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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심함 날릴 삼삼한 한입

    심심함 날릴 삼삼한 한입

    주전부리는 ‘맛이나 재미, 심심풀이로 먹는 음식’이다. 여행길에 들고 다니며 먹기 딱 좋다. 요즘엔 주전부리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제법 많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전국의 주전부리 명소들을 선정했다. 출출한 오후에 뭘 먹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그야말로 ‘복음’ 같은 정보다. ① 원조 달인 꽈배기 ‘서울 서대문 영천시장’서대문 영천시장은 60년 세월을 품은 재래시장이다. 외관은 깔끔하게 정비됐지만 시장의 온기는 여전하다. 명물은 꽈배기다. 자매가 운영하는 가게가 특히 알려졌다. 언니는 시장 안 ‘원조꽈배기’에서, 동생은 시장 입구 ‘달인꽈배기’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쫀득한 찹쌀 도넛도 인기다. ‘독립문영천도넛’이 특히 알려졌다. 휴일 없이 운영된다. 매콤달콤한 떡볶이는 대체 불가 메뉴다. 오래전부터 시장 인근에 떡 공장이 많아 자연스레 떡볶이 가게가 늘었다고 한다. ‘원조떡볶이’가 가장 알려졌고 옆집 ‘영천떡볶이집’의 명성도 뒤지지 않는다.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맛나팥죽’의 팥죽과 호박죽도 일품이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인근에 있다. ② 화덕만두·공갈빵 성지 ‘인천 차이나타운’인천 차이나타운은 주전부리의 천국이다. 화덕만두를 비롯해 공갈빵, 홍두병 등 먹거리가 넘친다. 요즘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핫한’ 주전부리는 화덕만두다. 200℃가 넘는 옹기 화덕에 굽는 중국식 만두인데, 일반 만두와 달리 겉이 바삭하다. 한쪽에 꿀을 바르고 겉이 부풀게 구운 공갈빵도 대표적인 먹거리다. 무심코 집어 먹었다가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홍두병은 ‘붉은팥이 든 과자’란 뜻이다. 대만의 인기 간식 중 하나로, 큼직하고 부드러운 빵에 팥소가 듬뿍 들었다. 크림치즈와 망고, 다크초콜릿 등을 넣은 홍두병도 맛있다. 대왕카스테라 역시 대만에서 건너온 주전부리다. 두부판만 한 카스텔라를 큼직하게 썰어 판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 때문에 젊은 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다. ③ 침샘 자극 메밀 잔치 ‘강원 정선 아리랑시장’정선에는 투박하지만 건강한 먹거리가 많다. 이 맛 보려고 일부러 정선 5일장을 찾는 이들도 많다. 정선 주전부리의 대표는 메밀전병이다.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 얇게 부치고 김치, 갓, 무채를 버무린 소를 올려 돌돌 말아 낸다. 메밀부치기(부침개의 사투리)는 메밀 반죽에 배춧잎을 올려 부친다. 슴슴하면서도 달큰한 배추가 입맛을 돋운다. 찰수수 반죽에 팥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부친 수수부꾸미도 인기다. 적당한 단맛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녹두 빈대떡과 장떡도 별미다. 정선아리랑시장에선 이들 토속음식 4~5가지를 담아 모둠전으로 판다. 이 밖에 수리취떡, 쫄깃한 감자떡, 약초차 시음 코너 등도 발길을 붙잡는다. 정선아리랑시장은 끝자리 2, 7일과 토요일에 열린다. ④ 인삼으로 만든 바삭한 튀김 ‘충남 금산’금산은 인삼의 고장인 만큼 인삼을 이용한 주전부리가 발달했다. 인삼튀김이 대표적이다. 굵은 인삼 한 뿌리를 통째 쓴다. 5~6년 근에 비해 크기는 작아도 모양이 예뻐 값이 비싼 편이다. 하지만 쓰임새가 다소 애매해 계륵 같은 삼으로 꼽히기도 한다. 인삼튀김은 조청에 찍어 먹는다. 쌀로 빚은 조청에 홍삼을 넣고 달인 것을 다시 고아서 단맛이 강하지 않고, 튀김의 느끼함도 잡아 준다. 여기에 인삼막걸리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금산수삼센터 인근의 ‘원조금산인삼튀김’이 널리 알려졌다. 18년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인삼순대와 인삼탕수도 대표적인 주전부리다. 끝자리 1, 6일에 열리는 금산수삼센터의 수삼 경매와 2, 7일에 서는 금산인삼전통시장 등은 금산 여행의 덤이다. ⑤ 충무김밥·빼떼기죽의 든든한 유혹 ‘경남 통영’충무김밥과 꿀빵, 빼떼기죽은 모두 ‘한 끼가 되는 주전부리’다. 충무김밥은 엄지손가락만 하게 싼 김밥에 아삭아삭한 무김치와 매콤한 오징어무침을 곁들인다. 1930~1940년대부터 뱃사람들이 더운 날씨에 쉽게 상하지 않도록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딱히 ‘원조’라 할 곳은 없고, 1981년 ‘국풍 81’ 축제 때부터 유명세를 얻은 ‘뚱보할매김밥집’이 인기다. 한일김밥, 동진김밥, 제일김밥 등도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요즘 가장 ‘핫한’ 별미는 꿀빵이다. ‘오미사꿀빵’의 항남동 본점과 봉평동 분점이 알려졌다. 통영문화마당 일대에도 10여개 업소가 경쟁 중이다. 빼떼기죽은 말린 고구마에 팥이나 콩, 조, 찹쌀 등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 죽이다. 통영문화마당의 ‘통영빼떼기죽’이 이름났다. ⑥ 빵속으로 들어간 전복 한 마리 ‘전남 완도’전복은 전국 생산량의 70%가 완도에서 생산된다. 자연스레 완도에 전복을 활용한 먹거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 주목을 끄는 주전부리는 전복빵이다. 전복 하나가 통째 들어간다. 빵을 가르면 전복 속살이 가득하다. 현지에서는 ‘장보고빵’이라 불린다. 커피를 곁들여도 궁합이 좋다. 전복빵값은 5500원(2월 말 현재)이다. 전복 도매가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도 한다. 전복빵에 들어가는 전복은 빠르게 삶지 않고 한 시간 정도 찐다. 이어 찬물에 서서히 식히면 씹는 맛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전복쿠키, 해조류라테 역시 은은한 바다 향을 전한다. 전복빵은 읍내 버스터미널 옆 카페 ‘프라임로스터스’와 완도타워의 휴게 코너 등에서, 해조류떡은 읍내 ‘초록비타민’ 등에서 살 수 있다. ⑦ 꽁치 품은 김밥 ‘제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여행자에게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다. 시장 구석구석에 먹거리가 많아 구경하는 내내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두툼한 생고기가 빈틈없이 꽂힌 흑돼지꼬치구이는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두 번 구운 고기를 한입 크기로 자른 뒤 소스와 가쓰오부시를 듬뿍 얹어 준다. 파인애플과 가래떡도 한 조각씩 들어간다. 파인애플은 새콤한 디저트, 가래떡은 밥을 대신한다. ‘자미원’이 알려졌다. 또 다른 명물 주전부리는 꽁치김밥이다. 이름처럼 꽁치 한 마리가 통째 들어간다. 김밥 앞뒤로 꽁치 머리와 꼬리가 나온 독특한 모양과 담백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우정회센타 1호점이 ‘원조’라 전해진다. 돌하르방을 본떠 만든 앙증맞은 풀빵과 새콤달콤한 감귤주스도 인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특검 “유죄 선고받아 단죄하는 게 목표” 삼성측 “법리 다툼 여지” 보석 청구 검토

    특검 “유죄 선고받아 단죄하는 게 목표” 삼성측 “법리 다툼 여지” 보석 청구 검토

    세 번째 소환… 경영권 승계 추궁 대관 총괄 이수형 기획팀장 조사 법무팀장, 이틀째 李부회장 면회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구속 후 세 번째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장시호(38·구속 기소)씨, 김종(56·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호송차를 타고 도착해 아무 말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승계와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지원 관계 전반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은 이후 18~19일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구속 기간 수사자료 보강을 위해 이 부회장을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후 수사 기간 연장 여부를 고려해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특검 기간 연장 시 특검은 다음달 8일까지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채 수사를 할 수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 목표는 이 부회장을 구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죄를 선고받아 단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날 오후 삼성의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이수형(55) 미래전략실 기획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이 팀장을 삼성물산 합병 등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에 삼성 측 입장을 전달한 실무자로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기소를 앞두고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판사 출신의 성열우(58·사법연수원 18기)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은 20~21일 연이틀 서울구치소를 찾아 이 부회장을 면회했다. 앞서 17일에는 ‘그룹 2인자’인 최지성(66)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18일에는 이인용(60) 삼성전자 사장이 이 부회장을 면회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이후에도 최씨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이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일 뿐 합병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정식재판이 개시되면 방어권 보장 필요성과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공식적으로 보석 신청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로봇세’ 내는 미래의 어느 날 이야기

    [송혜민의 월드why] ‘로봇세’ 내는 미래의 어느 날 이야기

    #2030년 5월. 서울 종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요리사 김씨는 최근 계산대에서 계산을 도맡아 줄 인공지능(AI) 로봇 구매를 결정했다. 정직원이나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 훨씬 절감되고 사원 관리도 간편하다는 옆 가게 주인의 귀띔이 큰 몫을 했다. 로봇 직원이 편한 줄 알면서도 가장 마지막까지 구매를 고민하게 했던 것은 세금이었다. 로봇이 보편화 됐다고는 하나 ‘로봇세’가 만만치 않다. 인터넷 최저가는 소비세를 제외하고 600만 원대 초반으로 살 만한데, 매년 로봇과 관련한 재산세와 소득세 등으로만 적지 않은 지출을 해야 한다. 로봇을 구매하자마자 이름을 짓고 구청에 구매 신고하고 나면 보험 가입도 고려해봐야 한다. 로봇 보험은 로봇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만약의 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대비하는 것으로, 최근 들어 상품 종류도 많아지고 가입자도 부쩍 늘었다. 김씨가 로봇 구매를 결정한 또 다른 이유는 공제 혜택이다. 로봇도 엄연한 기계다 보니 노후화로 인한 수리비 등이 걱정이었는데, 매년 원천징수로 떼어간 세금에서 전기비와 수리비를 공제받을 수 있으니 부담을 덜 수 있다. #로봇세 논쟁, 어디까지 왔나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과 AI로 사회 각계에서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로봇세’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로봇세는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재교육하거나 이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할 목적의 세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최근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의 노동에도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로봇세를 ‘로봇에 부과하는 세금’이라고 설명하지만, 아직까지는 ‘로봇을 소유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정의해야 더 옳다. 로봇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4년이다. 당시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업들이 최신 설비를 도입해 실업률이 높아졌다”면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의 기술 연수 확대 및 실직 수당을 위해 로봇세를 고려해보겠다”고 발표했다. 메넴 대통령의 로봇세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로 받아들여졌는지는 당시 기사 제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1994년 국내에서 보도된 이 기사의 제목은 ‘로봇세 구설수’였다. 한낱 구설로 취급받던 그때와 지금의 입지가 상당히 달라졌다는 사실은. 대선을 앞둔 프랑스에서 로봇세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대선 후보가 로봇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21세기 자본’의 저자이자 부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글로벌 자본세’를 주장해 온 토마 피케티가 아몽 캠프에 합류하면서 로봇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빌 게이츠와 프랑스 대선주자가 찬성했다고 해서 로봇세가 이미 ‘대세’가 된 것은 아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17일 로봇세 도입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자 지난달에는 로봇에 ‘전자 인간’이라는 법적 지위를 부과하는 ‘로봇시민법’ 제정 결의안은 통과시키고 로봇세는 반대한 ‘진의’에 관심이 쏠렸다. 유럽의회가 로봇에게 일종의 인간 자격증을 부여한 것은 훗날 로봇으로부터 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본적으로 소득세의 납세자는 인격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때문에 유럽의회는 로봇을 인간과 마찬가지로 여겨 과세하고, 이를 통해 세수를 높이려는 계산을 깔아놓은 것이다. 하지만 로봇세 도입을 반대한 것은 결과적으로 로봇세가 로봇을 소유한 소유주 혹은 제작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재는 로봇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로봇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포한다. #로봇은 사람과 기계 사이, 어디쯤에 있을까 결국 로봇세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의 이슈를 담고 있다. 첫 번째는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길 위에서,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방법은 없는가이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위험이 없어지면 로봇세의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두 번째는 로봇을 과연 인간으로 간주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다. 일각에서는 로봇을 일종의 애완동물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고등 동물에 가까운 진화하는 존재로 여기기도 한다. “미래의 공장에는 종업원이 둘뿐일 것이다. 하나는 사람이 기계를 못 만지게 감시하는 개, 또 하나는 그 개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 미국 경제학자인 워런 베니스 전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농담이자 다가올 현실이다. 우리는 더욱 고차원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인간답게 말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갑질, 그 완장의 심리학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갑질, 그 완장의 심리학

    여자가 남자와 만났을 때 제일 지루해하고 듣기 싫어한다는 얘기로 글을 시작해 볼까 한다. 맞다. 옛날 군대 얘기다. 작대기 네 개, 병장이 되면서 어깨에는 5분대기조 분대장을 의미하는 초록색 견장이 올라갔다. 분대장 견장이 붙으니 식당까지 이동할 때 줄 서서 군가를 부르며 가지 않아도 되니 좋았다. 제일 좋았던 점은 식당에 들어가면 취사반 선임이 식판에 밥을 담아 자리 앞에 갖다 바치는 것이었다. 게다가 밥 위에 노른자가 선명한 달걀 프라이까지 얹어 나오는, 이런저런 소소한 혜택들이 딸려 왔다. 여기에 소대장과 중대 선임하사의 태도까지 하대에서 존중으로 바뀌니 견장은 무소불위의 권위의식으로 변했다. 그렇지만 휴가 나왔을 때 만난 여자 후배들이 “그래 봐야 수많은 군바리들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무심히 던진 한마디에 알량한 권위 의식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1989년 탤런트 조형기씨가 완장 찬 동네 한량으로 나왔던 드라마로 더 잘 알려진 소설가 윤흥길의 ‘완장’에는 “눈에 뵈는 완장은 기중 벨 볼일 없는 하빠리들이나 차는 게여. 진짜배기 완장은 눈에 뵈지도 않어. 완장 차고 댕기는 사장님이나 교수님 봤어?”라는 말이 나온다. 보이든 보이지 않든 ‘완장’은 마약이다. 그중 가장 강력한 약효를 보이고 사회를 좀먹는 것은 비뚤어진 권위 의식이란 완장이다. 이 완장은 본인보다 약해 보이거나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유독 힘을 발휘한다. 권위 의식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개인의 성격인가, 사회 시스템 문제인가. 권위와 복종에 대한 행동실험 중 유명한 것은 1971년 미국 스탠퍼드대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수행한 ‘스탠퍼드 감옥실험’이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청년들을 모집해 무작위로 교도관과 수감자 역할로 분류했다. 교도관이 된 피실험자들은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 만에 공격적으로 변했고, 수감자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변하는 것을 관찰했다. 수감자의 일부는 심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려 2주로 예정됐던 실험은 엿새 만에 끝났다. 최근 캐나다 맥마스터대 신경과학과 연구진이 감옥실험을 변형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평상복을 입었을 때보다 경찰 제복을 입었을 때 사회적 지위가 낮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사회심리학 및 행동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학의 최첨단’ 최신호에 실렸다. 짐바르도 교수와 맥마스터대 연구진의 실험에서는 권위 의식과 맹목적 복종의 원인이 개인의 성격보다는 사회 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 주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 ‘갑질’이라는 신종 완장 문화가 만연해 있다. 갑질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아지지만 ‘내가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위에 있어야 한다’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갑질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사회 구조를 좀먹는 갑질이란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닌 협업과 상호부조라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과학은 알려 주고 있다. edmondy@seoul.co.kr
  • 與野 ‘정세현 발언’ 공세… 文 “김정남 피살 패륜적 범죄”

    국민의당 “대한민국 위상 깎아내” 한국당 “북한 비위 맞추려 할런지” 바른정당 “인식 동의 여부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외교자문그룹 ‘10년의 힘’ 대표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남 피살 사태를 두고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다”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세계 유례없는 3대 독재를 위해 고모부와 이복형 등 친족까지도 잔인하게 제거해 버리는 김정은 정권을 대한민국과 비교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이라며 “문 전 대표가 당선되면 북한 비위 맞추기나 하려는 게 아닌지 국민들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정 전 장관의) 왜곡된 인식에 과연 문 전 대표도 동의하는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김정은 정권의 반인륜적인 국제범죄를 구시대적 발상 정도로 두둔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취지를 잘 모르겠지만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나의 입장은 단호하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패륜적인 범죄행위”라며 진화에 나섰다. 정 전 장관은 논란이 커지자 “권력의 속성을 안보문제로 비화하지 말라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었지, 김정은 체제의 잔혹사에 눈을 감자는 얘기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 전 장관은 전날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는 아니다.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이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의 속성”이라면서 ‘김대중 납치사건’과 이승만 대통령의 정적 제거 등의 사례를 거론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지름 10cm 동그라미의 미학… 스테이크 부럽지 않은 ‘참맛’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지름 10cm 동그라미의 미학… 스테이크 부럽지 않은 ‘참맛’

    지름 10㎝가량인 동그란 빵 사이에 다진 고기(패티)를 넣어서 먹는 햄버거. 이 햄버거 하나에 우리는 얼마의 돈을 지불할 수 있을까. 패스트푸드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이젠 수백미터 줄을 서서 먹기도 하는 고품질의 ‘패스트캐주얼’까지 등장하면서 햄버거의 제품군은 꽤 넓어졌다. 빵 사이에 다양한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등 전 세계를 아우르는 회의가 열리면 세계 1위 햄버거업체인 맥도날드 매장이 공격을 받곤 한다. 맥도날드는 햄버거의 이미지를 넘어서 음식점의 프랜차이즈화를 뜻하는 단어로 원용되기도 한다.햄버거 빵은 동그랗다. 빵이 사각형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햄버거의 이미지를 벗어나게 된다. 소고기 햄버거가 1900년대 초반 자리잡기 시작한 미국에서부터 동그란 모양으로 정착됐다. 동그래서 운전하면서 먹기 편했고, 그래서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을 탄생시켰던 음식이다. 미국에서 맥도날드는 1955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각 주마다 자신들이 햄버거의 원조임을 주장하고 명예의 전당, 햄버거 축제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햄버거는 독일 함부르크 이주민들이 미국에 들여왔다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리아가 1979년 10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아케이드에서 햄버거와 탄산음료를 팔기 시작하면서 대중화됐다. 이어 1984년 4월 버거킹이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에 1호점을 열고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코카콜라가 두산음료를 통해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었으므로 두 업체 모두 햄버거를 소개한 셈이다. 현재 점포 수는 롯데리아가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해 1328개로 가장 많다. 이어 1988년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한 맥도날드가 430여개, 버거킹이 270여개 점포가 있다. 햄버거의 맛은 패티가 우선이다. 어떤 고기를 다져서 어떤 양념을 쓰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된다. 롯데리아의 주력 상품인 ‘불고기버거’는 호주산 소고기에 불고기 양념과 소스를 쓴다. 버거킹의 햄버거를 뜻하는 ‘와퍼’의 패티는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소고기다. 맥도날드도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소고기이지만 프리미엄급 버거인 ‘시그니처버거’에는 호주산 앵거스(소의 한 품종) 고기만 쓴다. 한우가 들어가는 버거는 롯데리아의 ‘한우불고기버거’가 유일하다. 패티가 꼭 소고기일 필요는 없다. 롯데리아의 주력 버거 중 하나는 ‘새우버거’다. 흰살 생선과 새우로 패티를 만들었다. KFC는 치킨이 주요 종목이고 햄버거 패티도 치킨을 쓴다. 2001년 가맹점 사업을 시작한 맘스터치는 치킨 패티로 승부를 걸었다. 맘스터치 가맹점 매출의 70%가 햄버거다. 맘스터치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지난해 치킨 가맹점 정보를 분석한 결과 가맹점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온 업체다. 가맹점 본부에서 둥글게 만들어 점포에 전달되는 패티는 굽는 데서도 맛이 가미된다. 대부분의 소고기 패티는 양념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매장에 전달된다. 버거킹은 매장에서 불에 직접 굽는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기름기가 제거되고 고기의 육즙이 보존된다는 것이 버거킹의 설명이다. 여기에 양념이 들어가지 않는다. 맥도날드는 매장에서 패티를 구울 때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빵 사이에 넣는 재료는 다양하다. 양상추, 토마토, 양파, 피클, 치즈, 할리피뇨, 베이컨, 계란 프라이 등 회사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른바 수제 버거 열풍이 불었고 맥도날드는 2015년 8월 시그니처버거 3가지 종류를 내놨다. 시그니처버거는 아보카도, 구운 버섯 등도 들어간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7월 ‘AZ버거’ 3가지 종류를 내놨고 SPC그룹은 같은 달 뉴욕의 수제 버거인 ‘쉐이크쉑’ 1호 매장을 서울 강남에 열었다. 쉐이크쉑 1호 매장 개장 당시 수백미터의 줄이 형성돼 화제가 됐었다. 치열한 수제 버거 경쟁은 빵의 다양화도 가져왔다. 롯데리아는 AZ버거에 12시간 발효한 통밀 발효종 효모를 사용한 브리오쉬 빵을 쓴다. 최대 3㎝ 볼륨감에 빵을 자른 부분에 공기 구멍이 많아 부드러운 느낌이 더해진다고 롯데리아는 설명했다. 포장 과정에서 빵이 찌그러지곤 하는데 원래 모양대로 복원되는 시간도 2초 정도로 보는 맛도 놓치지 않도록 했다. 쉐이크쉑은 빵에 감자 전분을 더 넣었다. 쫀득함이 더해져서 식감이 좋다고 한다. 버거킹은 모든 와퍼의 빵에 깨를 뿌렸고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리치테이스트’ 시리즈에는 호밀 브리오쉬 빵을 쓴다. 고급화가 되다 보니 햄버거 하나 가격이 만원 안팎이다. 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의 하나인 ‘골든에그치즈버거’는 8000원이다. 맥도날드의 대표 버거인 ‘빅맥’(4900원), ‘햄버거’(2500원)에 비하면 2~3배 정도 비싸다. 롯데리아의 ‘AZ버거베이컨’은 7500원이다. 롯데리아의 주력 버거인 불고기·새우버거(3400원) 가격의 두 배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쓰지 않는 미국산 앵거스 고기를 쓰고 있다고 강조하는 쉐이크쉑의 버거는 패티가 2장인 더블을 고르면 만원을 각오해야 한다. 햄버거는 감자튀김, 탄산음료 등을 더해 세트로 많이 먹는다. 세트로 먹어야 가격이 싸고 업체도 그렇게 마케팅을 한다. 그러다 보니 열량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한 소비자단체가 2015년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의 햄버거 세트 메뉴 30개의 열량을 조사한 결과 열량이 최소 763㎉에서 최고 1515㎉로 나타났다. 200g 기준 흰 쌀밥 한 공기 열량(250㎉)의 3~6배 수준이다. 성인의 하루 권장 열량 섭취량이 1900~2400㎉인 것을 감안하면 햄버거 세트를 먹으면 두 끼의 칼로리를 먹는 셈이다. 업체들은 이런 논란에 제품의 칼로리와 나트륨을 표시하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햄버거를 변형시켜 아침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업체로는 처음으로 2006년 ‘맥모닝세트’를 내놓으면서 아침 시장에 도전했다. 롯데리아는 2008년 머핀 시리즈를 시작했고 버거킹은 지난해 크루아상 세트를 내놨다. 빵 사이에 다양한 내용물을 넣었다는 점에서 햄버거와 비슷하다. 햄버거가 그동안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됐던 것은 음식인데도 획일화된 조리법으로 대량 생산되고 그 과정에 경제·문화적 요인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문화 역사가인 조지 오저스키가 ‘햄버거 이야기: 저항에 대한 아이콘, 햄버거의 존재감에 대하여’에 쓴 내용이다. 이제 햄버거는 매우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바쁠 때 이동하면서 한 끼 때우는 식사가 되기도 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원 이상을 내면서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피랍 생활에서 돌아와 기자회견 직전 버거킹의 ‘치즈버거’를 먹었다. 개개인에게 햄버거는 어떤 음식일까.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피자·햄버거, 한 번만 먹어도 대사 기능 손상(연구)

    피자·햄버거, 한 번만 먹어도 대사 기능 손상(연구)

    과체중이나 비만,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확산은 세계적 추세다. 이러한 현상이 포화지방 섭취와 관련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과 포르투갈 공동 연구진은 더 많은 양의 포화지방을 1회만 섭취해도 체내 인슐린 감수성이 줄어들어 지방 축적량이 늘며 간의 에너지대사 변화를 유발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건강하고 날씬한 남성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팜유 음료 혹은 물 한 잔을 마시게 하는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팜유 음료에는 베이컨 치즈버거 2개와 라지 사이즈의 감자튀김이나 살라미 피자 2판에 해당하는 포화지방이 들어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이런 단일 고지방 식사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간의 지방 함량을 늘리는 등 인슐린 작용을 줄이는데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간에서 에너지 균형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도 입증했다. 실험을 통해 관찰된 에너지대사 변화는 제2형 당뇨병이나 비알콜성지방간질환(NAFLD)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변화와 유사했다. 여기서 NAFLD는 산업 기반 국가에서 가장 흔한 간질환으로, 비만과 대사증후군은 물론 제2형 당뇨병 위험의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 또한 이 질환이 더 진행하면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독일 당뇨병센터(DDZ)의 마이클 로덴 박사는 “놀랍게도 일회분의 팜유가 건강한 사람의 간에 빠르면서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으며 투여된 지방의 양은 즉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자기공명분광법(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과 같이 비침습적인 기술을 사용해 간의 에너지대사를 관찰한 것이 특징으로, 이를 통해 우리는 설탕과 지방의 축적뿐만 아니라 세포에서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대사 과정을 추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새로운 조사 방식 덕분에 팜유 섭취가 근육과 간, 그리고 지방 조직의 대사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고지방 식사를 통해 유도된 인슐린 저항성은 골격근에서는 당 흡수를 줄이고 간에서는 새로운 당을 생성하는 것을 증가시킨다. 이는 당뇨병과 그 이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의 포도당 수치가 높아지는 메커니즘이다. 또한 지방 조직의 인슐린 저항성은 지방이 혈류로 들어가는 양이 늘어나는 것으로 인해 촉진된다. 이렇게 증가한 지방의 가용성은 미토콘드리아의 작업량을 높이는 것으로 이어져 장기간에 걸쳐 혹사되면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들은 유전적인 소인에 따라 지방 식사가 에너지대사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쉽게 관리할 수 있지만, 이런 고지방 식사를 계속해서 먹으면 그에 따른 장기적인 결과는 훨씬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포토리아(위), 독일 당뇨병센터(DDZ)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자치광장] 서울시 의미 있는 실험 ‘찾동’/박양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자치광장] 서울시 의미 있는 실험 ‘찾동’/박양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한국 복지사에서 복지 전달체계 개편은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매번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취약하고 부실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복지 제도는 기본적으로 마련돼 있는데 누가 보호받아야 하는지 선별하는 것이 까다로운 만큼 복지 전달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 전달체계의 큰 허점이 드러난 건 2014년 2월 발생한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이다. 당시 복지 수요와 공급이 딱 맞아떨어졌더라면 송파 세 모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복지 예산이 획기적으로 늘었다. 2010년 4조원 대에서 지난해 8조 3000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하지만 예산 증가 대비 시민 복지 체감도가 향상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 문제점을 인식한 서울시는 2015년부터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사업’(찾동)을 추진해 복지 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복지 전달체계는 복지 행정 조직 위주로 구성돼 복잡했다. 노인 건강 문제, 아동 문제, 저소득층 빈곤 문제 등 복지 유형별로 담당 부서와 담당 직원을 일일이 찾아가 대면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 했다. ‘찾동’은 이런 불편을 없앴다. 주민과의 접촉이 많은 동 주민센터를 ‘주민복지센터’로 전환해 통합 복지정책을 펼치는 게 핵심이다. 복지플래너, 복지상담전문관, ‘우리동네 주무관’을 배치해 65세 이상 노인, 빈곤 위기 가정 등 복지 사각지대를 직접 발굴, 지원한다. 서울시는 2400명이 넘는 사회복지 공무원을 증원하고 예산도 과감하게 증액했다. 2015년 성동구, 도봉구 등 4개 자치구 61개 동으로 시작해 지난해 18개 자치구 283개 동으로 늘었다. 올해는 24개 자치구 342개 동으로 확대했다. 보완할 점도 있다. 동주민센터 중심의 공공조직 활성화는 민간 사회복지기관의 역할을 축소할 수 있다. 그래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협력 관계 설정을 잘해야 한다. 또한 제한적인 복지예산을 고려하면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공무원과 주민의 역할 분담이나 현장 대응 매뉴얼 구비 등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복지자원 총량을 늘려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하도록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비판과 우려에도 서울시의 새로운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찾동’은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의 ‘신청 위주’에서 ‘발굴 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공동체 재건을 위한 혁신으로 평가할 만하다. ‘찾동’ 성공이 복지국가를 앞당긴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임신 뒤엔 커피·녹차 피하세요”

    “임신 뒤엔 커피·녹차 피하세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말부터 임신부들이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임산부를 위한 영양·식생활 정보’를 제작해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임신부 식생활 정보는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go.kr) 등을 통해 배포한다.식약처에 따르면 임신부는 철분 섭취를 위해 무청, 상추 등 철 함량이 높은 식물성 식품과 고기,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임신부 평균 철 섭취량은 권장섭취량(1일 24㎎)의 60%에 그친다.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 조산, 사산 등의 위험이 있다. 반대로 커피, 홍차, 녹차 등 철분 섭취를 방해하는 식품은 가급적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쌀밥, 감잣국, 배추김치, 고등어구이로 구성된 식단에서 반찬에 깻잎나물이나 시금치나물을 추가하고 쌀밥을 콩밥으로 바꾸면 엽산 24%, 칼슘 26%, 철분 11%를 더 섭취할 수 있다. 또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로 구성된 햄버거 세트를 먹을 때도 감자튀김과 콜라를 콘샐러드와 우유로 바꾸면 칼슘과 엽산을 각각 30%, 8% 더 얻게 된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저체중아 출산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하루 300㎎ 이내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비만 임신부는 임신성 당뇨나 고혈압 위험이 있다. 임신했다면 체중을 줄이기보다 출산 시까지 체중 증가량을 11㎏ 이하로 관리하면 된다. 수유하는 산모는 음식 이외에 하루 1.5ℓ의 물을 마실 필요가 있다. 술을 마시면 모유의 양이 감소하고 질도 낮아지기 때문에 술은 종류와 관계없이 피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최순실 측근’ 류상영 “고영태 파일 핵폭탄됐다…공개 타이밍 적절”

    ‘최순실 측근’ 류상영 “고영태 파일 핵폭탄됐다…공개 타이밍 적절”

    최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 변호인이 쟁점화하려는 ‘고영태 녹음파일’에는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가 최씨와의 관계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고 한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이 최씨의 사익 추구를 뒷받침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통령 대리인단과 최씨의 변호인 측은 ‘고영태 녹음파일’ 공개를 통해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실은 ‘고영태의 사기극’이며, 고씨가 최씨와의 관계가 틀어져 박 대통령까지 엮어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 하고 있다. 급기야 정규재 한국경제 주필은 16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정규재tv’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이 아니라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기 위한 고영태 일당의 음모였고, 고영태 일당이 박근혜 대통령을 죽이기로 모의했다”면서 녹음파일의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고영태 녹음파일’이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최씨와 박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일명 ‘최순실 사단’의 언론 플레이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날 채널A는 최씨의 측근인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이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지인들과 2시간 가량 회의를 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류씨는 잇따른 출석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나 헌법재판소 변론에 단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검찰에 ‘고영태 녹음파일’이 들어있는 컴퓨터를 임의 제출한 적이 있다.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고씨 관련 녹음파일은 2000여개, 이를 정리한 녹취록은 29개다. 벤틀리 차를 타고 온 류씨는 지인들과의 회의에서 ‘고영태 녹음파일’을 어떻게 언론에 활용할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사람들이 아직도 고영태를 의인으로 생각하느냐”, “사람들은 믿고 싶은대로 믿는다”면서 고씨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는가 하면, 녹음파일의 공개시점에 대해서도 “타이밍이 적절했다. 이미 핵폭탄이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씨는 이어 최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녹음파일을 활용해야 한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언론플레이 (방법이) 두 가지인데, 최순실 측 이야기 말고 다른 쪽으로 스토리텔링을 해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특정 언론사와 기자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는 것이 채널A의 설명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비운의 황태자와 코리안쿠라부/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비운의 황태자와 코리안쿠라부/황성기 논설위원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은 암살이란 잔혹한 방법에 의해 결국 저세상으로 갔다. 비운의 출발은 2001년 5월이었다.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입국을 시도하며 내민 도미니카 공화국 여권이 위조란 게 발각됐다. 체포해 보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었다. 이전에도 세 차례의 출입국 기록이 있었다. 열도가 떠들썩했다. ‘북한 황태자의 밀입국’이란 뜨거운 감자를 쥔 일본 정부는 신분을 공표하지 않고 신속히 추방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였던 만큼 김정일의 체면이 상하지 않도록 성의를 보였다. 김정남은 그 후 해외로 떠돌았다. 백두혈통에 망신살이 뻗쳤다고 김정일이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후계 순위 0순위를 내친 것이다.김정남 추방 직후 일본의 정보 시장에는 “정남이 도쿄 시내 아카사카의 코리안쿠라부에 출몰했었다”는 소문이 흘러다녔다. 쿠라부는 여자 종업원이 술시중을 들고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점은 한국의 룸살롱과 같다. 하지만 밀실이 없고 탁 트인 공간에서 다른 손님을 봐 가며 술을 마시는 독특한 고급술집이다. 코리안쿠라부는 종업원이 한국 여성이라서 그렇게 불린다. 당시 도쿄에서 근무하던 필자는 기사 욕심에 아카사카의 코리안쿠라부를 다 뒤져 볼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아카사카에만 수십 개나 있고, 술값도 1인당 3만~5만엔이어서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러던 터에 일본의 어느 여기자로부터 “여자라 가기 뭣한데, 비용을 댈 테니 동행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단 동시에 기사를 쓴다’는 조건을 흔쾌히 수락하고 그날 밤에 3곳의 코리안쿠라부를 돌고는 김정남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2001년 6월 4일자의 1면과 22면에 나눠 쓴 기사를 보면, 김정남은 2000년 12월 재미교포를 자칭하며 나타났다. 종업원은 “그 사람은 돈도 잘 쓰고, 얌전하고 매너가 좋았으며 우리에게 ‘술을 많이 마시지 말라’고 충고까지 했다”고 좋게 기억하고 있었다. 다른 종업원은 “혼자 오기도 하고 한 번 오면 이틀 사흘 연속으로 왔으며 주로 ‘체리’라는 20대 후반의 여성이 시중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잘 기억했던 것은 밀입국 사건으로 매일같이 TV에 보도되면서 김정남이 일본 전 국민이 알 정도의 ‘연예인’이 됐기 때문인데 “얼굴의 많은 점도 특징”이란 증언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개인적 취미로 김정남을 쫓기 위해 마카오에도 가 본 적이 있다. 왜 그가 마카오를 선호했는지 알 법했다. 스포츠형 머리에 통통한 체격의 ‘김정남’들이 너무 많았다. 훈련받은 요원이 아니라면 김정남을 식별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역사에 만일이란 가정은 통용되지 않지만, 2001년의 밀입국 사건이 없었더라면 공포의 철퇴를 휘두르는 김정은이 아닌 김정남이 왕좌를 물려받았을까. 그랬더라면 그가 주장하던 북녘 땅의 개혁·개방이 이뤄지고 핵무기가 사라졌을까.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매일 600만 그릇 팔리는 ‘짜장면’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매일 600만 그릇 팔리는 ‘짜장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외식 메뉴는 아마도 짜장면이 아닐까 한다. 예전에는 입학이나 졸업식 때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언제든지 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 메뉴가 되었다. 짜장면은 원래 중국 산둥 지역의 작장면(炸醬麵)에서 유래하며,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초 들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짜장면은 6·25 전쟁 이후에 많은 양을 값싸게 제공할 수 있게 변형된 것이다. 우리식 짜장면은 춘장에 식은 면을 말아 먹는 중국식과는 달리 양파, 고기, 감자, 채소를 고루 넣고 볶은 뒤 전분을 풀어 묽게 끓여 뜨거운 면에 얹어 먹는다. 짜장 소스 위에 오이채나 완두콩을 얹고 입맛에 따라 식초, 고춧가루를 더하고 단무지, 양파를 곁들인다. 맛과 레시피가 우리 환경과 입맛에 맞게 놀라운 변신을 한 것이다. 짜장면에 얽힌 에피소드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1997년 11월 IMF 경제위기로 치닫던 당시 재정경제원 외화자금과장의 직책에 있었다. 매일매일을 사투를 벌이다시피 하던 시절인데, KBS 9시 뉴스에서 우리가 일하는 현장을 국민에게 소개하겠다고 강권해서 할 수 없이 응했던 적이 있다. 녹화가 막 끝난 저녁 즈음, 여느 날과 다름없이 자동으로 미리 시켜 둔 짜장면이 배달되었다. 우리는 무심코 취재팀에게도 권하고 식사를 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그대로 방송된 것이다. 참 계면쩍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TV를 보다가 갑자기 짜장면 생각이 나서 다음날 오랜만에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는 인사를 도처에서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짜장면은 과거 정부 시절 물가관리 대표품목이 될 정도로 국민 메뉴여서 수준급 식당도 곳곳에 많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곳을 몇 군데 소개하려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이화여대 후문 쪽에 ‘효동각’이 있다. 메뉴는 짜장면뿐이다. 일·월요일은 휴무인 데다 평일에도 점심만 하고 그것도 3시까지만이다. 주인, 부인, 아들 세 사람이 하는 집이다. 주문 후 요리를 시작하므로 꽤 기다려야 한다.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짜장 소스에 버섯이 들어가 식감이 좋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순한 맛인데도 이 집만의 특유의 풍미가 가득하다.마포구 공덕동 효창운동장 뒷담 쪽에는 1981년에 문을 연 ‘신성각’이 있다. 테이블이 몇 개 안 되는 작은 집으로, 주방은 보조도 없이 주인 혼자서 하고 부인은 홀 담당이다. 메뉴는 짜장면 등 총 여섯 가지. 기다리는 동안 볼 수 있는 수타 모습은 감동마저 준다. 주인은 짜장면을 예술로 믿는다. 순수 그 자체의 맛이라는 것이다. 점심때 줄이 길다.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옆에는 ‘개화’란 식당이 60년 넘게 자리잡고 있다. 화교가 하는 중국집인데, 다소 가는 면발에 걸쭉한 짜장 소스를 비벼 먹는다. 소고기를 다진 유니짜장을 많이 시킨다. 단맛이나 고소한 맛은 적으나 중독성 있는 특별한 맛이다. 마포 불교방송 건물 지하에는 1953년에 개업한 ‘현래장’이 있다. 인근 작은 건물에 있다가 재개발로 옆 건물로 이사했다. 이사 전에는 길에서 유리 너머로 수타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수타의 원조 격이어서 맛볼 만하다. 용산 삼각지 전쟁기념관 옆에는 ‘명화원’이 있다. 테이블이 몇 개 안 되는 작은 점포로, 얼마 전 가게를 새로 단장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줄이 길어졌다. 메뉴는 짜장면, 탕수육 등 다섯 가지뿐이다. 탕수육과 군만두도 유명하다. 졸업과 입학 시즌이다. 이 시절이면 가족들과 함께 즐기던 옛날의 그 짜장면 생각이 절로 난다. 얼른 가서 한 그릇 사 먹어야겠다.
  • [公슐랭 가이드] 대전 짜글이를 아시나요

    [公슐랭 가이드] 대전 짜글이를 아시나요

    대표 음식이 없다고 알려진 대전에도 숨겨진 맛의 고수들이 있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짜글이가 그것. 짜글이는 촌돼지찌개, 돼지고기찌개, 고추장찌개 등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짜글이는 충청도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 찌개와 두루치기의 중간, 국물을 졸여 가며 만든 서민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며 간단한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정부대전청사에서 차로 10~20여분 거리에서는 지역 문화와 어울린 각양각색의 짜글이 식당을 만날 수 있다.# 산골짜기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156-22) 골목길에 위치한 산골짜기는 이름부터 친근함이 느껴진다. 자연산 버섯을 곁들인 촌돼지찌개. 사장이 주말마다 직접 채취한 5~6가지가 넘는 다양한 버섯이 주재료로,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연산 고사리를 사용한 생고사리 조기찌개도 대표 메뉴 중 하나. 산골짜기 식당은 봄에 가 보길 추천한다. 벚꽃 명소로 손꼽히는 신탄진의 화려한 벚꽃길을 걸을 수 있는 행운은 덤이다.# 엄마식당 이름부터 아련함이 느껴지는 맛을 자랑한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464-1) 골목길에 위치한 낡은 간판의 비좁은 식당이지만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 시간이 멈춘 듯한 식당에선 지나간 추억이 느껴진다. 고향집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로 끓여 주는 엄마의 손맛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돼지고기와 버섯, 두부, 감자 등 각종 야채와 독특하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이다. 직장인들이 고달픈 삶에 집밥이 그리워질 때 찾으면 제격이다.# 원조 촌돼지찌개 ‘원조’라는 간판에 범상치 않은 맛집의 무게가 실려 있다. 대전 유성구 장대동(281-10) 유성시장 건너편 골목 안에 위치, 허름한 간판과 달리 맛은 일품으로 손꼽힌다. 얼큰한 국물에 돼지 두루치기를 곁들이면 막걸리 상으로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원조의 품격이 느껴지는 식당은 식사 때마다 남녀노소 붐비는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시간을 잘 맞추면 식사 후 100년 전통의 유성 5일장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도 만날 수 있다. # 맑은골 호박꼬지 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을 찾거나 출장이 잦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대전 IC 인근 대덕구 송촌동(503-6) 맑은골 호박꼬지찌개. 식당 입구부터 커다란 늙은 호박이 손님을 맞는다. 충북 옥천·영동·보은 등지에서 가을에 수확한 호박꼬치가 주재료다. 햇빛에 곱게 말린 호박꼬치는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 시골에서 수확한 재료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주인의 철학이 묻어 있다. 조성수 명예기자(특허청 대변인실 주무관)
  • 소리·냄새·촉감까지… 고글 쓰면 中 대자연 여행하는 듯

    소리·냄새·촉감까지… 고글 쓰면 中 대자연 여행하는 듯

    입체음향·초음파 기술로 오감자극 현실과 똑같은 가상현실 만들어내 가상·증강 섞은 혼합현실 신기술도 “단순히 빗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마치 내가 비오는 거리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 같아요.”한 여성이 고글(HMD)을 쓰고 3차원(3D) 입체음향 시스템과 초음파 위치추적 기술이 적용된 스튜디오 안을 체험한 뒤 이렇게 말했다. 더이상 가상현실(VR)은 보여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소리는 물론이고 후각과 촉각까지 자극해 현실과 똑같은 가상현실을 만들어 낸다. VR과 AR(증강현실)의 최신 기술을 연구하고 시민들에게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인 ‘한국 VR·AR 콤플렉스’(KoVAC)가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에서 문을 열었다. 스타트업 기업인 ‘디지소닉’은 기존 VR 기술에 3D입체 오디오와 사용자 위치추적 센싱기술을 결합해 현장감 높은 VR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소닉의 스튜디오에 들어가 고글을 쓰면 중국의 대표 관광지인 ‘장자제’의 광활한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여기에 3차원 입체 음향까지 덧입혀 마치 비 오는 장자제 유리다리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울대와 산학협력으로 함께 개발한 초음파 위치추적 기술은 걸을 때마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소리까지 경험하게 한다. 김지헌 디지소닉 대표는 “가상현실이라는 게 어차피 체험인데 영화관처럼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소리를 경험하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VR·AR 콤플렉스에서는 혼합현실(MR)도 경험할 수 있다. MR이란 AR의 현실감과 VR의 몰입도를 섞어 놓은 기술이다. 스타트업 기업인 ‘스트라다 월드와이드 코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이용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기존 고글의 경우 앞이 보이지 않지만, 홀로렌즈는 앞을 볼 수 있도록 반투명으로 돼 있다. AR처럼 현실 위에 다양한 가상의 도형이나 정보를 표시한다. 단순히 만들어진 이미지가 현실세계에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보고 있는 공간과 사물 정보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가상의 3D홀로그램이 덧입혀 보여진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20년까지 총 400여억원을 투입해 상암 DMC를 한국 VR·AR 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다. 체험관 외에도 기술교육, 개발, 테스트, 마케팅 등의 지원 기능을 모아 놓는다. 개발자, 기업, 연구기관 등이 최신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 목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맥도날드 이어 버거킹까지…햄버거값 ‘도미노 인상’

    맥도날드 이어 버거킹까지…햄버거값 ‘도미노 인상’

    햄버거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일어나고 있다. 맥도날드에 이어 버거킹도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패스트푸드 전문점 버거킹은 오는 11일부터 8개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씩 인상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감자튀김, 아이스크림과 같은 사이드 및 디저트 메뉴 등 나머지 메뉴 가격은 인상되지 않는다. 다만 버거 세트 가격은 인상된 버거 가격이 반영된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달 말 24개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반면 롯데리아는 가격 인상 논의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랜스젠더 살인범, 남성 교도소로 옮겨진 이유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트랜스젠더 수감자가 ‘충격적인 이유’로 이송조치 됐다고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이 6일 보도했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여성으로 살아온 트랜스젠더 패리스 그린(23)은 2013년 살인죄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그린은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이었지만 스스로 여성이라고 주장했으며, 현지 법원은 그린의 수감 전 생활 등을 조사한 결과, 그가 여성으로 살아온 점을 인정해 여성 교도소로 보냈다. 하지만 최근 그린이 교도소 내에서 같은 방을 쓰는 여성 수감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도소 안팎이 발칵 뒤집혔다. 교도소의 한 관계자는 “같은 방을 쓰는 한 여성이 그가 (생물학적) 남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성관계를 원했다”면서 “이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전했다. 교도소의 교도관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여성 수감자 및 그린에게 여러 차례 주의를 줬지만, 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은 계속됐다. 결국 교도소 최고 관리자는 그린을 남성 교도소로 이송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린의 행동이 적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2013년 교도소에 처음 수감됐을 당시에도 같은 교도소 여성 수감자와 부적절한 행동을 하다 적발돼 현재의 에든버러 여성교도소로 이송된 ‘전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2013년 살인사건 당시 그는 피해 남성을 도구를 이용해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피해자의 여동생은 그가 성 전환 수술을 받을 의도가 전혀 없으며, 교도소를 전전하는 ‘행운’을 누리며 세금을 탕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패리스 그린은 남성 교도소로 이송 수감된 상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신혼일기’ 구혜선♥안재현, 싸운 뒤 끝없는 대화 “오해야”

    ‘신혼일기’ 구혜선♥안재현, 싸운 뒤 끝없는 대화 “오해야”

    ‘신혼일기’ 구혜선 안재현 부부의 다투는 모습이 공개됐다. 3일 첫 방송된 tvN 새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 측은 10일 방송될 2화 예고편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구혜선과 안재현이 다툰 듯한 모습이 담겼다. 안재현은 강아지에게 “감자야 엄마 왜 그래? 엄마 왜 기분이 안 좋아?”라고 말을 걸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안재현이 “여보야, 오해야. 나랑 말 안 하고 싶어?”라고 묻는 데 대해 구혜선이 “응, 말하기 싫어”라고 말해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안재현이 “내가 지금 너무 (마음이) 상해 있어. 내가 못 웃겠어”라고 말한 뒤 “여보가 결혼생활 얼마 안 되는 그 짧은 순간이 최악이었어?”라며 울먹이는 듯한 모습이 공개됐다. 이에 구혜선 또한 “종지부를 찍어야겠지”라고 말해 이 다툼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tvN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는 오는 10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 사진=tvN ‘신혼일기’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오늘의 눈] 물가는 시장원리 탓? 시장이라도 가봤는지/오달란 경제정책부 기자 dallan@seoul.co.kr

    [오늘의 눈] 물가는 시장원리 탓? 시장이라도 가봤는지/오달란 경제정책부 기자 dallan@seoul.co.kr

    지난 2일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다. 채소 진열대의 가격표를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카레용 감자 한 알이 1010원이었다. 무농약 토막 무는 2900원, 김치찌개에 숭덩숭덩 썰어 넣으려 담은 돼지목살은 500g에 1만 2370원이었다. 별로 산 것도 없는 듯한데 영수증에 13만 7670원이 찍혔다. 저녁을 먹으려 단골 양꼬치집에 앉았다. 토마토계란볶음을 시키려고 차림표를 올려다봤다. 주인이 원래 가격 9000원 위에 유성펜으로 굵은 줄을 긋고 1만 4000원을 적어두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계란 값이 올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껑충 뛴 물가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올랐다. 농축산물은 무려 8.5%나 상승했다. 최근 만난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고매한’ 경제학 원리를 들이댔다. 수요·공급 곡선 말이다.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정부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추가 비싸면 당분간 안 먹고 계란 값이 오르면 우유, 닭고기 등 대체재를 먹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물가에 일희일비하는 세태도 문제”라고 그는 말했다. 물가를 챙기는 고위 관료의 인식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내놓는 관련 대책도 재탕 삼탕 수준이다. 정부는 가공식품, 석유류 등 생활필수품의 불합리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간담회도 열고 소비자 단체와 함께 감시 활동도 하겠다지만 효과를 장담하긴 어렵다.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 체감도는 정부 공식지표의 12배에 이른다고 한다. 체감 물가상승률은 공식지표의 9배나 됐다. 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한 끼 차려내기도 버거운 게 주부의 현실이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장바구니 들고 시장에 나가 보고, 마트에서 카트도 밀어보면서 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물가 대책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다른 전통일까, 틀린 악습일까 부르카 벗기는 ‘이슬람 포비아’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다른 전통일까, 틀린 악습일까 부르카 벗기는 ‘이슬람 포비아’

    유럽 내에서 부르카와 니캅 논란이 뜨겁다. 한국에는 한복, 중국에는 치파오가 있듯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복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한낱’ 전통 복장이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최근 유럽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르카·니캅 논란은 종교와 문화를 넘어 이념과 정치의 쟁점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여성 인권 억압”… 유럽 각국 금지령 부르카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식이다. 차도르나 히잡과 달리 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써서 신체 모든 부위를 가리는 통옷의 형태다. 니캅은 부르카에서 눈만 드러낸 복장을 뜻한다. 여성 인권이 열악하기로 유명한 이슬람 문화권에서 부르카와 니캅은 여성 억압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집권한 뒤 극단적 원리주의 정책을 펴며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면서 전 세계 인권단체 및 여성단체의 부르카·니캅 반대 인식은 더욱 강해졌다. 일부 학자와 비판자들은 부르카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과는 관계없는 구시대적 유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여성들이 부르카와 니캅을 착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성의 얼굴이나 피부를 드러내지 않는 이슬람 전통 때문이다. 유럽에서 부르카와 니캅을 처음 금지한 곳은 프랑스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프랑스보다 한발 빨리 부르카와 니캅 금지 카드를 꺼낸 국가가 있다. 바로 벨기에다. 벨기에는 2010년 5월 하원에서 공공장소에서 부르카와 니캅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당시 벨기에에서 부르카나 니캅을 착용하는 무슬림 여성은 270여명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무슬림단체들은 이 법안이 이슬람 사회 전체에 낙인을 찍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해당 법안을 두고 벨기에 내에서 논란이 분분할 때, 프랑스는 속전속결로 법안을 가결·발효하면서 법으로 부르카를 금지하는 유럽 최초의 국가가 됐다. 프랑스의 부르카·니캅 금지 법안이 벨기에 하원 통과 당시보다 훨씬 논란이 됐던 것은 프랑스가 유럽 최대 무슬림 사회라는 특징 때문이었다. 탈레반에 이어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연이은 테러와 이에 대한 불안감이 유럽 전역을 휩쓸자 벨기에와 프랑스에 이어 불가리아와 네덜란드, 최근에는 모로코와 독일까지 부르카와 니캅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이들 국가가 내세운 부르카·니캅 금지 이유는 마치 짠 것처럼 동일하다.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고 사회 구성원들 간의 위화감과 갈등을 막는 한편 테러 위험 방지 등 공공안전을 위해 해당 법안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내에서 최초로 이 법안을 시행한 프랑스와 현재 이 법안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독일에서는 한마디로 ‘우리 스타일이 아니라서’라는 이유를 곁들었다. 미셸 알리오마리 프랑스 전 법무장관은 “부르카·니캅 금지는 안보나 종교 문제가 아니라 공화국 원칙(자유·평등·박애)의 존중에 관한 것이다. 프랑스는 모든 종교를 존중하지만 부르카 뒤에 숨는 것은 공공질서에 반한다”고 말했다. 현지의 한 여성인권운동가는 “자신의 얼굴을 감추려는 여성은 상대방을 보지만 자신은 보여 주기를 거부한다. 이는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독일 역시 “우리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것을 거부한다. 부르카와 니캅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의사소통 방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테러·응징 두려움”… IS도 착용 막아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증)가 유럽 전역에 퍼지기 전까지 부르카와 니캅은 그저 약간의 논란이 있는 ‘다름’의 하나였다. 그들의 오랜 전통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그저 다른 문화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부르카·니캅 금지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 점을 파고든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며, 악습이 아니라 전통이라고 말한다. 여권 운동가들은 여성의 인격과 자유가 부르카와 니캅 안에 갇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이슬람 여성들은 “이미 익숙하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부르카·니캅 옹호론자들은 더 나아가 복장을 규제하는 것 자체가 자유와 평등에 어긋난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IS의 극단적인 테러리즘은 부르카와 니캅을 전통이 아닌 ‘틀린 악습’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부르카와 니캅 뒤에 숨은 그녀(혹은 그)가 테러범일 수 있다는 두려움이 낳은 결과였다. 이러한 두려움은 IS 내에서도 웃지 못할 해프닝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IS는 근거지인 이라크 모술에서 부르카의 착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여성에게 가장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위치를 강요했고 이를 어길 경우 폭행 혹은 살인까지 서슴지 않았던 IS다. 이런 IS가 태도를 바꾼 것은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이 IS 대원들을 겨냥한 공격이 잦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펑퍼짐한 부르카 안에 무기를 숨길 수 있는 데다 얼굴도 드러나지 않아 이를 IS 응징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IS도 ‘버린’ 부르카와 니캅, 이쯤 되면 유럽 국가들의 금지 법안이 충분히 수긍될 법도 한데 이는 여전히 ‘다름’과 ‘틀림’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꼽힌다. 누군가에겐 불편하지만 전통이자 문화일 뿐이고, 누군가에겐 종교와 정치적 이념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부르카와 니캅을 둘러싼 논쟁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uimin0217@seoul.co.kr
  • 관악구 “어르신 기억 보살펴드려요”

    서울 관악구가 올해도 지역 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관련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관계자는 “구는 2008년부터 매년 1만여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선별 검진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경로당 등 어르신들이 있는 곳곳을 찾아가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60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기준 9만 7400명이다. 관악구는 치매 검진뿐 아니라 치매 환자에 대한 치료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치매 정도가 약한 경우 미술, 음악, 원예치료 등 프로그램을, 심한 경우 한지공예, 오감자극 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관악구가 현재 관리하는 지역 내 치매 노인은 2400명이다. 치매 직전인 고위험군 노인 2300명에 대해서도 지원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치매가족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구내 치매 환자는 연간 300명씩, 고위험군은 연간 400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도 매해 조금씩 늘리고 있다. 올해는 전년보다 5000만원 증가한 6억 8000만원을 편성했다. 구는 일반 노인들을 위해서도 체조, 뜨개질 등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앞으로도 치매예방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면서 “치매 환자와 가족들을 응원하고, 치매는 혼자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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