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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정동영 “난 눈도, 귀도 없는 사람”

    [단독] 정동영 “난 눈도, 귀도 없는 사람”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함께 야권 신당론의 구심력으로 거론되는 정동영(62) 전 의원의 ‘칩거’가 길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모임 소속으로 4·29 재·보궐선거에서 패한 뒤 홀연 중국으로 떠났다가 지난 6월 말 귀국했고, 고향인 전북 순창에 보증금 30만원에 월세 15만원짜리 농가를 얻어 씨감자 농사꾼으로 변신한 지 4개월이 훌쩍 넘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둔 지 6개월여. 하지만 호남에서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천정배(광주·전남)-정동영(전북) 연대설’, ‘전주(또는 순창) 출마설’ 등 여의도는 그를 놓아두지 않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생각하고 있다. 초겨울비가 뿌리던 13일 순창 자택을 찾았다. 집 안에 먼저 온 손님들이 있어 동네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총선 출마 얘기부터 꺼냈다. 정 전 의원은 “무위지행(無爲之行·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때론 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지금은 통일 씨감자 재단을 어떻게 설립할지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천 의원 딸의 결혼식장을 찾은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진 연대설에 대해 묻자 “난 눈도 없고 귀도 없는 사람”이라며 웃었다. 새정치연합 비주류는 끊임없이 천 의원과 정 전 의원 등 당을 박차고 나간 이들을 불러들여 통합전당대회를 치르자고 주장한다. 복당 가능성을 묻자 “정치 이야기는 그만하자”며 손사래 쳤다. 다만 정 전 의원은 본인이 천착해 온 통일 및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통일대박론, (문 대표의) 선 경제공동체-후 평화통일론 모두 구호와 말이 아니라 어떻게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를 가능케 하는 건 정치”라고 강조했다. 기자는 전날에도 이곳을 찾았지만 정 전 의원은 집을 비우고 부인 민혜경씨만 있었다. 부인에게 안부 전화를 건 정 전 의원과 짧은 통화만 할 수 있었다. 정 전 의원에게 ‘전주(덕진구)에 사무실을 마련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묻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거 이후) 6개월간 신문과 TV를 보지 않았다. 나는 눈과 귀가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이 여전히 상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 전 의원은 아직 관망을 하는 듯했다. 정 전 의원과 가까운 임종인 전 의원은 “출마 이야기는 전혀 안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도 정치 얘기를 아예 안 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14일 씨감자 수확 이후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처럼 알려졌지만 현재로선 정해진 건 없다는 게 지인들의 공통된 얘기다. 겨울을 순창에서 나려는 듯 마당에는 장작이 가득 놓여 있었고 빨랫줄에는 겨우내 먹어도 될 시래기가 걸려 있었다. 글 사진 순창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북한 최대 정치범 수용소 최근까지 확장 계속한 듯

    북한 최대의 정치범 수용소인 함경북도 명간군 16호 관리소가 최근 계속 확장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미국의 상업위성을 통해 지난 10월 15일에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멜빈 연구원은 “16호 관리소 입구의 검문소 등도 여전히 있고, 발전소 인근 공장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볼 때 지금도 탄광 작업과 굴착작업이 계속돼 운영 중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감자들을 통제하는 보위원·경비병들의 주거 지역에 2층 높이의 아파트가 들어섰다”며 “아파트 옆에는 운동장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있고 아파트 위에는 닭과 오리 사육장도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심재국 평창군수, 올림픽 성공 개최로 평창 ‘100년 미래 문’ 활짝 연다

    [자치단체장 25시] 심재국 평창군수, 올림픽 성공 개최로 평창 ‘100년 미래 문’ 활짝 연다

    화전밭 일구던 두메산골 강원 평창군이 2018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도시를 꿈꾸고 있다. 성공 개최만 된다면 평창을 세계에 알리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제 남은 시간은 2년 남짓. 군이 올림픽 준비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다. 각종 경기장 건설에서부터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 구축, 친절·청결·질서·봉사를 모토로 한 ‘굿 매너 평창’ 문화시민운동까지 다양한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에 지역 토박이 심재국(59) 평창군수가 있다. 심 군수는 “올해를 동계올림픽 원년의 해로 정한 만큼 국비 확보와 올림픽 준비를 본격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올림픽 성공 개최로 평창의 미래 발전 100년 대계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산골마을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초등학교만 정규 과정을 마치고 중·고교는 검정고시로, 대학은 만학도로 학업을 마친 심 군수의 뚝심에 평창군의 미래가 달렸다. 2018동계올림픽에 올인하며 현장 중심의 군정을 펼치는 심 군수와 동행했다. “벌써 얼음 소식이 들리는데 사고 없이 꼼꼼하게 공사를 진행해 주세요.” 늦가을, 첫 추위가 닥친 지난달 27일 오후 심재국 평창군수는 동계올림픽 공사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진입도로 등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토목공사 현장을 일일이 찾았다. 어느 곳보다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탓에 안전사고 없이 공사가 진척되도록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17세 어린 나이에 학교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지으며 어려운 시절을 보낸 심 군수가 추위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장을 찾기 전 오전 시간 집무실에서 각종 보고와 결재업무를 서둘러 마친 심 군수는 40분을 달려 봉평면에서 열린 봉산서재 추계제향 초헌관을 수행했다. 율곡 이이와 이항로 선생을 추모하는 제향에서 100여명의 지역 유림들과 기관장들이 함께했다. 이후 다시 평창군에서 비서실 직원들과 칼국수로 점심을 함께 하고 평창읍내 교회에서 글로벌시민대학 특강과 대관령면 공무원들까지 격려한 뒤 올림픽 진입로 도로공사 현장 등을 찾았다. 대관령면 용평리조트 입구~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 아파트로 이어지는 1.75㎞ 길이의 군도 12호선 공사 현장은 짧은 거리지만 평창올림픽의 얼굴 역할을 할 도로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이 가는 곳이다. 2017년 6월까지 모두 완공해야 하지만 인근 리조트를 오가는 사람들의 민원이 속출하는 곳이라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심 군수는 “산림훼손 등에 주의하고 안전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올림픽에 대비해 군이 발주한 도로공사만 5건이다. 군도 12호선을 비롯해 대관령면 용산리와 횡계리에서 수하리 바이애슬론·스키점프장까지 이어지는 농어촌도로 205호(2.7㎞)와 209호(1.3㎞)가 공정률 20~33%의 진척을 보이며 공사가 한창이다. 어성용 군 건설과 담당은 “설계 중인 진부IC에서 호명교(진부역)까지 이어질 군도 12호선과 용평리조트 뒤에서 경기장까지의 우회도로가 될 군도 14호선도 다음달 설계를 끝내고 곧 업체 선정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도에서 발주한 슬라이딩센터 공사 현장도 찾았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경기가 펼쳐지며 평창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곳이다. 구불구불 2018m 길이의 코스에 냉동파이프를 설치해야 하는 첨단공법으로 시공 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최형순 대림산업 차장은 “12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돼 일본 삿포로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지는 첨단 경기장으로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등의 전지 훈련장으로 활용하며 평창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 군수는 현장을 이동하면서 올림픽을 통한 변화의 의지도 보였다. 그는 “70여년 전만 해도 평창은 겨우 감자와 옥수수 농사나 짓던 두메산골이었고 쌀밥 먹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어렵게 살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2년 남짓 남은 기간 철저하게 준비해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에 따른 고부가가치 과학 농업 등을 창출해 앞으로 평창군이 지속 발전해 나가는 자립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와 함께 문화올림픽도 추진하고 있다. 심 군수는 “문화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것은 물론 평창의 브랜드화를 통한 세계인의 축제를 목표로 진행된다”면서 “내년 예산은 문화올림픽사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내년도 문화올림픽 예산 100억원이 최근 배정돼 올림픽 붐 조성과 유산 창출에 집중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5만 평창군민이 손에 손잡고 올림픽 손님 맞이로 시작한 ‘굿 매너 평창’ 문화시민운동도 계속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 친절, 청결, 질서, 봉사라는 4대 실천 과제의 기본 덕목을 갖고 조금은 투박해 보일지라도 가장 평창다운 정성으로 가장 세계적인 굿 매너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복안이다. 어둠이 깔리면서 현장을 떠난 심 군수는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강원지역 새마을 핵심지도자 연찬회장을 찾았다. 내년 3000여명의 전국 새마을 지도자들이 평창에 모이는 데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500여명의 강원 새마을 지도자들 및 기관장들과 함께 행사장에 늦게까지 머물렀다. 글 사진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나우! 지구촌] ‘범법자’ 된 드론...교도소에 마약 등 불법 배달 급증

    [나우! 지구촌] ‘범법자’ 된 드론...교도소에 마약 등 불법 배달 급증

    드론이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급부상하면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영국에서는 실제로 교도소 안에서 드론을 이용해 불법 밀수품을 공급받으려 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의 한 교도소에서는 프로펠러가 4개인 드론이 부서진 채 떨어져 있는 것이 발견돼 교도소 측이 조사에 나섰다. 조사에 따르면 해당 드론은 교도소 반입이 금지돼 있는 물품들을 수감자에게 실어 나른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이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는 전과자와 인터뷰 한 결과, 외부에서 20파운드(약 3만5000원)에 거래되는 헤로인은 드론을 이용해 교도소로 ‘배달’할 경우 값이 100파운드(약 17만 5000원)까지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불법 소지품’인 휴대전화의 경우 무려 1000파운드(약 175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 전 수감자는 “드론이 교도소에 물건을 실어다 나른 것은 약 1년 정도 된 일”이라면서 “마치 전화로 중국음식 배달을 주문하듯 손쉽게 전달이 가능하며 이를 전달하는 사람은 단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전 수감자는 “드론은 이미 생활화가 되었다. 어떤 사람은 교도소 담벼락에 차를 세워둔 채 드론과 카메라를 항시 준비시키기도 한다”면서 “드론이 배달하는 물품은 마약류나 휴대전화와 충전기 등이며 모든 ‘배달 시간’은 30초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부서진 드론이 발견된 교도소 측은 “드론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300~400파운드에 불과하지만 이를 이용해서 벌 수 있는 돈의 액수는 매우 크다”면서 “드론과 같은 기술이 범죄에 이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종교인 과세·ISA, 국회 문턱 넘나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함께 정기국회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세금 전쟁’의 막이 올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0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 등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정기국회인 만큼 표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법 심사를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조세소위에서는 정부가 3년째 추진 중인 ‘종교인 과세’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을 신설, 종교인 과세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여야 정치권은 종교인 과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눈치를 살피는 모양새다. 앞서 2013년과 2014년에도 종교인 과세는 국회 조세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판 만능통장’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과세특례 신설을 두고는 여야 간 입장 차가 팽팽하다. 서민·중산층의 재테크를 도울 목적으로 도입되는 ISA는 예·적금,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비과세 통장이다. ISA의 비과세 혜택 규모는 모든 상품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순수익에서 200만원까지다. 이를 두고 야당은 서민이 아니라 오히려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더 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무늬만 회사 차’에 세금을 매기는 업무용 차량 과세도 ‘뜨거운 감자’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을 통해 업무용 차량을 개인 용도로 쓸 경우 차값, 리스료, 기름값, 보험료 등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여야 모두 고가 수입차를 업무용으로 구매해 사적으로 이용하면서 탈세하는 관행을 막자는 취지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나아가 제도의 허점을 줄이기 위해 비용 처리 상한을 최대 3000만~5000만원까지만 인정해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종훈,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등 이미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 밖에 정부·여당은 청년 정규직 근로자를 늘린 기업에 1명당 최대 500만원의 세액공제를 해 주는 ‘청년고용 증대세제’를 추진하는 반면, 야당은 지원 필요성이 낮은 재벌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철회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성산 일출봉 인근 기상여건 좋은 평지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온평리는 해발고도가 낮고 비교적 평탄한 제주도 동남쪽의 농어촌 마을이다. 신산리사무소를 기준으로 현 제주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약 45㎞)가량 걸린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등 제주 동쪽 해안 유명 관광지에서 남쪽으로 5∼10㎞ 정도 떨어져 있다. 성읍민속마을, 표선해비치해변 등 관광지와도 가깝다. 제주올레 3A 코스(온평포구∼독자봉∼김영갑갤러리∼신풍신천바다목장)와 3B코스(온평포구∼신산 환해장성∼신산포구∼신풍신천바다목장)가 지나는 등 넓고 푸른 초원과 언덕 등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자랑한다. 신산리는 500여 가구, 1100여명이 주민들이 감자와 감귤, 녹차, 키위 등을 재배한다. 신산리 앞바다는 맑고 깨끗해 전복, 해삼, 소라 등 해산물과 해조류도 풍부하다. 신산초등학교와 신산중학교가 있다. 신산리와 주변 난산·삼달리 일대에는 독자봉(표고 159m), 통오름(143m), 모구리오름(232m), 본지오름(152m) 등의 오름이 있다. 독자봉 남서쪽에는 천연용암동굴 미천굴이 있다. 활주로가 주로 건설되는 신산리 북쪽의 온평리는 500여 가구, 1400여명이 사는 농어촌 마을이다. 오름이 없고 해발고도도 낮은 평탄한 동네로 유채, 감귤, 고구마, 당근 등이 주산물이다. 온평리에는 제주 개국신화의 고·양·부 삼신인이 벽랑국의 세 공주를 맞아 혼례를 올렸다는 혼인지(도기념물 17호)가 있다. 학교는 온평초등학교가 있다. 신산·온평리는 제주에서도 사계절 기상 조건이 양호하고 공항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다고 국토교통부는 판단했다. 이승훈 성산읍장은 “성산지역은 성산일출봉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이미 세계적인 명소가 됐고 제주 동부권 관광의 중심지”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10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제2공항이 들어서는 신산리 등 성산읍 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고시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스타일 더한 ‘강원도의 맛’ 평창과 함께 뛴다

    스타일 더한 ‘강원도의 맛’ 평창과 함께 뛴다

    “고향을 위해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기뻤습니다.” 강원도 영월 출신의 세계적인 요리사 에드워드 권(44·이케이푸드 대표)이 10일 서울 마포구 앤스페이스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특선 메뉴 발표회에서 “평창올림픽 특선 메뉴 개발이 한국에 들어온 이후 가장 잘한 일이 아니었다 싶다. 강원도 출신으로 뜻깊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림픽 특선 메뉴 10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평창군과 함께 동계올림픽에 맞춰 기획한 ‘지역특산물 음식 개발 프로젝트’로 영월 태생이자 버즈 알 아랍, 리츠칼튼 등 특급호텔 수석 조리장 출신인 에드워드 권이 메뉴 개발을 맡았다. 그는 “이번 특선 메뉴 주 재료인 감자, 더덕, 황태, 송어 등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일상적으로 먹어온 음식”이라며 “메뉴 개발이 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황태는 어떻게 조리해야 하고, 더덕은 어떤 식으로 먹어야 하는지 등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지난 두 달간 매일 회의 끝에 강원도의 개성을 살리면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권은 “음식에는 맛도 중요하지만 ‘재미’라는 요소가 있어야 감동을 줄 수 있다”면서 “이번 올림픽 메뉴에도 강원도 개성을 어떻게 재밌게 살릴 수 있을까에 가장 중점을 뒀고, 실제로 강원도의 상징인 감자를 주 재료로 만든 디저트에 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권이 개발한 특선 메뉴 10선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 평창 지역 음식점에서 현지 방문객 및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현장 행정] 쓰레기 하루 6t 줄인 교육의 힘

    [현장 행정] 쓰레기 하루 6t 줄인 교육의 힘

    김기동(69) 광진구청장이 9일 구의동 H유치원을 찾았다. 어린이들에게 직접 쓰레기 분리배출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쓰레기 분리배출을 주제로 한 로보카폴리 동영상을 시청한 아이들은 곧바로 김 구청장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구청장 할아버지, 이건 어디에 버려요?”(구의동 H유치원 원생) “자, 여기 병 아래에 보면 노란색으로 페트 재활용 마크가 보이죠. 그러니까 이렇게 페트로 분류해서 버려야죠.”(김 구청장) ‘행정의 달인’이라는 김 구청장도 아이들을 상대로 한 교육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김 구청장은 “로보카폴리가 나보다 나은 것 같다”고 미소 지은 뒤 “일찍부터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개념을 접하면 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유치원 교사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엄마가 분리배출을 잘못하면 잔소리를 한다는 전화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광진구의 쓰레기 감축행정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구는 2013년부터 ‘쓰레기 제로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 문제로 인해 서울시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쓰레기 감축에 나선 것보다 2년이나 빠르다. 구는 쓰레기 제로화를 위해 먼저 ‘재활용 분리통’을 개발했다. 또 공동주택에 설치된 재활용분리함을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에도 설치했다. 구 관계자는 “주택가의 분리수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부터는 주민 12명이 재활용분리배출 홍보요원으로 활동하며 주민과 학생을 상대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식당의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다. 구는 지역의 5800여곳의 식당과 함께 잔반 줄이기 운동을 진행하는 한편 감자탕, 족발, 갈비탕 등을 대상으로 뼈를 수거해 무기질 비료로 만들었다. 김 구청장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선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해선 안 된다”면서 “시스템도 바꾸도 생활습관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수치로 증명됐다. 광진구의 일반쓰레기 발생량은 지난해 9월 기준 2만 5607t에서 올해 9월에는 2만 3606t으로 2001t이 줄었다. 비율로 따지면 7.8%가 준 것이다. 구 관계자는 “쓰레기가 매일 6t 정도가 줄어들게 된 것”이라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라고 밝혔다. 반면 재활용 발생량은 8907t에서 1만 333t으로 1426t이 늘었다. 그냥 버려졌던 것들이 재활용으로 분리 배출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도 20%는 더 줄일 수 있다”면서 “쓰레기 제로화를 통해 서울이 더이상 ‘민폐도시’가 되는 일이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요리가 아닌 예술, 에드워드 권의 ‘평창 10대 진미’

    요리가 아닌 예술, 에드워드 권의 ‘평창 10대 진미’

    “고향을 위해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기뻤습니다.” 강원도 영월 출신의 유명 셰프 에드워드 권(44·이케이푸드 대표)이 10일 서울 마포구 앤스페이스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특선 메뉴 10선 발표회에서 “평창올림픽 특선메뉴 개발이 한국에 들어온 이후 가장 잘한 일이 아니었다 싶다. 강원도 출신으로 뜻깊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림픽 특선 메뉴 10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평창군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기획한 ‘지역 특산물 식 개발 프로젝트’로 영월 태생이자 버즈 알 아랍, 리츠칼튼 등 특급호텔 수석 조리장으로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에드워드 권이 메뉴 개발을 맡았다. 에드워드 권은 “이번 특선 메뉴의 주 재료인 감자, 더덕, 황태, 송어 등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일상적으로 먹어 온 음식”이라며 “내게는 더욱 친숙한 재료들이라 메뉴 개발이 쉬울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황태는 어떻게 조리해야 하고, 또 더덕은 어떤 식으로 먹어야 하는지 고정관념이 박힌 게 제약으로 다가오더라”며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지난 두달 동안 매일 회의를 한 끝에 강원도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권은 “음식에는 맛도 중요하지만 ‘재미’라는 요소가 있어야 먹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서 “이번 올림픽 메뉴에도 강원도의 개성을 어떻게 재미있게 살릴 수 있을까에 가장 중점을 뒀고, 실제로 강원도의 상징인 감자를 주 재료로 만든 디저트에 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권이 개발한 평창올림픽 특선메뉴 10선은 올림픽 기간 내 평창 지역 음식점에서 현지 방문객 및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고개 하나만 넘으면 평창이었던 곳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한 에드워드 권은 지난 9월부터 두달 간 방송 활동을 접고 개발에 몰두해 완성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평창의 요식업체 10곳 대표들이 참석해 에드워드 권 등에게 조리 과정의 유의점 등을 문의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체부와 평창군은 앞으로 두달 정도 지역 음식업체에게 조리 과정과 레시피를 전수하고, 사후 관리 및 교육을 통해 지역의 대표음식으로 정착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다음달 평창송어축제와 내년 1월 대관령 눈꽃축제 등에서 이들 음식으로 음식축제를 개최해 국내외 관광객에게 알릴 계획이다. 글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드론으로 교도소에 마약 배달 급증…비용은?

    드론으로 교도소에 마약 배달 급증…비용은?

    드론이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급부상하면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영국에서는 실제로 교도소 안에서 드론을 이용해 불법 밀수품을 공급받으려 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의 한 교도소에서는 프로펠러가 4개인 드론이 부서진 채 떨어져 있는 것이 발견돼 교도소 측이 조사에 나섰다. 조사에 따르면 해당 드론은 교도소 반입이 금지돼 있는 물품들을 수감자에게 실어 나른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이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는 전과자와 인터뷰 한 결과, 외부에서 20파운드(약 3만5000원)에 거래되는 헤로인은 드론을 이용해 교도소로 ‘배달’할 경우 값이 100파운드(약 17만 5000원)까지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불법 소지품’인 휴대전화의 경우 무려 1000파운드(약 175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 전 수감자는 “드론이 교도소에 물건을 실어다 나른 것은 약 1년 정도 된 일”이라면서 “마치 전화로 중국음식 배달을 주문하듯 손쉽게 전달이 가능하며 이를 전달하는 사람은 단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전 수감자는 “드론은 이미 생활화가 되었다. 어떤 사람은 교도소 담벼락에 차를 세워둔 채 드론과 카메라를 항시 준비시키기도 한다”면서 “드론이 배달하는 물품은 마약류나 휴대전화와 충전기 등이며 모든 ‘배달 시간’은 30초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부서진 드론이 발견된 교도소 측은 “드론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300~400파운드에 불과하지만 이를 이용해서 벌 수 있는 돈의 액수는 매우 크다”면서 “드론과 같은 기술이 범죄에 이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건강 레시피] 땅에서 나는 비타민제 ‘감자’ 양파랑 같이 두면 안 돼요~

    [건강 레시피] 땅에서 나는 비타민제 ‘감자’ 양파랑 같이 두면 안 돼요~

    감자는 비타민C와 칼륨이 풍부하게 든 ‘웰빙식품’입니다. 비타민C는 사과의 3배가 들었죠. 하루에 감자 2개를 먹으면 성인의 하루 비타민C 권장섭취량(100㎎/일)을 채울 수 있습니다. 특히 감자의 전분이 비타민C를 둘러싸고 보호해 가열해도 잘 파괴되지 않습니다. 40분간 쪄도 비타민C의 75% 정도가 남고, 이 중 67%가 체내로 흡수됩니다. 칼륨은 감자 100g당 485㎎이 들었습니다.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죠.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많습니다. 따라서 감자를 꾸준히 먹으면 몸에 나트륨이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감자를 먹을 때 치즈를 곁들이면 감자에 부족한 비타민A, 칼슘 등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감자를 오래 보관하면 표면이 녹색으로 변하거나 싹이 나는데, 이 부위에는 천연독소인 솔라닌이 있어 잘못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감자 발아 부위에는 솔라닌이 80~100㎎/100g, 녹색 부위에는 2~13㎎/100g이 들었습니다. 솔라닌을 30㎎ 이상 섭취하면 복통, 현기증 증세가 나타납니다. 게다가 솔라닌은 열에 강해 감자를 쪄도 잘 분해되지 않으므로 감자의 싹 난 부분과 녹색으로 변한 부분은 깔끔하게 도려내고 먹어야 합니다. 감자튀김 등을 만들 때는 쇼트닝, 마가린 등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경화유보다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감자와 같이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을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아크릴아미드라는 유해물질이 생성됩니다. 아크릴아미드는 동물실험 결과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입니다. 따라서 감자는 되도록 12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조리해야 합니다.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는 감자튀김 등은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감자를 냉장보관하면 아크릴아마이드를 생성하는 당의 양이 증가하니 8도 이상의 서늘한 음지에 보관합니다. 감자를 오래 두고 먹으려면 감자가 담긴 통에 사과를 한두 개 넣어 두세요. 사과에서 에틸렌 가스가 생성돼 감자에서 싹이 나는 것을 억제합니다. 반면 양파를 감자와 함께 보관하면 둘 다 쉽게 상하니 분리해 보관하세요.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해초·버섯 등 ‘녹기쉬운’ 식이섬유 살 안찌게 한다

    해초·버섯 등 ‘녹기쉬운’ 식이섬유 살 안찌게 한다

    ‘열량’(칼로리)이 높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찌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 그 구조를 해명하기 위해 장내세균에 주목한 연구가 최근 진행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연구진은 해초와 버섯, 우무(곤약), 감자류, 과일 등 ‘녹기 쉬운’ 수용성 식이섬유와 지방 그리고 단백질을 함유한 음식을 쥐에 투여하고 장내세균의 작용을 관찰했다. 그러자 ‘녹기 쉬운’ 식이섬유가 부족한 쥐 그룹은 몸무게가 늘어났는데, 단 이틀 만에 대장의 길이가 짧아지고 장벽도 얇아질 정도로 구조 자체가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쥐에 다당류인 ‘이눌린’(inul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를 투여하자, 다시 변화가 일어나 장의 구조가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있던 쥐 그룹에 ‘녹기 쉬운’ 식이섬유를 주자 지방과 노폐물의 축적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런 장내 환경 구조의 개선이 대장에 사는 박테리아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단쇄 지방산’(짧은 사슬 지방산)에 변화가 생긴 것이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런 단쇄 지방산은 대장의 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므로 식이섬유가 부족한 쥐 그룹에서는 장내 환경이 나빠지고, 반대로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부터 연구진은 “‘녹기 쉬운’ 식이섬유에 의해 장내세균이 더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들어 장의 구조를 개선해 비만을 막는다”고 결론짓고 있다. 또 “이런 결과가 우리 인간에게도 사실로 확인되면, ‘녹기 쉬운’ 식이섬유를 포함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비만이나 당뇨병 등 질병을 막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꿔말하면 이런 식이섬유를 섭취하지 않으면 장내세균의 성질도 달라져 장 구조가 나빠지고 지방이 축적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즉 평소 음식 선택을 신중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생리학, 위장과 간 생리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Gastrointestinal and Liver Physiology) 온라인판 10월 1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러시아’라는 세 글자가 내 속에서 퍼 올리는 건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음습하고 도덕적인 문학적 상념, 아침이면 의례처럼 볼륨을 높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축축한 자조에 딱 들어맞는 ‘안나 게르만’의 로망스, 시적인 위로를 주는 ‘샤갈’의 그림들, 어감마저 차가운 ‘소련’이라는 이름, 저항의 로커 ‘빅토르 최’ 그리고 뜻도 모른 채 외던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과 무자비한 해체의 역사…. 그 거대한 땅덩이의 체취를 맡고서야 알았다. 러시아의 실체는 도표화된 관념보다 몽롱하고, 드물게 아름답다는 것을. 편협한 인식을 뒤로한 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심장 뛰는 일인지를.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러시아 “‘스파시바спаси?бо’라고 해요!”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사인이 떴을 때, ‘고맙습니다’가 러시아어로 무엇이냐고 묻는 타이완 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말했다. 그녀는 친절하게 ‘시’에 강세를 줘야 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스파시바’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를 거쳐 이르쿠츠크를 지나 바이칼에 이르기까지 내가 아는 유일한 러시아어가 되었다. 지도 위에서만큼 러시아연방이 기세등등해 보일 때도 없다. 호주보다 두 배 이상 큰,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이 나라에서 프리모르스키 지방을 찾을 때는 손가락 방향을 오른쪽으로 한참 이동시켜야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프리모르스키 지방의 중심도시다. 분명 이국인데, 거리에는 늘씬한 금발의 미녀들이 넘치는데, 왠지 낯설지가 않다. 그건 아마 DNA에 박힌 기억 때문일 게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의 시대를 지나고 1900년대 초 민족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도 여기니까.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에서 짐작하듯 작은 변방도시에 불과했던 블라디보스토크에 러시아가 부여한 의미는 노골적이다. 겨울에도 연안이 심하게 얼지 않는,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는 1년 내내 항만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략적 항구도시와 군항으로는 적격이었다. 극동함대 사령부 등 해군기지가 주둔하고,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원조물자가 옮겨지는 거점이기도 했으며, 극동 지역 외교와 상업의 중심지로도 활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함정 10여 대를 격침시켰다는 잠수함 C-56(‘C’는 러시아어로 ‘에스’라고 읽는다. ‘중형급’이라는 표시)은 찬란했던 전장을 회고하는 구소련의 늙은 해군처럼 해양공원 앞 뭍에서 긴 휴식에 들어 있었다. 길이 77m의 이 강철 영웅에겐 엔진을 돌리던 승조원들의 함성은 사라지고 그들이 남긴 훈장과 어뢰, 기관총을 자랑하는 게 유일한 일과가 되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6.5m 좁은 폭, 그 안의 희박한 공기 탓인지 머리가 띵해져 잠수함에서 나왔다. 옆으로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영원의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누군가 붉은 카네이션을 놓고 머리를 조아리는데 마침 뒤편 기도소에서 종이 울린다. 1941년과 1945년을 오르내리던 그 소리는 전쟁이 가당키나 하냐는 듯 평화로웠다. 1891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2세의 황태자 시절, 그의 방문을 기념해 세웠다는 개선문은 불과 몇 걸음 뒤다. 왜소한 풍채를 화려하게 치장한 그 건축물은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천성을 숨기고 자신만만한 ‘척’했다는 황제의 운명과 닮아 보였다. 혁명 후 파괴된 것을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해도 원형을 되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제정러시아의 문장이던 쌍두 독수리는 개선문 꼭대기에서 볼 수 없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세련되고 번화한 스베트란스카야 거리Svetlanskaya Street. 횡단보도의 초록 불은 바뀌는 순간 이미 9를 세고 있다. 으름장 놓는 선생님 같은 신호등을 째려보며 잰 발길을 놀려야 하는 일이 잦았다. 100년도 넘는 바로크양식의 건물들이 자리한 가로수 길을 걷고 있자니 막연히 ‘여긴, 유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거만하리만치 딱딱한 표정의 러시아인들을 보고 그 생각은 접기로 한다. 유라시아주의를 바탕으로 강대국을 재건한다는 국가의 외교정책에 이바지하듯,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이곳은 오로지 극동 러시아라는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다. 스베트란스카야로부터 두 블록 떨어져 자리한 중앙광장은 소비에트 정권 수립을 위해 싸운 병사들을 기리는 동상만이 생생할 뿐, 혁명전사광장이라는 옛 이름은 의미 없어 보였다. 금요일이면 주말시장이 열리고 신년축제와 기념일 퍼레이드 등 이벤트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과거에도 지금도 이곳에서 집회는 계속되지만 혁명에서 놀이로 그 주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설만 남은 영웅들의 흔적 블라디보스토크 둘째 날, 신한촌부터 찾았다. 신한촌은 일본에 의해 침탈된 국권회복을 위해 국내외 지식인들이 모여 결의를 다졌던 장소다. 고종이 파견한 헤이그 특사 중 한 명인 이상설,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동휘, 전설의 의병장이었던 홍범도를 비롯해 신채호, 안중근, 안창호 등 수많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 아파트촌 어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이 신한촌 터라는 것을 눈치 챌 길은 보호 철책에 둘러싸인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전부였다. 한인들이 살길을 찾아 연해주 땅을 처음 밟은 것이 1863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극동 해군기지로 부상하면서 그들은 군항에서 작업인부로 일했다. 처음 자리 잡은 곳은 시내 중심부였다. 하지만 콜레라가 발생하자 시당국은 1893년 서쪽 아무르만 해안가로 한인들을 이주시키고 그곳을 ‘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한인촌’, 우리말로는 개척리開拓里로 불렀다. 이후 1911년, 또 한 번의 위생 문제로 북쪽 2km 떨어진 라게르 산비탈로 이주한 한인들은 ‘노바야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신한촌’를 형성했고, 이전의 거주지는 구한촌이라 불리게 되었다. 1914년, 신한촌은 3,000명이 거주하며 점차 자리를 잡아 갔지만 1937년, 스탈린이 극동에 살던 한인 17만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키면서 신한촌의 한인들 역시 카자흐스탄 등지로 이송되고 그 자리는 유럽과 러시아 노동자들의 차지가 되었다. 길이가 다른 커다란 세 개의 석조물. 가운데는 한국,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고려인을 포함한 해외 한민족을 상징한다는 기념탑 앞에서 조국의 미래를 밤새워 고민했을 독립 영웅들의 절절함을 가늠해 보기란 쉽지 않았다. ‘민족의 최고 가치는 자주와 독립…’이라는 기념탑의 글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애처롭고 속상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독수리 둥지’라는 뜻의 오리노예 그네즈도 산 정상은 214m에 불과하지만 도시에서 가장 높다. 계단을 올라서니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만든 아우 키릴로스와 형 메소디오스 형제의 동상이 십자가를 들고 블라디보스토크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니 바다 위에는 2012년 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루스키섬까지 이어진 금각만 대교가 장쾌했다. 서울 남산에서처럼 연인들이 자물쇠를 걸며 사랑을 맹세하는 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촬영이 한창인 신랑신부가 난간 틈을 비집고 자물쇠를 채우는 동안 신부보다 예쁜 들러리는 뭇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무르만 해변공원까지는 걸었다. 노천카페에 앉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인 메드베드카곰새우를 주문했다. 비릿하고 고소한 맛이 찬 맥주와 묘하게 어울렸다.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에 네덜란드 맥주를 마시는 청년들, 일본산 오토바이를 타고서 CF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 처녀들, 낚시를 즐기는 부부…. 히죽대며 그들의 모습을 훔치는 사이 새우껍데기만 자꾸 쌓여 갔다. ●하바롭스크Khabarovsk 시베리아횡단열차에서의 하룻밤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열차 출발 시간은 저녁 9시. 서둘러 짐을 챙기고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으로 향한다. 지는 해에 순종하며 기차역이 차분히 물들고 있었다. 1907년부터 5년에 걸쳐 지어졌다는 기차역은 제정 러시아의 건축양식으로 제법 낭만적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 이곳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9,288km. 플랫폼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로를 달렸다는 증기기관차도 보였다. 출발은 저녁 9시인데 플랫폼의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킨다. 철도역의 모든 시간표는 모스크바가 기준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난민처럼 바닥에다 가방을 열어 젖히고 주섬주섬 필요한 물건만 미리 챙겼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승무원은 여권과 승차권을 확인하고 탑승을 종용했다. 9번 칸, 객실번호 6호 23번. 4인 1실, 양쪽으로 2층 침대가 놓인 객실 ‘쿠페’는 좁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서서히 열차가 움직이고, 시간이 지나야 시원해질 것이라는 차장의 말처럼 에어컨은 30분이 지나서야 제 기능을 발휘했다. 하바롭스크 도착은 내일 아침 8시. 무궁화호보다 더 느린 기차를 타고 밤새 11시간을 달려야 한다. 하얀 자작나무숲,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올 법한 눈보라, 잠들지 않는 백야. 시베리아횡단열차에 엄청난 로망을 품은 사람들은 흔히 이런 것들을 상상한다. 러시아에 오기 전, 몽골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다는 친구는 말했다. “러시아 애들은 책만 읽고 얘기도 가족들끼리 소곤소곤. 같이 보드카 마시자던 러시아 아저씨 아니었으면 심심해서 아마 미쳐 버렸을 걸!” 모스크바까지 꼬박 달리는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열차에서의 하룻밤만으로 그 기분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낮도 아닌 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래야 반사되는 객실 내부가 전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산 가이드북을 뒤적이다 음악을 듣고, 러시아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 복도를 기웃대다가, 키릴문자가 새겨진 맥주를 마시고 남은 소시지 3개를 승무원에게 내미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은 없었다. 다행히 수다 떨 일행들이 있어 시간은 잘 갔다. 잠자리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꺾이는 철로마다 침대가 심하게 덜컹대긴 했다. 하지만 낮에 흘린 땀이나 미처 못 지운 바지의 소스 자국, 떡진 머리도 문제될 게 없는데 그게 무슨 대수라고. 잠결에 2층 침대로부터 커튼콜처럼 내려왔다 올라가는 이불에 깜짝깜짝 놀라거나, 변기가 막힌 줄도 모르고 30분을 화장실 문 앞에서 참던 일만 빼면. 창문 너머 흘러가는 자작나무 사이로 스미는 햇빛을 보고 잠에 빠졌는데, 곧 정차한다는 소리에 허둥지둥 이불을 박차고 객실 문을 열어젖힌다. 열차가 멈춘 곳. 하바롭스크였다. 조금 더 머물고 싶던 도시 하바롭스크는 1991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개방되기 전까지 극동지역의 중심지였다. 이제는 그 영광을 물려줬지만 하바롭스크는 마치 권세를 내려놓은 자가 여유를 즐기듯 유유자적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레닌광장 북쪽에 자리한 청동 레닌상이다. 레닌이 사망한 이듬해인 1925년에 세워졌다는데 러시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레닌의 동상이 철거된 데 반해 블라디보스토크와 이곳에서는 아직 건재하다. 레닌이 굽어보고 있는 광장은 하바롭스크의 행정 중심지다. 동쪽으로 하바롭스크주 정부청사가 보였다. 아침을 맞은 광장에는 벤치에서 조용히 휴식을 즐기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비둘기가 사람보다 많았다. 레닌광장 아래로 아무르스키 거리를 쭉 따라가면 길은 아무르 강변의 콤소몰 광장까지 잇닿는다. 콤소몰은 구소련 시절 공산주의 청년 정치조직의 이름이다. 광장에는 혁명 전사들의 모습이 조각된 오벨리스크가 굳건하고, 꼭대기에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별이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광장 위 우스벤스키 성당이다. 성모승천성당으로 불리는 그곳은 소비에트 시절 파괴된 후 2001년 다시 동화 같은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아무르강이 눈앞인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걸음을 재촉했다. 총 길이만 2,800여 킬로미터. 몽골에서 발원해 하바롭스크를 거쳐 오호츠크해로 흐르는 아무르강은 중국에서는 흑룡강이라 부르는 그 강이다. 전망대 앞에는 강에 이름을 제공한 시베리아 초대 총독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의 동상이 있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아무르라는 이름들은 죄다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향토박물관은 잠시 비를 피하기에는 맞춤이었다. 연해주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박물관으로 본래 이름은 ‘그라제코프 주립 자연사박물관’. 이 역시 설립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122년의 전통이 축적된 내부에는 시베리아 메머드, 아무르 호랑이, 원주민인 나나이족과 우데게이족의 생활모습 등 하바롭스크주의 역사와 자연, 민속 등 자료 15만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구관에는 소비에트 시절과 관련한 물품들만 전시되어 있는데, 포스터부터 장신구까지 세월의 때가 묻은 낯설고 이색적인 소소함이 눈길을 끌었다. 강을 따라 북쪽에 다다르니 또 다른 아름다운 러시아정교회 성당이 자리했다.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은 황금색 돔과 새하얀 성당이 질서정연했고 내부는 황홀했다. 천장에 그려진 그리스도와 네 명의 사도, 정면 6층 제단의 성모와 성인들의 모습을 새긴 이콘(성상화)은 다른 세상의 것인 듯 신비롭고 이질적이었다. 이콘에 향했던 눈길은 머리를 가리고 촛불을 켜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한참을 머물렀다. 진지하고 경건했다. 그 경배의 몸짓 뒤에서 할 것이라고는 숨소리를 죽이는 것 외에는 없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road시베리아횡단철도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총길이 9,288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 1891년에 착공해 1916년에 완공됐다. 90여 개의 도시를 거치는 동안 시간대만 7번이 바뀌고, 지나는 역만 60여 개다. 급행열차를 타면 일주일이 걸린다. 열차의 출발과 도착시간은 모스크바가 기준이다. 열차의 객실 등급은 1등석인 2인 1실의 ‘룩스Lyux’, 2등석 4인 1실의 ‘쿠페Kupe’, 3등석 6인실의 ‘플라츠카르타Pratskartny’와 지정 번호가 없는 8인 좌석의 ‘옵스치Obschy’로 나뉜다. 룩스와 쿠페는 객실이 분리되어 있지만 3등석은 객실 구분 없이 개방되어 있다. 콘센트가 있는 것은 1등석 객실뿐이다. 2등석은 객실 내부 말고 복도에 네 개, 화장실 밖과 안에 각 한 개씩 있다. 멀티 탭을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열차 칸마다 뜨거운 물이 비치되어 라면이나 커피를 먹을 수 있다. 열차 한 칸당 두 명의 승무원이 교대근무하며 객실을 살피고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술과 담배는 규정상 금지되어 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흡연자들은 보통 역에 정차할 때마다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재빨리 오른다. 러시아 철도청 www.rzd.ru 러시아정교회 러시아정교회는 988년 블라디미르 대공에 의해 비잔티움의 동방정교를 받아들여 민족신앙과 결합한 종교다. 러시아정교회 건축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양파 모양의 돔 ‘루꼬비짜’다.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에서 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 외에도 기도가 하늘에 닿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흰색과 황금색은 러시아정교회 초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색채로 흰색은 평화와 순결, 황금색은 신성을 상징한다. 예배는 사제는 있지만 설교는 하지 않고, 의자 없이 서서 참여한다. 또 악기의 반주 없이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성가를 부른다. 러시아정교회가 종교의 자유를 얻게 된 것은 고르바초프에 의해 1990년 소련 최고회의에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법을 의결한 후부터다. ●이르쿠츠크Irkutsk 아! 바이칼 비행기가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다.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수를 가기 위한 관문. 둘러 볼 겨를 없이 아침이면 또 길을 떠나야 한다. 설렘과 염려를 교차시키느라 잠은 쉬 들지 못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호의 들머리까지는 버스로 3시간 반. 부리야트족 자치구인 우스찌아르다를 스치는 동안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스텝짧은 풀로 뒤덮인 초원이 길게 이어졌다. 어렴풋이 호수가 시야에 들어올 무렵 버스가 멈춘 곳은 사휴르따 선착장이다. 목적지인 알혼섬을 가기 위해 철부선에 올랐다. 배는 물살을 가른 지 30분도 되지 않아 사람들과 자동차를 섬에 부려놓았고, 세상사 다 겪은 아이처럼 옹골찬 ‘우아직러시아 군용차량을 개조한 4륜 승합차’이 벌써 마중 나와 있었다. 운전기사 안톤은 숙소가 있는 후지르 마을까지 한 시간을 달려야 한다며 돌투성이 길을 망설임 없이 내달렸다. 요란한 진동 모터 위에 앉은 듯 엉덩이는 시종 덜덜거렸다. 바이칼 호수가 품은 22개의 섬 중 알혼은 가장 크고,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다. 거제도의 두 배쯤 되는데, 다섯 개 마을의 주민 1,500명 가운데 대부분은 후지르 마을에 모여 산다. ‘알혼’은 부리야트 원주민어로 ‘태양이 비추는 땅’이라는 뜻이다. 연 강수량이 200mm에 불과해 스텝과 사막 그리고 화강암과 침엽수림이 전부다. 그 황량함을 심장처럼 품은 바이칼호수를 향해 원주민들은 ‘바이칼은 서 있는 불. 아직도 그 불은 식지 않고 있다’며 경외심과 두려움을 표현해 왔다. 숙소에 짐을 내리고 부르한Burkhan 바위가 보이는 언덕으로 갔다.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13개의 세르게 신목. 조상신들이 모이는 곳을 지나니 검푸른 호수 앞으로 정좌한 두 개의 지엄한 바위가 보였다. 샤머니즘의 성지로 알려진 바로 그 자리다. 주위에는 히말라야에서 방금 내려온 성자 같은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손을 맞잡고 명상에 잠겨 있었고, 가부좌를 튼 채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이도 보였다.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건지 모르겠지만 초자연적 존재와의 교류도, 북방 몽골인종의 시원이 서린 곳이라는 학설도, 부리야트인의 피를 이어받은 칭기즈칸의 무덤이 있다는 전설도,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바이칼 호 자체보다 신성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아직은 섬의 가장 북쪽 하보이곶으로 달렸다. 날카로운 송곳니 모양을 한 절벽. 그곳에서 보는 바이칼은 호수가 아니라 바다, 그것도 대양이었다. 경계도 모른 채 펼쳐진 호수는 텅 빈 채 근원에 닿을 듯 아스라해서, 차라리 공허했다. 그날 밤, 호숫가에 앉아 마신, 수심 200m의 바이칼호 물로 만들었다는 보드카는 파도소리와 함께 목젖을 뜨겁게 타고 흘렀다. 떠나기 전 호수를 꼭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새벽 5시 혼자 숙소를 나섰다. 인기척 없는 마을을 두리번대며 방향을 가늠하고는 그 언덕에 다시 올랐다. 부르한 바위 앞, 잠이 덜 깬 호수는 몸을 뒤척였고 바람은 초연했다. 그리고…. 영원한 작별인 양 호수에 건넨 말은 이것뿐이었다. “스파시바… 바이칼.” ▶travel info AIRLINE대한항공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이르쿠츠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출발편은 매일 인천에서 오전 10시10분에 출발해 오후 1시50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오후 2시50분에 출발해 오전 7시10분에 인천에 도착한다. 이르쿠츠크 노선은 12월25일부터 1월15일까지 동계노선을 주 2회(월·금요일)씩 총 6회 운항할 예정이다. 출발편은 저녁 8시50분 인천에서 출발, 밤 12시5분에 이르쿠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새벽 2시30분 출발, 오전 7시10분 인천에 도착한다.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2시간 10분, 이르쿠츠크까지는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SHOPPING알까기 인형 ‘마트료시카’19세기 말에 탄생한 나무로 만든 러시아 인형으로 엄마를 뜻하는 러시아어 ‘마티’에서 유래했다. 일본 전통인형인 ‘다루마’에서 영감을 얻어 1891년 러시아 민속공예화가 세르게이 말루틴이 처음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둥근 몸통 안에는 작은 인형들이 겹겹이 들어 있는데, 일본정부에 선물하려고 만든 1세트 72개가 들어있는 대형 마트료시카는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시대에 따라 외형도 변해서 만화영화의 캐릭터나 대중음악가,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의 얼굴을 담은 마트료시카도 볼 수 있다. 가격은 싼 것은 대개 400~700루블 정도이지만 디자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FOOD국민음식 ‘보르쉬’와 ‘샤슬릭’ 러시아의 음식은 슬라브 전통에 서유럽과 몽골,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지역의 영향을 받아 대개 짜고 달고 신, 자극적이고 복합적인 맛이다. 대표적인 슬라브 전통음식인 ‘보르쉬’는 감자, 당근, 양배추에 비트와 토마토로 색을 낸 스프다. 샤슬릭은 러시아어로 ‘꼬치구이’라는 뜻이다. 이름보다는 맛 ‘오물‘오물은 바이칼호에서만 서식하는 토착 물고기다. 생긴 것은 우리의 청어와 닮았다. 회나 탕, 튀김, 샐러드 등 다양하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 자작나무에 훈제한 오물이 가장 인기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항구 마을 리스트비얀카에는 오물을 파는 가게들이 잔뜩 있다. 가시가 적고 비리지 않아 담백하다. 39°도 41°도 아닌 40° ‘러시안 보드카’러시아를 대표하는 술, 보드카Vodka는 러시아어 ‘물voda’에서 유래되었다. 감자나 옥수수, 보리 등을 원료로 한 증류수로 무색, 무취, 무미다. 러시아 속담에 ‘4,000km는 길도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며 40도가 아니면 술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후반, 원소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가 가장 입맛에 잘 맞고 숙취를 일으키는 불순물이 제일 잘 걸러지는 최상의 알코올 도수가 40%라는 것을 발견했다.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에서도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으며, 밤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도수 15% 이상의 주류 판매도 금하고 있다. MUSEUM연해주의 모든 것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1890년 개관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1906년 구시베리아 상업은행 건물로 옮겨졌는데, 아르세니예프는 연해지방을 서방에 알린 탐험가의 이름이다. 3층 건물 안에 연해주의 자연과 지리, 민속학, 고고학 사료들과 동식물 표본집, 화폐 등 약 20만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주제가 딱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한국관에서는 지역에서 발굴된 발해의 유물을 볼 수 있다.20 Svetlanskaya Str. Vladivostok +7 4232 414 082 100루블평일 09:00~18:00, 토·일요일 09:00~17:30 HOTEL바이칼호 바로 옆 ‘바이칼로프 오스트록’알혼섬의 후지르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로 된 시베리아 전통가옥 형태의 숙소다. 2013년 문을 열었는데 114개의 객실에 250명을 수용할 정도로 알혼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깔끔하다. 특히 바이칼 호수 바로 앞에 위치해서 객실과 레스토랑에서 호수가 보이고 새벽에도 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는데다, 부르한 바위까지도 도보로 20분 거리다. 7, 8월 성수기 스탠다드 트윈룸의 경우, 아침식사 포함 1박에 4,500루블(약 8만원), 화장실과 샤워실은 객실 3개가 있는 한 층에서 공동으로 사용한다. 욕실용품은 비치되어 있지 않다. 호숫가에서 바비큐를 할 수 있도록 그릴과 장작, 숯 등 일체의 도구도 대여해 준다. 666137, Russia, Irkutsk Region, Olkhonskyi District, Village Khuzir, Street Pribreznaya, 3+7 3952 404 202 www.baikalovostrog.ru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참좋은여행 www.verygoodtour.com
  • 해초·버섯 등 ‘녹기쉬운’ 식이섬유 먹으면 살 안쪄 - 연구

    해초·버섯 등 ‘녹기쉬운’ 식이섬유 먹으면 살 안쪄 - 연구

    ‘열량’(칼로리)이 높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찌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 그 구조를 해명하기 위해 장내세균에 주목한 연구가 최근 진행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연구진은 해초와 버섯, 우무(곤약), 감자류, 과일 등 ‘녹기 쉬운’ 수용성 식이섬유와 지방 그리고 단백질을 함유한 음식을 쥐에 투여하고 장내세균의 작용을 관찰했다. 그러자 ‘녹기 쉬운’ 식이섬유가 부족한 쥐 그룹은 몸무게가 늘어났는데, 단 이틀 만에 대장의 길이가 짧아지고 장벽도 얇아질 정도로 구조 자체가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쥐에 다당류인 ‘이눌린’(inul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를 투여하자, 다시 변화가 일어나 장의 구조가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있던 쥐 그룹에 ‘녹기 쉬운’ 식이섬유를 주자 지방과 노폐물의 축적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런 장내 환경 구조의 개선이 대장에 사는 박테리아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단쇄 지방산’(짧은 사슬 지방산)에 변화가 생긴 것이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런 단쇄 지방산은 대장의 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므로 식이섬유가 부족한 쥐 그룹에서는 장내 환경이 나빠지고, 반대로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부터 연구진은 “‘녹기 쉬운’ 식이섬유에 의해 장내세균이 더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들어 장의 구조를 개선해 비만을 막는다”고 결론짓고 있다. 또 “이런 결과가 우리 인간에게도 사실로 확인되면, ‘녹기 쉬운’ 식이섬유를 포함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비만이나 당뇨병 등 질병을 막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꿔말하면 이런 식이섬유를 섭취하지 않으면 장내세균의 성질도 달라져 장 구조가 나빠지고 지방이 축적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즉 평소 음식 선택을 신중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생리학, 위장과 간 생리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Gastrointestinal and Liver Physiology) 온라인판 10월 1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화성, 달 포보스 파괴중…수백만 년 후 사라질 것”

    “화성, 달 포보스 파괴중…수백만 년 후 사라질 것”

    할리우드 영화로도 주목받고 있는 화성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2개의 초미니 달을 가지고 있다. 울퉁불퉁 감자모양을 닮은 두 달의 이름은 각각 지름 27km의 포보스(Phobos)와 16km의 데이모스(Deimos).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고나드 우주비행센터 연구팀은 화성이 포보스를 '파괴 중'으로 수백만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877년 미국 천문학자 아사프 홀에 의해 발견된 포보스는 생김새와 크기 모두 볼품없지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갖고있는 위성이다.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km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 내 행성과 위성 거리 중 가장 가깝다. 우리 지구와 달의 거리가 보통 38만 ㎞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가까운 지 알 수 있는 대목. 더욱 특이한 것은 포보스가 원래는 소행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초 태양계를 떠돌던 소행성이 화성의 중력에 포획돼 달이 됐다는 가설이다. 이처럼 화성과 딱 붙어있는 특징 때문에 포보스가 100년 마다 1m씩 가까워져 결국 수천만 년이 지나면 충돌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 기존의 추측이었다. 이번 NASA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포보스가 당초 예측보다 짧은 수백만 년 안에 갈가리 찢겨지고 일부 파편은 화성으로 떨어져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석은 포보스 표면에 나있는 여러 균열과 홈을 분석해 이루어졌다. 이같은 흔적이 화성의 중력과 원심력의 영향이라는 것. 특히 포보스는 밀도가 낮아 시간이 지나면 결국 화성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부서지게 될 운명이다. 연구를 이끈 테리 허포드 박사는 "포보스의 구성 성분을 정확히 몰라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나 결국은 사라지게 될 것" 이라면서 "표면에 나있는 특유의 홈들이 바로 그 증거" 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보스와 데이모스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인 포보스는 '공포'를, 데이모스는 '패배'를 뜻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라질 운명인 포보스가 딱맞는 이름을 갖고 있다고도 평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황금빛에 가깝게 구운 껍질은 바삭하고 살코기는 쫄깃하다. 한 점 쭉 뜯어 고소한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느끼해질 찰나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이면 상큼함이 입안에 퍼진다. 칠면조 구이는 미국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 전통 음식이다. 국내에서도 가족, 이웃과 함께 즐기는 식사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크리스마스의 케이크, 핼러윈의 호박 요리와 더불어 핫한 파티 음식으로 떠올랐다. 대형마트나 인터넷 식품쇼핑몰에서 냉동된 미국산 또는 호주산 칠면조를 구할 수 있다. 7~8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1마리(6.5㎏ 기준)가 7만원대다. 칠면조가 낯설다면 백숙용 11호 닭(1㎏)을 사용하면 된다. 닭, 칠면조와 같은 가금류 요리는 누린내를 잡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그랜드힐튼서울 호텔에서 만난 탁인환(47) 셰프는 ‘이중 마사지’가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먼저 닭과 칠면조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를 제거한다. 소금, 후추를 닭과 칠면조에 뿌린 뒤 서양 허브인 세이지, 타임, 로즈마리를 잘게 다져 고기 표면에 바른다. 탁 셰프는 “가금류 특유의 누린내를 잡으려면 다진 허브를 고기 전체에 바르고 주무르듯이 마사지를 하면 잡내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두 번째 마사지 재료는 버터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고기에 골고루 발라 구우면 닭이나 칠면조의 껍질이 바삭해져 식감이 살아난다. 허브와 버터로 문지른 고기 위에 쿠킹 포일을 덮어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굽는다. 두 시간 뒤 포일을 걷고서 같은 온도에서 1시간 정도 더 구워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다. 탁 셰프는 “황금빛이 도는 갈색이 될 때까지 요리솔로 버터를 발라 구우면 먹음직스러운 구이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닭은 칠면조보다 크기가 작아 금세 익는다. 200도 온도에서 1시간 정도 익히고 이후 포일을 걷은 다음 30~40분 동안 색을 내기 위해 구우면 된다.잘 익힌 닭·칠면조 구이는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나 크랜베리 소스에 찍어 먹는다. 으깬 감자(매시 포테이토), 스터핑(속을 채우기 위해 채소 등을 다져 만든 요리), 새싹 양배추 볶음 요리와 곁들여서 먹는다.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는 칠면조를 구울 때 나오는 육수와 익은 내장으로 만든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익은 칠면조의 내장을 긁어 낸 뒤 이를 밀가루, 잘게 썬 양파, 당근, 샐러리와 함께 버터에 볶는다. 육즙을 붓고 끓이다가 적포도주, 허브, 소금 후추를 넣은 뒤 30분 정도 졸여 낸다. 체에 거르면 풍미 진한 그레이비 소스가 나온다. 크랜베리 소스는 냉동 크랜베리 300g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걸쭉해지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사과 반쪽을 주사위 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으면 식감이 좋다. 삼계탕을 만들 때 닭 속에 찹쌀과 인삼을 넣는 것처럼 칠면조 구이도 속을 채울 수 있다. 칠면조나 닭 속에 채우는 스터핑의 재료는 바게트 빵과 소시지, 밤, 사과, 양파, 샐러리, 마늘, 허브 등이다. 탁 셰프는 “바게트가 없다면 채소로 속을 채운 뒤 사과 반쪽을 넣어 입구를 막는다”면서 “고기의 육즙이 사과에 스며들어 구운 사과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슬포슬한 질감의 으깬 감자를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감자를 깍두기 모양으로 최대한 작게 썰어 냄비에 넣고 우유를 부어 센불에서 감자가 으깨질 때까지 나무주걱으로 저으면 된다. 감자가 스펀지처럼 우유를 빨아들여 부드러운 맛을 자아낸다. 칠면조는 양이 많고 퍽퍽한 가슴 살이 적지 않아 한 번에 다 먹기는 어렵다. 남은 칠면조는 샌드위치 등으로 해 먹으면 좋다. 탁 셰프는 “토르티야에 새콤한 샤워크림을 바른 뒤 잘게 썬 양상추, 쭉쭉 찢은 칠면조 구이와 토마토를 얹고 살사 소스 쳐서 둘둘 말아 먹으면 칠면조 고기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美, 시리아에 첫 특수부대 파견… IS와 지상전 임박

    미국이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시리아에 특수부대를 처음으로 투입한다.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에도 미국 지상군 파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50명 이내의 소규모 특수부대를 시리아에 파병하는 방안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으나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것은 처음으로, IS 격퇴전이 악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군의 지상작전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특수부대 활용 전략이 효과가 있을 경우 추가로 파병할 것이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군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에 파병되는 특수부대는 전투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며 “시리아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31일 유세 도중 CNN 기자의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른다”며 “파병을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라. 겨우 50명을 파견하냐”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시리아 등에서 IS와 맞서 싸우는 동맹군을 지원하는 특수부대의 사용은 장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부대가 지상 전투에 참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연기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간 3개 전장에 휘말리는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판 ‘삼시세끼’…진짜 가능할까?

    [아하! 우주] 화성판 ‘삼시세끼’…진짜 가능할까?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살기 위해 화성에서 농사를 짓게 된다. 척박한 화성의 토양이지만, 지성이라면 감천이라고 영화에서는 감자 재배 자체는 가능했다. 그런데 과연 정말로 가능할까? 여기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토양 미생물학자인 마리 스톰버거는 화성의 흙에 배설물을 섞는 방법으로는 지구의 토양을 완전히 재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배설물 속의 미생물이 화성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화성이 흙은 사실 지구의 토양과는 다르다. 화성에 있는 것은 고운 모래 같은 입자로 여기에는 유기물이나 수분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물론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소와 미생물 역시 아예 없거나 부족하다. 따라서 영화에서와 같은 방법을 써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성에서 식물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난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NASA는 물론 여러 연구 기관에서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인류가 지구를 떠나 우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1 단계: 지구 궤도에서 식물 재배 이미 지구 주변의 가까운 우주 공간에서의 식물재배는 성공한 상태이다. 가장 최근에 성공 사례는 바로 국제 유인 우주정거장(ISS)에 보낸 베지(Veggie)가 그것으로 적 로메인 상추를 재배해서 시식까지 했다. 최소한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식물 재배는 별로 어렵지 않다. 물론 해로운 자외선을 비롯한 방사선 때문에 햇빛으로 재배하는 대신 인공광 식물 재배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키우는 건 문제없다. 그러면 화성에서도 문제없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은 게 ISS에서도 우리는 지구 자기장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과 우주의 다른 곳에서 날아오는 강력한 방사선은 지구의 자기장과 두꺼운 대기에 의해 상당 부분 차단된다. 따라서 이것만으로는 우주 공간에서 식물 재배가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긴 이르다. 2 단계: 달에서 식물 재배 화성에서 식물 재배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화성으로 식물재배 모듈을 발사해서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결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만에 하나라도 화성에 지구 미생물이 퍼질 위험성도 있다. 더 안전한 대안은 화성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달 식물 착륙선(Lunar Plant Lander)은 작은 착륙선 안에 인공광 식물 재배 시스템을 탑재해 5일에서 10일 정도 먼저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 중인 이 착륙선이 현실화된다면 미래 달 기지에서 식물 재배가 가능한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달의 낮은 중력과 강한 방사선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을 선별하는 작업도 같이할 수 있다. 이외에도 미생물을 작은 우주선에 탑재해 달 궤도보다 더 먼 지역까지 날려보내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3 단계: 화성에서 미생물 키우기 NASA는 화성에서 바로 식용 작물을 키우는 작업보다 훨씬 쉽고 저렴한 대안을 검토 중이다. NASA의 2015년 혁신 진보 구상(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에 따르면 NASA는 화성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를 테스트하는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다. 미생물 가운데는 도저히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한다. NASA의 계획은 미래 화성 탐사선에 이런 미생물을 보내는 것이다. 작은 밀폐 용기에 화성의 흙을 넣고 이들이 살아남는 과정을 보면 지구 미생물이 화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박테리아는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대신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 수 있으므로 미래 화성 유인 탐사에서 상당히 유용할 수 있다. 미생물 모듈 방식은 바로 식물 재배 모듈을 보내는 것보다 매우 저렴하며 기술적으로도 간단하다. 그러나 만약의 경우 지구 미생물이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는 화성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으므로 실행 여부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 단계: 화성에서 식물 키우기 화성에서도 지구 생명체가 견딜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고 대형 모듈을 보낼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이 확보되면 궁극적으로는 식물 재배 모듈을 화성에 보내는 것이 NASA의 장기적 계획이다. 이 모듈은 인공광으로 식물을 재배할 수 있으며 외부와는 잘 격리되어 강한 방사선과 낮은 기온에서 식물을 보호할 수 있다. 물론 수경 재배 방식이기 때문에 화성의 흙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 가지 추가하면,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마스 원 계획에서도 화성 식물 재배 테스트가 제안된 적이 있다. 시드(seed)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계획은 이들의 첫 화성 착륙선에 있는 2kg에 불과한 작은 모듈 속에서 식물 재배를 실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술력과 자금이 부족한 상태라서 2018년으로 계획했던 이 테스트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다만 이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모듈을 화성에 보내는 시기는 아마도 화성의 유인기지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의 미래일 것이다. 50년 후가 될지 100년 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인류의 후손은 화성 재배 감자로 만든 감자튀김을 먹으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를 다룬 고전 영화를 볼지도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외식업체 원재료 경쟁, 국내산 재료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는다

    외식업체 원재료 경쟁, 국내산 재료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9월 소비자 3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 중 9명(92.3%)이 원산지 표시 항목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원산지 표시를 보고 음식 메뉴를 바꾼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4.4%(251명)가 그렇다고 대답해 결과적으로 재료의 원산지가 소비자들에게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원산지 표시 항목과 재료의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국내 외식업체들이 신선하고 질좋은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메뉴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오븐구이로 잘 알려진 ‘굽네치킨’은 100% 국내산 냉장육만을 원료육으로 자체 수급하며 안전하고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산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전북 정읍에 설립된 원료육 가공장을 통해 주 5일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분식 전문 ‘김가네김밥’의 경우, 1999년 본점 운영에서부터 국내산 쌀, 김치, 김밥 재료만을 사용하며 각광을 받고 있다. 김가네김밥 김용만 회장은 “국내산을 써야 제대로 된 맛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한 번도 외국산 쌀과 김치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샤브샤브 전문 프랜차이즈 ‘채선당’의 경우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야채들을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전국 가맹점에 공급한다. 감자탕 전문 프랜차이즈 ‘이바돔감자탕’은 모든 양념과 소스 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하며 MSG를 전혀 넣지 않는다. (주)하남에프에스의 삼겹살전문점 ‘하남돼지집’은 100% 한돈만 사용하며, 수제돈까스전문점 ‘하루엔소쿠’ 역시 국내산 생돈육으로 육질이 다른 고기 요리를 선보인다. 수제피자 프랜차이즈 전문점인 피자알볼로 또한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는 신메뉴를 내놓으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신메뉴 건곤감리피자는 국내산 닭다리살, 강원도산 수미감자, 동해산 홍게살, 국내산 팥 등 주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해 건강하고도 담백한 맛을 선사한다. 또한, 피자알볼로에서 자랑하는 흑미도우에 사용되는 진도산 흑미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 10월 6일 진도검정쌀 생산유통 영농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어 국내 농가와의 상생도 실천하고 있다. 국내산 재료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피자알볼로 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한 수입산보다 국내산을 썼을 때 무조건 맛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고객들에게 피자를 내놓았을 때 떳떳함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국내 원산지 농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국내산 재료를 사용했다”며“피자알볼로를 찾는 고객분들에게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한 피자를 제공함과 동시에 국내 농가와의 상생에도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법, 윤일병 사건 주범만 살인혐의 인정

    대법원이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주범인 이모(27) 병장의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함께 기소된 나머지 동료는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9일 이 병장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하모(23) 병장과 지모(22)·이모(22) 상병, 의무지원관 유모(24) 하사 등 공범들에게 징역 10∼12년을 선고한 원심도 전부 파기됐다. 이 가운데 유 하사를 제외한 3명에게 살인 혐의가 인정됐었다. 재판부는 “이 병장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은 수긍할 수 있으나 하 병장 등은 살인의 고의 및 이 병장과의 공동정범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이들에게도 살인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에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파기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하 병장 등이 내무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 병장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폭행에 가담했고 정도나 횟수도 이 병장에 비해 훨씬 덜한 점 등을 감안했다. 윤 일병이 쓰러지자 폭행을 멈추고 이 병장을 제지하는가 하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등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이 병장은 살인 혐의가 인정됐지만 함께 기소된 흉기휴대폭행죄에 대한 가중처벌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들은 작년 3월 초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수십 차례 집단 폭행에 같은해 4월7일 윤 일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병장은 국군교도소에 복역하면서 올해 2월부터 동료 수감자 3명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전날 군사법원에 추가 기소됐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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