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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서 7급 공채 응시생 시험시작 5분만에 문제지 들고 도주

    최근 공무원 수험가의 화두는 단연 7급 문제지 유출 사건이다. 국가직 7급 공채 필기시험이 시행된 지난 23일. 수험장인 경남 창원 봉림중학교에서 응시생 변모(27)씨가 시험 시작 5분 만에 문제지를 들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에 일부 수험생들은 “변씨는 거액을 받아 가벼운 처벌만 받고, 변씨로부터 문제지를 넘겨받은 학원 강사나 임용 대기자 등이 문제를 풀어 사전 모의된 일부 수험생들에게 소형 이어폰 등을 통해 전달했을 것”이라는 조직적 범죄설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문제 외부 유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당사자 진술 오락가락… 행적 의문 27일 창원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남의 한 전문대학을 졸업한 변씨는 올 초부터 소방직공무원을 준비하던 중 문제 유형을 익히기 위한 연습으로 이번 시험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경찰 조사에서 “감독관이 기분 나쁜 얘기를 해서 문제지를 들고 나갔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시험 감독관은 변씨가 시험 시작 전 문제지를 보자 “시작 벨이 울리기 전까지 문제지를 덮어 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변씨가 제출한 통화 내역에 특이점이 없고, 문제지 감식 결과 변씨와 감독관의 지문만 검출돼 문제지가 제3자에게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변씨의 행적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하다. 검거 직후 변씨는 “수험장에서 빠져나와 학교에서 2㎞ 떨어진 창원 경륜장에서 온종일 있다가 오후 6시쯤 마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창원 경륜장의 폐쇄회로(CC) TV를 조사한 결과 변씨의 모습은 촬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이 추궁하자 변씨는 그제야 “경륜장에 가지 않고 마산 합성동(마산시내)으로 갔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 “법 조항 애매… 입건 곤란” 당시 복장에 대해서도 변씨의 진술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변씨는 애초 하얀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변씨가 들렀던 편의점 CCTV 화면을 확보해 변씨가 당시 파란색 티셔츠를 입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변씨가 정신 이상자’라는 일각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적용할 법 조항이 애매해 입건조차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지 유출과 관련해서는 형법 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데, 단순히 우발적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면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한 고의적 기만행위인 ‘위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 뼈 추스려 162~170㎝ 여성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강남 성형외과 572곳 뒤져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14)] 백골의 성형수술 자국이 살해된 여성의 한을 풀다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 백골이 일러준 작은 힌트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광대뼈 수술한 20~30대 여성 찾기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2)불탄 그녀의 마지막 호흡…아들을 지목하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2)불탄 그녀의 마지막 호흡…아들을 지목하다

    거세게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와 다급한 남자의 외침이 자정 무렵 다세대주택 골목의 정적을 갈랐다. “누구세요? 이 시간에….” 잠에서 깬 A(51)씨가 놀라서 뛰어나왔다. “불이 났어요. 집에, 불이 났어요. 빨리 119에 신고 좀 해 주세요. 어머니가 안에 있는데….” 칠순 노모와 함께 사는 옆집 큰아들 김씨(53)였다. 그의 집은 이미 강한 불길과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 A씨는 119에 신고했고, 김씨는 A씨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려댔다. 소방차들이 출동했고 주민들은 자다 말고 뛰쳐나왔다. 동네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들어가 어머니를 구해 보라고 했지만, 두려움 때문인지 김씨는 그 자리에서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기만 했다. 얼마 후 불이 꺼졌다. 작은방에서 까맣게 타 버린 시신이 발견됐다. 김씨의 어머니(72)였다. 자식에게 지극정성이던 노모를 잃은 형제들은 목 놓아 울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동료와 술을 마시고 들어왔는데 현관을 열어 보니 집 안에 불길이 가득했다.”고 넋이 나가 말했다. 지난해 5월 16일 발생한 경기 파주시의 화재 현장은 참혹했다. 10평 남짓한 작은 집이 무엇하나 건질 것 없이 모두 타거나 녹아내려 있었다. 화마의 흔적만큼 시신의 훼손도 심했다. 경찰은 가장 많이 탄 안방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장감식반은 노인의 사망 원인이 직접적으로 화재 때문인지 알아보기 위해 간이 검사를 했다. 시신의 콧속에 빨대를 끼운 후 그 속으로 면봉을 밀어 넣었다. 화재가 났을 당시 사망자가 호흡을 하고 있었는지 아닌지를 가리는 검사다. 하지만 기도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면봉에는 그을음이 묻어나지 않았다. 화재로 사망한 사람의 기도에 매연이 없다? 그것은 이미 죽거나 죽임을 당한 뒤 화재를 만났다는 얘기다. 감식반원들은 섬뜩해졌다. 결국 시신은 단순 화재 사망으로 처리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어갔다. 보통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은 신체가 심하게 불에 훼손된 채 발견된다. 하지만 모두 화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죽는 것은 아니다. 화재 사망의 원인은 대략 세 가지다. 가장 흔한 것이 공기의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발생한 일산화탄소 또는 내장재가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암모니아, 염소 등)를 들이마시는 것이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치명적이다. 공기 중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30% 이상인 곳에서 30초 동안만 숨을 쉬어도 혈중 일산화탄소량이 치사량을 넘는 75%까지 올라간다. 두 번째는 불길이 번지면서 산소가 대량으로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질식사하는 경우다. 선박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큰 화재가 났을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세 번째가 화염에 휩싸여 곧바로 소사(燒死)하는 것인데 그 비율은 예상 외로 낮다. 하지만 어떻게 죽음에 이르든 살아 있는 상태에서 화재를 만난 사망자의 기도에는 그을음이 남는다. 불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발버둥친 최후의 생활반응(生活反應)이기 때문이다. 감식반의 보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아들 김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반드시 30대 초반에 4세 여자아이를 강간하고 살해했던 전과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진술에 아귀가 맞지 않았다. “동료와 술을 마신 후 버스를 타고 자정쯤 집에 와 보니 불이 나 있었다.”고 했지만 실제 술자리가 끝난 것은 이보다 3시간 앞선 오후 9시였다. 아무리 불길과 연기가 심하다고 해도 어머니를 구해 보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점도 의심스러웠다. 불이 났다며 A씨 집에 찾아와 전화를 걸면서 어머니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한 것도 이상했다. 그는 동생들과 통화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해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심증일 뿐 물증이 없었다. 수사는 조심스러웠다. 극한의 슬픔에 빠져 있는 피해자 유족을 수사선상에 올리기는 늘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2개월이 갔다. 차츰 사건 당시 김씨의 알리바이가 조작됐다는 증거들이 나타났다. 자정쯤 집에 왔다는 그를 “화재 발생 두 시간 전인 오후 10시쯤 집앞 슈퍼마켓에서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목격자는 당시 옷차림부터 운동화, 김씨가 흥얼거린 노래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망한 노모와 아들이 큰 소리로 싸우는 걸 들었다는 동네 주민의 증언도 있었다. 부검 결과도 정황 증거를 더했다. 사망자의 목과 턱밑에서 작은 출혈이 확인됐다. 폐에서는 울혈과 부종이, 기관지 안에서는 거품이 발견됐다. 흔적은 약했지만 모두 목 졸려 질식사한 시신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이었다. 거짓말 탐지기도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그 스스로 자승자박한 대목도 있었다. 알리바이에 대한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교통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통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듣자 하니 버스를 타고 내린 시간이 기록으로 남는다는데 진짜인가요.” “맞습니다. 고객님.” 통화 내용에는 그의 한숨 소리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결국 그는 스스로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낳아 주고 길러 준 어머니를 살해하고 범행을 감추기 위해 시신과 집에 불까지 지른 패륜범. 범행 이유가 수사관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잦은 음주에 어머니가 심하게 훈계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무참히 살해된 그녀…주검이 아들을 가리켰다

    무참히 살해된 그녀…주검이 아들을 가리켰다

    거세게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와 다급한 남자의 외침이 자정 무렵 다세대주택 골목의 정적을 갈랐다.  “누구세요, 이 시간에...” 잠에서 깬 A(51)씨가 놀라서 뛰어 나왔다.  “불이 났어요. 집에, 불이 났어요. 빨리 119에 신고좀 해주세요. 어머니가 안에 있는데...” 칠순 노모와 함께 사는 옆집 큰아들 김씨(53)였다.  그의 집은 이미 강한 불길과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 A씨는 119에 신고했고, 김씨는 A씨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려댔다.  소방차들이 출동했고 주민들은 자다말고 뛰쳐나왔다. 동네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들어가 어머니를 구해보라고 했지만, 두려움 때문인지 김씨는 그 자리에서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기만 했다.  얼마후 불이 꺼졌다. 작은방에서 까맣게 타버린 노모가 발견됐다. 김씨의 어머니(72)였다. 자식에게 지극정성이던 노모를 잃은 형제들은 목놓아 울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동료와 술을 마시고 들어왔는데 현관을 열어보니 집안에 불길이 가득했다.”고 넋이나가 말했다.   ●“화재사망 시신의 기도에 그을음이 없다”  지난해 5월 16일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화재 현장은 참혹했다. 10평 남짓한 작은 집이 무엇하나 건질 것 없이 모두 타거나 녹아내려 있었다. 화마의 흔적 만큼 시신의 훼손도 심했다. 경찰은 가장 많이 탄 안방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장감식반은 노인의 사망 원인이 직접적으로 화재 때문인지 알아보기 위해 간이검사를 했다. 시신의 콧속에 빨대를 끼운 후 그 속으로 면봉을 밀어 넣었다. 화재가 났을 당시에 사망자가 호흡을 하고 있었는지 아닌지를 가리는 검사다.  하지만 기도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면봉에는 그을음이 묻어나지 않았다. 화재로 사망한 사람의 기도에 매연이 없다? 그것은 이미 죽거나 죽임을 당한 뒤 화재를 만났다는 얘기다. 감식반원들은 섬뜩해졌다. 결국 시신은 단순 화재사망으로 처리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어갔다.  보통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은 신체가 심하게 불에 훼손된 채 발견된다. 하지만 모두 화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죽는 것은 아니다. 화재사망의 원인은 대략 3가지다. 가장 흔한 것이 공기의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발생한 일산화탄소(CO) 또는 내장재가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암모니아, 염소 등)를 들이마시는 것이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치명적이다. 공기 중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30% 이상인 곳에서 30초 동안만 숨을 쉬어도 혈중 일산화탄소량이 치사량을 넘는 75%까지 올라간다.  두번째는 불길이 번지면서 산소가 대량으로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질식사하는 경우다. 선박같이 밀폐된 공간에 큰 화재가 났을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세번째가 화염에 휩싸여 곧바로 소사(燒死)하는 것인데 그 비율은 예상 외로 낮다. 하지만 어떻게 죽음에 이르든 살아있는 상태에서 화재를 만난 사망자의 기도에는 그을음이 남는다. 불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친 최후의 생활반응(生活反應)이기 때문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했다  감식반의 보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아들 김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반드시 30대 초반에 4세 여자아이를 강간하고 살해했던 전과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진술에 아귀가 맞지 않았다. “동료와 술을 마신 후 버스를 타고 자정쯤 집에 와보니 불이 나 있었다.”고 했지만 실제 술자리가 끝난 것은 이보다 3시간 앞선 오후 9시였다. 아무리 불길과 연기가 심하다고 해도 어머니를 구해보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점도 의심스러웠다.  불이 났다며 A씨 집에 찾아와 전화를 걸면서 어머니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한 것도 이상했다. 그는 동생들과 통화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해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심증일뿐 물증이 없었다. 수사는 조심스러웠다. 극한의 슬픔에 빠져 있는 피해자 유족을 수사선상에 올기기는 늘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2개월이 갔다. 차츰 사건당시 김씨의 알리바이가 조작됐다는 증거들이 나타났다. 자정쯤 집에 왔다는 그를 “화재발생 2시간 전인 오후 10시쯤 집앞 슈퍼마켓에서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목격자는 당시 옷차림부터 운동화, 김씨가 흥얼거린 노래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망한 할머니와 아들이 큰 소리로 싸우는 걸 들었다는 동네주민의 증언도 있었다.  부검결과도 정황증거를 더했다. 사망자의 목과 턱밑에서 작은 출혈이 확인됐다. 폐에는 울혈과 부종이, 기관지 안에서는 거품이 발견됐다. 흔적은 약했지만 모두 목 졸려 질식사한 시신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이었다. 거짓말 탐지기도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그 스스로 자승자박한 대목도 있었다. 알리바이에 대한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교통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통화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듣자하니 버스를 타고 내린 시간이 기록으로 남는다는데 진짜인가요.”  “맞습니다. 고객님” 통화내용에는 그의 한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결국 그는 스스로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지를 살해하고 범행을 감추기 위해 시신과 집에 불까지 지른 패륜범. 범행 이유가 수사관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잦은 음주에 어머니가 심하게 훈계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육군부대 유탄 폭발 1명 숨져

    4일 오전 4시쯤 경남 통영시 육군 모 부대의 야간작전 과정에서 이 부대 우모(23) 하사가 휴대한 군장에서 갑자기 유탄이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우 하사가 숨졌다. 육군은 이날 유가족이 입회한 가운데 현장감식을 실시했고, 민·군 탄약 전문조사단과 군 수사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전설의 괴물 ‘빅풋’ 흔적 발견”…DNA검사 결과는?

    “전설의 괴물 ‘빅풋’ 흔적 발견”…DNA검사 결과는?

    전설 속 괴물 ‘빅풋’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돼 DNA검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에나 국유림(Sienna National Forest)에 주차된 차의 유리창에서 빅풋의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 이 흔적은 차 주인인 제프리 곤잘레스가 폭설로 오랫동안 한 자리에 차를 세워둔 뒤 나중에 차를 찾으러 갔을 때, 동물의 발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어지럽게 나 있었고, 이것이 지금까지 봐 온 동물의 흔적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법의학 전문 사진가인 마크 버로우에게 이를 보여줬고, 사진촬영과 함께 DNA감식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어초자연적현상협회(Sanger paranomal society) 대표인 곤잘레스는 언론을 통해 이 사진을 공개하고 DNA 검사 비용을 모금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곤잘레스는 “지금까지 빅풋은 어디에 사는지 알려진 바가 없고,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DNA도 발견된 적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 DNA를 검사하게 되면 분명 희귀 생물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사람들은 빅풋이 신화에나 등장하는 괴물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빅풋이 실존한다고 믿는다.”면서 “반드시 빅풋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는 새로운 생물체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빅풋은 미국·캐나다의 로키산맥 일대에서 목격됐다는 소문이 전해지는 미확인 동물이다. 캐나다 서해안 지역의 인디언 부족의 언어로 ‘털 많은 거인’이란 뜻의 사스콰치(Sasquatch)라고도 불리기도 하지만 발자국만 발견됐을 뿐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유해발굴은 국민에게 진 빚 갚는 것”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유해발굴은 국민에게 진 빚 갚는 것”

    “국가가 국민에게 60년 전 진 빚을 갚고 있는 의식입니다.” 6년째 유해발굴감식단을 이끌고 있는 박신한 대령은 6·25전쟁에서 묵묵히 나라를 위해 헌신한 선배들의 유해를 찾는 국방부 감식단의 업무에 대해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에게 진 빚을 갚고 있는 의식”이라면서 “조금 더 일찍 관심을 보이고 시작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국가가 의무를 요구하기 위해선 당연히 그들의 헌신과 봉사에 끝까지 책임지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며 “감식단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의미의 첫걸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겸사와 달리 그의 표정에선 수년간 지속해 온 감식단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동안 감식단이 발굴한 국군 유해는 무려 5000구가 넘는다. 유전자(DNA) 식별을 통해 유해를 가족의 품에 안긴 일도 있었다. 박 단장은 유해발굴 사업은 법률로 규정된 사업으로 세월이 흘러 유해 발굴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돌아오지 못한 선배들의 원혼이 원할 때 비로소 저희에게 발견 되는 것 같다.”면서 “최근 2년간 엄청난 속도로 유해를 발굴하고 있지만 지금의 전문인력으론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감식단은 총 170여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행정지원을 비롯해 실제 발굴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100명이 되지 않는다. 이 인원을 또다시 8개 팀으로 나눠 전국의 10개 발굴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전문인력도 현역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연기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첨단장비 총동원… 60년전 묻힌 ‘무명용사 恨’ 풀어주다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첨단장비 총동원… 60년전 묻힌 ‘무명용사 恨’ 풀어주다

    지난 15일 오전 11시쯤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감성초등학교 뒤 야산. 61년 전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밀려 퇴각하던 국군이 북한군의 공격을 받아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한, ‘대평리 전투’가 벌어졌던 85고지다. 한낮 32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100여명의 장병들이 야산 일대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었다. 군사작전을 하듯 한 손에는 무전기를 들고 상황을 실시간 전달하고, 다른 손에는 금속탐지기나 삽, 곡괭이 등을 들고 산 곳곳을 물샐 틈 없이 훑어가고 있었다. ●전쟁 아픔 간직한 산의 비밀 찾아 이들은 충남 공주 일대의 향토 방어를 담당하는 32사단 기동대대 장병 100명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소속 장병들이다. 20살을 갓 넘긴 앳된 얼굴부터 쉰살을 넘겨 흰머리가 보이는 장병이 함께하고 있지만, 6·25전쟁과의 거리는 멀어 보인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그 날을 기억하듯 비장함과 함께 굳은 신념이 배어 있다. 이곳에서 만난 이성현 이병은 “일주일째 발굴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힘이 든다기보다 (선배들의) 작은 (유해나 유물)하나라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냈다. ●발굴·감식 능력 세계 최고 감식단 한쪽에선 노트북을 이용해 지형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다른 한쪽에서 파낸 흙을 채로 걸러내는 작업을 반복했다. 주경배 발굴과장은 “작은 치아 하나라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자료를 노트북에 입력해 모두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의 자료 축적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국방부 상설 기구로 유해발굴감식단이 처음 설립된 미국보다 뛰어난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발굴 실력도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함께 영국, 호주의 국방 무관들도 우리 군의 유해발굴 감식 기술을 배우기 위해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낮 12시가 다 될 무렵 감식단 장병들이 산 정상의 넓은 교통호를 줄과 플라스틱 못을 이용해 바둑판 모양으로 구역을 나눴다. 개인용 참호보다 유해나 유물이 나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교통호를 정밀하게 탐색하기 위해서다. 얼마 뒤 무전기 너머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집합하라는 연락이 왔다. 장비를 정리해 산 아래로 내려가 32사단 장병들과 감식단 장병들이 뜨거운 태양볕을 피해 감성초교 운동장 한편에 주저앉아 식판을 들고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밥을 먹은 장병들은 발굴 현장으로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 점심시간을 맞아 운동장으로 나온 아이들이 줄을 맞춰 이동하면서 군인아저씨들에게 장난스레 ‘충성’하며 거수경례를 했다. 이들의 발굴작업은 오후 4시까지 이어졌지만 특별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개인호 150개를 찾아 파냈을 때 유해 한 구를 찾을 수 있다는 감식단 관계자의 말처럼 무더위 속에 앞으로도 3주간의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예정이다. 검게 그을린 장병들의 얼굴이 60여년 전 자유를 지키기 위해 85고지를 넘던 무명 용사의 얼굴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록으로 80%·제보로 20% 발굴 실제로 국군의 유해는 6·25 전쟁 기록에 나온 전투 지역을 유해발굴감식단이 직접 찾아 발굴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지역 주민 등의 제보로 이뤄지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그래서 감식단은 노출된 유해를 신고할 경우 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제보자 일부가 ‘유해파라치’로 변했다는 것이다. 최근 최고 70만원까지만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유해파라치는 또다시 진화해 여러 구의 유해를 나눠 신고하기도 한다. 글 연기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해외 직무훈련 대폭 늘린다

    올 하반기부터 프랑스 인터폴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이 최초로 직무훈련을 받는 등 특수 과학기술·연구분야 공무원의 국외훈련이 확대된다. 국민생활과 직결되고 국가적으로 이슈가 된 분야의 공무원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IT 등 28개 분야 전문인력 양성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가축전염병 방역과 기상이변 대응 및 재난관리, 전산보안 등 IT 연구, 과학수사 등 28개 분야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직무훈련이 실시된다. 이를 위해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등 16개 부처 공무원 60여명이 미국, 네덜란드 등 11개국에 파견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존 과학 분야 국외훈련은 소속 기관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단기 코스로 훈련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면서 “부처별 수요조사를 토대로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소속 4명은 구제역 등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네덜란드 와게닝헨대학 연구센터에 파견된다. 가축 매몰 시 안전한 처리 방법, 환경오염 저감법 등을 연구하게 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현재 매몰지 사후관리가 침출수, 악취 등 외부상태 점검 위주로 이뤄져 지하로의 침출수 확산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지하수 오염 차단 기술, 한국에 적합한 매몰지 관리법을 벤치마킹하고 선진국 사례와 비교 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과원 개원 첫 인터폴 실무교육 국과원은 개원 후 최초로 인터폴에서 직무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과원 관계자는 “5개월 정도 단기 개인훈련으로 프랑스 인터폴 사무총국과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인터폴 ‘DNA 게이트웨이’에 가입해 DNA 정보를 사용한 국제공조 수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훈련 참가자는 DNA를 이용한 사망·실종자 신원 확인은 물론 감식절차 표준화 등 국제협력체계 마련에 참여하는 한편 DNA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54개국 법과학연구소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 밖에 국토해양부는 한반도에서의 대규모 지진 가능성에 대비해 미 해양대기청(NOAA)의 태평양 지진해일예측센터에서 지진해일 감시 업무에 실제로 참여한다. 행안부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연구센터인 SRI에서 ‘사이버 침해 유형 및 대응기술에 관한 연구’ 훈련을 실시한다. 최근 디도스(DDos), 스턱스넛 등 다양한 사이버공격에 대비한 정보보호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교류 협력 확대도 기대 특히 행안부는 최근 외유성 국외훈련에 대한 비판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실무 위주로 교육을 할 방침이다. 또 전문인력 양성을 돕기 위해 동일 기관에 공무원 2~3명을 교대로 파견하는 릴레이방식 훈련도 도입하는 등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김홍갑 행안부 인사실장은 “그동안 각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졌던 특수 과학기술·연구 분야 국외훈련을 앞으로 행안부가 체계적으로 상시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관련 분야 발전과 글로벌 교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이대통령, 현충일 추념사 “北, 평화·번영의 길로 나와야”

    이대통령, 현충일 추념사 “北, 평화·번영의 길로 나와야”

    이명박 대통령은 6일 “북은 대결과 갈등의 길에서 벗어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5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통해 “우리는 이를 위해 인내심을 갖고 진지하고 일관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번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과 관련)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우리는 그 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된 기조로 계속 대북정책을 추구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언젠가 올 한반도 통일에 대비해 우리 국민 모두 함께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애국 선열을 기리는 것은 나라 사랑의 첫 출발이자 국가 통합의 초석”이라면서 “정부는 ‘보훈제도 선진화’로 나라를 위한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보상과 예우를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취업과 교육 등 ‘맞춤형 지원’을 펼쳐 나가고 보훈대상자의 고령화에 발맞춰 노후 복지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념사에 앞서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이천우 이등중사의 안장식에 참석, 유족 대표와 함께 직접 허토를 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추념식이 끝난 뒤에는 현충원 내에 있는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을 직접 찾아 박신한 감식단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유해 미발굴자 13만 여명 가운데 4만 여명의 유해가 비무장지대와 북한 지역에 있다는 박 단장의 설명을 듣고는 “최후의 한 사람까지 끝까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현충일 특집 끝나지 않은 귀환(KBS1 오전 10시 45분)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도 어느 덧 61년이 지났다. 13만명에 달하는 호국영령들은 여전히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잠들어 있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형이자, 아버지였지만 조국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쳤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원들은 오늘도 산에 오른다. ●월화 드라마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진짜 나이를 밝힌 소영은 즉각 해고된다. 진욱은 배신감과 충격에 분노를 터뜨린다. 그리고 소영은 진욱을 좋아했기 때문에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는 가슴 아픈 고백을 한다. 냉정히 돌아선 승일 역시 그녀에 대한 자신의 진심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편 현 이사와 백 부장은 아웃도어 경합을 벌이게 된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두준에게 비키니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순덕. 하지만 옥엽과 어울려 다니느라 두준이 항상 혼자가 아닌 탓에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다. 순덕은 옥엽을 떼어놓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한편 혜옥은 잃어버린 스카프를 주워준 신사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찾으러 간 장소마다 김 집사와 마주치게 된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푸름이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푸름이가 어느 날 빨강반 재원이와 벌인 합기도 대련에서 지고 만다. 보라반 꾸러기 친구들은 그 사실이 믿기 어렵다. 민이는 푸름이가 졌을 리 없다는 친구들에게 재원이의 발차기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재원이를 데려와 발차기를 보여 달라고 하는데…. ●한국특선영화 현충일특집-5인의 해병(EBS 낮 12시 10분) 한국전쟁에 참전한 해병 소위 오덕수는 일선의 소대장을 자원하여 전선으로 간다. 덕수는 아버지 오성만 중령이 대대장으로 있는 부대로 가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반갑게 맞이하지만, 덕수는 어릴 적부터 항상 자신보다 형을 더 아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월 중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던 어느날 밤. 김포 부근에서 소름끼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한 여학생이 낯선 남자에게 붙잡혀 한적한 주차장으로 끌려 들어간 것이다. 남자는 여학생을 협박하며 강간을 저지르고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다른 이들의 삶은 짓밟아버리는 파렴치한을 잡기 위한 수사과정을 함께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5) 성전환 여성, 7년만에 恨풀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5) 성전환 여성, 7년만에 恨풀다

    2001년 3월 3일 오후 1시 울산 울주군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397.5㎞ 지점. 도로 청소를 하던 환경미화원이 수풀 사이에 쓰러져 있는 알몸의 여성을 발견했다. 걸친 것은 검은색 스타킹이 전부였다. 목에는 2m가량의 검정 끈이 감겨 있었다. 목 주위를 여섯 바퀴나 휘감고 있었다. 경찰은 지문을 채취해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현장 정황상 타살 가능성이 커 보였다. 다행히 그녀의 몸은 타살의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여성의 몸에서는 정액이 검출됐다. 목이 졸려지는 순간 방어한 흔적 탓인지 목 주위 피부가 벗겨진 큰 상처도 보였다. 피부 밑 출혈도 심했다. 누군가가 강하게 목을 졸랐다는 증거다. 얼굴엔 심한 울혈(피가 흐르지 못해 생긴 피멍)이 있었고 눈꺼풀 결막에는 일혈점(내부출혈에 따른 좁쌀 같은 반점)이 생겼다. 한눈에 봐도 외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가 분명했다. 부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검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녀의 뱃속에는 자궁도 난소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궁적출술 같은 것을 받은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성의 바깥쪽 생식기 모양은 여성이 맞았지만, 어딘가 일반적인 여성의 그것과는 좀 달라 보였다. 또 치골 뼈 주위에는 큰 수술을 받은 듯한 자국이 선명했다. 오른쪽과 왼쪽 가슴에는 각각 250㏄와 230㏄의 실리콘 주머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의학적으로 성(性)을 구별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자궁과 같은 내부 생식기관, 성기와 같은 외부 생식기관, 마지막으로 염색체가 일치하는지다. 그런데 부검대 위 여성은 속은 남성, 겉은 여성이었다. 국과원은 염색체 분석에 들어갔다. 치아의 법랑질에 있는 단백질인 애멜로게닌을 떼 검사한 결과 피해자의 23번째 성 염색체에선 남성(XY) 염색체가 나왔다. 부검 후 경찰의 지문감식 결과도 남성이었다. 52세 남성 N씨로 판명됐다. 이 부검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성 전환자 부검 사례로 기록됐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이 호적 정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1차 정리됐다. 명쾌한 부검 결과와는 달리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죽은 사람의 몸에서 나온 정액을 통해 용의자의 DNA를 채취하기는 했지만 경찰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그나마 용의선상에 올릴 대상이 하나둘 무혐의가 확인되면서 사건은 영구 미제로 빠지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N씨의 비명횡사를 더 원통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다. 범인을 잡는다 해도 ‘살인’ 혐의는 처벌할 수 있지만 ‘강간’ 혐의는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뒤집어 보면 피해자가 ‘부녀’가 아니라면 가해자를 강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법적 선택은 ‘강제추행’. 일반적으로 강제추행을 했을 때 받는 형량은 6개월~2년으로 강간을 했을 때 받는 기본 형량 2년 6개월~4년 6개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형량이 가벼우면 죄를 대하는 사회적 무게감도 범죄자들의 죄책감도 가벼워지기 마련. 이런 이유로 성 전환자들은 사회에서 성폭력에 노출되는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강간을 하더라도 동성을 상대로 한 추행 정도로 치부하는 게 이 사회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난 2008년 6월 18일. 전남 광양경찰서 형사계에 이모(당시 39세)씨가 폭행 혐의로 붙들려 왔다. 이씨는 자신이 평소 따라다니던 식당 여종업원 하모(43)씨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이를 따지러 온 하씨의 아들과 친구를 때린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서에서 이씨는 “무단침입은 물론 폭행 혐의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씨가 성폭력 전과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하씨 집 앞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와 이씨의 구강 상피세포를 국과원에 보냈다.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씨의 상피세포 유전자형이 7년 전 N씨 시신에서 발견됐던 정액의 유전자형과 일치했다. 7년간 풀리지 않던 강력범죄의 미스터리는 이렇게 우발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로부터 다시 1년이 흘렀다. 죽은 N씨가 반길 만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호적상 남자 성 전환자라 해도 강간의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피해자는 어릴 때부터 여성으로서 성적 정체성을 갖고 살아오던 중 성 전환 수술을 받았고, 여성으로 성적 정체성을 보유하고 있다면 형법이 정한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996년 비슷한 사건에 대해 “성 염색체가 남성이고 여성과 내외부 성기의 구조가 다르며 여성으로서 생식능력이 없는 만큼 트랜스젠더 피해자는 부녀로 볼 수 없다.”고 했던 법원 판결을 180도 뒤집은 것이었다. N씨 시신 부검에 참석했던 법의관은 “성 전환자에 대한 개인적 편견을 바꿀 수 있는 사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뒤늦게나마 억울하게 숨진 N씨가 한을 풀게 된 것 같아 다행이긴 하지만 사회적 편견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죽을때까지 여성이 되고 싶었던 남성, 7년 만에 한(限)을 풀다

    죽을때까지 여성이 되고 싶었던 남성, 7년 만에 한(限)을 풀다

     2001년 3월 3일 오후 1시 울산 울주군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397.5㎞ 지점. 도로 청소를 하던 환경미화원이 수풀 사이에 쓰러져 있는 알몸의 여성을 발견했다. 걸친 것은 검은색 스타킹이 전부였다. 목에는 2m가량의 검정 끈이 감겨 있었다. 목 주위를 여섯 바퀴나 휘감고 있었다. 경찰은 지문을 채취해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현장 정황상 타살 가능성이 커 보였다.  다행히 그녀의 몸은 타살의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여성의 몸에서는 정액이 검출됐다. 목이 졸려지는 순간 방어한 흔적 탓인지 목 주위 피부가 벗겨진 큰 상처도 보였다. 피부 밑 출혈도 심했다. 누군가가 강하게 목을 졸랐다는 증거다. 얼굴엔 심한 울혈(피가 흐르지 못해 생긴 피멍)이 있었고 눈꺼풀 결막에는 일혈점(내부출혈에 따른 좁쌀 같은 반점)이 생겼다. 한눈에 봐도 외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가 분명했다.  부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검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녀의 뱃속에는 자궁도 난소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궁적출술 같은 것을 받은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성의 바깥쪽 생식기 모양은 여성이 맞았지만, 어딘가 일반적인 여성의 그것과는 좀 달라 보였다. 또 치골 뼈 주위에는 큰 수술을 받은 듯한 자국이 선명했다. 오른쪽과 왼쪽 가슴에는 각각 250㏄와 230㏄의 실리콘 주머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의학적으로 성(性)을 구별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자궁과 같은 내부 생식기관, 성기와 같은 외부 생식기관, 마지막으로 염색체가 일치하는지다. 그런데 부검대 위 여성은 속은 남성, 겉은 여성이었다. 국과원은 염색체 분석에 들어갔다. 치아의 법랑질에 있는 단백질인 애멜로게닌을 떼 검사한 결과 피해자의 23번째 성 염색체에선 남성(XY) 염색체가 나왔다. 부검 후 경찰의 지문감식 결과도 남성이었다. 52세 남성 N씨로 판명됐다.  이 부검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성 전환자 부검 사례로 기록됐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이 호적 정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1차 정리됐다.  명쾌한 부검 결과와는 달리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죽은 사람의 몸에서 나온 정액을 통해 용의자의 DNA를 채취하기는 했지만 경찰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그나마 용의선상에 올릴 대상이 하나둘 무혐의가 확인되면서 사건은 영구 미제로 빠지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N씨의 비명횡사를 더 원통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다. 범인을 잡는다 해도 ‘살인’ 혐의까지는 처벌할 수 있지만 ‘강간’ 부분은 사실상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뒤집어 보면 피해자가 ‘부녀’가 아니라면 강간을 당했다고 해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미 살인이라는 더 큰 죄를 저질렀는데 강간이 적용되고 안 되고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단순 살인과 가중처벌이 가능한 ‘강간+살인’은 형량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현재 강도살인은 기본 형량이 12~15년 또는 무기징역인 반면 단순살인의 기본 형량은 4~13년이다. 이런 이유로 성 전환자들이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성추행을 하든 폭행을 하든 동성을 상대로 한 폭력 정도로 치부됐다.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난 2008년 6월 18일. 전남 광양경찰서 형사계에 이모(당시 39세)씨가 폭행 혐의로 붙들려 왔다. 이씨는 자신이 평소 따라다니던 식당 여종업원 하모(43)씨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이를 따지러 온 하씨의 아들과 친구를 때린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서에서 이씨는 “무단침입은 물론 폭행 혐의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씨가 성폭력 전과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하씨 집 앞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와 이씨의 구강 상피세포를 국과원에 보냈다.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씨의 상피세포 유전자형이 7년 전 N씨 시신에서 발견됐던 정액의 유전자형과 일치했다. 7년간 풀리지 않던 강력범죄의 미스터리는 이렇게 우발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1996년 비슷한 사건에 대해 “성 염색체가 남성이고 여성과 내외부 성기의 구조가 다르며 여성으로서 생식능력이 없는 만큼 트랜스젠더 피해자는 부녀로 볼 수 없다.”고 했던 법원 판결을 180도 뒤집은 것이었다.  N씨 시신 부검에 참석했던 법의관은 “성 전환자에 대한 개인적 편견을 바꿀 수 있는 사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뒤늦게나마 억울하게 숨진 N씨가 한을 풀게 된 것 같아 다행이긴 하지만 사회적 편견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역·고속터미널 보관함 연쇄 폭발

    서울역·고속터미널 보관함 연쇄 폭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에서 사제폭탄으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잇따라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오전 11시 7분쯤 서울역 2번 출구 대합실의 물품보관함에서 연기가 치솟아 경찰이 긴급 출동했다. 보관함에서는 불에 탄 등산용 가방과 부탄가스통, 전선, 타이머, 유리조각 등이 발견됐다. 인근 상인 윤모씨는 “물품보관함에서 전기가 합선된 것처럼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났고, 이어 연기가 새어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1시간 뒤인 낮 12시 2분쯤에는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대합실의 물품보관함에서도 부탄가스가 터지면서 불이 났다. 이곳에서도 서울역과 똑같은 물품이 발견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꽝’ 하는 폭발음으로 시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타이머 장치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을 투입해 폭발물 탐지 작업을 벌이는 한편, 두 곳의 물품보관함과 잔해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가스와 반응해서 폭발할 수 있는 물질이 가방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고 감식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역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오전 5시 51분쯤 검은색 상·하의에 모자를 쓴 남성이 불이 난 물품보관함에 가방을 집어넣은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동일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범인을 쫓고 있다. 이영준·윤샘이나기자 apple@seoul.co.kr
  • 명동 한복판서 美관광객에 ‘묻지마 테러’

    우리나라에 관광 온 미국인 여성이 인파가 북적이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괴한에게 피습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성은 두꺼운 점퍼를 걸치고 목도리까지 둘러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범인은 대로변에서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고도 유유히 사라졌다. 지난 26일 오후 8시 명동의 한 대형쇼핑몰 인근 골목.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는 A(48)씨는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과 일본 최대 연휴 기간인 ‘골든위크’를 맞아 이곳을 들렀다. 이 골목은 지하철 입구에서 가까워 대낮에도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는 곳으로, 쌀쌀한 날씨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인근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흥겨운 음악소리에 취해 화장품 가게 등을 둘러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A씨는 뒤에서 엄습해 오는 검은 그림자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검은 모자를 쓴 괴한은 빠른 걸음으로 A씨를 뒤따라가다가 오른팔을 잡고 자신 쪽으로 돌려세운 뒤 갑자기 흉기로 복부를 세 차례 찔렀다. 한 차례 비명이 울리는가 싶더니 함께 있던 일행이 경황이 없던 와중에도 갖고 있던 우산으로 괴한의 손 부분을 세게 내리쳤다. 뜻밖의 반격을 당한 괴한은 놀라며 흉기를 떨어뜨렸다. 주변에서 사건을 목격한 수많은 사람들이 괴한을 제압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이 괴한은 재빨리 인파를 헤치고 달아났다. 천운으로 A씨는 당시 두꺼운 오리털 패딩점퍼와 목도리를 둘러 세번이나 흉기에 찔렸음에도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대신 목도리가 4㎜가량 찢어졌다. 최근 5년 사이 명동에서 개인적인 이유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은 드물게 있었지만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흉기를 사용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8일 사건 지역 인근 가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자료와 범인이 떨어뜨린 흉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하는 한편 ‘20대 초반의 미남형 남성’이라는 행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을 쫓고 있다. A씨는 사건 발생 다음날 일본으로 떠났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외국인 관광객들이 와서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나 폭행시비는 있었지만 흉기를 이용해 관광객에게 위해를 가한 사건은 없었다.”면서 “수사력을 집중해 범인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전북교육청-교과부, 이번엔 ‘교원평가’ 충돌

    전북도교육청이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 방식 시정 요구를 거부해 갈등을 빚고 있다. 전북도교육청과 교과부의 마찰은 지난해 자율형사립고 인가 거부에 이어 두 번째다. 교과부는 “부적격 교사의 연수를 자율에 맡긴 전북도교육청의 교원평가안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12일까지 시정하고 보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와 교사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 이른바 ‘김승환 교육감식 교원평가안’은 교원평가를 체크리스트식으로 하고 평가 결과 부적격 교사는 의무적으로 연수를 받도록 한 교과부의 현행 평가안과 정면 배치된다고 판단한 것. 교과부 최재광 교육연구관은 이달 초 전북교육청을 방문해 김승환 교육감에게 “교원평가를 서술형으로 하면 평가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적격 교사의 연수를 자율에 맡기면 평가의 의미가 없다.”며 평가방법을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교과부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 대통령령에 의거한 교원평가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초·중등교육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도교육청의 주장이다. 도교육청 김영주 장학관은 “전북교육청의 교원평가안은 교원들의 자율성을 충분히 반영한 최선의 안이고 대통령령에 의거해 법률적인 문제도 없어 그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전북도육청이 교원평가안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연구관은 “시정이 안 된다면 관련 법률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리고 그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직무이행명령’을 내리는 한편 모든 행·재정적 조치를 취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단체도 부적격 교사의 자율연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과부 안에 찬성하고 나섰다. 참교육학부모회 전북지부의 장세희씨는 “국민들이 교원평가를 찬성하는 이유는 부적격 교사의 강한 여과장치 때문 아니냐.”면서 교사의 자율에 맡긴 전북교육청의 교원평가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전북교육청 김지성 대변인은 “교과부의 방향에 위반한 사항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전북교육청이 마련한 평가안대로 교원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교육청을 제외한 타 시·도 교육청은 교과부의 교원평가안과 마찰을 빚지 않고 있다. 교과부는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이끄는 서울, 경기, 전남교육청의 교원평가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교원평가를 적용할 소규모 학교의 규모를 놓고 갈등을 보이던 강원교육청은 교과부안과 병행하기로 합의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전사 60년 만에 국립묘지서 만난 형제

    6·25전쟁 당시 열아홉살의 나이로 형을 따라 국군에 입대한 뒤 전사한 동생이 60년 만에 형의 곁에서 영면하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10월 말 강원 양구군 방산면 백석산에서 발굴된 고(故) 이천우 이등중사(병장)의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6·25전쟁 당시 자신보다 4개월 전에 전사한 형 이만우 하사의 묘 바로 옆에 안장될 예정이다. 그동안 발굴된 전사자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해 왔지만 국방부는 관례를 깨고 함께 참전한 형제의 영면을 위해 서울현충원에 안장키로 했다. 경북 청도 농부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이 이등중사는 낙동강전투의 막바지인 1950년 9월 초 형이 입대한 지 한달 만에 홀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원 입대했다. 그는 입대에서 전사하기까지 1년여 동안 서울 수복에 이은 북진의 대열에 서서 평양탈환작전 등에 투입됐다. 하지만 1951년 9월 25일 백석산 탈환을 눈앞에 두고 인근 ‘무명901고지’ 부근 능선에서 전사했다. 형인 이만우 하사는 1950년 8월 1사단에 입대해 낙동강전투와 평양탈환전투에 참여했고 1951년 5월 봉일천전투에서 전사해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국방부는 이날 육군 53사단장과 박신한 유해발굴감식단장을 유가족 자택으로 보내 신원 확인 통지서와 위로패, 유품 등을 전달했다. 유가족들은 먼저 전사한 형 이 하사가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사실도 모르고 지내오다 이 이등중사의 발굴로 두 형제에 대한 소식을 모두 확인하게 돼 감격은 더 커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정부 “구조단 100명 추가파견 준비…교민 피해파악 주력”

    정부 “구조단 100명 추가파견 준비…교민 피해파악 주력”

    일본 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 정부는 긴급 구조단을 급파하는 등 현지 복구 지원 및 교민 피해 확인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교민 사망자가 확인되면서 신속 대응팀도 더욱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피해 복구 지원과 관련, “긴급 구조단 100명을 일본에 추가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늘 오전 출발한 긴급 구조단 102명에 이어 필요할 경우 추가 인력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단 외 구호물품이나 감식 전문 요원 등도 필요할 경우 지원하겠다고 일본에 알렸다.”며 “일본 측에서 연락이 오는 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파견된 긴급 구조단은 센다이 종합체육관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다.”며 “센다이 시 당국과 구체적인 활동 계획에 대해 협의가 되면 바로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급파한 긴급 구조단 102명은 이날 오전 공군 C130 수송기 3대를 이용해 성남공항을 출발했으며, 나리타 공항을 경유해 오후 3시쯤 후쿠시마 공항에 도착했다. 긴급 구조단은 주센다이 총영사관이 임차한 차량을 이용해 센다이로 이동했다. 지난 12일 선발 파견된 구조대원 5명과 구조견 2마리도 이들과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소속 6명 등으로 이뤄진 신속 대응팀은 교민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한국으로 떠나는 교민들의 차량이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적십자사가 파견한 조사단 일원도 현지에 도착해 국제적십자 공동조사단과 함께 현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세밀히 분석해 대비해 주기 바란다.”며 “이번 사태를 유념해 우리나라도 지진 재난 가능성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어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까운 이웃이 어려움과 곤경에 처했을 때 서로 위로하고 돕는 것을 전통적 미덕이자 도리로 여겨왔다.”며 우리 교민·국민 안전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일본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폭발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함께 국내 원전 안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비상회의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을 위해 출국함에 따라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주재해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일본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물질의 주변국 확산을 비롯한 국내 영향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속보] ‘대북전단’ 살포 보수단체 간부 모친 피살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하고 있는 한 보수단체 간부의 어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보수단체 측은 누군가에 의한 테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10일 오후 3시 20분쯤 서울 미아동의 한 가게 안에서 주인 한모(75·여)씨가 숨져있는 것을 인근 상점 주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한씨는 머리에 상처를 입은채 엎드려 있었고 벽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숨진 한씨는 보수단체 사무총장 추모(52)씨의 어머니로 밝혀졌다. 해당 단체 측은 한씨의 사망에 테러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12일 임진각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대북전단 살포 행사를 취소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있다고 밝히고 “가게에서 금품을 훔쳐간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강도 사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한씨의 시신을 부검하고 현장에서 지문과 머리카락 등을 확보, 정밀 감식에 나섰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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