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감옥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자동차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교전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기탁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폐업률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204
  • “6·25 딛고 일어선 한국 열심히 배우고 갈게요”한국에 온 이라크 공무원들

    폐허가 된 건물들,며칠이 멀다하고 들리는 후세인 지지 세력과 미군간 교전 총성….전쟁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의 고위 관료들이 한국을 배우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사디아 카두임(50·여·법률담당)을 단장으로 한 기획부 국장급 관리들 20명.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초청으로 지난 25일부터 ‘경제 재건단계에서의 정부의 역할’ 등에 대한 연수를 받고 있는 이들 가운데 4명을 만났다.기획부는 이라크의 국가 예산을 배분하고 투자계획을 총괄하는 부처로,향후 이라크 재건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부처다. ●미국은 해방자,그러나 점령은 빨리 끝내주길 후세인 정권 내에서 정부 관료로 일한 이들이 현 상황,특히 미국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가장 궁금했다.“미국은 분명 후세인 압제로부터 해방시켰다.그러나 우리는 미국이 점령을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 무나임 알레위(58·운송통신 담당)는 “이라크 국민들은 외국인에 의한 통치가 아닌,자국민 스스로의 체제로 일어서길 원한다.”고 말했다.단장 카두임은 “이라크인들을 해방시켜준 데는 감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라크의 치안은 엉망인 상태”라고 소개했다. 아야드 알리(58·건설담당)는 “가장 힘든 것이 우리 힘으로 재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대화 속에는 해방만 시켜놓고 손을 놓고 있는 듯 비쳐지는 미국에 대한 원망들이 묻어져 나왔다. ●한국의 이라크 재건 참여 100% 협력 이들은 같은 전쟁을 딛고 일어선 한국이 자신들의 모델이라고 했다.리아드 킬리파(62·중공업 담당)는 “20년 뒤 이라크가 한국의 지금처럼 번영되고 아름다운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2주 동안 한국의 경제 개발계획 등 모든 것을 머리 속에 넣어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라크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 100%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한국에 온 목적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한다. 알레위는 “계획 중인 교통 관련 프로젝트에 한국이 주요 몫을 담당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카두임은 “4주 후면 정치위원회가 구성돼 각료 인선과 헌법을 마련하는 등 정부 형태가 갖춰질 것”이라고내다봤다. ●여권도 없이 이뤄진 한국 방문 이라크 관료들이 국제 사회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라크 재건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유럽 등 여러 나라들이 이라크의 행정망 미비로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이라크에 파견된 한국 국제협력단과 외교통상부 파견 직원들이 이들을 전격 ‘공수’했다.여권도 없는 ‘초법적’ 해외 여행이다.후세인 정부 아래서 해외 여행을 거의 하지 못했던 이들은 여권도 없었고,현재 발급해줄 행정 여력도 없는 상태.서류는 ‘연합군 임시행정처’(CPA)가 발급한 여행 증명서가 전부다.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에 요청,UAE 군 수송기로 이들을 두바이로 수송한 뒤 대한항공편으로 서울로 데려왔다. ●이라크의 참담한 생활 한국의 재건사업 참여,이라크의 희망을 얘기하면서도 완전히 파괴된 이라크의 현실을 자주 언급했다.주민들의 생활터전,나아가 정부 관료들이 재건 일을 할 건물도 없다고 한다.기획부 인력들도 시내 쇼핑센터 한 귀퉁이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정도다.후세인 폭정 30년,유엔 제재 13년,그리고 전쟁이 지난 뒤의 고통들을 쏟아냈다. 알리는 “여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찰은 없고,전쟁 와중에 감옥의 죄수들이 모두 풀려나 거리를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불발 폭탄이 도처에 묻혀 있어 어린이들은 미군들이 기갑차나 탱크를 이용,등하교시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성들의 역할 후세인 정권 폭압이 빚어낸 기이한 현상은 이라크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아랍권 내에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두드러진 점이다.카두임에게 여성이 단장이어서 의외라고 하자,“기획부에만 여성 인력이 8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알레위는 “TV에서 봤겠지만,체제에 항의하는 남자들은 구덩이에 넣고 총살시켰다.”며 이같은 상황이 여성들을 사회로 내몬 것이라고도 했다.자신의 매제도 4성 장군이었는데 지난 84년 후세인 정권에 대해 가벼운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총살당했다고 소개했다.알리도 지난 82년 대학생이던 매제가 실종된 상태라고 거들었다. 포항제철과 현대자동차 등 산업 시설과 문화 시설을 둘러본 뒤 새달 7일 이라크로떠나는 이들의 얼굴에는 피폐한 모국 이라크를 희망으로 채워나가려는 열의가 가득해 보였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최병렬 한나라당 새대표 대한매일 인터뷰 / “민생볼모 정치 안한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한매일 이목희 정치부장과 인터뷰를 갖고 향후 정국 구상을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청와대에 스스로 찾아가겠다고 했는데 특검 문제도 있고 당장 만날 생각인가. -지금 나라가 큰 난리다.경제가 매일 주저앉고 있다.사회질서가 이래서야 되겠나.국민이 너무 불안하다.이런 문제를 갖고 가서 설득도 하고 대들 건 좀 대들고 그렇게 하겠다.날짜야 뭐 하루이틀 다투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 말대로 화끈하게 150억원 정도만 특검 하자고 유연하게 나갈 수도 있지 않나. -당헌이 바뀌어 원내 대책에 관해서는 총무가 전권을 행사한다.당 대표가 용훼(容喙)를 못하게 돼 있다.당직자 회의에서도 일단은 박희태 전 대표가 정한 방침대로 하라고 했다.30일 선출되는 새 원내총무의 의견을 들어 새로 검토할 것은 하자고 했다.과정을 제대로 거쳐야 한다.이게 민주적 리더십이다. 여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민珝?추경 문제만 빼고 강경하게 정국협조를 안 할 생각인가. -국민들 보는 앞에 그저 앉으나 서나 정쟁만 하는 모습은 이제는 바꾸고 싶다.민생 문제와 경제 살리기,내가 특별히 관심 갖고 있는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부분 등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 특검과 민생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민생을 절대로 볼모로 잡을 생각이 없다.특검과 같은 정치적 현안의 경우 여러가지 가능성을 포함해 야당으로서 최대한 투쟁할 것이다. ●총선 치르려면 당단합 최우선 여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사에 아주 민감하게 생각하고 최 대표도 DJ처벌은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조사는 어떻게 하나. -조사는 정식으로 해야 한다.진실은 국민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역대 대통령을 줄줄이 감옥에 보낸 나라가 아닌가.김 전 대통령은 연세도 있고 건강도 안 좋아 진실만 밝히면 처벌 문제는 법원이 알아서 할 일이다.국민 여론이 김 전 대통령도 처벌해야 한다면 나라도 나서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겠나 하고 당당히 나서서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대표 당선에 윤여준 의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데 맞는 분석인가. -윤 의원이 많이 도와줬지만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캠프에서 일한 사람들이 제일 공신들이다. 취임 일성으로 ‘다 화합하겠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저럴 분이 아니다.당선돼 당장은 모두 다 끌고간다 하지만 결국엔 색깔이나 인선 면에서 최병렬 체제로 갈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당 대표가 돼서 앞으로 해야 될 일을 보면 모든 것이 17대 총선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총선을 치르기 위해선 누가 뭐래도 당의 단합이 가장 큰 무기이다.두번째가 당의 변화이다.단합에 역행하는 그런 것은 하지 않는다.최대한 포용하고 끌어안을 것이다.원래 내 성격도 그렇다.(웃음) 김덕룡 의원을 원내총무로 추천하겠다고 했다던데. -김영춘 의원이 자꾸 당을 떠난다 해서 연락이 안 돼 김 의원과 가까우니까 그 얘기도 할겸 해서 만났다.이성헌 의원도 합석했다.얘기가 오가는 과정에 원내총무 얘기가 있었다.나는 원래부터 공개적으로 대표 경선에 참여한 다섯 분에 역할을 줘서 총선에 참여시킨다고 말해 왔다. 공천권을 행사할 때 그 분들 지분도 인정해 주는 건지. -공천권은 이제 옛날 야당 총재가 누구 주고 안 주고 하는 식의 그런 상황이 아니다.상향식 경선제도가 도입됐다.이제 틀을 공정하게 만들어 누구든지 그 틀을 통과하면 당선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내 편이든 네 편이든 색깔불문·남녀불문 밀어야 한다. 상향식으로 하면 TK·PK 물갈이가 안되고 원로들이 또 올라올 수도 있다.당선도 중요하지만 야당이란 바람몰이가 아닌가.당의 이미지를 바꾸는 물갈이가 필요할 텐데 탈당파들의 요구도 그렇고…. -내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구의 예를 들어보자.신청자가 있을 것이다.중앙당에서 신인들에 대한 리크루트팀도 있을 것이고.그 중에 갑구에 맞는 사람이 5명 정도 되면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신원조회 등으로 1차 거른 다음 둘 내지 셋을 갑구에 줘서 경선을 붙이는 거다.경선에는 공정하게 선정된 당원 대의원들과 일반 주민을 참여시킨다. ●시대따라 바뀌는게 진짜보수 대선에는 안나간다고 했는데. -안 나간다. 이회창 전 총재에게 총선을 도와 달라고 할 생각인가. -재보선때 보니까 곳곳에서 박근혜 의원을 보내달라고 아우성이다.시장통을다녀도 (박 의원이 오면) 사람들이 와글와글 선전되고 유세까지 해주면 더 좋고…. 예전에 이 전 총재도 그렇고,당내에서 화합을 강조하다 보면 ‘개혁적 보수’라 해서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한국정치판이 모호해지곤 한다.최 대표는 보수주의자인데 이참에 ‘나는 보수다.’고 말하고 정책도 아주 그 쪽으로 할 수도 있지 않나. -분명히 그렇게 하고 있다. 재벌정책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보수도 시대에 따라 바뀐다.‘보수’,말 그대로 고쳐나가는 것이다.보수주의 철학의 기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다.이 두 원리만 작동되면 건강한 보수라 했다.그런데 세 가지 조건이 붙는다.재벌이 활발히 투자하고 기업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건 보수의 근본철학이지만 투명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할 책무도 지닌다.한마디로 ‘국가경쟁력 향상’이다.그걸 망각하면 옛날 보수다. 대통령에게 탈당하고 신당에서 손떼라고 했는데 그러면 여당역할 해줄 용의가 있나. -노무현 대통령은 신당으로 호남색을 최대한 털어 내고 부산·경남으로 영역을 확장,원내 과반수를 만들겠다는 망상을 갖고 있다.대통령이 당적을 이탈해도 총리직은 받지 않겠다. ●대담 이목희 정치부장 mhlee@ 정리 박정경기자 olive@
  • 세계인 우리는 이렇게 산다 / 두달만에 벗어던진 ‘괴질 마스크’ ‘사스 해방구’ 北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전뉴(北京眞牛·베이징 대단하다)”,“베이징 성리(北京勝利·베이징 이겼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4일 오후 3시 베이징에 내려진 사스 감염지역과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한 뒤 베이징의 거리거리에 내걸린 현수막들이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꺼내들고 폭죽을 터뜨리며 ‘전승사스(戰勝非典)’를 경축했다. 하오유(好友) 백화점 앞에서는 붉은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경축일에 사용되는 왕푸타이핑구(王府太平鼓)를 두드리며 흥분된 감정을 전달했다. 지난 4월20일 사스 전모가 공개되면서 거의 두 달간 공포에 시달렸던 베이징 시민들은 이날 각 지역마다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와 태극권이나 부채춤 등을 선보이며 사스로부터 해방된 기쁨을 나눴다. ●번화가 다시 인파로 북적 베이징의 활기는 거리 곳곳에서 확인된다.신제커우(新街口)나 산위안차오(三元橋) 등 주요 길목들은 러시아워에는 ‘공동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아졌다. 택시기사주둥창(朱東强)은 “사스기간 중에는 하루에 손님 2∼3명이 고작이라 생활이 극도로 어려웠다.”며 “지금은 사납금 등을 빼고 하루 50위안(7500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어 그럭저럭 생활은 된다.”고 말했다. 사스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26일 오후 6시.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은 사스 이전의 ‘전성기’를 완전히 회복한 느낌이다.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던 쇼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고 신둥안(新東安) 등 유명 백화점마다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자동차 통행이 금지된 200m가 넘는 왕푸징 대로 양편에는 간이 휴게소들과 각종 여름용품들을 파는 길거리 좌판들이 어우러져 혼란스러울 지경이다.불과 한달 전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텅비었던 거리가 이제 최대 번화가의 명성을 되찾은 것이다. 27일 저녁에는 ‘사스 해방 경축기념식’이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열렸다.먹자거리로 유명한 구이제(鬼街),룽푸쓰(隆福寺) 등에서는 전통 사자춤(武獅) 놀이와 일종의 여성 집단무용인 양거(秧歌)를 선보여 모처럼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IT메카 중관춘 경기 살아나 시단(西單),옌사(燕莎),란다오(藍島) 등 다른 유명백화점들도 25일 전후로 ‘사스 해방 경축행사’라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세일에 돌입했다. 왕푸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단(西單) 상업거리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이 화려한 모델들을 동원,승용차 전시회를 열어 ‘사스 특수’를 이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창립 5주년 기념 세일을 했던 자금성 서남쪽의 좡성충광(庄勝崇光·SOGO) 백화점은 3일 동안 무려 21만여명이 몰려와 6000만위안(9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관리소측은 “4월 이후 고객이 지금처럼 많기는 처음”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베이징 서북부 하이뎬취(海淀區)에 있는 IT메카 중관춘(中關村)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중관춘다제(中關村大街)변에 위치한 최대 가전상가 하이룽다사(海龍大廈)의 경우 80%까지 떨어졌던 매출이 최근 ‘졸업수요’까지 겹쳐 신기록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관리소측은 “이달 초부터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가 신규 환자가 사라진 중순부터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카페촌도 불야성 사스 감염지역 해제가 발표된 25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도 카페촌 산리툰(三里屯)은 불야성을 이뤘다.26일 저녁에 시작된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맥주파티는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됐다. 아름드리 포플러 나무가 빼곡하게 늘어선 이 거리는 각종 희한한 조명장치들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쥐베이(擧杯·잔을 들자)”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외국인회사에 다닌다는 류샤오량(劉小良·29)은 “사스 해방 뉴스를 듣고 친구들과 조촐한 축하모임을 만들었다.”며 “감옥 같은 생활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잔을 권했다. 베이징의 대학교들은 대부분 지난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돼 내주부터 사실상 방학에 들어간다.초·중·고등학생들도 일정을 앞당겨 오는 30일부터 정상수업을 시작한다. ●매일 10만명씩 베이징 유입 6월 초부터 베이징의 명소 톈안먼(天安門) 광장에는 형형색색의 깃발을 든 국내 단체관광객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사스의 최대 피해자인 여행업체들은 WHO의 여행자제 권고 조치를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워했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사스 기간에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파산 직전까지 몰렸지만 이제는 기대감에 부풀어 관광객 맞이에 부산한 모습들이다. 중국 국제여행사측은 “그동안 여행 자제지역으로 묶여 외국 관광객들이 전혀 없었지만 24일 이후 문의,예약전화들이 늘고 있다.”며 “7월 중 10여팀이 예약됐고 8월 중에는 20여팀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중순까지 탈출 러시의 주요 출구였던 베이징역이나 베이징서역 등은 사스가 사라지면서 귀경(歸京) 인구들로 북적대고 있다. 지난 중순 이후 베이징 유입 인구는 매일 10만명에 달하고 있고 사스 감염지역에서 해제된 24일부터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사스 이전 300여만명에 달했던 임시거주 인구들이 다시 직업을 찾아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먹자거리에 사람들 발길 베이징 둥청취(東城區)의 유명한 먹자거리 구이제(鬼街)는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중국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사천요리,샤부샤부(火鍋·훠궈)와 마라샤오룽샤(麻辣小龍蝦·가재요리) 등 유명 요리들이 집결된 이곳은 사스 한파로 파리를 날리던 한달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다. 이곳에 들어서면 30명 정도가 들어가는 소규모 음식점 100여개가 모여 있다.26일 모처럼 내리는 빗속에서도 점심 손님들이 식당마다 가득했다.사천요리 전문점(同利園家常菜)의 한 종업원은 “요즘은 마라샤오룽샤를 먹는 철이라 새벽 2시까지 고객들이 찾아온다.”며 “점심 저녁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라고 자랑한다. 단골손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년남자는 “쏸차이위(酸菜魚·생선요리) 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 자주 찾는다.”며 “사스에 더이상 신경을 안쓰게 돼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는다. oilman@ ■사스가 몰고온 사회변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사회적인 면에서 중국 대륙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사스 진원지로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고 사스 은폐 의혹을 사면서 도덕성까지 의심을 받았지만 선진사회로 가는 데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많다. 우선 청결에무관심했던 중국인들의 위생 관념을 철저하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중국인들도 수긍하는 대목이다.“중국 정부가 10년 동안 해도 안 되는 일을 사스가 두 달만에 해냈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외국인들이 가장 혐오스러워하는 ‘침뱉기’도 사스기간 중에 상당히 줄어들었다.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50(7500)∼100위안(1만 5000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고,부녀회 등에서는 ‘침뱉는 봉투’를 거리에서 나눠주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동원하고 있다. 인터넷 사회로의 일보 전진도 사스가 가져온 순기능이다.외출을 삼가는 대신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터넷 게임 업체들이 호황을 이룰 정도였다.현재 6000만명 정도의 인터넷 인구는 연말까지 1억명 정도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도 사스 여파로 생긴 재미있는 현상이다.사스 이전에는 골프장이나 연습장에 중국인들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평균적으로 30% 이상이 늘었다는 것이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개혁·개방으로 양산된 중산·부유층들이 사스를계기로 눈치를 보지 않고 골프를 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교통을 피해 과감하게 ‘마이카’를 선택했다. 한국의 대표적 식품인 김치(파오차이·泡菜)가 사스의 ‘특효약’이란 소문이 중국인들 사이에 입으로 전달되면서 김치 인기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뜻하지 않은 결과였다. 중국 베이징의 대형 매장인 까르푸점에서 김치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김치 열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하선정’ 등 한국 김치업체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을 노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중국 정부도 사스 퇴치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총서기 중심의 제4세대 지도부가 ‘민심’을 얻게 됐다.사스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애국심과 단결력을 이끌어낸 것도 커다란 수확일 것이다.그러나 투명 행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중국 정부에 새로운 숙제로 작용할 것이다. ■인민대회당 파격 이벤트 중국 인민대회당이 사스로 발길이 끊긴 관광객들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만찬을 대접하기로 했다.구샤오위안(顧曉園) 베이징시 관광국 부국장은 26일 다음달 4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하는 외국인 단체관광객 1500명에게 금요일마다 인민대회당에서 식사를 대접한다고 밝혔다. 구 부국장은 “이번 행사는 사스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을 되살리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관광산업을 키우고 사스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모든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인민대회당 만찬 초청 대상은 선착순이며 타이완과 홍콩,마카오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에서 입국하는 관광객 500명,일본 300명,미국과 유럽 700명 등 지역별 할당제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음달 4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는 첫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에 대해서는 베이징시 정부 지도부가 직접 공항으로 영접을 나가 환영행사와 함께 감사의 선물을 준다.”고 말했다.구 부국장은 “베이징시 관광국은 중국 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관광 판촉 행사에 돌입한다.”면서 “특히 해외에 베이징 여행광고를 낼 경우 시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 악의 여신 음모를 막아라 / 애니메이션 ‘신밧드­7대양의 전설’

    드림웍스가 3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대형 애니메이션 ‘신밧드-7대양의 전설’(Sindbad-Legend of the seven seas)이 새달 11일 국내 개봉한다.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가 바다물고기들이 엮어내는 아기자기하게 감동을 전하는 드라마였다면,‘신밧드’는 고전영웅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펙터클 액션’ 애니메이션이다. 2001년‘슈렉’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역사상 처음으로 칸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진출시킨 드림웍스는,새 작품을 통해 “이만하면 세계 애니메이션계의 최강자 아니냐.”고 큰소리치는 것 같다.화면 구석구석에서 결벽에 가까운 꼼꼼함을 과시했던 ‘슈렉’ 때보다는 한결 느긋해진 느낌이다.고전 속의 친숙한 영웅을 중심캐릭터로 끌어들인 시도에서부터 새로움만을 좇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진 징후가 읽힌다. 혼돈의 여신 에리스의 음모로 세계평화를 지켜주는 ‘평화의 책’이 사라지자 도둑 누명을 쓰게 된 신밧드는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모험길에 오른다.에리스의 손아귀에서 책을 빼내오지 못하면 그 대신 감옥에 갇힌 친구 프로테우스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아라비안 나이트에,그리스 신화의 인물이며 괴물 캐릭터를 뒤섞은 이야기는 ‘퓨전’ 스타일이다.거기에 바다를 동경해온 프로테우스의 약혼녀 마리나가 신밧드의 항해길에 동행하면서 경쾌한 로맨스까지 덧칠돼 감상의 묘미를 더한다.마리나에게 연정을 느끼며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신밧드의 세심한 감정변화,위기상황마다 돌파구를 열어주는 마리나의 대범한 활약도 드라마의 생동감을 보기좋게 살려낸다. 고전을 현대적 입맛에 맞게 삶아낸 조리법도 그렇지만,익숙함(2D)과 새로움(3D)을 적당히 섞은 그림기법도 매우 요령있어 보인다. 에리스가 연기처럼 자유자재로 몸을 만드는 모습,물의 정령 사이렌이 홀로그램처럼 현란하게 치솟으며 신밧드 일행을 유혹하는 장면 등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기술의 끝을 보는 듯 짜릿짜릿하다. 목소리의 주인공도 초호화판.브래드 피트(신밧드),캐서린 제타 존스(마리나),미셸 파이퍼(에리스),조지프 파인즈(프로테우스)….제작 전부터 배우들을 일찌감치캐스팅해놓고 작가들이 이들의 특징적인 제스처를 본떠 그렸다.‘개미’의 팀 존슨과 데뷔 감독 패트릭 길모어 공동연출. 황수정기자
  • “民衆 중시… 仁義지킨 영웅에 무게”/ ‘삼국지’ 펴낸 소설가 황석영

    “옥살이 하던 97년 시인 이시영과 평론가 최원식 등 후배들이 삼국지 번역을 해보라고 권했습니다.세르반테스와 단테가 ‘돈키호테’와 ‘신곡’을 집필하게 된 배경과 일화를 떠올리며 번역했습니다.” 발간 전부터 화제를 모은 황석영의 ‘삼국지’(창작과비평사)가 세상 속으로 나왔다.25일 서울 인사동에서 작가를 만나 옥중에서 쓴 2권을 포함,10권에 쏟은 7년이 넘은 가슴앓이를 들었다. ●97년 옥중 번역 시작… 7년 가슴앓이 황석영은 삼국지를 어떻게 썼을까.이미 일제 강점기 박태원이 쓴 삼국지를 판본으로 한 정음사의 삼국지,박종화의 삼국지,1200만부가 팔렸다는 이문열의 삼국지,문화일보에 연재 중인 장정일의 삼국지 등 10여종이 나와 궁금증이 더했다. “원문에 충실했다는 것입니다.이시영,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문열씨 등 면회온 분들에 부탁해 구할 수 있는 판본은 다 읽었습니다.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읽은 박태원이 쓴 삼국지 맛이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이 없더라고요.심지어 누락되거나 오탈자로 인한 오역도 보였고요.특히 한시(漢詩)의 왜곡이 심해 신경을 가장 많이 썼습니다.” 오역의 모태는 원전이다.이를 위해 황석영은 1999년에 상하이 강소고적(江蘇古籍)출판사가 낸 ‘수상삼국연의’를 원본으로 삼았다.이 판본은 우리나라 삼국지의 원본인 타이완 삼민서국(三民書局) 출판사의 ‘삼국연의’의 오탈자를 바로잡는 등 원문에 가깝게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딱딱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할 필요는 없다.황석영은 “직역이나 고어투가 주는 어색함을 최대한 줄였다.특히 결투 장면은 ‘삼합이면 피떡이 돼 개구리처럼 뻗는’ 원전의 단조로움을 보충하고 실감나게 분위기를 살리는데 애먹었다.”고 설명했다. ‘장길산’ ‘무기의 그늘’에서 보여준 민중 지향의 세계관을 투영했는지도 관심이다.그는 “일본이나 우리 번역본이 조조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패권주의와 현실에서의 힘을 추구하는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실패하기는 했지만 백성들의 보편적 염원을 중요하게 여긴 유비 3형제나 제갈 량 등 인의(仁義)를 지킨 영웅’의 이야기에 무게를둔 원본의 관점을 지지했다.”고 말했다.그는 “삼국지의 70%만 사실이고 나머지 30%는 덧붙여진 글이라고 하는데,30%를 구축해온 민중의 눈에 의미를 두었다.”고 덧붙였다. ●‘고전정신·역사의식' 전해주고 싶어 번역을 하다보니 다른 기대감도 생겼다고 한다.기존 번역본을 보완하고 감옥의 답답함을 이긴다는 개인적 목적은 ‘고전 정신과 역사 의식’에 대한 책임감으로 넓어졌다.“갈수록 고전 그대로의 정신과 역사 의식을 전해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젊은이에게 고전의 정신이야말로 무한한 재생산의 보고이기 때문입니다.아울러 정체성을 잃어가는 시대에 동양의 고전을 통해 동아시아인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현대 무대에 불러오고 싶었습니다.” 번역을 하느라 “안경을 2개나 바꿀 정도로 시력이 나빠졌다.”는 황석영은 “‘장길산’ 때의 한문 내공이 회복된 것 같아 ‘발동’이 걸린 김에 ‘열국지’도 번역해 볼까 한다.”고 열정을 보였다. 이종수기자 vielee@ 황석영 삼국지는? ●원전에 충실 전홍철 우석대교수가 간체자·번체자 텍스트를 엄격하게 비교 교열했다.한시 번역은 임형택 성균관대교수가 감수했다.황씨가 “처음엔 번역한 뒤 수정을 부탁했는데 내공이 달려서 후반부는 아예 임 교수에게 번역을 맡겼다.”고 말했다.이런 저런 방식으로 6∼7차례 원본과 비교작업을 거쳤다. ●현장감 재생 ‘홍루몽’ 등의 삽화를 그린 중국 화단의 원로 왕훙시(王宏喜)화백의 컬러삽화 150여장을 수록하여 중국의 그림 전통을 현대 감각에 맞게 옮겼다.또 주요 전투와 사건 전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35장의 지도도 덧붙였다.아울러 가이드북 성격의 ‘즐거운 삼국지 탐험’을 별권 부록으로 보탰다. ●다른 삼국지는? 10여종 나왔으나 거의 절판되었고 민음사의 이문열 삼국지와 문화일보에 연재중인 장정일 삼국지(김영사 출간 예정)가 있다.이문열 삼국지는 평역이라 작가의 주관이 많이 녹아있는데 ‘영웅사관에 입각한 마키아벨리즘에 따른 해석’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한편 장정일 삼국지는 ‘중화사상 배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이런 책 어때요 / 클라시커 50 재판

    마리 자겐슈나이더 지음 이온화 옮김 / 해냄 펴냄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재판에서부터 최근의 O J 심슨 재판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재판들을 소개.법은 예나 지금이나 가진 자들에겐 유용하지만 힘없는 자들에겐 가혹하기만 하다.잉카제국을 통째로 빼앗고 제국의 수장을 죽인 아타우알파 재판이 그랬고,무고한 공산주의자를 간첩으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한 로젠버그 재판이 그랬다.법은 또한 사회통념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용서하지 않는다.남다른 성적 탐구욕 때문에 25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사드가 그 대표적인 예다.1만 5000원.
  • 창간 배설선생 내일 94주기 추도식

    항일민족지인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배설(裵說·영국명 베델·사진)선생의 서거 94주년 기념대회가 24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외국인 묘지공원에서 열린다. 배설선생기념사업회(회장 진채호)와 주한 영국대사관이 주최하고 민족정기수호중앙회가 주관하는 행사에는 주한 영국대사와 이수성 전 총리,독립유공자 등 200여명이 참석,선생의 생애와 활동보고,경모시 낭송 순으로 진행된다.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 크로니클지의 중국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배설 선생은 일제의 침략의 부당성과 실상을 서방에 알리기 위해 1904년 고종 황제로부터 특허장과 자금을 지원받아 양기탁 박은식 신채호 선생 등과 함께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했으나 중국 상하이 감옥에서 일제로부터 받은 고문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1909년 3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김성호기자 kimus@
  • “내 로또1등 복권 꼭 찾고 말거야”27일 개봉 ‘블리트’

    인생역전을 꿈꾸지 않는 자,어디 있으랴! 복권을 살 때의 설렘은 감옥안 죄수나 철창 밖 간수에게나 다를 게 없을 것이다.프랑스 영화 ‘블리트’(Le Boulet·27일 개봉)는 바로 그 발상을 요령껏 버무려낸 액션코미디다.‘식스팩’‘파파라치’의 알랑 베르베리앙 감독과 ‘피스 키퍼’의 프레드릭 포레스티에 감독이 함께 연출했다. 출감을 6주 앞둔 몰테츠(제라드 랑방)는 간수가 부부문제를 상담할 정도로 착실한 모범수.친하게 지내는 간수 레지오(브누아 폴블루드)에게 번호를 불러주고 대신 사게 한 복권이 거짓말처럼 1등에 당첨됐다.그러나 일확천금에는 말썽이 따르게 마련.영문도 모르는 레지오의 아내가 복권 영수증이 든 가방을 들고 아프리카로 떠나 버리자 몰테츠는 탈옥을 감행,레지오와 함께 아프리카를 이잡듯 뒤진다. 액션과 코미디를 섞어 숨 돌릴 겨를없이 속도를 내는 극의 구성은 베르베리앙 감독의 전작 ‘파파라치’를 떠올리게 한다.전체적인 얼개는 아프리카로 복권 영수증을 찾아나선 두 남자의 ‘짝패’(Buddy)영화.가는 길에 사막의자동차 경기를 기웃거리다 목숨걸고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가 하면,도적떼를 만나 뜻하지 않게 일이 꼬이기도 한다.잘게 쪼개진 에피소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진행에서는 ‘록 스톡 투 스모킹 배럴즈’식의 재치가 엿보이기도 한다.번번이 두 남자의 진로를 방해하는 갱의 거인 몸종처럼,다분히 엽기적 행색의 조연들이 영화의 잔재미를 보태는 것도 그렇다. 명쾌하고 단순한 막판 반전이나,특별히 돌출된 인물없이 고만고만한 캐릭터들이 만물상을 펼치는 코미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맞춤일 영화다. 황수정기자
  • [씨줄날줄] 落花

    DJ정부의 2인자였던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구속 수감은 권력의 무상함을 실감케 한다.그는 18일 밤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기 직전 “꽃잎이 진다고 해서 바람을 탓하지 않겠다. 다만 한잎 차에 띄워 마시면서 살겠다.”고 했다. 한국 근대정치사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대 정권의 2인자들은 어김 없이 수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5공시절 경호실장을 지낸 장세동씨,6공의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씨,그리고 문민정부에서 ‘소통령’이라는 별칭을 들었던 김현철씨.그들은 모두 재임기간에 최측근에서 대통령을 모시면서 위세를 떨쳤지만 다음 정권에 들어서는 감옥행을 피하지 못했다. 박지원씨도 마찬가지다.그는 지난 1983년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시절 재미 동포 사업가로 만난 이후 91년 귀국해 뒤늦게 DJ사단에 합류했다.당시 평생을 동고동락한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많았지만 그는 타고난 부지런함과 빠른 판단력으로 DJ식 사고에 일찍 눈을 떠 DJ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DJ집권 후에는 청와대 대변인,문화관광부장관,정책기획수석,정책 특보,그리고 임기 말에는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승승장구했다.남북정상회담의 특사를 주무부서가 아닌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맡긴 것은 그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신임이 얼마나 깊은지를 말해준다. ‘리틀 DJ’로 통하는 그도 자신의 앞날을 예견했던 것일까.그가 특검에 불려가기 며칠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식사를 함께하자며 그를 동교동 자택으로 불렀다.그러나 그는 혹시라도 특검 수사의 와중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 김 전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게 될까봐 가지 않았다고 한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청록파 시인 조지훈이 일제 말에 감시망을 피해 강원도에 숨어지낼 때 지은 ‘낙화(落花)’라는 시다.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며 세상을 등지고 홀로 사는 적막함과 망국한을 노래한 것이다.지는 꽃의 아름다움을 통해 삶의 비애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감옥에 들어간 박 전 비서실장이 ‘지는 꽃’에 실어보낸 권력의 무상함이 진하게 전해온다. 염주영 논설위원
  • 환자얼굴에 자살한 아들 그림자…/ 오늘 개봉 ‘언세드’

    ‘볼 만한 심리 스릴러.’ 20일 개봉하는 ‘언세드(The Unsaid)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렇다.영화는 제목이 시사하듯 ‘말하지 않음’으로 인해 받은 내면의 상처를 중심으로,그 비밀의 꺼풀을 벗기면서 진행하는 반전이 잘 어우러졌다.엽기적 살인 행각도 없고,소름끼치는 괴물도 등장하지 않는다.하지만 뭔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 채 진행되는 극적 요소가 시종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게 만든다. 시선의 핵은 심리치료사이자 대학교수인 마이클(앤디 가르시아).광활한 대지와 고즈넉한 풍광에서 아내·아들·딸과 함께 하던 평온한 일상에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딸 셀리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학교에 간 사이,집에 혼자 남아 있던 아들 카일이 자살한다.가족의 절규 속에 훌쩍 3년이란 세월이 흐른다. 세월의 흔적은 무성해진 마이클의 구레나룻와,“난 치료는 하지 않아.”라는 그의 말에서 읽을 수 있을 뿐이다.아들의 자살이 가족 사이에 마음의 벽을 높였고,마이클은 부인과 이혼한 뒤 은둔하면서 강의에만 몰두해 왔음을 시사한다.그러던중 죽은 카일 또래의 환자 토미를 치료해 달라는 제자의 부탁을 받으며 영화는 빨라진다. 부모의 살해장면을 목격한 충격으로 사회기관에서 보호받으며 살고 있는 토미에게서 자살한 아들의 그림자를 본 마이클은 시간이 지날수록 닮은점이 많아 놀란다.아들의 자살에 대한 자책감에서 벗어나려는 듯 열심히 토미를 치료하던 마이클은,감옥에 있는 토미 아버지에게서 엄청난 이야기를 듣는다.그리고 자신의 아들의 자살에 얽힌 비밀도 들려준다. 영화는 결국 청소년 성추행,근친상간 등 금기시되는 사연에 얽힌 은밀한 실타래를 풀어 내면서 나아간다.‘13일의 금요일 6’과 ‘나이트 메어’를 감독한 톰 맥라우린이 피를 덜 보이면서 색다른 공포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집은 피난처이자 감옥? / 극단 전망 ‘하우스’ 내일 개막

    우리가 어떤 공간을 ‘집’이라고 부를 때,그것은 단순히 특정 건축물을 지칭하는 단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운명공동체의 아늑함이 상존하면서,때때로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과 언제든 돌아가고 싶은 상반된 감정이 교차하는 곳이다. 극단 전망이 13∼22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극 ‘하우스’의 집도 마찬가지다.현대사의 가파른 질곡을 온몸으로 헤쳐나온 뒤,그 상흔으로 괴로워하는 주인공들의 피난처이자 동시에 감옥인 것이다. 이 집엔 중년의 두 남자 석재와 선우가 살고 있다.일반적인 가족 구성과는 거리가 멀다.어느날 프랑스에 입양된 한국인 청년 장이 이들을 찾아오면서 이 집에서 배제된 인물,즉 아내와 딸과의 관계가 서서히 드러난다. 석재의 아내 미자는 10년째 정신병원에서 요양중이다.딸 유란은 프랑스로 유학간 뒤 단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유란의 애인인 장이 먼저 한국에 들어와 석재에게 유란의 귀국소식을 알려주지만,석재와 선우는 웬일인지 당혹해한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가족이 마침내 10년 만에 집에모이는 날,그동안 꼭꼭 감춰뒀던 비밀이 모습을 드러낸다. 군사독재 시절 석재와 선우는 살아남기 위해 한 친구를 배신해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둘은 이 사실을 무덤까지 비밀로 가져가기로 했고,석재는 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미자와 결혼함으로써 속죄를 대신하려 한다. 석재와 선우는 끊임없이 집을 떠나고 싶어하지만 떠날 수가 없다.이 집의 주인은 미자와 유란이며,그들의 부재로부터 석재와 선우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희곡을 쓴 차근호는 ‘조선제왕신위’‘암흑전설영웅전’‘투란도트’ 등으로 인정받은 젊은 작가이다.지난해 뮤지컬 ‘유린타운’과 연극 ‘양파’로 호평을 받은 심재찬이 연출을 맡았다.(02)766-1482. 이순녀기자
  • 말말말˙˙˙

    빌을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그러나 만델라가 자신을 수십년간 감옥에 가둔 백인들을 용서할 수 있었다면 나도 한 번 해 보겠다고 생각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백악관 시절의 회고록 시판을 앞두고 가진 한 인터뷰에서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용서한 이유를 설명하며-
  • [넷피니언 리더] 인터넷으로 만나는 6월항쟁 황인성 제작단장

    16년 전 서울에서는 최루탄 냄새와 ‘호헌철폐’의 외침이 도심을 뒤덮었다.민주주의를 원하는 뜨거운 열망은 시간의 한계를 넘어 ‘인터넷으로 만나는 6월항쟁’(www.610.or.kr)으로 이어져 살아 숨쉬고 있다. 황인성(사진·50) 한겨레신문 통일문화재단 사무총장은 6월항쟁 사이트의 제작단장.사이트 개설의 ‘사령탑’ 역할을 했다. 70년대 이후 그의 이력에는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저항한 ‘민주화운동’의 흔적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지난 71년에 서울대 독문과에 입학한 뒤 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20대를 내내 감옥에서 보냈다.이후 6월 항쟁을 이끈 국민운동본부 정책실 차장,전국연합 집행위원장,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투신해 왔다. 6월항쟁 사이트에서는 문서,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6월항쟁을 접할 수 있다.‘명동성당,26일의 기록’ 등 각종 다큐멘터리도 동영상 코너에서 제공된다.박종철,이한열 등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열사의 기록도 볼 수 있다. 사이트를 만드는 과정에는 많은 사람의 ‘손품’이 들어갔다.지난해 2월말 논의를 시작,6월말 문을 열기까지 신세대 대학생과 6월항쟁 당시 시청앞 광장에 섰던 직장인 등 20여명이 자원 봉사에 나섰다.매일 밤 종로구 구기동 작업실에서 자료 수집과 분류,웹 디자인,워드 작업 등에 매달렸다.황 총장은 “사이트 오픈을 앞두고는 모두 다 밤늦게까지 작업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민주 투사’로서 최근 참여정부의 보수화 경향에도 한마디 했다.황 총장은 “선거 전과 달라진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당혹스러움을 느낀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민주적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 총장이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현재 방문자수가 하루 200여명에 그치고 있다는 것.그는 “사이트 운영이 당시 많은 시민이 외쳤던 ‘민주주의’를 새롭게 해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 [시론] 넘치는 말

    말이 난무하고 있다.거의 공해 수준이다.이렇게 말이 난무하게 된 일단의 책임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음을 우선 지적하면서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겠다.나는 그 시발점이 검사들과의 공개토론이었다고 생각한다.뜻은 좋았지만 검사들이 그것을 선의로 받아들이지 않고 만만하게 보고 덤벼들었기 때문이다.그래서 한총련 학생들이 바로 대통령에게 공개토론을 제의하기도 했다.그 후로 모든 요구가 대통령에게 집중되었고,힘으로 밀어붙이는 사태로 진전되었다.결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는 말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지금은 입 달린 사람은 다 저마다 한마디씩 뱉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문제는 주워들을 만한 말이 드물다는 사실이다.언론의 자유가 풍만한 것은 좋으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아니함만 못할 지경으로 지나치다는 얘기다.언론의 자유가 만개한 지금은 오히려 말의 책임을 생각할 때인 것 같다.사려 깊지 못한 말을 아무렇게나 툭툭 던지면 되는 게 아니다.보통 사람들이이야 모처럼 그런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겠으나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지도자라면 사정이 다르다. 요사이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말들 중에 압권은 통일연대 한상렬 대표의 말이다.“정체성을 상실한 노 대통령은 이회창씨보다 나쁜 사람”이란다.비판하고 견제하는 차원에서 고리를 걸어놓는 말은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시민단체들이 대통령의 대미외교에 대해 비판하는 말들이 그렇다.그러나 이렇게 ‘막말’을 해대는 것은 ‘통일’을 위해서나 ‘자주외교’를 위해서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말한 사람의 품위가 떨어짐은 물론이고 감정만 북돋울 뿐이다. 노 대통령이 한총련 학생들에게 난동자라고 표현하며 엄벌에 처하겠다고 한 것은 지나쳤다고 본다.그리고 그 일로 말미암아 한총련 합법화의 방침을 재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잘못이라고 본다.그러나 대통령의 행사장 입장을 저지한 학생들을 훌륭하다고 한 김원웅 개혁당 대표나,그 학생들에게서 한국의 희망을 읽는다는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의 말은 그야말로 ‘오버’다.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해야지 무조건 두둔만 하는 게 능사는아닐 것이다. 며칠 전 리영희 선생님을 모시고 식사를 같이했다.이때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여쭤보려다 말았다.나는 선생님의 생각을 잘 안다.그런 선생님이 기독교방송에 출연해서 대통령에게 혹독한 비판을 하셨다.그렇지만 선생님은 “그렇다고 해서 노 대통령의 방미 외교를 너무 굴욕외교로 몰아붙이지는 않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남겼다.일찍이 굴욕외교로 단정하고 분위기를 주도한 오마이뉴스를 비롯하여 각 신문들은 역시 대담 내용 중에서 비판적인 부분만 부각시켰다. 노 대통령은 또 지지자들에게 대해 ‘배신’이라는 표현을 쓰며 섭섭함을 토로했다.“청와대 생활이 감옥살이 같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충분히 이해한다.소위 허니문 기간도 없이 ‘갈구어대는’ 족벌신문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지자라는 사람들의 경박한 말에 대해서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제 막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시작한 대통령을 두고 지지를 철회하느니 어쩌니 호들갑을 떨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마음을 굳게 다잡기 바란다.대통령이라고 인간적인 고충이 없을 리 없겠지만,그런 심경을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된다.지지세력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도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반대세력도 아우르라는 수구세력의 그럴듯한 말에 현혹되어서도 안 되며,그때그때의 평가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지지자건 반대자건 의식하지 말고 원칙대로 소신껏 하면 된다.모두들 말을 아낄 때다. 김 동 민 한일장신대 교수 언론학
  • “배신 당하면 어떻게 이겨내나”/ 盧, 교정대상 수상자 오찬 지지층 집단이기에 불만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지금까지 남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보람을 느끼지 못할 경우,또 그 사람이 고마워하지 않고 트집을 잡고 배신할 경우 어떻게 이겨 나가야 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대한매일신보사가 주최하는 교정대상 수상자를 격려하는 오찬을 갖고,“예사로 살면 그만인데,그냥 평범하게 살면 그만인데,남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가 쏟은 정성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돌아올 때 어떻게 이겨 나가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14면 대선 당시 지지기반이었던 일부 노조와 시민단체,개혁성향 인사들이 방미 외교활동을 ‘굴욕외교’로 폄하하고 공권력을 무력화하는데 앞장서는 등 집단이기주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에 들어와 보니 자유가 좀 없다.”면서 “가끔 감옥살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도 말했다.이전의 ‘우군(友軍)’도 돌아서려고 하는 등 일련의 사태 때문에 외롭다는 의미가 묻어 있다.노 대통령은 “이제까지 가져 왔던 생각은 ‘억지로가르치지 말고 희망을 주어야 한다.그러면 스스로 커 나간다.’는 게 지론이었다.”면서 “그러나 희망을 어떻게 주는가 그 방법은 몰랐다.”고 말했다.이어 “여러분의 (교정)사례와 공적을 보면서 희망을 주는 방법은 지극한 정성과 사랑임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교정공무원들에 대한 처우개선 약속도 했다. 노 대통령은 교도관들이 밤낮 없이 근무하는 것과 관련,“여러분들이 퇴근시간도 들쭉날쭉한 나쁜 조건에서 일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수용자 인격과 처우는 물론 여러분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다짐했다.노 대통령은 오찬을 끝내고 오후 경남 거제의 청해대로 2박3일간 휴가를 떠났다.오찬은 낮 12시부터 1시간 20분간 이어졌다.오찬에는 강금실 법무장관과 유승삼 대한매일사장,심사위원장인 허은도 변호사가 배석했다.수상자와 배우자,교정기관장 등 모두 110여명이 참석했다.대한매일은 지난 1983년부터 모범교정 공무원 및 교화유공자를 시상해 오고 있다. 곽태헌기자 tiger@
  • 덴젤 워싱턴 감독데뷔작 앤트원 피셔 / 시련극복 ‘감동실화’ 무난히 연출

    ‘적당한 주제에 무난한 연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지성파 흑인배우 덴젤 워싱턴은 모험을 피했다. 덴젤 워싱턴이 감독 데뷔작으로 내놓은 ‘앤트원 피셔’(Antwone Fisher·30일 개봉)는 시나리오 작가 앤트원 피셔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유복자-고아원-입양-수양부모의 학대-시련 극복’이라는,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틀을 갖고 있다. 굴곡 많은 시련기를 넘어서는 휴먼 스토리는 늘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기에 영화 스토리로서는 안정적이다.여기에 ‘감독’ 덴젤 워싱턴은 자신만의 시선을 보여주지 않고 모나지 않게,담담한 연출에 주력한 느낌이다. 미국 해군 앤트원 피셔(데릭 루크) 하사는 세상을 보는 눈이 비뚤어졌는지 충돌이 잦다.몸싸움으로 몇차례 물의도 일으킨다.그러던 중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상사를 때려 강등당한 뒤 정신과 치료를 명령받아 군의관 데이븐포트(덴젤 워싱턴)를 찾아간다. 마음을 열지 않는 앤트원.그러나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데이븐포트의 진심에 감응하여,마침내 앤트원은 25년 동안 묻어둔 내면의 상처를 털어놓는다. 말싸움 하던 남자친구를 살해하고 감옥에 가서 아이를 낳은 여자의 아들,고아원 수용,수양 어머니의 학대….예민한 사춘기에 거리를 떠돌던 아픔이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치유받던 그는 동료 여군 셰를(조이 브라이언트)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깊이 곪은 상처로 다시 사고를 친다.잠재된 폭력성을 치유하기 위해선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데이븐포트의 권유로 생모와 친척을 찾아나선 뒤,그들을 만나 따뜻한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이렇게 앤트원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어두운 이야기를 풀어낸다.가족의 따스함을 강조하는 잘 짜여진 각본에 차분한 연기.하지만 영화는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조롭다.다만 주인공 앤트원역인 데릭 루크의 연기력은 돋보인다.‘소니 픽처스’ 기념품가게의 직원 출신 신인급 연기자라는 이력이 무색하리만치 호연했다. 이종수기자
  • 이런책 어때요 / 세계를 바꾼 지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현대 지질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지질학자 윌리엄 스미스의 일생을 담은 평전.영국 옥스퍼드셔의 한 시골에서 태어난 스미스는 20여년동안 방방곡곡을 홀로 누비며 지질 구조를 관찰,기록해 세계 최초로 지질도를 만든다.하지만 그는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채무자 감옥에 갇히고,필생의 위업 또한 그를 인정하길 꺼리는 비열한 학자들에 의해 표절당하고 만다.실망과 상처를 안겨준 런던을 뒤로하고 떠돌이 삶을 보낸 지 10여년,그는 마침내 새로운 세대의 지질학자들에 의해 복권,영국 지질학회 최고 영예인 울러스턴상을 수상한다.1만 8000원.
  • [열린세상] 와룡선생 상경기

    시골 바닷가에서 사는 와룡선생은 한 번도 경성에 가본 적이 없었다.경성을 다녀온 이웃이 자랑을 할 때면 그는 뚝심있게 “나는 볼일이나 있으면 모를까 사진이나 한 장 박으려고 경성 가는 일은 없을끼다.” 하면서 버텨오던 터였다.그의 말투는 거칠었지만 진솔하게 들렸다.그는 늘 시골사람들의 자존심을 강조하면서 제법 원칙과 소신을 가진 듯 반(反)경성을 외치기도 하고,당당하게 경성의 깡패들에게 맞서기도 했다.마을 사람들은 그를 대견하게 여겨 마침내 동네 읍장으로 뽑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성의 왕초로부터 한번 다녀가라는 전갈을 받았다.그렇지 않아도 그는 언젠가는 경성에 한번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해 오던 터였다.마을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바다에서 잡은 해산물을 경성 같은 큰 도시에 팔아야 했다.마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왕초의 환심을 사야 했다.더구나 같은 부족이지만 건너편 산간마을에 사는 무리들이 툭하면 “땔감을 보내라.”,“쌀도 사서 보내라.”,심지어는 “양어장 생선은 필요 없으니,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자연산 생선을 보내라,안 그러면 재미없다.”고 떼를 쓰던 중이었다. 와룡선생은 고민에 빠졌다.그동안 무턱대고 큰 소리를 땅땅 쳤었는데,막상 왕초를 만나려니 겁부터 났다.“누가 읍장이 될 줄 알았나,괜히 겁없이 떠들어댔잖아,체통이 있지,이제 와서 납작 엎드릴 수도 없고.”,“만약 마을 사람들이 그런 내 꼴을 보면 뭐라 카겠노,요즈음은 집집마다 테레비가 안 있나,참말로 고민이데이.”그는 참모회의를 소집했다.“자네들 생각은 어떤가,내가 왕초 만나러 갈 때 꼬리를 내려야 하겠나,안 카면 고개를 빳빳이 들고 가야 옳겠나?” 그때 읍 사무장이 나섰다.“왕초를 만나는 것도 일종의 외교행위입니다.외교는 뭐니뭐니 해도 역시 명분보다는 실리입니다. 명분은 선거용일 뿐이고,읍장은 마을의 실익을 챙겨야 할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체통이 밥 먹여 줍니까.옛말에 ‘모로 가도 경성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그것을 소위 실용주의라고 하지 않습니까?” 순간 와룡선생은 사무장의 손을 덥석 잡으면서 “역시 변신의 귀재는 다르구먼,5대에 걸쳐 읍장을 모셔온 경륜이 어디 가겠나,하긴 그래서 내가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네를 사무장으로 임명하지 않았겠나.”하면서 기뻐했다. 와룡선생은 독서도 많이 했고 비교적 유식해 보였다.경성을 향해 달리는 기차 안에서 그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떠올렸다.“그래,바로 이거야,사람이 하룻밤 자고 일어나 보니 벌레가 되어있었다고 했지.벌레면 어때,마을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전술적 변신이라고 하면 되지.” 와룡선생은 역시 ‘와룡선생스러웠다’.필요에 따라서는 고전작품도 제 멋대로 해석하고,그것을 박력있게 몸으로 실천해보이는 배짱 또한 두둑했다.경성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의 치기는 하늘을 찔렀다.그는 언론의 센세이셔널리즘을 부추기는 말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지난번 이웃마을과 싸움이 났을 때 경성의 왕초가 도와주지 않았었더라면 저는 지금쯤 감옥에 있을지도 모릅니다.”,“경성은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요,자유와 정의가 넘쳐나는 실로 기똥찬 세상입니다.” 그는 이쯤해서 끝내려고 했다.그때 재기가 넘치는 수행원이 “이왕 여기까지 오셨는데,마지막 쐐기를 박으시는 것이 안 좋겠습니까?”하며 다가왔다. ‘그래 어차피 이판-사판이다.’ “경성의 이상과 제도,협력이 가장 성공적으로 꽃피운 마을이 바로 저희 마을입니다.”라는 말로 그는 대미를 장식했다.기차역까지 마중나온 사무장이 “만나 보신 왕초의 인상은 어땠습니까 .”하고 물었다.“아 좋고 말고,역시 ‘텍사스’ 출신이라 그런지 화끈하더군.꼭 나를 닮은 것 같단 말이야.”하면서 으스대며 마을로 향했다. 이 영 자 가톨릭대교수 사회학
  • “공초 자유정신 내 문학과 상통”/ 대한매일 제정 제11회 공초문학상 수상 김지하 시인

    공초문학상 수상작 ‘절,그 언저리’가 표제시로 수록된 수묵시화집은 시인으로 되돌아온 김지하(62)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작품이다. 지난해 시인이 사상의 숲에 젖어있다가 8년 만에 시집 ‘화개’를 들고 나오자 문단은 대산·만해문학상 등으로 반겼다.홀로 복잡한 사유의 강을 훌쩍 건너가 ‘시인’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세인의 우려를 말끔히 가시게 했다.‘공초 문학상’에는 그에게 시인으로서 세상을 위해 더 노래해 달라는 당부의 뜻이 담겼다. “공초 선생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훨훨 날아다니며 정신의 자유를 추구한 비범한 분이었습니다.그의 시는 허무에서 역설적인 힘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노래한 것이어서 제 생각이랑 맥이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김 시인은 고교시절 고궁에서 열렸던 어느 백일장에 참가했다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신 빡빡머리의 공초 선생을 본 기억담을 전해주며 “평생 자기를 바치듯 살다 간 공초의 삶은 제가 최근 소망하는 ‘모시는 태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그런 분의 시정신을 기리는 상을 받게 됐으니 고맙고 좀더 ‘모심’의 마음으로 시를 쓰라는 격려의 뜻으로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묵시화집 ‘절,그 언저리’는 2001년부터 2년동안 절을 순례하면서 쓴 34편의 시에 수묵화를 덧붙인 것.개인적으로도 사상의 무게에 눌렸던 그에게 다시 ‘시의 소리’를 냈다는 확신을 준 작품집이다. “‘중심의 괴로움’이후 8년 동안 시를 못 쓰다 지난해 ‘화개’로 입을 열었지요.사실은 그동안 시를 안 쓴 게 아니라 매일 썼습니다.그런데 매일 2∼3줄만 쓰면 여백이 허옇게 텅 비었습니다.그렇게 빛만 남아서는 시가 안 됩니다.어두움도 있어야 합니다.그래서 절을 다니며 순간순간의 느낌을 휙휙 갈긴 것이 이번에 낸 ‘절,그 언저리’입니다.마음에 차지 않는 작품도 있지만 ‘삶의 소리’가 돌아와 개인적으로 무척 기쁜 시집입니다.” 수식어를 붙이는 게 번잡할 정도로 김지하 시인은 늘 세상의 중심에 있었다.70년 ‘사상계’에 시 ‘오적’을 발표하여 반독재 투쟁의 선봉이 된 뒤 민청학련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았다.유신시대를 “죽음”이라 노래하고(시 ‘1974년 1월’),“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치면서(‘타는 목마름으로’) 70년대와 80년대를 투쟁과 감옥생활로 보냈다.세계 각국 지성인들의 구명운동으로 출옥한 뒤에는 사상가로서 개벽·동학·율려·생명운동 등을 천착하고 유불선의 통합을 모색하는 시기를 거쳐,민족주의와 세계 보편적 사상의 통합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박수를 받건,손가락질을 받건,늘 ‘중심’에 있었다. 늘 앞서간 길이어서 평탄하지 않았다.남보다 세상을 먼저 보고 맞이하려 했기에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그 모습은 길고 긴 겨울을 참은 뒤 막바지 추위가 절정에 이르는 2월에 첫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는 ‘꽃의 예언자’ 매화를 닮았다.정서적으로 친화력을 느껴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최근 매화를 배우는 데 푹 빠져있다.(인터뷰를 한 18일 아침에도 매화 그림이 잘 되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수상작 ‘절,그 언저리’에는 시인의 사상 탐험이 고스란히 들어있다.“절,/그 언저리 무언가/내 삶이/있다”고 운을 뗀 시인은 자신의 삶을 “쓸쓸한 익살/달마 안에”(불교)서 찾거나,“외로운 예언을 하는 한매(寒梅)”나 “서너 촉 풍란(風蘭)”(유교)에서 그리기도 한다.이윽고 시인은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과 “살풋 숨어있는 풍류”(선도)를 발견한다.그러나 그의 자화상은 ‘절 언저리’에 있다.창대한 숲을 떠올리는 사유의 체계를 산책했지만 늘 그의 마음은 세상을 걱정하고 있기에 절 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는지 모른다. “절에 가면 내가 숨쉬고 살 곳이 있습니다.그곳엔 불교(대웅전)라는 세계적 종교가 가진 보편성과 환인신화(환웅전·칠성각)라는 민족적 요소가 습합되어 있습니다.이 기가 막힌 결합에서 ‘뭔가’가 나오지요.” 그는 기독교·유교·주역의 숲을 보여준 뒤 들뢰즈와 가타리 등 현대 철학자의 이론으로 돌아오는 등 동서고금의 사상을 비교 분석하면서 불교와 선도의 통합에 대해 역설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빽빽한 숲을 연상케 하는 복잡한 사유체계를 듣다가,동서고금의 철학 미학 종교 문학을 아우르려는 그 창대한 숲을 가로지르는 공통의 정신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마디로 ‘모심’(侍)이라고 할 수 있어요.사람과 사람,사람과 뭇 생명,사람과 자기 안에 있는 신령한 마음,심지어 컴퓨터 같은 기계와 인간의 관계도 모시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한때 합리적 사유 이른바 운동권의 논리를 중요시한 적이 있는데 이는 세상에 좋은 영향만이 아니라 나쁜 흔적도 남겼지요.윤리적 태도의 모자람이나 폭력성 같은 것인데 그동안 싸우느라 잊었던 내면적인 평화,모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모심’의 사상을 강조하면서 마지막 꿈도 그것을 주제로 한 시적인 산문 ‘모심’(그가 미리 정해놓은 제목)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얌전하고 알기 쉬운 글로만 채운 뒤 마지막 가는 길에 세상에 드리고 싶다.”며 “그 뒤 시골로 훌훌 내려가겠다”고 말했다.누가 뭐래도 문사철에 능한 전통적 의미의 ‘시인’일 수밖에 없는 그는 세상에 대해 갈수록 자신을 낮추고 있다.‘절,그 언저리’에서. 이종수 기자 vielee@ ■심사평 ‘황톳길’(1969)로 등단한 이후 김지하의 시력(詩歷) 34년은그 어느 영혼의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 사상사의 나침반에 시혼을 내맡긴 채 표류하는 미학적 항해사였다. 출항 때의 저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투지로 다져진 저항시들이 받았던 지지와 갈채와 성원은 세계문학사상 희귀한 혁명시의 성공사례였다.그는 언어의 마술사로 군부독재에 단독자로 맞서,민주주의를 타는 목마름으로 견인해냈다.유신통치가 끝나는 지점에서 김지하 시인은 ‘저항시인’에서 ‘사상시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으며,이후 오늘까지도 그의 지적 편력의 허기증은 지속되고 있다.그는 변혁의 사상사적 원동력을 토착적인 민중신앙에서 탐구하면서 밥,생명사상,율려(律呂)사상 등등을 창출,전개해 왔다.그는 저항시를 뒤로 자리바꿈시키고도 끊임없이 변혁(개벽)에의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세계사와 민족사를 응시하면서 간헐적인 발언으로 사회적인 관심을 유도해 냈다.그의 행동과 작품은 당대의 민중이 원하든 않든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든 파장을 일으키게 되어있다.설사 반역사적인 발언일지라도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야기되어 역사적인 진보에 도움을 주는 역기능까지 가진 이 미묘한 시인의 역할은 다른 누구로도 대신할 수 없는 바로 김지하 시인의 몫이다. ‘절,그 언저리’는 시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슬픔의 정치학”인 ‘화개’에 이은 “새로운 문화정치학의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인 방향전환의 시도이다.절에 가서도 절의 모습을 못 찾는 이 시인의 처절한 궁극적인 시대정신의 갈구 자세가 바로 이 시집을 이루고 있다.어쩌면 김지하의 긴 항해 앞에 곧 새 미학적 항구가 보일 듯한 예감이 든다.아마 그것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한 ‘시경(詩經)’의 세계로의 귀환일지 모른다. ●심사위원 임헌영(문학평론가) ‘절,그 언저리’ 절, 그 언저리 무언가 내 삶이 있다 쓸쓸한 익살 달마(達摩) 안에 한매(寒梅)의 외로운 예언 앞에 바람의 항구 서너 촉 풍란(風蘭) 곁에도 있다 맨끝엔 반드시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 풍류가 살풋 숨어 있다 깊숙이 빛 우러러 절하며. ■김지하(본명 金英一)연보 ▲41년 전남 목포 출생 ▲59년 서울대 미학과 입학 ▲63년 필명 지하(芝河)로 시 ‘저녁이야기’ 발표 ▲64년 대일굴욕외교 반대투쟁으로 4개월간 투옥 ▲69년 ‘시인’지에 ‘황톳길’‘녹두꽃’등으로 등단 ▲70년 ‘사상계’에 담시 ‘오적’ 발표,첫 시집 ‘황토’ 간행 ▲73년 소설가 박경리의 외동딸 김영주와 결혼 ▲74년 ‘민청학련사건’ 배후조종 혐의로 사형선고 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75년 3월 출옥 한달뒤 재구속,옥중에서 ‘로터스 특별상’수상 ▲80년 12월 석방 ▲시선집 ‘타는 목마름으로’(82년),이야기모음집 ‘밥’(84년),‘남녘땅 뱃노래’(85년),시집 ‘애린’(86년),‘검은 산 하얀 방’(86년),‘화개’(2002년) ‘김지하전집’(2002년)‘김지하의 화두’(2002년) 수묵시화집 ‘절,그 언저리’(2003년) 등 출간
  • “우리가 5·18 嫡子”

    민주당 신·구주류간 ‘5·18정신 승계’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나아가 신당 창당 전개 양상에 따라선 ‘신당의 정통성’ 문제와 연결돼 더 가열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민주당 김옥두 의원 등 일부 구주류들은 19일 전날 신주류 강경파인 신기남 의원이 구주류를 겨냥,‘5·18 승계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주장한 데 대해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비난했다. 김 의원은 “신 의원은 1980년 5·18때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나는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두달 동안 고문당하고 감옥살이를 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같은 동교동계인 한화갑 전 대표도 15일 전남대 강연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분열을 가져올 신당추진은 숭고한 5·18 정신과 부합되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5·18 당시 어디서 무엇을 했으며,그간 5·18의 정당한 자리매김을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개혁신당 추진세력을 ‘5·18 항쟁의 성과물에 무임승차한 사람들’로 지목하며 공격한 것이다. 이에 신기남 의원은 18일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한 전 대표를 겨냥,“과거 얘기에 머물면서 미래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지적하고 “5·18 승계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되받아쳤다. 이춘규기자 taei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