 달려왔다. 태규와 상용이가 ‘풍덩 풍덩’ 발로 물을 튕기며 고기를 몰고, 성곤이와 찬우는 반두를 들고 있다가 때를 맞춰 반두를 올린다. 반두에는 영화 제목으로 유명해진 쉬리와 통가리, 피라미 등 10㎝ 남짓한 물고기 5∼6마리가 걸려 오른다. “에이, 쉬리만 잡히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잡을 수 없는 물고기인 쉬리만 연신 올라오자 아쉽다는 듯 놓아 준다. 물고기 잡기에 싫증난 아이들은 곧이어 물놀이를 시작했다. 반두를 내팽개치고 옷을 입은 채 수중보에서 물미끄럼을 타는 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의 고기잡이를 도와주던 원씨는 “차분하게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곳은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어린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더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체험료는 한 가지당 5000원, 여름 방학기간 중에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마루에 올라 별을 보다 ●별하나의 추억과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영월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별을 볼 수 있다. 특히 해발 799m의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374-7463·www.yao.or.kr)에서는 많은 별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는 별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 천문대다.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해피 700’에 위치한 천문대는 봉래산을 수십여바퀴 휘감으며 곡예운전을 해야 정상에 도착한다.800㎜ 반사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 흑점을 관찰할 수 있고, 밤에는 목성, 달이 떠있는 별천지를 관찰할 수 있다. 이 곳은 연간 관측일수(쾌청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보다 훨씬 많아 국내 최고의 관측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에 광해(방해하는 빛)와 관측의 최대 적인 습기가 없어 최적의 관측 여건을 자랑한다. 특히 망원경으로 별을 보지 않더라도 산꼭대기에 쏟아지는 별을 보며 호젓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영월시내의 야경 또한 일품이다. 부모와 함께 온 이하민(6·경기 용인시 수지읍 베아제 유치원)양은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천문대는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달 휴관하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이다. 영월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박물관이 많다. 대표적인 박물관은 책박물관(372-1713). 폐교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박대헌씨가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 이 곳에선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60∼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해 1925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서적, 한국문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책 수만권이 빛바랜 모습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이밖에 곤충박물관(374-5888)과 다음달 개관하는 사진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 ●신비한 천혜비경 자연속으로 영월은 유명한 동강의 어라연 말고도 자연이 만들어낸 갖가지 천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기 명소는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건너 숲속의 전망대에서 보면 마을 풍경이 신기할 정도로 한반도 지도를 그대로 닮았다.5년 전 사진작가가 발견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서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한 반면 서쪽은 경사가 완만해 평지에 가까워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도 그대로이며, 북쪽으로는 백두산, 남쪽으로는 장기곶까지 똑같다. 영월은 무엇보다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고장. 곳곳에서 단종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단종이 유배길에 쉬어간 군등치 고개를 넘어 가면 단종 무덤인 장릉(370-2619)과 유배지인 청령포(370-2620)가 있다. 단종은 1457년 봄에 영월 청령포에 유배되었고 그해 10월 사약을 받고 죽었다. 단종이 죽어도 시신을 거두는 이가 없자 영월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둬 모신 곳이 장릉이다. 장릉 소나무가 모두 장릉을 향해 고개를 숙여 신비롭다. 입장료는 성인 1200원. 장릉에서 남쪽 방향으로 10분만 차를 타면 청령포가 나온다. 청령포는 단종이 유배됐던 창살 없는 감옥. 삼면은 서강이 휘감아 흐르고 육지와 이어진 한쪽면은 수직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섬은 아니지만 배를 타야 도달할 수 있다. 청령포 한가운데에 위치한 관음송은 600살 먹은 30m 높이의 소나무.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어 관음송이라 불렸다. 청령포 숲은 지난해 11월 산림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천년의 숲’에 뽑혔다. 도선료 400원을 포함해 입장료는 1300원. 이 곳에서 차로 10분쯤 거리에 신선암이라 불리는 선돌이 있다. 선돌은 말 그대로 서있는 돌. 밑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서강 줄기와 어우러지면서 동양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아침에는 강 안개에 젖어, 오후에는 석양에 잠겨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밖에 태백산 줄기의 험산준령이 빚어낸 태고적 신비를 뽐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인 칠랑이계곡과 김삿갓 계곡을 비롯해 고씨동굴 (천연기념물 219호)과 김삿갓 유적지 등에서는 시원한 여름을 느낄 수 있다. ● 알고가세요 영월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2시간30분 거리에 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가면 영월읍으로 갈 수 있다. 밧도네 마을은 신림IC에서 88번 지방도를 따라 주천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먹을거리로는 태백과 정선, 평창 등 해발 700m 이상에서만 자생하는 나물에다 들기름과 콩, 표고버섯 등 각종 재료들이 들어가 독특한 맛을 내는 ‘곤드레밥’이 미식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읍내 중앙로 농협군지부 맞은편에 자리잡은 청산회관(374-2141)은 모녀가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는 한정식집으로 지난 97년부터 곤드레밥을 특색 음식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가격은 1인분 6000원. 가족단위 숙박시설은 다소 부족하지만 읍내 모텔과 여관이 깨끗하다. 민박요금 예고제 마을인 밧도네 마을은 4인실이 성수기에 4만원 정도다.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 370-2542.
  • [잘먹고 잘살자] 경기 의정부‘형네식당’

    [잘먹고 잘살자] 경기 의정부‘형네식당’

    ‘퓨전 요리의 원조’ 의정부 부대찌개는 이젠 전국적으로 전문점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의정부에서 먹는 부대찌개는 그 맛이 뭔가 다르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햄·소시지 등의 느끼함을 중화시키기 위해 얼큰한 찌개로 끓여먹던 옛 맛이 아직 많이 살아있다. 의정부1동 의정부찌개 골목에 지난 1972년 박용복(68) 할머니가 문을 연 ‘형네식당’은 역사도 오래지만 화학조미료를 거의 안 써 국물이 덜 느끼하고 걸쭉하지 않다. 이른바 ‘빠다(버터)냄새’가 나면서도 매콤칼칼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특징이다. 형네식당은 33년 전 문을 연 뒤 20년 동안은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햄·소시지를 사용했다. 하지만 주둔 미군이 줄어들고 육류 수입이 시작된 90년대 초반부터는 정식으로 수입된 고기를 사용한다. 30여년을 이어온 양념과 조리 노하우, 손맛 또한 특유의 맛을 내는 비법이다. 형네식당은 전통재래장과 1년 이상 저온 숙성시킨 김치를 사용하고, 배추와 고춧가루도 직접 산지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조달한다. 형네식당의 주 메뉴는 부대찌개와 전골, 스테이크다. 박 할머니와 아들 임동혁(37)·창일(35)씨가 운영하는 분점에선 찌개와 전골, 딸 순혁(45)씨가 14년 동안 운영 중인 분점에선 찌개·전골 외에 스테이크도 메뉴로 내놔 소주를 즐기는 주당들에게 인기다. 찌개와 전골은 햄·소시지, 다진고기와 두부·당면·버섯을 다시마와 멸치를 우려낸 육수에 넣고 끓인다. 양념으로 고춧가루·양념장·후추·김치·파·마늘이 들어간다. 겉절이김치와 오징어 젓갈, 콩나물·동치미가 반찬으로 나온다. 스테이크는 파인애플즙으로 양념한 가로 15㎝, 길이 20㎝, 두께 1㎝의 등심고기와 함께 부대찌개용 햄과 소시지가 들어가는 일반 스테이크, 등심고기에 브로니·훈제·구이 등 5종류의 햄과 베이컨이 추가되는 모듬 스테이크로 버터를 두른 돌판에 굽는다. 파·양파·감자·피망을 곁들여 굽는다. 기호에 따라 겨자와 마늘소스에 찍어 먹는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생활의 지혜] 흙물제거는 감자로

    흰옷에 흙물이 들었을 때는 일단 솔로 진흙을 잘 털어낸 후 감자단면으로 그 자리를 문질러주고 물세탁하면 깨끗해진다.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性생활 무시·모욕주는 남편 이제 더이상은 못살겠어요

    결혼 2년차 주부입니다. 남편이 이유 없이 저를 무시하는 말을 자주하고, 부부관계도 시원치 않습니다. 신혼여행기간을 포함해 2년 동안 3차례 관계를 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물으면 “성관계를 한 다음날에는 업무에 지장이 많다.”면서 “당신은 섹스 때문에 시집 왔느냐.”는 등의 모욕적인 말을 하곤 합니다. 헤어지고 싶은데, 간단하게 헤어지는 방법이 없을까요. -임현정(29·가명)- 민법상 이혼은 방법에 따라 협의이혼과 재판이혼으로 나누어집니다. 구체적으로 민법 제83조에 따르면 부부가 “우리 이혼합시다.”라고 합의만 하면 언제든지 이혼이 가능합니다. 합의가 됐다면 본적지 또는 주소지 관할의 가정법원에서 판사에게 이혼의사를 확인받아야 합니다. 서울에 산다면 서울 동·서·남·북부 지방법원에서도 이혼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은 재판이혼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듭니다. 전체 이혼의 80% 이상은 협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처럼 이혼하기 쉬운 나라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 이혼 전 상담제도를 도입하자는 법률안이 논의 중입니다. 이혼의사 확인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부부는 가정법원에 함께 출석해야 합니다. 당사자는 법원에 비치된 협의이혼 의사 확인 신청서, 호적등본과 주민등록등본 1통씩을 부부와 증인 2명이 기명날인한 이혼신고서 3통과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협의이혼심리 기일에는 부부가 함께 판사 앞에 출석하며, 한쪽이 나오지 않으면 이혼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판사 앞에서 부부가 “이혼할 의사가 있다.”고 진술하고 판사가 확인하면 판사는 그런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부부 2사람에게 1통씩 보내줍니다. 확인서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확인서와 이혼신고서를 남편의 본적지 호적공무원에게 제출해 신고하는 것이 이혼의 마지막 절차입니다.3개월을 넘길 경우에는 동일한 절차를 다시 밟고 판사의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만일 부부 가운데 한쪽이 재외국민이거나 수감자라서 법정 출석이 어려울 때는 혼자서 이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에는 관할 재외공관 또는 교도소의 명칭과 소재지를 쓰고, 이혼 제출서류 외에 재외국민등록부 등본이나 수감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재감인 증명서 등 소명자료 1통을 첨부해야 합니다. 채무면제나 이민을 위해 위장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런 위장이혼은 부부간에 이혼하려는 진정한 의사가 없다고 보고 이혼무효를 선고한 판례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위장이혼도 이혼으로 유효하다고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장이혼 이후 부부가 한 집에서 동거하다 남편이 사망할 경우에도 부인이 상속을 받지 못합니다. 합의이혼의 마지막 단계로 확인서를 받은 뒤 마음이 바뀌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혼신고 접수 이전인 3개월 안에 이혼철회서를 본적지의 호적공무원에게 제출하면 됩니다. 만일 이혼신고서와 이혼철회서가 동시에 접수되면 호적공무원은 이혼신고서를 접수할 수 없습니다. 최근 통계를 보면 성급한 이혼을 후회하는 사람이 전체 이혼자의 20%를 넘는다고 합니다. 임현정씨도 전문기관의 상담을 거쳐서 이혼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제가 직접 상담한 사람 가운데 7년간 부부관계를 34차례밖에 하지 않았다며 호소하는 부인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출산하였으므로 이혼을 하기 어려우니 이혼하지 말고 남편과 대화를 나눠 볼 것을 권유했는데, 이제는 남편과 갈등을 풀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임현정씨의 경우 남편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과연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할지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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