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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임상위 “70% 접종해도 집단면역 불가”… 질병청 “코로나 종식 어렵단 뜻”

    중앙임상위 “70% 접종해도 집단면역 불가”… 질병청 “코로나 종식 어렵단 뜻”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가 3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률 70%를 달성해도 집단면역 ‘달성’이 힘들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이 어렵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그간 방역 당국도 집단면역 달성과 종식의 개념을 구분해 온 만큼 중앙임상위가 방역당국의 11월 집단면역 목표 자체를 부인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많은 국민들은 집단면역에 도달하면 코로나19가 사라지고,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가 종료하고, 세계 여행도 격리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믿고 그날(종식의 날)만 손꼽아 기다리겠지만 (이 같은 것들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위원장이 이날 소개한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코로나19 토착화 가능성’ 설문 결과를 봐도 23개국 과학자 119명의 89%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1월 25일 브리핑에서 비슷하게 언급했다. 정 청장은 “집단면역 형성과 종식의 개념은 좀 다르다”며 “종식이라는 것은 바이러스 자체가 유행으로부터 제거되는, 완전히 소멸되는 그런 의미의 용어로 쓰고 있기 때문에 (집단면역과) 조금은 용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종식이 어려운 이유로 감염재생산지수 ’3‘이 고정값이 아닐 수 있다고 봤다. 집단면역 70%는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가 3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론적으로 집단면역은 한 사람의 감염자가 3명, 그다음에 9명으로 거듭 증가하고 이를 막으려면 3명 중 최소 2명(68%) 이상이 면역을 가져야 환자 수가 더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오 위원장은 ”접촉 기회, 모임의 크기와 행위 등 바이러스 전파 패턴은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또 코로나19 백신이 2차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가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보다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5%라고 하지만 이건 (접종자의)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이지 (타인에게) 전파를 예방하는 효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이 제시한 영국 연구에 따르면 1회 접종 시 가족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예방효과는 대략 40~50%에 불과했다. 다만 오 위원장은 지금 당장 정부의 백신 접종 전략을 바꿔야 하느냐는 질의에는 “정부가 ‘인구 70% 이상 접종’을 목표로 하는 것 외에 집단면역을 위한 어떠한 목표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질병청은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집단면역은 백신 접종 등을 통해 집단 중 다수가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획득해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는 것”이라며 “중앙임상위 설명도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같은 (상태로의) ‘근절’은 어려우며 인플루엔자처럼 관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당장 백신 끊기는데 “상반기 1300만명” 목표 올린 정부

    당장 백신 끊기는데 “상반기 1300만명” 목표 올린 정부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반기 목표를 1200만명에서 1300만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백신을 접종받을 고령층 대상자도 기존 65~74세(494만명)에 더해 60~64세(400만명)를 추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희귀 혈전증’ 논란으로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던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도 이달 27일부터 접종하기로 했다. 접종대상이 새롭게 늘어난 만큼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제2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5월 이후 백신 접종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백신 도입과 접종이 당초 계획 이상으로 원활하다”면서 “상반기 1200만명 접종 목표를 1300만명으로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일단 2분기 고령층 접종대상을 65∼74세에서 60∼74세로 확대했다. 65~69세(283만명)와 70~74세(210만명)는 오는 27일부터, 60~64세는 6월 7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60세 이상 연령층의 1차 접종을 조기에 실시해 고령층에서 감염을 줄이고 중환자 발생을 감소시켜 코로나19의 감염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19만명)과 30세 미만 군 장병(45만명)도 다음달부터 접종에 들어간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1차 접종이 중단되는 등 ‘백신 보릿고개’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이날 정부는 5~6월 백신 도입 일정을 좀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4일부터 6월 첫째 주까지 총 723만회분이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 물량이 도입되고, 화이자의 2차 접종이 끝나는 최대 5월말까지는 1차 접종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오명돈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접종률 70%에 도달해도 집단면역 달성은 어렵다. 결국 코로나19와 지구상에 계속 함께 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 백신 한 번만 맞아도 감염률은 뚝, 변이 바이러스엔 취약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 백신 한 번만 맞아도 감염률은 뚝, 변이 바이러스엔 취약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삼중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 한 번의 백신접종만으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렇지만 2번 접종을 마치지 않으면 변이 바이러스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영국 공중보건국 의학통계·모델링연구부, 코로나19 감염학연구부, 런던대(UCL) 여성보건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영국 내 36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만으로도 가장 가까운 접촉자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네이처에서 운영하는 학술논문사전공개 사이트인 ‘놀리지 허브’(Knowledge Hub) 4월 30일자에 실렸다. 백신은 코로나19의 감염가능성을 줄이고 중증 전환율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능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백신접종자 몸 안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타인에게 전파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연구자들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같은 차원에서 연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들을 포함해 약 36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백신접종을 하더라도 최소 21일 동안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양성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소한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바이러스를 가족이나 접촉자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이 40~5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러스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회 백신접종만으로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 의대 감염병학과, 퀸 메리대 의·치의대, 공중보건국 국립감염병본부, 성 바돌로뮤 병원, 런던대(UCL) 의대, UCL 심혈관과학연구소, 노팅엄시티병원, 노팅엄 의생명연구센터, 왕립 브롬프턴 헤어필드 병원 폐질환부 공동연구팀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1회 접종만으로는 최근 많이 나타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어렵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4월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화이자 백신 1회 투여한 환자의 혈청을 추출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인 T세포, B세포의 수치와 중화항체 형성 정도를 분석해 바이러스에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를 살핀 것이다. 그 결과 백신을 1회 접종하더라도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은 형성되는 것이 관찰됐지만 변이 바이러스들에 대해서는 면역 수치들이 11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 기존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됐다가 치료된 뒤 백신을 1회 접종한 환자의 경우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면역력을 갖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코로나 확산과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백신접종이 필요하며 최근 잦아지는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는 백신 2차 접종까지 끝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로나 토착화될 것…독감처럼 백신 맞으며 함께 살아야”

    “코로나 토착화될 것…독감처럼 백신 맞으며 함께 살아야”

    “백신 맞아도 집단면역 도달 어려워중증 환자 최소화에 중점 맞춰야”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더라도 집단면역 도달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3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구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타인에 전파하는 2차 감염을 예방하는 95% 이상의 백신도 아직 없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토착화될 것”이라며 “우리는 매년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만큼 바이러스 근절 대신 중증 환자와 피해 최소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단면역은 백신 접종을 통해 체내에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전 인구의 70%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을 말한다. 만약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더라도 고위험군은 여전히 조심해야 하고, 감염 또는 백신 접종으로 인해 생긴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할지도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발표한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을 보면 우리 방역 목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미국질병관리청(CDC)의 ‘백신접종·활동에 따른 마스크 권고’를 보면 백신을 다 맞은 사람도 쇼핑센터나 박물관, 이발소 등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권고한다. 오 교수는 “결국 독감처럼 백신을 맞으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며 “독감을 근절하자고 모두에게 독감 백신을 맞히지 않듯이 고위험군에만 접종하더라도 중환자 발생이나 사망자를 막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中공산당 웨이보 계정에 “로켓 띄우는 中 vs 시신 태우는 인도”

    中공산당 웨이보 계정에 “로켓 띄우는 中 vs 시신 태우는 인도”

    주말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왔다가 삭제된 포스트다. ‘중국 점화 VS 인도 점화’란 제목 아래 지난달 29일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모듈을 실은 톈허 로켓 발사 장면과 인도의 화장터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불태우는 모습을 비교해 싣는 바람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소개했다. 중국 공안기관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계정에 1일 저녁 올라왔다가 다음날 오후 삭제됐다. 중국 주재 인도 대사관의 항의를 받은 뒤였다. 이 계정은 수백만명의 팔로워들을 거느리고 있다. 별다른 자극적인 표현은 없었으며 다만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40만명을 넘어 기록을 경신했다’고만 설명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인도주의적 재앙에 맞닥뜨린 인도의 상황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만했다. 누리꾼들은 스크린샷을 공유하며 이 표현물이 “부적절하며” 중국은 “인도에 동정을 표했어야 했다”고 꾸짖었다. 영자 일간 글로벌 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이 시점에서는 인도주의의 높은 기치를 들어올려 인도에 동정을 보여주고 중국 사회를 도덕적으로 높은 경지에 확고히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보의 포스트는 중국 지도부의 공식 입장과도 분명히 다르다. 시진핑 주석은 바로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데 대해 위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시 주석은 인도와의 협력을 제고할 용의가 있으며 어떤 도움이라도 필요하면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중국위생건강위원회는 인도에서 연일 30만명대 신규 확진자가 나오던 시점에 “본토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신규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자랑해 역시나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들었다. 집계의 공신력에 의문이 드는 것은 물론이다. 중국인들은 노동절 닷새 연휴를 즐기고 있어 연휴가 끝나면 감염병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의료 붕괴가 심각한 인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일에는 지난 24시간 동안 코로나19 사망자가 3689명으로 집계돼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하루 전에는 역시 하룻동안 40만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코로나 복원력/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로나 복원력/임병선 논설위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려는 절박함이 다른 나라와 자꾸 비교하도록 만드는 것 같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 복원력(Resilience) 순위’를 매월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올 4월 집계에서 뉴질랜드를 처음으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한 달간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한 달간 코로나19 치명률, 100만명당 누적 사망자, 양성률, 인구 대비 백신 1회 이상 접종 비율, 봉쇄 강도, 지역 간 이동성, 국내총생산(GDP) 전망, 보편적 의료서비스, 인간개발지수(HDI) 등 10개 항목 100점 만점이다. 해당 국가들은 53개국이다. 백신 접종이 원활한 국가들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11월 21위였으나 예방접종 효과가 본격화된 지난 3월 5위로 올라선 뒤 4월에도 한 계단 위로 올라 4위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11월 17위였으나 올 4월에는 8위로 올라섰다. 한때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를 보고하던 미국의 상승은 눈부시다. 지난해 11월 18위에서 다음달 37위까지 떨어졌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 대응하며 백신 접종을 늘려 올해 35위(1월)→27위(2월)→21위(3월)→17위(4월)로 가파르게 올랐다. 백신 접종이 원활한 영국도 지난해 11월 27위에서 올 4월 18위로 상승했다. 싱가포르와 뉴질랜드의 뒤를 호주, 이스라엘, 대만, 한국, 일본, UAE, 핀란드, 홍콩 등이 이었다. 한국은 지난달 4위에서 두 계단 내려앉았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호주 등은 삶의 질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일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아무 때나 가족을 만날 수 있고 식당에서 친구와 식사를 할 수 있다. 다만 8명 이상 모임은 안 된다. 마스크는 실외 등 모든 곳에서 써야 하는데 운동이나 식사 도중 벗는 일은 용납된다. 국경 봉쇄가 손쉬운 덕을 보고 있다. 입국 시 격리 의무화가 풀린 것도 아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는 것을 전제로 사생활 침해를 넘나드는 공격적인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응해야만 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또 이주 노동자들은 기숙사에서 감금되다시피 지내며, 사업주의 허락을 받아야만 바깥 바람을 쐴 수 있다. 주민 통제가 손쉽고 시민사회의 반발이 없는 덕도 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인도 등에서 급속 확산하는 중에 국가의 감염병 복원력을 수치로 비교하는 일이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빌 게이츠는 내년에 종식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에서 인류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정확하지 않다.
  • 놀이공원·여행·클럽 간다… 불안하지만 백신이 되찾아준 일상

    놀이공원·여행·클럽 간다… 불안하지만 백신이 되찾아준 일상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끊이지 않으며 여전히 우려를 자아내지만, 백신 접종을 일찍 시작한 국가를 중심으로 일상으로의 복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식당이나 영화관 등에 이어 놀이공원과 클럽처럼 대중이 모일 수 있는 시설도 재개장하며 소소한 행복을 되찾은 시민들의 표정은 한껏 밝아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위기를 탈출한 중국에서는 닷새간의 노동절 황금연휴(1~5일)를 맞아 관광지마다 밀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1일 중국에서 각종 교통수단으로 이동한 여행객이 5637만 3000명에 달했다. 감염병 여파가 이어지던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번 연휴에는 지난 춘제(음력설) 때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귀향을 포기한 이들이 보상 성격의 휴가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기간 수송 여객이 2억 6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장거리 여행에 주로 쓰이는 철도 이용자가 전체의 60%다. 대다수가 이번 연휴를 ‘벼르고’ 있었다는 뜻이다. 만리장성을 대표하는 베이징 바다링은 관람객이 너무 많이 몰려들자 오전 11시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후베이성 우한을 상징하는 황학루는 하루 방문자만 5만명에 달했다. 허난성 뤄양의 룽먼석굴에서는 보안요원들이 관람객들을 향해 “한 지점에 머물지 말고 계속 앞으로 이동하라”고 쉴 새 없이 확성기로 외쳤다. 저장성 항저우의 명물 시후에도 사람들로 가득 차 공중화장실 앞마다 수백m씩 줄이 늘어섰다. 중국중앙(CC)TV는 “이번 연휴에 수도 베이징 호텔 객실 예약이 바이러스 사태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고 전했다.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의 명소 와이탄에도 1일 하루에만 42만명이 찾아와 역대 노동절 최고치를 기록했다.미국도 대확산 위기를 뒤로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재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디즈니랜드파크가 400여일 만에 손님들을 맞이했다. 디즈니랜드파크와 인근 디즈니랜드 캘리포니아 어드벤처파크는 코로나19 이후 1년 넘게 폐쇄됐고, 지난겨울 확산세가 심해지며 재개장이 한 차례 미뤄졌다가 이번에야 다시 문을 열었다. 미키마우스 귀 머리띠를 쓴 방문객들은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들과 입장을 기다리던 모미 영 윌킨스는 AFP통신에 “디즈니랜드는 우리 가족이 가장 행복해지는 곳”이라며 “딸들에게 꼭 재개장 당일에 가자고 약속했는데 지키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방역 수칙에 따라 현재 수용 가능 인원의 25%만 입장할 수 있고, 밀집을 막기 위해 저녁 시간 퍼레이드와 공연 일정은 열리지 않지만 이미 7주 후 티켓까지 매진됐다. 미국프로야구(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미국프로축구(MLS)의 애틀랜타 유나이티드가 각 리그에서 처음으로 5월부터 관람객을 100% 받아 경기를 치르기로 하는 등 스포츠 분야에서도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9월로 일정을 옮겼던 유명한 경마 대회 ‘켄터키 더비’도 올해는 관례대로 1일부터 열렸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관중도 수천명 받을 예정이다.유럽에서도 봉쇄 조치가 서서히 완화되며 영국 리버풀에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춤출 수 있는 클럽이 문을 열었다. 18세 이상 성인 인구의 65%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치자 정부가 일종의 시범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24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3000여명이 클럽으로 모여들었고, DJ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앞으로 참가자들의 감염 여부를 추적하고, 동선과 공기 질 등을 분석해 대규모 행사에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해변 지역이 재개장하며 지난 토요일부터 관광객으로 북적였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3개월 만에 육로 국경을 재개방했다. 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9명 신고하고 100명… 경찰,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 수사

    9명 신고하고 100명… 경찰,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 수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노동절인 지난 1일 개최한 집회에 1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리면서 방역 수칙을 어긴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신고된 인원을 초과해 집회를 진행한 민주노총 집행부 등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출석을 통보하고 신속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은 노동절 당일 여의도와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근처 등 69곳에서 621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개최한다고 신고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각 집회 참석 인원은 9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실제 집회가 열린 여의도에는 9명을 훨씬 초과한 100명 이상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 중 일부는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서울고용노동청 앞에도 신고 인원보다 많은 수백명의 시위대가 몰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車접촉사고 연락에 주차장 간 자가격리자 ‘벌금 300만원’

    車접촉사고 연락에 주차장 간 자가격리자 ‘벌금 300만원’

    법원이 코로나19 자가격리 중 차 사고를 확인하러 아파트 주차장에 나간 50대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김정철 부장판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2주간 의무 자가격리 중 아파트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가 났다는 이웃의 연락을 받고 사고 확인과 보험사 직원을 만나려고 2차례 주차장으로 간 혐의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고, 이탈 거리와 시간이 짧은 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을 받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애인이랑 왔다” 둘러댔지만…모텔 점령한 변종 유흥업소

    “애인이랑 왔다” 둘러댔지만…모텔 점령한 변종 유흥업소

    집합금지 어기고 모텔서 영업한 유흥업소모텔 “어려운 시기 손님 가려 받을 수 없다”일제 단속 결과 28개 업소서 210명 적발 코로나19 집합금지 조치를 어기고 모텔에서 변종 영업을 한 유흥업소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경기 수원시 인계동의 한 모텔 객실에 경찰 등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안에 있던 남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방 한편에는 음료수 캔 수백개와 맥주잔 수십개가 쌓여 있었고, 장부로 추정되는 종이에는 당일 날짜인 ‘30일’ 밑에 객실 호수로 보이는 세 자리 숫자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다른 객실의 문을 열자 주점에서나 볼 법한 테이블 2개 위에 가득 올려진 술잔과 안주가 눈에 띄었다.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녀는 수사관에게 거듭 “애인과 함께 숙박 중이었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단속 경찰관이 장부에 적힌 객실들을 확인하자, 객실마다 술상이 차려져 있었고 한 객실에서는 손님과 접객 여성으로 추정되는 남녀가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또 같은 테이블에 비슷한 구성의 안주가 올려져 있어 유흥업소처럼 일괄 관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 남성은 단속 경찰관을 향해 “무엇이 문제냐. 마음대로 하라”며 항의했고 여성은 화장실로 몸을 피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또 다른 객실의 손님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옷을 벗은 채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모텔 측은 “유흥업소 영업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을 내준 것”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어떤 손님인지 가려가며 받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각 안산시 단원구의 한 유흥업소에서는 단속을 피하려 문을 걸어 잠근 뒤 손님들을 비상계단으로 들여보내 불법 영업을 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돼 업주와 손님 등 모두 33명이 입건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암암리에 손님을 모아 불법 영업을 하는 유흥업소에 대한 첩보를 입수, 경기 남부지역 유흥가 곳곳에서 일제 단속을 벌인 결과 총 28개 업소 210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서울과 부산 등 유흥업소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불법 영업이 근절될 때까지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호주 “인도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에 실형”에 “미국은 놔두고, 차별”

    호주 “인도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에 실형”에 “미국은 놔두고, 차별”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창궐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인도발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3일부터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자국민이더라도 14일 이내 체류하던 인도에서 돌아오면 최고 징역 5년형을 구형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호주 정부는 오는 15일까지 인도에서 들어오는 모든 항공편을 금지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귀국하는 이들을 엄벌하겠다는 것이다. 그렉 헌트 보건부 장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발표해 인도에 체류한 여행자는 자국 시민이라도 호주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이 조치를 위반하면 최고 5만 1000달러(약 5683만원)의 벌금형이나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호주에서 격리된 해외여행자 중 인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급증하자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치를 오는 15일에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도에 머무르는 호주인은 9000명 정도이며 이 가운데 600명 정도는 감염병에 취약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일부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인도에 가족과 체류 중인 한 호주인 의사는 입국 금지가 차별적이라고 주장하고 “인도계 호주인은 이를 인종차별적 정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에서도 감염이 확산했는데, 이런 나라에 있는 사람과 인도계 호주인은 다른 대우를 받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조치“라며 “호주 정부는 인도에서 귀국하는 호주인을 교도소에 보내거나 냉정하게 처벌하려 하는 대신 이들을 안전하게 격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해외 유입을 막는다며 강력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하며 지역감염 사례가 늘어나면 주별로 출입을 막는 조치로 상당한 감염병 억제 효과를 거뒀다. 이런 성공에 근거해 인도발 항공편을 막고 그래도 입국하는 자국민이 있으면 징역형을 구형하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강경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염병 창궐을 피해 돌아오려는 자국민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행위는 지나친 월권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동안 인도에 체류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오는 4일부터 금지하는 것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의 합법적인 영주권자와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 및 가까운 가족은 예외로 뒀다. 한국 외교부는 인도에 머무르는 자국민의 원활한 귀국을 돕기 위해 주 6편 운항하던 부정기 여객기를 주 12편으로 늘리려 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취중생] “생수 모자라 화장실 수돗물로” 훈련병 잡으면 코로나 잡히나요?

    [취중생] “생수 모자라 화장실 수돗물로” 훈련병 잡으면 코로나 잡히나요?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해 12월 전에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A씨에게 당시 신병 교육 기간인 5주 동안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지난달 26일에 물은 적이 있습니다. A씨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샤워 시간이 10분을 넘기면 안 됐지만 매일 샤워를 할 수가 있었어요. 야간 점호시간 때 빼고는 화장실 이용에도 제한이 없었고요. 하루 거의 내내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지만 잘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잤어요. 그땐 면마스크를 빨아서 사용했어요.”그런데 한 달 동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만 6564명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이후로 훈련소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다음은 올해 육군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B씨가 경험한 일입니다.“잘 때도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야 했어요. 입소 후 첫 2주 동안은 얼굴 가리개(페이스 실드)도 썼죠. 정해진 시간 외에는 화장실도 갈 수 없었고, 화장실에 가더라도 한 명씩 차례로 가야 했어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 눈치를 보느라 화장실을 마음 편히 이용하기 어려웠죠.”B씨는 “제가 속했던 신병교육대에서는 그래도 세면이 가능했는데, 육군훈련소에서 생활한 병사 얘기를 들어보니 육군훈련소가 입소 후 2주 동안 훈련병들의 세면을 금지해 훈련병들이 힘들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육군훈련소가 세면과 화장실 이용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훈련병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육군훈련소의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한 훈련병들의 기본권 침해 사례를 지난달 26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공개했습니다.“육군훈련소의 한 연대에서는 생활관별로 화장실 이용 시간을 단 2분씩 허용했다고 합니다. 조교들은 심지어 화장실 앞에서 시간을 재며 2분이 지나면 ‘개XX야’, ‘씨X. 너 때문에 다음 생활관 화장실 못 쓰고 밀리잖아’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고, 아예 다음 차례 화장실 이용 기회를 박탈할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용변 시간 제한으로 인해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하였습니다.”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군인권센터는 “(훈련소 입소 후) 1~2차 PCR(유전자증폭) 검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공용 정수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동안 훈련병들은 열흘 간 생수를 먹는다. 그런데 훈련소는 한 사람당 하루에 500㎖ 생수 한 병만을 제공한다”면서 “이처럼 절대적인 음수량이 부족하여 화장실을 쓸 때 몰래 수돗물을 마시거나 그마저도 못해서 탈수증상으로 의무대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배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B씨는 “동일집단격리 기간(입소 후 2주) 동안 생활관에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반찬 양이 부족해 추가 배식을 요청해도 조교가 ‘못 먹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해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일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육군 관계자는 “육군훈련소는 연간 12만여명이 입영하는 전군 최대의 신병교육기관으로서 코로나19 감염병 차단을 위해서는 과도한 수준의 예방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입영장정 중 코로나19 확진자 27명이 확인됐으나 강화된 선제적 예방조치로 단 1명의 추가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자칫 한순간의 방심이 대규모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군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8일 긴급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전후방 각지에서 대한민국 육군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자녀를 군에 보내주신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도 지난달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육군훈련소와 관련한 일로 송구스럽다”면서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서 장병들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도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인권위는 육군훈련소를 포함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군 훈련소에서 생활하는 훈련병이 군인화 교육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이유로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받고 있지 않은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서 육군훈련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육군훈련소의 주인공은 훈련병입니다. 저희는 훈련병을 위해 존재합니다. 훈련병 가족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에도 항상 귀 기울이겠습니다.”맞는 말입니다. 이제 이 말을 실천에 옮길 때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졸 신화’ 박정만씨 금탑산업훈장

    ‘고졸 신화’ 박정만씨 금탑산업훈장

    국가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공헌한 박정만 코라아에코㈜ 기술이사가 근로자의 날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고용노동부는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1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을 개최해 박 이사 등 198명을 포상했다. 올해 수상자는 산업훈장 16명, 산업포장 17명, 대통령표창 54명, 국무총리 표창 56명,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 55명 등이다. 근로자의 날 유공 포상은 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며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노사간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노조간부 등에게 수여된다.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박정만 이사는 공고 졸업 후 1977년 S&T중공업에 입사해 생산파트장으로 근무하며 수입에 의존하던 지상화기 17종의 국산화에 기여했다. 2013년 정년퇴직 후에도 전문성을 살려 산업현장교수단과 대한민국 명장 등으로 멘토링·강의·서적 발간 등 지식 전파와 사회공헌에 힘쓰고 있다.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강성애 롯데쇼핑 노조위원장은 최초 여성 위원장으로서 주 52시간 단축근무, 판매직 노동자 보호 등 제도의 안정적 정착 및 여성 노동자 보호에 기여했다.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윤성희 한국수자원공사 건강관리센터장은 10년 이상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가 가능한 보건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코로나19 대비 자체 감염병 대응 지침을 제작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은 “의료업계 종사자와 요양보호사, 운수업 종사자, 콜센터 종사자 등 코로나19 최일선에서 고생하신 필수노동자분들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노동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고 노동의 존엄과 가치가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중국계 호주 앵커 9개월째 구금… 中의 ‘호주 길들이기’?

    지난해 불거진 중국과 호주 간 외교 갈등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해 8월 중국 당국에 구금된 중국계 호주인 앵커 청레이가 9개월 가까이 자녀와의 화상 접견이 차단된 채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당국이 그의 구금을 지렛대 삼아 호주를 길들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호주 abc방송은 29일 청의 근황을 전하며 “자택 구금을 끝내고 베이징 교도소로 이감됐다. 변호사와의 접견이 차단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베이징 주재 호주대사 등과 화상 면담을 하는 것이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이다. 이때 그는 얼굴 전체가 가려진 채 수갑까지 채워져 4명의 교도관에게 끌려온다.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달린 의자에 앉은 뒤 교도관이 눈가리개와 얼굴 마스크를 벗겨 주면 인터뷰가 시작된다. 청의 끝없는 요구에도 호주 멜버른에 사는 두 자녀와는 연락이 허용되지 않는다. 지난달 그의 가족은 호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 당국에 “좀더 인도적으로 대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청은 호주 외교관들에게 “가족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할수록 (나에게) 더 부정적인 결과만 낳을 것”이라며 언론 접촉을 막아 달라고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1971년 중국에서 태어난 청은 어린 시절 가족과 호주로 이주해 대학에서 금융을 전공했다. TV 아나운서가 되고자 2001년 베이징으로 돌아간 뒤 미 CNBC, 중국중앙(CC)TV에서 일했다. 구금 전 영어채널인 CGTN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진행했다. 그의 도전기는 중국과 호주 사회에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때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지도부의 미숙한 대응과 언론 통제 등을 질타했다가 ‘외국 정보기관과 첩보요원에게 중국의 기밀을 불법적으로 제공한 혐의’로 체포됐다. 두 나라 간 충돌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 4월이다. 당시 미국에서 감염병이 빠르게 퍼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책임론’을 꺼내 들었는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국제조사가 필요하다”며 맞장구를 친 것이다. 이때부터 두 나라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한편 전날 리커창 중국 총리는 화상회의로 진행한 ‘제6차 중국·독일 정부 협상’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양국 간 협력을 통해 세계경제 회복을 촉진하자”고 제안했다. 인권 문제로 더이상 두 나라가 대립하지 말자는 속내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홍콩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조만간 인권 대화도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별도 전시실 검토하라”…문대통령, 삼성미술품 특별관 검토 지시

    “별도 전시실 검토하라”…문대통령, 삼성미술품 특별관 검토 지시

    문대통령 “기증정신 살려야”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점을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전용 공간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내부 회의에서 “(유족들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정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들거나, 아예 별도의 미술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수장고(박물관 등에 작품이 보관되는 장소)도 부족하고, 이번 기증을 계기로 문화재 기증이 가속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이건희, 미술품 2만 3000점 기증…유산 1조원도 의료사업에 기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역대급 사회공헌 계획을 공개했다. 이건희 회장의 사재 1조원을 출연해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나선다. 또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린 2만 3000점에 달하는 미술품은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한다. 유족이 납부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으로 사상 최고액이다. 재계는 이건희 회장 재산의 60% 정도가 세금, 기부 등으로 사회에 환원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상속인들은 앞서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사회환원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이건희 회장이 평생 수집한 개인소장 미술품 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은 국가 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과 문화재, 유물·고서·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 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김환기 화가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된다. 모네,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 미술 작품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기증된다. 일부 근대 미술 작품은 작가의 연고지 등을 고려해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한다. ‘이건희 컬렉션’의 규모와 가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삼성측은 “이 회장이 보유하던 미술품의 대부분을 사회에 기증하는 것”이라며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유광혁 경기도의원, 동두천 군사용 드론 문제점 논의

    유광혁 경기도의원, 동두천 군사용 드론 문제점 논의

    경기도의회 유광혁 의원(더불어민주당·동두천1)은 지난 28일 경기도의회 동두천상담소에서 경기도청 군관협력팀 관계자와 함께 동두천 미군기지 군사용 드론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회의를 통해 유광혁의원은 “현재 동두천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는 드론이 수 십 차례 밤 10시까지 민간지역상공을 비행하고 있으며, 탑재된 카메라가 있어 시민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 등 문제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드론 훈련은 원칙적으로 대민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민간지역이 아닌 곳에서 해야 하며 훈련일정 역시 주민들과 사전에 협의를 거쳐야하고, 수시로 출몰하는 드론으로 인해 생활소음은 물론, 추락 위험성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심각하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적극 검토하고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경기도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해하며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중앙정부 등에 강력하게 어필해 도민의 안전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광혁의원은 지난 경기도의회에서 미군기지가 주둔하는 경기도 지역주민들이 겪고 있는 안전위협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감염병으로 인한 보건예방, 장애학생들을 위한 세부적인 지원 우려에 관련해 도정질문을 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삼성가의 역대급 사회공헌, 실행이 중요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30일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어제 역대급 사회공헌 계획을 공개했다. 고 이건희 회장의 사재 1조원을 출연해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나선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린 2만 3000점에 달하는 미술품은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한다. 유족이 납부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인데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재산 6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앞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당시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며 사재 출연 계획을 밝혔는데, 이 금액이 1조원가량이다. 이 돈이 사재 출연 약속 13년 만에 유족들의 뜻에 따라 사회에 환원되는 것이다. 유족들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등 감염병 극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도 총 3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개인 소장 미술품 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은 국가 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이 중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등 국보 14건과 보물 46건이 포함돼 있다. 김환기 화가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을 비롯해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달리,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 현대작가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 미술계는 이 회장의 기증 미술품이 시가로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장 유족의 이번 사회공헌 발표는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일가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회장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죽어서 입고 가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도 생전에 사회 환원 철학이 각별했던 이 회장이 사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사회에 유산을 남기고 떠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대급 사회공헌에 대해 사면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없지 않다. 삼성도 이번 사회공헌이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 없다고 선을 긋고, 사회공헌은 발표대로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 남원·정읍 백신 접종 ‘속도전’… 비결은 정부·지자체 긴밀한 협력

    남원·정읍 백신 접종 ‘속도전’… 비결은 정부·지자체 긴밀한 협력

    버스 여러대가 체육관 앞에 도착하자 조용하던 체육관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전북 남원시 춘향골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75세 이상 고령층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했으니 전국에서도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곳 가운데 하나다. 지난 23일 백신접종센터에서 만난 박은순 남원시 건강생활과장은 “의료진 한명이 대략 150명을 접종한다. 어제까지는 하루 600명 가량 접종했는데 오늘부터는 정부 방침에 따라 800여명을 접종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 수칙을 고려하면 가용인력을 총동원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면서 “남원시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가 1만 5612명인데 현재 절반 가량 진행했다”고 설명했다.●초저온 냉동고 등 발 빠르게 준비 백신접종센터 관계자들은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탄 접종 대상자들을 도와 안내하고 접종신청서 작성을 도와주느라 아침 일찍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남원 백신접종센터에 이어 찾아간 전북 정읍시 백신접종센터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남원과 마찬가지로 지난 1일부터 문 연 정읍 백신접종센터에서 만난 김영덕 총무팀장은 “정읍은 도농복합도시다. 시내에 거주하는 인구보다 농촌인구가 훨씬 많다보니 수송체계 마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65세 이상 인구가 3만명으로 고령화율이 30%나 된다. 75세 이상 백신 접종 대상자도 1만 2338명이다. 시청부터 주민센터까지 정읍시 행정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정읍시와 남원시가 지난 1일부터 예방접종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연초부터 신속하게 초저온 냉동고를 신청하고 예방접종센터를 마련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보건소뿐 아니라 시청과 주민센터 직원들 역시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일일이 연락해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동의를 받는 등 관련 서류작업을 거들고 있다. 인근 군부대에서 파견나온 군인들이 냉동고 감시를 하는 등 말그대로 민·관·군이 모두 나선 총력전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으로 행정안전부에서도 인정하는 백신 접종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꼽히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 견학을 오거나 “비법을 전수해달라”는 문의전화도 자주 받는다. 일처리가 늦어진 곳에서는 28일이 돼서야 75세 이상 백신 접종을 시작할 정도로 지역 간 차이도 나타난다. 김 팀장은 “백신접종센터에서 사람 이동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하는데 신경을 썼다. 입구와 출구를 별도로 구성하고 은행에서 쓰는 번호표 기계도 들여놨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관광버스업계와 협력해 접종 대상자들을 모셔오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관광버스연합회에서 어려운 시기에 큰 도움을 줘서 고맙다며 십시일반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를 해주는데 오히려 우리가 더 고마웠다”고 귀띔했다.백신 접종이 속도를 더해 가면서 보완해야 할 사안들도 계속 생기고 있다. 백신접종센터 설치나 350만명에 이르는 75세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일 수밖에 없다. 전국 곳곳에서 예측하지 못한 일이 계속 발생하기도 한다. 백신 보관용 냉장고가 고장이 나거나 온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백신을 폐기해야 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고, 접종 전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85세 치매 노인이 두번 접종받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런 속에서도 화이자 백신 접종은 속도를 더해 가고 있다. 4월 말까지 전국에 백신접종센터를 267개까지 늘리고 있고 접종 속도도 더해가면서 하루 14~15만명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급한 건 행정지원인력” 현장에서는 새롭게 나타나는 과제를 확인하면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중앙정부가 보완방안을 내놓으면 즉각 전국에 영향을 미친다. 백신접종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접종 대상자들을 백신접종센터로 옮겨주는 발 구실을 하는 버스기사들도 긴급히 백신 접종을 해야할지 등이 좋은 사례가 된다. 박 과장은 “가장 급한 건 의료진보다는 오히려 행정지원인력”이라면서 “고령층을 안내하고 신청서를 쓰는 것을 도와주는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접종센터를 처음 열 때는 행정지원인력 10명으로 시작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지금은 20명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백신접종센터는 접종하러 온 고령층 한명 한명을 일일이 챙겨야 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백신접종센터를 비롯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임시직 확대 등으로 지자체에서 추가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교부세와 예비비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백신 접종 대상자들을 위한 이동서비스를 하는 버스기사들은 백신 접종 대상자에 포함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영상회의 시스템이 여기서 힘을 발휘한다. 김 팀장은 “고령층이 고위험자라고 해서 먼저 접종을 하는데 이들을 한꺼번에 모시는 버스기사 역시 접종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중대본에 건의하려 한다”면서 “매일 아침 중대본 영상회의를 통해 전국 지자체 관계자들이 상황을 공유하고 건의사항도 내놓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행안부에서도 주기적으로 김희겸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지자체 관계자들과 영상점검회의를 열고 어려운 점이나 건의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신속한 백신 접종 와중에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지자체와 중앙정부 공무원들의 ‘안면’이다. 공무원들끼리 서로 학연·지연으로 얽혀있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전 상황에서는 기관을 넘나드는 ‘연결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난 1월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원단을 발족하고 국장급 17명을 지역전담책임관으로 지정했다. 행안부 국장급들은 지자체 근무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지자체 관계자들과 신속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위탁의료기관에 냉장고 디지털온도계를 지원해달라는 건의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와서 국고보조금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공공의료·공중보건 중요성 절감” 대규모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행정역량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박 과장은 “400병상 공공병원인 남원의료원이 있다는 게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접종에 엄청난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이 있는 지자체와 없는 지자체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면서 “남원과 이웃한 주변 지자체에서 ‘우리도 지방의료원 있으면 좋겠다’며 부러워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남원시 보건소 직원 중 간호직이 10% 정도에 불과했다. 간호직을 적극적으로 늘린 덕분에 지금은 60% 정도다. 간호직이 많은 것 역시 전문성 측면에서 큰 힘이 된다”면서 “코로나19가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공공의료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성욱 정읍시 보건소장은 “몇년 전만 해도 보건소는 하는 일 없이 노는 곳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공무원 중에서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공공의료, 공중보건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달라졌다”면서 “부서 간 협조체계는 물론이고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협업체계가 갈수록 긴밀해진다”고 말했다. 허 소장은 “지금처럼 조금만 더 고생하면 곧 마음 편하게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남원·정읍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美·EU, 중러産 백신 접종자 입국 규제… 백신도 ‘블록화’하나

    美·EU, 중러産 백신 접종자 입국 규제… 백신도 ‘블록화’하나

    중국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호주인 해나는 며칠 뒤 상하이 외국인 접종소에서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그런데 호주 정부가 백신여권(감염병 백신을 맞은 이들이 전 세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증명서)을 위해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미국)와 아스트라제네카(영국)뿐이다. 중국과 최악의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시노백 제품을 인정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는 “중국산 백신을 접종해도 다른 나라로 가려면 2주 격리를 피할 수 없다. 의사와 상의해 외국산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각국이 백신여권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패권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백신을 인정하지 않아 ‘블록화’ 조짐이 생겨나고 있다. ‘어느 나라가 만든 백신을 맞았느냐’에 따라 격리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국가가 갈리는 것이다. 전 세계가 ‘미국·유럽연합(EU) 진영’과 ‘중국·러시아 진영’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가 감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스푸트니크V(러시아) 도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25일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는 1430만명, 사망자는 40만명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브라질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러시아 백신을 포기한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이다. 올해 1월 미 보건복지부(HHS)는 연례보고서에서 “브라질에 ‘러시아 백신 도입을 거부하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백신외교’를 명분 삼아 활개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스푸트니크V 측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브라질에 우리 제품 구매를 포기하라고 강요했다. 이는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25일 NYT 인터뷰에서 “EU가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조만간 격리 없이 역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U가 인정한 백신에 중국·러시아 백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자국 백신을 무시하는 미국·유럽에 문을 열어 줄 리 만무하다. 문제는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백신을 골라서 맞을 형편이 못 된다는 데 있다. 미국·유럽산 백신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다 보니 개도국에서는 중국·러시아산 백신이 유일한 대안이다. 시노백이나 스푸트니크V를 맞은 이들이 유럽으로 가려면 ‘2주간 격리’라는 차별대우를 감수해야 한다. 미중 신냉전이 사실상 백신 선택권이 없는 전 세계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니컬러스 토머스 홍콩시립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백신 채택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분열은 의학적 이유 때문이 아니다. (미중 갈등에서 기인한) 민족주의 때문”이라며 “이러한 차별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연장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감염·희귀병 퇴치에 1조… 13년 전 약속 ‘코로나 맞춤’ 공헌 현실화

    감염·희귀병 퇴치에 1조… 13년 전 약속 ‘코로나 맞춤’ 공헌 현실화

    첫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5000억 기부감염병 연구소·치료제 개발에도 2000억 희귀질환 고통 환자·가족 지원에 3000억10년간 소아암 환아 등 1만 7000명 혜택재계 “국민 가장 원하는 기부 용처” 평가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밝힌 1조원의 사회공헌 계획은 ‘의료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 명의의 새로운 재단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유족들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 회장 유산의 용처를 보건의료 분야로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회공헌으로 삼성은 과거 장학재단 설립 등에 이어 또 한 번의 ‘통 큰’ 사재 출연 사례를 남기게 됐다.유족들은 우선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건립하는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또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사용된다. 기부금의 활용은 관련 기관이 협의하기로 하고 삼성은 금액을 출연하는 역할만 하기로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와 질병청, 국립중앙의료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위기 대응 역량을 갖추는 데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관리하겠다”는 공동 입장을 밝혔다.소아암과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지원에도 3000억원이 쓰인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이,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600억원이 각각 배정된다. 삼성 측은 향후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 2000여명과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 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희귀질환 임상 및 치료제 연구에 9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어린이 환자 지원사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의 이날 사회공헌 계획 발표로 2008년 나왔던 이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이 10여년 만에 지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가 있었던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차명 재산을 모두 실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뒤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사회환원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추산했는데,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며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삼성을 둘러싼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이 회장 일가가 그룹의 쇄신책과 더불어 사회환원 계획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회장이 밝혔던 ‘유익한 일’은 그의 사후 6개월 만이자 13년 만에 비로소 구체화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족들은 이 회장이 가장 바랐을 일을 헤아리고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분야로 기부 용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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