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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스스로 품위 지켜야 할 국회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는 대다수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국정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감사가 이뤄져야 할 감사장이 막말과 추태의 경연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경찰청을 상대로 하는 행자위 국감장에선 “죄송하다.이런 고성은 평양에서 들은 이후 처음이다.놀랐다.”면서 증인인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가 자리를 떴다.국회의원들이 증인들을 고압적 자세로 다그치고 이에 맞서 증인들이 고함을 지르며 대드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폴러첸씨에 대한 호오(好惡)를 떠나 창피하기 그지없는 일이다.정무위에서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본질적 내용은 젖혀둔 채 동료의원의 질문 자격을 놓고 고성으로 설전을 벌였다.국방위에서는 야당 대표를 지낸 서청원 의원과 문민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천용택 의원이 “뭐 저런 게 다 있어.”,“왜 자기가 나서 지랄이야.”라는 막말을 주고받으며 감사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천 의원은 지난해에도 한나라당 하순봉 의원과 “야 하순봉,이회창이 대통령 되면난 이민 갈 거야.”,“야 천용택,인간말종”이라며 저질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이번 국감에선 증인들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대들거나 질문을 무시하는 일들이 빈발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의원들 스스로 품위를 지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증인의 증언을 들으면서 비웃거나 윽박지르고,증인과 공무원,언론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데도 육탄전을 서슴지 않는 막가파식 행동으로 권위를 실추시켜 왔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의 추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조금도 개선되지 않아 더욱 개탄스럽다.시정잡배나 씀직한 거친 말과 고압적 자세로는 깊이 있는 국정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증인들조차 국회를 가벼이 여기게 된 데 대해 의원들 스스로 맹성해야 한다.유권자들이 이런 의원들을 눈여겨 봐뒀다가 선거 때 걸러내는 것도 국회를 구해내는 길일 것이다.
  • 국감 하이라이트 / 행자위

    23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나온 반북인사들과 의원들 사이에 대북 문제를 놓고 고성과 설전이 오가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국감장에 출석한 반북인사들은 북한내 인권탄압의 비판 활동을 펴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민주참여네티즌연대 대표 이준호씨,예비역대령연합회 서정갑 회장 등 모두 5명.그러나 통역을 통해 의원들과 토론을 벌이던 폴러첸은 다른 증인과 의원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자 퇴장했다. ●폴러첸 “햇볕정책 반대하는 것 아니다” 폴러첸은 먼저 지난달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북한 기자단에게 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경찰이 왜 말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의 민주화,언론자유에 대해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한국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폴러첸은 “북한에는 말못할 세뇌와 통제가 가해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세뇌와 통제,조작,인권무시 풍조가 있다.”고 답했다.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좌파적 생각,보수적 생각 양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느냐.”는 물음에는 “햇볕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재정권에 의한 음모정책이라는 생각이 들며,대북송금 등 문제는 언젠가 통일이 되면 공개되고 친북인사도 공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가 죄인이냐” 反北인사·의원 말다툼 이어 지난달 30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회원들과 충돌한 경위를 질문받은 서 회장이 “지난 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친북인사 제1호’라는 광고를 내려다가 ‘대한민국이 김대중을 고발한다.’라는 내용으로 바꿨다.”고 답변하자 통합신당·민주당 의원들이 반발,5분 남짓 고성이 오갔다.또 통합신당 송석찬 의원이 서 회장에게 민족관과 통일관을 묻자 서 회장이 “이야기하려면 기니까 홈페이지를 참고해달라.”고 답했고,송 의원이 “대답을 해야지 무슨 태도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서 회장이 “내가 죄인이냐.당신이 국회의원이냐.”라며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자 통역에게 대화내용을들은 폴러첸이 “이같은 고성은 평양에서 들은 이후 처음이다.나가겠다.”며 불쾌한 표정으로 감사장에서 나갔다. 장택동기자 taecks@
  • 건교부 국감/대외비 자료 돌렸다 회수소동

    국정감사장에 정부 대외비 자료가 복사,배포된 뒤 다시 회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2일 건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광원(한나라당) 의원은 “개성공단의 조성 원가가 46만 3000원으로 국내 기업들의 입주 희망 분양가인 10만원보다 4.6배 높다.”며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토지 임대료와 전력·통신 등의 기반시설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김 의원이 이날 오전에 내놓은 ‘국비 지원없이 개성공단 어렵다’는 국감보도자료가 정부 대외비 문서인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 및 비용 검토 보고서’를 인용했다는 것.이 보고서는 지난해 말 재정경제부가 생산,건교부 등 관련 부처에 배포하면서 2007년 7월까지 대외비로 분류한 문서다. 김 의원 측은 대외비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인용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아예 복사,배포했다.건교부는 문제가 불거지자 김 의원측 보좌관이 건교부에 요청,자료를 급히 회수했다고 말했다.보고서는 개성공단에 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및 경제성 검토 등을 자세하게 담고있다.개성공단의 임대료,북한 노동자들의 임금,기반시설의 투자 주체 등도 포함됐다.사안에 따라서는 북한측과 긴밀한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민감한 내용이라 공개해서는 안되는 대외비로 분류됐다.공단 개발과 관련,우리 측의 전략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건교부는 “대외비는 비밀에 준해 보관해야 하는 문서인데 김 의원측이 국감을 앞두고 건교부의 대외비 목록 제출을 요구,내용을 열람토록 했는데 이를 복사,배포한 것 같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김 의원 보좌관은 “대외비인 줄 알았고,문서는 우리(김 의원) 사무실을 통해 나간 것이 확실하다.”고 시인했다.그러나 “자료 출처는 밝힐 수 없으며,국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 많다고 판단해 보도자료로 작성해 돌렸다.”고 해명했다.김 의원은 “과다 대외비로 지정된 문서”라며 “그렇다고 건교부가 상의없이 회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건교부를 비난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한나라 파상공세/“盧대통령 국회무시… 전면전 불사”

    한나라당은 8일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 유보 결정을 한 것과 관련,‘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이날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어 “김두관 장관과 싸울 때가 아니라,국회를 무시한 노 대통령을 상대로 직접 싸워야 한다.”고 전의를 불태운 데서도 알 수 있다.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사건,굿모닝시티 게이트,‘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의혹사건’ 조사단 등 노 대통령과 관련된 특위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특위도 회의를 열고 “제대로 활동해서 노 대통령의 비리를 밝혀내자.”고 거듭 다짐했다. ●대통령에 대한 압박 개시 ‘양길승 진상조사단’은 당장 공개질의서를 내는 등 노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지난해 12월 25일 열린 아들 노건호씨의 결혼식에 대통령측 하객은 극히 가까운 친지 400여명으로 제한됐는데 당시 이원호씨가 어떤 경위로 초대됐는지 ▲노 대통령이 당선 직후 이원호씨에게 직접 감사장을 준 것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대선기간 이원호씨 부인 명의 등에서 50여억원이 인출돼 대선자금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적이 있는지,안했다면 지금이라도 확인을 지시할 용의가 있는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양 전 실장을 조사할 때 이원호씨가 노건호씨의 결혼식과 대통령 취임식,청남대 반환행사 등에 참석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물었다. 홍사덕 총무는 “검찰이 조사를 못한다면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는 형태로라도 이 문제를 조사하고 미진하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높아진 비난 수위 최병렬 대표는 상임운영위에서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다.헌법정신을 짓밟고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는 과거 독재정권에도 없었다.대통령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노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뒤 “야당과 정면으로 마주치는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이어 ‘5·6공 인적청산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당력을 집중해 대여투쟁에 나서자.”면서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국정원장 임명 반대,제2대북송금사건 특검,행자부장관 해임안 등 국회의 결정이 반년동안 3차례나 거부됐다.”면서 “갈등과 분쟁을 조정해야 할 대통령이 국회·야당과 싸움을 걸고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일단 국정감사 등 원내투쟁에 전력 투구하되 장외투쟁 추진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지운기자 jj@
  • 법사위 여야간사가 합의한 ‘국회서 검찰국감’/전체회의 “없던일로”

    국회 법사위가 검찰총장을 국회 국정감사장에 세우려던 ‘야심찬 계획’을 황급히 접었다.법사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법원 및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국회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 끝에 종전대로 해당기관에서 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여야 간사간 전날 합의를 뒤집은 것이다.법사위가 내세운 이유는 ‘검찰 길들이기’ 논란이다.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은 “정치적 독립기관인 검찰총장을 국회로 부르면 국회의 권위를 세우는 게 아니라 검찰 길들이기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최근 정치권에 대한 일련의 검찰수사로 입법부와 검찰간에 논란을 빚고 있는 때에 장소를 바꾸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이라고 가세했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박주선 의원,한나라당 박명환·박재욱 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황에서 검찰총장을 국회에 세우는 것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여야 간사인 함승희·김용균 의원은 “다른 부처와의 형평성 및 공무원 편의를 위해 검토했으나 오해가 있다면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발을 뺐다. 그러나 법사위 주변에서는 “자칫 검찰을 길들이려다 거꾸로 더욱 거센 검찰의 사정태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때문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검찰을 자극해 도움이 될 게 없다는 판단도 정치권을 움츠리게 한 이유로 꼽힌다.검찰이 모처럼 여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하는 마당에 공연히 발목을 잡을 필요가 없다는 한나라당 내부의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오전 기자들과 만나 “피감기관장으로서 국회에 출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언뜻 국회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으로 비쳐지나 정작 당사자인 정치권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다.검찰총장이 국회 출석을 계기로 ‘법대로’만을 외치고 나선다면 결코 정치권이 안녕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실제로 검찰 내부에서는 전날 법사위 간사간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성역없는 정치인 수사를 다짐하는 등 반발조짐이 일었다고 한다. 진경호기자 jade@
  • 불륜시대 / ‘아내 외도’ 부추기는 사회?

    “요즘 애인없는 사람이 어딨어요?”라거나 “애인없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다면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나?”라는 생각에 우울해질지도 모르겠다.‘외도’하는 사람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세상과의 괴리감’ 때문이다.그 ‘괴리감’은 주부들의 열등감을 자극한다.최근 텔레비전과 영화에서 온 가족이,온 동네가 함께 불륜에 빠져드는 시추에이션이 전개되면서 소문 속에 흘러다니던 여성들의 ‘바람’이 마치 기정사실로 뿌리내릴 판이다.현실을 반영했느냐,상상이 현실을 잠식하느냐.이를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현실이라기보다는 일탈을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가 숨겨졌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 올리비아 저드슨 박사는 ‘모든 창조물에게 주는 타티아니 박사의 섹스 어드바이스’란 책을 통해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제도가 일부일처제”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최근 이혼의 증가는 물론 아예 독신과 저출산 등 일련의 현상을 두고 ‘결혼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통계에 의하면 남녀가 배우자의 외도와 부정으로 이혼에 이르는 비율이 전체 이혼자의 40%를 넘는다.대부분 성격차이로 틈새가 벌어지지만 결국은 배우자의 외도가 가장 큰 이유라 한다.‘남편의 외도’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내의 외도’도 이혼의 사유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시대,남성들의 전유물 정도로 인식됐던 외도가 이제는 여성들에게도 ‘금기’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이는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에는 ‘신뢰’ 즉 ‘정조의 의무’가 깨어져서는 결혼이 유지될 수 없다는 명제만은 흔들림없다는 또다른 방증이기도 하다. ●현실을 반영하나,허구가 현실을 잠식하는가 56년 발표된 영화 ‘자유부인’은 대학교수 부인이 춤바람으로 가정을 버린다는,당시로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그래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용납될 수 없는 죄악’으로까지 지탄받았다. 이른바 ‘불륜’을 담기 위해서는 ‘가정이 있는 여성이 왜 남편아닌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나름의 ‘타당성’을 담아야만 했고,결론은 비극적이어야만 했다.이는 40년간이나 계속됐던 ‘불문율’이었다.그리고 96년,드라마 ‘애인’은 가정을 가진 두 남녀의 ‘뒤늦은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그러나 이 드라마는 정작 불륜시비로 국정감사장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고,‘드라마소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토론회를 열게 할 만큼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어쨌든 그후 “요즘,애인없는 주부가 없다더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003년 여름,‘불륜’은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났다.텔레비전 드라마 ‘앞집 여자’는 온 동네에 감염된 ‘바람’을 그리고 있다.“불륜은 비타민”,“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집안일도 바람도 척척 해낸다.”는 신종 ‘슈퍼우먼’이 등장한다.영화 ‘바람난 가족’은 남편과 아내는 물론 시어머니까지 모두 바람이 났다.‘불특정한 여성들’이 아닌 ‘내 아내와 어머니’의 바람이 그려진 이 영화는 가족해체의 또다른 표현이다. 이젠,결혼 후 새로운 사랑을 알게 된다해도 더이상 가슴조이며 아쉬워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어차피 생활에는 ‘활력소’가 필요하고,잠깐의 외도는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될 판이기 때문이다. 하긴,여성들의 ‘바람기’에 불이 붙기 전,우리 사회는 도덕적이었나? 기혼남성들의 20%정도가 외도를 한다는 통계는 91년,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간통의 실태와 의식조사’에서도 나왔고 최근 한 불륜관련 인터넷사이트의 조사결과로도 입증되는 수치다.오히려 지나치게 낮게 파악된 통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이런 통계도 있다.2001년 한국가족학회가 전국 1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족문화에 대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남성은 15%,여성은 3%가 ‘외도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또 남편이 외도한 적이 있다고 말한 여성은 16%,아내의 외도를 경험한 남성도 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도,즉 혼외관계란 성적인 관계를 포함한다.‘성적 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부부관계에 미칠 불안전성이나 배신의 의미가 적기 때문이다.’고 ‘혼외관계의 이해’란 책에서경북대 전귀연 교수는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불륜’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바람난’ 여성을 찾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집안은 너무 갑갑해 남편이 전문경영인이라는 한 30대 후반 여성은 “남편이 해외출장을 가면 가끔 호텔 나이트클럽으로 놀러간다.자연스럽게 어울려 술 한잔하고 이야기 나눈다.그렇게 이상한 눈길로 볼 것 없다.정말 ‘바람쐬는 것’이다.그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가정에 아무 문제도 없지만 시간없는 남편만 바라보고 불만에 젖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잠깐의 ‘외출’로 가정을 깰 생각은 더욱이 없다고 말하는 여성들 중에는 드라마에서처럼 ‘활력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3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서로 명함을 주고받다보면 교수나 변호사 등 서로 이야기가 될 만한 사람들이 많다.부부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그렇게 내 스트레스도 씻어내고,또 남편의 문제도 객관적으로 보게되는 등 오히려 남편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애프터’는 없느냐는 질문을 어렵게 했더니 “뭘 그리 어려워하느냐?”는 듯 스스럼없이 말했다.“가끔,가끔이지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그리고 한두번 밥을 먹기도 했다.” 아내의 외도를 호소하며 상담소를 찾은 한 남성(39세)에게서는 달라진 세상사의 한 예를 볼 수 있었다.“아내(37세)가 얼마전 부터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화가 나서 따졌더니 아내는 잘못을 빌기는커녕,오히려 큰소리다.집안일도 깔끔하고 아이들 뒷바라지도 잘 하는데 잠깐 바람쐬는 것도 안된다면 이혼하자고 한다.아이들을 위해서도 이혼은 원치 않지만 이런 아내를 내가 영원히 용서하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더욱이 아내가 먼저 이혼하자니 배신감을 느낀다.” ●해체되는 가족속의 여성들 옷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중반 여성은 “일에 묶여서 지내지만 나를 위해 가끔 즐긴다.”고 말했다.‘즐긴다.’는 단어의 묘한 어감 때문에 다시 물으니,이혼을 원하거나 남편에 대한 불만을 본격적으로 터뜨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등학생 아들의 뒷바라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내 관리는 내가 한다.남편에게 기대할 것도 아니고,더욱이 아이들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기대할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여고 동창들과 ‘일요등산회’를 구성했는데,몇 주 전부터 그 모임에 남성들이 동행하고 있단다.“우연히 등산길에서 만난 이후 일요일마다 함께 등산한다.회사에서 뒷전으로 밀렸다는 50대들이라 이야기가 통한다.남자들처럼 젊은 애들과 노느라 돈드는 것도 아니고,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기분전환을 하는 것인데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다 친구들 중,무슨 문제가 생기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긍정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내가 새댁일 때,우리 동네에 꽤 부잣집 부인이 바람이 났었어.집공사를 했는데 글쎄,도배장이와 눈이 맞았다던가.결국 그 부인이 자살했는데 그때만해도 ‘늙은 여자의 더러운 욕망’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댔거든.그런데 지금 내가 그 나이가 되니까 그 부인이 바람난 게 아니라 외로움 때문에 사람이 그리웠던 것 같아.돈 좀 번다고 유세하면서 아내를 무시한 남편과는 이미 마음의 담이 높지,아이들은 걔들 나름대로 바쁘지,이럴 때 아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생겼던 모양이야.이젠 이해가 돼.” 가정기능의 약화는 진작부터 논의됐었다.그래서 이를 여성들의 ‘숨겨졌던 바람기’로 보기보다는 가족해체 현상의 한 단면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2001년,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부산 신라대 공미혜 교수는 15명의 외도하는 여성을 면접,조사결과를 통해 “과거에 비해 여성들이 외도에 대해 관대해진 것은 사실이다.심지어 가부장 중심의 결혼생활에 대한 도전,혹은 능동적 성적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혼외관계를 낭만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상대남성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남성들의성적 접촉과는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행복한 가정에 외도없다 대한 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은 “그전보다 여성들의 생각과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그것은 특별한 일이기 때문에 화제가 된다.”고 확대해석을 막았다.남편의 외도가 아직도 이혼상담소를 찾는 대부분 여성들의 고민거리라는 것이다. 한편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는 “경제적으로나 부부관계에서 아무 문제없는 가정의 부인들이 바람이 났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말했다.외부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고,그들 스스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외도의 경우,대부분 ‘복수성 외도’라 한다.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풀지못한 채 부부갈등의 절망적 선택,마지막 출구로 외도를 택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외도는 영화처럼 그렇게 잠깐 스치고 지나가지 않는다.외도를 선택했을 때,부부관계가 그만큼 피폐해졌기 때문에 외도를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상처는 깊게 남는다.”고 경고했다.결코 바람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없음을,중년여성들이 꿈꾸는‘메디슨카운티의 다리’는 허구에 지나지 않음을 강조했다. 허남주 기자 hhj@
  • 광역·기초 監査갈등 격화

    시·군·구 종합감사를 둘러싸고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간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전국 주요 시·도지사들은 지난 9일 일선 시·군·구에 대한 감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줄 것을 감사원과 행정자치부에 공식 건의했다.이에 맞서 일부 기초자치단체와 시·군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방분권 정신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잇따르는 감사 거부 지난 4월 인천시 동구의 공무원노조원들이 종합감사장에 진입해 감사를 저지했다.지난달에는 충북 진천군 공무원들이 감사거부 시위를 벌여 충북도의회가 추경예산 심의에서 진천군의 일부 예산을 삭감했다.같은 달 경기 하남시 공무원들도 감사를 방해해 전공노 경기지역부본부장 등 2명이 구속됐다. 일부 기초자치단체와 시·군 전공노측은 ▲광역단체의 감사는 지방자치법 등의 법적 근거가 약하고 ▲감사가 비리적발과 표적감사 위주로 이뤄져 기초자치단체 ‘길들이기’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중복 및 과다감사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공노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는 감사원을 비롯해 행정부처,광역자치단체·의회,자체감사 등 매년 평균 8차례의 감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감사 준비기간만 해도 120∼200일에 이른다고 밝혔다. ●확실한 법적근거 마련해야 전국 주요 시·도 단체장들은 그러나 시·군·구 감사를 강제로 실시할 수 있도록 확실한 법적근거를 마련해줄 것을 정부측에 요구하고 있다.시·도지사들은 지방자치법 제158조 ‘행자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지자체의 자치사무에 관해 보고를 받거나 서류·대장 또는 회계를 감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사는 법령위반사항에 한해 실시한다.’는 규정을 문제삼고 있다.감사의 대상에 지자체 자치사무 뿐만 아니라 ‘위임사무’를 추가하고 ‘이 경우∼’의 단서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시·군·구에 대한 감사 근거를 명확히 해달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현행 법 규정으로도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감사는 가능하다.”면서 “법령에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데도 양측이 명분없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우리아기 돌잔치 특별하게”‘선배 엄마’들 비법 소개

    아기 돌잔치에 갔다가 주인공 아기는 보지도 않고 뷔페식사만 하고 돌아오기도 하고,손님 뒤치다꺼리에 밀려 정작 아이는 아프기도 한다. 그런 개성없는 돌잔치는 ‘딱 질색’이란 신세대 엄마들에게 아이의 돌과 생일잔치를 개성있게 하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책,‘아이를 위해 톡톡 튀는 이벤트’(영진팝·1만 6000원)는 잔치이벤트 뿐아니라 달라진 세태를 한눈에 보여주는 책이다. 돌잔치를 위해서는 우선 날짜를 정하고,초대손님과 예산,장소에 따라 잔치규모를 정해야 한다.이 모든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가르쳐주는 저자 채지연·배명선 씨는 바로 얼마전 돌잔치를 치른 ‘돌잔치 선배 엄마’들로 하나씩 짚어가면서 알려준다. 그중 눈에 띄는 아이디어가 담긴 이벤트로는 부모님이나 도움을 주신 분에게 감사장 수여,아기의 지난 1년간 사진보드 전시,탄생일보 전시,아기의 실물크기로 사진을 스캔받아 스탠딩 전시물을 만들고,안내포스터 부착하는 등 다양하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뭐하나.그렇게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없는 엄마들을 위해 포토숍으로 초대장 만들기부터 초대장 인쇄하기,초대장 메일로 보내기까지 모든 것을 세세하게 가르쳐준다. 또 돌날의 하이라이트인 ‘돌잡이’ 물건에 시대적인 변화를 담는 것도 아이디어. 실타래,쌀,연필,돈,노트 외 마우스나 마이크,장난감 청진기와 국자 등을 놓아볼 것을 권한다.우리 아기가 컴퓨터 관련전문가,연예인,의사,요리사가 될지도 모르니까. 잔치용품 업체 리스트와 함께 잔치를 위한 70군데 할인쿠폰도 요긴한 것들이다. 허남주기자 hhj@
  • 道감사 거부시위 하남시 공무원 18명 연행 / 경기도·공직협 갈등 증폭

    경기도의 감사를 거부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군공무원직장협의회 소속 회원 18명이 26일 경찰에 연행되는 등 일선 시·군의 종합감사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20분쯤 도의 감사가 시작되는 하남시청 감사장 앞에서 하남시 등 5개 시·군 공무원직장협의회 소속 공무원 18명이 “지방자치를 말살하는 도 종합감사를 폐지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농성을 벌이다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시는 이들의 방해로 정상적인 감사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판단,경찰에 청사 방호를 요청했으며 이어 출동한 경찰이 농성중인 공무원들을 모두 연행했다. 연행된 공무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남양주시 5명,하남시 3명,포천군 2명,구리·오산시 각 1명이며 이들은 광주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이들이 연행되자 경기도내 공직협 지부장과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와 청주지부,진천지부,부천지부 조합원 등 20여명이 경찰서 앞으로 몰려가 연행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충북본부장 정헌성씨는 “이번 연행 사건을 계기로 경기도를 상대로 한 대대적인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종합감사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 공직협은 도가 지정한 감사대상 업무 183건 중 자치 및 위임사무 51건을 제외하도록 요구한 반면 도는 기초자치단체 고유성이 강한 30건은 제외하되 나머지 21건은 감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갈등을 빚어왔다. 하남 김병철기자 kbchul@
  • 비틀거리는 대한민국 국방부

    국방부가 최근 자체 ‘공보규정’을 근거로 언론의 취재활동을 제한,물의를 빚고 있다. 이같은 국방부의 움직임은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군 기강해이에 따른 각종 사고가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군이 내부 단속도 못하면서 국민의 알권리 봉쇄에만 신경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01년 12월 개정한 자체 공보규정집의 일부 내용을 정리한 문건을 지난달 28일 기자실에 배포했다. ‘국방부·합참 당국자 접촉 절차 준수’란 제목의 이 문건은 “기자들이 국방부 국·실장 및 합참 본부장급 이상 직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려면 사전 약속 후 대변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전화취재도 반드시 대변인실을 경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모 일간지가 지난달 기밀사항인 ‘수도권 방어 새작전 계획 수립’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이후 자체 보안 강화를 위해 기존의 공보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자 했을 뿐 취재활동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이런 태도는 언론의 견제와 감시·비판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으로,과거 군사독재 시절에서나 볼수 있었던 ‘신(新)보도지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 지침대로라면 국방부 비판 기사의 취재는 사실상 원천봉쇄돼 결국 국방부의 입맛에 맞는 기사밖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지난 4일 기자실을 찾은 이준(李俊) 국방장관은 “기자실에 자주 내려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열린 행정’ 요청에 대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어떻게 하겠느냐.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겠다.”고 말해 장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너무 가볍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군 장성이 국정감사장에서 기밀문서인 대북첩보 보고서(일명 블랙북)를 공개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군 장성 자살사건,육군 상사 수십억대 사기사건,아프가니스탄 파병 장교 총기사고 등 군 기강해이에 따른 각종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여의도 산책/선거포상 흐지부지… 민주 “섭섭”

    민주당은 요새 썰렁하다.우중충한 겨울 날씨라고는 하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당치고는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선거에서 이겼지만 좋아진 것은 없다고들 한다.오히려 앞으로 달라질 정치환경에 대한 불안감에 체감 온도는 쉽게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이러한 우려는 지난 23일 민주당 연찬회에서 현실로 나타났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섭섭하더라도 도와달라.”며 이해를 구하면서 구체적인 정치개혁 및 인사 방침을 처음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민주당은 최근 대선 포상 계획을 확정하면서 2만여명의 포상자에게 감사장만 전달키로 했다.당초 노 당선자의 이름과 봉황을 새겨넣은 ‘노무현 시계’를 지급하려 했지만 취소했다.저비용 정치를 실현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그러나 포상 대상자들은 “그 정도도 못해주느냐.”고 푸념했다. 대선 기간 동안 자원봉사 형식으로 활동했던 특보단과 선대위 사무직들도 입이 나와있다.정권을 잡으면 선대위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좋은 자리’로 보내주던 과거와는달리 노 당선자의 인사 방침에 따라 이러한 관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인수위에도 전문가들이 주로 참여하면서 진로가 막혔다.게다가 자원봉사자들은 월급이나 수당을 줄 수 없다는 선거법에 따라 아무런 금전적 보상도 받지 못했다.그러나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이러한 속사정을 겉으로 드러내지도 못하는 실정이다.자칫 대선 이후 정치 개혁 분위기에 휩쓸려 ‘반개혁적’이라는 말을 들을까 눈치만 살피고 있다.민주당 당직자 A씨는 “당선자의 뜻을 이해하면서도 불만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개혁 분위기 때문에 쉽게 그런 말을 꺼내기도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원망스러운 다면평가 당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데는 다면평가도 한 몫을 하고 있다.적지 않은 당직자들은 인수위 멤버 선발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한 다면평가에 대해 도입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다면평가가 사람을 잡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인수위 ‘진입’에 실패,지역구로 돌아간 B씨는 “예전에는 인수위에서 배제되면 ‘백’이 없다고 자위했지만 이제는 주위에서조차 ‘당신은 백도 없고 능력도 없고 인간관계도 나쁘냐.’는 평가를 한다.”고 털어놨다. ●섭섭한 친노(親盧),억울한 반노(反盧) 섭섭하기는 친노 인사들도 마찬가지다.당선자가 지난 연찬회에서 개혁이 요구되는 곳을 제외한 일부 공직을 제한경쟁을 통해 당 인사들에게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특히 이날 개혁을 강조하면서 원외지구당위원장의 물갈이를 내비치자 이들의 실망감은 여기저기서 조심스러운 한숨으로 터져나왔다.한편 반노 인사들도 나름대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반개혁적 인사로만 매도된다는 불만이다.반노로 알려진 C의원은 “대선이 끝났지만 ‘반노’로 낙인찍힌 사람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반개혁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따라다니고 있다.”고 푸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이명박 시장 첫 공판

    서울시장 선거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검찰 소환에 6차례나 불응,조사없이 불구속 기소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에 대한 첫 재판이 16일 서울지법에서 열렸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金庸憲)의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이 시장은 “초청장 등 홍보물을 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 신문에 “출판기념회는 고향 후배인 신학수씨에게 위임해 초청장과 감사장 등을 배포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이 시장은 또 “출판기념회는 한나라당 후보 경선기간인 지난해 1월 열렸으며 선거운동으로 연계한 검찰의 기소는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저서 7700여권을 지난해 2월초 한나라당 지구당 등에 무상 또는 염가로 제공했다는 기소 사실에 대해서도 “선거법을 감안해 무료로 책을 제공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195개 항목으로 이뤄진 검찰 신문이 3시간 넘도록 계속되는 동안 이 시장의 일부 측근들이 법정을 소란스럽게 해 판사의 주의를 받았다.홍지민기자 icarus@
  • 주례 사례금 모아 장학금지급 건국대 박홍양 교수

    “대학시절 받은 장학금이 없었다면 교수의 꿈은 꾸지도 못했겠죠.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것 뿐입니다.” 제자들의 주례를 서주고 받은 사례금으로 장학금을 마련해온 건국대 축산대학 박홍양(57)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80년대 건국대 교수협의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이사장 퇴진 운동을 벌일 만큼 강직한 성격의 박 교수가 장학금을 마련하게 된 것은 대학시절 기억 때문이었다. 1966년 건국대 축산학과에 입학한 그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4년간 학교측이 지원해준 장학금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독일의 명문 괴팅헨대학 석·박사 과정도 독일 정부가 마련해준 학비와 생활비로 마칠수 있었다. 박 교수는 “내가 받은 혜택을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반드시 돌려주겠다.”고 다짐했고 주례 사례금으로 ‘감사장학금’을 모으게 됐다. 1991년부터 주례를 서온 박 교수가 그동안 모은 장학금은 1000여만원.하지만 송기철(38)씨처럼 사례금만으론 스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수 없다며 3년동안 매달 150만원씩 후배들의 실험실습비를 지원한 제자도 있었다. 학교측은 이렇게 모인 장학금을 다른 장학금과 함께 축우장학회를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해마다 5000여만원을 성적이 우수한 학부생과 대학원생 30명에게 나눠 지급하고 있다. 박 교수는 “3년전 시작한 생명공학벤처회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시작해 올해부터는 4년마다 1억원씩 학교측에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했다.”면서 “더욱 많은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려면 사업가로도 크게 성공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자치의회 패트롤/관악구의회 - 빈틈없는 議政… 철저한 현장감사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의회상을 구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악구의회(의장 김장환)가 삐걱거릴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를 씻고 짜임새있는 알찬 의정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나라·민주·민노당과 시민단체 출신들로 구성된 27명의 의원들이 구 현안에 같은 목소리를 내며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연령도 노·장이 고르게 포진하고 있는 데다 3명의 여성의원 또한 맹렬하게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어 의정이 꼼꼼할 수밖에 없다는 평을 얻고 있다. 최근 대선에 떠밀린 자치의회의 ‘졸속 의정’에 대한 비판의 화살이 관악구의회를 비켜간 것도 빈틈없는 의정운영 때문이다. 지난 25일부터 제 107회 정례회를 열어 각 상임위별로 강도 높은 행정사무감사를 펼치고 있다.각 상임위원회별로 3개의 감사반을 편성해 행정전반을뒤지고 있다.단순한 서류감사 차원을 넘어 민원인과 공무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출석까지 요구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의장을 비롯해 양창석 부의장,이승한운영위원장,천범룡 총무보사위원장,장옥호 재무건설위원장,임현주 예결특위위원장 등은 매일 감사장과 집무실을오가며 공무원과 민원인을 만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례회의 효율적인 감사와 예산편성을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10일동안 각 상임위별로 철저한 현장확인작업을 마쳤다. 총무보사위원회는 구민회관·주민자치센터·청소년독서실·관악휴게소 등 15곳의 공공시설물에 대한 현장확인으로 운영실태와 이에 따른 문제점 등을제기했다. 재무건설위원회는 공영주차장과 거주자우선주차제 실시에 따른 현장조사를통해 주차장 추가 건설과 상가 및 종교시설의 부설주차장 개방,공영주차장사용요금 조정 등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운영위원회·예결특위는 구정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에 나서 행정의 불합리한 점을 고치고 불필요한 재원의 낭비를 막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잡지의 날’ 유공자 훈·포상

    문화관광부는 1일 제37회 잡지의 날을 맞아 최원식 한국교육출판 회장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서훈하는 등 잡지발행인 17명에게 정부 훈·포상을 한다.이와 함께 한국잡지협회(회장 이심)는 이중한 한국문화복지협의회 회장 등 14명에게 한국잡지언론상을 수여하는 한편,문화과학사가 발행하는 계간 ‘문화과학’(발행인 강내희) 등 10종의 잡지를 우수잡지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1일 오후5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 볼룸에서 열린다.부문별 수상자 및 우수잡지는 다음과 같다. ◇정부 훈·포상▲은관문화훈장 최원식▲문화포장 고인경(가이드포스트사 회장)▲대통령 표창 고영수(청림인터렉티브 대표이사)박명오(코리아중앙문화대표이사)▲국무총리 표창 박인학(가인디자인그룹 사장)류종기(월간 약진경기사 사장)전웅진(제일가제법령출판사 대표이사)▲문화관광부장관표창 이병화(월간 상업농경영 발행인)이호열(한교엘닷컴 사장)노영선(월간전기 발행인)노윤종(월간 퀸테센스 발행인)전철규(월간 뚜르드몽드 발행인)정광영(월간건축세계 발행인)강영자(월간 골프가이드 발행인)김윤세(월간 신토불이건강발행인)김원영(뉴건강다이제스트사 사장)남궁영훈(월간 에스테티카 발행인)◇잡지언론상▲유공 이중한▲경영 김영철(월간 마리끌레르 발행인)▲편집 권점자(월간 에쎈 부국장)김선경(월간 좋은생각 부장)▲기자 김태우(월간 환경과조경 부장)배민아(월간 기독교교육 부장)▲업무 임찬빈(월간 기계기술 이사)▲광고 김종찬(월간 종합물가정보 상무이사)신원일(월간 자동차기술 전무이사)▲특별 변창남(한국경로복지회회장)백시열(LG애드 국장)▲감사장 강석환(국립민속박물관 사무관)신우식(대한언론인회 명예회장)최창규(안산대동서적 대표이사)◇우수잡지▲월간 골프매거진코리아,낚시,설비기술,열관리,자동제어계측,작은책▲계간 문화과학,문화와 나▲격월간 생활 속의 이야기▲반년간 퇴계학보
  • 대정부질문 공방/北지원·노벨상 로비의혹/‘한철용소장 발언’ 파문/‘햇볕정책’ 논란

    1. 北지원·노벨상 로비의혹 - “대통령 해명을” “근거없는 색깔론” 국회의 대정부 질문 이틀째인 11일 통일·외교·안보분야에 대한 질의에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대북 비밀지원설’을 놓고 공방을 계속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북 지원설과 노벨평화상 로비 의혹 등을 기정사실화하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해명을 거듭 요구한 반면,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대북 퍼주기’ 주장은 근거없는 색깔론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강창희(姜昌熙) 의원은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현대측이 4억달러를 비밀리에 북한에 전달했다는 사실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면서 “만일 노벨상을 타기 위해 정상회담을 돈으로 샀다면 국민을 기만한 비정상 회담이자 통일을 막는 반통일 회담”이라고 공세를 폈다. 최병국(崔炳國) 의원은 ‘현대가 금강산관광사업 관장 대가로 지불한 4억달러가 넘는 돈을 북한이 무기구매에 사용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를 인용한 뒤 “산업은행에서 4900억원을 빼내 김정일에게 전달해 정상회담이 이뤄졌고,그 공으로 김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았다는 것은 이제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황우여(黃祐呂) 의원은 “미국측은 북한이 우리로부터 지원받은 4억달러로 구입한 무기 목록까지 넘겨줬다고 한다.”면서 “밀거래설로 훼손된 대통령의 위신을 회복하려면 현대상선에 대한 계좌추적과 국정조사,특별검사제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반면,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대북지원금의 군사비 전용설의 진원지인 미 의회조사국의 보고서는 미국 CIA나 미국 행정부의 정보가 아니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과 국내 한 일간지의 확인도 안된 기사가 그 출처”라며 “한나라당이 대선 정국을 유리하게 이끌기위해 확인도 안된 ‘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배기운(裵奇雲)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북지원설을 유포하더니 급기야는 노벨평화상 수상 로비설까지 제기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 눈에는 ‘뒷거래’만 보이고 국가와 민족은 안 보이느냐.”고 반박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2. ‘한철용소장 발언' 파문 - “김前국방 처벌” “韓소장 구속해야” 서해교전 당시 군 수뇌부가 북한의 도발 조짐 보고를 묵살했다고 폭로한 5679부대장 한철용(韓哲鏞) 소장의 발언 파문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치공세로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햇볕정책이 군 수뇌부의 안보의식을 약화시켰다.”고 햇볕정책을 문제삼았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한 소장이 허위보고를 했고,정보보고 묵살 주장은 거짓으로 확인됐다.”며 한 소장 구속과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김동신(金東信) 전 국방장관에게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지난 4∼5월 정보사령부와 5679부대 실무자간 감정싸움으로 40여일간 정보공유가 중단되는 등 군 기강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창희(姜昌熙) 의원은 “군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군이 정치권동향과 햇볕정책의 성공에만 집착했기 때문 아니냐.”고 따졌다.김용갑(金容甲) 의원도 “햇볕정책에 눈 먼 군 수뇌부의 눈치보기가 결국 서해교전 패배를 초래하며 소중한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한 소장의 주장과 달리 그의 보고 이후 군은 대북 정보태세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면서 “무슨 동기로 거짓진술을 한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배기운(裵奇雲) 의원은 “군사기밀 누설은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이자 명백한 이적행위로 한 소장을 즉각 파면,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원유철(元裕哲) 의원은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엄정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李俊) 국방부장관은 답변에서 “금번 사건으로 대북 통신감청 체계 및 능력의 일부가 확인돼,북측의 통신보완 강화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비책을 마련중”이라면서 “한 소장의 주장에 대한 진위 및 국정감사장에서의 행위에 대한 자체 조사가 끝나는 대로 관계자들의 처리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 3. ‘햇볕정책' 논란 - “국론분열·이적” “北개방 큰 성과” 11일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햇볕정책의 공과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방이 벌어졌다.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대정부질문인 점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은 깎아내리기에,민주당은 치켜세우기에 열을 올렸다.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그동안 많은 게이트가 있었지만 이 정권의 마지막 게이트는 ‘K-K(김대중-김정일)게이트’가 될 것”이라며 “현 정권이 북한 노동당의 2중대였다면 노무현 정권은 2중대1소대가 될 것”이라고 현 정권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같은 당 이인기(李仁基) 의원도 “햇볕정책은 우리 사회 내부에 진보·민족의 탈을 쓴 좌익세력의 대두를 가져와 국론을 분열시킨 부도덕한 것”이라고 혹평했다.최병국(崔炳國) 의원은 “금강산관광객 1인당 20만∼30만원씩 보조금을 지급,이돈이 김정일 군자금으로 쓰이도록 하는 이적행위를 했다.”며 “친북세력은 비호하고,호국세력은 비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창희(姜昌熙) 의원은 “햇볕정책은 분명한 목표와 확고한 원칙이없었고,국민의 합의와 투명한 절차를 무시했다.”며 “햇볕정책 때문에 주변국과의 대북공조체제가 흔들리고 있고,심각한 안보불안과 정체성 위기가 벌어졌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햇볕정책이 대북 퍼주기라고 하는데 현 정부의 대북지원액 2억 5000만달러는 과거 서독이 동독에 지원한 자금의 30분의1에 불과하다.”며 “퍼주기 주장은 근거없는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같은 당 배기운(裵寄雲) 의원도 “경의선·동해선 연결공사와 북·일정상회담,미국의 대북특사 파견,신의주 특구 지정 등이 모두 햇볕정책의 성과물”이라고 가세했다.이창복(李昌馥) 의원은 “그렇게 안보를 중시하는 김용갑 의원은 왜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비노(非盧)진영의 원유철(元裕哲) 의원은 “전쟁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대북 경제지원과 연계하고 북한의 약속위반에 대해서는 경제적 손실을 줘야 한다.”고 주장,친노(親盧)진영과 차이를 보였다. 진경호기자 jade@
  • [이경형 칼럼] 軍과 ‘뻐꾸기 둥지’

    최근 6·29 서해 교전과 관련한 정보보고 ‘묵살’파문을 보면서 문득 한 영화가 생각났다. 강제노동수용소에서 모난 짓만 하던 맥 머피라는 사내는 어느 날 정신병원으로 이송된다.환자 아닌 환자로 정신병동에 있으면서 갖가지 소동을 벌이지만 결국은 안전요원들에 의해 전기 충격요법을 받고 식물인간이 된 끝에 사망하고 만다. 1970년대 중반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한 개인이 조직화된 거대한 시스템에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잘 보여준다. ‘묵살’사건은 현재 국방부 특별조사단이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대북 통신감청부대인 5679부대의 한철용 전 부대장 (육군 소장)은 지금도 북한군의 도발 징후 보고를 국방부가 삭제·묵살했다고 완강하게 주장하고 있다.현 시점에서 그를 이 영화 속의 맥 머피에 대입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내부자가 그 조직을 뒤흔드는 폭로를 하고,위계질서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의구도는 비슷한 데가 적지 않다.본래 적을 멸해야 하는 군대란 기밀 유지를 생명으로 하고,상명하복을 최대의 덕목으로 삼는 조직이다. 이런 군 조직에서 적의 통신 감청 내용을 기록한 기밀 서류인 블랙 북을 국정감사장에서 흔들어대는 한 소장의 행태는 군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맥 머피 같은 말썽꾼이다.그러나 ‘뻐꾸기 둥지’ 영화는 거대한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체가 그 조직에서 일탈하거나 통제 바깥으로 나가려는 개인이나 소수 집단이나 간에 치료라는 이름으로 그것들을 어떻게 굴복시키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번 ‘묵살’사건처럼 거대한 조직과 그 내부자의 관계를 조사하는 데 있어 먼저 유의할 점은 군이라는 조직이 한철용 개인을 조직 논리로 굴복시키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진실 규명은 뒷전으로 처지고,개인보다는 조직 우선이라는 군대 논리가 조사를 지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군사 기밀의 보호와 마찬가지로 내부 고발자도 보호해야 한다.이번 폭로 과정에서 ‘8자,15자로 이뤄진 첩보’운운 등 군의 첩보 수집 수단과 적 암호해석 방법이 간접적으로 노출되고,군 정보체계가 치명적으로 손상을 입은 것은 큰 문제다.이 점에 관한 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여부를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이 문제와는 별개로 한 소장이 국가 안보를 우려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양심의 호루라기’를 분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어느 면에서 특별조사는 그를 ‘조직에서 일탈한 자’로 보지 말고 ‘공익을 위한 내부 고발자’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이 조사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 사건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관점의 하나는 군사 정보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것이다.군사 정보를 군사적인 요소로 분석하지 않고 군사 외적인,말하자면 정치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한 전 부대장이 서해 교전 직전인 지난 6월27일 통신 감청을 통해 도발의 징후를 포착하고도 상부에 ‘단순 침범’으로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그러나 그는 6월13일의 첫보고서가 상부의‘삭제’로 ‘단순 침범’으로 수정되었기 때문에 그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이런 경우도 정보 판단에 상부 눈치보기라는 불필요한 요소가 개입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어떤 군사 정보에 따라 취해야 할 대응 조치가 군이 결정할 수 있는 범주를 뛰어넘는 것이라면,그것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군 차원에서 적당히 알아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햇볕정책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기본 노선이긴 하지만 군의 각급부대가 저마다 ‘햇볕 잣대’로 작전과 전투를 수행해서는 안되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이경형/논설위원실장 khlee@
  • 공직자 폭로 각부처 반응/ “선 넘었다” “폭로 당연”

    전 산업은행 총재,전 정보부대장 등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의 ‘폭로·주장’파문을 바라보는 공직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의견은 크게 둘로 갈린다.고위 공직자로서 국가관,공직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는 가하면 정권의 비리 폭로는 당연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공직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한다. ◆공직기강 해이인가? 한철용(육군소장) 전 5679 부대장은 지난 4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지난 6월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국방부 수뇌부의 잘못을 지적하며 군 기밀인 블랙북(일일 북한정보 보고서)을 공개했다.이에 앞서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대북 지원설과 관련,정부 고위인사의 요청으로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대출해줬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부처의 반응 국방부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한 소장에 대해 부정적이지만,국방부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현직 소장이 군사기밀을 내보이다니 어처구니없다.”면서 “한 소장은 국가안보를 생명처럼 여기는군인정신을 거스르고 군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한 소장이 아무 이유없이 이런 일을 벌이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북 감청부대인 5679 부대장에 임명될 정도로 냉철하고 똑똑한 인물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한소장을 탓하기 전에 그를 임명한 국방부도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금감위는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의 발언에 비판적인 의견이 주류였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정권의 레임덕이 극에 달했다.”면서 “공무원들이 이 정권은 도저히 재창출 안된다고 보고 다음 정권에 줄서기를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견해 해당 부처의 입장과 달리 양비·양시론적 의견이 주류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공적인 이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에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가의 기준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느냐일 것”이라면서 “양심을 지키고 더욱 큰 이익을 내기 위한 내부고발은 이런 맥락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 소장의 폭로는 개인의 이해관계가 결부된 행동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순수한 내부고발로 볼 수 없을 것 같다.”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기밀을 공개하는 일이 만연한다면 공직사회는 공중분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군의 기밀을 만천하에 폭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엄낙용씨의 경우도 양심에 따라 선언하는 것은 좋다고 치더라도 서해교전 사태를 보면서 밤잠을 못이뤘다는 언급 등은 과대망상증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내일 당장 정권이 바뀌더라도 공무원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정권말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개각에 의해 경질된 장관이 물러나면서 관련 업계의 로비 의혹을 폭로해 물의를 일으킨 것처럼 최근 국방부와 산업은행 사례도 정상적인 공직기강 아래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면서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일부 공직자들의 정치적 욕심이 문제”라고 말했다.건설교통부의 한 간부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이상 끝까지 충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자의 태도는 항상 엄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전제한 뒤 “역사적으로 뒤집어쓸 수 있다는 피해의식과,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개인적 소신이 합쳐져 그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한편 국회의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의 순기능 중 하나가 이처럼 정부기관이 은폐해온 잘못된 행정 등을 찾아내는 것”이라면서 “이런 점에서 2건의 폭로는 국감의 존재 의의를 확인시켜주었다.”고 평가했다.그는 “다만 정보를 다루는 군 인사가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밀을 공개한 행위 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검찰·경찰 반응 먼저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임기말이라고 해서 공직사회의 누수현상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직무상 취득한 기밀을 흘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집안단속’에 신경을 곤두세웠다.검찰의 고위 간부는 “기밀 중의 기밀인 대북 정보가 군 책임자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검찰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자체 기강 확립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팔호 경찰청장은 “부산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고 있고,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면서 입조심을 강조했다. 부처종합
  • ‘도발보고 삭제’ 문건 발견

    김동신(金東信) 전 국방장관이 서해교전에 앞서 5679부대로부터 받은 보고내용을 삭제할 것을 직접 지시한 내용을 담은 문서가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국방부 5679부대 지원단장인 윤영삼 대령은 7월18일 자필로 쓴 경위서에서 “정형진 정보융합처장으로부터 ‘장관님께서 (북한 경비정 동향에 관한) 3가지 판단중 (의도적인 침범 가능성을 지적하는) 2,3번 판단 내용은 삭제,전파하라고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하지만 이에 앞선 4일 정 처장은 국정감사장에서 “김 전 장관이 삭제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위증 논란이 예상된다.윤 대령이 쓴 경위서는 지난 7월 서해교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정 처장은 이에 대해 “일주일 뒤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에 일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서해교전 이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국방장관에게 보고했으나 묵살당했다는 한철용(韓哲鏞·육군 소장) 국군 5679부대장의 주장과 관련,7일 특별조사에 착수한다. 국방부는 앞서 한 소장 주장의 진위와 관계없이 그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군기밀인 블랙북(대북첩보 일일 보고서)을 내보이는 등 물의를 빚어 더 이상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며 한 소장을 5일자로 보직 해임하고 최영관(崔永官·53·육사28기) 육군 준장을 부대장 대리로 임명했다. 국방부는 6일 “김승광 준장을 단장으로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국방부 감사관실·법무관리관실·정보 분야 관계자 등 10명의 조사단을 구성,금주내 조사를 완료해 국회에 보고하고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한 소장의 보고서에 북의 도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예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는지 ▲김동신 당시 국방장관에게 보고했을 때 장관이 뭐라고 지시했는지 등 해당 정보 사안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오석영기자 palbati@
  • 심현영 현대건설사장 그만두나

    심현영(沈鉉榮) 현대건설 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4일 국정감사장에서 밝혀졌다.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데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이 위원장은 “최근 현대건설이 1억 5000만달러를 북한에 몰래 보냈다는 의혹이 나온 뒤 해외 발주처로부터 문의가 빗발치고,은행장들이 만나주지도 않아 더 이상 (대표이사를)못하겠다고 심 사장이 고충을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심 사장은 현대건설의 대주주인 채권단이 공개 영입한 CEO(최고경영자)다.심 사장의 사의표명은 실제 그만두겠다는 뜻보다는 자신을 CEO자리에 앉혀준 채권은행단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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