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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감옥 먹먹한 울림 부족한 색깔

    거대한 감옥 먹먹한 울림 부족한 색깔

    영화 ‘군함도’에 안개가 걷혔다. 순제작비만 225억원에 마케팅 등 부대 비용까지 합쳐 260억원 안팎이 투입된 역대급 대작이다. 극장 매출의 손익분기점만 누적관객 700만명에 달한다. 본전치기만 할래도 천만을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아픈 과거사를 바탕으로 해 올여름 블록버스터 중 흥행 1순위로 꼽혀 온 작품이다.군함도(일본명 하시마)는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나가사키에서 남서쪽으로 18㎞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인공의 탄광 섬이다. 조선인 수백명이 강제 징용되어 해저 1000m 깊이의 막장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비좁은 탄광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집이 작은 아이들도 상당수 징용됐다. 우리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이곳에서 강제 노동한 조선인은 최대 800여명으로 추정되며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134명이다. 그런데, 일본 최초로 철근 콘크리트식 고층 아파트가 세워졌던 이곳은 일본 근대화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됐다. 전쟁 범죄에 가까운 추악한 역사는 뒤덮인 채 관광지로만 홍보되고 있어 한국의 반발을 사 왔다. 영화는 소년들이 거친 파도를 넘어 군함도를 탈출하려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모습을 보여 주며 출발한다. 이어 저마다의 사연으로 군함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은 여러 조선인을 등장시킨다. 실과 바늘 노릇을 하며 이야기 전체를 연결시키는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이강옥(황정민)과 그의 딸 소희(김수안),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최칠성(소지섭)과 위안부로 중국 대륙에 끌려갔다가 구사일생했던 오말년(이정현) 등이다. 이들이 군함도에 도착해 겪었던 수모와 참담함, 그리고 해저 탄광에서의 지옥과도 같은 상황들이 이어진다. 축구장 두 개 크기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미니 도시였던 군함도가 실제 3분의2 크기의 세트로 재현되어 생생함을 더한다.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는 것까지는 이 지점까지다. 군함도에 연금된 유력 인사를 구출하려는 광복군 특수요원 박무영(송중기)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달리기 시작한다. 또 참혹한 군함도를 부각시키기보다는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 군상, 조선인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데 무게를 둔다. 일본 앞잡이가 되어 동족 위에 군림하고 등골을 빼먹는 가증스러운 조선인들을 등장시키는 등 내부 갈등과 음모, 반전에 집중한다. 류승완 감독은 “거대한 감옥 같은 군함도 이미지를 접한 뒤 그곳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들과 탈출 스토리가 떠올랐다”면서 “역사적인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낀 것은 영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생겼다. 역사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상업 오락 영화 기준으로 보면 군함도는 ‘잘 뽑아져 나온 면발’ 같은 작품이다. 류 감독은 군함도 안에 과거사 청산 문제와 부성애, 로맨스, 첩보 스릴러, 격렬한 격투 액션과 전투, 대규모 탈주를 비롯한 군중 장면(몹신)까지 온갖 흥행 요소는 다 모아 놨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과 아우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황정민이 보여 주는 부성애와 김수안의 천진난만함은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로베르토 베니니 등이 보여 준 것과 겹치고, 소지섭과 이정현의 러브라인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최대치와 여옥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 울리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엑스터시 오브 골드’도 작품의 독창성을 갉아먹는 요소다. 일본인 캐릭터 또한 하나같이 스테레오타입의 ‘나쁜 놈’으로 일관한다. 축구로 따지면 화려하고 능수능란하지만, 창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플레이와 마찬가지. 물론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장면들도 많다.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이 직접 민주주의 분위기의 비밀 회합을 여는 대목과 아비규환의 탈주 장면에선 울림이 크다. 특히 무명의 강제 징용 조선인으로 나오는 보조 연기자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해 그 어느 장면보다 묵직한 느낌을 준다. 특히 군중신은 마치 각각의 작은 얼굴 사진 수백장을 모아서 새로운 얼굴 전체를 보여 주는 포토 모자이크에 다름 아니다. 26일 개봉.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박준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장 서울대공원 남방돌고래 방류식 참석

    박준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장 서울대공원 남방돌고래 방류식 참석

    2017년 7월 18일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박준희위원장은 서울대공원에서 그동안 사육중이던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를 제주도 인근해역에 방류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서울대공원에서는 34년간 지속되어 오던 돌고래 사육을 전면 중단하고 2013년 제돌이 방류를 시작으로 2015년 태산이, 복순이를 방류하였으며, 7월 18일에는 보유하고 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를 방류함으로서 모든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냈다. 서울대공원은 동물 복지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감옥 같이 좁은 동물사를 기존 동물의 서식환경과 유사하게 만드는 토종동물사 개선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2년 호랑이사 개선을 시작으로, 오소리, 너구리, 담비 등의 소동물관, 표범사를 개선하였으며, 2017년 현재 늑대와 여우를 위한 동물사는 공사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서울대공원은 토종동물의 서식환경과 유사하게 보유동물의 서식환경 개선사업은 진행하였으나, 넓은 바다를 서식환경으로 하는 해양동물 돌고래는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방류로 결정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오늘의 결과를 이끌어 내게 됐다. 그동안 방류했던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 태산이, 복순이는 제주 인근해역에서 기존 80여마리와 함께 이동하는 것이 관찰되어 자연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늘 방류한 금등이와 대포도 제주 바다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준희 위원장은 그동안 그물로 포획되었던 돌고래를 서울대공원에서 사육하며 해양생태 교육을 시행했고, 이제는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하고 적응훈련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서울대공원 관계자들을 격려했으며, 방류 행사를 통해 동물복지 증진과 생태계가 회복이 되기를 기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슬기로운 감빵생활, 신원호 PD 신작 ‘베테랑 배우 라인업’ 누구?

    슬기로운 감빵생활, 신원호 PD 신작 ‘베테랑 배우 라인업’ 누구?

    올 하반기 tvN에서 선보일 신원호 PD의 신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초특급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했다. 17일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진행된 ‘슬기로운 감빵생활’ 대본 리딩에는 앞서 캐스팅이 공개된 박해수, 정경호와 함께 20여 명의 배우들이 참석, 열연을 펼치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성동일과 최무성, 정웅인, 유재명 등 연기 내공이 빛나는 베테랑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목을 사로잡았다. 푸근하고 정 많은 아버지를 대표하는 배우 성동일을 비롯 ‘응답하라 1988’에서 가슴 따뜻한 명품 연기를 선보인 배우 최무성, 카리스마 악역의 절대 강자로 손꼽히는 배우 정웅인은 감옥을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에서 재소자, 교도관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붙들어 줄 예정이다. ‘응답하라 1988’ 학생주임에 이어 ‘비밀의 숲’의 검사장으로 활약 중인 배우 유재명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특별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안길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남성 배우 비중이 높은 이번 작품에서 이야기의 핵심을 이끌어갈 여성 배우들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하백의 신부 2017’에서 절대미모 여신으로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정수정은 이번 작품에서 겉으로는 발랄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깊고 여린 마음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 한층 성숙된 연기를 보여줄 전망이다. tvN 드라마 ‘시그널’을 비롯해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깊이 있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임화영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슬픔을 간직한 인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날 대본 리딩에 앞서 “너무나 낯선 감옥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작품을 구상하다 보니 작가도, 연출도 굉장히 힘든 순간이 많았다”고 밝힌 신원호 PD는 4시간에 걸친 리딩 끝에 “많은 배우들의 열연에 너무 재미 있었던 시간이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키웠다. 감옥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낼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올 하반기 tvN에서 방송된다. 사진 = tvN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냄비받침’ 출연 추미애 예능감 폭발…“홍준표와 친할 수가 없다”

    ‘냄비받침’ 출연 추미애 예능감 폭발…“홍준표와 친할 수가 없다”

    서울시장 출마에 “레드카펫 밟는 데 별로 관심없어”국민의당에 “취지에 어긋나는 말 한 적 없어”홍준표 대표 “마초적이라 안 친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별로 관심없다”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제가 레드카펫을 밝겠다는 것이 아니다. 당 대표는 사심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18일 밤부터 19일 자정쯤까지 방송된 KBS 2TV ‘냄비받침’에 출연해 “실력있는 민주주의 정당, 똑똑한 정당을 키우고 싶다”면서 “그러려면 모두 사심 없이 힘을 보태야 하는데 당을 지휘하는 당 대표가 사심을 얹으면 안되지 않겠나”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추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제가 문 대통령을 만나 ‘후보님, 제가 낮에도 문재인, 밤에도 문재인 생각을 하고 있어서 잠꼬대도 문재인이라고 합니다’라고 말을 건넨 적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라면 뭔가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 말도 없더라”며 문 대통령이 유독 말이 없다는 말을 전했다. 추 대표가 잠꼬대로 “문재인”을 불러다는 것은 당시 문 후보의 꿈을 꿨다는 것이다. 추 대표는 진행자가 ‘추 대표를 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까지 세 분의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하는데 기분이 어떠냐’라고 묻자 “기분이 괜찮다. 그걸 해낸 사람이 저뿐이지 않나”라고 웃기도 했다. ‘문준용 제보조작 의혹 사태’를 두고 국민의당과 대립한 것에 대해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됐는데 말이 잘 통하지는 않고 오히려 저에게 사퇴하라는 얘기만 하더라”면서 “이 사건은 결국 국민을 속이려 한 것이며, 국민이 피해자”라고 말했다. 추경안 처리 등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에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자꾸 (내가 한) 말을 갖고 시비를 거니까…”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논란이 될만한 말을 후회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상황을 간단명료하게 알려야 한다”면서 “그런 취지에 어긋나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또 세월호 참사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받았느냐 서면보고를 받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면서 “그런 재난 상황이 되면 당연히 청와대가 먼저 알아야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그 시스템이 권력이 바뀌면서 발전을 못 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문제가 없으려면) 결국 당이 영속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제가 대표로 있는 동안 100년 정당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방송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추 대표는 “홍 대표하고는 사법시험 동기이지만 어색한 사이다. 예전에 저에게 ‘집에서 애나 봐라’라고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친한 사이이지 않느냐’고 묻자 “친할 수가 없지 않나. (홍 대표는) 마초적”이라며 “친했으면 제가 오빠라고 하지 않았겠냐”라고 답했다. 이어 “홍 대표는 다정다감한 성격이 아니다”라면서 “제가 여당 대표로 다정하게 대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팔짱을 꼈더니 어색해하시더라”라고 덧붙였다. 방송에서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하던 때의 상황도 언급됐다. 추 대표는 “저는 처음에는 탄핵에 반대했는데, 제가 반대해도 당론으로 탄핵하는 상황이었다”면서 “(탄핵 찬성파들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감옥에 간 분들에게까지 탄핵 서명을 받으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사람들 이름 얹지 마라’라고 하고서 내 이름을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삼보일배’를 하면서 대국민사과를 한 일을 두고는 “삼보일배를 보고 마치 제가 탄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처럼 아시는 분들도 있다”면서 “하지만 저는 조직을 맡은 사람으로서 책임을 지려고 삼보일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종석 비서실장 어머니도 시위에 나선 까닭은....

    임종석 비서실장 어머니도 시위에 나선 까닭은....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른바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대표 등 이른바 ‘양심수’ 석방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의 단체들과 함세웅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원로 98명으로 이루어진 추진위는 노동자 12명과 국가보안법 위반자 25명을 양심수로 선정하고 이들의 8·15 특사를 주장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위원회는 지난달 7일 구성됐다. 추진위는 8월 15일까지 매일 양심수 전원 석방을 주장하며 ‘청와대 행진’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17일 시위에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모친 김정숙(79)씨도 참여해 양심수 석방을 주장했다. 김씨는 아들이 1989년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후 민가협에서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양심수 석방 운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금 감옥에 갇힌 양심수들은 노동자 생존권을 위해 앞장서거나 시민사회 운동 등을 하다 붙잡힌 사람들”이라며 “양심수는 ‘박근혜 적폐’의 대표적 피해자”라고 말한 것으로 세계일보가 전했다. 한편 한상균 전 위원장은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불법·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기소돼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을 확정받았다. 이석기 전 대표도 지난해 1월 내란 선동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9년이 확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초 영상이 불붙인 논쟁’… 사우디 여성의 미니스커트

    ‘6초 영상이 불붙인 논쟁’… 사우디 여성의 미니스커트

    짧은 치마와 상의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담은 6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격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주인공은 쿨루드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 한 편으로 경찰의 ‘조사 대상’이 됐다. 사우디 여성들의 공식 ‘드레스 코드’를 어겼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사우디 여성들은 외출할 때 ‘아바야’를 착용하는 것이 의무다. 아바야는 아랍인들이 옷 위에 두르는 긴 천으로, 히잡의 한 종류다. 얼굴과 손발을 제외하고 온몸을 가리는 검은 망토 형태로 이뤄져 있다. 지난 주말, 이 영상이 올라온 뒤 사우디 내부에서는 찬반 논쟁이 들끓었다. 쿨루드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그녀에게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유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여성에 대한 처벌 여부가 더욱 화젯거리로 떠오른 것은 최근 사우디가 미래발전계획인 ‘사우디 비전 2030’과도 연관이 있다.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자가 이끄는 비전2030은 사우디의 사회와 경제 전반을 폭넓게 점검해 석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사우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표다. 현지의 한 네티즌은 “만약 그녀가 공공장소에서 짧은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체포된다면, 비전2030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쿨루드를 옹호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사우디를 방문했을 당시, 멜라니아가 아바야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예로 들며, 쿨루드에게도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사우디에서는 아바야를 착용하는 것이 법률이므로 이를 어겨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사우디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이 여성을 소환해 공식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아바야를 입지 않았다가 적발된 여성들에게는 감옥행이 선고됐지만, 비전2030을 추진 중인 사우디 정부가 이번에는 어떤 처벌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류샤오보와 류샤/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류샤오보와 류샤/이순녀 논설위원

    “그대 멀고 먼 길을 걸어가야/겨울의 철문 앞에 도달할 수 있다/그렇게 작은 발이 그렇게 먼 길을 걸어가서/그렇게 차가운 발이 그렇게 차가운 철문에 닿는 건/오직 한 번이라도 이 죄수를 만나기 위함이다”(류샤오보 ‘그렇게 작고 그렇게 차가운 발’ 중)지난 13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는 노동교화소에 갇혀 있던 1996년 시인이자 화가,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류샤(劉霞)와 옥중 결혼했다. 사회질서 교란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이었다. 류샤오보는 재혼이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감옥을 수시로 드나들자 첫 번째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떠났다. 민주화 동지에서 부부가 된 류샤오보와 류샤는 창살을 사이에 둔 채 서로를 향한 절절한 사랑을 시에 담아 전했다. 류샤오보가 석방된 이듬해인 2000년 홍콩에서 이들의 시집이 출간됐다. 국내에선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직후인 2011년 류샤오보의 시만 번역해 ‘내 사랑 샤에게’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2008년 류샤오보가 공산당 일당 체제 종식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을 주도하다가 중국 당국에 체포돼 11년형을 선고받으면서 부부의 삶은 소용돌이쳤다. 류샤는 투사가 됐다. 트위터로 외부에 남편의 수감 생활을 알리고, 중국의 인권 실태를 폭로했다. 당국에 대한 항의로 삭발도 했다. 하지만 오랜 가택연금 탓에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얘기도 전해졌다. 지난 5월 말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되면서 부부는 재회했다. 뼈만 남은 앙상한 체구의 남편, 짧은 머리의 가녀린 아내. 남매처럼 닮은 둘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예감하며 서로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을 생각했다. 다른 반체제 인사들과 달리 줄곧 망명을 거부하던 류샤오보는 류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죽기 직전까지 해외 치료를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남편의 유해라도 집으로 가져가길 바랐던 류샤의 간절한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국제사회는 이제 “류샤마저 잃을 수 없다”며 해외로 이주할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다. 류샤에게 남긴 “잘 사시오”라는 류샤오보의 유언이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아마도, 그대의 죄수가 되어/영원히 태양을 못 볼 수도 있지만/나는 암흑이/나의 숙명임을 믿는다/오직 그대의 몸 속에서만/모든 것이 편안하다”(류샤오보 ‘나는 그대의 종신죄수’ 중)
  • [유진모의 테마토크] ‘택시운전사’로 광주에 간 송강호

    [유진모의 테마토크] ‘택시운전사’로 광주에 간 송강호

    박근혜 정권 때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송강호는 다음달 2일 개봉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소재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쇼박스 배급)의 주인공 만섭 역을 맡았다. 독일 방송기자 피터를 태우고 광주로 가 보수의 눈으로 진보를 본 뒤 참이라 믿었던 거짓을 깨닫는 서울 개인택시 기사다. ‘변호인’에서 ‘젊은 노무현’ 송우석 변호사 역을 맡고, 세월호 참사 때 시국선언 연예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가 광주행을 선택한 이유는 정치적 색깔일까, 우연의 일치일까.그는 편향된 정치적 발언을 한 적도, 확고한 이념적 방향을 주창한 적도 없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고사했다가 결국 출연을 결심한 배경은 감독의 열정과 신뢰도, 그리고 시나리오에 있지만 어쩌면 만섭에게서 자신의 그림자를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현장에서 벌어 온 돈으로 개인택시를 구입해 11살 외동딸을 키우며 사는 만섭은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꼰대’다. 연일 시내 곳곳에서 대학생들 시위가 펼쳐지는 등 시국이 뒤숭숭해지면서 수입이 줄자 “비싼 돈 들여 기껏 대학에 보냈더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데모질이나 한다”며 혀를 끌끌 찬다. 학생들을 향해 “먼지가 펄펄 나는 사우디에 한 번 가봐야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걸 알지”라고 핀잔을 던지던 그가 광주에서 벌어지는 군인들의 무자비한 시민 학살 현장을 목도하곤 그제야 이승만과 박정희를 잇는 전두환이 설계한 이념적 세뇌의 감옥을 박차고 뛰쳐나온다. 그건 고치를 뚫고 나오는 ‘절대적 자유에 의한 정립’.(셸링) 연기력은 절대평가는 가능하되 상대평가는 어렵다. 그럼에도 송강호는 연기력으로 선두에 놓이는 데 별 이견이 없는 몇 안 되는 남자 배우 중 한 명이다. 이번에도 그런 그의 마법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 정도로 눈부시다. 다시 한번 현대사의 아픔을 되새기게 만드는 재주. 과연 그는 ‘여우 같은 곰’일까, ‘곰 같은 여우’일까. 그가 시나리오를 보는 기준은 상업성보다 완성도, 예술성보다 철학, 재미보다는 소통이다. 영국의 정치학자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를 ‘자신을 고슴도치로 착각한 태생적 여우’라고 표현했다. 송강호는 그냥 고슴도치, 즉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배우다. 그가 ‘택시운전사’의 시나리오를 흔쾌히 읽게 된 이유는 ‘영화는 영화다’ ‘고지전’, 자신이 주연을 맡았던 ‘의형제’ 등을 연출한 장 감독에 대한 믿음에 있다. 그러나 고사한 이유는 ‘변호인’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누가 봐도 노무현인 송우석을 ‘감히’ 잘 그려 낼 수 있을지 부담감이 컸기 때문인 상황과 비슷한 데 있다. 시나리오를 받은 지지난해 말~지난해 초 그는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지 못했었다. ‘변호인’ 개봉 이후 눈에 띄게 작품 섭외가 준 데 대해 대충 눈치를 챘던 그이지만 그렇다고 정치적 의도를 띠거나 반발 심리에 출연을 결심한 것은 아니란 증거. 그가 ‘밀정’에 출연한 이유는 역사 의식보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인연을 맺은 김지운 감독에 대한 의리와 신뢰도가 더 컸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아예 시나리오조차 보지 않고 ‘오케이’했다. 그가 집중하는 한 가지는 바로 ‘감독’이다. 다만 추측은 가능하다. 어쩌면 마음속으로 예술적 파토스의 신념으로 저항하고, 사회적 에토스의 기준으로 웅변하며, 인본주의적 로고스로 훈계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 쿠데타는 막았지만…1년째 국가비상사태, 패권정치 에르도안에 잃어버린 ‘터키의 봄’

    쿠데타는 막았지만…1년째 국가비상사태, 패권정치 에르도안에 잃어버린 ‘터키의 봄’

    쿠데타 진압 1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 15일(현지시간) 터키의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 등 주요 도시의 곳곳은 붉은색의 대형 국기로 뒤덮였고, 수십만명의 시민이 희생자의 사진을 들고 거리로 뛰어나왔다. 터키 정부는 쿠데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250명의 희생자를 부각시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 순교자의 다리에서 “매년 7월 15일을 ‘순교자의 다리 기념일’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군부에 피격당해 숨진 시민들을 기리겠다며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대교의 이름을 ‘순교자의 다리’로 바꿨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반대파에 섬뜩한 경고를 보냈다. “국가에 대한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반역자의 목을 잘라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의지는 곧바로 법률로 연결될 수 있다. 터키가 국가비상사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칙령도 시행할 수 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1년 전 군부를 물리친 뒤 ‘칼리프’(이슬람 제국의 주권자의 칭호)의 힘에 가까워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발발 5일 만인 지난해 7월 20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효 3개월짜리 국가비상사태는 지금까지 3차례 연장됐다. 17일 터키 최고안보자문기구는 비상사태 연장 여부를 논의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근까지 “국가비상사태를 해제를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온 만큼 이번에도 국가비상사태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후 정부는 국민들을 무더기로 감옥에 넣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5만 510명이 형을 살거나 구속 상태로 재판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국가비상사태법에 따라 범죄사실 소명 없이도 한 달까지 용의자를 구금하며 심문하는 게 가능하다. 군인, 경찰, 교사, 교수, 판·검사, 일반직 공무원 등 15만명이 직장을 잃었다. 학교, 대학, 병원, 비영리기구 수천개가 정부 직권으로 문을 닫았고, 기업 965곳의 자산 410억 터키리라(약 13조원)가 당국에 압류됐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터키 정부가 투옥한 언론인은 약 160명이다. RSF가 발표한 2017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터키는 180개국 가운데 155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례해 반(反) 에르도안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터키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지난달 지지자들과 함께 독재를 비판하며 앙카라에서 이스탄불까지 25일간 425㎞를 걷는 ‘정의의 행진’을 했다. 지난 9일 이스탄불 해안 광장에서 열린 행진 완주 선언에는 200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대통령을 규탄했다. “에르도안 정부가 쿠데타 저지 1주년을 기념하겠다면서 대대적인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터키인들은 정부가 구테타를 구실로 국민을 억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날 보도했다. 터키 정부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은 레닌, 스탈린, 사담 후세인에 비견될 것”이라면서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터키 문제를 해결할 힘이 있으면서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中정부는 나의 적이 아니다”… 류샤오보, 적이 없어 더 강했다

    작가 친구 예두 “두드리면 더 유연해져” 구심점 잃은 반체제 진영 위축 전망도 “내 자유를 빼앗아간 정부에 말합니다. 나에게는 적이 없습니다. 나를 감시하고 체포하고 심문했던 이들과 나에게 형을 선고한 이들은 나의 적이 아닙니다” 2010년 12월 10일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노르웨이 출신 배우 리브 울만이 대신 읽은 류샤오보의 법정 최후진술이다. 당시 류샤오보는 감옥에 있었고, 그가 앉아야 할 시상식 의자는 텅 빈 채로 남겨졌다. 류샤오보는 노벨상 소식을 부인에게 전해 듣고 “톈안먼 광장에서 희생된 영혼들에게 주는 상”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중국 정부는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류샤오보를 ‘체제의 적’으로 규정했지만, 류는 적이 없었다. 스스로 적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 류샤오보의 친구인 작가 예두는 14일 홍콩 명보에 “당국이 그를 100번 두드리면 그는 100배 더 유연해졌다”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당국엔 가장 큰 위협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체제에 저항하는 모든 힘은 류샤오보로 응집됐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였던 류샤오보는 1980년대 초반부터 중국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로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톈안먼 시위를 주도했던 저우펑숴는 “학생 대표 상당수가 류샤오보를 흠모했었다”고 밝혔다. 톈안먼 사태 직전에 류샤오보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시위 소식을 듣고 고국으로 날아온 그는 광장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았다.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며 단식에 돌입한 지식인 4명(톈안먼 4군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군인의 총을 빼앗아 무장하는 단계에 이르자 기관총을 직접 부수며 비폭력을 외쳤다. 학생 대표였던 수쑤리는 “1989년 6월 4일 새벽 류샤오보가 시위대를 무장해제시키지 않았으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더 죽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톈안먼 광장이 유혈 진압된 이후 많은 동지들이 망명했다. 지인들은 물론 당국도 노골적으로 망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류는 “망명은 패배”라고 여겼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08 헌장’은 2008년에 작성됐다. 당시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시대였다.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이 유행했다. 중국 공산당은 서방의 체제를 마음껏 조롱했다. 이때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헌장을 발표했다. 당국의 눈에는 톈안먼 사태의 씨앗을 잉태한 이도 류샤오보이고, 톈안먼을 영속시키는 이도 류샤오보로 비쳐졌다. 중국 내 반체제 진영은 구심점을 잃고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명보는 “그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류샤오보의 죽음이 오히려 중국인들을 일으켜 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 제2, 제3의 류샤오보가 나타나면 통치가 어려워질 것이고, 류샤오보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면 더이상 견딜 수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류샤오보가 죽기 전 아내에게 남긴 마지막 말 “잘 사시오”

    류샤오보가 죽기 전 아내에게 남긴 마지막 말 “잘 사시오”

    지난 13일 간암으로 별세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61)가 아내 류샤(55)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잘 사시오”로 알려졌다.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 의료진은 전날 외신 기자회견에서 류샤오보가 오후 5시 35분에 사망했으며 부인 류사와 형 류샤오광, 동생 류샤오쉬안이 임종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SCMP는 류사오보가 아내 류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잘 사시오”였다고 전했다. 류샤오보는 그동안 중국 정부의 탄압과 감시 속에서도 외국으로의 도피를 거부해왔지만, 간암 말기에 죽음을 예감한 뒤에는 외국으로의 이송 치료를 강력히 희망해왔다. 자신이 사망하고 나서 아내 류샤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송 치료는 끝내 무산됐다. 결국 류샤오보는 노벨상 수상자 중 두번째로 구금된 상태에서 사망한 인물이 됐다. 1938년 나치 산하 병원에서 사망한 독일 평화주의자 카를 폰 오시에츠키가 첫 번째 노벨상 수상자다. 2008년 공산당의 일당독재 반대와 중국의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을 선언한 류샤오보는 2009년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이던 2010년에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류사오보는 지난 5월 말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류샤오보의 아내 류샤는 그를 오랜 시간 지켜온 동지였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감옥에 드나들기를 반복하자 류샤오보의 첫번째 아내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떠나갔다. 류샤오보는 노동교화소에 갇혔던 1996년 류샤와 옥중결혼을 했다. 남편이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하다가 당국에 체포돼 11년형을 선고받자 류샤는 류샤오보와 외부를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 시인이면서 화가, 사진작가를 겸하며 남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성품인 류샤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법을 익히고 트위터로 가택연금을 비판하며 외부인사들과 만나 남편의 수감생활과 중국 인권 문제에 관해 발언하는 투사로 변모했다. 2009년 12월 류샤오보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때부터 류샤 자신도 가택연금 상태에서 외부와 연락이 끊긴 채 침묵을 강요당했으나 당국의 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머리를 삭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톈안먼 사태로 운명 바뀐 ‘중국의 넬슨 만델라’

    톈안먼 사태로 운명 바뀐 ‘중국의 넬슨 만델라’

    서방·국제기구 등 해외치료 요청… “내정간섭 말라” 中 끝내 거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입원치료를 받던 류샤오보(劉曉波·61)가 13일 사망함에 따라 중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탄압국’이란 거센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특히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중국의 ‘넬슨 만델라’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컸다. 만일 중국이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류샤오보의 해외 진료를 허락했으면 비판의 수위가 낮아질 수도 있었으나, 중국은 끝내 거부했다. 이에 따라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함께 세계를 이끄는 ‘지도 국가’가 되려는 중국의 꿈도 당분간 멀어지게 됐다.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이웃국가를 제압할 뿐 ‘인권 시계’는 오히려 거꾸로 가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라는 소식이 알려진 후 독일 등 유럽 국가와 미국, 그리고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은 해외 치료를 허락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자이드 라이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UNOHCHR)는 7일 중국 정부에 유엔 특사의 류샤오보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류샤오보 부부를 수용하겠다고 중국 측에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154명은 지난달 30일 류샤오보와 아내 류샤(劉霞·56)를 미국에서 치료받게 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그러나 중국 사법부 고위 관리는 지난달 29일 베이징 주재 서방 외교관들과 류샤오보 부부 출국 문제를 협의하는 자리에서 이런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는 “다른 국가는 중국 사법주권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마라”고 주장했다. 류샤오보는 중국 인권운동 그 자체였다.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감옥에서 있었던 탓에 빈 의자에 노벨상 메달이 걸리기도 했다. 1955년 12월 지린성 창춘에서 태어난 류샤오보는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 하방돼 건축공사 근로자로 일해야 했고, 1977년에야 지린대학 중문과에 입학해 1982년 졸업했다. 이어 베이징사범대학에서 석·박사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그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하와이대학 등에서 방문학자로 지내며 특강을 하기도 했다. 그의 운명은 톈안먼 시위로 완전히 바뀌었다. 사태 발생 당시 미국 컬럼비아대학에 머물던 류샤오보는 곧장 중국으로 돌아가 광장 시위에 동참했다. 학생들과 진압 당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했다. 만일 류샤오보가 없었다면 더 큰 희생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텐안먼 사태 이틀 후인 6월 6일 ‘반혁명선전선동죄’로 체포됐다. 투옥과 출옥을 반복하면서도 인권 운동을 놓지 않았다. 2008년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했다.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하는 이 헌장 때문에 류사오보는 2009년 12월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가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류샤오보는 ‘20년 동지’인 아내 류샤만 남긴 채 평생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았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중국 인권운동 상징 류샤오보, 간암으로 사망…中, 인권탄압 비판 직면

    중국 인권운동 상징 류샤오보, 간암으로 사망…中, 인권탄압 비판 직면

    중국 인권운동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13일(현지시간) 사망했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병원 입원치료를 받은 지 한달여 만이다. 류샤오보 조치를 관장하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사법국은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문에서 병원에서 간암 치료를 받아온 류샤오보가 13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를 치료했던 선양 소재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은 “12일 오후부터 류샤오보의 병세가 극도로 악화돼 호흡 곤란을 겪었으며 신장, 간 기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겨 고통스러워하더니 13일 오후 숨졌다”고 말했다.류샤오보는 지난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했다. 이듬해 그는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랴오닝성 진저우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 5월 말 정기 건강검진에서 류샤오보는 간암 판정을 받았고 수일 뒤 가석방됐다. 류샤오보는 유럽 등 서방으로 출국해 선진 의료진 치료를 받기를 희망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류샤오보는 사망 전 “죽어도 서방에서 죽겠다”며 강력한 출국 희망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결국 그는 타향인 선양 병원에서 눈을 감게 됐다. 선양시 사법국은 지난 3일 “최고의 의료진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의술과 요법으로 간암 진단을 받은 류샤오보를 치료하고 있다”며 “병원 측이 간암 전문의들과 상의해 종합적인 치료법을 류샤오보 치료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5일에는 “미국, 독일 등지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간암치료 전문의를 중국으로 초청키로 결정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내막을 보면 입원 기간 류샤오보의 병세는 급속히 악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류샤오보는 3일 배에 찬 복수를 뺀 뒤 병세가 호전되는 듯 했지만 5일 갑자기 다시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 전 수일간 복수가 증가하고 간 기능이 떨어졌고, 간 기능 저하로 인해 양약이나 한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류샤오보가 간암을 얻게 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긴 옥살이로 인한 심신 탈진이 원인이 아니겠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아울러 교도소 당국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아서 병을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제대로 손쓰지도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치료가 어려운 간암 말기에 이르기까지 류샤오보의 병세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개된 한 CCTV 영상에는 류샤오보가 자신이 B형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20여 년 전부터 알고 있다는 의료진과의 문답 장면이 담겨 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이런 사실에 주목했다면 류샤오보의 B형 간염 보균이 간암으로 진전됐겠느냐고 꼬집었다. 징역살이 중에 치료를 위해 가석방됐던 반체제 인사 가오위는 “류샤오보가 감옥에 가기 전만 해도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7년 후에 그가 불치병과 싸울지 누가 상상이냐 했겠느냐”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해범 딸에 ‘아스퍼거 증후군’ 서적 넣어준 부모

    인천 초등생 살해범 딸에 ‘아스퍼거 증후군’ 서적 넣어준 부모

    여덟 살 여자아이를 유인해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주범 김모(17·구속)양이 구치소에서 ‘아스퍼거증후군’ 관련 서적을 탐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인 김양의 부모가 넣어준 책이다.그동안 김양 변호인단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신병에 의한 충동적이고 우발적인 범죄’라고 주장해 왔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 심리로 12일 오후 열린 공판에서는 김양과 함께 수감 생활을 했던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수감 당시 자신이 목격한 김양의 언행을 낱낱이 증언했다. 이씨는 “피해자 부모에게 사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자 김양이 ‘나도 힘든데 왜 그 사람들에게 미안해야 하냐’고 반문해 놀란 적이 있다”면서 “김양이 어떻게 여기서 20, 30년을 사느냐고 하소연을 하다 어느 날 변호사를 만나 정신병 판정을 받으면 감형된다는 얘기를 듣고 와서부터는 기분이 좋아져 콧노래를 불렀다”고 증언했다. 이씨에 따르면 김양은 그날 이후 아스퍼거증후군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 책에서 아스퍼거증후군의 증상, 특징 등을 파악한 뒤 이를 이용해 형량을 줄이려 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경 우석대 교수는 “심리상담 중 피고인이 감옥에서 허송세월해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면서 “분석 결과 조현병이나 아스퍼거 가능성은 없으며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양은 수업시간과 급식시간에 해부학책을 즐겨 보았다. 고양이를 목졸라 죽이거나 참새를 해부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의 동물학대 등은 사이코패스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 중 하나다. 김양은 살인이나 엽기, 인육에도 관심이 많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는 인육을 먹던 살인마 소재의 미국 드라마 ‘한니발’을 즐겨 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범 박양(18)과 캐릭터커뮤니티에서 만나 이와 관련된 대화를 하고 ‘인육 파티’를 언급했다. 김양의 결심공판은 다음 달 9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인범 김양 “공범과 키스”…사이코패스 가능성은

    인천 초등생 살인범 김양 “공범과 키스”…사이코패스 가능성은

    10대 소녀가 8살 여자 아이를 유인해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 심리로 12일 오후 열린 공판에서는 주범 김양(17·구속)과 공범 박양(18)이 연인관계였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안겼다. 검찰은 김양이 범행 2주 전 지인들과 SNS로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대화에는 ‘박양이 나를 어두운 골목으로 데려가 기습 뽀뽀를 해 당황했다. 박양이 내 입술을 물어 화를 냈지만 박양과 계약연애를 하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양은 이날 이후 박양과 연인감정으로 발전했고 이후 구체적인 살인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박양은 “키스를 먼저 한 것은 김양이었다. 계약연애는 장난이었지 진짜 연인 사이는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검찰이 지적하자 “고백이 없었기 때문에 연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경 우석대 교수는 “심리상담 중 피고인이 감옥에서 허송세월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괴로워했다”면서 “분석 결과 조현병이나 아스퍼거 가능성은 없으며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양의 변호인단은 지속적으로 아스퍼거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양은 범행 직후 심리상담 교수에게 “지금 벚꽃이 한창인데 벚꽃구경을 할 수 없어 슬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동욱의 파피루스] 권태를 여행으로 극복해 볼까

    [서동욱의 파피루스] 권태를 여행으로 극복해 볼까

    여름은 여행을 부른다. 장대비가 감옥의 창살처럼 사람들을 집 안에 가둬 두려고 해도 마음은 벌써 먼 길을 떠났다. 나는 고대의 무시무시한 여행을 떠올려 본다. 아랍 최고의 여행가 이븐바투타는 이렇게 쓰고 있다. “그 사막에는 마귀가 많다. 타크슈프(연락원)가 혼자 가면 곧잘 나타나서 희롱하다가 유인한다. 그러면 타크슈프는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결국 죽고 만다. 사막에는 따로 길이라는 것이 없다. 발자국마저도 찍혀 있지 않다.” ‘대당서역기’의 저자 현장 역시 자기 노정의 위험에 대해 말한다. “서북쪽으로 가면 큰 숲속으로 들어간다. 맹수들이 들끓고 무리 지은 도둑들이 흉포한 짓을 한다. 그곳을 통해 이천사오백리 가면 마하랏타국에 이른다.” 소설의 세계로 들어가면 여행의 무시무시함은 더욱 극적인 것이 된다. ‘수호전’에는 중국에 널리 퍼진 인육만두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여행자의 수난 이야기가 나온다. “모야차 손이랑은 길가에 주점을 내놓고 지나가는 여행자가 찾아오면, 술에 마취제를 넣어 마시게 하고는 취해 쓰러지면 잡아서 그의 고기로 만두소를 만든다.” 이런 문헌들은 고대의 여행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잘 알려 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행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삶의 권태를 여행을 통해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이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지만, 좀처럼 권태로부터는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기대에 부풀어 여행을 떠나지만 그저 피로에 지쳐 되돌아와 내일 시작될 고단한 일상을 우울한 눈길로 떠올려 본다. 여행하는 일이 보편적이 되고 쉬워지게 된 것은 언제일까? 여행이 근대적인 산업이 되면서부터다. 교통 수단의 발전을 바탕으로 안전한 여행 망이 만들어지고, 안락한 호텔이 들어섰다. 각국에는 관광 산업을 관리하는 부처가 들어서며 이에 맞춘 관리자인 여행사가 출현했다. 그래서 만족할 만한 여행을 하게 됐는가? 사람들은 여행에서 여행사가 보여 주는 풍경만을 보게 됐다. 여행을 관리하는 관청과 여행사가 제공하는 것이란 눈에 혐오와 충격을 주지 않는 풍경, 진정한 모험이 아니라 모험의 느낌만 나는 안전한 놀이, 그리고 혀를 곤란에 빠트리지 않는 입에 익숙한 식사다. 한마디로 장소만 이동했을 뿐 늘 영위하던 일상을 거의 그대로 가져간 셈이다. 여행에서 애초 기대했던 것은 무엇인가? 권태로부터의 탈출이다. 그리고 권태란 변화 없이 지속돼 온 일상 속의 자신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다. 보통 우리가 관광이라고 일컫는 여행은 어떤 점에선 이 일상을 가능한 한 많이 여행 가방 안에 싸 넣고 다니는 여행이다. 내 집에 있는 듯한 익숙함과 비례해 내 집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권태가 계속 나를 따라다닌다. 소설가 투르니에는 이런 관광과 진정한 여행을 이렇게 구별한 적이 있다. “한 가지 유형의 여행이 있는데, 그것은 나쁜 여행, 즉 관광입니다. 관광(toursime)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한 바퀴 도는 것’입니다. 관광이란 단어 속에는 ‘일주’(tour)가 들어 있지요. 단체 관광 조직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를 합니다. 그래서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관광객(또는 나쁜 여행자)은 그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출발 시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반대로 훌륭한 여행자는 여행으로 인해 다른 모습으로 변모됩니다. 그는 여행 동안 고생을 하고 배워서 풍요해집니다.”(이원복 옮김) 이제 우리는 왜 저 고대의 여행자들이 자신을 극한의 위태로움에 빠트리면서까지 무시무시한 여행길에 올랐는지 더 잘 알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더이상의 성장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나날, 권태 속에 허우적대고 있는 기존의 나 자신으로부터 떠나 새로운 세계를 얻게 되는 일이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여행에의 희구가 신대륙에서 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새로운 차원의 삶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추동력이 되곤 했다. 삶은 늘 여행을 기다린다. 전 세계 구석구석이 근대화의 천편일률적 매뉴얼대로 관리되는 오늘날엔 진정 새롭고 낯선 여행길을 찾는 일이 좀처럼 쉽진 않겠지만.
  • 인천 초등생 어머니 “그렇게 가서는 안되는 아이” 눈물

    인천 초등생 어머니 “그렇게 가서는 안되는 아이” 눈물

    지난 3월 29일. 인천시 연수구에 살던 8살 여자 아이는 엄마에게 “엄마, 사랑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볼에 뽀뽀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아이의 마지막이 됐다.12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 심리로 열린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양(17)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엄마 A씨는 “내 아이는 그렇게 가서는 안되는 아이였다”며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A씨는 “김양이 언젠가 사회에 나오겠지만 우리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고 자기가 얼마나 큰 죄를 지은건지를 알았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강하게 처벌해달라”면서 30분 가량 흐느끼며 증언을 이어나갔다. A씨는 “교육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핸드폰을 주지 않고 (필요할 때) 아주머니들한테 빌려 집에 전화하라고 가르쳤는데, 이렇게 될 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양은 인천 연수구 한 공원에서 8살 아이를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아파트 옥상의 물탱크 근처에 버린 혐의(영유아 약취 유인 및 살인)로 구속됐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경 우석대 교수는 “심리상담 중 피고인이 감옥에서 허송세월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괴로워했다”면서 “분석 결과 조현병이나 아스퍼거 가능성은 없으며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양의 변호인단은 지속적으로 아스퍼거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양은 범행 직후 심리상담 교수에게 “지금 벚꽃이 한창인데 벚꽃구경을 할 수 없어 슬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꺼져가는 류샤오보… 커져가는 中인권탄압 오명

    꺼져가는 류샤오보… 커져가는 中인권탄압 오명

    간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그 어느 때보다 중국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이후 감옥에서 자유·인권·민주를 외쳐 온 류샤오보에 대한 응원과 지지가 해외에서는 물로 중국에서도 은밀하게 번지고 있다. 그가 사망하면 중국은 다시 ‘인권 탄압국’이라는 수렁에 빠질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외국 정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 허용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가 류샤오보와 가족에게 ‘인도주의의 신호’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지난 4~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에게 수차례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망명한 중국 작가 랴오이우는 교도통신 등에 “메르켈 총리가 류를 독일에 보낼 것을 간청했지만, 시 주석은 즉답을 피했다”고 밝혔다. 랴오이우는 외국으로 나가 치료받기를 원하는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건넨 편지를 독일 정부에 전달한 사람이다. 랴오이우의 주장에 대해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양국 정상의 대화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메르켈 총리가 류샤오보의 비극적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주재 독일대사관은 류샤오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선양의 중국의대 제1병원을 찾은 독일과 미국 의사의 활동 장면이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유출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두 의사가 중국 의료진의 치료를 칭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중국 당국이 고의로 편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호소를 “내정 간섭”이라고 무시하고 있다. 언론 통제 때문에 중국 매체에서는 류사오보 관련 소식을 찾을 수도 없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의 검열에 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류샤오보를 응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류샤오보가 2009년 12월 작성한 최후 법정 진술문 “나는 적이 없으며 원한도 없다”와 “역사는 영원히 그를 기억할 것”이라는 글 등이 숨바꼭질하듯 삭제됐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상하이와 후난성에서는 일부 시민이 “류샤오보에게 자유를 허락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문제는 류샤오보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 있다. 홍콩 명보는 “홍콩 전문가들이 중국 병원이 공개한 자료만 검토했는데도 류의 종양은 이미 터져 버렸고, 복막염 출혈이 심각해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중국이 처음으로 간암 말기 사실을 공개하고 가석방했을 때만 해도 중국 관영매체 중 일부는 출국 허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민족주의 논객인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은 지난달 28일 “류샤오보가 중국을 떠난다면 그에 대한 서방의 흥미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 편집인의 칼럼은 곧바로 삭제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매체 가운데 종종 중국 당국의 편에 서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11일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류샤오보를 출국시켜야 했다”면서 “류샤오보가 이대로 사망하면 중국은 안팎에서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베네수엘라 사태 새 국면… 야당 지도자 로페스 석방

    베네수엘라의 저명한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가 3년간의 수감 생활 끝에 석방돼 가택연금 상태에 들어갔다고 AFP통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4월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는 베네수엘라에서 야권의 핵심 인사인 로페스의 석방이 이뤄지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베네수엘라의 소요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이날 로페스는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결정으로 수도 카라카스 인근 군사감옥에서 풀려나 100여명의 지지자에게 둘러싸인 채 카라카스에 있는 자택으로 들어갔다. 로페스는 주먹을 치켜들고 베네수엘라 국기를 흔들면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성명에서 “이 정권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베네수엘라의 자유를 쟁취할 때까지 싸울 것을 다시 한번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로페스와 함께 야당 지도자인 안토니오 레데스마 카라카스 시장과 다니엘 세발로스 산크리스토발 전 시장도 석방돼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로페스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정치범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그는 2000~2008년 카라카스 인근의 차카오 시장을 지냈으며,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친정부 진영은 로페스가 부유층과 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고 비판한다. 로페스는 2014년 43명이 숨진 반정부 시위를 조장한 혐의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으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에게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야당 ‘민중 의지’(Popular Will)를 창당했다. 지난 4월부터 91명의 사망자를 낸 반정부 시위에서 로페스의 석방은 야당과 시위대의 핵심 요구 중 하나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류사오보 임종 임박 “해외에서 죽고싶다” 출국 요구

    류사오보 임종 임박 “해외에서 죽고싶다” 출국 요구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미국과 독일 의료진에게 ‘죽더라도 해외에서 죽고 싶다’며 해외 출국을 요청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이 9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8일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을 방문해 자신을 진료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간암 전문의인 조셉 M. 허먼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의 마르쿠스 W. 뷔흘러 교수에게 영어로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며 독일을 가장 선호하고 미국행도 원한다고 말했다. 류샤오보의 지인은 전날 류샤오보의 의식이 맑았다며 정상적인 대답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류샤오보 부부의 친구 모지수(莫之許)는 병원이 류샤오보가 이동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병원은 공지문에서 중국 전문가들이 류샤오보의 간암 상태가 이미 말기에 도달해 이동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미국과 독일 의료진도 류샤오보가 해외에서 더 잘 치료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전날 류샤오보의 형제들과 이들의 배우자가 문병할 수 있도록 허락해 곧 임종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병원은 인권활동가의 방문과 국내외 언론의 취재가 늘어나자 경비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중국 당국에 류샤오보 면담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중국 당국에 유엔의 류샤오보 접촉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탐사 전문 매체가 팩트와이어가 류샤오보의 지인으로부터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체포되기 이틀 전인 2008년 12월 6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1998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당국으로부터 의료 가석방으로 중국을 떠나라는 설득을 받았지만,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노동교화형을 채우겠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작은 감옥을 떠나 더 큰 감옥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프라이버시가 없다. 체포되지 않으면 경찰이 항상 문앞에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샤오보는 1996년 10월 8일 ‘사회질서교란죄’로 노동교화형 3년형을 선고받은 뒤 1999년 석방됐다가 2008년 말 중국의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이듬해 12월 베이징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옥중에서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말 교도소 건강검진에서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아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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