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감자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 유괴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 행주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031
  • 여수 해양복합리조트, 개발자금·운영주체 ‘뜨거운 감자’

    2조 1000억원이 투자된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장의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가 진통을 겪고 있다. 민간 매각 범위와 정부 출자 여부, 민간 운영과 공사 또는 비영리재단의 설립 등 상반되는 개발 및 운영 방식을 놓고 관련 부처와 전남도 등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까닭이다. 정부는 23일 육동한 총리실 국무차장 주재로 여수엑스포 정부지원위원회 실무위원회를 열고 각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고 절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2일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엑스포 부지 및 시설의 활용·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남해안 섬 벨트를 엮는 세계적인 해양 복합 리조트로 만든다’는 큰 틀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재원 조달 방법과 운영주체 등의 각론에서는 관련 부처와 지자체의 계산과 입장이 다르다. 특히 정부의 관여 여부 및 수준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완전 민영화 방안으로 부지와 시설을 민간에 팔고, 운영도 민간에 맡기자는 입장도 있다. 반면 정부도 출자하고 참여해 공공성을 보장하고 공사나 공단 혹은 민법상 특수법인인 비영리재단을 만들어 운영하자는 주장도 나와 대립하고 있다. 예산 당국인 재정부는 정부의 현물출자나 추가 투자에는 펄쩍 뛴다. 고속철 및 도로 개통, 박람회장 시설 등 엑스포를 위해 10조원를 쏟아부었는데 또다시 투자를 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강경하다.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행사 운영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빌려 간 4846억원도 빨리 갚으라고 독촉하고 있다. 재정부는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는 마무리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여수시와 전남도 측은 공공성을 내세우면서 지역 발전의 허브 조성을 위한 공공형 개발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국토부도 부지의 장기 임대나 현물출자 방식 등으로 정부가 참여하고, 공공성을 갖는 개발 방식을 취하자는 입장이다. 결국 정부 예산을 더 쏟아부어도 좋다는 정책적 의지와 민간에게 다 맡긴다는 시장주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는 것이 과제다. 경기 침체기에 민자 유치를 위한 당근인 인센티브의 수준과 방안도 민감하다. 공공성과 민간 참여 수준의 조화가 관건이다.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는 시설·부지의 사후 활용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여서 정부 참여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반면 경기침체기에 민간 자본 유치가 쉽겠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세계적인 해양리조트 건설 청사진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전시성 사업으로 계획만 요란했다가 사그라질 우려 속에 박람회장 활용 방안이 표류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짧고 길다?! 단 한번밖에 볼 수 없는 별난 오감자 CF

    짧고 길다?! 단 한번밖에 볼 수 없는 별난 오감자 CF

    단 한번밖에 볼 수 없는 옴니버스 형식의 오감자 2분 광고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 KBS2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의 시작을 기다리던 시청자는 짧은 에피소드를 여러개 연결해 2분간 지속된 오감자 광고를 접한 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보통 TV CF는 15초, 길어야 30초를 넘지 않지만 이번에 공개된 오감자 광고는 15초짜리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된 광고 8개를 종합해서 보여줬다. 오감자의 별나고 대범한 광고는 고정관념을 깨는 기발한 발상으로 화제가 됐다. 공중파에서 2분의 긴 시간동안 옴니버스 스타일의 재미요소를 잘 살린 에피소드 광고를 선보여 기억에 남는 광고가 된 것. 단 한번 공개로도 충분히 임팩트가 있어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광고를 각인시킨 셈이다. 오리온의 감자스낵 오감자의 종류는 오리지널과 딥소스로 나뉜다. 취향대로 선택하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데, 이런 특징을 광고 내용속에 그대로 담아 보여주는 것도 오감자 광고의 감상포인트. 한 일식 주방장이 오감자에 여러가지 소스를 얹어서 담아내는 에피소드나 편의점에서 오감자로 오지치즈를 만들어 먹는 내용은 매번 등장하는 ‘감자칩이 지루할 때 별난 감자 오!감자’라는 메인광고 카피에 절묘하게 부합한다. 고정관념을 타파한 단 한번 밖에 볼 수 없는 오감자의 별난 2분 광고는 독특한 광고형식의 예로서 오랫동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오감자는 현재 페이스북(www.facebook.com/ohgamjaevent)을 통해 오감자 1000박스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며, 앞으로 1개월간 10회에 걸쳐 10편의 CF중 가장 선호하는 광고선정을 통해 1000명에게 오감자 1박스를 직접 배송할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
  • [생각나눔 NEWS] 강남역 상습 침수방지 배수터널 도입 논란

    ‘강남역 일대의 상습 침수를 그냥 둬야 하나, 1317억원을 투입해야 하나.’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강남 스타일’ 홍수의 해법은 대심도 배수터널뿐인가. 지난 15일 내린 폭우에 서울 강남역 일대에 침수가 발생하면서 대심도 터널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16일 하수관거를 늘려 빗물을 분산시키겠다고 해법을 내놨지만, 서초구는 대심도 터널 외에 근본 해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규모 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추진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수년째 침수 피해와 논란만 반복할 뿐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서초구 “침수 반복 물막이판 한계” 권기욱 시 물관리정책관은 이날 “강남역 주변에 유입되는 빗물을 감소시키기 위해 하수관거를 신설, 고지대 빗물이 강남역을 거치지 않고 반포천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확정해 사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예산 607억원을 들여 직경 7m, 길이 900m의 관을 신설해 강남역과 반포천 일부에 집중되는 통수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으로, 공사가 완료되면 시간당 100㎜ 강우량까지는 침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대심도 터널이 침수 예방의 근본 대책이 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1300억원이 넘는 공사비와 이후 펌프시설 운영·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심도 터널은 지하 30~40m 깊이에 터널을 만들어 빗물을 한강 등으로 바로 내보내는 시설이다. ●전문가 “위험도따라 설치 검토를” 반면 서초구는 고질적 침수를 막는 방법은 대심도 터널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강남역 침수 해결을 위해 대심도 터널 설치를 꾸준히 추진했다. 오세훈 전 시장 때에는 대상지로 언급되기도 했으나 이후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은상 서초구 재난치수과장은 “물막이판 설치 등 구가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효과를 비교해 봐야겠지만 대심도 터널 없이 근본적인 해결은 힘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장기적으로 대심도 터널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우선순위에 따른 예산 집행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경율 환경실천연합회장은 “서울시 하수관거는 이미 처리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재난 피해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사전 위험도를 정해 우선순위에 따라 대심도 터널 설치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산촌농부 변신 이계진 前 아나운서

    [김문이 만난사람] 산촌농부 변신 이계진 前 아나운서

    ‘자 이제 돌아가자/고향산천이 황폐해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지금까지 정신을 육체의 노예로 삼아온 것을/어찌 슬퍼하고 서러워만 할 것인가.’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나오는 첫 대목이다. 이뿐만 아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헤르만 헤세의 ‘전원생활 이야기’, 타샤 튜터의 ‘정원’ 등에도 ‘귀거래사’와 같은 ‘돌아감’의 행복을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천상병 시인도 ‘나 이제 돌아가리라~’로 ‘귀천’을 읊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귀(歸) 철학’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터. ‘국영수’로 정신없이 치열하게 세상을 살다가 결국 ‘예체능’을 택하듯이 말이다. 이계진(66) 전 아나운서. 얼마 전 방송을 통해 1996년부터 산촌생활을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물론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재선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 출마 등 정치활동을 했지만 이때에도 개인생활의 주거는 산촌이었다. 따라서 산촌생활은 올해로 꼭 16년째인 셈이다. 최근에는 세속과의 인연을 아예 단절하고 시골 농부로 자연 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직접 밭을 갈고, 씨 뿌리고, 퇴비 주고, 땀 흘려 수확하는 행복에 푹 빠져 있는 것. 지난 13일 낮 경기도 한 산촌에 사는 이씨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집 주소가 알려지면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일부러 세상 시름 잊기 위해 조용한 곳을 찾아왔기 때문이란다. 이씨의 집에 도착하자 그는 “옥수수는 금방 찐 것이 맛있어요. 제가 직접 농사를 지은 것입니다.어서 드세요.”라고 활짝 웃으면서 권했다. 그러면서 방울 토마토를 꺼낸다.“이것도 직접 기른 것입니다. 제가 주스 만드는 솜씨를 보여드리지요.”라고 하면서 야외 살강 쪽으로 간다. 허름한 청바지 차림에 밀집모자를 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마당에는 365일 걸려 있다는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고 바로 옆에 오래된 산벚나무가 있었다. 그 아래에서 옥수수와 토마토 주스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다. ●직접 기른 옥수수·방울토마토로 손님 맞아 “집 주변으로 쭈욱 밭이 연결돼 있습니다. 대부분 자갈밭인데 흙을 구해다가 50㎝정도 두께로 덮고 농사를 지었지요. 그러느라 처음에는 고생 좀 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농작물이 잘 자라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집과 마당, 밭을 포함 모두 5610㎡(1700평)이다. 그 넓은 밭을 어떻게 혼자 일구고 농사일을 할까. 궁금해하자 “경운기 등 필요한 농기계를 다 장만했지요. 또 ‘건농회’라고 있습니다. ‘건달 농민 모임’을 줄인 말입니다. 교장선생님, 무역회사 사장, 건축사 등 이른바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로 모임이 결성됐는데 그분들과 함께 농사를 짓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해준다. 거침없이 나오는 말이 프로 농군이다. “감자는 대개 장마가 지기 전인 하지 무렵에 캡니다. 고구마는 지금 막 크기 시작했는데 며칠 전 멧돼지들이 습격해 싹쓸이하고 가버렸습니다. 주로 밤에 공격을 하는데 진돗개 한 마리가 이들을 저지하지만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밤에 잠 들려고 하면 개 짖는 소리에 랜턴을 들고 진돗개를 응원하러 나가 보지만 멧돼지들이 워낙 동작이 빨라서 말입니다.” 이씨는 주변 농가들도 대부분 그런 피해를 입는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뱀이나 멧돼지 한 마리만 나타나도 큰 뉴스거리로 취급하지만 여기에서는 밤마다 나타나는데도 아무런 뉴스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 전에는 집 앞마당에 독사, 능구렁이, 꽃뱀 세마리가 나타나 잡았단다. 환경운동 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함부로 잡지 말라고 주장하지만 인간을 공격하는 동물들을 그냥 나둘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가 현재 재배하는 농작물들은 어떤 것일까. “많습니다. 고추, 가지, 토마토, 옥수수, 호박, 참외, 파, 오이, 상추, 쑥갓, 토란, 고구마, 그리고 올해 새로 심은 인디언 감자까지 포함해 20여가지는 되지요. 다 잘 자라지는 않습니다. 농약을 안 쓰니 전멸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말없는 흙에서, 식물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는 농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잠시 얘기한다. 프로 농부인 경우 최고 품질의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기 때문에 농약을 안 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과실인 경우 더욱 그러하다는 것. 다만 시장에 출하하기 7일전까지만 농약을 치면 광분해와 수분해를 거쳐 농약성분이 없어지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가 16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저농약 농법을 한 번 정도 해 봤지요. 완전 무농약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옥수수, 고구마, 호박, 부추, 토란, 상추 등은 농약을 안 쳐도 잘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배추는 새끼 때 살짝 한 번 (농약을) 쳐 주면 되구요.” 그가 맨처음 산골에 왔을 때 주위에서는 왜 왔을까 많이 의아해했단다. 잘 나가는 아나운서가 땅을 사서 값이 오르면 팔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투기로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지금은 정다운 마을 주민이 됐다. 농법을 가르쳐주는 청년도 있고 경조사때 초청하는 이웃들이 많아졌다. 산토끼 잡았으니 먹으러 오라는 연락이 오면 막걸리 몇병 사들고 가서 같이 웃고 즐긴다. 화제를 바꿨다. 그는 법정스님을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어떤 까닭일까. “오래 전 집사람이 가족들과 함께 송광사 수련회를 간 적이 있었지요. 이때 처음 인연이 됐습니다. 이후 길상사 창건할 때에도 만났고 제가 여기 집을 지을 때도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에게 농사를 지을 때 비닐을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흙에도 미생물이 있는데 비닐농법을 하면 죽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농사를 지을 때 비닐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적게 쓰고 덜 쓴다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저는 법정스님의 유발상좌(삭발하지 않고 은사스님을 따르며 불법을 행하는 사람)이지요. 다비식때에도 그런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법정스님이 생전에 권한 소로의 ‘월든’이나 타샤의 ‘정원’도 유발상좌가 되면서 읽었고 산골행을 결심한 것도 이때였다고 술회했다. 법정스님한테 계를 받았고 법명은 향적(香積)이다. “원래 제 집사람이 건강이 안 좋았는데 여기 와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농사일을 노동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운동으로 여기고 있지요. ‘이땅은 당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종합병원’이고 ‘당신의 두 팔과 다리는 명의’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즐겁게 농사일을 합니다. 숲속의 삶은 곧 어지러운 세상의 삶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욕심이 없어지고 선한 생각이 저절로 생겨나지요.” 그의 앞마당에는 조그마한 개울이 있다. 봄이 되면 개구리며 도룡뇽 수천마리가 ‘봄의 왈츠’를 노래한다. 이씨는 행여나 도룡뇽 알이 잘못될까봐 개울 물길을 이리저리 살피며 자연스럽게 잘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그는 밭 가장자리에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다. 왜 그랬을까. “해바라기의 진실을 혹시 아세요. 흔히 해바라기라고 하면 권력이나 또 어떤 곳의 눈치를 보는 아부의 상징이라고 하잖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해바라기는 자기가 태어난 곳만 항상 바라보는 우직함이 있지요. 동쪽을 바라보며 태어났으면 죽을 때까지 동쪽만 바라봅니다. 아부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태어난 방향만 바라보는 우직한 해바라기 사랑 인터뷰가 거의 끝날 무렵 아랫마을에 도토리묵 음식을 잘하는 곳이 있는데 간단히 식사하자고 권했다. 그리하여 장소를 옮겼다. 안주와 시원한 막걸리가 나왔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궁금했던 것 한 가지를 물었다. 그는 고려대 국문학과 재학 중 학군단(ROTC) 훈련과정을 모두 마치고 임관 직전 불가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처음 밝히는 내용이라고 했다. “임관할 때에는 신체검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결핵환자이니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멀쩡한 폐가 왜 결핵이지 의아해 하면서 이젠 군대도 못 가겠구나 생각했지요. 대학 졸업후 국어교사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군 입대 통지서가 왔어요. 신체검사를 다시 했습니다. 그런데 결핵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등병으로 군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를 했습니다. 제대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일하던 어느 날 고려대 학군단장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한번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 당시 학군단장이 대학 4학년 때 데모대열에 합류한 사실 때문에 일부러 결핵 판정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어이없더군요. 어쨌거나 지금은 ROTC 8기 동기모임에도 나가고 병장 제대 모임에도 나갑니다(웃음).” 그와의 술잔이 길어졌다. 우주와 자연, 영화와 문학 등에 대해 질펀하게 대화를 나눴다. 헤어지면서 그는 “낭만인을 만나 오랜만에 대취했다.”며 먼 길 잘 살펴가라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계진 前 아나운서는 고교 국어교사 재직하다 입대→KBS 시작 30년간 방송진행→2004~2010년 재선의원 의정활동 1946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1965년 청소년 시절까지 고향에서 자랐다. 원주고를 나와 1970년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ROTC 훈련을 모두 마쳤으나 임관 직전 불가 통보를 받고 원주 대성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중 일반 병으로 입대, 1974년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군복무 중 KBS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해 1992년까지 KBS에서 일했고 이후 SBS 아나운서로 2년동안 지내다가 프리랜서로 일했다. 30년동안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11시에 만납시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연예가 중계’ ‘한밤의 TV연예’ ‘체험 삶의 현장’ ‘TV내무반 신고합니다’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재선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가 됐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딸꾹!’ ‘이계진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솔베이지 노래’ 등이 있다. 2010년에는 ‘주말농부 이계진의 산촌일기’를 펴냈다.
  • 서대문형무소서 ‘1박2일 옥사체험’ 해보세요

    서대문구가 14~15일 우리 민족 수난 극복의 현장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제67주년 광복절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15일에는 역사관을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서울시 지정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옥사 3개동과 사형장을 포함해 2만 9218㎡가 사적 324호로 지정돼 있다. 최근 구 보안과 청사로 사용됐던 전시관의 외형을 복구하고 유관순 열사가 수감되고 순국했던 옛 여성 구치감 옥사와 수감자 운동시설인 격벽장, 정면담장 등을 원형도면대로 복원해 의미가 더욱 깊다. 우선 14일 오후 5시부터 15일 오전 9시까지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1박 2일 옥사체험 행사’가 열린다. 참가자들은 먼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옥중생활에 대해 배우고 3개조로 나뉘어 중앙사 2층 등 미개방 공간을 포함한 역사관 야간탐방을 한다. 이어 가족별로 독방과 벽관 등에 들어가는 고문체험과 ‘독립가’ 개사곡 등을 만들며 점수를 매겨 사식을 확보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또 형무소 곳곳을 찾아다니며 퍼즐을 풀어 태극기를 찾는 ‘잃어버린 태극기를 찾아라!’ 경기도 펼쳐져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 전망이다. 침낭 등 최소한의 침구류로 옥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독립투사의 옥중 생활과 민족정신을 조금이나마 기리는 행사도 열린다. 15일 오전에는 격벽장에서 운동체험을 한다. 격벽장은 수감자 운동시설로, 일제 강점기 당시 애국지사들이 운동 중에 서로 정보를 교환하지 못하도록 좁은 공간에 벽까지 설치해 격리했던 안타까운 우리 역사의 중요한 장소이다. 15일 오후 7시 30분부터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대무대에서 프롬코리아 예술단이 출연하는 특별기획공연 ‘젊은이의 의로움과 맹서한 마음은 붉었도다!’가 펼쳐진다.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인 ‘예술과 마음’에서 기획·제작한 이 작품은 타악단과 무용단, 실내악단까지 함께한 대규모 예술무대이다. 무료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15일 초·중·고교생 관람 감상문 대회도 눈길을 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진행되며 청소년은 누구나 사전 예약 없이 당일 참여할 수 있다. 총 15명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애그플레이션의 공습] 제과업체 ‘뜨거운 감자’

    [애그플레이션의 공습] 제과업체 ‘뜨거운 감자’

    정부가 최근 신종 병충해가 발생한 미국 북서부산 감자 수입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감자스낵을 생산하는 국내 제과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의 감자 재배단지에서 ‘지브라 칩’이라는 신종 세균병이 발생함에 따라 이 병원체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 지역 감자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 제과업체들은 국내산 감자가 생산되지 않는 기간인 12월부터 3월까지 미국산 감자를 수입해 사용해 왔다. 오리온제과, 농심 등 제과업체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감자는 연간 2만t가량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감자스낵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리온제과 측은 “10월까지 재고가 충분해 당장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안이 장기화되면 호주산으로 대체하는 등 추이를 보며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감자칩 시장에서 점유율 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리온제과의 경우 제품 생산에서 미국산 감자의 비율이 절반을 차지한다. 해태제과는 국내산과 호주산 감자만을 사용하고 있어 다소 느긋한 편이다. 농심 또한 미국산 물량이 그리 많지 않다며 호주산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스낵 가공용 감자는 일반 식용감자와는 다른 ‘선농품종’으로 수확 기간이 6∼9월로 한정돼 있는 데다 연초 수매계약, 파종, 재배를 거쳐 수입되는 과정을 고려하면 급하게 대체 수입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업체 간에 감자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산 감자 가격은 국산이나 호주산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최근 국산 감자의 작황이 부진해 감자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산 감자의 수급 불안은 제품 원가를 높여 소비자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홍명보의 아이들 잡아” 유럽 명문구단들 눈독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홍명보의 아이들’의 유럽 빅클럽 영입설이 잇따르고 있다. 마치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박지성, 이영표, 송종국, 김남일 등이 네덜란드 리그로 진출하면서 기량을 꽃피우던 모습을 재현하는 듯하다. 특히 박주영(27·아스널), 기성용(23·셀틱) 등 기존 유럽파들의 경우 군 입대 부담을 털어내 빅클럽으로의 이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런던올림픽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박주영은 3, 4위전에서 결정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주목받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해결사 본능을 일깨우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그런 그에게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와 호펜하임, 스페인 1부 리그로 승격된 셀타비고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적료가 걸림돌이다. 아스널은 박주영의 몸값으로 최소 400만 유로(약 55억원)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AS모나코에서 그를 영입할 때 300만 파운드(약 53억원)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전부터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 아스널, 리버풀 이적설이 나왔던 기성용은 이번 대회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정확한 패스와 슈팅,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체력으로 중원을 책임져 유럽 빅리그팀 스카우트들을 매료시켰다. 아스널은 알렉스 송을 대체할 자원으로 점찍은 데 이어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기성용 역시 이적료가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600만 파운드(약 106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으나 셀틱은 액수가 적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틱은 이미 몇달 전 루빈 카잔으로부터 600만 파운드(약 106억원)를 제안받았지만 “기성용의 가치는 1000만 파운드(약 177억원)가 넘는다.”며 단박에 거절했다. 영국과의 8강전에서 크레이그 벨러미(리버풀)를 꽁꽁 묶으며 ‘제2의 이영표’로 떠오른 윤석영(22·전남)은 맨체스터 시티가 탐내고 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는 미래에 대비해 유망주 5명을 영입해 팀이 장기적으로 강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관중석에서 그를 직접 지켜봤다. 잉글랜드 언론들도 “가엘 클리시의 백업으로 윤석영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몸값이 낮은 것도 이적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빈곤했던 시절의 식량위기를 극복한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내 아버지가 케냐에서 미국으로 유학 왔을 당시에 케냐는 한국보다 잘살았지만, 이후 케냐를 비롯한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사이 한국은 부국(富國)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보릿고개’ 시절을 겪은 한국의 ‘녹색혁명’은 아프리카인들에게 가장 탐나는 발전 모델이 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검은 대륙에서 펼치는 농업기술 전수사업의 현장을 찾았다. 최근 케냐 직항편이 취항하면서 13시간 비행으로 한층 가까워진 아프리카. 케냐는 해발 1700m의 고산지대로 7~8월에도 아침 저녁은 물론 낮에도 쌀쌀하다. 케냐는 전통적인 농업국가이면서도 생산성은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것을 거둬들이는 수준이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25㎞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센터. 한국에서 파견된 연구원들과 현지인들이 시험 재배한 무의 수확이 한창이다. 현지인 작업반장인 찬둘라(37)씨는 어른 머리통만 한 큰 무를 손에 들고 활짝 웃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서 선진 농법을 빠짐없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KOPIA는 농촌진흥청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아시아·남미의 15개 개발도상국에서 농업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사업이다. 농촌진흥청 김현순 국외농업기술과장은 “한국의 씨감자와 고품질 쌀 생산기술은 물론 그린 빌리지 조성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 연구원은 “전기·통신 등 기반시설도 부족하고, 열대성 질병과 문화적인 이질감이 있지만 우리가 선진 농업기술로 케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의 ‘소 번식기술’을 아프리카에 전파해 축산발전과 농가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제축산연구소(ILRI) 파견연구원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조창연 박사는 “과학적으로 체계화된 수정란이식기술을 케냐 현지에 적용,우유와 고기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빈곤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긴 가뭄으로 메마른 아프리카에 최소한의 물로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한국·아프리카 농식품기술 협력협의체(KAFACI)의 국가별 맞춤형 시범사업의 하나로 올해부터 에티오피아에 농경지 물 관리기술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농업연수를 다녀왔던 솔로몬 아세파 에티오피아농업연구청장은 “전 국민의 8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에티오피아가 잘살 수 있도록 보다 많은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코피아센터 조현묵 소장은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고품질 채소 재배와 축산기술 개발이 중점사업”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유일의 6·25 참전국,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 말라리아·에이즈·영양결핍 등으로 인한 영아사망률 세계 1위…. 아프리카 53개국 중 최빈국인 에티오피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새로운 꽃’을 의미한다. 코피아센터 이신영 연구원은 “한국의 농업기술로 에티오피아에 ‘새로운 꽃’을 활짝 피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농업원조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지원이다. 스스로 자국의 농업성장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 재현하도록 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이다. 박현출 농촌진흥청장은 “단순한 자원 획득이나 서구와 같은 물질 중심 원조가 아닌, 식민지와 가난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현지인들의 정신과 삶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며 “개도국 농민들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는 현재 한국의 앞선 농업기술과 경험에 목말라 하며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절대빈곤’이라는 우리의 역사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된 발전 경험이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동질감과 함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지의 검은 대륙에서 ‘농업 한류’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케냐 나이로비·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jongwon@seoul.co.kr
  • [사설] 해외 수감 국민 숫자도 모르는 까막눈 외교

    정부가 해외에 수감된 우리 국민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가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 고문 사건을 계기로 해외 수감자의 실태조사에 착수한 결과 내놓은 통계가 오락가락한다고 한다. 해외 수감자를 제대로 보살피기는커녕 기본적인 수감자 숫자도 파악하지 못한 외교부를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김성환 외교부장관의 국회 보고 시에는 수감자가 전 세계 1780명, 이 가운데 중국이 619명이라더니 지난 3일 36개국 1169명, 중국 346명으로 통계가 바뀌었다. 불과 2주일 사이에 전 세계 수감자는 34%, 중국 수감자는 5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외교부는 ‘기술적인 착오’라고 하지만 국민이 볼 때는 단순 착오로 보이지 않는다. 평소 해외를 방문하는 정치인 등 권력자들에게는 굽실거리고, 교포 등 재외국민에게 무관심하던 외교관들을 봐 왔기에 외교관들이 현지에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이들에게 얼마나 관심과 성의를 보였을지는 안 봐도 알 것 같다. 가뜩이나 외교부는 중국 공안당국에 구금된 김영환씨가 전기고문을 당한 사실을 알고도 중국과의 외교마찰이 염려돼 쉬쉬했다는 의혹까지 사고 있으니 재외 국민 보호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2001년 중국 정부는 한 한국인을 사형한 뒤 팩스로 통보해 외교 문제로 비화됐던 적이 있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우리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하는 데 한 걸음도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2009년 취재차 북한 국경을 넘어 체포됐던 두 여기자를 데려오기 위해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까지 나서 평양으로 날아가는 등 자국민 보호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자국민 보호에서 왜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가. 국가가 국민 보호를 최우선시하지 않으면 국민은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 [공직열전 2012] (26) 보건복지부 (상) 고위직 면면

    [공직열전 2012] (26) 보건복지부 (상) 고위직 면면

    사회복지와 국민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보건복지부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서민 복지 지원 확대, 저출산·고령화 대책 및 이를 위한 사회 기반 확충, ‘의료 한류’ 바람을 타고 주목받는 보건의료 산업까지 복지부의 손이 닿아야 할 영역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복지부는 정책 추진이 어렵고 힘든 부처 중 하나다.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슈들이 유독 많다. 소비자, 산업계, 이익단체 등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인다. 성장과 분배의 가치 충돌이 정책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요구는 많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다. 그렇다 보니 복지부 공무원에게는 정교한 정책을 만들어 정책 대상자들을 설득하고 중재하는 능력이 한층 더 요구된다. 임채민 장관은 산업자원부 공보관과 산업기술국장, 지식경제부 제1차관 등을 거친 ‘산업통’이다. 지경부 차관과 국무총리실장으로 있으면서 두루 소통을 했던 능력과 경험이 장관 발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경부 차관 시절 신성장 동력을 강조했던 임 장관은 최근 보건의료 산업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손건익 차관은 정통 복지부 관료 출신이다. ‘사회안전망’ 전문가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사회복지 분야의 대표적인 제도들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업무 집중도와 추진력이 강하다. 직원들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들면 호통도 치는 스타일이다. 전만복 기획조정실장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했다. 복지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원국장,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등으로 일하면서 국제통상 분야 경험도 쌓았다. 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박용현 사회복지정책실장은 보건, 보험, 노인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05년 중국산 김치 기생충 알 파문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 정책홍보관리본부장에 임명돼 사태 수습을 이끌었다. 최희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은 ‘야전’ 스타일이다. 의약 분업, 약가 인하 등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뜨거운 감자’들을 두루 다뤘다. 올 초 보육시설 대란이나 신종플루 사태 대책도 그가 세웠다.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포괄수가제 등 논란이 많았던 보건의료계 사안은 이태한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지휘했다. 정보통신 분야에 관심이 많아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성락 대변인은 복지부 식품정책과장과 식약청 식품안전국장 등을 거친 식품 분야 전문가다. 식품위생 분야의 교과서인 ‘식품위생법의 이해’(2002)를 집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안도걸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기획예산처 민간투자제도과장 시절 민자사업(BTL) 제도의 기틀을 닦았다.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은 주로 보건의료 분야를 담당하며 병원, 제약회사 등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복지부 축구동호회 회장을 맡는 등 직원들과의 친화력이 좋다. 송재찬 장애인정책국장은 보건산업, 보험, 국민연금 등 복지부 내 주요 업무를 거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분하고 진중하게 일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설정곤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사업단장은 30여년째 복지부에 몸담으며 ‘입양의 날’과 실종아동법 등을 제정했다. 고졸 학력의 9급 서기보로 시작해 국장급에 오른 입지전적 간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中수감 한국인 2명 인권침해 추가 사례 확인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씨에 대한 중국의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 파문을 계기로 외교통상부가 전세계 한국인 수감자를 대상으로 영사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가혹행위는 아니지만 일부 인권 침해 사례가 확인됐다. 외교부는 오는 9~10월까지 전수 조사를 끝낸 뒤 결과를 상대국에 통보하는 등 조치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지난달 31일 중국 내 수감자, 지난 1일 전세계 수감자에 대해 영사 면담을 시작해 현재까지 14개국에 수감된 175명에 대해 영사 면담을 진행했다.”며 “(김씨가 겪은) 가혹행위와 같은 특이 사항은 없었지만 일부 인권 침해를 당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 내 4개 공관에서 수감자 13명을 면담한 결과, 1명이 압송 과정에서 휴대전화 충전기로 머리를 맞고 목을 두 번 졸렸다고 밝혔고 여성 재소자 1명은 다른 수감자로부터 뺨을 맞아 당시 영사를 통해 항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는 또 이번 영사 면담을 진행하면서 중국 내 수감자가 지난달 31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밝혔던 625명이 아니라 346명으로 집계됐으며 전세계 수감자도 1600여명보다 훨씬 적은 1169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선진통일당은 이날 공동으로 ‘김영환 등 한국인 4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문 등 가혹행위 의혹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외교 갈등을 자극하지 않는 인권보도/심영섭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외교 갈등을 자극하지 않는 인권보도/심영섭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 운동권 필독서 가운데 하나가 ‘강철서신’이었다. 자생적 종북주의 이론서라고 할 수 있는 ‘강철서신’은 주체사상을 옹호할 뿐만 아니라, 일종의 주체사상 교과서였다. 이 책의 내용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강철서신’이 준 충격은 컸다. 종북이라는 금기를 깼기 때문이다. ‘강철서신’의 저자인 김영환씨가 중국에서 북한인권보호활동을 하다가 붙잡혀 약 3개월간 수감생활을 겪고 풀려난 뒤 전기고문과 구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서울신문은 첫째로, 김씨에 대한 중국 공안의 가혹행위에 대해 신속보도와 후속보도를 했다. 7월 25일 이후 베이징특파원 등이 후속보도를 했는데, 7월 31일 자에서는 특파원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정부의 공식입장은 합법적인 조사만 있었을 뿐 고문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또한, 중국국제문제연구소 한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김씨 일행이 국제기구에 전기고문과 구타 등 가혹행위에 대해 제소하여도 확실한 증거 없이는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전했다. 반면 우리 측 관계자의 반응은 미온적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어느 국가의 권력기관이든 부처 간 이기주의와 경쟁이 있다. 김씨 일행을 고문한 중국공안과 중국정부의 공식입장은 다를 수 있다. 서울신문의 보도는 신속하긴 했지만, 현상만 나열할 뿐 심층적인 분석은 부족했다. 둘째로, 우리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이다. 우리 정부의 재외국민 영사지원 문제에 대한 보도는 자주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자국민이 구속된 지 29일이 지나서야 영사 면담을 한 것은 심각한 사례이다. 또한 영사 면담에서 가혹행위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했을 텐데, 김씨 일행이 귀국하여 언론에 사실을 폭로한 이후에야 우리 외교부의 공식입장이 나온 것을 보면, 분명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듯하다. 서울신문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 7월 31일 이후에야 외교부 대변인은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8월 1일 자 보도처럼 ‘정부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진상을 규명하겠다.’라고 밝힌 데는 서울신문도 크게 이바지했다. 8월 3일 자 보도를 보면 국가인권위원회가 김씨 일행을 조사한 이후 인권침해가 명백하다며 국제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8월 4일 자 서울신문에서 베이징특파원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다시 인터뷰했을 때, 중국 측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결론적으로 우리 외교부 대변인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과 현실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후속보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로, 김씨 일행에 대한 인권침해 보도는 중요하지만, 자칫 한·중 간의 외교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도록 언론이 나서서 자극해서는 안 된다. 8월 4일 자 보도처럼 우리 외교부가 중국에 수감 중인 한국인 625명에 대해 영사면담을 하고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보도는 내용만 나열할 경우 자칫 오해할 여지가 있다. 현실적으로 제한된 영사인력을 가동하여 중국 전역에 분산 수감 중인 한국인을 모두 조사하려면 적어도 수개월은 걸릴 것이다. 또한 중국정부가 영사면담을 금지시킨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인력과 예산문제로 모든 수감자를 영사면담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이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했어야 한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켜 ‘무능한 한국 외교부’와 ‘오만한 중국 외교부’의 대립으로 보도하면 자칫 민족감정을 자극할 수 있고, 관계기관의 노력을 폄하할 소지가 있다. 김씨는 ‘강철서신’에서 썼듯 어머니의 품성으로 북한과 중국의 인권문제라는 두 번째 금기를 깨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공안의 ‘전기고문’과 같은 문제를 너무 크게 부각시켜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운동가들의 기반을 뿌리째 뽑아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8월 1일 자에서처럼 한·중 간의 지엽적인 문제를 한·일 간의 독도영유권 문제와 동일시하여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보도는 위험할 수 있다. 차분하고 신중하면서도 심층적인 보도 태도가 바람직하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3) 광주 육판서길 & 대구 북성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3) 광주 육판서길 & 대구 북성로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 소년 어니스트는 마을 바위 골짜기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훌륭한 인물에 대한 얘기를 어머니로부터 듣고 자란다. 마을 사람들 역시 평생에 걸쳐 훌륭한 인물의 출현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실망하기를 반복한다. 19세기 중반 미국의 얘기다. 고단하고 남루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부와 명예, 권력 등 출세에 대한 욕망은 이렇듯 지역과 시대를 가리지 않았다. 대구 중구 북성로와 광주 동구 육판서길 역시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부와 출세에 대한 갈망의 얘기를 담고 있다. 타관으로 떠나 출세한 이는 마을의 자랑이다. 하지만 구불구불한 고향 길을 따라 대처로 떠난 이 대부분은 으리번쩍하게 출세하기보다 여전히 퍽퍽한 삶 속에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 ■광주 육판서길 깜빡이는 30촉 전구를 올려다보며 박수를 치고 처음으로 전화를 들여놓은 집에 모여 감격스러워했던 것이 20년 남짓 전의 일이다. 지하수가 아닌 수도꼭지에서 졸졸거리는 수돗물에 감격했던 것은 불과 7, 8년 전이다. 광주 도심에서 20분 안쪽 거리에 있는 마을이건만 발전은 더뎠다. 온 나라가 난리던 6·25전쟁 때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을 정도였다. ‘전라도판 동막골’ 같은 곳이다. 광주에서 화순 쪽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접어드는 길 입구에 커다란 바윗덩어리 표석이 보인다. ‘六判里’(육판리)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부터 육판서길이다. 시멘트로 닦인 길이긴 하지만 쉬 사람 사는 마을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구불구불한 산길, 논길, 밭길이다. 다른 곁길도 없다. 육판서길 중간쯤 왼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절(법림사)이 하나 있어 육판서길 143번길이 하나 따로 나와 있는 정도다. ●평산 신씨·광산 김씨 집성촌 시작점에서 2004m를 가니 거짓말처럼 마을이 하나 나왔다. 500년 정도의 나이를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마을 어귀에서 한껏 팔을 벌리고 있다. 행정구역명은 광주 동구 내남동 내지마을이다. 하지만 내지마을이 아닌 육판마을로 흔히 쓰인다. 풍수지리학적으로 3정승 6판서가 나올 지세라고 해 붙은 이름이다. 정승에 판서라니…. 정승은 요즘으로 치면 총리급이고 판서면 장관급인데 진짜 판서를 여섯 명이나 배출했던 것일까. 아니면 대처를 꿈꿔 온 궁벽한 마을의 바람이 담겼던 걸까. 이 마을은 평산 신씨와 광산 김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육판서길을 도로명 주소로 쓰는 집은 모두 82곳이 있지만 외지로 많이 떠나 빈집이 20곳 가까이 된다. 마을에서 가장 젊어 이장을 맡고 있다는 김성중(64)씨는 “아주 옛날부터 지관들이 마을을 보고 나면 한결같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지세가 아주 좋아 3정승 6판서가 나올 곳이라고 했다.”면서 대처로 나간 육판마을 출신 인사들의 이름을 줄줄이 읊는다. 어디 병무청장, 어느 지역의 지법원장에 4성 장군, 큰 리조트를 운영하는 사업가…. 광주에서 언론인 생활을 하다 은퇴하고 귀향한 신현덕(70)씨도 “풍수지리학에서는 길지의 조건 중 ‘산진수회 필유음택’이 있는데 우리 마을이 딱 들어맞는다. 외지인들도 묘를 쓰기 위해 여기로 들어온다.”고 거들었다. 산진수회 필유음택(山盡水回 必有陰宅)은 산으로 막히고 물이 감아 도는 곳에 묘를 쓴다는 뜻이란다. ●내지천 마을 감싸고 분적산 병풍처럼 실제로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니 무등산 자락에서 뻗어 내린 분적산이 병풍처럼 든든히 버티고 있고 내지천이 마을을 감싸며 흐르고 있다. 총리, 장관까지는 아니라도 궁벽한 마을에서 출세한 사람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마을회관 앞에서 삶은 감자를 먹으며 마을 내력을 살펴보니 꼭 풍수지리학적 지세만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비밀은 육판마을의 놀라운 교육열이었다. 단순히 자식들의 교육열이 아니라 어른, 아이 가릴 것 없는 배움의 열기 그 자체였다. 그저 먹고사는 것에만 매달려야 했던 1955년부터 육판마을에서는 한문서당을 운영했고 1961년에는 문맹 퇴치를 위해 야학을 열었다. 공식 학력은 보잘것없는 촌로들이 문자속이 기특할 수밖에 없는 것도, 마을회관 벽마다 마을의 크고 작은 역사를 빼곡히 기록해 놓은 것도 그에 따른 당연한 이치였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자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도 순리에 가까웠겠다 싶다. 소설 ‘큰 바위 얼굴’에서 큰 바위 얼굴을 닮은 훌륭한 인물의 출현을 기다렸던 어니스트와 마을 사람들이 말년에 이르러서야 새삼 깨달았듯이 육판마을 역시 마찬가지 가르침을 준다. ‘출세’는 돈이나 권력 그 자체가 아니라 성찰할 줄 아는 겸손한 성품과 순결한 노력에 따른 부수적 산물이다. 글 사진 광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대구 북성로 일제강점기 때 대구 읍성이 헐리고 일본인들이 몰려들었다. 허물어진 읍성 자리에 신작로를 냈다. 북쪽에 낸 신작로가 북성로다. 대구역 사거리 대우빌딩에서 달성공원 입구까지 1.42㎞ 구간이다. 지역 최초로 포장된 도로였을 뿐만 아니라 북쪽에 경부선 철로가 나면서 제일 먼저 일본 사람들이 토지를 매입하기 시작한 도로이기도 하다. ●대구 읍성 헐고 낸 신작로 1.42㎞ 구간 자연스럽게 북성로 일대는 일본인들의 상점으로 채워졌다. 조경회사인 스기하라합자회사, 목재회사인 구로가와 재목점, 대구 최초의 목욕탕인 조일탕, 대구 곡물회사, 마쓰노 석유회사, 철물점 등이 생소한 일본어 간판을 내걸고 늘어섰다. 식당, 요릿집, 영화관, 여관 등이 있던 무라카미초(향촌동)와 연결돼 대구 최고의 번화가를 이뤘다. 특히 이곳에 자리 잡은 미나카이 백화점(현재 대우 주차장 자리)은 대구 본점을 시작으로 한반도 전역과 만주, 일본 도쿄에 이르기까지 18개 지점을 거느린 백화점 그룹으로 성장했다. 1940년 당시 종업원 4000여명에 연 매출이 1억여엔인 공룡 기업이었다. 미나카이 백화점은 5층으로 지어질 당시 대구 최고층 건물이었다. 기둥 사이에 붉은 벽돌을 쌓고 타일을 붙였으며 안에는 유일하게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했다. 꼭대기 층에는 카페가 있어 지방의 재력가들이 드나들었다. 최근 이 백화점을 내용으로 한 ‘북성로의 밤’이라는 소설이 출간됐다. 일본이 식민지 수탈을 목적으로 부설한 철도도 북성로를 당시 최고의 번화가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철도가 멈추는 대구역 주변에는 물류가 모이고 빠져나가는 대형 창고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주식인 쌀의 거래는 일제의 수탈 강화와 함께 투기성을 띠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방 이후 북성로는 사교와 문화의 거리로 변모한다. 백조다방은 당시로는 파격적인 그랜드 피아노가 있어 향토 음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향토 음악인의 연습 공간으로 애용되기도 했다. 6·25전쟁 시절에는 북성로 일대에 이름난 다방이 많이 있었다. 모나미, 청포도, 백조, 백록, 호수, 꽃자리 등이다. 모나미다방은 문인들이 즐겨 찾았으며 꽃자리다방에선 구상 시인의 시집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상권이 변하면서 1970년대 들어 북성로에는 공구 골목이 들어섰다. 북성로 거리 양쪽에 500여개 점포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공구, 호스, 농기구, 베어링 등의 산업용품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대구 경북 산업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산업공단, 이현공단 등 도심 산업단지가 들어선 1970년대 후반 전성기를 맞았다. ●30년 넘은 여인숙·쪽방 다닥다닥 이후 공구 골목은 부침을 거듭했다. IMF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1998년에는 검단동 유통단지로 상당수 업체가 빠져나가면서,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이 생겨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이렇게 반복되는 위기에도 굵직한 회사들이 여전히 북성로를 지켜 공구 골목은 건재하다. 하지만 공구 골목 주변은 개발에서 소외돼 도심의 빈촌으로 전락했다. 북성로에는 아직도 30년이 지난 낡은 여인숙과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3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그래도 북성로에서 변화한 곳이 있다. 1904년 건설된 대구역사다. 당시 오두막 형태의 임시 역사였지만 1913년에 다시 지어졌다. 목조 2층으로 일본, 서양 절충형의 르네상스 양식 건물이었다. 역 앞 광장은 민중 집회와 축제, 선거 유세 때 가장 먼저 꼽히는 장소였다. 대구를 드나드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별하는 추억을 시민들에게 남겼다. 그 광장은 2002년 대구역이 롯데백화점 민자역사로 바뀌면서 시민들의 품을 떠나고 말았다.북성로에서 50년째 살고 있다는 김정규(75)씨는 “북성로는 대구의 모든 돈과 쌀이 모였던 곳이었다. 이제는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해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14회는 제주 서귀포시 ‘이어도로’를 소개합니다.
  • [짧아진 여름방학, 더 알차게 마무리할순 없을까?] 여름캠프, 난 학교로 간다

    멀리 바다와 계곡을 찾아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학교 안 캠핑장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해당 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인근 지역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교내 시설을 이용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캠핑을 통해 자연환경을 즐기고 자립심을 기르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서울 북한산초등학교는 서울시내 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야영장을 갖추고 있다. 은평구에 위치한 이 학교는 북한산 국립공원과 맞닿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산초교의 야영수련장 산새마을에서는 이달 초 은평지역 교육복지 특별지원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박2일 북한산 에코캠프’를 열어 학교별로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생태우수지역 탐방활동, 자연놀이 등을 진행했다. 참가 학생들은 유기농식품으로 스스로 차리는 에코밥상, 자연하천탐사, 산골마을 밤마실, 촛불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 속에서의 공동체 활동을 즐겼다. 경북 안동의 영화 특성화 대안학교인 안동영화예술학교 역시 시민들을 위해 주말 가족 영화 캠핑장 ‘가족영화 체험캠프촌’을 운영한다. 안동시 도산면 단천리에 위치한 이 캠핑장은 지난 6월 말 개장했으며 오는 26일까지 매일 운영한다. 가족영화 체험캠프촌은 토요일 오후 4, 8시, 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총 4회에 걸쳐 가족과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민속놀이인 제기차기와 투호놀이·설탕뽑기·고구마와 감자 굽기 등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예약은 인터넷 홈페이지(cafe.daum.net/adcines)를 통해 가능하고 학교 주변 운동장에 텐트동 25개와 본관 기숙사 숙소 8개를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1박2일 사용료는 가족당 2만 2000원으로 샤워시설과 주차장, 영화관람 등이 무료다. 이 밖에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경반분교, 여수지역 폐교인 굴전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굴전여가캠핑장 등 폐교의 부지와 시설을 이용한 곳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김영환 재조사·한인 수감자 조사 없다” 오만한 中, 한국 요구 거부

    중국이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에 대한 고문 의혹 재조사 요구와 우리 정부의 재중 한인 수감자 전수조사 방침에 대해 “이미 충분히 이야기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이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교섭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김영환 사건과 관련해) 이미 충분히 우리의 입장을 표명했다.”며 추가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훙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중국 당국의 김씨 고문 의혹 및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검토’ 주장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법에 의거해 조사를 진행했고 한국 측 혐의자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했다. 중국은 한국 측에 이미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날 김영환씨 고문 파문과 관련, “중국은 관련 법 절차에 따라 합법적 권리를 존중하는 가운데 문명적이고 인도적으로 대우해 줬다.”며 고문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장밍 중국 외교부 영사담당 부부장 대리(차관보급)는 오후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와 면담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고 외교통상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김미경기자 jhj@seoul.co.kr
  • 강도와 맞짱 뜬 50대 여주인

    김모(56)씨는 2개월 전 다니던 봉제공장에서 구조조정을 당해 일자리를 잃었다. 20년 전 이혼한 뒤 혼자 사는 그는 벌이가 없어 고시원 월세조차 못 내게 되자 결국 도둑질을 결심했다. 지난달 11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한 호프집에 들어가 50대 여주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2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첫 범행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씨는 종로구와 광진구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지난달 21일 오후 11시 30분쯤 광진구 군자동의 한 감자탕집에 들어간 김씨는 카운터에 있던 여주인 A(55)씨의 등 뒤에서 목을 조르고 흉기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했다. 그러자 A씨는 흉기를 든 김씨의 손을 물어뜯은 뒤 흉기를 빼앗아 반격을 가했다. 김씨는 여주인에게 빼앗긴 흉기를 되찾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흉기에 찔릴까 겁을 먹은 김씨는 A씨에게 “내가 나가겠다.”고 통사정을 하며 현관까지 뒷걸음질을 쳐 간신히 줄행랑을 쳤다. 며칠 뒤 김씨는 또 다른 식당에서 커다란 돌솥을 들고 저항하는 여주인과 맞붙었다가 다시 도망치는 등 네 차례 모두 미수에 그쳤다. 김씨는 “구속되면 앓고 있는 공황장애도 나라에서 치료해 줄 것 같아 자수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정부 “中수감 한인 625명 가혹행위 조사”

    정부 “中수감 한인 625명 가혹행위 조사”

    외교통상부가 중국에 수감돼 있는 우리 국민 625명의 구금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31일 밝혔다. 중국 국가안전청에 구금돼 114일 만에 풀려난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씨가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뒤 한국과 중국이 전기고문 여부에 대해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방침으로, 김씨 구금 및 고문 논란으로 촉발된 한·중 양국의 외교적 긴장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수감 중인 국민 625명에 대해 영사 면담을 실시하는 방안을 중국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우리의 전수조사 요구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김영환씨 고문 피해 진술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정부는 이 사안을 인지한 직후부터 중국 측에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엄중히 요구했으며,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고문방지협약의 당사국으로서 이 협약의 정신에 따라 (김씨 고문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특히 “정부는 현재 중국 내 수감 중인 모든 우리 국민들에 대해서도 추가 영사면담을 통해 가혹행위 여부를 파악해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가 김씨 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 수감자에 대한 영사면담 등 추가 조치를 꺼내든 것은 중국 측이 김씨 사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자 초강수로 압박해 중국 측 반응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2)공주 고마나루 명승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2)공주 고마나루 명승길

    비단물결은 깊은 산림을 지나 백제의 옛 도시 공주로 휘감아 돌아간다. 공산성의 깃발, 고마나루의 황포돛은 옛 정취를 자아내고 백제의 옛 숨결을 전해주듯 비단 물결에 나부낀다. ‘잊혀진 왕국’ 백제의 옛 도읍인 공주에 역사의 향취를 느끼며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고마나루 명승길’이 조성됐다. 백제 웅진시대의 숨결과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고마나루길은 공산성~무령왕릉~공주박물관~공주보~연미산자연미술공원~금강교를 돌아보는 코스가 14㎞에 달한다. 단순히 보고 지나칠 수 없는 명승지가 많아 완주하려면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공산성~무령왕릉~공주박물관~고마나루 등 웅진시대와 황새바위~공주보~연미산자연미술공원~금강교를 답사하는 근현대사 코스 설계가 가능하다. 공산성과 고마나루, 무령왕릉은 공주시민이 선정한 ‘공주 10경’에도 포함됐다. ●“공산성은 천혜의 요새” 접근성이 좋은 공산성이 출발점이다. 웅진시대 방어거점이었던 공산성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싼 포곡형(包谷型) 산성으로 길이가 2.66㎞에 달한다. 강 건너편에서 보면 성곽이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나 조선시대 석성으로 개축했다. 성벽은 높이 2.5m, 폭 3m 정도로 보수됐고 성벽을 따라 노란색 바탕에 봉황 등이 그려진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공산성은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지로 통일신라시대 김헌창의 난이 일어났고, 조선시대 이괄의 난 당시 인조가 피란한 역사를 품고 있다. 금서루·공북루·영동루·진남루 등 동서남북 4개 누를 비롯한 다양한 유적이 복원됐다. 금서루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공주의 구도심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성왕의 연회 장소였던 임류각, 조선시대 임금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던 쌍수정, 우물인 연지, 영은사 등을 통해 역사 속에만 있는 ‘웅진’을 만나게 된다. 4~10월(7, 8월은 제외)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 정시마다 수문장 교대식이 열린다. 오인숙 문화관광해설사는 “공산성은 금강과 계룡산, 차령산맥을 품고 있는 천혜의 요새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재 입구는 서문이지만 과거에는 호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남문을 거쳐 북문에서 배를 타고 한양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남문 앞에는 박찬호 선수가 운동을 했던 느티나무가 있어 관심을 끈다. 무령왕릉 가는 길에 황새바위에 들렀다. 황새가 많이 살았다는 설과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목에 씌우는 칼인 ‘항쇄’를 차고 바위 앞에 끌려가 처형돼 황쇄바위로 불렸다는 설이 함께 존재한다. 1801년 2월 28일 김대건 신부의 외조부로 ‘내포의 사도’로 불리는 이존창이 서울에서 충청 감영(공주)으로 환송돼 황새바위에서 참수된 후 순교지가 됐다. 사형이 집행될 때면 백성들은 공산성에 올라 그 광경을 구경했다고 한다. 순교자 337위와 순교탑, 명상의 길 등이 조성돼 있으며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지가 되고 있다. 송산리고분군의 7호분으로 불리는 ‘무령왕릉’은 묘지석과 최초의 토지거래서인 매지권이 발견돼 피장자를 확인할 수 있는 삼국시대 유일의 왕릉이다. 무덤에서는 다량의 유물이 발굴됐는데 12종목 17건이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절대연대가 확인된 유물이라는 점에서 백제사 연구의 보고(寶庫)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무덤 형식인 벽돌무덤으로 중국제 도자기와 일본산 금송을 사용한 관재 등을 통해 백제사회의 국제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997년 영구 비공개 결정이 내려진 후 고분의 내부를 직접 볼 수는 없고, 지난 4월 리모델링한 송산리고분재현관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다. ●현대의 공주 속으로 지난해 10월 공주보가 완공됐다. 총연장 280m의 보는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을 모티브로 비단수(금강)를 지키는 모습을 상징화했다. 수변공원과 32.4㎞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수려함을 더한다. 연미산은 연미터널이 건설되기 전까지 공주와 청양을 연결하던 연미치고개로 유명하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 입구에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나무, 흙 등 자연 재료를 주로 이용해 만든 작품들이 숲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정안천생태공원은 공무원과 시민들의 참여로 조성된 상징적인 공원이다. 33만㎡에 연꽃 연못(9만㎡)이 만들어졌고 10만여 송이의 튤립, 100만 포기의 꽃잔디 등이 식재돼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 산책로와 메타세쿼이아길, 앵두나무길 등 테마길이 조성돼 있다. 1만 5000㎡의 자연학습장은 장미동산과 물레방아 연못, 모래놀이터 등을 갖춰 유치원생들의 생태학습 및 체험 장소로 활용된다. 공주시 산성동과 신관동을 연결하는 다리인 금강교는 1933년 만들어졌다. 1986년 공주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던 유일한 ‘통행길’이었다. 6·25 전쟁 당시 교량 대부분이 파괴돼 복구가 이뤄졌다. 현재는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차량만 이용 가능한 일방통행로로 공산성과 연계, 명소로 부상했다. 택시기사 김정권씨는 “전에는 다리가 이것밖에 없어 버스 2대가 묘기를 부리듯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녔다.”면서 “추억이 깃든 장소이다 보니 운전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의 즐거움 중에는 맛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공산성 서문 맞은편에는 대표적 음식거리인 ‘백미고을’이 있다. 공주의 대표음식을 만날 수 있는데 밤의 고장답게 밤국수와 밤피자 등을 내놓는 음식점은 물론 쌈밥, 60년 전통의 따로 국밥집, 칼국수집 등 다양하다. 가까운 거리에 ‘백미백선’(백가지 맛과 백가지 볼거리가 있는)을 지향하는 산성시장에서 장터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고마나루 인근, 공주보에서 시내방향으로 한옥마을이 조성됐다. 한옥 10여채가 모여 있는 이곳은 지자체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성한 숙박촌이다. 공주를 둘러본 뒤 부여에서 숙박, 단순히 지나치는 지역에서 머무는 도시로 변화하는 첫 시도로 전통 한옥의 구들장 체험을 할 수 있다. 숙박객이 직접 나무를 때보고, 공주 밤과 감자 등을 구워 먹을 수 있어 겨울철에 인기가 높다. 공주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13회는 대구 ‘칠성로’와 광주 ‘육판서길’을 소개합니다.
  • 이외수, 팔로어 140만명 돌파하더니 결국...

    이외수, 팔로어 140만명 돌파하더니 결국...

    작가 이외수씨가 강원도 화천 찰옥수수 판매에 뛰어들었다. 최근 팔로어 140만명을 돌파한 파워트위터리안 이외수 작가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화천군 상서우체국의 옥수수 판매에 한몫 거들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천 상서우체국이 운영하고 있는 화천 대표 농산물 쇼핑몰(www.haw1000.co.kr)에서 피서철을 맞아 강원 대표 농산물인 옥수수와 감자를 도시인들에게 공급하는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힘을 보태려는 뜻에서다. 상서우체국은 인터넷 쇼핑몰인 화천몰을 통해 연중 전국에 화천 지역의 우수 농산물을 홍보, 판매함으로써 매년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찰옥수수 판매금액의 1%를 화천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화천군 장학기금으로 기탁하기로 했다. 여기에 평소 화천 농산물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이 작가가 트위터를 통해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알리고 직접 동참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홍보 덕분에 주문량이 늘어나자 상서우체국은 매일 새벽 농민들이 딴 옥수수를 직원들이 일일이 박스에 선별, 포장하고 당일 발송함으로써 상품의 질을 높이고 있다. 산천어축제 등 화천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이 작가는 지난해 11월에도 배추가격 폭락으로 화천지역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트위터를 이용해 도움에 나섰고 이후 주문이 쇄도했다 정갑철 군수는 “농민들이 어려울 때마다 나서서 도와 주는 이외수 작가가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파워트위터리안’ 이외수 작가 화천 옥수수 판매 나서

    ‘파워트위터리안’ 이외수 작가 화천 옥수수 판매 나서

    작가 이외수씨가 강원도 화천 찰옥수수 판매에 뛰어들었다. 최근 팔로어 140만명을 돌파한 파워트위터리안 이외수 작가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화천군 상서우체국의 옥수수 판매에 한몫 거들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천 상서우체국이 운영하고 있는 화천 대표 농산물 쇼핑몰(www.haw1000.co.kr)에서 피서철을 맞아 강원 대표 농산물인 옥수수와 감자를 도시인들에게 공급하는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힘을 보태려는 뜻에서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