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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대통령의 자식들

    더그 위드 지음 / 윤성옥·송경재 옮김 중심 펴냄 우리에게 ‘대통령의 자식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소통령’ ‘비리’ ‘수갑’….그러면 200년 이상의 공화정치 역사를 지닌,43명이나 되는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미국도 대통령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특혜를 받고 비리를 저질러 여론의 비난을 산 아들들이 더러 있다.그러나 적어도 범법행위로 감옥에 간 아들은 없다.물론 어려서부터 ‘사회적 애완동물’이 된 대통령 아들들이 주위의 지나친 기대와 관심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알코올 중독에 빠지거나 젊은 나이에 자살로 삶을 마감한 예는 적잖다.또 대통령의 자식들은 일반인에 비해 이혼율도 높다.오죽하면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고약한 일 가운데 하나가 대통령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그들의 삶은 끔찍하다.”고 했을까. ‘대통령의 자식들’(더그 위드 지음,윤성옥·송경재 옮김,중심 펴냄)은 조지 워싱턴부터 조지 W 부시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자녀에 관한 보고서다.1988년 조지부시 대통령 후보의 선거참모로 일한 저자는 부시가 당선된 후 아들 조지 W 부시의 요청으로 대통령 자녀들의 삶을 정리했다. 미국 대통령들은 대부분 모험가 정신이 충만한 사람들이었다.그래서 그런지 그 아들들 또한 모험심이 강한 이들이 많다.1999년 자신이 직접 조종하던 비행기가 추락해 죽은 존 F 케네디 2세가 대표적인 예.그는 위험한 바다로 카약여행을 다니고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비행기 조종훈련을 받곤 했다.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아들 4명은 1차대전이 터지자 모두 군대에 자원 입대했다.그 중 막내인 쿠엔틴 루스벨트는 전투기 조종사가 돼 독일군과 공중전을 벌이다 추락해 전사했고,두 형은 지체장애자가 됐다.맏형 시어도어 테드 루스벨트 2세는 육군준장으로 2차대전에도 참전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지휘했다. 아버지에 못지않은 명성을 쌓은 아들도 보인다.링컨 대통령의 맏아들 로버트 토드 링컨은 그중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산 인물로 꼽힌다.그는 AT&T의 창립자로 알려져 있으며,가필드 정부에서 육군 장관을 지낸 것을비롯해 각료·대사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했다.로버트를 포함해 8대 마틴 밴 뷰런 대통령의 둘째아들 존 밴 뷰런,27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의 장남 로버트 알폰소 태프트 등은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실제로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장남 존 퀸시 애덤스는 6대 대통령에,41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장남 조지 W 부시는 4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역대 대통령의 아들로 주지사에 당선된 사람은 두 명인데 그들 모두 조지 부시의 자식들이다.부시가가 자식농사만큼은 잘 지은 셈이다.그 비결은 무엇일까.조지 부시는 말한다.“나는 자식들을 훈계하지 않는다.” 자식들에게 오직 사랑만 베풀 뿐 스트레스를 결코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조지 W 부시 또한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벽돌담이라도 뚫고 달리겠다.”고 말한다. 대통령 아버지를 궁지에 몰아넣거나 불운한 생을 살다 간 자녀도 많았다.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의 장남 조지 워싱턴 애덤스는 아버지의 엄격한 교육과 기대에 중압감을 느낀 나머지 자살로 추정되는 사고로 죽었다.남북전쟁 영웅인 18대 율리시스 S 그랜트 대통령은 퇴임 후 둘째아들 율리시스 심슨 버크 그랜트 2세가 설립한 증권회사에 투자했다가 재산을 몽땅 날리기도 했다. 32대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역시 아들들의 인사 개입과 특혜시비로 곤욕을 치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스벨트 대통령의 인기나 영향력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루스벨트의 네 아들은 2차대전이 일어나자 모두 군에 자원 입대해 가장 위험한 전투지역에 투입됐다.‘병역정의’가 흔들리는 우리에겐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는 교훈이 아닐 수 없다.책은 대통령 자녀의 생애와 일화를 11개의 장으로 나눠 요령있게 다뤘다.1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주말매거진We/기네스코너

    ●1988개 사파이어로 된 브라세트 모델 헤이디 클럼이 입고 있는 브라세트는 1천만달러짜리 ‘밀레니엄 브라’로 미국 회사 빅토리아스 스크릿이 3024개의 보석으로 만든 것.보석중 1988개는 사파이어로 되어 있다.브라세트의 배달을 위해 무장 차량과 경호원들이 동원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200만 인파 몰린 카니발 브라질 바히아에서 열리는 ‘살바도르 카니발’에는 매년 80만명의 관광객을 포함한 200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2억 5400만달러를 쓴다.6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시 중앙에 있는 26㎞의 거리에서 ‘블로코스’라고 부르는 카니발 그룹이 등장해 군중들을 사로잡는다.1999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에서 열린 ‘1999마르디 그라스(사육제)’에도 200여만명이 모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팬 클럽 회원 51만명 아직도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클럽은 613개가 넘으며 총 회원수가 51만 489명에 달한다.이 팬클럽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은 1956년 1월 에블린 벨레민이 조직한 프랑스의 ‘라 부아델비스’다.이것은 엘비스의 목소리라는 뜻으로 현재 3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중이다. ●바나나가 최고 인기 과일 전 세계적으로 최고 인기 과일은 바나나와 플란테인(요리용 바나나)으로 과일 중 소비량 1위다.이 과일은 국제적인 주요 농산물 무역 거래에서 곡류,설탕,커피,코코아 다음으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쓰레기통 타고 110m 31.1초에 완주 숀과 아론 형제는 쓰레기통 경주 남자 부문에서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그들은 바퀴가 달린 대형 쓰레기통을 타고 총 110m코스를 31.1초에 완주했다.참가자들은 10m를 전력 질주 후 쓰레기통에 올라탄 후 교대로 50m의 직선 코스를 달렸다.경기는 1998년 2월21일 호주 테즈메이니아주의 론세스턴 웨스트필드 데블즈 주니어축구경기장에서 열렸다. 여자 부문 우승자는 48.84초를 기록한 올리비아와 칼라 자매였다. ●1400개 출입문 철통 감옥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는 감옥은 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서쪽에 위치한 ‘슈퍼맥스’감옥이다.동작탐지기는 물론 1400개의 원격조종 강철문,레이저 빔,압축대,공격견(명령으로 사람을공격하도록 훈련된 개)등 보안 시설이 철저하다.재소자들 중에는 오클라호마 시티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2001년 사형),테오도 카진스키(일명 유너바머),마피아 두목 존 고티 등 1급 시설에 어울리는 인물들이 투옥되어 있다.
  • [사설] 대통령 사돈까지 돈벼락 맞는 세상

    노무현 대통령 형 건평씨의 처남 민모씨가 투자회사를 차려 두 달 만에 자본금 650억원을 유치했다고 한다.100억원이 목표였다니 일거에 여섯배가 넘는 돈벼락을 맞은 셈이다.대통령의 사돈이라고 해서 일상적인 경제 활동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그러나 지금까지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종합해 볼 때 한심하고 수상쩍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어이없고 절망스러운 것은 병원 사업 실패자인 그에게 아낌없이 거액을 들이붓는 투자 행태다.그의 병원은 재정적자로 지난해 3월부터 법원경매에 넘겨진 상태다.지난해 5월 이 병원을 담보로 한 80억원 특혜 대출 의혹과 부실 경영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측이 “이런 경우 사고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친인척 관리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을 정도로 그의 신용도는 추락해 있었다.그런데도 600억원이 넘는 돈이 줄을 이은 것은 아직도 이 땅에 권력형 축재 기대세력이 넘쳐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인가.“내가 하면 안 될 것도 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는 민씨의 말은 대통령 친인척 지위를 이용해 한몫 잡아보자는 심리의 표출 아니던가.돈 가진 사람의 의식이 이래가지고서야 아무리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부패추방 운동을 편다 한들 부정부패가 근절될 수 있겠는가. 민씨의 처신도 납득이 안 간다.“불순한 의도의 돈도 많이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는데 이런 생각을 했다면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야당은 ‘보험성’돈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자식까지 줄줄이 감옥에 보낸 전직 대통령의 교훈을 잊었는가.친인척 비리 관리대상은 사돈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청와대도 알아야 한다.
  • [서울광장] ‘올인전략’과 ‘테마공천’

    나이 지긋한 한 어른이 ‘올인 전략’은 뭐고,‘테마 공천’은 뭐냐고 묻는다.올인 전략은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하는 것이며,테마 공천은 그럴듯하게 보이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대답했다.이번 총선에서 정당들이 ‘테마로 올인’하려고 한다는 설명을 덧붙여서….반응은 “아직도 정신 못차렸네.” 이 한마디였다. 설 연휴를 전후해 올인이니 테마니 해가면서 정치권이 소용돌이치고 있다.이 대목에서 테마는 깜짝쇼라는 이벤트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며,올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그래서 정치권의 소용돌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치개혁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총선승리만 좇고 있는 것처럼 보여 씁쓰레하다. 지난 연휴기간동안 정치권은 민심 살피기에 주력했다고 한다.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는 소방서,용산역,노숙자와 독거노인 시설을 방문했고,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은 시장,장애인 합숙시설,영등포역,보육원,소방서를 방문했고 환경미화원들과 거리를 청소했다.이들이전하는 민심은 한결같이 ‘체감경기가 최악’이라는 것이다.설 연휴가 아니더라도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찾고,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는 것이 정치다. 이번 설은 경기도 좋지 않았지만 육류나 가금류 등 먹을거리마저도 탐탁지 않아 차례상을 더욱 썰렁하게 했다.민심을 보자.민심은 살기가 힘들고 정치는 혐오스럽다는 것이다.기업하기 어렵다느니,장사가 잘 안된다느니 하는 얘기 뒤끝에는 정치 얘기가 꼬리를 문다.대부분의 결론은 정치가 잘못하니까 먹고살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정치가 다 뒤집어써야 할까마는 사상최대인 20명 가까운 현역의원들이 불법과 비리로 감옥에 갔거나,갈 예정이고 보면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또 정치권은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말만 앞세웠지 선거가 3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도 정치자금법,선거법,정당법 등 관련법을 아직 단 한줄도 고치지 못하고 있다.더 가관인 것은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설연휴를 전후해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107건 162명이 경찰에 적발된 것.정치권도 문제지만 일부 출마예상자들까지 이 지경이라니.정신 못차리는 정도가 아니라 정신 나간 일이 아닌가. 올인인지 테마인지 몰라도 이제는 지역구 이동이 유행이다.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대구에서 출마한다고 선언한 것을 계기로 민주당의 호남 지역구 중진들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배수진이건,살신성인이건간에 발상의 전환만큼은 신선해 보인다.과거 지팡이를 꽂아도 당선시킬 수 있었다던 지역정치와 보스정치,명예회복을 핑계로 한 옥중출마,내가 아니면 마누라라도 당선시키는 대리정치 풍토는 사라졌다.그래서 지역주의 패권과 기반이 없는 곳에 출마해서 심판받는다는 것이 감상적 차원에서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보자면 불안하다.살지도 않고 연고도 없는 곳에서 무엇을 심판받겠다는 것인지.전국적인 인물이라서? 유권자들을 저울질해 보기 위해서? 그래서 당선되면 유권자들의 의식이 깨어있고,낙선하면 지역감정으로 몰아붙일 텐가.유권자들은 헷갈린다.국회의원은 대략 10만명에서 30만명에 이르는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자리다.또 이번 총선에서는 정당을 선택하는 1인2표제가 보장되어 있다.전국적인 인물이라면 전국구도 있을 텐데…. 어쨌든 정당들은 정치전략에 민심을 맞추려 하지 말고,민심에 정치전략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녹색공간] 환경분쟁 해결시스템이 없다

    지금 전북 부안에는 핵폐기장 건설 찬반을 묻는 2월의 주민투표 준비가 한창이다.이 주민투표는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며,주민들의 힘을 결집하여 정부에 최종적인 결단을 촉구하기 위한 압박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갈등해결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판 갈등해결 장치를 만들어 보겠다고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작년 4월15일 주요한 사회갈등 문제 24개를 선정하였다.그 가운데 7개가 환경관련 갈등이었다.환경갈등 가운데 몇 가지는 해결의 가닥이 잡힌 것도 있다.그러나 핵폐기장 건설문제는 여전히 미해결의 상태에 있고,새만금사업은 간척강행을 결정하였으나,여전히 반대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의 요구로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분쟁은 정책결정 과정과 분쟁해결 과정에서의 파행과 부조리에 의해 증폭되고 악화된 측면이 없지 않다.새만금사업에 대해서도 정책결정 과정에서 지역주의 정치가 합리적 선택을 가로막았고,분쟁이 발생하자 적정한 절차를 짓밟고 무리한 사업재개의 결정을 서둘렀다. 불합리와 무리에 의한 결정은 반드시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하고,미봉책으로 결정한 사업은 언젠가 다시 재론되어야 하는 시간과 재정의 낭비를 가져온다.부안의 핵폐기장 건설문제도,주민들이나 의회에서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수의 일방적인 핵폐기장 건설 신청으로 야기된 갈등이다.정부는 찬반 사안에 대해 조정자라는 입장을 망각하고 시한을 정해 이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 보니까,수많은 주민들이 부상을 당하고 또 감옥에 가는 일이 발생하였다. 우리는 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환경분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그리고 대부분의 분쟁해결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가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그러나 1990년대 이래의 환경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형성되어 온 갈등 해결방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화성 산업폐기물소각장 문제,남해 유조선의 원유유출에 따른 피해보상,시화호 주변 포도밭 피해보상,그리고 동강댐 건설계획 등은 주민들의 항의와 반대를 배경으로 환경단체와 개발주체가 조정위원회를 만들어 해결한 사태들이다.또 민관합동연구 혹은 조사단의 결과를 양측이 다같이 수용하였기 때문에 이들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었다. 동강댐건설 문제와 새만금 문제는 그 성격과 해결과정에서 대조를 이룬다.동강댐건설의 경우에는 새만금의 경우와 달리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도 반대하였다.한편 동강댐의 경우에는 물부족과 홍수조절이라는 뚜렷한 사업목표가 있어서 이를 해결하는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할 수가 있었지만,새만금사업은 농지조성이라는 초기의 목적을 상실한 상태로,지금은 그 목적조차 사실상 정해지지 않은 해괴한 국책사업이 되고 말았다.동강댐의 공동연구에는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인문사회부분의 연구가 포함되어 있었지만,새만금사업의 공동연구는 수질,환경성,경제성에만 한정되었다. 정부도 갈등해결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알고 있다.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최근 오랜 산통 끝에 출범하였다.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 맡겨진 새로운 임무는 환경갈등해결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한다.부안의 주민판 분쟁해결 시도에서 그리고 새만금사업과 동강댐계획의 비교에서 우리는 주민참가가 배제된 갈등해결시스템은 결코 작동할 수 없다는 점을 읽어야 한다. 이시재 가톨릭대 교수
  • 용산기지에 일제건축물 다수 보존/日軍사령부시설·소련군 숙소등

    오는 2007년 서울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미군기지 안에 일제시대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다수 보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동선 한국예술종합대 건축과 교수는 24일 “용산기지에 옛 일본군사령부 시설과 일본군 감옥 및 관사,미·소 공동위원회의 소련군 숙소 등의 건축물들이 남아 있는 것을 답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 교수에 따르면 일제는 1908년 용산기지 터에 일본군사령부인 조선주차군을 설립했고,이후 태평양 전쟁에서 승리한 미군이 조선주차군 시설을 접수해 용산기지를 세우면서 일본군 시설 다수가 보존됐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미군은 일본군이 남긴 건물 내부 일부를 고치기는 했지만 외형은 그대로 둔 경우가 많다.”면서 “해방 후 신탁통치 및 임시정부 수립과 관련해 미·소 공동위원회가 열릴 당시 소련군 숙소로 쓰였던 건물도 있다.”고 밝혔다.그는 또 “사진촬영이 금지돼 모습을 담지 못했지만 옛날 사진과 비교해볼 때 외형은 제대로 보존돼 있다.”면서 “보존된 건물은 대부분 벽돌 건물로 일본 메이지 시대 건축양식”이라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드래곤 힐 호텔 주변 남쪽 캠프에도 일제시대 건물들이 있으나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다.”면서 “용산기지 이전 후 정밀조사를 통해 역사적 건물의 용도와 상태 등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설특집 We/비디오와 뒹굴뒹굴

    ●위대한 유산(로맨틱 코미디) (감독/배우)오상훈/임창정·김선아·공형진 오상훈 감독의 데뷔작.명문대학 심리학과를 나오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남자와,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무료하게 비디오가게만 지켜야 하는 여자의 티격태격 ‘사랑만들기’. 임창정과 김선아 콤비의 여유넘치는 코믹연기에 배꼽을 잡을 만하다. 취업대란시대에 한줄기 코끝 찡한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야마카시(액션) (감독/배우) 아리엘 제이통/쇼 벨 딘·윌리엄스 벨 ‘야마카시’란 맨손으로 도심 빌딩을 오르내리거나 낙하하는 일종의 익스트림 스포츠.파리 뒷골목을 전전하는 7명의 20대 야마카시 동호회원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상이다.이들을 흉내내다 어린 아이가 다치자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회원들은 ‘있는 집’만 골라 터는 ‘현대판 로빈후드’가 된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멜로사극) (감독/배우) 이재용/이미숙·전도연·배용준 지난 10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흥행작.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과거에 급제하고도 풍류에 빠져사는 선비 조원과,내연의 관계이자 명문가 정실부인 조씨가 은밀한 사랑게임을 벌인다.조원이 정절녀 숙부인을 유혹해내는지의 여부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갈수록 진정한 사랑에 눈떠가는 조원과 숙부인의 관계에 주목한다. ●시카고(뮤지컬 드라마) (감독/배우) 롭 마셜/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리처드 기어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제 6개 부문 수상작.스타를 꿈꾸는 여자와 그 욕망을 비열하게 이용하려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했다. 임신 중에도 쇼걸처럼 화려한 무대를 꾸민 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의 춤솜씨가 놀랍다. 리처드 기어의 탭댄스도 볼만하다. ●신밧드-7대양의 전설(애니메이션) (감독/배우) 팀 존슨/- 혈기와 모험심으로 충만한 바다의 도적 신밧드는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평화의 책’이 사라지자 이를 훔쳤다는 누명을 쓴다.친구 프로테우스가 대신 감옥에 갇히자 신밧드는 ‘평화의 책’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길에 나선다.브래드 피트,캐서린 제타 존스,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했다. ●젠틀맨 리그(SF·액션) (감독/배우) 스티븐 노링턴/숀 코너리·스튜어트 타운젠드·페타 윌슨 1억 1000만 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원작만화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보물’‘드라큘라’ 등 유명 SF·팬터지소설의 주인공 7명이 세계를 제패하려는 ‘팬텀’의 음모에 맞선다는 내용.지킬박사가 야수로 변하는 모습 등 다양한 컴퓨터그래픽(CG)기법과 첨단 기술이 화면을 압도. ●굿바이 레닌(드라마) (감독/배우) 볼프강 베커/다니엘 브르헬·카트린 사스 2002년 유럽영화제 6개부문을 수상한 유쾌한 독일 코미디.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어머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동독의 몰락을 보고 받을 충격을 우려,자식들이 집안과 주위 환경을 이전처럼 꾸민 이후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코믹하고 따스하게 그렸다. ●여섯개의 시선(옴니버스·단편) (감독/배우) 박광수 등/변정수 등 여섯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주제로 인권 사각지대를 비춘 옴니버스식 단편 영화.성희롱에 가까운 여상 3학년생들의 취업준비,원어민에 가까운 영어발음을 위한 혀 절개수술,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편견,장애인의 취업난과 이동권 문제 등 ‘불평등 한국’의 단면을 요모조모 조명.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각 편의 작품성도 높다.
  • 폭력남편 살해 아내·딸 호흡기 뗀 아버지 “法은 관대했지만 마음은 늘 감옥에…”

    가치 상실과 혼돈의 시대를 맞아 우리의 가정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가정폭력과 불치병 치료에 따른 가계파탄에서 헤어나기 위해 남편과 딸을 살해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이들은 역설적이지만 “가족을 지키고 싶다.”고 절규한다.이웃 중의 하나일 수 있는 이들의 가슴속에 담긴 고통과 회한을 들어보며 다시한번 사회와 가족의 뜻을 되새겨본다. “그냥 언젠가 하느님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이제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 술을 마시고 자신과 두 딸의 생명을 위협하던 남편을 살해한 노모(46)씨와 희귀병을 앓던 딸의 산소호흡기를 떼어내 숨지게 한 전모(50)씨.지난 15일 이례적으로 둘다 집행유예를 법원에서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풀려났다.외부와의 일절 연락을 끊었던 이들은 18일 기자와 만나 간신히 입을 열었으나 여전히 마음의 감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법원은 노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전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피고인들이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할 형편이고 범행경위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숙박시설과 집 등으로 돌아온 이들은 그나마 가정에 대한 지푸라기 같은 미련과 의지로 삶을 지탱하고 있다. ●고통의 나날 계속되는 ‘비극의 가정’ 노씨와 두 딸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지난해 10월 사건 이후 세상 사람의 눈을 피해 이들은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서울 은평구 쉼터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 어렵게 접촉한 큰딸 최모(24·전문대 졸업 예정)씨는 “우리 세 식구는 모두 심신이 피폐한 상태”라며 자신들을 돌봐주고 있는 원 베네딕트(37)선교사를 만나보라고 했다.원 선교사는 2001년부터 청소년 선교재단을 통해 최씨와 동생(22·대입 준비중)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이들을 위로해왔다. 원 선교사는 “두 자매는 사건 뒤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는 중이고,노씨는 정신적인 고통과 지병인 자궁암·협심증으로 구치소에서 사경을 헤맸다.”고 전했다.노씨가 수감된 석달 동안 두 딸은 하루도 빠짐없이 구치소 면회를 다녔다.노씨는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지만치료비는 물론 생활비조차 막막하다.유일한 재산인 집을 내놨지만 소문 탓인지 사려고 나서는 이가 없다.친척들도 ‘남편과 아버지를 죽였다.’며 인연을 끊었다. ●‘아버지가 쫓아오는 꿈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최씨가 그동안 원 선교사에게 보낸 수십통의 이메일에는 가족의 참혹한 삶이 담겨 있다.“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쉼터로 처음 도망간 날,아버지가 칼을 들고 쫓아오던 꿈이 갑자기 떠올라 소스라치게 놀랐다.그냥 다 놓고 쉬고 싶다.”(2003년 4월4일) “‘다 죽이고 나도 죽으면 그뿐’이라는 아버지의 눈빛이 너무 무섭다.”(5월16일) “화장품이 그렇게 고마울 데가 없다.두껍게 바르면 아버지께 엊어맞은 눈밑의 멍이 잘 안보인다.”(7월22일) “‘아버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썼다가 스스로 놀랐다.”(9월29일) “숨이 막혀서 견딜 수가 없다.”(10월9일)….10월 26일 새벽,어머니는 술에 취해 두 딸을 칼로 찌르겠다고 위협하는 남편을 흉기로 살해했다. 원 선교사는 “사건 발생 전 법원이 남편에게 접근금지 처분을 내렸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면서 “남성중심적인 법과 의식이 고쳐지지 않는 한 이런 불행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 사건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사람들의 의식이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씨의 큰딸은 다음달 전문대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 중이다.둘째딸은 지난 연말 대입 수능을 치렀다.이들 자매는 “우선 어머니와 가정을 지키고,앞으로 언젠가,누군가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때가 왔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래도 희망은 역시 가족” 서울 용산구 후암동 전씨의 집 앞에는 쓰레기봉투에 담긴 수북한 담배 꽁초와 빈 소주병이 널려 있었다.몇차례나 거절하다 겨우 말문을 연 전씨는 “아직도 내가 딸을 왜 죽여야만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느냐.”면서 “더 이상 세간에 오르내리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떨궜다. 전씨는 “5년 넘게 딸아이 옆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던 아내는 몸과 마음이 모두 만신창이가 돼버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퀭한 전씨의 얼굴에는어느새 눈물이 고였다. 지난 98년 15살의 딸은 경추탈골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택시운전을 그만두고 집까지 팔아 2억여원을 치료비로 쏟았지만,딸은 회복될 가능성이 없었고 빚만 1억원 가까이 지게 됐다.지난해 10월 12일 전씨는 딸의 인공호흡기 전원을 직접 껐다. 전씨는 기자와 헤어지면서 “가족을 죽여야만 했던 심경을 어떻게 얘기한들 세상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가정을 지키는 일”이라고 되뇌었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whoami@
  • “의리·진실 사이 고민”강삼재, 安風항소심서 피력

    “진실을 밝히든지,감옥행을 자처하든지 머지않아 결정하겠습니다.조금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지난 96년 4월 15대 총선 당시 안기부 예산 940억원을 선거자금으로 전용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강삼재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항소심 4차 공판에 참석,침통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정인봉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강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고 발표한 지 4일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노영보) 심리로 열린 이날 ‘안풍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최근 심경을 밝혀 달라.”는 이정락 변호인의 요청에 강 의원은 심호흡을 한 차례 한 뒤 “언론에 기사가 나간 뒤 잠 한숨 못자고 있다.”면서 “삶을 포기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에서 유죄를 받은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그 당시 모든 것을 안고 감옥에 가겠다고 결심했다.내가 아는 비밀을 무덤까지 갖고 가기로 각오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그러나 인간적 의리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왜곡,국민과 역사 앞에 커다란 배신행위를 한다는 생각에 한편으로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두 손을 맞잡은 채 한숨을 거듭 내쉰 강 의원은 “수만가지 생각이 교차해 정신적 공황상태를 겪고 있다.”면서 “정리할 시간을 주면 진실을 밝힐지,스스로 감옥행을 자처할지 여부를 머지않아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2년8개월 동안 진행된 1심 재판부에서 굳게 입을 닫았던 강 의원의 태도가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강 의원은 1심에서 징역 4년,추징금 731억원을 선고받았다. 변호인단이 “다음기일에 밝힐 수 있느냐.”고 재차 묻자 강 의원은 “조속한 시기에 심경을 정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재판부는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사실을 진술해야 한다.”면서 “개인적 의리 때문에 역사적 진술과 정치 발전을 외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정 변호사가 언론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겠다는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사전교감설’을 일축했다.또 “당시 정치자금으로 940억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안기부 예산인지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는 정인봉 변호사는 물론 한나라당 홍준표·이주영 의원 등 7명이 변호인으로 출석했다.방청객 50여명이 법정을 가득 채웠다.공판시작 10분전,카메라 세례 속에서 법정에 출석한 강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법정에서 뵙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했다.재판이 시작되기 전엔 눈을 감은 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정은주기자 ejung@
  • [씨줄날줄] 배신자

    미국의 폴 오닐 전 재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을 혹평한 책 ‘충성의 대가’가 미국 서점가에서 인기몰이 중이다.그는 입각 2년 만에 부시와의 불화로 물러난 인물.오닐은 방송에 나와 부시를 “산만하기 짝이 없고 국정지식이 전무한 인물”“각료회의 때는 여러 귀머거리들에 둘러싸인 한 명의 장님” 등으로 혹평,부시 행정부 각료출신 중 첫 ‘배신자’가 됐다.오죽하면 배신을 했을까.책 제목이 시사하듯 그는 배신의 탓을 충성에 제대로 보답 않은 옛 주군의 허물로 돌린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개혁 거부 집단으로 지칭,민주당이 발칵 뒤집혔다.회견 날 밤 긴급소집된 상임중앙위회의에서 김경재 의원은 노 대통령을 가리켜 “5000년 역사에서 최악의 배신자”로 낙인찍었다.어제는 민주당 지도부·당직자 100여명이 청와대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배신자’노래까지 부르려다 참았다고 하니 그 배신감의 강도가 짐작이 간다. 우리에게는 봄·여름·가을·겨울 외에 선거철이면 돌아오는 ‘배신의 계절’이 하나 더 있다.지난 연말 김혁규 당시 경남도지사가 열린우리당으로 가기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하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게 배신자”라며 YS다운 일갈을 했다.지금은 강삼재 의원이 변호인을 통해 안풍(安風) 돈을 YS한테 직접 받았다고 밝혀 YS가 코너에 몰렸다.만약 강 의원까지 배신자 대열에 동참할 경우 YS는 또 무슨 촌평을 내놓을까.정치 배신 드라마의 최고 히트작은 1987년 대선 때 DJ경호원 출신 함윤식씨가 쓴 ‘동교동 24시’.함씨는 DJ를 묵사발로 만든 이 책을 냄으로써 그와의 오랜 인연을 배신으로 마감했다. 배신을 하든 당하든 괴로운 심사는 대차 없는 게 인생사.공천물갈이 파동으로 홍역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노래방을 찾아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를 부른 데도 이런 고뇌가 묻어난다.어찌 정치판뿐일까. 모든 인간관계에는 신뢰가 기본.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를 어기고 끝이 좋기는 힘든 모양.영국의 한 의사가 215명의 환자를 살해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는데 당시 그에게는 살인죄 외에 ‘환자와의 신뢰를 배신한 죄’가 추가 적용됐다.그 영국의사가 최근 감옥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고 외신이 전한다. 이기동 논설위원
  • [문화마당] 말의 위험과 위엄

    말을 가장 잘 다룰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들이 바로 시인들이다.그래서 사람들은 최상급의 시인을 두고 ‘언어의 연금술사’니 ‘부족 방언의 요술사’니 하는 애칭을 붙여왔던 것이다.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말에 대하여 절망한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시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자신이 경험한 눈부신 시적 순간을,남루하고 불완전한 언어로 표현해야 할 때,그들은 말의 왜소함을 얼마나 절실하게 느꼈을까.하지만 그 절망을 불가피하게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시’이니,‘시’는 말하자면 언어에 대한 절망을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역설적 양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나 석가모니도 언어에 절망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그들은 생전에 단 한 줄의 글도 세상에 남기지 않았으며,그들의 언어는 오직 제자들의 기억과 후술(後述)의 형식으로 전승되었다. 천국의 비밀을 알려달라는 제자들에게 시종일관 비유로 가르친 예수나 불립문자(不立文字)의 경지만이 진리를 예시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남긴 석가의 언어관은,그 어떤 진리도 말로는 표현될수 없다는 생각에 토대를 둔 것이다.오래 전부터 중국에서도 ‘도를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다(道可道 非常道)’라고 하여 진리의 완전성과 언어의 불완전성을 대비적으로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언어의 불완전성에 대한 이런저런 사례들은,역설적으로 언어의 적절하고 창조적인 사용에 대해 재차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다.말하자면 적절하고 창조적인 언어를 통한 세계 인식과 자기 표현이야말로,언어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의 사회성을 효율적으로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인 것이다. 집권 첫 해를 보낸 노무현 대통령.한 해 내내 그의 ‘언어’를 둘러싼 여러 반응들이 이어졌다.대개는 거침없는 직설적 언어와 부적절한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다.모든 말에는 말을 가능케 하는 상황과 전체 맥락이 있는데,일부 언론에서는 그 말의 맥락은 도외시한 채 특정 표현이 갖는 위화감만 강조하기도 하였다.하지만 우리는 노 대통령 스스로 말의 위엄을 방기한 측면이 훨씬 강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말은 반대 세력의 집요한공격의 대상이 되었고,국민들에게는 불안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많은 국민들은 최고 집권자의 언어로는 부적절하다면서 실망감을 표현하였고,심지어는 언어의 부적절함을 국정수행 능력의 부족으로 등가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말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그것은 쿠데타도 아니고 반대 세력을 감옥에 집어넣는 초법적 권위를 누리지도 않는다.말은 그저 스스로 위험과 위엄을 동시에 갖는 상징 권력일 뿐이다.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말은 필연적으로 오해를 낳게 마련이고 스스로 적절성을 지키지 않으면 희화화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말의 이러한 불가피한 속성을 노 대통령이 인지하고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은,꼭 필자가 언어에 관한 보수주의라서가 아닐 것이다. 대통령 스스로도 그동안 편하게 보이려고 해서 생긴 현상이고 앞으로는 좀 더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만큼,새해에는 그의 말이 가지는 특유의 진솔성과 대통령이라는 공인이 지니는 위엄이 균형을 이루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럴 때 말이 가지는 위험은 줄어들고 위엄(위엄과 권위주의는 다르다!)은 지켜질 것이다. 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
  • [씨줄날줄] 인생유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피지 출신으로 지난해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비제이 싱(41)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인생을 살았다.어린 시절 부친한테서 배운 골프를 밑천삼아 17세때 호주 투어에 입문했으나 참담한 실패만 거듭했다.21세때 마침내 말레이시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기반을 잡는 듯했으나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스코어 조작사건으로 투어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대회 출전 길이 막힌 그는 클럽 프로,떠돌이 프로로 전전하다가 4년만에 유럽 투어에 데뷔한 뒤 1993년 마침내 대망의 미국 PGA에 합류했다.데뷔 첫해 신인왕에 오르는 등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에게도 암울했던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축구 스타의 어머니 안모씨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 미혼모,식당·다방 종업원,끝내는 도박과 사채의 수렁에 빠졌다가 쇠고랑을 차고서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얼마 전에는 23번에 걸쳐 31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75세 노인이 또다시 소매치기를 하다가 붙잡혔다.비제이 싱이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온 경우라면,안씨는 천당에서 지옥으로,노인은 평생 지옥의 주변을 맴돈 경우라고 하겠다. 그래서 인생은 돌고 돈다고 했는지 모르겠다.어떤 이는 인생유전(人生流轉)의 원인을 오욕칠정에서 찾기도 하고,팔자소관이라고도 한다.인생유전이 소설과 영화의 주요 테마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인생유전에는 진한 감동과 코 끝을 찡하게 하는 아픔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한결같이 ‘기구한’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 것을 보면 성공하는 인생유전보다 실패하는 인생유전이 훨씬 많다는 뜻이리라. 촉망받던 증시 분석가에서 강도·강간범으로 전락한 한모씨의 사례도 여기에 해당된다.11년 옥살이한 뒤 주식투자로 20억원을 모으고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이름까지 날렸지만 불과 3년만에 10억원의 빚만 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기회가 찾아왔을 때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후 전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향하더니 새해 들어서는 금배지들이 무더기로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이들의 운명은 인생유전이라기보다는 자업자득에 가깝다.감동이나 아픔 대신 탐욕의 악취만 풍길 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서울광장]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교훈

    요사이 정치인들은 죽을 맛일 거다.겉으로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바늘방석 같을 것이고,안으로는 도대체 물러나야 할지 말지 몰라 답답할 노릇일 거다.왜 그런지 물어볼 필요는 없다.최근 시민들 대다수가 “정치인들을 싹 갈아치웠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지금 우리 정치의 현주소가 정말 답답한 것일까.차떼기로 뭉칫돈을 나르고,깨끗한 이미지로 당선됐다는 대통령의 측근들이 온통 감옥에 갔는데도 그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국회의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가는 족족 영어의 몸으로 전락한다.경제는 엉망진창이고,살아있는 기업 총수는 물론 죽었다던 기업 총수까지 불법 비자금 드라마에 등장하고 있다.국민들이 믿고 기대야 할 곳은 나라살림을 이끌어 가는 정치와 경제,그 지도층일 것이다.그런데 이들 지도층이 모두 썩어 문드러졌다면 답답한 노릇이다.희망이 없다.그래서 모두 싹 갈아치웠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지난해 대학교수들이 한 해의 사회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우왕좌왕(右往左往)’을 꼽았다.다음 순으로는 ‘점입가경’ ‘이전투구’ ‘지리멸렬’ ‘아수라장’이었다.교수라는 지식인 그룹조차 우리 정치와 사회상을 더 이상 비유할 단어가 없을 정도의 웃음거리로 생각하는지 섬뜩할 뿐이다. 하지만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을 것이다.다소 희망도 보이는 것 같다.한나라당의 오세훈 의원 등 20명이 넘는 의원들이 정치판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열린우리당의 설송웅 의원과 민주당의 장태완 의원도 가세했다.떠나는 이유도 가지각색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따른다는 데는 목소리를 같이하고 있다. 설송웅 의원은 “역사의 수레바퀴가 쉼없이 굴러가는데도 아직도 팔을 벌려 앞을 막아서는 사마귀를 보는 처연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기도 했다.남은 사람들은 적어도 시대의 흐름도 모르는 사마귀이거나,사마귀 비슷한 부류로 전락할 것 같지 않은가.스스로 사마귀라고 느끼든,아니라고 느끼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다만 사마귀라고 느낀다면 물러날 것이고,사마귀가 아니라면 앞으로 사마귀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게 변화이고,그나마 정치권을 바라보는 희망일 것이다. 때마침 노무현 대통령이 의미심장한 고사성어를 하나 제시했다.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직원들에게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예로 들며 분발을 촉구했다고 한다.우공이산이란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이다.90세에 가까운 우공이란 사람이 산이 가로막혀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덜고자 자식들과 의논해 산을 옮기기로 했다.흙을 운반하는 데 한 번 왕복에 1년이나 걸렸다.이것을 본 친구가 웃으며 만류하자 우공이 “나는 늙었지만 나에게는 자식도 있고 손자도 있다.그 손자는 또 자식을 낳아 자자손손 한없이 대를 잇겠지만 산은 더 불어나는 일이 없지 않은가.그러니 언젠가는 평평하게 될 날이 오겠지.”하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재신임이니,10분의1이니 하는 충격 발언으로 분란만 부추기던 대통령이 모처럼 듬직한 발언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할 거의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써 ‘우공이산’과 ‘당랑거철’의 교훈을 실천하는 것이다.우공이 망태기로 흙을 나르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그래서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격세지감(隔世之感)’ ‘고진감래(苦盡甘來)’ ‘전화위복(轉禍爲福)’과 같은 사자성어들이 불쑥 솟아났으면 좋겠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한나라 “나 떨고 있니?”/구속 김영일 前총장 입 걱정 ‘검찰 돈 출구조사’ 초긴장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한여름,한나라당은 혹독한 겨울.”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11일 여야의 정치계절을 이렇게 구분지었다.그러면서 “군사독재 시절에도 야당이 혹독한 겨울을 맞으면 독재정권 역시 이른 봄 한기속에 같이 있었다.”고 개탄했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어쩌자고 이런 정치계절을 만들어냈는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홍 총무의 이날 기자간담회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형평성에 집중됐다.그는 “4대 그룹이 한나라당에 500억원을 줬다고 자백하고,노 캠프엔 단 한푼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라며 꼬집었다.이어 “정부는 성역 없는 수사라고 얘기하지만 노 캠프는 성역으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따라서 “어떤 결과도 국민들을 설득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홍총무 수사 형평성 집중 제기 이런 ‘넋두리’는 한나라당의 위기를 상징한다.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때 사무총장을 맡은 김영일 의원이 구속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검찰이 ‘출구조사’란 이름으로 전 지구당을 뒤질까봐 한나라당은 초긴장하고 있다.총선에서 발목이 묶이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최병렬 대표는 “검찰이 김영일 의원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우리당에 대한 검찰의 출구조사가 본격화돼 총선이 매우 어렵게 된다.”고 우려했다.게다가 김 의원이 입을 열 가능성도 걱정되는 대목이다.이상득 사무총장은 “김 의원이 굳게 입을 다물겠다고 다짐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하지만 어느 누구도 장담못할 일이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인사는 “대선자금의 큰건은 다 터졌다.”고 말했다.더 이상의 큰 ‘악재’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또다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불거질지 모르는 형편이다. 한나라당은 위기 타개책으로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키로 했다.강금실 법무부 장관 등을 상대로 편파수사를 집중 추궁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위기타개책으로 1월국회 추진 홍 총무는 “국회 소집을 하더라도 방탄국회를 연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정권이 감옥에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웬만큼 처리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그러나 단독국회 소집에는 난색을 표시했다.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자민련 김학원 총무와 상의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도 물고 늘어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박진 대변인은 “썬앤문게이트의 몸통이 노 대통령임이 밝혀졌지만 비리핵심인 노 캠프의 감세청탁 95억원 수수 여부는 어둠속에 가려져 있다.”며 “특검은 노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 낱낱이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 [씨줄날줄] 용서

    미국 스탠퍼드대에 용서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좌가 있다.강좌이름은 ‘과거경험 치유(Healing Our Past Experience)’의 머리글자를 딴 HOPE.1999년 여름 북아일랜드 30년 내전에서 부모,형제자매,애인을 잃은 남녀 십여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게 시발점이 됐다. 90분 수업으로 일주일에 한번 6주간 계속되는데 지금은 참가자가 300명 가까이로 늘었다.분노를 삭이는 과정,상대를 용서하는 과정이 단계별로 체계화돼 있는데 교육효과가 매우 높다고 한다.설립자인 프레드 러스킨교수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 자신을 위해서 용서가 필요한 것임을 강조한다.분노를 품고 살아간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년만에 열린 재심법정에서 당시 자신에게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가한 신군부를 “인간적으로 원망하지 않고 마음으로나 종교적으로 용서했다.”고 말했다.캄캄한 지하실에서 욕설과 고문을 당했고 함께 구금된 민주인사들이 바로 옆방에서 지르는 비명소리를들어야 했다고 그는 말했다.그 분노가 오죽했을까.하지만 팔순의 그는 용서하는 길을 택했다.그들을 질타하는 어떤 웅변보다도 더 값진 용서다. 용서의 전범을 보인 이로 교황을 빼놓을 수 없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성베드로광장에서 자신을 저격한 터키청년 알리 아그자를 감옥으로 찾아가 그를 용서하고 당국에 그의 사면까지 청했다.나치의 만행을 묵인한 죄,십자군전쟁으로 이교도를 탄압한 교회의 죄를 참회한 데는 용서를 구함으로써 상대의 분노를 덜어주려는 배려가 담겨있다. 반면 세밑 이승을 떠난 허주(虛舟)김윤환은 자신을 내친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고 화를 키워 스스로에 해가 된 경우일 것.그가 진작 스탠퍼드대의 HOPE강좌를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물론 세상에는 쉽게 용서되지 않는 죄목도 있다.힐러리는 자서전에서 남편 클린턴이 르윈스키와의 부정을 털어놓을 때 “그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힐러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를 용서한다는 말은 자서전 어디에도 쓰지 않았다. 이기동 논설위원
  • “이젠 겁나 ‘사라’ 같은 작품 안쓸것”/소설 ‘별것도 아닌 인생이’ 출간준비 마광수 교수

    “제겐 이번 겨울방학이 제2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라고나 할까요.” 1993년 ‘즐거운 사라’의 유죄판결로 교수직 직위해제,2000년 6월 재임용과정에서의 탈락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난해 9월 연세대 강단에 다시 선 마광수(53) 교수는 오랜만에 방학을 맞아 ‘회한’과 ‘욕심’에 빠져 있다. 9일 오후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 근처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그는 93년부터 10년 세월 동안 한 ‘여자’를 잘못 만나 지독하게도 엉망진창이었다고 회고했다.92년 섹스에 당돌한 여인 ‘즐거운 사라’가 갑자기 나타나 금쪽같다던 40대의 삶을 홀라당 빼앗아갔다.감옥과 법정에 오가는 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죽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즐거운 사라’에 대한 애정의 강도는 여전히 식지 않았다.갇혀 있는 성 담론은 해방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하지만 더 이상 ‘즐거운 사라’처럼 법적 논란을 야기할 작품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왜냐하면 너무 겁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에겐 새로운 의욕이 꿈틀거리고 있다.2년전 모일간지에 게재했던 ‘별것도 아닌 인생이’를 꼼꼼히 손질하고 있다.올 상반기중 출간해 볼 생각이다.이와 동시에 논문준비를 위해 ‘한용운의 마조키즘’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또 새학기가 되면 학생들과 자주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지난 학기에는 ‘문예사조사’ 한 과목으로 일주일에 3시간만 강단에 섰지만 새학기부터는 ‘연극의 이해’‘동서문학강독’ 등 3개의 과목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그는 81살 노모 때문에 되도록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간혹 우편배달원이 갖다주는 팬레터가 유일한 집안의 친구다.그러다가 오랜 친구이자 화가인 이목일씨가 부르면 총알 같이 나가 신촌이나 대학로에서 술잔을 거푸 들이킨다.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꿀맛 같은 순간이다. 마 교수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노후대책.직장이야 65살까지 보장돼 있지만 늙었을 때 같이 말동무라도 해줄 여자친구가 없다.함께 살며 손잡고 운동도 하고 영화도 보고….그러면서 이혼한 것이 너무 후회스럽단다.그저 착하고 말벗만 해줄 수 있는 여자라면 감지덕지라고 말했다.자신의 글처럼 인생이 별 것이냐며…. 김문기자 km@
  • [정동주 역사문학 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3)한국인을 사랑한 사람, 무어 목사

    “대황제 폐하께,나 새뮤얼 무어는 미국의 시민으로서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느님으로부터 사명을 받아 주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입니다.만약에 황제폐하께서 폐하의 신하들과 함께 이 말씀을 듣기를 원하신다면 저를 불러주시길 황송한 마음으로 바라옵니다.” 한글로 적힌 이 편지는 겉봉에다 ‘코리아의 황제,서울시(The Emperor of Korea,City)’라 적고 그 안에 넣어져 우체통에 있었다. 이 편지는 고종황제께 전달되지 않고 내무부 관리의 손에 들어갔다.그 관리는 편지를 보낸 이가 그즈음 한창 한국의 백정(白丁)들에게 설교하는 일로하여 미국선교단과 서울 주재 외교관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새뮤얼 무어라는 사람임을 알았다.그 관리가 보기에 무어 목사는 불손하기 그지없었다.감히 일개 외국선교사가 사사로이 고종황제에게 편지질을 한 것은 크게 비난받을 무례한 짓이라는 공식 불평과 함께 그 편지를 미국 공사 알렌(H,N,Allen)에게 다시 보냈다. ●“무어는 정신이 건전치 못한 사람 같다” 편지 겉봉의 수신인은 ‘코리아의 황제’,수신인의 주소를 ‘서울(City)’이라고 적은 것은 우습기도 하고 기발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 편지를 검토한 알렌 공사는 미 국무부에 보낸 공문서에서 “이런 겉잡을 수 없고 무례한 선교사는 공사관 영창에 가둬야 옳다.”고 했다.그의 어머니께 보낸 편지에서는 “무어라는 괴짜 선교사 한 사람을 감금시키겠다고 협박할수밖에 없다.”고 했으며,미국 북장로교 해외선교부 총무 엘린우드(Ellinwood)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무어 목사는 가장 어렵고 귀찮은 사람이며 내가 언젠가 그를 ‘미친인간’으로 보지 않으리라 장담 못하지만 그의 행동은 분명 ‘정신이 건전치 못한 사람’같다.”고 썼다. 또한 “무어 목사가 고종황제를 만나겠다는 것은 그의 백정들(his butchers)을 인정받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며,‘정신 상태가 건전한 사람’으로 인정할 수가 없어서 공사관에 관계된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해버렸다.”고 하면서 “선교사들의 보호뿐만 아니라 무어 목사같은 괴짜들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선교사 거류지를 차라리 부산,인천,원산과 같은 개항지로제한하는 것이 좋겠다.”고 까지 썼다. 알렌 공사는 1900년 가을 평양에서 열린 장로교 선교사들의 연례회의에서,앞으로 무어 목사가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알렌 공사의 모든 명령에 순종하고 재한 미국인 거류민으로서 어울리는 행동을 하겠다는 서약을 받도록 했다.그리고 이같은 사실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는 회의록을 미국공사관에 전달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무어 목사는 이 통고를 받은 뒤 몹시 괴로워하다가 “내가 미국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하여 너무 추상적으로 생각하여 나의 상관에게 매우 버릇없이 말했음을 깨닫지 못했었다.”는 사과편지를 알렌 공사에게 보내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지을 수 있었다. 알렌 공사의 말대로라면 “무식한 토박이 글쟁이가 썼기 때문에 무례한 글”이었으나 무어 목사는,“그 편지는 지도를 받아 가장 존대하는 말로 썼으며,편지 겉봉의 표기가 잘못되어서 불손하다는 항의를 받게 되었다면 그것은 본의가 아니고 이 나라의 관례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며,불손한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다만 황제폐하와 그가 다스리시는 나라의 현재와 영원한 복락을 염원해서 쓴 것이었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비단 이 사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천민 계급의 대명사이자 가장 탄압받고 사는 백정들에게 기독교를 통하여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 참뜻을 깨닫게 하기 위한 선교활동으로 인하여 알렌 공사와 무어 목사 사이에는 비난과 해명의 편지가 여러 차례 오고 갔다. ●1900년 서울 외교관들 화제의 주인공 무어 목사는 참기 어려운 마음의 괴로움을 선교본부 엘린우드 총무에게 편지로 토로했다.“나와 같은 사람을 파괴시키기 위해 알렌은 그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느껴집니다.나는 지금까지 누구를 증오한다는 것이 어떤 심정인지를 알지 못했습니다.…알렌에게 품었던 미워하는 감정은 몇 주간이었고,그 폭풍은 벌써 지나가버렸습니다.아마 누군가가 특별히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1900년 한해 내내 서울의 외교관들 사이에서 단연코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던 무어 목사는 그때 40세였다. 새뮤얼 무어(Samuel F.Moore,한국 이름 모삼열·牟三悅)는 1860년에 태어나서 1906년에 이 세상을 떠났다.그가 한국에 온 것은 1892년 9월19일 제물포를 통해서였다.시카고 부근 그랜드 리지(Grand Ridge)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1889년 몬타나대학(College of Montana,현재 이름은 RoCky Mountain College)을 마치고,매코믹신학교(MCcormick Theological Seminary)에 입학하여 1892년 봄에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남다른 소명의식을 갖고 있었던 그는 대학시절 학교 근처 감옥의 죄수들을 찾아다니면서 인간답게 사는 길을 열렬하게 외쳤고,신학교 시절에는 경찰서 유치장의 죄수들을 찾아다니며 인간의 행복에 대해 설교하기도 했다.그해 9월 로즈 엘리(Rose Elly)와 결혼하여 미국 북장로 선교사가 되어 두 달 뒤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왔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까지 15년동안 한국에 살면서 아들 셋,딸 하나를 모두 한국땅에서 낳아 길렀다.딸은 무어 목사가 세상을 떠날 때 아내의 복중에 있어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그는 죽은 뒤에도 한국땅에 묻혀서 우리와 함께 살지만,그가 떠난지 10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한국인은 그토록 그가 차별받은 사람들을 붙들고 절규했던 인간평등과 사랑을 많이 잊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리 스스로에게 되묻고 싶다. ●3년만에 한국말로 완벽하게 설교 그는 한국에 온 뒤 빨리 한국말을 익히기 위하여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그 당시 선교사들은 정동이나 연동에 모여 살았다.신변의 안전과 가정생활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무어 목사는 한국인 마을에서 서민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다.빼어난 언어감각으로 한국이 온지 반년이 채 못지나서 한국말로 주기도문을 유창하게 외웠고,간단한 기도는 거뜬히 할 수 있었다. 3년 뒤 그는 수원의 한 교회에서 한국말로 설교를 했는데 너무나 완벽하게 한국 서민이 사용하는 말로 교인들을 감동시킨 나머지 한 교인이 미국에서도 목사들이 한국말을 쓰는지 묻는 바람에 크게 웃은 일이 있었다. 한국사람이 양복만 입은 것 같다는 한국인들의 그에 대한 칭찬은 그의 한국말 솜씨가 얼마나 자연스러웠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의 생활 대부분이 한국인들과의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 그의 말은 서민들의 생활언어여서 서민이라면 누구하고도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 그즈음 미국의 선교사위원회에서는 선교활동을 돕기위하여 선교사들에게 ‘한국어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었다.그런데 그토록 한국말을 잘하는 무어 목사는 그 시험에서 늘 낙제점수를 받았다.이유는 사뭇 엉뚱했다.그 시험에서는 서울 양반계층들이 사용하는 유식하고 고급스러운 말들만 물었기 때문에 무어 목사가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던 것이다.선교위원회에서는 무어 목사에게 양반의 고급 교양어를 배우도록 권고했다.무어 목사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민중을 가르치려면 민중과 호흡해야 자신이 최선을 다해 섬기고 싶은 것은 평범하고 진실된 한국 서민들이며,그들을 위하는 길은 양반들의 고급스러운 말을 이용한 성경운동 보다는 그들의 가난하고 낮은 삶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그들의 마음이 되어서 그들의 눈과 가슴으로 인간이 평등해야 하는 까닭을 설명했다.자유를누리기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그들의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 보다 현명한 것은 없다고 했다. 감리교의 초기 선교사였던 아펜젤러(H.G.Appenzeller) 목사는 어느날 무어 목사가 어느 교회앞 길거리에서 많은 한국인들에게 한국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전도하는 것을 보고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기도 하다. 그는 민중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민중의 습속을 생활하면서 민중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다.이런 그의 진지하고 애정어린 태도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갖게 했고,향기롭게 새겨진 그의 인상은 오래도록 가슴에 살아남아 있다. 그의 집은 늘 한국 서민들로 북적거렸고,항상 그는 길거리에서 서민들을 만나 세상사는 얘기를 주고 받았다.예수를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조금도 차별하지 않고 좋은 이웃이 되려고 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그의 집을 인의예지가(仁義禮智家)라 칭송했다. 오늘,같은 한국인이면서 한국인을 차별하는 저 천하에 몹쓸 지연,학연,혈연이 만든 질병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무어 목사를 그리워한다.
  • ‘방탄국회 종료’ 해당의원 입장/“소환땐 당당 출두” 애써 의연

    임시국회 종료일이 8일로 다가오자 체포동의안 부결로 한시름 덜었던 의원들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일부는 연락이 끊겼으나,일부는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애써 의연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사전체포영장 재발부 대상 ‘0순위’로 꼽히는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변호인단과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이후에는 지난 연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기 전과 마찬가지로 잠적할 것으로 알려졌다.긴급체포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나라당 김영일 전 총장은 ‘체포될 경우 당이 심각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인단과 대책논의 분주 자신이 운영하는 대학에서 교비 10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같은 당 박재욱 의원도 영장발부에 대비,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명환·박주천 의원은 “검찰에서 당당하게 수사받겠다.”고 하고 있으나,선별적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될 경우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굿모닝시티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됐던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측은 “9일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지역구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정 의원의 측근은 “아직 검찰이 새로 영장을 청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뭐라고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소개했다. ● “선별체포 난 빠질것” 기대도 군납 비리와 관련,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우리당 천용택 의원측은 “지금까지 수사를 한번도 회피한 적이 없으며,앞으로도 만일 검찰이 소환하거나 영장을 발부할 경우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징계론에 대해서는 “사건의 정확한 진상도 모르면서 징계 운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카지노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진 의원측은 “만일 영장이 청구되면 당당히 임하겠다.”고 밝혔다.당내 징계에 대해서는 “그동안 워낙 많이 얻어맞아서 더 이상 뭐라고 말하기도 힘들다.”고 곤혹스러워했다. 나라종금 사건과 관련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검찰이)잡으러 온다면 집에서기다릴 것이며,지난해 8월30일 국회가 안 열렸을 때도 집에서 기다렸다.”면서 거리낄 게 없다는 표정이다.그러면서도 “검찰의 양식에 맡기겠다.”며 내심 선별 체포에서 제외되기를 기대했다. ● “감옥서라도 선거 치르겠다” 고 정몽헌 회장의 국감증인 제외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같은 당 이훈평 의원도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도망을 가겠느냐.”면서 “구속영장을 치면 실질심사를 받고,형무소에 보내면 들어가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선거를 밖에서 치르든 감옥에서 치르든 상관 없다.차라리 감옥에서 치르면 돈이 덜 든다.”며 검찰 체포설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등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지운 박정경기자 jj@
  • 쉬어가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다 안타(4256안타) 기록을 세우고도 도박 혐의로 영구 제명된 ‘안타왕’ 피트 로즈(사진)의 자서전 내용이 6일 공개됐다.로즈는 9일 발간될 ‘창살없는 감옥’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신시내티 레즈 감독이던 지난 1987년부터 경기 결과를 놓고 도박을 했다고 인정한 뒤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로즈는 이같은 혐의로 89년 영구제명됐지만 14년 동안 결백을 주장했으며,97년에는 복권 탄원서를 냈지만 거부당했다.
  • ‘딘’ 성토장 된 美민주 후보토론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전이 ‘반(反) 부시’가 아닌 ‘반(反) 딘’의 양상으로 변질됐다.4일 아이오와 존스턴에서 치러진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 부시 행정부를 성토하기보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겨냥한 뼈아픈 말들이 쏟아졌다. 딘 후보가 “왜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어젠다에 끌려다니냐.”고 질타하자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잡아먹듯이 달려들었다.리버맨 후보는 후세인이 생포된 뒤 미국이 더 안전하지 않다는 딘 후보의 발언에 “살인광이자 잔인한 독재자가 권좌보다 감옥에 있는 게 어떻게 안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렸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딘 후보가 오사마 빈 라덴의 유죄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과 관련,“당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딘 후보는 빈 라덴이 9·11테러에 책임이 있지만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유죄를 단정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정치생명을 건 미주리 출신의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은 노동문제를 거론했다.“하워드 당신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지지했고 중국과의 협정에도 찬성했다.이같은 협정으로 노동자들이 얼마만큼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지 아느냐.”고 질타했다.노조의 후광을 업은 그로서는 딘 후보가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 점을 강조해야 했다. 리버맨 후보도 보호무역의 벽을 쌓는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원의 극단주의를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딘 후보와 부시 대통령을 한통속으로 몰았다.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딘 후보가 중산층의 세금부담을 덜어줄려는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청중이 딘 후보에게 “당신은 미국의 적보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노여움이 더 큰 게 아니냐.”고 묻자 딘 후보는 “노여움이 아닌 희망에 근거해 경선에 나섰다.”고 즉답을 피했다.대신 다른 후보들에게 “최종 승리자를 지지할 것을 다짐하느냐.”고 질문,동의를 얻는 등 선두주자로서의 여유를 보였다. 반면 딘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딘 후보만 즉각 손을 들었을 뿐 나머지는 ‘노’라는 표정을 지었다.이날 토론회에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과 인권운동가 알 사프턴 목사는 참석하지 않았다.한편 공화당 전국위원회 에드 길레스피 의장은 “이처럼 비열하고 신랄하며 상호 반감을 가진 민주당 경선은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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