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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맑은 얼굴 맑은 눈/ 비 온 뒤라면 무지개 걸려/ 그러나 독재나 어떤 잔재 따위에는/ 진흙탕 싸움을 사양할 수 없다/ 그 아들은 한국 천주교회의 앞에서/ 지(知)와 신앙으로 집을 지었다/ 그는 도시의 신부다(고은 시인의 ‘만인보’ 중 ‘함세웅’ 편의 일부)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아우구스티노. 1970~1980년대 불끈 쥔 주먹으로 독재에 맞서면서도 늘 기품을 잃지 않았던 그를 고은은 ‘도시의 신부’라고 불렀다. 서슬 퍼런 박정희 유신 정국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1974년)을 만들어 박종철군 고문 사망(1987년), 삼성 비자금 조성(2007년) 등 묻혀 있던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며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친 그였지만 이름 앞에 ‘명사’(名士)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영 어색하다고 했다. 겸허함을 지켜야 할 사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거북하다고도 했다. 나이 일흔이 넘도록 흔한 회고록 한 권 내지 않은 이유다. 함 신부는 지난해 8월 사제 생활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인권의학연구소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주 월요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국미사에 참석하는 등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함 신부를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인권의학연구소에서 만났다. 함 신부는 광복을 3년 앞둔 1942년 6월 서울의 용산구 원효로에서 태어났다. 유교적 가풍 때문에 가족 중에 가톨릭 신자는 없었지만 집 근처에 천주학당(현 성심여고)이 있어 가톨릭과 서양 문화를 자연스레 접했다. 여덟 살 되던 1950년 6·25가 터졌다. 소년 함세웅은 전쟁의 참상을 바라보며 어렴풋하게나마 신앙에 눈을 떴다. “어느날 집 앞에서 놀고 있는데 쾅 하는 굉음이 나는 거예요. 한낮인데 하늘이 시커매. 나중에 들었는데 B29 폭격기들이 한강 임시다리를 폭파하는 소리였대요. 너무 놀라 친구들과 어디로 우르르 몰려갔는데 거기가 성모병원이었어요.” 병원은 아비규환이었다. 피 칠갑을 한 환자들이 신음하고 있었고 수녀들이 그들을 간호하고 있었다. 인간의 탐욕이 빚은 전쟁, 그 속에서 생사의 경계에 섰던 사람들을 지켜본 경험은 그의 첫 종교적 체험이었다. 그때부터 가톨릭 신자가 됐다. “평범한 신자였던 제가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성당에서 복사(천주교 미사 때 신부를 돕는 신자)로 활동했는데 그해 11월 2일 위령의 날 신부님과 함께 서울 잠원동, 논현동 일대의 공동묘지를 찾게 됐지요. 너른 터에 빼곡히 들어선 묘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아, 누구나 다 이렇게 묘소에서 끝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6·25와 공동묘지의 체험이 겹쳐 결국 사제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셈이지요.” ‘천국에 온 것 같았다’는 회고처럼 신학교 생활은 그에게 더없이 잘 맞았다. 4·19 혁명이 전국을 휩쓴 1960년 가톨릭대에 입학한 그는 2학년을 마치고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헌병으로 차출됐어요. 이야, 이제부터 폼나게 군대생활 좀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요. 하지만 제가 배치된 곳이 부산과 광주(경기)의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였어요. 그곳에서 군생활을 꼬박 2년간 했지요.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체험한 첫번째 모순의 사회였어요. 불합리한 일상을 겪으면서도 낙오하지 않으려면 숨죽인 채 순종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박정희 독재를 겪으며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군에서 모순의 사회를 배우고 길들여졌구나’하는 생각에 마음 아팠지요.” 신학 교수의 꿈을 품은 함 신부는 1965년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길에 오른다. 당시는 4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독재와 탄압을 본격화하던 때였다. 햇수로 9년을 로마에 머무는 동안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나라 밖에 있다 보니 3선 개헌, 유신체제 선포, 학생과 민주인사들에 대한 투옥과 고문 등 뉴스를 외려 국내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접할 수 있었어요. 마음 아프고 부끄러웠어요.” 1973년 귀국해 마주친 조국의 첫인상은 낯설었다. 마포대교 등에는 헌병이 총을 들고 서 있었고 서울역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동원한 반공 궐기대회가 수시로 열렸다. 그야말로 병영사회였다. 서울 연희동 성당에서 보좌사제로 있던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결정적 사건이 1973년과 1974년 잇달아 터졌다. 김대중(1924~2009) 납치사건과 지학순(1921~1993) 주교의 구속이었다. 특히 1974년 7월 지 주교가 ‘민청학련 사건’과 ‘유신헌법 무효’ 양심선언으로 15년형을 받자 성난 사제들이 성당 밖으로 뛰쳐나왔다. 함 신부는 이 과정에서 젊은 신부들을 중심으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결성했다. 당시 사제단에 참여했던 문정현(73) 신부는 함 신부에 대해 “타고난 조율가이자 소통가”라고 평가했다. 문 신부는 “대표가 없는데도 사제단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박학하고 판단이 빠른 함 신부 덕이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지 주교의 구속에 대해 “돌이켜보니 은총의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사제들이 사회 참여를 시작하면서 유신체제의 모순에 대해 눈 떴다는 얘기다. 유신독재 타파를 외치며 정권에 맞서던 그는 1976년 3·1 구국선언에 참여했다가 구속됐다. 첫 투옥은 시련이자 기회였다. 서대문 구치소 등에서 1년여 옥고를 치른 그는 “제2의 신학교 생활 같았다”고 했다. 차디찬 감옥에서 자신의 인간 본성을 엿본 웃지 못할 촌극도 있었다.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밤늦게 구치소에 갔는데 교도관이 제 방이라며 안내했어요. 근데 완전히 쓰레기통이야. 그래도 내가 살 방이니 의지를 갖고 아침에 청소를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근데 다 치워놓으니까 교도관이 ‘방 배치를 다시 해야 하니 나오라’는 거예요. 좀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싫다. 살 준비 다했으니 내 방이다’라고 하니까 교도관이 ‘교도소에 내방 네 방이 어디 있느냐’고 해요. 근데 옮겨 보니 새 방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청소 좀 했다고 교도소 방 옮기기 싫어한 제 모습이 참…. 덧없는 소유욕이 드는구나 하는 생각에 혼자 웃었어요.” 함 신부는 교도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꼬박 1년간 재판을 받으며 기도와 독서로 마음을 달랬다. 함 신부가 그 지긋지긋하고 끔찍했던 유신독재의 종말을 목격한 곳도 교도소였다. 1979년 미사를 집전하면서 농민 오원춘이 정보기관에 납치·감금당한 일에 대해 강론하다가 경찰에 연행돼 영등포 교도소로 끌려갔다. 두번째 옥살이가 시작됐다. 그리고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암살됐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박정희 피살 소식을 접하며 성경에 나오는 이집트 노예 해방의 기적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김재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신독재의 핵심을 제거한 일은 높이 평가해야 해요. 그는 1979년 부마항쟁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수습할 정책을 써야 한다고 건의했어요.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경호실장 차지철과 나눈 대화에서 ‘그까짓것 100만~200만명쯤 죽여도 문제 없어. 3·15 부정선거 때 경무대 경호책임자인 곽영주가 발포 명령을 내린 죄로 처형당했는데 내가 발포 명령을 한다면 나를 어떻게 할 거야’라고 했다지요. 김재규는 이 말을 듣고 10·26 의거를 결행했다고 재판에서 진술했죠.” 그는 1970~1980년대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기적과도 같은 민초들의 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제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 받을 때 피로를 못이겨 눈 감고 있었더니 혼자서 저를 감시하고 있던 중정 요원이 ‘신부님, 정신 차리세요. 소신껏 답변하셔야 해요’라며 응원하더군요. 힘이 불끈 솟았지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 옥중에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의 쪽지를 전달한 사람도 이름 없는 양심적인 교도관이었어요. 사도행전을 보면 감옥에서 천사들이 감옥 문을 열어 사도들을 내보내 줬다는 구절이 있잖아요. 그런 기적을 현실에서 체험한 거죠.” 1970년대 함 신부와 함께 군부독재 권력과 싸웠던 이들 중 지금은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다. 이를테면 김지하 시인이나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같은 사람들이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는 시기별로 구별해서 봐야 해요. 인간은 원래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예컨대 김지하 시인도 1970년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던 청년 김지하와 1990년대 이후 현실과 야합한 장년 김지하로 나눠 볼 수 있겠죠. 윤리신학적으로 봐도 사실 선과 악, 천사성과 악마성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거든요. 어느 쪽이 마음속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죠. 일제시대 때 최남선, 이광수 같은 분도 일면으로는 얼마나 훌륭했나요. 변절한 것은 시대적 한계를 넘지 못한 그들의 한계죠.” 함 신부는 잘못된 사회·정치 제도를 바로잡는 데 교회(종교)가 앞장서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왜 하필 교회일까. 그는 “불의 없는 사회를 만들어 사람들이 양심껏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적 인간 구원의 핵심이기 때문에 종교가 사회 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꽤 오래 전의 일화 하나를 끄집어냈다. “1970년대 어느 부활절 때였어요.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 국영기업에 다닌다는 한 40대 신도가 성당에 왔어요. 술에 취했는데 고해성사를 보겠대요. 그러면서 ‘신부님, 어차피 오늘 반성해도 내일 저는 똑같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어요. 그냥 저와 술 한잔 하시고 용서해주세요’하는 거예요. 또 ‘신부님은 세상을 모릅니다. 부정과 타협 안 하면 살 수가 없어요. 집에 노모까지 5명이 사는데 회사 월급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뇌물받아 아래, 위와 나눠 가져야 해요’라고 하더군요. 양심적으로 살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고 그러면 당장 식구들이 굶어 죽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군요.” 함 신부는 당시 30대의 젊은 사제였다. 그 신자에게 ‘그래도 천주교 신자로서 양심껏 사세요’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그 사람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자들이 양심껏 살도록 도우려면 결국 옳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교(政敎) 분리는 사실 폭압자들의 논리예요. 종교의 이름으로 불의에 항거하면 ‘예배당, 불당에 가서 기도나 하세요’하는 식이죠. 성경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세상 한복판에서 세상을 껴안아야 해요.” (하편에서 계속)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티베트는 유토피아라는데 진짜, 진짜, 진짜일까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 정부를 이끌고 있는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티베트. 때묻지 않은 성정의 사람들이 사는 독특한 색채의 불교 국가로 인식되는 티베트는 흔히 샹그릴라로 통칭한다. ‘잃어버린 낙원’과 ‘부처가 다스리는 행복한 땅’ 쯤의 그 샹그릴라는 정말 신비와 순수의 땅일까. 이제 서방세계에서는 티베트학이라는 독립 영역까지 생겨날 만큼 티베트의 종교, 문화는 세계적인 관심사의 하나가 됐다. 대중문화에서도 티베트는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심슨 가족’의 달라이 라마 고속도로며, ‘스타 워즈’에서 이워크가 쓰는 티베트어는 대중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정도이다. 이처럼 ‘티베트’의 세계적인 확산에도 여전히 티베트 자체를 보는 서구의 시각은 엇갈린다. ‘신비의 땅’과 서구문명의 우월적 지위에서 보는 ‘미숙한 고립의 영역’이란 구분이다. ‘샹그릴라의 포로들’(도널드 S 로페즈 주니어 지음, 정희은 옮김, 창비 펴냄)은 그 양쪽에 편승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티베트를 보여준다. 1998년 영어로 발간돼 티베트의 ‘두 얼굴’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도마에 오른 책의 한국어판. 서방세계가 티베트를 신비와 순수의 땅으로 보게 한 대표적 서적인 ‘티베트 사자의 서’며 ‘잃어버린 지평선’과는 사뭇 다르게 티베트 미화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과감하게 파헤치는 구성이 흥미롭다. ‘티베트학의 현대적 고전’이라는 이 책에서 미국 미시간대학교 석좌교수인 저자는 7가지의 키워드로 티베트 사회·역사·문화에 메스를 들이댄다. 이름·책·눈·진언·미술·학문·감옥의 영역 별로 해부한 티베트의 속살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티베트와는 영 딴판이다. 대표적인 예가 티베트 불교 이해의 핵심열쇠라는 마니차를 보는 시각이다. ‘옴 마니 파드메 훔’이 적힌 기도 바퀴를 놓고 흔히 교리 체계·형식이 불분명한 ‘미개한’ 종교란 인식과 ‘신비로운 수행체계’란 시각이 엇갈린다. 그러나 저자는 불교문화권에서 진언은 수행과 교화의 한 방편인데 티베트만의 고유한 것으로 보려는 시도 자체가 환상에 갇힌 결과라고 본다.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도 “불교의 보편화, 티베트의 자유, 전 세계 티베트 애호가들의 유토피아적 염원을 모두 겨냥한 장기전략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객관적인 시선을 보내는 저자. 결국, 그는 책에서 티베트인이 사는, 실재하는 공간으로서의 티베트를 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티베트 역시 전쟁과 패권주의, 정교일치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시간이 있었음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티베트 독립’도 국민의 영적 성취가 아닌, 기본적인 인권, 즉 민족자결권과 문화적·종교적 자유권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3만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경복궁 야간 지킴이로 새 삶 사는 ‘시라소니 이후 최고 주먹’ 방동규 씨

    [김문이 만난사람] 경복궁 야간 지킴이로 새 삶 사는 ‘시라소니 이후 최고 주먹’ 방동규 씨

    “나를 주먹, 건달, 협객, 뭐라고 해도 상관없지만, 그냥 뜨거운 내 인생을 찾아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을 뿐이오.” 이 시대의 낭만 협객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시라소니 이후에 최고의 주먹, 한번에 17명과 맞서 싸운 전설, 백기완, 황석영과 함께 조선의 3대 구라”라고. 본명 방동규, 아니 ‘방 배추’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1935년 개성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각종 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중·고교 시절, 뜻하지 않게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1954년 체육특기생으로 홍익대 법학과에 입학했고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구중서(문학평론가) 등과 함께 나무를 심고 계몽운동을 펼쳤다. 30살에 독일에서의 광부생활, 4년 동안 파리에서의 유랑생활, 양장학교 수업, 중동 파견, 긴급조치와 ‘말지’사건으로 구속수감 등 실로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겪었다. 2006년 경복궁 관람안내 지도위원으로 있다가 잠시 그만둔 뒤 2011년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와 야간지킴이 일을 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낭만 협객이 8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경복궁의 파수꾼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저녁 경복궁에서 방씨를 만나 사진 촬영을 한 다음 인근 막걸리 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등산복 점퍼에다 청바지 차림이었다. 백발이긴 한데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걸음걸이가 경쾌하다. 말할 때는 “이봐, 이 사람” 등을 섞어가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리에 앉으면서 “내가 2003년 서울시장배 보디빌딩 대회(장년부)에서 6등을 했거든, 나이 80 되는 내년에는 꼭 우승하려고 그래. 그런 각오로 하루 1시간씩 꼭 운동을 하고 있지. 허허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단단한 팔뚝 근육을 잠깐 보여준다. 요즘 근무하고 있는 경복궁 야간지킴이 활동에 대해 먼저 물었다. “말 그대로 야간에 경복궁을 지키고 경비하는 일이여. 물어볼 것도 없어. 경복궁에는 오랫동안 내려오는 정기 같은 것이 있잖아. 그런 정기를 받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또 무작정 담을 넘어오는 사람도 더러 있어. 참 내원. 거 머시기야. 남대문에 불을 지른 사람도 창경궁에 불을 지르려다가 붙잡혔잖아. 당시 초범이고 노인이어서 풀어줬는데 결국 남대문에서 사고 쳤거든. 야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해.” 경복궁 주변에서 막무가내로 버티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대해 주다가 정 안 되면 강제로라도 끌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올까. 방씨는 아직은 괜찮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방씨는 오후 5시 30분에 출근해서 그 다음 날 아침 8시 30분에 퇴근한다. 15시간을 근무하는 셈이다. 어떤 인연으로 경복궁에서 일하게 됐을까. “유홍준씨와 각별히 친하지. 긴급조치법 2호 때 독방에 있었어. 유홍준씨가 학생들과 데모하다가 감옥 옆방에 들어왔어. 통방이라고 하거든. 벽을 똑똑 두드리면 옆방에서 반응을 해. 귀에다 대고 말을 하면 서로 통화가 잘돼. 그때부터 형·동생으로 지내게 됐고 감옥에서 나와 같이 술 마시면서 아주 친해졌어. 또 이때 같이 수감된 이호철, 임헌영, 장준하, 백기완 등과 인연을 맺었어. 아주 각별하지.” 이후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고 유홍준씨가 문화재청장으로 재직 시 방씨에게 경북궁에서 일하도록 배려를 해 줬다. 이에 대해 방씨는 “아마 왕년의 주먹이자 몸짱 할아버지라는 이미지와 ‘경복궁 지킴이’의 역할이 썩 잘 어울렸는지 이곳저곳에서 인터뷰를 해 화제의 인물로 부각됐다”고 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사발통문을 날려 인사동에서 송년회를 겸해 ‘배추 취직 축하연’ 자리를 가졌다. 이때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시인 신경림, 정치인 김태홍과 이부영, 춤꾼 이애주, 불문학자 최권행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또한 언론에 보도돼 또 한번 화제가 됐다. 그렇다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인연이 된 긴급조치법 2호와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큰딸 이름은 방그레, 둘째는 방시레이다. 웃는 행렬로 지었단다. 방씨가 강원 철원 노느메기밭에서 일할 때였다. 둘째 딸 출산을 위해 서울 어머니네 집에 들러 병원을 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점퍼 차림의 두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 권총을 들이대면서 철원에서 대구 경찰서 대공분실로 연행했다. 이유는 서울에 아는 사람이 많고 정치와 문화계통에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취조를 해야 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심문 내용은 이런 것이었어. 뭐, 다짜고짜 김일성과 무전 친 암호를 대라고 했어. 나는 무전기도 만질 줄 모르고 집에 그런 것도 없다고 했지. 그때 산에서 농사를 지을 때 아는 사람이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하나 줬어. 그걸로 트집을 잡는데 참 황당하더라고. 그렇게 6개월 동안 고문받으며 지내다가 나왔어.” 1986년 ‘말지’ 사건 때도 수감됐다. 김태홍 전 국회의원과 형·동생하면서 지냈다. 제5공화국 시절 언론 보도지침이 나왔을 때 김 전 의원이 수배 대상이 돼 고향인 광주로 피신해야 했다. 방씨는 그런 사정을 알고 김 전 의원과 함께 광주로 동행했다. 이런 이유가 나중에 밝혀져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 가서 고문을 받았던 것. “그때 고문기술자 이근안씨를 만났어. 고문실에 들어가면 옆방이나 옆옆방 정도에서 비명 같은 것이 들려. 진짜 고문해서 나는 비명인지 하여간 그런 소리 들리면 맥이 쫙 풀려. 그런데 이근안씨는 때리지는 않고 아주 상당한 기술이 있더구먼(웃음).” 화제를 돌렸다. 왜 ‘배추’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6·25전쟁 혼란기 때였다. 방씨는 당시 경신·대광고와 정신여고 등 기독교 계열의 학교들이 합쳐진 전시 연합학교에 다녔다. 전쟁 혼란기라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평소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군복 등 입을 수 있는 것이라면 아무거나 걸쳐 입고 다녔다. 특히 방씨는 6·25 때 부산과 호남에서 장사하던 옷차림 그대로였다. 여학생들은 이런 방씨의 모습을 보고 ‘쟤가 싸움 잘하는 배추장수’라고 했고, 결국 ‘배추’로 굳어졌다. ‘시라소니 이후의 최고의 주먹’이라는 별명은 어떻게 얻었을까. 방씨는 1950년대 학생 주먹으로 유명했다. 고등학생 때 대학가의 주먹들과 붙는 일이 자주 있었다. 1953년과 1954년에는 대학생 건달로 악명을 떨치던 ‘춘하’의 패거리들과 싸웠고 전국 씨름왕의 도전을 받아들여 이기기도 했다. 창경원에서 특수부대 군인 출신인 깡패들과 맞짱을 뜨면서 ‘양배추’의 이름이 장안에 알려졌다. 당시 신문기사 제목이 ‘군인 깡패, 학생에게 혼쭐나다’였다.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이라는 근원지는 소설가 황석영이었다. 그럴 것이 1960년대를 거쳐 1990년대까지 잊을 만하면 한두 번씩 ‘맞짱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국내뿐만 아니라 파리와 스페인 등 해외에서도 그랬다. 문단의 화제였고 술자리의 단골 주인공이었다. 특히 방씨는 재야 세력의 주먹으로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내건 문화운동패의 문인, 화가, 그리고 지식인들과 두루 친했다. “내가 말야. 한창 주먹으로 이름을 날릴 무렵 이정재가 제3자를 보내 은근히 영입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 당시 이정재는 유지광을 전면에 내세워 동대문시장과 평화시장 일대를 주무대로 하는 ‘화랑동지회’라는 단체를 조직했거든. 이 조직의 후신인 반공청년단 등을 만들어 사회적 이권과 정치세계에까지 개입하고 있었지.” 그러나 방씨는 이정재의 제안을 단호하게 뿌리쳤다. 이유는 간단했다. ‘중국무협사’에 주가(朱家)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그는 첫째, 가난하고 빈천한 사람부터 도왔다. 둘째, 의협을 행하면서도 남이 알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 굳이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 셋째, 가난하고 청빈하여 집에 재물이 없었다. 적어도 사나이라면 이러한 의기는 지녀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하면 정치깡패들과 한통속이 된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방씨는 운동가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육상 등 각종 운동을 했고 막내 삼촌은 승마, 고모는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였다. 방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육상과 높이뛰기, 넓이뛰기, 수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수로 발탁됐다. 고등학교 때에는 역도와 합기도를 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중국, 중동 국가 등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어 지금도 6개 국어를 구사한다. ‘조선의 3대 구라’라는 말 또한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지나온 세월을 반추한다. “돌이켜보면 가난하더라도 ‘마음 부자’에 ‘친구 부자’로 지냈어. 비록 별 볼 일 없이 살았지만, 친구들은 하나같이 모두 멋진 사람들이야. 정말 복 받은 사람이지. 그 복을 보디빌딩 장년부 우승으로 갚아 주려고 해. 세상이 뭐라 하든 나의 길을 가는 것이 원칙이야.” 너털웃음과 함께 ‘배추의 호방함’이 향기롭다. 헤어지면서 “앞으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좋은 친구가 되면 어떠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세상은 좋은 친구들이 많아야 해”라며 다시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방동규씨는 누구 1935년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났다. 1948년 월남 후 경신고와 대광고, 정신여고 등이 합쳐진 기독교 계통의 연합학교를 나왔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으로 유명했다. 1954년 체육특기생으로 홍익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이때 백기완, 구중서, 김태선 등과 함께 나무를 심고 계몽운동을 펼쳤다. 30세에 독일에서 광부생활을 했고 4년여 동안 파리에서 유랑생활을 했다. 고국으로 돌아와서 양장점 ‘살롱드방’을 운영했고 1973년에는 강원도 철원의 ‘노느메기밭’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다. 이때 간첩 혐의로 수감되기도 했다. 1979년부터 2년 동안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건설노동자로 근무했고 1986년 ‘말지’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1991년 서해화성 경영자(CEO)로 취임했고 3년 뒤에는 중국 공장 대표이사를 지냈다. 2001년에는 헬스클럽 강사로 깜짝 변신했다. 2006년부터 경복궁 관람 안내 지도위원으로 활동하다 2008년 그만둔 뒤 2011년부터 경복궁 야간 지킴이로 근무하고 있다.
  • [미주통신] 女판사, 죄수와 감옥에서 성관계 파문

    [미주통신] 女판사, 죄수와 감옥에서 성관계 파문

    미국 인디애나주 최고 법원 판사와 변호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52세의 현직 여성 판사가 26세의 죄수와 감옥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각)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리사 트레일러 볼프(52)로 알려진 이 여성 판사는 인디애나주의 한 감옥시설 인터뷰룸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26세의 수감된 남성과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이 남성이 감옥에 수감되기 전부터 관계를 맺어왔으며 여성 판사는 변호를 위해 담당 변호사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인디애나주 법무위원회는 현재 이 여성 판사를 의뢰인과의 성관계 등 판사의 품위를 손상한 혐의로 기소하였으며 이 같은 사실이 확정될 경우 영구적으로 주 판사직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소에 대해 당사자인 볼프 판사는 20일 안에 해명 자료를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언론의 잇따른 입장 표명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악명 높은 감옥이 ‘고급 호텔’로…이색 하룻밤

    악명 높은 감옥이 ‘고급 호텔’로…이색 하룻밤

    이색적인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은 관광객들에게 어울리는 호텔이 등장했다. 150년 동안이나 악명을 떨쳤던 유명 감옥이 고급 호텔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다. 네덜란드에 자리잡은 이 호텔의 이름은 ‘헷 어레스투이스’(Het Arresthuis)로 몇년 전 만 해도 이곳은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악몽의 장소였다. 헷 어레스투이스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1862년. 중범죄자를 수용하는 감옥으로 명성을 떨쳤던 이곳은 지난 2007년 문을 닫고 호텔로 변신하기 위한 대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를 마치고 화려하게 문을 연 호텔은 모든 편의시설을 갖춘 최첨단 시설로 변신했으나 전체적인 모습은 감옥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과거 105명의 죄수를 수용했던 감방들은 스위트룸, 디럭스룸, 스탠다드룸으로 변신했고 투숙객을 위한 바, 사우나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호텔 측은 “과거 죄수들은 당장이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었겠지만 지금은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을 것”이라며 “무료 와이파이는 물론 객실에는 평면TV, 커피 머신까지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TV와 폭력성의 상관관계는?… 최근 두 논문 엇갈린 연구결과 발표

    TV와 폭력성의 상관관계는?… 최근 두 논문 엇갈린 연구결과 발표

    2011년 12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이 또다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왕따’와 ‘언어폭력’, ‘카카오톡 감옥’ 등이 차례로 도마에 오르더니 어느 순간 ‘인터넷 게임’이 학교폭력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인터넷 게임을 많이 한 아이들의 뇌가 폭력적으로 변하고, 잔인함에 무감각해지며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랐다. 게임업계와 일부 학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극단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인터넷 게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TV의 폭력성’이다. 1960년대 이후 TV가 시청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심리학은 물론이고 사회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두루 연구과제로 다뤄졌다. 얼핏 생각하기에 ‘사람은 자주 보는 것에 익숙해진다’는 상식대로라면 주먹과 총이 난무하는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이고 범죄현장과 수법을 보여주는 뉴스까지 TV는 유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세기 넘게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TV와 폭력성’이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맺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계속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TV 시청 자체가 폭력성을 키운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TV 자체는 문제가 없고 일부 프로그램만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TV가 오히려 교육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학자들도 많다. 한쪽에서는 TV를 근거로 게임의 폭력성을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TV를 근거로 게임이 폭력성의 주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모순된 상황의 원인도 여기에 있다. TV의 폭력성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아과학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국제저널에 실린 두 편의 연구결과 때문이다. 한쪽은 TV 시청의 ‘양’(量)에, 다른 한쪽은 TV 시청의 ‘질’(質)에 초점을 맞췄다. TV에 유죄 선고를 내린 학자들은 뉴질랜드 연구팀이다. 지금까지 ‘TV=폭력성’이라고 주장해온 쪽에서 발표한 수많은 연구 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높은 수준이다. 이들은 ‘소아과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통해 “TV 시청 시간과 범죄적 행동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30년에 걸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오랫동안 진행된 실험의 결과는 의외로 간단했다.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TV를 자주 본 아이들은 성인이 됐을 때 범죄적 행동이나 반(反)사회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972년과 1973년에 뉴질랜드 남섬 더니든에서 태어난 1037명의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이들이 5세부터 15세가 될 때까지 2년마다 TV를 얼마나 보는지 조사한 뒤 TV 시청 시간과 범죄적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주말 밤에 TV를 시청하면서 보낸 시간이 한 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성인 초반기에 범죄적 행위를 할 위험이 무려 30%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어렸을 때 TV를 자주 보는 것 자체가 어른이 됐을 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상관관계도 찾아냈다. 연구를 주도한 린지 로버트슨 더니든대 교수는 “장기간에 걸쳐 이들을 추적하면서 TV 시청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지위, 어렸을 때의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행동 여부, 가정교육 등 요소를 감안했지만 그 어떤 것도 TV 시청만큼 폭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TV를 아예 못 보게 할 수는 없지만 시청 시간을 줄이는 것이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아이들이 TV를 하루에 1~2시간 이상 보지 못 하도록 하는 데 실패한 대부분의 부모들에게는 비통한 소식”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취학 전 아동의 TV 시청시간이 집과 유아원 등을 합쳐 하루 평균 4.4시간에 이른다. 그렇다면 TV의 유죄는 확정된 것일까. 같은 저널에 나란히 실린 논문에서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의 클레어 매카시 교수는 시애틀아동연구소, 워싱턴대 연구팀과 함께 궁지에 몰린 TV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이들은 TV가 곧 폭력이라는 전제 대신, TV의 역할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3~5세 아이가 있는 565쌍의 부모를 2개 그룹(대조군·실험군)으로 나눴다. 두 그룹 모두 아이들의 TV 시청시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실험군에 있는 부모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돕거나 폭력 없이 갈등을 해결하고 공감을 보여주는 내용의 TV 프로그램 비중을 더 높였다. 또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TV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TV 속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물어보도록 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두 그룹 아이들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뽀뽀뽀’쯤 되는 ‘세서미 스트리트’ 스타일의 TV 프로그램을 많이 본 실험군 아이들은 대조군보다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공격성이 줄었고, 사회적 능력은 더 나아졌다. 12개월 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매카시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TV나 스마트폰,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TV를 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논문을 두고 주요 외신의 인터넷 게시판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TV가 유죄를 받을 확률이 높다. 미국 LA타임스가 두 논문을 소개하고 ‘TV 시청은 반사회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묻자 61%가 ‘그렇다’고 답했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대대적인 실험도 현재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폭력적인 내용을 담은 게임이 실제 폭력적인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질병통제센터가 담당하는 이 연구에는 1000만 달러(약 110억원)가 투입된다. “무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폭력적인 사건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를 알지 못하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논리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의 외교, 위기에서 기회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의 외교, 위기에서 기회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국민들의 기대 속에서 행복시대를 선언한 박근혜 정부가 어제 출범했다. 박근혜 정부가 직면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와 도전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사명이자 모든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한 관계에는 신뢰 프로세스 구축을, 동북아에서는 화해와 협력 관계를, 그리고 국제사회에서는 기여하는 외교를 대외 정책기조로 설정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당당하며 국익을 증진하는 외교’를 펼치기 위한 정책적인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북핵 불용’을 실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과의 관계를 보면 양자가 정면으로 달려드는 ‘치킨 게임’의 양상이었는데, 항상 충돌을 회피하는 것은 한국이었다. 그 결과, 북한이 의도하는 대로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였을 경우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를 실현하는 길이다. 자칫 신뢰 프로세스를 북한에 대한 ‘지원 정책’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신뢰 프로세스는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남북한의 신뢰를 형성할 수 없다는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이 점에서 단기적으로 박근혜 정부는 군사력에 대한 투자와 선택을 대폭 늘려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주변국에는 한국의 ‘북핵 불용’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의 강력한 의지 표명과 이행은 주변국을 설득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북핵 불용’ 원칙에 대한 주변국과의 공감대를 확보하고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둘째, 미·중 갈등을 완화하도록 하는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시아 안보 불안정의 중심에는 미·중 갈등이 있다. 북한의 도발에는 중국의 ‘북한 껴안기’가 있으며,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갈등에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있다. 결국 미·중관계가 나빠지면, 북한 비핵화와 동북아의 협력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미국과 중국이 담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한반도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중이 ‘북핵 불용’이 아니라 북핵을 인정하는 ‘핵 비확산’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 박근혜 정부는 북한 핵문제 등 당면 외교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와 대안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국제사회에 표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을 성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안 해결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다자협력 강화와 확대에 한국이 주도적인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이미 제도화되고 정례화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안보 협력의 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한·미·중 전략포럼도 적극적으로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한·일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적인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다케시마의 날’로 시작되는 한·일관계의 경색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풀어야 할 외교적인 난제임에 틀림없다. 대일 정책은 향후 5년 한국의 대외전략 속에서 일본의 전략적 가치 평가와 함께 동북아 질서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근혜 정부의 대일정책은 양국 간 현안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지역·세계 질서의 구축·유지라는 다자적 관점에서 한·일 양국의 상호 전략적 가치를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대일 정책의 방향은 일본과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중견국 외교를 추진하는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틀 속에서 지속적인 교섭을 해야 하며, 일본과의 인식 공유를 위한 정책 네트워크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 [미주통신] 美, 성폭행 재범 느는데 교도소 부족 ‘골머리’

    [미주통신] 美, 성폭행 재범 느는데 교도소 부족 ‘골머리’

    미국이 증가하는 성폭행 재범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을 다시 수용할 교도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약 200만 명의 범죄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는 33개의 성인 감옥 시설이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현재 수용 인원이 14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성폭행범의 경우 이들이 전자 팔찌 등을 무력화한 후 재범을 시도하는 경우가 빈발하여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18개월 동안 3,400건의 체포 영장이 청구되었으며 이들 대다수가 성폭행 관련 재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1년 미 연방 법원은 캘리포니아 주 감옥의 포화 상태가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결하여 3만여 명의 죄수들이 석방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바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성폭행 범죄자를 1년까지 수용하였으나 이 같은 판결로 이들이 체포된 지 며칠 안에 석방되는 경우가 빈발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수용 시설 부족과 함께 감옥 내에서도 매년 20만 명이 넘는 재소자들이 성폭행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난해 미 법무부가 발표한 바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커버스토리] 시대의 거울이자 국민 향한 다짐…10명의 대통령 초심 지켰을까

    [커버스토리] 시대의 거울이자 국민 향한 다짐…10명의 대통령 초심 지켰을까

    비장하고 숭고했다. 그 자리에 선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눈빛은 한결같이 국가와 민족,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일념으로 이글거렸다. 1948년 대한민국 초대 정부 출범 이후 모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의 기대와 환호속에 국민을 위한 멸사봉공을 다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작 때의 감격은커녕 비극으로 끝을 맺었다. 부하의 총탄에 맞고 숨졌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아니면 쓸쓸하게 해외로 망명했거나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감옥에 갔다. 이틀 뒤면 열한 번째 대통령이 취임한다. 임기를 마친 뒤 더욱 행복해하고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역대 대통령의 취임식과 취임사를 되짚어 본다. 5년 전인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식장에서 ‘섬기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취임식 진행 역시 그에 충분히 호응했다. 무대 위는 국민대표와 각 나라 정상급 인사, 재외동포, 해외기업인 등 외빈에게 내주고 무대 아래에 새 정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수석 내정자들의 자리를 만드는 파격을 선보였다. 지금껏 취임식 중 가장 많은 6만 405명이 참석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대통령의 권위적 모습을 없애기 위해 취임식 엠블럼에도 봉황 문양 대신 ‘태평고’(태평소+북)를 집어넣었다. 장소는 국회의사당 앞 광장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이 늘 이렇게 성대하고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60여년 전에는 모든 게 처음이었다. 준비 일정은 숨가빴고 모습은 투박했다. 입헌민주주의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순정함과 독립국가를 만들려는 치열함이 그 원동력이었다. 1948년 7월 1일 제헌의회는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했고, 17일 헌법을 공포했다. 그리고 20일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 이승만을 선출했다. 그해 7월 24일 오전 10시 당시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던 옛 조선총독부 건물인 중앙청 광장에서 첫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애국가 제창, 국기에 대한 경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취임사 등이 지금에야 뻔한 의례로 여겨지지만 입헌민주국가 건설의 새 역사를 쓰는 참석자들에게는 엄숙하고 가슴 벅찬 걸음걸음이었다. 해방된 대한민국의 첫 번째 대통령의 취임사는 비장했다. 그는 “내 집을 내가 사랑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필경은 남이 주인 노릇을 하게 된다”면서 “과거 40년 동안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국민에게 주문했다. 1960년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붕괴된 후 민의원, 참의원 합동회의에서 2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보선은 8월 13일 국회의사당(현 서울시의회)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대통령 취임사’가 아닌 ‘대통령 인사’로 표기됐다. 그는 “4월혁명으로부터 정치적 자유의 유산을 물려받은 제2공화국 정부는 이제 국민이 잘먹고 잘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를 위해 “독재가 뿌렸던 반민주성과 부패독소를 조속히 제거하고, 과감한 혁신행정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른바 ‘셀프 훈장’으로 논란이 됐던 무궁화대훈장 수여식은 이때 처음으로 이뤄졌다. 1961년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식은 1963년 12월 17일 오후 2시 중앙청 광장에서 열렸다. 취임식 참석 인원은 3373명이었다. 무궁화대훈장이 대통령과 함께 영부인에게도 수여된 것은 이때부터다. 무궁화대훈장을 목에 건 박 대통령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조국의 근대화라는 막중한 과업을 앞에 두고 있다”며 ‘민족의 대단합’을 호소했다. 이날 취임식은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에 맞아 숨지기까지 5대 17년에 걸친 장기집권의 서막이었다. 격동의 현대사 한가운데에 놓여 있던 1980년 9월 1일 열린 11대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식은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사라졌던 대통령 찬가가 다시 불렸다. 전 대통령은 목에 무궁화대훈장을 걸고 붉은색 어깨띠(대수)까지 두르고 등장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개헌 의사를 천명했고, 1981년 2월 개헌을 한 뒤 본격적인 5공화국 시대를 열었다. 국정지표로서 ‘우리 정치풍토에 맞는 민주주의 토착화’, ‘진정한 복지국가 이룩’, ‘정의로운 사회 구현’, ‘교육혁신과 문화창달로 국민정신 개조’를 내세웠다. 특히 범국민적인 사회정화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이듬해 전 대통령은 개정 헌법에 의해 새로 구성된 대통령선거인단의 간접선거에 의해 다시 대통령에 선출됐고 1981년 3월 3일 12대 대통령 취임식을 가졌다. 1987년 6월 항쟁은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13대 노태우 대통령 취임식에서부터 무궁화대훈장을 목에 걸거나 어깨에 두르고 나오는 모습은 없어졌다. 예포 발사와 국립국악원의 국악이 취임식에 처음 등장했다. 장소도 체육관을 벗어나 국회의사당 앞 광장으로 옮겨졌다. 참석자들도 2만 5000명으로 확 늘어났다. 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자신을 ‘저’로 칭했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 대통령은 ‘나’로 표현했고, 최규하·전두환 대통령은 ‘본인’으로 자신을 나타냈다. 6월 항쟁으로 국민이 따낸 직선제 개헌에 의해 당선된 만큼 자신을 국민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표시였다. 노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된 국민의 정부임을 강조하고, 고도성장의 열매가 골고루 미치는 정직하고 정의로운 분배를 실현하겠다고 역설했다. 또 이념과 체제가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내용의 북방외교도 강조했다. 14대 김영삼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환경’의 가치를 내세웠다. 재생용지로 초청장을 만들었고, 꽃가루 뿌리기와 풍선 날리기를 없앴다. 길가에서 태극기를 흔들어대는 시민동원도 중단했다. 취임식 참가자는 3만 8000명으로 늘었다. 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문민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그 전까지 군 출신 대통령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핵심 국정 지표로 ‘신한국 창조’를 내걸고 이를 위해 부정부패 척결, 경제 회복, 국가 기강 정립을 내세웠다. 1998년 2월 25일 15대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서부터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꽃동네 주민, 독도경비대원, 마라도 주민, 대학생, 전방 소대장, 청년 노동자 등 국민 대표들이 처음으로 취임식 무대로 올라갔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속에 취임한 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 정부는 ‘참된 국민의 정부’임을 선포하고, 대한민국이 모든 분야에서 좌절과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 뒤 총체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동전의 양면이고 수레의 양바퀴와 같다면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2003년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은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지 불과 일주일 뒤에 열려 경건한 분위기였다. 윤도현밴드의 공연을 취소한 것이 그 상징이다. 취임식에서는 운동권가요와 일반가요, 클래식, 국악 등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4만 8500명이 참석했는데 이 중 절반 가까이인 2만여명이 일반 국민이었다. 각계각층 국민대표 50명을 국회의원, 외빈 등과 나란히 앉을 수 있게 했다. 참여의 가치를 앞세운 노 대통령은 지방분권, 동북아시대의 중심국가로의 도약, 한반도의 평화 증진을 주요 지표로 내세웠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아티스트(KBS1 밤 12시 20분) 할리우드 스타 조지는 기자와 팬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는 도중 우연히 한 여인과 부딪힌다. 이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대서특필되고, 여인은 화제의 중심이 된다. 어느 날 제작자는 조지에게 유성영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려준다. 조지는 조언을 무시하고 영화사와 결별해 독자적으로 영화 제작에 뛰어든다. ■VJ 특공대(KBS2 밤 10시)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땅이 생긴다면 어떨까. 지적전산자료를 활용해 조상들이 남긴 토지를 무료로 조회해주는 ‘조상 땅 찾기’ 서비스. 지난 한 해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통해 약 9000명이 여의도 면적의 78배에 달하는 땅을 찾았다. 게다가 2012년 6월부터는 모든 시, 군, 구청에서 전국의 땅을 조회할 수 있게 됐는데…. ■위대한 탄생 3(MBC 밤 9시 55분) 지난주의 경쟁에서 아쉽게 탈락한 ‘20대 초반 여자 그룹’ 이형은. 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가요계 대선배와 스페셜 듀엣 무대가 펼쳐진다. ‘소울싱어’ 한영애, ‘한국의 머라이어 캐리’ 소향, ‘팔색조 보컬’ 가인까지. 대선배들과 함께하는 환상의 하모니 무대를 선보인다. ■정글의 법칙(SBS 밤 9시 55분) 사상 처음으로 해저 탐험. 갈라파고스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바다 생물들을 소개한다.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갈라파고스의 아름다운 바닷속을 간접적으로 대리만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한편 병만족은 현지인도 놀 랄 만한 어마어마하게 큰 집게의 민물새우 사냥에도 나선다. ■몬락 트랜지스터(EBS 밤 12시) 노래를 좋아하는 시골청년 판은 첫 눈에 반한 사다오와 결혼한다. 사다오가 임신 중 군대에 간 판은 가수가 되기 위해 탈영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의 노래가 관객의 관심을 끌자 밴드 매니저의 눈에 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매니저를 살해하게 된 판은 두 차례의 절도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된다. ■말할 수 없는 비밀(OBS 밤 12시 5분) 예술학교로 전학 온 상륜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피아노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인다. 학교를 둘러보던 중, 신비스러운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오는 옛 음악실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샤오위라는 소녀를 만난다. 이 둘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어느새 애틋한 마음이 싹튼다.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배는 어제도 오늘도 못 떴다. 겨울 뱃길을 예상 못한 것은 아니나 포항까지 내려와 발이 묶이니 속수무책이다. 어쩌랴. 과메기에서 대게, 모리국수, 물회, 고래 고기까지 포항의 맛을 샅샅이 뒤지면서 눌러앉을밖에. 하지만 맘은 종일 동쪽 바다를 떠다녔다. 사흘째 되던 날 아침 7시. ARS를 확인하니 반가운 출항 소식이다. 들어가기만 하면 섬이 날 한 달쯤 묶어 놔도, 다방 언니들 뒤태만 보며 빈둥거려도 버틸 자신이 있노라고 애써 자신을 다독였다. 배는 떴고 낙엽처럼 찰방거렸으며 속은 어김없이 뒤집혔다. 혼이 쏙 빠져나갔다. 5시간을 흔들려 도동항에 사람을 부려 놓은 배는 그만큼의 사람을 싣고 육지로 사라졌다. 허탕 친 것을 따져 보니 3전 4기, 눈물의 울릉도다. 벌써 해가 진다. 홍합밥을 지으려면 30여분 걸리니 미리 주문해 놓기 위해 밥집을 점검하던 난 아찔해졌다. 귀를 의심했다. 소위 ‘맛있는 집’ 주인들은 모조리 ‘미안하다’며 육지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육지로 겨울 휴가를 떠나고 난 먹자고 섬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니 귀엣말 한마디 하자면 당신은 겨울 지나 춘삼월 산나물이 올라오거든 꽃대처럼 이 섬에 밀고 들어오시라, 제발. 이튿날. 머구리 다이빙을 한다는 이름도 기이한 김울릉씨를 급하게 수소문했다. 울릉도의 첫 목적인 제대로 된 홍합밥을 짓기 위해서다. 그가 사람 얼굴만 한 홍합의 서식처를 알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울릉도 홍합은 크기도 하거니와 삐들삐들 말린 후 잘게 다져 밥을 지으면 바다 향이 그윽하게 배고 그 색이 마치 치자 열매처럼 붉다. 씹는 질감이 쫄깃하여 삶으면 살이 물러지고 허연 육지의 것과는 다르다. ‘열합’ ‘참담치’라고 불리며 껍데기에는 해초와 바다 생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해녀나 잠수부들이 수심 20m 이상 들어가야 잡을 수 있다. ’산속 미나리’ 전호나물…밥상 한가득 봄마중 어렵게 연결된 그는 “겨울이고 풍랑이 일어 물속에 들어갈 수 없다”는 대답만 들려줬다. 그러니 겨울 홍합밥은 늦가을에 손질하여 바닷물을 섞어 얼려 둔 냉동이다. 6대째 뱃일을 하고 있다는 한 울릉도 토박이는 “본래 홍합밥은 지금의 형태와는 좀 다르다”고 말해줬다. “여름이면 동네 사람들이 바닷가로 물놀이를 갑니다. 솥을 하나 들고 가요. 지금은 큰 것 따려면 몇십m 들어가야 하지만 그 시절엔 얕은 곳에 흔했어요. 가져간 쌀을 솥에 넣고 홍합 큰 것만 다져 넣어 밥을 짓습니다. 한참 물에서 놀다가 허출하면 올라와 밥을 퍼먹고, 밥을 다 먹으면 자잘한 홍합을 삶아 먹고 놀았죠. 그게 홍합밥의 시작이에요.” 어렵게 성인봉 들어가는 절집 입구 식당에서 이름 알리기를 싫어하는 토박이 아주머니가 주는 울릉도 홍합밥을 맛보았다. 빨간 홍합을 잘게 썰어 찹쌀과 멥쌀, 간장, 참기름을 넣고 향긋하게 지어 낸 진짜 토종 홍합밥이다. 밥 그릇 가득, 홍합이 봄꽃처럼 박혔다. 곱다. 흔히들 밥 위에 김 가루를 뿌리지만 난 칼국수든 만둣국이든 얼버무리듯 재료의 맛을 ‘한통속’으로 몰아가는 그 검은 가루가 못마땅하다. 내놓은 양념간장도 뒤로 밀어 뒀다. 오직 차진 밥 사이로 씹히는 붉은 홍합의 단순한 바다 향을 느끼기 위해 모진 파도를 뚫고 이 섬으로 숨어들었으니까. 그렇게 밥 한 그릇의 미학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곁들여 내온 돌미역국에서 울릉도의 푸른 바다가 드러나고 붉게 박힌 홍합에 한 머구리 인생이 자글자글 뜸 들었을, 심심하고 고소한 밥. 한 수저, 다시 한 수저… 밥알 사이로 졸깃하게 씹히는 낯선 질감이 즐겁다. 막 눈을 뚫고 나온 울릉도 첫 봄나물인 전호나물을 얹어 먹는다. ‘산속의 미나리’로 불리는 전호나물의 진한 향기가 섞이면서 밥상은 풍만한 봄이다. 단순하지만 산과 바다, 그리고 땅의 기운이 깃든 이 음식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생명의 밥상이 아닐까. 상을 돌보던 아주머니의 나물 자랑이 대차다. “울릉도 사람들은 봄이 되면 된장과 밥만 싸들고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산마늘(명이나물), 부지갱이나물, 삼나물, 우산나물, 미역취… 지천이 나물이니 허기지면 막 딴 나물에 그냥 된장을 얹어서 먹어요. 그 맛을 육지 사람들은 상상 못 하죠.” ’벚꽃 같은 마블링’ 약소고기…입에서 춤춘다 사람만 호강하는 것이 아니다. 울릉도의 소 또한 이런 약초를 먹고 자라니 ‘약소’라는 별칭이 붙었다. 여름에는 자생한 약초를 뜯게 하고 겨울에는 이 약초들을 말려 약간의 사료와 혼합하여 먹인다. 마침 약소 고기를 전문적으로 내놓는다는 남양의 고기 집을 들렀다. 하얗게 핀 꽃등심 마블링이 황홀하다. 살짝 불 맛만 들여 소금에 찍어 먹으니 가히 환상적이다. 동일한 조건의 육지 고기보다 씹히는 질감이 강한데 이는 사료를 많이 쓰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새콤달콤한 산마늘로 쌈을 싸니 궁합이 기막히다. 하지만 울릉도에 와서 오징어를 먹지 않는다면 반쪽 맛 기행일 것이다. 이른 아침. 저동항으로 달려갔다. 울릉도 8경 중 저동어화(苧洞漁火)가 있다. 밤바다 오징어 잡이 배의 집어등이 꽃처럼, 반딧불처럼 밝혀져 아름답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그 치열한 밤을 보낸 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이다. 야들한 오징어내장국…아낙 치마폭에 싸인 듯 따로 모아 둔 오징어 흰 내장은 울릉도 사내들을 아내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기막힌 술국 재료다. 무를 넣고 하얗게 끓여내는데 그 시원함은 밤새 시달린 속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오징어내장탕의 비결은 내장을 소금 간 하여 약 1주일 정도 숙성시키는 데 있다. 그래야 떫고 쓴 맛이 빠져 달아진다. 국 이외에도 내장에 된장과 고추, 마늘 등을 넣고 자박자박 지진 후 겨울 납닥배추(노지배추)에 얹어 먹는 쌈이 있다. 화장실 창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언덕 숙소에서 배가 안 떠 근 일주일을 머물렀다. 여행이란 때론 기약 없이 발길을 잡는 어긋남과 돌발성이 있어야 두고두고 곱씹을 사연이 생기는 것이니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울릉도는 딱 사흘 잡고 들어가 일주일을 먹고 나오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식도락 감옥’이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가는 길 울릉도는 연중 100일은 배가 못 뜬다고들 한다. 기상 악화로 그만큼 결항이 잦다. 3박 4일 일정이라면 일주일 정도 여유를 갖고 떠나는 것이 좋다. 출항정보 http://www.ulleung.go.kr/tour. →계절맛집 도동 ‘보배식당’(791-2683, 홍합 밥), 남양 ‘상록식육식당’(791-7706, 약소), 도동 ‘향우촌’(791-8383, 약소), 천부 ‘신애분식’(791-0095, 따개비칼국수), 도동 ‘바다회센터’(791-4178, 오징어내장탕), 도동 ‘99식당’(791-2287, 약초해장국), 나리분지 ‘산마을식당’(791-4634, 산채나물).
  • [13일 TV 하이라이트]

    ■교실이야기(KBS1 오전 11시) 화가 최영걸은 4~5살 때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하게 된다. 그는 예중에 진학해 미술을 하고 싶었지만 공부하기를 원했던 아버지의 반대로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시절 통학 버스에서 지친 회사원의 모습을 보고 자신은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2(KBS2 밤 10시) NSS 요원 현준(이병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아이리스의 첩자로 체포된 NSS 전 국장 백산(김영철)은 고립된 섬에 감금된다. 몇 년 후, 헬기 한 대가 섬에 착륙 요청을 하고, NSS 요원들이 내린다. 그리고 요원들은 특수감옥에 도착하자마자 경비대장을 사살하고 감옥 안으로 진입한다. ■7급 공무원(MBC 밤 9시 55분) 길로(주원)는 도하(황찬성)를 통해 서원(최강희)의 마음을 듣게 되지만, 서원의 진심을 믿지 못하고 갈등한다. 한편 국정원에서는 우진(윤호)과 미래(수현)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가 진행된다. 미래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서원은 길로를 속일 수밖에 없다. 서원은 자신 탓에 상처받을 길로를 걱정하며 괴로워한다.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2012년 한 해 동안 구조된 야생동물 6876마리 중 2123마리가 방사됐다. 그러나 구조센터에서 방사되는 것은 야생동물에게 끝이 아닌 시작이다. 과연 그들은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야생동물들의 자연 복귀 과정을 GPS 무선 발신기를 이용한 모니터링으로 살펴보고, 야생동물의 생존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한다. ■다큐10+(EBS 밤 11시 15분) 바티칸 미술관의 탄생과정을 돌아보고, 이곳에 소장된 르네상스 회화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조각들, 고대 이집트의 유물을 살펴본다. 바티칸 시국은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고향 같은 곳이다. 산 피에트르 대성당 뒤편에는 바티칸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바티칸 미술관은 여러 전시실과 성당, 정원을 거느리고 있다. ■HD 다큐월드(OBS 오후 6시 10분) 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다. 자연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지구촌 사람들의 절규와 사막화되어 가는 말리 사람들의 처절한 생존투쟁을 돌아본다. 또 인류의 생존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 희망의 단서를 찾아본다.
  • 휴대전화, 항문에 넣어 반입한 죄수 ‘따르릉’ 소리에…

    휴대전화, 항문에 넣어 반입한 죄수 ‘따르릉’ 소리에…

    한 죄수가 자신의 항문 속에 휴대전화를 넣어 감옥으로 돌아오다 갑자기 울린 벨소리 때문에 발각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외곽 웰리카다 교도소에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한 죄수(58)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휴대전화 반입을 시도했다. 그의 방법은 바로 항문 속으로 휴대전화를 밀어넣는 것. 극한의 고통을 참고 직장까지 휴대전화를 밀어넣은 그는 간수들의 눈을 피하는데 성공했으나 귀를 피하지는 못했다. 간수 옆을 무사히 지나치는 순간 갑자기 전화 벨소리가 울린 것. 제대로 타이밍 맞춘 벨소리 탓에 그는 결국 죄목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됐다. 발각 직후 죄수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의사들은 진땀을 흘리며 무사히 직장 속에서 냄새나는 휴대전화를 빼내는데 성공했다. 웰리카다 교도소 측은 “감옥 내 휴대전화 반입은 금지되어 있다.” 면서 “죄수가 전화기를 꺼놓거나 진동으로 해 놓는 것을 깜빡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죄수는 병원에서 이틀이나 치료한 후 지난 8일 다시 감옥에 수감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미주통신] 세계 최고 스트리커, 안 벗겠다 선언 이유가…

    벌거벗은 채로 경기장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사람, 이른바 스트리커(streaker)의 세계 1인자인 마크 로버츠(49)가 이제 더는 벗는 행위를 하지 않고 은퇴를 선언했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993년 홍콩에서 펼쳐졌던 럭비 경기장에서 첫 나체 퍼포먼스를 선보인 그는 세계유명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무려 519회의 세계 최대 스트리커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4년에는 미국 텍사스 주에서 열렸던 슈퍼볼 경기에서 나체로 등장하여 전 세계 87개국 1억 3천만 명의 시청자가 이를 지켜본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은퇴를 선언한 이유가 바로 그의 둘째 아들 마크(19)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아들은 자신의 친구들이 아버지의 이러한 행위를 보고 웃는 모습이 창피하다고 말했고 로버츠는 이에 마지막으로 519회의 스트리킹을 하고 나서 은퇴를 선언하고 말았다. 로버츠는 원래 자신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며 포르노 스타가 아니라 오직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이러한 행위를 펼쳐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년 동안 이러한 행위로 서른 번이 넘게 체포되어 감옥살이를 했으며 600만 원이 넘는 벌금을 내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로버츠는 자신의 스트리커 일대기를 담은 자서전을 곧 출간할 예정이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미주통신] 사형집행 앞둔 죄수, 女간수와 성관계 들통

    [미주통신] 사형집행 앞둔 죄수, 女간수와 성관계 들통

    2003년 뉴욕 경찰 두 명을 살해한 협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던 죄수가 최근 자신을 관리하던 여 간수와 성관계를 갖고 임신까지 시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방 검찰은 이날 사형수 로넬 윌슨과 감옥에서 성관계를 한 혐의로 감옥 간수인 낸시 곤잘레스(29)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낸시는 임신 8개월이었으며 로넬의 아이를 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작년부터 서로 눈이 맞아 로넬이 수감 중이던 감옥에서 수차례 몰래 성관계를 가졌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동료 죄수들에게 발각되어 제보되면서 연방 검찰이 결국 수사에 나서 낸시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낸시는 혐의가 드러나면 15년 형에 처할 수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또한, 사형수 로넬은 작년에 자신이 정신 이상이 있다는 이유로 사형을 면해 줄 것을 신청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이나, 이러한 성관계와 임신 사실이 계획적이라는 것이 밝혀질 경우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라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로넬의 경찰 살해사건을 보도한 뉴욕데일리뉴스 (2003년 3월 12일)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데스크 시각] 그들도 5년 전엔 그랬다/김태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그들도 5년 전엔 그랬다/김태균 사회부 차장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막판에 큰일 하나를 추가했다. 지난 5년간 안 하는 편이 나은 일도 있었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도 있었지만 이번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일이다. 자신의 최측근 인사들을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감옥에서 풀어줬다. 국민은 물론이고 후임자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입장도 철저하게 무시됐다. 아름다운 퇴장에 대한 최소한의 미련만큼은 대통령이 갖고 있기를 바랐던 사람들은 다시 한번 실망했다. 새 대통령 취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물러나는 대통령의 5년 전 취임사가 궁금해졌다. 200자 원고지로 50장이 넘는 2008년 2월 25일 이 대통령의 취임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의 부름을 받고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한없이 자랑스러운 나라, 한없이 위대한 국민 앞에 엄숙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며 제게 주어진 역사적·시대적 사명에 신명을 바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구집권세력의 여망을 한몸에 받은 새 대통령의 희열과 각오가 읽혀진다. 이 대통령은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 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노동자, 샐러리맨을 두루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내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면서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를 열고 정부 혁신과 경제구조 혁신을 통해 ‘작은 정부, 큰 시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가 풀어낸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화려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대기업과 협력하고 경쟁하도록 하겠다.’, ‘능동적·예방적 복지로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정부가 보육의 짐을 덜어 저출산 문제 및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 ‘교육복지를 달성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 ‘실용의 잣대로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5년이 흐른 지금 이 대통령의 희망과 포부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제정의, 교육혁신, 남북관계, 선진복지 등 이슈는 사라지고 불통과 갈등, 불신이 남루한 잔해로 사방에 널려 있다. 정부기관 사이에 벌어지는 ‘4대강’ 논란은 이를 압축한 하이라이트다. 이 대통령의 취임사는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향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 저, 이명박이 앞장서겠습니다. 국민이 합심하여 떨치고 나서면 해낼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로 끝을 맺고 있다. 박 당선인의 취임사도 이 대통령의 취임사와 크게 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가 그리는 큰 틀의 미래 비전은 방법론 정도의 차이를 보일 뿐 전임자의 취임사에 고스란히 들어 있던 것들이다. 하지만 당선 이후 40여일간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박 당선인이 앞으로 25일 후에 낭독하게 될 취임사가 전임자의 그것처럼 ‘실패한 계획서’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무엇보다도 향후 5년의 비전을 알리고 희망을 심어줘도 시원찮을 판에 ‘불통’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차기 대통령의 첫 국무총리 후보가 개인문제로 낙마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경제, 복지, 노동에 대한 건전한 이슈 논쟁이 있어야 할 자리를 불필요한 논란과 가십이 대신하고 있다. 전임자의 ‘실패’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다. windsea@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강남평생학습관은 다음 달 1일까지 ‘엄마표 인기 간식 비법’ 수강생 20명을 모집한다. 수도공고 내 롱런아카데미에서 다음 달 5일부터 4월 23일까지 12회 열린다. 교육지원과 (02)3423-5286. 도시관리공단은 31일까지 공영주차장·체육시설 모니터요원 각 2명씩을 모집한다.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연 6회 이용시설에 관한 평가표를 제출하면 된다. 도시관리공단 (02)2176-0513. ●강동구 ‘재능나눔 기부데이’에 재능기부 강사로 활동할 봉사자를 수시 모집한다. 공예, 어학 등 각 분야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제출하면 된다. 기부데이는 짝수달 셋째주 목요일이다. 교육지원과 (02)3425-5220. ●강북구 강북구 꿈나무키움 장학재단은 31일 오후 5시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재능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을 진행한다. 교육지원과 (02)901-6293. ●강서구 31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구청 지하 상황실에서 ‘2013년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모금 생방송’ 행사가 열린다. 복지지원과 (02)2600-6783. 구 치매지원센터는 31일 오후 2시 등촌동 치매지원센터에서 최근 중년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중년을 위협하는 초로기 치매’를 주제로 공개 강좌를 개최한다. 치매지원센터 (02)3663-0943. ●관악구 여성발전기금 지원사업을 모집한다. 여성권익·복지 증진, 안전·건강 등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비영리 공익단체나 법인을 선정해 500만원 이내 지원금을 지급한다. 접수는 새달 12일까지다. 가정복지과 (02)880-3479. ●광진구 광진구 시설관리공단에서는 청소년 성교육 뮤지컬 ‘호기심’을 31일과 2월 1일 오후 5시, 2일 오후 2시와 5시에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공연한다. 만 11세 이상 입장가능하다. 나루아트센터 (02)2049-4700~1. ●구로구 디지털·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주민 불편 사항, 행정 우수 사례를 취재해 현장 사진과 함께 제출하는 ‘환경 순찰 디카모니터’를 다음 달 17일까지 모집한다. 구 홈페이지(www.guro.go.kr)에 회원으로 가입한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 (http://app.guro.go.kr/online/dica_monitor/main.html)에서 신청 가능하고,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활동한다. 감사실 민원순찰팀 (02)860-2472. ●금천구 3월부터 지역 내 20년 이상 된 공동주택 단지에 대해 재건축, 재개발 절차를 설명하는 ‘구민에게 찾아가는 정비사업 설명회’ 서비스를 실시한다. 설명회 신청 단지별로 맞춤형 리모델링, 정비사업 추진절차 등 궁금한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주택과 (02)2627-1616. ●노원구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한테서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명문대생 자기주도학습 멘토링 무료 특강’을 노원평생교육원 2층 강당에서 2월 5일 오후 2시 진행한다. 교육비전센터팀 (02)2116-4437. ●도봉구 애니매이션 영화 ‘벼랑 위의 포뇨’(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를 감상하며 환경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로 알아보는 환경이야기’를 다음 달 2일 도봉환경교실에서 진행한다. 도봉환경교실 (02)954-1589. ●동작구 여권 업무 주민 편의를 위해 민원여권과 업무시간을 연장한다. 민원여권과 업무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지만 매주 금요일에는 업무시간을 연장해 오후 8시까지 여권 접수 및 교부 서비스를 운영한다. 매달 둘째와 넷째 주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여권 접수를 한다. 민원여권과 (02)820-1301~2. ●마포구 새달 1일 연남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연 만들기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이면 참가 가능하다. 이메일(chrismo07@sba.seoul.kr)이나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연남글로벌빌리지센터 (02)6406-8152. ●서대문구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5일까지 주민활동 지역커뮤니티(소모임)를 공모한다. 공모 분야는 아동·청소년, 여성·노인, 문화, 생태·환경, 소통·정책 등 5개 사업이다. 선정된 커뮤니티에는 활동비와 공공시설 유휴공간을 제공한다. 구청 방문 및 전자우편(diz0084@sdm.go.kr)으로 접수한다. 자치행정과 (02)330-1076. ●서초구 25일 서초구민회관에서 금요문화마당 ‘플라멩코 음악과 무용의 밤’을 개최한다. 주리스페인 무용꼼빠니아 등이 출연해 플랑멩코 공연을 선보인다. 문화행정과 (02)2155-6225. 2월 3일 ‘서초 한가족 걷기대회’를 개최한다. 서울시 교육연수원 앞~성불암계곡~드림코스~대성사~서울시 인재개발원 코스(3㎞)를 걷는다. 우면산 산사태 복구공사 준공 현장도 확인한다. 생활운동과 (02)2155-6750. ●성동구 구 보건소는 다음 달 1일부터 28일까지 대사증후군 검진과 캠페인 행사를 지원할 건강서포터스 25명을 모집한다. 자격은 60세 이하로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은 여성이다. 보건의료과 (02)2286-7080. 구 보건소는 다음 달 6일까지 노인들의 건강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운영 중인 ‘위풍당당 건강장수’ 사업 관련 ‘2013년 제7기 실버운동지도자’를 모집한다. 건강관리과 (02)2286-7054. ●송파구 새달 15일까지 ‘제4기 문화서포터스’를 모집한다. 미술관 운영 분과, 문화마케팅 문과에서 활동하며 구립미술관 작품관리 및 도슨트, 홍보물 디잔인 및 마케팅 활동 등을 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과 (02)2147-2807. ●양천구 다음 달 1일 오후 7시 30분, 2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세종문화회관과 연계해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관람료는 1만원이다. 문화체육과 (02)2620-3404. ‘3월 아버지 요리교실’ 수강생을 다음 달 22일까지 모집한다. 요리교실은 3월 9일부터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신정7동 신나는 어린이집 3층에서 열린다. 여성보육과 (02)2620-3385. ●영등포구 만 20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로 전월세 보증금 1억원 이하인 세입자에게 연 2%로 최대 5600만원(3자녀 이상 최대 6300만원)까지 전세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저소득 가구 전세자금 지원제도’를 연중 운영한다. 15년 상환 조건이며 임대차 계약 후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우리·농협·기업·신한·하나은행 등 대출 가능 은행에서 우선 상담받은 뒤 신청 가능하다. 사회복지과 (02)2670-3402. ●용산구 새달 14일까지 ‘와인스토리’ 1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매주 화·목 2시간 강의를 통해 와인 에티켓, 포도 품종, 와인 구매 및 보관법, 와인과 요리 등 와인 관련 교육을 한다. 수강료 1만원. 교육지원과 (02)2199-6490. ●은평구 설을 맞아 30일과 31일 구청 광장에서 농·수·축산물 직거래 장터를 개장한다. 곡물과 과일, 건어물, 한우, 생선 등을 판매한다. 생활경제과 (02)351-6843. 다음 달 5일까지 ‘창업지도사양성과정 제6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교육은 다음 달 5일부터 3월 19일까지 평생학습관 2층에서 열린다. 생활경제과 (070)8933-9904. ●종로구 주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기 화성시에 건립한 구립납골당 ‘종로구 추모의 집’ 이용자 신청을 받는다. 이용 대상자는 종로구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주민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 및 형제자매다. 최초 15년 이용할 수 있고 최장 3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15년 사용료는 10만~40만원이며 관리비는 45만원이다. 효원납골공원 (031)354-2325~6. ●중구 충무아트홀은 다음 달 1~13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충무아트홀 충무갤러리에서 ‘독거노인 돕기 기금마련 초대전’을 개최한다. 충무아트홀 (02)2230-6601. 다음 달 8일까지 삼익패션타운과 숭례문상가, 서울중앙시장, 신중부, 중부시장, 평화시장 등에서 ‘2013 설 명절 전통시장 이벤트’를 개최한다. 지역경제과 (02)3396-5053. ●중랑구 다음 달 28일까지 아동인지능력향상 서비스(학습지 바우처 사업) 대상자를 모집한다. 지정된 8개 학습지회사 중 1곳에서 도우미가 주 1회 이상 해당 가정을 방문해 아동에게 책 읽어 주기와 독서활동, 부모 대상 독서지도를 돕는 사업이다. 지원 자격은 전국 가구평균 소득 100% 이하(4인 기준 월평균 소득 473만 6000원) 중 만 2~6세 이하 아이를 둔 가구로, 가구당 2명 이상 동시 지원도 가능하다. 희망자는 신분증과 건강보험증을 지참해 주소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교육지원과 (02)2094-1913. ●경기 의정부시 4일부터 만 0~5세 아동에 대한 보육료 및 양육수당 신청을 접수한다. 신청 기한은 3월 12일까지이며 주소지 동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 신청하거나 보건복지부(www.bokjiro.go.kr)에서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031)828-2742 ●고양시 학업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 가정의 대학생 50명에게 각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한다. 대상은 고양시내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이며, 추천 기간은 2월 8일까지다.(031)8075-3251 ●파주시 1일부터 수요일에만 야간 민원실을 운영한다. 2010년부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해 왔으나 무인민원 발급기 이용이 널리 확산돼 수요일에만 운영하되 업무 대상 폭은 확대했다.(031)940-4181 공연 ●오페라 ‘백범 김구’ 2월 15, 16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서울오페라앙상블이 백범 김구 선생 서거 64주기를 맞아 치열한 시대정신을 녹여낸 창작오페라를 준비했다.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1932년 윤봉길 의사 의거 등 항일투쟁사와 남북 분단까지, 선생의 삶과 민족의 화합을 노래한다. 3만~5만원. (02)3274-8600. ●뮤지컬 ‘호기심’ 2월 14~16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이 꾸미는 성교육 뮤지컬. 다른 이성관과 연애관을 가진 고등학생 진우와 은정, 친구들이 여러 가지 사건과 상황을 겪으면서 견해차를 줄여 가는 과정을 담았다. 다양한 K팝과 춤이 어우러져 콘서트 같은 흥겨움도 있다. 1만~1만 5000원. (02)951-3355. ●연극 ‘거기’ 2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이상우 연출과 강신일, 이성민, 정석용, 송선미, 김승욱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만나 잔잔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 간다.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 2월 공연을 이달 31일까지 예매하면 40% 할인받을 수 있다. 관객 2만명 돌파 기념으로 2월 1~15일 공연 관람료는 25% 할인한다. 3만원. (02)762-0010. ●음악극 ‘미루의 소리상자’ 2월 16, 17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 숙명가야금연주단이 만드는 어린이 음악극. 동생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곱 살 미루가 10개월 동안 느끼는 호기심과 질투심, 사랑 등 복잡한 감정을 가야금으로 표현한다. 공연에서 가야금을 연주 도구이자 놀이의 대상으로 삼아 아이들은 악기와 친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1만~2만원. (02)6214-9889. ●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 정기연주회 2월 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성악가, 음대 교수 등 성악전공자와 합창 경력이 풍부한 합창 애호가가 모여 창단한 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의 세 번째 정기연주회. 단원 70여명이 중후한 음색을 뽐내며 슈베르트의 예술가곡, 흑인영가, 작곡가 이순교의 창작곡 ‘새야새야 사랑새야’ 등을 들려준다. 3만~7만원. (02)2203-0483.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SOUL PLAY 2월 15,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광주, 대구, 대전, 부산 등 6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남성 4인조 보컬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이 전국 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공연. 나얼과 정엽이 새 솔로 앨범 수록곡을 라이브로 선보이며 영준과 성훈도 색다른 무대를 꾸민다. 8만 8000~13만 2000원. 1544-3800. ●스티브 바라캇 콘서트-스위트 밸런타인 2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캐나다 출신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스티브 바라캇의 밸런타인 콘서트. 바라캇의 음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밴드와 함께 ‘레인보우 브리지’, ‘휘슬러 송’, ‘플라잉’ 등 로맨틱한 분위기의 발라드 명곡을 선사한다. 3만~10만원. (02)318-4301. 전시 ●황규태 ‘꽃들의 외출’전 3월 3일까지 서울 충무로 신세계갤러리 본점. 있는 그대로의 사진적 재현에서 벗어나 이중노출, 포토몽타주 등 실험적인 기법을 선보였던 작가의 작품들이다. 2004~2005년 작가가 아날로그 카메라와 그래픽 프로그램을 써서 합성한 꽃사진 19점을 모았다. (02)310-1924. ●서울시립미술관 ‘2012 신소장작품’전 3월 17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지난해 수집한 신소장 작품 198점 가운데 46점을 전시했다. 장르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공공조각, 설치, 미디어 작품 비율을 높였고 작고 작가보다는 살아 있는 작가, 특히 국내외에서 활발히 뛰는 현장 작가들의 비중을 높였다. 덕분에 현대미술 작품들이 많다. (02)2124-8800. ●한진만 ‘산수 45년 한진만 - 까치에서 천산까지’전 2월 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상수동 홍익대 현대미술관 2층. 산수만 집중적으로 그려온 작가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그린 산수화만 전시한다. 한국의 산수뿐 아니라 다른 어느 나라의 산수도 다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구 산수’를 내세웠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와 안나푸르나를 답사하고 사생하면서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그려 넣었다.(02)320-3272. 영화 ●베를린 감독 류승완. 출연 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그린 한국형 첩보 액션 영화. 북한의 권력이 교체되는 시기에 권력장악을 위해 국제적인 음모에 휘말리는 주인공들의 추격전을 탄탄한 스토리와 숨 막히는 액션을 통해 선보인다. 120분. 30일 개봉. ●헨리스 크라임 감독 말콤 벤빌. 출연 키아누 리브스·베라 파미가·제임스 칸. 꿈도 야망도 없이 무기력하게 세상을 살아가던 한 남자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다 나와 인생을 뒤바꿀 은행털이를 계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야간 매표원으로 일하는 주인공 헨리 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가 그간의 카리스마를 벗고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108분. 31일 개봉. 15세 관람가. ●문라이즈 킹덤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루스 윌리스·빌 머리·에드워드 노턴. 리사랑에 빠진 12살 아웃사이더 샘과 수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서 뉴 펜잔스 섬 전체가 발칵 뒤집히는 소동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영화. 지난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94분. 31일 개봉. 15세 관람가.
  • [데스크 시각] 사다리 유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사다리 유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최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세상이 화들짝 놀랐다. 우리나라 고교생 10명 중 4명은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저지르고 1년쯤 감옥에 가는 것도 괜찮다는 답을 했다. 설문 결과를 놓고 전문가들은 대번 윤리의식의 결여로 진단했다. 교육을 받을수록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하건만 현실은 그 반대이니 앞으로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교육과 캠페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과연 옳은 진단이었을까. 그들의 비윤리 의식이 단지 훈육 부족 탓일까. 현실에 열심히 발을 딛고 나아가면 거북이도 토끼를 이길 수 있다는 우화가 공허하다는 사실을 그 나이쯤 되면 꿰뚫고도 남는다. 예서제서 입이 쓰게 떠들어대는 사다리 없는 사회의 실체를 머리 굵은 아이들이 감 잡지 못할 리 없다. 출구 없는 삶보다야 차라리 최악의 한순간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는, 절벽을 봐버린 청춘들의 때 이른 허무였을 터다. 본지에서 교육 현실을 심층보도하는 기획시리즈(‘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가 화제다. 왜 아니겠나.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 없이는 혼자 힘으로 도저히 입신할 수 없는 현실을 너나없이 절감하고들 있다. 얼마 전 사석에서 한 부장판사의 득의양양한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고 3인 아들이 수능 성적을 잘 받았으니 SKY대의 경제학부에 합격할 수 있겠다는 안도와 함께 아들의 장래지도를 넌지시 펼쳐보였다. 다음 목표는 로스쿨. 로스쿨 과정을 마치면 판·검사를 시킬 것이고, 이도 저도 안 되면 자신이 운영할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앉히면 된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얼마든 실현 가능한 꿈의 대물림 구도였다. 3년간 등록금만 최소 6000만원을 감당하지 않으면 엄두를 낼 수 없는 로스쿨 장벽은 이미 서민들에게 차단된 상황이다. 그 다음 단계의 게임 승률은 당연히 더 높아진다. 로스쿨 과정을 거쳐 대형 로펌의 러브콜을 받는 풍운아들이 십중팔구 뜨르르한 세력가들의 자녀란 사실은 법조계의 신종 금기어로 굳어지고 있다. 그런 사이 인터넷 고시 사이트 어디에서든 맨주먹 청춘들의 좌절은 파도를 넘는다. “고졸 학력으로 사법고시에 패스해 청와대까지 들어갔던 바로 그 대통령이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직설화법의 장탄식도 줄을 잇는다. 비록 빈 주먹의 삶일지라도 끊임없이 다독여 견인해 주던 사회적 메타포가 바닥이 나고 있다. 이런저런 훌륭한 취지와 명분에 밀려 외무고시가 폐지됐고, 사법고시가 없어진다. 아니, 꿈을 위한 본경기를 치러보기도 전에 많은 아이들은 궤도이탈을 강요받는다. 멀리 갈 것도 없다. 해가 갈수록 ‘미친 난이도’를 자랑하는 대입 정책은 이젠 며느리도 모른다. 혼자 열심히 공부만 하는 건 삽질이 되고만 입학사정관제, 사교육 없이는 논제조차 이해하기 힘든 논술시험, 주요 과목의 A·B형 반영 방식이 난수표 수준이어서 대학들조차 백기를 들어버린 선택형 수능까지. 컨설팅 과욋돈을 쏟아붓지 않고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정책들이다.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쪽은 교육과학기술부뿐일 것”이란 한숨이 쏟아진다. 생기있는 사회로 되돌리려면 어떤 모양새든 다시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당장 급한 대로 두레박이라도 내려놔야 할 판이다.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 귀 닫고 눈 감았던 정책들을 새 정부에서는 살뜰히 살피고 또 살펴야 할 것이다. sjh@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헨리스 크라임’ 어설프고 착해서 감옥까지 간 남자…은행을 턴다는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헨리스 크라임’ 어설프고 착해서 감옥까지 간 남자…은행을 턴다는데

    고속도로 톨게이트 부스에서 일하는 헨리는 어수룩한 남자다. 주변 사람이 아무리 화를 돋우어도 화를 내는 법이 없고, 그들이 이상한 말을 해도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간다. 친구들이 그를 은행털이에 이용하고 난관에 빠트려도 그는 순순히 상황을 받아들인다. 범죄에 진짜로 가담한 친구들의 이름을 밝히는 대신 헨리는 감옥에 들어가는 길을 택한다. 감방에서 만난 동료 맥스가 물러 터진 헨리를 야무진 인간으로 바꾸어 보려고 애쓰지만, 순진한 남자는 요지부동이다. 1년 후 가석방으로 세상에 나온 헨리는 아내가 예전 친구와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박스 하나를 들고 백 하나를 짊어지고 집을 떠난다. 어느 날 길에 서서 친구들이 턴 은행을 우두커니 바라보던 헨리는 지나가는 차에 치이고, 운전 중이던 여배우 줄리와 인연을 맺는다. ‘헨리스 크라임’은 은행털이 범죄 영화를 가장한 로맨스 드라마다. 헨리와 맥스가 손을 잡고 은행을 털기로 작정하지만, 영화는 범죄보다 세 주인공의 관계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혹시 액션이 버무려진 범죄 영화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 빠른 카메라의 움직임, 긴박한 전개, 화끈한 액션, 놀라운 반전 같은 건 이 영화에 없다. 인물만 어설픈 게 아니라 영화도 그렇다는 이야기다. ‘헨리스 크라임’은 아마도 영화 역사상 가장 느리고 심심한 은행털이 영화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키아누 리브스라는 흥행 카드가 있음에도 한국에서 늦장 개봉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접고 대하면 재미있는 구석이 없지 않은 영화다. 왁자지껄한 현대 범죄 영화가 문제지 ‘헨리스 크라임’ 자체는 별 죄가 없다. 세 주인공 헨리, 맥스, 줄리는 공히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들이다. 톨게이트 부스에서 일하는 헨리는 매일 여기저기로 떠나가는 차를 보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 어디로도 떠나지 못한다. 사기꾼인 맥스는 감옥을 도피처로 삼아 산다. 바깥이나 안이나 먹고 자는 것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감옥은 편히 지낼 만한 곳이다. 소도시 극장의 연극배우인 줄리는 복권 광고의 모델로 더 알려졌다. 할리우드로 가서 번듯한 연기를 펼치고 싶지만, 여배우로 새롭게 출발하기에는 그녀의 나이가 적지 않다. ‘헨리스 크라임’에서 은행털이라는 행위는 삶의 돌파구를 위한 핑계일 뿐이다.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그것에 동조한다기보다 꽉 막혔던 인생에 구멍을 뚫는 것처럼 보인다. 설령 범죄의 리듬이 느리더라도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본다면 지루하지 않다. 어느새 범죄 영화의 영역을 침범한 건 슈퍼히어로 영화다. 아니면 거대한 제작비를 들인 액션 영화가 유명 범죄 영화로 행세한다. 지난해 개봉한 ‘런던 블러바드’ 정도를 제외하면 진중하고 어두운 범죄 영화 혹은 반대로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범죄 영화는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헨리스 크라임’은 범죄 영화의 위기를 정직한 자세로 통과한 작품이다. 고전적이고 영화적인 인물과 벌이는 드라마의 게임이 나쁘지 않으며, 극중극인 ‘벚꽃 동산’을 빌려 과거와 쉽게 결별하지 못하는 인물의 상황을 은유하는 방식이 좋다. 21세기에 1960~70년대 스타일의 솔로 승부하는 샤론 존스와 더 댑 킹스의 음악을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31일 개봉. 영화평론가
  • 용산의 눈물 닦아내야 대통합 흐른다

    용산의 눈물 닦아내야 대통합 흐른다

    4년 전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사의 원인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4년이 흘렀다. 철거민들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관련 수감자 6명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다. 용산 참사가 터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남일당 터는 현재 주차장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용산 참사 당시 물대포를 쏘던 용역들이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다. 이윤만 추구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한 도시개발 정책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용산참사 범국민 추모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은 17일 “조합 측과 시공사인 삼성이 승강이를 벌이다가 결국 계약이 해지됐는데, 입찰에 나서겠다는 시공사가 없다”며 ‘재개발 속도전’의 폐해를 지적했다. 오는 20일 용산 참사 4주기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도시개발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무분별한 속도전으로 일관하고 있는 도시개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상생을 위한 도시개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유영우 상임이사는 이날 “주택정책은 ‘소유자 중심’에서 ‘거주자 중심’으로 하는 수요자 공급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치권에서 용산 참사 재발방지를 위한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여야가 상생의 도시개발을 위한 해법을 논의하는 데서부터 대통합의 물꼬를 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재산권 보호에 초점을 맞춘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해 주거권 보장 수단으로 강제퇴거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 용산 참사 관련 수감자들에 대한 특별사면 역시 사회통합의 해법으로 제시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 용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박 당선인이 후보 시절 용산 참사 관련 논란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상기시켰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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